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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내과서도 우울증 약 처방돼요

    가벼운 우울증 환자는 2017년부터 동네 내과 등에서도 항우울제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진료과 의사도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내년에 우울증 진단도구를 개발한다고 28일 밝혔다. 지금도 의사라면 누구나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우울증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지 몰라 실제 처방률은 높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울증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길 꺼려 모든 의원이 주요 정신과적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우울증을 선별할 수 있는 설문 형태의 진단도구가 개발돼 2017년 상용화되면 일반 진료과에서의 항우울제 처방이 늘 것이라고 복지부는 내다봤다. 일반 진료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할 땐 2개월을 넘겨선 안 되며,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정신건강의학과에 연계해야 한다. 내과 등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아도 정신질환을 의미하는 상병코드(F)는 남는다. 복지부가 일반 진료과의 항우울제 처방을 독려하기로 한 것은 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가운데 1위인데도 항우울제 처방은 27위로 최하위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우울제 처방 확대가 의약품 오·남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조울증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잘못 쓰면 증세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상담이 함께 이뤄져야지 약만 쓴다고 해결될 질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새해엔 빈곤 노인에게 더 큰 관심을

    75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이 빈곤층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노인 복지에 투입한 예산은 9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막대한 예산이 노인 취약 계층에 온기를 제대로 불어넣지 못해 정부의 노인복지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주변을 봐도 노구를 이끌고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폐지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노인들도 있다. 일주일 꼬박 모은 폐지와 재활용품이 트럭 하나를 가득 메워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4만 7000원 정도다. 혹여 아프기라도 하면 치료는 고사하고 쥐꼬리만 한 벌이마저 못 하니 빈곤의 수렁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힘겹게 살면서도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는 봉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가 그들이다. 노인의 소득은 노후에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여부와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 달렸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실업난에 처한 젊은이들도 수두룩하니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가장 인기 있다는 아파트 경비직만 하더라도 경쟁이 최소 5대1 정도다. 노인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언덕인 공적연금도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1988년 국민연금제가 도입됐지만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된 것은 1999년이니 현재 75세 이상 노인들은 가입할 틈이 없었던 불행한 세대다. 노인들이 직면한 문제는 가난만이 아니다. 홀로 고독하게 지내다 우울증과 치매 등에 걸리는 독거노인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정부가 지난해 같이 숙식을 하는 ‘공동홈’ 시범사업을 실시한 것도 노인 문제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으려 했던 의미 있는 시도였다. 전국 127군데에 들어간 예산이 2년간 100억원에 불과한데도 노인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하지만 이 사업도 예산을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 없애 버렸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지역 예산에는 수천억원을 편성하면서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접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정부는 빈곤 노인들이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인복지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빈곤 노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정부, 복지수요 많은 지자체 1조원 더 준다

    정부, 복지수요 많은 지자체 1조원 더 준다

    복지 수요가 많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내년에 적어도 9073억원 늘어난다. 27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공포와 함께 보통교부세 4327억원, 조정교부금 3248억원, 부동산교부세 1500억원 정도가 증액된다. 행자부는 올 9월 교부세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기초생활보장비와 노인·장애인·아동 복지비 등 4개 항목에 대한 교부세 반영률을 현재 20%에서 23%로, 부동산교부세 배분에서도 사회복지 비중을 25%에서 35%로, 조정교부율은 1~2.20% 인상하기로 했다. 보통교부세는 재정력 균형을 위해 각 지자체의 재정 부족액을 산정, 용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교부하는 재원이다. 조정교부금은 광역지자체에서 각 기초지자체의 재정 안정을 위해 내려주는 것이며, 부동산교부세는 종합부동산세 총액을 재원으로 지자체에 배분한다. 이로써 내년 조정교부세 증가액은 서울 1990억원, 부산 753억원, 대구 295억원, 울산 2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년과 비교해 서울은 1.60% 포인트, 부산은 2.20% 포인트, 대구와 울산은 각각 1.64% 포인트, 1.90% 포인트 오른 규모다. 이와 관련해 내년 조례 개정작업을 준비 중인 대전시와 광주시는 인상액을 각각 153억원(1.50% 포인트)과 120억원(1.00% 포인트)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거의 확정된 지자체 지원 증가액만 9348억원이다. 여기에다 재정주의 단체 지정 해제와 연결돼 검토 중인 인천시 등을 감안하면 최대 1조원에 육박한다고 행자부는 설명했다. 정정순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장은 “1대1 매칭 사업을 골자로 한 지자체 복지 분야를 감안할 때 2조원을 웃도는 지원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예산 지출 비중은 전국 평균 25.4%이며, 특히 자치구 평균은 53.5%나 돼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로 꼴찌다.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사회복지에 대한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지자체 자주재원 탓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정부는 복지수요에 걸맞게 교부세를 적용하는 대신 지방세율 제고, 체납액 축소 등 세입 확충이나 인건비·행사·축제경비를 비롯한 세출 절감 등 지자체들의 자구노력에 대해 보상하는 지방교부세 인센티브(또는 페널티)규모도 올해 3조 4000억원에서 4조 2000억원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목욕탕, 골프장 등 민간에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를 이양하는 등 지방공기업 혁신을 꾀해 만성적인 부채 구조를 바꾸고 추가재원 없이 1010여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복지에 공짜 없다… 高복지·低복지 선택 뒤 비용부담 합의해야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복지에 공짜 없다… 高복지·低복지 선택 뒤 비용부담 합의해야

