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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여행자보험 분쟁 잇달아

    “도난당한 물건 액수와 상관없이 50만원만 보상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경남 김해에 사는 사모(35)씨는 최근 뉴질랜드 여행 중 선물과 귀중품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 여행 첫 날, 공항에서 나와 곧바로 여행버스에 실어둔 가방 5개 중 선물 등 값나가는 물건이 든 가방만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보험처리를 위해 가이드와 현지 경찰서에 도난신고를 마친 후 “보험사에서 책임질 것”이란 언질까지 받았지만 사정은 달랐다. 해당 여행사에서는 “보험약관상 보상금액이 5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여행사나 보험사가 그 이상의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긴 추석연휴 기간 중 30만 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해외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자보험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비현실적인 약관이나 불공정 조항 때문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여행자보험과 관련해 제기되는 민원이 부쩍 늘고 있다. 추석 이후 이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등지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 해상 스포츠가 필수 코스이지만 사고가 나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9월 태국 파타야에서 휴가를 즐기던 이모(34)씨는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산호에 쓸려 팔이 3㎝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보상은 전혀 받지 못했다.일부 여행자보험 약관에 패러세일링, 바나나코트, 스쿠버다이빙, 스카이다이빙, 행글라이딩 등의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이드가 사고 책임은 모두 개인의 몫이라고 적힌 종이에 사인을 하라고 했다.”면서 “당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모든 여행자가 즐기는 코스를 두고 책임을 전가하는 셈인데, 비현실적이고 불공정한 조항”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쿠데타 이후 여전히 비상정국 상태인 태국의 경우 불안한 치안상황 때문에 사고를 당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보험약관에는 혁명, 내란, 전쟁, 폭동, 소요 등에 따른 사고에 대해 보험사는 보상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장금액이 지나치게 낮은 것도 문제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 일부 여행보험의 보상금액은 사망시 최대 5000만원, 상해시 100만원 정도. 여행 도중 인적·물적인 피해가 날 경우 여행자는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손해보험협회 박준식 팀장은 “출반 전 반드시 여행사에 어떤 여행자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 보고 보장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따로 보험을 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행사의 보증보험 가입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 서대순 대리는 “신문 광고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5억원의 보증보험에 들어야 한다.”면서 “보증보험을 든 여행사는 폐업하거나 부도가 나도 소비자들은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유영규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달라지는 한가위] 추석때 직장 상사에 선물 “옳지 않아”

    [달라지는 한가위] 추석때 직장 상사에 선물 “옳지 않아”

