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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계에 목성 4배 만한 ‘숨겨진 행성’있다?

    태양계에 목성 4배 만한 ‘숨겨진 행성’있다?

    태양계에 목성의 4배 크기인 ‘비밀의 행성’이 존재할까. 2006년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어 태양계 9번째 행성의 자리가 비어진 가운데 지금껏 단 한 번도 포착된 적 없는 미지의 행성의 존재가 드러나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루지애나 대학의 존 머티지·다니엘 휘트머 교수는 최근 태양계에 떠도는 한 혜성의 경로 변화를 추적하던 중 태양계에 목성보다 4배 더 큰 가스 행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존재 자체가 불분명한 이 행성은 일단 행운의 여신을 뜻하는 티케(Tyche)란 이름을 얻었다. 티케의 존재가 사실일 경우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수소와 헬륨 등 대부분 기체로 구성돼 있으며 대기는 목성과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주에서 바라볼 경우 티케는 목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띠가 존재할 것이며, 다채로운 색깔로 매우 아름다운 경관일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추정. 또 태양과의 거리가 굉장히 멀어서, 태양과 명왕성의 거리에 375배에 달하며 지구와 태양 간 거리보다는 무려 1만 5000배나 더 떨어져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목성보다 4배나 더 큰 행성이 태양계에 정말 존재한다면 왜 아직까지 한 번도 관측되지 않았을까. 연구진은 이 질문에 대해 “티케가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매우 멀 뿐만 아니라 오르트구름에 존재하고 있어서 관측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오르트구름은 태양계 가장 바깥쪽에 먼지와 얼음이 둥근 띠 모양으로 결집된 거대한 집합소다. 휘트머 교수는 “티케가 발견될 경우 다른 외계행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위성들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관측 이전 수학적 계산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게 된 해왕성처럼 티케의 존재가 사실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상상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노벨상 메이커’ 가속기가 뭐죠?

    ‘노벨상 메이커’ 가속기가 뭐죠?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어느 곳에 조성하느냐’는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하지만 과학계는 정치 공방으로 인해 과학비즈니스벨트, 그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이온 가속기’의 건설이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는 가속기(Accelerator) 또는 입자가속기(Particle Accelerator)의 한 종류다. ‘노벨상 메이커’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가속기는 무엇이고, 과학자들은 왜 가속기에 이렇게 목을 매는 것일까.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로 이뤄진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로 구성돼 있다. 과학자들은 원자보다 더 작은 세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에너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런 차원에서 원자핵에서 중성자와 양성자를 떼어내 조작·활용하는 기술을 가지려 했고, 그 핵심이 가속기다. 가속기는 원자핵이나 원자핵에서 떼어낸 양성자, 전자, 이온 등의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사용해 빛의 속도(초당 30만㎞)에 가깝게 속도를 높여 충돌시키는 장치다. 이론은 어렵지만 가속기는 실생활과도 가깝다. TV나 컴퓨터 모니터로 사용되던 브라운관도 가속기의 일종이다. 음극선관(CRT)이라고 불리는 브라운관도 전자총에서 가속된 전자를 유리 뒷면에 있는 형광물질에 충돌시켜 나오는 빛으로 우리가 보는 화면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가속기에서 나오는 입자를 다른 원자핵에 충돌시켜 원자핵이나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소립자를 관찰하기도 한다. 충돌로 원자 자체가 변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원자핵 물질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 반도체 생산 같은 산업용이나 암 치료 같은 의료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가속기는 원자에서 입자를 떼어내고 이를 다시 가속시켜 충돌시키는 등 구동하는 데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거대과학의 대표적인 장치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 가속기도 부대 연구 시설까지 포함하면 축구 경기장의 몇 배 이상 되는 넓이를 차지한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과학 선진국들은 이미 1910년대 가속기를 개발해, 현재 전 세계에 설치돼 있는 크고 작은 가속기는 약 1만 7000여대에 달한다. 1980년대 이후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는 가속기를 활용한 과학적 발견이 주요 업적이어서 노벨상 메이커로 불리기도 하고, 부단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 현대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각각의 가속기는 입자를 가속시킨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가속입자의 종류에 따라 양성자 가속기, 중이온 가속기, 방사광 가속기로 나뉜다. 또 가속시키는 방법에 따라 직선형(선형 가속기)과 환형(원형 가속기)으로 다시 구분된다. 국내에는 포항에 3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운영되고 있으며,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또 경주에 양성자 가속기가, 부산에는 중입자 가속기(중입자 치료기)가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양성자 가속기는 원자핵을 쪼갤 때 나오는 양성자를 +와 -극을 띠고 있는 가속관 속을 통과시킨 다음 그때 생기는 전기력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를 낸 후 다른 핵에 충돌시키는 장치다. 많은 양성자를 가속시켜 동시다발 혹은 연속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양성자 가속기는 물질의 핵을 깨트려 그 특성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물질을 변형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물질 구조에 대한 이해와 기초 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물질 구조 변경을 통한 신소재 개발의 산업적 활용과 암 치료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사업단인 ‘양성자 기반 공학기술 개발 사업단’은 2002년부터 8년에 걸친 연구 개발 끝에 초당 10경(1경은 1만조)개의 양성자를 만들 수 있는 대용량 선형 양성자 가속기를 개발해 2013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단이 개발한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 원자 핵에서 떼어낸 양성자를 가속장치를 통해 빛 속도의 43%에 해당하는 초속 13만㎞까지 가속할 수 있는 장치다. 양성자 발생 용량으로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양성자 가속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Large Hardron Collider)다. 원형 가속기인 LHC는 장치의 길이만 27㎞에 달하는 초대형 양성자 가속기다. 강한 핵력으로 뭉쳐진 입자인 강입자를 충돌시키는 장치다. 지난해 11월에는 납핵을 충돌시켜 우주 탄생 순간이라는 빅뱅을 재현한 ‘미니 빅뱅’ 실험으로 관심을 모았다. 중이온 가속기는 헬륨(He), 리튬(Li), 탄소(C), 질소(N), 산소(O), 우라늄(U) 등 주기율표에 있는 다양한 원자를 이온화시켜 가속시키는 장치다. 원자핵보다 작은 미시 세계인 펨토의 탐구를 위해 만들어졌다. 펨토는 1000조분의1미터다. 이를 통해 원소가 만들어지는 생성 원리를 증명할 수 있다. 또 가속된 중이온을 암세포에 충돌시켜 암 치료에 이용하거나 중이온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 후 금속판에 충돌시켜 단수명 동위원소를 만들어 핵구조 연구에 이용하기도 한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 가속기는 여기서 더 나아가 첫 번째 가속으로 만들어진 초단수명 동위원소 빔을 다시 가속해 매우 희귀한 동위원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이를 전자석을 이용해 회전시킬 때 발생하는 자외선, X선 등의 빛을 만들어 내는 장치다. 양성자 가속기와 중이온 가속기가 원자들을 충돌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방사광 가속기는 빛을 가지고 원자나 분자를 보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도시형 생활주택 2013년까지 1161가구 공급

