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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러 반대로 원유중단 등 핵심 후퇴… 北압박 실효성 논란

    중·러 반대로 원유중단 등 핵심 후퇴… 北압박 실효성 논란

    美, 동북아 핵경쟁 카드도 꺼내 트럼프, 시진핑에 전화 설득까지中 “김정은 자극 땐 갈등 커져”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안 표결 마지막까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북 원유 금수 조치’를 둘러싼 이견이 심각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이번 안보리 제재안에 특별한 ‘공’을 들인 미국은 지난 4일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표결 날짜를 ‘11일’로 못박는 ‘벼랑 끝 전술’로 중국과 러시아의 ‘지연 전략’을 사전에 차단했다. 또 다각적인 중국 압박을 위해 미국은 한반도 전술핵 배치와 일본의 핵무장 등 동북아시아의 핵군비 경쟁 가속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안보리의 신규 대북 제재안 통과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중국은 북·미 대화만이 북핵 해결의 열쇠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대북 원유 금수 조치는 북한 정권의 급격한 붕괴를 가져온다며 반대를 고집했다. 미·중 간 합의는 중국 외교부가 11일 오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필요한 조치에 찬성한다”고 밝힘으로써 기정사실화됐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마련된 데 대한 중국 측의 평론을 요구받고 이러한 입장을 표명했다. 미·중은 이번 제재안의 수위를 두고 수차례 물밑 접촉을 벌인 끝에 표결 몇 시간을 앞둔 시점에서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핵심’을 제외했다. 당초 결의안 초안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처음으로 제재 명단에 올렸으나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이는 중국이 김 위원장 개인을 자극해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올 필요가 없다고 미국 측을 설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초강력 제재안’으로 평가됐던 핵심 내용 상당수가 후퇴 또는 완화된 수준으로 절충되면서 이번 제재안이 실질적으로 북한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매케인 위원장은 CNN방송에서 “한국 국방장관이 불과 며칠 전에 핵무기 재배치를 요구했다”며 “그것은 심각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거물 정치인이자 행정부의 대북정책 등 안보 구상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상원 군사위원장이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 거론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與 개혁입법 차질 불가피… 힘 과시 3野 여론 역풍 맞을 수도

    與 ‘우군 확보’ 원내 전략 수정 가능성 인사 추천 두고 당·청 불협화음 우려 3野, 대여 공세 강화… 협치 영향 주목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정기국회 보이콧 철회로 이날부터 가까스로 정상화된 국회가 ‘해빙모드’ 없이 다시 냉각기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부결 사태로 무엇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운영 동력을 얻는 데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민주당은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지적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으면서 원내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여당의 각종 개혁입법 과제 추진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민주당은 100대 국정과제 중 ▲최저임금 인상 후속 대책 ▲탈원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언론 공정성 실현 ▲권력기관 개혁 ▲부동산 시장 안정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반면 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의 대여 공세는 한층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을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정기국회를 통해 이를 견제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준안 부결 사태가 ‘여·야·정 협의체’ 논의를 비롯한 여야 간 협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늘 야당과 대화하고 협력해 협치를 구현하자는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번 헌정사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며 진정한 협치의 모습, 틀을 가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당이 협치에 대해 명분만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으로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치는 늘 헛바퀴만 돌 수밖에 없다”며 “정국 상황을 고려해 완급은 조절돼야 하지 않나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여소야대 정국 속 ‘우군 확보’가 절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 4당 체제에서 여야가 사안별로 뭉치거나 갈리면서 ‘협치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김이수 낙마’ 사태가 당·청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도 청와대의 인사 추천 및 검증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 부결 직후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야당으로 돌렸지만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번 표결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대북정책·언론정책 등으로 투쟁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낙마는 당연한 일로 이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모두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소야대 시련 직면한 靑… “헌정질서 정략적 이용” 격앙

    여소야대 시련 직면한 靑… “헌정질서 정략적 이용” 격앙

    靑 “반대 위한 반대… 국민 기대 배반” 국민의당보다 한국당에 책임 물어 “후임 부분은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 11일 오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전병헌 정무수석에게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졌다. 이후 청와대는 논평을 통해 “헌정질서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야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권에 대한 논평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강공’이었다.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논평에서 “상상도 못 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전임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 후 223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111일째인데 석 달 넘게 기다려 온 국민은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줄 알았다”면서 “다른 안건과 김 후보자 임명동의를 연계하려는 (야권의) 정략적 시도는 계속됐지만 부결까지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결에 이를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무책임의 극치,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며 국민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며 “책임이 어디 있는지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이 가장 잘 아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등 협치 조성을 위해 힘을 쏟던 청와대의 강공은 막 오른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과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음부터 밀려서는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장차관급 인사의 낙마 및 구설, 북핵 등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 첫 번째 인사 표결 부결까지 겹치면서 국정운영 동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사례에서 보듯 12~13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역시 추후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강공 배경과 무관치 않다. 청와대는 부결의 책임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 물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당은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며 “다수당(한국당)의 힘으로 어떠한 정당성도 가지지 않고 111일째 끌어오던 표결을 이제 하면서 부결로 결론 냈다는 것에 대해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수석도 브리핑을 자청해 “헌법기관장 인사를 장기 표류시킨 것도 모자라 결국 부결시키다니 무책임한 다수의 횡포”라면서 “국회가 캐스팅보트를 과시하는 전략의 경영장이 돼선 안 된다. 국민이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당인 한국당은 물론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의당까지 겨냥한 것이다. 후임 인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임 부분은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철수 “국회 결정권 국민의당이 가졌다”

    안철수 “국회 결정권 국민의당이 가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뒤 “존재감을 내려 한 것은 아니고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국민의당은 이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국회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부결에 결정적 역할해 존재감 부각 293명이 표결에 참가한 이날 임명동의안 가결에 필요했던 표는 과반인 147표였다. 장관까지 모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의 120표와 당초 찬성표로 분류됐던 정의당 6표, 새민중정당 2표, 무소속인 서영교 의원과 정세균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국민의당 39명(김광수 의원 불참) 중 17명만 찬성했어도 임명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었다. 반면 반대표 145표 중 한국당(107명)과 바른정당(20명), 보수 성향의 대한애국당(1명)과 무소속 이정현 의원을 더해도 16표가 남는다. 결국 국민의당 과반 의원이 찬성표를 주지 않은 셈이다.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정당으로서 국민의당이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의 임명을 당론으로 반대하기는 껄끄러웠다. 대신 일찌감치 이 안건의 찬반을 당론화하지 않고 의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의원들 ‘김이수 반대’ 문자폭탄 시달려 국민의당 지도부는 “의원들이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로부터 하루 수천 통의 ‘김이수 (인준) 반대’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때문에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정기국회 개막 전부터 이날까지 계속해서 국민의당 의원의 의사를 살피는 등 표 계산을 해야 했다. 선명한 야당 정체성을 강조하며 정부·야당을 향한 ‘강경 노선’을 천명해 온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여소야대 및 4당 교섭단체 체제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의당을 겨냥해 “나름의 야당 역할론도 당연히 있으며 존중하지만, 야당의 역할이나 존재감을 이야기할 때 그 대상으로 써야 할 의제가 (따로)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민의당 과반이 반대표…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도 불투명

