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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100만원 벌 때 여자는 69만원”…韓임금격차 26년째 OECD 최악

    “남자 100만원 벌 때 여자는 69만원”…韓임금격차 26년째 OECD 최악

    지난해 한국의 남녀 근로자 시간당 임금 격차는 31.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9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이러한 노동 환경 실태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최근 OECD가 공개한 ‘성별 간 임금 격차(Gender wage gap)’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2%다. 성별 임금격차는 지난해 남녀 노동자들의 연봉 중간값을 비교한 것이다. 여성이 남성의 68.9% 정도만 받으며 일한 셈으로, 남성의 임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여성은 68만 8800원만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22.1%), 미국(16.9%), 캐나다(16.7%), 영국(14.3%), 멕시코(12.5%) 등 같은 기간 집계된 다른 11개 회원국 통계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성별 간 임금격차는 가장 두드러졌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26년 연속 최악의 결과를 지속하고 있다. ● “韓여성 교육성취도 높지만 기회보장 낮아” # 대기업에 종사 중인 수진씨(25)는 팀내 유일한 여성 직원이다. 그는 회식 자리에서 남성 동료들이 “한 팀에 여성이 두 명 이상 있으면 꼭 싸움이 나고 팀 분위기를 망친다”는 말을 듣고 있다. 회사는 남녀 직원들에게 색이 다른 수첩을 나눠줄 정도로 기업문화 곳곳에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수진씨는 전했다. FT는 여성 직원들이 결혼·출산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으면서 남녀 임극 격차가 극심하게 나타난다고 봤다. 또 삼성과 현대차, LG 등 재계에서 여성 임원들을 잇따라 발탁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터무니 없이 낮은 실태라고 FT는 지적했다. 기업정보제공업체 ‘CEO Score’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 500대 기업 CEO 중 여성은 11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 중 3명은 오너 일가 출신이다. 유명 기업에 다니는 주현씨(45)는 FT를 통해 “한국에선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자격을 갖춘 여성 후보자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여성 관리자가 승진 후 조금만 성과가 나지 않아도 잘못된 인사를 냈다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상장기업의 포용적 고용 관행에 대해 연구한 영국 셰필드대의 피터 마탄레 선임강사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에서 여성 직원들은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여성들의 교육 성취도가 가장 높지만 핵심 및 관리직 고용에 있어 기회의 보장성은 가장 낮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의 이러한 관행은 재능과 지식의 엄청난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 [기고] 전기요금 인상 이후 소비자가 할 일/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기고] 전기요금 인상 이후 소비자가 할 일/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작년 한 해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기후변화를 체감했던 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록적인 가뭄과 폭우, 때 이른 한파와 폭설 등의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 준다. 기후변화는 전기소비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폭염과 한파 탓에 매년 동·하계 냉난방용 전력수요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 12월 23일 최대 전력은 역대 최고 기록(9만 4509㎿)을 경신했다는 뉴스도 보도됐다. 또한 인덕션과 전기차, 비닐하우스 내 온·열풍기 사용 등 기존 에너지원을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화 증가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전력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전력소비 효율은 지난 30년간 37%가량 나빠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하위권에 속해 있어 ‘전기를 물 쓰듯이 한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전기소비 효율이 개선되지 않고 퇴보하는 가장 큰 원인은 원가보다 저렴한 전기요금에 있다. 우리나라는 물가안정 및 에너지 다소비 산업 육성을 위해 전기요금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싼 전기요금은 가격신호 부재로 전력 과소비와 낭비를 조장하고 전력구입 비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한전의 경영난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한전의 엄청난 적자 상황은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 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에 그쳤고 한전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채권시장까지 번졌다. 한전은 부족한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렸고 그 결과 금융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초래해 일반 회사들까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올해 초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누적된 적자 수준에 비해선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요금 정상화를 향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단계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가격 신호를 줄 수 있어 에너지효율 분야의 투자 확대와 합리적인 전기 소비를 유도하고, 한전의 경영위기 극복을 앞당겨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 증가는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은 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에너지 절약 캠페인 및 효율 개선 사업 등 적절한 인센티브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기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에너지효율 향상 제도(EERS), 계시(季時)별 요금제 같은 제도들의 개발과 확대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 습관 정착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계묘년 새해, 불가피한 전기요금 인상이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소비를 위한 자극제가 돼 ‘에너지 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작년 취업자 82만명 급증 ‘역대급 호황’… 올해는 고용 한파 우려

