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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희시 의원 발의 ‘정신질환 치료 및 자립촉진 등 조례안’ 통과

    정희시 의원 발의 ‘정신질환 치료 및 자립촉진 등 조례안’ 통과

    정희시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정신질환자 지원 및 자립촉진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2일 경기도의회 제343회 임시회 제1차 보건복지위원회 회의를 통과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4조와 제50조에서는 각각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 의한 입원(이하 행정입원)’과 ‘응급입원’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 최근 행정입원과 응급입원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또한 현행 조례에서 규정하는 지원대상은 경기도에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와 같은 조건이 현장에서의 치료 지원에 한계점으로 작용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다. 정 의원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원대상의 거주기간에 대한 조건을 삭제하고, 법 제44조와 제50조에 따른 행정입원과 응급입원에 대한 입원비 및 후송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여 치료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 하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준비했다. 정 의원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자립,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지원 대상과 범위를 현실에 맞게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개정 취지에 대해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도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의정활동과 함께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실에 적합한 조례안을 발굴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인득 방화·살인’ 1년 후…고위험 정신질환자 입원 2배 늘어

    ‘안인득 방화·살인’ 1년 후…고위험 정신질환자 입원 2배 늘어

    지난해 4월 평소 조현병을 앓고 있던 안인득이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살인을 저지른 이후, 고위험군 정신질환자의 입원 치료가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이 한 시점인 2019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동안 입원 조치한 고위험군 정신질환자는 월평균 625.1명으로 나타났다고 경찰청은 22일 밝혔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월평균 338.4명이었던 데 비해 84.7% 증가했다. 이는 정신질환자로 인한 응급 상황이 벌어질 경우, 경찰이 직접 보건복지부 산하 정신건강센터에 행정입원을 신청하는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 결과, 경찰이 의뢰하고 전문의가 지방자치단체장에 신청하는 ‘행정입원’은 월평균 18.1명에서 38.5명으로 112.7% 늘었다. 정신질환자의 자해·타해 가능성이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발견자가 신고하면 경찰이 개입해 전문의 동의로 이뤄지는 ‘응급입원’은 월평균 320.3명에서 586.6명으로 83.1% 증가했다. 경찰청은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 이후 유사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1년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재활 지원을 강화했다. 또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행정·응급 입원을 활성화하는 한편 지자체, 정신의료기관, 소방, 전문가 등과 ‘지역 정신 응급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직무교육을 했다. 일환으로 경찰청과 보건복지부는 하루 24시간 출동 가능한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응급개입팀을 현재 7개 지역 7곳에서 올해 7월까지 17개 지역 34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센터 인력도 작년 2713명에서 올해 3497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매뉴얼에 따라 현장 경찰관이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강간,폭행,음주운전 막장 의대생 퇴출된다

    강간, 폭행, 음주운전을 일삼은 전북대 의대생이 대학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전북대는 최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의대 4학년 A(24)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제적 등 무거운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전북 전주지역 유명 사학재단 이사장 손자이자 의사 아버지를 둔 전북대 의대생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1년 7개월 동안이나 버젓이 대학을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전북대는 강간, 폭행, 음주운전까지 한 막장 의대생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자 뒤늦게 부랴부랴 징계에 돌입해 학생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 21일 여자친구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강간, 상해 등)로 기소된 전북의대생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2018년 9월 3일 오전 전주시 한 원룸에서 여자친구 B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폭행당한 B씨가 ‘이제 연락하지 말라’고 하자 A씨는 다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사건 전후의 경위에 대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을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거짓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 11일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도 기소됐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68%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그러나 A씨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고도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학교를 다녔으나 전북대는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학생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A씨는 현재 의대 4학년에 재학중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교직원이 기소되면 학교로 수사개시 또는 범죄사실이 통보되지만 학생은 그렇지 않아 사태 파악이 늦었다”면서 “의대 학장이 빠른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며 학칙에 따라 단호하게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친이 의사이고 조부는 유명 사학재단 이사장이어서 대학측이 이를 알고도 1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전북대 학생 관리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눈총이 곱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A씨는 징계위에 회부될 경우 가장 무거운 ‘제적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북대 학칙은 제적 요건으로 ▲성행이 불량하여 개전의 가망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 ▲수업 및 기타 학내 질서를 심히 문란하게 한 자 ▲교내외에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된 자 ▲대학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를 한자 ▲기타 학칙을 위반하거나 학생의 본분을 위반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A씨의 행위는 제적 요건 5개 항 가운데 적어도 3개 항 이상에 해당된다. 전북대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이 A군에 대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고대 의대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다를 것 없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같은 범죄행위를 저지른 학생이 의사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제적 가능성을 확신했다. 전북대는 지난해 같은 과 외국인 여교수를 성추행한 인문대 C교수를 해임하는 등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무거운 징계처분을 내리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코로나 종료 후 재정분권 논의해야… 광명, 경제난 극복 온 힘”