    특별기획팀은 지난 두 달간 죽은 ‘김 노인’을 찾아 헤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낯부끄러운 현실 앞에서도 둔감해져만 가는 우리 사회에 일말의 경각심을 던지려면 빈곤의 늪에 빠져 스스로 삶을 마감한 노인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불경스럽지만 김 노인의 심리 부검을 진행한 이유다. 노년층이 빈곤의 나락에 빠지는 경로를 찾고자 복지·통계·재무 전문가 집단에 의뢰해 맞춤형 세부 분석도 진행했다. 또 취재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일해야 하는 또 다른 김 노인과 조우했다. 4부의 ‘누가 김 노인을 죽였나’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우리 노인들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노인복지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김선태 노년유니온 위원장,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이상과 현실, 재정과 복지 사이에서 팽팽한 격론이 있었지만 접점도 많았다. →통계상 국내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층이다. 일각에서는 현실보다 과하게 잡힌 수치라고 보는데. 김선태 위원장 과장된 수치가 아니다. 현재 노인 세대는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 봉양을 못 받는 첫 세대다. 노후 준비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막상 늙으니까 자녀에게 봉양을 받기는커녕 결혼시키고 대학 등록금 대느라 허리가 휜다. 가진 건 집 한 채뿐인데 이를 처분해 쓰다 보면 어느새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답답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려서 복지 혜택을 주는 시점을 늦추려 하거나 노인 빈곤 현실을 측정하는 지표인 상대빈곤율(중위 소득 50% 미만 가구 비율)이 과장됐다면서 대체할 지표를 찾으려 하는 건 꼼수다. 이동욱 실장 정부도 빈곤율 수치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우리 상대빈곤율이 47%대로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은 게 맞다. 다만 다른 나라와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선진국의 공적연금 체계는 길게는 100년 가까이 됐다. 이 나라의 노인들은 젊을 때 공적연금에 가입한 덕에 지금 충분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연금제가 1988년 도입돼 27년밖에 안 됐다. 이렇게 역사적 차이가 나는데 현재 시점에서 뚝 잘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우리 노인들이 받는 공적연금 혜택이 적다거나 상대적 빈곤율이 높다고만 하는 건 맞지 않는다. 또 전통적으로 부동산을 선호하는 우리 특유의 문화도 감안해야 한다. 상대빈곤율은 현재 버는 소득을 기준으로 얼마나 가난한지 보는 지표인데 우리 노인 세대는 자산의 80% 정도가 부동산이다. 돈을 깔고 앉아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같은 비금융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바꿔 보면 우리 빈곤율이 조금 낮아질 수 있다. 정경희 센터장 우리 노인들이 자가 주택 등 부동산을 가진 비율이 높은 건 맞지만 자산으로서 가치는 크지 않다. 그래서 자산까지 합쳐 빈곤율을 계산해도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국내 노인 빈곤이 심각해진 건 급격히 인구 고령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제가 성숙할 시간이 없었다. 노년기 소득을 공적연금이 채워줄 수 없다면 자녀가 주는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이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노인의 사적이전소득이 급격하게 줄었다. 주은선 교수 국민연금제가 성숙하면 노인 빈곤이 해결될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 비율은 점점 늘겠지만 중요한 건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성숙해져도 소득대체율은 평균 20%를 못 넘는다. 지금 가치로 45만원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현행 국민연금제가 노인 빈곤을 해결할 괜찮은 제도가 될 거란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이 실장 국민연금이 성숙해도 은퇴 이후 ‘소득 절벽’(퇴직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별 소득 없이 버티는 기간)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하지만 그 기울기는 지금보다 완만해질 것이다. 공적연금 등이 노년기 필요한 돈을 100% 채워줄 수는 없다. 선진국도 공적연금이 노후 필요 자금의 70~80% 정도만 맞춰준다. 나머지 여백은 사회적으로 함께 노력해 노후에 미리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 노인 빈곤 대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주 교수 노후 소득 보장과 관련해 중요한 두 축은 노동권과 국민연금이다. 즉, 평생 적절한 임금 등 질을 갖춘 일자리가 보장됐는지와 노년에 괜찮은 수준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가 노인 빈곤 문제의 원인이자 해법이 될 수 있다. 노후에 두 소득 중 연금소득이 높아야 정상인데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이 더 높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공적연금의 질이 높을수록 노인 빈곤은 떨어진다. 정 센터장 국내 노인 빈곤 정책을 세울 때 현재 노인과 미래 노인을 위한 전략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국민연금은 지금 당장 가난한 노인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없는 구조다. 노인들에게 당장 유용할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미래 노인 세대를 위해서는 공적연금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두 차원의 논의가 섞여 있다. →현재 노인 일자리에 대해 평가한다면. 김 위원장 가장 흔한 게 경비직이다. 경쟁이 최소 5대1이 될 정도로 심하다. 그래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도 잘릴까 봐 불평하지 못한다. 정부의 공공일자리는 한 달에 36시간 일하고 20만원을 받는다. 월급여가 10년째 20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예산은 적게 편성하면서 일하는 인원만 늘렸다. 주 교수 일자리 문제도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평생 일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연령이 50대 초반인데 연금은 60대 중반이 돼야 받는다. 이 기간을 줄여야 한다. 또 중요한 건 ‘고용 없는 성장’, 즉 장기적으로 돈 받고 일하는 일자리가 점점 줄 것이라는 점이다. 노인 빈곤 해결에 있어 노인 일자리 정책이 연금의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것처럼 믿어서는 안 된다. 정 센터장 중요한 건 50대냐, 60대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생산성을 가졌느냐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실장 정부가 공적자금에 의존해 노인 일자리를 무한정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업이 노인을 뽑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인 점은 통계 분석을 했더니 60~65세의 생산성이 청·장년층에 비해 확 떨어지지는 않았다. 노인을 고용하면 기업 입장에서 왜 유리한지 보여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일자리 정책이든 연금 제도든 어느 하나로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세대별로 상황에 맞게 노후를 준비하도록 해줘야 한다. 예컨대 노년까지 20년 이상 남은 세대는 그 기간에 어떻게 준비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설계를 돕고 교육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약 112개월인데 120개월(10년)을 채워야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연금 수령 최소 기간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현재 노인들에게는 국가가 지원비를 주거나 일자리를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재산 증여를 받은 뒤 부모 봉양은 하지 않는 자녀가 많은데. 정 센터장 요즘 언론에서 부모 공양을 소홀히 하는 자녀 얘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관점을 옮길 필요가 있다. 자녀 중심의 시각보다는 노인이 스스로 권리나 자주성을 강조하는 식 말이다. 모든 사람이 개인주의자가 되는 게 맞지 않나. 자산 관리 계획을 세울 때도 자녀의 관점이 아니라 내 노후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공적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노인 당사자들은 ‘내 것은 내가 지킨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녀가 효도해야 한다’는 심정적 논리는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자산과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할 것이냐’ 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주 교수 자녀가 가난한 부모를 보살피지 않는 현상 이면에는 자식 세대도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현실이 있다. →노인 빈곤 정책의 우선순위는 누구에게 둬야 한다고 보나. 정 센터장 재원이 제한된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우선 절대빈곤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2015년 4인 가족 기준 166만 8000원) 이하인 가구)부터 챙겨야 한다. 통계상 우리 노인 중 30% 정도가 절대빈곤인데 문제는 10%가량만 기초생활보장대상자라는 점이다. (부양의무 기준 등에 막혀 대상에서 빠진) 나머지 20%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한 대책을 재원 마련 등과 연계해 심각하게 얘기해 봐야 한다. 절대빈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상대빈곤을 끌어내리는 문제까지 논하려 하니까 정책적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컨대 도시 노인을 위해서는 주거비 부담 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농어촌 노인을 위해서는 맞춤형 급여를 도입하면 절대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초생활보장제와 기초연금제 등 각각의 제도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좀 더 솔직히 밝힐 필요도 있다. 주 교수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급여를 20만원씩 주고 있지만 절대빈곤율은 3~4% 정도 떨어지는 수준이다. 절대빈곤층이 얼마나 가난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서든 최저생계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가 있다. 김 위원장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들은 기초연금 효과를 누릴 수 없어서 원망이 크다. 정부는 이중 지원이라는 논리로 기초연금을 준 만큼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깎는다. →후기(75세 이상)노인과 여성, 독거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 대책은. 이 실장 후기노인이 되면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제때 치료받도록 돕고 입원비 부담은 줄여줘야 한다. 아픈데 돈이 없어서 집에 혼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정부도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제도를 운용해 홀로 사는 노인에게 자주 찾아가거나 전화해 상황을 확인한다. 가장 급한 부분은 맞닥뜨린 질병에서 벗어나고 고독을 느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정 센터장 65세 이상 인구 중 8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80세를 넘어가면 질병 등으로 인해 신체 능력이 급감한다. 