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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수생 부모 등친 서울 강남 입시학원장 구속

    서울 수서경찰서는 기부 입학을 미끼로 수험생 학부모로부터 1억 원대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학원장 김모(54)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10월 삼수생 자녀를 둔 A씨에게 “아는 입학사정관을 통해 서울 소재 대학에 기부 입학시켜주겠다”고 꼬드겨 2012, 2013년 대입 시기에 총 1억 592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김씨는 입학사정관 로비자금, 대학 기부금 등의 명목을 내세워 A씨로부터 매번 수천만 원씩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내에서 기부 입학이 금지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명 사립대 입학사정관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김씨의 말에 속았다. 결국 A씨의 아들은 연달아 입시에 실패해 5수생이 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토익 사업으로 학원 재정이 악화해 A씨의 돈을 전부 학원 운영비로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또 1등 20억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 비결은?(인터뷰)

    로또 1등 20억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 비결은?(인터뷰)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서민들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돈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그리고 은행을 찾아 다닌다. 하지만 서민들은 한가닥 희망에 기대어 로또를 사는데 적잖은 돈을 들이는 ’역설적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814만 분 1이라는, 번개맞을 확률보다 어렵다는 ‘기적의 주인공’들이 매주 탄생한다. 지난주 566회 로또 1등 당첨자는 총 7명으로 이중 한 명을 어렵게 만났다. 일산에 거주하는 장씨(가명)는 50대 가장으로 총 7명의 당첨자 중 유일하게 수동으로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췄다. 지난주 1등 당첨금액은 약 20억원(2,005,209,161원)으로 장씨는 세금을 제외하고 약 13억 7600만원을 수령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 평소보다 큰 액수의 당첨금을 받았다. 처음 당첨된 순간 기분이 어땠나? 당첨 다음날인 일요일(28일) 회사에 둔 로또용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당첨을 실감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정말 가슴 벅차고, 이런 행운이 나에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날 저녁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더라.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지나갔지만 주로 돈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다 밤을 새웠다. - 가족들이나 주위 반응은 어떤가? 마침 아내가 고향에 가 있어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31일 아내가 집으로 돌아와서야 당첨 사실을 털어놨다. 아내도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하다가 통장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다. - 당첨금은 언제 어떻게 수령했나? 지난 29일 월요일 아침 서대문 농협 본사 문이 열리자 마자 차를 몰고 들어갔다. 먼저 영업점에 들러 통장을 개설하고 다시 방으로 안내돼 로또 용지와 신분 확인 후 거액의 당첨금을 수령했다. 내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니 확실히 실감이 나더라.       -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은 잡았나? 이미 절반 정도는 썼다.(웃음) 수십년 째 개인 사업을 하느라 은행은 물론 친척, 지인들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당첨금을 받자마자 은행빚을 일부 탕감하고 신세진 사람들에게 당첨 사실을 털어놓고 ‘은혜’를 갚았다. 또한 수년 동안 소액이지만 기부를 해왔는데 1억원을 모대학에 기부할 예정이다. - 당첨 전 생활이 어려웠나? 30년 이상 개인 사업을 했는데 수억원의 빚이 있을 만큼 경영이 무척 어려웠다. 20년 전에는 사업 스트레스로 당뇨 합병증까지 얻었고 결국 최근에는 신장이 망가졌다. 운이 좋아 한 친척이 신장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는데 이번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가 발목을 잡았다. 이제 친척에게 금전적으로 보답도 하고 수술비도 걱정을 덜어 한시름 놨다. - 당첨되기 전 좋은 꿈이라도 꿨나? 전혀(웃음). 다른 당첨자들은 특별한 꿈을 많이 꾼 모양인데 난 전혀 그런게 없었다. - 과거에도 복권을 구매한 바 있나? 예전에 주택복권 시절부터 복권을 샀는데 간간히 구매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부터 1주일에 2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로또를 사왔는데 역대 가장 큰 당첨 금액은 5만원이다.(웃음) 맞지도 않는 로또를 계속 샀던 것은 사업이 너무 어려워서다. 지금이 IMF 때보다 더 힘들다. 직원들 월급도 종종 연체됐는데 조만간 보너스를 줄 예정이다. -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당첨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는데 나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큰 욕심을 내지말고 한줄기 희망을 안고 기다린다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단독] 지난주 로또 1등 20억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인터뷰)

    [단독] 지난주 로또 1등 20억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인터뷰)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서민들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돈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그리고 은행을 찾아 다닌다. 하지만 서민들은 한가닥 희망에 기대어 로또를 사는데 적잖은 돈을 들이는 ’역설적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814만 분 1이라는, 번개맞을 확률보다 어렵다는 ‘기적의 주인공’들이 매주 탄생한다. 지난주 566회 로또 1등 당첨자는 총 7명으로 이중 한 명을 어렵게 만났다. 일산에 거주하는 장씨(가명)는 50대 가장으로 총 7명의 당첨자 중 유일하게 수동으로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췄다. 지난주 1등 당첨금액은 약 20억원(2,005,209,161원)으로 장씨는 세금을 제외하고 약 13억 7600만원을 수령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 평소보다 큰 액수의 당첨금을 받았다. 처음 당첨된 순간 기분이 어땠나? 당첨 다음날인 일요일(28일) 회사에 둔 로또용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당첨을 실감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정말 가슴 벅차고, 이런 행운이 나에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날 저녁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더라.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지나갔지만 주로 돈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다 밤을 새웠다. - 가족들이나 주위 반응은 어떤가? 마침 아내가 고향에 가 있어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31일 아내가 집으로 돌아와서야 당첨 사실을 털어놨다. 아내도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하다가 통장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다. - 당첨금은 언제 어떻게 수령했나? 지난 29일 월요일 아침 서대문 농협 본사 문이 열리자 마자 차를 몰고 들어갔다. 먼저 영업점에 들러 통장을 개설하고 다시 방으로 안내돼 로또 용지와 신분 확인 후 거액의 당첨금을 수령했다. 내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니 확실히 실감이 나더라.       -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은 잡았나? 이미 절반 정도는 썼다.(웃음) 수십년 째 개인 사업을 하느라 은행은 물론 친척, 지인들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당첨금을 받자마자 은행빚을 일부 탕감하고 신세진 사람들에게 당첨 사실을 털어놓고 ‘은혜’를 갚았다. 또한 수년 동안 소액이지만 기부를 해왔는데 1억원을 모대학에 기부할 예정이다. - 당첨 전 생활이 어려웠나? 30년 이상 개인 사업을 했는데 수억원의 빚이 있을 만큼 경영이 무척 어려웠다. 20년 전에는 사업 스트레스로 당뇨 합병증까지 얻었고 결국 최근에는 신장이 망가졌다. 운이 좋아 한 친척이 신장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는데 이번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가 발목을 잡았다. 이제 친척에게 금전적으로 보답도 하고 수술비도 걱정을 덜어 한시름 놨다. - 당첨되기 전 좋은 꿈이라도 꿨나? 전혀(웃음). 다른 당첨자들은 특별한 꿈을 많이 꾼 모양인데 난 전혀 그런게 없었다. - 과거에도 복권을 구매한 바 있나? 예전에 주택복권 시절부터 복권을 샀는데 간간히 구매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부터 1주일에 2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로또를 사왔는데 역대 가장 큰 당첨 금액은 5만원이다.(웃음) 맞지도 않는 로또를 계속 샀던 것은 사업이 너무 어려워서다. 지금이 IMF 때보다 더 힘들다. 직원들 월급도 종종 연체됐는데 조만간 보너스를 줄 예정이다. -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당첨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는데 나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큰 욕심을 내지말고 한줄기 희망을 안고 기다린다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소득자 ‘의료·교육비 공제’ 최대 4분의1로 축소

