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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청 “공수처는 촛불혁명의 요구… 중립성 철저 보장”

    당·정·청 “공수처는 촛불혁명의 요구… 중립성 철저 보장”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0일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시 고위공직자에 대해 수사권을 우선 보장하도록 하는 데 다시 한번 의견을 모았다.당·정·청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논의했다. 여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적폐청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최고위직이었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자 여당 주도의 검찰개혁에 제동이 걸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여당과 청와대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공수처 설치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면서 검찰개혁에 경각심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회의는 모두 발언을 빼면 약 3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정도였다. 특히 이례적으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하면서 청와대가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가 있음을 보였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수립된 정부로 많은 개혁 과제 중에 첫 번째가 적폐청산, 검찰개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위해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면서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공수처는 대통령을 비롯한 살아 있는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기구이자 검찰개혁을 위한 기구로 현 권력에 대한 소금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야당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당·정·청은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4대 원칙에 따라 법무부가 마련한 안을 중심으로 신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4대 원칙은 수사·기소권을 보유한 독립적 수사기관, 정치적 중립성 확보, 부패척결 역량 강화, 검사부패 엄정 대처 등이다. 법사위에서는 21일 열리는 제1소위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상정해 논의한다. 자유한국당은 공수처를 반대해 왔지만 최근 소속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일부 찬성으로 바뀌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공수처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이 공수처장을 복수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들 중 한 명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야, 檢 특활비 청문회 싸고 격돌…丁의장, 5명 연루설 국정원에 항의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검찰의 칼끝이 전 정권 국정원장과 현직 야당 의원을 정조준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검찰 특활비 청문회’ 카드와 함께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 중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찰 특활비를 언급하며 “(국정원의 특활비 상납처럼) 똑같은 법 저촉 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 “법사위 논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다면 저희는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베트남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 특활비 의혹은 국정원 특활비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면서 “똑같이 장관과 총장도 같은 선상에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도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해 여야 의원 5명이 연루됐다는 이른바 ‘찌라시’가 흘러나온 것과 관련해 국정원에 직접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검찰이 자꾸 피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문제”라고 정 원내대표가 지적하자 “그래서 국민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여야가 입장차를 떠나서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 후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이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 정보위원들 5명이 (돈 받은 사람 명단으로) 얘기가 나온 것에 대해 국회의장으로서 항의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회동에서 여야는 검찰의 특활비를 둘러싼 청문회 개최를 놓고 격돌했다. 여야 간사는 격론 끝에 청문회 대신 23일 박상기 법무장관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여당 반대로 출석시키지 않기로 했다. 법사위원장인 한국당 권선동 의원은 “검찰의 특활비 30~40%가 검찰총장의 묵시적 승인에 의해 법무부 장관의 쌈짓돈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검찰에 대한 청문회 개최 필요성을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 특활비와 검찰 특활비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법무부 자료를 보면 검찰 특활비가 위법이거나 사적으로 썼다는 내용을 찾아보긴 힘들다”면서 “검찰 청문회 주장은 한창 진행되는 수사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 역시 “법무부와 대검 관계는 청와대와 국정원 관계와 다르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최경환 압수수색·전병헌 소환 ‘사정 한파’

    최경환 압수수색·전병헌 소환 ‘사정 한파’

    ‘특활비’ 최경환 의원실·집 수색 ‘후원금’ 전병헌 檢 포토라인에 전·현 정부 실세 동시 수사대상2013년 5월 같은 날 여야 원내대표로 선출됐던 전·현 정부 실세가 20일 나란히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이날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소환 조사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의 칼끝이 본격적으로 정치권을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전 수석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롯데홈쇼핑에 재승인 청탁을 받고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죄)를 받고 있다. 당시 의원실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은 롯데가 낸 후원금 중 1억 1000만원을 착복한 혐의로 구속됐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시절인 2014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국가정보원이 예산 편의를 기대하며 최 의원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보는 검찰은 최 의원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으로부터 최 의원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당시 특수활동비를 최 의원에게 전달토록 승인했다는 자수서를 제출받았다. 최 의원 측은 1억원 수수 사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두 사람은 2013년 5월 15일 같은 날 각각 여야 원내대표로 선출돼 국회를 이끌었다. 당시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논란,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 등의 현안을 다뤘는데 이 사건들도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포항 특별재난지역 선포…지진 재발해도 수능 실시

    포항 특별재난지역 선포…지진 재발해도 수능 실시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두 번째 강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는 또 포항에서 지진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재연기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오늘 오전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면서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신속한 피해 복구와 함께 입시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포항 지진 관계장관회의 겸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열어 포항특별재난지역 선포안을 의결하고 이를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닷새 만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 때는 특별재난지역 선포까지 열흘이 걸렸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시·군·구별 피해액이 국고지원 기준(18억∼42억원)의 2.5배를 초과하면 선포할 수 있다. 포항시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액은 90억원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포항은 피해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64.5%를 국고로 추가 지원받는다.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감면, 병역의무 이행기일 연기 등 6개 항목의 간접 지원도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23일로 연기된 수능일에도 여진이 있을 수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지침을 미리 마련하겠다. 수험생과 학부모들께서는 너무 걱정 마시고 수능 시험장에서 이뤄지는 조치에 따라 주시고,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포항 지역에서 지진이 또 발생하더라도 2018학년도 수능은 예정대로 23일 치른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 시행 범부처 지원 대책과 포항 수능 시험장 운영방안을 발표하면서 재연기와 관련해 “출제 등에 2개월 이상 걸려 수능을 다시 보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한 포항 북부 지역의 경우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어 진앙에서 가까운 4개 학교 대신 포항 남쪽에 대체 시험장 4곳을 설치했다. 포항 수험생 6098명 중 2045명은 남부의 포항제철중·오천고·포항포은중·포항이동중으로 고사장이 바뀐다. 포항 예비소집은 기존(15일 기준) 예비소집 장소에서 22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시험 중 지진 발생해도 개별행동 하면 ‘수능 포기’ 간주