늙을수록 노인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진다.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애매한 상황에 놓인 노인들이다. 가난하고 아픈데도 요양시설을 이용할 장기요양등급은 받지 못한 노인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점점 늘 것이다. 주 교수 후기노인, 독거·여성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풀려면 결국 돈을 써야 한다. 빈곤 문제가 심각하면 공적 노후소득보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 고령 인구가 늘면 복지 수요도 커진다. 돈주머니가 한정돼 있다며 칸막이를 쳐 놓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3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한 평가는. 이 실장 노인 빈곤을 낮추기 위해 주택연금(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월 연금을 받고 대출자가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 정산해 주택가격에서 연금 수령액을 제하고 상속인에게 주는 제도) 가입률 끌어올리기 등 주택과 농지 얘기를 넣었다. 우리 국민들은 집, 땅에 대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서 노후 준비에 활용하면 국민연금의 보완책으로 여러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정 센터장 최근 방점이 저출산에 찍히니까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 시각이 약해진 것 같다. 이전에는 노인종합계획 등을 세워서 단기 성과에만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예컨대 노인 단독 가구가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제도가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그림을 그리는 일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 노인들이 다양해지면서 그들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래서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깔아주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주 교수 이번 대책을 보면 지나치게 노인의 자율성에만 기댄 내용이 많다. 주택연금 등 사연금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연대성을 촉진할 만한 대책은 미흡하다. 특히 소득 보장에서의 연대성, 즉 공적연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수준의 복지를 해야 한다고 보나. 고비용 고복지인가, 저비용 저복지인가. 정 센터장 고복지와 저복지 중 하나를 택할 만큼 내 관점이 뚜렷이 서 있지는 못하다. 다만 확실한 건 비용 없이는 복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소한의 복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합의를 하고 그 선까지 가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복지 목표에 대해 합의하면서 비용 문제는 언급하지 않다가 나중에 비용 얘기가 나오면 합의가 없던 것이 돼 버리는 악순환이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절대빈곤은 어떻게든 공적으로 해결한다고 합의하고 이를 위해 제도의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 교수 복지를 할 것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지출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조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공정성에 대한 의심 탓이다. 조세 항목 중 그 돈을 사회보장 영역에서 쓴다고 하면 사회에서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면 그게 어디에 쓰일지 모른다는 데 있다. 국가에 대한 오래된 불신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심을 타개해줄 수 있는 선언과 행동이 필요하다. 진행 유영규 특별기획팀장 정리 유대근·윤수경 기자 dynamic@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75세 이상 빈곤율 나 홀로 역주행…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75세 이상 빈곤율 나 홀로 역주행…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만 75세 이상인 사람 10명 중 6명이 ‘빈곤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는 국내 노인복지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데도 기초생활 수급을 받지 못한 노인들, 인생 황혼기에 노구를 이끌고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여성들, 다가오는 죽음을 혼자서 기다리는 독거노인들의 현실이 그 속에 반영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듯 이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자리 막혀, 질병에 갇혀… 서러운 후기노인 몸이 쇠약한 만 75세 이상 ‘후기노인’이 더 쉽게 빈곤의 늪에 빠지는 현실은 국내 노인들의 소득체계와 관련이 깊다. 김재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후기노인은 이곳저곳 아픈 곳이 늘어나는 반면 안정된 소득원은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많고 아직 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한 ‘전기노인’(65세 이상~75세 미만)과도 크게 대비되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노동의 생산성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자리와 근로소득의 감소는 피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65~69세 노인은 39.1%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70~74세 중 일하는 비율은 31.5%였고 ▲75~79세 25.3% ▲80~84세 16.4% ▲85세 이상 6.3% 등으로 경제활동 비율이 줄어들었다. 국민노후보장 패널조사 5차(2013년) 자료로 전·후기노인 가구주의 한 달 근로소득을 분석한 결과 후기노인은 44만 9200원을 벌어 전기노인(50만 8700원)보다 적었다. 서울 종로의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만난 김희운(75)씨는 “65세가 넘으면 사기업 중에는 뽑는 데가 거의 없다. 월 20만원 주는 공공근로라도 얻으면 다행”이라며 “나이 들수록 몸이 아파 들어갈 돈은 많은데 일해서 버는 돈은 줄어 살기 힘들다”고 밝혔다. 빈곤 노인에겐 마지막으로 기댈 공적연금 수급률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떨어진다. 후기노인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14.3%로 전기노인(42.7%)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가난한 노인들이 국가로부터 받는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전기노인의 경우 월평균 28만 2000원이었지만 후기노인은 26만 1000원으로 오히려 적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는 11년이 지난 1999년에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현재의 후기 고령 노인은 가입할 틈이 없었다. 후기노인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갈수록 빈곤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은커녕 빈곤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복지 정책은 65세 이상의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놓고 수립하기 때문에 후기노인만을 별도로 고려하는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리다 보니 막다른 선택을 하는 비율도 높았다.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의 자살률은 10만명당 55.5명 수준이지만 75~79세는 66.5명, 80세 이상은 78.6명이었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전건강연구센터장은 “빈곤 노인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 동일한 정책을 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사별한 여성 노인, 연금 수급도 男의 절반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빈곤의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이봉주 교수팀이 한국복지패널 9차(2013년) 자료를 통해 국내 빈곤 가구에서 돈을 버는 가구원의 성비를 따져 보니 여성이 68.8%로 남성(31.2%)보다 2.2배 많았다. 유정미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여성 빈곤층 중에는 남편과 함께 살다가 사별하면서 홀로 생계를 꾸리게 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여성 노인의 가난을 이해하려면 생애 근로 경험을 따져 봐야 한다. 박성정 여성연 여성고용인재연구실장은 “노인들의 큰 소득원인 국민연금은 평생 일하며 낸 만큼 받는 구조인데 주로 가사노동을 한 여성 노인은 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 기간이 짧아 연금을 별로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 노인의 연금 수급률은 24.3%로 남성 노인(50.8%)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급 금액 자체도 적어 월평균 21만 2000원 정도로 남성(33만 5000원)의 3분의2에 그쳤다. 남편 사망이나 이혼으로 혼자 사는 여성 노인은 빈곤의 나락으로 더 쉽게 떨어졌다. 삼성생명 유 연구원의 분석 결과 독거 여성 노인 가구의 소득 빈곤율은 74.7%(2011년 기준)로 4명 중 3명꼴이었다. 여성연 박 실장은 “정부가 고령 여성 맞춤형 복지 정책을 특별히 세우지는 않았다”면서 “20~30대 청년층이 겪는 실업과 경력 단절 등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새로 정책을 만들 때 무게중심이 청년층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난해도 자녀 있다고 수급자 대상서 빠져 ‘비수급 노인 빈곤층’의 사정도 위태롭다. 소득이 최저생계비(2015년 4인 가족 기준 166만 8000원)를 밑돌지만 돈 버는 자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권자에서 제외된 사람들이다. 문제는 비수급 빈곤층 자녀 중에 부모를 전혀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국내 비수급 빈곤층의 정확한 규모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비수급 빈곤 노인이 겪는 큰 어려움은 의료비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면 1종 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 없고 건강보험 혜택만 받을 수 있다”며 “병치레가 많은 노인층에 기초 수급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1종 의료급여 대상자는 외래 진료 때 1000원, 약국은 처방전당 500원, 입원은 2만원까지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문 교수는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하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 문제를 들며 난색을 보인다”고 밝혔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후기 노인 75세 이상의 노인을 뜻한다. 65세 이상을 모두 ‘노인’으로 묶어 계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노인 빈곤율 등 통계를 전·후기로 구분해 산출한다. 평균수명 증가로 과거보다 노인계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밀도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기노인(65~74세)은 여전히 건강을 바탕으로 직접 돈을 버는 경우가 비교적 많지만 후기노인은 건강 악화 등으로 연금에만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후기노인 인구는 지난해 286만 1673명으로 전기노인(438만 2900명)의 3분의2 수준이었지만 한 해 쓴 진료비는 9조 8814억원으로 전기노인(9조 9419억원)과 거의 비슷했다.
  • 국민·기초·퇴직연금 노후 소득대체율 최대 55%

