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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핸드백 시장의 ‘큰손’들이 발길을 뚝 끊었어요.” 18일 중국 베이징 다왕루(大望路)에 위치한 최대 명품 백화점 신광톈디(新光天地). 1층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입점한 구찌 매장은 같은 브랜드 점포 중 중국 내 최대 매출을 자랑한다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한가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곳에 입점한 다른 명품 매장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명품 브랜드의 판매사원 리샤톈(李夏天·가명)은 “올 들어 핸드백 ‘큰손’들이 사라지면서 일류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말하는 ‘큰 손’이란 한쪽 벽에 진열된 핸드백 제품 수십 개를 통째로 ‘싹쓸이’하는 통 큰 손님들을 말한다. 십중팔구 ‘뇌물성 선물’ 용도로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꼼꼼히 살피지도 않고 선뜻 대량 구매에 나서는 만큼 업체 입장에선 그야말로 최고의 ‘봉’이었는데 자취를 감춘 것이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매장의 매니저는 최근 가장 뚜렷한 변화 중 하나로 나이 많은 남자들의 팔짱을 끼고 쇼핑 오는 얼나이(二?·첩)들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이 국산 브랜드 제품을 입고 사용한다고 전해지면서 유럽 명품 배척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다”면서 “얼나이 고객이 줄어든 것은 관료들의 몸조심과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명품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던 명품 브랜드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의 중국 명품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 증가에 그쳤다.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이다. 중국 내 명품 매출의 25% 정도가 ‘뇌물성 선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는데 권력교체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반부패 사정 행보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은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공직자들의 부패, 부유층의 도덕불감증 등을 기반으로 그동안 비정상적인 팽창을 구가해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 자오핑(趙萍) 부주임은 “시 주석이 과소비 풍조를 엄격히 단속하고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한 데다 네티즌들의 감시·고발이 더해지면서 공금으로 명품을 구매하던 관례나 명품을 걸치고 다니는 공직자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계 오빠’(표거·表哥)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산시(陝西)성 양다차이(楊達才) 안전생산감독관리국장이 롤렉스 등 자신의 급여로는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명품 시계 여러 개를 바꿔 찬 모습이 네티즌들에 의해 포착돼 결국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콩 핑궈(?果)일보는 최근 베이징 얼나이들이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어 명품 시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시계 딜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충칭(重慶)시 베이베이(北?)구 당서기가 지역 개발업자로부터 성 상납을 받아 10대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이 유포돼 면직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16명의 공직자가 얼나이 문제로 옷을 벗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바짝 긴장한 공직자들이 얼나이들을 지방으로 보내 베이징 고가 명품 시계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지금까지 중국에서 우후죽순식으로 매장을 확장해 오던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버버리 등은 올해부터 중국 내 2, 3선 도시에서 신규 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명품뿐만 아니라 고급 식당들도 고전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명품을 멀리하는 것은 물론 고급 식당 출입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여 고급 식당에 드나드는 사진이라도 유포되면 부패 수사 1순위로 지목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대표적인 고급 식당인 샹어칭(湘?情)은 1분기에 7000만 위안(약 1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23만 위안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당업계 매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연 매출 200만 위안 이상 고급 식당의 매출은 3.3%나 줄었다. 중국 내 명품, 고가품 시장이 이처럼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취임 초기에도 반부패 사정작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위축이 계속될 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구찌, 루이비통 등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감소세지만 아는 사람들만 아는 초고가 브랜드는 오히려 약진하고 있다. 대중에 잘 알려진 고급 식당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만 비밀리에 이용하는 초호화 프라이빗클럽은 성업 중이다. 이와 관련, PPR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구찌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는 25% 증가했다. 베이징 등 1선 도시에 배치되는 명품들이 브랜드 로고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인앤컴퍼니의 브루노 렌느 파트너는 “전 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내 매출 비중은 7% 수준이지만 해외에서 중국인들이 사들이는 명품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명품의 25%를 중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맹목적으로 ‘부의 과시’를 위해 명품을 구입하는 중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다른 경쟁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당분간을 중국 시장 재조정기로 규정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매장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매장 인테리어 재정비, 고객 서비스 강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반부패 의지와 네티즌들의 감시로 뇌물용 명품 소비가 대폭 줄고, 명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명품 시장이 그동안의 ‘비정상적 팽창’에서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중산층도 확대되고 있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미래를 쉽게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4060도 SPA 찾는다

