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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추워서… 채소값 폭등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겨울 채소가격이 예년보다 배 이상 크게 뛰었다. 27일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가락시장에서 판매된 주요 농산물 가격이 대부분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당근은 상등급 20㎏ 한 상자가 7만 9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2만 3000원보다 245.6%나 상승했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배추다. 상등급 10㎏ 한 망이 8476원으로 1년 전보다 5배 넘게(434.4%) 치솟았다. 냉해 피해를 크게 본 시금치의 경우 4㎏ 상등급 한 상자가 1만 4326원으로 지난해 7226원보다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부터 시작된 이른 한파로 전반적인 작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공계 해외유출 진정세?… 엉터리 실태조사

     우수한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내 복귀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생이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 데도, 정부는 최근 크게 늘어난 중국이나 동남아권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유입을 근거로 두뇌 유출이 완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외 유학생들의 전공별 통계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7일 발표한 이공계 인력 국내외 유출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1만 2240명, 학부생은 2만 267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이공계 대학원생은 5978명, 학부생은 8696명이었다. 유출자를 유입자로 나눈 유출·유입 수지로는 대학원생이 2.05, 학부생이 2.84를 기록했다. 홍성민 STEPI 책임연구원은 “통계가 처음으로 작성된 2003년 대학원생 유출·유입 수지 6.43, 학부생 유출·유입 수지 11.50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과부와 STEPI조차 이 같은 개선 수치가 질적인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 숫자는 1만~1만 2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학부 유학생은 1만 2000여명에서 2만 4000여명으로 두배나 늘었다. 사실상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수 학생들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가지 못하는 중국이나 제3세계 출신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홍 책임연구원은 “한인 유학생들의 전공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예산이나 인력으로는 구체적인 조사가 불가능하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이공계 인력으로 국내 유치의 타깃이 되는 이공계 직종 해외 취업자(교수·연구원)의 경우 한국에서 통계를 파악할 수 없어 미과학재단(NSF)이 3년에 한번씩 발표하는 인력보고서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2003년, 2006년, 2008년 등 단 세 차례만 수치가 확인됐다. 그나마 일본, 유럽 등지는 재외국민 분포 비율로 추정만 하고 있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한민족 과학기술자 네트워크 사업,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재외과학기술자협회 지원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 제각각이라 쓸모가 없다.”면서 “브레인 리턴 사업 등 거창한 이름을 단 프로젝트들이 엉터리 통계를 토대로 마련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밀레니엄을 맞았던 1999년말 이후 가장 시끄러웠던 종말론 논란을 무사히 지나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종말의 날’, ‘휴거’, ‘둠즈데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들 종말론의 공통점은 정작 그 날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는 점이다. 이제 마야달력 따위의 소모적인 얘기는 잊어버리고, 올 한 해를 돌아볼 때가 됐다. 전세계 과학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2012년 366일(2012년은 윤년)간 과학이 이뤄낸 성과들을 결산하면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사이언스’는 10개의 과학적 돌파구를, ‘네이처’는 과학을 만들어낸 10명의 사람을 주제로 삼았다. 물론 과학은 ‘사람’의 영역이기에 두 저널이 다루는 내용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다.  사이언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성과로 ‘힉스 입자의 발견’을 올려놓았다. 굳이 사이언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힉스 입자가 올 과학계 최고의 이슈라는데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1960년대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이 그 존재를 예측한 이후 물리학계는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 신(神)의 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10조원 이상이 투입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올해 드디어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지난 7월 CERN은 “힉스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찾아냈다.”고 공식선언했다. CERN은 현재 이 입자가 힉스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연말쯤 판명날 예정이었지만 이상징후들이 발견되면서 내년 3월로 발표가 미뤄진 상태다. 이 입자가 힉스든 아니든 인류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존재를 찾아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힉스보다 더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모습을 드러낸 물질도 있다. 1938년 이탈리아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는 양자 이론을 토대로 ‘마요라나 페르미온’의 존재를 예측했다. 마요나라 페르미온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과 보이지 않는 영역을 차지하는 반물질의 경계에 서 있으며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주성분으로 추정된다. 올해 4월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 연구진이 특수 장치를 이용해 흔적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마요나라 페르미온을 잡아둘 수 있으면 현재의 컴퓨터보다 수백~수만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각만으로 로봇 팔 조종하는 기술  ‘진화’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흔한 것이 ‘진화에는 일정한 방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늦게 생겨난 생물종일수록 고등동물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진화는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는 ‘생명의 나무’ 형태로 진행된다. 자연환경에 더 유리하게 적응한 동물이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한 ‘데니소바인의 게놈 해독’은 이같은 진화의 무방향성을 보여준다. 2008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은 3만~5만년전 현생인류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 학계에서는 이 당시에 최소한 4종 이상의 인류가 살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올해 데니소바인 소녀의 손가락 뼈와 어금니 화석을 통해 또다른 인류의 정체를 밝혀냈다. 분석결과 데니소바인은 약 80만년전 현생인류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호주 인근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사람들이나 동남아시아인과 유전적으로 아주 비슷했다. 그렇다면 왜 데니소바인은 호모 사피엔스 대신 지구의 주인이 되지 못했을까. 연구진은 “현생인류는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각 지역에 맞게 살아남을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하지만 데니소바인은 짧은 시간에 시베리아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적응에 실패하고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은 올해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5월 미 브라운대 메디컬센터와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15년간 전신마비로 전혀 움직이지 못한 여성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조종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로봇 팔이 테이블에 있는 커피잔을 들어서 입으로 가져오게 해 빨대로 커피를 마신 다음 다시 커피잔을 테이블에 가져다 놓게 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을 6번 시도해 4번 성공했다. 어린이용 아스피린만한 센서 칩을 뇌에 이식한 덕분이다. 환자가 팔을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칩은 뇌세포 수십 개의 전자 활동을 포착한 다음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고 컴퓨터는 이를 로봇 팔에 보내는 명령어로 전환한다.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재활의학이나 로봇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분명하다.  유전자조작 기술도 주목받았다. 생물학자들은 유전자의 역할이나 변이를 밝히는 단계를 넘어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거나 편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탈렌’(TALEN), ‘유전자 가위’ 등으로 불리는 이 기술들을 이용하면 단백질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유전자의 일부분을 잘라내거나 이어붙이고,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우수한 형질을 새롭게 심어넘을 수도 있는 ‘꿈의 기술’이라는 것이 사이언스의 평가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진들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 예측한 고담의 수호자  다시 힉스로 돌아가보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으로 불리는 힉스 추적이 순탄했을리 없다.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예산이 동원됐고, “왜 이런 실험에 돈을 대야 하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네이처가 올해 과학에서 주목받은 인물 중 첫 번째로 롤프 디터 호이어 CERN 소장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이처는 호이어에게 ‘힉스 외교관’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호이어는 이론물리학자가 아니라 평생 가속기 설계에 매달려온 건축전문가다. 무엇보다 ‘달변가’다. 그는 CERN의 기자회견마다 등장해, 수많은 미사여부와 완벽한 비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CERN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LHC실험에 참여했지만, 호이어가 없었다면 아예 실험진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인물은 올 10월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미 동북부 지역의 피해를 12년 전에 미리 예측해 대비가 가능하도록 한 신시아 로젠츠베이그 박사가 꼽혔다. 네이처는 “로젠츠베이그는 허리케인으로 영화 베트맨 속 고담시가 될 뻔 했던 뉴욕의 수호자로 떠올랐다.”고 추어올렸다. ‘화성 습격’으로 불리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애덤 스텔츠너 박사는 정형적인 과학자의 틀을 깬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스텔츠너는 기존 방식으로는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 제대로 내릴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낙하산을 이용한 획기적인 착륙법을 고안했다. 스텔츠너 덕분에 ‘25억달러짜리 위험한 도박’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전세계로 중계된 큐리오시티의 화성착륙은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호응을 얻었다. 큐리오시티는 현재 화성 표면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샘플 분석 결과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이 밖에 암 줄기세포를 발견한 세드릭 블랑팽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 세계 최대 게놈 분석 기관인 베이징게놈연구소(BGI)를 이끄는 왕준 소장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됐다.  과학계에 논란을 일으킨 사람들도 여럿 이름을 올렸다. 엘리자베스 아이런스 박사는 ‘과학계의 검은 이면’에 도전했다. 그는 2009년부터 실험을 통해 앞서 발표한 유명 연구들을 다시 실험해 실제로는 재연이 불가능한 조작된 결과들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알렸다. 바이엘 등 거대 제약사의 연구는 물론 유전자 연구의 이정표로 꼽히는 연구들에서도 조작이 발견됐다. 네덜란드 에라스뮤스 의대의 론 푸시에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실에서 변종을 만들어 입증했다. 푸시에는 이후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미국 정부가 논문 일부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면서 ‘검열’ 논란에도 휘말렸다. 조 핸델스만 교수는 과학 분야 교수들이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2009년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대지진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금고 6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베르나르도 데 베르나르디니스 박사는 올해 가장 황당한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세기 피사의 사탑’ 어떻게 지었을까