    노후에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모두 합하면 경제활동 시기 소득의 최대 55%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후에 필요한 소득은 70% 수준이어서 부족한 소득은 개인연금이나 저축 등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 성혜영 부연구위원의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소득은 얼마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의 공·사적 연금 평균 소득대체율은 68%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시기 벌어들인 소득이 100만원이라면 68만원을 노후 소득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 부연구위원은 “선행 연구를 종합해 보면 노년기가 되기 전 소득의 약 70%를 노후 소득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을 40년 가입하면 소득대체율이 40%에 이르지만 노동시장 진입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이직이 많아지면서 40년을 채우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성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따라서 25~30년 가입 기준으로 국민연금을 통해 25~30%의 소득대체율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65세 이상 노인이 받는 기초연금의 소득대체율은 5~10%로 봤다. 퇴직연금은 투자수익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소득대체율이 15%일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모두 합해도 소득대체율은 55% 수준에 그친다. 부족분은 개인연금과 저축으로 채워야 한다. 특히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는 개인연금과 저축 비율이 직장인보다 높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성 부연구위원은 “개인연금과 주택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족분은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서 “고령자가 일할 수 있도록 노인 근로를 활성화하는 정책적 개입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공부문 부채 1000조 시대

    공공부문 부채 1000조 시대

    ‘공공부문’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0조원에 육박했다. 정부의 ‘돈 풀기’ 기조를 감안하면 올해 이미 공공부문 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공공부문 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비(非)금융 공기업의 부채를 더한 개념이다. ●올 부채 1000조 돌파 추산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공공부문 부채는 957조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조 6000억원(6.5%)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의 64.5% 수준이다. 2011년(753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04조원가량 급증했다. 공공부문 부채가 늘어난 데는 중앙정부의 빚 급증이 컸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 수입이 크게 줄어 추가로 발행한 채권과 국고채만 38조 4000억원 증가했다. 중앙정부(부채 569조 3000억원)와 지방정부(58조 6000억원) 부채를 합치고 내부거래(7조 3000억원)를 제외한 ‘일반정부’ 부채는 620조 6000억원으로 1년 새 54조 9000억원 늘었다. 한국전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비금융 공기업 부채는 408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여기에 공공부문 부채에서 빠진 금융 공기업 부채와 공무원·군인연금 등 정부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643조 6000억원)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공공부채는 1600조원을 넘어섰다. ●기재부 “재정건전성은 양호” 이장로 기재부 재정건전성관리과장은 “지난해 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하게 평가받고 있다”면서 “일반 정부 부채는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적자(관리재정수지)가 빨리 늘어나는 것이 우려된다”면서 “법으로 정해 공공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공무원 인사혁신 온정주의·부패 척결 방향 맞다

    비위 공직자 징계 대상을 확대하고, 징계 수준을 강화하는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인재개발법 등 ‘인사혁신 3법’이 새해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2일 국회에서 지난 9일 통과된 3개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 3법은 먼저 비위 공무원 퇴출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횡령이나 배임과 관련된 벌금형을 받은 공직자로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사람도 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도 ‘금고형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 벌금형’으로 범위를 넓혔다. 특히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징계를 피할 목적으로 퇴직부터 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 희망자에 대해서는 먼저 징계 내용을 확인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징계 절차부터 밟도록 했다. 정부의 방안은 늦은 감도 없지 않으나 방향은 옳다. 그러나 처벌 범위를 넓히고, 처벌 수위를 강화한다고 공무원 범죄나 비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은 부패 공화국’이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공직사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다. TI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75개국을 대상으로 한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43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서는 27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TI의 부패인식지수는 공공 영역의 부패를 전문가들이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70점 이상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 50~70점은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받아들인다. 부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온정주의가 사라져야 한다. 방산 비리 등 각종 공직 비리의 처리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 식구 감싸기가 횡행하는 한 아무리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도 부정부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부정부패를 근절하기는 어렵다. 자체적인 정화 운동도 벌여 나가야 한다. 인사혁신 3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과제 중 하나다. 정부의 노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암 5년 생존율 69.4% 더이상 불치병 아니다

    암 5년 생존율 69.4% 더이상 불치병 아니다

    우리 국민의 평균 기대여명인 81세까지 생존할 때 36.6%는 암 환자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래 살되 건강한 노년까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고령화에 대비해 질병 예방·치료·돌봄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22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3년 우리 국민의 암 발생률, 암 생존율, 암 유병률 현황’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성이 기대여명인 78세까지 생존할 경우 38.3%, 즉 5명 중 2명은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기대여명인 85세까지 살면 3명 중 1명(35.0%)은 암에 걸린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우리나라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85.7명으로, 미국(318.0명)이나 호주(323.0명)보다 낮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0.3명보다는 높다. 2013년 신규 암 환자는 22만 5343명으로 2003년에 비해 79.3% 증가했다. 환자 수는 2012년보다 873명이 줄었지만, 과잉 진단 논란을 빚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서 비교하면 오히려 1080명이 늘었다. 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암 발생률은 연평균 3.3%씩,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연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의학 발달로 암 완치율은 크게 올라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09~2013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생존율)은 69.4%로, 2001~2005년 생존율 53.8%보다 15.6% 포인트 향상됐다. 상대생존율은 같은 연령대 일반인의 5년 생존율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상대생존율이 100%라면 일반인의 생존율과 같다는 의미다. 증상이 가벼운 갑상선암을 제외해도 생존율은 62.0%다. 전체 암 환자 가운데 5년 생존율은 여성(77.7%)이 남성(61.0%)보다 높았는데,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91.5%)환자가 여성이 더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립선암(92.5%), 유방암은 90%대 생존율을 보였고 대장암(75.6%), 위암(73.1%)도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았다. 암의 종류별 5년 생존율은 2001~2005년과 비교해 위암이 15.4% 포인트 올랐고, 전립선(12.3% 포인트), 간암(11.2% 포인트) 순으로 높아졌다. 남성은 44세까지 갑상선암이, 50~69세까지는 위암이, 70세 이후는 폐암이 각각 많이 발생했으며, 여성은 69세까지 갑상선암, 70세 이후에는 대장암이 많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교통안전 행복두배] (6·끝) 늘어나는 고령 교통사고

    [교통안전 행복두배] (6·끝) 늘어나는 고령 교통사고

    전체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고령자(65세 이상) 교통사고는 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 3명 중 1명은 고령자 사고다. 고령 운전자 사고와 노인 보행자들의 부주의가 대부분이다.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한 교통안전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전체 교통사고는 눈에 띄게 줄었다. 2010년 교통사고는 22만 6878건이 발생했지만 2014년에는 22만 3552건으로 감소했다. 사망자 수도 5505명에서 4762명으로 5000명대 이하로 내려왔다. 하지만 고령자 사고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2만 5810건에서 2014년에는 3만 3170건으로 증가했다. 사망자 수도 1752명에서 181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발생 건수는 연평균 6.5%, 사망자 수도 0.9%씩 증가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더욱 심각하다. 2010년 1만 2623건이 발생, 547명이 사망했지만 2014년에는 2만 275건이 발생, 763명이 사망했다. 사고 건수는 연평균 12.6%, 사망자 수는 연평균 8.7%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의 12.7%지만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1815명으로 전체(4762명)의 38.1%를 차지, 매우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2012년 기준 OECD 국가의 인구 10만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평균 9.9명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2.3명으로 OECD 전체 평균보다 2.3배 높고, 28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 고령화 추이 및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추이를 보면 2018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따라서 특별한 대책 없이 고령자 사고가 현재 추세로 진행된다면 10년 후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점유율이 절반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2~2014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비율은 전체(66만 2562건)의 8.0%(5만 3055건)를 차지했다. 사망자 비율은 전체(1만 5246명)의 14.5%(2218명)로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 및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인의 특성을 감안한 방어운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인의 보행 속도는 초당 1.2m지만 노인의 보행 속도는 이보다 훨씬 느리다. 위험 순간 대처능력도 떨어진다. 운전자들이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길을 건널 때는 이들의 보행 특성을 감안,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이영우 대구대 교수는 “보행자, 특히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의 행동 특성을 고려한 방어운전과 시설물 설치가 고령자 사고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육교나 지하보도 이용이 어려운 노인들이 무단횡단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10월 4일 오후 10시쯤 전남 여수에서 전세버스가 서교동 로터리에서 중앙동 로터리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무단횡단하던 보행자(82·여)를 치어 현장에서 사망했다. 무단횡단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운전자가 노인들의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했다면 방어운전으로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다. 고령자 사고는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농어촌에서 많이 발생한다. 지난 10월 15일 전남 완도 고금면 석치에서 상정방향으로 진행하던 택시가 길가를 걷던 보행자(78· 여)의 왼손 팔꿈치를 친 뒤 보행자가 배수로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농어촌 도로도 확·포장돼 차량 속도가 빨라졌음에도 노인들의 도로 보행의식은 예전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시설 개선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각종 안전 시설물을 크게 하고, 눈에 잘 띄도록 교체해야 한다. 도로 조명시설 확대, 실버마크 확대, 노인 운전자 대상 교통안전교육 강화, 노인 운전자 행동특성 등에 대한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의 대책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첨단 안전 차량과 능동형 안전운전 지원장치 개발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고령자 친화형 차량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량 충돌시험에 적용할 고령자 신체특성이 반영된 인체모형 개발이 필수적인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다른 연령대보다 사고회피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행자 의도탐지기술 개발’과 보행자 인지 시 빠르고 자연스럽게 제동할 수 있는 ‘비상제동기술개발’도 필요하다. 보행자 의도탐지 기술은 센서를 이용해 보행자의 머리가 자동차 방향으로 향하는지를 추적해 적절한 비상제동장치를 작동하는 기술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5월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첨단안전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연구의 일환으로 승용차 자동비상제동장치를 선보였다. 이 장치는 갑작스레 장애물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인지해 긴급 제동으로 충돌을 회피하거나 완화시키는 기술이다. 앞서 가는 자동차뿐 아니라 보행자까지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사고를 2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고 공단은 밝혔다. 이용찬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첨단안전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 특히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광장] 복지는 정책이지 정략이 아니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복지는 정책이지 정략이 아니다/임창용 논설위원