    수확의 계절,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게 추석의 의미일 게다. 그래선지 연초의 설 때보다도 더 활발하게 선물이 오고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직장 동료끼리의 선물 교환은 찾아보기 힘들다. 설사 있더라고 공개적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직장 내 추석 선물에 대한 2030세대의 생각을 들어봤다. # 1. 직장상사가 뭐 선생님이라도 되나 “솔직히 말해 직장에 좀 먼저 들어온 것 뿐이지 선생님은 아니잖아요. 일로 맺어진 인연일 뿐이죠. 그 속에서 존경심이 우러나기는 힘들어요. 요즘 세상은 과거보다 이직도 잦아서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데….” 대기업 김모(39) 팀장은 직장생활 13년차가 되도록 단 한 번도 회사 상사에게 명절이라고 선물을 해 본 적이 없다. 그에게 상사는 명절 때 정을 주고 받는 상대가 아니다. 그 역시 후배들로부터 선물 받은 기억이 없을 뿐 아니라 기대를 해 본 적도 없다. 김 팀장은 “만날 보는 사이끼리 명절 때 선물 주고 받는 게 얼마나 어색한 일이냐.”면서 “씁쓸하긴 해도 영원한 원수도 친구도 없다는 현실의 반영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생각이 이럴진대 20대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외국 생활을 오래한 직장인 김모(28)씨는 “명절이라고 상사한테 선물을 보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사내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거래업체와 추석이나 설이라고 해서 선물을 주고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면서 “마찬가지로 직장 내부에서도 선물을 주고 받는 데 아무런 대가가 없기는 힘들기 때문에 선물 주고받기는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 2. 선물은 연말에 한다 대기업 과장 차모(38)씨는 직장 상사와 무언가를 나눌 수는 있겠지만 그 시점으로 추석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연말쯤 간소한 선물로 상사를 포함한 팀원들과 정을 표시하고 있다.“추석이란 게 사실 미국 추수감사절처럼 한해 농사 잘 된 것 자축한다는 의미가 강하잖아요. 농사짓는 분들에겐 의미가 크겠지만, 요즘 직장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회사의 한 해를 마무리짓는다는 차원에서 직장인들에게 의미있는 때는 사실 연말이죠. 한해 동안 수고했다는 표현으로 작은 메모와 함께 재미있는 선물을 주고 받으면 서로 부담없고 좋더군요.” # 3. 솔직히 정말로 돈이 없다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샐러리맨들의 주머니 사정이 가멸었던 적이 언제 있었겠는가마는 오랜 경기침체도 직장인들의 선물 인심을 더욱 박하게 만든다. 중소기업 직원 황모(28·여)씨가 딱 그런 경우다. 황씨는 상사가 여러 명이다 보니 누구에게는 하고 누구에게는 안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가족과 친지의 선물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직장 선배들까지 챙기다 보면 지갑이 거덜난다.”면서 “이번 추석도 그냥 이메일이나 한통 보낼까 하는데, 추석 보너스도 안 나온 사정을 주위 분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했다. # 4. 아부하는 걸로 비쳐지면 어떡해요 남의 시선에 대한 의식도 작은 것 하나 건네는 걸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바닷가가 고향인 최모(31)씨는 “평소 고향에서 부모님이 미역이나 김 등 해산물 좋은 것이 나오면 직장 상사들에 드리라며 보내시는데 보는 눈도 많고 해서 회사에 갖고 오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아부형 인간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작은 정성 하나 건네는 데도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3년차 대리 정모(29·여)씨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적이 신경 쓰인다. 그는 “굳이 나만 따로 선물을 해서 ‘잘 보이려고 한다.’는 식의 눈총을 받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래도 명절을 그냥 넘어가기는 좀 뭣해서 팀 전체적으로 돈을 모아 지난 주말 팀장에게 넥타이핀을 선물했다.“따로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개인적인 관계를 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무리 개인적인 존경심이나 애정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해도 자칫 ‘왕따’가 되는 수가 있어요.” # 5.“그래도 할 사람은 한다” 그래도 하는 사람도 있다. 공무원 6년차인 조모(32)씨는 집안 어른들 선물보다 직속 상사의 선물에 더 신경을 쓴다.“추석은 묘하게도 인사고과 평가시즌과 맞아 떨어집니다. 한해 풍년 자축하는 추석 때 잘못 했다가는 정말로 직장에서의 한해 농사 망치게 되는 거죠. 다들 서로 ‘난 안한다’고 하지만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어야죠.”공무원들은 통상 10월 말이 인사고과를 정리하는 시점이다. 조씨는 “옛날처럼 전입 순으로 진급하던 시절도 아닌 상황에서 승진을 초월한 사람이 아니라면 추석인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살풍경스러운 상황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적잖다. 중소기업 직원 김모(37)씨는 처음 입사했을 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10여년 전 입사 때만 해도 추석이나 설날이면 오후 느지막이 부장 댁에 모든 부원들이 작은 선물 하나 사들고 가서 음식을 함께 하며 술도 한잔 걸쳤던 기억이 난다.”면서 “그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회사 직원들간 명절 나는 풍습은 이래저래 비인간적인 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 서재희기자 whoami@seoul.co.kr ■ 추석선물 변천사 알아보니 추석 때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신세계백화점이 1965년 이후 추석 선물세트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선물용 상품´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은 70∼80년대 사이다.50년대와 60년대 초만 해도 추석선물은 계란, 찹쌀, 고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수확한 농축산물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상품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65년 라면 50개들이 한 상자, 맥주 한 상자, 세탁비누 30개 세트, 전기냄비, 다리미 등이 선물로 팔리면서부터다. 특히 ‘삼백(三白)산업’의 하나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설탕이 고급 선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그래-뉴설탕’이라는 이름의 6㎏(780원),30㎏(3900원) 상품이 최고급품으로 꼽혔다. 70년대 들어 식생활과 무관한 화장품, 여성 속옷, 양산 등이 추석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는 다방문화, 커피문화의 신호탄이었고 라디오와 흑백TV, 콜라와 과자가 선물로 보편화됐다. 70년대에는 학용품이 당시 국민학생용 추석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배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방문해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용 선물도 준비를 해가야 했던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76년 가격으로는 연필세트가 150∼300원, 연필·필통세트가 350∼400원, 가방이 2200∼3000원에 판매됐다. 추석 선물세트가 본격적으로 다양해진 것은 80년대 들면서다.70년대까지 1000여종에 불과했던 게 3000여종으로 확 늘었다. 식생활의 고급화를 보여주듯 200여종에 불과하던 식품 선물세트가 1000여종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넥타이·지갑벨트세트·스카프·와이셔츠 등 신변 잡화용품이 700여종으로 증가했다. 90년대의 추석선물은 고가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로 양극화됐다. 저가 ‘할인점 선물세트’가 보급된 반면 96년 이후 고가의 수입양주는 선물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130만원을 넘는 ‘레미마틴 루이14세’ 양주와 100만원을 넘는 영광굴비 등 호화 선물들도 나왔다. 선택성, 간편성, 편의성 등 이유로 선물 대용이 된 상품권이 94년 4월 본격 발행돼 점차 이용도가 높아졌다. 2000년대 추석선물은 양극화 현상의 연장으로 분석된다. 고가 백화점 상품과 할인점 중저가 선물세트가 주류가 되고, 상품권이 대표적인 선물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와인 세트가 위스키 세트를 물리친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전통적인 한국 명절에 와인은 물론 치즈나 트러플(송로버섯) 등 세계적인 진미상품이 선물로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강상수원 훼손 무더기 적발

    한강상수원 훼손 무더기 적발

    한강 상수원보호구역 특별관리지역에 불법으로 고급 전원주택지를 조성한 부유층과 지역 유지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안모(51·지역신문 사장)씨 등 6명에 대해 산지관리법 및 하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6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의 불법 행위를 묵인한 의혹이 있는 공무원을 감사기관 등에 통보했다. 안씨는 2004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경기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일대 보유 임야 5만 6100여평 중 2300여평을 훼손, 불법으로 택지를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발파 과정에서 나온 15t 덤프트럭 1000여대 분량의 돌과 토사를 쌓아 두었다가 펌프로 퍼올린 강물에 섞어 심야에 흘려보내는 수법으로 하천 1670평을 매립한 뒤 택지를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산 하나가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에 적발된 75명이 훼손한 임야는 양평군과 광주시 등 104필지 2만 6095평에 이른다. 이들은 고급 전원주택, 야외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해당 지역에 택지를 조성할 경우 2∼3배로 땅값이 뛴다는 사실에 착안, 부동산 중개업자 등과 결탁해 100만∼200만원씩을 주고 현지 주민 명의를 빌린 뒤 산지 전용허가를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성항공 비행기 인도 지연 김포~제주 추석운항 전면취소

