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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만나고 성병 옮았다” 폭행 30대 여성 ‘벌금 30만 원’

    “너 만나고 성병 옮았다” 폭행 30대 여성 ‘벌금 30만 원’

    남성 팔 폭행·포르쉐 파손 혐의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남성에게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를 옮았다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허익수 판사는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17일 선고했다. A씨는 30대 남성 B씨의 왼팔을 수차례 때리고, B씨 소유의 포르쉐 자동차 일부를 파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사이다. A씨는 B씨 때문에 HPV에 감염됐다며 치료비를 요구했다. HPV 일부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고,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상대가 치료비를 주지 않자 B씨 왼팔을 수 회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에 타고 있던 B씨가 자리를 뜨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문을 잡고 있기도 했다.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A씨는 법적 처분을 받게 됐다. 1심 “폭행 해당”…자동차 손괴 혐의는 무죄 검찰은 약식명령을 통해 사건을 마무리했으나, A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해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A씨는 팔을 몇 차례 툭툭 건드렸을 뿐 폭행을 한 적이 없고, 자동차를 손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에게 폭행은 유죄를 선고했다. 허 판사는 “B씨는 A씨가 자신의 왼쪽 팔을 때렸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상황이 녹음된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B씨가 계속 ‘몸에 손대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며 “A씨의 당시 행위는 폭행죄에서 말하는 상대방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에 해당한다 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A씨가 B씨의 포르쉐 자동차를 손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의 행위로 이 사건 손상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안산시, 전국 최초로 공유수면 송전선로 점용료 징수 이끌어내

    안산시, 전국 최초로 공유수면 송전선로 점용료 징수 이끌어내

    경기 안산시가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유수면 위에 설치된 송전선로(송전탑을 잇는 전선로)에 대한 점용료 부과를 이끌어냈다. 시는 매년 수십억원의 세외 수입을 확보하게됐으며 공유수면 위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점용료 징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7일 경기 안산시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가 안산시를 상대로 낸 ‘송전선로 및 송전철탑 공유수면 점용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다”며 안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안산시는 “이번 판결은 송전선로 아래 공유수면(선하지)에 대한 점용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된 전국 첫 사례”라며 “안산시는 이미 부과한 점용료 200여억원을 세외수입으로 확보하게 된 것은 물론 앞으로 매년 40억원가량의 점용료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전은 영흥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신시흥변전소로 보내기 위해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시화호 일대에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68개의 송전탑이 공유수면 위에 설치됐으며, 이 중 47개(총 길이 16㎞)가 안산시 관내 공유수면 위에 만들어졌다. 나머지 송전탑은 옹진군 관내 2개, 화성시 관내 12개, 농어촌공사 관할 공유수면 내 7기 등이다. 안산시는 기존 공유수면관리법과 공유수면매립법이 통합돼 2010년 1월 제정된 공유수면법에 송전선로를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해양수산부 질의 등을 거쳐 2018년 3월 한전에 2013년 3월∼2018년 5월분 공유수면 점용료 219억원을 부과했다. 점용 공유수면 면적은 전체 선로 길이와 철탑의 폭을 곱해 산정했다. 공유수면은 국가 소유지만 관련 법에 따라 관할 지자체가 점용료 등을 부과한다. 이에 한전은 점용료 전액을 일단 납부한 뒤 안산시를 상대로 점용료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은 지난해 1월 ‘송전선로 설치 당시 철탑 점용료만 받기로 하고 선로 아래 공유수면에 대한 점용료 징수는 없을 것이라고 믿은 상태에서 송전선로를 건설한 한전과의 신뢰를 위반했다“며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처음부터 안산시가 공유수면 점용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논의한 자료가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안산시에 승소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이번 송전선로 아래 공유수면 점용료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화호 일대 공유수면 위 송전선로가 있는 경기 화성시와 인천 옹진군이 안산시와 같이 점용료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경기 평택시와 충남 서산시 등에도 공유수면 위에 송전선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해당 지자체의 대응이 주목된다. 안산시 관계자는 “시는 관내 송전선로의 공유수면 점용료를 그동안 피해를 본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안산시민 전체를 위한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도 마리나 항만 사업을 추진중인 시는 시화호와 인접한 시흥·화성 등 다른 지자체와 함께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협의중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안산시의 적극행정으로 다른 지자체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송전선로로 생태계 파괴, 자연경관 훼손 등으로 피해를 겪은 우리 안산시민에게도 정당한 보상이 이뤄진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법농단’ 잇단 무죄… 양승태에게 물을 죄가 사라졌다?

    ‘사법농단’ 잇단 무죄… 양승태에게 물을 죄가 사라졌다?