    ‘21세기 피사의 사탑’ 어떻게 지었을까

    27일 오후 11시 15분 EBS ‘다큐 10+’는 ‘불가능을 짓다-21세기 피사의 사탑’을 방영한다. 2010년 싱가포르는 자국의 관광산업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건물을 만들었다. ‘마리나 베이 샌즈’였다.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가 들어가 있다. 그뿐 아니라 공연장, 박물관, 쇼핑센터, 전망대까지 갖췄다. 이 정도만 해도 관심거리인데 더 놀라운 것은 이 건물의 시공을 받은 회사가 국내 건설사라는 점이다. 워낙 다양한 성격의 공간들이 한 건물에 자리 잡아 건축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이 건물. 겉에서 보기에도 희한한 요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약간 기울어진 외양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정도 더 기울어진 초고층 호텔, 마천루 3개 동을 잇는 거대한 지붕, 보면 볼수록 희한하게 생긴 박물관 등 이들 건물을 짓는 데는 숱한 난관이 있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엔지니어들에게 들어 본다. 난관은 공사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건물이 들어설 땅을 살펴봤더니 너무 무른 땅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지하 연속벽을 시공해 지반을 보강하기로 했다. 기초 다지는 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남은 공사 기간은 겨우 2년. 공기 단축을 위해 1만 6500여명의 인부가 동시에 투입됐다. 현장을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교통체증이 우려되자 ‘현장 치기 콘크리트’ 방법을 찾아냈다. 비스듬히 올라가는 마천루를 짓기 위해 버팀대를 대고 벽 내부에 케이블을 설치했다. 호텔 로비에는 앤터니 곰리의 대형 조각 작품 ‘드리프드’를 걸었다. 호텔 세 동을 연결하는 지붕 ‘스카이파크’는 강풍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신축이음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만㎞로 늘린 만리장성에 고구려·발해산성 포함 안 됐다

