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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에쓰오일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에쓰오일

    에쓰오일의 미래 전략은 3대 사업축으로 전개된다. 기존 정유사업 확장 및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으로의 진출을 결정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이다. 에쓰오일은 최근 한국실리콘의 지분 33.4%를 인수해 폴리실리콘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국내 두 번째로 고순도 폴리실리콘 상업 생산을 시작한 한국실리콘은 에쓰오일의 증설투자가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1만 2000t의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 중국, 일본 등 대규모 수요처를 공략하는 등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핵심인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도 완료했다. 하루 67만 배럴의 원유 정제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연산 160만t의 파라자일렌(PX) 생산 시설과 연산 60만t의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생산력을 확보하게 됐다. PX센터는 단일 공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에쓰오일의 최대 경쟁력은 1991년부터 18억 달러가 투자된, 일명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첨단 중질유 분해탈황시설’(BCC)이다. 저급의 벙커C유를 휘발유, 경유 등으로 전환하는 설비로 부가가치가 높다. 에쓰오일은 지상유전을 통해 국내 3강 정유업체에 진입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최고경영자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사업 분야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게 됐고 정유공정과 유사한 폴리실리콘 상업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게 돼 에쓰오일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확고하게 마련됐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내년 6월이면 풀립니다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내년 6월이면 풀립니다

    “지금은 인류가 수천년 동안 궁금해했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직전입니다. 늦어도 내년 여름이면 약 140억년 전 태초(太初)의 신비가 상당 부분 규명됩니다. 현대물리학의 기본 틀을 형성하고 있는 가설이 맞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과학은 이전에 이뤄낸 모든 성과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게 될 것입니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롤프 디터 호이어(63) 소장은 들떠 있었다. 14일 서울신문과 단독으로 가진 이메일·전화 인터뷰에서 전 지구적 과학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힉스(Higgs) 입자’ 규명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쯤 앞당겨져 내년 여름에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CERN의 수장이자 가속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그는 현재 ‘인류 최대의 실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CERN은 7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지구 최대의 대형 강입자 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LHC)를 2008년부터 가동하며 지구와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고 있다. 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일대 100m 지하에 마련된 직경 9㎞, 길이 27㎞의 원형 터널에 구축돼 있다. 호이어 소장과의 인터뷰는 기초기술연구회가 주선하고 최선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의 의견을 받아 진행됐다. →CERN이 진행하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가 과학계에는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일반인에게는 그 개념조차 어려운 것 같다. -한마디로 138억년 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대폭발) 직후의 상황을 재현하는 작업이다. 2개의 양성자 빔을 LHC 내에서 광속(光速)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정면으로 충돌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우주를 구성하는 데 관여한 16개 입자(표준 모형)의 질량을 정의해 낸 힉스입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태초에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는 반(反)물질을 추적하는 것도 우리가 우주의 진화를 규명하는 데 중요하다. 실험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은 필사적이다. 이번에 힉스 입자를 규명하지 못하면 현대물리학이 세운 대부분의 이론은 갈 길을 잃게 된다. 당분간 새로운 형태의 대규모 실험을 시도할 명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가. -다행히 LHC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물리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얼마나 쌓느냐가 중요한데, 올해의 경우 고작 절반 정도 지난 상황에서 연간 목표량을 웃돌고 있다. 현재 진행 속도와 데이터 분석 시간을 감안하면 내년 6월쯤이면 힉스 입자를 발견하거나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당초 발표보다 6개월가량 빠른데. -그렇다. 예상보다 실험이 훨씬 더 원활하게 진행되어 태초의 신비에 더욱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힉스 입자가 발견된다면 우리는 ‘표준 모형’을 완성할 수 있다. 그게 아니면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힉스 입자를 발견하더라도 우리 연구진이 ‘유레카’라고 외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워낙 짧은 시간만 존재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소멸되는 힉스 입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론물리학을 통해 토대를 닦아 놓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힉스 입자는 사라지면서 다른 입자들을 만들어낸다. 이 입자들은 힉스 입자보다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남아 있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힉스 입자의 흔적으로 여긴다.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까지도 알고 있다. 이런 특이한 패턴이 우리가 설정한 예상치보다 많이 나오는 일이 반복되면 힉스 입자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힉스 입자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내년 6월이면 이를 단언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얻고 분석을 마칠 수 있다. →최근에 가시적인 성과들이 부쩍 늘었다고 들었다. -지난달 CERN이 보유한 반양성자 감속장치(AD)에서 반물질(반수소)을 1000초(16분 40초) 동안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에도 반물질을 만든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잡아둔 적은 없었다. 반물질은 물질과 만나는 순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 연구진은 극저온 냉동기술을 동원해 반수소를 잡아두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제는 잡아둔 반수소의 속성을 연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왜 반물질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힉스 입자의 존재 유무를 입증하고 나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CERN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구는 긴 안목의 장기 프로그램들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장비인 만큼 처음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단계에서 무슨 실험을 할지 계획을 짜 놓은 상태다. 우선 내년 힉스 입자 실험이 1차 완료되면 내년 말 가동을 중단한다. 현재의 에너지를 두배로 늘리기 위한 작업을 1년간 진행한 후 2014년에 다시 가동을 시작한다. 또 몇 년간 가동하고 다시 정지시켜 개선하는 작업이 반복될 것이다. 매 간격마다 우리는 좀 더 발전된 형태로 과학적 진리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전 세계 60여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를 이끌고 있다. 어려움은 없나. -국적도, 전공도 다른 과학자들이 함께 작업하지만 의외로 어려움은 없다. 이들이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향한 공통된 집념은 연구 생산성도 자연스럽게 높여 준다.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마찬가지다. 이런 대형 과학 프로젝트는 결코 전통적인 형태의 닫힌 조직으로는 진행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시작 단계부터 분업과 협업을 유기적으로 이룰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도 핵심은 중이온가속기다. 어떻게 운용해야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CERN을 운영하는 데는 고작 일개 대학의 예산 정도만 필요하다. 60년 전 CERN이 처음 만들어질 때 채택된 예산 조달 방식 덕분이다. CERN은 비용을 균등하게 나누고, 얻어지는 이익도 함께 나누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런 거대 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학벨트도 가속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한국 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는 물론 해외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 기초과학은 새로운 지식을 사회에 불어넣는 선순환 고리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과학에 대한 투자는 이런 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본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약력 및 용어클릭 ●롤프 디터 호이어(Rolf-Dieter Heuer) 실험입자물리학자로, 거대 가속기 건축과 운영의 세계적 권위자다. 1948년 독일 괴팅겐에서 태어났다.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1998년까지 CERN에서 근무하며 우주입자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1998년 함부르크대 물리학과장을 맡으며 전자-양전자 충돌기 실험에 대한 이론을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 가속기·광 과학·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독일 전자싱크로트론 연구소에서 고에너지 연구부장을 지낸 후 2007년 12월 CERN 소장으로 선출됐다. 기초기술연구회 1호 과학자문위원으로 각종 과학정책에도 조언하고 있다. ●힉스(Higgs) 입자 빅뱅 직후, 우주 만물을 이루는 16가지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추정돼 ‘신의 입자’로 불린다. 1964년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제안해 이름 붙여졌다. 16가지 입자가 모두 발견돼 힉스의 존재가 확인되면 현대물리학의 표준 이론이 완성된다. 만약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 입자물리학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반(反)물질·반(反)입자 물질은 원자, 원자는 입자(양성자·중성자·전자)로 구성된다. 입자와 성질이나 질량은 같지만 전하값(+ 또는 -)은 반대인 입자를 반입자(반양성자·반중성자·반전자)라고 하며, 이들로 구성된 물질을 반물질이라고 한다. 우주가 탄생할 때 같은 수의 입자와 반입자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자연상태에서 물질과 입자만 존재한다. 입자와 반입자는 만나면 함께 소멸하는데 반입자가 사라지고 입자만 남은 원인을 찾으면 우주 진화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서울신문·기초기술연구회 공동기획
  • 압구정동에 ‘50층 아파트 숲’