    “코로나 종료 후 재정분권 논의해야… 광명, 경제난 극복 온 힘”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엔 지역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분권과 사회적 대타협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후유증으로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세입 구조는 중앙이 8, 지방이 2이고 세출은 중앙이 4, 지방이 6으로 재정 불균형이 심각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은 물론 민간·사회단체까지 모두 상호 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비상인 가운데 광명시가 ‘코로나19 대응 표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신속하고 치밀한 선제 대응으로 지역 내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박 시장과 일문일답.-코로나19 감염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광명시의 상황은. “다행히 광명시에서 발생한 확진환자가 많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생한 18명 가운데 서울구로콜센터나 만민교회 신도들로부터 감염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광명 지역 내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 시민 모두가 코로나19 예방생활 수칙과 행동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6일 광명에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래 지난달 서울 구로콜센터 관련 4명, 만민중앙성결교회 관련 6명, 해외 입국자 3명 등이 발생했다.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시민이 앞장서 주신 덕분에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잘 막고 있다. 확진환자 18명 중 7명이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나머지 확진환자들도 빨리 완쾌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PC방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 집중 점검 -광명시가 ‘코로나19 대응 표준 도시’로 주목받는데.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교회 1대1 전담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 교회에서 집단감염 조짐을 보여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총력전에 나섰다. 광명시 공무원 모두가 3월 내내 휴일을 반납한 채 전체 교회 332곳을 2인 1조로 맡아 현장을 다니며 예배 자제와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이 결과 교회의 61.7%인 205곳이 현장 예배를 자제했고 예방 수칙도 잘 지키고 있다. 지난 9일부터는 코로나19 대응 안전지킴이 50명을 배치해 감염이 우려되는 PC방과 노래방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또 18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휴대용 소독기 90대를 비치해 시민들이 수시로 빌릴 수 있게 했다. 민관 합동 방역 시스템도 구축해 30여개 자원봉사 단체가 상시 방역을 하고, 매주 금요일을 ‘광명시민 방역의 날’로 정해 운영 중이다. 이때마다 1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다. 도서 배달 서비스와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KTX광명역이 해외 무증상 입국자 수송을 위한 거점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KTX광명역에는 해외 입국자 전용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해외 입국자들은 전용 공항버스를 이용해 KTX광명역에 하차한다. 이후 철도경찰 인솔 아래 승차권을 구입하고 전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임시 대기실에 있다가 거주지 시도 거점 지역까지 이동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가 전용 동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통제선을 설치하고 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일반인과의 접촉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방재정분권을 주장했다. “사실 코로나 사태 이후가 걱정된다. 이번 사태가 끝나면 후유증으로 지역경제도 예전 같지 않을 것이고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세금이 감소해 지방재정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줄어들 것인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내년도 재정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은 직접 받는 걸 더 많이 요구할 텐데 앞으로 새로운 정책의 변화, 재정운용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떻게 지역경제난을 함께 극복해 낼 것인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은 물론 민간·사회단체까지 모두 포함해 상호 협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지방재정 8대2 구조를 7대3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전국시장군수협의회 회원들과 재정분권 및 사회적 대타협 방안 논의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4년 만들어진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공동대표와 자치분권개헌추진본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취임 초부터 2년 연속 시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며 8월쯤 계획하고 있다. 올해를 ‘주민자치의 해’로 정하고 주민자치회를 18개 동 전체로 확대한다. 주민세 환원 마을사업으로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와 연계해 시민원탁토론회를 운영한다. 주민자치회 위원과 청년·일자리위원회 위원, 일반 시민 등 500명과 함께 토론회를 열겠다. 지난해 시민원탁토론회에서 시민이 제안한 29개 사업에 122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시민원탁토론회로 시민들이 주인이 돼 광명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시민원탁토론회 8월 개최·주민자치회 확대 -지난해 말 광명동굴 주변에 광명문화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는데 진행 상황은. “이 사업은 광명동굴 일대 56만㎡(약 17만평)에 조성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지난해 4월 민간 사업자를 공모해 9월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뽑았다. 이후 협상을 거쳐 12월 민간 사업자와 광명도시공사 간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의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해제지역 관리를 위한 특별관리지역 관리계획’에 반영돼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프로젝트회사(PFV)를 설립했는데, 2021년까지 인허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보상과 착공·용지분양 등을 거쳐 2026년 사업을 완공한다. 광명문화관광복합단지는 관광·쇼핑·주거·문화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복합테마파크로 광명시흥테크노밸리, KTX광명역세권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광명시흥테크노밸리 내년 착공 ‘속도’ -2024년 완성될 광명시흥테크노밸리 조성 사업 추진 일정은. “광명시흥테크노밸리는 광명 가학동과 시흥 논곡동 일대에 만든다. 일반산업단지·도시첨단산업단지·유통단지·배후주거단지 등 4개 단지를 245만㎡ 규모로 조성 중이다. 일반산업단지는 지난 1월 보상계획 공고를 하고 보상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첨단산업단지는 4월 경기도 산업단지계획 변경 심의를 앞두고 있다.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는 지구 지정 절차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예정돼 있다. 유통단지는 실시계획 인가를, 배후주거단지는 지구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보상을 하고 내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광명시흥테크노밸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4만 1180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오고,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융복합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단독] 꼼수 쓴 n번방 켈리, 항소 안한 檢…고작 징역 1년으로 재판 종결