    도시형 생활주택 2013년까지 1161가구 공급

    국토해양부는 최근 1년간 인가받은 20개 리츠 중 5개가 총 1308억원을 투자, 2013년 상반기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1161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업 승인된 도시형 생활주택 2만 2217가구의 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형별로는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이 1012가구로 전체의 87.1%를 차지했으며 단지형 다세대주택은 149가구(12.9%)였다. 서울시도 지난해까지 건축허가가 난 도시형 생활주택 9906가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입주한 797가구를 제외한 7000여 가구가 올해 공급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 3월 ‘프라임팰리스’ 분양 올해는 지난해보다 허가가 더 많이 날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입주물량은 올해의 1.5배를 웃도는 1만 5000가구로 급증할 전망이다. 동아건설은 3월 첫 도시형 생활주택인 ‘프라임팰리스’ 분양에 나선다. 서울 문배동 일대에 들어설 프라임 팰리스는 지하 1~3층엔 근린상가와 공원, 지상 4~12층엔 오피스텔 100실, 지상 13~20층엔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83가구로 구성된다. 소형주택 브랜드 ‘쁘띠린’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에 뛰어든 우미건설도 4월쯤 서울 상도동 일대에 도시형 생활주택 140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GS·한원건설 올 상반기 공급 GS건설은 이대역 인근인 서대문구 대현동에 첫 도시형 생활주택 92가구를 올해 상반기 내에 공급할 방침이다. 한원건설도 3월쯤 세 번째 상품인 ‘아데나 339’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대방동 일대에 들어설 이 도시형 생활주택은 지하 1층~지상 8층 총 141가구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정부부처 먹을거리 물가 해법 갈등

    정부부처 먹을거리 물가 해법 갈등

    구제역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한 돼지고기, 우유가공품 등 축산품 물가가 고공 상승을 이어가자 해결책을 두고 정부 부처 간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단기적인 물가안정을 우선적으로 보고 축산품 수입량 대폭 증가를 주장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장기 수급 면에서 축산농가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실무 조율에서 재정부가 내놓은 할당관세 적용 추가 수입 물량이 농식품부의 5배에 달하면서 양측은 돼지고기의 수입 규모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당분간 무거울 수밖에 없게 됐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1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구제역이 안동에서 발생한 뒤로 쉽게 진정되지 않아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상승률이 전년 대비 60%에 달한다.”면서 “돼지고기 할당관세 증량을 실시하고 가격 불안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에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재정부와 농식품부가 돼지고기 수입 물량 규모를 두고 큰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결국 양측이 수입 규모 확대에만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양측의 실무 회의에서 재정부는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돼지고기 총량이 18만t인 만큼 올해는 18만t을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할당관세 물량이 6만t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t을 늘리자는 의미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구제역으로 돼지가 살처분된 2만~3만t 정도만 할당관세로 더 수입하자는 입장이다. 이날까지 311만 2564마리의 돼지가 매몰됐다. 재정부 입장에서 축산품은 신선식품물가 급등을 이끄는 주요품목이며 기업의 담합이나 이윤 구조보다는 수급관계로 가격 등락이 결정되는 품목이다. 따라서 수입이 가격급등을 진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다. 게다가 그간 정부의 물가 대책에도 돼지고기 삼겹살(500g)은 이날 1만 465원으로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축산농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축산품의 경우 수입품을 먹다 보면 다시 우리 제품을 찾지 않는 경향이 커 구제역으로 축산농가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축산품 대량 수입은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말 처음 돼지고기 할당관세 수입 물량을 결정했을 당시 양돈업계에서 ‘축산농가를 파산시키는 대책’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두 부처는 분유 재고량이 적정 수준의 20%로 떨어지면서 수입하기로 한 분유 수입량의 경우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닭고기와 계란의 경우 가격이 크게 급등하는 상황이지만 닭고기는 양육 4개월 후면 시장에 팔 수 있을 정도로 발육이 빠르고, 계란은 수입이 불가능해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물량은 농식품부가 건의해 재정부가 그 양을 결정하는 만큼 두 부처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한정판 바비인형 1년 뒤 50만원?

    한정판 바비인형 1년 뒤 50만원?