    국민의당 과반이 반대표…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도 불투명

    한국당 “당연한 일… 與 책임” 국민의당 “임기 6년 소장 임명” 바른정당 “文대통령 협치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11일 여야는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하루 종일 신경전을 이어 갔다. ‘불똥’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으로 옮겨 붙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전망도 잇따랐다.여야는 오전부터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 여부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조찬회동을 갖고 표결 여부를 논의했다. 야당의 표결 연기 주장으로 결론은 내지 못했다. 각 당은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리해 나갔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김 대법원장 후보자 등 다른 인사와 연계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키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공식적으로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원내외 병행 투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며 표결로 가닥을 잡았다. 결국 투표에 돌입했고, 투표함 뚜껑을 열어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당 의석을 중심으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인준안 부결 여파는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나타났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대정부질문 자격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의 참여가 국회법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을 하려는 각 교섭단체 대표위원은 48시간 전에 질의서를 정부에 보내야 한다’는 국회법을 거론하며 “한국당은 참석 권리가 없다”고 각을 세웠다. 하지만 정 의장은 “우리 의회는 국회법에 따라 제대로 쉬지 않고 운영돼야 옳다. 지금은 민생이나 북핵 문제 등 처리할 문제가 산적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본회의 대정부질문을 계속 진행했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가 쌓아 놓은 적폐를 청산하는 문제를 집중 제기했고,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문제를 지적하면서 첨예하게 맞붙었다. 대정부질문은 이날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14일까지 4일간 계속된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구체제를 청산하고 재벌 공화국 60년을 뛰어넘어 ‘노동 주도 성장’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관해 한국당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헌정 사상 초유의 일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모두 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헌재의 엄정한 독립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라면서 “임기 6년을 시작하는 새 헌재소장을 지명해야 한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바른정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협치 정신을 발휘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진척될 수 없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정의당은 “여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야당을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했고 기본적인 국회 운영의 표결 전략 부재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무효표 2표는 가부 등 의사표시 대신 반대 쪽에 큰 동그라미를 적은 표(O 모양)와 否(아닐 부)가 아닌 不(아닐 부)로 잘못 적은 표로 알려졌다. 무효표 모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유엔 제재 ‘김정은’ 빠져… 7억弗 北섬유 수출 봉쇄

    북한이 11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추진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외무성이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다 더 혹독한 불법·무법의 제재 결의를 끝끝내 조작해 내는 경우 우리는 결단코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며 우리는 그 어떤 최후 수단도 불사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초강력 대북 제재는 현실화했다. 막판까지 대북 제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던 미국과 중국은 유엔 안보리 표결 직전 최종안에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오후 “중국 측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진일보한 반응과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찬성한다”면서 “안보리 회원국들이 충분한 협상 아래 공동 인식에 도달해 대외적으로 일치단결된 목소리를 낼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중단하도록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다.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은 미·중 간 합의 과정에서 초안보다 약화됐다. 초안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름을 처음으로 제재 명단에 올렸으나 최종안에서는 삭제됐다. ‘대북 원유 금수조치’는 전면 금지가 아닌 ‘제한 공급’으로 확정됐다. 최종 결의안은 대북 원유 수출에 대해 연간 상한을 설정하고 과거 12개월의 수출량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모든 석유 정제품의 공급과 수출을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하기로 했다. 북한 유류 수입량의 약 30%를 차단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회원국들은 대북 수출량 등을 매달 보고해야 한다. 북한의 섬유·의류 수출 금지는 미국의 제안대로 포함됐다. 섬유는 석탄 등에 이어 북한의 주력 수출상품 가운데 하나로 연간 수출액이 7억 52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북한의 5대 주력 수출품(석탄, 철광석, 수산물, 섬유, 의류)의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필리핀 등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회도 1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이수 인준안 부결… 정국 급랭

    김이수 인준안 부결… 정국 급랭

    찬 145·반 145… 가결 2표 부족 민주당·국민의당 책임론 거셀 듯 靑 “부결 상상도 못해… 무책임 극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을 놓고 여야 간 거센 책임 공방이 벌어져 정기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출석 의원 293명 중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가 2표 부족했다. 김 후보자의 낙마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 박한철 전 소장 퇴임 후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하고 있는 헌재소장 공백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사표결이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정족수 부족 사태에 이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실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탄핵에 대한 (야당의) 보복이자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이라고 야당 책임론을 부각했다. 반면 표결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지만 책임론을 피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일부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군 동성애를 옹호하는 판결을 했다는 이유로 기독교계에 형성된 반발 여론을 의식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무력시위’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헌재소장 공백 장기화 사태를 만들었다는 책임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따른 여론의 비판을 면하진 못하게 됐다. 당장 12~13일 진행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또 청와대가 안보상황에 대한 초당 대처를 명분으로 추진하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야당 책임론을 강조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국회에서 오늘 벌어진 일은 무책임의 극치,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며 “헌정 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청와대는 당분간 후임자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 2] ⑪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 ‘사계’를 떠나보내며..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 2] ⑪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 ‘사계’를 떠나보내며..

