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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헌재와 입장 차 없다 … 관련 법 개정 필요” 오늘 결론 낼 듯

    “김이수 체제 유지한다 한 적 없어신임 재판관을 소장 지명하는 건헌법 취지 안 맞는다는 게 文 소신”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헌재소장·재판관 공석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는 입장문 발표로 불붙은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의 적절성 논란과 관련, 청와대는 ‘진화’에 부심했다. 지금껏 야당 반발에 대해 ‘정쟁적 접근’이란 논리로 비켜 갔지만 헌재가 반기를 든 것처럼 비쳐지는 시각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여론의 추이를 주목하는 한편 18일 대통령과 민정·정무수석 등 관련 참모들이 모인 가운데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헌재 입장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지금껏 권한대행 체제를 내년 9월까지 유지한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헌재 입장문이 나온 배경에는 김이수 체제를 1년 가까이 끌고 갈 것이란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헌재 입장문이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과 엇박자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청와대가 헌법재판관들의 권한대행 체제 찬성 입장(지난달 18일)을 대행체제 유지의 주된 근거로 들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입장문 어디에도 대통령에게 소장 임명을 직접적으로 요청한 표현은 없다”면서 “공석 사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통령에게(재판관 지명을), 국회에도 관련 법(헌법재판소법)을 보완해 달라고 요청하는 중립적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야권 요구처럼 이유정 후보자 낙마로 공석인 헌법재판관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소장 후보자로 지명할 수 있다. 하지만 법률가 출신인 문 대통령의 헌법 해석과는 어긋난다. 문 대통령은 헌법 111조(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의 입법 취지를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경험과 경륜, 인성까지 검증된 인물을 소장으로 임명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석인 재판관을 먼저 임명하고 9인 체제를 완성한 뒤 소장을 지명하는 방식도 있다. 다만 현재 8인의 재판관 중 5명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탓에 대통령의 인사권이 제한된다는 맹점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에 대한 입법 미비를 국회에서 해소해 줘야 대통령의 임명권 범위가 확보될 수 있다”면서 “야당 요구처럼 헌재 소장감인 재판관을 임명하라는 건 헌법이 정한 대통령 인사권을 제한하려는 ‘정쟁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 현안점검회의에서 18일 입장을 정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기에 관한 여야의 문제 의식은 다르지 않은 만큼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최대한 빨리 입법 미비를 해결하고, 청와대는 재판관을 임명해 9인 체제를 만들면 된다”면서도 “헌재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하겠지만, 대통령은 신임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하는 건 헌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헌재 소장을 새로 임명하는 것 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헌재의 입장은 꼼수적인 권한대행 체제 유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위배하려 한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도대체 대통령이나 참모의 헌법 인식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홍준표 “지울 것 지워야”… 朴 출당 굳혔나

    홍준표 “지울 것 지워야”… 朴 출당 굳혔나

    박 前대통령 자진 탈당 안할 땐 탈당 권유 →10일 내 자동 제명 일각선 朴 자진 탈당 관측 제기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의 미국 방문일인 오는 23일 전에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박근혜 출당’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당은 혁신위원회 권고안대로 ‘탈당 권유’를 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을 권유받고 열흘 안에 탈당 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된다.한국당 관계자는 17일 “홍 대표가 23일 방미하는 만큼 이번 주 내에 윤리위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간접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 의사 여부를) 여러 번 전달했지만 답을 듣지 못해 더는 기다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이 옥중 메시지를 발표한 직후에도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해 온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자진 탈당’ 의사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친박(박근혜)계의 반발 등 당내 불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 의사를 밝혀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통합 논의의 중심에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친박근혜) 청산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속도를 마냥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모습이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먼 길을 가야 할 입장이다.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며 사실상 박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기정사실화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 절차가 가시화되자 친박계 의원들은 ‘당적 문제는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며 반발했다. 박대출 의원은 성명을 내고 “정치적 책임을 물어 당적을 강제로 정리하는 것은 정치·도의적으로, 인간적으로 너무나 가혹하다”면서 “‘밖에선 보복, 안에선 배신’ 이런 저주의 시대로 가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당적 문제는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전날 “모든 책임을 저에게 물어 달라”고 언급한 만큼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정리 움직임에 맞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 선언’을 연이어 비판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결정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면서 “이는 사법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주장으로 대다수 국민 인식과 매우 동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정 농단 세력에 대한 정당한 사법 절차를 부인하는 것은 국가의 근간인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고 전 대통령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발언”이라며 “6개월 만의 첫 발언이 사법질서를 부정하는 궤변이라는 점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막걸리 ‘국산 쌀 딜레마’

    막걸리 ‘국산 쌀 딜레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막걸리의 4분의3 이상이 수입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무늬만 전통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서민 술’ 이미지가 강한 막걸리에 값비싼 국산 쌀을 써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항변한다.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387개 막걸리 제조업체의 76.7%가 국산 쌀이 아닌 수입 쌀을 막걸리 원료로 사용했다. 특히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 제조업체의 수입 쌀 사용 비율은 82.1%에 달했다. 막걸리 시장점유율 43.4%로 1위인 A탁주는 원료의 90.7%가 수입 쌀이었으며, 시장점유율 2위(8.1%)인 B기업은 원료의 76%를 수입 쌀로 썼다. 전체 막걸리 제조업체의 17.8%에 이르는 69개 업체가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수입 쌀 5334t을 국산 쌀로 속여 사용하다 원산지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 그러나 적발 업체 가운데 정작 과태료를 부과 받은 업체는 5곳 490만원에 그쳤다. 홍 의원은 “막걸리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래된 수입 쌀을 사용하다 보니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라면서 “막걸리 열풍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100% 국산 쌀을 사용한 품질 고급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수입과 국산 쌀의 가격 차이가 3배 이상 나기 때문에 100% 국산 쌀을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면서 “제품 특성상 지역 단위 소규모 영세 생산업체가 많아 국산 쌀만 사용해서는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막걸리는 저렴한 서민 술이라는 인식이 강해 값이 조금만 올라도 즉각적으로 소비자 반응이 오기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다”며 “쌀은 농산품 중에서도 수입과 국산의 질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품목인데 국산 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저급한 상품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상위 1% 상속액 37억…월급쟁이 연봉의 111배

