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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과천도… 세종도… 자영업이 죽어간다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과천도… 세종도… 자영업이 죽어간다

    자영업자 무너지는 과천·세종 두 도시 이야기 공무원 떠난 과천매출 75% 급감… 상가 폐허로 공무원 몰린 세종경쟁·월세로 적자… 파산 공포 금요일인 지난 14일 오후 4시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경기 과천시 별양동) 인근의 A호텔 상가. 타일이 듬성듬성 떨어진 외벽에 수십 개의 낡은 간판과 에어컨 실외기들이 뒤엉켜 있었다. 표면이 갈라지고 글자가 떨어진 간판의 상당수는 주인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3층에 있는 한식당의 문을 열었다. 여기저기 폐업한 곳이 많다 보니 이곳은 오히려 ‘문 열었어요’라는 안내문을 밖에 내걸었다. 그러나 저녁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해야 할 시간인데도 정적만이 흘렀다. 식당 마루에 다리를 편 채 앉아 있던 주인 최모(여)씨는 “과천에 사람이 없다. 정부청사 이전과 주공 1·2·6·7단지 재건축 때문에 완전히 인적이 끊겼다”고 말했다. 과천 상권은 2012년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세종 이전으로 지역의 주요 소비주체인 공무원이 줄어들면서 급격히 쇠퇴했다. 같은 시간 세종시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정부청사 인근의 한 상가. 오는 7월이면 준공 2년이지만 5층과 8층의 절반이 공실이다. 이곳 B식당의 카운터 옆 칠판에 적힌 예약 손님은 세 팀이 전부였다. 준공 직후 가게를 차렸다는 주인 김모씨는 “원래 금요일 저녁에는 손님이 없다. 월·화·수·목요일 장사가 전부”라며 “주말에도 문을 열기는 하는데 손님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개업 초기에는 주변에 식당이 없어서 이틀 전에 예약이 들어와도 받기 어려울 정도로 미어터졌다”며 “요즘엔 ‘김영란법’ 때문인지 평일에도 단체 손님이 드물어 대출받아 인건비랑 월세를 막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 가게는 지난달 매물로 나왔다. 근처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년 전 임대로 들어온 가게 중 30~40%가 매물로 나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 지역 사람들은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시설비 등 권리금을 챙기기도 어렵다”며 “타지 사람들 보라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가게를 내놓은 경우가 90%”라고 설명했다. 정부청사 이전 등으로 타오르는 것 같았던 세종의 호황은 지난해로 끝났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음식점들은 한 끼를 먹어도 ‘맛집’을 찾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지는 소비패턴의 변화 속에 과당 경쟁과 비싼 임대료를 이겨 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었다. 과천 상인들은 정부과천청사로 출퇴근하던 공무원들이 세종으로 가면서 상권이 무너졌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등록 기준 2012년 7만 1000여명이던 과천 인구는 지난해 말 6만 3800여명으로 4년 새 10% 이상 줄었다. 290.4㎡(88평) 크기에 내실이 5개인 식당을 운영하는 과천 A호텔 한식당의 최모 사장은 “잘될 때는 한 달 매출이 3000만원도 넘었지만 요즘은 많이 벌어 봤자 1000만원 수준”이라면서 “재료비와 관리비, 전기료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장사가 안되는데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가게 지분의 절반 이상을 사들인 덕에 월세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월세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 빠져나갔어. 우리도 한창때는 종업원 7명을 썼는데, 지금은 나와 남편, 언니가 전부야.” A호텔 옆 건물 상가에서 330㎡(100평) 규모의 카페(주간 커피, 야간 맥주)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한창 좋을 때는 농식품부, 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3명이 각각 직원들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며 “세종청사 이전 전에는 아르바이트를 낮에 2명, 저녁에 3명을 썼는데, 지금은 일을 도와주시는 어머니 용돈도 제대로 못 드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줄였고, 매출은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씨는 “시청에서 저리로 주는 1억원을 융자받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면서 “20~30년 넘은 상가에 남은 점포 대부분은 월세를 안 내는 곳이고, 내심 재건축 호재만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공무원들은 과천에서 세종으로 떠났다. 세종시 인구는 2012년 11만 3100여명에서 지난해 말 24만 3000여명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정부청사 이전으로 공무원과 유관기관 가구가 유입됐다. 또 신도시의 우수한 교육 및 주거 환경에 대전과 충청권 주민들도 세종으로 몰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인구가 늘어도 바뀐 소비패턴과 유사 업종 간 경쟁, 비싼 월세 때문에 자영업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B식당과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던 인근 맥줏집도 매물로 나왔다. 이 맥줏집은 요즘도 월~목요일 저녁엔 빈자리가 없다.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인 류모씨의 이야기는 달랐다. “술 마시는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부처 차관이나 실·국장 주재 회식에서도 예전처럼 많이 마시는 일이 없어요. 각자 맥주 한 병씩 놓고 2~3시간 자리만 차지한 채 떠들다가 갑니다.” 그는 “비싼 월세와 수도, 냉난방, 인테리어 등 시설비에 들어간 대출의 원리금, 아르바이트 인건비를 간신히 메워 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때 세종청사의 중심 상권이었던 C상가 매장 3개 층 중 절반은 텅 비어 있었고, 각각의 유리문에는 ‘임대, 보증금 ○○○○만원 월세 ○○○만원’이라는 A4 용지가 붙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D상가도 사정은 비슷했다. 모두 식당이 있던 자리다. 그런데 두 상가 사이에 새로 들어선 상가에도 ‘분양’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C상가 1층 중개사무소 대표 김모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선 후보들이 너나없이 국회나 청와대를 세종으로 옮기겠다고 하는데, 이전 가능한 부지가 여기서 가깝다. 손님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기대 때문에 운영하고 있다. 이러다가 국회 이전 같은 계획들이 무산되면 그때는 정말 모두 다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든다.” 과천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글 사진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중구 곳곳 숨은 ‘골목 명소’… 누구나 찾는 ‘관광 명소’로