    슈퍼맨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이다. 만화 잡지 ‘액션’을 통해서다. 당시 코흘리개 아이들이 100원에 샀던 이 만화 초판의 값은 현재 10억원이 넘는다. 독일 슈타이프 사에서 1905년에 만든 테디베어 인형은 1994년 약 2억원에 팔렸다. 1983년 출시된 ‘벽돌 휴대전화’의 원조 모토롤라 다이나택 8000x는 지금도 100만원 이상에 팔린다. ‘문화로 재테크하다’(토비 월른 지음, 김혜영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이처럼 홀대했던 장난감이나 낡아서 쓸모없다고 내버렸던 오래된 물건 가운데 엄청난 가치를 지닌 보물이 숨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인 토비 월른은 영국의 프리랜서 언론인이자 대안 투자 전문가로 주식이나 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 아이템에서 벗어나 남들이 미처 주목하지 않는 문화상품에 발 빠르게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방법을 알려준다. 투자 대상으로는 우표, 화폐, 와인, 책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수집 아이템도 있지만 레고나 모노폴리 같은 장난감, 난이나 비단잉어 같은 동식물, 일렉트릭 기타나 그랜드피아노 같은 악기, 영화 소품이나 마술 도구, 맥주 잔 받침 등 온갖 자잘한 물품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소품이 해당한다. 이런 기발한 투자 대상 가운데는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넘는 것이 많다. 유명인들의 사인이나 007 영화 포스터, 공룡 화석 등 몇몇 투자 아이템은 지난 10년간 무려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또 큰돈이 있어야만 빈티지 문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몇 만원에서 수십만원 정도로 지금부터 도전해 볼 만한 아이템도 많다. 요즘 나오는 한정판 바비 인형도 1년만 지나면 10배가 올라 50만원 이상 받을 수 있으며, 레고 모노레일 시리즈도 1990년에 20만원을 주고 샀다면 지금은 그 10배는 받을 수 있다. 살 때 거의 공짜나 다름없었던 영화 포스터도 주목할 만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1992년 작 ‘저수지의 개들’ 포스터는 현재 90만원이며 1995년에 나온 ‘토이스토리’ 포스터도 50만원이 넘는다. 지금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저자는 투자를 위해 이런 문화 상품들을 사는 요령으로 첫째 가장 오래되고 독특한 희소한 것을 사라고 조언한다. 둘째 보존 상태도 중요하다. 포스터, 사인, 지도 등 인쇄물은 특수 액자에 넣어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걸어두고, 장난감은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상자째 보관해야 한다. 셋째 가짜를 조심해야 한다. 바비 인형의 진품 여부는 오른쪽 엉덩이에 찍힌 제조일자로 확인 가능한데, 시중에는 여러 다른 인형에서 떼어온 부분들을 조립해서 만든 ‘프랑켄슈타인 짝퉁’이 돌아다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넷째 수집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즐기는 게 나중에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슬픔을 달랠 위안거리로 남게 된다.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미언 허스트가 무명이던 시절, 그를 눈여겨본 한 미술품 투자자는 1993년 허스트의 수조 속에 박제된 상어를 9000만원에 샀는데 15년 뒤 이 작품은 115억원이 넘는 값에 팔렸다. 꾸준히 현대 미술을 공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 한국에서 단기 투자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문화 상품으로는 화장품, 희귀한 운동화, 청바지 등이 있다. 유명 브랜드에서 한정판으로 내놓는 립스틱, 아이섀도, 블러셔 등의 화장품은 금세 동나 인터넷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되팔리는 일이 흔하다. 1만 6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도 아니고 순대 가격이 몇달 사이에 세번이나 올랐네요.” 순대를 일주일에 한번은 꼭 먹는다는 회사원 최소영(28·여)씨는 최근 치솟는 순대값에 혀를 내둘렀다. 순대 1인분 가격이 2000원, 2500원, 3000원을 거쳐 지금은 4000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최씨가 좋아하는 내장은 이제 없어서 못 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구제역이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히 ‘테러’라고 부를 만큼 여파는 강했다. 서민들은 식생활에 지급해야 할 비용 부담이 더욱 커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기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뒤틀린 상황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틈타 중간 유통상인들이 고기값을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들을 두번 죽이고 있다. 10일 정오 점심시간,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은 파리만 날렸다. 손님은 딱 2명뿐이었다. 식당 직원의 호객행위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메뉴판에 종이를 오려 붙이거나 매직으로 고쳐 쓴 순대·곱창 가격이 그 이유를 말해 줬다. 천 단위 앞 숫자가 2씩 더해져 있었다. 20년째 순대를 팔아 온 오광옥(66·여)씨는 “평소 하루 매출이 8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원도 채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가게 곽송자(58·여)씨는 “구제역이 터지기 이전에 곱창 3.7㎏에 3만 2000원씩 들여왔는데, 지금은 5만 2000원에 들여온다.”고 밝혔다. 곽씨는 “양배추, 고추장, 기름 등 가격이 안 오른 식자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대동(69)씨는 “밤 11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오후 1시에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말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동, 이곳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조 1호로 유명한 한 족발집은 족발 소(小)자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중(中)자는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대(大)자는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설렁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파전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렸다. 가격변동이 없는 음식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가장 저렴한 소(小)자를 없애고, 음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었다. 인근 분식점 메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육덮밥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돈가스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다. 돈가스 메뉴에 ‘X’표시가 돼 있는 음식점도 부지기수였다. 중화요리집 탕수육도 사이즈별로 2000원씩 인상됐다. 식당주인 양모(56)씨는 “1근 3600원하던 고기값이 9000원으로 세배 가까이 껑충 뛰는 바람에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메뉴’인 삼겹살 1인분(국내산 200g)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오른 집이 많았다.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고기 가격이 세졌다.”는 게 인상 이유였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순옥(53·여)씨는 “머릿고리를 달라고 마장동에 열번 전화를 해도 안 받더라. 고기가 없으니까 자기네도 전화 받기가 난처하겠지.”라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관통하는 찬바람은 여느 날보다 유독 싸늘했다. 시장 한쪽에는 일손을 놓은 상인 5명이 돼지고기 볶음과 떡볶이를 안주 삼아 소맥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IMF·광우병보다 구제역이 더 독해.”라면서 “구제역 파동에 축산 농가들은 보상받지만 우리 같은 중간 유통상인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일손이 남아 벌써 종업원 3명을 ‘읍참마속’한 고깃집도 있었다. 이영준·김진아·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명문高보다 근거리 학교 선호

