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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이슈] 비정규직 통계 왜 다른가

    [클릭 이슈] 비정규직 통계 왜 다른가

    지난해 노동계 최대 화두는 ‘비정규직’이었다. 비정규직 문제는 올해도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정부에 대해 비정규직 해소 방안 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비정규직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정부가 바라보는 비정규직 문제는 처음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바로 통계의 차이 때문이다. 노동계는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왜 이렇게 통계의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비정규직 통계를 둘러싼 허와 실을 알아보자. 비정규직 통계를 둘러싸고 노동계와 정부 양측은 표면적으로는 “숫자보다 차별해소 등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속내는 이와 다르다. 규모의 차이에 따라 정책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계부터 시각차 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2004년 8월 말 현재 539만 4000명이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1458만 4000명의 37.0%에 해당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부의 통계는 지난 2002년 7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토대로 한 계산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시적 근로자 359만 7000명, 시간제 근로자 107만 2000명, 파견 및 용역근로자 등이 포함된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근로자의 55.9%인 816만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양자의 차이는 280만명에 이른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노동계는 “고용형태상 정규직이지만 주로 영세기업에서 근무하는 ‘취약근로자’도 비정규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계절 근로자와,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장기임시근로자 또한 비정규직이라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박사는 “정부의 통계는 현실과 괴리된 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계의 통계를 ‘그들만의 통계’라고 평가절하한다.‘민주노총에서 주장하는 숫자일 뿐’이라거나 ‘노사정위에서 합의한 개념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비정규직 개념에 대한 국제적 통일기준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는 ▲고용기간이 짧은 계약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근로자 등을 비정규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체 고용형태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2003년 기준으로 네덜란드가 33.0%로 OECD 국가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일본 24.9%, 독일 17.6%, 프랑스 13.8%, 미국 13.0%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스페인(7.9%)과 비슷한 7.5%에 불과했다.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스페인 31.5%에 이어 우리나라가 17.0%로 두번째로 높다. 미국은 4.0%로 가장 낮다. ●비정규직,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비정규직 규모는 2001년 이후 해마다 약 8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한시적 계약직 근로자의 폭증세가 원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핵심 근로층인 20∼40대의 비정규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20대 비정규직의 경우 2001년 8월 75만 1000명(전체 임금근로자의 20.8%)에서 2004년 8월 128만 2000명(〃 23.8%)으로 늘어났다.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는 정부로서도 고민거리다.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해 고용보험 등 추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노·정간에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정 화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남긴 유일한 유산은 구조조정이다.”대기업 담당 은행지점장이 전하는 소회다. 잘 나가는 한 기업은 지난 연말 7000억원을 풀어 돈잔치를 했다. 고위 임원급은 연봉 10여억원 외에 5억원 정도를 ‘보로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전 1억 5000만∼2억원 내외였던 은행장의 연봉은 7억∼8억원으로 뛰었다. 국장급 퇴임 관료는 민간부문으로 무사히 낙하산 안착한 뒤 생활비로 쓰고도 1년에 1억∼1억 5000만원을 저축할 정도로 우리 사회도 ‘선진화’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빚더미에 시달리던 가장이 모친, 세 자녀와 동반자살하고, 단무지와 메추리알이 담긴 부실 도시락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민사 독촉사건과 개인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기료와 수도요금을 내지 못하는 가정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늘었다. 이혼은 최근 3년 사이에 40%나 급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1년새 극빈층이 5만명이나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2년새 연간소득 5억원 이상이 2배나 늘었다는 통계와는 대조적이다. 아랫목은 쩔쩔 끓는 반면 윗목은 냉기만 감돌고 있다. 다시 은행지점장의 소회로 돌아가자.“몰아내고 줄이고 깎고…. 그리고 살아남은 소수가 흥청거리는 것이 한국판 구조조정이다.”명분은 선진형 경영기법 도입이지만 죽은 다수의 몫을 소수가 독식하는 방식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부문마다 양극화가 확대된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좌파’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분배’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질서라는 거창한 구호에 앞서 지금처럼 소수가 전부를 차지하는 게임 룰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게임 룰이라는 것도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승복하는 ‘관습법’도 아니다.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쓰나미가 몰아닥치면서 ‘신자유주의’란 이름표를 달고 상륙한 외래어종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죽음으로 항거한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가 유서에 남긴 말처럼 ‘억울하고’ ‘나를 죽인 자를 죽이고 싶을 따름’이다. 우리 사회는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소수의 부유층과 내일이 불안해 씀씀이를 줄이며 보험과 저축, 부동산에 차곡차곡 쌓으려는 중상위층, 미래를 접고 하루하루에만 매달리는 중하위층, 생존의 한계 상황에 내몰린 저소득층과 극빈층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없는 자는 없는 자대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시중에는 기름기 도는 음식(부동자금)이 넘쳐난다지만 대다수 서민들의 주머니는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썰렁할 따름이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소수만 독식하는 이러한 게임 룰로는 ‘선진한국’을 노래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복지예산에도 눈을 흘기는 가진 자의 시샘으로는 결코 선진국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못 가진 자의 증오를 탓하기에 앞서 가진 자들이 주머니 속에 굳게 움켜쥔 손부터 부끄러워해야 한다. 못 가진 자가 먼저 손을 내밀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해 경영 악화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가 15만여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24.7%에 이른다. 능력이 모자라 퇴출됐거나 사업체가 망하는 바람에 밀려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가 이들보다 월등하다고 주장한다면 오산이다. 대다수는 서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자들처럼 그때 그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었을 뿐이다.‘동반성장’의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가진 자들의 마음에 달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차기총장 韓·日등 아시아서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 국가에서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 내년 5월 퇴임하는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이 아시아가 세계 경제성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 유럽 국가출신이 대부분 맡아온 OECD 사무총장직을 아시아 국가가 떠맡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존스턴 총장은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잡아 아시아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OECD가 세계화의 진전에 걸맞게 탈바꿈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유럽 출신 인사들이 사무총장을 대부분 맡음으로써 유럽 위주의 국제기구라는 불만을 샀던 OECD의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 국가 출신이 맡는 것이 OECD 자체의 건전성이나 세계화의 진전 모두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통합거래소 임원 6명 선정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설립위원회(위원장 김광림 재경부 차관)는 17일 제6차 회의를 열고 통합거래소 상근임원후보 6명과 공익대표 사외이사 후보 5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19일 부산에서 열릴 창립총회에서 통합거래소 임원으로 추천된다. 초대 임원후보는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옥치장(한국증권거래소 상임감사) ▲코스닥시장 본부장 곽성신(한국벤처캐피털협회 회장) ▲선물시장 본부장 우영호(전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시장감시위원장 이영호(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경영지원본부장 이정환(국무조정실 정책상황실장) ▲상임감사위원 이용희(전 주OECD 대표부 공사)씨 등이다.
  • 자영업자 4명중 1명꼴 月100만원도 못 번다