    [자치단체장 25시] 중구 곳곳 숨은 ‘골목 명소’… 누구나 찾는 ‘관광 명소’로

    “밑그림만 대충 그려진 흰 도화지에 윤곽을 넣고 색을 입혀 완성하는 게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입니다. 지자체장이 창의적인 화가라면 밑그림을 어떻게 바꿀지, 어떤 색을 칠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주민들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최창식(65) 서울 중구청장은 어찌 보면 복이 많은 자치단체장이다. 수도 서울의 심장부인 중구는 곳곳에 조선·근현대 역사문화 자원, 명동·동대문·청계천 등 주요 관광지, 남대문·평화시장 등 대형 재래시장을 끼고 있다. 그만큼 기본 자원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널린 원석을 다듬어 빛을 발하는 보석으로 재탄생시키는 건 오롯이 지자체장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동네 활력소 ‘1동 1명소 사업’ 재선인 최 구청장은 취임 이후 ‘정동야행’ ‘을지유람’,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 골목문화 창조사업 등 문화 분야에서 잇달아 히트작을 냈다. 그는 18일 “중구에 원래부터 있었지만 잊혀진 자원들을 발굴하고 재해석해 콘텐츠로 보강했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올해 최대 구정 목표인 2012년 시작된 ‘1동 1명소 사업’ 역시 이의 연장선이다. 2012년 시작된 사업은 서소문 역사공원, 필동 서애대학 문화거리, 다산성곽길 예술문화거리, 광희문 문화마을 등 동네마다 관광객이 찾는 명소를 심어 넣는 게 핵심이다. 낙후된 산업거리 을지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타일·도기·조명·공구 등 도심산업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사업도 마찬가지다.주민 참여로 해결 ‘골목문화사업’ 최 구청장은 2015년엔 골목문화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주민 민원이 가장 심한 쓰레기 무단투기, 도로훼손 등 골목 문제를 주민의 직접 신고·참여로 해결해 보자는 시도다. 시범 구역인 다산동에서 시작해 현재 15개 전 동에서 확대 실시 중인데 현재까지 총 1700여건의 크고 작은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일본은 작은 시골 마을 뒷골목에서도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다. ‘이웃이 불쾌할까 봐’ 내놓지 않는다”면서 “쾌적하고 안전한 골목 문화를 조성하는 게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지름길이라는 신념이 있다. 성숙한 골목 문화는 결국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올해 행정자치부에서 인센티브 사업의 주요 모델로 주목할 만큼 호평받고 있다는 후문이다.쇼핑몰·호텔… 관광지로 도시 재생 최 구청장은 정통 기술관료 출신이다. 제13회 기술고등고시 합격을 시작으로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장·뉴타운사업본부장을 거쳐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행정2부시장을 지냈다. 그런 만큼 도시 재생에 대해 남다른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래되고 낡은 도심‘이라는 중구의 약점을 ‘역사문화 콘텐츠가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재주를 발휘해 왔다.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수년간 비어 있던 동대문패션타운 일부 건물에 롯데 피트인, 현대시티아울렛, 면세점 등 대형 쇼핑시설이 들어서도록 적극 지원했다. 취임 당시 지역 호텔은 25개에 불과했지만 3배가 넘는 76개를 새로 허가해 1300실을 추가로 늘렸다. 이 결과 민간 일자리 1만 6000여개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지역 기업들이 많은 점도 적극 활용했다. 구민 우선 채용을 내건 업무협약을 통해 2012년 이후 총 49개 업체에 450여명이 취업했다. 최 구청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자 지속 가능한 복지”라고 강조하며 “올해는 인쇄 사무원, 봉제·패션 전문가 등 지역 산업에 특화된 인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근현대 역사문화유산의 보고인 정동 일대를 돌아보는 ‘정동야행’은 대한민국 최고의 야간투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16개 도시에서 ‘야행 축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정동야행’ 작명을 최 구청장이 직접 했을 만큼 공을 들였다고 한다. 지난해 시작된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에 대해 그는 “뮤지컬과 영화가 융합된 새로운 한류 영상 콘텐츠를 띄워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충무아트센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CGV 명동역점, 메가박스 동대문점 일대에서 10개 섹션, 30여편이 상영됐는데 관객 수 1만 5000여명, 극장 점유율 80.2%를 기록하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편으로 그는 서울시가 서울역·인근 고가도로를 축으로 국내 첫 고가보행로를 만드는 ‘서울로 7017’ 사업에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체도로 등 근본적인 교통 대안이 없는 데다 보행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는데 서울역을 찾는 사람들이 고가다리까지 와서 남산까지 즐기러 가는 매력적인 장소가 될지는 의문”이라면서 “그래도 다음달 개장을 눈앞에 둔 만큼 사업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게 구청장으로서의 마음”이라고 덧붙였다.노점상 실명제·‘행복다온’ 성과 서비스 행정과 중구가 취약했던 교육 분야에도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서울 최초로 실시한 노점상 실명제는 다른 자치구에서 잇따라 벤치마킹한다. 주민맞춤형 복지서비스인 ‘행복다온’은 전국 최초로 복지·건강·민원서비스를 주민센터로 한데 모은 통합 모델이다. “행정·복지직 공무원 구분 없이 전 직원이 취약 주민들 생계지원, 건강관리, 생활민원을 함께 챙긴다”며 “주민들이 보건소를 일부러 찾지 않아도 동주민센터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인재 육성 사업은 다른 지역 대비 취약한 학업 성취도를 극복하기 위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청구초, 대경·장원중, 장충고 등 4곳을 시범학교로 선정하고 방과후 수업, 입시상담 등을 집중 지원한 결과 중·고생의 경우 ‘보통 이상’ 성취 비율이 18.8%에서 79%로 뛰었다. 스킨십 비결에 대해 최 구청장은 “가식적으로 안 하고 동네 할아버지처럼 털털한 게 매력인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미래 인재 육성사업차 일선 학교도 많이 돌아다녔는데 하루는 길에서 웬 초등학생이 다가오더니 ‘나 아저씨 알아요’라며 덥석 아는 체를 하더란다. 지난 주말에는 재경 향우회 주민들과 남산 성곽길을 걸은 뒤 설렁탕 한 그릇씩 하고 헤어졌다. “지역에 있는 남산은 이곳저곳에 등산로가 많아 최고의 운동로이자 주민들을 만나는 통로”라고 소개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오해를 살 때도 있다.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역 주차장, 공원 등 주민을 위한 공간 조성 사업인데도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과 맞닿아 있다는 이유로 과거 행적 미화나 우상화가 아니냐는 오해를 뒤집어썼다”고 토로했다. 현재 주차장 조성을 위한 인근 건물 매입을 완료한 단계로 설계가 끝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취임 초기 그는 단 1명의 환경 미화원 채용 청탁도 거절했다. ‘도와줘서 당선시켜 놨더니 배은망덕하다’는 뒷욕도 많이 먹었다. “원칙에 맞지 않으면 안 된다. 미화원도 1명을 늘리면 1년 예산이 6000만원 이상 든다. 다 주민 혈세 아닌가”라고 했다. ‘지자체장이 정치꾼이 돼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공직자 마인드를 깔고 있어야 표(票)퓰리즘이나 선심성 공약으로 어필하겠다는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 고위 행정가 출신으로 현 지방자치제도의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운신의 폭이 좁다”며 “국세·지방세 비율이 약 8대2로 국세 비중이 훨씬 높아서 지방의 자주 재원 확보 차원에서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인 최 구청장은 “대통령 단임제를 바꾸는 개헌이 꼭 이뤄져야 한다”며 “차제에 대선 후보 검증 절차도 더 촘촘히 보완돼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내년 3선 도전에 대해서는 “현재 구정에 최선을 다하고 주요 사업을 먼저 완수하는 게 구민에 대한 도리”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행정동마다… 서울 ‘유아숲’ 증설