    [단독] 꼼수 쓴 n번방 켈리, 항소 안한 檢…고작 징역 1년으로 재판 종결

    檢 “단서 제공한 점 등 고려해 항소 안 해” 켈리, 그 틈에 항소취하서 제출 ‘재판 종료’ 죄명 변경 등 통한 양형 불이익 차단 의도 여죄·추가 혐의 토대로 다시 기소 가능성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32)씨가 항소를 취하해 1심에서 받은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재판 도중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 기소)이 검거되면서 검찰이 n번방 관련 수사를 키우고 추가 기소를 예고하자 급히 항소심 재판을 끝내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대성)는 지난 17일 신씨로부터 항소취하서를 제출받아 재판을 종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보강 수사한 내용을 토대로 신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신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더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하지 않고 신씨만 항소했기 때문에 신씨 측 항소 취하로 재판이 종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윤미(법무법인 윈앤윈) 변호사는 “불이익한 형을 받지 않기 위해 항소를 취하한 것”이라면서 “공소장 변경으로 죄명이 달라지거나 증거가 추가돼 양형에 불이익이 올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방의 시초로 알려진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이어받아 운영한 신씨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2590여개를 판매해 25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범죄 수익금 2397만원 추징 등을 명령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 3년간 취업제한 등도 포함됐다. 신씨의 항소심 재판은 지난달 ‘박사’ 조씨가 검거된 이후 신씨가 n번방 운영자로 지목되면서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기소 당시에는) n번방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고 음란물 유포 외에 제작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점조직 형태의 음란물 유포자를 추적하는 단서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강 수사를 진행해 죄질에 부합하는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이 끝나면서 검찰은 추가 확인된 혐의에 대해 신씨를 다시 재판에 넘겨야 한다. 김영미(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법무법인 숭인) 변호사는 “이미 재판을 받은 혐의와 동일 사안으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 여죄나 추가 혐의가 입증되면 추가 기소를 통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단독] ‘n번방’ 계승자 켈리, 돌연 항소 취하…징역 1년 확정

    [단독] ‘n번방’ 계승자 켈리, 돌연 항소 취하…징역 1년 확정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32)씨가 항소를 취하해 1심에서 받은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재판 도중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이 검거되면서 검찰이 n번방 관련 수사를 키우며 항소심 재판에서 추가 기소를 예고하자 신씨가 급히 항소심 재판을 끝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대성)는 지난 17일 신씨로부터 항소취하서를 제출받아 재판을 종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보강수사를 토대로 신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신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추가 재판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1심 재판 이후 검찰이 항소하지 않고 신씨만 항소했기 때문에 신씨 측 항소 취하로 재판이 종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공유방의 창시자로 알려진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약 9만 1800개를 저장해 이중 2590여개를 텔레그램에서 판매해 2500만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각 3년간 취업 제한, 음란물 판매로 얻은 이익금 2397만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내렸다. 신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씨의 재판이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달 ‘박사’ 조씨의 검거 이후 신씨가 n번방 운영자로 지목되면서다. 특히 검찰이 1심 형량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기소 당시 n번방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고 음란물 유포 외에 제작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점조직 형태의 음란물 유포자를 추적하는 단서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항소심 재판은 이미 변론을 마치고 선고를 앞둔 상황이었으나, 1심 형이 너무 낮다며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검찰 측 요청으로 변론이 재개됐다. 검찰은 “음란물 제작 관여 여부, n번방과의 관련성 및 공범 유무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해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이 끝나면서 검찰은 추가 확인한 혐의를 토대로 신씨를 다시 재판에 넘겨야 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코로나 불황 물렀거라… “우리에겐 위기가 기회”