    시험 중 지진 발생해도 개별행동 하면 ‘수능 포기’ 간주

    23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중 지진이 발생하면 수험생들은 현장 시험감독관 지시를 따라야 한다. 허락 없이 시험실을 나가는 등 개별 행동을 하면 수능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마련한 포항지역 여진 대비 대책과 수능 지진 발생 시 대응요령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포항 여진 대비 대책으로 여진 발생 시점에 따라 크게 3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우선 예비소집 시점인 22일 오후 2시 이전에 여진이 발생하면 경북교육청은 수능 시험장을 예비시험장으로 대체할지를 결정한 뒤 학생들에게 비상연락망을 통해 개별 안내한다. 학생들은 시험장으로 각자 가면 된다. 만약 예비소집 이후부터 수능 입실시간인 23일 오전 8시 10분 사이에 여진이 발생하면 수험생과 감독관은 교육부가 마련한 포항 지구 12개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감독관·문답지 등 이동을 위한 비상수송차량(버스 250대)을 통해 예비시험장으로 동시에 이동한다. 경북교육청은 평가원 종합상황실과 협의해 해당 지구 수능 시작 시점을 조정한다. 입실 이후 여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가·나·다 단계에 따라 행동한다. 경미한 진동이 있는 ‘가’ 단계에서는 중단 없이 시험을 치른다. 진동이 있지만 안전에 위협받지 않는 수준인 ‘나’ 단계에서는 감독관이 시험을 일시 중지한 뒤 책상 아래로 수험생을 대피시킨다. 상황 확인 후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시험을 재개한다. 시험장 책임자는 10분 안팎으로 수험생을 안정시키고 시험 재개 시각을 정한다. 큰 진동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에서는 ‘시험 일시 중지→책상 아래로 대피→상황 확인→교실 밖(운동장)으로 대피’ 원칙을 세웠다. 다 단계는 사실상 수능을 더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은옥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지진 발생 순간에는 감독관이 시험실 상황과 수험생 상황 등을 고려해 일차적으로 판단하지만, 경북교육청에 마련한 비상대책본부가 기상청과 협의해 모든 감독관에게 실시간으로 대응 요령을 알려주기 때문에 자의적 판단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오는 23일 수능일에 여진이 이어질지 여부다. 경주 지진은 본진 발생 1주일 후인 19일에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일어났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여진의 규모와 횟수는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본진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진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2] ⑭ 고든 램지씨, 카스가 정말로 “맛있다” 고요?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2] ⑭ 고든 램지씨, 카스가 정말로 “맛있다” 고요?

    지난 18일, 오비맥주의 ‘카스’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51·영국)가 방한해 “카스 맥주는 아주 훌륭한 맥주”라고 말하자 대기업이 생산하는 맥주를 뜻하는 이른바 ‘국산 맥주’는 또다시 누리꾼들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2012년 당시 이코노미스트의 서울 특파원이었던 다니엘 튜더(35·영국)가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며 “한국 맥주는 지루하다“고 비판한 이후 5년 만에 국산 맥주의 맛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날 램지는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고 말한)튜더의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다”면서 “신선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카스만큼 한식에 잘 어울리는 맥주는 없다”고 카스를 옹호했습니다. 이런 그를 두고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램지가 돈에 눈이 멀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느 모델이나 자신이 광고하는 상품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적극 옹호할 수는 있지만, 음식업계의 독설가로서 바른 말을 해온 램지가 “국산 맥주는 맛없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하자 그가 쌓아온 진정성 이미지가 무너진 것입니다. 램지의 말처럼 카스는 정말 맛있고, 훌륭한 맥주일까요? 카스는 특별한 맛 자체가 있다기보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맥주’이며 ‘아무 맛도 나지 않아야 하는 맥주’입니다. 램지는 카스를 “깔끔하고 신선한 맛”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물처럼 밍밍한 맛”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이는 카스와 하이트, 피츠 등 한국의 맥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맥주들이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미국에서 맥주를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굳어진 부가물 라거 스타일은 목넘김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보리 외에 옥수수나 쌀 등의 기타 곡물을 넣기 때문에 100% 보리로 만드는 일반 라거보다 보리 함량이 낮습니다. 또 홉의 양도 줄여 쓴 맛이 나지 않습니다. 버드와이저, 밀러, 아사히 등 세계 유명 맥주들도 같은 종류입니다. 카스는 해당 스타일을 잘 구현한 맥주일 뿐입니다. 단순히 “맛있다, 맛없다”로 구분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맛은 취향의 문제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니까요. 물처럼 꿀꺽꿀꺽 넘어가는 맥주가 좋은 사람들에게는 카스가 맛있는 맥주일 수 있겠죠. 반대의 취향을 가진 사람은 가벼운 라거 맥주의 심심함을 싫어할 것입니다.문제는 세계 최고의 요리사 가운데 한 명인 램지가 단지 카스를 띄우기 위해 맥주에 대한 이해 없이 극단적인 말들로 맥주와 음식을 일반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램지는 카스 맥주가 훌륭하다는 근거로 “한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한식의 자극적인 맛을 카스의 깔끔함이 잘 잡아준다는 것인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카스같은 미국식 부가물 라거는 원래 깔끔하고 밍밍한 맛을 내서 그 어떤 음식 맛도 방해하지 않습니다. 한식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음식과도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식에는 맵고 짜기만 한 음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램지가 서울의 광장시장에서 먹은 육회나 김밥, 빈대떡 등의 맛을 떠올려 보세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불고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한 불고기는 까맣게 볶은 보리를 에일 방식으로 만든 스타우트 맥주와 찰떡궁합을 이룹니다. 램지가 강렬하다고 표현한 IPA맥주를 순대와 드셔보셨나요? IPA의 화려한 홉 내음이 순대의 육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라거 맥주에 비해 다채로운 맛을 내는 크래프트맥주가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다양성 때문입니다. 램지는 마치 맥주의 종류가 라거와 IPA가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맥주의 종류는 수백가지에 달하며 지금 우린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쉽게 맛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흔한 스타일은 대량 생산이 용이하고 여러 잔을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는 ‘미국식 부가물 라거’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취향이 존중되고, 세분화돼 자신의 입맛에 따라 술과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카스는 자극적인 한식과 참 잘 어울린다”며 해당 맥주를 극찬하는 램지의 말은 매우 극단적이며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고든 램지를 모델로 섭외한 오비맥주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인 카스를 스타일대로 충실하게 만들고 있는 오비맥주는 세계적인 셰프의 발언권을 활용해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백인 유명 셰프의 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견이 잘못됐다”고 가르치려 하기 보다 왜 소비자들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사실상 독과점 상태인 국내 맥주시장에서 한국인들은 100년 가까이 ‘라거’라는 한 가지 종류의 맥주를 마셔왔습니다. 우리가 맥주 스타일에 대해 인식하고, 맥주에도 다양한 맛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겨우 수년 전부터입니다. 그동안 대규모 주류회사들은 다양한 상품 개발보다는 ‘미국식 부가물 라거’ 생산에 주력했습니다. 램지에게 ‘엉덩이를 걷어 차일 뻔한’ 다니엘 튜더도 “2012년 당시 칼럼은 독과점이 장악한 시장 구조 때문에 한국 맥주에는 다양성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황당해 하더군요. 튜더의 발언 이후 한국에도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 시장도 이전과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기업 맥주는 한국 맥주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완전 경쟁 시장’이라는 과제 해결이 요원한 한국 맥주 시장에서 “카스 맥주는 끝내주게(Bloody) 신선하고 맛있다”는 램지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램지에게 묻습니다. “그래도 카스가 훌륭한 맥주인가요?”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맥덕기자 : 소맥 말아먹던 대학생 시절, 영어를 배우러 간 아일랜드에서 스타우트를 마시고 맥주의 세계에 빠져들어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업(業)으로 삼아보고자, 2016년 맥주 연재 기사인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시즌 2] 에서는 좀 더 깊이있고 날카로우면서 재미있는 맥주 이야기를 잔뜩 전해드리겠습니다.
  • 절벽서 부상당한 야생 멧돼지 밀어낸 등산객들