    시행 두해째를 맞은 올해 서울 지역 고교선택제 배정 결과, 거주지와 다른 학군에 지원한 학생 비율이 지난해의 3분의2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강남·목동 등 이른바 명문 학군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10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11학년도 서울 지역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 193곳의 입학 예정자 8만 3515명을 배정한 결과, 일반 배정 대상자 8만 2300명(체육특기자·정원 외 1215명 제외) 중 86.3%(7만 1061명)가 자신이 지망한 학교에 배정됐다. 지난해 희망 배정률은 84.2%로 올해보다 2.3% 포인트 낮았다. 반면, 서울 전체 학교 가운데 희망 학교 2곳을 선택해 지원하는 1단계(전체 정원의 20% 선발) 배정에서 타 학군으로 지원한 학생은 8486명으로 전체 배정 대상자의 10.1%에 그쳤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전체의 14.4%인 1만 2824명이 타 학군에 지원했다. 김영식 시교육청 장학사는 “고교선택제 첫해에는 타 학군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지원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통학 부담 때문에 거주지와 가까운 학교에 배정받아 공부하려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1~2단계에서 지원한 학교에 탈락해 원거리나 희망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된 학생도 13.5%(1만 1239명)로 여전히 많은 것으로 집계돼 올해도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 등 이의 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선호 학군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사교육 과열 지구인 강남(6.1대1), 북부(5.4대1), 강서(5.2대1)는 1단계 지원 경쟁률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지만 타 학군 학생 배정률은 평균(29.4%)보다 낮아 각각 15.5%, 19.2%, 15.3%에 머물렀다. 타 학군에서 강남 지역으로 지원한 학생은 1637명으로 다른 지역보다 최대 수십배 많았던 반면, 강남에서 타 학군을 지원한 학생은 94명에 그쳐 전체 전입 희망자의 5.7%에 불과했다. 강남권 학생 대부분이 자기 학군 소재 학교를 지망했다는 뜻으로, 지난해에 이어 강남의 장벽은 높고 쏠림 현상은 여전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일반계고 196곳 가운데 1단계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광진구 건대부고(19.9대1)로, 지난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신도림고(17.1대1)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강원 동해안 겨울가뭄에 식수난 우려

    강원 동해안 겨울가뭄에 식수난 우려

    강원 동해안에 겨울가뭄이 이어지면서 제한급수 등 최악의 급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속초 취수원 ‘쌍천’ 말라붙어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 강수량은 고작 47.6㎜. 예년 강수량(172.8㎜)의 27.5% 수준이다. 따라서 바다를 끼고 있는 동해안은 물론, 산악지역까지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또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 2일 12.5㎜의 눈이 내린 뒤 눈·비 없는 날도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대기로 인해 산불의 위험도 높다. 습도가 35% 이하인 건조일수는 역대 최고인 67일. 평년 18.5일에 견줘 3배 이상 높아졌다. 내륙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태백의 강수량은 28.9㎜에 불과해 2008~2009년 겨울 최악의 가뭄 당시 강수량인 28.4㎜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륙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46.3㎜로 사상 두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같은 가뭄으로 속초지역의 주요 취수원인 쌍천은 이미 오래전에 바닥을 드러냈다. 하천 하구의 지하댐에도 바닷물이 스며들어 일부 집수정은 취수를 중단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시는 사용 가능한 암반관정을 모두 가동하고 쌍천에 도랑을 내 바닥에 비닐을 까는 등 한 방울의 물이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해시도 전천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현재 지하 심정에서 평소의 3분의 1 수준인 1만 4000t의 물을 간신히 끌어올려 사용하고 있다. 또 태백 광동댐의 현재 수위는 667.4m로 지난해 11월에 비해 4m가량 떨어졌다. 속초 도원저수지의 저수율은 26%, 삼척 미로저수지는 54%다. ●용수량 확대 사업 제자리 특히 강원 남부지역 광역식수원인 광동댐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취수능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추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식수대란을 겪었던 2009년초와 비슷한 가뭄이 발생할 경우 기존 취수시설을 모두 가동해도 태백 등 4개 시·군에서 필요로 하는 식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용수량은 절대 부족한 실정. 갈수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간 강원 남부지역 4개 시·군에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선 최대 860만t이 필요하지만 광동댐에서 현재 공급 가능한 용수량은 570만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태백시 삼수동 사미취수장에 집수관과 침사지를 보강하는 등 하루 1만t을 추가로 취수할 수 있는 비상취수시설을 만들기로 했지만 9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직구동 전기차 생산공장…영광, 세계 최초 설립키로

    직구동 전기차 생산공장…영광, 세계 최초 설립키로

    친환경 전기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부상한 전남 영광에 세계 최초로 직구동(直驅動) 전기차 생산공장이 들어선다. 정기호 영광군수는 8일 전남도청에서 전기차 연구개발·제조업체인 ㈜에코넥스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직구동 모터 시연회, 직구동 전기차 시승 행사를 했다. 에코넥스는 2년간 804억원을 들여 영광 대마일반산업단지에 직구동 모터 공장을 건설, 이를 장착한 버스와 트럭을 해마다 1만 5000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에코넥스가 네덜란드 이트랙션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전기 직구동 시스템은 기존의 엔진 차량 및 전기차와 달리 차륜을 전기모터로 직접 구동시켜 주는 특성이 있어서 현재까지 개발된 전기차보다 2~3배 효율이 높다. 또 기존의 디젤엔진 시내버스에 견줘 최소 50%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와 50%의 연료 절감, 90%의 소음 감축 효과가 있다. 이미 버스, 트럭, 승용차 및 전동 지게차에 이르기까지 적용을 위한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영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세계 최단’ 100만번째 특허등록