    경기 불황에 알뜰 소비족이 늘면서 제조·유통 일괄화(SPA) 의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회원 920만명의 패션(의류) 부문 결제 데이터를 분석, 18일 내놓은 결과다. 올 1~3월 SPA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30대 젊은 층뿐만 아니라 40~60대 중장년층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SPA가 2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의 SPA 의류 매출이 올 1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78.6% 증가했다. 전국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부산의 경우 패션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SPA 의류만 90% 이상 급성장했다. 현대카드는 “경기 둔화에 따라 중저가 의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SPA 의류 브랜드들이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한화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1년…경영시계가 멈췄다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현상유지만 하다가는 도태되고 맙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공백에 따른 현재의 사업 정체 상황을 ‘진퇴양난’으로 표현했다. 신사업을 해야 하는데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에 이르는 신사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총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던 주요 해외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80억 달러 규모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이후 이라크에서 추가 수주가 끊어졌다. 발전소와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추가 수주 논의도 정지됐다.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단일 공사로 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은 김 회장 직접 나서 2년 넘게 진행돼 왔다. 이라크 정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김 회장이 보여준 사업 의지를 신뢰해 추가 수주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등 사업단이 이라크정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올해 경영 계획과 임원 인사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 회장 법정 구속 이후 경영 시계가 멈춘 셈이다. 현재 한화는 최금암 경영기획실장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최 실장은 재무, 법무 등 각 팀장과 현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각 계열사는 자율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실장은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발령 났지만 김 회장의 재판 등을 챙기며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도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한화 관계자는 “연초 최금암 경영기획실장이 50여개 계열사 대표들과 잠정 사업계획을 세웠다”면서 “다만 신성장 사업 추진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 등을 공유하고 보고한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어떤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계획이 나와야 이에 따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도 실시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 목표나 부장 이상 승진은 모두 올스톱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차장급까지의 승진인사는 단행했지만 부장급 이상은 제외됐다. 부장급 이상 인사 대상자는 100여명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지난해 매출 목표를 42조 1000억원, 투자 규모를 1조 9300억원으로 잡았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의1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상고할 예정이다. 당분간 비상경영은 지속될 전망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한화, 金회장 구속후 ‘경영시계’ 멈췄다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현상유지만 하다가는 도태되고 맙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공백에 따른 현재의 사업 정체 상황을 ‘진퇴양난’으로 표현했다. 신사업을 해야 하는데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에 이르는 신사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총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던 주요 해외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80억 달러 규모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이후 이라크에서 추가 수주가 끊어졌다. 발전소와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추가 수주 논의도 정지됐다.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단일 공사로 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은 김 회장이 직접 나서 2년 넘게 진행돼 왔다. 이라크 정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김 회장이 보여준 사업 의지를 신뢰해 추가 수주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등 사업단이 이라크정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올해 경영 계획과 임원 인사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 회장 법정 구속 이후 경영 시계가 멈춘 셈이다. 현재 한화는 최금암 경영기획실장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최 실장은 재무, 법무 등 각 팀장과 현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각 계열사는 자율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실장은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발령 났지만 김 회장의 재판 등을 챙기며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도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한화 관계자는 “연초 최금암 경영기획실장이 50여개 계열사 대표들과 잠정 사업계획을 세웠다”면서 “다만 신성장 사업 추진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 등을 공유하고 보고한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어떤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계획이 나와야 이에 따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도 실시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 목표나 부장 이상 승진은 모두 올스톱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차장급까지의 승진인사는 단행했지만 부장급 이상은 제외됐다. 부장급 이상 인사 대상자는 100여명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지난해 매출 목표를 42조 1000억원, 투자 규모를 1조 9300억원으로 잡았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의1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상고할 예정이다. 당분간 비상경영은 지속될 전망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유통 공룡 ‘인천대첩’ 롯데가 웃었다

    롯데·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인천터미널(남구 연남로 소재) 인수 공방전에서 롯데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는 추가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2017년부터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대부분을 9000억원에 인수하되 대신 인천·부천 지역 롯데백화점 2곳을 매각하는 조건이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관련 시장 독과점과 소비자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롯데백화점의 인천·부천 시장점유율이 31.5%에서 63.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롯데 인천점을 포함, 백화점 두 곳을 팔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액은 7200억원으로 롯데 중동점(2633억원), 인천점(2315억원), 부평점(1276억원)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신세계는 “롯데 백화점 2개 점포 매각 조치는 실현 가능성이 작고, 매각된다 해도 롯데의 독점을 견제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 3위를 차지하는 ‘알짜배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 “신세계는 외환위기에도 인천점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증축을 했다. 인천점은 신세계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점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두 기업의 갈등은 재정난을 겪던 인천시가 1997년부터 신세계가 임대해온 인천터미널부지 매각공고를 낸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롯데와 인천시가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그 다음 달 신세계가 인천지법과 서울고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올 1월에는 롯데가 인천시와 본계약을 체결, 곧바로 신세계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갈등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법은 한 번(지난해 12월)은 신세계 손을, 다른 한 번(올 3월)은 롯데 손을 들어줬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롯데·신세계 간의 공방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앞으로 인천시·롯데 간 매매계약 무효 확인과 이전등기 말소 등을 비롯한 소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75조원…‘불법도박’ 세출예산의 20%

    국내 불법도박 규모가 75조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세출 예산의 20%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이행에 135조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불법도박에 복지 재원의 절반가량이 새고 있는 셈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15일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받은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불법도박은 75조 1474억원으로 추정됐다. 2008년 53조 7028억원보다 21조원 정도 늘었다. 종류별로는 불법하우스도박(19조 3165억원), 불법사행성게임장(18조 7488억원), 불법인터넷도박(17조 985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불법도박 규모는 합법적 사행산업 매출액을 훨씬 넘는다. 사감위가 감독하는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 등 7개 사행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9조 4612억원이다. 연구를 수행한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합법도박으로 양성화하고, 그 안에서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법도박으로 세수가 샌다면 차라리 이를 합법화해 세금을 걷자는 취지다. 다만 합법화에 대한 부작용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한편 감사원은 연간 4조원의 복권기금을 운용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대해 지난 1월 중순부터 전방위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는 기재부 장관에게 협조공문을 보내는 절차 없이 비공개 감찰 형식으로 이뤄졌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이건희 회장 ‘제2 신경영선언’ 할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는 삼성이 이건희 회장 귀국을 계기로 새로운 ‘경영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했다. 지난 1월 11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하와이로 출국한 지 86일 만의 귀환이다.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체류해 온 이 회장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 사업 구상도 많이 했더니 석 달이 금방 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회장은 “운동을 많이 못해 다리가 불편한 것 빼고는 다 괜찮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새로운 사업 구상에 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몸은 떠나 있었지만 이 회장은 주요 현안을 일일이 챙겨 왔다. 그룹 수뇌부들을 두 차례 일본으로 불러 전략회의도 가졌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은 지난 1일 일본 방문 후 49조원대의 투자계획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그분도 오랫동안 연구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잘 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따라서 신규 투자와 인력 채용 등 삼성의 경영 전반에 새로운 드라이브가 걸릴 모양새다. 이 회장은 이번 주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하며 경영진에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에도 장기 해외 체류가 끝난 뒤 큰 폭의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곤 다 바꿔라’라는 신경영 선언도 1993년 6개월간의 장기 체류 끝에 나온 것이다. 지난해에는 1개월간 유럽 체류 직후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신경영 선언이 올해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 회장은 또다시 ‘위기론’을 거론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으로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고민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7.2% 줄어든 52조원(잠정)을 기록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높인다. 그는 “20년이 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 경영에 새로운 획을 긋는 ‘제2의 신경영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LG전자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와 환율 변동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가 200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데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50조 9600억원, 영업이익 1조 1360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1년 대비 3배 수준으로 질적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다. 이는 휴대전화 부문에서 기존 피처폰(일반전화) 대신에 스마트폰 위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개편, ‘옵티머스G’ 등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수익성을 개선한 덕분이다. ‘시네마 3D 스마트 TV’ 등의 판매 확대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했고, 가전과 에어컨 부문에서도 고효율 대용량 및 지역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점유율을 지켰다. 올해 LG전자는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선점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남보다 앞서 끊임없이 생산하고 시장성이 좋은 아이디어는 빠르게 상품화해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제품 리더십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LG전자는 ‘화질=LG’ 공식을 실천하기 위해 기존 84인치 제품을 비롯해 55, 65인치 등 다양한 크기의 울트라고화질(UHD) TV를 내놨고, 지난 1월에는 세계 최초로 55인치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소비심리 봄바람 살랑살랑~