    [단독] 상위 1% 상속액 37억…월급쟁이 연봉의 111배

    고소득층 집중… 자산불평등 심각 28만명 중 2.6%만 상속세 납부 富 재분배 위한 세제 손질 필요 지난해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 가운데 상위 1%는 1인당 37억여원을 물려받았다. 지난해 근로소득자 평균 연봉이 3342만원이니 111배다. 상위 1% 증여재산도 월급쟁이 연봉의 61배인 1인당 20억여원이다. ‘21세기 자본’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지적처럼 자산 불평등이 심각한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증여재산 세액공제 확대는 혜택이 고소득층에게 집중되면서 자산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켰다. ‘부(富)의 대물림’에 대한 세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2012~2016년 상속·증여세 100분위 현황’(잠정) 자료를 국세청에서 받아 16일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피상속인 가운데 상위 1%(2809명)의 상속재산이 10조 4489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사람이 상속받은 전체 재산의 28.8%를 차지한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상속액은 37억 1800만원이다. 반면 나머지 대부분(98%)은 1인당 상속재산이 평균 1억원도 채 안 된다. 증여재산도 상위 1%의 금액이 지난해 5조원을 돌파(5조 1467억원)했다. 1인당으로 치면 평균 20억 6000만원이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든 적든 세금을 낸 사람은 극소수였다. 피상속인 1인당 평균자산이 2008년 5100만원에서 2016년 1억 2800만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피상속인 28만 3877명 가운데 상속세를 낸 사람은 2.6%(7393명)에 불과했다. 부가 쏠리면서 상위 1%가 낸 상속세는 2012년 7348억원에서 지난해 1조 844억원으로 불었다. 근로소득, 배당소득과 함께 상속자산에서도 극소수 부유층인 상위 1%와 그렇지 못한 하위 90%라는 양상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셈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2013년 세법개정안에서 증여재산공제액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한 과실은 상위 1%에게 집중됐다. 상위 1%가 낸 총 증여세는 2013년 2조 2016억원에서 2014년 1조 4879억원으로 1년 만에 700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부자감세’가 일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상위 2% 구간에선 각각 3254억원에서 3027억원, 상위 3% 구간에선 1891억원에서 1824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상위 1% 총납세액은 지난해에도 1조 5976억원으로 여전히 2013년에 비하면 5000억원 적다. 박 의원은 “가계소득보다 상속·증여자산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우리 경제사회의 양극화가 더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는 얼핏 세율(최고 50%)이 높아 보이지만 각종 공제로 인해 실질 과세 효과와 부의 재분배 기능이 떨어진다”며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용어 클릭] ■상속과 증여 죽은 사람에게 재산을 물려받으면 상속, 살아 있는 사람에게 물려받으면 증여다. 자산 10억원 이상이면 상속이, 미만이면 증여가 더 유리하다. 세율은 같지만 공제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 [자치단체장 25시] 서리풀 지하터널·스피드재건축…비결은 서초의 ‘엄마행정’

    [자치단체장 25시] 서리풀 지하터널·스피드재건축…비결은 서초의 ‘엄마행정’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 3년여 동안 서울 서초구의 틀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서초구가 1988년 강남구에서 분구되기 이전부터 기대했던 정보사 부지 터널 관통부터 성뒤마을 공영개발까지 실타래처럼 읽히고 설킨 숙원 사업들을 속속 풀어내는가 하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랜드마크 조성 사업의 밑그림을 완성해 추진하고 있다.주민을 폭염으로부터 막아 주는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을 곳곳에 설치하고, 불법 노점상은 당당한 푸드트럭 사업자로 전환시키면서 거리의 모습도 정비하고 있다. 집안 대소사를 모두 챙기듯 서초구라는 집안의 발전과 불편까지 모두 잡아내는 ‘엄마행정’의 달인이란 평가가 나온다. 16일 만난 조 구청장은 이에 대해 “물이 99도까지는 잠잠하다가 100도에서 끓어 넘치듯, 제 앞에서 일하신 분들과 우리 서초 구민들께서 이미 99도까지 만들어 놓으셨고 저는 마지막 1도만 채웠다”며 몸을 낮췄다.조 구청장의 ‘엄마행정’은 지역의 숙원 사업 해결을 시작으로 신뢰를 쌓아갔다. 서초구는 구가 생긴 1988년 이래 도시계획이 바뀐 적이 없어 수십년 묵은 숙원 사업이 많았다.우선 37년간 서초의 막힌 맥을 뚫는 일부터 시작했다. 강남의 동·서축을 단절시키는 장애물인 서리풀공원 내 정보사 부지 밑으로 서리풀(정보사) 지하터널(355m)을 조성해 서초역과 내방역 길을 연결하는 일이다. 조 구청장은 2014년 7월 취임 후 정보사의 정보사령관과 국방부 차관을 잇따라 찾아갔다. 정보사 부지 주인인 국방부와 서초구가 부지 개발 계획을 놓고 오랫동안 합의하지 못하면서 터널공사도 발을 떼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일단 서리풀터널 관통 공사를 시작하고 부지 개발 방법은 추후에 논의하자고 설득했다. 이 같은 ‘투 트랙 전략’으로 문제는 실마리를 잡아내면서 공사는 이듬해 10월 착공됐다. 같은 해 말에는 부지에 공연장 등이 포함된 3만 2200㎡ 이상 규모의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안도 마련하면서 ‘문화 서초’의 이미지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서초구의 또 다른 숙원 사업인 대형 판자촌 성뒤마을 공영개발 계획도 조 구청장의 작품이다. 마을은 석재상, 판잣집, 고물상 등 무허가 건축물 179개 동이 난립해 주변 지역에서도 민원이 많았지만 시는 자연녹지 보존을 이유로 방치했다. 조 구청장은 2014년 말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취임하자 자리를 마련해 현장에 함께 가서 실상을 보여주고 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결과 이듬해 5월 시의 공영개발 결정을 이끌어냈고, 지난 9월 공공주택 지구로 지정되면서 2022년까지 1200여 가구가 입주하는 계획을 완성시켰다.조 구청장은 무허가 건물이 난립한 방배동 국회단지 개발 계획도 완성했다. 이곳은 1970년대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토지 소유주들과 매매협상에 실패한 가운데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 가건물 등이 들어서면서 40여년간 무허가 난립지로 방치됐다. 조 구청장은 단지 내 도로와 땅을 공동소유한 200여명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고 최근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땅 주인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국회단지 일대 3만 2172㎡는 명품 전원주택마을로 재탄생하게 된다. 조 구청장이 이 같이 숙원 사업을 속속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머리’가 좋고 인간관계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란 평이 많다. 기자·청와대 비서관·서울시 정무부시장·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축한 인맥이 풍부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대인 매너도 뛰어나다는 게 중평이다. 그러나 조 구청장은 ‘2등 정신’을 비결로 꼽는다. 그는 “일에는 상대가 있는데 모든 공을 나 혼자 가져가면 다시 함께 일하기 어렵다”면서 “항상 상대방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소통과 공감을 하면서 어깨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20년 넘은 강남역 불법 노점상을 푸드트럭으로 전환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년 가까이 수십번을 담당부서장 등과 함께 노점상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백종원 같은 유명 셰프를 초청해 노점상들이 좋은 메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매출이 100배가량 오른 푸드트럭이 나올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생활밀착형 행정 서비스 구체화  조 구청장의 적극적인 소통은 지역 주민들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만 하지 말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원하는 일을 해주는 게 행정 서비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페이스북,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은 기본이고, 직접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현장을 중시한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듣는 ‘스쿨톡’부터 어린이집을 찾아 육아 고충을 나누는 ‘보육톡’, 어르신 복지를 챙기는 ‘골든톡’ 등 분야별 정기 소통 장을 운영한다. 주로 주민 이야기를 많이 듣는 토크 콘서트 형식이어서 호응이 높다. 소통은 생활밀착형 행정서비스로 구체화된다. ‘스피드재건축 119’가 대표적이다. 지지부진한 재건축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구청이 분쟁과 갈등을 조정해 주고 각종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지원하는 내용이다. 당장 서초구에서 내년부터 적용될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재건축 단지가 15곳에 달할 것으로 보고 보다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서면서 인기가 높다. 실제로 최근 방배13구역, 신반포3차·경남,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신반포14차, 신반포22차 등의 사업시행인가를 처리한 바 있다. 서초 거리에 대형 파라솔인 서리풀 원두막을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민 통행이 많은 횡단보도와 교통섬 등 120곳에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서리풀 원두막을 설치해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면서 유럽 대표 친환경상인 그린애플 어워즈를 받기도 했다. 그의 소통 행보는 지역 내 스타들을 구가 주최하는 지역 페스티벌인 서리풀페스티벌에 참여토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올해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를 비롯해 김세환, 남궁옥분, 테너 임웅균, 배우 정일우 등이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연예인들이 한마음으로 지역을 위해 재능기부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보육 문제에서의 성과는 독보적이다. 조 구청장은 취임 전인 2014년 초 32개였던 지역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취임 후 3년여 만인 9월 현재 61곳으로 늘렸고, 내년 3월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은 72곳으로 확충한다. 개청 30년 동안 국공립어린이집 개원이 연평균 1개에 그칠 만큼 보육 수급률 꼴찌를 전전하던 서초구가 그의 임기 4년간 한 달에 한 개꼴인 40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려가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조 구청장은 “모든 성과는 서초구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다”면서 “훌륭한 주민들을 모시고 일한다는 게 영광이란 마음으로 서초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조은희 구청장은 누구 靑·서울시 근무한 마당발 경북여고, 이화여대 영문과, 서울대 국문과(석사), 단국대 행정학(박사) 출신. 기자로 출발해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 문화관광비서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정무부시장,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었다. 2014년 7월부터 민선 6기 서초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다.
  • 장애인 고용보다 부담금… 삼성전자 379억 냈다