    ●펍, 사계를 아십니까.  좋아하는 맥줏집(펍)이 있으십니까? 가장 자주 가는 펍은요? 맥주를 좋아한다면 펍은 단순히 맥주 마시러 가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겁니다. 피곤한 날, 심심한 날, 단골 펍의 바(Bar) 석에 앉아 펍 매니저와 담소를 나누며 맥주 한잔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곤 합니다. 때로는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속 마음을 꺼내 놓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맥주 스타일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하면서요. 그러다보면 펍이 마치 집처럼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맛있는 맥주와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공간,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펍의 모습이죠. 한 펍이 있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해밀턴호텔 삼거리 인근, 좁은 골목길 건물 지하에 있는 ‘사계’(Four Season)라는 펍입니다. 주방 공간이 협소해 레스토랑과 견줄만한 음식 메뉴도 갖추지 못했고 눈에 띄는 위치도 아니었습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바 석엔 5명 겨우 앉을 수 있는 크지 않은 공간이었고요. 그러나 한국에서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장 고향같고 편한하며 의미있는 펍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종종 이 펍의 이름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이 펍이 왜 특별하냐고요? 바로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이기 때문입니다. 사계는 홈브루잉을 즐기던 ‘맥덕’ 5명이 모여 스스로 마시고 싶은 맥주를 실컷 마시기 위해 2013년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이들은 ‘크래프트 정신’을 발휘, 덕업일치를 이뤘는데요. 당시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새롭고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 레시피를 구상해 위탁양조(주문자가 직접 짠 맥주 레시피를 다른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것)하는 방식으로 손님에게 크래프트맥주를 소개하고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거의 모든 한국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이 만들고 있는 ‘세종’ 스타일의 맥주를 처음 상업 양조해 판매했던 곳도 사계였습니다. 한국에서 크래프트맥주가 본격적으로 날개를 단 시점이 주세법개정안이 시행된 2014년 4월 이후이니, 초창기 ‘맥주덕후’들이 사계를 얼마나 좋아했겠습니까. 사계의 단골손님인 A(28·남)씨는 “장안에서 맥주 좀 마신다는 사람들은 사계의 바석에 앉아 크래프트맥주를 논했는데, 당시 스스로 맥주 내공이 부족하다고 느껴 테이블에서 조용히 맥주를 마시다가 맥주 공부를 열심히 한 뒤 당당하게 바석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습니다. 사계 직원들도 ‘맥주를 사랑해서, 맥주를 더 알고싶어서’ 일하러 온 친구들이었지요. 사계를 거쳐간 직원 20여 명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이 맥주업계에 남아 양조사, 수입업자, 펍 매니저, 홈브루잉 심사위원 등으로 활약 중입니다. 사계가 한국크래프트맥주의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입니다.실컷 펍을 소개해놓고 아쉬운 소식부터 들려드리자면 현재 이 펍은 문을 닫았습니다. 펍 운영을 맡은 이인호(34)씨는 “월세가 매년 법정 최대 인상치인 9%씩 올라가는데, 복리로 오르니 도저히 월세를 감당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사계가 영업을 했던 지난 몇년 동안 한국 크래프트맥주 시장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 자릿 수였던 전국의 맥주 양조장은 90여개로 늘어났고요. 이젠 어디서든 수제맥주 간판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마트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구입할 수 있게 됐죠. 한국 크래프트맥주는 분명 성장했는데, 이 성장을 최전선에서 이끈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영국에서 맥주 양조를 했던 굿맨브루어리의 책임양조사 조현두(39)씨는 “영국이라면 이런 의미가 있는 펍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더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7월, 사계가 페이스북을 통해 “재고를 다 소진하면 문을 닫겠다”고 알리자마자 손님들이 몰려와 3일 만에 맥주를 동낸 것도 모자라 사계의 영업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도 이곳에서 두번이나 사계에 헌정하는 크래프트맥주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열린 것입니다. 먼저 외국크래프트맥주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정혁준(30·아래사진 오른쪽) 준트레이딩 대표가 지난달 이곳에서 1주일 동안 자사 수입맥주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팔더니, 지난 5일부턴 충남 아산의 브루어리304 소속 민성준(28·아래사진 왼쪽) 양조사가 닫혀있던 사계의 ‘관 뚜껑’을 또다시 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생때 사계에서 일을 하면서 맥주의 세계에 눈을 떴고, 졸업 이후 맥주를 업(業)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사계는 ‘맥덕’들의 첫사랑입니다.” 정혁준 대표·민성준 양조사  지난 8일, 사계에서 열린 ‘브루어리304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정 대표는 “사계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 동안 펑펑 울었다”며 “나를 맥주의 세계로 이끈 첫사랑 같은 존재인 사계와 이별하는 시간이 필요해 처음 팝업스토어를 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계는 저뿐만 아니라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안식처 같은 곳이었어요. 사계의 ‘알바생’이 아니라 외국 크래프트맥주를 소개하는 ‘업자’가 되어 다시 사계에 돌아왔는데, 곧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군요.”  정 대표에게 사계는 ‘나를 찾아준 곳’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친구의 영향으로, 크래프트맥주의 맛에 눈뜬 그는 맥주를 좀 더 깊이 알기 위해 2014년 여름, 사계의 아르바이트 자리에 지원했습니다. 맥주를 사랑하는 정 대표에게 사계는 늘 즐거운 일터였습니다. “하루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귀한 맥주를 손님들과 나눠먹으려고 가져갔는데, 이 맥주를 마시기 위해 바석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두 줄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인원이 많아 한 모금씩 마셨지만, 내가 가져온 맥주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제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느꼈죠.“ 그가 졸업하고 ‘맥주 수입업’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입니다. 정 대표와 달리 민성준 양조사는 사계에서 ‘맥주 양조’에 눈을 떴습니다. 그는 “사계에서 일하는 8개월 동안 맥주만 500종을 마셨다”며 “이 가운데 400종 이상의 시음기를 쓰면서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와 맛에 대해 연구했다”고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맥주 좀 안다는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희귀한 맥주를 가지고 사계로 몰려왔어요. 외국인, 유학생들도 많았죠. 덕분에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는데, 양조를 하지 않으니까 맛을 느끼는데 한계가 오더라고요. 손님들이 날카롭게 맥주에 들어간 재료를 맞추고, 맛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했고요.” 그는 사계 공동대표 가운데 한명인 김만제(현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교육이사)씨에게 홈브루잉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양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양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성준씨에게 사계 손님들은 훌륭한 조언자였습니다. “제가 만든 맥주를 손님들에게 나눠주면, 피드백이 왔어요. 다들 맥주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많이 아는 분들이다 보니 제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었죠. 덕분에 맥주를 더 열심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새 맥주를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브루마스터’(책임양조사)를 꿈꾸게 됐습니다. 사계를 관두고 양조에 더욱 매진한 그는 2016년 3월 문을 연 ‘브루어리304’에 양조사로 합류, 서울와 아산을 오고가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날 정혁준 대표와 민성준 양조사는 “사계가 사라진 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한달 뒤, 두달 뒤에 와도 여전히 있을 것만 같다”고 서운해했는데요. 이들 뿐만 아니라 행사 기간 내내 수백명의 손님들이 사계에 찾아와 이 특별한 펍의 마지막을 함께 했습니다. 단골 손님 B씨(32·남)는 “비록 공간은 사라지지만, 이 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추억이 남으니 괜찮다”고 덤덤하게 말하기도 했고요. 민성준 양조사는 “행사를 위해 맥주를 정말 많이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맥주가 너무 일찍 떨어져 다른 맥주를 주문했다”고 웃으며 투덜거리더군요. 그만큼 사계와 작별하기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겠지요.●사계, 크래프트스러운 이별. 그저 맥주가 좋아서, 원하는 맥주를 실컷 만들고 마시기 위해 만들어진 이 펍에 지난 3년 반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이미 맥주에 푹 빠진 단골 손님들도 있었지만, 사계에서 처음 맥주 맛에 눈떠 맥주를 사랑하게 된 이들도 많았죠. 이들이 뿜어낸 맥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공간을 가득 메워 밖으로 퍼져나갔고, 덕분에 ‘맥주 불모지’였던 한국에도 다채로운 맥주 맛의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어쩌면 사계는 크래프트맥주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제 역할을 다 한 뒤 사라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맥주는 사람들을 모이게 합니다. 영업이 종료된 사계의 문이 두번이나 다시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사계가 크래프트맥주를 가장 순수하게 팔았던 펍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비록 사계는 사라졌지만, 이 곳에서 생성된 엄청난 에너지는 앞으로도 한국 크래프트맥주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사계, 굿바이(Good bye)!”●“사계, 꼭 다시 살리겠다” 이인호 대표  “많이 아쉽죠. 하지만 이렇게 사랑받는 펍을 운영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져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의 미스터리양조장에서 만난 사계 이인호 대표는 “비록 사계 문을 닫았지만, 언젠가는 다른 장소에서 사계를 꼭 다시 열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인호 대표는 한국에서 크래프트맥주 붐이 일어나기 전인 2012년, ‘비어포럼’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시음회와 강연을 진행해온 대표적인 크래프트맥주 1세대 인물입니다. 사계는 이 대표를 포함, 비어포럼 운영자 5명이 의기투합해 “크래프트맥주를 제대로 다뤄보자”며 문을 연 공간입니다. 당시 크래프트맥주라는 개념은 홈브루잉 동호회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었고, 이를 상업적으로 파는 펍은 이태원 소재 외국인이 운영하는 1~2곳에 불과했습니다.  “새로운 맥주에 대한 수요가 폭발 직전인 시기였어요. 각종 수입 크래프트맥주 시음회도 비어포럼이 개최했는데, 시음회 공지 글을 올리면 3분 만에 매진될 정도였으니까요.” 시음회가 잦아지고, 크래프트맥주 관련 세미나도 활발해지자 비어포럼 운영자 5인은 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해졌습니다. “워낙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우리가 직접 펍을 열어서 맥주도 실컷 마시고, 크래프트맥주 알리는 일도 마음껏 해보자는 심산이었죠.”설립자 5인 모두 본업이 있었기 때문에 사계로 딱히 돈을 벌 생각은 없었습니다. “우리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손해만 안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맥주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뜻밖에 장사가 정말 잘됐죠.” 그의 말대로 한때 사계는 이태원에서 크래프트맥주를 마신다면 누구나 1순위로 꼽는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이 대표도 다니던 온라인교육 회사를 관두고 본격적으로 맥주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위탁양조의 한계 때문인지 가끔 마음에 들지 않는 맥주도 나왔지만, 다양한 맥주 스타일을 손님들에게 소개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실제로 사계에 가면 세종, 스카티시 에일, 마이복, 코코넛포터, 싱글홉IPA 등 일반 양조장이 시도하지 못하는 실험적인 맥주들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사계는 이 부분에서 독보적이었습니다. 돈 냄새가 나지 않는 펍이었죠. 그러나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크래프트맥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태원이 아닌 서울 각 지역의 동네 상권에도 크래프트펍이 생겨 손님이 분산됐죠. 이후 사계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실험적인 맥주와 과감한 수입 맥주 라인업은 맥덕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손님을 끌어오진 못했습니다. 수익은 예전같지 않은데 하필 월세는 법정 최고치로 매년 인상됐고요. 차츰 손해를 보면서 펍을 운영하게 됐고, 결국 폐업이라는 뼈 아픈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사실 돈 빼고 다 얻은 가게에요. 마감하고 문 닫은 뒤 안에서 단골들과 홈브루잉한 맥주, 미수입맥주를 마눠마시며 밤새 음악을 듣고 맥주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손님들과 친구가 되서 잘 지내고 있고요. 자부심과 사람을 얻은 소중한 펍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받는 펍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어요.” 이 대표는 “사계 운영 이후 정말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최근 새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달 ‘미스터리양조장’ 이라는 브루펍(매장에서 맥주를 만들어 음식과 함께 판매하는 펍) 개업한 그는 “미스터리양조장은 맥주덕후들과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사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업은 잘 모르고 맥주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조금 (운영에 대해) 알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물론 장사가 잘 되어야 하겠지만 저는 양조장을 대규모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이 많아지면 좋아하는 맥주를 못마시니까요(웃음).하지만 제가 만든 맥주를 언젠가 크래프트맥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평가받아보고 싶은 꿈은 있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달려봐야죠.”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맥덕기자 : 소맥 말아먹던 대학생 시절, 영어를 배우러 간 아일랜드에서 스타우트를 마시고 맥주의 세계에 빠져들어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업(業)으로 삼아보고자, 2016년 맥주 연재 기사인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시즌 2] 에서는 좀 더 깊이있고 날카로우면서 재미있는 맥주 이야기를 잔뜩 전해드리겠습니다.
  • ‘가을의 신부’ 서유정, 로맨틱 웨딩화보 공개