    작년 취업자 82만명 급증 ‘역대급 호황’… 올해는 고용 한파 우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82만명가량 급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면서 역대급 고용 호황을 누린 것이다. 하지만 기관별로 올해 신규 취업자 수 예상은 10만명(정부), 9만명(한국은행), 8만명(KDI) 수준에 그쳤다. 1년 새 고용 시장 상황이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는 것인데 기저효과 만으로 설명하기엔 변화 폭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 인구구조·산업 변화에 따른 고용체계 개편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서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2808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1년보다 81만 6000명 늘어난 것으로 2002년 88만 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1만 8000명 감소한 이후 2021년 36만 9000명 증가로 전환했다.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45만 2000명 늘어 증가분의 55%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인 일자리 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어 50대 19만 6000명, 15~29세 11만 9000명, 30대 4만 6000명, 40대 3000명 등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특히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전년보다 1.6% 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코로나19 확산과 인구 고령화 등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업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인 18만명 늘었다. 이어 제조업 13만 5000명, 숙박·음식점업 8만 4000명, 정보통신업 8만명씩 증가했다. 지난해 고용시장에서 포착됐던 ‘엔데믹 특수’는 올해 소멸될 예정인데 이 같은 경고등은 이미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켜졌다는 게 중론이다. 정점을 찍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2월까지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비대면의 일상화로 금융보험업은 12개월째, 도소매업은 43개월째 취업자 수가 줄었다. 수출 부진에 고물가·고금리가 겹치면서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한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둔화하겠지만 고용률과 실업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할 여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글로벌 In&Out]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영국의 여론/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글로벌 In&Out]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영국의 여론/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올해 1월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지 3년이 된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브렉시트)를 확정한 후 3년 이상 EU와 탈퇴 협상을 진행했다. 이 기간 영국 정치는 브렉시트에 모든 것이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혼란을 겪었다. 협상 결과 영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준용한 형식의 협정을 체결했다. 양자 간 자유무역은 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규제체제를 갖고, 노동의 자유 이동은 제한된다. 최근 브렉시트(Brexit)와 ‘후회하다’(regret)를 합친 ‘브레그렛’(Bregret)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여론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브렉시트 결정은 번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재가입은 매우 복잡한 문제로 현실성이 크지 않다. 사실 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 결정은 찬성 51.9%, 반대 48.1%로 근소한 차이로 이뤄졌다. 이후 4년 동안 여론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지난해 여름부터는 후회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해졌고, 그 격차는 최근 2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왜 영국인들의 마음이 바뀌었을까.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악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에 G7 국가 중 유일하게 10%를 넘어선 후 계속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0.4%로 예상했다. G20 국가 중 러시아를 제외하면 제일 낮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침체는 사실 브렉시트와는 큰 관련이 없다. 경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다. 영국 경제는 내수 비중이 높아 물가 상승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다. 지난해 9월 리즈 트러스 총리는 취임 직후 약 450억 파운드(약 72조원)의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가 파운드화 폭락과 같은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취임 45일 만에 사임함으로써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가 됐다. 정책 당국의 실수만으로도 걷잡을 수 없이 위기가 확산될 정도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이다. 10월 리시 수낵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영국의 현 상황을 경제위기라고 규정하고, 증세와 지출 삭감을 통한 긴축 정책을 발표했다. 전임 총리와는 반대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현재의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에 관한 여론을 어떻게 수용할까. 수낵 총리는 초지일관 EU 탈퇴를 주장한 강경 유럽회의론자다. 또한 이 주제가 지난 6년간 영국 정치를 격랑 속에 몰아넣었음을 잘 알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영국은 다섯 번째 총리를 거치고 있다. 브렉시트 이슈에 관해서는 야당인 노동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자칫 조기 총선을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보수당 정부는 불황에 진입한 2023년을 버텨 나가는 수밖에 없다. 다음 총선 기한인 2025년 1월까지 내세울 경제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 반면에 통화와 재정정책이 모두 긴축인 상황에서 운신의 폭은 좁다. 앞으로도 브렉시트 이슈는 계속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열린세상] 올해도 새끼 거북이들은 무사히 바다에 도달할까/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열린세상] 올해도 새끼 거북이들은 무사히 바다에 도달할까/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어미 거북이가 알을 낳기까지의 과정도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문제는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 거북이가 직면하게 되는 것들이다. 새끼 거북이는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지표면으로 기어나와 허겁지겁 바다로 달린다. 하지만 너무 굼뜨고 걸음이 느려 해변에 몰려든 갈매기나 왕도마뱀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마르기 전에 바다에 도달한 새끼 거북이만이 비로소 한숨을 돌린다. 그렇지만 새끼 거북이들의 생존율은 겨우 1% 정도라고 하니 대부분 바다에 도달하지 못하고 모래밭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새끼 거북이들은 이 험난한 레이스를 피해 갈 수 없다. 2023 계묘년이 밝았다. 올해도 수많은 신생 스타트업들이 마치 새끼 거북이처럼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러나 올해 창업 생태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새끼 거북이를 노리는 천적들이 가득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낮춰 잡았다. 그만큼 대내외 환경이 매섭다는 의미다. 수요도 위축되겠지만 무엇보다 투자가 줄어들어 많은 스타트업이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 한국 경제에서 스타트업은 그저 ‘있으면 좋은’ 존재가 아니다. 미래를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된 만큼 수많은 신생 스타트업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장을 향해 맹렬히 전진해야만 한다. 아무리 사나운 갈매기나 왕도마뱀이 습격해도 바다를 향해 용감하게 달려가는 새끼 거북이들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신생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해야 시장이라는 바다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회형 창업, 글로벌형 사업, 적절한 경쟁 강도 등 세 가지 요인이 스타트업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기회형 창업이란 생계형 창업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단지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거나 또는 창조해 창업하는 경우다. 글로벌형 사업은 말 그대로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하는 사업 모델을 의미한다. 적절한 경쟁 강도는 긴장을 늦추지 않을 만큼의 경쟁이 있는 상황을 말한다. 경쟁자가 있어야 새로운 고객·시장을 찾는 노력을 하거나 제품·서비스의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동기가 생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세 가지 요소가 독립적으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도 결합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환경이 험난해도 이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 처음부터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경쟁해 나갈 때 생존 가능성이 높아짐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아 여전히 다산다사(多産多死)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생계형 창업은 특성상 대부분 좁은 지역 시장에서 가격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므로 생존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신생 스타업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 중 우선 기회형 창업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 최전선의 창업가들이 수많은 초기 아이디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택해 이를 체계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에 아이디어의 시장 적합성을 보다 쉽게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실패에 따른 개인 희생을 최소화하고 체계적인 실패 관리로 재도전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으로 후방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험난한 장애를 뚫고 새해에는 부디 새끼 거북이가 한 마리라도 더 반짝이는 바다에 도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文정부 5년 만에 5대 사회보험료 국민부담 44.7% 증가”

    “文정부 5년 만에 5대 사회보험료 국민부담 44.7% 증가”