    절벽서 부상당한 야생 멧돼지 밀어낸 등산객들

    산에서 마주친 야생 멧돼지를 절벽에서 밀어낸 등산객들이 경찰에 수배 중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스페인 피코스드유로파의 카레스 트레일에서 트레킹 중 만난 야생 멧돼지를 절벽에서 떨어트린 등산객들의 페이스북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페이스북 이용자 ‘Marcos López Rúa’ 가 공유한 영상에는 등산객 7명에게 둘러싸인 거대 멧돼지의 모습이 보인다. 이미 부상을 입은 멧돼지를 등산객들은 막대기로 찌르며 자극한다. 결국 등산객들은 멧돼지를 막대기로 밀어 절벽에서 떨어트리고 멧돼지는 수십 미터 절벽 아래로 구르다가 멈춰 선다. 스페인 동식물 담당 경찰인 세뿌로나(Seprona)는 “피코스드유로파 국립공원 산에서 멧돼지를 밀어낸 사람들을 아십니까?”라 물으며 해당 영상과 함께 등산객들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브랄레즈 타운 시청 페르난도 나바(Fernando Nava) 의원은 “동영상은 매우 잔인하다. 너무도 야만적”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범죄이며 야만적 살인 행위이기 때문에 그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미 부상당한 것 멧돼지를 절벽에서 밀어내는 모습은 매우 잔인하다”고 덧붙였다. 야생동물보호단체들은 해당 등산객들을 비난했지만 그들은 가벼운 벌금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동물보호 정당 팍마(Pacma)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명백한 동물학대죄의 사례로 보고하고 싶지만 스페인에선 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은 보호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행위에 처벌이 가해지도록 법 개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피코스드유로파는 ‘유럽의 봉우리’란 뜻으로 1918년 스페인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토레 데 세레도로 해발 2648m이다. 특히 동굴, 다리, 협곡을 따라 걷는 카레스 트레일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영상= Marcos López Rúa / Anna M. Smith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직업을 한의사로 속여 동거한 여성에 누드 사진 강요한 40대 실형

    직업을 한의사로 속여 동거한 여성에 누드 사진 강요한 40대 실형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사귀던 여성을 폭행하고 약점을 잡아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허미숙 판사는 상해·공갈·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41)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20일 보도했다.법원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2월 채팅앱에서 A(35·여)씨를 만나 교제해오다 올해 3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직업이 없는 이씨는 자신을 한의사라고 속였다. 기혼자라는 사실도 숨겼다. 하지만 A 씨가 이를 의심하고 자신의 가방을 열어 보려는 것을 목격한 이후부터 이 씨는 A 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 씨는 지난 5월 23일 주거지에서 말다툼하다 A 씨의 뺨을 때리고 넘어뜨린 뒤 발로 걷어차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히는 등 수차례에 걸쳐 A 씨를 때려 다치게 했다. 또 공무원인 A 씨가 공금으로 식사비를 냈다는 사실을 알고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겠다”고 협박해 7000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게다가 이 씨는 A 씨를 협박해 100차례 이상 나체 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강요한 혐의까지 더해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신상 정보를 숨긴 채 피해자를 농락하고 거액을 갈취했다”며 “피해자에게 수차례 상해를 가하고 나체 사진을 전송하도록 협박하는 등 피해자의 인격을 짓밟고 심한 경제적·정신적 타격을 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을 지적하며 “상당 기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류 사상 처음으로 몸무게 3배 이상 든 역사 슐레이마놀루...신화 속으로

    인류 사상 처음으로 몸무게 3배 이상 든 역사 슐레이마놀루...신화 속으로

    키 147㎝ 작은 거인…올림픽 3연패·세계선수권 7연패 위업 불가리아에서 “터키식 이름 버리라”고 강요하자 터키 망명 역도의 역사를 바꾼 ‘세기의 역사(力士)’ 나임 슐레이마놀루(터키)가 18일(현지시간) 영원히 눈을 감았다. AFP와 터키 언론은 “슐레이마놀루가 터키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50세.슐레이마놀루는 2009년부터 간부전에 시달렸고, 지난달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슐레이마놀루의 몸 상태는 악화돼 결국 숨을 거뒀다. 그의 삶은 짧았지만,강렬했다. 슐레이마놀루는 147㎝의 작은 키였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도 선수다. 팬들은 그에게 ‘포켓 헤라클레스’란 별명을 선사했다. 특히 터키인들에게는 특별한 영웅이었다. 불가리아 내 소수 민족 터키계였던 슐레이마놀루는 1986년 망명을 감행했다.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불가리아 정부가 내 터키식 이름을 개명하라고 요구한다면 망명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사건이 일어났다. 1986년 초, 불가리아 정부는 슐레이마놀루에게 불가리아식 이름인 ‘나음 슐레이마노프’라고 적힌 새 여권을 발급했다. 동시에 불가리아 언론에서는 “이름을 바꾼 슐레이마노프는 불가리아식 이름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냈다. 불가리아 내 터키계 사람들은 슐레이마놀루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결국 슐레이마놀루는 1986년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터키로 망명했다. 멜버른 주재 터키 영사를 찾아가 영국 런던으로 이동한 그를 위해 당시 터키 수상이 전용기까지 내줬다. 슐레이마놀루는 터키에 도착한 뒤 “나의 민족성이 담긴 내 이름을 바꿀 수 없었다”고 말했다.곧바로 그는 터키의 영웅이 됐다. 터키는 불가리아와 분쟁을 막고자 100만 달러의 위약금을 내는 성의를 보였다. 슐레이마놀루는 1987년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뒤,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터키 국가대표로 활약했다.생애 첫 올림픽부터 강렬했다. 남자 60㎏급에 출전한 슐레이마놀루는 인상 152.5㎏을 들었다. 역도 역사상 최초로 인상에서 자신의 몸무게 2.5배 이상을 들었다. 용상에서는 “사람은 자신의 몸무게 3배를 넘게 들 수 없다”는 통념까지도 깼다.슐레이마놀루는 190㎏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용상에서 자신의 체급에 정확히 3배를 든 사례는 있었다.그러나 3배를 초과한 건, 슐레이마놀루가 처음이었다. 서울올림픽 용상에서 슐레이마놀루는 자신의 몸무게 3.18배를 들었다. 1989년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한 슐레이마놀루는 터키 정부의 간청에 1991년 복귀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역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술레이마놀루는 세계선수권 7연패와 공식 세계기록 46회 달성 등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도 쌓았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대통령 업무보고 외청은 병풍인가

