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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특집-영화·비디오 “”기다렸다 설 연휴””

    설 연휴를 후회없이 알차게 보낼 방안으로는 어떤 게 좋을까.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넉넉잡아 대여섯시간만 짬을 내 극장으로 걸음해보자.액션 마니아라면 더 신나겠다.올 설 연휴 극장가는 볼만한 대형 액션물들로 유난히 활기차다.애써 다리품 팔아 붐비는 극장 인파를 뚫을 자신이 없다면 일찌감치 볼만한 비디오를 ‘찜’해놓는 것도 묘안.황금연휴를 겨냥한 새 비디오들이 많다. ◆볼만한 영화. [공공의 적] 강우석 감독이 3년 반만에 내놓아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형사액션물.아시안 게임 권투 은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경사로 특채된 철중(설경구)은 마약을 빼돌려팔아먹을 생각까지 하는 부패형사다.그러나 노부부를 죽인살인 용의자 규환(이성재)과 맞닥뜨리면서 철중은 ‘공공의적 처단’을 삶의 목표로 정한다. 논리라고는 없는 철중의 막가파식 수사는 경쾌한 코미디를,규환의 비인간적 살인행태와 철중과의 대결은 하드보일드 액션을 연상시킨다.더러 엽기적 장면까지 선사하는 설경구의능청스런 연기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18세 이상 관람가.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서기 2009년의 가상역사 공간을 무대로 잡은 SF액션.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둔갑해 있는 등 조선은 일본의 속국이다.한·일 역사가 이처럼 소름돋게 뒤바뀐 건 일본인 이노우에가 ‘영고대’라는 시간의 문을 열어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막았기 때문. 영화는 시간의 문을 다시 여는 열쇠를 되찾으려는 조선해방전선 조직원들과 일본에 동화된 조선계 형사 사카모토(장동건)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세트의 위용이나 총격전에서의기술이 할리우드 액션물에 버금간다.사카모토의 오랜 친구이지만 막판에 갈등 대상으로 바뀌는 일본인 사이고 역에 나카무라 도루.12세 이상 관람가. [디 아더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하고 스페인의 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 감독이 연출한 심리공포.남편을 전쟁으로 잃고홀몸으로 어린 남매를 키우는 여인 그레이스의 저택에 세명의 새 하인들이 들어오면서 기이한 일이 잇따른다. 햇빛을 쬐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망자(亡者)들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 영화의 결말을 점치게 하는 대목대목의 복선들이 섬뜩하고도 흥미롭다. 키드먼의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 표정연기도 압권.전체 관람가. [콜래트럴 데미지] 테러범의 손에 가족을 잃은 폭약 전문가겸 LA 소방관이 혈혈단신으로 테러리스트 응징에 나선다는줄거리.그 주인공이 다름아닌 ‘액션 영웅’ 아놀드 슈워제네거이다.하루아침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소방관은 미국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불만을 품고 테러범을 쫓아 목숨걸고 콜롬비아 정글로 들어간다. ‘미국인 1인 영웅주의’가 거슬릴 수도 있다.하지만 이렇다할 특수효과에 기대지 않는 슈워제네거의 ‘맨몸 액션’이 담백해서 오히려 좋다.15세 이상 관람가. [블랙 호크 다운]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리들리 스콧감독이 연출한 전쟁액션.한창 내전 중인 소말리아의 수도로최정예 미군 유격부대가 투입된다.그들의 임무는 소말리아반군 수뇌부 납치.그러나 천하무적의 전투기 블랙호크가 줄줄이 격추되면서 에버스만 중사(조시 하트넷)가 이끄는 부대원들은 사지로 내몰린다. 피비린내나는 전장(戰場),죽음의 공포에 짓눌린 병사들의심리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됐다.이완 맥그리거가 화끈한 전투를 꿈꾸는 군사 서기관으로 등장한다.15세 이상 관람가. [반지의 제왕] 아직도 못봤다면 막내리기 전에 명성을 확인해볼 좋은 기회다.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총 3편이 동시 제작됐다.난쟁이 종족의 프로도(엘리야 우드) 일행이 악의 무리가 만든 ‘절대 반지’를 찾아 없애기 위해 모험길에 나서는 이야기.컴퓨터 그래픽으로 착각될 만큼 스펙터클한 야외세트가 판타지 영화의 묘미를 더해준다.상영시간 2시간 58분.12세 이상 관람가. [디 톡스]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액션스릴러.‘디 톡스’란 이름의 요양원에서 형사와 연쇄살인범이 두뇌게임을 벌인다. 동료 형사들이 살인범의 손에 잇따라 죽자 실의에 빠져 술에 절어 살던 FBI요원 말로이는 급기야 요양원 신세를 지게된다.요양원은 눈보라와 폭설로 뒤덮여 외부로부터 완전히차단된 곳.말로이가 입원한 첫날부터 환자들이 하나둘 의문사하자 요양원 내부는 공포에 짓눌려 서로를의심하는 눈초리들로 가득하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짐 길레스피 감독.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 ◆새 비디오. [와이키키 브라더스] ‘세 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라고 조용히 역설하는 드라마.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나이트 클럽의 불황으로 전전하다 팀의 리더인 성우(이얼)의 고향 수안보로내려간다.영화는 이들이 새 둥지를 튼 수안보에서의 고달픈생활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다.그러나 신기하게도 궁색하거나 초라한 느낌이 없다.전작에서처럼 바닥인생을 바라보는감독의 시선에는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극중 밴드의 노래로70년대 인기가요들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잔다라] ‘낭낙’ 등 화제작으로 최근 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인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신작.지난해 연말 국내 개봉 당시 흥행재미를 보진 못했다.그러나 태국영화의 현주소를 읽는 바로미터 같은 에로드라마이다.아버지의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자라난 남자 잔다라가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의 섹스편력을 그대로 답습하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섹시스타 중리티가 잔다라에게 성(性)을 가르쳐주는 요염한 새 엄마로 나온다. [너티 프로페서 2] 에디 머피가 ‘북치고 장구친’ 1인극 같은 코미디.에디는 96년 흥행한 1편에서 그랬듯 뚱보 과학자셔먼 클럼프 역을 다시 맡았다.노화방지용 신약을 연구하던클럼프 교수의 몸속에는 자신이 개발한 다이어트 약을 잘못먹는 바람에 또다른 자아 ‘버디’가 생기고 말았다.불쑥불쑥 몸밖으로 삐져나오는 망나니 버디 때문에 그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뒤죽박죽이 된다.특수분장술이 놀랍다.클럼프의 연인 역에는 재닛 잭슨. [나비] 35㎜ 단편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문승욱 감독의디지털 장편영화.망각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미래의 가상도시를 무대로 아픈 기억을 영원히 털어버리려 몸부림치는 여자(김호정)의 이야기를 담았다.검푸른 톤의 흔들리는 화면은 모든 것이 낯설고 모호하기만 한 SF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바운스] 벤 에플렉과 기네스 팰트로가 호흡맞춰 눈길을끄는 멜로. 광고회사 간부로 승승장구하던 바람둥이 버디(벤 에플렉)는 폭설로 비행시간이 뒤죽박죽되자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각본가 그레그에게 자신의 티켓을 넘긴다.비행기 추락사고로그렉이 죽자 죄책감에 시달리던 버디는 그레그의 아내 애비(기네스 팰트로)를 찾아가고,애비를 향한 동정심은 서서히 사랑으로 바뀐다.모처럼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새의 기네스팰트로가 남편잃고 홀로서기하는 억척여인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다. [예수의 마지막 유혹] 신성모독을 이유로 종교계가 통째로발끈하는 통에 지난 98년 이후부터 상영이 미뤄져온,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 영화속 예수는 유대인 처형에 쓰이는 십자가를 만들어 로마인들에게 바치는 목수이다.로마에 대항해 혁명을 노리는 유다가 겁쟁이라고 비난하면 “솔직히 두렵다.”는 말까지 한다.그뿐만이 아니다.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는‘보통사람’이다. 연기파 배우 윌리엄 데포가 보통사람을 닮은 예수로 변신했다.유다 역에는 하비 케이텔.
  • 보이지 않는 누군가 우릴 노린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혹시 망자(亡者)들의 영혼과 함께 사는 공간이 아닐까.” 이런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지.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을 근거로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규모있는 심리공포물 한편을 만들었다. 내년 1월11일 개봉될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감독은 대표작 ‘오픈 유어 아이즈’로 보여줬던 철학적 사색의 반경을 심령세계로까지 드넓혔다. 지난 8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는 톰 크루즈와의 이혼 이후 주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콜 키드먼이 여주인공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키드먼의 둥글고 다부진 눈매는 서서히 엄습해오는 공포에휘둘리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더없이 안성맞춤.지난 여름 연속 8주 동안 전미 박스오피스 5위권에 머문 저력의 절반은그의 공일 것같다. 실제로 키드먼은 줄거리의 중심인물일뿐만 아니라 화면의중심이다.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장면은 전부 합해도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1인극’을 하듯 남편없이 어린 남매를 키우는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표정연기를 흠집없이 잘 소화해냈다. 2차 대전이 끝난 직후가 시대적 배경.해안가 외딴 고택으로 카메라를 좁혀들어간 영화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 여주인공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의 불안한 얼굴로 초점을 모은다. 고색창연한 저택 곳곳을 바삐 오가는 그레이스의 발걸음은뭔가에 쫓기는 게 틀림없다.하지만 정작 영화속 인물도 관객도 공포의 실체를 눈치챌 길은 없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그레이스는 억척이면서도 단아한 여장부의 모습이다. 부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떠나버린 집으로 세명의 새 하인들이 찾아온다.“전에 이 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묘한말을 하는 이들이 들어온 뒤로 집안에는 이해못할 일들이 꼬리를 문다.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막판 반전의 실마리를 일찌감치 발견할 수도 있다.대목대목에 수수께끼같은 ‘복선’이 던져져있다. 햇빛을 쐬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죽은 자들의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도 영화의 결말을점치게끔 도와주는 큼지막한 힌트들이다. 귀를 찢는 비명이나 서늘한 기계음 효과는 없다.감독은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키운 두려움이 진짜 공포”라고 연출의도를 밝혔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실체를 내세워 심리공포물을 만든 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걸까.“보이는 것,믿고 있던 것만이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오싹한 막판 반전이 두번 있다.제작은 키드먼의 전 남편인 톰 크루즈가 맡았다.만약 이 세상에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산다 치자.그렇다면 어느 쪽이진짜 ‘타인’(The Others)일까. 황수정기자 sjh@
  • [전통주 이야기] (16)계룡 백일주

