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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건 어쩔 수 없어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건 어쩔 수 없어

    그건 어쩔 수 없어 (No help for that) - 찰스 부코스키 가슴속에 결코 채워지지 않는 자리가 있다 어떤 공간 그래서 최고의 순간에도 그리고 가장 좋은 시절에도 우리는 알게 되지 우리는 알게 되지 어느 때보다 또렷이 가슴속에 결코 채워지지 않는 자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 그 공간에서. * There is a place in the heart that will never be filled a space and even during the best moments and the greatest times times we will know it we will know it more than ever there is a place in the heart that will never be filled and we will wait and wait in that space. *아. 그래 바로 그거야. 나도 알고 있고 당신도 알고 있었어. 그 빈 공간. 가슴 한편에 뻥 뚫린 구멍. 당신과 함께 있어도 채워지지 못했던 마음의 빈터. 그런데 누구도 부코스키처럼 그걸 꺼내서 이렇게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지. 시인이란 그런 존재라고, 젊은 친구인 K가 내 페이스북 댓글에 썼다. 누구나의 마음에 있는 것을 세상 처음 보는 언어로 보여 주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오히려 더 뚜렷이 잡히는 공간. 그래서 우리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찰스 부코스키(1920~1994)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독일에서, 미국인 병사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로스앤젤레스의 빈민가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스무 살이던 1939년부터 1941년까지 로스앤젤레스시립대를 다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대학을 다녔다니 의외다. “지식인은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고, 예술가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한다.” “신중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연구하고, 가르치고, 그러곤 망친다”라고 감히 선언했던 사람. 낙서를 휘갈긴 듯 자유분방한 부코스키의 시들을 읽으며 나는 그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이단아일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친다며 학생들을 자신의 틀에 가두는 교수들에게 어지간히 질렸나 보다. 부코스키는 늦게 꽃핀 작가이다. 그의 글을 출판해 줄 출판사를 찾지 못해 서른다섯 살이 되기까지 도시의 변방을 떠돌며 먹고살기 위해 여러 직업에 종사했다. 접시닦이, 트럭 운전사, 주유소 직원, 주차요원, 우체국에서 일하며 틈틈이 시를 썼다.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대도시의 밑바닥을 경험한 시인이 아니고는 쓸 수 없는 구체적인 이미지와 생생한 언어, 그의 작품에 배어 있는 독한 술 냄새와 처절한 절망을 통해 나는 미합중국이라는 거대한 환상, 그 환상을 먹고사는 하루살이 인생들의 ‘뒤집힌 아메리칸 드림’을 읽었다. 39세에 첫 시집을 출판한 뒤 부코스키는 그동안의 서러웠던 무명 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미친 듯이 글을 썼다. 74세에 죽기 전까지 (알코올 중독으로 심각한 궤양을 앓았던 시인치고는 오래 살았다!) 시집과 소설, 에세이, 서간집을 포함해 45권이 넘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니. 채워지지 않은 마음의 면적이 그만큼 컸나 보다. 나는 고작 열 권 남짓의 책을 출간하고 이미 지쳐 고만 쓸까 하는데, 내 가슴속의 빈자리가 부코스키의 그것보다는 작은 건가. * 지금 쓰는 내 글이 서울신문에 실릴 목요일이면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보게 될 게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들 생활의 허전한 빈 곳을 채워 주는 정책을 펴면 좋겠다. 정치 경제 사회만이 아니라 문화도 살피는 지도자. 문화 예술계가 바뀌어야 이 나라가 변한다고 나는 믿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람들의 고루한 인식을 바꾸고 취미를 바꾸는 게 문학과 예술의 힘 아니던가. * 그동안 ‘세계의 명시’ 연재를 아껴 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었다면, 글이 좋아서가 아니라 아마도 시의 힘 덕분일 겁니다. 시는 우리의 가슴속 허전한 곳을 건드리는 바람, 짧지만 심오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시를 알아보는 눈이 늘어나기를 빌며 작별 인사를 마치렵니다.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끝>
  • 은산분리 완화·성과연봉제 ‘원점 재검토’하나

    은산분리 완화·성과연봉제 ‘원점 재검토’하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전임 정권 때 추진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완화와 성과연봉제 도입,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미완의 금융개혁도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우선을 두면서도 금융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약에 너무 집착해 개혁을 실기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4%(의결권 미행사 시 10%) 이내로 제한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문 대통령 진영은 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한다. 인터넷은행 등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은행법)을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다만, 자격 요건을 갖춘 곳은 누구나 진입할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 관료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자는 대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의원도 있다”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좀더 책임감 있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논의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성과연봉제 향방도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문 대통령은 “노사 합의 없는 도입은 잘못됐다”며 폐지 후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때문에 금융노조는 대선 때 문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많고 근본적으로 국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끝까지 고수할지는 미지수다. 진보 성향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과연봉제는 개별 기업과 노조 간 협상 문제로 정부가 관여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성과연봉제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걸림돌이 된다면 정부가 나설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최근 “호봉제를 폐지하고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성과연봉제 필요성을 강하게 밝혔다. 지난해 3월 도입됐으나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ISA는 ‘재단장’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만든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장은 “지금의 ISA는 까다로운 가입 자격과 납입금 인출 제한, 불충분한 세제 혜택 때문에 기대와 달리 ‘국민 상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을 허용하고, 비과세 혜택도 2배가량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금융+IT)는 문 대통령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힌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체계는 후보 시절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인수위원회도 없이 곧바로 국정을 시작하는 상황이라 힘이 실릴지 불투명하다. 반면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는 ‘서민금융 지원’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는 “금융은 다른 분야와 달리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휘돼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 금융규제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고질적인 병폐인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 근절에도 새 정부가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TK, 분리 독립해라” “전라도, 야당만 찍어”… 지역 갈등 되살아나나

    “TK, 분리 독립해라” “전라도, 야당만 찍어”… 지역 갈등 되살아나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고도 자유한국당을 밀어준 대구·경북을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TK를 분리시켜 독립국가로 만들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서울시민 황모(35)씨 “전라도는 대선에서 내내 야당만 찍었다. 득표율로만 보면 TK보다 더 심할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에 지역색을 입혀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다.”- 대구시민 박모(34)씨지난 9일 끝난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난 만큼 분열보다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대선 관련 온라인 기사에는 일명 TK(대구·경북) 지역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나도 경상도 사람인데 대구·경북은 너무했다”, “성주군민 대다수는 사드 배치를 환영하고 있었던 모양”, “앞으로 성주참외 안 먹겠다” 등이었다.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에 대한 반감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강하게 저항했던 경북 성주군에서 홍 후보가 56.2%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기도 출신인 김모(40)씨는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개표 결과를 보고 TK에 크게 실망했다. 다른 보수 후보도 있는데 굳이 박근혜 정권의 원죄가 있는 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 후보에게 투표한 한 대구시민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게 왜 비난받을 일인지, 조롱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성주군민들도 억울해했다. 박수규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상황실장은 “선거인 수 약 4만명 중에 50대 이상이 3만 7000명이나 된다. 우리끼리도 ‘어르신들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투표는 자신의 뜻으로 행사하는 것”이라며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87%였던 것을 생각하면 홍 후보의 득표율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 문제는 탄핵으로 해결됐다고 판단하거나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에게는 홍 후보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면서 “이번 현상이 또 하나의 소지역주의나 새로운 지역 갈등으로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까지 섬겨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한 만큼 호남뿐 아니라 대구·경북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잘 봉합하면 변화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선 ‘가짜뉴스’ 만연… 선거사범 52% 증가