    소비심리 봄바람 살랑살랑~

    소비 심리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거의 한계 수준에 이른 가계 빚이 더는 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7일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0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10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CSI는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가계소득과 부채에 대한 전망도 나아졌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100으로 1포인트 올랐다. 반면 가계부채전망 CSI는 98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정귀연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가계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구가 줄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이제부터는 가계 빚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얘기다. 가계부채전망 CSI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통계치가 있는 57개월 중 CSI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도 2009년 10월과 2010년 1월(각각 99)을 포함해 세 번뿐이다. 유통 업체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날 나온 대한상공회의소의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전분기보다 11포인트 오른 98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떨어지던 지수가 처음 반등한 것이다. 현장의 온도도 따뜻하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의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늘었다. 1~2월 합계 매출이 지난해보다 1.9%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현대백화점도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2.0% 줄었지만 이달 들어 25일까지의 매출은 8.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3월 1~25일 매출도 4% 올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싸게, 더 싸게… 아웃렛 전성시대

    싸게, 더 싸게… 아웃렛 전성시대

    극심한 불황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성향까지 바꿔놓고 있다. 경기와 상관없이 선전하던 해외 고가 수입 브랜드가 무릎을 꿇었고, 중저가 브랜드들이 중심이 된 아웃렛형 쇼핑몰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루이뷔통은 지난해 국내 매출이 처음으로 두자릿수 감소했다. 불황이 지속되고 다양한 가격대의 명품·준명품 브랜드들이 쏟아지면서 소비 성향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지난 1월18일 문을 연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은 개장 3일 만에 30만명 이상이 다녀갔고, 개점 후 지난 17일까지 두 달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초 목표(200억원 안팎)보다 5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9월 세 번째 거래점을 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마리오아울렛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에 덜 민감하던 백화점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아웃렛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쇼핑몰들도 유명 브랜드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으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초특가닷컴(cutcutprice.com)의 경우 유명브랜드 상품들을 모아 최대 98%까지 할인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크로커다일 여성용 바지가 95% 할인된 5000원, 프랑스 잡화 브랜드 랑카스터의 아웃포켓 백팩이 91% 할인된 3만 9900원, 16만 8000원짜리 켈빈 클라인 진바지가 1만 5000원에 판매 중이다. 온라인 아웃렛인 패션플러스(www.fashionplus.co.kr), 마리오 아웃렛, AK플라자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들과 연계 마케팅이 한창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한국마사회는 그저 말 경주나 하는 그런 공기업으로 치부되면 안 됩니다. 더 큰 틀에서 전 국민의 레저활동을 보장하고 또 개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단계 향상된 마사회의 정체성을 안팎에서 인식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장태평(64) 한국마사회(KRA) 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예산과 세제 업무를 두루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거치면서 농업 전문가의 위치를 굳혔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詩)를 조탁해 온 문필가다. 고향 남도의 산자락을 닮은 듯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일을 할 때는 냉정할 만큼 철저하다는 게 중평이다. “어떤 일을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하더라도 늘 부족함은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걸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장관 시절 입에 달고 살았다. 1년 4개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은 더욱 아니다. 2011년 11월 제33대 한국마사회장 자리에 앉은 뒤 흐른 시간들이다. 주위에 흐드러진 벚꽃나무들이 봄을 질투하는 반짝 추위에 젖몸살 앓듯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던 지난 22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한국마사회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방에서 나오던 이들 가운데 안면 있는 임원 한 분이 반색하듯 말했다. “어휴, 덕분에 회의가 일찍 끝났습니다. 막 불호령이 떨어질 참이었거든요.” 앉자마자 대뜸 “부끄럽다”는 말부터 튀어나왔다. 취임 1년 4개월의 소회로 가볍게 얘기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경영의 틀을 바꿔 마사회가 일류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취임식 때 우리 식구들에게 약속했는데 곰곰이 짚어 보면 그게 참 먼 길인 듯합니다”라며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진행 중일 뿐 아직 끝난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혁신과 새로워지기 위한 노력이 으뜸”이라면서 “현재 마사회가 걷고 있는 길은 새로 태어나기 위한, 남과 자신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가시밭길임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아직은 미흡하지만 ‘KRA 승마힐링센터’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형 사회 공헌 사업단체 ‘에코그린팜’과 ‘장애 청년 꿈을 잡고’ 설립 등의 전략적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점, 또 전 직원 대상 연봉제 확대를 통한 성과 중심 조직 문화의 개선, 경마 매출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마케팅 혁신 노력 등 취임 이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했다. 장 회장이 한시도 빼놓지 않고 고민하는 것은 마사회 사업의 다각화다. 쉽게 말해 돈 버는 수단을 현재 중점 사업인 경마 외에 여러 개로 만드는 것이다. 장 회장은 “경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라며 “현재 98%에 이르는 마권 발매율을 보더라도 마사회의 수익원이 얼마나 단순하고 편향적인지를 말해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호주경마클럽만 보더라도 마권 매출은 22%이고 입장료를 합쳐 봐야 30%도 채 안 되는데 대신 식음료와 스폰서 등으로 나머지 70%를 번다”면서 “호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마권 발매액 비중 70%, 기타 수익은 30%까지 조정해 나간다는 게 임기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업 다각화’란 화두가 던져지자 장 회장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최근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래전략실’이라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본격적인 기업 마케팅에 뛰어든 그는 “멀리서 아주 어렵게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전부 돈을 벌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마사회는 그것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 훌륭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권을 팔아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확 바꿔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 내 컨벤션홀을 예로 들면서 “전시컨벤션사업(MICE)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마사회라는 정체성에 흠이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장 회장은 “살아 있는 모든 건 바뀌어야 산다”고 잘라 말한 뒤 “컨벤션 사업뿐 아니라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경마공원의 테마파크화, 말 캐릭터 사업, 게임 사업, 스크린 승마에 이어 식음료 사업까지 놀고 먹는 모든 분야에 걸쳐 신종 수익 사업을 개발하는 데 마사회의 핵심 역량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이 속해 있는 경기 과천시의 리노베이션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할 수만 있다면 정부종합청사의 단계적 이전에 따른 유휴지 등을 활용해 미국 샌즈그룹의 호텔 단지와 다국적 테마파크 공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거대 레저타운으로 과천시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러기 위해선 더 큰 틀에서 이를 기획, 컨트롤할 수 있는 최상위 레저 분야의 ‘타워’가 필요한데 마사회가 이 중요한 위치에 서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장 회장은 한국 경마의 국제화도 강조했다. 마사회는 2022년 첫 국제경마대회 개최를 목표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재 일본과 호주, 아일랜드 등 세계 각국과 경마 교류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쉬운 건 기수들의 교류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마 국제화를 위해서는 기수들뿐 아니라 경주마의 교류도 이뤄져야 하므로 이를 위해 세계 각국과 단계적으로 검역 협정을 맺는 등 2022년 본격적인 한국 경마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에 앞서 한국 경마가 올해 처음으로 일본의 경주마를 초청하는 한·일 국제 경마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9월 일본 지방경마회 소속 경주마 세 마리를 초청해 서울경마공원 소속 최강의 경주마 11마리와 승부를 겨루고, 11월에는 우리나라 경주마 세 마리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주마와 자웅을 겨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경마 한·일전이다. 장 회장은 덧붙여 “이 경주에 걸린 상금은 2억 5000만원으로 해외 유명 경주에 견줘 많지 않지만 경주마 해외 수송을 비롯해 2022년 국제경마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일 교류전은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더 큰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한국 최초의 국제경마대회는 미국의 켄터키더비, 호주의 멜버른컵, 일본의 저팬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를 연마해 온 문필가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매우 능숙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농식품부 장관 때부터 ‘새벽정담’이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을 모아 지난해 말 ‘새벽을 여는 편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시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시는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작업이죠. 이를 통해 꿈과 미래를 그려 볼 수도 있고요. 따라서 시야말로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가 반드시 조련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때가 되면 ‘세종대왕 평전’을 내고 싶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글 사진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약력  1949년 전남 무안 출생  1977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행정고시 20회  1990년 경제기획원 장관 비서관  2000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2004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2005년 농림부 농업구조정책국장   재정경제부 기획홍보관리실장  2006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11년 더 푸른 미래재단 이사장  2011년 11월~ 한국마사회장   ■ 작품집  -새벽정담(블로그)  -잠언시집  -강물은 바람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 -새벽을 여는 편지
  • 고가 수입브랜드 줄줄이 가격 인상

    한국에서 높은 콧대를 자랑하던 루이비통, 샤넬 등 고가의 수입 브랜드들이 매서운 경기 불황을 견디지 못한 채 매출 감소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제품 단가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어 손실 보전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의 국내 매출이 지난해 두 자릿수까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전년 대비 감소율이 20%대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루이비통은 올해 들어서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199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성장을 거듭해 온 루이비통이 매출 감소를 겪기는 처음이다. 루이비통의 국내 관계자는 “매출이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두 자릿수대의 감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루이비통의 불패 신화가 사실상 무너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샤넬도 올 들어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샤넬의 올해 매출이 한 자릿수대에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명품들의 매출 감소는 업계 불황에다 수입 브랜드 수가 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해외 트렌드에 민감해지면서 기존 명품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던 일본 관광객들이 엔저로 발길을 끊은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루이비통은 이달 초 일부 제품 가격을 최고 6%까지 올렸다. 이날 구찌는 지난 1월에 이어 또 핸드백, 지갑 가격을 각각 4.8%, 3.7% 올리기로 했다. 1월에는 핸드백 1종 4%, 지갑 3종을 5~11% 올렸다. 프라다는 지난해 12월 인기 제품 가격을 6∼8%(전 제품 기준 2%) 올리는 등 한 해에만 세 번이나 가격을 인상했다. 에르메스도 이달 초 일부 제품가를 최고 6% 올렸다. 셀린느, 멀버리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겠지만 매출 감소분을 로열티 높은 한국의 소비자에게서 한꺼번에 충족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여 추가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9) 경남 마산 향토 주류 기업 ㈜무학