    고액 근로소득자의 의료비, 교육비 공제 규모가 최대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현재 6%의 세율을 적용받는 과표기준 1200만원 이하 근로자는 공제 혜택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세금 공제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과표(세금 부과의 기준금액)가 올라간다.그렇게 되면 세 부담이 일정 수준 늘어나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2013년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고 당정 협의를 거쳐 오는 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상정키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31일 “현재는 근로자 소득공제 항목 중 의료비와 교육비를 비용으로 인정해 총급여에서 빼지만 내년부터는 총급여에 포함시켜 세액을 산출한 뒤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방식으로 제외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액공제 비율은 10~15%가 유력하다. 현재 35%의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연봉 1억원(과세표준으로 가정) 근로자 A씨의 경우 교육비로 한해 1000만원을 썼다면 지금까지는 1000만원을 뺀 9000만원을 과표로 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산출했다. 이렇게 되면 교육비 1000만원의 35%(소득세율)인 350만원만큼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1000만원을 과표에 포함시켜 세액을 산정한 뒤 일정비율에 따라 세금을 빼주게 된다. 교육비의 세액 공제율이 10%로 확정된다면 1000만원의 10%인 100만원이 산출세액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이 기존 3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어든다. 최고세율(38%)인 과표 3억원 초과 근로자는 혜택이 더욱 축소된다. 반대로 과표 기준으로 12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서민들은 세금혜택 규모가 6%(소득세율)에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면 급여 인정액이 늘어나 실수령액 대비 과표(세금 부과의 기준금액)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표기준이 1200만원이라면 통상 연봉이 2000만~3000만원 구간이며, 4600만원이라면 연간 6500만원 정도 받는 근로자”라고 설명했다. 연봉 6000만원이라도 지금까지는 소득공제를 적용하면 과표구간이 4600만원 이하여서 15%의 세율을 적용받았으나 앞으로는 과표기준이 4600만~8800만원으로 높아져 세율 24%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또 올 초 추진과정에서 논란 끝에 후퇴한 ‘성직자 과세’의 관철을 위해 각 교단 관계자를 설득 중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이번 세제개편안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기업 규모 확대에 따라 중소기업 요건에서 벗어나 세제 지원이 한꺼번에 끊기는 일이 없도록 단계적으로 세제 지원을 축소하고 국외 근로자의 해외 근로소득에 대한 비과세를 확대하기로 했다. 개인택시 사업자는 차량을 구입할 때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다. 문화예술 창작지원을 위해 문화예술 기부금에 대한 세제 지원이 확대되고, 미술품 구입 시 즉시 손금산입 한도도 인상된다. 문화·관광시설 등 투자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역시 인정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40대 사업가 ‘사랑의 열매’ 1억 쾌척

    40대 사업가 ‘사랑의 열매’ 1억 쾌척

    40대 사업가가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내놓아 아너소사이어티 광주 최연소 회원에 올랐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31일 양관운(가운데·40) 오토팜 대표가 기부를 약정해 기존 47세 최연소 기록을 깼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시내 9번째(전국 323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오토팜은 광주 상무지구의 건물에 페라리, 포르쉐 등 고급 명차를 전시한 갤러리로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졌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원래 평상시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 양 대표에게 유공자 표창장을 전달하면서 광주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적다는 말을 꺼냈다”며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서 흔쾌히 1억원을 추가로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2009년부터 꾸준히 모금회를 통해 저소득층 아동·학생 학비로 5700여만원을 지원해 왔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시마을버스조합 쌀 1억 기부

    서울시마을버스조합 쌀 1억 기부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1억원 상당의 쌀을 서울시에 기부했다. 서울시는 29일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사랑의 쌀 기부 전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공기복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황용규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부를 위해 그동안 마을버스조합이 사회 환원과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기 위해 적립하고 있는 마을버스발전운영기금 가운데 1억원이 사용됐다. 지난해 2월부터 운송 수입금의 1%가 기금으로 적립되고 있다. 서울시가 전달받는 사랑의 쌀 20㎏ 2000포는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서울푸드뱅크)를 통해 저소득 가정에 전달된다. 박 시장은 “이번 마을버스조합의 사랑의 쌀 전달을 계기로 자발적인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 이사장은 “마을버스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오가며 시민의 발이 돼 주고 있듯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 생활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쌀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기업 사회공헌 투자 늘려도 감동지수는 기대 이하…국민 80% “생색내기용” 평가 싸늘