    지난 8월 문재인 정부의 첫 업무보고가 있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여일 만이었다. 그런데 보고 방식이 여느 때와 달랐다. 부처별로 2가지 정도 핵심 현안을 정해 심층 자유 토론을 한다고 했다. 장관 등 고위 간부가 미리 만들어 둔 보고서를 줄줄이 읊고 대통령은 들은 뒤 지시를 내리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었다. # 자유토론 내심 기대했지만… 내심 기대했다. 외청인 우리한테도 업무 보고할 기회를 주지 않을까.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무부처의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하긴 했다. 하지만 한마디도 못 했다. 발언 기회가 우리 청까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국정을 챙기고 국회와 소통하며 밖으로는 외교까지 신경 써야 할 대통령이 일개 청 단위 업무보고까지 직접 받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달리해 보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사소한 부분에서 큰 정책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연구개발(R&D)과 관련된 외청, 연구원을 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에만 머물게 하는 건 국가적 낭비다. 통계청, 특허청, 농촌진흥청 등은 얼마든지 정책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곳들이다. # 좋은 아이디어도 묻히기 십상 ‘시어머니’인 상부기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개 산하 청의 과제를 생략하거나 간단히 처리한다. 외청의 정책 제안이 누락되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정부에서 괜찮은 정책 아이디어가 있어 상위 부처에 보고한 적이 있다. 당연히 청와대에 보고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청와대 관계자에게 “지난번 제안 괜찮은데 검토 안 해 보셨느냐”고 물었더니 “보고받은 바 없다”는 답이 왔다. 알고 보니 부처에서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청에서는 “괜히 튀어서 좋을 것 없다. 중간만 하자”는 자조가 나온다. # 대면보고로 동기 부여해 줬으면 외청도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 보고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위기가 쇄신될 수 있다. 더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이 생기고 동기 부여도 확실해질 것이다. 한달 반이 지나면 새해가 된다. 다음달부터 중앙부처는 연두 업무보고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에는 우리한테도 기회를 주길 바라 본다. 꼭 연초가 아니더라도 각 지방으로 내려간 외청을 대통령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그것도 어렵다면 외청들을 청와대로 불러 직접 소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외청 과장급 공무원
  • [커버스토리] 공무원 ‘초과근무 단축’ 현실성 있나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들로 구성된 ‘근무혁신 태스크포스’(TF)는 정부기관 업무 혁신 및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과로 사회’ 근절을 공직사회에서 먼저 실현하기 위해서다. 현업 공무원 제도 개편을 포함해 업무 혁신, 연가 사용 활성화, 초과근무 최소화를 위한 연도별 실천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정부기관의 초과근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아낀 재원을 신규 일자리 창출에 쓴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실제로 공무원 초과근무를 줄이면 연간 2000억원, 연가보상비를 없애면 1조 5000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무량과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는 조직문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인력 보충 없는 초과근무 단축은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행적인 초과근무와 비상근무 탓에 공직사회에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며 초과근무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시간 한도 및 연속 휴식시간을 설정하고, 실제 노동시간을 모두 근무시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필요한 인력 증원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4년부터 시행된 초과근무 총량관리제는 3년간 초과근무시간 평균을 고려해 총량을 부여하고, 이 한도 내에서만 부서원 초과근무를 승인하는 제도다. 하지만 업무는 줄어들지 않고 인력도 늘어나지 않아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한 사무관은 “부당하게 초과근무수당을 받는 일은 사라져야겠지만, 야근이 필수가 될 정도로 일이 많은데도 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래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현업 공무원들도 초과근무 단축 방안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품는다. 서해에서 근무하는 한 해경은 “일주일 내내 배를 타다 보면 다리가 땡땡 부어서 터질 정도로 힘들지만, 외부 시선은 ‘그래도 초과수당 한껏 챙기잖아’ 정도”라며 “이런 인식이라면 대기시간 등을 불필요한 시간으로 판단해 실제 인정되는 근무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근무시간 총량제를 포함해 초과근무 단축의 취지는 좋지만, 기관이나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24시간 근무가 필수적인 현업 공무원에 대해서는 실제로 일하는 공무원 의견을 반영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커버스토리] 망망대해서 뜬눈으로 12일째… 어선 단속보다 버거운 ‘맞교대’ 근무