    중국이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인 만리장성의 총길이를 2만㎞로 늘려 보고하고, 만리장성에 대한 일반 서술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초 “만리장성의 길이는 과학적이고 학술적인 조사를 거쳐 나온 수치로 2만㎞를 확정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 6월 24일~7월 6일 러시아에서 열린 제3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만리장성의 길이가 2만㎞에 달한다고 수정 보고한 뒤의 후속 조치다. 중국이 2003년 유네스코에 보고한 만리장성 길이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中, 유네스코에 총길이 늘려 보고 1987년 만리장성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중국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기보고 때 만리장성의 길이에 대해 “5000㎞에 달하는 만리장성은 완벽하게 보존하기 어렵다. 특히 6000㎞에 달하는 북쪽 만리장성 지역은 보존하기도 어렵고 절반만 남았다.”고 서술했다. 즉 2003년 서술에 따르면 만리장성 전체 길이는 북쪽의 만리장성을 절반만 포함하면 8000㎞이고 모두 포함해도 1만 1000㎞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 회의에서 만리장성 길이를 최소 9000㎞에서 최대 1만 2000㎞ 늘려 보고한 것이다. 중국은 또 러시아 회의 때 만리장성 주요 지역의 주변 경계 중 바다링과 산하이관, 자위관 등 3군데를 수정했다. ●고구려·발해 아닌 지역 경계 수정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만리장성 경계를 일부 수정했지만, 소폭이며 지도를 대조해 본 결과 우리가 우려하는 고구려 산성이나 발해 산성 지역과는 전혀 다른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문물국(문화재청 해당)이 지난 6월 5일 역대 만리장성의 총길이가 2만 1196.18㎞라고 발표하자 국내 학계에서는 중국이 만리장성을 고구려와 발해 영역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역사 왜곡 논란이 가열됐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올해 출시 신차들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올해 출시 신차들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올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신차 기근’으로 판매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9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내수가 늘기는 했으나 기대치 이하였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수시장을 견인한 신차로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K3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차종은 구형 싼타페, 동급인 포르테보다 판매량이 3~4배 증가했다. 신형 싼타페는 7년 만에 엔진과 디자인을 바꾸며 뛰어난 성능과 첨단 편의사양, 적당한 가격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첫선을 보인 지난 5월에 7809대가 팔렸고, 6월엔 1만 423대로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또 지난달에 8122대가 팔리며 ‘신차 효과’를 7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K3도 나오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 수요층이 가장 두껍고 경쟁이 치열한 중소형급 K3는 처음에 현대차의 아반떼에 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포르테는 월 판매량이 2000대에 머물렀으나, K3는 7000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7575대가 팔리며 아반떼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월 5000대 판매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20% 이상 목표를 넘어섰다.”면서 “내년에는 해치백과 쿠페 등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출시와 해외 수출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45만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신차도 있다. 대표적인 게 기아차 K9. 4년 동안 5200억원을 쏟아부으며 기아차의 대표 세단으로 출시된 K9은 높은 가격대로 고전하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 편의사항 등은 BMW와 벤츠, 아우디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6000만원이 넘는 가격이 판매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K9은 지난 5월 출시 첫 달 15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돌풍을 일으키는가 싶더니 8월에 800대, 지난달 405대로 급감하고 있다. 박스카형 경차인 레이도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3월 5672대를 정점으로 매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판매는 2856대로 정점 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명암도 엇갈렸다. 지난 3월과 9월에 각각 나온 르노삼성차의 SM7과 SM3는 판매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다만 11월에 선보인 SM5는 출시 첫 달에 10월(2710대)보다 25% 늘어난 3383대가 팔렸다. 또 쌍용차의 코란도스포츠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채소 키워 성금 낸 제주 초등생들 한반 상금 모아 낸 창원 여중생들 하루 매출 모두 낸 막창집 사장님

    울산 남구에서 막창가게를 운영하는 석학진(31)씨는 지난달 20일 하루 수익금인 50만 3860원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개업 1주년을 맞아 자신의 수익을 사회에 환원할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이 방법을 택했다. 석씨는 지난 10월에는 매출 일정액을 기부하는 ‘착한가게’에도 가입했다. 석씨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만큼 조금이나마 사회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밑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개인들의 작지만 위대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부터 고사리손 기부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정성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 변화다. 덕분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3 나눔캠페인’에는 지난 24일까지 목표액 2670억원의 절반이 넘는 1351억을 채웠다. ●목표액 2670억 절반 넘어서 제주 조천읍 함덕초등학교 전교생 400여명은 1년간 텃밭을 가꾸며 수확한 채소와 달걀 등을 팔아 얻은 24만 2000원을 지난 19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660㎡ 남짓한 학교 안 텃밭에 상추와 토마토 등을 키우고 닭과 토끼 등을 기른 결과였다. 김석갑 교사는 “농작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체험하는 교육 효과에 기부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 마산여중 3학년 4반 학생 33명도 1년간 학내외 대회에서 받은 상금 21만 7810원을 기부했다. 체육대회 1등상, 성적향상상, 축제 뮤지컬상 수상 등으로 받은 상금을 1년 동안 꼬박 모았다. 기부금 속 편지에서 반장 정인영(15)양은 “앞으로 있을 오카리나 대회와 배드민턴 대회에서도 꼭 우승해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1000만원 전달한 얼굴없는 천사도 전북 전주의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중년 여성이 1000만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50대 안팎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선글라스와 야구모자를 쓰고 방문해 매번 20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지난 10월부터 한달간 총 1140만원을 전달했다. 매장 관계자는 “기부 이유를 묻자 ‘기부를 하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고 하셨다.”면서 “안색이 창백한 걸 보면 편찮으신 듯한데 아픈 가운데서도 늘 기부를 실천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시작한 ‘희망2013나눔캠페인’ 모금은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바다 한가운데서 1억 넘는 ‘포르쉐 SUV’ 낚은 中 어부