    자영업자 4명중 1명꼴 月100만원도 못 번다

    우리나라 자영자 4명 가운데 1명은 4인가족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월 100만원 미만의 수입으로 극빈층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내몰린 샐러리맨들이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었으나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자영업인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자의 소득수준은 2000∼2002년 3년 동안 성장세를 유지하다 2003년 이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11월말 현재 615만명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2000년 148만원,2001년 180만원,2002년 225만원으로 21.5%∼24.9%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소득은 2003년 212만원으로 5.6%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더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고용주를 뺀 영세 자영자의 소득은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2003년 기준으로 고용주의 월평균 소득은 319만 1000원인 데 비해 자영자는 이의 절반도 안되는 152만 900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에도 못미치는 자영자의 비중이 전체 자영자의 24.7%인 1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로 인해 소득없이 빚만 지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 중에서도 고용주와 자영자간의 현격한 소득차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황수경 데이터센터 소장은 “종업원을 두고 영업을 하는 고용주에 비해 개인 또는 부부 중심의 자영자 소득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자영업자는 615만 3000명(고용주 167만 8000명, 자영자 447만 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2280만 2000명의 26.9%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가족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33.6%나 된다.3명 중 1명은 자영업자인 셈이다. ●주로 생계형… 빚지는 업자 늘어 이같은 자영업자 비중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국가인 미국(7.2%), 프랑스(8.7%), 스웨덴(9.8%), 독일(11.2%)보다 3∼5배 이상, 인접 국가인 일본(15.4%)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단기적으로 해결 묘안이 없는 어려운 문제지만 상반기 중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비영어권’ 경제 헤매는 이유있다

    ‘비영어권’ 경제 헤매는 이유있다

    2차대전 후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본, 독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비영어권 경제가 1990년대 초반 이후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빌 클린턴은 지난 92년 대통령 당선 직후 독일 경제에서 배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한다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독일이 유럽의 환자로 치부되기 때문이다.1991년부터 2004년까지 호주, 미국, 캐나다와 영국 등 영어권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의 GDP를 앞지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구매력평가지수(PPP)로 환산한 1인당 GDP도 호주(39%)를 비롯해 영국(32%), 미국(30%), 캐나다(29%) 등 4개국 모두 프랑스(19%), 이탈리아(17%), 독일(15%), 일본(14%)보다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3년을 기준으로 영어권 4국의 GDP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의 48%를 차지한 데 견줘 비영어권 4국의 비중은 38%에 그친 이유를 분석한 13일자에서 분배압력 증가와 세계경제 환경에의 적응 실패, 그리고 부적절한 경제정책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비영어권 경제는 고령화, 제조업 해외이전, 정보기술(IT) 등 경영환경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총수요 부족, 대량실업, 투자기회 고갈에 시달렸다. 반면 한때 비영어권에 압도됐던 영어권 경제는 60∼70년대를 거치며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규제를 과감히 푸는 등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유연한 재정·통화정책을 펼쳐 부유한 가계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가계로 이전되도록 함으로써 내수시장의 높은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FT는 미국 경제학자 맨커 올슨이 저서 ‘국가의 흥망’을 통해 주장한 ‘분배연합’(distributional coalitions)의 역할에 주목했다. 편협한 이해집단의 결합체인 분배연합이 종전과 함께 붕괴됐다 경제적 부흥을 틈타 부활, 국가경제의 경직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4.지역이 주민을 살린다