    [향토기업 특선] (9) 경남 마산 향토 주류 기업 ㈜무학

    ‘소주 알코올 도수=25도’ 소주업계의 오래된 이 고정관념을 최초로 깬 주류 회사가 경남 마산의 향토 주류 기업 ㈜무학이다. 1995년, 무학은 알코올 도수 25도에서 2도를 낮춘 파격적인 23도의 순한소주 ‘화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소주업계에 순한소주 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경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술 소주는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95도의 주정에 물을 섞어 제조하는 희석식 소주다. 2006년 11월 무학은 또 한번 소주시장에 변혁을 몰고 왔다. 소주 알코올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17도 선마저 허물고 16.9도의 초 저도 소주인 ‘좋은데이’를 내놓았다. 소주 소비층이 젊은층과 여성층으로 옮겨가면서 음주문화가 편하고 즐기는 형태로 바뀌는 추세에 맞춰 개발한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순한 소주다. 좋은데이는 업계의 비관적인 전망을 뒤엎고 현재 경남과 울산의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다른 소주 생산회사가 있는 부산에서도 점유율 70%를 차지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며 무학의 효자가 됐다. 이에 힘입어 무학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3위로 급성장했다. 이제 2위까지 넘보며 수도권 소주시장에서 일전을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 무학은 1929년 마산지역에 설립된 증류식 소주회사인 소화주류공업사가 전신이다. 1965년 당시 곡물장사를 하던 최위승 무학 명예회장이 소화주류공업사를 인수한 뒤 회사이름을 무학양조장으로 바꾸고 소주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무학이라는 이름은 마산을 상징하는 무학산에서 딴 것이다. 무학은 1973년 정부의 양조장 통폐합 조치에 따라 경남지역 36개에 이르던 소규모 소주제조 회사를 통폐합했다. 안정적인 시장 확보를 통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무학은 최 명예회장의 아들 최재호 회장이 1987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올랐다. 1994년 30대 중반에 무학 대표이사가 된 최 회장은 아버지와는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종합주류 회사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며 매실주와 10여종의 리큐르를 잇달아 내놓았다. 화이트와 좋은데이도 최 회장의 작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는 무학에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계열사의 부도에 따른 보증채무 상환압박이 커지면서 무학은 1998년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위기상황을 맞았다.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 위기에서 결정적인 힘이 된 것이 1995년 최 회장이 사운을 걸고 개발한 순한소주 화이트였다. 무학은 첨가물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공적인 소주의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6개월여에 걸쳐 소비자가 원하는 소주에 대한 마케팅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소주는 깨끗한 맛과 마시고 난 뒤 숙취가 없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에 따라 무학은 소주는 25도라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1년의 시간을 갖고 신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무학은 숙취에 쌀뜨물이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백미 100%로 제조된 주정과 지하 암반수 200m에서 뽑아 올린 청정수를 원료로 국내 최초로 23도 순한소주를 개발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화이트다. 소주업계 저도주 시대를 연 것이다. 화이트는 소주병도 기존의 투명한 병 대신 청정한 느낌을 주는 녹색 병을 채택했다. 무학은 화이트를 ‘소주의 대혁명’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으로 집중 홍보했다. 이 회장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은 경남과 부산, 울산 지역 업소와 소매점을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돌며 고객들의 구두닦이를 하며 홍보에 전력을 쏟았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홍보·판촉활동은 폭발적인 판매증가로 이어져 1996년 무학은 경남에서 소주 점유율 95%로 올라섰다. 화이트 판매 급증 덕분에 무학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첫해인 1999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197억이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했다. 화이트가 워크아웃 조기 졸업의 핵심 동력이 된 것이다. 무학은 2000년 8월 채무와 보증채무 406억원을 상환하고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했다. 무학은 현재 ㈜지리산산청샘물, ㈜무학주류상사, ㈜무학위드, ㈜화이트플러스, 월드프라자, ㈜인팩, ㈜좋은데이디엔에프, 재단법인 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은 경남·부산·울산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경남지역 어린이들을 선발해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장학금을 주고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월 4000만병 생산규모의 소주 전문 생산공장인 창원 제1공장이 있다. 마산 합포구 중리에는 소주와 과실주 월 6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이 곧 완공된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울산공장(월 800만병 소주 생산규모), 경기 용인시에 용인공장(스파클링 와인, 탁·약주 전문생산)이 있다. 부산 사상구 학장동과 경남 진주 상평동에 물류센터가 있다. 경남 산청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지리산산청샘물공장은 지하암반 314m에서 지하수를 뽑아 올려 화이트 샘물을 생산하고 좋은데이 소주에도 사용한다. 무학은 지난해 21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482억원, 당기순이익 369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4억 2768만 3000병의 소주를 판매해 전국 소주시장 14%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14억 9314만병) 48.8%, 롯데(4억 6209만 5000병) 15.1%에 이어 3위다.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풀살롱 단속 비웃듯… 적발 3주만에 이름 바꿔 재영업