    코로나 불황 물렀거라… “우리에겐 위기가 기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처럼 세계경제에 재앙과도 같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오히려 덩치를 키우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주로 방역, 제약, 배송,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종사하는 해당 기업들은 업종 특성으로 인한 ‘코로나19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지만 요행으로 ‘로또’에 당첨되는 식으로 성공을 일궈낸 것은 아니다. 혁신 경영을 통해 평소에 꾸준히 경쟁력을 길러 왔으며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주저하지 않고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들을 살펴봤다.24시간 체제로 치료약 개발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의 연구실은 현재 24시간 가동 중이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서둘러 개발하기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3교대로 인력을 투입해 24시간 연구 체제를 갖춘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24시간 투입돼 모두들 고단하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글로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사태 초기부터 개발에 뛰어들면서 셀트리온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확보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전 세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업체 가운데 셀트리온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월에는 동물을 대상으로 시험을 한 뒤, 오는 7월쯤에는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에 치료제 출시가 목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을 위해 총 200억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치료약 개발에 속도가 붙자 셀트리온의 주식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서 회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평가액은 2조 7375억원이었는데 지난 9일에는 4조 1396억원으로 불어났다. 80일 만에 1조 4021억원이 증가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올해 1월 초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가 151위였는데 3월 말에는 66위로 85계단 급상승했다. 40여국 진단키트 수출 ‘씨젠’ 지난 20년간 분자진단 한 우물만 팠던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대처에 큰 공을 세운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발했다는 보도를 접하자마자 진단시약 개발을 결정한 덕에 대처가 빨랐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일시적인 것에 그쳤다면 이미 개발한 제품이 무용지물이 돼 회사에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천 대표의 결정은 과감했다. 연구소장에게 진행 중이던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최우선 순위로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진단시약 설계를 빠르게 한 덕에 지난 1월 21일에 착수해 2주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는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천 대표가 보유했던 1492억원 상당의 주식 재산은 코로나19 국내 환자가 발생한 지 80일 만인 지난 9일에는 4564억원으로 3072억원 불었다. 상장 이후 최대액 수주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일 미국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금액 3억 6000만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정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은 삼성바이오가 2016년 상장한 이후 단일공시 기준으로 최대 계약금액이다. 올해 기술이전을 시작해 2021년부터 해당 물질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후보물질은 코로나19 중화항체(SARS-CoV-2 mAb)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효과가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중 세계 최대 규모인 36만 4000ℓ의 생산 능력을 미리 갖춰 놓은 덕에 이 같은 대규모 사업 수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무료쿠폰 뿌린 OTT ‘왓챠’… 이용자 폭증 ‘토종’ 온라인동영상(OTT) 기업인 왓챠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사회 공헌과 이용자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압박 해소를 돕겠다”며 지난달 6일부터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전원에게 왓챠를 1달 이상 무료로 볼 수 있는 쿠폰을 지급했다. 대구·경북 지역 영유아 학부모에게는 ‘1달 이용권’을, 코로나19로 휴가가 제한된 군장병에겐 ‘100시간 이용권’을 현재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중순에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왓챠 3일 무료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무료이용권을 통해 왓챠를 처음 경험한 이들 중 일부가 꾸준히 왓챠를 구독하면서 전체 이용자도 늘었다. 지난 2월 10~16일 주간의 시청량을 100%로 봤을 때 2월 24일~3월 1일에는 127.4%로 늘었고, 3월 2~8일에는 160.4%로 뛰었다. 전국민 대상 무료이용권 이벤트가 끝난 시점인 4월 6~12일에도 시청량이 130.4%에 달했다.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이용자수 분석(안드로이드 기준)에서도 2019년 2월과 3월에는 월간 순이용자수(MAU)가 모두 30만명대 초반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35만여명, 3월에는 43만여명으로 급증했다.집밥족 사로잡은 쿠팡 새벽배송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의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경쟁 업체들보다 배송에 강점을 지녔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코로나19로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어났는데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시스템을 갖춘 쿠팡의 ‘새벽배송’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전국 168곳의 물류센터에서 600만여종의 상품을 주문한 이튿날 직접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도 집안에만 머물러 있던 이른바 ‘집콕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평균 220만개 정도였던 쿠팡의 주문량이 지난 2~3월에는 일간 300만여개로 폭증했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결제금액은 지난 1월 1조 4400억원에서 2월에는 1조 63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 중 1위에 해당한다. 쿠팡은 늘어난 주문을 감당하고자 아르바이트 배송원인 ‘쿠팡 플랙스’를 평소보다 3배 늘려 최대 1만 2000여명까지 투입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7조 15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쿠팡이 올해는 10조원의 벽을 깨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물류량 사상 최대…TK 무료배송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된 2월 넷째주에는 물류 처리량이 그 전주 대비 22% 증가한 3200만개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첫째주에는 3300만개까지 늘어 정점을 찍었다. CJ대한통운은 “3월 2일 하루에만 960만건을 처리해 국내에 택배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단일 기업 사상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신증권은 CJ대한통운의 올해 1분기 택배처리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19.8% 증가한 3억 6720만 박스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3~4월 동안 대구·경북의 개인택배를 무료 배송하기로 결정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173곳에 있는 CJ대한통운 중간 집하장(서브터미널)에 택배 박스를 지정된 구역으로 자동 분류하는 시설인 ‘휠소터’를 설치해 놓은 덕에 폭증하는 주문량을 견딜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위축돼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부문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국내 택배 부문에서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에 호황 ‘원격근무 플랫폼 업체’ 국내 원격 근무·강의 관련 서비스 업체들도 코로나19 국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시스코 등의 외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던 원격 근무·강의 분야에서 알서포트, NHN, 삼성SDS, 네이버, 카카오, 구루미, 이스트소프트와 같은 국내 업체들도 외국 기업들 못지않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 토종 기업들도 주로 중소기업 임직원이나 원격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무상 마케팅’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돕는 동시에, 한번 익숙해진 플랫폼에서 잘 이탈하지 않는 ‘록 인’(lock in) 효과를 노렸다. 몇몇 업체들은 ‘무상 마케팅’을 위해 서버까지 증설했다. 서비스 품질 또한 강화해 무료 서비스 기간 이후에 이탈하는 고객을 최소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으로 지적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코로나로 부친 잃고 ‘기적의 4억원’ 받은 하버드생

    코로나로 부친 잃고 ‘기적의 4억원’ 받은 하버드생

    방글라데시 이민자인 모하메드 자포르잡일 및 택시운전으로 아들 하버드 진학딸은 맨해튼 명문사립 트리니티스쿨 다녀희생 거듭하며 아메리칸 드림 일궜지만 4월 1일 코로나 19로 세자녀 두고 사망아들 친구들 모금운동 나서 4억원 모여코로나19로 방글라데시 이민자 아버지를 잃은 하버드생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비와 생활비로 사용할 33만 5000만 달러(약 4억원)를 받게 됐다. CNN은 지난 1일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이민자 아버지 모하메드 자포르(56)의 이야기를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의 택시(옐로우캡)운전사였던 그는 아이들을 최고의 학교에 진학시키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지만 결국 세 자식과 슬픈 이별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매일 아침 맨해튼의 유명 사립학교 트리니티 스쿨에 막내 딸을 데려다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고 딸을 귀가시킬 때 운전대를 놓았다. 아들 마탑은 이미 하버드대에 진학해 경제와 역사학을 이중전공하고 있었다. 맥도날드에서 일했고, 배달부였고, 택시운전사였던 아버지 모하메드 자포르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희생을 다했다. 모하메드 자포르는 1991년 방글라데시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퀸스의 비좁은 이민자 아파트에서 살았고, 생활비를 본국의 부모에게 보냈으며, 잠시 귀국해 결혼한 뒤 뉴욕으로 돌아왔고, 2000년 부부는 마탑을 낳았다. 이후 모하메드 자포르는 뉴욕시가 저소득 유색인종의 아이들을 비싼 사립학교에 들어가게 해주는 비영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탑을 트리니티 스쿨 7학년으로 넣었다. 새옹지마처럼 인생의 희·비극이 번갈아 펼쳐졌다. 2016년 부인이 암으로 사망했다. 반면 이듬해 마탑은 하버드에 입학했고 딸도 트리니티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그의 자부심은 커졌고, 미래는 밝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수업을 중단하면서 마탑이 집에 돌아왔다. 당시 모하메드 자포르는 이미 코로나19호 자가격리 중이었다. 단 한번 택시 일이 안전한지 확인하려고 아파트를 나갔을 뿐이었다. 미열은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이어졌고 병원에 갔지만 1주일간 인공호흡기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부모를 잃은 마탑과 동생이 망연자실할 때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났다. 마탑의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지난 2일 ‘고펀드미’(GoFundMe) 홈페이지를 통해 모금을 시작한 것이다. 해당 홈페이지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금에 나섰고 이날 기준으로 33만 5586달러(약 4억 840만원)이 모였다. 마탑과 형, 그리고 여동생에게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냥 쉰다” 사상 최대…코로나19 고용 쇼크 현실화