    ‘가짜뉴스’가 늘면서 19대 대통령선거 사범도 18대 대선 때보다 절반가량 증가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10일 0시를 기준으로 입건된 19대 대선 선거사범이 총 435명으로 18대 대선 당시 287명에 비해 51.6% 증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입건된 선거사범 중 5명을 기소했다. 6명은 불기소 처분했고, 사안이 무거운 7명은 구속해 기소하거나 수사 중이다. 18대 선거보다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입건자 수가 늘어난 것은 ‘가짜뉴스’ 등 흑색선전 사범이 늘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금품선거 사범은 18대 42명에서 19대 31명으로 26.2% 감소한 반면 흑색선전 사범은 18대 81명에서 19대 120명으로 48.1% 늘었다. 검찰은 ▲‘A후보가 사퇴한 후 B후보를 지지 선언했다’는 허위 글을 포털 커뮤니티에 게시 ▲다른 정치인이 북한 김정일에게 보냈던 편지를 C후보가 보낸 편지라고 허위사실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 ▲재외선거의 출구조사 결과를 허위로 작성해 커뮤니티에 공지한 사례 등 가짜뉴스와 관련해 총 10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사범 956명(887건)을 입건했다. 현수막, 벽보, 유세차량 등 선전시설을 훼손한 피의자가 645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文, 역대 최다 표차… 洪 제외 4인 75% 득표는 탄핵표심

    文, 역대 최다 표차… 洪 제외 4인 75% 득표는 탄핵표심

    전례 없는 다자구도 선거로 文득표율 41% 세 번째로 낮아…최고 득표율은 박근혜 51.6% 洪·安·劉 득표율 합하면 52%…유권자 절반이 중도·보수…劉+沈 12.93% 소신투표 결과 보수·중도보수·중도진보·진보 3:2: 2:3 구도로 세분화된 선거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5·9 대선’에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최다 표차 승리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 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개표 마감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호 1번 문 대통령은 3267만 2101명의 유효 투표자 가운데 41.1%인 1342만 3800표를 득표했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785만 2849표(24.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699만 8342표(21.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220만 8771표(6.8%), 심상정 정의당 후보 201만 7458표(6.2%) 등이다. 지난 3일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직전 ‘1강(문재인) 2중(홍준표·안철수) 2약(유승민·심상정)’의 판세가 대선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2위인 홍 후보를 557만 951표(17.05% 포인트) 차이로 따돌려 역대 최다 표차 당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1·2위 간 득표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던 때는 2007년 17대 대선으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531만 7708표 차로 이겼다. 1·2위 후보 간 득표율 격차에서도 17대 대선(22.6%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역대 최저 득표 격차는 15대 대선으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불과 39만 557표 차이로 꺾었다. 다만 이번 대선이 원내정당 후보만 5명(총 13명)에 이를 정도로 전례 없는 다자 구도로 치러진 탓에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13대 대선(노태우 대통령 득표율 36.6%)과 15대 대선(김대중 대통령 득표율 40.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고 득표율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51.6%)가 기록했다. 또 문 대통령과 안·유·심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75.42%로, 70%대를 유지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론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홍·안·유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52.2%로, 중도·보수층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유·심 후보의 합계 득표율(12.93%)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대결 구도를 뛰어넘은 표심으로 읽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대선은 보수·중도·진보의 4대2대4 구도가 보수·중도보수·중도진보·진보의 3대2대2대3 구도로 세분화된 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탄핵 찬성과 반대 세력 구도의 대선이자 소신투표의 결과가 드러난 대선”이라며 “각 후보의 성과나 한계라기보다는 각각의 노선과 정책을 살려 나가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소 후보 중에는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4만 2949표(0.31%), 김민찬 무소속 후보 3만 3990표(0.10%),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 2만 7229표(0.08%),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 2만 1709표(0.06%), 윤홍식 홍익당 후보 1만 8543표(0.05%), 이경희 한국국민당 후보 1만 1355표(0.03%),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 9140표(0.02%), 오영국 경제애국당 후보 6040표(0.01%) 등의 순이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야당’ 범보수 정계개편 예고… ‘호남참패’ 국민의당 연대론 고개

    ‘야당’ 범보수 정계개편 예고… ‘호남참패’ 국민의당 연대론 고개

    승자에게는 영광이, 패자에게는 시련의 시간이 왔다. ‘5·9 대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현재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청와대 입성에 실패한 야 3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털어 내야 하는 공통의 숙제를 떠안게 됐다.한국당은 다음달 개최되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처절한 당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박지원 당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벌써부터 책임 공방에 휩싸였다. 바른정당도 대선 기간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당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대선 패배로 9년 2개월여 만에 야당이 된 한국당은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의 24.03% 득표율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당 지지율을 웃도는 득표율에 의미를 두는 시각과 좌우 대결 구도에서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지적이 상존한다. 따라서 한국당은 새 리더십을 세우기 위한 전당대회부터 서둘러 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이정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으로 이어진 임시 지도체제가 오래가선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의 패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 진영의 분열이 지목된 만큼 ‘통합형·혁신형 리더십’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의 나경원·홍문종 의원, 충청권의 정진석 의원도 전대 출마 예상자로 이름이 나온다. 홍 후보의 의중과 행보도 중요하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9일 대선 결과에 대해 “무너진 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방점을 찍었던 만큼 당 대표를 맡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강한 야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아직 남은 세월이 창창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국민의당은 박지원 대표가 이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야심 차게 임했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참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특히 당의 지역적 근간인 호남에서도 대패를 면치 못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창당 후 위기 때마다 수시로 불거지던 ‘연대론’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심상치 않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에 음으로 양으로 ‘러브콜’을 보냈으나 결국 성사되진 않았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 ‘원심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으로의 흡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에 ‘여당 프리미엄’이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의원 빼가기’ 움직임은 언제든 시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후보의 정계 은퇴 카드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는 전날 대선 결과에 승복하는 발언을 하면서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며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인으로서 계속 뜻을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당분간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6.76%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른정당은 지난 3월 당시 정병국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현재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새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의 거취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은 대선 이후 당의 전략적 로드맵 논의를 위해 다음주 초쯤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黃총리 사표 수리 미정… 당분간 ‘불편한 동거’

    黃총리 사표 수리 미정… 당분간 ‘불편한 동거’