    2021년 한해 우리 국민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료 규모가 전년(140조 7174억원)보다 8.0% 증가한 152조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5일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정책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무분별한 사회보험 양적 급여 확대는 국민의 보험료 부담 증가와 급격한 재정 악화로 직결돼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105조 488억원이었던 5대 사회보험료 규모는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44.7% 증가했다. 2021년 5대 사회보험료 중 건강보험료가 69조 4869억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53조 5402억원(35.2%), 고용보험이 13조 5565억원(8.9%), 장기요양보험이 7조 8886억원(5.2%), 산재보험 7조 5644억원(5.0%) 등이다. 특히 장기요양보험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수혜대상과 본인부담 경감제도 확대 등에 따라 보험료율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보험료 규모에서 처음 산재보험을 앞질렀다. 기업과 근로자가 부담한 사회보험료는 124조 6376억원으로 전체의 82.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기업이 순수하게 부담한 사회보험료는 67조6541억원으로 노사부담액의 54.3%, 전체 국민부담액의 44.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2011~2021년) 사회보험료 규모 증가율은 연평균 7.7%로, 물가상승률(1.3%)보다 약 6배 높다. “최근 10년간 증가율 OECD 회원국 중 1위…14년 뒤 북유럽 추월 전망” 보고서는 또 OECD 최신 통계(2020)에 따른 우리나라 GDP 대비 사회보험부담은 7.8%로 전체 회원국 중 24위, 비유럽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9.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찍이 사회보장시스템이 발전한 유럽권 국가를 제외하면 G7 국가와 비교해도 중위권에 해당할 만큼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사회보험부담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점이 우려스럽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부담 비중은 2010년 5.2%에서 2020년 7.8%로 최근 10년간 증가율이 48.8%에 달해 OECD 전체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7.2%)의 7배, 세계 최고령국가인 일본(24.0%)보다도 2배 이상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해당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2026년 9.9%로 OECD 평균(9.7%)을 넘고 2037년이면 15.3%로 스웨덴(6.7%), 핀란드(10.6%), 노르웨이(15.1%) 등 북유럽 복지 3국을 모두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G20 중에서만 보면 우리나라는 2034년 13.6%로 프랑스(13.2%)를 넘어 2042년 18.6%로 독일(18.1%)까지 추월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기금운용 거버넌스의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보험료율 인상에 앞서 장기적·안정적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석호 경총 사회정책팀장은 “이제부터 사회보험 급여 확대는 반드시 경제성장 범위 내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사회보장 관련 국가계획 수립 시 정책목표 달성에 드는 재원 조달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거나, 더 내고 그대로 받는 방안 ‘투트랙 논의’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거나, 더 내고 그대로 받는 방안 ‘투트랙 논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간자문위원회가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함께 조정하는 개혁 방안을 3일 연금특위에 보고했다. ‘더 내고 더 받는’ 안과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또 연금특위는 이해당사자 논의와 최대 500명의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민간자문위의 최종 보고를 거쳐 이달 말 특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자문위의 김용하(순천향대 교수)·김연명(전 청와대 사회수석) 공동위원장은 16인의 민간자문위가 논의한 내용을 이날 연금특위 전체회의에서 중간보고했다. 민간자문위는 현행 국민연금의 보험료율(9%)과 소득대체율(40%)을 동시에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1차 연금개혁 이후 24년째 9%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더는 ‘저부담’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간자문위는 생애 평균 소득을 연금이 얼마만큼 보장해 주느냐를 나타내는 명목 소득대체율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199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당시 40년 가입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은 70%대였으나, 2028년에는 40%대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소득대체율 43.0%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월 평균수급액은 58만원에 그쳤다. 다만 민간자문위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인상폭은 제시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보험료율 18.2%, 소득대체율 51.8%다. 연금 수령 금액은 그대로 두고 내는 비용만 올리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김연명 공동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그대로 두되 보험료를 인상하자는 측과 소득대체율을 인상하고 그에 맞는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측, 두 가지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급여 수준을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인상하면 ‘더 내고 그대로 받는’ 개혁이 된다. 민간자문위는 현행 59세인 국민연금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을 조정하고, 2033년 65세로 설계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다만 현행 법정 정년인 60세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65~67세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단절 공백을 어떻게 완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 확대 ▲출산·병역·실업 등 크레디트제도 개선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형평성 조정 등도 과제로 포함됐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공무원·군인·사학연금에 대해서는 추가 재정 안정화 방안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거나’ ‘더 내고 그대로 받는’ 방안 논의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거나’ ‘더 내고 그대로 받는’ 방안 논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간자문위원회가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함께 조정하는 개혁 방안을 3일 연금특위에 보고했다. ‘더 내고 더 받는’ 안과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또 연금특위는 이해당사자 논의와 최대 500명의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민간자문위의 최종 보고를 거쳐 이달 말 특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자문위의 김용하(순천향대 교수)·김연명(전 청와대 사회수석) 공동위원장은 16인의 민간자문위가 논의한 내용을 이날 연금특위 전체회의에서 중간보고했다. 민간자문위는 현행 국민연금의 보험료율(9%)과 소득대체율(40%)을 동시에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1차 연금개혁 이후 24년째 9%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더는 ‘저부담’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간자문위는 생애 평균 소득을 연금이 얼마만큼 보장해 주느냐를 나타내는 명목 소득대체율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199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당시 40년 가입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은 70%대였으나, 2028년에는 40%대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소득대체율 43.0%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월 평균수급액은 58만원에 그쳤다. 다만 민간자문위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인상폭은 제시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보험료율 18.2%, 소득대체율 51.8%다. 연금 수령 금액은 그대로 두고 내는 비용만 올리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김연명 공동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그대로 두되 보험료를 인상하자는 측과 소득대체율을 인상하고 그에 맞는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측, 두 가지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급여 수준을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인상하면 ‘더 내고 그대로 받는’ 개혁이 된다. 민간자문위는 현행 59세인 국민연금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을 조정하고, 2033년 65세로 설계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다만 현행 법정 정년인 60세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65~67세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단절 공백을 어떻게 완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 확대 ▲출산·병역·실업 등 크레디트제도 개선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형평성 조정 등도 과제로 포함됐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공무원·군인·사학연금에 대해서는 추가 재정 안정화 방안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앞서 정부는 국민·기초연금 개혁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위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자문위의 의견뿐 아니라 최대 500명 규모의 국민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기로 했다. 또 세대와 고용 형태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각 이해당사자들의 의견도 별도로 수렴할 예정이다.
  • [씨줄날줄] 이제는 소비기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제는 소비기한/이순녀 논설위원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나 과자, 주스를 앞에 두고 먹을까 말까 망설이던 고민을 이제 좀 덜 수 있을까. 식품에 표기되는 유통기한이 지난 1일부터 먹어도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인 소비기한으로 바뀌었다. 1985년부터 사용된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식품의 유통과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을 뜻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위생안전 기한으로 오해했고, 이로 인해 버리지 않아도 될 식품들을 너무도 많이 내다버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식품 폐기량은 연간 548만t, 처리 비용은 매년 1조 960억원에 이른다.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명확히 제시해 식량 낭비와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취지의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된 것은 2021년 7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미국, 일본, 호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다수 국가도 같은 이유로 소비기한 표시제를 운영 중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18년 식품 표시 규정에서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를 권고했다. 소비기한과 유통기한 외에 보관기준을 지키면 식품의 품질이 전혀 바뀌지 않는 기한을 뜻하는 품질유지기한도 있다. 레토르트식품, 통조림식품, 벌꿀 등이 품질유지기한 표기 대상이다. 소비기한은 유통기한보다 평균적으로 얼마나 길까. 지난달 식약처가 23개 식품유형, 80개 품목을 조사해 발표한 ‘식품유형별 소비기한 설정 보고서’를 보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즉석조리식품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5일로 똑같다. 반면 과자의 경우 유통기한은 45일이지만 소비기한은 81일로 무려 80%나 늘어난다. 두부는 유통기한 17일, 소비기한 23일이며 빵류는 유통기한 20일, 소비기한 31일이다. 다만 올해까지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둘 다 혼용된다. 업계와 소비자 혼란을 감안해 1년의 계도 기간을 뒀다. 아울러 냉장보관 기준 등 품질관리가 중요한 우유는 예외적으로 2031년 1월 1일부터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한다. 당분간은 소비자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구별해 인식하고 그에 맞게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하는 수고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기한이 표시된 경우 날짜를 초과한 식품을 먹으면 위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아이 1명 키우는데 6억2천만원”...집값 오르면 출산율 감소하는 이유