    ‘가을의 신부’ 서유정, 로맨틱 웨딩화보 공개

    배우 서유정의 1차 웨딩화보가 공개되었다. 지난 8월 초, 두 사람은 논현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웨딩촬영을 진행했다. 서유정은 더운 날씨에 장시간 진행된 촬영에도 지치지 않고 진지하게 임하며, 그녀가 가진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을 한껏 뽐냈다. 그녀는 깔끔한 라인과 세련된 디테일로 오랜시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암살라 드레스를 선택했다. “촬영 시간동안 두 분이 얼마나 서로를 아껴주시던지, 모든 스텝들이 너무 부러워했다.”라고 할 정도로 두 분은 서로를 의지하고 챙겨주며,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또한 촬영 중간에 배우 서유정의 어머님께서 도시락을 들고 깜짝 방문, 두 사람에게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두 사람은 이번달 9월 29일, 삼성동의 한 웨딩홀에서 양가 가족들의 축복 속에 검소하고 오붓하게 웨딩마치를 올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사진=바시움 스튜디오
  • “정권 눈치 봤다” SBS 윤세영 회장 사임…KBS·MBC 영향 줄까

    “정권 눈치 봤다” SBS 윤세영 회장 사임…KBS·MBC 영향 줄까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회장과 아들 윤석민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최근 터져 나온 ‘보도지침’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지상파 중 국내 유일 민영방송 창업주가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시인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남에 따라 8일째를 맞은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의 총파업과 고조되는 사퇴 압력에도 버티고 있는 이들 방송사 경영진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윤 회장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보도국 간부들에게 노골적으로 정권 편향 보도지침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해 4월 보도본부 부장단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SBS 뉴스 혁신’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지침 문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주주의 보도 개입 실태가 드러나면서 SBS 노조는 지난 6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하는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퇴를 촉구하는 안팎의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윤 회장은 다시 한번 사퇴 카드를 꺼냈다. 그는 11일 담화문을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하고 “(회사발전을 위한 것이었지만) 공정방송에 흠집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사임에 대해 “대주주가 향후 SBS 방송, 경영과 관련해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명실상부하게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적인 완결”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에도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를 선언”했던 윤 회장은 이번에도 같은 원칙을 들이대며 SBS 회장과 SBS 미디어홀딩스 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아들 윤 부회장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SBS 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 콘텐츠허브와 SBS 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사임한다. 윤 회장 사임과 관련, 박정훈 SBS 사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대주주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보도·제작·편성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방송의 최우선 가치로 받들 것이며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 부자의 사퇴 소식에도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창현 SBS 노조위원장은 “대주주의 일방적 사퇴 선언은 노조의 요구안과는 동떨어진 미봉책”이라며 “이사 선임권을 대주주가 쥐고 있는 한 이사회 조정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수 있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어 제도적으로 불완전하다”고 비판했다. 1990년 첫 민영방송인 서울방송을 창립한 윤 회장의 ‘은퇴 선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 회장에 취임한 그는 SBS 재허가가 위기에 처하자 2005년 소유와 경영 분리를 선언하며 지주회사를 설립,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윤 회장은 5년 만인 지난해 3월 위기 상황에서 책임 경영이 필요하다며 명예회장에서 ‘SBS 미디어그룹 회장’으로 직함을 바꿔 달고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해 눈총을 받았다. 한편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YTN 사장을 지낸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임기를 5개월가량 남기고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배 회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팀장급 이상 간부회의에서 “개인적 사정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케이블TV협회는 “새로운 회장이 취임할 때까지 최종삼 부회장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불꽃축제 가까이 볼려고 선박통제구역에 난입한 70대 선장

    불꽃축제를 가까이 볼려고 안전을 무시한 채 통제구역에 난입한 70대 선장이 불구속 입건됐다. 여수해경은 11일 불꽃 축제 행사 중 선박 안전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는 해상에 무단으로 난입하고, 위험을 초래한 유람선 R 호(754t) 남모(77) 선장에 대해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송치했다. 해경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9시 30분쯤 여수밤바다 불꽃 축제 쇼가 한창 진행 중 승객 681명을 태운 상태에서 선박통제 구역을 가로질러 통과하고 불꽃놀이 연출 화약 바지선을 향해 충돌 직전 50m까지 운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함정 4대의 경계를 뚫고, 중지 명령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선박은 브레이크를 잡아도 배 전진 타력이 붙어 수십m 더 나가는 현상이 발생해 충돌 위험이 승용차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강한 바람과 조류로 부득이하게 선박이 밀렸다고 진술했으나 해경이 전체 상황을 분석한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다. 유람선 승객들의 안위를 무시하고 통제구역을 위반하면서까지 불꽃 쇼 관람에만 치우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몰린 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뻔 했다”며 “이 같은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의 유선 사업자와 선장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교육과 운영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안양시, 시민원탁토론회로 복지사각지대 없앤다