    행정동마다… 서울 ‘유아숲’ 증설

    서울에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하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유아숲’이 2023년이 되면 400개로 늘어난다. 현재 구마다 1~2개꼴로 있는 유아숲이 행정동마다 들어서는 셈이다.서울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1개인 유아숲을 2023년까지 10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유아숲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작은 동물과 낙엽, 가지, 꽃 등 놀거리를 찾아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1950년대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널리 퍼졌다. 한국에서는 2008년 산림청이 처음 도입했으며 서울시는 2011년부터 유아숲 조성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에는 용산구 응봉공원, 강서구 우장공원 등 41곳에 5000∼1만㎡(9곳, 중형), 1만㎡ 이상(32곳, 대형) 규모의 ‘유아숲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2012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51만 7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앞으로 서울시는 기존 중대형 유아숲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동네 뒷산이나 하천, 공원 등 숨어 있는 녹지를 발굴해 유아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뒷산 등을 정비해 5000㎡ 미만 소규모 ‘유아동네숲터’를 325곳, 야외체험장 등을 갖춘 1만㎡ 이상 대규모 ‘유아숲체험원’도 34곳 만든다. 운영 방식은 오전·오후에 1개 기관씩 총 2개 기관만 이용할 수 있던 데서 하루 최대 6개 기관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바뀐다. 또한 현재 있는 41개 유아숲체험장마다 1개 기관씩 주 3회, 하루 3시간 이상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정할 예정이다. 최광빈 시 푸른도시국장은 “생태학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주 3회는 숲에서 놀아야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원래는 주 1회만 이용이 가능한데 시범적으로 유치원 등 41개 기관만 주 3회씩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늦은 임신도 힘든데…‘조산’에 우는 엄마들

    [메디컬 인사이드] 늦은 임신도 힘든데…‘조산’에 우는 엄마들

    조기진통 환자 매년 18%씩 증가영아 사망 60%가 조산과 연관규칙적 진통·분비물땐 위험 징후과도한 체중 증가·우울증 주의를 여성에게 만혼(晩婚)은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다 어렵게 취업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주택 가격을 보면 결혼할 엄두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독박육아에다 가사까지 도맡고, 심지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를 보면서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은 2006년 27.8세에서 지난해 30.1세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기진통’ 진료 인원은 2010년 1만 8000명에서 2014년 3만 2000명으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분만 여성이 45만 5000명에서 41만 9000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증가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분만 여성 1000명당 조기진통 환자는 해마다 18.4%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하락했지만 조산 비율은 늘어 조기진통은 임신 37주 이내에 분만진통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정상적인 임신 기간인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37주도 되기 전에 아이를 낳는 ‘조산’(早産)과 관련돼 있습니다. 만혼은 조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2113시간의 근로시간과 경쟁사회의 업무 스트레스는 조산 위험을 높입니다. 고령임신과 직장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이른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장은 “초혼 연령 상승, 고령 산모 증가, 체외 수정술 증가로 조산이 늘고 있다”며 “출산율은 하락했지만 조산 비율은 2000년 3.8%에서 2012년 6.3%로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산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신생아 사망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전체 영아 사망자의 60% 이상이 조산과 관련돼 있다고 합니다.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는 없을까. 조산은 구체적으로 진통 없이 양막이 터지는 ‘양막파수’와 진통 없이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얇아져서 열리는 ‘자궁경관무력증’, 융모막염 등으로 인한 조기진통 등 3가지 증상의 영향이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위험 징후를 느낀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김 센터장은 “규칙적이면서 강도가 세지는 진통과 질 분비물 증가, 양수처럼 맑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 출혈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성신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진통은 20분 동안 4번, 또는 1시간 동안 8번 이상 자궁수축이 동반될 정도로 강하게 나타난다”며 “간혹 요통이나 골반이 내려앉는 느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예방에는 산전 검사가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초음파 검사’가 중요합니다. 질과 자궁을 연결하는 ‘자궁경부’는 임신 중에 단단하게 닫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 초음파로 모양을 살피는 것입니다. 김 센터장은 “임신 20주부터 초음파로 자궁경부의 길이를 쟀을 때 길이가 2.5㎝ 미만으로 짧거나 자궁경부 입구 모양이 U자 형태로 벌어지면 조산 위험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산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면 즉시 예방적 치료를 시작합니다. 조산이 만성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6번이나 아이를 잃고 다시 임신 22주에 조기진통으로 아이를 잃어 의료진들을 안타깝게 한 사례도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요즘은 자궁경부 길이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은데 예방적 치료 성공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자궁경부 길이가 짧으면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프로제스테론’을 근육주사나 질정 형태로 처방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기진통이 있다고 모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심 교수는 “수액치료를 받으며 안정하면 30%는 저절로 진통이 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조산 위험이 있는 산모 중 임신 34주가 넘으면 분만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임신 24~34주라면 ‘자궁수축억제제’ 투약과 태아 폐 성숙에 도움이 되는 ‘스테로이드’ 치료로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심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괴사성 장염, 뇌실(뇌 내부공간) 출혈과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는 약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산 위험이 높은 데다 이미 여러 번 조산을 경험한 산모라면 이른바 ‘맥도날드 수술’이라고 부르는 ‘자궁경부 봉합술’을 시행합니다. 자궁입구가 열리지 않도록 동여매는 수술인데, 예후가 좋은 환자들은 9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안정 취하면 진통 30%는 자연 치유 너무 마르거나 뚱뚱한 산모는 조산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19.8~26 수준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임신 전과 비교해 체중은 11~16㎏만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업무나 가사, 육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고혈압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김 센터장은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으로 대비하면서 예방적 치료를 받는 것이 조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폐암 환자 62%, 전이된 3·4기에 발견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주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3·4기에 뒤늦게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3차 폐암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폐암 치료 1만 350건을 분석한 결과 ‘비소세포암’ 환자의 43.7%는 뇌, 뼈, 간 등 주요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4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벽, 횡격막 등 인접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3기 환자는 18.2%로 3·4기 환자만 61.9%에 이르렀다. 반면 폐 림프절까지만 전이된 2기는 8.4%, 암세포 전이가 없는 1기는 29.7%에 그쳤다. 폐암은 조직학적 차이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나뉜다. 악성도가 높고 암세포 증식속도가 빠른 소세포암은 17.2%,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비소세포암은 82.5%로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세포암은 한쪽 폐와 림프절 일부에 전이된 ‘제한병기’가 29.7%, 다른 장기 등으로 전이된 ‘확장병기’가 70.3%였다. 폐암은 ‘조용한 암’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세가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은 병이다. 전체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25.1%에 그친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69.7%로 여성(30.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는 60대(34.8%), 70대(33.0%), 50대(20.2%)가 대부분이었다. 폐암 환자 치료법은 수술(50.4%), 항암화학요법(34.1%), 방사선치료(15.5%) 순이었다. 한편 심평원 평가 대상인 전국 89개 기관 중 80곳(89.9%)이 폐암 진료 1등급을 받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42곳은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형뽑기 200개 싹쓸이… 경찰 “절도 아니다”