    ‘세계 최단’ 100만번째 특허등록

    국내에서 100만번째 특허등록이 이뤄졌다. 특허청은 8일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다이아벨이 2008년 3월 출원한 ‘힌지장치 및 이를 이용한 휴대 단말기’가 지난해 12월 3일 100만번째 특허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특허등록 100만호를 달성한 국가가 됐다. ●다이아벨 휴대단말기 100만호 영예 1948년 유화염료제조법이 최초 특허등록된 뒤 62년만의 일이다. 미국은 75년이 걸린 1911년에, 일본은 97년만인 1982년에, 캐나다는 107년만인 1976년에 각각 100만번째 특허가 등록됐다. 시기별 특허 등록추이를 보면 100만호 달성의 일등공신은 IT분야였다. 1990년 이전 연간 특허 등록건수는 8000건이 안 됐다. 하지만 1998년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6만 8800여건을 기록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지난 10년간 등록된 특허건수는 69만여건이나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휴대전화 대중화와 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라 IT 분야 특허등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동안 등록된 특허의 52%가 IT분야 기술 특허였다. 1960년대 특허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화학분야는 1990년 이후 10% 이하로 낮아졌다. 특허청은 IT분야 민간기업들의 R&D 투자액이 연평균 12% 이상 증가하고 있어 이 분야 특허등록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4만6268건 최다 국적별 등록현황을 보면 1990년대 초반까지는 특허권의 대부분을 외국인이 차지했으나 1995년을 기점으로 역전됐다. 지난해 12월 현재 내국인 특허등록은 5만 1404건으로 외국인(1만 7439건)의 약 3배에 달했다. 기업체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현재 삼성전자가 4만 62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전자(2만 5883건), 하이닉스반도체(1만 6733건), 현대자동차(1만 2249건), 포스코(9062건) 등의 순이다. 이수원 특허청장은 “특허등록 100만건은 지식재산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특허청은 ‘강한 특허’의 안정적 권리화를 위해 빠른 심사가 아닌 품질 제고를 통한 고품질 심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공지영·은희경 소설을 싼 값에” 스마트폰 뜨니 전자책도 ‘쑥쑥’

    “공지영·은희경 소설을 싼 값에” 스마트폰 뜨니 전자책도 ‘쑥쑥’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8)씨는 최근 아이폰으로 기발한 착상이 넘쳐나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가방에 무겁게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을뿐더러 최근 인터넷 서점에서 뮈소의 전자책을 종이책의 반값에 판매하고 있어 호주머니 부담도 덜하다. 한때 전자책 때문에 종이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오히려 전자책과 종이책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숫자가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휴대전화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서점 주문·매출 2배로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7일 스마트폰용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서 하루 평균 전자책 주문과 매출이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150건 수준이던 전자책 구매 횟수가 새해 들어 320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아이패드의 인기도 만만치 않아 벌써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구매하는 비율이 10%에 이른다. 점점 늘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자와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전자책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서점과 출판사는 각종 이벤트로 ‘스마트폰 사용자=전자책 독자’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예스24는 지난달 22일 ‘반지의 제왕’ 전자책 시리즈 1권을 무료로 배포했다. 시리즈는 모두 7권이며 권당 정가는 6000원이다. 1권은 석달간 홈페이지(www.yes24.com)에서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여세를 몰아 종이책(권당 1만 1000원) 개정판도 지난 1일 내놓았다. ●전자책 사면 종이책 얹어 주기도 전자책의 베스트셀러 순위는 일반 종이책과는 조금 다르다. 많이 팔리는 전자책은 자기계발서와 소설이 대부분이다. 아직은 전자책과 종이책이 동시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스티브 잡스’ ‘상대방을 사로잡는 유머의 기술’ ‘어린 왕자’처럼 가볍게 손이 가는 전자책을 많이 고른다. 이들 책의 가격은 1000원이다. 파울루 코엘류의 ‘브리다’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같은 신간 베스트셀러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20% 싸거나 같은 값인 경우도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장난감처럼 즐길 수 있는 어린이용 전자책도 인기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경제이야기’ ‘원작으로 새롭게 읽는 피노키오’ 등이 인기가 많다. 전자책을 사면 종이책을 주는 역발상 이벤트도 있다. 인터파크 도서에서는 ‘슈퍼월급쟁이’와 ‘빅 피처’의 전자책을 사면 종이책을 얹어준다. 반디앤루니스도 전자책으로 출시된 박범신의 소설 ‘비즈니스’, 장윈의 ‘길 위의 시대’ 등을 사면 추첨을 통해 종이책을 준다. ●자기계발서·소설이 주로 팔려 출판계는 공지영, 은희경 등 유명 작가들의 전자책 출간, 추리소설과 로맨스 등 장르 문학 열풍, 어학·자기계발 중심 실용서들의 꾸준한 선전 등 지난해 전자책 시장을 이끌어온 주요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알라딘 마케팅팀의 김성동 팀장은 “전자책 서비스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고 내려받을 만한 콘텐츠도 거의 없었지만 출판사의 인식 전환에 따른 적극적인 마케팅과 유명 작가들의 가세로 올 하반기에는 좀 더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가출 청소년 10명중 6명이 여학생

