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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CTV 속 연기 피어올랐는데… 송유관公,18분 동안 ‘깜깜’

    CCTV 속 연기 피어올랐는데… 송유관公,18분 동안 ‘깜깜’

    탱크에 불 옮겨붙기 전까지 아무도 몰라 화재 감지센서도 ‘0’… 국가기간망 구멍 “인근 초교서 쓴 풍등 주워서 산에서 날려” 경찰, 피의자 스리랑카인 구속영장 신청 네티즌 “약소국 노동자만 잡아” 비난 쇄도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관계자들이 저유소 탱크에 불이 옮겨붙기 전 최초 20분 가까이 화재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등 국가기간망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신걸 경기 고양경찰서장은 9일 저유소 화재 피의자 검거 브리핑에서 “피의자가 당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중 쉬는 시간에 산 위로 올라가 풍등을 날렸다”며 “풍등이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자 이를 뒤쫓다 저유소 잔디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강 서장은 “피의자가 저유소 존재를 아는 점 등을 감안해 중실화죄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5월 비전문취업(E9)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의 A(27)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2분쯤 고양시 덕양구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지름 40㎝, 높이 60㎝ 크기의 풍등을 주워 호기심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날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풍등은 전날인 6일 오후 8∼9시 사이 인근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아버지 캠프’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 2개 중 하나로 조사됐다. A씨는 풍등이 공사현장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저유소로 날아가자 뒤쫓아 갔으나 잡지 못했고 오전 10시 34분쯤 저유소 시설 내 잔디밭 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뒤 되돌아갔다. 경찰은 2분쯤 지난 오전 10시 36분쯤 탱크 옆 잔디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 폭발은 18분 뒤인 오전 10시 54분쯤 일어났다.이때까지 공사 측은 화재를 인지하지 못했다. 시설 내에 화재 감지센서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관제실에서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화재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 관리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잔디에 불이 붙은 뒤 폭발 직전까지 연기가 나는 장면을 관제실에서 CCTV를 통해 볼 수 있었음에도 근무자 누구도 이를 유심히 보지 못한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통제실에 인력이 2인 1조로 근무하는데 CCTV만 보는 전담 인력은 없다”면서 “CCTV가 45개가 있는데 화면이 격자로 작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사고 당시 근무자가 1명만 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 자동 감지기도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대형사고에 속수무책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경찰은 공사 측의 과실 및 위험물관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풍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측은 “시민들에겐 풍등이 아름답게 보일 테지만 소방관들에게는 ‘날아다니는 불덩이’로 보인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관리학과 교수는 “국토의 70%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사람 손을 떠난 풍등은 제어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유관공사는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기구를 구성해 재발 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찰이 A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보안·경계시설이 엉망이고 화재감지기도 없는 국가기간망에서 43억원의 유류를 날렸는데 고의성이 없는 약소국 20대 노동자만 잡아들였다”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노벨경제학상 로머 “한국 소득주도 성장, 기술 습득이 관건”

    노벨경제학상 로머 “한국 소득주도 성장, 기술 습득이 관건”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폴 로머 미국 뉴욕대 교수가 한국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 여부는 근로자의 ‘기술 습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근로자의 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 습득으로 소비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8일(현지시간) 뉴욕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머 교수는 ‘한국 소득주도 성장의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향상된 소득이 더 많은 기술 습득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득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면서 “어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누가 더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 (기술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머 교수는 싱가포르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은) 싱가포르 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싱가포르도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했는데 절반만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는 그의 지적처럼 소득 증가가 기술 습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까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를 지낸 로머 교수는 기술 진보와 아이디어 축적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내성적 성장’ 이론을 도입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연구개발(R&D) 투자를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2차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 아닌 3~4곳 검토 중”

    트럼프 “2차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 아닌 3~4곳 검토 중”

    “당국자들 구체적 계획 수립 절차 진행…폼페이오-金위원장 만남 매우 좋았다” 평양 만남 불발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카운터파트 北최선희 빨리 만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아닌 3~4곳의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국자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싱가포르도 환상적이었지만 다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방북 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빠른 협상’을 공개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의 방북 기간 최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두 사람의 ‘평양 만남’이 이뤄지지 못하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8일 1박 2일간의 평양·서울 방문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어젯밤 내 카운터파트(최 부상)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면서 “우리는 실제 특정한 날짜와 장소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큰 성과가 아니지만, 우리는 논의할 총체적 범위의 이슈들을 갖고 있다”면서 “평양 공동선언에서 나온 약속들과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논의한 대화를 합해 본다면 우리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네 개 항과 관련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의 첫 번째 물결을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이 있던 폼페이오 장관도 “나는 비건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가 최 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여기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여기’가 간담회가 이뤄진 서울을 말한 것인지, 판문점이나 평양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와 관련, 한 기자가 ‘북·미 간 실무협상 장소가 (미측이 제안한) 빈이 아닐 수도 있냐’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어디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러 김정은, 32년 전 김일성처럼 비행기 타고 갈 듯