    “아이 1명 키우는데 6억2천만원”...집값 오르면 출산율 감소하는 이유

    집값이 1% 오르면 다음해 출산율이 0.002명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과 출산율 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박 부연구위원의 분석 결과 주택가격의 상승은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며 시간이 지날수록 집값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에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해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집값이 1%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02명이 감소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충격은 최장 7년 동안 지속돼 1%의 가격 상승에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기별로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출산율 하락까지의 반응이 4~5개월 빨라져 약 5~6개월 이후부터 출산율이 떨어졌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 발생 이후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집값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며 “경향이 강해질수록 주택과 같은 자산가격과 출산간의 경합관계는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녀 출산은 그 자체로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출산 이후 양육, 보육,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 박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에 따르면 생애기간 중 27세에 흑자로 전환되며, 26세까지 1명당 6억 1583만원(개인 3억 4921만 원, 정부 등 공공부문 2억 6662만 원)이 필요하다. 자녀 2명을 출산한다면 26세까지 약 12억 3166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출산율 0.81명 OECD 최저…“지불가능한 수준 주택 공급돼야” 박 부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해서 공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출산을 담당하는 가계가 자산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이 주를 이루며 이들이 주로 전세, 월세와 같은 임대차 점유를 많이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임대차가격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38개국 중 최하위 주순이자 합계 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유일한 나라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1명 미만의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 ‘가장 강력한 국가’ 순위 14위에 우크라… 한국은?

    ‘가장 강력한 국가’ 순위 14위에 우크라… 한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력 등을 합산해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the planet’s most powerful countries) 조사에서 한국이 6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USNWR)가 발표한 순위에서 한국은 전년보다 2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세계 85개국 1만 7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치, 경제, 군사력은 물론 국가 영향력 등을 평가해 매년 발표된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국가 1위는 미국이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2위와 3위로 조사됐다. USNWR은 미국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경제 및 군사 강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화적으로도 음악, 영화, 텔레비전으로 표현되는 대중문화의 상당히 큰 부분을 주도하며 전 세계에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세계 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인종적 긴장, 소득 불평등, 점점 더 양극화되는 유권자 등 국내 문제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라고 소개하면서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을 단행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 중 하나였다”고 했다. 러시아의 경우 ‘거대한 영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우려’, ‘방대한 천연자원에 기반을 둔 경제 대국’ 등 설명이 붙었다. 이 조사에서 4위는 독일, 5위는 영국이었다. 6위에 오른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첨단 기술, 서비스 기반 경제는 외국인 투자 성공 사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기금의 첫 수혜자가 되었고 이후 기금 기부자가 됐다”며 “1960년대 이후 꾸준한 성장과 빈곤 감소를 경험했으며 현재는 전체적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 문화는 유교의 인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한 뒤 한국의 명품 선호, 인구 고령화 문제, 건강보험 및 의무 교육 등을 언급했다. 뒤를 이어 7위 프랑스, 8위 일본, 9위 아랍에미리트(UAE), 10위 이스라엘 등이 순위에 올랐다. 일본은 지난해 6위였지만 한국과 자리를 바꾸며 2계단 내려섰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순위가 수직 상승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년도 33위에서 14위로 뛰어올랐다. USNWR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현재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국가들로부터 엄청난 정치적,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저항으로 널리 축하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구, 도시, 산업은 침략 때문에 파괴됐고 이를 재건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 [기고] 약자복지 비판 유감/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고] 약자복지 비판 유감/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약자복지’ 관련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오랜 학문적 논쟁을 거쳐 만든 개념이 아니어서 그런가 싶다. 그러나 선별·보편·포용복지보다 개념 이해가 쉬워 강점이 있다. 다만 여기에서 ‘약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복지국가는 저소득층 대상 선별적 복지(기초보장)와 중산층 대상 보편적 복지제도(소득비례 사회보장)를 모두 갖춘 국가 형태다. 복지제도의 지향점을 선별과 보편으로 자르기 어려운데도 지금까지 선별·보편복지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식의 논쟁을 해 왔다. 그러는 사이 ‘포용복지’도 등장했다. 누가 누구를 포용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중산층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택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영끌했던 많은 사람이 대출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한 채 사회적 고립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통적 저소득층도 포용하지 못했는데, 몰락하는 중산층이 새로운 사회적 약자 집단이 돼 복지 사각지대에 섰다. 이른바 ‘모녀들의 죽음’은 선별·보편·포용복지 이데올로기 논쟁 속에서 초점을 잃은 한국 사회제도의 결과이기도 하다. ‘모녀들의 죽음’에 누구나 내몰릴 수 있는 상황에서 불안한 삶을 이어 가는 몰락 중산층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정책 어젠다가 나올 때다. ‘약자복지’는 이렇게 코로나19로 더 취약해진 삶을 더 챙기겠다는 의지이자, 복지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기 쉽게 보여 주는 선명한 정책 어젠다이다. 손에 쥐여 주는 현금은 조금 늘었지만 ‘서류상’ 중산층이 받을 수 있는 사회서비스 확대는 없었다. 사회적 약자가 됐지만 국가는 여전히 중산층이라고 밀어냈고, 더욱 도움을 청하기 어려웠다. ‘약자복지’는 국가가 그런 우리를 ‘사회적 약자’로 인정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변화가 아닐까. ‘약자로서 우리’에 선명하게 초점을 맞춘 시도를 높이 산다. 한정된 재원 가운데 복지제도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 한국경제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안전망 확대 결과, 복지 지출이 빠르게 상승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60년에 140%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채 안정화를 위해 GDP의 약 10%에 달하는 수입 확대 또는 지출 삭감 등을 통한 재정건전성 강화를 권고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포함한 보편적 소득보장제도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이미 우리는 사회보험 등 다수 국민을 포괄하는 보편적 소득보장제도를 갖고 있다. 한 걸음 더 전진해야 한다. 약자복지를 실천할 시간과 기회를 주어 보자.
  • 줄줄이 후퇴한 국정과제… “취득세 완화”, 새로운 ‘세제 진통’ 예고