    [커버스토리] 망망대해서 뜬눈으로 12일째… 어선 단속보다 버거운 ‘맞교대’ 근무

    경찰관, 해양경찰관, 어업관리단 등 24시간 근무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업 공무원들은 장시간 노동에도 호소할 곳이 없다.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다’, ‘국민 안전과 편의가 우선’이라는 명분이 이들의 노동시간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련 업무는 증가하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초과근무시간이 월 100시간을 넘는 곳도 수두룩하다. 국민 안전과 편의만을 앞세워 이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할 수 없는 이유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현업 공무원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살펴봤다.# 어업관리단, 14~16명 탄 함선 34척이 전부 “망망대해에서 잠복근무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불법 조업 어선이 언제 나타날지 몰라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데다 출렁이는 배 안에서 제대로 잠드는 사람은 드물어요.”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에서 근무하는 A씨는 초과근무시간만 월평균 137.1시간(2016년 기준)에 달하는 현실을 토로하면서 몇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다.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한 달에 17일 정도 추가로 일하는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은 현업 공무원 중에서도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장시간 노동은 불법 조업 어선 단속이라는 업무 특성, 맞교대로 이뤄지는 함선 근무 탓이 크다. 8~12일 정도인 함선 근무를 하게 되면 한·일 또는 한·중 배타적 경제수역에 해당하는 먼바다로 나가게 된다. 불법 조업이 해당 해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업관리단은 무궁화선 34척으로 동·서·남해를 모두 담당한다. 가스총과 3단 진압봉을 몸에 지니고 있지만,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다 보면 다치는 일도 다반사다. 선박을 단속한 이후에는 어선을 해당 국가 해역까지 보내야 하고, 관련 압수물 폐기 및 압수, 검찰 송치 등 행정 업무도 해야 한다. 어업관리단의 중국 어선 단속은 2014년 341건, 2015년 568건, 2016년 405건이다.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바다를 지키다 육지로 복귀해도 바로 휴식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A씨는 “근무 기간이 끝나면 해당 해역에서 다음 근무인 함선과 맞교대한다”며 “복귀 이후에는 다음 출동 전까지 지상 근무를 하게 된다. 그래도 함선 근무 때와는 다르게 주말에는 쉴 수 있다”고 전했다.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가운데 현업 공무원은 487명이다.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500t 규모의 배에 14~16명만 탄다. 이상국 전국공무원노조 해양수산부지부장은 “앞으로 2년간 6척의 배가 추가로 도입된다”며 “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박뿐 아니라 인력 충원으로 맞교대 방식의 근무 형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경, 집중 단속·비상대기 등에 3교대도 힘들어 해경은 어업관리단과 같은 이유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해경은 전체 인원 9761명 중 6123명(62.7%)이 현업 공무원이다. 이들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129.9시간)은 현업 공무원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어업관리단에 버금간다. 함정 근무를 하는 3093명은 어업관리단과 비슷한 패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7~8일간 해상 근무→2주간 지상 근무’가 반복되는 구조다. 맞교대 근무인 어업관리단과 달리 해경은 3교대 근무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수준이다. 서해에서 근무하는 해경 B씨는 “집중 단속, 특수 임무, 선박 수리 등으로 함선이 추가 배치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교대가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함선에서도 하루 4시간씩 2번 근무하게 돼 있지만, 비상 상황 대기 등으로 인해 초과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파출소에 근무하는 1901명은 맞교대, 긴장 상태 속 순찰 업무 등 경찰관과 비슷한 이유로 과로한다.# 교정직 8일 만에 쉬는데… 전날 “출근하라” 문자 교도소나 구치소 등에서 일하는 교정 공무원들도 인력난과 변칙적 교대 근무 탓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교정직 공무원은 현재 변형된 4부제 근무를 한다. 원래 4부제는 주간 근무(오전 9시~오후 6시)-야간 근무(오후 5시~다음날 오전 9시)-비번-휴무를 반복하는 형태로 경찰 등 직군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교정직은 ‘주간-야간-비번-주간-주간-야간-비번-휴무’ 순으로 8일에 한 번 쉬는 날이 돌아오는 형태다. 교정직 공무원 C씨는 “최근에는 업무량이 너무 많아 한 달에 하루 쉬는 달도 있다”고 말했다. 교정직 공무원 D씨는 “재소자 인성 교육을 강화해 교화하겠다며 교도소와 구치소에 요가, 합창단, 꽃꽂이, 명사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됐는데 이들을 감독할 교정 인력은 충원되지 않다 보니 업무량이 지나치게 늘었다”고 말했다. 교화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가 진행하지만 수업 중 이들을 지켜볼 ‘경계감호인력’은 항상 대기해야 한다. D씨는 “다음날이 휴무일인데 전날 문자가 와 ‘내일 근무가 잡혔으니 오전 7시까지 출근하라’는 식으로 지시한다”면서 “쉬는 날조차 쉬는 날이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토요일에도 재소자 접견과 운동을 감독해야 하는 탓에 제대로 쉴 수 없다. 교정직은 교도소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일하는 데다 다른 공무원 직군보다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업무 환경에도 문제 제기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사혁신처 통계에 따르면 교정직 공무원은 1만여명이다. # 출입국자 느는데 24時 2교대 세관 인력 제자리 24시간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관세청 소속 세관 공무원들은 여전히 24시간 2교대제로 일한다. 공직사회에서 24시간 2교대제를 하는 보기 드문 곳 가운데 한 곳이 관세청이다. 24시간 근무하고 하루 쉬는 방식이다. 이들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251시간(4교대)~288시간(2교대)에 달한다. 세관에서 일하는 E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비행기가 계속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말 그대로 정신이 없다”며 “게다가 짐 검사를 하는 도중에 언성이 높아지거나 욕설을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2011년 4542만명이었던 출입국자 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7998만명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관세청 공무원은 4711명에서 4926명으로 약간 늘었다. 업무는 증가하지만 인원이 늘어나지 않는 현실에서 24시간 2교대제 근무로 피로가 축적돼 제대로 된 업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업 공무원은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의 접점에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인 피로도도 높다”며 “업무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인력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용어 클릭] ■현업 공무원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일반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다. 하지만 현업 공무원에겐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루 4시간, 월 57시간이 한도인 시간외 근무시간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 통상 24시간 근무가 필요하고 공휴일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해야 하는 기관에서 일하면 현업 공무원으로 지정된다. 해당 기관장이 소속 중앙행정기관장(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어 근무시간과 근무일을 정할 수 있다. 현업 공무원은 중앙부처의 경우 12만~13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규모 추산조차 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 직군으로는 경찰관, 해양경찰관, 어업관리단, 세관, 교정직 공무원 등이 있다.
  • [커버스토리] 칼퇴는 없다… 한 달 +17일 일하는 ‘극한 공무원’

    [커버스토리] 칼퇴는 없다… 한 달 +17일 일하는 ‘극한 공무원’