    풀살롱 단속 비웃듯… 적발 3주만에 이름 바꿔 재영업

    성매매를 알선하다 3주 전 경찰에 적발됐던 서울 강남의 대형 유흥업소가 간판만 바꿔 버젓이 영업을 하다 다시 경찰 단속에 걸렸다. 적발이 되더라도 영업 정지 등 관할구청 행정처분이 곧바로 내려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노린 배짱 영업이다. 설사 영업 취소나 정지를 당해도 행정소송을 악용해 불법 영업을 이어 나가는 곳이 적지 않아 한층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유흥주점과 모텔을 단속해 종업원과 성매매 여성 등 5명을 성매매 알선 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업주 양모(37)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과 결탁해 객실을 내준 모텔업주 신모(44)씨 등 2명도 입건했다. 양씨 등은 2011년 1월부터 건물 지하 1층에 넓이 2000㎡(약 600평), 룸 45개 규모의 초대형 유흥주점을 차려 놓고 여성 종업원 150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점에선 1차로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고 인근 모텔에서 2차로 성관계를 주선하는 ‘풀살롱’ 방식의 영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해당 업소가 이미 지난달 14일 적발된 곳이라는 점이다. 업주는 상호명을 ‘야구장’에서 ‘샬루트’로 바꾸고 영업을 계속해 왔다. 단속이 되더라도 관할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노렸다. 통상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적발한 업소를 지자체에 통보한다. 지자체는 14일간 업소의 소명을 듣는 청문 기간을 거친 뒤 경찰 통보 후 최소 1~2개월이 지나 행정처분을 내리게 된다. 영업 정지나 취소 등 행정처분이 내려져도 가처분 소송 등의 문제를 법정 싸움으로 끌고 가면 그만이다. 법정 공방을 하는 동안에는 전처럼 영업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매매 장소 제공 등 불법 퇴폐 영업을 하다 2009년 적발된 강남구 R호텔은 같은 해 4월 구청으로부터 ‘영업 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호텔 측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패소 뒤에도 상고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결국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원고신청 기각 판결을 내려 결국 호텔 측은 영업 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영업 정지를 받는 데 꼬박 3년이 걸린 셈이다. 낮은 벌금 수준도 배짱 영업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된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업소의 하루 매출은 평균 5000만원이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약 380억원의 부당한 매출을 거둔 셈이다. 단속 뒤 배짱 영업을 해 14일 동안 챙긴 돈만 7억원에 이르지만 현행법상 성매매를 알선한 사람이 받는 벌금은 7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대형 성매매 업소들이 이른바 ‘바지사장’을 계속 내세워서라도 영업을 이어 가는 이유다. 이번에 단속된 업체도 1차 단속 뒤에는 새로운 업주 김모(41)씨를 내세워 영업을 계속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양씨도 실소유주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영업 정지 기간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1~2개월에 그치는 영업 정지 기간을 대폭 늘리거나 현행 ‘영업 정지 3회’인 영업 취소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등 현실에 맞춰 처벌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성매매 업소의 배짱 영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창작 애니메이션 뽀로로 탄생 10년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창작 애니메이션 뽀로로 탄생 10년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오늘날 창의성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과연 무엇을 떠올릴까.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뜨린 가수 싸이의 말춤? 아니면? 딱히 생각이 안 나거든 다음의 신상명세를 잠시 주목해 보자. ‘전 세계 130여개국에 수출되는 산업역군이다. 로열티만 매년 100억여원을 받는다. 프랑스 공중파 방송(TF1)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57%)를 기록했던 주인공이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에서도 많은 인기를 끈다. 연봉 120억원에 이적료가 3600억원에 이른다. 대한민국 우표발행의 주인공이며 한국방문의해 홍보대사 등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누굴까. 바로 우리나라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다. 5조 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 8000억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뽀로로는 비단 돈으로만 표현할 수 없다. 아이들한테는 큰 영향력을 가진 ‘뽀통령’이자 신적인 존재나 마찬가지인 ‘뽀느님’으로 불린다. 울던 아이들도 뽀통령이 나오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쪼르르 기어가 텔레비젼 앞에 앉는다. 무엇이 그토록 전 세계의 동심을 사로잡는 것일까. 동심뿐만 아니다. 지난 1월 극장판 뽀로로가 처음 나오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마음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극장판 뽀로로는 어렵다던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루어냈다. 뽀로로가 올해 꼭 10살이 됐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키 마우스’가 90살 가까이 됐다면 결코 늙지 않을 뽀로로는 과연 어디까지, 또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이어나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뽀로로를 기획하고 스토리텔링과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있는 ‘뽀로로 아빠’ 최종일(48)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난 11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 검은 뿔테 안경을 썼다. 앗, 뽀로로를 감싸안는 모습이 영락없는 ‘뽀로로 아빠’였다. 우리 나이로 치면 내년에 50세인데 30대로 보이는 ‘젊은 아빠’였다. 맨날 아이들과 놀고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짜내다 보니 젊어진 거냐고 했더니 그저 웃기만 한다. 자리에 앉으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얘기부터 나왔다. 극장판 뽀로로 첫 데뷔작인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은 최근 미국의 메이저 배급사 그라인드스톤 엔터테인먼트와 북미 지역 배급권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그라인드스톤 이외에도 중동 걸프 필름, 브라질 플레이아르테 등 현지 메이저 배급사에 판매돼 글로벌 캐릭터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뽀로로 극장판’은 제작 기간 3년에다 80억원을 들인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93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 시장 진출은 궁극적으로 높은 부가가치의 창출을 의미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뽀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뽀로로가 미국에서 일부 한국어 채널로 방영이 되고는 있지만 앞으로는 영어 채널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서)여러 캐릭터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그동안 해외 여러 나라에서 반응은 좋았지만 사업적 효과로는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았거든요.” 