    압구정동에 ‘50층 아파트 숲’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주거 단지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가 최고 50층으로 재건축된다. 또 주변 올림픽대로가 지하로 내려앉고 그 위에는 서울광장 17배 넓이의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의 지구 단위 계획안을 마련해 14일부터 이틀간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이 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한강 변에 세워질 건물 높이가 최고 50층, 평균 40층으로 대폭 완화된다. 현재 미성·신현대아파트가 있는 1구역은 3712가구, 옛 현대아파트가 있는 2구역은 4536가구, 한양아파트의 3구역에는 3576가구 등 총 1만 1824가구가 들어선다. 압구정로 쪽에는 배후지의 상업 기능에 대응해 가로 활성화를 유도하고 한강 변의 고층 건축물 배치에 따른 위압감을 해소하기 위해 중·저층의 연도형 건물을 배치한다. 또 한강과 아파트 단지 사이를 가로막던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 부지와 한강 변을 아우르는 대규모 문화 공원을 조성한다. 공원 총면적은 24만 4000㎡로 서울광장의 17배 크기다. 서울시는 압구정 공원과 서울숲을 연결하는 ‘꿈의 보행교’를 설치해 시민이 보행이나 자전거로 강남·북을 오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 문헌 조사와 고증을 거쳐 압구정 정자가 복원되고 주민을 위한 다양한 전시·공연·체육 시설이 마련된다. ▲1구역(미성 1·2차, 현대 9·11·12차) 주민설명회는 14일 오전 10시 ▲2구역(현대 1∼7·10·13·14차, 현대빌라트, 대림빌라트)은 같은 날 오후 2시 광림교회에서 개최한다. ▲3구역(현대 8차, 한양 1∼8차)은 15일 오전 10시 소망교회에서 주민설명회를 갖는다. 서울시는 주민설명회가 끝나면 열람공고를 해 주민 의견 수렴, 관계 기관 협의, 강남구의회 의견 청취, 구청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해 하반기 안으로 지구단위(정비) 계획을 결정 고시할 예정이다. 권창주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압구정동 주민은 올림픽대로 때문에 속칭 ‘토끼굴’로 불리는 지하 나들목이나 육교를 통해서만 한강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올림픽대로 지하화와 공원 조성으로 한강의 공공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비수기에도 전셋값 들썩… 수도권 현장 돌아보니

    비수기에도 전셋값 들썩… 수도권 현장 돌아보니

    주택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7월에도 서울의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이 이뤄지고, 일부 지역 중개업소에는 전세 대기자들도 수십 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재건축 등에 따른 이주 수요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리서치 전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8월 수도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물량은 총 4368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1만 5001가구) 대비 1만 633가구(71%)가 줄었다. 이번달 입주 물량보다는 1618가구(27%) 감소했다. 이는 입주 물량이 3922가구에 불과했던 2008년 3월 이후 최저치다. 게다가 정부가 전세시장 안정과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대책들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전셋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34㎡형 1주일새 5000만원 올라 “지금 전세 시세는 아무 의미도 없어요.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입니다.” 13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구로구 S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주에 3억원 하던 구로동 대림2차 아파트 134㎡(전용면적) 전셋값이 지금 3억 50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워낙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보니 집주인이 몇 천만원씩 올려 내놓는 일도 흔하다.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 비단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우성공인 관계자는 “85㎡(전용면적)대 전세가는 올 초보다 5000만원 이상 올라 2억원이 넘었고 소형 평형은 아예 물건이 없어 대기자가 줄을 섰다.”고 말했다. ●전셋값 저렴한 빌라로 이주 늘어 다세대와 빌라 밀집지역인 서울 강서구 화곡2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치솟는 아파트 전세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계영(36·서울 강서구)씨는 “물가도 전세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면서 “복비를 두배로 주는 뒷거래로 간신히 집을 구했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은 재개발·재건축 이주로 전세난이 시작됐다. 대치동 청실아파트(1446가구)와 우성아파트(354가구)가 연말까지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또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790가구), 가락동 가락시영1·2차(6600가구), 상일동 고덕주공4단지(568가구) 등도 하반기에 이주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이미 대치동은 청실아파트 이주 영향으로 전셋값이 뛰기 시작했다. 동아공인 관계자는 “계절적인 영향도 있지만 아예 전세는 물건이 없다.”면서 “85㎡는 5000만~1억원씩 올려도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말했다. ●부동산 법안 처리 무산 전세난 더해 6월 임시국회가 전세난을 부채질했다.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보금자리주택 민간참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는 법안 등 부동산 주요 쟁점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민간도 보금자리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령들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무너졌다. 이로 인해 집 장만보다는 전세로 눌러앉겠다는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 서울에서 도시정비사업에 따른 멸실 주택 가구 수만 해도 2만 가구가 넘는다. 이에 따른 전세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시·도지사가 재개발·재건축 추진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법사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주택 관련 법안 처리가 줄줄이 지연돼 전세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주택정책은 1~2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중장기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서울시의 시프트 정책이나 임대주택 정책을 발 빠르게 정부가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자체 외국인 주민 전담부서 생긴다