    국내기업 사회공헌 투자 늘려도 감동지수는 기대 이하…국민 80% “생색내기용” 평가 싸늘

    국내 기업들이 미국·일본 기업에 비해 2배 이상 사회공헌에 투자하고 있지만 ‘기업이 사회공헌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국민은 10명당 3명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생색내기에 그치거나 업종 성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 탓으로 분석된다. 24일 제일기획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1년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총투자액은 3조 1241억원으로 2005년 대비 2.2배가량 증가했다. 2007년 1조 9556억원, 2008년 2조 1601억원, 2009년 2조 6517억원, 2010년 2조 8735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기업당 매출 대비 투자 비율은 0.24%로 미국(0.11%), 일본(0.09%)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 평가는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기업이 사회공헌을 잘하고 있다’는 답은 응답자의 28%에 그쳤다. 특히 ‘기업이 윤리경영을 잘하고 있다’는 답은 16%에 그쳐 상당수 국민이 기업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편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비윤리적 기업의 제품은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며 “사회공헌이 기업 이미지는 물론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국민의 낮은 평가는 사회공헌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일률적인 직원 봉사활동, 단순 기부 등에 그쳐 기업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9%는 ‘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 80.1%는 ‘생색내기용 사회공헌 활동이 많다’, 51.2%는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성격과 동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단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며 “다양성에 기반을 둔 공감형 사회공헌, 소비자가 함께하는 참여형 사회공헌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일기획은 기업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돕는 솔루션 전문 조직 ‘굿 컴퍼니 솔루션 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착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민하는 기업들에 사회책임(CSR) 전략, 소셜네트워크 여론 수집, 네트워크 연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유정근 센터장은 “센터는 맞춤형 가치경영 전략모델인 ‘소셜 큐브’, 실시간 위기관리 시스템 ‘소셜 미디어 서비스’,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 ‘소셜 마이스’ 등 자체 도구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단순 기부 등 기존 방식에서 탈피, 실제 기업 브랜드에 도움이 되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사회공헌 활동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그곳에 산이 있었기에 오르다가 놀고 먹고 쉬었다. 닮은 듯 다른 산들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치즈도 만들어 보고, 3,100m 산꼭대기에 자리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도 했다. 알프스가 줄 수 있는 모든 선물을 받아 누린 시간이었다. 도전자유여행 38탄 유기웅(29세·건설사 근무) 오직 여행을 위해 2주 연속 휴가를 쓸 수 있는 직장을 구했으며, 남미의 파타고니아부터 북극권의 아이슬란드까지 여행하며 사진을 찍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여행 중증 환자(?)다. 그의 여권에는 이미 스위스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스치듯 배낭여행으로 들른 스위스 여행에는 여전한 갈증이 남아 있었고, 세계 5대 미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을 가까이서 보고픈 욕망은 가시질 않았다. 열차시간표를 일일이 출력해 올 정도로 이번 여행에 열정을 보인 그는 올 여름 2주 휴가를 싹둑 잘라 스위스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여행지 스위스 여행기간 2013년 5월23~27일(4박6일) 항공편 터키항공(이스탄불 경유) 여행조건 당첨자는 내일투어 ‘스위스 금까기’ 상품으로 여행을 떠났으며, <트래비> 기자가 직접 동행 취재했다.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을 제외한 개인 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 부담했으며, 일부는 스위스관광청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 스위스 금까기 상품가 129만원부터 포함내역 유럽 왕복항공권, 투어리스트급 호텔 및 조식, 스위스 플렉시 패스 3일 2등석 세이버, <스위스로 가출하기>, 1억원 여행자 보험, 기내용 슬리퍼, 네임태그·여권커버, 각종 면세점 할인쿠폰, ‘융프라요흐/티틀리스’ 할인 쿠폰 불포함내역 현지생활비, 유류할증료 및 세금 예약 및 문의 02-6262-5353 www.naeiltour.co.kr 가장 쉬운 알프스 공략법 Luzern루체른 취리히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루체른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알프스 산악 체험’. 이번 여행의 주제는 ‘산’이었기에 필라투스, 리기, 티틀리스 등 유명한 산들이 기다리고 있는 스위스 중부 지역으로 가기 위한 거점으로 루체른이 제격인 까닭이었다. Rigi리기 메인코스만큼 배부른 애피타이저 “루체른은 한국인 여행객들에겐 필수 코스 같은 데죠.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왔을 때도 카펠교, 무제크 성벽, 빈사의 사자상 등을 둘러봤던 기억이 납니다.” 루체른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특히 구시가지는 중세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1,300년에 세워졌다는 카펠교도 튼튼하게 루체른 호수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가벼운 도시 산책을 하던 기웅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3,000m가 넘는 산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모든 신경이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추웠던 날씨에 옷을 너무 얇게 가져온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루체른 구시가지의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기웅은 “사실 전 도시형 여행자는 아니에요”라고 커밍아웃을 했고, “시간이 충분할 것 같은데 리기Rigi 산을 다녀오면 어떨까요?”라며 태블릿PC에 담아 온 시간표를 내밀었다. 리기는 루체른에서 유람선과 산악열차를 타고 1,800m 산 정상까지 왕복 3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산으로 필라투스와의 경쟁에서 우리의 간택(?)을 받은 것이다. 기차역 바로 선착장에서 배에 올라탔다. 루체른이 스위스의 모든 매력을 응축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은 유람선에 올라 호수 위를 가르면서 더 명징하게 확인됐다. 갈색 지붕의 중세 건물들이 시선에서 점점 멀어져 가면서 만년설에 뒤덮인 산들과 짙푸른 루체른 호수 위를 유유히 가르는 배는 사람들을 낙원으로 인도했다. 산과 호수를 타고 온 시원한 바람으로 장시간 비행의 피로가 한순간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기웅은 일일이 지도를 확인해가며 “저기 도시 뒤편에 보이는 바위산이 ‘악마의 산’이라 불리는 필라투스고, 남쪽에 좌우로 길게 뻗은 설산이 티틀리스에요. 리기는 작은 언덕을 돌아가야 보일 것 같아요”라고 루체른을 둘러싼 산들에 대해 브리핑을 해줬다. 그리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니 맑을 때 최대한 사진을 찍어둬야 한다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루체른 호수를 유유히 흐르던 배가 40분만에 비츠나우Vitznau에 정박하자 대부분의 여행객은 하선했다. 해발 1,800m, 리기산 꼭대기로 가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열차를 타기 위함이었다. 14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열차는 가파른 산길을 천천히 그러나 능숙하게 타고 올라갔다. 종착역인 리기 쿨름Rigi Kulm에 이를 때 즈음, 모든 계절을 품고 있는 산의 위용이 드러났다. 아직도 남아 있는 눈의 흔적과 노란 야생화, 그리고 산 아래 너른 호수와 마을들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그러나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연신 탄성을 내지르던 기웅은 “리기가 산들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어요. 빨리 꼭대기로 올라가시죠”라며 서둘렀다. 눈이 얕게 쌓인 리기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평야지대와 남쪽의 3,000m급 고봉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높은 산, 안쪽으로 들어간 풍경보다 스위스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더 훌륭하게 느껴지는 경관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칼트바트Kaltbad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웨지스Weggis에 내렸다. 기차, 케이블카, 유람선까지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다양한 교통수단에 감탄하며 루체른행 배편에서 스치듯 지나간 감동을 돌이켰다. 1,800m라는 높이 때문에 앞으로 볼 산들의 애피타이저 정도로 생각했는데, 메인코스를 소화시킬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충분히 배부른 풍경이었다. 리기산 가는 법 리기산의 가장 큰 매력은 스위스패스만 있으면 무료로 유람선, 산악열차, 케이블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할 수 있다는 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티켓을 별도로 구매하면 왕복 30CHF이다. www.rigi.ch ▶travie info 스위스패스 스위스 내의 열차, 버스, 유람선 등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만능열쇠로 2인 이상, 5인 이하에게 할인해 주는 세이버 패스, 1달 이내에 날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플렉시패스 등이 있다. 470개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주요 관광열차와 케이블카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등석 4일권은 272CHF(스위스프랑), 일등석 4일권은 435CHF이다. 한국에서는 가까운 여행사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swisstravelsystem.com Titlis티틀리스 뜻밖의 눈 천지를 마주하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루체른에서부터 가는 빗발이 날리더니 티틀리스Titlis산의 베이스캠프인 엥겔베르그Engelberg에 도착할 저녁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엥겔베르그에서도 가장 전망이 좋다는 테라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 맑게 갠 하늘을 간절히 바라며 스위스에서의 첫날밤을 마무리했다. 이른 아침, 티틀리스 산이 손에 잡힐 듯한 풍경을 기대하며 창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새하얀 눈 천지였다. 기웅은 티틀리스 꼭대기에서는 아무것도 못 보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스위스가 다섯 번째인 기자는 처음으로 내리는 눈, 그러니까 산꼭대기 만년설이 아닌 동화 같은 주택 지붕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눈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었고 엥겔베르그에서야 그 풍경을 맞딱드리게 된 것이다. 늦봄, ‘천사의 마을’이란 뜻의 엥겔베르그에 비로소 날개 단 천사가 강림할 것만 같았다. 