    황교안 국무총리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당분간 국무회의의 필요성 등을 검토한 뒤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수리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문 대통령과 지난 정부의 각료들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황 총리와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자리다. 문 대통령은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황 총리가) 국정 상황을 잘 관리했다”고 평가했고, 황 총리는 외교·안보 상황과 강원도 산불,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자신을 포함해 국무위원과 정무직의 일괄 사표를 금일 중으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하고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한 방침을 정하겠다고 답했다. 정부 부처의 장차관들은 지난 8일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황 총리는 이날 오찬에서 여러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며 “황 총리가 현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고하고, 대통령이 경청하는 등 편하게 점심을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황 총리의 거취 문제다. 총리가 각 부처 장관에 대한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황 총리의 사표 수리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황 총리의 사표를 즉시 수리한다면 이낙연 새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각 부처 장관 인선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총리 직무대행을 맡길 수 있지만, 헌법에 총리 직무대행의 장관 제청권이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의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빠른 내각 구성을 위해 황 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까지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물론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각 부처 차관부터 임명하는 방식도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다. 차관을 임명해 국정을 운영하는 한편 장관 후보자를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업무 파악도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 방침이 정해지면 황 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의 사표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국무회의가 개최되려면 국무위원이 과반 출석해야 하기에 차례로 물갈이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인사청문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서 20일 이내에 시행되기 때문이다. 특별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꾸려진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르면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이 후보자 사무실을 꾸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文대통령 ‘일자리위원회 구성’ 첫 서명

    文대통령 ‘일자리위원회 구성’ 첫 서명

    올해 노인 일자리수 두배로 늘려… 비서실에 전담 수석 신설 곧 임명 대선 기간 ‘일자리 대통령’을 수차례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업무지시는 역시 ‘일자리’였다.문 대통령은 10일 대통령 취임선서 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제1호 업무지시인 ‘일자리 상황점검과 일자리위원회 구성’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로부터 일자리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안을 보고받은 뒤 경제부총리로 하여금 당면한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당장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수립하여 보고토록 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하여금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준비토록 했다. 일자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일자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고, 집무실에 상황판을 걸어놓고 직접 일자리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설치되는 일자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국무총리가 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산하에는 민간위원과 정부위원 20명으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도 꾸려진다. 또 대통령 직속으로 차관급을 본부장으로 한 국가일자리대책본부가 마련된다. 전체적으로 행정자치부가 일자리위원회의 보좌역할을 맡고,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부 등에서 파견을 받아 조직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의 핵심업무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이다. 2022년까지 5년간 총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창출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5년간 21조원(연평균 4조 2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울러 창업하기 좋은 창업국가 조성을 위해 정부의 창업지원펀드 및 엔젤 매칭펀드 등 지원자금을 확대하고, 스타트업 공공부문 조달 참여 보장 및 의무 구매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내에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정책자금은 내년 예산부터 점진적으로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청년 취업난 개선을 위해서는 청년고용할당제 확대,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 등을 추진하고, 청년·알바 체당금제 도입한다. 또 노인 일자리 두 배 확충을 통해 올해 43만개 수준인 노인 일자리 수를 80만개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격차 해소,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도 추진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자리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일자리 정책 기획·발굴, 부처 간 일자리 관련 정책 조정, 일자리에 관한 국민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대통령 비서실에 일자리를 전담하는 수석을 두어 관련 업무를 챙기기로 했으며, 임명에 필요한 직제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적임자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취임 하루도 안돼… 트럼프 “文대통령 공식 초청”

    취임 하루도 안돼… 트럼프 “文대통령 공식 초청”

    文대통령 “빠른 시일내 특사 파견”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고,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특사를 보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 채 하루도 안 돼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가진 통화에서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 가는 상황 속에서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축하를 한 뒤 “북핵 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공식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 중 첫 축하 전화를 받게 돼 기쁘다”면서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한 도발 억제와 핵문제 해결에 대해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을 방문해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동맹은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 관계’”라면서 “조기 방미해 정상회담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조만간 한국에 고위 자문단을 보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한국에 초청하면서, “직접 만나기 전에도 현안이 있을 때 통화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언제라도 편하게 전화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왔으며 밤 10시 30분부터 약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한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주변 주요 국가들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에 잇따라 축전을 보내면서 협력 강화와 관계 발전을 희망했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축전에서 “한·중 양국은 중요한 이웃나라이며 양국 관계가 발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용석의 상상 나래] 신(新)성장 산업의 기회는 실패 문화에서 찾자

    [김용석의 상상 나래] 신(新)성장 산업의 기회는 실패 문화에서 찾자

    대선이 끝났다. 그동안 대선 주자들이 앞다투어 내놓는 공약 중 중요한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이 현재의 일자리를 빠르게 잠식할 것인가, 신성장 산업 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원천이 될 것인가는 논란이 많다. 새 정부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5년의 시간은 너무나 중요한 시기다.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세상은 ‘창조’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수하거나 패배한 자도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새 정부가 우선해서 해야 할 일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항상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도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산업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조선, 철강, 자동차 등 대표 업종들이 거의 예외 없이 고전하는 양상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세계 1등 제품의 수는 우리나라가 68개로 14위(2015년 기준)를 차지했다. 중국이 1762개로 1위를 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대부분의 품목에서 중국과 경쟁 중이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인 이유다. 신성장 산업은 남의 것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신성장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가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정부 연구개발(R&D)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투자에 있다. 정부출연연구소, 대학은 위험성 있지만, 미래 지향적인 과제를 맡도록 한다. 좀더 도전적이고 창의, 혁신적인 과제를 진행한다. 전체 과제들 중에 50% 이상은 실패할 정도의 도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과제여야 한다. 기업은 실패한 결과나 성공한 결과가 모두 도움이 된다. 기업은 이미 검증된 기술을 확보해 빠른 시간 내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은 실패, 성공의 결과물을 활용해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15년 4.23%로 세계 2위다. 투자액이 결코 낮지 않다. 그렇지만 연구개발 결과물이 상용화로 이어지는 것은 미진한 편이다. 당장의 상용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기초 및 원천기술 분야는 논외로 하더라도 정부 출연 연구소나 대학의 응용, 연구개발 결과가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 출연 연구소, 대학은 주로 정부 예산을 받아서 진행하게 되는데, 거의 모든 과제는 성공을 보이고 있지만, 상용화로 제대로 연결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과제를 실패하면 무능력한 연구자가 되거나, 다음에 이어서 새로운 과제를 받기가 어려워지니 성공 확률도 높고 이미 검증된 기술이나 제품 개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의 혁신 기술은 어렵고 위험 부담이 크며 신제품은 시장도 작다는 점이 특징이다. 혁신적이고 위험성이 높은 과제들은 정부 출연 연구소나 대학이 담당해야 한다. 사실상 기업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기 어렵다. 왜냐하면 한 번 실패로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작년에 갤럭시노트7의 과제 기획을 매우 도전적으로 했다. 그렇지만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는 결국 단종 사태로 이어졌고, 이로 인한 리콜 비용, 기회 손실 등의 총합계는 7조원에 달하리라 추산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실패면 웬만한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한다. 만약 배터리를 대용량으로 키우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대학에 맡겨 선행개발 과제로 충분한 검증을 했다면, 실패의 경우의 수를 미리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기업의 지속 성장은 늘 어려운 문제다. 제품과 기술은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제품이 경영에 큰 기여를 한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신성장 산업을 찾는 노력이 필요 하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벤치마크로 삼을 만한 대상은 거의 사라졌다. 누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선도해야 하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새 정부는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제를 정부 출연 연구소, 대학에서 시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은 실패 경험에서 신성장 산업을 찾을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 보수·진보 존재감 드러낸 劉·沈… 작지만 큰 승리