    지자체 외국인 주민 전담부서 생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외국인 주민 지원을 전담하는 부서가 2013년까지 신설되고 담당인력도 확충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자체의 외국인정책 전담부서 설치 및 인력확충 방안’을 각 시·도에 14일 전달한다고 밝혔다. 전담부서는 지금까지 여러 부서에서 따로따로 수행해 온 외국인 주민 지원정책을 통합해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담당인력을 외국인 주민 2500명당 1명씩 확보하고 2013년까지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시·도는 외국인 주민 수 5만명 이상 또는 주민등록인구대비 비율이 2.5% 이상이면 과 단위(12명 안팎) 전담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인천·충남·경북·경남 등 6곳이 해당된다. 기타 시·도는 5급 1명을 포함한 4명 내외의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시·군·구는 외국인 주민 3만명 이상 또는 주민등록인구대비 비율이 10% 이상이면 전담과를 설치한다. 서울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와 경기 안산·수원·화성시 등 6곳이 대상이다. 외국인 주민이 1만~3만명 사이거나 인구 비율이 5~10%인 곳은 6급 1명을 포함해 4명 내외의 부서가 새로 생긴다. 하지만 행안부는 총액인건비 범위 안에서 가급적 인원 순증 없이 기존 담당인력, 기능쇠퇴 부서의 인력을 활용하도록 지자체에 권고했다. 현재 외국인 주민 업무는 시·도마다 자치행정과, 가족여성과 등 3~8개 부서에 흩어져 있고 시·군·구도 총무과 등 2~4개 부서로 분산돼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26곳에선 외국인 담당 과나 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규모도 제각각이다. 시·군·구의 담당 공무원 1명당 외국인 주민 수는 평균 2507명이지만 서울 관악구가 2만 4848명, 경북 영양군이 55명으로 최대 452배까지 차이가 난다. 외국민 주민·다문화가정 지원을 맡는 행안부 자치행정과 내 다문화사회지원팀도 올해 2월에야 신설됐다. 이에 행안부는 서울시, 경기도의 전담부서 설치 사례를 참고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국제협력과, 경쟁력정책담당관실 등 3개과 13명을 통합해 외국인생활지원과를 신설했다. 경기도도 같은 해 11월 다문화가족과를 새로 만들어 정책 추진을 일원화한 바 있다. 행안부는 오는 11월까지 부서 설치에 따른 지방 재정수요 보전방안을 검토한 뒤 2013년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에 관련 실적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명품 짝퉁 2위는 레스포색…1위는?

    명품 짝퉁 2위는 레스포색…1위는?

     올 상반기 적발된 명품 위조 상품(일명 짝퉁) 중 그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루이뷔통’으로 나타났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1~6월까지 적발된 짝퉁 1만 8297점 중 루이뷔통이 1232점으로 가장 많았고 레스포색(1180점), 샤넬(668점), 구치(588점), 나이키(344점) 순이었다.  압수 품목별로 가방은 레스포색(1180점), 루이뷔통(815점), 구치(306점)가 많았고 신발류는 나이키(197점), 샤넬(91점), 구치(85점) 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장신구는 루이뷔통(257점), 샤넬(235점), 구치(90점), 의류는 폴로(275점), 빈폴(115점), 버버리(82점) 순으로 집계됐다.  단속 압수물의 정품 시가는 120억원에 달했고, 위조 상품을 만들기 위한 원단과 상표 등 부자재가 62%인 1만 1373점을 차지했다. 부자재는 샤넬(1316점), 프라다(586점), 돌체앤드가바나(576점), 구치(295점) 순으로 많았다.  오영덕 특허청 상표권 특별사법경찰대장은 “상반기 위조 상품 단속을 강화한 결과 압수품이 전년 동기 대비 15배에 달했다.”면서 “국격 제고 및 건전한 상거래 확립을 위해 짝퉁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물 수능’ 장관이 책임져라/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 수능’ 장관이 책임져라/곽태헌 논설위원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려면 1차에서 2과목, 2차에서 3과목 시험을 치러야 한다.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고,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지난해에는 6만 7000여명이 응시해 1만 5000여명이 합격했다. 평균 60점으로 합격하든, 100점으로 합격하든 개업하는 지역이 다른 것도 아니다. 성적에 따른 불이익도 없고 우대도 없다. 합격자는 똑같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대표적인 자격시험이다. 자격시험은 과락(科落) 없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게 관례다. 보통의 자격시험은 절대평가여서 응시생 중 몇등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반면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이 11월 10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공무원 채용 시험처럼 응시생 중 몇등인지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수능을 출제하는 기관의 장은 이상한 말을 한다. 지난달 1차 모의평가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성태제 원장은 ‘물 수능’에 대한 비판과 관련, “수능이 자격시험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라고 말했다. 자격시험이 뭔지나 알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공인중개사 시험처럼 자격시험으로 한다면 많은 수험생을 합격시켜 놓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수험생 간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능은 근본적으로 자격시험이 될 수 없다. 성 원장은 “수능은 상위권 학생을 가려내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2학년도 4년제 대학의 모집정원은 38만명이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 지원만 하면 갈 수 있는 대학을 감안하면 올해 수능을 보는 70만명 중 20만명 정도만 수능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수능이 상위권만을 위한 시험은 아니지만 하위권을 위한 시험은 더더욱 아니다. 성 원장은 “수시전형이 확대되고 대입 전형요소가 다양화하면서 수능 의존도는 많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2012학년도의 경우 수시에서 62%, 정시에서 38%를 뽑는다. 수시에서는 학생부 성적, 논술·구술시험, 자기소개서, 봉사활동, 어학능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발한다. 하지만 정시에서는 수능이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성 원장은 최악의 ‘물 수능’으로 혼란스럽게 한 뒤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에 모든 것을 떠넘기려는 듯하다. 수시가 뭔지, 정시가 뭔지 알고나 있는지…. 성 원장이 ‘물 수능’을 옹호하는 것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장관은 올초 언어·수리·외국어 과목별 만점 1%를 공언했다. 이 장관의 외동딸은 외고를 나와 미국대학에 유학을 갔다. 이 장관은 수능이 뭔지, 수시가 뭔지, 정시가 뭔지 알고나 있을까. 1차 모의평가 결과 인문계 언·수·외 만점자는 573명이 나왔다. 서울대 정시의 인문계 정원은 500명이 채 안 된다. 서울대는 물론 고려대와 연세대의 인기학과에 지원하려면 언·수·외 만점을 받아도 불안하다. 자연계 언·수·외 만점자는 160명이다.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톱5 의대 정원을 훌쩍 넘는다. ‘물 수능’으로 논술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수능에서 실수하면 치명적인 탓에 당초 수시에는 관심 없던 상당수의 수험생이 수시 논술전형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을 잘 다니던 신입생들도 ‘물 수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장관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문제를 쉽게 내겠다고 말했으나 오히려 학원 배만 불려준 꼴이다. 학원연합회에서 이 장관에게 공로상을 줘야 할 판이다. 제비뽑기로 대학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면 시험은 시험다워야 한다. 70%를 EBS 교재와 연계해 출제하겠다면 나머지 30%는 변별력이 있어야 한다. 10년 전 김대중 대통령은 지나치게 어려웠던 ‘불 수능’으로 사과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이 ‘물 수능’으로 사과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일이 터진 뒤의 사과는 의미도 없다. 이 대통령은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더 망치기 전에 당장 이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수능 후에 돌아올 모든 것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tiger@seoul.co.kr
  • 日 ‘세슘 쇠고기’ 도쿄 등 전국 유통 파문