호텔에서 약 15분을 걸어 케이블카 탑승역으로 향했다. 6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 케이블카를 타고, 트뤼브제Trubsee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타자 어느새 산 정상에 다다랐다. 갈수록 굵어지는 눈발 때문에 장엄한 풍경은 포기해야 했지만 여름을 코앞에 둔 계절에 눈천지를 볼 수 있는 우연이야말로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냐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5월 말 이 정도의 폭설은 스위스에서도 25년 만이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즐길거리가 많았다. 스위스 중부 최대의 스키 목적지답게 매년 10월부터 5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빙하공원에서는 눈썰매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얼음동굴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올해는 티틀리스 케이블카 100주년을 맞아 흔들다리 클리프워크Cliff Walk가 선을 보여 다리 위에서 아찔한 절벽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곧잘 티틀리스와 융프라우를 비교하곤 하는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회전식 곤돌라를 타고 순식간에 3,000m급 산 정상에 올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티틀리스의 매력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애초 목표로 했던 산 중턱에서의 야생화길 산책이나 트뤼브제 호수에서의 조각배 노 젓기 체험 등을 못한 아쉬움은 다시 티틀리스를 찾아와야 할 명분으로 남겨두었다. 티틀리스 로테어 엥겔베르그에서 티틀리스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로 트뤼브제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탄다. 왕복 케이블카 요금은 86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엥겔베르그에 위치한 테라스 호텔은 티틀리스 케이블카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www.titlis.ch ▶travie info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여행 중 이동이 많은 여행객은 짐 걱정을 내려놓아도 된다.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서비스를 이용하면 46개 역에서 짐을 따로 부치고 24시간 내에, 이르면 오전 9시 전에 부쳐 오후 6시 전에 받을 수도 있다. 요금은 짐 한 개당 22CHF. 철도청 사이트에서 배송 가능한 역을 확인할 수 있다. www.sbb.ch 스위스의 진짜 시골 Emmental에멘탈 우리는 에멘탈Emmental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치즈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스위스인들과 가장 보통의 스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여운은 스펙터클한 알프스의 풍경보다 깊고 진했다. Cheese치즈 스위스 명품 치즈를 만들어 보다 엥겔베르그에서 열차를 타고 부르크도르프Burgdorf 역에 도착해 471번 버스를 타고 에멘탈 치즈공장으로 향했다. 엠메Emme 계곡 일대를 일컫는 에멘탈 지역에는 약 150개의 소규모 치즈공방에서 치즈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융단 같은 구릉지대에 치즈의 공급원(?)인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그뤼에르 치즈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에멘탈 치즈는 엄격하게 품질이 관리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신선한 풀과 건초만을 먹은 건강한 소들이 명품 치즈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물론 치즈 제조과정에서 어떠한 인공적인 요소도 가미하지 않는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치즈 공방은 크게 두 개의 관람장소로 나뉘어 있는데 전통방식의 제조소는 1750년부터 이어져 온 제작방식을 재현한다. 커다란 냄비에 우유를 담고 장작불을 지펴 32도로 가열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다시 45도의 열로 40분간 가열하면 우유는 뿌연 물 같은 유장과 반고체 형태로 응고된 치즈로 분리된다. 커드Curd라 불리는 이 반고체의 치즈를 틀에 넣어 36시간 동안 소금물에 담갔다가 다시 물에 담근 후, 최소한 4달 이상 숙성시키면 고소한 치즈로 완성되는 것이다. 에멘탈 치즈는 최소 4달 숙성을 기본으로,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숙성시키며 맛을 다양화하고 있다. 물론 3년 동안 치즈 덩어리를 방치하는 건 아니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키우듯 이틀에 한 번씩 뒤집어 주며 골고루 건조되고 그 안에서 영양분이 자라나도록 관리를 해줘야만 한다. 현대식 제조공장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맛보며 숙성과정도 볼 수 있었다. 현대식은 보다 많은 양의 치즈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편일 뿐 제조방식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에멘탈 치즈는 온도를 계속 바꿔주며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해 구멍이 뽕뽕 뚫려 있다. 치즈 덩어리를 위에서 아래로 잘랐을 때 5개 정도의 구멍이 있어야 이상적이라고 한다. 바로 이 숙성 방식이 일정한 저온으로 숙성시키는 그뤼에르 치즈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에멘탈은 그뤼에르 치즈에 비해 덜 짜고 고소한 맛으로 대중적인 명품 치즈로 꼽힌다. 치즈 제조공장 스위스의 대표적인 명품 치즈인 에멘탈 치즈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판매도 하며, 레스토랑에서는 치즈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 베이커리 벡Beck에서는 다채로운 빵, 제과류를 구입할 수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가이드 투어는 최대 30명까지 130CHF에 이용할 수 있다. www.showdairy.ch 에멘탈 치즈공방에서는 18세기식 전통 치즈 제조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에멘탈 치즈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온도를 바꿔주는 건조법으로 기포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Farm House팜하우스소 젖짜고 말 밥 주고 ‘리얼’ 농촌체험 에멘탈에서 치즈공장만 구경하고 떠나기는 뭔가 허전해 가장 평범한 스위스 시골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팜하우스Farm House를 찾아갔다. 부르크도르프Burgdorf 기차역에서 468번 버스를 타고 치에켈레이Zielgelei 정거장에 내려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15분쯤 걸어갔더니 가축 냄새가 물씬 풍기는 농장, 발음도 어려운 배트빌Battwil이 나타났다. 기웅은 조금은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말 여기가 맞아요? 여기서 뭘 하라는 거죠?” 농장 안 쪽, 몇 채의 농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수줍은 미소를 띈 주인 아주머니가 손을 흔들며 반겨 주었다. 영낙 없는 시골 큰엄마의 행색 그대로였다. “찾아오느라 고생했지? 자, 농장에 왔으니 무얼 하고 싶은지 말해 봐. 아, 먼저 잠자리를 봐야겠구나.” (그녀는 아들뻘 되는 동양 청년들을 ‘아들처럼’ 편하고 정겹게 대했다) 외양간과 바로 연결된 침실은 한국의 시골 헛간과 다르지 않았고, 서울서 나고 자란 기웅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날씨가 우릴 구해(?) 주었다. “지금은 너무 추워서 여기서 자는 건 곤란할 것 같은데 조금 더 편안한 숙소가 있으니 거기서 자는 게 어때?” 그렇게 기웅과 기자는 다행히도 웬만한 게스트하우스보다 깔끔한 숙소에 묵게 됐다. 아줌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농장 주변을 산책했다. 푸른 밀밭과 소 떼들을 위한 목초지, 그리고 멀리 부르크도르프 성과 교회가 어우러진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집으로 돌아와 부엌을 ‘기습’했다. 스위스의 가정집에서 밥 짓는 풍경이 궁금했던 까닭이다. 라클렛 치즈와 감자 요리, 화이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까지. 성찬이 준비되고 있었다. 스위스 전통 빵인 초프Zopf와 통밀빵까지. 입이 쩍 벌어진 우리를 본 엘리자베스는 “아이고, 나는 요리를 잘 못하는 편이야”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여정 중 최고의 만찬을 즐겼고, 진한 치즈향에 적응한 기웅은 라클렛을 쉼없이 흡입했다. 식사를 하면서 아줌마의 수다를 듣는 것도 남다른 재미였다. 한국에 짧게나마 유학을 했던 딸 이야기부터 왜 에멘탈 지역 유제품의 질이 훌륭한지까지. 자식 자랑, 동물 자랑이 멈추지 않았다. 5성급 호텔, 미슐랭스타 식당에서도 누릴 수 없는 흥미롭고 배부른 밤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농장에서는 알람이 필요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아침에 소 젖을 짜보고 싶으면 7시에는 일어나야 해”라고 했는데 그보다 일찍 닭이 울어 주었다. 외양간에는 건장한 체격의 아들이 열심히 소 젖을 짜고 있었고, 아버지는 퇴비를 긁어모으고 있었다. 소 20마리로부터 매일 아침 채취한 500~700리터의 우유는 바로바로 낙농회사에 납품된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해 볼거리로 소를 키우고 젖 짜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으나 신선한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설마 이렇게 짠 젖을 바로 마시는 건 아니죠?” 기웅의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물론 바로 마시지. 5도로 저온 보관을 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가공과정도 필요가 없는 건 그만큼 우유가 신선하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지”라고 설명을 하더니 스위스의 우유회사 에미Emmi로부터 받은 품질 평가서, 우유 판매 내역서 등을 직접 보여줬다. 엘리자베스의 설명은 이어졌다. 스위스의 유제품이 훌륭한 건 소규모 농장들이 소를 약 20마리씩 정성 들여 키우고, 신선한 풀만 먹이기 때문이고, 수천마리 소를 한번에 키우는 미국이나 뉴질랜드에서는 절대 우유를 바로 마실 수 없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쨌든 그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이름 붙여가며 정성 들여 돌본 소들이 공급해 준 그날 아침의 우유는 단연 최고였다. 소 젖 짜기를 구경한 뒤, 동물농장을 차례로 돌아봤다. 말들에게는 건초더미를 아침식사로 챙겨 주었고, 새끼 염소들에게는 사료를 직접 먹여 줬다. 간단한 아침 노동(?)을 마친 뒤 고대하던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메뉴는 간단했다. 삶은 달걀, 커피, 우유, 어젯밤에 구운 빵, 햄, 치즈. 어떤 호텔이나 가정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평범한 아침식사였지만 재료의 질과 신선도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소한 잼과 사과주스까지 모두 농장에서 나온 재료로 엘리자베스가 손수 만든 음식들은 이른 아침부터 두 남정네의 혀끝을 황홀경으로 몰아넣었다. “자, 이제 아침을 먹었으니 소화를 좀 시켜야겠지?” 또 어떤 일감이 기다리나 했더니만 나귀를 태워 주겠단다. 마침 주말을 맞아 큰딸과 친구들이 나귀를 타기 위해 놀러왔는데 우리도 끼워주겠다는 것이었다. 나귀의 털을 골라 주며 정겹게 대화를 나누던 그녀들은 익숙하게 나귀를 몰았다. 말에 비해 온순한 나귀의 승차감은 페라리가 부럽지 않았고, 조금 더 높은 눈으로 굽어본 에멘탈의 아침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미녀들이 나귀를 몰아 준 탓일까? 서울 총각 기웅의 입은 귀에 걸려 내려오지 않았고, 그는 여행을 마칠 때까지 에멘탈에서의 경험을 되새김질하며 행복해했다. 팜하우스Farmhouse 에멘탈, 부르크도르프 지역에는 잠자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약 10개의 팜하우스가 있다. 이번에 독자가 머문 베트빌Battwil 농장은 특별히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신선한 목장 우유와 식사도 일품이다. 