    중국의 한 어부가 바다 한 가운데서 물고기가 아닌 명품 자동차 브랜드의 SUV차량을 ‘낚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더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의 어부가 건져낸 포르쉐 SUV차량은 시가 11만 달러(약 1억 2000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적어도 2년 이상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 한 가운데서 발견된 만큼 출처가 미스터리했던 이 럭셔리 차량은 조사 결과 밀수입용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뉴스차이나닷컴(Carnewschina.com)은 베이하이 인근 해안이 고급 차량들을 밀수입하는 밀수선들의 주요 해상통로라는 점에서 해당 차량 역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중국 해안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매체는 “아마도 포르쉐 차량 다수를 실은 밀수입선이 통관 단속선을 발견한 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차를 배 밖으로 밀어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발견한 어부는 현지 고철상에 해당 차량을 팔고 4000위안(약 7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6만원짜리 커플 세트메뉴…80만원짜리 모텔 스위트룸

    26만원짜리 커플 세트메뉴…80만원짜리 모텔 스위트룸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유명 D레스토랑에서는 손님들에게 13만 2000원짜리 ‘스페셜 코스’만 팔았다. 대목을 맞아 모든 주문을 샐러드와 스테이크 코스로 구성된 이 세트 메뉴 하나로 통일했다. 연인과 함께 와서 연말 기분 한번 내고 26만 4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평소에는 2만원 안팎의 피자와 파스타가 주력 상품이고, 최고급 세트 메뉴도 10만원 넘는 것이 없지만 손님들이 밀려들자 배짱 영업에 나선 것이다. 서울 중구 예장동에 있는 M레스토랑도 평소에는 1만 5000원 안팎의 음식을 팔지만 크리스마스 당일과 이브에는 4만 8000원, 5만 9000원, 6만 8000원짜리 코스 메뉴만 예약을 받았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뷔페 식당도 연말을 맞아 저녁식사 가격을 2배로 올려 받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바가지 상혼’이 올해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1년에 한번뿐인 크리스마스·연말 기념행사와 가족·연인 이벤트를 위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정모(22)씨는 이날 여자 친구와 함께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모텔을 예약하려다 포기했다. 평소 7만 5000원이던 일반실 비용이 16만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신촌과 강남 등 서울 시내 다른 모텔 밀집 지역도 평소 6만~7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14만~18만원을 받았다.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은 평소 씀씀이가 큰 고객이나 단체 고객 등이 이용하던 VVIP룸을 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올려받았다. 정씨는 “크리스마스를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돈 없는 대학생에게는 여러모로 사치 같다.”고 말했다. 평소 3만~4만원을 받던 지방 중소도시 모텔도 이날은 8만~10만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유명 제과업체들도 크리스마스 대목을 맞아 같은 크기의 케이크 가격을 2000~3000원씩 올려받았다. 일부 제과업체 중에는 몇 가지 장식을 추가하고 값을 비싸게 매긴 크리스마스 케이크만 진열하거나 기존의 케이크 제품을 아예 만들지 않았다. D제과점의 경우 고구마 케이크 2호를 2만 3000원에 판매했다. 크리스마스 대목 전에는 비슷한 사이즈의 고구마 케이크를 2만원에 팔았다. 가족끼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제과점을 찾았다는 주부 김모(37)씨는 “크리스마스 때는 평소 판매하던 케이크들이 싹 모습을 감춘다.”면서 “평소 2만 8000원에서 3만원 정도면 충분히 넉넉한 크기의 케이크를 살 수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때는 3000~4000원은 더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당뇨병인데… 짜도 너~무 짜게 먹는다