    [이젠 사람입국이다] 4.지역이 주민을 살린다

    ■ 獨 ‘학습도시’ 예나 |예나(독일) 장택동특파원|독일의 작은 도시 예나에 있는 평생학습센터(volkshochschulen)의 한 강의실.40∼60대 남녀 8명이 서툰 영어로 교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화 주제는 직업.“주간근무자와 야간근무자가 교대로 일하는 근무형태를 뭐라고 하죠?”라고 교사가 묻자 카스치 클라우스(65)는 한참을 고민하다 “교대근무제(shift working)”라고 대답한다. 다른 ‘학생’들도 자신의 직업과 하고 싶은 일 등에 대해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왜 뒤늦게 영어 공부를 시작했느냐고 묻자 클라우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을 만나러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40대 여성은 “옛 동독 지역에는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영어를 배워두면 직장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나는 도시 전체가 학습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학습도시’(learning city)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한 ‘새로운 학습경제에서의 도시와 지역’ 보고서에서도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정부-자금, 기업-채용, 대학-교육 맡아 예나의 평생학습체계는 정부-기업-대학 등 3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시에서는 평생학습센터를 운영하는데 정치, 문화, 건강, 언어, 직업, 학과교육 등 6개 코스가 있다. 일반인에게는 건강과 언어 코스의 인기가 높다. 학과교육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고졸 자격증을 주기 위한 과정이다. 예나시 평생학습센터에는 1000여개의 과목이 개설돼 있고, 예나시가 속해 있는 튀링겐주 전체로 보면 과목수가 1만개를 넘는다. 지난해 예나시 평생학습센터 운영자금은 91만유로. 이 가운데 67%는 주정부와 시에서 지원했고 33%는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로 충당했다. 구드룬 루크 평생학습센터장은 “예나시민 11만명중 한 해에 1만명 이상이 이 곳에서 강의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예나의 대표적 기업인 광학업체 예놉틱(Jenoptik)과 칼자이스(Carl Zeiss Jena)는 자사 직원들은 물론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실무 위주의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실업자들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노동사무소나 예놉틱이 설립한 재단에서 취업에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두 기업은 이 지역 대졸자들과 직업훈련을 받은 실업자들을 대부분 채용함으로써 학습동기를 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450년의 전통을 가진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학은 기업의 위탁을 받아 직원들에게 고급기술을 교육한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이 강한 대학이지만 최근에는 과학·기술분야를 강화하고 있으며,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나의 평생학습체계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예나대학에서는 17세기부터 평생교육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19세기에 물리학자인 에른스트 아베와 기업가 칼 자이스가 예나의 현대식 평생교육체계의 틀을 짰다. 이들은 재단을 설립, 직원들의 교육을 지원했고 시민교육의 요람 역할을 해온 ‘폴크스하우스’를 세웠다.1919년에는 시에서 평생교육센터를 설립했다. ●GDP 국가평균 39% ‘영세도시’ 탈출 나치 집권기와 동독 정권기간 동안 예나는 경제적인 침체기를 겪었고 평생교육의 발전도 정체됐다.1989년 독일 통일 당시 예나가 소속된 튀링겐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독일 평균의 39%에 불과했다. 통독 이후 칼 자이스에서 1만 6000명의 노동자가 한꺼번에 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예나에는 200여개의 중소기업과 생명공학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6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면서 경제회복을 이끌었다. 마그렛 프란즈 예나시 문화교육국장은 “현재 예나의 실업률은 독일 전체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평생학습이 생활화돼 있는 예나는 교육수준이 높고 기술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가 풍부하기 때문에 외부 투자를 많이 유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aecks@seoul.co.kr ■ 英켄트주 지원체계 |켄트(영국) 장택동특파원|영국 남동부의 켄트주(州) 딜(Deal)에 위치한 토마토 재배·판매업체인 WS켄트. 온실에서는 50만 포기의 토마토 줄기가 곧게 자랄 수 있도록 지지대에 감아주는 작업이 한창이고,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토마토를 상자에 차곡차곡 넣어서 포장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하나 둘 휴게실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직업지원센터(JCP)의 위탁을 받은 상담원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회사는 120여명의 직원 가운데 40여명을 감원하기로 하고 해고예정자지원서비스(RSS)를 신청했다. 상담을 하러 온 직원 제인 히치콕(31·여)은 “나도 해고될 수 있기 때문에 이력서를 잘 쓰는 법 등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배우러 왔다.”면서 “실제로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완전히 버림받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서 농기계 기술 교육비 대줘 네빌 애트우드(31)는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그는 3년 동안 인근 대학에서 전기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땄고, 회사에서 학비 지원을 받아 농기계 분야 12개의 과목을 이수했다. 그는 “전기 쪽이든, 농기계 쪽이든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걱정은 없다.”면서 “나이가 많은 사람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직원들이 늘 미래에 대비해 뭔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켄트·햄프셔 등 7개 주를 아우르는 영국 남동부는 공업단지가 밀집된 지역으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땅값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많은 회사들이 동유럽이나 인도로 옮겨갔고 대량해고가 뒤따르고 있다. 특히 켄트주는 90% 이상의 기업이 직원 200명 미만의 소규모 제조업이어서 직원들은 해고 위기에 놓여도 별 지원을 받지 못했다.1999년 설립된 남동 잉글랜드 개발청(SEEDA)은 이같은 지역적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먼저 SEEDA는 지난 2003년 10월부터 60만파운드를 투자,JCP와 공동으로 RSS를 운영하고 있다.SEEDA와 JCP는 모두 정부에서 출자한 기관이다.RSS는 해직이 되기 전 전문가가 해고 대상자를 찾아가 1:1 상담을 통해 새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면접 기법, 이력서 작성 요령 등 구직활동에 직접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훈련·교육을 주선하기도 한다.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한다. 지금까지 166개 기업의 직원 3571명이 RSS의 도움을 받았다. ●170명 해직… 9개월만에 80% 재취업 여객선 운영회사인 스테나라인은 대표적 RSS 성공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170여명이 근무하는 켄트주 애쉬포드의 지역본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스테나라인은 5월 RSS를 신청했고 모두 9차례에 걸쳐 RSS 상담이 이뤄졌다. 특히 50세 이상 고령자나 혼자 아이를 키우는 직원 등 구직이 어렵고 절실한 사람들을 집중 지원했다. 직원들을 바로 채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그 결과 80%가 넘는 직원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역본부 폐쇄를 결정한 뒤에도 직원들의 재취업을 위해 9개월 이상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믹 앰브로세 고용담당부장은 “오래 근무한 직원일수록 재취업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냉철하게 분석하도록 한 뒤 장점을 찾아나갔다.”고 설명했다. SEEDA는 해고 대상자를 상대로 한 RSS 외에도 다양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기본기술 교육은 물론 메드웨이대학 등 지역 대학에 위탁해 전자·정보통신·생명공학 분야의 고급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보통신 분야 집중교육(CC4G),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 등도 병행한다. 매튜 트레이스 SEEDA 교육훈련국 과장은 “주민들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닥쳐올 위기와 기회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면서 “2012년까지 노동생산성과 취업률에서 이 지역을 세계 15위권 안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taecks@seoul.co.kr
  • 2003년 정보통신장비 무역흑자 한국 130억달러 1위

    우리나라가 지난 2003년말 기준 정보통신장비부문에서 13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는 이날 ‘OECD 정보통신장비 교역’ 보고서를 인용, 한국은 이 기간 휴대전화 단말기 등 이동통신 장비부문에서 13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 OECD 30개 회원국중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다음은 멕시코(110억달러), 핀란드(72억달러), 일본(66억달러), 영국(55억달러) 등의 순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2. 평생학습이 가져온 제2의 삶