뽀통령이 드디어 미키 마우스의 본고장인 아메리카 정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귀추가 주목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중 여러 캐릭터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면서 미국에서도 충분히 많은 캐릭터 사업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처음에는 TV용으로 제작했지만 올해 극장판이 나온 데 이어 ‘뽀로로 테마파크’ 등 앞으로 여러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이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뽀로로는 또 탄생 10년을 계기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한 점이다. 뽀로로의 캐릭터 마케팅 역량을 ‘재능기부’로 활용한다는 것. 사회복지기관들과 손잡고, ‘우정’과 ‘협동’을 재미있게 가르친다는 뽀로로의 세계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나눔의 중요성과 기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뽀로로는 이 밖에도 대한민국 전자정부, 한국방문의해, 어린이재단, 실종아동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뽀로로의 역할과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탄생한 이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분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주변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뽀로로가 나오기 ‘전과 후’로 나누고 있다”면서 “뽀로로 관련 상품의 누적 매출이 1조원에 이르고 애니메이션의 ‘하청공장’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의 요람’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 등이 주로 창작 애니메이션을 했다면 한국은 그들의 주문을 받아 하청제작을 주로 했는데 뽀로로 이후에는 180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아용 창작 애니메이션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뽀로로의 뒤를 이어 등장한 ‘폴리’, ‘코코몽’, ‘타요’ 등이 그렇다. 뽀로로는 어떻게 해서 탄생됐을까.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2001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때였지요. 흔히 사람들은 뽀로로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획자가 어느 날 문득 떠올린 대박 아이템으로 생각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뽀로로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아이들이 한 번쯤 상상했거나 경험해 봤을 만한 소재들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한번 풀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뽀로로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라든지 캐릭터, 영상, 방송, 사업 등 여러 가지들이 복합적으로 잘 이루어지면서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뽀로로라는 이름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이름을 짓기 위해 많은 회의를 했는데 딱히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하루는 토요일날 집에서 쉬면서 아내와 모처럼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토요일에만 주로 집에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5살과 2살 된 아이들이 평상시에 못 보던 아빠의 시선을 끌려고 쪼르르 왔다 갔다 한다는 말을 아내한테 들었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지요. 그래서 펭귄의 P자와 쪼르르를 조합해 ‘뽀로로’(pororo)라고 정하게 됐습니다.” 또한 펭귄을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한 것은 펭귄이 새이면서 하늘을 날지 못하고 마치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착안했다. 또한 이러한 어린이(펭귄)에게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꿈(비행사의 헬멧과 안경)을 반영시키게 됐다고 설명한다. 뽀로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어느 날 사업설명회에서 ‘뽀로로’라고 하자 앞에 앉아 있던 참석자 중 일부가 ‘포르노’라고 발음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또한 여성 사업가를 소개받은 자리에서도 ‘뽀로로’ 발음을 포르노라고 착각해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며 웃는다. 최 대표는 충남 부여에서 출생해 3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무척 즐겼다. 중학교 때까지 동네 만화가게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어린왕자’ 같은 명작동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습성은 대학 다닐 때나 직장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아주 좋아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광고회사에 취직했고 10년 정도 근무하다가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때부터 평소 꿈이던 애니메이션 기획에 본격적으로 매달렸고 수십 번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뽀로로로 대박을 터뜨렸다. 평소 그는 ‘창작’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사람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독일병정’처럼 우직하게 관철시켜 나가는 고집이 있다. 뽀로로는 2011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창의성의 대명사’로 뽑혔다. ‘창의성’은 어디에서 나오느냐고 하자 “참담한 실패를 통해서 얻어진 ‘집요함’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지만 결국 정말 집요할 정도로 끈질긴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지낸다. 퇴근 시간이 새벽 2시, 출근은 아침 9시에 한다. 일요일에도 회사에 자주 나간다. 이러한 패턴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뽀로로는 ‘시즌 4’까지 끝났고 올해 안에 ‘시즈 5’를 선보인다. 다음 작품에 대해 묻자 “유아가 아닌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내용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성공의 조건’이 무엇이냐고 하자 다시 한번 ‘집요함’을 강조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한 우물을 파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애니메이션을 하다 보면 지독한 끈기로 놀라운 작품을 선보이는 거장들을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최종일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기획자 1세대… 캐릭터 대통령상 3년 연속 수상 1965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3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방송영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 입사, 10년 동안 근무했다. 이때 애니메이션 ‘녹색전차 해모수’ 등을 기획했다. 2001년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를 출시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기획자 1세대’로 통한다. 별칭은 ‘뽀로로 아빠’다. 방송통신위원회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심의위원(2006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2008년) 등을 지냈으며 현재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한국애니메이션 제작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수요요정 미셸’ ‘뽀롱뽀롱 뽀로로’ ‘뽀로로와 노래해요’ ‘태극천자문’ ‘치로와 친구들’ ‘제트레인저’ ‘꼬마버스 타요’ 외 다수가 있다. 대한민국 캐릭터대상 대통령상(2006·2007·2008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문화관광부장관상(2003·2004·2008년) 등을 수상했다.
  • [생각나눔] 대형마트 두부 안 팔면, 소비자는 어떡합니까