헛간에서의 1박은 25CHF이다. www.bauernhof-baettwil.ch 에멘탈 지역의 한 농가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젖소, 염소, 양, 당나귀, 말, 돼지, 닭, 오리 등등 농장 주인은 일일이 손을 꼽아가며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있는지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말그대로 동물농장이었다. 농장에서 맛본 스위스 가정의 가장 평범한 두끼 식사는 이번 여정 중 단연 최고였다. 모든 재료는 농장에서 바로 공수했으니 그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travie info 스위스 여행의 필수 어플┃SBB 스위스철도청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모든 교통 정보를 담고 있다. 환승 시간, 도보 이동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준다. 네트워크 되는 곳에서만 검색이 된다. 웹사이트 www.sbb.ch도 유용하다. Swiss Hike 스위스의 주요 하이킹 코스를 상세히 안내해 주는 앱으로, 한번 다운 받아놓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여행한 대부분의 하이킹 코스도 포함돼 있다. 거친 산 속 호젓한 휴식 Valais발레 다음 목적지는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산악지역 발레주Valis. 마테호른의 관문도시인 체르마트Zermatt로 가기 전, 온천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에 서 몸을 녹였다. Leukerbad로이커바트 스트레스가 금지된 물의 나라 굽이굽이 거친 바위산을 버스를 타고 오르면서 마주한 풍광은 이전의 산들과는 또 달랐다. 스위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인 발레에는 계단식 포도농장이 가파른 비탈을 덮고 있었다. 로이커바트에 도착하자 뾰족뾰족한 형상이 거칠어 보이는 바위산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었다. 기웅은 역시나 산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가이드에게 “케이블카를 타면 저 봉우리까지 갈 수 있는 거죠? 어서 구름이 걷혀야 기막힌 풍경을 볼 수 있을 텐데”라고 묻자 가이드는 “너무 서두르지 마. 로이커바트에서 스트레스는 금지돼 있거든”이라고 눙을 쳤다. 로마시대부터 온천 휴양지로 명성을 떨친 로이커바트에서 제대로 온천을 만끽하려면 몸을 조금 피곤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하여 우리는 가벼운 하이킹에 도전하기로 했다. 소담스러운 샬레식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마을을 지나 온천물이 솟아나는 온천협곡Thermal Canyon을 걸었다. 이곳에서 하루에만 3,900만 리터의 온천물이 솟아난다고 하니 예로부터 괴테, 마크 트웨인, 레닌 등등 유명인들이 이곳에서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녹였다 갔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음엔 겜미패스Gemmi Pass로 향했다. 그런데 옅은 구름과 눈발 때문에 스위스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트레킹 코스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곳은 스위스가 아니었던가.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350m에 달하는 전망대로 순간이동을 감행했다. 1200년경에 개통된 겜미패스는 발레주와 베른Bern주를 연결하는 통상의 길로 모파상과 셜록 홈즈의 작품 속에도 등장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에 지그재그로 난 길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이 길은 하이킹 마니아라면 도전해 볼 만한 코스다. 40년 전 눈으로 온천욕을 즐기다 이제 온천을 즐길 시간. 부르거바트Burgerbad와 알펜테름Alpentherme이 양대 온천으로 꼽히는데 부르거바트는 워터파크 형태로 가족여행객들이 즐기기 좋고, 알펜테름은 사우나, 스파 등이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성격이 달랐다. 알펜테름은 실내와 노천 풀장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기웅은 웅장한 산세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기기 좋은 노천 풀장으로 바로 향했다. 궂은 날씨는 온천에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머리 위에는 눈에 소복이 쌓이고 물에 담긴 몸은 뜨끈뜨끈 녹아내리는 기분이 오묘했다. 온천수는 40년 전에 내린 눈이 지하 500m까지 스며들어가 다시 끓어오른 물이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70년대에 로이커바트를 적신 눈으로 목욕을 한 것이었다. 온천에는 발레식 사우나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전라’로 입장해야 하는 사우나였다. 기웅은 사우나 입구에서 “진짜 다 벗어야 하는 거에요?”라고 쭈뼛거리고 있는데 웬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것을 보고는 안도하며 어색하게 사우나와 냉탕을 오갔다. 분명 한국의 온천에 비하면 자극적이지는 않았으나 칼슘, 나트륨, 철분 등 130가지 성분이 담겨 있는 로이커바트의 온천수와 충격적인 사우나는 그날 밤 우리에게 가장 달고 깊은 잠을 허락했다. 로이커바트 추천 온천┃부르거바트Burgerbad 온도별로 10개의 풀장으로 이뤄진 가족형 온천시설이다. 미끄럼틀, 마사지풀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으며 사우나와 수영장도 있다. 3시간 이용권은 23CHF, 하루 이용권은 29CHF. www.burgerbad.ch 알펜테름Alpentherme 부르거바트에 비해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사우나는 전라로 입장하며, 로만-아이리시 스파와 테라피 시설도 있다. 사우나까지 이용할 수 있는 5시간 이용권은 39CHF. 하루 이용권은 53CHF. www.alpentherme.ch 겜미 케이블카 로이커바트와 겜미패스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왕복 3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emmi.ch Zermatt체르마트 스위스 산악 체험의 클라이맥스 로이커바트에서 체르마트로 가는 아침, 날이 맑게 갰다. 온천으로 재충전을 한 탓일까, 기다리던 마테호른을 만날 순간이 다가와서일까. 기웅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고 열차가 체르마트에 접근할수록 바쁘게 차창을 좌우로 오가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체르마트 역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갔을 때 북쪽으로 마테호른이 그 환한 얼굴을 드러냈다. 완벽하게 푸른 하늘, 초록색 옷을 갈아입고 있는 산과 오래된 샬레식 주택들이 조화를 이룬 풍경에 화룡점정으로 뾰족한 마테호른이 더해지니 완벽한 한 폭의 그림이 만들어졌고 기웅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먹먹한 표정을 띄고 있었다. “저 봉우리 하나를 보려고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알겠어요.” 며칠 전 내린 눈 때문에 산 중턱의 트레킹 코스는 폐쇄돼 있었다.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퓨리Furi역에서 다시 체르마트로 내려오는 길을 걷기로 했다. 체르마트 관광청 직원이 추천한 레스토랑 레마모트Les Marmottes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며 퐁뒤와 스위스 전통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다양한 스위스 치즈와 화이트와인을 팔팔 끓여 빵을 찍어 먹는 스위스 전통식을 이처럼 찬란한 풍경 아래서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내리막길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들과 양떼들, 야생화가 만발해 있었다. 마테호른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고르너그라트Gonergrat 열차에 올라탔다.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식 산악열차는 느긋하게 산을 밟아 올라갔다. 기차가 방향을 꺾을 때마다 다른 각도의 마테호른이 보였고, 수목한계선을 넘어선 뒤로는 순백의 눈천지가 펼쳐졌고, 눈 위에는 동물 발자국만이 희미했다. 마침내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위치한 정거장에 도착했다. 막차여서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굳이 막차를 탄 까닭은 산 정상에 있는 고르너그라트 3100 쿨름 호텔Kulm Hotel에 묵기 위함이었다. 해발 3,100m.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호텔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사위가 어둑해진 밤, 식당에 모인 여행객들은 마치 성지순례자처럼 창밖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며 경건하게 저녁식사를 즐겼다. 객실에 침을 풀고 창을 열었다. 마테호른 봉우리가 정면으로 한눈에 들어왔다. 저녁과 아침, 두 차례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기웅은 넋을 놓고 봉우리를 바라다봤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면서 달라지는 그 기묘한 색을 보면서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온 풍경을 가슴 속에 깊이깊이 새겼다. 3100 쿨름호텔 고르너그라트 1907년에 개장한 호텔로 스위스에서 최고 높이에 위치한 숙소다. 호텔이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29개의 4,000m급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 봉우리들의 높이로 객실 번호를 매겼다. 풍광만큼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건물 위쪽의 돔은 천문 관측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 www.gornergrat-kulm.ch 고르너그라트열차Gornergratbahn 해발 1,620m의 마을 체르마트에서 해발 3,089m의 고르너그라트까지 운행하는 톱니바퀴 산악열차다. 중간에 리펠알프Riffelalp, 리펠베르그Riffelberg 등의 역에서 하차하면 다양한 하이킹 코스를 소화할 수 있다. 체르마트 기차역 바로 앞에 탑승장이 있다. 왕복 요금은 8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ornergratbahn.ch 해발 3,100m에 위치한 고르너그라트 쿨름호텔의 창밖 풍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과 마테호른의 기막힌 장관을 넋 놓고 바라봤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내일투어 02-6262-5353 www.naeiltour.co.kr,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Swiss Review 풍경에 취하고 맛에 홀린 시간 5월의 스위스를, 그것도 ‘공짜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전화를 받고부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특히 ‘알프스의 산 속 체험’을 테마로 했던 만큼 더욱 들뜨고 설레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토블론Toblerone 초콜릿의 상징인 마테호른을 마주하던 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고르너그라트의 정상에 자리한 ‘3100 호텔’에서의 밤은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침대에 누워 고개만 돌리면 손에 잡힐 듯 마테호른이 보였고, 주변은 온통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마치 우주의 어딘가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마테호른에 비하면 초라할지 몰라도 도착하는 순간 힐링을 느끼게 해준 리기산은 왜 ‘산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알 만한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로이커바트에서 노천 온천을 즐기고, 예상치 못한 남녀 혼욕을 해본 것도 민망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탈리아의 토스카나를 연상시키는 에멘탈 지역은 압도적인 위용은 없었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곳이었다. 특히 팜하우스는 지금껏 수많은 나라를 여행해본 경험 중 가장 이색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라클렛을 비롯한 전통 스위스 식사와 신선한 치즈와 빵 등은 단연코 ‘생애 최고의 한 끼’였다고 할 것이다. 여행 기회를 선물해 준 내일투어와 <트래비>, 갑작스런 휴가를 허락해 주신 회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 도전자유여행 38탄 참가자 유기웅
  • 세종병원, 심장병 베트남 어린이 9명 무료 수술