    최대 쟁점 직권남용죄 성립조차 안 돼 양 전 대법원장 공소사실 상당수 흔들려 21일 양승태 재판 두 달 만에 재개 ‘촉각’양승태(72·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5명이 잇따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이들의 ‘윗선’인 양 전 대법원장 등 전직 사법부 수뇌부 재판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내려진 판결에서는 전체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줄기인 사법행정권의 범위와 재판 개입의 인과관계에 대한 검찰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이 상당수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사가 위헌적 행위를 했음에도 벌할 수 없다’는 논리에 따라 사법부가 스스로 사법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도 높아질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심리로 오는 21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3·12기)·고영한(65·11기)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재판이 두 달 남짓 만에 재개된다. 지난해 5월부터 53차례 열렸던 재판은 양 전 대법원장이 폐암 수술을 받으며 중단됐다. 47개에 달하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가운데 핵심은 청와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등 각종 재판에 개입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다.그런데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는 재판 개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6·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를 했지만 직권남용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법관의 독립된 재판을 침해할 권한이 애초에 사법행정권자에게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또 임 부장판사의 개입 행위에도 불구하고 일선 재판장들은 독립적인 판단을 했다며 재판 개입과 실제 재판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도 없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죄의 또 다른 축인 ‘의무 없는 일’도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논리가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서도 이어진다면 대법원장의 재판 개입 권한이 직무권한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물론 법원행정처의 관여를 받은 일선 법원 재판 결과와의 인과관계도 입증이 안 돼 재판 개입 관련 혐의들이 대부분 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재판 개입을 위한 직무권한이 존재하지 않아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없다면 상급자의 어떠한 재판 관여도 처벌할 수 없고, 직권남용죄의 보호법익인 국가기능의 공정성은 사법의 영역에서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러한 판결이 확정되면 앞으로 어떠한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법관 탄핵이나 대법원 징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법관 탄핵은 국회의 소추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야 하고, 징계는 시효가 3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게다가 탄핵과 징계 모두 현직 법관에게만 적용될 수 있고, 징계 수위도 최대 정직 1년이어서 재판 개입의 중대성에 크게 못 미친다. 재판 개입을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는 데다 강제징용 사건 당사자 등 잘못된 재판 개입의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것도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 미국·프랑스 등에서 규정한 ‘사법방해죄’를 법관들에게도 범위를 넓히는 취지의 입법을 하거나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재판 관여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장 실현되긴 어려워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황교안, ‘딸 채용 의혹’ 김성태 불출마에 “당과 나라 생각한 결단”

    황교안, ‘딸 채용 의혹’ 김성태 불출마에 “당과 나라 생각한 결단”

    金, 미래한국당 이적 묻자 “병원에 입원할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주말인 15일 한국당 원내대표 출신 3선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의 4·15 총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당과 나라를 생각한 결단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딸 부정채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도전장을 내민 황 대표는 이날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과 혜화동로터리 일대에서 시민과 소상공인들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들이 (불출마) 결단을 해 혁신으로 향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또 오는 17일 출범 예정인 범보수진영의 통합신당 ‘미래통합당’의 대표로서 각오를 묻자 “문재인 정부를 이기고 자유대한민국, 잘사는 대한민국, 갈등과 분열로부터 국민들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통합했다”면서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백의종군, 자유우파 대동단결 위해 저를 바치겠다” “김문수·유승민·조원진에 통 큰 화해 당부”탄핵 국면 당시 새누리 탈당해 바른정당 이적이날 김성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우파의 승리와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심했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저는 문재인 정권을 불러들인 원죄가 있는 사람으로서 자유우파의 대동단결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면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지난날의 아픈 상처로 서로 갈라져 있는 보수우파에 통 큰 화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제 정치 여정의 마지막 소원이자 책무는 통합의 완성”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을 끌어들인 원죄와 보수우파 분열의 원죄를 저 스스로 모두 떠안고 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보수우파 분열의 원죄’는 자신이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심서 딸 채용 뇌물죄 무죄에 김성태 “文, 정치보복 중단하라” 재판부 “특혜 채용은 인정”에 비판 여론 직면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공작과 정치보복을 중단하고,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것을 그만두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가며 정치에 입문해 18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서 서울 강서을 지역에서 내리 3선(18·19·20대)을 지냈다. 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딸의 KT 정규직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김성태 의원의 딸이 여러 특혜를 받아 KT의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시해 뇌물수수 무죄 판결과는 별개로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서유열 전 KT 사장의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뇌물죄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석채 전 KT회장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뇌물공여자로 지목한 이 전 회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었다. 울먹인 김성태 “가족들에 표 애걸시킬 수 없어” “딸 아이 건강하게 해주고 싶다”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던 2012년 이 전 KT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서 빼주는 대가로 자신의 딸을 그 해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정규직으로 합격시키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함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의원은 ‘딸의 특혜채용 문제가 불출마 결심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아이의 정규직 채용 절차가 부적절하게 진행된 것을 모르고 저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살았던 지난날이 후회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지금 할 일은 우선 가족들을 챙기고 딸 아이를 건강하게 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도중 가족에 대해 언급할 때 울먹이며 “제 가족들에게 거리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한 표를 애걸하는 일을 더이상 시킬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라면서 “건강이 휘청댈 정도로 견디지 못하겠다. 자괴감과 상실감이 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판개입’ 있었지만 판사들은 독립적 판결했다”? 임성근 판결 속 또 다른 의문

    “‘재판개입’ 있었지만 판사들은 독립적 판결했다”? 임성근 판결 속 또 다른 의문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를 했지만 직권남용의 형사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의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1심 판결 선고는 사법행정권자의 재판개입 행위 자체를 반(反))헌법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헌법에 따라 법관의 독립적인 재판이 보장이 돼 있고 어느 누구도 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없으니 사법행정권자 역시 재판에 개입할 수 있는 직무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해 징계사유 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냈다. 임 부장판사는 2015년 ‘박근혜 세월호 7시간’ 관련 보도를 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재판장에게 기사 내용이 허위라는 중간 판단을 법정에서 밝히도록 하고, 선고기일 때 무죄를 선고하지만 해당 기사 작성 행위가 부적절했음을 질책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의 사건 재판장에게 판결문의 양형이유에서 민감한 표현을 수정해 보라고 요청하고 원정도박 혐의로 약식 기소된 오승환·임창용 선수를 정식재판으로 넘기려던 판사에게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 보라”며 재검토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있다. 실제로 임 부장판사가 요청한 내용대로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한 선고기일 구술본과 민변 변호사 판결이 일부 수정됐다. 오승환·임창용 선수도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러한 결과와 임 부장판사의 지시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가토 전 지국장의 사건 재판장이었던 이모 부장판사와 민변 변호사 사건의 재판장이었던 최모 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에서 “요청(지시)을 받았지만 그것을 듣고 고친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합의부 재판 절차에 따라 판결이 선고된 것이지 임 부장판사의 지시 그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합의부 재판은 합의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므로 재판장의 의사와 독립된 것으로 재판장이 혼자서 이를 결정할 수도 없다”면서 “이·최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요청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자신의 법적 판단 및 합의부 내의 논의 등을 거쳐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재판부와 합의해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프로야구 원정도박 사건을 정식재판에 넘기려 했던 김모 판사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 판사 또한 동료 판사들의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해 피고인의 요청과 김 판사의 약식명령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의 부당한 지시는 있었지만 일선 재판부의 합의 절차와 단독 판사의 판단 과정은 정상적이었고 따라서 그 결과는 누구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독립적인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재판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판단이 달랐더라고 해도 판사들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재판개입 혐의를 직권남용죄로는 처벌할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핵심 혐의인 재판개입 혐의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이 나오게 된다면 검찰이 기소한 공소사실의 상당수가 무너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임 부장판사의 지시에 따라 내용이 다 수정되고 결정이 바뀌는 사실관계가 입증이 되는데도 ‘판사는 아무 영향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결했다’고 판단한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판깨스트] ‘사법농단’ 잇단 무죄 판결… ‘재판개입’ 책임은 어떻게 묻나