    ‘철밥통’이라 불리며 ‘칼퇴근’하는 직업의 상징인 공무원. 실제로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명시돼 있다. 주당 근무시간으로 보면 40시간, 시간 외 근무는 하루 4시간(월 57시간) 한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주말 포함 68시간)으로 정한 근로기준법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규정일 뿐이다. 최근 6년간(2011~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순직 승인자 기준)이 137명에 달하는 이유다.<서울신문 10월 17일자 1·5면> 공무원 가운데서도 경찰관, 소방관, 해양경찰관, 세관, 교정직 공무원 등 국민과 접점에 있거나 교대제 근무 등으로 24시간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무원들은 업무 특성상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다. 이들 대부분은 근무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공직사회의 특례업종’에 해당하는 ‘현업 공무원’이다.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 부처 현업 공무원의 한 달 평균 초과근무시간(2016년 기준)은 72.2시간이다. 일반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3.3배에 달하고, 공무원 복무규정상 시간 외 근무 한도 시간(57시간)보다 15시간 정도 오래 일한다. 현업 공무원에는 경찰관, 해양경찰관(행정안전부), 세관(관세청), 교정직(법무부), 기상예보관(기상청), 집배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각 기관 시설 방호직 등 24시간 교대 근무가 필요하거나 근무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종이 주로 포함돼 있다. # 부처 10명 중 2명꼴… 소방관·지자체 통계서 빠져 기계나 전기를 다루는 관리운영직군, 아동복지센터에서 상주하는 사회복지직, 지방자치단체 산하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 등 지자체 소속 공무원은 초과근무시간 통계에서 제외됐다. 또 대표적 과로 공무원으로 꼽히는 소방관도 최근 국가직으로 전환돼 통계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현업 공무원의 과로 실태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공무원 기준으로 봐도 지자체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2배 정도(서울시 월평균 초과근로시간은 40.9시간) 많은 데다 지자체 현업 부서는 중앙 부처보다 많기 때문이다. 공무원 복무규정 및 공무원 수당 규정에는 우체국, 국립의료원 등 현업 기관이나 상시근무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 해당 기관장이 소속 중앙행정기관장(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어 근무시간과 근무일을 정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59조가 공중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운수업, 보건업 등 26개 업종(특례업종)에 대해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취지다. 현업 공무원 제도도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 9761명 중 62.7% 근로시간 제한 없이 과로 실제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거나 우리 선박을 지도하는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이 포함된 해양수산부는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016년 기준)이 137.1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일반 공무원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6.2배에 육박한다. 공무원의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에 17일 정도를 더 일하는 셈이다.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110.6시간에 달하는 관세청 현업 공무원은 대부분 세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다. 관세청은 “현업 공무원은 14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항만은 24시간 2교대 근무, 공항은 24시간 3교대제 근무가 기본이지만, 시기나 인력 운영에 따라 근무 형태도 수시로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해양경찰관이 소속된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현업 공무원도 초과근로시간이 월평균 129.9시간으로 집계됐다. 해경이 과로하는 이유로는 교대제 근무, 함선 근무 등 특수한 근무환경이 꼽힌다. 행안부에 따르면 해경 전체 인원(9761명) 중 현업 공무원은 6123명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한다. 조난선박 구조나 불법조업 어선 단속 등 해양 경비 업무를 하는 함정근무 인원이 3093명, 파출소 근무 인원이 1901명, 특공대·구조대·항공단·상황실 근무 인원이 1129명이다. 이들은 해양 경비나 범죄 예방 단속이라는 업무 특성상 24시간 상시 대기해야 한다. 지방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해경은 “1주일 함선을 타고 나온 뒤에는 2주 정도 육상근무를 하면서 선박정비, 상황 근무 등을 하게 된다”며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2~3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초과근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찰 과로순직 최다… 56%는 야근으로 건강이상 경찰청도 해경과 사정이 비슷하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째 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 순서로 근무가 돌아간다. 빡빡한 근무일정과 야간근무 때 쌓이는 피로는 건강을 위협한다. 실제로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0세 이상 야간근무 경찰관 1만 9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수건강진단에서 전체의 56.4%인 1만 1122명이 질병을 앓는 ‘유소견자’, 질병이 의심되는 ‘요관찰자’ 판정을 받았다. 지난 9월 경북 포항에서는 경찰관 2명이 야간근무 중 쓰러져 순직하기도 했다. # 靑 대책지시… 총량제·연가사용 등 거론되지만 무제한 노동으로 죽음까지 내몰리는 현실은 경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로 순직 인정을 받은 공무원이 속한 기관은 소방청(11명), 우정사업본부(8명), 해양경비안전서(5명), 지방 세관(2명), 서해어업관리단(1명), 부산교도소(1명), 서울지방교정청(1명) 등 현업 기관이 많았다. 순직 인정을 받은 공무원이 가장 많은 기관은 경찰청(47명)으로, 전체 169명 가운데 27.8%를 차지했다. 경찰청은 대표적인 현업 기관 가운데 하나로,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81.9시간에 달한다. 정부는 중앙 부처에서 일하는 현업 공무원 규모를 12만~13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앙 부처 공무원이 65만 149명(현원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공무원 10명 중 2명은 법적으로 노동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일한다는 의미다. 정지만 인사혁신처 복무과장은 “부처마다 운영 현황이 달라 실태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교대 근무자들은 24시간 상시로 업무를 이어 가야 하다 보니 현업 공무원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현업 공무원이 좀더 많을 것으로 추산되는 지자체는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기관장 요청으로 지자체장이 승인하게 돼 있는 운영 특성상 수시로 인원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박순영 행안부 지방인사제도과장은 “주로 시설을 관리하거나 24시간 근무를 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8월 공무원의 초과근무 단축 방안의 하나로 “초과근무가 과도한 현업 공무원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공무원 초과근무 단축 방안으로 초과근무 총량제 적용 확대, 불필요한 초과근무 적극 축소, 연가 사용 촉진제도 도입, 장기·분산 휴가 확산 등이 보고됐다. 인사처, 행안부 등 관계 부처는 현업 공무원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들의 장시간 근무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베를린 필도, 나도 새 모험 떠나야죠”

    “베를린 필도, 나도 새 모험 떠나야죠”

    “18년 동안 있었던 버밍엄 심포니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때는 진짜 오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베를린에서는 16년간 있었는데 왜 이렇게 금방 떠나느냐는 말을 듣고 있네요(웃음).”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과 마지막 투어 중인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62)은 19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이 네 번이나 바뀔 동안 베를린 필과 함께했다고 농담을 던지며 악단과 자신 모두 새로운 여정을 떠날 때라고 이야기했다. “음악적으로 길게 가는 관계를 추구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떠나는 게 아쉽고 슬프지만 설렘과 기대 또한 있는 게 사실이이에요. 저는 런던 심포니와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됐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베를린 필이 남아 있을 겁니다.” 2002년부터 베를린 필을 이끈 래틀은 거대한 배의 항해에 조금 보탬이 됐을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항상 깨어 있는 오케스트라로, 악단이 가진 모든 것을 시도해 보는 게 목표였습니다. 특히 지역 사회와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래틀은 칭찬에 인색한 자신의 절친이자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조성진을 칭찬해 그가 아픈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성진은 독일, 홍콩에 이은 한국 공연 협연자다. “칭찬은 간단했어요. ‘정말 좋은 피아니스트야, 한번 들어 봐’였죠.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많아서 이들과 협연하는 게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젊고도 위대한 건반의 시인을 빨리 만난 건 감사한 일이죠.” 이번 투어에서는 한국 작곡가 진은숙에게 의뢰해 만든 곡도 연주한다. “매 시즌 새로운 것을 고민합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작곡가들이 만들어 준 50여개의 짧은 곡을 연주해 왔어요. 한국분들은 진 작곡가를 한국의 위대한 음악가로 여기겠지만, 우리는 베를린의 위대한 음악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소리와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보석함 같은 분이죠. 어려운 부탁이었는데 위대한 곡을 탄생시켜 줬어요.” 베를린 필은 19세기부터 시즌 개막 때 전통적으로 연주해 오던 R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과 브람스 교향곡 4번으로 예술의전당에서의 첫날 공연을 물들였다. 파트별로 한 개의 악기만 연주하는 것처럼 합에서 조금의 어긋남도 없었던 베를린 필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2번을 앙코르로 연주회를 우아하게 마무리했다. 조성진은 중간에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함께했다. 이번 투어의 마지막 협연이라 서운하다던 그는 축제가 열리는 호숫가에서 물방울이 수면 위를 통통 튀어오르듯, 때로는 찰랑거리듯 혼신을 다한 타건으로 콘서트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앙코르는 새 앨범에 담은 드뷔시 영상 1집 중 ‘물의 반영’. 베를린 필은 20일 교향악단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이 담겼다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시카’, 진은숙의 ‘코로스 코로돈’, 래틀이 새로 사귀는 친구 느낌이라고 했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연주한 뒤 일본 공연을 거쳐 베를린으로 돌아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드 해빙 분위기…업계 두 표정] SK·CJ 중국투자 ‘본궤도’