    [이젠 사람입국이다] 2. 평생학습이 가져온 제2의 삶

    |프랑크푸르트 장택동특파원|“의지만 있다면 배움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우는 것만이 자신과 조직을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관리를 맡고 있는 프라포트(Fraport)의 화물통제센터에서 만난 페터 케른(43) 화물관리국장은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졸에 화물노동자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던 케른 국장이 600여명의 직원을 지휘하는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학습의 힘’ 때문이다. 케른 국장은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년 동안 가게 점원 등으로 일하다 86년 화물창고 노동자로 프라포트에 입사했다. 그는 “사무직으로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었다.”면서 “일단 입사해서 기회를 찾아보려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인정받았고, 직속 상사로부터 1대1 현장교육을 받으면서 회사의 운영시스템을 익힐 수 있었다. 급기야 그는 87년 수출문서를 다루는 부서에서 문서수발을 하는 업무를 맡았다. 사무직으로 직종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겨우 첫걸음을 떼었을 뿐. 고학력자들이 즐비한 사무직에서 승진은 쉽지 않았다. 그는 “대졸자들이 바로 수영을 시작한다면 나는 발장구를 치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고 비유했다. 그동안 그가 사내교육을 통해 배운 과목은 공항경영, 일반경영, 국제경영 등 경영과목을 비롯해 재정회계, 성인교육, 문화차이 인식,MS오피스를 비롯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용법, 영어(토플) 등 20여개에 이르고, 국제경쟁력 강화 프로그램(KIM)을 이수했다. 이렇게 많은 양의 학습을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욱이 회사업무를 집에까지 들고 가서 해야 할 때에는 일을 마치고 밤새 책과 씨름하기도 했다.‘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냈느냐.’고 묻자 그는 “나보다 많이 배운 다른 직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열심히 뭔가를 배워야만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것이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90년에는 수출문서관리 및 화물창고의 담당관으로 승진했고,99년 수출입문서 및 위험화물관리 부장을 거쳐 지난 2003년 화물관리국장 자리에 올랐다. 16살짜리 딸을 둔 가장에다 중견간부 대열에 들어선 케른 국장이지만 그의 공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자기계발을 계속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부하 직원들을 통솔하려면 나도 공부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프라포트의 사내교육시스템은 독일 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2002년에는 독일 상공회의소(DIHT)가 주관하고 대통령이 후원하는 ‘교육·훈련 솔선수범상’까지 받았다. 루츠 지베르트 조직발전국장은 “실직자 훈련프로그램부터 시작해 중견간부가 된 직원도 있고, 여러차례 직장을 옮겨다니다 직업안정성 교육을 받고 프라포트에 자리를 잡은 뒤 승승장구하는 간부도 있다.”고 귀띔했다. 프라포트는 ‘프라포트 아카데미’와 ‘프라포트 칼리지’ 등 2개의 사내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400여명의 임원진을 대상으로 하며 위기상황 대처방법, 직원과의 관계 등을 중점 교육한다. 칼리지에서는 1만 2600여명의 일반직원을 가르치는데 신입 직원교육, 기술향상 및 자격증 획득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필요에 따라 외부교육기관과 연계한다. 다음해 실시할 교육을 기획하기 위해 해마다 9∼12월에는 철저한 평가과정을 거친다. 일괄적으로 전사원에게 같은 과목을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적성과 필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또 칼리지에서는 외국어, 컴퓨터 등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의 교육도 실시한다.‘미래에 닥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직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는 게 프라포트측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Q카드’라는 제도를 통해 교육비를 해결한다.2000년부터 운영 중인 이 제도는 회사에서 1년에 600유로(약 84만원)를 Q카드 계좌에 적립, 직원들에게 교육비로 제공하면 직원들은 Q카드를 이용해 과목별로 등록하는 것이다. 과목당 수강료가 150∼450유로 정도이기 때문에 가격에 맞춰 2,3개 코스를 수강해도 되고 남은 돈은 다음해로 이월해도 된다. 물론 교육비 외의 용도로는 쓸 수 없다. 지베르트 국장은 “회사는 돈을, 직원은 시간을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을 강화한 결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교육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등을 감안한다면 직접적인 이익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케른 국장은 욕심이 많다. 언제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묻자 “앞으로도 20년은 문제없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어 KIM 과정에서 배운 국제감각과 토플 수업을 통해 익힌 영어를 바탕으로 언젠가는 해외지사에 나가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프라포트는 중국, 페루, 벨기에 등 10여개국에 지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꿈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에 프라포트 지사가 생긴다면 한국에서도 꼭 한번 일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자기처럼 어렵게 회사 생활을 시작한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한다. 케른 국장은 “더 나이가 들면 승진을 욕심내기보다는 인력개발 분야로 가서 후배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회사에서 배운 것을 그들에게 꼭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taecks@seoul.co.kr ■ 유럽의 평생학습은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이란 단어는 유럽 사람들에게 좀 생소하지만 낯선 개념은 아니다. 이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인 것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상들이 모여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 for All)’을 제창하고, 유네스코(UNESCO)가 삶의 내면적 가치를 가꿔가는 새로운 차원의 학습을 권고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학습과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평생학습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럽 평생교육의 기원은 루소가 1762년에 쓴 ‘에밀’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주입식 지육(知育)에 편중된 형식적 교육에 반기를 들며 자연주의적 전인교육을 중시했다. 틀에 짜여진 교육이 아니라 순수한 자연성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교육, 열린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한 것이다.‘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유명한 말도 이런 취지에서 비롯됐다. 르네상스 자연주의·자유주의 사상을 계승·발전시켜 근대적인 인간교육의 이념을 제공한 루소는 칸트, 페스탈로치 등을 통해 근대 유럽 교육철학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 유럽의 지식인들은 21세기를 ‘네오 르네상스’의 시대라고도 한다.‘다시 인간중심으로 되돌아가자.’는 네오휴머니즘 운동,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휴먼테크 등의 추세도 이와 부합된다. 첨단기술의 시대에도 역시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중심의 사회는 결국 사람을 가꾸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하는 것도 노동생산성 향상 차원이 아니라 삶의 가치실현이란 차원으로 바뀐다. 유럽에는 주어진 틀 속에서만이 아니라 일과 생활 속에서 학습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계발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돼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벼룩시장에는 온갖 물품들이 나오지만 그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책 앞이다. 시대를 달리한 옛 서적들 앞에 중년 신사들이 모여들고, 추억을 더듬는 노부부와 한 권의 책을 들고 한껏 즐거워하는 주부, 할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나온 귀여운 손자. 벼룩시장도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평생학습장이 된다. 점점 사라져가는 청계천의 헌책방들, 노령화사회라고 하면서도 노인들이 갈 곳은 탑골공원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과 대비된다. ‘영국 대영박물관은 세대가 교차하는 학습장이다. 유치원생부터 중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이곳에서 뭔가 나름대로 배움과 깨달음의 느낌을 안고 간다. 런던 템스강 옆 벤치에 앉은 사람들도 책과 함께 있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열차 안에서도 유럽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셸 러닝 센터에서는 자유롭게 토론하며 문제를 찾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학습방법이 눈에 띄었다. 틀 속에 갇힌 학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 녹아 있는 교육과 자기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배움이고,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 이것이 유럽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석철진 경희대 유럽통합연구소 부소장 아태국제대학원 교수 cjsuk@khu.ac.kr
  • 한국 화폐가치 OECD국중 ‘최저’

    새해 들어 터키가 화폐 단위를 변경함으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0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미국 달러화에 대해 4자릿수 환율을 유지하는 국가로 남게 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터키는 1월1일자로 화폐단위를 100만대 1로 변경,‘예니터키리라(YTL)’라는 새 화폐단위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1달러당 135만 6000터키리리라(TL)에서 1.356 예니터키리라(YTL)로 변경됐다. 터키의 화폐단위 변경으로 OECD 회원국 중 1000단위의 대미 달러 환율을 사용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게 남게 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계경제 나아질까] 테러·고유가 복병…4%대 성장