    [판깨스트] ‘사법농단’ 잇단 무죄 판결… ‘재판개입’ 책임은 어떻게 묻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들이 연달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 절차가 아직 많이 남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핵심 고위 간부들 외에 검찰이 추가로 재판에 넘긴 10명의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에서 벌써 5명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인데요. 특히 13일과 14일 있었던 두 개의 판결에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미를 지닌 판단들이 담겨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향방이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틀간 무죄 판결이 난 두 가지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전체적인 주요 배경과 핵심 혐의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가 무죄를 선고한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사건은 사법부의 ‘부당한 조직 보호’라는 전체 사건의 뿌리 중 하나로 연결됩니다. 이들의 혐의는 곧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에서 선고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사건은 ‘재판개입’이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줄기입니다. 47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선 일부로 보이지만, 전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틀을 법원이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계기가 된 것입니다. ●같은 ‘무죄’ 선고됐지만 파장은 더 큰 임성근 부장판사의 ‘무죄’ 선고된 주문은 모두 ‘무죄’.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앞 사건은 “이들의 행위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임 부장판사의 사건은 “위헌적인 부당한 일을 한 것은 맞지만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행위를 바라본 시각이 아예 다릅니다. 그리고 ‘사법행정권자’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판단도 달랐습니다. 판결 이후 법원과 검찰의 반응, 그리고 사건이 미칠 파장에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임 부장판사 사건입니다.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으니 사건을 재판에 넘긴 검찰도 연일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그 강도는 임 부장판사 사건에서 더욱 셌습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은 단순히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고 비난하고 넘어가선 안 되는, 본질적인 고민을 법원에 던지는 의미도 있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임 부장판사의 공소사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 관련 보도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을 맡은 재판장인 이모 부장판사에게 “기사가 허위”라는 중간 판결을 선고공판 이전에 하도록 요구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먼저 있습니다. 또 이 부장판사가 선고기일을 잡자 그 전에 판결 선고를 위한 구술본(법정에서 판결의 핵심을 요약해 선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내용)을 미리 보고받은 뒤 이를 수정하도록 요청했다는 혐의입니다. “법리적인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지만 해당 보도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질책을 하도록 수정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와 관련한 사건 판결이 이뤄진 뒤 재판장인 최모 부장판사에게 요구해 양형이유 가운데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도록 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씨를 정식 재판에 넘기려던 김모 판사의 판단을 뒤집고 “어차피 벌금형이 최고형인 범죄이니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라”고 종용한 혐의가 있습니다. 임 부장판사는 세 번째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견책’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이 같은 공소사실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두 갈래로 구분됩니다. 임 부장판사가 각각의 재판장들을 만나 재판에 관여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각 재판관여 행위는 피고인의 지위 또는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일선 재판부에 개입하는 행위 자체가 법관의 독립을 명시한 헌법에 반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그동안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을 비판해 온 시각이라면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위헌적”이라는 지적은 결국 임 부장판사의 행위들에 대한 선언적 규정일 뿐, 임 부장판사의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합니다. 위헌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라고 해서 곧바로 벌을 줄 수 있는 게 아니고 적용된 죄명에 따라 범죄가 성립되는지를 엄격하게 따지는 게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임 부장판사의 행위들이 기소된 죄명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들어맞아야 하는 건데 이날 재판부는 맞지 않다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공무원의 ‘권한에 없는’ 불법행위는 직권남용죄 처벌 불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무권한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할 때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다만 ‘직무권한’은 공무원이 그 지위와 역할에 맞게 해오던 일들로 범위가 제한돼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지인이 운영한 회사인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맺도록 하거나 최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업체와 광고계약을 맺도록 한 혐의에서 직권남용죄가 무죄로 확정됐는데요. 박 전 대통령이 잘못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통령에게는 일반 사기업의 광고발주까지 관여할 직무권한이 애초에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공무원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경우 해당되는 죄라는 것, 다시 말하면 만약 공무원이 권한에도 없는 불법행위를 했더라도 죄를 물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무원 불법행위죄’라는 건 없고,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에 맞게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권한을 넘어선 일을 하면 직권남용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는 직권남용에 대한 판단이 더욱 중요한데, 이날 재판부는 “형사수석부장에겐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헌법이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어 다른 국가기관이나 외부 세력 뿐 아니라 사법부 내부에서도 법관의 독립을 침해해선 안 된다”면서 “사법행정권도 궁극적으로 사법권 독립 내지 법관의 독립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행사되어선 안 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법관의 조직법상 상위기관인 사법행정권자는 법관의 독립을 해치지 않은 범위 안에서만 직무감독을 할 수 있으므로 개별 법관의 재판업무에 대해 사전적·사후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체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사법행정권자인 수석부장판사가 개별 판사들의 재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특정한 방향이나 방법으로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애초에 수석부장판사의 직무권한에도 없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 직권남용죄를 물을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사법행정권자에 재판개입 권한 없어’ 판단→ ‘재판개입’ 처벌 근거 아예 없어져 이 논리를 만약 양 전 대법원장 등 다른 재판부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요? 