    장애인 고용보다 부담금… 삼성전자 379억 냈다

    국내 대기업이 법으로 정해진 대로 장애인을 고용하기보다는 부담금 납부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0대 기업이 장애인 고용 대신 납부한 부담금이 지난해에만 1197억원에 달했다.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이 납부한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총액은 2012년 883억원에서 지난해 1197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기업들이 최근 5년 동안 5210억원의 부담금을 내고 장애인 고용 의무를 면제받은 것이다. 장애인 고용의무 부담금을 가장 많이 낸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79억원을 냈다. LG 디스플레이(188억원), SK하이닉스(187억원), LG전자(158억원), 대한항공(154억원), 홈플러스(122억원), 우리은행(118억원), 국민은행(117억원), 신한은행(115억원), 이마트(112억원) 등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100억원이 넘는 돈을 내고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채용 인원으로 환산하면 삼성전자는 지난 5년 동안 2500여명을 고용해야 했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0여명만 고용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인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하면 고용하지 않은 장애인 1인당 최소 75만 7000원의 고용부담금을 매달 내야 한다. 법 개정으로 지난해 2.7%인 민간기업 의무고용률(공공기관은 3.0%)은 올해부터 2.9%(공공기관 3.2%)로, 2019년 이후 3.1%(공공기관 3.4%)로 올라간다. 장애인 고용률은 전체 상시근로자 대비 채용된 장애인 숫자로 산출되고, 중증 장애인은 2명으로 간주된다. 고용부담금도 지난해 기준 1인당 월 75만 7000~126만원이지만 올해부터는 1인당 월 81만 2000~135만원까지 상향 조정된다. 송 의원은 “여전히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미진하다”며 “이제부터라도 사회 취약계층인 장애인 고용에 대기업이 앞장서 정부의 고용정책 방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체 직원 수가 9만 8000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장애인고용비율(2.7%)을 충족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을 채용키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 안전 및 접객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는 항공업 특성상 장애인 고용비율 충족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장애인 채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부가 매년 발표하는 장애인 고용률 현황을 살펴보면 대기업들이 장애인 고용보다 부담금 납부를 택하는 관행은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민간기업(100인 미만 업체 포함)을 규모별로 구분했을 때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9%에 그쳤다. 고용 의무는 있지만 부담금은 내지 않아도 되는 100인 미만 사업체(2.41%)보다 낮다. 지난해 기준 민간기업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2.56%, 공공기관 등 전체 기업 평균은 2.66%다.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용득 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대기업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킨 곳(지난해 기준)은 현대자동차(2.70%), 현대중공업(2.72%), 대우조선해양(4.65%) 등 3곳에 불과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보급’ 6세기 금동삼존불 출토