    당뇨병인데… 짜도 너~무 짜게 먹는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은 나트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 위험을 키우고 있지만 한번 몸에 밴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0년)에 참여한 당뇨병 환자 1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당뇨병 환자 나트륨 섭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2000㎎의 2.5배에 이르는 4910㎎으로 조사됐다. ●당뇨 환자가 일반인보다 짜게 먹어 조사 결과, 일반인 대조군 1만 2477명의 나트륨 섭취량은 이보다 많은 5188㎎이었다. 단순하게 평균치만 두고 보면 당뇨병을 갖지 않은 일반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당뇨병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조사 시점에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343명만 놓고 보면 1일 나트륨 섭취량이 5340㎎으로 일반인의 5188㎎보다 많았다. 조사 시점 이전에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1일 나트륨 섭취량이 4741㎎으로 여전히 권장량을 크게 넘는 수준이었다. 다만 신규 환자나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다. 이에 대해 학회는 당뇨병 신규 환자뿐 아니라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도 나트륨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트륨 섭취량을 높이는 음식으로는 배추김치(20%), 소금(15~16%), 간장(7~8%), 된장(7~10%) 등이 있었다. 이는 환자나 일반인의 경우 모두 비슷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신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라면이 나트륨 공급 음식 순위에서 6위(2.9%)를 차지한 데 비해 기존 당뇨병 환자는 라면이 10위권 내에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환자들이 라면을 피한 결과라고 학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당뇨병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의 합병증이 잘 발생해 당뇨병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1일 4000㎎ 이상 나트륨을 섭취하는 당뇨병 환자의 58%가 고혈압 상태였으며 60.7%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부족한 이른바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합병증으로 갖고 있었다. 특히 1일 나트륨 섭취량이 4000㎎ 이상인 남성 당뇨 환자(419명)의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41.3%로 4000㎎ 미만 섭취자(312명)의 26.9%보다 크게 높았다. ●김치·간장·된장이 주요 섭취원… 탕·조림 등 줄여야 학회 박태선(전북대병원) 이사는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당뇨 합병증 위험을 더 키운다.”면서 “현재 당뇨 합병증이 없을지라도 합병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나트륨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탕이나 조림 등의 음식을 줄이는 식습관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총부리 겨눴던 사이에서 든든한 ‘경제 동반자’ 관계로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총부리 겨눴던 사이에서 든든한 ‘경제 동반자’ 관계로

    22일로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주년을 맞았다. 1960~1970년 베트남 전쟁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두 나라는 1992년 수교 이후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면서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섬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한국은 베트남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또 ‘한류’를 타고 우리 노래와 문화 등이 베트남 구석구석에 전파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들이 늘면서 이른바 ‘사돈의 나라’라는 각별한 관계도 형성됐다. 20년 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의 발전상과 과제를 짚어봤다. 경제 분야가 수교 20년 동안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 규모는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2년 5억여 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40배 성장한 것이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3000여개. 이들이 고용한 베트남 현지 인력은 60여만명에 이른다. 1996년 10여개 정도였던 베트남의 한국 기업은 수교 10년 만인 2002년에 300여개로 늘었고 그후 10년 동안 10배가 늘었다. 특히 올해 8월부터 시작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교역 규모가 더욱 가파르게 늘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는 250억 달러(누계 기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3180건에 이를 만큼 한국 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쟁력 있는 임금·풍부한 인력 강점 베트남에 많은 외국계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풍부한 인력이다. 지난해 베트남인 생산직의 초임은 150달러(약 16만원)로 중국의 3분의2 수준이다. 또 인구의 60%가 35세 미만인 젊은 인력이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활발한 베트남 진출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의 한국 기업 절반가량은 현지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는 노동집약적 중소 제조기업이다. 최근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전자·화학·에너지 등 대기업들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조영태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은 “한국은 오토바이 헬멧부터 이불, 휴대전화, 빵집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건설부터 각종 사회 공헌 활동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 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3000여개의 한국 기업들은 남부 동나이, 서북부 선라, 동북부 닌빈 등 거의 모든 지역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자영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도 한국인 상점 간판이 쉽게 눈에 들어올 정도다.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에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단말기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SEV)은 올해 120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베트남의 올해 전체 수출 1150억 달러의 10% 선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특히 SEV는 지난해 베트남 수출 1위인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을 추월하면서 베트남 최대의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내수시장 잠재력에 유통기업 진출 가속화 섬유와 의류 등의 업체 역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베트남 외곽지역에 진출한 한국 의류·섬유업체들은 수천명씩을 고용해 베트남 일자리 창출의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분양시장 침체로 고전하는 건설업계에서도 대우건설을 비롯해 부영, 경남, 포스코건설 등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약 25개 기업이 진출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수도 하노이에서 총 63만평 규모의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사업’ 1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베트남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본 유통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베트남에 롯데마트 3호점 문을 열었고 롯데리아는 하노이와 호찌민, 하이퐁 등 전국에 130개 점포를 개설했다. CJ의 빵집 뚜레쥬르는 베트남 28호점을 운영 중이다. 또 롯데호텔은 올해 호찌민의 5성급 레전드호텔을 약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제교류가 큰 폭으로 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생겨났다.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과 불법체류 근로자 문제 등은 당장 양국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할 현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올 1~10월 베트남의 한국 수출은 47억 1200만 달러, 수입은 129억 3300만 달러로 82억 20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무역적자는 1992년 수교 첫해부터 올해까지 20년간 이어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양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버려두면 지난 8월 개시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 언론과 일부 업계에서 2009년 9월 발효된 한국·아세안 FTA로 인해 무역 불균형이 극도로 심화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종상 코트라 신흥시장팀 과장은 “무역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베트남의 농산물 일부를 수입하는 방안이 좋다.”면서 “이미 칠레산 포도나 미국산 오렌지 등 과일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즉, 쌀 등 민감 품목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열대 과일은 과감히 수입규제를 푼다면 고질적인 무역 불균형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수입 등으로 무역 불균형에 도움을” 또 국내 취업 중인 베트남 불법체류 근로자 문제도 서둘러 처리해야 할 당면과제다. 올해 우리 정부는 불법체류율 증가를 이유로 베트남 인력 수입을 금지했다. 또 베트남에서 매년 실시되던 한국어능력시험도 올해 처음으로 중단했다. 베트남 근로자의 불법체류율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27.6%로 전체 외국인력의 평균치 23.1%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베트남 출신이 다른 국적 근로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1만 6576명인 점을 고려할 경우 결코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불법 체류자 관련 사안은 법무부 등 치안 당국까지 얽혀 있는 문제라 풀기가 쉽지 않다.”면서 “베트남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기생충·세균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한다