    “그냥 쉰다” 사상 최대…코로나19 고용 쇼크 현실화

    코로나19 여파로 구직활동 계획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사람이 237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3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6000명(18.3%)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와 증가폭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나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데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늘어난 ‘쉬었음’ 인구는 상당수가 ‘잠재적 실업자’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달 ‘쉬었음’ 인구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9000명(35.8%) 늘었다.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40만명을 넘어선 것도, 증가폭이 10만명을 넘어선 것도 모두 처음이다. 이어 40대(29.0%), 50대(16.4%), 60세 이상(11.2%)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통상 ‘쉬었음’ 인구는 정년퇴직,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연령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코로나 고용 쇼크가 발생한 지난달에는 20대의 비중이 17.4%까지 커졌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60세 이상의 비중은 42.1%에서 39.6%로 2.5%포인트 줄었지만, 20대의 비중은 15.2%에서 17.4%로 2.2%포인트 늘어난 것. 지난달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최근 13개월 내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3월 구직단념자는 1년 전보다 4만4000명 늘어난 58만2000명으로, 2019년 2월(58만3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고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노동시장 상황 등 비자발적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쉬었음’ 인구가 청년 위주로 증가 추세를 보여오긴 했지만 이번에 대폭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며 “작년 하반기 20대 고용이 중점 회복됐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여가·스포츠업 등 저숙련 서비스 업종이 이번에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속보] ‘만취’ 음주 운전하다 행인 치고 도주 20대 집행유예

    [속보] ‘만취’ 음주 운전하다 행인 치고 도주 20대 집행유예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행인을 치고 도주한 2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해당 여성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이서윤 판사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25·여)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준법운전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다만 이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면서 “차량을 처분하고 알코올 치료를 받는 등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9시쯤 인천시 연수구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다가 행인 B씨를 치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머리를 다친 B씨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4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사고 직후 차량을 몰고 도주했다가 붙잡혔으며 음주운전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21%였다. A씨는 2018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400만원에 약식 기소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판깨스트]2년간 수사망 피했던 김준기 前 회장…구속 6개월만에 집행유예로 ‘석방’

    [판깨스트]2년간 수사망 피했던 김준기 前 회장…구속 6개월만에 집행유예로 ‘석방’

    2017년 9월 처음 불거진 성범죄 혐의2년간 미국서 체류하며 수사망 피해귀국 직후 공항에서 체포, 구속 기소“사실관계 인정하지만 동의있었다고 믿어”‘피해자들이 처벌 불원’ ‘피고인 고령’ 참작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준기(75) 전 DB회장이 지난 17일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을 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피소 이후 미국에 체류하며 수사망을 피했을뿐 아니라 재판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하기도 했던 김 전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성범죄 혐의 불거진 지 2년만에 귀국했던 김 전 회장 김 전 회장의 혐의가 처음 드러난 건 2017년 9월입니다. 김 전 회장의 비서가 그해 2~7월 사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를 고소한 것입니다. 질병 치료를 이유로 7월부터 미국에 머물고 있었던 김 전 회장은 경찰이 피소 사실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제 개인의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김 전 회장이 2018년 1월 가사도우미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가사도우미는 2016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약 1년간 경기 남양주 별장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언론을 통해 피해자의 녹취록 등이 공개되며 김 전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경찰 수사를 피해왔습니다. 경찰은 외교부와 공조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신병 인도를 위한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결국 지난해 10월 귀국한 김 전 회장은 공항에서 체포됐고, 23일 새벽 귀국한 지 사흘만에 구속됐습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동의있었다고 믿어…코로나 사태 수습 돕고싶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피감독자간음,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2월 20일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전 회장 측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피고인은 공소사실 행위를 하며 피해자들과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믿었다”면서 “위력으로 강제추행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지난 2월 21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은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결정하며 지난 3일로 연기됐으나, 일정 조율을 이유로 또 한 차례 연기됐습니다. 검찰은 결심공판 때마다 재판부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7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전 회장 측은 첫 공판 때의 입장을 대부분 견지했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두 번째 결심공판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코로나 때문에 많은 기업이 패닉상태에 빠져있고 하루속히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데 저도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어 “지근거리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에 대해 대단히 후회하고 반성한다”면서 “저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생을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피해자 가사도우미는 탄원서를 통해 김 전 회장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있기에 피해자의 진술이 모순됨에도 탄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유죄 인정되지만…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와 더불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의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제기된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피해를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세히 진술했고, 사실관계와 모순되는 부분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비서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김 전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졌고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그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가 김 전 회장을 무고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지어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봤습니다. 이어 “피해자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그룹 총수가 책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간음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김 전 회장을 질타했습니다. 또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수사기관의 수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아 이들 모두 김 전 회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양형에 주요하게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아울러 동종 성폭력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한 점, 고령인 점 등도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피해자 측은 김 전 회장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법원에 제출된 피해자 측의 합의서 등을 감안하면 결론적으로 피해자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범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을 감경해야 하는 필수적인 감경요소입니다. 술에 취한 외주 스태프 여성을 성폭행하고 또 다른 여성 한 명을 성추행해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43·본명 조태규)씨도 지난해 12월 5일 1심에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음에도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에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집행유예의 긍정적인 주요참작사유로 명시돼 있습니다. 이러한 성범죄 양형기준은 법조계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온 사안입니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기계적 감경 사유로 작용되는 탓에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과 진정한 반성 등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합의를 강요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코스피 3.1% 급등 마감…한 달만에 1900선 회복