    ‘인형 뽑기 기술자’로 화제를 모은 20대에게 경찰이 “문제는 있지만 절도범은 아니다”라고 결론 냈다. 대전서부경찰서는 16일 이모(29·무직)씨 등 20대 남자 2명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2월 5일 새벽 대전 서구의 한 인형뽑기방에서 2시간 만에 인형 200여개(시가 200만원 상당)를 뽑아 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다음날 인형뽑기방 주인이 텅 빈 기계를 보고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절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 ‘낚시터에서 월척을 잡아도 죄가 되냐’고 댓글을 다는 등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처벌 대상인지부터 절도·사기·영업방해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기계 오작동을 일으켜 성공률을 높인 것은 문제가 있지만 처벌하기는 마땅치 않다”고 결론지었다. 대학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대전경찰청 법률자문단도 “특정 방식으로 조이스틱을 움직여 집게 힘을 세게 한 것은 이들의 ‘개인기술’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북 경산에 사는 이씨 등은 자신들이 잘 아는 게임 방식의 인형뽑기방이 대전에 많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원정을 와 인형이 담긴 통 두 곳을 싹쓸이했다. 1만원당 12차례 시도해 3번에서 많게는 8번까지 성공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인형뽑기에 관심이 컸고, 그동안 돈도 많이 투자해 기술을 익혔다. 많이 뽑아서 지인들에게 나눠 주고 판매도 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중고생부터 청년들까지 인형뽑기 열풍이 불면서 수백만원을 썼다는 20대가 인형뽑기 기계를 털다 잡히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의 인형뽑기방도 지난해 11월 500곳에서 올 2월 말 1433곳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갓난아기도 자살폭탄으로?…IS 피해 도망치는 난민들

    갓난아기도 자살폭탄으로?…IS 피해 도망치는 난민들

    만삭의 몸을 이끌고, 혹은 태어난 지 채 한달도 되지 않는 아기를 업고 전장을 탈출하는 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서구언론은 이라크 모술 지역에서 목숨을 건 탈출에 나선 민간인들의 소식을 보도했다. 현재 모술 지역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후 거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 측은 현재 모술 지역의 60%를 장악했으나 IS는 아직 남아있는 최소 35만명의 민간인을 방패 삼아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민간인 중에는 여성들과 아무 죄없는 수많은 어린이들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아와 갓 태어난 아기들이다. 데일리메일은 이들 중 모술 탈출에 성공해 약 14km 떨어진 함맘 아루아리루 지역으로 피신한 리합(17)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최근 가족과 함께 목숨을 건 고향 탈출에 성공한 리합은 만삭의 몸으로 죽음의 도시를 벗어났다. 놀라운 사실은 피난 도중 길가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점이다. 리합은 "길을 걷다가 진통이 찾아와 엄마와 다른 아주머니들의 도움으로 아기를 낳았다"면서 "출산 후 30분 만에 다시 몸을 추스리고 걷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와 아기의 몸상태는 괜찮은 편이지만 아직 아기 아빠는 모술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모술의 어린이와 심지어 아기들도 IS에 납치돼 인질이 되거나 일부는 자살폭탄 테러 전사로 교육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IS가 어린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성인에 비해 세뇌하기 쉬워 장차 IS가 선포한 칼리프제국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지난주 약 1만 2000명의 민간인들이 모술을 탈출했다"면서 "아직도 모술에는 많은 수의 어린 엄마와 갓난아기가 음식과 물도 없는 최악의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기차 10대당 급속충전기 1기, 연말까지 500여대 추가

    전기차 장거리 운행 및 긴급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가 1300대를 넘어섰다. 전국 226개 시·군·구에 5기 이상이 설치된 것으로 전기차의 전국 운행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등에 급속충전기 180기를 추가 설치해 17일부터 운영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급속충전기 1320기, 완속충전기 1406기다. 3월 현재 공급된 전기차 1만 4516대를 기준으로 할때 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가 10.2대로 충전 인프라가 개선됐다. 환경부는 7월까지 260기, 10월까지 250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급속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대형마트·패스트푸드점 등 접근성이 높고 충전 대기시간 활용이 용이한 장소에 집중 설치키로 했다. 또 충전수요가 많은 지점에는 2기 이상 설치해 충전 대기 문제도 개선한다. 설치물량 중 일부는 부지를 개인·법인 신청을 받아 접근성이 높은 장소에 충전기 설치를 확대, 지원한다. 이용자 편의도 확대키로 했다. 이번에 설치된 충전기는 화면이 기존 7인치에서 12.1인치로 확대됐고 화면 밝기도 일반 컴퓨터 모니터의 5배 이상 밝은 제품으로 개선했다. 특히 충전기 제작사마다 각각 달랐던 메뉴화면을 표준화하는 한편 오류 개선 또는 업데이트를 통합관리전산망에서 제어해 고장이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체크카드만 가능했던 결제를 모든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결제단말기를 설치했다. 이번에 설치된 급속충전기에 대해 6월 말까지 시험운영할 계획이며 시험운영 기간에는 요금을 징수하지 않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직장인 77% “근로시간 줄어야” 유럽 선진국 주 4일제 정착 단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연적 변화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얘기로 들리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 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독일, 근무시간 줄인 결과 실업률 낮아져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 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에게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AI·로봇 보편화로 생산성 향상 전망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 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文 “미세먼지 배출 50% 감축… 봄철 노후 석탄발전 중단”

    文 “미세먼지 배출 50% 감축… 봄철 노후 석탄발전 중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 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13일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함에 따라 양강 구도를 형성한 두 후보의 공약이 나란히 검증대에 올랐다. 강조점은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신재생에너지로의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탈(脫)석탄화력·친(親)신재생에너지’ 패러다임이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문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배출량 50% 이상 감축을 목표로 석탄발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미세먼지 대책을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 환경을 개선하고 외교 협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문 후보는 ‘미세먼지 공장’으로 불리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강력한 ‘셧다운’을 예고했다.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봄철(4~5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단해 이 기간 석탄화력발전 평균 가동률을 현재 68.7%에서 40% 이하로 30% 포인트 떨어뜨리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석탄보다 환경 부담이 덜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늘려 부족한 전력량을 충당하겠다고 했다. 현재의 ‘경제 급전방식’을 ‘환경 급전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LNG 발전은 석탄보다 발전 원가가 2~3배 비싸 이렇게 하면 연간 1조 3000억원 정도의 전력거래 비용이 추가로 든다. 문 후보 측은 이 비용을 한국전력공사에 전가하기로 했다. 김기식 정책특보는 “한전 영업이익이 연간 12조원이기 때문에 전기료를 올리지 않아도 영업이익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의 영업이익 증가는 저유가 영향이 크고, 고유가로 돌아선다면 매년 10조원의 영업이익을 장담할 수 없어 재정 전략이 단기적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문 후보는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전면 중단, 30년이 지난 노후 발전기 10기 조기 폐쇄, 건설 중인 발전소 중 공정률 10%가 안 되는 9기의 원점 재검토, 가동 중인 발전소의 저감장치 설치 의무화를 약속했다. 또 가동 중인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 허용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했다. 도심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경유차도 단계적으로 퇴출할 계획이다. 2005년 이전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를 먼저 폐차시키고 친환경차로 교체한다. 당장 폐차가 어려운 대형 경유화물차, 건설장비에는 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달게 한다. 차량 교체와 저감 장치 설치에 따른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정 마련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안 후보도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추가 건설할 예정이었던 석탄발전 20기 중 미착공 4기(당진에코 1.2, 삼척화력 1.2호기)의 허가를 보류하는 등 석탄화력발전을 친환경발전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함께 중국 등에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지능형 미세먼지 측정·예보로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한편 대형 공기청정기 ‘스모그 프리타워’를 시범 설치한다는 4가지 실천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스모그 프리타워는 효과성 논란에 휘말렸고 안 후보 캠프는 “시민적 각성을 위한 상징적 의미”라며 사실상 공약을 거둬들였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봄철 화력발전소 가동률 조정을 언급하며 현재 100%로 가동되고 있는 것을 70%로 떨어뜨리겠다고 했지만, 이 시기 가동률은 지금도 70% 수준”이라며 “기초 조사가 부족한 공약”이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초미세먼지 기준을 신설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미 초미세먼지 기준이 있다”며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고,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은 2019년까지 완료하고 올해부터 검찰개혁, 자치경찰제, 국가정보원 개편 법률 개정을 추진해 1년 내에 완료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름살’ 깊어지는 2045년… 1인 가구 46%가 독거노인