    [생각나눔] 대형마트 두부 안 팔면, 소비자는 어떡합니까

    서울시가 동네슈퍼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담배·막걸리·두부·콩나물 등 51개 품목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판매 제한 품목으로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시민들도 동네상권 회복을 빌미로 서민을 고통 속에 밀어넣는 ‘나쁜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한국중소기업학회에 용역을 의뢰해 대형마트·SSM 판매조정 가능품목 51종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51개 품목은 담배·소주·맥주·막걸리 등 기호식품 4종, 배추·콩나물·상추·시금치·무·오이 등 채소 17종, 계란·어묵·떡볶이·치킨·피자 등 신선·조리식품 9종, 고등어·오징어(생물)·낙지·생태·조개 등 수산물 7종, 사골·우족·소머리고기 등 정육 5종, 미역·멸치·오징어·다시마 등 건어물 8종,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이다. 시는 선정 품목을 토대로 다음 달 초에 이해 관계자들과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고 국회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SSM이 출점해 중소상인으로부터 사업조정 신청이 들어올 경우 51개 품목을 기준으로 SSM이 판매할 수 있는 품목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대형마트 판매품목 조정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직장인 최모(51)씨는 “대형마트는 부자들이 아니라 서민들이 찾는 곳”이라며 “동네상권 회복을 빌미로 가난한 서민을 다 죽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부 전모(46)씨는 “마트에서 사지 못하면 대부분 식재료를 값이 비싼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는 얘긴데 서울시에서 돈을 대줄 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동네상권 회복이 서민에게 고통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는 시의 선정 설문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이다. 대형유통업체 측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신선식품 대부분을 판매하지 못하게 한다면 의무휴업 조치와 비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경우 146개 점포에서 제한 품목 51종 매출이 15.7%로 2조 200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상품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원 전통시장 LA서 마켓 한류 이끈다