    충남 공주의 ‘계룡 백일주’는 100일만에 술이 빚어진다고 해 붙여졌다.백일소주로도 불리던 이 술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술이다. 인조반정 뒤 임금이 공신인 이귀(李貴)에게 이 술과 제조법을 하사하면서 연안 이씨 집안의 전통주가 됐다. 지금은 이귀의 14대 며느리 지복남(池福男·75·공주시봉정동)씨가 이어오고 있다.지씨는 94년 전통식품 명인 4호로 지정됐다.막내 며느리 성연숙(成演淑·35)씨가 후계자로 선정돼 연안 이씨 집안 며느리들이 대대로 비법을 전수받고 있다. 지씨는 “백일주가 89년 충남 무형문화재 7호로 지정되면서 심대평(沈大平) 지사가 계룡산에서 이름을 따 ‘계룡’이란 별칭을 앞에 붙여줬다”고 말했다. 밑술은 멥쌀로 죽을 쒀 누룩과 100대 20의 비율로 섞어한달간 응달에서 발효시켜 만든다.쌀죽으로 술을 빚으면맛과 향이 깊다고 한다.누룩은 쌀가루와 밀가루를 절반씩섞어 만들어 둔다. 밑술이 발효되면 찹쌀 고두밥과 30대 100의 비율로 혼합해 두달 열흘쯤 다시 발효시킨다. 이 술을 거르면 18도인 약주가 되고,약주를 증류해 43도짜리 술도 빚는다.예전에는 바구니에 한지를 깔고 술을 걸렀지만 요즘에는 기계화시켰다.연간 생산량은 20만병 정도. 와당(瓦當),용,대나무 등 용량에 따라 30여 가지가 넘는술병이 있으며 백화점,우편판매 등을 통해 살 수 있다.가격은 약주의 경우 600㎖ 1만2,000원,900㎖짜리 2만8,000원이고 증류주는 400㎖ 1만2,000원,600㎖ 1만8,000원,900㎖들이 3만원 등으로 다양하다.문의 (041)853-8511. 공주 이천열기자 sky@.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장 “백일주 맛 진해 반주로 제격”. “계룡산만큼 이름 값을 하는 술이 계룡 백일주입니다” 충남 공주민속극박물관 심우성(沈雨晟) 관장은 “선조들의 뛰어난 양조문화의 맥을 이어오는 전통주”라고 자랑했다.저온에서 장기간 숙성시켜 향긋하고 부드럽다.맛도 진해 반주로도 그만이다.증류주는 여기에 벌꿀까지 넣어 부드럽다.담백한 맛도 일품이다.묵을수록 맛과 향이 더해 보관하기도 좋다. 심 관장은 해마다 10월 민속극박물관에서 열리는 ‘공주아시아1인극제’ 때 이 술을 외국인에게 내놓는다. 아시아 각 나라의 전통 예인들이 모이는 이 자리에서 백일주는 언제나 최고 인기다.몽골,러시아 등 추운 북쪽에서온 이는 증류주를 찾고,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더운 남쪽나라에서 온 이는 약주를 즐긴다. 공주 이천열기자
  • 뉴스피플 7월12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7월3일 발매 7월12일자)는 벼랑 끝 대결로 치닫는 노·정 관계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6·12 연대파업’을 계기로 강경책으로 선회한 정부의 노동정책 문제점과 정권퇴진운동에 나선 노동계,노·정 대립을 바라보는 재계의 속셈등을 정밀 분석했다. 개발독재 시대 이후 수출입국의 첨병 역할을 해오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 들면서 생사의 기로에 선 종합상사의 영광과 그늘을 특집으로 엮었다.또 세무조사로 촉발된 ‘신문파동’을 집중조명했다.검찰에 고발된 사주와 신문사에 대한수사 방향,정치권의 대결,조선·중앙·동아일보의 움직임등을 밀착취재했다. 최근 무세제 세탁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일본 산요전기보다 훨씬 앞서 무세제 세탁기 기술을 개발하고도 상품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속사정과 10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보았다.북한을탈출한 장길수군 가족 일행의 극적인 ‘한국 망명 드라마’를 중국 현지에서 실감나게 취재했다. ‘문학마을’에서는 우리 문단의 진정한 리얼리스트인 이성부 시인을 초대해 그의 시 인생을 들어 보았으며 ‘스타스페셜’에서는 1인극 ‘셜리 발렌타인’에서 연기력을 아낌없이 뿜어내는 배우 김혜자씨를 만날 수 있다.안충준 장군이 들려주는 ‘신(新)장군의 비망록’은 94년 홀 준위 월북사건 당시 급박했던 한미연합사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 북한강변에 퍼진 문화예술의 향기