    코스피 3.1% 급등 마감…한 달만에 1900선 회복

    코스피가 17일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의 영향으로 한 달여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달 취업자수 감소폭이 20만명에 육박하는 고용 동향 악화로 인해 내수 부진이 예상되면서 장기적으로 코스피 상승세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1900을 넘은 것은 지난달 11일(1908.27)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6.24포인트(1.95%) 오른 1893.31에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1.36포인트(1.82%) 오른 634.79로 마감하며 630선을 회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226억원, 기관이 235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609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30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섰다. 30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4조 7649억원에 달했다. 반면 그간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왔던 개인투자자들은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 매수로 주식이 상승하자 차익 실현을 위해 그동안 매수했던 물량을 일부 처분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개인은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했던 30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 7884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에 시장을 억누르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한층 완화됐다”며 “미국 증시에서도 선물 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가 임상에서 발열과 증상 완화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치료제 개발 가능성은 코로나19 공포를 완화할 호재”라고 말했다. 미국 의료 전문지 STAT뉴스에 따르면 미 시카고대 연구진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한 결과 대다수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미국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 호재에도 고용 악화로 인한 내수 부진이 예상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코스피 상승세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60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 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감소는 201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24만명 감소 이후 최대다. 이 연구원은 “치료제의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실제 상용화 과정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세적인 순매수 전환을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손 씻고 수술하자” 19세기 의사 감염병을 예방하다

    “손 씻고 수술하자” 19세기 의사 감염병을 예방하다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 가운데 하나만 가능하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에 더 효과적일까. 건강 관련 정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손씻기를 선택할 것이다. 손을 열심히 씻고 손소독제도 사용한 덕분에 올해는 독감 환자도 줄어 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100년 전에도 그랬을까. 1900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 ‘더 닉’에는 한 의사가 환자와 접촉하고도 손을 씻지 않고 퇴근해 갓난아기를 버젓이 안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죄 없는 아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의사는 정작 ‘환자와 접촉했으니 손을 씻으라’고 조언했던 흑인 동료의사를 향해 혐오와 차별만 드러낼 뿐이다. 그나마 이 시기는 손을 씻으라는 얘기를 하는 의사라도 있었다. 시계를 50년쯤 전으로 더 돌리면 의사들조차 손을 씻지 않았다.●의사들 잘 안 씻어 분만실은 돼지우리 방불 19세기 중반 유럽에서는 수술을 하거나 시체 해부를 하느라 피로 범벅이 된 손과 옷은 일 열심히 하는 의사를 상징했다. 그런 마당에 환자를 위해 손을 씻어야 한다고 의사들에게 외친 의사가 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수도였던 빈에서 임산부들의 출산을 담당하는 의사로 일했던 이그나즈 제멜바이스(1818~1865)는 어떻게 하면 산욕열로 죽는 산모들을 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당시에는 출산 과정에 산모가 세균에 감염되는 바람에 고열에 시달리다 죽기도 하는 ‘산욕열’이 무척 흔했다. 왕비도 산욕열로 죽을 정도로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세균이 뭔지도 모르던 당시 의사들은 ‘안 좋은 공기’ 때문에 병이 난다고만 생각했다. 당시 분만실은 돼지우리나 다름없었다. 의사들은 손은 물론 옷이나 수술도구도 잘 씻지 않았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애를 낳아도 병원보다 산모 사망률이 적었다. 1846년에 빈 종합병원에서 죽은 임산부가 700명이 넘었을 정도였다. 제멜바이스가 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당시 의대생들이 담당하는 제1병동에서는 산모 사망률이 10%에 가까울 정도인 반면 조산사들이 담당하는 제2병동은 약 3%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의사한테 걸리면 산모 10명 중 최소 1명은 죽는다는 얘기였다. 산모들 역시 제1병동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울면서 애원할 정도였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1847년 제멜바이스는 산욕열로 죽은 산모를 해부하다가 메스에 손이 찔리는 바람에 상처가 덧나 사망한 친구를 해부하면서 그의 증상이 산욕열 환자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의사들 산모 사망 책임 우려 손 씻기 거부 제멜바이스는 ‘시체 입자’라는 가설을 세웠다. 시체를 해부하던 의대생들이 시체의 살점과 피를 묻힌 채 분만실로 가면서 ‘사체에서 나오는 입자’를 분만실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시체의 ‘감염 물질’로 인해 산욕열이 생긴다고 판단한 제멜바이스는 분만실 앞에 염화칼슘으로 만든 소독액을 가득 담은 대야를 설치한 뒤 분만실로 가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손을 씻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1846년 3월 18%까지 치솟았던 1병동 산모 사망률이 몇 달 만에 1%대로 떨어진 것이다. 제멜바이스가 맞다면 그동안 숱하게 일어났던 의료사고가 의사 책임이라는 얘기가 된다. 당대 최고 엘리트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의사들에게 제멜바이스가 내놓은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제멜바이스는 동료 의사들의 역린을 건드린 꼴이 됐다. 손을 씻지 않은 의사들을 “암살자들”이라고 비판했던 제멜바이스는 병원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제멜바이스가 옳다는 걸 확신한 제자들이 유럽 곳곳에 제멜바이스의 발견을 알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대 최고 엘리트를 자부하던 의사들은 손을 씻으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의학계의 비난과 고립감에 시달리던 제멜바이스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부인과 지인들 손에 빈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되는 신세가 됐다. 제멜바이스는 도망치려다가 정신병원 직원들에게 붙잡혀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제멜바이스에게 구속복을 입혀 어두운 방에 가뒀다. 제멜바이스는 오른손에 난 상처에서 시작된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 47세 때였다. 광야에서 외로이 ‘손씻기’를 외친 제멜바이스는 비참하게 죽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가 죽은 뒤 프랑스인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세균을 발견하고, 영국 의사 조지프 리스터가 손씻기를 포함한 수술 전 세균 절차를 마련하게 되면서 제멜바이스가 제창했던 손씻기는 19세기 후반에는 헛소리가 아니라 과학으로 인정받게 됐다. 제멜바이스는 ‘어머니들의 구세주’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게 됐다. ●부다페스트 의대 ‘제멜바이스 의대’로 개명 헝가리 정부는 제멜바이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69년 부다페스트 의과대학을 제멜바이스 의과대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그의 동상을 세웠고 2008년에는 그를 기념하는 50유로짜리 기념 금화를 발행했다. 유네스코는 제멜바이스가 고향 부다페스트에서 1861년 썼던 ‘산욕열의 원인, 개념 치료’라는 논문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지난 3월 20일 구글은 제멜바이스를 기념하는 초기화면 로고를 내걸었다. 3월 20일은 제멜바이스가 빈 종합병원 산부인과 수석 전공의에 임명된 날이다. 제멜바이스는 수석 전공의가 된 덕분에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손씻기를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그리고 170여년 전 그의 실험은 셀 수 없이 많은 산모와 아기를 살릴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고통에 빠트리는 2020년 제멜바이스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손씻기는 이제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손씻기를 통해 수인성 감염병의 50~70%를 예방할 수 있다며 “날마다 8번 30초 이상씩 규칙적으로 씻으라”고 권고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 백신 내년 출시 목표…정부 “예산·기술 전폭 지원”