각종 재판개입 의혹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한들 재판에 관여하도록 주도한 사법행정권자들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대법원장에게 일선 법원 법관들의 재판에 관여해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직무권한은 없다”, “법원행정처장이 일선 판사에게 특정 방향으로 재판을 진행하라고 지시할 권한이 없다”면 임 부장판사의 1심 판결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직 수뇌부들의 재판 만이 아니어도 지금이라도 어느 법원에선가 사법행정권자의 재판개입 행위가 벌어져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법이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각 재판관여 행위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해 징계사유 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위헌적인 행위라는 선언도 했으니 국회에서 추진을 한다면 법관 탄핵이나 또는 법원 내부 징계절차로만 재판개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법관 탄핵이나 내부 징계절차는 모두 현직 법관들에 대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퇴직한 전직 법관들에겐 아예 책임을 따질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재판 독립의 원칙상 재판개입을 위한 직무권한이 존재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직권남용죄도 성립할 수 없다면 인사권자나 상급자의 어떠한 재판 관여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고 직권남용죄의 보호법익인 국가기능의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사법의 영역에서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직권이 남용된 결과를, 남용된 직권 그 자체와 혼동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형사수석부장이 재판에 개입할 수 없는 것인데, 임 부장판사는 형사수석부장의 재판사무감독권 등 사법행정상의 지휘와 감독, 지시, 명령권을 이용해 개별 판사들의 재판 독립을 침해했다는 게 핵심인데 재판부가 거꾸로 판단을 했다는 겁니다. ●영장재판에서의 수사정보 넘긴 행위에 대해선 “사법행정의 영역” 판단 여기서 앞서 지난 13일 선고된 세 명의 법관들의 사건도 다시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임 부장판사보다 하루 전날 선고된 이 사건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행정처(임종헌)→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신광렬)→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조의연·성창호)으로 영장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갔고, 다시 영장전담 법관→형사수석부장→법원행정처로 수사정보가 보고돼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공소사실의 내용입니다. 정운호 게이트에 현직 부장판사였던 김수천 전 부장판사가 뇌물 혐의로 연루되자 법원행정처가 다른 판사들에게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을 세웠다는 게 검찰의 지적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데엔 우선 ▲사법부의 조직적인 검찰 수사 방해 움직임이 있지 않았고, ▲일부 행정처로 넘어간 수사정보가 있었지만 ‘기밀’이라고 보호할 만한 비밀이 아니었고 ▲외부로 유출되거나 실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는 점이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신 부장판사의 임 전 차장에 대한 보고를 “규정에 근거해 법관 비위와 관련해 사무·감독하는 상급 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장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현직 법관이나 법원에 크게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을 사법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정보보고’라는 판단입니다. 임 전 차장이 김수천 전 부장판사의 가족관계서를 신 부장판사를 통해 영장판사실에 내려보내기도 했고, 이 가운데 일부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지만 그것이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었고, 영장이 기각된 것도 조·성 부장판사가 통상의 영장심사 절차와 원칙에 맞춰 처리한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중요 사건의 핵심 인물에 대한 영장을 심사하다보면 가족관계는 자연스레 확인 가능하니 굳이 행정처에서 명단을 내려보내지 않아도 영장판사들이 파악할 수 있었으니 그 역시 엄청난 목적을 갖고 비밀스런 정보를 주고받은 게 아니라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의 한 간부는 “13일에서는 사법행정 영역이어서 재판 관련 내용을 보고하는 게 가능해서 죄가 안 된다 하고 그 다음날에는 사법행정 영역에 재판개입의 권한과 근거가 없어 죄가 안 된다고 하니 법원에서의 논리도 서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법행정권자 지시→일선 판사 영향 ‘인과관계 없다’ 다시 임 부장판사 사건으로 돌아와 또 다른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 있습니다. 임 부장판사가 재판부에 자신의 생각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행위 그 자체만으로 위헌적이고 징계사유라고 꼬집긴 했는데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지시를 전해들은 일선 법관 3명은 임 부장판사에게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합의부의 재판은 합의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므로 재판장의 의사와 독립된 것으로 재판장이 혼자서 이를 결정할 수도 없다. 이모·최모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요청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자신의 법적 판단 및 합의부 내의 논의 등을 거쳐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재판부와 합의해 결정을 했다. 즉, 피고인의 요청과 이모·최모 부장판사 및 소속 재판부의 재판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 김모 판사 또한 동료 판사들의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해 피고인의 요청과 김모 판사의 약식명령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상급자가 어떠한 지시와 요구를 했고, 실제로 그와 같은 결과가 나왔지만 하급자가 정말 그 지시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는지 아니면 오롯이 자신의 독립적 판단으로 그렇게 결론냈는지 ‘독립된 재판을 해온’ 판사들에게서는 특히 인과관계를 밝히는 게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곧 ‘의무없는 일’을 한 것도 아니라는 게 돼 만약 임 부장판사에게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주어졌다고 판단했어도 또 다시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대법원장이 재판에 개입하도록 지시했고, 그와 관련된 보고서가 작성됐고 일부 재판 결과도 그 지시와 같은 취지로 나왔다고 해도 대법원장→판결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면 역시 재판개입 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무죄 판결문’에서 끝나지 말아야 할 법원의 진짜 고민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부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각종 재판을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일선 재판부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연결됩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죠. 청와대와 정부에 우호적일 만한 판결 결과가 나오도록 대법원 재판을 오래도록 끌었다는 게 주요 혐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만약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부에서도 이날과 같은 판단을 받아들여 어떠한 재판개입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면 ‘지연된 정의’의 책임을 과연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비단 양 전 대법원장 뿐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처럼 사법행정권자의 재판개입이 ‘면죄’된다면 그리고 그 재판의 결과가 틀렸다면. 잘못된 재판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게 됩니다. 재판이 잘못됐다는 것을 법원 어디에서도 밝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복잡한 사건의 내용과 법리이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은 계속 깊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10명의 전·현직 법관 가운데 5명이 무죄가 됐다고 그냥 법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말 일이 아닙니다. 애초에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검찰을 쏘아보고 말 일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재판개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어디까지를 재판개입과 관여로 봐야할지 법원은 아주 깊게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라는 법원 역사상 가장 아팠던 상처 속에서 반드시 얻어내야 할 열매라는 것을, 무죄 판결문에도 오히려 더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재판 개입’에 “위헌적이지만 무죄”…사법농단 재판 판도 흔들어