    일본에서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전국에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30㎞권 내에 있는 미나미소마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육우용으로 출하한 11마리의 소에서 잠정기준치인 ㎏당 500베크렐(Bq)을 넘는 세슘이 검출되면서 표면화했다. 이 농가가 앞서 출하한 소 6마리에게 원전 사고 이후 세슘에 오염된 볏짚을 먹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사료로 쓰인 볏짚에서는 기준치의 약 56배에 이르는 ㎏당 1만 7045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런 사실은 후쿠시마현이나 농림수산성이 아니라 도쿄도가 도축된 쇠고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도쿄도의 조사 결과 당초 문제가 된 11마리 외에 같은 축산농가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한달 간 출하한 6마리의 육우가 도쿄의 시바우라 식육처리장에서 도축된 뒤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쇠고기 가운데 아직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고기에서는 기준치의 6.8배인 ㎏당 340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 쇠고기의 상당량은 이미 도쿄와 가나가와, 오사카, 시즈오카, 아이치현 등의 도·소매 업자에게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는 홋카이도와 아이치, 에히메, 도쿠시마, 고지현의 업자에게 팔려 유통됐다. 북부의 홋카이도에서 남부의 에히메까지 9개 도도부현(都道府縣) 등 사실상 전국에 팔려 나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식품안전 통제력이 도마에 올랐다. 방사성물질 때문에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긴급시 피난 준비구역’에서 사육된 소가 당국의 감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유통된 셈이다. 이는 미나미소마시의 축산 농가뿐 아니라 원전 인근에 있는 다른 축산 농가에서 사육한 가축도 같은 경로로 유통됐을 가능성을 시사해 일본 전역을 ‘쇠고기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15년 곡물자급률 30%로 상향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국제적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세계 식량 수요 증가를 생산 증가가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0일 ‘2015년 식량자급률 목표치 재설정안’을 발표하고 주식자급률 목표를 54%(2006년 설정)에서 70%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주식 자급률은 국민들이 소비하는 주식을 국내 생산으로 얼마나 공급하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기존에는 쌀·밀·보리로 구성됐지만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3㎏인 보리는 이번에 자급률 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쌀 자급률 목표치는 90%에서 98%로 상향 조정했고, 밀은 1%에서 10%로 10배나 올렸다. 이를 위해 밀 생산면적을 지난해 1만 3000㏊에서 2015년 5만 3000㏊까지 늘리고 가공용도별 밀 전문 생산단지 24개소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주식자급률에 사료용 곡물이 포함된 곡물자급률 목표치도 기존 25%에서 30%로 끌어올렸다. 석유나 광물 같은 자원 분야에서 사용하는 ‘자주율’이라는 개념을 차용한 ‘곡물자주율’ 지표도 새로 만든다. 자주율은 국내생산분과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한 물량을 합한 비율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광기, 정말 배척만 할 대상인가

    인간의 광기(狂氣)는 흔히 정상적인 것과는 대칭에 선 비정상과 몰이성의 개념쯤으로 통한다. 우울증과 죽음, 욕망, 폭력, 비판과 같은 광기의 양상은 위험하고 거세돼야 할 가치로 여겨지기 일쑤다. 그래서 이 광기는 정치와 철학, 역사의 범주에선 늘상 배제되고 억압받곤 한다. 그러면 광기는 정말 비정상적이고 배척해야만 할 주제일까. “광기란 역사의 문제이며 이성은 우리를 조용히 혹사시켰다.” 이는 광기를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적 부정의 개념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심층적인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던 미셸 푸코의 유명한 말이다. 푸코는 “화가와 시인들의 기발한 착상은 광기의 완곡한 표현”이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문학과 예술이 근원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실체 찾기에 천착하는 행위라고 할 때 그 말은 결코 허튼 망언이 아닐 것이다. 송기정 이화여대 교수(불어불문학)가 낸 ‘광기, 본성인가 마성인가’(이화여대출판부 펴냄)는 광기를 ‘심층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미셸 푸코의 주장에 아주 근접한 책이다. 문학 측면에서 광기를 풀이한 것이라고 할까. 규격화된 틀에서 탈출하고 법이 정한 금기를 어기려는 ‘삐딱함에 대한 욕망’의 광기가 문학의 영역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조망한 시도가 신선하다. 등장하는 작가는 루소, 디드로, 발자크, 스탕달, 플로베르, 모파상 등의 프랑스 작가들과 박지원, 김동인, 염상섭 등의 한국 작가들이다. 18∼19세기 프랑스 문학과 18세기 및 개화기의 한국 문학 속 광기에 대한 집중 조명인 셈이다. 책을 통해 드러난 이들은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광기와 싸우고 거짓의 광기로 위장해 오염되고 타락한 사회를 향해 쓴소리를 토하거나 시대적 절망을 쏟아낸다. 루소의 ‘참회록’에선 박해 망상과 편집증의 흔적이 보이고 모파상의 단편 소설들에선 자아 상실의 공포가 역력하다. 스탕달의 ‘아르망스’는 실어증, 네르발, 염상섭의 글에는 우울증과 죽음의 욕망이 배어 있다. 플로베르의 ‘성 앙투안의 욕망’에선 환각과 욕망이 춤추고 있는 반면 박지원은 이 광기를 사회 비판의 도구로 사용한 흔적이 또렷하다. 작가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대고 세밀하게 탐색한 이 책은 단지 광기의 문학적 의미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 특징을 갖는다. 인간 내면에 숨은 가장 솔직하고도 섬뜩한 마음인 ‘광기’를 빌려 문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찬찬히 따져 묻고 있는 것이다. 1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유리구두 신고 어떻게 춤췄지?