    보수·진보 존재감 드러낸 劉·沈… 작지만 큰 승리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선 이후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 모두 6%대 득표율을 얻어 ‘꼴찌’를 면치 못했지만 각각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정부를 추진할 경우 두 사람의 존재감과 역할이 부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6.76%의 득표율을 기록한 유 후보는 불과 창당 100일밖에 안 된 신생 정당 후보로, 조직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선의 벽을 크게 실감했다. 대신 ‘보수의 새 희망’ 슬로건을 통해 새로운 개혁적 보수를 대표할 적임자라는 점을 각인시켰고 기존의 보수 정치와는 차별화된, 건전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알리기 시작했다. 집단 탈당 사태로 현역 의원이 20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자칫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기에 놓일 처지가 됐지만 유 후보는 ‘원칙과 소신’을 앞세워 당의 토대를 닦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10일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우리 당이 얼마나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했는지 동지들께서 제일 잘 아실 것”이라며 “선대위는 비록 해단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했던 그 길로 가기 위한 새로운 첫걸음을 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는 백의종군하면서 여러분과 늘 함께 갈 것”이라며 “여러분께서도 어려울 때 신념과 용기를 갖고 같이 극복한다는 생각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심 후보의 완주도 의미가 깊다. 심 후보의 6.17% 지지율은 역대 진보 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2년 대선에서 중도 사퇴하고, 그에 앞서 지방선거에서도 양보를 했던 심 후보의 활약은 정의당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대중과의 친밀감을 더욱 높였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통령이 부디 촛불의 열망을 실현하는 성공하는 개혁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저와 정의당은 새 정부의 과감한 개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단식에서도 “더 강한 개혁과 더 큰 변화를 위해 정의당의 사명을 다해 가겠다”고 밝혀 새 정부에서 더욱 개혁적인 진보의 목소리를 내면서 여당과 협력 관계를 이어 갈 것임을 내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의왕시, 도시기본계획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만든다

    의왕시, 도시기본계획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만든다

     경기 의왕시가 도시의 미래상을 새로 세우기 위한 도시기본계획을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만든다. 시는 ‘2035년 의왕 도시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다음달 착수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도시기본계획은 소수 전문가와 시 주도로 이뤄졌다. 의왕시의 도시미래를 구상할 이번 용역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7~8월경 시민계획단을 구성한다.   이번 도시기본계획 용역은 도시성장 추세에 대비해 도시공간을 재진단하고 도시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주거유형 수요가 다양해지는 등 도시의 구조와 기능이 바뀌고 있어 지역특성에 맞도록 도시성장과 발전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주거·산업·물류 및 재생 사업 등 도시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의왕시는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도시성장관리 및 발전방안을 위한 지역발전 협약’을 체결해 도시성장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김성제 시장은 “백운지식문화밸리 조성 등 많은 대형사업이 진행중인 의왕시는 지금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개발이 되지않도록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명품도시로서의 기틀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변두리에 있지만 진격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변두리에 있지만 진격

    혼네(본심)와 다테마에(체면).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에서 일본인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했다. 발간된 지 71년이 지났지만, 책은 여전히 일본인과 사회를 이해할 입문서로 읽힌다. ‘국화와 칼’이 포착한 일본인의 태도를 더 탐색하는 사례도 많다. 우치다 다쓰루 교수의 ‘일본변경론’이 대표적이다. 변경이란 세상의 중심이 아닌 변방, 변두리를 뜻한다. 가미카제를 불사하던 일본군이 포로가 되자 기꺼이 미군에게 협력하고 애써 서양 문화를 배우려는 광경에 베네딕트는 생경함을 느꼈지만, 다쓰루는 이것이야말로 변경인의 특성이라고 단언했다. 스스로 소신을 세워 판단 기준으로 삼기보다 외부 권위를 기준 삼아 자신이 그 권위에 가까울수록 잘하고 있다고 안도하는 이가 변경인이다. 미국이 기회의 나라로, 프랑스가 박애의 나라로, 캐나다가 관용의 나라로 정체성을 세우려 부심할 때 세계 2~3위 경제대국식의 국제 순위를 정체성으로 삼는 게 변경인들의 국가다. 한국인은 일본인과 참 많이 다르지만, 국제 순위를 정체성인 양 믿는 모습은 닮았다. 경제력, 올림픽 메달수,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율에서 정체성을 확인한다. 입시 위주 교육을 비판하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를 잘 받으면 안도한다. 경제력 순위에 목맨 그간의 성장위주 정책을 반대하는 편에서 대안으로 성장지수 대신 행복지수 국제 순위를 높이자고 주장하는 지경이다. 기왕 등수로 정체성을 확인하는 게 목표라면 순위가 높은 어떤 나라를 모방하는 것도 전략이란 생각이 들었나 보다. 영국의 금융허브 모델, 스웨덴 복지 모델, 독일의 연정, 핀란드식 교육까지 우리 사회에 모방 열기를 불러일으켰었다. 물론 이 모델이 우리에게 맞을 리 없다. 각 나라 사람들이 순위가 높아지는 동안 감내했던 사회적 양보를 간과해서다. 우리는 소득불평등이 적다고 스웨덴 모델을 예찬했지만, 이들이 자산불평등 극복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도 합의했다는 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진짜 정체성은 뒤처졌을 때 진면목을 드러낸다. 우리보다 며칠 앞서 대선을 치른 프랑스는 이를 방증해 냈다. 60년간 번갈아 집권한 공화·사회 양당 대선 후보가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패했을 때, 공화당 소속 중진 정치인인 피에르 를르슈는 “실패와 반혁신을 거듭한 우리 세대의 집단적 실패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불출마 계획을 밝혔다. 39세 새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새 비전 제시는 아직이지만, 패배한 정치세력이 먼저 ‘변화하는 프랑스’의 정체성 정립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 4강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듯 국제 순위는 바뀐다. 세계 모든 순위를 골고루 정복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순위를 좇는 삶, 그것도 내가 아닌 바깥에서 정한 기준을 맞추는 삶에는 불안이 숙명이다. 처음엔 순위가 낮을까봐, 그다음엔 기껏 따라잡은 순위가 더이상 세계의 이목을 끄는 순위가 아닐까봐 불안하다. 변두리에 있든, 지금껏 국제 순위를 좇느라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든 변명은 소용없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 한 불안은 계속된다.
  • 고급스럽거나 저렴하거나 둘 중 하나만 산다