    ‘국보급’ 6세기 금동삼존불 출토

    강원 양양 진전사지에서 삼국시대인 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삼존불이 나왔다. 불상은 보존 상태가 좋고 지금까지 전해지는 삼국시대 불상 100여점 가운데 출토지가 명확한 유일한 사례라 국보급으로 평가된다.문화재청은 양양군과 국강고고학연구소가 지난 7월부터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국보 122호) 주변 유적을 발굴하다 석탑 북쪽에서 금동보살삼존불입상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높이 8.7㎝로 성인 손바닥 크기만 한 불상은 본존불을 중심에 두고 좌우에 보살을 배치하는 삼존불이다. 본존불에 부처가 아닌 보살을 둔 점이 특징이다. 불꽃무늬인 화염문이 있는 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불상 뒤쪽 장식물)의 위쪽과 연꽃무늬 좌대는 일부 떨어져 나갔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잘 남아 있다. 출토 당시 청동으로 보였으나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진행된 보존 처리 과정에서 금동인 것으로 밝혀졌다. 관음보살의 머리와 몸에서 나오는 빛은 모두 양각으로 표현됐다. 머리에 쓰고 있는 보관(寶冠) 위에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인 아미타 화불(化佛)이 올라 있는 점이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꼽힌다. 관음보살과 협시보살 사이에 구멍이 2개 뚫려 있는 것도 처음 발견된 독특한 사례다. 관음보살은 다섯 손가락을 편 손을 가슴까지 올린 모습이다. 삼존불 모두 보살상이 입고 있는 옷은 X자로 교차해 좌우로 퍼지는 양식으로 표현됐다. 최영석 국강고고학연구소 실장은 “새로 출토된 불상의 주요 특징들을 살펴보면 리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6세기 불상들인 금동신묘명삼존불입상(국보 85호)의 화불과 옷 주름, 금동보살삼존입상(국보 134호)의 좌대, 옷 주름과 유사하다”며 “X자로 교차하는 옷 주름, 세 가닥으로 올라간 보관 등으로 미뤄 볼 때 6세기에 만들어진 세련된 양식의 불상”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삼존불과 달리 명문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제작 시기나 제작된 나라 등은 확실치 않다. 문화재청은 “주조 기법, 도금 방법 등은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갈루치 “협상은 신뢰감 높여 성취해야…北과 조건없는 상황에서 대화 시작을”

    갈루치 “협상은 신뢰감 높여 성취해야…北과 조건없는 상황에서 대화 시작을”

    文대통령, 1시간여 비공개 접견 북핵 등 외교적 해법 의견 교환방한 중인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16일 북핵 해법에 대해 “협상은 신뢰감을 계속 높여 가며 성취하는 것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선은 조건 없는 상황에서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북핵 문제 해결과 동아시아 평화 공존’을 주제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특강을 열고 “북한은 이미 필요한 기술을 많이 확보했기에 제재만으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멈출 수 없다”며 “북한이 협상에 나오게 할 수 있는 제재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제재가 전부는 아니며 협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보여 주고서야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상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갈루치 전 특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로 접견했으며 한반도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이 배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이어졌다. 갈루치 전 특사는 1993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 이듬해 북핵 제네바 합의를 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6월 전직 고위관리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1.5트랙(반관반민·半官半民) 대화에선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와 함께 북한의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주유엔 차석대사를 만나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민주당 “대한민국 법치 부정”… 한국당 “사법부 정치화 우려”

    국민의당 “정치보복? 적반하장” 바른정당 “방어권 차원서 언급 여야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다”는 등 ‘작심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적절성 여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대한민국 법치를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비판한 반면, 야당은 “사법부 정치화를 우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사법부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한국당의 문제제기와 맥락이 닿아 있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연장은 사법부가 법리에 입각하지 않고 다른 고려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법정 발언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방어권 차원에서 본인의 심경을 얘기한 것으로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와중에도 피고인 박근혜는 정치보복을 당한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는 아직 긴장을 풀거나 쉴 틈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정치 보복 운운하며 지지자들의 결집만을 유도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국정농단 최정점인 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운운은 적반하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탄핵된 전직 대통령다운 발언”이라며 “법정에서 재판으로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정치세력의 구심으로 부활을 노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6개월간 괴롭히고 꼼수로 구속 연장을 해놓고서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그 정도 말도 못하는가”라며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주장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법정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의원들 질의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말 아끼는 청와대… 파행 국감 정상화 돌파구 주목