    푸틴 만남은 2차 북·미정상회담 후 전망 러, 모스크바까지 항공편 지원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가시화되면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를 방문할지 주목된다. 평양~모스크바는 6397㎞로 집권 이후 최장 거리 방문이다. 앞서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는 약 4700㎞ 거리다. 물리적 거리는 물론 그만큼 평양을 오래 비우는 데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는 만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미국이 선호하는 워싱턴(평양에서 약 1만 1000㎞)으로의 역사적인 첫걸음 가능성도 커진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방문 가능한 시기와 장소, 형식 등에 대해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방문 내용이 합의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는 최근 북한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자주 운항한 사실을 근거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제기했지만 일정이 구체적으로 조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 소장은 북·러 정상회담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성사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만큼 본격적인 북·미 비핵화 협상 2라운드를 앞두고 전통 우방이자 북핵 핵심 당사국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도 중요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연동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년 집권 동안 열차편을 이용해 중국, 러시아를 7차례 방문한 게 전부였다. 항공기 이용을 극도로 꺼린 그는 러시아의 항공편 제안을 뿌리치고 2001년 전용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했다. 24일간, 왕복 2만㎞의 대장정이었다. 반면 아들인 김 위원장은 6월에 이미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당시 전용기인 참매 1호(일류신·IL 62M)가 평양에서 이륙했으나 김 위원장이 실제로 탄 비행기는 중국 항공기였다. 참매 1호는 1982년 북한이 소련에서 도입한 기종으로 최대 항속거리가 9200㎞에 이르지만 노후한 탓에 모스크바까지 운항은 쉽지 않다. 2014년 11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특사 자격으로 북한이 보유한 또 다른 IL 62기종을 타고 모스크바로 향하던 중 기체 고장으로 회항한 전력도 있다. 앞서 김일성 주석은 1986년 10월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를 찾았다. 당시 김 주석은 소련이 제공한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면 러시아의 항공편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벤츠 대신 롤스로이스 탄 김정은

    벤츠 대신 롤스로이스 탄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영접할 당시 롤스로이스로 보이는 검은색 차량을 타고 온 모습이 포착됐다고 CNN 방송이 9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뒤로 보이는 검은색 차량 바퀴에 롤스로이스 로고로 보이는 ‘R’이 찍혀 있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전용차로 벤츠를 이용하는 모습이 주로 공개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최고급 차가 등장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국무부 제공
  • “풍계리 사찰로 核수준 확인… 핵실험 안 한 3·4번 갱도 검증해야”

    “풍계리 사찰로 核수준 확인… 핵실험 안 한 3·4번 갱도 검증해야”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이력과 현 수준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핵 기술 전문가인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 폐기 확인을 위한 국제 사찰단의 방북을 수용한 데 대해 “핵실험장 갱도 중 이미 사용한 갱도와 사용하지 않는 갱도를 분리 검증해야 ‘불가역적 폐기’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국제사찰단을 수용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현존하는 핵무기나 핵물질을 사찰하는 것이 아니기에 아직 본론에 들어가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은 핵무기 현대화, 핵무기 최종 개발 측면에서 중요한 기지인 데다 이곳을 정확히 검증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과 히스토리(이력)를 알 수 있기에 중요한 곳이다. →지난 5월 북한은 외국 언론인을 참관시키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는데. -핵실험을 실시한 1, 2번 갱도는 시료를 채취해서 핵실험에 쓰인 핵물질을 확인해야 했다. 핵실험을 아직 하지 않은 3, 4번 갱도는 안에 들어가 (핵실험용 핵무기를 장치하는) 기폭실을 봐야 하고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실히 폭파했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둘 다 못했다. →‘불가역적으로 폐기됐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2번 갱도와 3, 4번 갱도의 검증을 분리해야 한다. 그중 3, 4번 갱도가 ‘불가역적 폐기’를 확인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3, 4번은 미래지향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현대화하기 위해 만든 갱도다. 3번 갱도는 일반 핵폭탄용이고 4번 갱도는 수소폭탄용으로 추정된다. 3번 갱도의 깊이는 300~400m인 반면, 4번 갱도의 깊이는 700~800m로 이미 수소폭탄 실험을 한 2번 갱도의 깊이와 비슷하다. 북한도 4번 갱도가 대위력용이라고 밝혔다. 이를 보면 북한이 일반 핵폭탄과 수소폭탄 투트랙 개발 계획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3, 4번 갱도를 폭파시킨 건 어떻게 평가하나. -갱도에 들어가지 못하게 중간부터 끝까지 파괴해야 하는데 입구하고 중간 한두 곳만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다. 복구하려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측 전문가와 토론을 통해 3, 4번 갱도 폭파 시 어떤 폭약을 얼마나 썼고, 어디를 폭파시켰는지 확인하면 이론적으로 어느 정도 파괴됐는지 계산할 수 있다. 국제사찰단이 파괴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더 강력한 폭약으로 폭파시켜야 한다. →2번 갱도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2번 갱도를 통해 북한이 과거에 어떤 핵실험을 하고 어떤 핵무기를 개발했는지 알 수 있다. 2번 갱도 입구 주변 식물과 돌, 흙, 물 등 환경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동위원소 등 핵분열 생성물을 측정하면 핵실험 당시 사용한 핵물질이 플루토늄인지 우라늄인지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폭발이 일어났는지 간접적으로도 측정이 가능하다. 3, 4번 갱도는 핵실험을 안 했기에 이러한 환경 시료 채취가 필요 없다. →‘불가역적 폐기’를 확인하려면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외부에서 핵실험장이 파괴됐는지 보고 만족한다고 하면 한 번 가는 걸로 족하다. 하지만 3, 4번 갱도가 완벽히 파괴됐는지 확인하고자 파내서 갱도에 들어가려 한다면 몇 달은 걸린다. 2번 갱도의 경우도 환경 시료가 아닌 갱도 내부의 샘플을 채취하고, 완벽히 파괴됐는지 확인하고자 핵실험을 했던 곳까지 700~800m 시추해 들어간다고 하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이후엔 영변 핵시설 사찰이 관건이 될 것 같은데. -영변 핵시설은 북핵과 관련해 현재까지 언급되는 모든 핵물질과 핵무기를 포함한다. 지금 말하는 영변 핵시설은 좁은 의미의 초기 영변이다. 넓은 의미의 영변은 원심분리기 공장 등 주변 핵시설을 다 포함하는 것이다. 영변 핵시설을 보면 영변 외에 어떤 핵시설이 있고 핵무기가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이에 영변 핵시설 사찰은 본질적이자 최종적인 검증이 될 것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는 얼마나 걸릴까. -핵무기를 생산할 수 없고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만들려면 몇 년 안에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방사능 물질을 제거해 인간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하려면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이춘근(59)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과학기술 체제와 정책, 그중에서도 북한 핵 기술 전문가로 손꼽힌다.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 박사, 중국 베이징사범대 국제학 박사를 취득한 이 위원은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평화연구소, 중국과학원 과학기술정책 및 관리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북핵 관련 연구를 했다. 1993년부터 3년간 중국 옌볜과학기술대에서 교수·부총장을 역임하며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에도 몸담았으며,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한반도의 봄 원하는 교황, 평양행 수락할 듯… 北비핵화 의지 ‘공증’