    경기 부천시 세종병원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40)와 서울미술관의 후원으로 선천성 심장병을 앓은 베트남 어린이 9명을 무료로 수술해 줬다고 17일 밝혔다. 어린이들은 지난 9~12일 차례로 입원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박찬호는 최근 병원을 찾아 이들 어린이를 격려했다. 수술은 박찬호와 서울미술관이 박찬호의 야구 인생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 ‘더 히어로(The Hero), 우리 모두가 영웅이다!’ 전시회의 수익금 가운데 1억원을 기부해 이뤄졌다. 전체 수술비용은 1억 8000만원이다. 나머지 8000만원은 병원 측에서 부담했다. 수술을 받은 베트남 어린이들은 선천적인 심장기능 이상으로 혈액 순환이 잘 안돼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등 힘든 생활을 해 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영훈국제중, 사배자 28명·일반 839명 성적조작

    영훈국제중, 사배자 28명·일반 839명 성적조작

    국제특성화학교로 지정된 영훈국제중의 법인 이사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운영 초기부터 조직적인 입학 비리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영훈학원 이사장 김하주(80)씨와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임모(53)씨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 등은 특정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 성적 조작을 지시하고 그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의 지시를 받아 성적 조작을 공모하고 교비를 법인자금으로 빼돌린 전 영훈중 교감 정모(57)씨 등 학교 관계자 7명을 업무방해·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씨 등에게 돈을 건넨 학부모 등 6명을 약식기소했다. 김씨 등 학교 관계자 9명은 2009~2013년 신입생 결원 시 추가로 학생을 입학시켜 주겠다며 학부모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기고, 특정 학교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영훈중 교감이었던 정씨와 행정실장 임씨는 기여금 명목의 금품을 제공할 수 있는 학생을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의 추가 입학자로 선정하도록 하라는 김씨의 지시를 받고, 임씨는 이들 학부모 5명에게 추가 입학을 대가로 모두 1억원을 요구해 김씨와 정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특정 학부모의 자녀나 영훈초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지원자 28명, 일반전형 지원자 839명의 성적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의 경우 주관적 점수를 만점으로 바꾸고 총점이 높은 지원자의 점수를 줄이는 방법 등으로 성적을 조작했으며 일반전형에서는 심사위원이 아예 심사를 하지 않고 교사가 임의로 허위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보호시설운영 초등학교 출신 지원자들은 가정환경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원자 8명 중 2명만 합격하고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합격권이었음에도 모두 성적이 조작돼 불합격 처리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원 채점자료들이 심사 직후 폐기돼 수사가 어렵자 심사위원들에게 모든 지원서류를 다시 채점하도록 해 광범위한 성적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또 2011년 6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교원 명예퇴직 수당 1억 9000만원을 허위로 타내고 2007~2012년 재단 토지보상금 5억 1000만원, 영훈초·중 교비 12억 6100만원을 횡령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영훈중이 9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하고 편입학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학부모와 시민들은 “학교가 아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며 분노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제중을 일반중학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학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가 아이들 인생이 달린 입학을 놓고 돈장사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부유층 자제 합격을 위해 다른 아이들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향세 도입 논란 재연… 지방재정 도움될까