    말 아끼는 청와대… 파행 국감 정상화 돌파구 주목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 8명이 공석인 헌재소장과 헌법재판관을 조속히 임명해 달라고 16일 촉구하고 나서자 청와대는 말을 아꼈지만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여당도 헌재소장 임기에 대한 입법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헌재소장 대행 체제를 반대해 왔던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시급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엔) 헌법재판관 전원이 권한대행 체제 유지를 결정했다. 지금 당장 (청와대가)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면서 “시간을 좀더 두고 지켜 보자”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상 김 권한대행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때문에 이번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을 바꿔 헌재소장의 조속한 임명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청와대의 입지도 좁아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방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헌법재판관들의 입장을 존중한다”면서도 “헌법재판관들의 입장 발표를 계기로 국회는 시급히 헌재소장 임기를 둘러싼 입법 미비 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들이 스스로 나서 경색정국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시각도 있다. 김 권한대행의 자격 등을 문제 삼아 헌재 국정감사를 거부한 야당은 헌법재판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야당 의원들이 보이콧을 하는) 수모를 당한 김 권한대행께 대통령으로서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김 권한대행을 옹호하는 글을 남기자 야당에서는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힘내세요 김이수’ 문구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려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야당에서는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 날이 설 대로 선 상태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이날 이 같은 요청을 하자 야당은 더욱 탄력을 받아 공세를 펼쳤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헌재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실추시킨 사법부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헌재소장을 빨리 지명하고 정당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권한대행 체제를 일정 기간 인위적으로 유지하려는 아집이 헌재 위상이나 삼권분립과 민주적 기본질서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면서 “대통령은 헌재 구성을 정상화해서 권한대행 체제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바른정당 박정하 대변인도 “삼권분립의 정신을 훼손하고 궤변으로 사법 장악 의도를 노골화했던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1차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청와대는 궤변으로 국민을 호도하려 하지 말고 국회와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헌재소장 후보자를 하루빨리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꿈꾸던 공무원 됐는데…왜 삶을 포기했을까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꿈꾸던 공무원 됐는데…왜 삶을 포기했을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年 2608시간 일해… 평균보다↑ 月 40시간 초과… 중앙부처 2배 114명. 최근 5년간 과로사 또는 과로자살한 공무원(순직 승인자 기준) 숫자다. ‘철밥통 속에서 칼퇴근하는’ 직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공무원에게도 야근과 주말 근무는 일상이 됐다. 2015년 12월 이후 “일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 공무원은 3명이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유족을 모두 만나 승진·실적 압박과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조직 분위기에서 병들어 가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열두 살 때부터 10년 동안 그 고된 치료를 하면서도 힘들다고 한 적이 없는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가 왜….” 김모(60)씨는 아들의 삶과 죽음을 돌아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아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출근한다”며 현관을 열고 나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스물여덟 청년은 유서도 없이 자신을 내던졌다. 아버지는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서라고 확신했다. 아들은 최근 2년 새 과로와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자살한 세 번째 서울시 공무원이다. 어린 시절 사고로 몸에 큰 상처를 입어 장애 4급을 얻은 아들은 2년간 시험을 준비해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 근무여건 좋고 정년이 보장되며 사회적으로도 ‘갑’인 직업. 청년 10명 중 3명이 공무원을 꿈꾸는 나라에서 공무원증을 얻었으니 부모로선 뿌듯했다. 하지만 아들이 맞닥뜨린 서울시의 노동환경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달랐다. 과도한 업무량과 실적 압박 등이 만연한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입직한 지 2년을 조금 넘긴 지난 1월 예산과 발령을 받은 뒤 아들 입에서 “힘들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서울시 각 실·국이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8월부터는 자정 무렵까지 야근을 하는 생활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날에도 정시 출근을 했다. “남들보다 (일처리가) 늦다”는 상사의 평가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았다. 사고 당일 아들은 어머니에게 “시에서 일을 잘못했고 (상사로부터) 야단도 맞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5년 12월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투신한 기후환경본부 소속 최모(48)씨, 재무과 소속 이모(40)씨도 상황이 비슷했다. 최씨의 아내는 “(최씨가) 교통 민원 업무 등을 하다 6급으로 승진하며 대기관리과로 이동한 뒤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기능직군으로 입직한 최씨는 당시 행정직군으로 옮겼고 근무기록표를 보면 사망 전달인 11월엔 근무일 21일 중 16일이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나온다. 이씨의 아버지도 “아들의 초과근무 시간이 월 68시간을 넘길 만큼 야근, 주말 근무가 많았다. 인사이동을 원했는데 사고 당일 상사와의 면담에서 ‘이동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시의 공무원 1인당 초과근무 시간은 월평균 40.9시간으로 중앙부처 공무원 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2배에 육박한다. 서울시 공무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608시간(2014년)으로 국내 임금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2057시간)보다 훨씬 길다.박성준 서울시 조직문화팀장은 “우리 시는 자체 사업도 기획해야 하고, 중앙부처가 위임한 사업도 해야 하니 업무량 자체가 많다”면서 “도시재생사업이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사업 등 새로운 일이 많이 생겨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낮에는 국정감사와 같은 대기성 업무가 많아 기존 업무는 저녁에 하는 분위기다. 최씨의 아내는 남편이 단순히 업무가 많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10살 이상 어린 상사가 업무 성과를 두고 남편에게 ‘그걸 머리라고 달고 다니냐’, ‘자식들이 (이러는 것) 아느냐’는 등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원순 시장과 오세훈 전 시장이 바꿔 놓은 조직문화가 더 과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공무원 A씨는 “박 시장은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나 민원을 새 사업 지시로 바로 던지는데, 시장 지시 사항이니 상사들은 그냥 넘기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한다”면서 “서울시는 거대 조직이라 원래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신규 사업이 끝없이 떨어지면 직원들은 지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근무평정에 실적 점수를 더해 승진 때 반영하는 ‘실적가점제’는 직원 중 3%만 받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2008년 오 전 시장 때 도입한 역량평가제도는 또 다른 방식으로 공무원들을 옥죈다. 시공무원 B씨는 “기존 시험과 달리 민원인을 상대하는 역할극 같은 테스트가 들어가 있어 어떤 공무원들은 1회 10만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했다. 최씨의 아내는 “서울시 분위기가 삭막하다. 공무원들이 (다들 인사고과에) 쫓기다 보니 옆자리 동료가 얼마나 아픈지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최근 과로자살 방지책으로 ‘일 버리기’ 사업을 추진 중인데 직원들은 “버릴 일을 찾는 게 또 다른 업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시청사 1층 김씨 추모 공간에는 ‘말로만 변화, 행동은 그대로’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한 고위직 공무원 모두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박 시장은 지난 3월 기자 간담회에서 “시민단체에서 일할 때는 (활동가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잊어버리는 일도 많았는데 서울시 공무원은 ‘시장 지시사항’을 만들어 정리해 놓더라”면서 “나도 까먹은 일에 대해 결과물을 갖고 온다. 서울시 공무원이 이런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사이 공무원들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 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롯데, 반려동물산업 진출 안돼” 반려동물협회 ‘골목상권 침해’ 릴레이 집회

    “롯데, 반려동물산업 진출 안돼” 반려동물협회 ‘골목상권 침해’ 릴레이 집회

    “강아지·고양이 위한 반려동물법 제정해야”…다음달 1일까지 릴레이 집회 롯데그룹의 반려동물 산업 진출 움직임에 대해 반려동물협회가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반려동물협회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이 대표적인 서민 골목상권 업종인 반려동물 산업에 진출해 생계형으로 소박하게 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려동물회협회는 강아지농장, 애견샵 운영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협회 측은 “유통 대기업이 반려동물 산업에 들어오려면 우리 같은 전문가와 대책을 논의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반려동물 사업 프로젝트팀을 소규모로 꾸려 롯데가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나 서비스 영역이 있는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강아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법 제정도 촉구했다. 협회는 “옆집에 피해 없이 아파트 안에서 키울 수 있는 강아지·고양이를 가축으로 분류하는 현행 축산법 때문에 조그만 아이들(반려동물)을 축사에서 키워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다음달 1일까지 대전·부산 롯데백화점, 서울·대전 더불어민주당 당사, 부산시청 앞에서 릴레이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람보르기니 짓밟기’ 젊은 남성의 억 소리 나는 도발

    ‘람보르기니 짓밟기’ 젊은 남성의 억 소리 나는 도발

    4억원이 넘는 타인의 자동차를 짓밟고 넘어간 무례한 남성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거리에서 의문의 한 남성이 정차 중이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슈퍼벨로체 위를 뛰어올라 지나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그가 밟고 지나간 자동차의 가격은 무려 4억 7000만원이 넘는 슈퍼카다. ‘억’ 소리 나는 남성의 황당한 도발이 담긴 영상은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사진 영상=r6robin/인스타그램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우주 공간에서 피젯 스피너를 돌린다면?