    ‘비행기가 배달이 안 돼 운항을 취소합니다.’ 해외에서 새 비행기를 구입해 추석맞이 첫 취항 예정이던 한 저가 항공사가 정작 ‘비행기 배달사고’ 때문에 운항을 전면 취소했다. 지난해부터 청주∼제주노선을 운영해온 국내 저가항공사 1호 한성항공은 2일 김포∼제주 노선의 첫 취항을 앞두고 이날 갑작스럽게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달 30일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던 ‘한성항공 제2호기’가 해외공항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영국을 떠난 2호기가 현재 있는 곳은 중간기착지인 오만의 루스카트 공항. 한성항공 측은 “중간 기착지인 인도의 첸나이 공항으로 향하던 중 인도항공청과 항공기제작사와 업무착오로 이·착륙 허가가 나지 않아 다시 오만으로 기수를 돌렸다.”면서 “결국 항공기가 국내 도착하는 5일 이후에나 정상운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날 추석 이른 귀향길에 나섰던 승객 100여명 중 일부는 대체편이 있는 청주공항으로 이동했고, 나머지는 다른 전세기를 이용해야 했다. 또 3∼4일 양일 간 김포∼제주편을 예약한 승객 500여명의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성항공 측은 “2호기를 국내로 운반하는 것은 항공기제작사에서 책임지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로 고객 불편을 초래하게 됐다.”면서 “급히 전세기를 빌려서라도 고객의 귀향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인생에 있어서 숫자란 과연 무엇일까. 태어나고 죽음이 다들 같을진대 굳이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려내는 것도 틀에 박힌 숫자의 장난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묘비의 글을 ‘진달래가 만발한 봄날 태어났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어느 청명한 가을날 조용히 잠들다.’라고 하면 어떨지. 지능지수(IQ) 210, 흔치 않은 숫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재라 했다.1980년도판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지능지수로 등재될 정도였다.5세에 4개국어를 구사하고,6세때 일본 후지TV에 출연, 수학 미적분을 척척 풀어냈다.7세까지 청강생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8세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초청으로 콜로라도 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12세부터는 5년간 NASA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 언론은 연일 ‘신동’‘대단한 천재소년’으로 보도했다. 그러던 78년, 갑자기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천재는 81년 지방대인 충북대에 입학했다. 언론과 주위에서는 ‘실패한 천재’로 표현했다. 전공 역시 물리학에서 스스로 토목공학으로 바꿨다. 그뒤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충북개발공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낸다. 최근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즉 미국인명연구소(ABI)의 ‘21세기 위대한 지성(Great Minds of the 21st Century)’에, 미국 마퀴스 세계 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3판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하는 ‘21세기 우수 과학자 2000’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언론은 ‘60년대 신동’이 ‘세계의 지성’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웅용(44)씨. 귀국하기 전까지 천재라는 ‘박제’ 속에 살았다. 주위 시선도 내내 부담스러웠고 인명사전 등재도 정작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저 ‘보통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3년째 야학교사로 남모르게 봉사활동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미처 배움의 기회를 놓친 50∼60대의 아주머니들을 위해 아름다움을 베풀고 있는 것.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거부하는 그에게 ‘진실한 인생 얘기 한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지난달 27일 낮 그가 다니는 직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성암야학’입니다. 중학과 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죠.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교시를 가르치는데 과학과 수학을 맡았습니다.” 야학교사가 된 동기가 궁금했다. 충북대학에 다닐 적에 ‘청심회’라는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대학 졸업후에는 이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맡게 됐는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야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지원했다. 그러나 야학교사의 기준이 ‘대학 재학생’으로 정해져 있어 탈락했다.3년 뒤 어느날 규칙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지원했다. 자신이 초·중·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거쳤기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시작된 지 3년. 나이든 제자들도 많다. 그는 “합격한 아주머니가 휴대전화 메시지로 ‘소주 한잔 사겠다.’는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른들도 영어나 수학 등 암기과목을 싫어하더라며 빙그레 웃는다. 아울러 야학교사들 중에는 대학 제자들도 있으며 비록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만학의 자세가 다들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어른 분들을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화제를 바꿔 ‘천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무엇이냐고 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숫자로 성적 매기는 것, 그리고 공부를 얼마만큼 빨리 하느냐 등등 자꾸 비교하는 것, 또 천재가 왜 그 대학에 안 가고 지방대학에 갔느냐 하는 시선들이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충북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 자체로 봐줘야지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느낌이 못마땅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이 “연세대 나온 부인이 충북대 졸업한 사람과 어떻게 결혼했느냐.”고 질문할 때는 정말 황당했단다. 자신은 현재 가정적으로나 직장에서 행복과 보람을 만끽하며 지내는데 그런 식의 편견을 접할 때마다 많은 실망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숫자나 성적순이 결코 행복이 아닐 텐데 왜 자꾸 이상한 잣대로 평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재교육과 관련,“우리나라의 영재학교는 자기실력을 계발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보니 영재학원이 난립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소질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고 기다려주지도 못한 채 그저 박제된 틀에 밀어넣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무조건 소문난 피아노학원에 보내면 한두달 뒤 아이는 ‘손가락 아파서 못하겠다’는 광경이 그렇다고 했다. 또 “1∼100까지 써오라는 숙제를 왜 그렇게 많이도 주는지….”라고 덧붙였다. 김씨 자신도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또래 집단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영어단어 암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배워야 하는 까닭을 알려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끔 똑똑한 아이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김씨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건너갔다. 주위의 부추김과 화려한 시선에 짓눌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 매일 쳇바퀴처럼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대학원 공부를 해야만 했다. 이어 NASA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빠졌다.NASA에서는 ‘계산과 예측’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그의 재능을 필요로 했다. 결국 미국에서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귀국결심을 했다. 이후 끌려다녔던 시절을 뒤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었다. 초·중·고 검정고시를 연이어 치렀다. 이때에도 천재가 검정고시를 보느냐며 언론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 때문에 20점 만점에 13점밖에 못받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학교를 건너 뛰다 보니 검정고시 보면서 생소한 것을 많이 접했다. “노천명의 시 중에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어느 동물인가요’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사슴과 기린 중 기린에 동그라미를 쳤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사슴이더군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김씨는 자신을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 지방대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하며 모처럼 인간다운 참맛을 체험했다. 김씨는 요즘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직장에서의 무한한 기대감, 그리고 8명의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천재라는 말도 잊은 지 오래고, 또 잊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주위에서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부러웠다.”고 했다. 충북대 재학시절 원주고 출신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나중에는 동창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해줘 너무 고마웠단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원주고 교가를 배웠고 원주고 25회 모임에 나갈 자격증(?)까지 땄다며 밝게 웃었다. 부인이 연세대 연구교수(인지과학)로 재직 중이어서 주말부부로 청주에서 지낸다. 충북대 봉사활동 중에 부인을 만났으며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었다. 초등 2년생인 첫째는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라고 귀띔한다. 건국대와 이화여대 교수였던 부모는 정년퇴임하고 서울에서 살고 있다. “어떤 맞춰진 틀에 사는 것이 과연 인생일까요? 지금 이대로가 진실이고 가장 행복합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62년 서울 출생 ▲66년 한양대 물리학과 특별입학 ▲69년 건국대 4년 편입 ▲70년 콜로라도대학원 물리학과 입학 ▲7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선임연구원 ▲78년 귀국, 이후 초·중·고교 검정고시 합격 ▲81년 충북대 토목공학과 입학 ▲85년 동대학 졸업 ▲91년 육군병장 만기제대 ▲98년 동대학원 토목공학 박사학위. 이후 충북대 시간강사, 카이스트 대우교수,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 근무 ▲2006년 7월∼현재 충북개발공사 근무 km@seoul.co.kr
  • 독감 백신 ‘지각 접종’ 우려