    안양시, 시민원탁토론회로 복지사각지대 없앤다

    경기 안양시는 11월 9일 복지 사각지대 제로(ZERO) 실현 방안을 주제로 시민원탁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복지관련 토론회는 지난 2월 청년정책, 5월 골목상권, 7월 관광 정책 발굴에 이어 4번째로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다.  복지정책 추진에 앞서 정책 수립을 위해 정책 당사자인 시민들의 다양한 복지관련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취합된 의견은 관련부서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시의 정책으로 반영된다. 10개의 원탁에 10명씩 배치돼 진행자의 도움을 받아 자유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시는 복지정책에 관심있고, 참여를 원하는 시민 100명을 다음달 13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시 홈페이지나 담당부서 방문 및 유선(안양시청 제2부흥추진단 전화 031-8045-5304)으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첫 원탁토로회는 지난해 제2의 안양부흥과 건강한 가정구현을 주제로 두 차례 열렸다. 시는 찾아가는 진심토크와 열린시장실에 이은 또 하나의 소통채널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분야별 년 4회 정기적으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체계적인 운영계획을 마련 진행해 왔다.  이필운 시장은 “시민들의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원탁토론회에서 제시해 주길 바란다”며 “이를 바탕으로 시 정책을 수립 단계부터 시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공직 워킹맘들의 희로애락] “아이와 출퇴근, 야근해도 안심” … “대기번호 726, 낡은시설 불안”

    [공직 워킹맘들의 희로애락] “아이와 출퇴근, 야근해도 안심” … “대기번호 726, 낡은시설 불안”

    정부청사 어린이집은 엄마 공무원들에게 구세주와 다름없다. 아이와 함께 출근할 수 있고 아이에게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5분 내에 달려갈 수 있다. 잦은 야근에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며 보육의 질도 높은 편이다. 고질적인 문제는 ‘수급 불균형’이다. 청사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는 공무원은 줄을 섰는데 자리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런 현상은 특히 정부세종청사 어린이집에서 두드러진다. 중앙부처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세종에 정착해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공무원이 많아진 게 원인이다.첫 청사 어린이집 개원 후 20년… 그나마 국내 첫 청사 어린이집은 1996년 2월 문을 연 정부과천청사 어린이집이다. 당시 과천청사에서 일하는 7000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맞벌이 부부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 개원 당시만 해도 정원은 200명이었는데 124명의 어린이가 입소했다. 민간 어린이집에 맡긴 자녀를 매번 가장 늦게 데리러 가던 ‘꼴찌’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개원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다만 보육료가 2세 미만 20만 4000원, 2~3세 17만 1000원, 3세 이상 10만 3000원 등으로 책정돼 민간 어린이집보다 비싸다는 게 흠이었다. 엄마 공무원들의 지속적인 어린이집 확충 요구에 1998년 8월 정부대전청사에도 아람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이어 2005년 3월에는 정부서울청사에 한빛 어린이집이 생겼다. 이 어린이집은 처음에는 70명의 어린이를 보육하다가 정원을 224명까지 늘렸으나 대기인원이 330명에 달하는 등 넘치는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2008년 7월 서울청사와 과천청사에 각각 1개씩 영아 전용 어린이집을 추가로 열었다. 청사 어린이집 대기자의 76%가량이 영아인 점을 고려해 만 2세 이하만 맡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청사 어린이집도 세종시대… 그러나 2012년 말부터 중앙부처가 세종청사로 차례로 이주하면서 청사 어린이집도 ‘세종시대’를 맞이했다. 2012년 12월 기획재정부(4동) 1층과 해양수산부(5동) 1층에 각각 예그리나·이든샘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신도시인 탓에 교통·상업 시설은 물론 보육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개원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현재 세종청사 어린이집은 모두 9개로 늘어났다. 재원 아동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828명으로 서울·과천·대전청사 어린이집 8곳의 재원 아동을 합친 것(1584명)보다 많다. 1996년 이후 21년 동안 17곳의 청사 어린이집이 생겼지만 공무원들은 여전히 어린이집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인 영아 보육시설이 크게 모자란 실정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받은 세종·서울·과천·대전청사 어린이집 17곳의 재원 아동 및 대기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기자는 726명으로 재원 아동 수(3412명) 대비 21.3% 수준이다. 그러나 만 0세 대기자는 171명으로 같은 나이 재원 아동 수(179명)에 맞먹었다. 청사 어린이집이 정원을 2배로 늘려야 엄마 공무원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셈이다. 만 1세 대기자가 306명으로 가장 많았다. 2세(125명), 3세(74명), 4세(43명), 5세(7명) 등으로 자녀 연령이 높아질수록 대기 인원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청사별로 보면 서울과 세종의 청사 어린이집 입소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서울청사 어린이집 3곳의 대기자는 154명으로 재원 아동(451명) 대비 34.1% 수준이다. 세종청사는 이 비율이 26.1%로 뒤를 이었다. 반면 부처 이전으로 재직 공무원이 감소한 과천청사의 어린이집 2곳은 대기자가 35명으로 재원 아동(435명) 대비 8.0%에 그치고 있다. 대전청사 어린이집도 누적 대기자가 많았으나 지난해 3월 200명 정원의 세 번째 어린이집(다솜)이 문을 열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다만 대전청사의 아람 어린이집 재원 아동이 318명으로 법정한도(300명)을 초과한 상태다. 전체 대기자 수도 154명으로 여전히 적지 않다. 3~6개월 대기·영아시설 태부족… 그러니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자리가 부족해서 불만이 컸다. 금융위원회 A사무관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정원이 적어서 들어가기 힘든 것이 단점”이라면서 “입학원서를 내고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하는데 최근까지 어린이집 자리가 나오지 않아 6개월 정도 친정 엄마에게 신세를 져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소속 B사무관은 복직을 앞두고 어린이집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해외연수를 떠난 공무원 남편을 따라 2년간 육아휴직을 썼던 그는 “0세부터 어린이집을 계속 다니는 아이가 많아서 중간에 누가 빠지지 않는 이상 4살 아이를 청사 어린이집에 넣을 방법이 없다”면서 “대기 순번이 30번은 보통이고 80번인 곳도 있어 하는 수 없이 남편이 육아휴직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사 어린이집의 노후된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교부 C서기관은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어린이집이 낡아서 안전등급 평가에서 D가 나왔다고 들었다”며 “불안해서 그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는데, 최근 강경화 장관과의 대화에서 몇몇 직원이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엄마 공무원들이 청사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쁜 엄마를 최대한 배려해 주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모두 청사 어린이집에 맡긴 여성가족부 D사무관은 “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처럼 방학이 없고 평일 낮에 상담 등 학부모 행사도 없다”면서 “행사가 있어도 토요일이나 평일 오후 7시 이후에 하고 을지연습 기간에는 일찍 출근하는 부모를 위해 오전 7시부터 아이를 맡아주는 등 융통성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그래도… 방학·평일 행사 없고 시간 융통성 2009년 과천청사 어린이집을 이용했던 중앙부처 E주무관은 “모든 아이가 오전 9시에 똑같이 등원하고 오후 6시에 하원하는 일괄 등하원 규칙이 만족스러웠다”며 “반면 서울청사 푸르미 어린이집은 조부모 등이 수시로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게 했는데 뒤늦게 남는 아이들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민간 어린이집보다 행정처리가 투명하고 체계적이라서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허청 F주무관은 “명절 선물을 받지 않고 보육료 결제도 민간 어린이집처럼 편법을 쓰지 않고 정해진 원칙대로 하기 때문에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무원과 엄마 사이… 아슬아슬 외줄 타기