    우주 공간에서 피젯 스피너를 돌린다면?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피젯 스피너를 돌리면 어떻게 될까? 14일(현지시간) 허프포스트코리아는 지난 13일 나사 우주인 랜디 브레스닉(Randy Bresnik)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브레스닉이 게재한 영상에는 우주정거장 ISS에서 피젯 스피너를 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피젯 스피너를 돌리기 시작하자 피젯 스피너는 허공에 든 채로 계속 회전한다. ISS 내 우주인들도 피젯 스피너의 회전을 따라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선보인다.A fidget spinner in space! How long does it spin? I‘m not sure, but it’s a great way to experiment with Newton’s laws of motion! pic.twitter.com/5xIJDs2544— Randy Bresnik (@AstroKomrade) 2017년 10월 13일브레스닉은 “우주 공간에서 피젯 스피너!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회전할까요?”라 물으며 “잘 모르겠지만 뉴톤의 운동법칙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젯 스피너가 허공에 뜬 상태로 돌아가면 중간 링과 스피너 자체의 회전 속도가 같아져 마찰없이 피젯 스피너 전체가 하나로 회전한다”며 우주공간에서 피젯 스피너가 더 빨리 돌아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는 손가락 사이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조그만 바람개비 같은 장난감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남녀노소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Randy Bresnik twitter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공원,문화,레져 등 7가지 테마 복합 신도시로 들썩이는 파주 ‘원더풀 파크시티’

    공원,문화,레져 등 7가지 테마 복합 신도시로 들썩이는 파주 ‘원더풀 파크시티’

    최근 경기 서북권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몰리는 가운데 인접한 파주시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우리나라 최초의 테마형 도시인 ‘원더풀 파크시티’를 건설 할 예정으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성공적인 개점을 비롯해 10월 이케아 2호점과 롯데아울렛 고양점이 줄줄이 오픈 할 계획으로 이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오픈 한 롯데몰 은평점까지 서북권으로 쏠린 대형유통업체 덕분에 이 일대의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순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외지인들의 잦은 왕래로 지역홍보가 자연스럽게 되면서 일대 부동산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었던 만큼 대규모 유통시설 및 테마를 갖춘 계획도시로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장선인 ‘파주’에서는 ‘원더풀 파크시티’가 사업을 준비중이다.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일원에 공급되는 이곳은 캠프하우즈(구 미군기지) 부지에 조성되는 사업지로, 총 개발면적 1,086,544㎡로 이르는 규모로 공원, 문화, 레저, 관광, 상업, 주거가 융합된 도시로 개발된다. 또한 1블럭은 ‘유 파크 시티 파주(U-Park City Paju)’가 들어선다. 파주’원더풀 파크시티’는 일산호수공원의 약 1.5배가 되는 규모로 ‘수변문화월드’, ‘키즈테마월드’, 영화, 드라마 한류체험이 가능한 ‘한류무비월드’, 공원 문화주거단지인 ‘명품주거월드’, ‘힐링레포츠월드’, ‘문화컨벤션월드 ‘캠프스테이월드’ 등 총 7개의 테마를 갖춰 계획되는 복합 신도시다. 수변을 따라 수변문화월드와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북쪽으로 즐길 거리 등을 배치해 실 거주의 품격을 높이고, 아파트 및 오피스텔 등의 주거단지와 유럽풍 상가주택형 중심상가를 조성할 예정이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서울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교통 호재가 있다. 지하철 3호선 연장선인 삼송역에서 금촌역을 연결하는 금촌- 조리선이 추진 중이고,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는 2020년 개통이 확정됐다. 이를 이용하면 서울까지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또 제2외곽순환도로와 제2통일로, GTX파주 연장선이 예정돼 있어 고양, 파주시 일대의 교통망이 확대됨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수요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주LG 디스플레이 OLED 공장신설과 파주 통일로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제조, 물류 및 비즈니스센터, R&D센터 등 복합물류단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49만5천㎡의 부지에 1,4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다. 이러한 호재를 갖춘 파주 원더풀시티 내 첫 번째 아파트로 ‘파주 원더풀파크 남광 하우스토리’가 선보인다. 이 단지는 지역주택조합 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데, 지역주택조합의 위험성이 모두 배제된 사업지로 더욱 매력적이다. 이 단지는 총 1035세대로, 지하2층~지상 26층 8개동 전용 59㎡~148㎡로 중소형에서 펜트하우스까지 다양한 평면을 선보인다. 전용 59㎡ 569세대, 77㎡ 414세대, 111㎡는 46세대, 148㎡는 6세대로 구성돼 있다. 전 세대 남향위주의 단지 배치로 일조량이 우수하도록 설계했으며, 전 동 필로티 설계를 선보여 바람 길을 만들어 준다. 또한 공원형 단지설계로 단지 내 녹지공간과 단지 앞 수변공원을 연계한 친환경적인 단지로 만들 예정이다 특히 모든 면적이 4bay구조로 채광, 통풍, 환기가 뛰어나며 일반 아파트 대비 층고를 10cm정도 높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또한 서비스 면적을 제공함으로 소형면적에서도 드레스룸 및 팬트리 등을 계획해 수납공간을 극대화 했다. 또 111㎡의 경우 세대통합형과 세대분리형으로 구성했다. 세대 통합형은 침실 4개로 5인 이상 가족도 여유롭게 거주할 수 있도록 꾸몄으며, 세대분리형은 현관을 2개로 분리해 한 곳은 침실2개와 주방, 거실, 욕실, 드레스룸 등을 배치해 2~3인 가족이 컴팩트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한 곳은 침실1개, 주방 겸 거실, 욕실을 배치해 1~2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월세수입을 누릴 수 있으며, 2가구가 편리하게 거주할 수도 있다. 희소성을 갖춘 펜트하우스도 6세대 공급된다. 하층부와 상층부를 연결 하였고, 상층부나 하층부 각각 전용 테라스를 갖췄다. 여기에 더해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제공해줘 단지 앞 수변공원을 쾌적함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분양관계자는 “사업대상지의 토지확보가 모두 이뤄졌고, 남광토건의 책임시공을 통해 안정성까지 담보되는 사업지인만큼 파주 및 고양시 일대의 실수요자 및 투자수요의 문의가 많다” 고 전했다. 한편 파주 ‘원더풀 파크시티 남광 하우스토리’ 주택홍보관은 야당역 인근인 경기도 파주시 경의로에 위치해 있으며, 근처 일대에 '유 파크 시티 파주(U-Park City Paju, 가칭) 1블럭 지역주택조합' 홍보관도 조성되어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성폭행 전력 끝이 없네…와인스타인 런던서 추가 피소