    해마다 ‘백신 대란’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전국 보건소의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 예방접종이 지난해보다 2∼3주 늦어져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보건소와 일선 병·의원에는 벌써부터 예방 접종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예방접종이 늦어진 것은 백신 생산 자체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천하는 균주를 사용해 만드는데 올해는 균주 3개 가운데 2개의 종류가 바뀐 데다 그 중 1개의 생산이 원활치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백신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2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예방접종은 조달량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공급되는 11월 둘째주나 셋째주부터 시작할 수 있다. 병·의원에서의 백신 확보도 예년보다 늦어져 추석 연휴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측은 10∼11월이 예방접종에 적합한 시기라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을 고려할 때 11월 중순 이후는 시기적으로 늦다는 지적이 많다. 통상 인플루엔자가 12월 초부터 다음해 3∼4월까지 본격적으로 유행하는데, 항체가 생기려면 예방접종을 한 뒤 최소한 2∼4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오원섭 교수는 “통상 보호항체가 생기는 시기를 고려, 한 달 전쯤 예방접종을 하는데 11월 중순을 넘기면 늦은 감이 있다. 특히 장기 질환자 등 예방접종권장대상자는 병원과 상의해 이달 말이라도 빨리 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대동여지도 만들때 김정호 답사 안했다”

    조선의 ‘대동여지도’는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직접 전국을 답사해 제작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리서와 지도를 편집해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봉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조선의 고지도와 김정호’를 주제로 29일 오후 2시 서울대 인문주간 행사로 열리는 규장각 학술대회를 앞두고 28일 미리 공개한 강연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김정호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대동여지도’를 제작했다는 통설은 잘못됐다.”면서 “그는 ‘동국여지승람’,‘문헌비고’ 등 조선시대 지리지와 정상기의 ‘동국지도’ 등을 참조해 자신의 집에서 각종 지리 정보를 취합해 ‘대동여지도’를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1만 3000여개의 지명을 혼자 측량할 수 없고 ▲이미 조선은 상당히 자세한 위치정보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 다른 지역에 비해 위치 정보가 부족했던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이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전국 답사설이 사실이 아니라도 김정호는 남북 6.6m에 이르는 조선에서 가장 큰 ‘대동여지도’를 목판본 지도로 제작해 조선의 지도를 집대성했다는데 그 위대함이 있다.”고 평가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고3 수험생 조모(18·서울 목동)양은 이번 추석에 충북 제천의 큰집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학원 특강에 등록했다. 조양은 “중간고사가 끝나긴 했지만 모의고사에서 사회탐구 영역 점수가 계속 낮게 나와 집중적으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면서 “친구들 중에도 추석을 학원에서 보내려는 애들이 많다.”고 했다. 딸의 공부를 지원하기 위해 조양의 어머니도 계획을 바꿔 서울에 남기로 했다. 중3 서모(15·경기도 분당)양도 올 추석에는 대구 할머니댁에 가지 않는다. 이달 말 외국어고 시험을 앞두고 학원에서 10월3일부터 5일까지 추석특강이 있다. 서양은 “외고 입시가 이달 말이고 중간고사도 끝나지 않았다. 외고를 준비하는 애들 중 시골에 가는 경우는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했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를 실력보강의 기회로 삼으려는 중고생들로 학원가가 때아닌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목을 잡으려는 입시학원들의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수험생 입장에서 이번 주말부터 계산하면 추석의 마지막까지 최소 7일(30·1·3·5·6·7·8일)이 확보된다. 서울 강남 대치동과 목동, 노량진 등을 중심으로 학원가에는 ‘추석 프로젝트 특강’‘추석 원샷특강’‘단기 속성강의’ 등 다양한 이름의 강의들이 등장했다. 지난 17일 서울 노량진 A학원에는 새벽부터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다음달 3일과 5~8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되는 단기 추석특강에서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등록하려는 학생들이었다. 대기표만 2000장이 넘게 배포됐다. 학원 관계자는 “인기 강사의 특강은 등록 첫날 오전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고향이 대전인 재수생 정모(20)씨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탐구 영역 수강증을 끊었다.“고3들까지 학원가로 대거 몰려 수강 접수창구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최고 인기 강사의 강의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추석 동안 5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기 있는 과목은 단기특강의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다. 대치동 강남M학원의 ‘추석 5일 완성반’은 지난주 이미 사회탐구가 마감됐고 과학탐구도 90% 정도 찼다. 학원측은 “사탐과 과탐은 학생들이 소위 몰아치기만으로 성적이 비교적 많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목동 등지에서는 학생을 10,15명 단위로 묶어 가르치는 ‘소그룹 추석 특강’이 인기다. 목동 S학원은 추석연휴 5일간 6시간씩 과목당 총 30시간의 집중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급기야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학원 ○○○ 강사의 추석 수강증 웃돈 주고 삽니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목동 S학원 관계자는 “한 과목을 며칠에 몰아 집중적으로 강의할 경우 학생이 배웠던 것을 잊지 않는 등 학습효과도 크다.”면서 “특히 중위권 학생은 소그룹 집중 강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강 무용론’도 나온다. 목동에서 10년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보습학원 원장은 “단기특강은 학생의 조급한 마음과 학원의 상업적인 계산이 만난 것일 뿐 경험상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 “조급함을 벗고 쉴 때는 푹 쉬어 주는 것도 수험생에게 필요한 공부법”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한반도선진화재단’ 28일 창립