    이쯤 되면 ‘동화의 난(亂)’이다. 세계 유명 동화들을 소환한 뒤 분해와 조립을 반복한다. 그러고 나면 전혀 다른 결론을 가진 동화가 재구성돼 나온다. 학교 가기 싫다는 피노키오를 굳이 학교에 보내 산업 현장의 일꾼으로 만들려는 자본가들의 음모가 드러나고, 애초부터 성립되기 어려웠던 토끼와 거북이의 ‘불공정한 경주’로 흥행을 노렸던 제3자의 계략이 들통난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박현희 지음, 뜨인돌 펴냄)는 이처럼 현직 교사인 저자가 학교와 세상에 대해 품은 의심을 동화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먼저 동화의 내용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동화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사회상 등 여러 여건들을 꼼꼼하게 뒤진다. 이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재밌다. 신데렐라 편을 보자. 저자는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다. 그 불편한 유리구두를 신고 ‘클럽’에 간다? 유리구두 신고 춤추다 넘어져 깨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동화가 아니라 호러 영화가 될 텐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추적하다, 원래 신데렐라가 신었던 게 유리 구두가 아니라 가죽 구두였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프랑스어로 유리와 가죽의 발음이 아주 비슷한데, 그게 시공을 넘나들다 보니 유리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왕자가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다는 것도 미심쩍다. 사람을 찾을 때 퍼뜩 떠오르는 게 뭔가. ‘몽타주’다. 그런데 웬 구두? 비슷한 사이즈를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필경 왕자는 신발 사이즈로 ‘즉석 만남’을 가졌던 그녀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게다. 그게 뭘까. 기성복, 기성화 등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의 관점에서 추리를 하는 한 답은 안 나온다. 영~원히. 정답은 맞춤 구두다. 당시엔 누구나 맞춤 신발을 신었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나만을 위한 신발이다. 그러니 그 신발이 꼭 들어 맞는 사람이라면 신발 임자일 확률이 아주 높았을 거라는 게 저자의 추리다. ‘조명발’ ‘화장발’에 감춰진 몽타주로 찾는 것보다는. 저자는 이 지점에서 산업 사회의 그늘을 읽는다. ‘업계의 수작’에 넘어가 철마다 옷과 신발을 사고, 옷장과 신발장은 풍요를 넘어 비만이 될 지경이다. 그런데도 아침이면 딱히 입고 신을 게 없다. 풍요 속 빈곤이다. 책은 시종 이런 골격을 유지한다.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행복했을까’(피노키오), ‘거위의 배를 갈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 제목만 봐도 단박에 안다. 자칫 지나치게 삐딱한 시각을 전하는 불온 서적쯤으로 여길 공산도 크다. 그러니 그저 유쾌하게 읽으시라. 그러다 보면 행간에 감춰진 예리한 분석과 칼날 같은 풍자에 깜짝 놀라곤 한다. 1만 1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발언대]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사람이 책임져야/김병태 대진대 환경공학과 교수

    [발언대]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사람이 책임져야/김병태 대진대 환경공학과 교수

    쓰레기 중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매일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만 4000여t으로 음식물쓰레기 수거를 위해서는 매일 5t 대형 트럭 2800여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1년간 음식물 수입, 유통, 조리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약 580만toe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를 차지한다. 음식물쓰레기 발생은 국가 자원관리 측면에서 엄청난 낭비이다. 정부에서는 2012년까지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20% 줄이겠다는 우선적인 정책목표를 제시하였다. 현재 하루에 한 사람이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가 280g 정도이므로 한 사람마다 한 주먹 정도 되는 양의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2012년에는 5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20%만 줄여도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의 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정부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자 종량제를 추진하고 있다. 버린 양에 비례하여 배출자가 처리 비용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적게 버린 사람도 많이 버린 사람과 똑같은 수수료를 내거나, 아예 처리수수료를 받지 않고 예산으로 덮어 버리는 공정하지 못한 수수료 체계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배출자에게 더 많은 부담과 불편을 주는 제도의 개악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우려로 모처럼 추진하는 좋은 정책이 좌초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배출량에 비례한 공정한 수수료 부과시스템을 통하여 오히려 일반 가정이나 소형 식당은 수수료 부담이 경감되는 측면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부의 홍보가 부족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일방적인 정책 집행보다는 배출자가 이해할 수 있고, 배출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교사·경찰·소방 수요 급증… 서비스는 ‘제자리’

    교사·경찰·소방 수요 급증… 서비스는 ‘제자리’