    성폭행 전력 끝이 없네…와인스타인 런던서 추가 피소

    여배우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미국, 영국에서 수사를 받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또 다른 혐의가 추가됐다.영국 런던경찰청은 15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2010년부터 2011년, 2015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고소했다고 밝혔다. 런던경찰청은 이 사건을 ‘어린이 학대·성범죄 지휘부’에 소속된 경찰관들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와인스타인은 지난 11일에도 런던 경찰에 다른 성폭행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영국 여배우 리셋 앤서니(54)는 와인스타인이 1980년대 후반 런던에 있는 자택을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타인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여성은 수십 명에 달한다. 그러나 와인스타인은 “성행위가 합의 없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유명 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앤젤리나 졸리도 과거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미국 최고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와인스타인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아카데미는 “우리 산업에서 성범죄자의 행동을 고의로 모른 체하거나 수치스럽게 공모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라고 결정 취지를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등 영국 영화도 지원했다.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도 와인스타인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모텔합숙 쪽잠에도 “한 푼 더”…공무원 예산 錢爭

    [커버스토리] 모텔합숙 쪽잠에도 “한 푼 더”…공무원 예산 錢爭

    지난달 서울시 예산과 소속 직원 A씨가 자살했다. 경찰은 A씨가 자기가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자살 동기에 대해 “아직 추모 기간이기 때문에 조사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A씨가 자살한 배경은 ‘업무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A씨는 올해 초 예산과로 발령받은 뒤부터 가족들에게 자주 “업무가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예산과가 제일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바야흐로 예산철이다. 예산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공직자들에게 예산철은 ‘혈세’라는 단어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때다. 내년 한 해의 부처 전체의 살림살이가 결정되는 이 시기 예산 담당 공무원들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한다. 이들은 부내에서 작성한 예산안이 기획재정부의 매서운 ‘칼질’과 여야 의원들의 막판 조율을 거쳐 국회에서 처리되는 3개월여의 기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예산에 울고 웃는 공무원은 예산철을 어떻게 보낼까. # “‘급’ 다른 ‘갑’ 만나려면 기조실장 정도 나서 줘야…” 공무원들은 예산철이면 철저히 ‘을의 입장’이 된다.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권을 쥔 기재부 공무원을 ‘모시는’ 일이라고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예산권을 쥔 기재부 직원들은 다른 부처 직원들보다 ‘급’이 높은 게 현실이다. 예산 담당 부서에서 일했던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서기관 이하 실무급 직원들은 기재부 직원들을 만나러 가기도 어렵고 가도 얘기도 안 먹힌다. 주로 과장이나 과 차석이 야식을 싸들고 가서는 우리 부처를 담당하는 사무관이나 7급 직원들을 만난다”면서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뛰면 조금 낫지만 결국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예산 담당 공무원들은 기재부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치이는 신세다. 부내에서는 각종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요구하는데 이를 들고 기재부에 가면 불필요한 예산을 요구한다고 비판을 받는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2배로 고통을 겪는다. 서울시 등 지자체 예산은 일차적으로 시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각종 ‘쪽지 예산’이 넘쳐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예산 배분이 8대2로 이뤄져 있는 구조에서 예산철에 국비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곧 단체장의 무능이란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공무원들이 물밑에서 더 뛰어야 한다. 한 예로 경북도는 지난달부터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12월까지 국비 확보를 위한 ‘90일 비상 현장캠프’를 지역구 국회의원실에 설치했다. # “보고 싶다는 딸 전화 목소리에 청사 화장실서 울어” 담당 직원들은 생활도 엉망이 된다. 한정된 기간 내에 관련 업무가 집중되면서 야근은 기본이고 아예 귀가를 하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특히 기재부와 지리상 거리가 먼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부처 직원들은 더 큰 고통을 호소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재부가 그나마 과천청사에 있어 집에 가서 잠이라도 잘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세종시로 내려가면서 예산 협의하러 갔다가 귀가를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부처들은 예산철에는 기재부 인근 숙박업소에 ‘달방’을 잡아 두고 예산 확보의 전진기지로 삼는다. 서울시 예산과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예산편성 막바지에는 너무 바빠서 식사할 시간도 따로 없어 담당 직원 전원이 사무실에서 햄버거나 도시락을 먹으며 일했다”면서 “직원들은 1년 동안 먹어야 할 햄버거를 이때 다 먹는다고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직원은 “예산철에는 귀가가 매일 늦어서 초등학생 딸아이의 자는 모습만 주로 봤다”면서 “어느 날 딸아이가 빨리 집에 오라고 울며 전화를 했는데 그게 너무 속상해 청사 화장실에서 운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 중앙부처 소속 직원은 “예산 담당 직원들은 시간외수당은 물론이고 별도로 스트레스 수당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 담당 직원들은 예산 관련 실무교육이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한다. 업무 특성상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갖가지 새로운 사례가 매년 나오지만 기재부 주관 정기 교육이 이를 모두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산 문제를 담당했던 한 중앙부처 직원은 “담당자들도 업무 시에는 예산실무편람을 하나하나 봐 가면서 일하지만 그걸 벗어나서 어찌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 “심의는 고도의 정신노동… 원칙 무너지면 끝” 예산철에 마냥 ‘갑 오브 갑’일 것 같은 기재부 공무원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재부 예산실은 계절에 따라 처지가 바뀐다. 정부 예산안을 만드는 여름철에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갑의 자리에 있지만 늦가을이 되면 국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을’로 뛴다. 예산실 공무원들은 국회의 예산 심의권한이 최근 10년 사이 상당히 세졌다고 입을 모았다. 소위 힘센 실세 의원들이 예산안을 조율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 들어오면서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이다. 예산실의 B과장은 “10년 전만 해도 국회에서 만든 증액 검토 사업목록에 정부가 동의 여부를 O, X, △로 표시하면 의원들도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이제는 증액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국회 차원의 쪽지예산 논란도 만성적인 골칫거리다. 올해는 대폭 삭감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을 놓고 증액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돼 예산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의 도로, 시설 등 SOC 예산을 챙기려고 강하게 밀어붙일 게 뻔해서다. 예산실의 C과장은 “증액 검토 목록에 없는데 슬쩍 끼워 넣거나 합리성이 부족해 보이는 지역사업을 챙기려는 의원들의 요구가 가장 난처하다”고 말했다. 예산실 직원들은 국회 예산심의를 고도의 정신노동이라고 하소연했다. D과장은 “재정원칙과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야 하는데 명확한 민간 영역에 정부 지원을 요구하거나 지자체 사업인데 국고 지원을 하자는 압력이 들어온다”면서 “한 번 선례를 남기면 원칙이 깨지고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곳도 예산을 증액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심의철엔 국회서 상주… 인근 방 없어 사비 털기도 피로와 수면 부족은 예산맨이라면 으레 짊어져야 할 무게다. 본격 심의가 시작되는 11월 초부터 예산안 의결 시한인 12월 2일까지 예산실 직원들은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한다. 오전 7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의원들의 요구 문건을 작성하고 예결위, 상임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 등 국회 행정조직의 지적사항을 검토 보완하면 녹초가 되는 까닭에 경기지역 거주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텔 신세를 진다. E과장은 “예산 편성 시기에는 부처만 상대하지만 국회 심의 기간에는 의원, 보좌진, 지자체, 지역구 등 만나야할 이해관계자가 2~3배로 늘어나서 업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두세 시간이라도 눈을 붙이려면 외박을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 예산실은 국회 앞 숙박업소와 제휴를 맺고 직원들이 출장 숙박비 한도 7만원으로 장기 투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계약 물량이 한정적이어서 사비로 10만원 넘는 방을 예약해 쪽잠을 청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투기 억제’ 효과 있지만 분양가 오를 듯