    복지 다툼이 극단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정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무상 산후조리원’ ‘무상교복’ 정책을 끝내 저지하려 하자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청구하며 맞서고 있다. 한쪽은 ‘정부의 허락 없는 사회보장제도는 안 된다’며 막고, 다른 쪽은 ‘지방자치권 침해’라며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표피적인 충돌이다. 핵심은 보편적 복지, 무상복지를 둘러싼 포퓰리즘 공방이다. 정부는 일련의 ‘무상 시리즈’를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지자체에선 지자체 차원에서 해줄 수 있는 기본 복지로 인식한다. 여기서 복지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 포퓰리즘 여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복지를 놓고 벌어지는 포퓰리즘 공방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어차피 우리가 복지국가로 가려면 이런 공방은 피할 수 없으니 공방이라도 논리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래야 지켜보는 국민도 조금이나마 혼란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보편적 또는 무상복지라고 무조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중등 교육이 대부분 무상으로 이루어지지만 포퓰리즘이라고 공격받지 않는다. 중요한 기준은 현실성을 갖췄느냐 여부다. 복지 실행을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이 현실성이 있으면 이를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이기 어렵다. 정당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역대 선거에서 복지 이슈를 가장 중요한 득표 전략으로 삼았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는 모두 보편적 복지를 강조했다. 차이는 박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를, 문 후보는 ‘부자 증세를 통한 복지’를 강조한 점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후보의 공약 모두 포퓰리즘이었다고 비판받을 만하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증세 없는 복지를 거론하지 않는다. 대신 증세 없는 선별복지, 즉 복지 구조조정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과연 증세 없는 복지 향상이 가능할까? 2014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 비중은 1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꼴찌다. OECD 평균 23.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복지에 관한 한 한참 뒤처진 후진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담뱃세 인상이나 지하경제 양성화, 세금 누수 막기 정도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도 안 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소득세를 올려야 하는데, 중산층 표를 의식해 현실성 낮은 공약을 내걸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후보도 비난을 피해 갈 수 없다.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 정도로 OECD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복지 수준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야당의 기조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중산층의 부담 증가에 대해선 별 말이 없다. 증세 얘기 잘못 꺼냈다가 혹시 왕따 될까 겁먹은 표정으로 말이다.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복지 얘기만 나오면 ‘세금 더 낼 자신 있어?’라고 서민들을 겁박한다. 언론까지 ‘세금폭탄’ 운운하며 장단을 맞춘다. 이런 가운데 사안 하나하나에 대한 소모적인 포퓰리즘 공방만 오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복지 논란이 일 때마다 상대를 공격하면서 제시하는 편향적·극단적인 비유들이다. ‘아르헨티나 망국론’이나 ‘재벌 손자 공짜 밥’류의 이야기들이다. 잘나가던 아르헨티나가 지금처럼 어려운 처지로 전락한 배경엔 분명히 과도한 복지 지출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 복지 지출에 비해 너무 낮은 세금 부담, 군부독재 정권하에서 특권층에 집중된 과도한 복지혜택 유지가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은 애써 눈감는다. ‘이건희 회장의 손자에게까지 공짜 밥을?’ 같은 비유도 마찬가지다. 모든 복지가 선별적일 수는 없다.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보편적 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다.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경우도 많다. 누가 누리는가에만 도끼눈을 뜨면 보편적 복지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쓰이는 곳 못지않게 거두는 것도 중요하다. 잘 거두면 아르헨티나처럼 망할 이유도 없다. 복지 문제는 유권자를 의식한 사탕발림으로 풀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걸맞게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국민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현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의 양해를 구하라. 그런 다음 보수와 진보, 여와 야가 머리를 맞대고 복지 정책을 논의하라. 복지는 정책이지 정략이 아니다. sdragon@seoul.co.kr
  • 한국 근로자 임금 상승은 40대에 끝난다