    지난 26일 오후5시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변 갤러리 리즈앞정원. 공주민속극박물관 심우성 관장의 1인극 ‘결혼굿’이한창 진행중이었다.“저건 영혼결혼을 하는 것이야. 저 인형들이 결혼을 하는 것이란다” 신기한듯 뚫어져라 쳐다보는어린 아들을 이해시키려는 아버지의 해설이 연신 이어졌다. 같은 시간 바로 앞 북한강.황포돛배에 몸을 실은 선남선녀들이 흐드러진 진도아리랑 가락에 흠뻑 취해있었다.“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전통 소리패 ‘오성과 한음’의 노래가락 사이사이에 넣는 이들의 추임새가 제법이었다. ‘남양주세계야외공연축제’가 열린 종합촬영소 입구부터 새터3거리까지 10㎞에 걸친 북한강변에 조용한 반란이 일고 있었다.음식점과 숙박시설이 밀집돼 주말이면 으레 자동차 행렬과 인파가 이어지던 곳.그러나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이곳은 분명 차분한 문화예술의 공간이었다. 카페의 정원과 강변,짓다만 폐가,기차의 안과 밖,강위에 뜬황포돛배,수상스키 선착장의 옥상이 모두 공연장.미국등 5개국 30여개 공연단체가 참가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노래와 춤 연극 등 수준높은 공연을 선사했다. “이곳이 이처럼 색다르게 느껴지리란 생각도 못했습니다.공연 내용도 예상보다 훨씬 수준이 높구요.”(박정근·34·서울 도봉구 창동) “이곳에 산지 3년이 넘었지만 이번 축제같은 문화행사가 열리기는 처음입니다.큰 기대를 하지않고 바람쐴겸 찾았는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이명심·35·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축제는 마당극 전문가이자 소리꾼인 임진택씨(51)가 자신의극단 길라잡이가 들어선 남양주 지역 몇몇 문화공간 주인들과 모의해 일으킨 ‘거사’.번듯한 공연장이 아닌 북한강변에 소탈하게 마련한 무대에서 부담없이 자연과 함께 즐겨보자는 생각에서 마련한 열린 문화예술 잔치였다. 모두 공짜공연이지만 내용은 그리 녹녹치가 않다.임진택씨가일일이 초청한 공연들이다. 처음 축제 이야기를 꺼냈을때만해도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모두들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한다. 그러나 축제가 시작되면서 현장에 몰려드는 인파는 기획자 임진택 자신도 놀랄만한 것이었다.김영희 남양주시장을 비롯해 김명곤 국립극장장 등 현장을둘러본 관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연례행사로 정착시킬 가치가 있다”는 뜻을 비쳤고 각국의 축제 전문가들도 성공사례로 평가했다.이에 따라 내년부터 이 행사가 정례화될 것으로보인다. 축제에서 1인극을 공연한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관장은 “공주에서 비슷한 축제를 수년간 열어오고 있지만 이번 축제를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 어떻게 이 축제를 발전시켜 나가느냐가 과제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전승현 게이트/ 검찰수사 로비자금 용처·배후 집중 추적

    검찰은 진승현(陳承鉉·27) MCI코리아 사장이 지난 4월 한스종금(구아세아종금)을 자신이 설립한 금융지주회사인 MCI코리아를 이용해단돈 10달러에 인수하게 된 사실에 의심을 품고 수사에 착수,9월초한스종금 사장 신인철씨(59·구속)를 구속했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혀낸 사실은 구속된 신씨가 진씨로부터 20억원을받았다는 것이다. 신씨는 검찰에서 한스종금을 증권사로 전환시켜달라는 청탁과 관련해 김영재(金暎宰) 금감원 부원장보에게 4,950만원을 주고 개인적인 빚을 갚는데 19억여원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 출신 S씨에게 빌린 돈 4,000만원도 이 돈으로 갚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20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는 진씨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반면,진씨측 회사 관계자들은 ‘한스종금 인수 관련 매매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진씨가 잠적한 상태인데다 구 아세아종금 대주주 설모씨 부자도 해외로출국한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검찰은 돈이 신씨 주장대로 개인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신씨가 한스종금의 증권사 전환과 관련해 김영재 부원장보에게 4,950만원을 건넨사실을 중시,정·관계 로비용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추적하고 있다.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한 후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점과 한스종금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들쭉날쭉했던 점도 로비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가 주변에서는 진씨가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정치권 유력인사에게 80억원의 뭉칫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업계에서는 정치권 인사 5∼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금감원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열린금고 등으로부터 불법대출받은 1,0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인 진씨가 금고 인수를통해 불법대출을 받고 이 돈으로 다시 기업을 인수,주가조작 등을 통해 거액을 조성하다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불법사실이 드러난 것으로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20대 후반에 불과한 진씨의 1인극으로 보기 힘든만큼 정·관계 로비나 돈을 지원한 배후세력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韓·日 실험 공연예술 ‘축제 한마당’

    한국과 일본의 실험적인 공연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회 한일아트페스티벌’이 6월1∼14일 홍익대앞 소극장 씨어터제로에서 열린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페스티벌은 연극과 무용,음악,마임,퍼포먼스 등 각 장르에 걸쳐 젊은 의식과 실험성을 갖춘 양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서로의 기량을 겨루고,우정을 쌓는 한일 민간문화교류의 장.참가팀은 총 20여팀.한국에선 아시아1인극협회 회장인 심우성의 ‘결혼굿’과 현대무용가 이윤경의‘홀로아리랑Ⅳ’노진환의 ‘엄마찾아 삼만리’이순·이지언의 ‘불연,기연’오은희의 한국무용 ‘덫Ⅰ’이 펼쳐진다.또 마임이스트 유진규와 연출가채승훈,퍼포먼서 심철종·김백기가 참여한다.음악장르의 출연진들은 보다 다채롭다.강태환(알토 색소폰)김대환(타악기)강은일(해금)원일(피리)김동섭(콘트라베이스)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연주자들이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선다.일본에선 ‘부토’무용가 이시카와 마사토라를 비롯해 가와모토 유코가 이끄는 시노노메 부토,퍼포먼서 다케이 요시미치·시모다세이지가온다.페스티벌은 4∼6팀이 그룹을 지어 이틀씩 릴레이로 공연한다.첫날인 1일에는 극장앞 주차장에서 개막특별공연을 가질 예정.월∼토 오후7시,일 오후5시.(02)338-9240[이순녀기자]
  • 동족상잔 아픔 씻는 1인극 ‘결혼굿’