    ‘투기 억제’ 효과 있지만 분양가 오를 듯

    정부가 아파트 후분양제를 공공 부문부터 도입한 뒤 민간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투기 억제 효과 등이 기대되지만 분양가 상승 등의 부담도 따를 수 있다. 정부는 일단 민간의 경우 후분양을 강제하기보다는 인센티브 등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건설사들은 결국 의무화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주택금융시스템 발전방안’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아파트에도 후분양제가 의무화될 경우 건설사의 추가 비용 부담이 연평균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계획대로 2022년까지 연평균 38만 6600가구가 추가 공급되고 80% 정도 아파트를 지은 상태에서 후분양이 이뤄지면 건설사들은 선분양에 비해 연평균 35조 4000억원에서 최대 47조 3000억원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 이에 따른 아파트 공급물량 축소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민간 공급 물량의 76.3%를 맡아온 중소 건설사의 부담 증가로 연평균 최소 8만 6000~13만 5000가구의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자 비용도 분양가에 전가돼 분양가가 3.0~7.8%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금융기관에서 건설자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후분양제가 이뤄지면 자금력 있는 건설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중소 건설사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반박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지금처럼 대형 건설사가 주도하는 대규모 단지 개발이 어려워져 상대적으로 중소 건설업체들의 소규모 아파트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깜깜이 분양’이 사라지고 투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후분양제의 이점이다. 우리은행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은 “후분양제로 분양가가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집)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층·호수는 물론 방향과 공사 상태 등을 확인하고 분양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실시공 문제로 인한 건설사와의 분쟁도 줄어들 수 있다. 김 전문위원은 “다만 선분양제에서는 자신의 신용에 관계없이 집단대출 등을 통해 중도금을 값싼 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지만, 후분양제에서는 막판에 소비자가 물건값(분양대금)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80%쯤 마무리된 상태에서 분양을 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분양가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리스크 감소는 분양권 전매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함과 동시에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반작용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후분양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팽팽하고 아직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다 보니 후분양 관련 대출·보증상품 실적은 급감하는 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281억원이던 후분양 관련 금융상품 공급 실적은 지난해 609억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용어 클릭] ■아파트 후분양제 아파트를 짓기 전에 분양부터 먼저 하는 선(先)분양제와 달리 공사를 거의(80%) 끝낸 뒤 분양하는 제도다. 선분양제는 소비자들이 조감도만 보고 아파트를 선택해야 하지만, 후분양제는 건설 상황을 직접 확인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 [단독] 연휴 내내 ‘카드 돈줄’ 막힌 자영업자들 분통

    [단독] 연휴 내내 ‘카드 돈줄’ 막힌 자영업자들 분통

    카드매출액 열흘간 입금 ‘제로’연휴 뒤 밀린 대금 10% 들어와 물건 매입비·생활비 급전 부족 슈퍼·식당·커피점주 등 한숨서울에서 작은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추석 연휴 내내 ‘돈줄’이 막혀 전전긍긍해야 했다. 연휴 직전에 손님들이 결제한 신용카드 매출액이 장장 열흘 넘게 카드사에서 입금되지 않았던 데다가, 연휴가 끝난 지난 10일에도 밀린 대금의 10분의1 정도만 들어와서다. 남들은 쉬고 노는 ‘빨간 날’ 힘들게 문까지 열었는데 정작 벌어들인 카드 매출액은 연휴가 끝나고서도 며칠 뒤에나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절반이 들어와도 부족한 판에 하루 벌어 먹고사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연휴 기간에는 어떻게 물건을 사서 장사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A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동네 슈퍼나 미용실, 커피전문점, 식당 등 중소 영세 가맹업주들은 고객이 카드로 긁은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긴 연휴만큼 긴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는 현재 자영업자 카드 결제 구조상 예견된 일이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고객이 카드로 비용을 결제하면 ①밴사(가맹점 카드단말기를 관리하고 가맹점 발행 카드전표 등을 수거하는 업체)가 카드사로 결제 승인 데이터를 전송하고 ②카드사가 거래를 확정하면 ③가맹점에 카드 대금을 입금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위 과정에 따라 카드 결제부터 가맹점 대금 입금까지 통상 2~3일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번 연휴는 워낙 장기간이다 보니 지난달 28일 결제됐어도 금융기관이 쉬는 연휴 기간 ‘올스톱’ 됐다가 보름이 지난 이달 10~13일에야 입금된 것이다. 가맹점주들은 “앞으로 내수시장 진작을 위해 연휴가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정작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 휴일에도 업무를 처리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카드사와 밴사, 은행 등 세 기관이 협업해서 공휴일 중 하루만이라도 세 기관의 인력이 일하게 해 가맹점에 카드 대금을 중간 지급하게 하거나 매출 입금 소요일을 하루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상생’ 차원에서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신한카드는 60만 중소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 이달 10일 지급돼야 할 가맹점 대금 약 1300억원을 지난달 29일에 앞당겨 지급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연휴 기간 쓸 자금 운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대금 중간 정산은 은행의 휴일 영업 시스템 변화 등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금융당국의 중재 아래 장기 연휴 전 카드대금 조기 지급 등 대책을 마련하거나 돈이 급한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미리 무이자나 최저금리 수준의 가맹점 대금 담보대출 등을 해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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