    [세계경제 나아질까] 테러·고유가 복병…4%대 성장

    올해 세계경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테러위협과 고유가, 달러약세 등 불안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경제기관들은 2005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데 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내용은 견실, 경제성장률이 과거 5년간의 평균치(3.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소비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가 및 고용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11월 현재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와 감세정책 등 경기부양효과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도 미 경제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견인력 약화 IMF는 미국 경제가 2004년 4.3% 성장한 뒤 올해에는 이보다 떨어진 3.5%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OECD 등 다른 경제기구들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대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도 계속될 전망이다.FRB는 지난해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 연방기금 금리를 지난 12월 현재 2.5%로 유지하고 있다. 금리상승이 이어질 경우 그동안 미국 경기를 지탱해왔던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해외 아웃소싱을 선호하고 있어 고용사정도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반면 9·11테러, 회계부정, 이라크 전쟁 등 미국 경제에 충격을 준 돌발사건이 발생해도 성장세를 크게 저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글로벌인사이트가 전망했다. 유럽 전체적으로는 민간소비와 고정투자 등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소비부진으로 수출에 의존해왔던 유럽 경제의 하향세를 점치는 연구기관들도 있다. ●따로 노는 유럽경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 채택 12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8%에서 소폭 오른 1.9%로 전망했다.IMF는 전년도와 같은 2.2%로 예측했다. 양 기관 모두 지난달에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유럽권에서도 국가별 경제성장률 차이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IMF는 독일 1.8%, 프랑스 2.3% 성장을 예상, 서유럽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경제활성화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정부주도로 연금, 의료, 노동시장 등의 구조개혁을 실행해왔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됐다.IMF는 폴란드는 4.5%, 슬로바키아 4.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가입으로 유럽에 거점을 확보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꾸준한 회복세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속도가 좀처럼 빨라지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가 꾸준히 늘었지만 고유가와 미국·중국의 경기감소, 정보기술(IT)관련 제품의 재고조정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성장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IMF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4.4%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경제는 상반기에 엔화강세, 고유가 등으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1.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플레이션 압력도 올해 중에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도쿄 도심 상업지의 시가총액이 2003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UFJ종합연구소의 다쓰시 시카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기대했던 수출마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한풀 꺾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中·美 쓰나미 피해국 지원액 논란] 부시, 지원인색 지적 ‘발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쓰나미 피해국가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발끈’했다. 그같은 지적의 저변에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깔려 있다고 본 것 같다.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연말 휴가 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충분한 구호자금을 내지 않았다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르웨이 출신인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잘 사는 나라들이 왜 이렇게 인색해졌는지 알 수가 없다.”며 사실상 미국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을 의식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 말을 한 사람은 매우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 “우리는 인심이 후하고 인정이 많은 나라”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3500만달러 지원 발표에 대해 “아시다시피 그같은 지원 액수는 미국의 전형적인 초기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국이 지난 1년간 재해 지역에 전달한 구호자금은 전세계 구호자금의 40%에 달한다.”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쓰나미 대책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지질학자가 아니다.”고 대답, 구설수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조기 경보체제로 미국 서해안과 하와이, 알래스카의 주민들을 쓰나미로부터 보호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좋은 질문에 감사하지만 구체적으로 답변을 못하겠다. 정부 기관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얼버무렸다. 에겔란트 차장의 기자회견 다음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주요 방송사 토크쇼에 출연해 “에겔란트가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면서 “부시 행정부는 쓰나미 피해 국가들에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이 추가 지원을 위해서는 미 국제개발처(USAID)가 백악관에 추가 자금을 요청해야 하는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남아있다. 앤드루 낫시오스 USAID 처장은 “우리는 초기 자금 3500만달러를 이미 써버렸다.”면서 “백악관 예산실과 추가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003년 구호자금으로 158억달러를 지출했다. 두번째 구호금 제공국인 일본의 89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국민총생산(GNP)에 대한 구호자금의 비율은 0.1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같은 해 노르웨이의 구호자금 비율은 0.92%에 달했다. 한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번에 각각 3000만달러의 구호자금을 내놨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평생학습과 직업능력개발/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올한 해를 회고할 때, 새로운 정책비전과 관련되는 화두(話頭)에는 평생학습이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필자가 맡고 있는 일과 연관이 되기도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올해의 여러 역점 정책은 직·간접적으로 성인의 평생학습과 관련되는 것이 많다. 올해 들어 평생학습축제, 평생학습도시 선정, 평생학습대상 시행 등 캠페인성 정책을 강화하거나 새로 도입한 바 있으며, 현재 검토되고 있는 여러 인적자원개발 투자지원사업도 평생학습과 연관되는 것이 적지 않다. 노동부에서는 직업훈련의 내용, 영역, 대상을 확장하고 전달체계를 혁신하여 직업훈련체제가 국민의 평생학습의 주요 기둥이 되도록 개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기업내 평생학습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통령자문특별위원회가 설치되어 시범사업의 추진과 함께 범 부처차원의 다양한 정책 어젠다가 발굴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국민의 평생에 걸친 다양한 학습을 바탕으로 사람중심의 새로운 발전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 국가발전정책의 논의의 장에서는 사람입국이라는 용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OECD를 중심으로 평생학습정책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은 1990년대 초반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받아들여 국내에서는 1999년 ‘열린 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의 구현’을 목적으로 평생교육법이 제정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지금까지 이 법의 정신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정책성과는 거의 미미한 실정이었다. 그러므로 올해 들어와서 평생학습의 문제가 정책의 키워드로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평생교육 또는 평생학습은 기존의 학교교육체제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으며, 그 강조점은 학교교육과 마찬가지로 인본적 가치와 경제적 필요성으로 크게 구분된다. 초기에는 여가를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인본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중시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요 국가에서는 인적자원개발이라는 경제적 가치중심의 평생학습이 더 강조되고 있다. 급속한 기술혁신과 산업구조의 재편, 지식기반사회의 대두와 이에 따른 직업세계의 성격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친 직업능력개발 중심의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현재 좋은 일자리(decent job)의 부족 문제와 지식 및 기술의 수급격차 확대로 요약되는 고용위기와 교육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중고령자를 위한 적극적인 고용기회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과 새로운 사회경제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평생학습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 진행된 평생학습과 관련되는 정책논의는 실천적 의의가 크다. 지금까지 여가활용 수준에 머물렀던 우리의 평생학습정책이 올해 2004년을 기점으로 직업능력개발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생학습정책의 올바른 방향설정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해소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평생학습은 그 성격상 고용과 교육관련 부처를 포함하여 여러 기관이 관계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적절한 총괄조정의 기제가 확립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집행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정책추진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부분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새해 2005년에는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특히 평생학습의 핵심추진주체의 하나인 지방자치정부의 획기적인 역할변화가 요구된다. 지자체도 이제 주민의 취업능력향상을 통한 고용확대를 핵심적인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열린세상] 대학,사회적 투자가 시급하다/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연이어 교육에 관한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OECD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1 학생이 세계적으로 시행된 학력검사에서 문제해결 능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그리고 과학 4위를 차지했으며, 또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에서 조사발표한 중2 학생들의 교육성취도에서도 수학 2위, 과학 3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수능시험의 부정과 선택과목의 난이도 조정실패 등 온통 교육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이 지면을 메우고 있던 참에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러한 지표에 만족하고만 있을 수 있을까? 여기서 먼저 왜 우리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높은 학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즐겨 말하는 바대로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우수해서일까? 만일 그렇다면 중2와 고1에서뿐 아니라 대학수준과 또 학문의 최첨단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연구자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간혹 세계적인 논문이 우리 학자들에 의해 발표되기도 하지만 그 양과 질에서 아직 미약함은 자타가 인정하는 바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아직 하나도 없지 않은가? 중2 학생의 교육성취도 결과를 보니 상위권에 속한 나라들이 거의 모두 유교적 문화권에 있는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중시하는 전통이 이 국가들의 학생들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학습에 열중하게 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교육열이 높고 대학입시를 중시한 결과가 우리 학생들로 하여금 일찍이 높은 학력을 소유하게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 자체가 결코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미국의 상점에서 점원들이 거스름돈 계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나라의 대중교육이 성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산업사회에서는 대중교육이 매우 중요한 국가경쟁력의 기본이 된다. 단순 품목의 대량생산 체제에서 기본적 학력을 갖춘 다수의 노동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결코 대중교육만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립할 수 없다. 소수의 창의력을 지닌 지식인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첨단 지식을 생산해 내야 할 지식인들을 양성하는 우리 대학의 오늘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직 우리나라 대학 중에 세계 100위권에 들어가는 대학은 없다. 또한 국제적으로 유수한 과학 논문집에 실리는 논문 수에 있어서도 아직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논문의 질에 대한 국제적 평가에서는 더욱 큰 문제가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이는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서, 그리고 또 대학을 졸업하고서는, 왜 국제경쟁에서 뒤지고 있는가? 바로 우리의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대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없으니 대학의 재정은 학생들로부터 걷는 수업료에 의존한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을 많이 받아야 한다. 따라서 질 좋은 교육은 더욱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예산은 이제 국방비를 능가할 만큼 증액되었다. 그러나 그 중 대학을 위한 예산은 고작 6%뿐이다. 그러니 IMD의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국제적으로 최하위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대학의 구조조정이 거론되고 있다. 국립대학간의 통합과 사립대학들의 동일법인내 구조개혁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정책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책정된 예산이 고작 천억원이며 이것마저 국회에서 지역구의원들의 지역 사업을 위해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지식을 생산하고 지식인을 키우는 대학에 달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은 대학에 대한 전사회적 투자가 필요한 때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45세男 31년 더 산다