    ‘재판 개입’에 “위헌적이지만 무죄”…사법농단 재판 판도 흔들어

    사법부 내에서 벌어진 ‘재판 개입’에 대해 형사법적으로는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검찰은 면죄부를 줬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 개입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 아니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를 맡은 2015~2016년 일선 재판부의 재판 과정이나 판결문 작성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임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의 요구에 따라 담당 사건 재판장에게 판결 선고 이전 재판 과정에서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한 기사가 허위라는 ‘중간 판단’을 밝히도록 했다고 봤다. 또 판결을 선고하면서 ‘가토 전 지국장에게 법리적인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되 적절한 행동은 아니다’라며 질책하는 내용을 구술하도록 했다고 파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와 관련한 사건 판결이 이뤄진 이후에 재판장에게 요구해 양형 이유 중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게 한 혐의도 있다.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았다.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가 재판에 개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이를 두고 “법관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인 행위”라고까지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물을 수 없다고 봤다.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재판 업무와 관련해서는 ‘남용할 직권’이 없으므로 이 혐의도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다. 애초에 재판 업무에 끼어들 권한이 없으니 이를 남용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검토하면 사법행정권자는 일선 재판부의 ‘재판 업무’에 관해서는 직무감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지위나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권 없이 남용 없다’는 직권남용 혐의의 일반적 법리를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각 재판관여 행위는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수석부장판사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로 임 부장판사의 지시대로 재판 절차가 바뀌고 판결 내용이 수정됐지만, 이것은 각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합의 과정을 거쳐 판단한 결론일 뿐이라는 근거도 댔다. 임 부장판사가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실제 판결이 지시 내용과 대체로 부합했지만, 그렇다고 재판부 합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사건 등에도 막대한 영향 가능성 비록 1심 판결이라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이런 판단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에 해당하는 최고위급 인사들의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논리라서 향후 다른 사건 재판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받는 혐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법행정권자로서의 직권을 남용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이나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 민감한 사건 재판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임 부장판사처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도 “재판은 신성한 것”이라면서 자신들에게 재판에 개입할 직권은 없었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행위와 실제로 재판 절차나 내용이 변경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놓았다. 이 역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주장에 부합하는 결론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은 실제로 자신의 지시를 받아 결론이 바뀌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 “어떤 형태의 재판 개입도 죄가 될 수 없다는 것” 사법농단 사건 전체에 큰 영향력을 미칠 만한 판단에 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넘어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사법부 내부에서 벌어진 비위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무죄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날 재판부는 “사법행정권 역시 궁극적으로 법관 독립의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며 “사법행정권자가 개별 법관의 재판업무에 구체적 지시를 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요구하는 것은 직무 범위를 넘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허용되지 않은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 사유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형사처벌은 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어떠한 종류의 재판 개입도 죄가 될 수 없다는 면죄부를 준 기념비적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직권남용죄의 보호법익은 국가기능의 공정성”이라며 “그 공정성이 가장 잘 구현돼야 할 재판권 행사 분야에서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충북대책위 출범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충북대책위 출범

    “사회적 타살…비정규직 권리 찾을 것”충북 지역 14개 시민·노동 단체가 참여하는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대책위원회’(대책위)가 14일 출범했다. 대책위는 이날 청주시 서원구 청주방송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계약서도 쓰지 못하고 한 달 120만∼160만원의 임금을 받고 일한 이 PD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비인간적 고용 관행이 부른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고 했던 이 PD의 뜻을 이어받아 방송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사회적인 힘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대책위 구성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는 2004년 조연출로 청주방송에 입사해 프리랜서 PD 신분으로 14년간 일하다 임금 인상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다 2018년 4월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4개월 후인 청주방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지난 4일 청주의 아파트 지하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이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다.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법농단’ 세번째 판결 임성근 판사도 무죄

    ‘사법농단’ 세번째 판결 임성근 판사도 무죄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날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록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또 현직 판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왔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임 부장판사에 대해 “위헌적 불법행위로 징계 등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무죄를 선고한 것이어서 사법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은 임 부장판사가 사건 담당 재판장에게 선고 직전 ‘세월호 7시간 행적’ 기사가 허위라는 점을 강조하도록 요구했다고 봤다. 또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적절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질책하도록 했다고 파악했다. 재판부는 “이런 ‘중간 판단’ 요청은 그 자체로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 행위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또는 침해 위험이 있는 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했다.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 관련 판결이 이뤄진 이후, 임 부장판사가 재판장에게 양형 이유 중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판결문 수정 요구는 그 자체로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해 결과를 유도한 걸로 재판 관여 행위에 해당해 법관 독립 침해로 위헌적이고 형사소송법상 위법한 행위”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임 부장판사는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 동기와 의도를 좋게 해석하더라도, 그 자체로 계속적인 특정사건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이 파악한 임 부장판사의 행위 대부분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봤다. 그럼에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사법행정권자는 일선 재판부의 재판 업무에 관해서는 직무감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임 부장판사의 지시대로 재판 절차와 판결 내용이 바뀐 건 맞지만, 결국 각 재판부가 합의를 거쳐 판단했을 뿐이라는 논리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전 경찰청장 1심서 징역 2년