    “고향세를 도입하면 지역 인재 육성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안전행정부 지방재정전략회의에서는 ‘고향세’라는 생소한 용어가 언급됐다. 지방행정연구원 이창균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지방재정 투명성 제고 방안’ 보고 내용 가운데 하나였다. 고향세는 해당 지역에 재원을 기부하면 지방세 일부를 감면해 주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후루사토(故?) 납세제’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기 고향에 재원을 기부하면 지방소득세(지방세)나 소득세(국세)에서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 연구위원의 주장은 최근 취득세 영구 인하 논란과 맞물려 지방재정 보전 대책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이 납부하는 국세의 일부를 납세자가 선정한 지역의 세수로 귀속하게 하면 지역의 세수가 확충되는 것은 물론 지역 간 세수 편차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이 직접 지역 발전과 지역 간 재정 격차 완화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안행부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도 등에서 고향세나 향토발전세라는 이름으로 제도 도입이 추진된 적이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2010년 여당의 지방선거 공약으로 논의되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반대론도 적지 않다. 조세를 납부하는 곳을 임의로 선택하는 것은 강제로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의 본래 취지에 모순된다는 것이다. 조세의 성격이 ‘기부’로 변질된다는 의미다. 또 ‘고향’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향세 유치 갈등, 비수도권에 혜택이 몰리는 점 등도 반대 이유로 제기된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고향세와 같은 취지로 교부세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방재정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모든 주민이 자신의 고향에 일률적으로 소득세의 10%를 고향세로 납부하면 2011년 기준으로 지방소득세는 총 1831억 400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증감분이 428억여원, 경북이 306억여원 등 비수도권 9개 시·도에 혜택이 집중됐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업 이익 줄며 법인세 4조 증발… 정부 “하반기엔 개선” 낙관만

    기업 이익 줄며 법인세 4조 증발… 정부 “하반기엔 개선” 낙관만

    올 상반기 10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세수 펑크’의 원인은 경기 침체다. 경제 성장률이 2.0%에 불과했던 지난해의 기업(법인) 실적이 반영되면서 법인세수가 치명타를 입은 데서 잘 나타난다. 소비지출 부진으로 부가가치세 실적도 크게 부진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주택가격 하락 등 우리경제 내부 문제에 더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어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올 1~5월 법인세 징수액은 19조 9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 3441억원 적었다. 지난해 대비 전체 국세 세수 감소분 9조 83억원의 절반가량(48.2%)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하곤 대다수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7000억원으로 전년 2조 9600억원에 비해 1조 2600억원 줄었다. 현대중공업도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4조 5600억원에서 1조 9900억원으로 감소했다. 과표가 낮아졌으니 당연히 내야 할 법인세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법인세율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은 20%로 이전보다 2% 포인트 낮아졌다. 하반기 법인세 징수 실적이 나아질지도 불확실하다. 유럽의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이 출구전략(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가치 하락’도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는 악재다. 통상 8월 말에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상반기 순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먼저 내지만 대다수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달 상장사 135개 가운데 88개사(65.2%)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조정됐다고 분석했다. 부가가치세 징수액도 올 1~5월 23조 4447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 8271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국민들의 씀씀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세목이다. 올 1분기 소매판매액은 전기 대비 1.2% 줄었고, 4~5월에도 0.2~0.7% 감소했다. 하반기 징수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가계부채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2인 이상 가구의 올 1분기 소비지출은 전년 같은 분기보다 1.8% 감소했다. 2009년 2분기 이후 14분기만에 첫 감소였다. 소득이 0.3% 증가했음에도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특징을 보였다. 이 밖에 올 1~5월 증권거래세(-4281억원), 개별소비세(-528억원), 주세(-1393억원) 등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세수가 늘어난 항목은 소득세(3329억원), 종합부동산세(471억원), 인지세(97억원)뿐이었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세도 할 수 없고 무리하게 기업 짜내기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차 추경이나 국채 발행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체 조세시스템을 개혁할 여건이 예상보다 빨리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하반기에는 세수 부족이 크게 줄 것으로 낙관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올 세수 결손은 많아봐야 5조원 이내일 것이며 이는 세출 불용액 등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2차 추경이 필요한 정도의 큰 세수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목별·시기별 징수 목표와 같은 구체적인 근거는 대지 않았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감사”… 美 클리블랜드 납치 피해 여성들의 첫 메시지

    “감사”… 美 클리블랜드 납치 피해 여성들의 첫 메시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납치·감금 사건의 피해 여성 세명이 4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5월 전직 스쿨버스 운전사 아리엘 카스트로(52)에게 약 10년 전 납치됐던 어맨다 베리(왼쪽·27), 지나 데헤수스(가운데·23), 미셸 나이트(오른쪽·32)가 감금에서 구출된 지 두달 만인 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성금모금에 참여해 준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이들이 병원에서 외상과 정신과 치료를 받는 동안 후원기금인 ‘용기 펀드’에는 100만달러(약 11억 3730만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였다. 2002년 8월 납치당할 당시 21세였던 나이트는 “사람들이 보내준 사랑과 지지, 기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며 “증오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처한 상황에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 삶을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2003년과 2004년에 납치된 베리와 데헤수스도 영상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16세 때 패스트푸드업체 버거킹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길에 납치된 뒤 강간을 당해 카스트로의 아이까지 낳은 베리는 “나는 매일 강해지고 있으며 개인적인 생활을 갖게 된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감금 기간 동안 세명의 여성은 임신과 유산을 반복하는 고통을 겪었다. 한편 카스트로는 지난달 살인·납치·강간·불법낙태 등 총 329건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사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금품수수’ 개인비리에 무너진 MB 최측근

    ‘금품수수’ 개인비리에 무너진 MB 최측근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구속을 피했던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이 결국 개인 비리 혐의로 10일 구속됐다. 원 전 원장의 구속은 정권이 바뀔 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정권 교체기를 전후해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 첩보를 여러 방면에 걸쳐 수집해 왔기 때문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도 그동안 검찰이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를 탄탄하게 수사해 왔다는 것을 방증한다. 검찰은 당초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와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수사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려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원 전 원장 개인 비리는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라 수사한 지 꽤 됐다”면서 “원 전 원장의 대선·정치 개입과 개인 비리 수사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고 사법 처리하려 했는데, 여러 이유로 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황교안 법무장관의 반대와 수사팀 내 의견이 충돌하면서 개인 비리 수사는 별도로 진행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 대신 개인 비리로 원 전 원장이 구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구속된 만큼 공소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원 전 원장의 금품 수수 규모와 원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황보건설이 수주한 관급·대형 공사의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09년부터 황보건설 전 대표 황보연(62)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씩 모두 1억여원의 현금과 순금, 명품 가방 등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고 그 대가로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 홈플러스의 인천 연수원 설립 기초공사 등 황보건설이 관급·대형 공사를 수주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이 받은 돈의 최종 종착지 파악도 관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 재임 시절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불법 자금 용처까지 규명할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한편 역대 정보기관 수장들은 재임 시절에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지만 정권이 교체된 뒤에는 상당수가 사법 처리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12·12사태에 연루돼 수차례 구속됐고 안무혁 전 안기부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은 불법 감청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북한 노동당 대화록을 유출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 개인 비리로는 이현우 전 안기부장이 1995년 11월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안기부 공금 10억원을 빼돌려 동생에게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은 역대 정보기관 수장 중 개인 비리로 세 번째 사법 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원세훈 前국정원장 구속여부 10일 결정

    건설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오는 10일 결정된다. 7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원 전 원장은 개인비리로 형사처벌을 받는 역대 두 번째 정보기관 수장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퇴임 후 3개월여 만에 철창 신세를 지는 셈이다. 지난 3월 퇴임한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해 4월 29일 검찰 조사를 시작으로 두 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4일에는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선거법 적용에 제동을 거는 등 내부 갈등 덕분에 가까스로 구속 신세를 면했지만 불과 3주 만에 개인비리로 다시 검찰에 불려 나왔다. 검찰은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초기부터 원 전 원장에 대한 개인비리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원 전 원장과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 오던 황보연(62)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최근 “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09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현금 1억원, 선물 5000여만원 상당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지난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원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 전 원장이 구속되면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장을 지낸 권영해씨 이후 개인 비리로 사법 처리를 받게 되는 역대 두 번째 정보기관 수장이 된다. 권씨는 안기부자금 10억원을 빼돌려 동생에게 제공하게 한 혐의로 지난 2004년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원 전 원장은 8일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도 앞두고 있는데다 조만간 국회에서 열릴 국정원 국정조사에서도 증인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검찰, 법원, 국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예상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금융피해자 지원 ‘새희망힐링펀드’ 자격요건 완화에도 대출실적 저조