    코로나 백신 내년 출시 목표…정부 “예산·기술 전폭 지원”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범정부 지원체계를 꾸려 백신과 항체의약품, 혈장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2021년 하반기 또는 2022년 국산 백신 개발을 위해 민관 및 국제 협력을 추진한다. 혈장치료제는 2~3개월 안에 개발하고 항체의약품은 올해 안에 임상시험을 거쳐 이르면 내년에 출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개발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파격적으로 혁파해 패스트트랙을 마련하고 자금과 기술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설치해 금주 중 운영에 들어간다. 지원단 산하에는 국립보건연구원장과 연구개발정책실장을 공동 단장으로 실무추진단이 꾸려져 치료제·백신·방역물품 등 3개 분야별로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 등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을 위해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의약품의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임상시험을 지원한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약을 만들 때 거쳐야 하는 동물실험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일부 면제하기로 가닥을 잡고 현재 제약·바이오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완치자의 혈액을 활용한 항체의약품 및 혈장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이 공동 연구 중이다. 전날 셀트리온은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의약품 후보군 38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딕훼밀리‘ 서성원, 코로나19로 별세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딕훼밀리‘ 서성원, 코로나19로 별세

    1970년대 인기그룹 리더이자 드러머미국 LA서 치료 중 사망 소식 알려져1970년대 인기 그룹 ‘딕훼밀리’의 리더였던 드러머 서성원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코로나19으로 별세했다고 주변 인사들이 전했다. 73세. 가수 위일청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성원 님이 오늘 미국 LA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돌아가셨다”면서 “미국에 계신 유가족분들과 40여년을 함께 했던 딕훼밀리 식구들, 그리고 서성원 님을 알고 지내셨던 모든 지인들, ‘나는 못난이’, ‘또 만나요’라는 국민가요를 알고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고 적었다. 1980년대 그룹 ‘서울페밀리’로 활동했던 위일청은 “저한테는 선배이자 선생님 같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딕훼밀리는 1972년 7인조로 결성돼 1974년 1집을 발표한 뒤 1976년 2집을 발매했다. ‘나는 못난이’, ‘또 만나요’, ‘흰 구름 먹구름’, ‘작별’ 등 순수한 노랫말에 친근한 멜로디의 곡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또 만나요’는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라는 익숙한 가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노래는 당시 건전 가요로 지목되며 건전한 그룹사운드의 이미지를 줬다. 당시 외래어를 배척하는 언어순화 정책 탓에 ‘서생원가족’이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했다. 1971년 MBC 중창상, 1972년 플레이보이 그룹사운드 경연대회 우수상과 가창상, 1973년 뉴스타배 보컬그룹 경연대회 우수상·개인 연주상, 1974년과 1975년 팝스 그랑프리 최우수 그룹상 등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그룹의 원년 멤버로 드러머이자 리더를 맡았다. 딕훼밀리 활동을 접은 이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은 1980년대 ‘날개’로 사랑받은 가수 허영란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국 코로나 정점 찍었나…뉴욕주지사 “최악은 지났다”