    한반도의 봄 원하는 교황, 평양행 수락할 듯… 北비핵화 의지 ‘공증’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7~18일 로마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방북 초청 의사를 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실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남·북·미의 한반도 평화 구축 약속이 사실상 전 세계의 ‘공증’을 받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황의 지지는 북·미 양측에 비핵화 약속에 대한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황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의 정전 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종전선언을 바라는 북한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교황의 평양행은 김 위원장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약속 및 국제사회에 대한 비핵화의 약속을 명확하게 다시 한번 못박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또 교황의 방북으로 평화국가, 정상국가 이미지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한 측면이다. 앞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교황(요한 바오로 2세) 초청 제안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화답하면서 초청 의사가 교황청에 전달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방북 가능성이 그때보다 훨씬 높다는 평가다. 남북한은 물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비핵화와 종전선언 맞교환 협상이 급류를 타고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직접 초청장을 교황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분쟁지역인 한반도에서 ‘평화의 사도’ 역할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는 데다 교황 자신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주민들의 열렬한 집단 환영이 가능한 점도 방북을 추동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은 인권과 종교의 자유 차원에서 대외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교황 역시 북한에 복음을 전파해 종교인 탄압이 불가능해지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내년에 교황이 순교복자를 선포하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자연스럽게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만일 이번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북한과 바티칸 간의 수교도 가능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천주교계 “교황청-北 관계 진전 기대”

    주교단 3명, 17일 文 바티칸 미사에 참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천주교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 천주교회는 이를 대단히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며 “이 일을 계기로 바티칸 교황청과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되고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이은형 총무(신부)는 “진정 어린 마음으로 초청하는 거라면 우리의 평화와 북한의 종교적인 부분에서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교황 초청과 관련해 로마교황청에서 한국천주교 측에 대주교 배석 등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교회의 미디어부의 김은영 과장은 “10월에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 주교단 대표 3명(유흥식 주교, 조규만 주교, 정순택 주교)이 바티칸에 가 있어 그분들이 오는 17일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주교 등 북한의 종교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분단 이후 줄곧 반종교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다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분위기가 바뀐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조선기독교도연맹’, ‘조선불교도연맹’ 등의 활동이 재개되고 ‘조선종교인협의회’, ‘조선천주교인협회’와 같은 종교단체도 신설됐다. 1988년부터는 교회와 성당, 사찰과 같은 공인된 장소에서 종교의식을 행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1999년 현재 ‘조선카톨릭교협회’가 한국 천주교회와 접촉하는 등 남북 교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북한 천주교 신자 규모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이은형 총무는 2013년 천주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밀리에 신앙 생활을 하는 북한의 천주교 신자를 1만명 정도로 추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내신문제까지 찍어줘… 사라지지 않는 고교 ‘SKY반’

    [단독]내신문제까지 찍어줘… 사라지지 않는 고교 ‘SKY반’