    고급스럽거나 저렴하거나 둘 중 하나만 산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어요. 고급스럽거나 저렴하거나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분위기예요.”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 시장에 동반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의 임원은 9일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콧대 높은 해외 고급 브랜드처럼 할인 없이 고가 정책을 유지하지 않으면 아예 가격을 떨어뜨려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차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 현지 업체를 따라갈 수 없어 고민이 많다고 했다. 한 해 2300만대 이상이 팔리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지만, 현재의 구도가 바뀌지 않으면 한국차는 점점 더 잊혀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 소비자의 반(反)한 감정이 극심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도 절반 이상 뚝 떨어졌지만, 솔직히 사드 이슈가 끝나도 회복이 될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내비쳤다.●사드까지 덮쳐 판매량 뚝… 한국車 고난의 행군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중국 현지 업체 탐방을 다녀온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번 사드 이슈는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의 심화 요인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2014년부터 판매 둔화가 시작됐다고 했다. 지난해 현대차(약 114만대)와 기아차(65만대)는 중국에서 각각 7.5%, 5.5% 성장했지만 전체 시장 증가율(18.2%)에는 못 미쳤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현대·기아차만이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도 후진했다. 특히 포드는 지난 1분기 판매량(소매 판매 기준)이 31.6%나 급감했다. 14.7% 줄어든 현대차보다 더 큰 감소세다.중국 시장에서 해외 업체가 다 부진한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폭발적 성장을 하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에서도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단연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 1분기 판매 증가율은 44.3%에 달한다. 특히 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현지 딜러에게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데도 벤츠 차량을 사겠다는 현지 소비자들이 줄을 서면서 차량 인도에만 최소 1~2개월이 걸린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인기도 거세다. 모델 S와 X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졌을 뿐 아니라 수입관세 20%가 더해져 미국 현지 가격보다 30% 이상 높지만 지난 3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7% 늘었다. 임 연구원은 “압도적인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 업체만 제품 가격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들 업체의 성장보다 더 무서운 건 중국 현지 업체들이다. 해외 합작사보다 40~50%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2014년 13%대에서 지난 1분기 26%까지 치고 올라왔다. 중국 창안자동차와 창청(그레이트월)자동차는 최근 2년 연속 9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0년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는 올해 판매 목표가 100만대다. 중국 현지 업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건 SUV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내에서 SUV는 전년 대비 45% 늘어난 950만대가 팔렸다. 험한 지형이 많은 중국 대륙의 특성, 크고 화려한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SUV는 창청자동차의 ‘하발 H6’(58만 683대)다. 2위도 중국 광저우자동차(GAC)의 ‘GS4’(32만 6906대)가 차지했다. 두 모델은 지난 3월 SUV 톱 10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열린 상하이모터쇼에 다녀온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업체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면서 “대형화에 성공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면서 집중적인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기술 인재 영입 등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현지 업체의 경쟁력은 중국의 낮은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글로벌 업체와 다른 원가 개념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전략 SUV’ 출시로 반전 노려 중국에서 고난의 행군 중인 현대기아차가 과연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SUV 시장에서 열세에 놓인 현대차는 지난달 상하이모터쇼에서 ‘신형 ix35’의 외관을 공개하고 4분기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투싼보다 차체가 작고 가격도 저렴해 중국 현지 업체의 SUV와 경쟁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기아차도 전략 소형차 K2의 SUV 모델인 ‘K2 크로스’를 2분기 안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쏘렌토의 중국 모델인 ‘KX7’과 함께 중소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해마다 중국 시장에 60~80여종의 신차가 출시되면서 중국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한국차가 특별한 강점을 보이지 않는 이상 선택받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고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신모델이 내외장 디자인에서 큰 감동을 주진 못했다. 가격도 (중국 업체 대비) 경쟁력이 있지 않다”면서 “주행성능에서 차별화를 보이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국제 원재료값 하락 추세인데 국내 식음료값은 줄줄이 인상

    국제 원재료값 하락 추세인데 국내 식음료값은 줄줄이 인상

    라면과 햄버거, 사이다, 콜라 등 식음료값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이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는 국제 원료가격은 거꾸로 내려가는 추세여서 국정 공백을 틈타 업체 잇속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면·사이다·콜라 등 잇따라 값 올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전월(171.2포인트) 대비 1.8% 하락한 168.0포인트를 기록했다. 앞선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식량가격지수는 곡물과 유지류, 유제품, 육류, 설탕 등 5개 품목의 국제가격을 종합해 만든다. 2002~2004년 평균(100)을 기준으로 삼는다.특히 지난달 설탕가격지수는 전월보다 9.1% 하락한 233.3포인트로 지난해 4월(215.3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제설탕 가격이 떨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인 데다 브라질의 공급량 확대 전망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지류도 전월 대비 3.9% 하락한 161.1포인트를 기록했다. 팜유와 대두유 등 식물성 유지류 가격은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곡물과 유제품가격지수 역시 전월 대비 각각 1.2%, 3.3% 하락했다. 다만 연초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육류가격지수는 지난달에도 1.7% 오른 166.6포인트로 집계됐다. ●국제육류가격지수는 올 완만히 올라 그러나 국내 식음료값은 국제 원료가격과 달리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통령선거 전날인 지난 8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대형마트 등에서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롯데칠성 측은 “그동안 원가 절감으로 가격 조정을 억제해 왔지만 비용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탕과 과당, 캔, 페트 등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유류비, 물류비가 올랐다는 얘기다. ●새 정부 출범 전 서둘러 값 올리는 듯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과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에 대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민생 안정 등을 이유로 식료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업체들이 정부 출범에 앞서 서둘러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호남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대구 전기 자율차 선도도시로