    ‘주름살’ 깊어지는 2045년… 1인 가구 46%가 독거노인

    미성년자녀 둔 가구 12% 불과 배우자 사별 인한 1인가구 늘어10가구 중 4가구에 사람이 한 명만 산다. 그 절반 가까이가 65세 이상 독거노인이다.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는 1인 가구의 절반도 안 된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집은 전체 10가구 중 1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아이는 태어나지 않고 늙어만 가는 2045년 우울한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가구의 28.5%(556만 2000가구)인 1인 가구는 2045년 36.3%(809만 8000가구)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30.4%(593만 3000가구)인 ‘부부+자녀’ 가구는 저출산으로 인해 15.9%(354만 1000가구)로 줄어든다. 또 1인 가구 중 24.0%(133만 7000가구)인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가구는 고령화로 인해 45.9%(371만 9000가구)로 늘어나 전체 1인 가구의 절반에 육박하게 된다. 장래가구추계는 인구주택총조사, 장래인구추계, 인구동태통계 등을 기초로 작성되며 5년마다 발표된다. 2015년 기준 부부+자녀(미혼)로 구성된 가구가 32.2%(613만 2000가구)로 가장 많았지만, 당장 2년 뒤인 2019년에는 1인 가구가 590만 7000가구로 증가해 부부+자녀 가구(572만 1000가구)를 뛰어넘는다. 2045년까지 1인 가구는 연평균 9만 7000가구, 부부 가구는 6만 가구씩 증가하는 반면 부부+자녀 가구는 8만 6000가구씩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이미 절반을 넘어선 1, 2인 가구(53.3%)는 2045년 71.2%까지 늘어나 우리나라 가구의 대표 유형이 된다. 반면 4인 가구는 같은 기간 18.8%에서 7.4%까지 줄어든다 2015년 19.3%(366만 4000가구)였던 65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045년 47.7%(1065만 3000가구)까지 치솟는다. 70대가 20.3%(454만 가구)로 가장 많아지고, 60대가 19.7%(439만 2000가구)로 두 번째를 차지하게 된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2.3%(273만 7000가구), 16.4%(365만 2000가구)로 줄어들게 된다. 2015년 3.4%(65만 가구)인 80세가 넘는 초고령 가구주도 2045년 17.8%(397만 2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구주를 나이순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연령을 뜻하는 가구주 중위연령도 2015년 50.6세에서 2045년 64.0세로 13.4살 많아진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가구는 2045년까지 연평균 21만 가구씩 증가하지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는 9만 9000가구씩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의 비중은 12.4%로 감소하게 된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현재는 혼인 기피로 1인 가구가 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는 배우자 사별로 인한 1인 가구가 늘어난다”며 “저출산 속도가 급격하고 기대수명이 빨리 늘어 변화에 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가장 안정적인 대책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거대 블랙홀 사상 첫 촬영…마지막 작업만 남았다

    거대 블랙홀 사상 첫 촬영…마지막 작업만 남았다

    전 세계 9곳에 설치된 초대형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거대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이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참가한 천문학자들이 12일(현지시간) 블랙홀 촬영에 사상 처음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조합해 실물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예정이지만 성공한다면 우주의 조성과 탄생에 관한 수수께끼의 해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이 관측 중인 거대질량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6000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궁수자리 A별’(Sagittarius A* 혹은 Sgr A*). 질량은 태양의 400만 배다. 관측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남극, 스페인까지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이 이용되고 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유럽 국제 전파천문학연구소(IRAM)의 천문학자 마이클 브레머는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도 무게를 견디지 못해 자괴해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대신 8개의 망원경을 거대한 렌즈처럼 결합했다”면서 “이렇게 해서 지름 약 1만 ㎞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망원경은 클수록 해상도가 올라 대상물을 세세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다. 브레머는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을 상세하게 관측할 수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봉사 열기 넘치고 인문학 향기 흐르는 ‘지식복지 1등’ 관악