    오래 근무할수록 임금이 올라야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 임금은 40대 때 정점을 찍고 나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희망퇴직이 만연해 정년을 채워 근무하는 장기 근속자를 찾기 어려운 탓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임금과 생산성 국제비교’ 연구자료에 따르면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국내 근로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근속연수가 10~14년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212.3, 20~29년 근로자는 288.1, 30년 이상 근로자는 328.8이었다. 근로자의 임금 수준만 놓고 본다면 30년 이상 근로자 임금이 169.9에 불과한 유럽연합(EU) 15개국이나 246.4에 그친 일본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연령대별 실제 임금 수준을 비교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30세 미만 근로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30~39세 한국 근로자의 임금은 151.9, 40~49세 근로자는 174.1이다. 하지만 임금 수준은 50대 이후 급격히 꺾여 50~59세 158.4, 60세 이상 106.2로 주저앉았다. 반면 일본 근로자는 30대(137.3), 40대(172.7), 50대(176.0)까지 임금 상승세가 이어지다 60대(119.4)가 되고서야 임금이 줄었다. 유럽은 30대 140.4, 40대 155.8, 50대 160.8, 60대 165.2로, 60대까지 임금이 쭉 상승했다. 국내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5.6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짧고, 정년퇴직자 비중은 고작 7.6%다. 프랑스(11.4년), 독일(10.7년) 등 유럽 국가의 근속연수는 우리의 2배에 가깝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가장 오랫동안 일하지만 가장 가난한 노인들. 한국 노년층의 서글픈 ‘역설의 자화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실질 은퇴 연령은 72.9세로 가장 늦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소득은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3분의1 수준(서울 노인 기준)에 불과하다. 양질의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다 운 좋게 일을 구해도 1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이재갑(70)씨는 이런 대한민국 빈곤 노인의 초상이라고 할 만하다. 하루아침에 해고당했지만 낙담할 시간조차 없었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이씨와 한달간 함께하며 그의 구직 분투기를 관찰했다. “모레가 이자 내는 날인데, 허 참….” 경비원 모자를 눌러 쓴 노인은 허공에 혼잣말을 뱉었다. 아파트 경비실 벽에 걸린 달력을 올려다 본다. 11월 23일. 취업한 지 고작 20일 만이었다. 이씨는 이틀 전 경비원 채용을 맡고 있는 용역회사 사장에게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왜 잘린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사장한테 그랬어. 무슨 일 때문인지 몰라도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근데 막무가내야. 잘리는 이유라도 말해 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그냥 이곳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래.”  힘없는 노인을 일터 밖으로 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채용 뒤 2개월은 수습 기간이어서 일방적으로 해고해도 된다는 논리였다. 이씨와의 동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업체 바꾼다고, 나이 많다고… 7번 해고] 해고 통보 다음날, 이씨는 이력서를 인쇄했다. 근로 경험만큼 눈에 띄는 건 여러 줄을 차지하고 있는 해고·퇴직 경력이었다. ‘2013년 12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강동 ○○아파트에서 퇴직/ 2014년 6월 연령 초과로 송파 XX아파트에서 해직/ 9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경기 △△아파트 퇴직….’ 2013년 처음 경비 일을 시작한 뒤 2년 새 7차례나 옷을 벗었다. “왜 그렇게 많이 잘렸나요.”  젊은 기자의 조심성 없는 질문에 이씨가 답했다. “이유야 만들면 다양하지. 용역회사 바뀌면 잘리고, 쏟아지는 졸음 참으려고 신문 보다가 잘리고, 모친이 아프다고 보고까지 했는데도 출근 안 했다고 잘리고… .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같은 경비원들끼리 음해를 하는 경우도 많아.” 그는 해고 사유들을 받아들일 수 없어 4차례 고용노동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고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합의금 조로 업주로부터 건당 50만~60만원씩 받았을 뿐 복직하진 못했다. “나나 되니까 싸워서 돈이라도 받았지. 그냥 쫓겨나는 노인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사흘간 소개소 20곳 전화…대답 없어] 일자리를 찾으려고 가장 먼저 펴 든 건 생활정보지다. ‘청소 아주머니 급구’ ‘파출부 환영’ ‘노래방 도우미 모십니다’ ‘25~40세 어선 선원 모집’….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생활정보지조차 70세 노인은 관심 밖이었다. 겨우 ‘경비원 모집’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지만 밑줄 친 글이 이씨를 낙심하게 만든다. ‘67세 이하, 급여는 상담 후 결정.’ 이튿날부터는 민간 직업소개소에 무작정 전화를 돌렸다. “네, 안녕하세요. ‘이제 옵니다’가 아니라 ‘이제 갑니다’ 해서 이재갑이에요.” 60세 때 구청에서 퇴직한 뒤 일자리를 구하며 수백 번은 했을 법한 능숙한 자기소개였다. “사장님과 통화하니 좋은 일이 생길는지 오던 비도 그치네요. 우리 ○○인력 통해 꼭 취직하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그렇게 사흘간 직업소개소 20여곳에 전화했고, 그중 네 번은 사무실에 직접 찾아갔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의 바람은 단순했다. 직종 불문하고 월급 140만원을 받는 일. 모아 둔 돈 없이 마이너스 통장 이자와 카드 대금으로 월 50만~60만원씩 내야 하는 형편에 아내와 사는 원룸 월세 50만원이라도 안 밀리려면 사실 이 돈으로도 모자랐다. 치매를 앓는 구순 노모의 요양원 비용도 이씨의 몫이었다. 아들이 있지만 이제 막 취업한 아이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었다. [“이자·생활비 낼 월140만원이면 되는데”] 이씨도 ‘중산층’일 때가 있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급여가 끊긴 적은 없었다. 허투루 쓰지 않고 모아 서울 송파의 40평(132.2㎡) 아파트도 샀다. 하지만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게 해 주면 매월 150만원씩 주겠다”는 말에 속아 집을 잡혔다가 수익은커녕 그 아파트마저 날렸다. 60세에 정년퇴직한 뒤로는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196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40대 때 정당 중앙연수원에서 ‘교수’라는 직함도 가졌다. 50대에는 서울의 모 구청 연구위원 등으로 근무한 이씨지만 노인 구직자에게 ‘스펙’은 별 무기가 못 됐다. 고분고분한 태도와 한살이라도 젊은 나이,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먹고살려니까 늘 투잡(2개의 직장)을 뛰었어. 몇 년 전에는 아파트 2곳에서 동시에 경비 일을 했어. 밤새 일하고 다음날엔 다른 아파트에 출근해 근무하고. 새벽에는 4~5시간 쪽잠 잘 수 있으니 괜찮아.” [“65세 넘으면 일자리 없고 급여도 깎여”] 해고 20일째. 노인은 기자의 권유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센터를 찾았다. 일자리 주선 때 첫 월급의 10%를 떼어 가는 민간 직업소개소와 달리 공공 일자리센터는 수수료가 없다. 20대 후반쯤 된 여성 상담사는 경비나 청소 일을 원한다는 말에 사업장 1~2곳을 추천했다. 하지만 매일 9시간씩 주 6일을 일하고 나오는 돈이 110만원이라는 말에 이번에는 이씨 쪽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충 살 만한데 소일거리 찾는 거라면 50만~60만원 벌어도 좋아. 근데 나는 지금 그 돈 벌어서는 방세도 못 내고 밥도 못 먹어. 그래도 올해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140만원짜리 경비 일자리가 있잖아. 나 잠 안 자도 되니까 더 일하고 더 받는 자리 좀 구해 줘.” 상담사는 난감해했다. 그는 “업체들이 60세부터 65세 사이에서만 뽑으려 하고 65세 넘어가면 급여 조건이 확 나빠진다”고 전했다. 30일 동안 이씨는 모두 30여곳의 직업소개소를 돌았다. 하지만 칠순 노인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한 민간 직업소개소가 임시로 아파트 경비직을 주선해 줘 한달은 더 버티며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절망적일 만했지만 이씨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해 준다는데 뭐. 아프지만 않으면 버틸 수 있어. 아프지만 않으면….”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韓, 연구 투자 세계 5위, 논문 발표 세계 12위… ‘질보다 양’

    韓, 연구 투자 세계 5위, 논문 발표 세계 12위… ‘질보다 양’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은 매년 세계경쟁력연감을 펴내 부문별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2014년 연감에서 한국은 60개 조사대상국 중 과학경쟁력은 6위, 기술경쟁력은 8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R&D 투자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 논문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기술논문(SCI)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정부를 비롯해 전체 R&D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연구자의 SCI 논문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점유율 3.64%… ‘1위’ 美의 7분의1에 불과 2013년 기준 논문 발표 건수와 점유율로 한국은 전 세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논문의 점유율은 3.64%로 전 세계 논문 점유율이 가장 높은 미국(27.01%)의 7분의1에 불과하다. 15.64%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해도 4분의1 수준이다. 연구 분야별 논문 수를 보면 22개 표준 분야 중 세계 10위권에 드는 분야는 10개 분야에 불과하다. 재료과학이 3위, 공학이 4위, 컴퓨터과학이 5위, 화학과 약리학 분야가 8위 수준의 논문 수를 기록했다. 기초과학 분야 중 하나인 물리학은 10위, 수학은 11위 수준의 논문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자 인용 순위 15위… 우수한 것 적다는 의미 다른 연구자가 해당 논문을 얼마나 인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논문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피인용수 상위 1% 논문의 숫자는 2004년 149편에서 2013년 451편으로 늘어났지만 순위에서는 15위에 머물고 있다. 다른 연구자에게 인용될 만큼 우수한 논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나오는 논문의 10편 중 7편은 대학에서 나오고 있으며 10편 중 1편 정도가 기업이나 민간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듯 과학논문이 주로 대학에서 나오다 보니 대학이 가장 많은 서울이 가장 많은 논문을 내는 지역이고 경기도와 대전, 부산, 경북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논문의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는 정부는 물론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정량적 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숫자에 집착하는 양적 평가지표 없애는 과감한 정책 필요”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18일 “1970년대부터 정부나 대학의 모든 연구평가 지표가 양적 성장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질적인 부분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매년 10월만 되면 기초과학 수준이 이웃 일본보다 떨어진다고 아우성인데 지금처럼 연구자에게 논문 숫자로 평가하는 시스템에서는 질적 수준이 절대 높아질 수 없는 만큼 현재 논문 숫자에 집착하는 양적 평가지표를 없애버리는 과감한 과학기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R&D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래부 역시 이런 학계의 지적에 동의하고 정성적 평가에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SCI 논문의 양적 증가에 비해 질적 수준은 그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SCI 논문 숫자 중심 평가 폐지와 정성적 평가 강화 등 평가체계 개선을 통해 질적 성과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8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제8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최재영 교통안전공단 교수 최재영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통안전 전도사’다. 교통안전공단에 30년간 근무하면서 교통안전교육 및 연구 분야에 매달려 온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최 교수는 정부기관 및 사회교육기관, 운수업체 교통종사자와 교통약자(어린이, 노인)를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해 안전사회를 이루는 데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통안전추진체계 강화를 위한 교통안전법 실질화와 국내 최초 교통문화지수를 개발해 교통문화 선진화에도 기여했다. 교통안전공단이 대중교통 관련 지자체 교통정책 평가 및 현황조사, 경영서비스 평가 등의 주요 업무를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교통안전 전문기관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공단의 산증인인 셈이다. 교통 관련 기관·단체 및 언론사 등과 거버넌스 체계 확립으로 대국민 교통안전 계도 및 홍보를 통해 교통사고 예방 및 감소에 기여하는 등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교통안전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며 “목숨을 담보를 운전대를 잡지 말고 사전에 법규 준수, 자동차의 구조와 도로 상황을 숙지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출근난 해소해 줄 직주근접형 아파트 ‘포천2차 아이파크’ 주목