    호남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대구 전기 자율차 선도도시로

    대선 후보들은 각종 지역 공약들을 쏟아낸다. 대선은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할 주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이 그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일 때는 영남 유권자를 위한 공약이었지만, 나중에는 취소됐다. 그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일 때 동남권 신공항은 대선 공약으로 부활했다가 집권기에 ‘김해신공항’ 건설로 결정됐다. 지방자치정부가 대선 지역 공약에 매달리는 이유다. 19대 대선 지역 공약에는 무엇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부산 고리원전 5·6호기 백지화… 대구공항 성공적 이전 ●부산·대구 부산시는 고리원전 5, 6호기 백지화 및 노후원전 수명 연장금지, 한국해양선박 금융공사 설립, 해양 신산업벨트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제2대티터널 건설 등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반영돼 이들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낙동강하굿둑 개방, 부전역 복합 환승역 개발, 북항 해양산업 연구개발 및 비즈니스벨트 조성 등의 사업도 공약에 채택됐다. 대구는 최우선 과제인 대구공항(K2)의 성공적 이전과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 조성, 맞춤의료 기반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 조성,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무인이동체 융합클러스터 구축, 탄소자원화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도 있다. 문 당선인은 대구시 공약으로 ‘미래형 전기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육성’을 내걸었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900여개에 이르는 점을 들면서 광주 친환경차와 더불어 자동차란 공통 분모로 두 도시 간 교류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광주공항 이전·스마트시티 조성… 나주까지 광역철도 ●광주 지난 보수정권 10년 동안 ‘지역 홀대’ 논란을 겪은 광주는 5·18 정신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가치 규범화와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 메카 육성 등이 현안이다. 광주∼나주 간 광역철도망 구축, 한전공대 설립 등의 세부사업이 포함됐다. 광주 공약으로는 ▲광주공항 이전 지원 및 스마트시티 조성 ▲한국문화기술(CT) 연구원 설립 ▲민주·인권기념파크 및 국립 국가트라우마 치유센터 조성 등이 추가됐다. 40여조원의 예산이 걸림돌이다. 울산 3D 프린팅 연구원 설립…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울산 울산은 3D 프린팅 연구원 설립,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 설립, 도시 외곽순환도로 조기 착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울산시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3D 프린팅 연구원 설립은 문 당선인이 공약으로 채택했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 재도약을 위해 공약으로 울산에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데도 의지를 나타냈다. 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조성과 수소자동차 실증도시 조성 사업 등도 문 당선인의 지원 속에서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자력 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문 당선인은 신규 원전을 반대하고 있다. 6조 4000억 투입… 수도권광역급행철도 3개노선 건설 ●경기 인구의 24.6%가 몰린 경기도는 교통 및 주택 문제를 비롯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남부와 북부 간 불균형 문제 해결이 지역 현안이다. 문 당선인은 광역대중교통정책과 관련해 경기도가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온 ‘수도권 광역교통청’을 신설하기로 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급행화+순환철도’를 통한 수도권 그물망 급행 광역철도망 구축, 수도권 지상전철 지하화 추진 기본계획 수립도 약속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 건설에 6조 4000억원이 투입된다. 낙후된 북부 지역을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함께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해 남북경제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광명·시흥과 일산에 테크노밸리 조성하는 데 각각 1조 7000억원, 1조 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산시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안산 사이언스밸리에 국책연구소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SOC 확충… 평창올림픽 성공 제1국정과제로 ●강원 강원도에 대한 공약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다. 문 당선인은 올림픽 성공 개최를 제1국정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강원도는 제천~삼척 간 ITX 철도 건설 지원도 약속받았다.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철회… 4·3사건 입법 조치 ●제주 문 당선인은 해군이 강정 마을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구상권 청구를 철회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공사 방해 등을 이유로 해군이 거액의 구상권을 청구해 놓은 상황이다. 또 문 당선인은 제주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국가 책임을 약속하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필요한 입법 조치 추진을 공약했다. 국가 추념일인 4·3 추념식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2025년 완공될 제주 제2공항 건설에 국비 지원도 공약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제주 2공항 건설 사업비는 4조 8700억원 규모다. 중부고속도로 확장… ‘트램’ 지원·장항선 복선전철화 ●충북·충남 충북 지역 현안은 이미 선점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다. 문 당선인은 오송을 대한민국의 바이오 핵심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며 오송제3생명과학단지 국가산업단지 조성, 충주 당뇨바이오특화도시 건설, 제천 천연물 종합단지 조성 등을 통해 충북 바이오헬스 융합벨트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충북 바이오밸리 조성 사업비는 5조 3000억원 정도다. 2003년 타당성 조사까지 마쳤으나 이후 14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이 요구하는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의 6차선 확장에 필요한 사업비는 1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모두 문 당선인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라 기대가 크다. 세종시가 제시한 핵심 대선 공약은 ‘행정수도 완성’이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좌절돼 행정도시가 됐지만 이 시장과 시민은 행정수도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문 당선인은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도 조기에 옮기겠다”며 점진적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했다. 문 당선인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조기 완공도 약속했다. 대전시는 국내 첫 추진에 나선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기 착공 지원을 요구했다. 전체 사업비 6649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충남도는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이다. 2012년까지 국비 7927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아산시 신창~전북 익산을 잇는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충남의 발전 동력이 된 서해안 지역이 한층 발전되고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홍성·예산)의 획기적인 발전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당선인은 경선에서 다툰 안 지사의 영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새만금 전담부서 靑에 설치… 전주문화특별시 지정 ●전북·전남 전북은 유력 후보들이 새만금 개발, 금융·농생명·탄소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걸어 ‘전북 몫 찾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 당선인은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 부서를 설치해 대통령이 직접 새만금 사업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도는 새 정부에서 임기 중에 2조 70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매립공사만이라도 정부 주도로 마무리해 주길 바라고 있다. 전북 남원시가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철도 건설도 추진 가능성이 커졌다. 추정 사업비는 2500억원이다. 전주문화특별시 지정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약으로 등장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기대한다. 문 당선인은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과 근접거리에 있는 장점을 살려 국토의 서남권을 대표하는 관문공항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당선인은 전남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호남고속철도의 무안공항 경유’도 반영됐다. 도는 호남 KTX 2단계 사업 가운데 광주 송정∼목포의 기존 철로 33.7㎞를 고속화하고, 43.9㎞에 신선을 깔아 무안공항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비용 등을 고려해 광주∼목포 66.8㎞의 기존 선을 고속화하고, 무안공항으로 가는 지선 16.6㎞를 신설하는 수정안을 제시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총사업비는 전남도 안대로라면 2조 4731억원, 기재부 안은 1조 3427억원이 소요된다. 7조 3000억 들여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경북·경남 경북은 문 당선인이 7조 3000억원이 들어가는 동해안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등 11대 공약을 발표한 것에 주목한다. 가속기 기반 신약 클러스터 구축에 2조 3000억원, 탄타늄(탄소+타이타늄) 클러스터 구축에 2조 580억원 등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당선인은 경남 대선 공약으로 사천·진주 지역 우주·항공산업 육성과 창원기계산업단지 첨단화, 남해안 해양관광산업 육성, 김천~거제 구간 KTX 조기 착공 등을 약속했다. 문 당선인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수문을 상시 개방해 녹조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아 환경단체 등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낙동강 보 수문 상시개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전국종합
  • 최악의 5월 산불… 나흘 새 남산 면적 잿더미