    불과 한 세대 전, 전 세계는 기생충과의 전쟁에 큰 비용을 쏟아부었다. 우리만 하더라도 40대 후반을 넘긴 세대라면 그 기생충과의 전쟁에 대한 기억을 또렷하게 갖고 있다. 지금 세상엔 특히 선진국에서, 기생충을 박멸해야 할 심각한 대상으로 여기는 이는 별로 없다. 아무래도 위생·청결에 대한 인식 개선과 다양한 약제의 발달이 주원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개선된 인식과 약의 효용은 인간에게 좋기만 한 것일까. 매일같이 새로운 치료법과 신약 개발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최첨단 의학을 동원해도 치료할 수 없는 암이며 자가면역질환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오히려 늘어만 가는 추세다. 현대문명이 발달할수록 인류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희귀한 질병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청결을 강조하고 의술을 발전시켜도 새록새록 발견되는 이런 질병의 창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야생의 몸, 벌거벗은 인간’(롭 던 지음, 김정은 옮김, 열린과학 펴냄)은 그 아이러니를 파고든 흥미로운 책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주목한 건, 놀랍게도 기생충이며 세균·공생생물이다. 흔히 인간에게 유해하고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온 그 위험인자들이다. 저자는 바로 그 척결해야 할 것들을 다시 보고 공생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우리 인간의 몸은 원래 서로 다른 수백 가지 종들에 의지해 살고 있고, 각각의 종들을 잘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게 그 주장의 핵심이다. ‘청결한 세상’은 많은 이득을 주었지만, 인간은 그로 인해 종전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위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의 착안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들은 그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냉장고 사용이 최근 10년간 4배 이상 환자가 급증한 염증성 대장질환 크론병과 관련 있다는 실험이 흥미롭다. TV며 자동차, 세탁기도 그런 연결고리의 하나로 부각돼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크론병 환자의 몸속에 기생충을 주입해 효과를 본 사례도 들어 있다. 물론 이 크론병 환자들과 냉장고며 기생충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는, 저자의 주장이 괜한 것만은 아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약의 40%를 소비할 만큼 지구상 최대의 의료비 지출국인 미국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전통의학의 비중이 높은 유럽, 남미, 중동국가들과 비교하면 치료 수준이 훨씬 낮다. 결국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할 일은 삼림 파괴와 항생제 남용 속에서 살아 남은 종들만 남아 있는 세상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돈잔치’ 호주오픈 1회전 탈락해도 3000만원 받는다

    내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는 본선 1회전을 탈락해도 3000만원이 넘는 돈을 챙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21일 발표한 라운드별 상금 액수에 따르면 남녀 단식 우승자는 243만 호주달러(약 27억3000만원)를 받고, 1회전에서 탈락한 선수도 2만 7600 호주달러(약 3100만원)를 챙기게 된다. 올해 대회 단식 우승자가 받은 상금 230만 호주달러(약 25억 9000만원), 1회전 진출 상금 2만 800 호주달러(약 2350만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새해 1월 4일부터 27일까지 멜버른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총 상금은 3000만 호주달러(약 338억원)다. 올해 총 상금은 2600만 호주달러(약 292억 3000만원)였다. 다른 메이저대회 상금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올해 프랑스오픈 단식 1회전 상금은 1만 8000 유로(약 2550만원), 윔블던은 1만 4500 파운드(이상 약 2500만원)였다. US오픈은 2만 3000 달러(약 2400만원)였다. 새해 대회 총 상금을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3140만 달러. 상금 많기로 소문난 미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보다 많다. 웬만한 투어 대회 평균 500만 달러의 6배 가량이고, 같은 메이저대회 가운데 최고를 자랑하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950만 달러)의 세 곱절 이상이다. 최고 총 상금이 35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당초 호주오픈은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상금 규모가 가장 컸는데 내년에는 400만 호주달러나 늘면서 테니스 역사상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로 열리게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아빠와 함께 봐야하는 그림 동화 ●불쌍한 우리 아빠(배준원 글, 김미선 그림, 스토리킹 펴냄) 아빠와 함께 봐야 하는 그림 동화. 아빠와 놀이공원에 가는 게 소원인 토동이. 늘 바쁜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홀로 놀이공원에 가는 토동이는 문득 아빠의 얼굴이 떠오른다. 아빠를 데리러 집으로 날아왔지만, 꿈속에서도 아빠는 일만 하고 있다. 1만원. 美 대표적 기독교 작가가 쓴 동화책 ●길 잃은 공주 이야기(맥스 루케이도 글, 트리스탄 엘웰 그림, 뜨인돌 펴냄)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작가인 루케이도가 쓴 동화책. 먼 옛날 ‘안나’라는 이름을 가진 공주는 성 너머 바깥세상에 호기심을 갖는다. 어둠의 지배자인 올바이드의 부하들은 공주를 납치하고, 왕은 목숨을 걸고 공주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1만 1000원. 동서양 특별한 미술작품들 소개 ●내 머리 속의 섬(심은록 글, 장 미셀 오토니엘 그림, 재미마주 펴냄) 어린이들에게 동서양을 넘나드는 독특하고 특별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우리의 친구 이슬이, 유리, 환희가 각기 ‘눈물의 배’ ‘유리 배’ ‘축제의 배’를 타고 특별한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언덕 위 ‘붉은 십자가’는 아이들을 모험과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1만 4000원. 크리스마스 의미 담은 따뜻한 이야기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나눠요(케이트 웨스터런드 글, 에브 타를레 그림, 아라미 펴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따뜻한 이야기. 숲 속에 크리스마스가 찾아오지만 동물들은 그리 달갑지 않다. 겨울 내내 추웠고, 음식이 부족했기 때문. 아기 사슴 클라라는 걱정이 돼 별님에게 도와 달라고 소원을 빈다. 9500원.
  • 성폭력 범죄 4년새 62% 급증