    중도보수의 대표적 이론가인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국가 선진화를 표방하며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재단)’을 창립한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이어 ‘대한민국 선진화, 무엇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한선재단은 이사장을 맡은 박세일 교수외에 나성린 한양대 교수, 이석연 헌법포럼 상임대표, 성균관대 정재영 부총장, 서울대 이석연 교수 등이 이사직을 맡는다.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 이수성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송월주 지구총공생회 대표 등도 고문으로 참여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수사권 조정 검찰 비판 황운하 경찰서장 전보조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경찰측 입장을 강경하게 대변해 온 황운하 대전 서부경찰서장이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전보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정식 충남경찰청장이 이택순 경찰청장에게 황 서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건의함에 따라 26일자로 전보가 이뤄졌다.”면서 “건의 이유는 기관 간 갈등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안다.”고 25일 밝혔다. 올 3월까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지낸 황 서장은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의 검찰 비판에 동조하며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한 경찰측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바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태국으로 허니문 신혼부부 쿠데타 ‘불똥’

    19일 밤 태국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의 불똥이 현지 여행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와 일반관광객에게로 튀고 있다. 특히 윤달이 끝나는 이번 주말부터 신혼여행객이 폭증하는데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관광객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태국 정정불안이 심화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방콕행 250석 중 40석 무더기 취소 20일 국내 여행사들에는 태국 쿠데타와 관련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새벽부터 태국 쿠데타 소식이 알려진데다 외교통상부가 이날 오전 태국 전역을 여행경보 제2단계인 ‘여행주의’ 지역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행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신혼여행객 등을 중심으로 예약된 태국 여행이 안전한지 묻거나 빈탄, 사이판, 괌 등으로 여행지를 바꾸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이어졌다.A여행사 동남아팀 직원은 “아침부터 태국 여행의 안전 여부를 묻는 전화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다행히 평온하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 예약 취소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35분 방콕으로 출발한 대한항공 KE651편은 예약된 250석 중 40석이 취소됐다. 이날 하루 아시아나항공에도 9월 말까지 서울∼방콕간 예약자 중 104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전까지만 해도 예약 취소가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오후 들어 각 여행사에서 단체로 취소 요청이 쏟아졌다. 현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겠지만 예약 취소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을 목적으로 태국을 찾은 우리나라 국민은 56만 5772명으로 중국 163만 7569명, 일본 101만 8562명에 이어 세 번째였다. 올 상반기에만도 38만 4494명이 태국을 다녀왔다. ●결혼러시에 추석여행까지 대체 항공편도 만석 그러나 대체 여행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30일 태국 방콕으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던 권정호(30)씨는 이날 종일 여행사와 전화통을 붙들고 씨름을 했다. 괜찮다는 여행지는 이미 좌석이 모두 꽉 찬 상태였다. 권씨는 “위험하다며 부모님께서 먼저 신혼여행지를 바꾸라고 성화를 하셨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대체수단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방콕으로 가야겠지만 평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이 엉망이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번 주말부터 결혼시장이 ‘제2의 성수기’로 들어서면서 정씨와 같은 취소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21일로 윤달이 끝나는 통에 미뤄뒀던 결혼식이 예식장마다 줄을 서 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긴 추석연휴를 해외에서 즐기려는 여행수요도 포화 상태다. 대체 여행지를 찾기도 어려운 것이다. ●여행 취소해도 전액 환불 불가능 이런 가운데 ‘불안’을 이유로 여행자가 태국 여행을 포기하더라도 100% 환불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규제 조치인 유의→주의→제한→금지 등 4단계 중 3단계 이상일 경우 전액을 환불하도록 규정해 놓았는데 아직 ‘주의’ 단계”라면서 “지금 상황으로는 정정 불안을 이유로 소비자가 1주일 전 여행을 포기하더라도 20% 정도의 취소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준석 기자 whoami@seoul.co.kr
  • 추석 국내선 임시항공권 20일 오후 2시부터 예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일 오후 2시부터 추석 연휴 임시 국내선 항공권 예약을 받는다. 예약 가능 날짜는 10월4일부터 8일까지 5일간이다. 대한항공 운항노선은 제주와 김포, 인천, 부산, 청주, 광주를 잇는 5개 노선과 김포와 부산, 진주, 포항, 광주, 여수, 대구를 잇는 6개 노선 및 인천-부산 등 총 12개다. 아시아나는 편도기준 41편으로 김포발 제주, 부산, 광주, 울산 왕복구간과 인천-제주, 인천-부산, 부산-제주, 광주-제주 구간이다. 1인당 최대 예약좌석 수는 4석이다. 대한항공은 인터넷 www.koreanair.com 및 전화 1588-2001, 아시아나는 www.flyasian.com 및 1588-8000으로 예약할 수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맞벌이가 흔치 않았던 중년 이상 연령대 부부들은 남편이 벌어오고 아내가 돈 관리를 하는 경우가 평균적이었다. 맞벌이의 비중이 최고 80%로 추산되는 요즘 20,30대 부부들은 어떨까. 부모 세대와 많이 다를까. 그러나 여론조사는 신세대 커플들도 부부 돈 관리 만큼은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10쌍 중 7쌍 이상이 돈 관리는 아내의 몫이다. 사례 하나 월급통장도 따로,관리도 따로 결혼 2년차인 회사원 김모(36·여)씨는 남편의 월급을 정확히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결혼 이후 늘 각자 재테크를 해왔기 때문이다. 단,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해왔듯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월급의 일정액을 적금과 펀드, 보험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 결혼 전 각자 갖고 있는 통장과 보험 중 서로 겹치는 부분은 해약 등을 통해 정리했다. 김씨의 남편 조모(35)씨는 월급의 70% 이상을 주택구입자금용 정기적금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로 차량유지비 등 용돈을 충당한다. 조씨는 “각자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목돈을 모으는 데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 덕분인지 적어도 서로 용돈 등으로 다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 전 들어놓았던 장기 연금보험에 월급의 40% 정도를 투자한다. 