    한국과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가 봉합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아시아 최대 윤활유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1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지난 1일부터 미쉐린의 중국 내 1500개 판매망을 통해 윤활유 완제품인 ‘지크’(ZIC) 제품을 공급하고 상하이에 홍보 전문 매장을 열었다. SK루브리컨츠는 향후 미쉐린에 변속기용 윤활유 제품 3종과 브레이크 오일 등을 추가로 납품할 예정이다. 또 CJ대한통운은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 연구개발(R&D) 단지인 ´TES 이노베이션 차이나´를 개관했다. ‘제2의 대한통운’으로 불리는 이 센터에서는 중국 특화 기술을 개발해 현지 상황에 맞는 컨설팅과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며 물류창고업체 ‘무한북방첩운’을 200억원에 인수해 동서남북 물류를 연결해 중국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중 관계 정상화 합의문 발표 직후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중국을 찾는 등 발 빠른 행보에 나선 현대자동차도 중국에서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7일 광저우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시노’와 중국 전략형 신형 SUV ‘ix35’ 등을 공개했다. ‘엔시노’는 소형 SUV ‘코나’를 기반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운전 습관과 기호 등을 반영해 중국형으로 출시된 차량으로 내년 1분기 중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시노’를 중심으로 중국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구이저우성에 구축한 글로벌 빅데이터 센터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한 다양한 차량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檢 칼끝 앞 친박… 새달 원내대표 경선 분수령

    “친박 청산, 중도 표심에 달려”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당내에서는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 ‘내치기’가 한창이다. 당 밖에서는 원유철, 이우현, 최경환 의원까지 줄줄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안팎의 칼날이 친박을 향해 있다. 이들의 운명은 사실상 다음달 15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 달렸다. 19일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이주영(5선) 의원, 나경원·유기준·홍문종·조경태(이상 4선) 의원, 김성태(3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결국 친박 홍문종 의원과 친홍(홍준표) 김성태 의원 간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밀고 있다. 홍 대표는 방미 기간 기자들에게 “야당 원내대표는 야성을 가진 싸움꾼이어야 한다”며 정치보복대책특위 단장을 맡은 김 의원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친무(친김무성)계로도 알려져 있다. 반면 친박계에서는 홍 의원만 한 카드가 없다는 분위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 다선 의원 중 내세울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범친박계가 홍 의원을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그동안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를 미뤄 왔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두 의원은 ‘박근혜 탄핵’의 정치적 책임을 물어 당 윤리위원회가 ‘출당’ 조치했다. 다만 현직이라 의원총회에서 현역 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출당이 가능하다. 정 원내대표는 임기 내 이 문제를 다룰 의총을 소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친박 쪽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면 친박 청산이 아무래도 더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과정에서 적법성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친홍·친무 인사가 원내대표가 되면 친박 출당 의총이 열리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친박 청산의 키는 결국 ‘중도 표심’이 쥐고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김성태 의원일지라도 70~80%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제대로 된 친박 청산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文, 이르면 내일 홍종학 임명

    전병헌 후임도 이번 주초 매듭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21일 홍 후보자를 중기부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20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국회 산자위가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장병완 국회 산자위원장은 19일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20일 전체회의는 열지 못한다. 현재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며 홍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야당을 더 자극했다간 여야가 예산안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에서 홍 후보자 문제가 예산 심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일을 지정한 것은 기일 내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주지 않으면 어찌 됐든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며 “이젠 어쩔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늦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최장 기록은 김대중 정부 때의 174일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200일을 넘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자 임명 강행 시 예산, 법안이 줄줄이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지만 임명을 강행하지 않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자진 사퇴한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후임 인선을 이번 주초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산, 법안 문제로 국회에 협조를 구할 것도 있고 동남아 순방 결과도 여야 대표들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정무수석의 공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스쿨존 ‘제한속도 30㎞’ 있으나 마나… 10대 중 7대가 과속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스쿨존 ‘제한속도 30㎞’ 있으나 마나… 10대 중 7대가 과속

    (5) 교통사고 공화국, 빅데이터로 읽다 “엄마가 데리러 갈 때까지 학교에 가만히 있어. 학교 앞은 차가 쌩쌩 다녀서 위험하니까.” 초등학교 1학년생 딸의 등·하굣길을 직접 챙기는 권모(38·서울 서초구)씨는 딸에게 매일 이런 당부를 하고 있다. 학교 앞이 ‘스쿨존’(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안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스쿨존 제한속도가 시속 30㎞로 정해져 있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이 거의 없고, 주정차 단속도 구에서 기분 내킬 때 가끔 하는 것 같다”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안심하고 자녀를 혼자 학교로 보내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초등학교 주변 등에 설치된 ‘스쿨존’에서 운전자들의 과속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적으로 차량 10대 중 7대가 제한속도(시속 30㎞ 이하)를 초과해 운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초등학생 하교 시간인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 서울 서초구 신동초교 앞 도로를 지나는 차량 100대를 대상으로 속도를 체크한 결과 제한 속도를 준수한 차량은 28대에 불과했다. 72대는 모두 시속 30㎞를 초과했다. 제한 속도의 두 배가 넘는 시속 60㎞를 초과한 차량도 적지 않았다. 서초구 신동초교 앞에서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학생 옆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간 한 오토바이는 ‘시속 59㎞’를 기록했다. 학생이 도로 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갔다면 인명 사고가 났을 법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뒤따라 지나간 노란색 어린이 통학버스의 속력은 ‘시속 46㎞’였다. 학교 앞 곳곳에 ‘제한속도 시속 30㎞’를 의미하는 표지판이 붙어 있거나 세워져 있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차량들은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는 과속 방지턱에서 잠시 속도를 줄였지만 넘자마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운전석 높이가 초등 저학년생의 키(130㎝)보다 높은 대형 승합차들이 스쿨존에서 어김없이 가속페달을 밟는 장면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스쿨존에서는 시동을 건 상태로 차량을 잠깐 세워 놓는 것도 허용되지 않지만 현실은 이와 달랐다. 불법 주정차는 예삿일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주차된 차량 사이로 학생들이 언제 돌발적으로 달려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도로교통법상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학교 및 유치원 정문으로부터 300m 이내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설정해 안전표지판·속도측정기·신호기 등을 설치할 수 있다. 또 차량의 주정차를 금지할 수 있고 운행 속도를 3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국에 1만 6456곳이 지정돼 있다. 스쿨존 구간에서 제한 속도를 위반하면 초과 속도에 따라 승용차는 7만~13만원(승합차 7만~14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정차 위반 시 과태료도 8만원(승합차 9만원)으로 일반도로(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보다 약 2배 더 비싸다. 그런데도 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15일 광주 북구의 한 초교 앞 편도 1차선 도로에서 1학년 조모(7)양이 엄마를 찾아 헤매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사망했다. 같은 날 충북 청주에서는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생 배모(10)군이 스쿨존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 4년간 스쿨존에서 2000여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2059명이 다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6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남부 297건, 부산 200건 순이었다. 서울신문과 교통안전공단이 공동으로 분석한 ‘지자체별 교통사고 유형’<서울신문 2017년 10월 23일자 1면>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치사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남, 14세 이하 어린이 사고 치사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로 나타났다.상황이 이런데도 현행 스쿨존에 대한 지자체의 운영·관리는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스쿨존 1만 6456곳 가운데 단속 장비가 설치된 곳은 332곳(2%)에 불과했다. 지난 1일 서울시는 기존 보호구역 시설 개선 계획을 골자로 하는 ‘어린이교통안전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들은 예산 여력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미비한 부분에 대해 지자체들은 “자체 예산과 인력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을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구 관계자는 “예산은 늘 부족하고 스쿨존 전담 인원이 아예 없는 지자체가 많아 소홀히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자체에서는 행정적인 지원만 할 뿐 실질적인 단속은 경찰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관리와 단속 책임을 경찰에 떠넘기는 것에 대해 경찰도 난감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경찰도 마찬가지로 예산난과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교통계 조사관은 “스쿨존에 대한 단속을 꾸준히 해야 하지만 인력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특별 단속기간에만 집중 단속하고 있다”면서 “무인 과속단속 카메라 수를 더 늘려 단속을 더 철저히 해야 하는데, 장비가 워낙 고가라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hiyoung@seoul.co.kr 이영준·박재홍·문경근·박기석·이하영 기자
  • “中, 세계 평화·안정 기여”… 북핵 공개언급 없었던 北·中 접촉