    “교사 특정부분 강조… 시험에 꼭 나와” 방과후학교 변칙 운영 많아 내신 불신 “심화반에서는 내신 문제까지 은근히 찍어 준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에 사는 학부모 A씨는 딸이 다니는 학교의 심화반 실태를 이렇게 전했다. 입시 명문고로 알려진 이 학교에는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성적 상위 10% 학생들을 모아 심화반을 운영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SKY반’(서울·고려·연세대 진학 대비반) 등으로 불린다. A씨는 “교사가 특정 부분을 자꾸 강조하면 그 내용이 꼭 시험에 나왔다더라”면서 “딸 아이도 찜찜해하며 ‘아,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금지하는 성적우수반을 둬 일부 학생들을 따로 가르치는 고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숙명여고 사태 등으로 내신 불신이 극에 달한 가운데 우수반을 ‘내신 몰아주기의 온상’으로 생각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수반을 운영하다가 시·도 교육청에 적발된 고교는 올해만 11곳이었다. 모두 일반고였다. 이 학교들은 학년별로 1~2개 학급을 성적 상위 학생으로만 채웠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2곳이 적발됐다. 하지만 통계치가 현실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믿는 학부모는 드물다. 일선 학교에서는 성적우수반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과후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많다. 소논문 작성법을 따로 알려주거나 봉사활동 기회를 몰아 주는 등 우수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방과후학교에서 성적 우수반을 운영하다가 적발된 고교는 서울에서만 15곳이었다.또, 성적에 따라 자습실 이용에 차별두는 곳도 많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한 고교에서는 2015년 전교 50등까지만 쓸 수 있는 자습실을 유리벽으로 만들었는데 그 이유가 다른 학생들이 우수한 학생을 보며 자극받으라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모인 반을 두고 한 교사가 ‘쓰레기반’이라고 부르며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성적 우수 학생들이 이용하는 자습실만 청소해주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성적우수반을 운영해온 학교들은 학업 지도 때 효율성을 강조한다. 명문대 진학자 수가 고교 명성을 결정하는 현실에서 성적 우수 학생 관리는 필요하다고 보는 학교도 많다. 하지만 우수반에 속하지 못한 학생·학부모들은 “학교가 우수반 학생들에게 특혜를 준다”고 의심한다. 실제 올해 경기 구리시의 한 고교에서는 우수반 학생들에게 나눠준 부교재 문제와 유사하게 1학기 기말고사를 출제했다가 학부모 항의가 빗발치자 재시험을 보기도 했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국장은 “우수반에 속하지 않은 80~90%의 학생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공교육조차 소수를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이라면서 “대학서열과 입시 경쟁의 완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신문은 국내 고등학교 등에서 발생하는 내신 부정·부실 관리 실태와 고교 입시철 일부 고교가 벌이는 우수 학생 스카우트 관행 등을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례를 경험하셨거나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2200억원 들인 시속 400㎞ 고속철도 해무, 상용화는 0”

    “2200억원 들인 시속 400㎞ 고속철도 해무, 상용화는 0”

    정부가 지난 10여년간 시속 400㎞급 차세대 고속철도인 ‘해무’(HEMU) 기술개발 연구에 2000억여원을 쏟아 부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및 수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고속철도 기술개발(R&D) 추진 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까지 해무 관련 기술개발 연구과제에 2212억원이 투입됐다. 해무 시제차량 개발(956억원), 실용화 모델 개발(187억원), 운행 인프라 R&D(1069억) 등이다. 해무 차량은 2015년 개발이 완료됐으나, 아직까지 상용화되거나 해외에 수출된 실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400㎞ 고속철도 운행이 가능한 선로시설 등 인프라 기술개발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기존 일부 선로시설은 설계속도는 시속 350㎞로 설계돼 개량을 위해 약 3조 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경부고속철도(417㎞)의 53%에 이르는 광명~평택, 오송~동대구 219㎞ 구간은 선로에 자갈이 깔려서 고속주행할 경우 자갈이 튀거나 먼지가 날려 선로시설을 개선하더라도 최고속도가 350㎞로 제한된다. 경부고속철도의 ‘병목 지점’인 평택~오송(47.5㎞)구간의 경우 열차운행이 포화 상태로 현재 차세대고속열차 투입․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고도 성과는 반쪽도 아닌 쪽박 수준”이라며 “기왕 개발된 기술이 향후 남북과 유라시아 대륙 철도연결 과정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복선화를 통한 고속화 선로 마련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노벨경제학상 로머 “소득주도성장, 기술습득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관건”

    노벨경제학상 로머 “소득주도성장, 기술습득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관건”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62) 미국 뉴욕대 교수가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 기술 습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머 교수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뉴욕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득 향상이 더 많은 기술 습득올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머 교수는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날수록 더 교육을 받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마련”이라면서 “어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누가 더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싱가포르도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해봤는데 절반의(mixed) 성공을 거뒀다”고 전했다. 로머 교수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매우 훌륭하다”면서도 “업무 기술을 계속 향상하는 문제에서는 모두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노동자의 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고 성장은 견인한다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소득 증가가 ‘기술습득’이라는 또다른 변수로 이어지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신의 학문적 시각에서 소득주도성장 성공의 키워드를 제시한 셈이다. 로머 교수는 기술 진보와 아이디어 축적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이른바 ‘내생적 성장’(Endogenous Growth) 이론으로 유명하다. 특히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강조해왔다. 로머 교수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를 지냈다. 로머 교수는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해선 “우리가 알기 어려운 이유로 또다시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과거 위기에서 배운 교훈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비롯한 정치의 안정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주얼 차림으로 회견장에 나온 로머 교수는 축하 파티 계획을 묻자 “여자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자축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글날 맞아 마케팅 활발한 산업계