    줄줄이 후퇴한 국정과제… “취득세 완화”, 새로운 ‘세제 진통’ 예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처리에 합의한 뒤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옆에 서 있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입을 꾹 다문 채 웃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완화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핵심 국정과제가 여야 공방 속에 상당히 후퇴한 채 합의가 이뤄진 점이 반영된 표정으로 읽혔다. 추 부총리는 25일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 완화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취득세 완화’라는 신년과제만큼은 원안을 사수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취득세 수정안마저 야당 반대로 좌절된 제2의 종부세·법인세 개정안의 전철을 밟을지 주목된다. 국회는 지난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을 의결했다. 여야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행 25%에서 24%로 1% 포인트 낮추는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22%에서 25%로 3% 포인트 올린 세율을 다시 원상복귀시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에 막혀 실현하지 못했다. 다른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을 각각 1%씩 낮추기로 하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최고세율 1% 포인트 인하)보다는 더 얻어냈지만,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국내 100대 대기업의 부담을 크게 낮추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 복잡한 법인세 체계를 4단계에서 2·3단계로 단순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수포로 돌아갔다. 법인세와 함께 ‘원안 사수’를 외쳤던 종부세도 정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한 정부는 대표적인 징벌적 세금으로 여겨졌던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본 문재인 정부와 달리 다주택자를 ‘거래 주체’, ‘임대주택 공급자’로 인정함으로써 그들이 가진 매물을 통해 매매·임대차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야당은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제도를 없애는 것 역시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종부세 중과 대상을 3주택자 이상, 과표 12억원 초과자로 정하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를 중과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점은 그나마 정부가 얻어낸 것이지만 만족하기엔 부족한 결과다. 윤석열 정부가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로 추진한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을 개별종목 주식 1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가 결정됐다. 5000만원이 넘는 주식 투자 소득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야당이 수용한 데 대한 조건부다. 추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를 위한 법령(지방세법 등) 개정안을 내년 2월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투기 지역 등 조정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 해제 조치를 1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용으로 추 부총리가 추진 시점을 밝힌 건 처음이다. 정부가 새해에 부동산 세제·규제 완화 움직임에 더욱 속력을 높일 것을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찌감치 다주택자 취득세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새로운 ‘세제 진통’을 예고했다.
  • 2024년부터 디지털세 시행…“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 매출 올리는 국가에 세금 내야”

    2024년부터 디지털세 시행…“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 매출 올리는 국가에 세금 내야”

    국적 상관 없이 막대한 매출 올리는해외 시장 소재국에 세금 내야프·영 등 국가별 단독 과세는 금지2024년부터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국적과 관계없이 매출을 올리는 국가에서 직접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가 시행된다. 디지털세 과세 체계를 벗어난 국가별 단독 과세는 금지된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세 필라1 다자협약안을 최근 공개했다. 회원국들은 필라1 도입과 함께 각국이 일방적으로 도입한 디지털서비스세를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향후 디지털서비스세와 유사한 국가별 과세 체계 도입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회원국들은 필라1 관련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다자협약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디지털세 필라1은 연간 매출액 200억 유로(27조원), 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이 해외 시장 소재국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필라1이라는 국제적 과세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와 별도로 디지털서비스세라는 세금을 도입해 디지털 기업의 매출 총액에 최고 4%의 세금을 매겼는데, 필라1이 도입되면 디지털서비스세는 폐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2024년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세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율 15% 도입)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긴 ‘이행 패키지’가 마련됐다. 이행 패키지에는 국가별 실효세율 계산을 간소화하기 위한 ‘세이프 하버 가이던스’가 담겼다. 세이프 하버란 실효세율이 충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나 기업을 최저한세 적용에서 제외해주는 제도다. 회원국들은 가이던스를 통해 필라2 전환기 페널티 면제 방안 등을 마련했다. 필라2 세무신고를 할 경우 각국 과세 당국과 기업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표준 신고 서식과 국가별 분쟁 예방을 위한 조세 확실성 절차도 패키지에 포함됐다.
  • ‘탈코르셋 유튜버’ 배리나, 돌연 계정 삭제

    ‘탈코르셋 유튜버’ 배리나, 돌연 계정 삭제

    ‘탈코르셋 운동’에 앞장섰던 유튜버 배리나(활동명·25)가 돌연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삭제했다. 23일 인터넷방송계에 따르면 배리나의 유튜브 채널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비공개로 전환돼 있다. 배리나는 탈코르셋(꾸밈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유명한 여성 유튜버다. 뷰티 콘텐츠로 유튜버를 시작했던 그는 국내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거셌던 2018년 탈코르셋을 선언하는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1000만명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고, 배리나는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유튜버로 각종 언론 매체에 소개됐다.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책도 출간했다. 이슈가 됐던 자신의 영상과 동명의 책에는 탈코르셋에 관한 견해 등을 담았다.배리나는 2019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월드 인 이모션’(WORLD IN EMOTION)을 주제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와 정체성’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 패널로 참석해 한국에서의 온라인 혐오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배리나는 포럼에서 “한국의 어떤 장소에서든 몰래카메라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구체적인 물증이 없을 경우, 몰카범이 잡혀도 처벌당하지 않는다” 등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서는 공격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배리나의 사진과 영상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외모 비하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앞서 배리나는 2019년 유튜브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아 왔다. 배리나는 유튜브 활동 중단 약 1년 3개월 만인 지난 1월 커뮤니티에 남긴 글에서 “그냥 갑자기 유튜브에 들어가는게 무서워졌다. 제 영상을 보는 것도, 댓글을 보는 것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모든 게 무섭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깊은 곳으로 들어가 숨어만 지냈다”라고 밝혔다.
  • 거꾸로 본 내년 경제정책… ‘3대 뇌관’ 넘어라