    가출 청소년 10명중 6명이 여학생

    ‘10명 중 6명’ 경찰청의 가출 청소년 통계 중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문가들은 사회문제로 떠오른 여학생 가출에 대해 과거의 순종적 성향에서 일종의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며 체계적인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7일 경찰청의 최근 5년간 가출 청소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여학생 가출 건수는 2005년 7099건에서 2009년 1만 3462건으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가출청소년 가운데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53.4%에서 60.4%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남학생은 비중은 46.6%에서 39.6%로 떨어졌다. ●남학생보다 가정불화 등에 민감 전문가들은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들의 가출이 급증하는 이유로 주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춘기의 복잡·미묘하고 여린 감수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가정불화 등 주변에 어려움이 생기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심리적인 상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경희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팀장은 “가정 내 이혼·별거·불화 등이 발생하면 여학생은 엄마의 역할을 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면서 “가정 상황이 어려움에 처할수록 아버지를 중심으로 견고한 가부장적 문화가 형성돼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이 견뎌 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혼율 증가 등의 이유로 가정 해체 빈도가 높아질수록 여학생의 가출도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정 해체가 발생하면 가정 유지의 책임이 아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그것에 대한 반발과 자신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불안감이 생기면서 딸이 집밖으로 나오게 되는 동력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미옥 서울여대 청소년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순종적인 성향을 가졌던 여학생들이 일종의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출 청소년이 말하는 이유도 전문가들의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억눌리며 받는 스트레스가 가출의 주요 원인이었다. 서울 금천청소년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수정(18·가명)양은 “아빠가 오빠의 외박은 허락하면서 나는 항상 집에만 있게 했다. 게다가 고된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했으며, 그마저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때리기 일쑤여서 집을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출을 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가출청소년 사이에서는 “남학생은 놀려고 가출하지만 여학생은 돈 벌려고 나온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서울 강서청소년쉼터에서 생활하는 이정민(17·가명)군은 “여자애들은 조건만남 등 성매매를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남자보다 가출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출한 여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안정’이며, 상당수 가출 청소년들이 성매매를 돈벌이 수단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해결위해 가출도 이에 따라 가출한 여자 청소년에 대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잠자리 문제만 해결해 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여학생들의 임신·낙태·출산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 쉼터에서 성교육과 생활교육을 강화하고 지역별로 부족한 쉼터를 추가적으로 설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사례1:지난해 12월 서울 이문동에 사는 대학생 A(23)씨는 온라인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 28만 8000원짜리 디지털카메라를 8만 9500원에 샀다. 횡재한 줄 알았던 A씨는 배달된 제품을 보고 실망했다. 광고와 달리 2년 전 모델이라 배터리가 금방 닳아 없어지고 성능도 기대에 못 미쳤다. A씨는 “해당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2:서울에서 작은 갈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11월 한 소설커머스 업체에 쿠폰을 팔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B씨는 ‘1인분에 1만 6000원 하는 돼지갈비를 반값에 구매 가능하다’는 내용의 쿠폰을 300장만 팔려 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가 “기본 단위가 1000장”이라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700장을 추가로 팔아야 했다. 결국 한꺼번에 몰린 ‘반값 쿠폰 손님’으로 7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이용자 26% 손해 본 경험 스마트폰 보급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확산을 통해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셜커머스의 횡포에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싼 가격을 앞세워 회원을 유치하고 있지만, 교환·환불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규모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당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어기고 교환이나 환불을 하지 않고 있다. ‘100명이 공동구매해야 반값 할인’을 내세운 한 업체는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 “중도에 몇몇 소비자들이 환불을 할 경우 ‘100명 기준’에 미치지 못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청약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전자상거래법상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7일 이내에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환불 및 교환을 해야 한다.”면서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런저런 핑계와 거짓 해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청약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일 서울시가 시민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가운데 26%인 297명이 ‘상품 광고가 부풀려졌거나 배송이 지연돼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식당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점,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50% 할인가격에 추가로 10%의 수수료’라는 조건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게 홍보 차원에서 할인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최소 1000장 이상’ 등 단위로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영업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홍보와 손님 재방문 효과를 위해 50% 할인 및 일정 규모 이상 쿠폰 발행이란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기준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300여곳 성업중인 데다, 올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급증한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소셜커머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피해 보상 방법 등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윤샘이나·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공동구매자를 모아 상품·티켓·할인쿠폰 등을 할인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 5월 준공 앞둔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를 가다

    5월 준공 앞둔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를 가다

    경기 안산시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11.2㎞)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건립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2005년 공사를 시작한 발전소는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전력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화방조제에는 지난해 11월 풍력발전소가 들어섰다. 또한 조력발전소 가동과 함께 홍보관 건물 위에 태양광 발전시설도 들어서게 된다. 설 연휴 전날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건립 현장과 시화호 갈대습지를 다녀왔다. 한때 수질오염의 대명사로 꼽혔던 시화호는 무공해 전력생산의 전진기지로 한창 탈바꿈하고 있었다. 현재는 조력발전을 위한 막바지 작업으로 부산하다. 시화방조제로 들어서 조력발전소를 건립중인 ‘작은가리섬’을 찾았다. 시화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조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가물막이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조력발전소 가동 마무리 작업 한창 공사 관계자는 “발전에 필요한 시설은 모두 끝났고, 이제 바닷물 유입을 막으려고 세워 놓았던 가물막이 제거 작업만 남았다.”면서 “전체 공정 가운데 가장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까지 발전시설과 주변 공원 조성까지 마칠 예정이었지만 걸림돌이 생겨 완공이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시화 조력발전소에는 25.4㎿짜리 터빈 10기가 설치됐다. 정상적으로 10기의 수차가 가동되면 순간 254㎿의 전력이 생산된다. 연간 발전량은 553GWh로 소양강 다목점댐 용량보다 1.6배가 크다. 이곳의 전력 생산량으로 5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 시화 조력발전은 최고 9m에 달하는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인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따라서 이미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유엔에 등록돼 배출권을 획득, 대체 에너지 확보와 세계 기후변화협약에도 부응하는 성공 모델이 될 전망이다. 조력발전으로 연간 31만 5000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올릴 수 있다. ●조력·풍력·태양 청정에너지 생산기지로 조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대부도 초입에 들어서자 길 양쪽에 세워진 거대한 풍차 2기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1월 준공을 마치고 전력생산에 들어간 풍력발전기였다. 풍력발전은 3000㎾(1500㎾짜리 2기)로 연간 5900㎿h의 전기를 생산, 연간 1만 배럴의 유류대체 효과와 3000t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올릴 수 있게 됐다. 요즘에는 이 풍력발전소가 시화호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다.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은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북적이는 진풍경도 연출한다. K-water 녹색사업본부 박기환 본부장은 “방아머리 풍력발전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하는 신에너지 생산시설로 2기를 운용해본 뒤 시화방조제 일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력발전소 가동과 더불어 홍보관 건물이 완공되면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도 들어서게 된다.”면서 “시화방조제가 조력·풍력·태양력을 망라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화방조제를 뒤로하고 시화호 상류 쪽으로 차를 몰아 갈대습지를 찾았다. 갈대습지는 한적해 적막감마저 들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한시적으로 탐방객 출입을 막아 놨기 때문이다. 갈대습지는 시화호로 흘러드는 3개의 지천(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K-water가 2002년 인공으로 조성한 곳이다. ●갈대습지 AI로 50일간 출입금지 갈대습지 입구에는 철문이 굳게 닫힌 채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습지 탐방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관리자의 협조를 구한 뒤 생태관으로 들어갔다. 생태관에는 습지에서 자생하는 동식물 사진과 생태체험 학습장 등이 마련돼 있었다. 생태관 전망대에 오르자 눈 덮인 갈대습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갈대습지의 면적은 104만㎡(31만 4000평)나 된다. 행정구역으로는 안산시 사동·본오동과 화성시 비봉·매송면에 걸쳐 있다. 생태관에 근무하는 최지유 안내사는 “지난해 말부터 오는 11일까지 50일 동안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 탐방객들로 활기가 넘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화갈대 습지는 4계절 모두 운치를 자랑한다. 봄에는 야생화, 늦봄부터 초가을 사이에는 갈대숲이 장관을 이루고 수련꽃도 만발한다. 겨울철에는 수많은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 따라서 매년 이맘때면 겨울철새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올해는 출입이 금지돼 황량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관계자는 “습지 출입이 재개되고 방조제에 조력발전소가 가동되면 예전보다 훨씬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는 수도권 주민들의 최대 휴식터이자 청정에너지 생산기지로 한창 변신하고 있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해적 수사] 선원들이 전하는 악몽의 146시간