    한글날 맞아 마케팅 활발한 산업계

    제주항공 11년째 순우리말 기내 방송 네이버 새 한글 글꼴 개발 ‘마루’ 시작 스벅도 한글 MD…빙그레 따옴체 배포“자리 띠(안전벨트) 알림 불(표시등)이 꺼질 때까지 자리 띠를 매고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항공은 한글 반포 572돌을 맞는 9일부터 이달 말까지 모든 항공편의 기내방송을 순우리말로 바꿔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비행기는 ‘나는 기계’라는 말을 풀어 ‘날틀’이라고 표현한다.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은 각각 ‘날아오를 때’와 ‘땅에 내릴 때’로, 우리말로 표현이 가능한 한자어와 외래어는 모두 순우리말로 바꾼다. 제주항공은 2008년부터 11년째 한글날을 전후해 우리말 기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단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으로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올해는 ‘등받이 올리실게요’를 ‘등받이 올려주세요’라고 바꾸는 등 잘못된 높임말을 다듬고 임직원의 언어습관을 고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와 식음료업계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마케팅이 활발하다. 네이버는 명조체 중심의 새 한글 글꼴을 개발하는 ‘마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상수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함께 글꼴 용량을 줄이고 다양한 포맷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글씨체 관련 내용은 다음달 개최되는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9일 한글 창제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의 ‘용자례’ 부분을 발췌해 한글의 우수성을 표현한 머그잔, 텀블러, 스타벅스 카드 등의 MD 상품을 한정 출시한다. 한국의 전통회화 예술 기법의 하나인 ‘낙화’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 특징으로, 낙화란 불에 달군 인두로 종이, 섬유, 나무, 가죽 등의 표면을 지져 그림이나 문양 등을 표현하는 전통 예술이다. 이 분야에서 유일하게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영조 장인이 제작에 참여했다. 빙그레는 한글 글꼴 ‘빙그레 따옴체’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 배포한다. 자사의 대표 제품인 냉장주스 ‘따옴’ 제품 로고 디자인을 토대로 제작된 빙그레 따옴체는 빙그레가 개발 비용을 부담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이 자문을, 윤디자인그룹이 디자인 개발을 각각 맡았다. 수제맥주업체 ‘더부스’도 대표 상품 ‘대강페일에일’ 맥주 라벨 디자인에서 착안한 서체 ‘대동강체’를 출시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중기부도 지원 금액 등 누락… 中企 통합관리시스템 ‘구멍’

    중기부도 지원 금액 등 누락… 中企 통합관리시스템 ‘구멍’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지원 사업의 유사·중복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도입한 ‘중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부실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스템을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조차 대상 사업과 지원 금액 등 핵심 내용에 대한 입력을 누락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8일 중기부로부터 받은 ‘중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 입력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통합관리 시스템 등록 대상 사업 총 4582건 중 지원 금액 등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활용할 수 없는 자료는 27.2%(1248건)에 달했다. 활용 불가 자료 비율은 시스템이 구축된 2014년 13.5%에서 2015년 20.0%, 2016년 13.7% 등으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중기부로 승격한 지난해에는 15.6%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63.0%에 달하고 있다. 중기부는 “일반적으로 사업 종료 후 연말에 집중적으로 입력하기 때문에 유독 올해 비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기부가 아예 자료를 입력하지 않은 비율이 2014년 22.3%, 2015년 20.0%, 2016년 24.4%, 지난해 18.2% 등으로 높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사·중복 지원 여부를 점검하는 데 차질이 생기면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 실제 2010년 이후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 자금이 투입된 4만 3401개 과제 중 10회 이상 지원받은 기업이 1184곳에 이른다. 2개 기업은 무려 21~22회 지원을 받기도 했다. 같은 기간 중기부의 R&D 사업에서만 4회 이상 지원받은 기업 역시 338곳이었다. 앞서 정부는 2013~2016년 200억원을 들여 중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운영 예산만 한 해 11억원에 이른다. 박 의원은 “현 체제로는 중소기업 중복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지원 금액을 먼저 입력하고 이후 정산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성범죄 공무원 100만원 이상 벌금형 땐 즉각 퇴출