    거꾸로 본 내년 경제정책… ‘3대 뇌관’ 넘어라

    요즘 학교에선 거꾸로 교실, ‘플립수업’이 유행이다. 강의는 미리 녹화한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수업시간엔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과 토론을 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몰랐던 부분을 깨칠 수 있다.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거꾸로 읽기, 즉 ‘플립리딩’함으로써 내년 우리 경제 불안의 뇌관을 살펴 본다. 1. 일자리 미스매치 청년~고령층 고용 나빠지는데빈 일자리 매달 20만개 구직난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 81만명에서 내년 10만명, 즉 8분의1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청년과 중장년, 고령층의 고용 상황이 동시에 전부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22일 세대별 맞춤형 고용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지만 전 세대 고용 불안이 내년 한국 경제의 부담을 키울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빈 일자리 수가 올해 2월부터 매달 20만명을 상회하는 등 구직난 역시 심각, 내년의 고용 문제가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과 맞닿아 있음을 상기시켰다. 고용 지표 악화는 세대별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15~29세 청년층에선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졸업을 늦추거나 구직 활동을 오래하는 경향이 드러나 일자리 미스매치의 해소가 긴요한 상황이다. 올해 5월 기준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3.7개월로 지난해보다 0.3개월, 최종학교 졸업(중퇴) 후 첫 취업까지 평균 소요기간도 10.8개월로 0.7개월 늘었다. 역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고령층의 고용률은 지난달 38.1%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최근 증가하는 추세지만 2019년 기준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고령층의 일자리 자체마저 줄어든다면 경제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여기에 중장년층은 본격적인 내년 경기하강에 앞서 기업이 단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과 대기업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40대로 낮아지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2. 공공요금 줄인상 전기료 25%P 뛰면 물가 0.4%↑잡혀가던 인플레 악영향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고환율 여파로 올해 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던 이 같은 상승률이 내년에 3.5%로 낮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하반기 상황이 반영된 전망일 뿐 계묘년 초입 몇 달 동안 5%대 안팎의 지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22일 제시됐다. 전기·가스요금의 상승을 억제해 오던 정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선회를 밝히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증폭시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며 전기·가스요금과 관련, “내년 상당폭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천명했다. 정부는 올해 29조원까지 폭증했던 한전채 발행 규모를 내년 10조원 안팎으로 낮출 방침인데 이는 곧 한전 내에 모아져 있던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물가 부담으로 전이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내년 전기료 인상률을 18% 안팎으로 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추산했지만 이미 내년 전기료 인상률은 4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요금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전체 100중 15.5로, 전기요금이 25% 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4% 오르는 구조다.3. 민간투자 뒷걸음 기업들은 생존에 방점 찍는데 모래주머니 풀어도 효과 의문 ‘친기업’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규제)를 제거하고 투자 활력을 높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전략을 줄곧 유지해 왔다. 현재 기업 형벌규정과 각종 규제를 푸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회에선 25%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야당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작 기업은 정부의 이런 ‘선물 보따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반응이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 확대보다는 생존 쪽에 경영 목표가 맞춰지며, 정부의 투자촉진책이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 같다”면서 “경기 둔화 국면에서 투자를 더 늘리라는 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토론에서 “지금 시장이 상당히 막혀 있다. 이를 풀려면 정부가 오히려 투자 전문가들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목적성 형태의 투자 펀드를 만들어 전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정부의 방대한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되지 않은 방안으로 재계를 대표하는 최 회장이 정부의 투자 촉진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도 “기술력 있는 우리 기업이 고금리에 위축되지 않고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단기 금융·수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정부가 세제·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바통을 기업에 넘기자, 기업은 경기 악화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며 바통을 정부에 다시 넘긴 형국이다.
  • 거꾸로 본 내년 경제정책… ‘3대 뇌관’ 넘어라

    거꾸로 본 내년 경제정책… ‘3대 뇌관’ 넘어라

    요즘 학교에선 거꾸로 교실, ‘플립수업’이 유행이다. 강의는 미리 녹화한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수업시간엔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과 토론을 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몰랐던 부분을 깨칠 수 있다.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거꾸로 읽기, 즉 ‘플립리딩’함으로써 내년 우리 경제 불안의 뇌관을 살펴 본다.1. 일자리 미스매치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 81만명에서 내년 10만명, 즉 8분의1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청년과 중장년, 고령층의 고용 상황이 동시에 전부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22일 세대별 맞춤형 고용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지만 전 세대 고용 불안이 내년 한국 경제의 부담을 키울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빈 일자리 수가 올해 2월부터 매달 20만명을 상회하는 등 구직난 역시 심각, 내년의 고용 문제가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과 맞닿아 있음을 상기시켰다. 고용 지표 악화는 세대별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15~29세 청년층에선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졸업을 늦추거나 구직 활동을 오래하는 경향이 드러나 일자리 미스매치의 해소가 긴요한 상황이다. 올해 5월 기준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3.7개월로 지난해보다 0.3개월, 최종학교 졸업(중퇴) 후 첫 취업까지 평균 소요기간도 10.8개월로 0.7개월 늘었다. 역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고령층의 고용률은 지난달 38.1%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최근 증가하는 추세지만 2019년 기준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고령층의 일자리 자체마저 줄어든다면 경제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여기에 중장년층은 본격적인 내년 경기하강에 앞서 기업이 단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과 대기업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40대로 낮아지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2. 공공요금 줄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고환율 여파로 올해 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던 이 같은 상승률이 내년에 3.5%로 낮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하반기 상황이 반영된 전망일 뿐 계묘년 초입 몇 달 동안 5%대 안팎의 지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22일 제시됐다. 전기·가스요금의 상승을 억제해 오던 정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선회를 밝히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증폭시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며 전기·가스요금과 관련, “내년 상당폭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천명했다. 정부는 올해 29조원까지 폭증했던 한전채 발행 규모를 내년 10조원 안팎으로 낮출 방침인데 이는 곧 한전 내에 모아져 있던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물가 부담으로 전이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내년 전기료 인상률을 18% 안팎으로 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추산했지만 이미 내년 전기료 인상률은 4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요금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전체 100중 15.5로, 전기요금이 25% 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4% 오르는 구조다. 3. 민간투자 뒷걸음 ‘친기업’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규제)를 제거하고 투자 활력을 높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전략을 줄곧 유지해 왔다. 현재 기업 형벌규정과 각종 규제를 푸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회에선 25%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야당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작 기업은 정부의 이런 ‘선물 보따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반응이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 확대보다는 생존 쪽에 경영 목표가 맞춰지며, 정부의 투자촉진책이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 같다”면서 “경기 둔화 국면에서 투자를 더 늘리라는 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토론에서 “지금 시장이 상당히 막혀 있다. 이를 풀려면 정부가 오히려 투자 전문가들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목적성 형태의 투자 펀드를 만들어 전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정부의 방대한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되지 않은 방안으로 재계를 대표하는 최 회장이 정부의 투자 촉진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도 “기술력 있는 우리 기업이 고금리에 위축되지 않고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단기 금융·수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정부가 세제·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바통을 기업에 넘기자, 기업은 경기 악화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며 바통을 정부에 다시 넘긴 형국이다.
  • “부가세 올려 국민연금 재원 마련”

    “부가세 올려 국민연금 재원 마련”