    민속학자이자 1인극 배우인 심우성 한국민속극연구소장이 19∼21일 오후7시30분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1인극 ‘결혼굿’을 공연한다. 분단이래 통일전선에서 목숨을 잃은 망자들의 ‘합동결혼식’으로 구성된 이작품은 지난해 10월 로스앤젤레스 시립박물관에서 발표돼 큰 주목을 받았었다.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족상잔의 아픔을 마무리할 해원굿의 의미로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심우성의 1인극은 대사없이 소리와 춤,발림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형,탈을다양하게 조화시키며 무대와 객석을 오가는 마당굿의 성격이 짙다. 그는 “통일이야기만 해도 마구 잡아가던 것이 엊그제인데 남과 북의 지도자가 만난다니 꿈만 같다”며 “그러나 만남에 앞서 해원의 얼싸안음이 있어야 한다”고 공연 의의를 설명했다.(02)720-7783이순녀기자 coral@
  • 대한매일 선정 국내 10대뉴스

    ◆깨어진 '대마불사' 신화 대우그룹 해체는 세기말 우리 경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사건이다.선단식 차입경영의 재벌체제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여지없이 깨졌다.‘정력의 사업가’ 김우중(金宇中)과 공룡재벌 대우가역사 속으로 퇴장한 배경에는 강도높은 재벌개혁 정책이 깔려있다.그러나 족벌경영 탈피,부의 변칙세습 방지 등 미완의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사법사상 첫 특검제 도입 사법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특검제는 검찰수사를 뒤집는 수사결과를 내놓는등 성과를 거뒀다.옷로비 사건의 실체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포기한 로비’로,파업 유도는 조폐공사 강희복(姜熙復) 사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도한 ‘1인극’으로 규정했다.그러나 졸속으로 제정된 특검법의 한계 때문에 공소 유지를 검찰에 넘겼으며,팀원이 특검을 이탈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남북함정 서해에서 교전6월15일 아침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군함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영해를 침범하면서 6·25 뒤 처음으로 남북 함정 간 14분간 교전이 발생했다.북한은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경비정 5척이 대파됐으며,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우리 해군은 고속정 등 5척이 경미한 손상을 입고 9명이 가벼운상처를 입었다. ◆돈돈돈…증시 열풍 올해 증시열기는 광풍(狂風)에 가까웠다.경제난으로 월급봉투가 가벼워진직장인들은 물론 주부,대학생들까지 주식투자에 나섰다.1억여원을 투자해 50여억원을 벌었다는 영화배우 등 ‘주식갑부’가 속출했지만,퇴직금까지 날리는 등 파산투자자들도 허다했다.종합주가지수는 지난 7월9일 연중최고치(1,027)를 기록했다.코스닥시장도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았다. ◆신창원 검거·이근안 자수 신창원(申昌源)이 탈옥한 지 2년6개월만인 7월16일 오후 5시15분쯤 전남 순천시 연향동 대주파크빌아파트에서 붙잡혔다.신은 주로 부유층만을 털어 온데다,탈옥기간 동안 불우한 사람들에게 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11년의 도피기간 대부분을 자기 집에서 숨어 지내던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은 10월28일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자수했다. ◆'탈세' 홍석현씨 구속 검찰이 중앙일보 사주 홍석현(洪錫炫) 사장을 탈세 혐의로 구속하는 초유의사태가 일어났다.홍 사장의 구속은 언론사 사주라도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면예외 없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성역을 허물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의 언론대책문건 파동은 언론과 정치권 간의유착관계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언론의 올바른 역할을 되짚어 보게 하는 사건이었다. ◆씨랜드화재 참사 지난 6월 30일 경기도 화성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을 덮친 화마(火魔)는 잠자던 유치원생 등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또 10월 30일에는 인천시 인현동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호프집에 있던 중·고생 등 56명이 숨졌다.못다핀 어린 생명들을 희생시킨 두 참사 모두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공무원 부패가 빚은 인재(人災)였다.인천 화재는 건전한 청소년 놀이문화 육성의 필요성도 일깨워줬다. ◆동티모르 파병 10월16일 선발대,10월22일 본대 등 상록수부대 419명이 유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동티모르에 파병됐다.전투대대와 지원대로 구성된 상록수부대는 동티모르 동쪽 로스팔로스에서 치안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구스마오가 이끄는 독립 지지파와 독립에 반대하는 친(親)인도네시아계 민병대 간에 유혈사태를 빚었던 동티모르는 8월30일 유엔 주관으로 실시된 주민 투표에서 독립이 확정됐다. ◆내각제 연기와 신당 올 정치권의 2대 화두(話頭)는 내각제와 여권신당이었다.내각제는 올해 벽두부터 정가를 뒤흔들 최대 잠재변수였다.연기론을 둘러싼 공동여당간 신경전은 치열했다.그러나 DJP는 7월 큰 후유증없이 연기를 이끌어냈고,이는 여권의 신당 추진으로 이어졌다.그러나 연말 여여(與與)합당 무산으로 ‘2여+α’의 신당구도는 ‘1여+α’로 바뀌었다. ◆LPGA 또 코리안 돌풍 지난해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일으킨 ‘코리안 돌풍’이 올해 김미현의 가세로 더욱 강도를 더 했다.선두주자인 박세리는 2년연속 4승을 일궈냈고 김미현도 2승을 달성하며 신인왕까지 거머 쥐어 온 국민을열광케 했다.이들의 활약은 ‘귀족 스포츠’쯤으로 치부돼 온 골프를 단숨에 ‘대중속으로’ 다가서게 했고 마침내 지난 10월1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골프대중화’ 선언을 끌어냈다.
  • 검찰 ‘상반된 공소 유지’ 곤혹

    검찰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을 강희복(姜熙復) 전 사장의 ‘1인극’으로규정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를 넘겨받아 강씨를 기소함으로써 법정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검찰은 당초 수사에서 이번 사건을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1인극’으로 규정하고 지난 6월 진씨를 기소해 놓은 상태다. 서울지검은 지난 16일 특검팀으로부터 강씨의 신병과 사건을 인계받아 공판부 이석수(李碩洙) 검사에게 배당,공소유지를 맡겼다. 진씨에 대한 공소유지는 이귀남(李貴男) 특수3부장이 담당하고 있다.이검사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던 강씨에 대해,이부장은 특검이 사실상 무혐의 처분한 진전부장에 대해 각각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검찰은 결국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 내용을 담은 두 개의 공소장을 토대로 공소유지를 해야 돼 ‘검사 동일체의 원칙’이 흔들리게 됐다.따라서 재판과정에서 두 피고인의 공소사실 일부를 취소하거나 바꾸는 공소장 변경이불가피하게 됐다. 법원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특검과 검찰 중누군가의 손을 들어줘야하기 때문이다. 서울지법 관계자는 “파업유도 사건에 대한 특검과 검찰의 수사결과가 크게 달라 재판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지법은 법원과 검찰측의 입장 등을 감안해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를 하되 재판일정을 달리하는 병행 심리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기자 jrlee@
  • 파업유도 특검서 밝힌 새사실