공과금, 생활비 등 부부 공동경비도 김씨의 몫이다.“우리 모두 외부활동이 많아 서로의 생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각자 관리하는 데 합의했습니다.1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자동차 보험료 등 갑자기 큰 돈 들어갈 일이 아닌 이상 서로에게 손 내미는 일은 거의 없어요.” 사례 둘 한사람이 운영… 수입통합→재분배 5개월 전 결혼한 회사원 김민수(가명·29)씨는 아내의 수입까지 도맡아 관리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남편이든 아내든 한 사람이 수입을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수입에 대한 지출 권한도 관리자인 김씨가 갖고 있다. 두 사람 중 남편이 돈 관리를 맡게 된 것은 아직 아내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수입을 각자 알아서 쓸 경우 통합적인 돈 관리가 어렵고 그만큼 목돈을 모으기가 어렵게 되지요. 지금이야 제가 관리하지만 아내가 정식으로 취직을 하게 되면 이 일은 아내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김씨는 부부의 수입을 한 계좌에 몰아넣은 뒤, 용돈·공과금·보험료·부식비 등을 이 계좌를 통해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두 사람의 경제적인 문제들이 투명해져 서로의 신뢰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 셋 “아내는 ‘재산 중간관리자’일 뿐” 대학 교직원인 정모(33)씨는 “겉으로는 모든 재산 운용을 아내에게 맡겨둔 상태지만 사실 아내는 중간 관리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달 전 결혼한 정씨 부부는 아내가 ‘수입통합 후 재분배’ 방식으로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아내가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는 단지 부부의 수입과 지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오히려 지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남편 쪽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회계가 단일화돼야 낭비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이에요. 기업 회계 담당자가 출납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듯 우리 부부도 중요 결정은 공동으로 합니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30대 기혼자 31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가정의 70.3%가 돈 관리를 아내가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이 맡는 가정은 20.2%로 나타나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가 남편이 관리하는 경우의 3.5배에 달했다. 결국 전체의 90.5%가 아내나 남편 중 한 사람이 돈 관리를 담당한다는 얘기다. 이런 부부의 86.4%는 현재의 재산관리 방식에 만족하고 있으며 13.6%만 불만을 갖고 있다. 재산관리를 각자 따로 한다는 부부는 9.1%에 그쳤다.0.3%는 부모에게 맡긴다고 했다. 재산을 각자 관리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41.4%는 ‘배우자의 지출 또는 과소비를 견제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24.1%는 ‘주택구입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다.17.2%는 ‘합리적인 가계 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같은 비율로 ‘돈으로 인해 부부간에 불신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재산을 관리하는 20,30대 부부들의 77.3%가 수입을 통합한 뒤 재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2030 부부들의 56.5%는 합리적인 재산관리 방식으로 ‘아내가 일임하면서 계획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을 꼽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었지만 재산관리 방식은 여전히 40대 이상 부부들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부부의 90.5%가 한 사람이 통합해 재산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 중 24.9%는 배우자의 수입내역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관리 형태가 어떻게 됐든 서로의 ‘딴 주머니’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부부는 적잖이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30 부부 재테크 10계명 (1) 통장관리는 한 사람이 신혼부부들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는 각자의 통장으로 따로 들어오더라도 저축이나 지출은 한 사람이 관리해야 계획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 (2) 저축의 제1목표는 내집 마련 신혼부부의 수입은 내집 마련에 ‘올인’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입의 50∼70%는 저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저축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좋은 조건의 주택 매물이 있다면 대출을 받아 구입하고, 차츰 대출을 갚아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3) 교육비·노후자금 등은 미리미리 많은 금액은 아니라도 부담이 큰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은 미리 준비해야 나이 들어 허리 펴고 살 수 있다. 특히 장기 자금인 경우 10년 먼저 시작하면 모을 수 있는 돈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적은 금액이라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4) 가계부 기록으로 새어 나가는 돈 막기 조금 귀찮아도 가계부를 써라. 합리적인 지출로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돈을 막는 것이 이자 1% 더 받는 것보다 낫다. (5) 저축은 절세와 수익을 따져 나이가 젊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면서 이왕이면 세금우대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투자를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다. (6) 투자상품에 깊은 관심을 정기적금은 만기까지 확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가 낮다. 그 대안으로 적립식 펀드를 고려해 볼만 하다. 매월 일정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상품으로 적금+α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7) 주거래 은행 만들기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급여통장 및 적금, 신용카드, 공과금 등 모든 은행거래를 한곳에 집중하라. 은행 단골고객이 되면 예금금리, 대출금리, 수수료 등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8)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사용을 생활화 소득공제 혜택뿐 아니라 지출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생활비는 신용카드, 용돈은 체크카드’ 등으로 용도를 정해서 사용하면 지출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9) 위험에 대비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질병에 대비가 없기 때문에 서둘러 부부의 보장성 보험을 준비하는 게 좋다. 보장성 보험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가입해야 보험료가 싸다. 10 철저한 신용관리 신용에 따라 대출금리나 보험료까지 달라지는 세상이다. 며칠간의 연체라도 절대로 습관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도움말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차장>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터넷·게임중독 30만명 치료 청소년은 200명뿐