    보이스피싱 등으로 피해를 본 서민에게 긴급자금을 빌려주는 ‘새희망힐링펀드’가 나온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지원 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무엇보다도 금융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새희망힐링펀드를 도입한 이후 지난 5월까지 총 11억 2200만원을 지원했다고 4일 밝혔다. 대출 건수는 349건, 평균 금액은 321만원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실적이 저조하다면서 새희망힐링펀드 자격요건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대도시 1억 3500만원, 기타지역 8500만원의 재산이 있을 경우에는 새희망힐링펀드를 이용할 수 없었지만 이러한 기준을 없앴다. 하지만 자격 요건을 완화한 후 4개월 동안의 대출 실적은 이전보다 오히려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는 6억 2700만원(193건)이 대출됐지만, 올 2월부터 5월까지는 4억 9500만원(156건)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홍보를 강화해 혜택 받는 사람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면서도 실제로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청과 협조해 새희망힐링펀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새희망힐링펀드는 보이스피싱·불법사채·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를 대상으로 긴급생활자금과 학자금을 500만원까지 연 3% 이자로 5년간 대출해주는 제도다. 금융회사 법인카드 포인트를 기부받아 재원으로 사용하며, 37억 3400만원이 적립돼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전국 44개 지부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檢, 수뢰혐의 원세훈 前원장 4일 소환

    檢, 수뢰혐의 원세훈 前원장 4일 소환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의 건설업자 유착 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원 전 원장을 4일 피의자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4일 구속된 황보연(62)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원 전 원장에게 억대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국정원장 취임 이후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림파워발전소 토목공사 등 각종 관급공사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황 전 대표로부터 고가 해외 명품 가방, 1억원이 넘는 현금 등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을 4일 소환 조사하기로 한 것은 원 전 원장이 2009년 국정원장 취임 이후 황보건설의 관급·대기업 발주 공사들의 수주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받은 것을 입증해 사법처리 수순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은 일단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 기소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 전 원장이 구속될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명박(MB) 정부 실세 중 개인 비리 혐의와 연루돼 첫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피의자 신분 소환→사전구속영장 청구→신병확보→사법처리’ 수순의 밑그림을 그리고, 원 전 원장 소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 영장청구는 구속 수사 수순”이라며 “신병 확보 이후 여러 개인 비리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초기부터 원 전 원장이 정치적 논란이 큰 대선·정치 개입보다는 개인 비리로 구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원 전 원장은 황보건설이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 2009~2011년 홈플러스의 인천 무의도 연수원 설립 기초공사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해당 관공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황 전 대표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원 전 원장이 서울 용산구청에 있던 1990년대 초반부터 그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현직 공무원, 정권의 금융권 실세 등과 함께 골프 회동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원 전 원장과 황 전 대표의 커넥션을 수사해 왔다. 검찰은 황 전 대표가 2009년부터 원 전 원장에게 사업 청탁 등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황 전 대표를 비롯해 황모·박모·최모씨 등 6명과 황보건설·황보종합건설 등 법인 2곳의 금융거래 내역도 추적해 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몽준, 영화 ‘NLL-연평해전’ 제작에 1억원 투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02년 발생한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다룬 영화 ‘NLL-연평해전’의 제작에 1억원을 개인 투자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2년 월드컵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발발한 제2연평해전에서 우리 영해를 지키다 전사한 장병들에게 늘 마음의 빚이 있었다”면서 “영화를 통해 이들의 희생 정신이 잘 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 3, 4위전이 열린 날인 2002년 6월 29일 오전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우리 해군 참수리-357호정에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우리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으며, 북측에선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화 ‘NLL-연평해전’은 제2연평해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금받고, 출연진과 제작진들의 재능기부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배우 정석원, 장성원, 장준학, 서현진 등이 출연하고 오는 10월 개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訪中] 삼성 등 23개기업, 中 사회공헌 올 751억원 투입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현지에서의 사회공헌을 위해 올해 75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탈피, 복지와 분배를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도 이에 맞춰 올해 4억 327만 위안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 23개사의 투자액은 ▲삼성 1억 5200만 위안(약 283억원) ▲이랜드 1억 3000만 위안(242억원) ▲현대·기아차 3844만 위안(71억원) ▲LG전자 2038만 위안(37억원) ▲SK 1658만 위안(30억원) 등이다. 이 돈은 현지의 장학사업과 자선단체 기부, 지역사회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선박펀드로 稅 회피… 의료비 공제도 부자 유리

    선박펀드로 稅 회피… 의료비 공제도 부자 유리

    기업 투자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세금 감면제도인 임시투자세액공제. 1982년 경기 침체기에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30년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다. 경기 활황으로 필요가 없어졌을 때도 재계 반발 등에 대한 우려로 정부는 이를 없애지 못했다. 그동안 18차례 일몰(시한 만료)의 위기를 넘겼다. 비과세·감면이 기득권화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내 비과세·감면액은 2000년 13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 29조 7000억원(잠정)으로 연평균 6.9%씩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국세 수입의 12.8%를 차지했다. 한국조세연구원이 26일 공청회에서 지적한 케케묵은 비과세·감면 제도의 문제점은 ▲정책 목표에 어긋나고 실효성 부족 ▲과세 형평성을 저해하는 공제 방식 ▲항구화·기득권화로 세수 기반 약화 ▲예산산업과의 중복 등 크게 4가지다. 저축 지원을 위한 비과세·감면 제도는 개인연금저축 비과세, 농어가목돈마련저축 비과세 등 모두 14개에 이른다. 지난해 감면액만 모두 1조 4641억원이나 됐다. 저소득층의 저축 장려를 정책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고소득층과 고액 자산가의 배만 불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득 하위 40% 계층이 저축 여력이 없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 등으로 볼 때 이 제도는 최초 설계 단계부터 잘못됐다는 것이 조세연구원의 지적이다. 농협·수협 등 조합 출자금 및 예탁금에 대한 세제 혜택도 주 대상인 농어민에게는 과실이 거의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자격을 농어민뿐 아니라 1만원 정도 출자금을 낸 준(準)조합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제도의 정책 대상자는 농어민이 아니라 사실상 전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말 기준 농협의 비과세 예탁금 62조원 가운데 80.9%인 50조원은 준조합원의 예금이었다. 투자 금액에 상관없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하지 않고 분리 과세하는 부동산투자펀드, 선박투자펀드, 해외자원개발펀드나 한도 없이 비과세하는 장기저축성보험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부분 고소득층의 세금 회피 목적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하거나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 실적이 전혀 없는 제도도 있었다. 대학 맞춤형 교육비용 세액공제, 성실신고 확인비용 세액공제, 주택담보 노후연금 이자비용 공제, 방송신문교육용 고급사진기 개별소비세 면제 등 35개 제도는 아예 이용된 적이 없었다. 예산 사업과 수혜 계층이 중복되는 비과세·감면 제도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으로 연간 7조 4978억원은 유사 중복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비과세 감면에 따른 올해 전체 조세지출액 18조 5722억원의 40.3%에 달한다. 보험료·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의 특별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도록 잘못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기준으로 1년 소득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 의료비 혜택은 68만원에 불과했지만 10억원이 넘는 ‘초(超)고소득자’의 경우 7135만 5000원이었다. 105배의 격차다. 김 연구위원은 “소득에 비례해 공제를 받는 소득공제 제도 때문”이라면서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바꿔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층 부담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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