    눈앞으로 다가온 ‘100만 공무원 시대’는 집권 초 작은 정부를 지향한 이명박 정부의 기조와는 상반된 결과다. 정부는 “작은 정부가 단순히 공무원 조직 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민 행정 수요에 비례해 공무원도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행정수요자의 체감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어 엄격한 정원관리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7일 국가와 지방 공무원 현원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원인으로 교육 서비스와 방범 및 치안, 소방 서비스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교육과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5년 전의 경우 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교육공무원은 1년 만에 약 1만명 정도 늘기도 했다.”면서 “경찰과 교원, 소방공무원 등은 행정수요가 늘어나면 자연히 비례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인사통계 자료에 따르면 교육공무원 현원은 2005년 32만 1802명에서 2006년 33만 402명으로 늘어났다. 2007년은 34만 4399명, 2008년 34만 6885명, 2009년 34만 6941명 등 해마다 늘기 시작해 지난해는 35만 2199명으로 35만명 선을 넘었다. 현원은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각 부처에 등록된 공무원으로, 정원 외에 육아 및 고용 휴직자·국외훈련자 등 부재자도 포함한 개념이다. 경찰 현원도 마찬가지다. 2005년 말 9만 9957명에서 2006년 10만 919명, 2007년 10만 3034명, 2008년 10만 3958명, 2009년 10만 6984명, 2010년 10만 813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같은 행정수요 증가 외에 공무원 정년 연장과 육아휴직 확산 분위기도 공무원 증가원인으로 꼽힌다. 57세였던 6급 이하 공무원 정년이 2009년과 지난해까지 58세로 늘어나면서 퇴직공무원이 줄었다는 것이다. 6급 이하 공무원 정년은 올해와 내년까지는 59세로, 2013년에는 60세로 각각 연장된다. 실제로 지난해 공무원 평균 재직연수는 국가직 14.8년, 지방직 15.8년으로 각각 전년에 비해 0.3년과 0.2년 늘어났다. 육아휴직자는 2005년 842명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4배 이상 늘어난 3396명을 기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육아휴직의 경우, 휴직 공무원을 대체할 계약직 공무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의 증가는 계약직 공무원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육,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관련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작은 정부는 공무원 규모가 아니라 정부가 행사하는 통제와 규제권이 얼마나 줄었는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지자체 주민 수는 감소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공무원 수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04~2008년의 지자체별 인구증감과 해당 지자체 공무원 정원의 증감을 비교한 결과 인구는 감소한 반면 지자체 공무원 정원이 증가한 경우는 총 81곳으로 전체 지자체의 32.9%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교원 양성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중등교원의 경우 임용이 초등교원에 비해 더 어려운데도 적정 경쟁률조차 정하지 않는 등 교원 과다 양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이쯤 되면 ‘동화의 난(亂)’이다. 세계 유명 동화들을 소환한 뒤 분해와 조립을 반복한다. 그러고 나면 전혀 다른 결론을 가진 동화가 재구성돼 나온다. 학교 가기 싫다는 피노키오를 굳이 학교에 보내 산업 현장의 일꾼으로 만들려는 자본가들의 음모가 드러나고, 애초부터 성립되기 어려웠던 토끼와 거북이의 ‘불공정한 경주’로 흥행을 노렸던 제3자의 계략이 들통난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박현희 지음, 뜨인돌 펴냄)는 이처럼 현직 교사인 저자가 학교와 세상에 대해 품은 의심을 동화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먼저 동화의 내용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동화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사회상 등 여러 여건들을 꼼꼼하게 뒤진다. 이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재밌다.  신데렐라 편을 보자. 저자는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다. 그 불편한 유리구두를 신고 ‘클럽’에 간다? 유리구두 신고 춤추다 넘어져 깨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동화가 아니라 호러 영화가 될 텐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추적하다, 원래 신데렐라가 신었던 게 유리 구두가 아니라 가죽 구두였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프랑스어로 유리와 가죽의 발음이 아주 비슷한데, 그게 시공을 넘나들다 보니 유리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왕자가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다는 것도 미심쩍다. 사람을 찾을 때 퍼뜩 떠오르는 게 뭔가. ‘몽타주’다. 그런데 웬 구두? 비슷한 사이즈를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필경 왕자는 신발 사이즈로 ‘즉석 만남’을 가졌던 그녀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게다. 그게 뭘까. 기성복, 기성화 등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의 관점에서 추리를 하는 한 답은 안 나온다. 영~원히.  정답은 맞춤 구두다. 당시엔 누구나 맞춤 신발을 신었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나만을 위한 신발이다. 그러니 그 신발이 꼭 들 맞는 사람이라면 신발 임자일 확률이 아주 높았을 거라는 게 저자의 추리다. ‘조명발’ ‘화장발’에 감춰진 몽타주로 찾는 것보다는.  저자는 이 지점에서 산업 사회의 그늘을 읽는다. ‘업계의 수작’에 넘어가 철마다 옷과 신발을 사고, 옷장과 신발장은 풍요를 넘어 비만이 될 지경이다. 그런데도 아침이면 딱히 입고 신을 게 없다. 풍요 속 빈곤이다.  책은 시종 이런 방식을 유지한다.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행복했을까’(피노키오), ‘거위의 배를 갈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 제목만 봐도 단박에 안다. 자칫 지나치게 삐딱한 시각을 전하는 불온 서적쯤으로 여길 공산도 크다. 그러니 그저 유쾌하게 읽으시라. 그러다 보면 행간에 감춰진 예리한 분석과 칼날 같은 풍자에 깜짝 놀라곤 한다. 1만 1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 ‘팔라완’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 ‘팔라완’