    최악의 5월 산불… 나흘 새 남산 면적 잿더미

    헬기 175대·3만 7987명 투입 오늘 순직 정비사 산림청장葬 지난 6일 발생해 나흘째 이어진 강원 삼척과 강릉, 경북 상주 산불이 9일 모두 진화됐다. 그러나 3개 지역 산불로 서울 남산 면적(339㏊)과 맞먹는 34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청과 강원도는 이날 오전 11시 20분 삼척시 도계읍 점리 인근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6일 오전 11시 42분 화재가 발생한 이후 72시간여 만이다. 산림 당국은 이날 해가 뜨자마자 삼척 현장에 헬기 36대와 9180여명의 진화 인력 및 장비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앞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산불도 발생 63시간 만인 오전 6시 34분 잔불 정리를 마쳤다. 산림청은 강풍으로 인한 재발화 등에 대비해 뒷불 감시 작업에 돌입했다. 6일부터 9일까지 3개 산불 진화에 헬기 175대와 진화 인력 3만 7987명이 투입됐다. 산림 피해 면적은 삼척 270㏊, 강릉 57㏊, 상주 13㏊ 등 약 340㏊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서울 남산 면적과 비슷하고, 축구장 면적의 450배가 넘는 것이다. 또 산불 진화 과정에서 헬기가 불시착하면서 정비사 1명이 사망하고, 가옥 37채가 불에 탔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442건의 산불로 171㏊의 산림이 사라졌는데, 이번 3건의 산불 피해가 올해 전체 피해의 두 배에 달했다. 국내에서 100㏊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13년 3월 울산 울주 산불 이후 4년 만이다. 강원 지역에서는 2005년 4월 고성, 양양 산불 이후 12년 만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삼척 산불은 5월에 발생한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되게 됐다. 연휴 끝자락인 6일 전국적으로 16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헬기 투입을 통한 초동 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더욱이 건조한 날씨 속에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다. 강릉과 삼척 산불은 도심 인근 야산과 산 중턱에서 발생해 진화에 애를 먹었다. 강릉에서는 바람이 시내 쪽으로 불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은 “잔불 진화를 마쳤지만 숨어 있는 불씨가 강풍으로 재발화할 수 있어 지상 인력과 헬기를 배치한 후 뒷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 8일 헬기 사고로 순직한 조병준 정비사의 장례를 10일 산림청장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강릉·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공정” “민생”…산불 이재민·위안부 피해자도 소중한 한 표

    “공정” “민생”…산불 이재민·위안부 피해자도 소중한 한 표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자신의 한 표에 저마다의 미래와 의미를 담았다. 산불로 집을 잃은 강원도 이재민도, 110세 울산 할머니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다문화 가족도 투표소로 향하는 자신의 작은 발걸음이 대한민국의 큰 도약에 밑거름이 되길 기원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민생안정, 경제발전, 국민통합, 일자리 창출 등을 부탁했고,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어 내라고 준엄하게 경고했다.강원도 강릉·삼척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었음에도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강릉시 성산면 제1투표소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관음2리 김순태(81)·강순옥(79) 부부가 찾아 눈길을 끌었다. 투표 종사원들은 몸이 불편한데도 투표소를 찾은 강씨를 끌어안고 격려했다. 김씨는 “산불에 집을 잃고 선거할 엄두를 못 냈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울산에서는 오전 9시 30분 110세 김소윤 할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투표 후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새 대통령은 백성 모두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승합차를 지원했다.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이날 오전 9시쯤 궂은 날씨에도 퇴촌면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옥선(90) 할머니는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표했다”며 “새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0년 국적을 회복한 이 할머니는 이번이 네 번째 대통령 선거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주민들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봉여(89·여)씨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됐다. 곧 구룡마을에서 쫓겨난다. 너무 힘들다”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국토 최남단 섬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유권자 20여명은 기상 악화(풍랑주의보)로 뱃길이 막혀 투표를 하지 못했다.이날 서울 곳곳의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들은 새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쏟아 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이현희(32)씨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도 진심으로 인정하겠다”며 “마찬가지로 새로 뽑힌 대통령도 자신을 찍지 않은 국민까지 포용해 달라”고 말했다. 박원자(76·여)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모진 일을 겪었다”면서 “우리 자식 세대는 이런 일을 겪으면 안 된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편견 없이 사람을 고루 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과 고시생들은 무엇보다 일자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악구 대학동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효섭(25)씨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시작해 각자 최대한 노력하면 개개인이 의미 있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길 빈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한 주문도 꽤 있었지만 입장은 상반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주민 주모(69·여)씨는 “이제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갈 때”라면서 “새 대통령이 남북 긴장 관계를 풀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금상연(58)씨는 “안보가 중요하다. 개성공단 확대, 대북 지원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서진수(23)씨는 “새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들을 반면교사 삼아 악·폐습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초구 서초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약사 이보라(31·여)씨는 “출산율이 낮다고 하면서 정작 육아와 관련된 정책은 부실하다. 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많은 시민은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투표율을 확인하며 뉴스를 찾았다. 전통시장 상인 한연희(55·여)씨는 “손님은 물론이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가 모두 대선에 관한 것”이라며 “장사는 뒷전이고, 하루 종일 선거방송만 봤다”고 말했다. 투표가 종료된 밤에는 대형 TV가 있는 식당이나 술집에 모여 개표방송을 단체 관람하는 경우도 많았다. 직장인 황모(34·여)씨는 “퇴근하고 친구들과 집에 모여 투표방송을 보면서 정치 이야기를 나눴다”며 “새로운 대통령이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세가 안 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모의투표를 통해 대선 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한국YMCA전국연맹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 앞에 실제 투표소와 비슷하게 기표소를 만들었다. 고등학생인 김한솔(18)군은 “새 대통령은 청소년 인권에 좀더 관심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모의투표 결과가 실제 대선과 같으면 ‘청소년이 뽑은 대통령 당선증’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신 기자 xin@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릉·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광주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동명이인 사전투표에 투표 못할 뻔… 선관위 신원 확인 구멍

    대리투표 무효처리·용지 훼손 소동 SNS엔 손가락 표시 인증샷 봇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9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투표 인증샷’으로 도배됐다. 다만 기표소 안에서 인증샷을 촬영하거나 투표용지를 찢는 등 각종 사고도 벌어졌다. 선거관리위원의 실수로 동명이인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에서 처음으로 손가락 등으로 숫자를 표시하는 인증샷을 허용하면서 엄지척, V자, OK사인 등 손가락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자유롭게 드러냈다. 또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은 개수로 지지 후보를 표현했다. 인증샷을 올린 유권자 중 추첨을 통해 최대 500만원의 상금을 주는 ‘국민투표로또’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청년개발자 윤병준(31)씨가 만든 이 시스템에 90만명 이상이 참여했고, 후원금도 1100만원 이상 모금됐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도 인증샷 대열에 동참했다. 배우 정우성은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제3투표소 앞에서 찍은 셀카 사진을 공개했고, 지난해 선관위 홍보 대사였던 설현도 ‘투표 완료, 잊지 말고 꼭 투표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경기 부천시 성곡동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차범근 2017 피파 20세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후 인증샷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4·5일 사전투표에 이어 기표소에서 인증샷을 촬영해 적발되는 것은 여전했다. 부산 동구 수정4동 제2투표소에서 김모(50)씨가 딸에게 투표 사실을 확인시켜 주려고 기표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가 사무원에게 발각됐다. 울산시, 경기 남양주시, 안양시, 포천시, 양주시 등에서도 이런 행위로 적발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기표소 안에서 촬영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투표용지 훼손, 대리투표 등도 발생했다.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남구 송도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찢으며 소란을 피운 임모(49)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술에 취한 듯한 임씨는 투표사무원에게 시비를 걸며 욕하는 등 10분간 투표 진행을 방해했다. 기표소 3곳 가운데 1곳이 더 넓은 이유를 묻고는 투표사무원이 “장애인용인데 거기서 투표해도 된다”고 하자 “내가 장애인이냐”며 난동을 부렸다. 충북 제천시에서는 노모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50대가 기표소까지 같이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항의하며 투표용지를 찢어 버렸다. 증평군의 한 투표소에서는 선거인명부 대조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찢어 버렸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초등학교 투표소에서도 지체장애가 있는 남편(53)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 대리 기표를 한 아내(46)가 적발돼 투표가 무효 처리됐다. 장애인에 대한 대리투표는 홀로 기표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부산진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10분쯤 70대 남성 노인이 70대 여성 노인에게 투표 방법을 설명하다 기표소까지 동행해 대신 기표했고, 이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여성 노인에게 다시 투표하도록 했다. 선관위의 동명이인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제4투표소를 찾은 김모(58·여)씨는 동명이인이 했던 사전투표가 본인이 한 것으로 기재돼 투표를 할 수 없었다. 선관위는 김씨에게 재방문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충북 제천시 중앙동에서도 투표소를 잘못 찾은 동명이인을 투표사무원이 걸러 내지 못하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약으로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수치보다 내용·불평등 해결에 주력하는 ‘더불어 성장’