    [커버스토리] 공무원과 엄마 사이… 아슬아슬 외줄 타기

    공무원 워킹맘은 민간 워킹맘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육아휴직을 최대 3년까지 쓸 수 있고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엄마 공무원들이 호소하는 고충을 들어 보면 공직사회 역시 ‘육아 천국’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부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찾을 때마다 공무원 워킹맘을 격려해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휴일에 출근했다가 과로로 숨진 세 아이 워킹맘 김모 사무관이 일하던 보건복지부 사무실을 찾아 애도했고(아래 사진), 며칠 뒤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식당에서 육아휴직에서 복귀했거나 다자녀를 둔 직원 20여명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었다. 공무원 워킹맘들은 다자녀 공무원의 보직 우선 선택권, 정시 퇴근 보장, 육아 안식제 도입, 청사 어린이집 확충 등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 이유를 들어 봤다.●30대 중반 기획재정부 여성 사무관 “엄마, 오늘도 집에 못 오는 거야? 새벽에 올 거야? 어제는 언제 왔다 갔어?” 휴대전화 영상통화가 연결되자 아이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낸다.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다. 가슴을 문지르며 말문을 연다. “응, 엄마 새벽 3시에 들어갔다가 재준이(가명) 자는 거 보고 나왔지. 오늘은 못 갈 거 같아. 할머니랑 먼저 자고 있어, 알았지?” 오늘은 8월 24일, 벌써 2주째 7살 아들을 못 봤다. 일주일 뒤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때까지는 계속 이런 신세일 것이다. 사무실이나 국회 복도에서 매일 밤 9시 영상통화를 하는 것 외에 아이에게 해줄 게 없다. 아이도 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니깐. 나는 엄마 공무원이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업무 강도가 세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예산실에서 일한다. 예산안을 짜는 6~8월은 물론 예산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뛰어야 하는 10~12월은 지옥처럼 바쁘다. 집이 세종이라 국회가 열리면 짐 가방을 꾸려 서울 여의도 호텔에서 장기 투숙한다. 아이는 친정부모님께서 맡아주신다. 내일이면 일흔이신 두 분이 50년 넘게 산 서울 집을 떠나 나 때문에 세종에 내려오셨다. 딸이 죄인이다. 요새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다. 엄마가 옆에 없어서인지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인다. 어쩌다 쉬는 토요일 오전이면 내 옆에 붙어서 좀체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공원에 나가 같이 자전거도 타고 놀고 싶은데 몸은 피곤하고 토요일 오후부터는 또 사무실에 나가 일을 봐야 한다. ‘여유로운 부서에 가 볼까. 아니면 좀 덜 바쁜 부처로 옮겨 볼까’ 생각을 안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고생한 게 아까워서 안 되겠다. 몇 년만 더 버티면 승진하고 인정도 받을 텐데 그동안의 희생이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 화가 나는 건 왜 이런 고민을 엄마들만 하느냐는 거다. 나처럼 애가 있는 동기 남자 사무관들은 이런 고민 안 한다. 일과 육아 사이의 번민은 늘 일하는 엄마들의 몫이다. ●30대 중반 외교부 여성 서기관 9월 3일 일요일, 모처럼 여유로운 오후다. 집에서 남편, 7살 아들과 함께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에 잠깐의 평화는 무참히 깨졌다. 칭얼대는 아이를 남편에게 맡겨 두고 부랴부랴 사무실에 출근했다.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다. 외교부는 업무 특성상 엄마의 특수성을 아무리 배려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본부에 있을 때에는 그나마 낫지만 결국 국외 근무를 피할 수 없다. 외교관 남편을 따라나가는 아내는 제법 있지만 외교관 아내를 따라 외국에 가서 애를 키우겠다는 남편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자 선후배, 동기들은 친정엄마나 시어머니와 함께 해외 공관에 나간다. 나도 내년에 미국 공관에 나갈 때 시어머니를 모시고 갈 생각이다. 남편은 한국에 떨어져 있고 만리타국에 시어머니와 함께 살며 애를 키우고 일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현지에서 애를 봐 줄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야근 상황이 생기거나 하면 대처가 곤란하니 엄두가 안 난다. ●39세 한 사회부처 여성 사무관 나 자신을 포기한 삶이 익숙해졌다. 한때 영화광이었는데, 영화관에 가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11살 아들과 7살 딸을 키우는 나는 12년째 ‘독박육아’ 중이다. 후배들은 친정이나 시댁 도움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일하는 나를 대단하다고 치켜세운다. 하지만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 가는 처지라 과연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일상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새벽 6시 전에 일어나서 아이들 밥상을 차린다.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아침을 안 준다. 집에서 아침을 먹여서 보내야 한다. 아이 둘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정 바쁘면 아침을 건너뛸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죽 등 간단한 아침을 먹여 주기 때문이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아이를 찾아 데려다 놓고 다시 부엌에 들어간다. 저녁을 차리면서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하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면 어느덧 자정이다. 이렇게 산 지 한참 됐다. 물론 지금보다 아이들이 더 어릴 땐 퇴근해서 집에 가면 이유식을 만들어 얼려 놔야 하고 젖병 소독하고 할 일이 더 많았다. 5시간밖에 못 자니 늘 잠이 부족하다. 7시간만 잘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40대 초반 여성 검사 “이모님, 오늘 꼭 끝내야 하는 사건이 있어서요. 조금만 더 있어 주시면 안 될까요? 11시까지는 꼭 갈게요.” 피의자들 앞에선 당당하게 큰소리치던 나도 아이를 봐주는 육아도우미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여성 검사에게도 육아는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다. 수사 업무의 특성상 야근이 잦은 탓에 엄마 검사는 육아도우미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보모를 구하지 못해 친정이나 시댁 부모님 손을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때문에 육아휴직을 ‘쉬었다 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불편하다. 직접 아이를 키워 보면 육아가 일하기만큼 어렵다는 걸 금방 알게 될 거다.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보통 검사 2~3년차에 특수부 등 잘나가는 부서에 갈 기회가 생기는데 하필 그때가 결혼과 출산을 많이 하는 시기다. 그 시기에 출산휴가를 다녀오면 원하는 부서에 가기 힘들어진다.●35세 경제부처 여성 사무관 3살인 첫째가 밤새 열에 시달렸다. 체온이 40도를 넘기자 겁이 덜컥 났다. 중요한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어 차마 휴가를 낼 수도 없다. 지난번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출근할 수 없다고 전화했다가 과장님께 혼쭐이 났다. 그때 느낀 설움과 당황함이 떠올라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하는 수 없이 10분 거리에 사는 친정엄마에게 ‘SOS’를 쳤다. 평소에도 어린이집 등·하원을 도맡아 주시는데 오늘은 더 죄송해서 엄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오전에 집에 전화해 보니 첫째가 수족구 판정을 받았다. 아플 아이보다는 과장님 얼굴이 먼저 스쳤다. 수족구는 전염병이라 일주일 동안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할 것이다. 한 살 둘째와도 격리해야 하니 나와 남편 둘 중 하나는 휴가를 내야 한다. 변호사인 남편은 재판 때문에 안 된다고 할 게 뻔하다. 결국 내가 철판을 깔아야 한다. 예전보다 대우가 좀 나아져서 엄마라고 하면 정시 퇴근을 눈감아 주고, 회식에서 빠져도 크게 뭐라고 하진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육아 문제로 돌발 휴가를 쓰는 건 어렵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VR·AR