    특검팀의 수사결과가 검찰 발표와 다른것은 우선 파업유도의 주체가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 1인극’에서 강희복(姜熙復)전 조폐공사 사장의 1인극’으로 바뀐 것이다. 특검팀은 진 전 부장이 조기창 통폐합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22일 강 전사장의 전화를 받고 “직장폐쇄를 철회하라”고 말한 부분만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초 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진 전부장의 역할이 통폐합으로 파업이 발생하면 즉시 공권력을 투입해 조기진압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조연역’이었다는 발표보다도 다소 후퇴한 해석이다. 반면 검찰은 진 전부장이 강 전사장에게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구조조정을 시행하도록 강요하여 파업이 발생토록 한 점을 인정하는 등 직접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았다. 특검팀은 직장폐쇄 적법성 여부에 대해서도 노조가 직장복귀의사를 밝혔음에도 공사측의 임금협상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한 것은공격적 직장폐쇄로 보았다. 하지만 검찰은 노조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한시파업 등을 수시로 하는 등 재파업이 예상되어 진정한 의미의 직장복귀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공사의 조기창통폐합 결정에 대한 업무방해에 대해서도 특검은 노조의 파업을 예상하며 추진한 업무방해로 보고 있지만 검찰은 회사의 내부의사결정을거친 경영자의 경영정책의 행위로 보는 등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대전지검 공안부의 검사들과 대전지방 노동청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특검은 파업유도에 관여한 것은 아니나 조폐공사측에 직장폐쇄 철회,구조조정 실시 등을 지도한 사실을 인정,제3자개입 혐의를 인정했다. 이는 파업유도 의혹을 부추긴 정부기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은 정보보고 등 대전지검과 대검찰청 공안합수회의 문건 등은불법파업이 예상되는 노사관계의 상황을 정리,보고하던 공안담당 관련자들의 관행내지 허용범위내의 행동지도로 판단했다. 이종락기자 jrlee@ **姜原一 특별검사 문답“파업 유도 아닌 파업 유발” 파업유도 사건의 강원일(姜原一) 특별검사는 17일 “옥천·경산 조폐창 조기 통폐합 결정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 파업을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전 조폐공사 사장 강희복씨의 기소와 공소유지를 검찰에 넘긴 이유는 공소유지를 위해 특검 사무실이 존속하면 국가적 낭비다.또 특검보도 임명해야하는 데 지원자가 없다.전 대검공안부장인 진형구(秦炯九)씨를 검찰이 기소했으니 강씨의 기소를 병합하면 효율적일 수 있다. 강씨와 진씨에 대한 공소유지를 검찰이 같이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안되는 부분은 공소취소할 수 있다. 진씨의 역할은 이 사건의 결정 주체는 강씨다.그 결정에 진씨가 일부 간여했을 수는 있다. 일부 간여는 어디까지인가 압력이라기 보다는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진씨는 ‘우리가 유도했다’고 말했었는데 발언이 과장됐다. 파업 유도가 없었다는 말인가조기통폐합은 파업을 유도하기 위해 결정된 게 아니라 조기 통폐합으로 파업이 유발된 것이다.미필적 고의에 의한 파업유도로 보면 된다.창 통폐합의 목적은 경쟁력 강화다.통폐합을 하면 파업이 불가피하고 옥천창이 없어지고 인력이 감소하니까 노조세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겠나.그걸 (파업유도)목적으로 조폐창 통폐합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찰은 진씨에게 제3자 개입혐의를 적용했는데 직장폐쇄와 관련해 ‘풀라’고 얘기한 부분 아니겠나. 파업에 따른 조기공권력 투입은 없었나 없었다.분규가 심하던 올 1월7일경찰이 투입된 것도 옥천경찰서장이 독자결정한 것이다.대검 공안부가 지시했다고 볼 수 없다. 주병철기자 bcjoo@ * 특검수사가 남긴것 강원일 특검이 17일 최종수사발표에서 특검이 기소한 전 조폐공사 사장 강희복씨에 대한 공소유지를 검찰에 의뢰함으로써 논란이 예상된다. 강씨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한 검찰이 공소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일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서 전 대검 공안부장 진형구씨와 강씨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다.특검과 검찰의 수사에서도 범행 주도자를 달리 판단했다.따라서 특검팀이 진씨의 파업유도 관련 의혹을 풀지 못한 점은 한계로지적되고있다.특검팀은 지난해 9월22일 진씨가 강씨에게 “서울이 시끄러우니 직장폐쇄를 빨리 풀어라”며 통화한 내용을 근거로 또다른 관련자를 추궁했지만 진씨의 ‘함구’로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 직장폐쇄를 불법으로 인정하면서 직장폐쇄를 철회하도록 지도한 검찰과 노동청 관계자들에게 제3자 개입 혐의를 적용한 점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지난해 9월 당시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국가시책이므로 이를 지도한 것은 위법성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검찰이 검찰과 노동청 공무원들의 제3자 개입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벌이겠지만 특검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강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지만 지금까지 회사 경영자의 경영판단을 회사에 대한 업무방해로 처벌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재판과정에서 또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종락기자 jrlee@ *수사 일지 1999년 6월7일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 ‘노조파업유도’ 발언 7월20일∼30일 검찰 자체수사 7월28일 진씨 구속 8월14일∼9월3일 국정조사 8월25일 진씨 보석,석방 8월26일∼9월3일 국회 청문회 10월17일 특검 수사착수 11월1일 김형태 특검보 등 수사관 5명 이탈 12월7일 ‘조폐공사 분규 해결방안’ 대전지검 문건 공개 12월9일 대전지검 공안부 문건 8건 추가 공개 12월10일 강희복씨 업무방해 등 혐의로 영장 청구 12월11일 강씨 구속
  • 검찰 정보문건 발견 의미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1인극으로 결론을 맺은 검찰 수사가 강원일(姜原一) 특검팀의 조사에 의해 뒤집혀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새로 드러난 사실 파업유도 수사팀은 지난 10월 28일 대전지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조폐공사 파업과 관련한 여러 물증들을 찾아냈다. 이 중 지난해 9월1일부터 18일까지 조폐공사 파업에 대한 현황과 대응책을담은 정보보고 문건은 검찰의 파업유도 개입 여부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은 노조가 9월1일 시한부 파업을 선언하자 공사가 직장폐쇄로 맞서고,3일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지만 공사가 직장폐쇄 철회를 거부해 파업사건이 확대된 시점이다. 이후 18일 대검,노동부,경찰청 등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리기 전까지 노조의파업에 맞선 공사의 대응책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모두 10여쪽에 이르는 이 문건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지만 공사가 직장폐쇄 철회를 거부해야 된다는 등 재야나 노동계를 자극할 만한 검찰의 의견들이 다수포함되어 있었다. 수사전망 특검팀이 오는 17일까지 10여일 남은 수사기간동안 밝혀내야할대목은 검찰의 조직적인 파업 개입 여부다.당시 검찰이 노조측 보다는 조폐공사측의 편에서 노사 분규 상황을 해석하고 문제 해결책을 찾으려 했던 정황들이 드러난 만큼 이를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공안합수부의 대책도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검찰과 공안합수부 관계자들이 파업유도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검찰 공안부의 파업유도에 대한 대책이 통상적인 공안업무의 연장선상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검찰이 얼마나 통상적인 업무를 벗어나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지 여부가 특검팀의 성과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락기자 jrlee@ * 姜原一 파업유도 특검 문답 파업유도 사건을 맡은 강원일(姜原一) 특별검사는 6일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과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을 소환하는 것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진념(陳稔)기획예산처 장관은 언제 조사하나 오늘은 아니다. 이 수석과 강 장관도 조사하나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추궁할 단서가 포착돼 부르는 것인가 책임을 묻는다는 것과 연결되지 않는다.글자 글대로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다. 진 장관은 현직인데 확인할 중요한 사항이 있으면 부를 수 있는 것 아니냐.‘중요하다’는 것은 책임을 묻는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송인준(宋寅準) 대구고검장에 대한 조사는 사건 당시 대전지검장이었다.대전지검이 대검에 정보 보고한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정보보고 문건 내용은 상황 보고이다. 정보보고 문건은 검찰 수사 때 드러난 것인가 검찰도 입수한 문건이다. 진 장관과 송 검사장의 신분은 둘 다 참고인이다. 강희복(姜熙復) 전 조폐공사 사장의 사법처리를 검토하나.김태정(金泰政)전 검찰총장은 무혐의 처분키로 했다는데 모든 결론은 수사를 종결할 때 나온다. 수사는 언제 종결하나 오는 17일이 시한이다. 지금 수사는 어느 단계인가 마무리 단계다. 공안합수부회의 최고 책임자를 모두 부르나 확인할 단서가 있으면 할 것이다. 이종락기자
  • 다시 무대로 돌아온‘그여자’손숙