    출근난 해소해 줄 직주근접형 아파트 ‘포천2차 아이파크’ 주목

    우리나라 직장인의 출근시간은 평균 58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지구) 국가 중 1위다. 출근과 퇴근으로 하루 중 약 2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출근과 퇴근시간을 줄일 수 있는 직주근접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과 집이 가까워 출퇴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개인 여가시간은 더욱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포천시에서 분양중인’포천2차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단지는 각종 관공서 및 산업단지가 인접해 출퇴근이 매우 편리하다. 일단, 포천교육지원청과 포천소방서가 단지와 맞붙어 있는데다, 포천시청, 포천경찰서 등 포천시내 주요 관공서가 차량으로 약 5분 이내에 모두 위치해 있다. 또, 차량으로 약 3분 거리에 대규모 산업단지인 용정산업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용정산업단지는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94만 8,995㎡ 규모의 부지에 섬유, 가구, 기타 기계 및 장비 관련 기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앞서 입주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벌써 입주를 위한 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종사자들에게 최적의 배후주거지로 꼽히고 있다. ▣ 포천시 첫 아이파크 브랜드타운 ‘포천 3지구’포천시는 지난 2006년 이후로 신규 공급이 전무한 지역으로 신규분양 아파트의 희소성 및 기대가치도 높다. 특히 포천시는 브랜드 아파트가 전무한 상태에서 지난 7월 ‘아이파크’란 브랜드 아파트 1차분(498가구)을 성공리에 분양했고, 이어 2차분도 분양됨에 따라 지역민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특히 아이파크가 들어서는 포천시에서 처음 조성되는 대형건설사 브랜드타운으로, 개발 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포천2차 아이파크’가 들어서는 포천3지구는 총 42만 920㎡ 규모로,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돼 개발되는 만큼 주거환경이 뛰어날 것이란 평이다. 또 포천 구도심과 인접해 상업시설 이용이 쉽고 경기도도립중앙도서관, 포천문화원, 포천종합운동장, 포천종합체육관, 청성문화체육공원 등 편의시설 이용도 쉽다. 단지 맞은편에는 학교부지가 위치해 있는데다 포천일고 등이 도보권에 있어 통학환경도 수월하다.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청성산(285m)이 인접해 있고, 구읍천과 포천천이 단지 북측과 서측으로 각각 흐른다. 또 문화공원도 단지와 마주해 있어, 단지 내 공원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교통여건 개선도 기대된다. 구리~포천간 고속도로가 오는 2017년 개통 예정으로, 구리까지 40분대, 잠실까지 50분대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포천~파주~남양주 화도를 있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도 오는 2019년 예정에 있어, 교통환경도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16일 포천을 포함한 경기 동북부 접경 지역 중 낙후 지역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개발여건이 개선되고 발전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잘 갖춰진 커뮤니티도 누릴 수 있어 더욱 인기!대단지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포천2차 아이파크’는 앞서 분양한 1차와 함께 총 95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들어섬에 따라 단지 내 인프라도 잘 갖춰질 전망이다. 특히 주변에 대형 상권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의 주거편의성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눈길을 끈다. 단지 내에 실내골프연습장, GX룸, 휘트니스센터, 주민회의실, 보육시설, 독서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또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보육시설과 가족들이 모여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형 도서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 입주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고화질 CCTV와 비상버튼을 단지 곳곳에 설치할 예정으로 놀이터, 지하주차장 등에서도 사각지대가 없는 아파트를 만들어, 보다 안전한 주거환경에도 신경을 썼다. ‘포천2차 아이파크’는 지하 1층, 지상 22층 9개 동, 총 461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59㎡A(160가구) △59㎡B(20가구) △74㎡A(94가구) △74㎡B(16가구) △84㎡(127가구) △101㎡(44가구) 규모다. 현재, 계약을 진행 중으로 조기 마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 686번지(포천소방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분양문의 1600-0959 nownews@seoul.co.kr
  • [사설] 노인 자살 더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어제 아침 서울신문에서 확인한 노인 빈곤 및 자살의 현실은 참담했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1.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그런데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 10만명당 무려 49.6명에 이른다. 노인 자살률이 가장 낮은 네덜란드는 인구 10만명당 2.0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자살률이 치솟은 것은 노인 자살률 때문이고, 높은 자살률의 배경에는 다시 49.6%의 압도적인 노인 빈곤율이 도사리고 있다. OECD 국가의 평균 노인 빈곤율은 12.6% 정도라니 한국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우리 어르신들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의 노년 세대는 한마디로 빈곤과 자살의 취약 계층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0.9%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 40.4%로 가장 많았고, 건강이 24.4%로 뒤를 이었다. 노인 빈곤의 실상은 OECD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한국 남성의 실질 은퇴 연령은 72.9세로 2년 전보다 1.8년 늘어났다. 여성의 실질 은퇴 연령은 70.6세로 지난해 처음 70대에 진입했다. 2007년보다 2.7년 늦춰진 것이다.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생계 때문에 늦은 나이까지 허드렛일에 매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건강이 견뎌 내지 못하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르신들이다. OECD 보고서는 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급격히 악화돼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자살한 사람 가운데 60세 이상은 414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질병 때문에 돌아오지 못할 길을 택한 노인이 전체의 44.0%에 이르는 1824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노인 자살이 보여 주는 특징의 하나가 외로움과 심리적 고립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노년 세대는 늙은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지만 자녀로부터 부양받지는 못하는 세대다. 경제적인 대비는 물론 심리적인 대비도 없이 노년을 맞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조만간 100세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인 빈곤에 대한 대책이 없는 100세 시대는 노년 세대의 불행만 커지는 시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 노인 복지의 당면 목표를 노년 세대의 행복이 아닌 빈곤의 퇴치와 생존에 맞추어야 한다. 재원 마련의 문제에 국한돼서는 안 될 일이다. 노년 세대가 외로움을 떨치고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국식 노인복지로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민아 여가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민아 여가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