    ●VR·AR VR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말한다. 실제와 유사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 낸 허구다. 이에 비해 AR(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실제에 가깝다.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 준다.
  • [자치단체장 25시] “패러다임 바꾸는 ‘양천 스마트 시티’… 미래 도시 그린다”

    [자치단체장 25시] “패러다임 바꾸는 ‘양천 스마트 시티’… 미래 도시 그린다”

    ‘스마트 시티’가 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마트 시티는 도시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신성장 동력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정부 역량을 모아 스마트 시티를 국가적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관련 포럼도 줄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 스마트 시티 구축을 선도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양천구를 최적지 중 한 곳으로 꼽는다. 내년이면 1985~1988년 차례로 건립된 목동아파트 1~14단지의 재건축 연한이 도래, 구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양천구에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난 8일 구청을 찾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 시티 얘기부터 꺼냈다. 목동아파트 1~14단지 재건축을 기점으로 양천구를 스마트 시티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껏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원대한 포부이자 계획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왜 스마트 시티인가. -스마트 시티는 도시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다. 기존엔 교통체증이 심하면 도로를 신설해 문제를 해결했다. 인프라 공급에만 치중했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는 교통량 정보, 운전자 습성 등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으로 우회도로를 안내한다. 도시 기능의 효율화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 구축안은 언제부터 생각했나. -내년이면 양천구가 개청한 지 30년이 된다. 이젠 30년 이후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양천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시티 구축이 양천의 미래 비전이라는 답을 얻었다. 스마트 시티 구현은 서울에서 양천구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 목동인가. -목동아파트 1~14단지 392개 동에는 2만 6629가구가 산다. 양천구 전체 가구 중 15.05%에 달한다. 면적도 209만 7152.2㎡로 구 전체 면적의 12%를 차지한다. 이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연한이 다가왔다. 지금이 주민들에게 스마트 시티를 제안하고 논의할 최적의 시기다. 단지별 4명씩 총 56명이 참여하는 주민참여단을 구성했는데,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하려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이 스마트 시티 구축 계획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이후에 재건축해야 한다. 관 주도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개발이 아닌 주민 참여를 통해 삶의 질을 한층 높여야 한다.→스마트 시티를 어떻게 구현하겠다는 건가. -목동아파트 재건축은 단순히 주택 재개발로 끝나선 안 된다. 난개발은 더더욱 안 된다. 단지별로 제각각 개발하면 주거시설들만 들어서게 된다. 주거시설이 늘어 구민이 증가하면 잘못하다간 도시가 마비된다. 주차장을 하나 예로 들겠다. 목동아파트 단지는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지하주차장이 없어서다. 재건축만 한다면 단지별로 지하에 주차 공간을 마련하면 된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려면 아파트 단지와 단지 지하 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주차장만 만드는 데서 벗어나 주차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스마트폰과 주차 시스템을 연계해 주차 공간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목동 주민들만 좋은 거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 스마트 시티 구축은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동력으로 삼아 하나의 도시를 새로 만드는 거다. 구 전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거다. 주차장을 예로 들었는데, 지하 공간을 구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이제 시작 단계다.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 울창한 숲과 녹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등 준비할 게 많다. 올해 1월 스마트 시티를 구현할 미래도시기획단도 꾸렸다. 기획단 조사 결과와 전문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재건축을 통한 스마트 시티 구축 효과와 개발 온기가 구 전체에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 김 구청장은 3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으로 여성친화도시·출산친화도시도 제시했다. 그는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올해 초부터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주력했다. 지난 5월엔 여성친화공간인 ‘양천맘카페’를 개관했다.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여성에게 필요한 경제 교육이나 생활강좌 등도 하는 일자리·경제·마을 커뮤니티 공간이다. 7월엔 ‘목4동시장 공동주차장·공유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엔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고, 육아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아이와 부모를 위한 공간인 ‘해우리 아이맘카페’와 ‘장난감도서관’을 조성했다. 여성가족부에 여성친화도시 인증도 신청, 12월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출산친화도시 조성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지난 1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 친화적 직장문화와 육아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학부모의 보육료 부담도 덜었다. 민간어린이집 아이들도 국공립어린이집과 똑같은 혜택을 받도록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보육료 차액 부담금을 지원했다. 반쪽짜리 무상보육이 아닌 실질적인 무상보육을 실현했다. 지난 3년간 구립어린이집을 27곳 늘렸고, 내년까지 4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워 줄 창의어린이놀이터, 아빠 육아를 돕기 위한 베이비존 등 동네 곳곳에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놨다. →왜 여성친화도시, 출신친화도시인가. -구청장 선거 당시 여성이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양천구를 엄마들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모토를 내세워 당선됐고, 관심을 가져 왔다. 여성친화도시, 출산친화도시는 여성을 우대하고 여성의 편리만을 도모하려는 정책이 아니다. 여성이 일하며 자아실현도 하고, 아이를 낳아 양육하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게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철학으로 만들어 왔나. -아이를 낳는 것뿐만 아니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공공기관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양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이맘카페, 장난감도서관, 동네마다 건립한 작은 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양천에는 다른 구보다 아이 키우기 좋고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기관이 많다. →젊은 엄마들이 좋아할 것 같다. -예전엔 돌아다녀도 구청장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어느 날 한 분식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젊은 엄마가 알아보고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 깜짝 놀랐다. 연예인도 아닌데 쑥스러웠지만 코끝이 찡했다. 젊은 엄마들이 저를 알아본다는 거, 이건 엄청난 변화다. 젊은 엄마들은 구에서 날 위해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젊은 엄마들이 구에서 펼친 정책들을 체험해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동안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고 믿고 맡길 데도 부족했는데, 이젠 달라졌다는 걸 실감하는 것이다. 아토피·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상담과 치료를 해 주는 아이원건강센터, 아이맘카페, 작은 도서관 이런 것들이 학부모들 피부에 가닿은 것 같다. 젊은 엄마들이 일 참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할 때 뿌듯하다. 요즘은 장애 임산부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친화병원을 지정해 이들 여성이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고 검진도 받고 출산도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김 구청장은 작은 거인이다. 겉은 부드럽고 왜소해 보이지만 속은 큰 뜻과 추진력으로 꽉 차 있다. 그런 그가 내년 큰 날개를 펼치려 한다. 스마트 시티 구축이라는 전대미문의 실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려고 한다. 김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스마트 시티는 우리의 삶을 180도로 바꾸는 도시 혁명입니다. 주민들께서도 나서서 민관이 함께해야 양천구의 대변혁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용어 클릭] ■스마트 시티 텔레커뮤니케이션(원격통신체계) 기반시설이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똑똑한 도시를 말한다.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유형이다. 도시 구성원 간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효율적으로 구축된 게 특징이다.
  • 혐오 대신 치유… ‘타투’ 합법화 길 열리나