    45세男 31년 더 산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인생 반환점은 평균 만 37세다. 이 때가 되면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네살 많은 41세다.2002년 기준으로 평균수명이 남성은 73.4세, 여성은 80.4세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통계가 처음 만들어진 1971년만 해도 평균수명이 58.99세에 불과했지만 75년(60.19세) 환갑을,97년(70.56세) 칠순을 넘긴 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초고속 고령화’의 단면이다. ●남녀 평균수명격차 7년으로 줄어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02년 생명표’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수명은 73.38세였다.1년 전 72.84세보다 0.54년(6개월17일)이 늘었다.11년 전인 1991년의 67.74세보다는 5.64년이 연장됐다. 여성의 평균수명은 80.44세로 전년의 80.01세보다 0.43년(5개월7일)이,11년 전 75.92세보다는 4.52년이 각각 늘었다. 남녀를 합하면 77.00세로 1년 전보다 0.47년이 연장됐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평균수명(남자 74.7세, 여자 80.6세)과 비교할 때 남자는 조금 못 미치고 여자는 비슷한 수준이다. 남녀간 평균수명 격차는 7.06년으로 전년의 7.17년보다 줄었다. 통계청은 “남녀 수명차가 85년 8.37년까지 확대된 이후 매년 좁혀지고 있다.”며 “남성들이 갈수록 건강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평균수명에 비례해 기대여명(앞으로 남아 있는 생존가능 연수)도 늘고 있다.91년에는 20세 남자 4명 중 1명(25.9%)만이 80세까지 생존했지만 2002년에는 5명 중 2명꼴(38.3%)로 많아졌다. ●45세,3대 사망원인 피하면 41년 더 산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는 철저한 몸 관리가 기대여명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도 수치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장년층인 45세 남자를 예로 들 경우, 기대여명은 평균 30.75년이지만 ▲암(위암·간암 등) ▲순환기계통 질환(뇌혈관·심장질환, 고혈압 등) ▲사고(교통사고·자살) 등 3대 사망원인만 비껴가도 9.98년을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은 4.95년, 순환기계통 질환은 3.36년, 사고는 1.67년씩 각각 평균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만일 3대 원인 외에 내분비 질환, 호흡기 질환 등 다른 사망원인을 모두 피해갈 경우에는 13.08년을 더 사는 것으로 계산됐다. 즉 45세의 기대여명이 최고 43.83년까지 늘어 90세 가까이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자는 59세, 여자는 48세까지 일한다 25세 기준 노동 기대연수는 남자와 여자가 각각 34.5년과 23.1년이었다.25세에 사회에 진출해 일자리를 구하면 남자는 59.5세까지, 여자는 48.1세까지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배우자와 인생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기간(2000년 기준)은 30세에 결혼할 경우 남자는 37.3년, 여자는 32.2년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길고, 여자가 통상 연상과 결혼하기 때문에 배우자와 더 빨리 이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시론] 세계 100大대학에 끼려면/신방웅 충북대 총장