    [해적 수사] 선원들이 전하는 악몽의 146시간

    “해적이다!” 지난달 15일 오전 7시 45분쯤 인도양 북부를 순항하던 삼호주얼리호(1만 1500t급)는 갑작스러운 비상상황과 맞닥뜨렸다. 배의 가장 높은 부분인 선교(船橋)에서 당직근무 중이던 이기용(46) 1등 항해사가 비상벨을 울렸다. 이 항해사는 소형 고속정을 탄 소말리아 해적들이 높이 5~6m 정도인 삼호주얼리호 중앙 측면에 사다리를 걸고 선박에 오르는 급박한 장면을 목격했던 것. 비상벨 소리에 최진경(25) 3등 항해사가 곧바로 선교로 긴급전화를 걸자 “해적이다!”라는 비명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석선장, 선원들에 쪽지로 지시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1명의 선원들은 일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이들은 비상벨이 울린 지 5분도 안 돼 비상통신기와 물, 음식 등을 챙겨 피난실로 대피한 뒤 철제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이 문은 안에서만 열 수 있도록 돼 있다. 비상통신기로 선사에 긴급 구조요청을 했다. 공포 속에 1시간 정도가 흐르자 삼호주얼리호로 접근한 해적 모선(母船)에서 한 무리의 해적들이 추가 승선해 수색을 시작했다. 해적들은 잠긴 문과 통로에 총을 난사했다. 해적들은 피난실 문이 한동안 열리지 않자 대형 해머로 천장에 있는 맨홀 커버를 부수고 침입했다. 이내 총과 칼로 선원들을 위협하며 선교 쪽으로 끌고 갔다. ●아라이, 석선장 찾아내 총 쏴 피랍 후 선원들은 선교에서 해적 13명으로부터 24시간 밀착 감시를 받으며 지옥 같은 생활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 선원 8명이 타고 있다는 말을 들은 해적들은 “머니, 머니”라고 외치며 손뼉을 쳐댔다. 석해균 선장은 갑판장 김두찬(61)씨에게 영어로 된 선박 관련 서적을 수시로 내려보냈다. 책 속에 감춰진 쪽지에는 ‘소말리아로 가면 안 된다. (엔진에) 물과 기름을 섞어라. 지그재그로 배를 운항해 시간을 끌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달 18일 우리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4500t급)의 1차 구출작전 후 해적들은 더욱 난폭해졌다. 석 선장이 가장 많이 맞았고, 김 갑판장은 해적 팔꿈치에 맞아 앞니가 몽땅 빠졌다. ‘아덴만 여명 작전’이 펼쳐진 지난달 21일 오전 4시 58분쯤 총소리가 나더니 선교 창문들이 모조리 박살났다. 해적들은 선원들을 총알받이로 선교 양쪽 문으로 내몰았다. 그때 마호메드 아라이가 ‘캡틴!’을 외치며 선장을 급히 찾았다. 이곳저곳을 뒤지던 아리이가 석 선장을 발견하자 총을 쏜 뒤 선박 아래 쪽으로 달아났다. 어느새 해군들이 선교로 들어왔다. “대한한국 해군입니다. 안심하십시오.”라고 했다. 선원들은 환호하며 146시간의 긴 악몽을 떨쳐 버렸다. 부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용암돔/이춘규 논설위원