    혐오 대신 치유… ‘타투’ 합법화 길 열리나

    국내선 의료인만 시술 가능 11월 관련 법안 발의 예정 청소년 모방 등 진통 우려 대학원생 이모(28·여)씨는 최근 종이 한 장을 들고 서울 강남의 한 타투(문신)숍을 찾았다. 이씨는 가져온 종이를 타투이스트(문신시술가)에게 건네며 “거기에 적힌 그대로 손목에 새겨 달라”고 주문했다. 종이에는 ‘○○야, 사랑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바로 이씨 어머니의 친필이었다. 이씨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과거 조직폭력배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문신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사회적으로 점점 약화돼 가는 분위기다. 특히 인기 연예인들이 문신을 많이 하면서 20~30대 젊은층이 문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단순히 ‘멋’이나 ‘개성’이 아니라 ‘치유’를 위해 문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아버지의 주민등록증에 있는 지문을 몸에 새기거나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노란 리본을 몸에 새긴 사람도 있다. 가수 지코는 어머니의 젊었을 적 얼굴을 왼쪽 가슴에 새기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반려 동물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 사진이나 이름을 손목이나 등에 새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흉터 위에 문신을 덧입히는 ‘커버업 타투’도 유행이다. 제왕절개, 맹장, 유방암 수술 자국부터 화상 흔적까지 다양하다. 가수 효린은 어릴 적 담도폐쇄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수술을 받은 자리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상처를 극복했다.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나 정치인들은 눈썹 문신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기도 한다. 9년차 타투이스트 김재곤(40)씨는 10일 “평소 흉터 때문에 받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게 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문신 시술 비용은 크기에 따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정도다. 서울에서는 강남과 이태원 등에 ‘타투숍’이 몰려 있다. 현재 전업 타투이스트 수는 5000명 정도 되며, 겸업까지 포함하면 약 2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문신은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만 시술을 할 수 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하는 모든 문신이 불법이라는 의미다.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전 세계가 타투를 예술 행위로 인정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만 타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타투이스트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가졌는데도 범법자 신세”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문신 합법화 논의가 한창이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1월 ‘문신사법 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타투이스트에게 의료 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관련 자격증 제도와 안전 요건 등의 규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과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문신을 한 연예인들이 방송에 출연할 때 테이프로 문신을 가릴 만큼 아직은 문신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핵에는 핵으로” 또 불붙은 전술핵… 배치 땐 ‘B61’ 핵폭탄 유력

    “핵에는 핵으로” 또 불붙은 전술핵… 배치 땐 ‘B61’ 핵폭탄 유력

    1991년 부시 핵 감축 선언 철수 미 대통령 결심 땐 언제든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나 한·일 핵무장 허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이 전해진 뒤 전술핵 재배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핵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자유한국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변한 게 없다”며 공식적으로는 재배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전술핵은 근거리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운용하는 핵무기를 말한다. 핵배낭이나 핵지뢰, 핵폭탄, 단거리 및 중거리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 등을 통칭한다. 통상 수십~수백kt 정도의 위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 핵탄두는 전략핵무기로 부른다. 국군의 핵무장과는 달리 주한미군 전술핵 배치는 미군 통수권자, 다시 말해 미 대통령의 ‘결심’만 있으면 가능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과도 상관이 없다. 미국은 1950년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배치했으며 냉전 붕괴 이후인 1991년 9월 조지 H 부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모두 철수했다. 당시의 전술핵 철수는 국내 정치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학생운동권 세력은 ‘반미 반전 반핵’을 기치로 내걸고 주한미군 핵무기 철수를 강력 요구했다. 북한에 핵무기가 없던 상황이니 주한미군 전술핵만 철수하면 한반도는 비핵지대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미 전술핵 철수 직후인 1991년 11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전술핵 재배치 찬성 측은 북한의 핵개발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균형이 기울어진 만큼 비대칭 전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재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핵에는 핵으로 맞서자는 ‘공포의 균형’ 논리다. 미군 전술핵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으로 배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유럽에서 미군 전술핵은 1952년 7개국(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미군기지에 처음 배치됐다. 이후 미국 자체 판단으로 영국과 그리스가 빠졌고 지금은 5개국 6개 미군기지에 B61 핵폭탄 200여개가 배치돼 있다. 배치된 핵폭탄은 평시에는 미국이 철저히 관리하고 유사시에는 ‘나토 핵계획 그룹’이 핵 사용 여부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유럽에서도 실효성 논란과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전술핵 철수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술핵 반대 측은 북한의 핵포기를 촉구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논리적 모순론’을 제기한다. 북한의 핵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남북 간 핵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불과 1~2시간 만에 즉각 날아올 수 있는 미군의 ‘핵우산’ 전력이 즐비한데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더한 중국 등의 반발도 예상된다.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여권 내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를)검토할 수 있다”며 물꼬를 텄다. 더불어민주당의 문희상 의원도 “‘핵을 억제하는 방법은 핵밖에 없다’는 논리가 있는데 속 시원한 해법이라고 본다”고 가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국민의당에서도 군인 출신인 김중로 의원 등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요구를 전제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한 것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벌써부터 한반도 도입 전술핵 기종까지 예측되고 있다.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최대위력 340kt짜리 B61 전술 핵폭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2번째 개량 중(B61-12)인데 F16과 F15에 이어 F35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되고 있다. 전술핵을 보관하는 미군기지가 있는 나토 회원국 공군 전투기들도 B61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게 개조돼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공군이 F35를 도입하면서 B61-12 탑재기능까지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화로 풀어야” 중·러 찰떡 공조

    中국영은행, 北과 일부 거래 중단 美 독자제재 피할 포석인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원유 공급 중단 등 추가 제재를 최소화하는 대신 자신들이 주장하는 대화 재개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러시아가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한반도 로드맵’이 북핵을 해결하는 최고의 방안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관련국들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고 있는데, 중·러 양국의 로드맵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밝힌 내용을 관영매체가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한반도 로드맵’은 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핵심이다. 한편 중국의 대형 국영은행들은 북한인 명의의 신규 계좌 개설과 기존 계좌를 통한 송금 등 일부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9일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등에서 중국의 4대 은행으로 꼽히는 중국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이 해당 지점에서 북한인 대상 업무를 정지했다”고 전했다. 또 거래 제한 대상에는 “북한 여권을 보유한 중국 주재 북한 당국자와 무역관계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것이 아닌 중국의 독자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계좌가 동결된 것은 아니어서 현금 인출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거래 제한은 미국의 금융 제재 대상에 중국 국영은행이 포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 11일 표결 강행…中·러 타협 가능성

    미국이 예정대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초강력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 나선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8일(현지시간) “‘대북 원유 금수 조치’ 등을 포함한 북한의 신규 제재 결의안 표결을 위해 11일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가 지난 4일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제재 결의안을 11일 표결하겠다고 한 이후 이틀 뒤인 6일 결의 초안을 안보리의 나머지 14개 이사국에 회람시키는 등 속전속결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비공식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주도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초안의 대부분을 반대했다. 유일하게 의견 일치를 본 부분은 ‘북한산 의류와 섬유 수출 금지’ 정도로 알려졌다. 의류와 섬유 수출은 석탄과 함께 북한 수출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이번 결의안의 핵심인 ‘대북 원유 금수 조치’에서는 입장이 선명하게 갈렸다. 북한은 중국에서 연간 50만~100만t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만약 원유가 차단된다면 북한 정권이 급격하게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중·러는 일정 정도의 제재는 찬성하지만, 정권이 붕괴될 정도의 압박은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해 왔다. 안보리의 제재안이 통과되려면 중·러를 포함한 5개 상임이사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는 상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미국은 유엔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제재 강도가 낮아지더라도 중·러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연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에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이 무산되면 적잖은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러가 막판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초강경’ 결의안의 수위가 예전처럼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안보리 이사국들이 ‘협상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후속 도발이 예상됐던 지난 9일 정권수립일에 북한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6차 핵실험 성공 경축 행사에서 핵무기 개발자들에게 “투쟁 기세를 순간도 늦추지 말고 더욱 분발하라”고 지침을 내리면서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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