    가끔은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순수한 대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은 때가 있다.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로 꼽히는 팔라완은 산악과 폭포, 동굴 등 아직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곳이다. 상업적이고 화려한 휴양지와는 달리 순수한 태고의 아름다움을 지닌 섬, 팔라완으로 함께 떠나 보자. ●자연의 보고, 팔라완 길이는 600㎞가 넘지만, 폭은 40㎞에 불과해 기다란 모양의 뱀처럼 생긴 섬 팔라완. 주도는 푸에르토 프린세사다. 섬 발견 당시 태어난 스페인 공주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현지인들은 이곳을 방랑했던 여성의 이름을 따른 것이라고도 한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서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를 날아가 팔라완의 중심부인 공항에 도착했다. 아스팔트가 아닌 풀밭 사이로 난 활주로와 시골 간이역처럼 아담한 공항 건물에서부터 편안함과 낭만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총 178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팔라완은 세부나 보라카이에 비해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다. 하지만, 희귀하고 이국적인 동식물과 다양한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필리핀의 본토인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휴양지로 꼽힌다. 라겐이나 엘니도 등의 호화 리조트 한두 곳을 다녀왔다고 해서 팔라완의 모든 것을 보고 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팔라완의 진짜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지하강’(地下江·Underground river)부터 둘러봐야 한다. ●박쥐가 날아다니는 동굴 탐험의 세계로 200년 전 처음 발견된 지하강은 총 길이가 8.2㎞에 달한다. 팔라완 지하동굴국립공원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다. 땅속을 흐르는, 게다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세인트폴산 아래 석회암 동굴을 가로지르는 강은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 후보에 올라 있다. 지하강에 들어가기 위해서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차로 2시간 남짓 떨어진 사방비치에 도착했다. 야자수가 줄지어 서 있고, 잔잔한 파도와 흰 모래가 가득 펼쳐진 해변은 평온했다. 아담한 오두막 같은 방갈로와 현지의 토속적인 분위기를 살린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 해변가에서는 400페소(1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전신 마사지를 즐길 수도 있다. 사방비치 부두에서 15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니 숲이 우거진 울창한 열대 우림 지역이 펼쳐졌다. 이때부터는 잠시 숨을 고르고 긴장해야 한다. 원시림 속 정글 탐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가 내려다보고, 숲속에는 도마뱀이 기어다닌다. 아예 이곳만 돌아보는 3시간짜리 정글 트레킹 코스가 따로 있을 정도다. 10여분 정글 숲을 헤치고 마침내 지하강 동굴 탐험 선착장에 닿았다. 안전모와 조끼를 입고 6~7인용 배에 올라타자 서서히 지하강이 흐르는 동굴 입구로 빨려 들어간다. 이곳은 실질적으로 동굴을 빠져 나온 물이 바다와 합류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은 1㎞가량 강을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배를 타고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어드벤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박쥐가 날아다니고, 때 아닌 깜짝 물세례를 맞을 수도 있다. 어둠에 익숙해질 무렵 최고 60m 높이의 동굴은 자연이 깎아 놓은 조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랜턴을 비출 때마다 대형 호박과 녹아내린 촛농 모양, 거대한 예수상 등 각양각색의 종유석과 석순들이 끝도 없이 나타났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석회암이 물에 녹아 만들어 놓은 천연 박물관은 장장 40여분간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다양한 해양 생태계가 펼쳐진 바다 동굴과 원시림을 만끽했다면 이번엔 푸른 해변의 낭만을 즐길 차례다.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혼다만은 팔라완 바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혼다’는 스페인어로 깊은 바다와 평안한 항구를 뜻하는 온두를 미국식으로 발음하면서 유래된 말이다. 13개의 크고 작은 섬이 떠 있는 혼다만은 수영, 스노클링, 낚시를 동시에 즐기는 호핑투어를 하기에 제격이다. 배를 타고 스타피시(불가사리) 섬, 스네이크(뱀) 섬, 판단(식물의 이름) 섬 등 3곳을 차례로 들렀다. 어느 섬에 가든 사람 많고 시끌벅적한 휴양지가 아니라 호젓하게 섬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에서 내리니 바다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맹그로브 숲지대와 고운 백사장이 동시에 펼쳐져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다. 해변가 특유의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바닷물 사이로 작은 물고기 떼가 지나다니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 내려가 본 바닷속 세계는 장관을 이뤘다. 신기한 모양의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눈앞에 펼쳐졌다. 손에 쥐고 있던 식빵을 살며시 놓으니 주변에 물고기가 마치 ‘닥터 피시’처럼 순식간에 몰려든다. 에인절피시, 바다장어 등 다양한 종류의 해양 생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해양 스포츠를 마친 뒤 해안가에서 먹는 피크닉 런치는 또 다른 별미다. 라푸라푸(다금바리 종류) 등 현지의 해산물과 구운 돼지 고기 등으로 한 상 가득 차려진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야자수 밑에서 할로할로(과일빙수)를 즐기면 무더위가 싹 달아난다. ●해산물 등 풍부한 먹거리 일품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시내 관광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팔라완의 상업과 문화가 한데 모인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도심 자체가 넓지 않고 거리도 한산해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다. 화려한 건물은 없지만, 해가 지면 록밴드 공연과 다양한 쇼가 펼쳐지는 식당과 술집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풍부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어린 돼지를 구운 레천과 닭고기나 오징어를 기름에 튀겨 각종 양념을 한 뒤 졸인 아도보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게나 새우 등을 이용한 해산물 요리도 별미다. 망고셰이크와 수박주스도 값싸게 즐길 수 있다. 팔라완의 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신시장으로 불리는 산호세 시장에서는 우리네 전통시장처럼 현지의 싱싱한 해산물과 과일, 건어물 등을 살 수 있다. 구시장인 발랑케시장은 남대문 시장처럼 좁은 골목에서 옷과 가방, 과일 등을 펼쳐놓고 판다. 팔라완의 노을이 궁금하다면 북쪽의 칼예 바조 항구로 향할 것. 해변가에 낡은 수상가옥이 즐비하지만 뛰어노는 아이들의 눈빛은 너무나 천진난만하다. 섬 어느 곳을 가든 관광객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들의 순박한 미소는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팔라완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팔라완(필리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여행수첩 ▲팔라완섬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 직항편은 없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저렴한 항공사를 원한다면 저가 항공사인 세부 퍼시픽을 이용해 볼 만하다. 인천~마닐라~팔라완까지 최저 40만원(세금 및 유류할증료 포함)이면 갈 수 있다. 비행시간은 인천~마닐라 약 4시간, 마닐라~팔라완 1시간 30분. ▲통화는 페소. 1페소는 약 25원이다. 현지에서 대부분 페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환전해 가는 게 좋다. 전기는 220V. 정글이나 동굴 탐험을 할 때 바를 모기약과 강한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크림은 필수다. 필리핀에서 가장 더운 시기인 5월이 지났기 때문에 여행하기 좋다. 11월까지 우기여서 수시로 스콜이 내리지만, 금세 다시 햇볕이 내리쬔다.
  • “그리스 경제 ‘파판드레우, 카라만리스, 미초타키스’ 3대 가문이 망쳤다”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 비대한 족벌주의 시스템을 창조한 3대 유력 정치 ‘왕조’가 그리스를 망쳐 놨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5일(현지시간) 분석기사를 통해 그리스 정치를 대표하는 3대 유력가문이 끼리끼리 나눠먹기를 통해 국가를 사유화하고 국가기강을 흐트렸다면서 이들이 그리스 경제 위기에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지목했다. 정부 곳간을 자신들의 친구와 친척들에게 던져 줬고 행정조직을 지나치게 비대하게 만들어 관료주의 괴물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슈피겔이 꼽은 3대 유력 가문은 파판드레우, 카라만리스, 미초타키스 등이다. 집권 사회당을 대표하는 파판드레우 가문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가 2009년 취임하면서 3대가 모두 총리를 지낸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사회당에 맞서는 보수 야당인 신민주주의당을 양분하는 카라만리스 가문과 미초타키스 가문도 빼놓을 수 없는 유력 가문이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총리를 역임했던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의 삼촌도 대통령과 총리를 지냈다.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는 198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신민주주의당 대표로 활동했고 1990년부터 1993년까지 총리로 재직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3대 가문이 장악한 그리스 정당정치는 언제나 정책보다는 친분에 따라 움직였다. 공공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 돈을 친구와 유권자를 사는 데 썼다. 봉건적 민주주의가 유지되면서 파판드레우, 카라만리스, 미초타키스란 이름은 총리, 장관, 당 대표 등 주요 정치 지도자로 수십 년째 변함 없이 정치 뉴스에 등장한다. 슈피겔은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도 붙잡을 수 있는 건 뭐든 붙잡으려 했다면서 “부유층은 세금을 탈세하고 공무원들은 뇌물을 받고 곳간을 열어 줬다.”고 꼬집었다. 2004년 총선 당시 신민주주의당 대표 카라만리스는 국가 개혁을 약속했지만 총리가 된 뒤 이를 저버렸다. 카라만리스 정부는 수치를 조작해 정부부채 규모를 축소한 보고서를 유럽연합(EU)에 제출했고 2009년 총선 직전에는 무려 1만개가 넘는 공직을 만들어내 친척들과 측근들에게 분배했다. 결국 그가 집권하는 동안 그리스 정부부채는 두 배로 늘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악습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가 척결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창조하는 데 그의 아버지도 적잖은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슈피겔은 “그리스에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기존 인력을 줄이지 않은 채 주요 정치 지도자 측근과 이들의 가족과 친척들 수천 명을 정부 관료로 새로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경제가 쉽사리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아테네 오모노이아 광장은 점심 시간마다 교회에서 지급하는 무료급식을 얻으려는 노숙자와 실업자, 이민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올해 38세로 아테네공항에서 보안요원으로 7년간 일하다 2009년 해고된 뒤 지금껏 취업을 못한 게오르기오스 레베도기아니스는 9개월 전부터 주기적으로 광장을 찾는다. 돈도 다 떨어져 적십자에서 잠을 잔다는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에 거미줄 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당신이 ‘연줄’이 없다면 아무도 당신을 챙겨주지 않는다. 그리고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뿐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코끼리 마늘’ 대량재배 성공… 태안근흥중교장 100접 수확

