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패떴’ 왜 뜰까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왜 인기를 끄는 것일까. 서로 공통 분모는 없는 것일까. 문화평론가 김연수는 이에 대해 맨얼굴이나 망가지는 모습 등을 통해 연예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연예인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하는 대중의 욕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코드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는 최근 발간한 ‘대중문화 이유 있는 편들기’(연극과 인간 펴냄)를 통해 한국에서 뜨고 지는 대중문화의 흐름에 해체와 쌍방향, 멀티, 이미지, 그리고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다섯 가지 코드가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가수, 탤런트, 연극 배우, 개그맨, 아나운서, 전문가 등은 각자 분야에 전문성이 있었고, 사회도 이를 요구했지만 2000년대 들어 겸업이 두드러졌다. 탤런트가 가수 겸업을 하는가 하면, 가수도 탤런트를 한다. 겸업은 끝없이 확장된다. 가수와 연기자는 뮤지컬로, 뮤지컬 배우는 가수나 연기자로 경계를 허문다. 멀티 코드가 흐름의 대세이기 때문이다. 대개 다양한 문화현상의 원인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게 보통이지만, 거대 그물망 속에서 함께 돌아가고, IT 세상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사회가치관이나 통념의 해체를 반영하는 드라마, 팬과 스타, 시청자와 방송의 쌍방향 소통, 몸짱·얼짱 등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이미지 중심 문화 등도 요즘 특징으로 꼽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