    인터넷·게임중독 30만명 치료 청소년은 200명뿐

    청소년의 20∼30%가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치료기관에 대한 인지도는 전체의 5%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의 73%는 자기가 인터넷 중독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 이는 국무조정실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인·학생·학부모·교사 등 1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학생들의 72.6%는 스스로 ‘인터넷 중독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학부모 중 85.3%, 교사의 78.0%는 우리 사회의 인터넷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청소년 인터넷 중독 의심자 중 정작 치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던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치료기관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다. 인터넷 중독 치료병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일반인 3.7%, 학생 6.8%에 불과했다. 학부모는 5.1%, 교사는 9.0%였다. 또 인터넷 중독상담센터의 이용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람도 일반인 4.1%, 학생 4.2%, 학부모 4.3% 등 100명 중 4명꼴이었다. 교사들조차 13.0%에 불과했다. 자기가 인터넷 중독일 경우, 병원치료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고작 27.4%만이 치료를 받을 생각이 있다고 답했고,72.6%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1000만명 중 20∼30% 정도가 ‘인터넷 중독의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된다.3∼5%는 중독이 심각해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만큼이나 각종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치료행사에 대한 참여도는 극히 낮다. 지난달 10∼12일 국가청소년위원회와 19개 대학병원이 함께 연 ‘인터넷중독치료캠프´에는 고작 12명이 참가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와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서울대, 한양대, 중앙대 등 19개 대학병원과 협력해 인터넷 중독 관련 치료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병원을 찾은 청소년은 약 200명으로 병원당 10∼15명 수준이었다. 그나마 치료 실패율도 높아 한양대의 경우 내원한 15명 중 고작 5명만이 치료에 성공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도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역시 저조하다.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안동현(한양대 의대 교수) 회장은 “인터넷 게임 중독을 하나의 독립된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탓에 장기적인 치료모형을 개발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인터넷 중독의 부작용으로 학교 결석이나 가출 등 극단적 상황이 오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김준석기자 whoami@seoul.co.kr
  • ‘산산’ 초속41m 강풍동반 피해 속출

    ‘산산’ 초속41m 강풍동반 피해 속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3호 태풍 ‘산산(ShanShan)’이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비보다 바람 피해가 컸으며, 피해는 태풍의 길목인 제주와 남·동해안 지역에 집중됐다. 강력한 중형 태풍 산산은 17일 밤 12시 무렵 대한해협을 지나쳐 계속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0헥토파스칼(h㎩), 최대 풍속은 초속 41m(시속 148㎞)에 달했다. 기상청은 앞서 17일 오후 9시를 기해 동해 중부 앞바다에 태풍경보를, 강원도 강릉·동해·태백·삼척·속초·고성·양양·평창에 태풍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주도와 제주도 전 해상에 내려졌던 태풍경보도 오후 11시를 기해 태풍주의보로 바뀌었다. 태풍경보가 제주 지역을 벗어나 울릉도ㆍ독도와 동해 중부·동해 남부·남해 동부 전 해상과 남동부 해안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 지역에는 초속 14∼20m의 바람과 20∼6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상으로 북상하는 태풍은 18일 밤까지 울릉도와 독도 부근에 영향을 미치다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태풍 경로에 인접한 지역에는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불 것”이라며 “시설물과 수확기 농작물에 피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산의 영향으로 해상에 3∼9m의 높은 물결이 이는 가운데 제주도를 비롯한 서·남해안 항·포구마다 여객선과 어선들의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제주와 완도·목포·부산·인천·녹동 등에서는 주요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경남·울산 해안과 각 항만에도 어선 1만 8000여척이 피항했으며, 경북지역의 항·포구에도 4500여척의 각종 선박이 피항해 있다. 태풍의 간접 영향권인 전남 목포항과 여수·완도항에서는 48개 항로 67척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지리산 입산도 전면 금지됐다. 피해도 잇따라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제주항에 피항 중이던 부산 선적 동남호 선원 은모(57)씨가 배를 결박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영도구 청학동 해안로 1㎞ 구간이 높은 파도로 통제됐으며,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강풍에 교회 철탑이 부러지기도 했다. 또 오후 7시 쯤 울산시 달동에서는 행인 김모(62)씨가 강풍에 떨어진 간판에 맞아 크게 다쳤고, 시가지 가로수 수십 그루가 쓰러졌다. 유영규기자·전국 whoami@seoul.co.kr
  • 마른 모델 패션쇼 퇴출 확산

    비정상적인 ‘말라깽이’ 모델들을 패션쇼에서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8일부터 22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명 패션쇼 파사렐라 시벨레스에 너무 말랐다는 이유로 톱모델 에스더 카냐다스 등 5명의 출연이 거부된 데 이어 테사 조웰 영국 문화장관이 같은 날 시작되는 런던 패션위크 주최측에 ‘막대기처럼 여윈’ 모델의 출연을 금지시켜 달라고 16일 요구했다. 조웰 장관은 “패션 산업이 몸매에 관한 10대 소녀들의 태도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쇼를 주관하는 영국 패션협회는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8일 파사렐라 시벨레스 운영진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체질량지수(BMI) 측정법을 활용,68명의 모델 가운데 5명을 떨어뜨렸다. 카냐다스는 178㎝의 장신이지만 몸무게는 45㎏도 되지 않아 BMI가 1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락된 이들 모두 175㎝ 이상인데도 몸무게는 55㎏을 넘지 않았다. 심사에 참여했던 내분비학 교수인 바실리오 모레노는 “탈락된 이들은 스페인 내분비학계의 기준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WHO의 BMI는 18.5∼24.9를 정상인으로,18.5 미만이면 비정상적으로 마른 체형으로 분류한다.BMI가 18이 되려면 키 175㎝의 경우 체중이 57㎏이 되어야 하지만 같은 키 모델들의 평균 체중은 52㎏에 불과하다. 쇼 기획자 쿠차 솔라나는 아름다우면서도 우아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쇼이기 때문에 비쩍 마른 모델들을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에게 병원은 너무나 먼 곳”

    “외국인 노동자에게 병원은 너무나 먼 곳”

    “도심에 병원이 넘쳐나 망하는 곳이 속출한다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도움 받을 수 있는 병원 하나 찾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무료병원 선학무료진료소 조행식(47·항문과 전문의) 소장은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2003년 9월부터 매주 일요일 진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식구 25명 그동안 도움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어림잡아 4500여명. 알음알음 주변 의사와 간호사들을 모아 시작한 무료진료소 식구도 그 사이 25명까지 늘어났다. 그는 “지역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도우미까지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에 모두 자기 시간과 주머니를 털었다.”면서 “큰 수술은 어렵지만 외과, 내과, 치과까지 어지간한 진료는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조 소장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사실 불법 체류자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법체류자들에게 아직 ‘병원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겪는 경제적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 게다가 자칫 병원에 갔다가 불법체류자의 신분이 드러나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부산에서는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하는 파키스탄 출신 30세 이주노동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인천 외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서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진료소 크기를 70평 정도로 넓히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공과대학 3학년을 중퇴하고 1981년 의과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며 무작정 소록도로 떠난 봉사활동이 계기가 됐다.“당시에는 의술을 익혀 수도자로 살며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는 꿈에서 들어간 의과대학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살다보니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었나 하는 것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기보다는 도움 주는 ‘형´으로 40대 중반에 출발점을 돌아보게 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 관련 TV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경기도 외곽 공장지대만 해도 병원 한번 갈 생각 못하고 숨어서 앓기만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는 ‘선생님’이기보다는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형’으로 불리는 것이 좋다. 한국에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가사는 물론, 제사 등 풍습을 알려주기도 하고 매년 한번씩 음식축제를 열어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얼마 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인사를 왔더군요. 형 덕분에 몸도 다 나았고 돈도 벌어 고향 가면 사장님 소리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더군요. 평생 가장 자연스럽게 기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사진이었던 것 같아요.”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군경, 6·25때 1만7716명 학살”