    [자치단체장 25시] 봉사 열기 넘치고 인문학 향기 흐르는 ‘지식복지 1등’ 관악

    “꿈은 가치지향적인 것이어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해지고 세상이 나아져야 진정한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관악구청장으로서의 나의 꿈은 3분의1 정도 이룬 것 같다.”유종필(60) 서울 관악구청장의 꿈은 관악구를 ‘지식복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지식복지란 밥과 빵을 제공하는 물질적 복지를 뛰어넘어 지식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고루 누리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론도 있다. 그는 2010년 7월 구청장이 된 뒤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운동’을 펼치며 관내에 도서관을 대거 조성했다. 관악의 작은 도서관 운동은 70개가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속속 벤치마킹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도서관은 바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아무리 좋아도 특별한 경우 외에는 관악구민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다. 관악구에서도 멀리 있는 도서관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을 흔히 이용한다.”관악구 도서관은 그가 민선 5기 구청장이 된 2010년 7월 당시 5개였다. 2017년 민선 6기인 3월 현재 43개로 9배 가까이로 늘었다. 소장한 책은 45만권. 구민 51만명 중 도서관 회원이 16만명을 넘는다. 도서관 건물을 지은 것은 하나도 없다. 구 청사, 동 주민센터, 체육센터, 폐컨테이너 등을 활용했다. 통합전산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원하는 도서관으로 책을 가져다주는 ‘지식 도시락 서비스’도 곁들이고 있다. 책을 마음 놓고 사 보기 어려운 서민과 그 자녀들에게 관악의 도서관 사업은 큰돈 안 들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준 지식복지인 것이다. 유 구청장이 지식복지를 구체화한 도서관 조성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도서관 사업 아이디어는 그의 일생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전남 함평 산골 출신인 유 구청장은 시골에서 학교에 다니다 보니 책이 없어서 읽지 못했다. 책에 대해 쌓였던 욕심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한꺼번에 폭발했다. 동서양의 어지간한 고전은 그때 다 섭렵했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에도 도서관의 참고 열람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축적된 내면의 지식은 과시하려 하지 않아도 향기를 냈다.언론인을 거쳐 정당판에 들어선 그는 특유의 입담으로 2008년 7월까지 4년 3개월간 새천년민주당에서 대변인을 역임하며 숱한 어록을 남겼다. 정치 운은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총선에서 네 차례 낙천·낙선의 아픔을 겪은 끝에 2008년 9월 국회도서관장(차관급) 자리에 올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책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에서 ‘당시 국회도서관장이 된 것을 두고 세간에선 ‘한직’으로 갔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썼다.돌아가는 길에 꽃이 있는 것일까. 1년 반 동안 도서관장으로 일하면서 독도에 도서관 분관을 만드는 등 관련 사업을 펼치고, 도서관의 중요성을 언론에 설파했다. 세계 주요 도서관 50여곳을 심층 탐방한 책인 ‘세계 도서관 기행’도 펴냈다.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사업’ 성공에는 이때의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남들이 한직이라고 여기는 자리가 훗날 최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셈이다. 유 구청장은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운동’을 공약으로 내걸고 17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관악구에서 2010년 6월 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신의 자녀가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인문학 강좌를 듣는다면 그 자체로도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도를 높여 주지만, 이것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돈이 될 수 있어요.” 그는 2014년 민선 6기로 구청장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민선 5기 취임 후 집중한 도서관 조성 사업과 병행했던 인문학 사업에 더욱 속도를 냈다. ‘인문학이 밥 먹여 주느냐’고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과 인문학이 있다면 이제는 옛말이 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며 관련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실제로 주 1회 이상 곳곳에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는 내용의 ‘에브리데이 인문학’ 프로그램은 3월 말 기준 총 1323회 열었다. 참여 인원이 9만 4000명을 넘었다. 인문학 발판을 다지고자 국내 최초로 독서동아리 등록제를 도입해 지원한 결과 2년 반 만인 3월 현재 동아리 수가 320개를 돌파했다. 영유아에게 책을 나눠주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는 북스타트 사업은 지난 7년 동안 영유아 1만 4000명이 참여하는 등 지역 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어르신들의 일생을 책으로 정리하는 어르신 자서전 만들기 사업은 최근까지 50권이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중고생이 학교 안 가는 날에 문화·예술·체육 특별활동을 시켜 주는 ‘175 교육사업’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11만 7311명이 참여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17개 대학과 펼치는 학·관 협력사업은 145개에 달한다. 돈은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무형의 지식을 구체적인 복지사업으로 구현했다. 덕분에 인기가 절정이다. 유 구청장이 선도한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좋은 이웃가게’다. 좋은 이웃가게란 자원봉사자들에게 본인 상점의 물품이나 서비스 할인 혜택을 주는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을 말한다. 일반인이 자원봉사자에게 혜택을 주는 식으로 봉사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관악은 생산 인프라가 미흡한 주거 중심 지역이지만 다른 곳에 비해 주민운동이 활발하다. 그 점에 착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15년 민선 6기 취임 1주년 당시 서울시 최초로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을 선포했다. 구가 1년에 36.5시간 이상 봉사를 한 주민에게 자원봉사증을 주고 실질적으로 보상한다. 우수자원봉사자는 좋은 이웃가게뿐 아니라 일부 공공시설에서도 최대 3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관내 좋은 이웃가게는 3월 현재 300개를 돌파했고, 봉사단체는 474개가 조직됐다. 구민 5명 중 1명이 자원봉사자다. 어느 자치구보다 자원봉사 열기가 뜨겁다는 설명이다. 2015년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과 대한민국 사회봉사 대상도 받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자원봉사 평생대학’을 열고 은퇴자들이 인생의 이모작을 자원봉사로 시작하도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식복지 도시 구축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혜택을 줬다면,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시설에는 통 큰 투자를 했다. 당장 지난 3월 말 준공한 관악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이 대표적이다. 관악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2만여명의 장애인이 있지만 변변한 장애인 재활시설이 없었다. 유 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이후 매해 평균 10억원씩 31억원의 출연금을 적립하고 복권기금 17억원, 서울시 보조금 15억원, 특별교부금 12억원을 유치하는 등 총 86억 5000만원을 조성해 복지관을 건립했다. 다른 자치구도 부러워한다. 지역 곳곳에 텃밭과 양봉장을 구축해 주민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도시농업도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별도의 전담팀까지 만든 반려동물 관련 행정은 다른 자치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구청장 3선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국회의원직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구청장은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며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자원봉사 도시 관악 등과 같이 다른 도시들을 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일로 보이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최저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 높은 독일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는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 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의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과 AI, 그리고 근무시간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빛과 그림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적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학교에선 늘 맨 끝에 앉았지만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선 항상 맨 앞에 앉았던 한 소년. 남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소년은 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를 창조한다. 이 세계는 그가 품은 문학적 욕망의 다른 이름이다. 현실과 허구 그 경계 어디쯤에서 그와 그가 창조한 세계는 아슬아슬 위험하기만 하다.2015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이 지난 4일부터 2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찾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연출가 김동현의 마지막 유작이다. 원작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이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공연 전반에 걸쳐 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을 전달하는 역할) 겸 윤색가로 참여한 김 연출의 부인 손원정씨가 올해 리메이크 연출을 맡았다. 손 연출은 “김동현 연출의 작품을 세밀하게 다듬어서 보여 드리고 그를 기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의미”라면서 “초연 때와 달라질 필요도 없지만 거기에 얽매이는 것도 김 연출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고 이번 작품 연출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극은 글 쓰는 행위를 통해 한 인물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그 속에서 느끼는 사유의 쾌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은 학생들의 작문 숙제를 채점하며 지극히 실망한다. 형편없는 글들 중에서 늘 맨 끝줄에 앉는 과묵한 소년 ‘클라우디오’의 글이 그의 눈길을 끈다. 클라우디오는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점점 더 위험한 상상을 현실화하고 그것을 이야기에 담는다. 클라우디오의 욕망은 헤르만이 생각했던 수준을 넘어선다. 손 연출에 따르면 이 작품은 “맨 끝줄에서 자기의 존재는 보여지지 않은 채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소년이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전박찬이 연기하는 클라우디오는 지극히 차분해서 서늘할 정도다. 전박찬은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도 모르게 불온한 순간에 사로잡히는 소년을 표현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눈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전박찬은 “초연 때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행위에 집중했다”면서 “헤르만 선생님과 글쓰기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클라우디오가 실제로 감정적으로 싸운다면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감정을 최대한 자제했다”고 말했다. 투명한 유리문으로 감싼 무대와 배우들이 시시각각 켜고 끄는 책상 위 스탠드는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소년이 마주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무대 한쪽에서 2명의 코러스가 악기 없이 입으로 표현하는 효과음도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 함께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해 김동현 연출을 기린다. 클라우디오를 가르치는 문학교사 헤르만은 박윤희가 연기한다. 아버지 라파는 백익남, 라파의 어머니 ‘에스테르’는 김현영, 라파는 유승락이 맡았다. 고인이 생전에 캐스팅을 염두에 뒀던 배우 우미화가 헤르만의 부인이자 큐레이터인 ‘후아나’ 역으로 새로 합류했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5만원. 1층 지정석의 맨 끝줄 좌석은 전석 1만원. (02)580-13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과도한 육식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암 없는 희망찬 세상] 과도한 육식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암을 곧 죽음과 동의어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공식은 서서히 깨지고 있다.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이제 70%를 넘어서고 있고, 조기 진단만 이뤄진다면 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반면 우리나라의 암 발병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환자는 22만명으로 이는 지방 중소도시 인구에 견줄 만한 숫자이다. 1999년에 연간 10만명이던 암 발병자 수는 불과 15년 사이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간다는 이유 외에도 생활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커다란 변화는 암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발병률이 높았던 위암, 폐암, 간암은 그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지만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은 빠른 속도로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암들이 미국·영국 등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변화의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 암 지형도에 편서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999년의 우리나라 암 발병자 수(10만 1250명)는 위암(2만 855명), 폐암(1만 3285명), 간암(1만 3283명), 대장암(9733명), 유방암(5714명) 순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4년 암 발병자 수(21만 7057명)는 갑상선암(3만 806명), 위암(2만 9854명), 대장암(2만 6978명), 폐암(2만 4027명), 유방암(1만 8381명) 순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은 15년 사이 각각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1999년에는 1300명 남짓 발병하였으나, 2014년에는 9594명으로 발병률이 크게 높아졌다.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서구형 암 발생의 증가세에 맞추어 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암 예방을 위한 첫 번째 단추라 하겠다. 우선 대장암은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그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대장암은 대부분 과도한 육식 섭취, 변비, 비만,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보니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으나, 조기 발견 시 내시경 시술이나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여성암이다. 특히 최근 여성들의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노출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며, 비만과 음주 등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특히 여성성과 관련된 암이기 때문에 발병 시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4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환자의 정신건강도 함께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한편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암 중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또한 미국, 영국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이기도 하며,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60~80대의 노년층 환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다행스러운 것은 혈액검사로도 진단이 가능해 초기 검진율이 높고, 우리나라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90%가 넘는다. 이러한 서구형 암들이 주로 육식 위주의 식습관, 늦은 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 노출 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암 지형도는 앞으로도 더욱 거센 편서풍을 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빠르게 증가하는 서구형 암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인프라 확충, 전문 인력 양성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을 유도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 서비스를 통해 암과 죽음 간의 부등식 관계를 구축해 가야 할 것이다. 이재정 신라젠 연구기획팀장
  • [글로벌 인사이트] “비정규직·초과 근무 문제 해결” 노동개혁 칼 빼든 아베