    부가가치세를 올려 추가 재원을 마련하고 이 돈을 국민연금에 지원해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후원·국민연금연구원 주관으로 21일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다.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민연금 재정의 근본적인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폭적인 연금보험료율 상향 조정 혹은 큰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부가세를 운영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며, 근로계층뿐만 아니라 부유한 고령계층도 낸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국고 지원 시 세 부담이 근로계층에 집중되는 소득세보다는 부유한 고령층도 함께 부담하는 부가세율을 인상해 재원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첨언했다. 국민연금에도 국가재정 지원이 이뤄지면 국민들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덜면서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 OECD도 올해 작성한 국민연금 검토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한국은 국민연금 재정에서 일반회계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국민연금에 대한 일반재정 지원은 농어업인·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실업크레딧 지원 등 연금 사각지대 해소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정 계층에 대한 국민연금 재정 지원에 투입된 재원은 2020년 예산안 기준 1조 2000억원 정도다. 반면 공무원연금에는 상당한 규모의 일반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은 제71조에서 급여 총액을 공무원이 부담하는 기여금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연금부담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경우 부족 금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금 명목으로 공단에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0년 예산안 기준 보전금 규모는 1조 3000억원이며 이 중 국가 보전금은 4405억원이다. 2020년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56만 8000명이니 1인당 연간 220만원 정도 지원되는 것이다. 다만 박 교수는 “일반재정이 공적연금 재정에 투입되면 될수록 정치적 의사 결정에 따라 연금 고유의 목적이 아닌 다른 정책적 목적으로 기금이 사용될 수 있고, 연금 급여 삭감 등 공적연금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의사 결정이 더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은 일반재정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한 공무원 복지사업 등 비금융 부문에 기금의 30.8%를 투입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비금융 부문 투입 비중이 0.2%에 불과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 국민연금도 국고 투입 가능할까…전문가 “부가세 올려 재원 충당”

    국민연금도 국고 투입 가능할까…전문가 “부가세 올려 재원 충당”