    한 중학교 교장이 국내 처음으로 어른 주먹 크기의 코끼리 마늘 재배에 성공했다. 6일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최기학(51) 태안 근흥중 교장은 지난해 가을 근흥면 자신의 밭 330㎡와 학교 공터 30㎡에 코끼리 마늘을 심어 최근 대량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최 교장은 “이 마늘은 국내에서 일부 수목원이 연보랏빛 꽃을 피워 관상용으로 기르는 경우는 있지만 식용으로 대량 재배해 수확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끼리 마늘은 보통 마늘보다 7∼10배 정도 큰 것으로 미국과 영국에서 주로 재배된다. 보통 마늘처럼 6∼7쪽으로 이뤄져 있고, 성분도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주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거나 감자처럼 굽거나 쪄서 먹고, 매년 8월 중순 오리건주에서 코끼리 마늘 축제가 열릴 정도로 인기다. 보통 마늘보다 매운 맛과 향은 덜하지만 구으면 단맛이 난다. 최 교장은 2006년 초겨울 자신의 텃밭에 코끼리 마늘을 처음 심었다. 지인이 미국에서 가져온 것을 심었지만 중간에 고사하기 일쑤였고, 살아난 마늘도 보통 마늘처럼 작았다. 그러나 최 교장은 수차례의 시험재배를 통해 코끼리 마늘은 9월에 씨앗을 파종해야 하고, 마늘종도 나오자마자 잘라줘야 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그 결과 이번에 100접(1만개)을 수확했다. 그는 “이번에 터득한 재배법을 농가에 전수하고 수확한 마늘도 분양할 계획”이라며 “웰빙식품으로 농가소득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전문가들과 생산성 향상 및 가공식품 연구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작지만 괴물이네’…큰 별 잡아먹는 중성자별 포착

    ‘작지만 괴물이네’…큰 별 잡아먹는 중성자별 포착

    우리 은하계의 태양과는 달리 우주의 많은 별은 서로 회전하는 쌍성계 즉, 커플을 이룬다. 이때 한쪽이 힘이 강해져 폭발하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되기도 하는데, 최근 청색 거성과 쌍성을 이루는 한 중성자별이 자신의 짝이 분출한 (플레어) 물질을 집어 삼킨 뒤 4시간 동안에 걸쳐 강력한 플레어를 방출하는 장면이 최초로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이 중성자별의 놀라운 모습은 스위스 제네바대학의 천문학 연구팀이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 우주 망원경을 사용해 포착했다. 연구팀을 이끈 엔리코 보조 박사는 “청색거성의 표면이 가열되면서 거대한 가스 덩어리가 방출됐고, 근처에 공전하던 중성자별의 강력한 중력에 끌려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특정한 쌍성계에서 발생한 X선 플레어는 1년에 기껏해야 몇 차례 밖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색 거성이 내뿜은 성간물질은 우주 공간으로 약 1600만 km에 걸쳐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달의 1000억 배에 달하는 크기지만 고밀도는 아니었으며, 달의 1/1000에 해당하는 질량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IGR J18410-0535’로 명명된 이 중성자별은 지름이 약 10km 정도로 작지만 엄청나게 큰 밀도를 자랑한다. 바로 이 중성자별이 청색거성의 성간물질을 마음껏 흡수한 뒤 마치 ‘트림’을 하듯 X선을 방출한 것이다. 이때 평소 밝기보다 1만 배 이상의 밝은 X선 파장을 보이는 중성자별을 연구팀은 12시간 30분 동안에 걸친 짧은 관측기간 동안 포착한 것이다. 태양을 포함한 모든 별은 항성풍을 생성하고 원자 형태의 물질을 방출하는데, 이 중성자별이 방출한 항성풍은 태양이 태어난 초기에 분출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은 천문학적으로 청색 거성이 어떤 작용으로 우주로 물질을 방출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유럽우주국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조손가정 돕기 나섰다

    급격히 늘고 있는 조손가정의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 한양사이버대학교와 성동구청이 손잡았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자원봉사단을 구성하여 조손가정 봉사활동을 나서며 지역사회의 조손가정에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손가정은 최근 이혼이 늘면서 65세 이상인 조부모와 만18세 이하인 손자녀로 구성된 가정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조손가정은 1995년 3만5194가구에서 2010년 6만9175가구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여성가족부가 전국 조손가정 중 1만2750가구를 조사한 결과 국내 조손가정의 월평균 수입이 59만7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성동구청의 협조아래 지난해 12월 학과 학생들을 자원봉사단으로 구성했다. 자원봉사단은 학생 1명당 1가구의 조손가정을 전담하여 주1회씩 가사지원과 아동 학습지도, 생활지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년째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김옥희씨(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는 “조손가정 아이의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등 어머니가 해주지 못한 부분을 메워줬다. 처음 낯을 가리던 아이도 내가 방문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문앞까지 나와서 기다리며 나를 반겼다. 마치 내가 아이의 어머니가 된 듯한 느낌이다.”며 봉사활동의 보람을 얘기했다. 이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는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진숙 학과장은 “최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례관리 방법이 대두되고 있는데,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새롭게 조명되는 사회복지 실천방법을 직접 경험하고 체득할 수 있고, 동시에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사회경험이 많은 30-40대 학생들이 더욱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역사회의 발전을 가져오는 좋은 협력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성동구청 주민생활과 임난희 주무관은 “우리 구는 지역사회의 네트워크가 탄탄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사례회의를 개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맞춤형 복지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한양사이버대학교와 같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효율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 “불임수술 받으면 자동차가 경품권 드려요”

    “불임수술 받으면 자동차가 경품권 드려요”

    불임수술을 하면 경품권을 주는 곳에 등장했다. 1등 상품으론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자동차라는 타타 나노가 걸려 있다.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인도 라자스탄 주의 도시 준주누가 불임수술을 받는 사람에게 경품권을 나눠주고 있다고 에페통신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시는 오토바이, 평면TV, 믹서 등을 경품으로 걸고 불임수술을 유도하고 있다. 9월까지 불임수술을 받는 사람 중 추첨을 통해 푸짐한 상품을 나눠줄 예정이다. 시가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불임수술을 권장하고 있는 건 인구증가 기세가 워낙 무섭기 때문. 라자스탄 주는 인도에서도 가장 원주민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올해 발표된 센서스에 따르면 라자스탄 주에선 지난 10년간 인구가 21.4% 증가했다. 준주누 시 관계자는 “현재 매년 1만 명 정도가 불임수술을 받고 있다.”며 “이번 경품제를 통해 이를 배로 늘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가 나선다고 해결되기 어려운 게 인도의 인구문제다.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인도 정부가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인도 전체인구는 지난 10년 새 17.6%(1억8100만 명) 증가했다. 인구는 이미 12억 명을 넘어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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