    군과 경찰이 6·25전쟁 당시 북한에 협조했거나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법절차 없이 1만 7700여명을 학살했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14일 ‘보도연맹원 학살의혹’‘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등 사건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 과거사위는 내부 자료 등을 토대로 6·25 당시 민간인이 최소한 1만 7716명 학살됐으며 이 중 3593명 이상이 보도연맹 소속이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희생자는 좌익 경력이 있었지만 전향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북이나 좌익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도 일부 포함됐다.”고 밝혔다. 보도연맹원 학살의혹 사건이란 6·25전쟁 중 군과 경찰, 우익단체 등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던 사람들을 집단학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말한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이승만 정부가 일제 때나 광복 직후 좌익활동을 하다 전향한 민간인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관변단체로 당시 회원 수는 6만 2000여명으로 추정된다.당시 단체학살 명령이 누구에 의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과거사위는 밝혔다.이종수(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장은 “추가 조사결과에 따라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70만명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78년 중앙정보부가 자체 조사한 ‘6·25 당시 처형자 명단’에는 2만 6330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79년 대규모 간첩이라고 발표됐던 남조선민족해방전선은 자생적 사회주의 단체이긴 했지만 실제 북한과 연계는 없었다고 과거사위는 밝혔다. 이는 과거 대법원 판결과 일치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직전인 79년 10월 발표된 남민전 사건은 당시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 노선에 따라 반국가활동을 벌인 대규모 도시게릴라 단체’로 규정됐다. 과거사위는 “기존 대법원 판결대로 남민전이 사회주의를 지향한 실존 조직이었음은 인정되지만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당시 북한과의 연계활동을 도모하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박정희 정권이 과장해 대규모 간첩단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신용정보 불법거래 변호사 71명 적발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빼내 사건수임 여부를 판단하거나 채권보전을 하는 데 이용한 변호사와 법무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3일 불법입수한 개인 신용정보를 소송 등에 사용한 윤모(45)씨 등 변호사 71명과 권모(58)씨 등 법무사 2명, 양모(34)씨 등 변호사 사무실 직원 16명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개인신용정보를 불법으로 넘긴 신용정보업체 K사 직원 김모(48)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윤씨 등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의뢰인들의 민사채권을 상거래 채권거래인 것처럼 꾸며 채무자 194명의 개인 신용정보를 K사로부터 넘겨받은 후 소송자료 등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네받은 개인 신용정보는 ▲채무자의 인적사항은 물론 ▲동산 소유현황 ▲주택 및 임대차 현황 ▲금융거래 내역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적발된 변호사 등은 신용 정보로 사건을 맡을지 판단하거나 이미 맡은 사건과 관련, 가압류·명도소송·채권보전 등을 하는 데 이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파리 단독패션쇼 연 디자이너 손정완

    파리 단독패션쇼 연 디자이너 손정완

    “프랑스와 한국은 정서적으로 잘 맞아요. 그래서 제 스타일이 더욱 관심을 받을 수 있었나 봐요. 파리의 멋쟁이들처럼 나의 스타일에 자부심을 갖고, 차별화된 멋을 낼줄 아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커다란 리본, 하늘거리는 시폰, 풍성한 치마 등 로맨틱한 패션으로 사랑받은 디자이너 손정완. 그가 지난 1일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단독패션쇼이자, 그의 첫 해외컬렉션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한국에서도 할 일이 많은데 해외에 진출하는 무리수를 두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해외 진출은 아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차에 ‘후즈 넥스트(Who’s Next)’ 기획자를 우연히 만났다. 후즈 넥스트는 1994년부터 매해 2차례 열리는 패션전시회로, 최신 패션트렌드 정보 교류의 장이다. 한·불수교 120주년이라는 의미를 가진 올해 행사에 어울리는 디자이너를 찾던 기획자에게 꾸준히 자신의 색깔 속에 트렌드를 반영하는 그는 더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디자이너였다. 단순 전시회 참여가 아닌, 주최측이 초청한 단독패션쇼였기에 해외 바이어와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주최측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협조적이어서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내년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패션 40여 스타일을 선보였다.1950년대와 1980년대 패션을 뒤섞어 풍성하고 로맨틱한 ‘볼륨’과 몸매를 강조하는 ‘스키니’라는 두 극단적인 스타일을 매치시켰다. 색상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파스텔톤을 한층 더 톤다운시켜 전체적으로 맑은 이미지를 주었다. 한국 디자이너가 갖는 무대라고 해서 굳이 디자인에 한국색을 넣으려 하지 않았다.“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전통느낌이 더욱 멋스럽다고 생각했어요. 패션에는 자신만의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디자인 철학이죠. 여성스럽기만하거나 섹시하기만한 것도 매력 없어요. 자신만의 스타일에 여유, 품위, 풍요로움,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면 그게 멋진 거고, 럭셔리한 거죠.” 첫 해외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글쎄’다. 스타들이 먼저 찾아오는 유명 디자이너가 아니라,‘죽지 않는 영원한´ 브랜드 ‘손정완’을 만드는 것에 대한 갈증이 더욱 크다. 또 남편과 아이에게 충실한 아내, 엄마로서 단 1분이라도 소홀히 할 시간이 없다. 진정 아름다운 디자인은 질서, 가족애, 열정 등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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