    성폭력 범죄 4년새 62% 급증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성폭행·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가 60% 이상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2만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대검찰청이 전국 각급 수사기관(검찰·경찰·특별사법경찰)의 범죄통계원표를 바탕으로 작성한 ‘2012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총 범죄 발생건수는 190만 2720건으로 형법 위반이 99만 7263건, 특별법 위반이 90만 5457건으로 나타났다.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인 밤 시간대에 범죄의 3분의1가량이 집중됐고, 토요일(15.6%)과 금요일(15%)에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았다. ●인구당 성범죄 비율 서울·부천·수원順 성범죄는 참여정부 임기 마지막인 2007년에 1만 3634건을 기록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에는 1만 5094건으로 늘었다. 이후 성범죄는 2009년 1만 6156건, 2010년 1만 9939건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2만 2034건을 기록, 2007년보다 61.6% 증가했다. 인구당 성폭력 발생비율(사건수/인구수×10만)은 서울(61.4)이 가장 높았고, 부천(60.9)·수원(56.9)이 뒤를 이었다.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와 유괴 범죄는 각각 1054건과 89건이 발생했는데 친족, 친구, 이웃 등 아는 사람에 의한 범죄가 3.8%와 32.6%로 다른 범죄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2813명이고, 상해를 입은 사람은 1만 8163명이었다. 주요 강력 범죄별로는 성폭력 범죄(성폭행, 강제추행 등)는 지난해 하루 평균 60.4건 발생했고, 살인(미수, 예비, 음모 포함)은 하루에 평균 3.3건, 연간 1221건이 발생했다. 인구당 살인 발생 비율은 안동(5.4), 논산(4.7), 충주(4.3)가 높았다. ●제주, 인구당 절도비율 전국 1.7배↑ 강도 범죄(4021건)는 전체의 47%가 밤 시간대에 발생했고, 범죄자 중 1년 이내에 재범하는 경우가 45.1%에 달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발생한 범죄는 ‘절도’로 하루에 771.4건, 전체 28만 156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관광지인 제주의 인구당 절도 발생 비율은 937.4로 전국 평균 555.0의 1.7배를 기록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경비·청소원 노인 절반 “최저 임금도 힘들어…”

    충남 아산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있는 윤정봉(79·가명)씨는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0년째 일하고 있지만 1년짜리 계약을 반복해 월급은 제자리걸음. 밤낮 없이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109만원 남짓이다. 고령에 하루 2교대로 일하다 보니 힘에 부치지만 용역업체 눈 밖에 날까 말도 못 하고 냉가슴만 앓는다. 자식뻘 되는 주민들은 “나이 들어 일도 안 하면서 잠만 잔다.”고 손가락질하기 일쑤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경비, 청소 등 노인이 집중적으로 취업하는 분야의 인권실태를 조사해 16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65세 이상 노인 511명을 대상으로 올 6~8월 이뤄졌다. 응답자의 59.1%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한다고 답했지만, 절반이 넘는 51.3%가 월 51만~100만원을 받아 최저임금(월 95만 7220원)에 못 미치거나 간신히 그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1주일 평균 근로시간은 47.8시간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43시간)을 웃돌았다.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낮은 임금’(41.7%)과 ‘고용 불안’(17.6%)이 꼽혔다. 고용 형태는 계약직 57.3%, 파견·용역직 14.9% 순이었다. 산업재해 보상 등 근로복지도 열악했다. 업무 때문에 질병이 발생했다고 답한 44명 중 61.4%는 사업주가 산재 처리를 해 주지 않아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했다. 나이 등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고용노동부 등에 신고(3.7%)하는 대신 동료와 의논(37.4%)하거나 참고 지내는(29.2%) 경우가 많았다. 참고 지내는 이유로는 ‘해고나 재계약 중단 등 고용불안 때문에’(64.4%), ‘업무에 불이익이 있을까봐’(20.1%) 등이 꼽혔다. 연구팀은 “저임금과 건강권 등 노인 근로자의 인권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기적 모니터링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노인 우선고용 직종을 개발하는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 새지도부의 당면과제/류진즈 베이징대학 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 새지도부의 당면과제/류진즈 베이징대학 교수