    “中, 세계 평화·안정 기여”… 북핵 공개언급 없었던 北·中 접촉

    ‘시진핑(習近平)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이 ‘잠행’ 중이다. 쑹 부장은 지난 17, 18일 북한의 핵심 실세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북한의 외교 수장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잇달아 만났으나 북한과 중국은 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쑹 부장의 표면적인 방문 목적인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결과 설명에만 초점을 맞출 뿐 북한 핵문제에 대해 담판을 했는지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中 “특사는 마술사 아냐… 기대 말라” 중국 중련부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쑹 부장이 전날 리 부위원장을 만났다고만 밝혔다. 중련부에 따르면 쑹타오는 리수용에게 “19차 당대회에서는 이번 세기 중반까지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와 전략을 마련했다”며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세계 평화와 안정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평화를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띌 뿐 북핵 관련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쑹타오와 리수용의 회담을 전하면서 “조선반도와 지역 정세, 쌍무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북핵 문제가 논의됐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오히려 북핵 논의의 공개를 자제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8일자 사설에서 ‘쑹 부장은 마술사가 아니다”라면서 “그의 방북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밝혔다. “한반도 형세 완화의 관건은 북한과 미국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연쇄 면담에서 북핵 위기와 관련된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은 김정은이 중국을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하는 한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이 먼저 중단한다면 그다음에 우리가 뭘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사는 “미국이 적대 정책을 유지하고 전쟁놀이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방어 능력을 계속 높여 나갈 것이며 그 핵심은 핵무기”라고 덧붙였다. 리 부위원장은 회담 후 특사단을 위해 연회를 베풀었다. 쑹타오 일행은 이날 평양시 교외의 만경대 혁명학원을 참관하고 구두공장을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련부는 또 지난 17일 열린 쑹 부장과 북한 권력서열 2위 최룡해 부위원장의 면담 사실도 발표했다. 중련부는 “두 사람은 북·중의 전통적 우호는 전 세대 지도자들이 구축한 것으로, 양국 인민의 소중한 재산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당·양국 관계를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주석 北문제 향후 공세적 접근 예상”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특사의 방북이 앞으로 북핵 문제에 관한 미·중 간 시각차를 좁힐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대화 쪽으로 끌고 가자는 흐름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중,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국제사회의 엄중한 인식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번 특사 방문은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압박을 하면서 유화책도 함께 펴는 양온 국면으로 가는 것”이라며 “향후 시진핑 주석이 조금 더 공세적으로 미·중 관계와 북한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포항 지진 이후] 운전 중 지진 나면? 교통 매뉴얼도 ‘부실’

    [포항 지진 이후] 운전 중 지진 나면? 교통 매뉴얼도 ‘부실’

    日은 상황별 탈출법 상세 기술 지난해 9·12 경주 지진 이후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재난 대비 국민행동요령’은 여전히 문서에 그치고 있다. 교통 관련 대응 요령은 책자 한 쪽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허술하고 학교의 재난 매뉴얼도 구체적이지 않다. 정부 차원의 꼼꼼한 대응 매뉴얼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는 이유다.19일 행정안전부가 제작한 ‘지진 국민 행동요령’에 차량관련 내용은 “자동차를 타고 있을 때 비상등을 켜고 서서히 속도를 줄여 정차”, “열쇠를 꽂은 채 이동” 등 네 문장이 전부다. 다리나 고가도로 위의 행동, 차 밖으로 대피할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전철 안에 있을 땐 “손잡이나 기둥을 잡고 전철이 멈추면 안내에 따라 행동한다”고만 나올 뿐이다. 이 행동요령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부실 논란이 있던 9쪽 분량의 책자를 올해 초 24쪽짜리로 늘린 것이다. 일본 도쿄도가 2015년 발행한 지진 매뉴얼 ‘도쿄방재’의 경우 지진이 났을 때 다리 끝부분에 있다면 속도를 줄여 건너가고 터널 안이라면 출구가 보이면 빠져나가되 긴 터널에선 비상구로 탈출하라는 식으로 상황별로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다. 지하철역 안이라면 “바로 지상으로 나가려 하지 말고 몸을 웅크려 기둥으로 이동해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는 행동 요령도 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진으로 인한 외부 충격으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차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든가 위급 시 창문을 깨고 나오라는 등의 세부 대응 방안을 볼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 시 지휘·통제를 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교통 대응 매뉴얼도 있어야 한다. 이번 경북 포항 지진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혼란이 적었지만 도로 유실 등이 야기되는 대형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역을 떠나기 위한 이재민들의 차량이 몰려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진 발생 당일인 지난 15일 대구~포항 고속도로 포항톨게이트 하이패스 시스템이 1시간 20분가량 중단돼 포항을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한데 엉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쿄방재’에는 지진 발생 시 교통을 통제하는 구간과 긴급 자동차 전용도로로 사용되는 도로를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별로 구분해 표시해 놨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진 시 교통 대응 기관이 경찰, 지방자치단체, 도로공사, 철도공사 등으로 나눠진 것을 지적하며 “재난 발생 시 복잡한 교통체계 창구를 신속하게 일원화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매뉴얼을 보강해야 하는 곳은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지난해 ‘학교현장 재난유형별 교육·훈련 매뉴얼’을 개정해 규모 5.0 이상 지진 시 학생들을 귀가시킨다는 지침을 넣었지만, 하교 방법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반면 일본 문부과학성의 ‘학교방재 매뉴얼(지진·쓰나미) 작성 지침서’에는 하교, 학교 대기, 대기 시 식량·숙박 대책, 학교상담사 등을 활용한 학생들의 심리보호 대책 등이 자세히 담겼다. 일단 교육부는 급한 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지진 발생 시 상황별 매뉴얼을 정리해 수능일(23일) 전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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