    부가가치세를 올려 추가 재원을 마련하고, 이 돈을 국민연금에 지원해 재정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 전영준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민연금 재정의 근본적인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폭적인 연금보험료율 상향 조정 혹은 큰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세 방안과 관련해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부가가치세를 운영하는 경제협력개발구기(OECD)국가 중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며, 근로계층 뿐만 아니라 부유한 고령계층도 낸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국고 지원 시 세 부담이 근로계층에 집중되는 소득세 보다는 부유한 고령층도 함께 부담하는 부가세율 인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에도 국가 재정지원이 이뤄지면 국민들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덜면서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 OECD도 올해 작성한 국민연금 검토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한국은 국민연금 재정에서 일반회계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국민연금에 대한 일반재정 지원은 농어업인·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실업크레딧 지원 등 연금 사각지대 해소 분야에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정 계층에 대한 국민연금 재정 지원에 투입된 재원은 2020년 예산안 기준 1조 2000억원 정도다. 반면 공무원 연금에는 상당한 규모의 일반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은 제 71조에서 급여 총액을 공무원이 부담하는 기여금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연금부담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경우, 부족금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금 명목으로 공단에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0년 예산안 기준 보전금 규모는 1조 3000억원이며, 이중 국가 보전금은 4405억원이다. 2020년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56만 8000명이니, 1인당 연간 220만원 정도 지원되는 것이다. 다만 박 교수는 “일반재정이 공적연금 재정에 투입되면 될수록 정치적 의사 결정에 따라 연금 고유의 목적이 아닌 다른 정책적 목적으로 기금이 사용될 수 있고, 연금급여 삭감 등 공적연금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의사 결정이 더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은 일반재정으로 운영하는게 바람직한 공무원 복지사업 등 비금융부문에 기금의 30.8%를 투입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비금융부문 투입 비중이 0.2%에 불과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 도심 첨단 산업시대, 소수의 특구… 다양한 기능 연계되는 도시에 조성해야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도심 첨단 산업시대, 소수의 특구… 다양한 기능 연계되는 도시에 조성해야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IT·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융복합적 지식 얻기 쉬운 대도시최첨단산업·좋은 일자리 싹쓸이 특구 전국에 800여곳… 지정 남발산업·시장 흐름 제대로 읽지 못해이곳저곳에 공장 몰아넣기식 설계 위치도 도심과 떨어져 효과 상실수도권 내 기업 유치에 무리 없는KTX 역세권 등에 특구 만들어야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이곳저곳에서 유행처럼 퍼져 나갈 즈음의 느낌이 생생히 기억난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다는 놀라움? 그게 아니다. 또 누군가가 호들갑을 떨며 세상의 변화에 차수를 더해 가며 용어 하나를 더 만들고 있다는, 짜증에 가까운 느낌이었던 듯하다. 3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보급된 지 15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나의 무지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내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눈여겨보지 못했다. 도시계획을 하는 연구자로서 놀랍도록 달라진 기업 입지의 변화를 보기 전까지는. 구산업이 지고 신산업이 뜨면 일자리의 종류도 달라진다. 일자리의 변화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작용했고, 이는 공간구조를 바꾸는 주요한 동인이 돼 왔다. 이건 경제학자뿐만 아니라 도시계획가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자리가 생기는 곳은 번성하고, 그러지 않는 곳은 쇠락한다. 이 법칙에서 벗어난 도시는 지구상에 없다. 산업혁명은 18세기 중후반에 일어났다. 이때 도시는 철도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해리포터 촬영지로 유명해진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이 대표적인 예다. 이 역은 산업혁명이 무르익었던 1850년에 지어졌다. 당시 킹스크로스역은 북부의 광산에서 채굴된 석탄과 런던에서 생산된 공산품이 오가던 거점 정류장이었다. 철도역 주변에 일자리가 많이 생겼고 지역이 활성화됐다. 하지만 화물을 실어 나르던 기차가 선박과 트럭 등으로 대체되면서 킹스크로스역 일대는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내가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20년 전만 해도 킹스크로스역 주변은 어둡고 음습한 곳으로 남아 있었다. 런던에 머무는 4년 동안 킹스크로스역 주변을 가 본 적이 없다. 홍등가와 마약 거래가 판쳤던 곳이란 흉흉한 소문 때문이었다. 19세기 중후반에는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이 대세가 됐다. 바로 2차 산업혁명이다. 이 변화의 정점에는 헨리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있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넓은 토지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가 필요했다. 생산의 중심지가 도시 외곽의 산업단지로 옮겨졌다. 기업의 활동이 주로 도시 외곽에서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20세기 중후반에는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때도 ‘생산의 터’로서 도시 외곽 산업단지나 연구단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4차 산업혁명… 기업 도심 회귀 현상 하지만 21세기 초반에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달랐다. 기업의 도심 회귀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심 내 다양한 기능이 융복합적 지식을 얻는 데 유리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도시 중에서도 대도시로, 대도시 내에서도 광역교통의 결절점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첨단 정보기술(IT),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알짜배기 산업들은 대도시가 싹쓸이하고 있다. 그럼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런던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로 변했다. 메타·구글·삼성 등 첨단 IT 기업이 몰려들었다. 1852년에 지어진 창고를 개조해 세계적인 예술대학인 ‘센트럴세인트마틴스’를 유치했다. 저녁에는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을 찾는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이제 우리나라를 보자. 우리도 똑같이 산업구조의 변화가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러한 변화는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판 산업혁명의 본격적 시작은 1960년대부터다. 농업이 지고, 공업이 떴다. 이때 수많은 공장이 도시에 생겨났다. 도시는 대량생산의 핵심 기지가 됐다. 대규모 인구가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이촌향도’ 현상이 나타났다. 중화학공업으로 방향을 튼 1970년대 이후 30년간 도시 외곽에 수많은 산업단지가 생겨났다. 산업단지 주변으로 근로자가 몰리며 도시가 팽창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산업이 성장했다. 외곽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대도시 첨단산업이 동시에 성장했다. 2015년 이후에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대다수가 수도권을 고집하고 있다. ●일자리 흡입 ‘대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라는 책 제목처럼 다시 도시가 일자리를 흡입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도시의 승리’이고, 대도시 중에서도 가장 잘나가는 ‘수위도시’의 승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대도시로 쏠리는 현상은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 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수도권이나 수위도시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에서는 런던, 오스트리아에서는 빈, 체코에서는 프라하, 벨기에서는 브뤼셀의 성장으로 각 국가 내에서도 지역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곳을 수도권으로, 가장 뒤처진 곳을 경상북도로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큰 도시만 승승장구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첨단기업의 생존에 청년 인재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커졌고, 청년들에겐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지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수도권으로 이주하려는 기업에 ‘왜 지방을 떠나려 하는지’를 물으면 하나같이 똑같은 답을 한다. ‘수도권을 벗어나면 혁신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슷한 대답은 예비 근로자들인 청년들로부터도 들을 수 있다. 청년들에게 ‘왜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려 하는지’를 물어보면 ‘일자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끔은 학업적 이유를 대기도 하는데, 이 또한 잘 들여다보면 일자리와 관계가 있다. 수도권에서 학업을 이어 가야 수도권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청년 인재가 없어 지방을 떠난다고 말하고, 청년은 일자리 때문에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지방 문제를 다루는 세미나에서 흔히 듣는 건 전통 시장에서 청년상인의 창업을 지원하고, 청년농부를 위해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떠나는 청년들이 지방의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섭섭해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보인 슬로건은 “청년이 돌아와야 지방이 산다”였다. 맞다. 청년이 지역에 머물러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청년상인이나 청년농부가 내게는 근본적 대안으로 보이지 않았다. 답답한 나머지 한 신문 칼럼에 다음과 같이 토로한 적도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당신이 청년이라면 쇠락하는 지역으로 돌아가 남은 50년을 불사를 자신이 있겠는가.” 청년을 붙잡고 무너지는 지역경제를 되살릴 방법이 있을까. 원인 진단이 제대로 돼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책을 낼 수 있다. 진단이 틀리면 해결책도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보수가 높은 대기업이나 첨단기업에 취업하길 원한다. 그게 없기 때문에 청년들이 떠나는 것이다. 쇠퇴 지역은 산업구조의 변화 과정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선 신산업이 성장하고 있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산업도 쇠퇴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중이다.●기업엔 ‘특별함’ 없는 특구 정부가 이걸 모르고 있던 건 아니다.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특구’를 만들었다. 특구는 기업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독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특별한 혜택을 주는 구역’이다. 기업에 세금과 부담금을 깎아 주고, 규제를 줄여 주고, 고용보조금도 지급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특구 제도가 더해졌다.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학융합지구’를 도입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에는 비수도권에도 첨단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결과 중소벤처기업부는 ‘규제자유특구’를, 산업부는 ‘국가혁신융복합단지’를 도입했다. 낙후된 곳이나 쇠퇴하는 곳에 성장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혁신지구’도 만들었다. 도입 목적 또한 ‘균형발전을 위한’ 특구가 대부분이다. “지역의 자립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여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의 혁신적이고 전략적인 성장에 기여…”(지역특화발전특구), “산업 입지의 원활한 공급과 산업의 합리적 배치를 통하여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국가·도시첨단산업단지), “국가균형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성장 거점…”(국가혁신융복합단지),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를 촉진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 간의 균형발전을 도모함을 목적…”(경제자유구역) 등이다. 너무나 명확하게도 특구는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정부가 이리도 노력을 하는데 지방의 청년들은 왜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너무나 많은 특구가 전국 방방곡곡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산업부, 문체부, 중기부, 농식품부, 해수부, 과기부, 행안부, 환경부, 기재부, 보건복지부 등 11개 부처는 경제특구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10월 현재 전국에 800곳이 넘는 지구가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 기초지자체가 226개인 점을 고려한다면 800곳의 특구는 과도함을 넘어 부적절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특구의 증가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 개발불능지를 제외한 대부분을 땅을 특구가 덮을 기세다.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별한 룰이 적용되는 특구를 온 동네에 지정하니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모두에게 30% 할인쿠폰을 주면 더이상 할인쿠폰이 아닌 것처럼 특구는 기업에 특별한 곳이 아닌 ‘당연한’ 것이 돼 버렸다. 두 번째로 특구의 ‘위치’가 첨단산업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특구가 도심과 떨어진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땅값이 싼 논과 밭을 매입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힐링하는 중에 생기지 않는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뒤섞여 대화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다. 전원에 자리잡은 산업단지는 심심함 그 자체다. 문화, 여가, 교육 등의 어메니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지엔 깍두기처럼 반듯한 공장들이 가득하다. 낮에는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로 북적이지만 밤에는 모두가 빠져나가 어둡고 스산한 곳이 된다. 그냥 딱 일만 하는 곳이다. 특구 내에선 일 외에 할 것이 없다. 유사한 공장을 몰아넣는 방식으로 특구를 만들어서다. MZ세대는 거주지와 가까운 직장을 원한다. 그리고 그 직장 주변이 상업, 문화, 여가활동으로 북적이는 곳을 선호한다. 청년들은 이렇지 않은 곳을 꺼린다. 그러니 혁신기업들도 올 생각을 않는다. ●산업구조 변화에 맞춘 특구 필요 특구가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이제 한마디로 정리해 본다. ‘전국 이곳저곳, 도시 외곽에, 공장만을 몰아넣는 방식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지정된 특구는 1970~90년대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앞으로는 ‘소수의 특구를, 성공할 만한 도시의 중심부(도심)에다, 다양한 기능이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과거의 방식과는 완전히 반대로 가야 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난립한 특구를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특히 입지적으로 위계가 가장 높은 곳에 특구를 만들어 ‘특구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특구 조성의 최적지는 KTX 역세권 등 광역교통의 결절점이다. 그래야 수도권 내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들이 주변의 의료, 문화, 상업 등의 생활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산업구조 변화에 맞추어 설계된 특구다. ‘산업정책’과 ‘공간정책’을 연계해 지방 대도시 거점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야 한다. 이것만이 시장의 흐름이 만들어 낸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방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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