    나른한 봄날 까무룩이 잦아든 꿈처럼 배우에서 일약 장관으로,또 한순간에‘부도덕한 공직자’로 이리저리 휘둘렸던 그 여자,손숙이 연극배우로 돌아온다.16일부터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임영웅 연출의 모노드라마 ‘그여자’가 복귀 무대.그가 내각에 발탁되는 일이 없었더라면 지난 8월 무대에 올랐을 이 작품은 86년 초연당시 중년여성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시몬느 드 보봐르 원작의 ‘위기의 여자’를 1인극으로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중류층 가정의 현모양처로 22년을 살아온 ‘그 여자’에게 어느날 남편이 애인이 있음을 고백한다.사랑과 결혼에 전 인생을 걸어온 주인공은 날벼락같은 남편의 고백에 충격을 받지만 이로인해 처음으로 자신의 자아를 진지하게성찰한다. 매주 수요일 낮공연(오후3시)후에는 손씨와 친분이 두터운 문화계 지인들이초대돼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17일 방송인 김승현씨를 시작으로,손석희 정미홍 정은아 오숙희 배금자 구성애 신달자 김자영 김종찬씨 등이 차례로 출연할 예정이다.2000년1월23일까지,화·목·일 오후3시,수·금·토 오후 3시·7시.월 쉼.(02)334-5915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 (42) 공주시

    충남 공주시가 ‘박물관 관광벨트화’를 추진하고 있다.현재 운영중인 박물관만 4개이고,건립계획이 세워진 것도 3개나 되는 등 유난히 많고 다양한 박물관을 관광자원화하겠다는 의욕이 넘치고 있다.특이하고 체험과 배움이 가능한 박물관도 있어 관광자원 가치가 무한하다는 게 공주시의 판단이다. ■박물관들 충남도 산림박물관은 충남도산림환경연구소 안에 지상 2층 지하1층 규모로 97년 1월 개관됐다.전시실은 5단계로 꾸며져 있다.충남 태안군안면도 소나무 숲이 재현돼 있고 백두산의 4계를 담은 사진물과 두견이와 동박새 박제 등이 전시돼 있다.산림의 역사,혜택,파괴,이용 등도 보기 쉽게 소개한다. 중동에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은 웅진동으로 옮겨져 오는 2002년 새롭게 문을 연다.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건립될 박물관은 지금보다 전시실이 훨씬 넓어져 3,500점까지 전시가 가능하다.현재 전시중인 1,000점을 포함,금제관식과귀걸이 등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공주도읍 당시의 국보급 백제유물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화석(化石)화’되지 않은,살아 꿈틀대는 박물관들도 있다.인간문화재 5호인 판소리 명창 박동진(朴東鎭)옹과 민속학의 대가 심우성(沈雨晟)씨는 전공을 살려 자신의 고향에 전수관과 박물관을 지었다.지난해 11월 무릉동과 96년 10월 의당면 청룡리에서 각각 개관한 박동진판소리전수관과 공주민속극박물관에서는 국내·외 탈과 인형,악기 등을 구경할 수 있다.종이공예나 판소리도 배울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또 오는 2002년에는 ‘석장리 구석기유적박물관’이 손님을 맞는다.장기면장암리 자연부락인 석장리에 들어서는 박물관 620평에는 세계적으로 드물게구석기 전·중·후기의 유적이 모두 출토된 석장리유물 3,000점이 전시된다. ■주변 관광지 계룡산은 동학사,갑사,신원사와 사랑의 전설이 깃든 남매탑을 감싸고 있다.사곡면 운암리 태화산의 마곡사도 유명하다.금학동에는 동학혁명군이 관군 및 일본군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 ‘우금치전적지’가 있고,금성동에 조선시대 충청지방 천주교인들을 잡아 목을 쳤던 황새바위 천주교도 순교지도 자리해 저항의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다.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도예촌에서 조선초기 철화분청사기의 재현에 몰입한 도공 17명과 함께 도자기를만들어 보는 예술체험도 짜릿하다.공주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금강변 고수부지에서는 ‘박찬호야구장’이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준다. ■박물관의 관광자원화 공주시는 테마별로 박물관관광 코스를 짜고 있다.전통문화를 직접 접하고 배우는 체험관광과 백제역사 중심의 답사관광 등 2개코스다.체험관광은 민속극박물관과 박동진판소리전수관에서 민속극과 판소리를 구경하고 배우는 코스다.매년 같은 기간 두곳에서 관련 행사를 정례화,관광상품성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판소리전수관에서 가까운 계룡산도예촌도 체험관광지로서 가치가 커 함께 묶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답사관광 코스는 국립공주박물관∼석장리 구석기유적박물관∼충남도 산림박물관∼계룡산 민속박물관으로 이어진다.국립공주박물관이 무령왕릉과 공산성이 있는 웅진동으로 옮겨지면서 백제역사의 현장까지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어 관광상품성을 높여준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 *공주시 민속극박물관 박물관이라고 해서 판에 박은 듯한 전시만 하는 것은 아니다.특이한 행사를여는 곳도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공주민속극박물관은 매년 ‘아시아 1인극제’를 연다.올해로 네번째다.지난달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제4회 아시아 1인극제에는 5개국에서 12개 작품을 출품,공연했다.일본 다케우노치는 ‘자연’이란 이름으로전통 민속무용극을 공연했고,베트남의 덴혹은 고유의 민속인형극을 선보여박수를 받았다.전위예술가로 유명한 무세중씨는 ‘통일아리랑’이란 작품으로 호응을 얻었다.전통민속극뿐 아니라 현대적이고 매우 전위적인 연극까지보여준다.민속극박물관 개관과 함께 시작된 1인극제는 국·내외 민속극의 진수를 선보여 행사를 구경하러 오는 인파가 수만명에 이른다. 민속극박물관은 지난 97년 박수무당이 지전(紙錢)을 들고 경을 읽는 ‘설위설경전’을,지난해에는 정월 대보름날 경기·충청지방의 지신밟기 때 쓰던‘열두띠탈 놀이’도 선보였다.계룡산산신제 때는 진도 씻김굿과 서울 새남굿 등 온갖 굿거리를 모아 펼치는 등다양한 민속행사를 열고 있다.민속극박물관은 내년 봄 ‘목수연장전’을 열어 대패,줄,망치 등 전통적인 우리네 도구를 보여줄 계획이다.학생과 일반인 30여명을 모아 판소리를 가르치는 박동진판소리전수관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한지공예와 탈그리기 등을 배울 수도있다. * 全炳庸시장 인터뷰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박물관 단지로 만들겠습니다” 전병용(全炳庸) 공주시장은 호텔과 콘도 등 각종 편의시설을 민자로 유치해머무는 관광지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공주에 박물관이 많이 들어서는 이유는. 백제의 도읍지여서 문화유적지가많다.그런 분위기와 어울리기 때문에 몰리는 게 아닌가 싶다.박동진명창이나 심우성선생은 고풍스러운 고향을 놔두고 굳이 다른 곳을 택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특히 공주는 교육도시다.인구 14만명 가운데 학생이 4만여명으로30%에 가까워 소위 ‘박물관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주변에 계룡산과 금강이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수려한 자연경관에 대전 등대도시가 인접해 있는 이점도박물관 건립을 부추긴다. ■박물관들이 지역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문화관광도시로서 기능을 다져주는 역할을 우선 꼽을 수 있다.백제문화를 축으로 한 지역색깔에 다양성이 배가되고 있다.판소리,민속극,산림박물관 등의 다양성이 공주를 색깔있는 도시로 만든다.학생에게는 산교육장이다.백제역사는 물론 살아있는 우리 전통문화와 자연을 체험하고 배우는 도장이다. ■박물관들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비책은. 체험관광단지화하는 것이다.아무리 다양하고 독특한 박물관이라도 관광객이 흥미를 갖지 못하면 쓸모없는 건축물에 지나지 않는다.민속극박물관과 박동진판소리전수관,계룡산도예촌에관심이 커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이들 박물관을하나의 체험관광 코스로 묶어 개발할 계획이다.박물관의 독특한 행사를 일정기간을 정해 한꺼번에 열면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광객들이 가족 단위로 며칠간 편히 쉴수 있는 콘도와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민자를 끌어들여 이들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뛰어다녔지만 경제난으로 쉽지 않았다.이제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유치전망이 밝다.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 시설을 꼭 유치하겠다. 공주 이천열기자
  • 곤혹스런 ‘현대家’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에 대해 9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현대 임직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재계와 정치권의 경제논리가 우여곡절 끝에 법률논리에 밀림으로써 현대의경영공백과 함께 그룹 위상이 커다란 손상을 입게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회장의 사법처리가 다음주 있을 정몽헌(鄭夢憲)그룹 회장의 소환 조사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계열사 전체의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한다. 외국기업들은 국내기업보다 더 한국기업의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하소연한다.한 계열사 사장은 “외국기업 인사들과 만나면 이회장이 검찰에서 조사받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우려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해외에서 5억달러 규모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추진중인 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발행가 산정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이번 사건이 이회장의 ‘1인극’이라고 검찰이 밝힌 만큼 정몽헌 회장이 형사처벌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자위하고 있다. 정씨 일가에 미칠 수사의 칼날을 막기 위해선 이회장의 구속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자는 의견도 있다. 현대는 이날 증시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는 전경련과투신사 사장단 등의 지원사격을 큰 힘으로 여기고 있다. 손성진기자 sonsj@
  • 9월 문화달력 연극축제로 ‘풍성’