    [시론] 세계 100大대학에 끼려면/신방웅 충북대 총장

    최근 OECD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 고교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읽기, 수학, 과학 등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였고, 특히 문제 해결능력은 1위를 차지했다. 문제해결능력은 우리 학생들에게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창의력 부족과도 관련된 부분이다. 최근 사교육문제, 수능부정 등으로 얼룩진 우리나라 교육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중등교육에서의 평가 결과와는 달리 우리나라 대학은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평가에서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세계 100대 대학 중에 국내대학은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고등학생의 수준은 최고로 평가받는 반면 대학은 하위권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세계 최고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대학에서 그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 대학의 책임자로서 이러한 사태는 심각한 고뇌를 느끼게 한다. 나아가 오늘날 대학은 내부적으로도 구조 조정, 학생 부족, 이공계 기피현상, 대학원 기피로 인한 연구인력의 감소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태를 타파할 묘책은 없는 것일까. 물론 현 정부에 들어와서 과거와는 달리 고등교육부문의 주요 사업인 대학 구조개혁과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 산·학·연 협력체제 활성화 및 BK21 등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에 배정된 예산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고등교육에 투자되는 비율도 OECD 국가와 비교해 볼 때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2005년도 우리나라 공교육 예산안은 총 27조 9600여억원이다. 이 중 초·중등교육에 배정된 돈이 24조 1900여억원, 고등교육에 배정된 돈이 1조 9000여억원으로 구성비는 86.5% 대 6.8%이다.2000년 기준으로 OECD 국가 평균인 77.3%,22.7%와 비교해 매우 열악하다. 이런 비율은 우리 대학이 왜 세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 준다. 국전에 대학간 학술 교류 차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각별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대 우리의 모습보다도 못하지만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몫을 과감히 버리는 배려였다. 대법원장 사무실에도 보이지 않던 컴퓨터가 다르에스살람대학의 법대에서 강의 및 연구에 활용되고 있었다.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적 낙후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교육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그들의 신념이 향후 국가 발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현재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것이다. 교육은 국가의 인적자원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2005년도 공교육 예산안 중 6.8% 정도의 고등교육 예산으로는 우리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없다.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인적자원 양성과 지식 정보화시대에 고부가가치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제 초·중등교육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고등교육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국가 경제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단기적인 정책이나 교육재정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세계 일류의 위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교육혁신을 이루고 인적자원 강국을 실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초국가적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여야를 초월한 초당적 협조로 이 길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신방웅 충북대 총장
  • 새 국제인증제 한국서 만든다