    ‘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전 경찰청장 1심서 징역 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온라인 댓글 여론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65) 전 경찰청장이 1심에서 징역 2형의 실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조 전 청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선고 결과를 들은 조 전 청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14일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안수사대 등 부하 경찰관들에게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며 정부 정책과 경찰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지시한 조 전 청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조 전 청장은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은 사실관계를 알리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활동 내역들을 살펴보면 경찰관을 동원해서 정부 정책과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국민들의 자유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경찰 기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저버린 점 등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 전 청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전 청장은 자신이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찰 소속기관의 직제 관련 규정을 보면 경찰의 직무는 범죄 예방과 진화,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작성, 교통 단속 등이 명시돼 있는데 피고인이 정보·보안·홍보 담당 경찰관들에게 지시한 행위는 특정 이슈에 대해 경찰에 대한 옹호 댓글을 달도록 하거나 찬반투표를 벌이도록 한 것으로 법령상 규정된 직무범위에 벗어나 있다”면서 “게다가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글을 게시하도록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안경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직무 범위를 벗어난 의무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선고를 받은 조 전 청장은 피고인석에서 “댓글 1만여개 중 절반은 집회·시위에 관련된 것으로 경찰 본연의 업무인 공공의 질서와 안녕에 대한 것이었는데 재판부는 정부 정책에 대한 옹호 여론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 수 차례나 언급했다”면서 “제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터넷 여론 대응을 했다고 판결한만큼 선고를 앞두고 있는 부하직원에 대해서는 상명하복에 따라 제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던 점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정보관리부와 경찰청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 등 부서 소속 경찰 1500여명을 동원해 정치, 사회 이슈에 있어 정부에 우호적인 글을 온라인상에 달게한 혐의로 2018년 10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경찰이 조직적으로 대응했던 이슈에는 천암한 사건과 연평도 포격, 구제역, 유성기업 파업, 반값등록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등 당시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던 것들이었다. 이외에도 조 전 청장 개인의 청문회나 각종 발언을 둘러싼 논란, 경찰이 추진한 시책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도 유사한 방식의 조직적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12월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청장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 청장은 “경찰 비난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댓글공작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질서 유지를 위한 댓글 공작을 한 적은 있지만 경찰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했고 정부정책을 옹호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찰 댓글공작’ 조현오 전 청장, 오늘 1심 선고…검찰, 4년 구형

    ‘경찰 댓글공작’ 조현오 전 청장, 오늘 1심 선고…검찰, 4년 구형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1심 선고가 14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이날 오후 2시에 조현오 전 청장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조현오 전 청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과 일부 고위 경찰이 법정에서까지 경찰이 몰래 댓글을 조직적으로 다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런 공권력의 잘못된 행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오 전 청장은 최후변론에서 “저도 민주주의를 존립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한계는 비폭력적이어야 하고 진실에 기반해야 한다. 허위왜곡 주장이면 안 된다. 이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조현오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정부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소속 경찰관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댓글을 달게 하며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윗선 지시를 받은 정보경찰관들은 가족 등 타인계정을 이용해 민간인 행세를 하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천안함 사건, 구제역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3만 3000여건(진술 추산 6만여건)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판사가 무죄라는 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부장판사 3명에게 1심 재판부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법원행정처에 넘긴 검찰의 사건기록 등을 ‘공무상 비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설마설마했지만 또다시 ‘가재는 게 편’이나 ‘직역 이기주의’식의 판결이 나온 셈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자비나 관용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법대로’식 엄벌을 남발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제 식구에게는 관대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13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무죄선고를 받았을 때부터 이번 재판의 향배에 우려의 시선이 많았는데 결론은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판결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이들의 ‘상급자’들에 대한 재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렇게 된다면 ‘사법농단’ 자체가 없었다는 것인데 법관들은 그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결과에 도대체 어느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결국 사법불신만 커지고, 그 화(禍)는 고스란히 사법부가 감내해야 한다. 문제의 부장판사들은 2016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려고 검찰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수집한 뒤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개입된 정운호 게이트 수사에서 영장기각 등 법원의 수사 방해가 유독 심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법원은 이들이 유출한 정보가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가 없고, 국가의 범죄수사 등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대(對)언론 브리핑 등을 예로 들었고, 오히려 이들의 유출 행위를 사법신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보고로 볼 수도 있다는 해괴한 논리까지 펼쳤다. 수사정보는 관련자들의 증거은닉이나 도주 등에 악용될 우려가 큰 탓에 엄격하게 외부유출을 막는 게 상식이다. 1심 재판부의 논리는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한 궤변과 다름없다.
  • ‘한은 별관 사태’ 부른 조달청·기재부·감사원 엇박자