    [공약으로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수치보다 내용·불평등 해결에 주력하는 ‘더불어 성장’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의 경제정책 슬로건은 ‘더불어 성장’이다. 이명박 정부의 ‘7·4·7’, 박근혜 정부의 ‘4·7·4’처럼 성장이나 고용의 외형적인 수치에 집착하는 대신 성장의 내용을 중시하고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성장’의 핵심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고용 동력이 떨어진 민간을 대신해 정부가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소득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내수를 확대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문 당선인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고르게 나누는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상법과 공정거래법을 손질하고 소득과 재산에 비례한 조세 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하반기 공무원 1만 2000명 추가 채용… 81만개 창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일자리를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실을 만들고, 대통령 집무실에는 일자리 현황판을 붙여 직접 일자리 정책을 총괄 지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정부 출범 직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은 당장 하반기부터 시동이 걸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장은 지난 7일 “당초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천하려 했으나 지금 청년 실업이 거의 재난에 다다른 상황”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으로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올 하반기 공무원 1만 20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소방관, 경찰,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을 1500명씩 더 뽑고, 근로감독관 등 생활안전분야 공무원 3000명과 부사관·군무원 1500명, 교사 3000명도 더 채용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임기 내에 국민 안전·복지 분야 공무원 17만 4000명, 사회서비스 공공기관 34만명, 공공부문의 직접 고용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30만명 등 총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비정규직 대책도 마련된다.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과 관련된 업무는 정규직으로만 뽑도록 하고, 출산·휴직으로 생긴 빈자리를 대체할 때만 비정규직을 쓰게 하는 ‘사용 사유 제한제’가 도입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는 월 최대 100만원(현행 60만원)을 지원한다. 비정규직을 일정 규모 이상 고용하는 대기업에는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을 내게 한다. 이를 통해 조성한 재원으로 비정규직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1인당 연평균 2124시간의 노동 시간을 매년 80시간 넘게 줄여 임기 안에 1800시간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포함해 모든 기업이 주 52시간 근로를 시행하도록 하고 출퇴근시간 기록 의무제(일명 칼퇴근법)와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등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다. 현재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은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목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경제민주화·재벌] 범정부 ‘을지로委’ 구성… 갑질 등 불공정행위 근절 ‘경제민주화’가 1987년 개정 헌법에 삽입됐음에도 이념으로만 존재할 뿐 우리 사회에서 실천되지 못했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문 당선인은 경제 성장에서 다수 국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공정한 분배를 통한 포용적 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 힘 있는 부처들이 참여하는 가칭 ‘을지로위원회’가 구성될 전망이다. 을지로위원회는 가맹사업, 대규모 유통업, 대리점업, 전자상거래 등 고질적인 갑을(甲乙) 관계에서 벌어지는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게 된다. ‘갑질’의 피해자가 마음 놓고 신고할 수 있도록 보복조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확대한다. 문 당선인이 강조해 온 재벌개혁은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법 제도 마련으로 실행될 전망이다.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다중대표소송제’와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지주회사의 부채비율과 자·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고 계열 공익법인, 자사주, 우회출자 등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대주주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차단하는 방안도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처럼 불법 행위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때 집단소송이 가능하도록 하고 법률적인 지원도 해 줄 방침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피해를 본 사람은 누구든지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공정위에 부여됐던 전속고발권은 폐지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잘 감시할 수 있도록 공정위의 대기업 전담부서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임금분포 공시제’를 도입해 소득분배 구조를 개선하고 근로자의 임금결정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도 새 정부의 구상이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 마련될 전망이다. 또 전통상권 보호 차원에서 복합쇼핑몰을 대형마트와 같은 수준으로 매월 공휴일 중 2일씩은 의무적으로 휴업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조세] 법인세 최고세율 현행 22%서 25%로 원상복귀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은 고소득자가 내는 소득세, 상속·증여세, 자산소득 및 보유 재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기업에 주던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일자리 창출이나 복지 정책에 쓸 재원이 부족하다면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새 정부의 경제 슬로건인 ‘더불어 성장’을 뒷받침하는 공정한 과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세·재정 개혁 특별기구’가 설치된다. 주요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 분야에서는 최고세율을 올리거나 적용 대상이 넓어질 전망이다. 현행 소득세 최고구간은 5억원 이상으로 40%의 세율을 적용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기준을 3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세율을 1~2%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강화하고, 상속·증여 신고세액에 대한 공제는 축소된다.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한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현행 제도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가들의 소득을 과도하게 보호하고 조세 형평성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재벌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도 줄여나갈 예정이다. 특히 연구개발(R&D) 세액공제의 경우 폐지 1순위로 꼽힌다. 이러한 비과세·감면 축소 정책에도 불구하고 복지 재원이 부족하면 이명박 정부가 인하한 법인세 최고세율(현행 22%)을 25%로 원상 복귀시키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구상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부동산] 맞춤형 규제 정책… DTI·LTV 완화 연장 않을 듯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맞춤형 규제 정책 기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11·3 대책’과 같은 맥락이다. 우선 대출 규제는 더욱 옥죌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대출 가능 금액을 좌우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오는 7월까지를 기한으로 완화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추가 연장 없이 원상 복귀시킬 가능성이 크다. 문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추가 연장을 분명히 반대한 바 있다. 반면 이전 정부가 줄곧 반대했던 주택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논의는 활발해질 전망이다. 문 당선인과 민주당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오래전부터 당론으로 정하고 국회에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전·월세상한제에 대해서는 지나친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과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다른 당에서도 반대하고 있어 국회 입법 과정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갱신청구권 강화는 그동안 국토교통부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정책은 도심재생 사업이다. 문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매년 10조원, 5년간 50조원의 공적 재원을 투입해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500여개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형·청년층을 겨냥한 주택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당분간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선거 과정에서도 ‘일단 유보’ 입장을 보였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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