    미국 코로나 정점 찍었나…뉴욕주지사 “최악은 지났다”

    사망자 1만명 넘어서…증가 폭은 줄어쿠오모 “곡선 평탄해지고 있다” 평가휴교 문제 두고 뉴욕시장과 신경전도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671명 늘어난 1만 5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선 데 대해 “끔찍한 뉴스”라면서 “끔찍한 수준의 고통과 슬픔, 비통함”이라고 했다. 다만 700명대를 유지해오던 하루 사망자 증가 폭은 약 1주일 만에 가장 적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최근 신규 입원 환자나 총 입원자 수, 집중 치료 환자의 숫자가 둔화세를 보이는 것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곡선이 계속 평탄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어 “우리가 계속 스마트하게 대응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규 입원 환자 수는 1958명으로 약 2주 만에 가장 적었다.하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낙관도 경계했다. 그는 “내일이라도 끝나길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1년에서 1년 반까지 걸릴 것으로 보이는 백신 개발 전까지는 진정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휴교 문제를 둘러싼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과의 신경전도 사흘째 계속됐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11일 현재 휴교 중인 학교를 정상화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한다며 학기가 끝나는 시점인 6월까지 계속 휴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휴교 관련 최종 결정은 자신의 권한이라면서 “결정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전해졌던 18만 8694명에서 19만 531명으로 늘어, 19만명선을 넘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美FDA, 인보사 임상시험 재개 승인… 코오롱생명과학 기사회생 발판 주목

    美FDA, 인보사 임상시험 재개 승인… 코오롱생명과학 기사회생 발판 주목

    임상 시료 안전 관련 데이터 등 추가 요청 코오롱티슈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항” ‘생명과학’ 품목허가 취소에 행정소송 중 “이번 자료 법원 제출… 허가 회복이 목적”지난해 허가받지 않은 세포가 의약품에 함유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통보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재개한다. 인보사 사태로 국내에서 각종 소송에 직면하는 등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번 미국 임상을 계기로 기사회생할 전기를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 보류(Clinical Hold)를 해제하고 환자 투약을 재개토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 FDA는 전날 코오롱티슈진에 보낸 ‘임상 보류 해제’ 공문에서 “보류 이슈가 해결됐다”며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좋다”고 밝혔다. 단 미국 FDA는 이번 문서에서 인보사의 생산공정에 대한 개선 방안, 임상 시료의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청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이번 요청은 임상보류 해제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인보사의 임상 잠정 중단을 통보받은 지 약 11개월 만에 임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인보사 사태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던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임상 재개를 통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인보사 사태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에 몰렸다가 지난해 10월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품목허가를 취소한 식약처를 상대로는 행정소송을 냈으며 해외 파트너사, 주주들, 보험업계, 환자들로부터 1000억원대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 즉각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말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의 신청 등을 거쳐 결국 7월 9일 자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국내 허가권자인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행정소송 등이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자료 등을 법원에 제출해 허가를 회복하는 게 목적”이라며 “절차를 성실히 준비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임상 진행이 곧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어서 미국 임상 재개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 성분 논란이 일었던 만큼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女 126명과 성관계 불법촬영’ 남성 항소 기각

    ‘女 126명과 성관계 불법촬영’ 남성 항소 기각

    여성 126명과 성관계하는 장면 등을 몰래 촬영하고 7년여간 1400여 차례에 걸쳐 일반인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가 형량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가 기각됐다. 창원지법 형사1부(부장 최복규)는 “여성 126명과 성관계하는 장면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3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 판결문 등에 따르면 무직인 윤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여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이나 성매매 여성 등 126명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찍는 등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신발에 미니 캠코더를 숨기고 신발 발등에 구멍을 내 렌즈를 노출해 촬영하는 방식으로 1400여 차례에 걸쳐 버스 정류장, 엘리베이터, 식당, 사무실, 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성 치마 속이나 다리, 엉덩이 등을 상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1, 2심 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윤씨의 신상정보를 관계기관에 제출하도록 했으나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 고지하거나 취업제한명령은 하지 않기로 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공소시효 끝나기 전에 책임자 처벌을…” 세월호 생존자들의 외침

    “공소시효 끝나기 전에 책임자 처벌을…” 세월호 생존자들의 외침

    “앞으로 약 1년 뒤면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납니다. 우리를 우울증 치료약과 수면제 없이는 살지 못하게 만든 책임자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제주에 사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과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16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6년째 되는 날이다.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은 제주에 비가 내린 12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모두 참사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가슴에 서린 한을 풀어달라”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4·16 제생지가 말한 공소시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책임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를 말한다.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생존자이자 4·16 제생지 대표를 맡고 있는 오용선(58)씨는 “2014년 4월 15일 당시 짙은 안개로 다른 모든 배의 출항은 취소됐는데 유독 세월호만 무리하게 출항한 이유조차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정부가 책임자 처벌을 위해 모든 걸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김동수(55)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씨는 6년 전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서 침몰할 때 몸에 소방호스를 감고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살린 생존자다. 김씨는 그날 뒤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계속 시달렸지만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씨는 “우리 삶은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월호냐?’라는 비판은 피해자들을 사회에서 고립시킬 뿐”이라면서 “‘이제 내 삶을 살아야지’ 다짐하며 없던 일로 하고 싶어도 세월호는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올라와 나를 무너뜨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미수습자·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각자 서 있는 곳이 다르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아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에는 24명의 세월호 참사 생존자가 살고 있다.글·사진 제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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