    성범죄 공무원 100만원 이상 벌금형 땐 즉각 퇴출

    공시생도 3년간 공무원 응시 못하게 강화 권력형 성범죄 처벌도 최고 7년이하 징역앞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공직에서 퇴출된다. 권력형 간음죄의 법정형이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아진다.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비(12억 4800만원)와 태풍 등으로 인한 재해복구비(242억 9900만원)가 일반예비비로 편성되고 타인 이식을 위해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적출할 수 있는 장기에 폐가 추가된다. 정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3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8건(법률안 3건, 대통령안 18건, 일반안건 4건, 법률공포안 73건)을 심의·의결해 관련 법안을 오는 16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모든 유형의 성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공무원은 즉각 퇴출된다. 지금까지는 ‘위력 등에 의한 성범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을 때만 당연퇴직했다. 임용결격 사유에도 해당 내용을 포함해 퇴직한 공무원뿐 아니라 공무원시험준비생도 3년(종전 2년)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했다. 미성년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사람은 평생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6개월 뒤인 내년 4월 17일부터 시행된다. 오는 16일부터는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의 법정형이 현행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추행죄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등 경비지원을 위한 예산 12억 4800만원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고, 태풍 ‘솔릭’과 지난 8월 26일~9월 1일 호우피해 재해복구비 중 242억 9900억원을 목적예비비에서 사용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0일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태풍·집중호우 피해복구비를 모두 1338억원으로 확정했다. 중증 폐 질환자에게 생명유지 기회를 주고자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적출이 가능한 장기의 범위에 ‘폐’를 추가한다. 지금까지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의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다. 하지만 뇌사자는 폐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실제 폐 이식 건수가 많지 않았다.이 밖에도 고객 응대 업무에 종사하는 이른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감정노동자가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음에도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원(1차 300만원·2차 600만원·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내렸음에도 이행하지 않을 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 상한액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1. 2007년 5월 경기 수원에서 십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된 가출 청소년 5명이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상고심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5명이 ‘자백하면 선처하겠다’는 경찰의 회유에 따라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자백을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영 변호사가 국선변호인으로 변론했던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이다.#2. 충남 보령에서 2007년 5월 여중생 A양이 집 근처에서 30대 남성에게 납치당해 20여일 동안 감금됐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동안 A양의 형제자매들은 ‘큰언니가 A를 숨지게 했고, 부모가 시신을 숨겼다’는 자술서를 냈다. 큰언니마저 ‘동생들과 다르게 말하면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자신이 A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가족들 간 깊은 상처를 남긴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이다. 민주화 이후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고문은 사라졌다는 게 대부분의 인식이다. 그런데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인한 왜곡·오류 사례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증보다는 자백으로 범행의 사실관계를 규정하는 데 익숙한 수사 관행,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비판 의식 없이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형사재판 관행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선별해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1990년대엔 고문과 폭행 등 물리력 행사가 허위자백 원인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선별한 46건 중 14건을 심층분석해 2012년 ‘형사절차상 허위자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연구’란 박사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허위자백의 이론과 실제’란 책으로 발간됐다. 논문에서 분석한 허위자백 사례 백태를 보면 미성년자뿐 아니라 그냥 우연히 범행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 나아가 수사 전문가인 경찰 간부마저 허위자백의 덫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났다.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과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미성년자였다. 허위자백 당시 이들은 변호사는커녕 보호자와도 함께 조사를 받지 못했다.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형사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고, 수사받는 상황 자체에서 벗어나는 데 급급한 미성년자이기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란 짐작이 가능한 지점이다. 하지만 일단 수사기관에서 수사관이 원하는 답을 내준 뒤 법원에서 항변하면 될 것이란 사고체계를 수사 전문가가 작동시킬 때도 있다. ‘옥천경찰서장 뇌물 사건’과 ‘김 순경 살인누명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모두 경찰이었다. #3. 2001년 B 옥천경찰서장은 관내 오락실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부하직원 C씨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하던 B서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2심 공판 중 혐의를 시인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이후 증거를 보강 제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C씨가 밤샘조사 등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B서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허위자백했고, 재판 중엔 검찰이 C씨 측에 “추징금을 줄여 주겠다”는 식의 회유를 한 녹취를 제출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B서장 역시 항소심 재판 중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위해 허위자백을 한 셈인데, 이는 “일단 실형을 피해 보자”는 변호인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다. #4. 서울 지역 파출소에 근무하던 김모 순경은 1992년 함께 여관에 투숙했던 여고생이 사망하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순경은 새벽 근무 때문에 여관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여고생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 순경이 여관에 있던 시점을 사망 시간으로 추정했다. 김 순경은 5차례 피의자 신문에서 모두 자백했고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이 진행되던 중 진범이 검거되면서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엿새 동안 잠을 안 재운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정황이 폭로된 데다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사망 시간 감정 외 김 순경과 혈액형이 다른 머리카락, 김 순경과 다른 제3의 족적 등의 또 다른 과학적 증거가 무시됐음이 드러났다. 경찰과 같은 수사 전문가들은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이후 처벌에 미치는 효력이나 자신이 허위자백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법에 대한 지식이 적은 일반 시민들의 사례에선 일단 허위자백을 해두면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신문조서가 자백 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 점 등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5. 경남 합천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D씨는 2006년 묘지 앞 석상을 기중기로 들어 E씨의 차량에 실어준 특수절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D씨는 범행을 돕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둘은 아예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E씨의 범행 무렵 둘의 차량이 나란히 교차로를 지난 것을 확인한 경찰이 D씨를 공범으로 의심, 교차로를 지난 뒤 묘지가 아닌 주변 다방으로 갔다는 D씨의 항변을 무시한 채 7시간 반복질문한 끝에 허위자백을 받은 것이다. D씨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자필로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글을 썼지만, 이미 전체적인 조서 내용은 자백(혐의 인정)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다. #6. 2009년 5월 경기 안성의 한 원룸 주차장에서 전신을 구타당한 뒤 숨진 남성이 사망 전에 모르는 20~30대 남성 3명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담배꽁초 4개를 입수, 근처 우범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해 고등학생 3명의 자백을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허위자백이었다고 호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실제 3명 중 한 명은 범행 추정 시간에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조사 중 서로 ‘억울하다’는 문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3명 중 1명이 ‘범행을 부인하면 감옥에서 평생 썩을 것’이란 경찰관 말에 허위자백을 했고, 다른 2명도 자신만 혐의를 부인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연쇄적으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다음 회에는 최근 있었던 자백 의존적 수사 사례를 탐색하고, 해외에선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알아봅니다.
  • “장관님, 내가 내 아이를… 악마 소굴로 떠밀었어요”