    [글로벌 인사이트] “비정규직·초과 근무 문제 해결” 노동개혁 칼 빼든 아베

    고령화·저성장기 동력 재점화 ‘동일노동 동일임금’ 차별 해소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목표 중산층 늘려 내수 활성화 모색 아베 신조 정부가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혁을 위한 ‘종합처방’을 내놨다. 초과 근무시간의 상한선을 법으로 정해 어기면 처벌하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정책을 실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줄여 나가면서 종국에는 비정규직을 모두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시대의 일하는 방식을 털어내고 인구 감소시대, 인공지능(AI) 시대의 ‘21세기형 스마트워킹’의 틀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아베 총리가 의장을 맡은 정부산하 ‘일하는 방식 개혁실현회의’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노동개혁안은 이런 내용을 담아 일하는 방식과 노동 관행의 근본적인 변화를 겨냥했다. ‘일하는 방식 개혁 실행계획’이란 이름으로 나온 이 같은 개혁 청사진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장시간 근로 해소 등 9개 분야의 내용을 담았다. 올해 안에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2019년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겸직 및 부업을 권장하고 이직 및 재취업을 쉽게 하는 등 미국 등과 같은 유연하고 유동성이 높은 노동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도 들어 있다. 종신 고용 및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단선적 노동 경력을 겸업과 부업이 일반화된 유동성이 큰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대체하겠다는 생각이다. 여성 및 고령자도 노동시장에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하고 고령의 부모 등 가족을 돌보고자 회사를 그만두는 개호(노인 및 병약자 돌봄) 이직 및 사직을 줄여 나가겠다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숙련된 일손을 보호·유지하기 위한 환경 조성에 방점을 뒀다.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을 확산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사무실이 아닌 집이나 제3의 장소에서도 일할 수 있는 ‘텔레워크’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시간당 급료 1000엔(약 9995원)을 목표로 한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 이직자 고용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 등 이직 및 재취업 지원 등 유연한 근로방식 확대, 재교육 기회 확충 및 취업빙하기 세대 지원 등 여성·청년의 사회참여 확대 등도 포함돼 있다. 기업이 이직자에게 시행하는 능력 개발 및 임금 인상에 대해 정부 지원을 늘리고 종합적인 직업 정보 제공 사이트도 신설한다. 최저 임금 인상, 비정규직 임금의 정규직과 동일 수준화 등을 통해 임금을 끌어올리고 일의 효율을 늘리면서 장기간 근로를 금지해 효율 증대와 함께 일자리를 더 늘려 나가겠다는 의도다. 현재 최저 시급 평균은 823엔이고 도쿄는 932엔이나 되지만 오키나와(714엔), 미야자키(715엔) 등 아직 710엔대인 지역이 수두룩하다. 부족한 인력은 고령자와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재진출, 재택근무 및 부업·겸업의 활성화를 통해 메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에는 지금까지의 관행과 근로 방식으로는 성장과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고령화에 20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진 채 가라앉는 성장동력을 다시 재점화, 재가동하기 위해 근로 방식의 개혁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아베노믹스의 성장 전략의 주요한 축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노동 생산성을 올리고 임금을 올려 중산층을 더 두껍게 늘려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노동인구의 40% 가까이 되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일자리 나눔 등으로 중산층이 늘면 소비와 수요 확대가 자연스럽게 따라 늘게 돼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상정한 개혁 청사진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회의에서 “일본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역사적 한 걸음”이라면서 “법률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 개정을 서둘러 달라”고 관련 부처와 해당 장·차관들에게 확고한 의지를 전달했다. 개혁안의 큰 축을 이루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관련, 정부 가이드라인 안(案)에는 기본급·각종 수당 등 임금뿐만 아니라 교육훈련 및 복리후생도 포함했다. 노동자가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 정비도 계획안에 포함된다. 파트타임노동법, 노동계약법, 노동자파견법 등 관련 3법의 개정도 추진 중이다. 성패는 노동자, 사용자, 정부 등이 사회적 합의 속에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실천해 나가느냐 여부다. 세부 실행계획에는 최저임금의 연간 3%선 인상, 보육사와 개호 직원의 처우 개선, 외국 인재 수용 등이 포함됐다. 아베 정부의 이 같은 개혁안에 시장과 전문가들은 구체성이 부족하지만 방향성에는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일손이 주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실행계획을 따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 상황의 지표인 유효구인배수(일을 찾는 사람 대비 일손을 원하는 기업의 배수)는 2월 말 기준으로 도쿄 2.04배, 후쿠이현은 1.89배 등 전국 평균 1.43배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전국 모든 행정단위에서 배 이상을 기록했다. 일손이 43%가량 모자란다는 것이다. 주요 기업의 단체로 사측을 대변하는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정책 패키지가 망라돼 있다”면서도 잔업시간 상한선이 법안으로 구체화할 때 더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견제했다. 반면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의 고즈 기오 회장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에 대한 노사정 합의 도출은 중요한 첫걸음”이라면서도 “초과 근무 상한 시간이 너무 많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고미네 다카오 호세대 교수는 “방향성은 평가하지만 노동시장의 유동성 심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기술총합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노동자 보호정책 등 법안 개정의 방향성 제시는 획기적이지만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추진력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중구 특화된 일자리 2만 4000개 창출… 작년의 3배