    지난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대회에서 이뤄진 리더십 교체를 계기로 새 중국 지도부와 중국의 행보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력의 급신장 속에서 중국은 성공적인 경제성장의 모델로 글로벌 사회의 벤치마킹 모델이 됐고, 경계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했다. 새로운 중국 지도부는 어떤 과제와 문제들에 직면해 있고, 어떤 목표와 능력을 갖고 있을까. 새 지도부는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어려움과 도전에 맞닥뜨려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경제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경제를 옥죄며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관계도 미묘한 갈등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태지역으로의 귀환을 외치며 주변 상황에 개입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여 갈등의 폭과 깊이를 줄여나갈 수 있을까. 새로운 관계의 플랫폼을 만들고 상호 이익의 지혜와 먼 앞날을 내다보는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적으로도 산 넘어 산이다. 새 지도부는 분출하는 국민들의 요구와 높아진 기대 의식을 만족시켜 줘야 하는 압박 속에 있다. ‘빈부 차이를 줄이고, 평등하고 공정한 분배 구조와 사회를 만들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새 지도부의 최우선적인 당면과제다. 2012년 여러 여론조사나 신화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정치협상회의에서 실시한 최우선 과제 조사도 이를 보여준다. 2010년 통계로 도시 주민의 소득은 일인당 1만 9109위안인 데 비해 농촌은 5919위안에 불과했다. 나라가 부유해지고, 경제적 실력이 늘어나는 만큼 도리어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면서 사회정의를 손상시키고, 저소득층의 노동 의욕과 사회적 일체감을 심각하게 깎아 먹고 있다. 사회안정을 흔들고 집권세력의 정당성이 약화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국가 발전에 공헌한 노동 인민과 국민들은 그 혜택을 충분하게 누리지 못하는 역설 속에 살고 있다. 제18차 당대회에서 국민소득을 2020년까지 두 배로 늘리고,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를 건설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세계 두 번째 경제체제라지만 연해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은 아직 저개발 지역이다. 소외된 저개발 지역이 수두룩하다. 이들의 소득을 끌어올리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필요하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끝난 것이 아니라 지속되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발전 방식을 바꿔야 한다. 생산요소의 과다한 투자, 낮은 효율성, 환경과 노동력의 희생 등이 그동안 경제성장의 특징이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수출주도의 성장에서 내수와 국내소비를 촉진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중국인들의 싹쓸이 쇼핑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라 중국인들 모두의 씀씀이가 클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인의 소비 행태는 그렇지 않다. 시장화의 진전 속에 사회보장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대부분은 소득이 높지도 못해 가처분 소득은 한정적이다. 폭등하는 의료비 등 사회보장 비용, 퇴직 후 준비, 자녀교육비 등 일반 중국인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소득 예측도 불안정해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소비지수 등도 낮은 수준이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평한 분배와 조화로운 국내환경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모순과 갈등이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이미 국방비를 넘어서고 있다. ‘부패가 사회화됐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뿌리 내린 부패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도 절박한 과제이다. 부패는 정치 체제와 사회 안정을 흔드는 암적 존재이다. 중국은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회로 되어가고 있는 걸까. 이를 막고, 대부분이 의식주의 고민에서 벗어난 ‘소강사회’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장한 각오와 엄숙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 “동일본 대지진 30배 이르는 ‘진도 10’ 일어날 수도”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인 ‘진도 10’ 대지진이 과연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 지난 14일 일본 토호쿠 대학 지진 연구센터의 토로 마츠자와 교수는 “지난해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의 무려 30배에 이르는 ‘진도 10’의 대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지진 예고 위원회에 보고된 이같은 연구 결과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진도 9.5의 대지진을 뛰어넘는 수치. 당시 칠레 대지진으로 90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태평양을 사이에 둔 일본에서도 하루가 지나 해일이 내습해 사망자 119명, 행방불명 20명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마츠자와 교수는 진도 10의 대지진이 반드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마츠자와 교수는 “이같은 대지진이 반드시 지구상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면서 “만약 진도 10의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아마도 1만 년의 한번 꼴 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넷뉴스팀   
  • 中 본토펀드에 돈이 몰린다

    中 본토펀드에 돈이 몰린다

    지난달 중국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본토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최근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새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중국본토펀드의 설정액은 2조 2654억원으로 연초(2조 737억원)보다 9.24% 늘었다. 1916억원이 순유입됐는데, 지난달에만 1272억원이 들어왔다. 해외주식형펀드가 올들어 꾸준히 돈이 빠져나가 지난달에 2762억원 순유출된 것과 대조된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됐음에도 중국 주식시장은 저평가돼 있다.”면서 “정권교체 후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중국본토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신규 투자 프로젝트는 4371개였으나 9월 1만 9329개로 4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시장도 나아져 100대 도시 주택가격이 지난 3월에는 전월보다 0.3% 떨어졌지만 11월에는 0.3% 올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의 교역비중은 줄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의 성장으로 수출이 늘면서 올해 1~10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펀드의 수익률도 나아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중국본토펀드(운용자산 10억 이상)의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9.18%였지만 한 주간 수익률은 평균 3.66%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말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리고 경제개혁의 방향성이 확립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중국펀드와 ETF 등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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