    ‘오징어, 건어물, 산나물, 두부, 찐빵….’ 강원도산 전통시장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상설시장이 전국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문을 연다. 강원도는 7일 건어물과 참기름 등 도내 전통시장 상품이 마케팅 브랜드인 ‘감자원정대’ 이름으로 LA에 상설시장을 연다고 밝혔다. 다음 달 말이나 5월 초쯤 현지에서 대대적으로 특판전을 연 뒤 곧바로 상설시장으로 오픈하게 된다. 현재 현지 무역상들과 특판전에 내놓을 품목 등 막바지 조율작업을 펼치고 있다. 특판전에는 강원무역창업연구원과 도 특산품수출협회 등이 함께 참여한다. 지난달 초 강릉중앙시장이 건어물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 1만 달러 규모 판매에 성공한 게 특판전 개최 계기가 됐다. 상설시장에서 선보일 상품은 1차로 강릉 등 영동지역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건어물, 젓갈, 컵 두부 등을 비롯해 횡성의 안흥찐빵, 정선 5일장의 산채류, 닭 강정, 참기름 등이 선정됐다. 닭갈비, 만두, 막국수 등도 검토 중이다. 일부 품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막바지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이에 앞서 도와 강원무역창업연구원은 지난 1월 25일~ 2월 14일 LA 코리아타운 플라자마켓에서 강원지역 11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설 명절맞이 강원도 특산품 홍보 특판전’을 열어 모두 9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강릉중앙시장연합회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현지 판촉활동을 벌여 동해산 오징어와 두부, 닭 강정 등 전통시장 상품 1만 달러어치를 판매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칭다오 등에도 강원 전통 상설시장을 차례로 열어 강원 전통 먹거리를 세계에 수출할 계획이다. 엄광열 강원무역창업연구원장은 “강원 전통 먹거리와 특산품을 세계 속에 판매하는 해외 상설시장을 열어 어려운 지역경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완판녀’…박대통령 브로치·한복 ‘인기’

    ‘완판녀’…박대통령 브로치·한복 ‘인기’

    ‘박근혜 브로치’, ‘박근혜 한복’, ‘박근혜 진주목걸이’…. ‘워너비’를 꿈꾸는 여성 소비자들의 대통령 패션 따라하기 바람이 불면서 불황 속 패션업계에 활력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최근 착용했던 브로치와 한복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처음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하고 나왔던 진주가 박힌 은색 꽃 모양 브로치는 일명 박근혜 브로치로 온·오프라인에서 주문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수공예품을 제작·판매하는 김부옥씨는 “매일 4~5개씩 박근혜 브로치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브로치를 직접 산 매장으로 알려진 남대문시장 점포는 한 달 새 매출이 100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에서는 박근혜 브로치로 불리는 ‘진주꽃 브로치(2만 1000원)’가 지난달 판매 1위에 올랐다. 달, 진주 등 박 대통령이 하고 나왔던 다른 브로치들도 덩달아 주문량이 늘어 최근 2주간(2월 21일~3월 6일) 판매율이 전년 대비 244%나 뛰었다. 백화점도 30대 후반에서 50~60대 주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스와로브스키’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하고 나왔던 ‘잠자리’ 모양 브로치는 1월 입고된 뒤 2개월 만에 품절됐다”고 말했다. 옥 브랜드 ‘예진’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브로치 매출 비중이 2월 한 달간 20%를 넘겼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내 ‘골든듀’, ‘루첸리’ 등 국내 주얼리 브랜드에도 문의 고객이 늘면서 신상품 브로치 물량을 30% 늘렸다. 한복업계에는 취임식날 입었던 붉은색 계열 한복에 대한 문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복점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니라 자주 입고 나오면 업계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의 소장품은 저렴하면서도 격조가 있어 보여 여성 소비자들은 물론 관련업계에도 매출 상승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통·부동산시장 소비심리 ‘꿈틀’

    유통·부동산시장 소비심리 ‘꿈틀’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모처럼 주말 나들이 때 입을 새 옷을 장만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딸을 위해 각종 도서와 문구용품, 신발 등을 샀고, 운동을 즐기는 남편은 자전거와 아웃도어 용품들을 마련했다. 3월 들어 유통업계부터 부동산 시장까지 겨우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풀리는 분위기다.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소비재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지난 1~5일 품목별 판매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품목에서 판매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됐다. 특히 불황 속 급등락이 심한 여성 의류의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진다. 롯데백화점은 전점에서 전년 대비 1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고른 신장률을 보인 가운데 여성복(13%), 해외명품(19%), 대형가전(12%) 등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도 전점에서 실적이 10% 올랐다. 아웃도어(39%), 스포츠(27%) 등 패션 부문이 큰 폭으로 신장했으며, 주얼리·시계(27%), 가전(21%), 주방용품(20%) 등 혼수 관련 제품 매출도 대폭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여성복(15.1%), 아웃도어(20.5%) 매출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식품(14.7%), 가전·가구용품(16.1%) 매출도 올랐다. 패션업계 측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의류 판매가 신장세로 돌아선 것은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징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단가가 비싼 한우 27.3%를 비롯해 대표적인 경기 영향 상품인 준보석 56.3%, 가방 38.7%, 신발 15%, 액세서리 6.1% 등 잡화류가 모두 신장세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도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 4만여명이 몰리고 법원 주택경매에도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월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된 주택 물량이 일반 거래량의 10.3%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봄철 수요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봄을 맞아 야외 활동에 적합한 의류와 식음료에 대한 매출 호조가 나타나고 있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른 ‘깜짝 수요’일 수 있어 이달 말이 지나봐야 한다”며 시기상조론을 펼쳤다. 부동산 업계도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수준일 뿐 거래나 가격 등 지표상에 변화는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은 늘고 있지만 대부분이 관망세”라면서 “소비심리 회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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