    “장관님, 내가 내 아이를… 악마 소굴로 떠밀었어요”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잊기 힘든 이름이다. 이 재단 소속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인 인강원에서 부원장과 생활재활교사 등이 ‘냄새 난다’, ‘더럽다’는 이유를 들며 원생들을 수시로 폭행한 사실이 2014년 세상에 알려졌었다. 쇠로 된 자로 말 못하는 아이들의 손·발바닥을 때리면서 자기 손에는 상처가 날까 봐 고무장갑을 꼈고, 지적장애 1급인 원생을 10여차례 짓밟아 고관절 골절을 입히기도 했다. ‘제2의 도가니 사태’로 불린 이 비극이 알려진 지 4년 만에 이 재단 소속 특수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의 장애학생 무차별 폭행 사건이 터졌다. 분노한 민심에 놀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8일 현장을 찾았다.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도봉구의 서울인강학교를 방문해 학부모 대표, 교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김태화 병무청 차장도 참여했다. 유 부총리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고통당한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교육부·병무청이 서울인강학교 재학생 127명의 피해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특수학교 150곳의 실태도 모조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격앙된 감정을 가까스로 추스르며 심경을 드러냈다. 부모 역시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에도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학부모 김희숙씨는 “아이 치아 2개가 흔들리다가 빠졌는데 미련하게도 잇몸이 부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학부모들은 또 교사들의 소극적인 대처와 사건 은폐 의혹을 질타했다. 박혜숙 학부모회장은 “자폐 아이의 경우 자해한 곳을 집중해서 때렸다는데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괄시했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들이 그대로 배운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이렇게 자질 없는 교사들을 믿고 아이를 맡긴 자신이 죄스럽고, 엄마들이 악마의 소굴로 아이를 떠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 학부모는 “자기 아픈 것도 표현 못하는 아이들이라 증거가 없으면 학교에 문제제기하기 어렵다”면서 “전학 가고 싶어도 (특수학교가 별로 없어) 갈 곳이 없다”고 난감해했다. 서울인강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4명은 지난 5~6월 장애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 등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책상 밑에 쪼그려 앉도록 한 뒤 의자를 밀어 넣는 등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與 ‘최고세율 3.2%’ 종부세법 개정안 발의

    당·정·청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北에 요청”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최고 3.2%로 강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8일 정부 세법개정안보다 종부세 세율을 대폭 인상한 내용의 종부세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안은 0.5~2%로 돼 있는 현행 세율을 2주택 이하는 0.5~2.5%, 3주택 이상은 0.5~2.8%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개정안은 이보다 세율을 강화했다. 1주택자 또는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자는 세율을 0.5~2.7%로 확대하고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0.6~3.2%로 세율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정부안은 세 부담 상한을 현행과 같은 ‘전년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산액의 150%’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를 더 강화했다.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에 한해 세 부담 상한을 ‘전년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산액의 300%’로 대폭 확대했다. 오는 12월 개정안이 공포되면 세수는 2023년까지 모두 6조 611억원 늘어난다. 한편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한 후속조치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추진을 포함해 고용 부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단기 일자리 창출 등 대책 마련에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 준비를 위해 기업인들이 사전 점검차 개성공단에 방문할 수 있도록 통일부가 북측에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文 “조기 개최 여건 조성”… 美중간선거 전 2차 북·미회담 ‘무게’

    文 “조기 개최 여건 조성”… 美중간선거 전 2차 북·미회담 ‘무게’

    北매체 ‘조·미 수뇌회담’ 적극적 언급 트럼프는 중간선거 전 외교성과 필요 워싱턴소식통 “시기·장소 접점 찾은 듯” NYT “북측, 트럼프 평양 방문 희망”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남·북·미의 지도자들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11월 6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 개최 가능성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하면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 해결과 지난 회담에서 제시한 목표 달성에서 반드시 큰 전진이 이룩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북측이 이례적으로 ‘예정된 제2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폼페이오 장관이 오늘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미는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 스캔들, 성폭행 의혹을 받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강행 등으로 소용돌이치는 중간선거 정국에서 ‘북핵 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부터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사실상 비핵화를 공언했지만, 1년 넘게 뚜렷한 ‘경제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 담을 새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후 트위터 내용,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2차 정상회담 시기나 장소에 대한 북·미가 상당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처럼 ‘북한 핵사찰단의 조기 방북’이 이뤄지는 등 북한의 비핵화가 급물살을 탄다면 11월 이전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회담 장소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간선거 이전에 열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워싱턴DC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간선거 이후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평양 방문 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관련 기사에서 “별도의 방에서 폼페이오 장관 수행단과 식사를 같이한 북한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러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핵사찰 카드로 진정성 호소… 美, 조기 종전선언 꺼내나