    새로운 국제인증인 ‘SHE-Q(안전·보건·환경·품질 통합경영시스템)’가 우리나라 주도로 오는 2007년까지 개발돼 전 세계 사업장에 적용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15일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화학사고작업반회의에서 SHE-Q 초안을 제출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실무그룹이 구성돼 내년부터 2007년까지 SHE-Q 모델 개발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실무그룹에는 캐나다·이탈리아·스위스·스웨덴·체코·유럽화학산업협회(BIAC)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SHE-Q는 현재 사업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ISO 9000(품질),ISO 14000(환경), 국제안전인증규격(OSHAS) 등을 통합한 새로운 국제인증 시스템이다.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 품질(Quality)을 함축한 용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들이 ISO 9000,ISO 14000과 같은 국제인증을 별도로 획득할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기업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듯하다.SHE-Q 인증만 획득하면 품질은 물론 환경·보건·안전 등 모든 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사업장 및 제품이 되기 때문이다. SHE-Q 인증서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버금가는 국제기구에서 발급되며 인증서를 받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치열해질 것 같다. 이럴 경우 품질을 우선시하는 현재의 기업풍토가 산업안전·보건·환경 등도 함께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투자 및 기업의 인식전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SHE-Q의 정착을 위해 나라마다 유인책이 나올 것”이라며 “산업안전 등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인지도·투자 등이 SHE-Q 인증 획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성정과 분배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성정과 분배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성장과 분배 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 정책을 추진해온 우리나라는 분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다. 국민들이 수십년 동안 땀흘린 끝에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득의 정당한 분배 문제를 생각케 된 것이다. 성장의 결과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잘 살게 되긴 했지만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의 기본 방향은 분배를 우선하는 것이긴 하지만 실제 경제팀의 전략은 ‘성장없이는 분배도 없다.’며 성장 쪽에도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겠지만 두 정책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를 놓고 정책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성장론의 논지와 배경 성장이 이뤄지고 나면 분배는 저절로 해결된다. 분배에 치중하면 성취 동기가 불분명해져 경제 발전 역량이 떨어진다. 성장을 추구하면 고소득층이 증가하고 저소득층에도 부(富)가 확산돼 분배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특히 지금 같은 경제 침체기에는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고 실업 문제 등이 풀린다. 아르헨티나가 한때 선진국 진입을 시도하다 몰락한 것은 지나친 분배정책 때문이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펴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성장에 매진해야 하고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분배만 강조하면 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분배론의 논지와 배경 소득분배를 정당하고 형평성있게 하면 경제는 스스로 성장한다.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노동 생산성은 떨어진다. 노동자의 불만이 쌓이면 정치적으로도 불안해지고 성장의 원동력을 잃게 된다. 허슈먼의 터널 효과라는 것이 있다. 경제 발전 초기에는 소득불평등을 어느 정도 허용하지만 경제가 발전한 뒤에 소득분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빈부격차가 심화돼 경제는 나빠진다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이 부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분배와 복지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지속되려면 다수가 참여하고 성취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성장한다고 해서 저절로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부가 전달되지는 않는다. ●성장과 분배는 조화될 수 없나 성장과 분배는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위에서 본 대로 성장이나 분배, 어느 한쪽의 논리에 집착할 수는 없다. 얼마나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성장 없이는 나눠 가질 부(富)가 없으므로 분배는 생각할 수 없다. 성장이 분배의 전제 조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당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일방적인 성장정책을 언제까지나 펼 수는 없을 것이다. 성장의 끝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 언제까지나 성장의 이름 아래 부당한 분배를 묵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형평에 맞는 분배가 안 되면 불만은 누적되고 그 결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능력과 공헌도에 관계없이 평등한 분배는 불가하다. 완전히 평등한 분배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민주자유국가에서는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분배를 줄여 나가는 정책적 목표가 필요하다. 근로행위나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일진대 먼 후대를 위해, 또는 일부 계층을 위해 계속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지난해 한국은 0.306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380·1995년 기준)에 비하면 아직도 소득불평등도가 낮은 편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숫자가 낮을수록 소득분배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정책의 초점도 성장과 분배의 조화로 모아진다. 사후적으로 소득재분배를 실현하기 위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표를 현실화하고 비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은 분배 중심의 정책이다. 대규모 정책 사업을 실시하고 기간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성장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예상 논제와 대비 포인트 성장과 분배는 논·구술 시험에 단골로 등장할 수 있는 논제다. 성장과 분배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 식의 답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성장론과 분배론의 논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게 좋겠다. 예상 논제로는 ▲우리 경제의 현실에 비추어 성장과 분배 정책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용하는 게 좋을지 설명하라 ▲성장론과 분배론이 한국 경제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밝혀라 ▲유럽의 사례를 인용해 성장과 분배 중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 게 좋을 것인지 논리를 전개하라 등을 꼽을 수 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씨줄날줄] 고단한 50대/우득정 논설위원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54.1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68.1세에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한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번째로 늦게까지 일자리를 떠돈다. 그러다 보니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 세대가 고단할 수밖에 없다. 중앙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연령대별 평균 근로시간 자료가 이를 입증한다. 이에 따르면 50대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57시간2분으로 가장 길다. 남성은 첫직장에서 밀려나 임금은 낮고 근로시간은 긴 제2 직장으로 옮기고, 여성은 파출부나 주방보조원 등 근로시간이 긴 직종에서 호구지책을 꾸리기 때문이란다.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지면서 최근 인터넷 카페에는 50대만의 고민을 토로하는 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직장에서 떨려난 50대들이 마지막 남은 한줌의 자존심 때문에 아내나 자식들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 ‘오공(50) 사관학교’를 만들자며 결의를 다진다. 느닷없이 전두환정권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50대에도 칼을 갈아 20대나 30대와 맞먹는 실력을 기르자는 뜻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는 하나의 직업으로 80평생을 살기에는 한번뿐인 인생이 너무 단조롭다며 50대에 ‘제2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제1 인생에서는 사회적 성공이나 평판, 또는 가족 부양을 위해 직업을 선택했다면 제2 인생에서는 후회없는 삶을 위해 진정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수천명의 중년 남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성 폐경기’를 밝혀낸 게일 쉬히(여)는 더 적극적이다. 그녀는 사회와 가정의 중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50대 남성은 성적, 사회적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되는 폐경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남성의 60%가 발기부전이다. 하지만 기존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남자다움’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두번째 성인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더이상 쫓기지도, 초조하지도 않은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단언한다. 결국 50대의 삶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해외자본은 우리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의 빛이었다. 실제로 물밀듯 들어온 해외자본은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토종기업에 대한 경영권 위협, 상식을 뛰어넘는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같은 변칙적인 자본회수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지금, 해외자본을 곱게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을 점령하다시피한 외국자본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심층진단한다. “공사(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이 차라리 나았던 것 같다. 자사주 매입, 신규투자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터무니없는 고배당,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완전소각 요구 등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말을 안 들으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하니 참….”(KT&G 관계자)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간섭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재벌이건 개별기업이건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에 나선다.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던 올 3월 주총보다 내년 3월 주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외국인 지분율이 44%였지만 내년에는 60%가 넘을 전망. 반면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은 불과 17%선에 그친다.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이 이달 29일로,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상황역전은 불가능하다.SK㈜ 관계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갈 경우 그룹 해체가 불가피해 군소 계열사는 물론 SK텔레콤 같은 우량회사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 이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가 지분을 30.56%로 늘리면서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골라LNG를 비롯한 북유럽계 지분이 최근 15%를 넘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 지분을 14.61%로 확대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캐피털측은 ‘단순 투자’라고 하지만 ‘제2의 소버린’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우량기업들은 어디건 홍역을 치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 본사 미국 이전 등을 외국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외국인들은 국내 알짜기업의 주식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13.7%에 불과했던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1%로 5배에 육박한다. 포스코도 21%에서 69%가 됐고, 현대차는 24%에서 56%, 삼성전자는 24%에서 55%로 외국인지분이 과반이 됐다.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은 43.2%로 헝가리(72.6%)와 핀란드(55.7%) 멕시코(46.4%)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미국(10.3%), 독일(15.0%), 일본(17.7%)은 물론 타이완(23.1%)보다도 높다. 외국인들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국내기업들이 쓸 수 있는 방어책은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 확보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실탄’ 확보를 위해 현금보유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593.9%로 지난해 말(505.4%)보다 88.5%포인트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1년 말 8조 2000억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은 올 상반기 19조원을 넘어 2년 6개월 만에 배 이상이 됐다.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에 그만큼 돈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에 자사주를 1조 9700억원어치 사들이고 중간 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순이익(6조 2719억원)의 43.6%. 뒤집어 말하면 미래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잠식됐다는 뜻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빼가기 실태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지난 1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불과 1주일 만인 8일 삼성물산 보통주 5%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인수합병 협박’ 이후 사흘간 삼성물산 우선주는 43%나 뛰어 헤르메스는 3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인터내셔널펀드가 대주주(25.68%)인 서울증권은 2001년 액면가(2500원)의 60%인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총 배당액은 801억원으로 소로스는 276억원을 고스란히 챙겼다. 하지만 그해 서울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 불과했다.2002년에는 주당 140원 배당을 해 소로스가 20억원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은 지난 9월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서울 여의도 사옥을 947억원에 팔았다. 영국계 자본 BIH펀드에 인수된 브릿지증권은 지난 6월 전체 주식의 67.63%를 주당 1000원에 유상감자해 자본금을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자본금 중 1350억원이 BIH에 돌아갔다. 앞서 1999년 5월 주당 60%의 고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BIH는 브릿지증권의 여의도와 을지로 사옥도 매각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홍콩 소재 외국계 투자회사인 파마펀드가 대주주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700원씩 총 235억원을 배당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고작 113억원밖에 안 됐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들여온 것은 선진 경영기법이나 자산관리 노하우가 아닌 변칙적인 자산 빼돌리기 수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산 40조원의 국내 4위 재벌 SK를 흔들게 되기까지 들인 돈은 고작 1768억원. 지난해 3∼4월 이 돈으로 SK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14.99%를 사들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외부공격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보여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투자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후 서서히 완화되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외환보유고가 39억달러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육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풀려나갔다.98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고, 외국인의 금융기관 소유와 적대적 인수·합병(M&A)도 허용됐다. 2001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차입, 증여성 송금 등 외국인의 대외자본거래가 전면 자유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의 외자유치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貸出)자본’에서 주식을 넘겨주는 ‘주주자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과도한 개방이 국제 금융자본의 구미에만 맞춰져 안전장치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이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 ‘미국 월가(街)의 스탠더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 보호에 관대한 유럽은 물론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상장회사의 8.3%가 차등의결권제도를 두고 있다.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대주주인 포드 가문은 단 7%의 지분으로 40%에 상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은 법 위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거 들어온 미국계 컨설팅사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많다. 굴지의 외국계 컨설팅사에 있었던 현직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미국 컨설팅사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은 월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이 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찬근(인천대 교수)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외컨설팅사와 언론의 지적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그들도 국제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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