    ‘한은 별관 사태’ 부른 조달청·기재부·감사원 엇박자

    삼성물산 “계룡건설 입찰금 예가 초과” 조달청·기재부는 “문제없다” 유권해석 감사원 징계 반전… 공고 취소에 줄소송 1심 “실시설계 기술제안 예가 넘어도 돼” 대법 판결 기다려야… 최종 허용 불확실 판정 달라져 행정 불신·예산 낭비 야기“공사 지연과 행정 불신, 비용과 행정력 낭비, 부당 업무 처리 오명을 벗기까지 상처는 어떻게 보상받나요?”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가 지난 7일 삼성물산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낙찰예정자 지위 확인소송 청구를 기각하자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2년 이상 이어진 한은 통합별관 공사를 둘러싼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에서 예정가격(예가) 초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거센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3일 조달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실시설계 기술제안은 업체들의 기술 개발 촉진을 위해 2007년 10월 도입돼 2011년 3월 첫 사업이 공고된 후 19차례 입찰을 거쳐 6회 초과 낙찰자와 계약이 이뤄졌다. 2017년 12월 촉발된 한은 사태는 예가 초과 입찰에서 야기됐다. 조달청이 낙찰예정자로 계룡건설을 선정하자 2순위자인 삼성물산이 계룡건설의 입찰금액(2832억원)이 예가(2829억원)를 초과했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에서 예가 초과 규정은 없었다. 논란이 일자 한은은 조달청에 계약 협의 절차 잠정 중지를 통보했다. 조달청은 관급자재를 포함한 총액이 기준금액(3488억원)을 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공개했고, 기획재정부도 한국은행의 질의에 “예가를 초과해 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고 1차 유권해석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다. 예가 초과를 허용한 공사도 추가 입찰 공고됐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18년 9월 예산 낭비를 들어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감사원 감사에 이어 기재부가 “예가 범위에서 낙찰자 결정”이라는 상반된 2차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4월 행정행위 위반 및 직원 징계 조치 등을 내린 감사원 감사 결과는 혼란을 가중시켰다. 조달청은 한은 공사를 포함한 3건의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 공고를 취소했고, 이후 공사에 응찰한 업체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법원의 판단은 기재부·감사원과 달랐다. 계룡건설의 낙찰예정자가 지위확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반면 삼성물산의 가처분은 기각했다. 본안 소송도 가처분과 동일한 결론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국가계약법령상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에서 예가를 초과한 입찰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 계약금액 증가가 국가에 불리한 계약이라고 볼 수 없고, 입찰자의 시공능력 평가에서 입찰 공고에 반하지 않는 한 발주 기관인 조달청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부처들의 안이하고 허술한 업무 처리가 불러온 후유증은 심각하다. 특히 지난해 5월 이후 예가 초과 입찰이 불허되면서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 도입 취지가 퇴색했다. 1심 결과에 따른 제도 개선 여부도 불분명하다. 기재부의 오락가락 유권해석과 감사원의 전문성 없는 감사는 행정에 대한 불신을 야기했고, 혼란 속에 한은 공사는 2022년으로 2년 지연되면서 예산 낭비를 불러왔다. 기업들은 피해 및 부당한 조치에 대해 거론조차 못 하고 있다. 그나마 1심 판결이 다음달 예정된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조달 공무원들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달청 관계자는 “법원이 예가 초과를 ‘적법’ 판단했지만 대법원 판결이 아니기에 허용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제도 개선 전까지는 예가 초과 불허로 입찰 공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기부금 사적 이용 죄질 불량”… 셀프 후원 김기식 징역형

    “기부금 사적 이용 죄질 불량”… 셀프 후원 김기식 징역형

    김 전 원장 “정자법 부합… 항소할 것”‘5000만원 셀프 후원’ 혐의를 받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지난해 초 검찰은 김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사건을 자세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기부한 금액의 일부를 임금과 퇴직금의 형태로 돌려받았다”면서 “이는 정치자금법이 금지한 ‘가계에 대한 지원’과 같고 ‘부정한 용도의 지출’로 볼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부금을 사적 이익으로 이용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면서도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선고 직후 “더좋은미래는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므로 기금 출연은 정치자금법의 목적에 부합한 활동”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지만원 ‘5·18 왜곡’ 4년 만에 단죄… 징역 2년

    지만원 ‘5·18 왜곡’ 4년 만에 단죄… 징역 2년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 등을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극우 논객 지만원(78)씨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약 4년 만에 나온 결론으로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사법부의 경고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13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이 일으킨 폭동’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해 온 지씨에 대해 징역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씨의 행위는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라며 “여러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령이고 성실하게 재판에 출석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사진에 등장한 시민들을 ‘광주에서 활동하는 북한특수군’(광수)이라고 수차례 지칭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신부를 가장한 공산주의자들’이라고 지칭하며 “북한과 공모하고 있다”고 비방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지씨의 이러한 주장이 허위이며 비방의 목적이 있다며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지씨가 ‘광수’라고 부른 사람들은 실제로 북한특수군이 아니라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와 피해자들의 법정 증언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고 김사복씨를 ‘빨갱이’ 등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피해자의 명예를 현저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지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나 지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지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로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았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신문사에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광고를 실어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법정 밖에서는 지씨의 지지자들과 5·18 단체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지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은 사법부를 규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강원랜드 취업 청탁 입증 안 돼”… 권성동 2심도 무죄

    “강원랜드 취업 청탁 입증 안 돼”… 권성동 2심도 무죄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60)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13일 강원랜드의 교육생 공개 선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에 대해 “취업 청탁을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법관의 합리적 의심이 배제될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면서 1심 재판부와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권 의원은 선고 후 “재판부가 선고에서 검찰이 증거 없이 기소했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의선 고양이 죽인 40대 항소심도 실형

    경의선 고양이 죽인 40대 항소심도 실형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멀쩡한 고양이를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이내주)는 13일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정모(40)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직후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정씨는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몰랐다”고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의가 없었다”는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게 앞에는 ‘자두’(죽은 고양이 이름)를 포함해 피해자가 키우는 고양이 세 마리를 소개한 칠판이 세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취업 사기를 당해 채무 독촉에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더라도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7월 13일 경의선 숲길에서 근처 술집 주인 A씨가 기르던 고양이를 잡아 바닥에 수차례 내던지고 발로 머리를 밟는 등 학대해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김기춘·조윤선 ‘화이트리스트’ 직권남용 유죄·강요죄는 무죄