    양측, 사찰을 초기 비핵화 입구로 공감 포괄적 합의로 관계 급진전 가능성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결과에 따라 미 정부의 참관(사찰)단이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을 곧 진행하기로 하면서, 양측이 교착국면을 돌파하는 것을 넘어 비핵화 협상을 빠르게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사찰 카드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 측이 조기 종전선언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우선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 해체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대해 검증하고, 불가역적인 해체를 확인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동창리 사찰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풍계리 사찰이 합의된 것은 북·미가 핵 사찰을 종전선언의 맞교환물로 상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처음으로 ‘상응조치’를 언급하며 북한의 단계적 접근 방식 수용과 조기 종전선언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측이 역사적 실패를 거듭한 ‘핵리스트 신고’에 연연하는 대신 사찰을 초기 비핵화 조치의 ‘입구’로 공감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을 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융통성을 많이 가지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핵 신고 리스트 대신 핵 사찰 카드를 누가 처음에 제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리 정부가 절충안으로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사찰단이 9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땅에 들어가 실제 핵 폐기 여부를 검증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미국 여론에 상당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도 종전선언 없이 핵 리스트 먼저 신고하는 것은 일방적 무장해제라고 인식해 일부 핵시설 사찰 수용 쪽으로 타협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곧 있을 실무협의에서 ‘패키지 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풍계리·동창리 핵시설 폐기 사찰, 영변 핵시설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과거 핵과 현재 핵을 포괄적으로 테이블에 올리고 미국은 종전선언, 제재 유연화,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의 상응조치를 내놓은 뒤 손해 득실을 따지며 단계적 맞교환 로드맵을 만드는 방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사찰·검증 카드와 미국의 종전선언 맞교환까지는 진척된 것 같다”며 “이번 협상이 잘되면 향후 북한의 핵시설·핵무기 폐기와 사찰단의 검증을 반복하면서 폐기 대상 핵 리스트를 단계적으로 신고하는 새 로드맵이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전 세계 ‘탄소세’ 부과 제시… 기후변화 경제학 개척자, 기술의 경제성장 효과… ‘내생적 성장’ 틀 닦은 선구자

    전 세계 ‘탄소세’ 부과 제시… 기후변화 경제학 개척자, 기술의 경제성장 효과… ‘내생적 성장’ 틀 닦은 선구자

    위원회 “수상자들 지속 가능한 성장 연구” “기후변화 대응의 최적 경로 모형 만들어” 로머 교수 7년 만에 거시경제 분야서 수상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기후변화 경제학의 개척자 역할을 한 윌리엄 노드하우스(왼쪽·77) 미국 예일대 교수와 ‘내생적 성장’ 이론의 선구자인 폴 로머(오른쪽·62) 뉴욕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시장 경제 모델 개발… 분석 범위 넓혀”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제50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관해 연구해 왔다”면서 “시장 경제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설명하는 모델을 개발해 경제 분석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경제모형·이론 개발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로 야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 방안으로 각국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 탄소 비용 산출 등과 같은 공공 목적을 위한 국제 협약 등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노드하우스 교수와 학문적 교류를 빈번하게 해온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기후변화 경제학을 개척한 1세대 연구자”라면서 “경제성장과 환경 규제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또 “가장 큰 업적은 다이스(DICE) 모형”이라면서 “후생을 극대화시키는 경제와 기후변화 대응의 최적 경로를 도출하는 모형을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로머 교수는 기술 진보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내생적 성장 이론의 기초를 닦았다.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를 지냈다. 그의 이론은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장기 경제성장 등에 관한 많은 새로운 이론과 연구의 토대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경제학상을 받은 것은 2011년 토머스 사전트와 크리스토퍼 심스 이후 처음이다. 최근에는 개인과 기업의 의사 결정과 활동에 주목하는 미시경제학 분야에서 수상자가 연속으로 배출됐다. 스탠포드대 재학 시절 로머 교수의 수업을 들은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연구협력처장는 “상아탑에 안주하는 경제학자는 아니고 성장론에서 핵심적 내용인 내생적 이론을 내는 등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과테말라 정부에 자문 역할을 하는 등 경제개발도 도왔다”고 말했다. ●역대 경제학상 79명 중 44명이 美 출신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메달과 증서,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1억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만든 상으로, 물리학·화학·문학상 등 1901년부터 시작된 다른 노벨상과 설립 경위는 다르지만 세계 경제학자들에게 최고의 영예인 것은 다르지 않다. 경제학상에서는 미국 출신이 압도적인 흐름을 이번에도 이어 갔다. 역대 79명의 수상자 중 미국 출신이 44명에 이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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