    9월 문화달력엔 가을걷이를 앞둔 알곡처럼 풍성한 연극잔치가 줄을 잇는다. 연극인 최대의 축제인 제23회 서울연극제가 1일 오후6시 열림굿을 시작으로47일간의 일정에 들어가고,과천세계공연예술제도 10일부터 9일간 열린다. 전통이나 규모에서는 아직 처지지만 지역의 특색을 살려 내실을 다지는 ‘공주아시아1인극제’(3∼5일)‘춘천국제연극제’(8∼12일)‘전국민족극한마당’(6∼12일)도 9월에 마련돼 눈길을 끈다. ■공주아시아1인극제 올해 4회째인 이 행사에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몽골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7개국 17작품이 참가한다.국내에서는 강정균 무세중이용이 김봉석 등 내로라하는 연기자들이 퍼포먼스·마임·굿 등을 선보인다. 중국의 1급 배우이자 인형극 예술가인 리정파,인도 최고의 마임이스트 조게시 두타,일본의 무용가 다케노우치 다우치의 무대도 기대할 만하다.몽골의만다코길,베트남의 밴혹 등 이미 내한공연을 가져 익숙해진 얼굴도 보인다.(0416)855-4933■춘천국제연극제 지난 93년 출발했지만 3년 걸러 한번씩 여는 바람에 이번이 3회째.네덜란드 코요테극단의 ‘맥베드’를 개막작으로 5일간 16나라의 18 극단이 작품을 펼친다.폐막작으로는 크로아티아 INAT의 신체극 ‘시카데스의 침묵’이 초청됐다. 올해 기획공연 프로그램은 ‘셰익스피어 작품전’.개막작이외에 영국(웨일즈)플레이어스시어터의 ‘맥베드’,‘한여름밤의 꿈’을 뮤지컬로 개작한 독일 THAG극단의 ‘달빛의 열기’,국내 백제앙상블이 4대 비극을 재구성해 만든실험극 ‘남가일몽’등이 무대에 오른다.(0361)243-0508■전국민족극한마당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주관으로 해마다 지역을 달리해행사를 갖는데 올해는 대구에서 열린다.극단 현장,아리랑,열림터,함께사는세상 등 전통연희에 뿌리를 둔 민족극 전문단체 10개 팀이 참가한다.민예총대구지회 풍물분과와 노래분과의 특별공연이 마련되고,‘지역문화 현실과 지역문화정책’을 주제로 심포지엄도 연다.(02)741-5332이순녀기자 coral@
  • 파업유도 특위 중간점검