    김기춘·조윤선 ‘화이트리스트’ 직권남용 유죄·강요죄는 무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보수성향 시민단체를 지원(화이트리스트)하도록 요구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81)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4)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김 전 실장 등이전경련을 상대로 자금지원을 압박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만 강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13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유죄가 맞다면서도 강요 혐의를 무죄 취지로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2016년 전경련을 압박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21개의 보수단체를, 조 전 수석은 2015년 31개의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압박한 혐의다. 1·2심은 이 같은 행위가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이날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놨다.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상대방이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할 때 성립되는 범죄다. 특히 상대방에게 요구할 때의 언행이나 상황, 상호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대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겁을 줄 만했다면 협박으로 인정된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다. 이날 대법원 재판부는 “청와대의 자금지원 요구를 강요죄의 ‘협박’(해악의 고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1·2심은 청와대 비서진이라는 지위와 자금을 독촉하는 행위 등이 전경련 입장에서 충분히 협박으로 받아들여 자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들을 협박이라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다고 결론 냈다. 1심은 무죄로, 2심에선 유죄로 판단이 엇갈렸던 직권남용죄에 대해선 유죄로 결론 났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김 전 실장 등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위한 ‘권한의 남용’과 ‘의무없는 일’을 각각 구체적으로 엄격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는 “자금 지원 요구는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고 전경련 부회장의 자금 지원은 의무없는 일에 해당한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김 전 실장 등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모두 다시 받게 됐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1·2심에서 김 전 실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조 전 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한편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2017년 5월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처분됐던 안태근(54·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면직취소 소송을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기각했다. 이에 안 전 국장은 검사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킹크랩 댓글 조작은 업무방해죄” 일각 “김경수, 킹크랩 봤다고 공범 아냐”

    대법 “킹크랩 댓글 조작은 업무방해죄” 일각 “김경수, 킹크랩 봤다고 공범 아냐”

    특검 “金지사가 고개 끄덕여 개발 승인” 2심 재판부 “시연회는 참석” 잠정 결론지지자와 정치인 관계 넘었는지 쟁점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댓글 조작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지 2년여 만에 주범으로 지목된 ‘드루킹’ 김동원(51)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현 집권 세력인 여당과의 관련성 때문이었다. 핵심 ‘친문’에 해당하는 김경수(53) 경남지사가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김 지사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김씨와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며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까지 됐다. 이후 김 지사는 보석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아 왔다. 지난해 말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었으나 사안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두 차례나 연기되고 최근 재판장까지 교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13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가 19대 대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상고심을 열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지었다. 자동 반복 기능을 갖춘 매크로 프로그램의 일종인 ‘킹크랩’을 사용해 댓글 공감·비공감 클릭으로 댓글을 조작한 행위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김씨와 공모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 지사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대법원이 밝힌 것처럼 이 사건은 김 지사의 공모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씨에 대한 유죄 확정이 곧 김 지사의 유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김 지사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일관되게 김씨와의 공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킹크랩 존재 자체도 모르고,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적이 없기 때문에 댓글 조작 공모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다만 지난달 21일 김 지사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는 김 지사의 시연회 참석은 증명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오는 21일까지 추가 자료를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부장 함상훈)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범 관계 성립에 관한 법리 다툼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시연회에서 고개를 끄덕여 개발을 승인했기 때문에 공모 관계가 성립된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특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에 징역 3년 6개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더해 징역 6년을 구형한 상태다.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2017년 말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한 김씨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1심에서는 이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여 개발을 승인했다”는 취지의 김씨 일당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있는지 추가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씨와 김 지사가 단순 지지자와 정치인의 관계였는지, 선거를 앞두고 ‘한배’를 탄 긴밀한 관계였는지도 따져 보기로 했다. 김 지사에 대한 변론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새로운 재판장도 기존 재판부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김 지사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결론이 나더라도 단순히 범행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공범이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김씨에게 지시(교사)하거나 격려 행위를 했다는 사실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법관 비위 ‘정보보고’… 수사·재판에 영향줬다고 보기 어렵다”

    “법관 비위 ‘정보보고’… 수사·재판에 영향줬다고 보기 어렵다”

    法 “일부 행정처로 전달된 검찰 수사정보 주요 내용 이미 보도돼 ‘비밀’ 가치 떨어져…수사 정보 빼돌렸다는 것도 인정 어려워” ‘직권남용’ 양승태 재판 영향줄지 미지수 檢 “납득 안 돼… 법리 판단 다시 구할 것”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과정에서 검찰 수사 관련 정보들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 명의 현직 법관들의 1심 결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재판들 가운데서도 여러 의미로 상징적으로 꼽혔다. 법원행정처의 지시로 일선 법원에서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한 것이 과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부터 사법행정의 영역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는 등 ‘사법농단’의 큰 쟁점이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다른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3일 신광렬(55·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54·24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48·25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당시 행정처가 법관 수사 저지를 목적으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방안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행정처에서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될 수 있다. 신 부장판사가 일부 행정처로 검찰 수사 정보를 넘겼지만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되지 못한다고 결론 내며 “규정에 근거해 법관 비위와 관련해 사무·감독하는 상급 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검찰 브리핑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언론에도 수사 진행 상황이 알려져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이들의 혐의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혐의에도 포함돼 있어 행정처의 조직적인 수사 저지 시도 등이 어떻게 판단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4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다 하급자들에게 재판 개입,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등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날의 판결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수도 있다. 이날 판결이 선고되자 신 부장판사는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성 부장판사는 말 없이 미소만 머금고 법정을 떠났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그리고 다음달 재판에 넘겨지자 일부에선 ‘보복 기소’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아직 사건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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