    화산의 수명은 100만년. 이 기간 분화·폭발·휴식을 반복하다 마침내는 사화산에 이르게 된다. 일본 최고봉 후지산(3776m)은 생성된 지 5만~10만년으로 젊은 활화산이다. 1707년 대폭발했다. 300년 대폭발 주기설이 돌아 열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화산국 일본에는 활화산이 많다. 전 세계 900여개의 활화산 중 10% 이상이 일본에 있다. 1주일 전부터 폭발적 분화를 거듭하고 있는 규슈 남부 신모에다케(1421m)는 20여개 화산을 거느린 기리시마 렌잔(連山) 화산군에 속한다. 활화산이란 ‘현재 활발한 분화 활동이 있는 화산’ 및 ‘과거 2000년 이내에 분화(폭발)한 화산’이었다. 2003년 ‘1만년 이내에 분화한 화산이 활화산’이란 국제기준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일본 활화산은 86개에서 108개로 늘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발해 때 폭발한 백두산, 고려 때 분화했다는 한라산도 활화산이 된다. 가스나 연기를 내뿜는 활화산은 일본열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아소산·아사마야마는 분화와 폭발적 분화를 되풀이하고 있다. 아소산에서는 펄펄 끓는 분화구 내부를 볼 수 있다. 도쿄 인근 하코네 오와쿠다니에선 유황냄새가 진동하는 수증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북알프스 야케다케 정상에 올랐을 때 유황냄새와 함께 굉음을 내며 솟구치는 수증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는 착각을 일으켰다. 자우스다케, 구사쓰시라네산, 다테야마 지옥계곡 등에서도 수증기와 유황냄새를 체험했다. 도쿄도 내에도 도심에서 수백㎞ 떨어진 이즈제도에 4개의 활화산이 있다. 신모에다케의 직경 700m 분화구 안에는 분화 다음날 직경 50m의 용암돔이 생겼다. 1일 네번째 폭발적 분화를 하기 전까지 용암동 직경이 500m로 10배나 커졌다. 용암돔이란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느린 속도로 지상에 나와 화구 밖으로 흐르지 않고 내부에 굳어 돔(dome)처럼 형성된 화산체다. 폭발적 분화 전후 커진다. 대폭발로 용암이 화구 밖으로 흘러내리면 형상에 따라 침상용암·괴상용암·파호이호이용암 등으로 불린다. 분화와 대폭발의 중간인 폭발적 분화 때는 공기진동인 공진(空振)도 발생한다. 약하면 창문이 흔들리지만 강하면 유리창도 깨진다. 신모에다케의 1일 폭발적 분화 때 공진이 생겨 기리시마시 지소와 시내 병원 유리창이 깨져 1명이 다쳤다. 활화산은 무섭지만 화산성 온천도 제공한다. 일본에는 2009년 기준 온천장이 3130여개소, 원천이 2만 8033개소다. 경쟁이 치열해 가짜온천 소동도 있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치매환자 7년새 4.5배 늘었다

    치매 환자가 7년 만에 4.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치매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 진료비도 같은 기간 10배 이상 폭증해 전체 노인성 질환 진료비의 4분의1을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노인성 질환 진료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병원을 찾은 치매 환자는 2002년 4만 7747명에서 2009년 21만 5459명으로 4.5배나 늘어났다. 다른 노인성 질환인 파킨슨병 환자는 3만 2235명에서 7만 6226명으로 2.4배, 뇌혈관질환자는 43만 8927명에서 79만 2243명으로 1.8배가 늘었다. 전체 노인 질환자가 49만 9000명에서 102만 7000명으로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치매 환자의 증가세가 크게 두드러진 셈이다. 특히 치매 진료비는 같은 기간 560억원에서 6210억원으로 무려 11.1배 증가했다. 2009년 전체 노인성 질환 진료비 2조 4387억원의 25% 수준이다. 연구원은 치매에 걸린 노인이 갑자기 늘어났다기보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치매로 진단받는 노인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매 등의 노인성 질환을 방치하지 않고 병원을 곧바로 찾는 노인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노인성 질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7년 만에 255.4% 늘었으며, 이들에 대한 총진료비는 543.7% 증가했다. 또 2002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10만명당 6906명이 노인성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2009년에는 1만 2711명으로 역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종헌 건보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제 수준이 나아지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치매에 걸리기 전에 감염,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노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래 사는 노인이 많아져 치매 환자가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할 나위 없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을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 등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 등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만원이나,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와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를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민의 저승사자’ 등록금을 매우 쳐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의회에서 새해 국정 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했다. 늘 그랬듯, 교육 부문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대목에서 한국의 교육을 예로 들었다. 미래의 동량을 길러 내는 한국 교육자의 역량에 부러운 시선을 보낸 그는 우수 교사 10만명을 양성하겠다며 젊은이들에게 “국가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교사가 되라.”고 촉구했다. 4년간 대학 학비에 대해 1만 달러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토록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고, 롤 모델로 삼고자 했던 한국의 교육 현실은 어떤가. 숨 막히는 입시 경쟁, 끊이지 않는 성적 비관 자살, 인성 교육이 사라진 교실, 폭증하는 사교육비, 대학 서열화로 빚어진 학벌 계급…. 교육 현실에 관한 한 영락없는 지옥의 풍경이다. 그 한가운데 ‘서민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대학 등록금 문제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한국은 경제규모로는 세계 15위, 1인당 국민소득으로는 49위이다. 그런데 대학 등록금 액수는 세계 2위다. 미국 바로 뒤다. 그럼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잘사는 나라인가. 이건 뭔가 비정상적이다. ‘미친 등록금의 나라’(한국대학연구소 집필, 개마고원 펴냄)는 제목만으로도 ‘감이 확 오는’ 책이다. 잘라 말하면 대학 등록금이 제정신이 아니니, 매질을 해서라도 바로 잡자는 거다. 교육비가 사람 잡는 괴물로 둔갑한 상황을 설명하는 게 ‘등록금만 1000만원, 교육비는 2000만원’이란 현실이다. 얼마 전엔 자녀 한명을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 8000만원 가까이 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책은 이처럼 대학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오른 까닭을 꼼꼼하게 짚는다. 아울러 고액의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 여건은 왜 이렇게 형편없는지, 대학들이 자기들 배만 불리기 위해 적립금을 쌓아 온 것은 아닌지 등도 면밀하게 살핀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는가. 책은 당장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자고 주장한다. 2010년 현재 일반 사립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54만원이니, 37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근거는 이렇다. 유럽 국가들의 대학 등록금 수준은 1인당 국민소득의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2009년 구매력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8000달러, 약 3100만원(환율 1100원 기준)이다. 그 10분의1은 310만원. 따라서 370만원이면 넉넉하다는 계산이다. 책은 또 기부금 입학제와 학자금 대출제도의 허실도 파헤친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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