    ‘취업 전쟁’이라는 표현이 일반화될 만큼 일자리난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각 지방정부가 앞다퉈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중구도 올해 지역 특화 산업의 일자리를 2만 4000개 만들기로 했다. 구는 봉제·패션전문가, 인쇄사무원, 의료관광코디네이터 등 지역 특성과 맞는 일자리를 2만 3947개 만드는 내용의 ‘일자리창출 세부계획’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중구가 만들어 낸 일자리(8461명)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세부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장기적 민간 일자리(2384명) ▲맞춤형 교육을 통한 장기적 일자리(2725명)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공공일자리(4087명) ▲노·사·관의 협력을 통한 일자리(1만 4751명) 등이다. 우선 맞춤형 직업교육을 벌여 관광·패션 등 중구의 특화산업에 종사할 실무형 인재를 키워 취업시킨다. 한국의류업종살리기운동본부와 협력해 동대문패션타운에서 일할 봉제·패션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또 중구여성플라자에서는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 지원을 위해 타로심리상담사, 정리수납 전문가, 실버건강댄스지도사 등 70여개의 강좌를 운영한다. 중구여성새일센터에서는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치과환경관리사, 온라인 쇼핑몰 창업과정 등 5개 분야의 직업훈련 과정을 무료로 운영한다. 단순 교육뿐 아니라 실제 취업할 수 있도록 일대일 관리도 해 준다. 구는 지역 내 대형쇼핑몰과 대형할인매장 등과 협력해 구인업체 1000곳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 현재 거의 이용하지 않는 퇴계로 충무지하 보도 구조물에는 청년창업센터를 조성해 센터 운영에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대학생 등 청년들의 창업공간으로 활용한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민간 업체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구민과 잘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현장 행정] 색다르게 鄕愁를 찍는다 색달라도 共存을 꿈꾼다

    [현장 행정] 색다르게 鄕愁를 찍는다 색달라도 共存을 꿈꾼다

    “가끔 고향이 그리운데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탁혜란(34·여)씨가 10일 서울 영등포구청 1층 민원실 내 마련된 ‘다문화 포토존’에서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탁씨 옆 옷장에는 치파오를 비롯해 아오자이(베트남), 유카타(일본), 델(몽골), 쑤타이(태국) 등 아시아 5개국 전통의상 43벌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민원실을 방문한 지역 내 외국인과 내국인들은 자유롭게 포토존을 드나들며 의상을 구경하고 직접 입어봤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이날 주민들에게 “다른 주민들도 방문할 수 있게 많이 홍보해 주세요”라고 살갑게 말을 건넸다. 영등포구가 ‘다문화 포토존’을 만들며 지역 내 다문화 주민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외국인들이 딱딱한 이미지의 관공서를 고국의 그리움을 달래 주는 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 주민들도 따뜻한 봄날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은 채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다문화 주민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 주민에 대한 영등포구의 관심은 필연적이다. 2015년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 외국인 40만 8083명 중 5만 7000명(14%)이 영등포구에 거주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다.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을 나타내는 인구 집중도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조 구청장은 ‘공존의 시대’에 발맞춰 다문화 주민들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근 구는 4개국 언어로 표기한 지역 소식지 ‘글로벌 행복도시, 영등포 한울’(한울)도 발행했다. 지역에 중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어로 4000부를 발행했고 베트남어와 영어로 500부씩 만들었다. 여기에 한국어로 된 5000부를 더해 총 1만부를 배포했다. 한울은 분기별로 제작되고 지역사회 정착에 필요한 생활정보 및 건강 정보, 체류·취업에 관한 정보, 한국어 강의 및 교육 프로그램 등 한국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주로 담았다. 조 구청장은 “행정자치부의 2015년 통계를 보면 2006년 54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외국인 주민 수가 지난해 171만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외국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 왔으니 소통의 중요성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고 다문화 포토존과 한울이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미수습자 가족들 “안전이 먼저”… 목포신항 주말 1만명 발길

    목포신항에 거치 중인 세월호 선체에 변형이 생겨 현 위치에서 그대로 고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미수습자 가족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0일 세월호 선미 부분이 약간 꼬이고 휘어지는 등 복합적으로 변형이 생겨 전날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올려놓은 위치에 그대로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더 움직이면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90도 방향으로 틀어 선체 객실 부분이 육상 쪽으로 보이도록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선수 부분이 직선으로 놓이게 됐다. 세월호는 선수 부분이 수직에서 오른쪽 5도 방향으로 최종 거치하게 된다. 최종 시점은 11일 오전이다.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62)씨는 “언제 위험하지 않은 일이 있었느냐”며 “처음 계획대로 객실 부분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틀었으면 좋겠지만 안전성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 아무런 이의 제기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 부인 유백형(56)씨는 “믿고 지켜보는 일 외에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며 “모두가 안전한 일 처리로 빠른 수습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객실 부분이 육지를 바라보도록 거치하기로 한 이유는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직접 보게 하는 등 작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였다”며 “해수부가 모듈 트랜스포터 업체인 ALE와 자문업체인 TMC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영국 선박 감정기관인 브룩스벨은 114년의 전통이 있는 회사”라면서 “타이타닉호도 조사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만 6328t, 길이 268.8m의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첫 항해 중 빙산에 충돌해 침몰하면서 1500여명이 희생됐다. 세계 최대의 해난 사고다. 지난달 31일 세월호가 올라온 목포신항은 주말 1만여명, 평일 3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온 정모(56·경기 수원시)씨는 “3년 만에 올라온 녹이 슨 선체를 보니 눈물만 난다”며 “저런 배 정도는 금방 들어 올렸을 텐데 이제야 가까스로 올린 정부에 화만 난다”고 말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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