    조폐공사 파업유도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이 막바지에접어들었다. 지난 14일 활동을 개시한 특위의 남은 조사일정은 내달 3일까지 앞으로 5일. 그럼에도 파업유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의 규명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특위는 그동안 조폐공사 파업유도가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이었는지,상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야당은 청문회 등을 통해 당시 기획예산위가 무리하게 조폐공사 옥천조폐창의 조기통폐합을 유도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새로 드러난 사실은 없고 쟁점은 서로얽혀가고 있는 양상이다.검찰수사에서 ‘단독범’으로 지목된 진전부장은 청문회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조차 부인하고 나섰다.진전부장의 압력행사 여부부터 다시 밝혀야하는 숙제만 남겼다. 조기통폐합의 적법성 여부도 판단이 보류됐다.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이 “조폐공사의 경영혁신을 위해 조기통폐합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쯤되자 벌써부터 국정조사가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은 것이 아니냐는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의 불출석을 놓고 해임건의안이 제출되는 등 정쟁(政爭)의 불씨만 남겼다. 특위는 31일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을 상대로 파업유도에 대한 사전·사후보고를 받았는지 등을 신문한다.조사 마지막날인 3일에는 진 전대검공안부장과 강희복(姜熙復) 전조폐공사사장의 대질신문이 예정되어 있다.진실 규명의 가능성은 의원들이 남은 기간 증인들의 입에 매달리지 않고 얼마나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이지운기자 jj@
  • 조폐공사 파업유도 청문회-초점 중계/파업유도 누가했나

    26일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청문회에서는 파업유도 과정에서 ‘윗선’의개입이 있었는지를 놓고 여야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첫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 사장을 상대로 조폐공사 파업 유도가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이었는지,상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여당측은 조폐창 조기통폐합은 진전부장과 강전사장의 커넥션에 의해 이루어졌을 뿐이며 상부기관의 개입은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조폐공사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93년부터 추진해 오던 계획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국민회의 천정배(千正培)의원은 “당시 강사장은 인건비 50% 절감 방안에 대해노사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조폐창 조기통폐합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며 조기통폐합이 강전사장의 ‘결단’이라는 점을 중심으로 질문을 풀어나갔다. 같은 당 박광태(朴光泰)의원도 “98년 9월 강사장이 노조 파업에 대응해 직장폐쇄 결정을 내렸을 때 진부장은 직장폐쇄를 풀고 임금협상 대신 구조조정을 추진하라고 강사장에게 지시했다”면서 “진부장은 임금협상 관련 파업과 달리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은 불법인 만큼 노조가 이를 이유로 파업에들어가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혀 조기통폐합이 ‘진­강’선에서 이루어졌음을 역설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조폐공사의 조기통폐합이 ‘진­강’ 2인의 합작품이 아니라 당시 기획예산위·검찰·청와대 등 ‘윗선’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반박했다.김재천(金在千)의원은 “지난해 조폐공사 노사협력부 직원이 노사동향 관련 팩스를 수차례 국정원에 보냈고 대전지검과 대검등에도 직장폐쇄 관련 정보를 팩스로 보냈다”며 상부기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서훈(徐勳)의원도 “조폐공사 통폐합은 강사장의 단독결심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의해 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전사장은 “보도자료 배포에 앞서 관련 기관에 팩스를 보냈을 뿐이며 통폐합 과정에 외부기관이 개입했다는 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아이들과 함께 환상의 나라로

    아이를 예술애호가로 키우고 싶습니까?그렇다면 아이 손을 잡고 나서십시오. 휴가를 겸해 춘천으로 인형극 축제 나들이를 할 수도 있고,집 근처 가까운공연장을 찾아도 좋습니다.이번 여름 아이를 무대 앞에 앉혀 보십시오. ■춘천인형극제 ‘어린이에게 꿈을,모두에게 사랑을’을 주제로 내건 국제적인 문화축제.올해로 11회를 맞았다. 12∼16일 닷새동안 춘천어린이회관·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인형극을 공연하는 것 말고도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려 시 전체가 축제 무대로 변한다.11∼12일에는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도 열려 축제는 사실상 11일 시작하는 셈이다. 이번 인형극제에 참가하는 극단은 국내 전문극단 35팀,해외극단 6팀,거리공연 참가극단 17팀,아마추어 극단 22팀 등 모두 80팀이다.국내 인형극단이 총출동했다고 보면 된다. 해외극단 가운데 카자흐스탄의 ‘송 세르게이’는 한국·러시아 동화 3편을재구성해 한국어 대사로 공연한다.장애자의 1인극이라는 점도 주목거리. 일본 ‘스기노코 인형극단’도 한국어로 환경극을 보여준다.야채나라 국민이스프레이를 남용하는 바람에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고 이 구멍으로 외계인이침략한다. 어린이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내용이다. 이밖에 대만·슬로베니아·싱가포르·프랑스 극단들이 각기 개성있는 인형극을 선보인다. 인형극외에 12일 저녁 열리는 시가행진과 개막식,온갖 인형의 전시장인 명동 ‘인형의 거리’,어린이가 직접 인형을 만들어 보는 인형공방 등 어린이들이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예약·문의는춘천인형극제 사무국(02-744-0901,0361-244-3690)으로. ■별난 가족의 모험 ‘재미와 교훈’이 함께 깃든 가족 뮤지컬.사다리교육극단과 호주의 REM극단이 공동제작했다.REM은 우주의 탄생,삶과 죽음,자기 정체성 등의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이 알기 쉽도록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혼수상태에 빠진 딸을 구하고자 가족이 몸을 줄여 딸의 몸 속으로 들어가 ‘음식·음악·숫자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가족애를 다진다는 줄거리.기발한모험의 세계가 어린이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듯. 재치가 번뜩이는 무대장치와 환상적인 조명,노래,춤,서커스를 방불케하는 공중 제비넘기,마술 등도 흥미진진하다.2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80-1132■기타 ▲개그우먼 이영자가 주연을 맡은 가족뮤지컬‘살을 빼고 싶은 돼지’(진우예술기획)는, 뚱뚱한 돼지가 정육점으로 팔려갈 위기에 처하자 친구들이 도와 날씬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2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16-1501 ▲프랑스 동화를 마당극 형식으로 구성한 ‘장화 신은 고양이’(극단손가락)는 29일까지 대학로 하늘땅소극장에서 공연한다.(02)7474-222 ▲뮤지컬 인형극 ‘신데렐라’를 본 뒤에는 출연한 인형들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31일까지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예술극장.(02)420-0360이용원·이종수기자 ywyi@
  • 조폐公 수사 종결 의미·파장

    검찰이 30일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을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냄에 따라 지난 20일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동시에 시작됐던 검찰의 수사는 열흘 만에 마무리됐다. 검찰은 당시 자체수사 착수 이유로 “정치권의 정쟁(政爭)에 검찰권이 휘둘리는 일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러나 법조계 주변에서는 특별검사제 도입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대검 압수수색,전 검찰총장 소환조사 등 초강수를 동원한 끝에 진전 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이 ‘취중 망언’이 아닌 ‘취중 진담’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특히 정치권의 수사중단 요구를 무릅쓰고 당초 의지대로 수사를 강행함으로써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진 전 부장 외에 다른 사람도 개입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듣는 선에서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말하자면 진 전 부장의 발언을 사실로 확인한 성과는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납득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특검제 도입을 앞당기는 촉매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정치권이 여론을 등에 업고 특검제를 정착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특검제가 도입되면 재수사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집중될 수밖에 없고,이는 검찰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특히 검찰이 밝혀낸 실체 외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진 전 부장의 ‘1인극’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사실로 드러나면 검찰로서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검찰은 수사기법을 총동원했기 때문에 특별검사제가 도입되더라도 지금까지밝혀진 사실 외에 더 나올 것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별검사의 수사 성과가 검찰의 위상을 좌우하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주병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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