    우리나라는 25년 안에 ‘인구절벽’을 맞는다. 세계은행(WB)은 최근 ‘장수와 번영, 고령화하는 동아시아와 태평양’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노동 가능 인구수가 25년 안에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취업 경험이 있는 여성 5명 중 3명이 경력단절을 겪는 국내 상황을 진단한 것이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 정책과 별도로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6년 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김민아(47·여)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을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계점과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경력단절여성 지원 정책 방향 등을 들어봤다. 30년 동안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경력단절여성 이슈가 현 정부 들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 가능 인구 감소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지 않고서는 경제가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이대로 가다가는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한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돌파구는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것이에요.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2013년 기준으로 54.9%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58%에 못 미칠뿐더러, 대졸 여성이 많은 주요 선진국들과는 20% 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벌어집니다. 여성 고용률을 높인다는 것은 곧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정부 ‘새일센터’ 지원 팍팍 직업인으로서 미래를 꿈꿔온 우리나라 여성에게는 결혼이나 출산이 달갑지만은 않은 현실이에요. 맞벌이 부부로 결혼 생활을 시작한 30대 여성은 주로 출산 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일을 그만둡니다. 여성가족부가 통계청과 함께 조사한 ‘2015 일·가정양립지표’를 봐도 결혼, 임신·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여성이 왜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하려고 하냐고요.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엄마 손길이 닿지 않아도 어느 정도 스스로 생활이 가능해지잖아요. 그럼 엄마는 슬슬 사교육비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일자리를 다시 찾아나서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좌절하죠.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면 재취업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여성의 평균 경력단절 기간은 9.2년이에요. 어려움을 겪는 경력단절여성을 돕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2009년 전국에‘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열었습니다. 2008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죠. 센터를 찾은 여성에게 개별·집단 상담과 적성검사를 제공해 진로탐색은 물론, 개인별로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다시 익힐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난해 25만명의 여성이 ‘새일센터’를 이용했고, 13만명이 취업 및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수요가 늘면서 ‘새일센터’ 수도 60여곳에서 147곳으로 늘어났고요. 양적 성과는 어느 정도 나타났지만 임금 수준 등 일자리의 질은 기대에 못 미쳤어요.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취업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임금이 월평균 54만 8000원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자리 업종도 서비스이나 판매직에 집중되고요. 2013년 여가부가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 3268명 가운데 1년 안에 다시 일을 그만두겠다고 응답한 여성이 10명 중 1명이었어요. 임금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죠. 경력단절여성 대부분이 하향 취업을 합니다. ●일자리 질 높이고 전문화 주력 사후적 지원만으로는 여성고용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분명합니다. 때문에 경력단절을 사전에 예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어요. 지난해 5월부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여성의 경력단절예방 및 경제활동 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법안명에도 드러나듯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려면 예방과 사후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시간제 일하기도 그 대안이 될 수 있고요. 교육과정에서부터 양성평등·일가정양립에 대한 인식 교육을 하고, 재직 중인 여성에 대해 경력 단절 예방과 관련된 고충 상담을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법 개정과는 별개로 여가부에서는 내년부터 경력단절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다양화·전문화하는 데 주력하려고 해요. 지난해 문을 연 ‘서울과학기술여성새일센터’는 이공계를 전공한 경력단절여성 지원에 특화된 곳인데, 30대 경력단절여성의 참여가 특히 많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8개 시·도에서만 실시했던 경력단절여성 대상 온라인 상담과 교육을 전체 시·도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심리 부검을 통해 본 노인 빈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심리 부검을 통해 본 노인 빈곤

    변사사건처리부 한 장에 정리된 노인의 죽음은 냉정하리만큼 간단명료하다. 한 해 노인 35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에서 오늘도 또 다른 노인의 죽음은 늘 하던 방식대로 기록되고 정리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이 부끄럽다고 외치지만, 정작 무엇이 노인들을 벼랑 끝에 서게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 해 벼랑 끝에 서게 되는 노인이 3500명이나 되는 현실을 그리고자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심리·정신분석 전문가들과 함께 자살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을 시도했다. 심리부검이란 자살자의 유서나 가족·동료와의 면담 자료 등을 수집해 자살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 전까지 노인이 거쳐 온 삶의 궤적을 좇아 ‘마음속 지도’를 그리기 위함이다. 높은 자살률로 고민이 많던 핀란드는 1980년대에 행했던 한 해 동안의 자살자 전원에 대한 심리부검을 통해 10년 새 자살률을 20% 포인트 넘게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전국 자살자 가족을 상대로 심리부검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121건으로 많지 않다. 여기에는 죽음 앞에 침묵하는 문화 탓이 크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100여명의 노인 자살자 유가족 등을 만났지만 실제 심리부검을 허락한 것은 7가족뿐이었다. 이번 심리부검은 서울신문이 중앙심리부검센터에 의뢰해 한국형 심리부검 체크리스트인 ‘K-PAC 2.0’으로 진행됐으며, 유가족 면접은 임상심리 전문가가 진행하되 서울신문 취재진이 사례를 발굴하고 면접 과정에 모두 참관했다. 국내 언론이 다수의 노인 자살자를 대상으로 전문가 집단과 함께 심리부검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복지부가 구축하고 있는 국가 심리부검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다.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858~1917) 사연 없는 주검이 있을까.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사례는 노인을 자살로 이끄는 공통된 키워드를 찾기 위해 중앙심리부검센터와 진행한 총 7건의 심리부검 중 대표적 사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름이나 주소지 등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두 노인을 자살로 내몬 상황과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키워드별로 부산, 충남 등에서 진행한 노인 심리부검 98건에 대한 통계(숫자 표시)와 전문가의 해석(알파벳 표시)을 덧붙였다. ■스스로 세상 버린 두 노인… 그들의 심리를 읽다 [주검1] “안방에서 죽었어. 그라목손(ⓐ) 먹고. 여서 꼬꾸라졌는디…거긴 보기도 싫여.” 2개뿐인 앞니에 박유순(69·가명) 할머니의 발음은 샜지만 악몽 같았던 그날 하루의 기억은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하다. 시부모 봉양으로 시작해 남편과 50년 이상을 함께한 흙담집(①)에서 남편 김희준(81·가명)씨는 지난 4월 중순 제초제(②)를 마시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달이 난 건 7개월 전이다. 그날 아침 달라진 남편의 행동은 할머니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남의 농사일을 돕다 갈비뼈 골절(③)로 한 달여간 누워만 있던 할아버지(④)는 작심한 듯 성질을 부렸다. 밑도 끝도 없었다. 머리맡에 놓인 과도를 들고는 “문 닫고 나가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우리 아저씨는 원래 나한테 군소리 안 하고 다정한디 그날은 이상혔어. 과일 깎아 먹으려고 놔둔 과도를 들고 눈에 불을 싸지르면서 갑자기 나한테 문 닫고 나가라고 하는 거여. 겁이 나 문 닫고 나와 마당서 나물 두 바가지를 씻고 문 열어 보니 제초제를 마시고 쓰러져 있더라구.” 빗속을 뚫고 시속 100㎞ 이상을 달리는 구급차가 마치 경운기처럼 더디게 느껴졌다. 청주 병원을 거쳐 다시 천안의 대학병원으로 갔지만, 할아버지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불행이 다가온 건 지난 4월이다. 할아버지가 집 뒤 대나무 밭에 갔다 넘어져 갈비뼈 2대가 나갔다. 병원에 갔지만 계속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퇴원하고 며칠 후에 남의 삼밭 일을 도와준다며 경운기를 몰고 언덕배기를 오르는데 경운기가 넘어졌다. 다시 갈비뼈 3대가 나갔다. 의사는 “뼈가 다 붙은 뒤 퇴원하라”고 권했지만 그럴 순 없었다. 보름치 입원비로 내야 하는 90만원도 이미 노부부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었기 때문이다. 퇴원 후 할아버지는 끼니는 물론 화장실 가는 일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늘 곁에 있을 수는 없었다.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할머니는 가끔 나오는 남의 밭일이나 공공근로를 하러갈 수밖에 없었다. 돈이 원수였다. 주변에서는 병간호하는 사람을 붙이든 당분간 요양원에 보내든 하라고 권했지만, 매달 40만원이 드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할머니는 미안한 마음으로 할아버지에게 기저귀를 채우고 일을 나갔다. “먹고살려면 계속 일을 나가야 하니까. 찌개 끓여놓고 조기새끼 가시 다 발라놓고 남의 밭에 쑥 뜯으러 갔어. 그러고는 일 다하고 집에 갔더니 온종일 우리 아저씨가 밥(ⓑ)도 못 먹고 누워 있는 거여. 지 혼자 일어나지를 못하니까 밥도 못 먹고 있더라구. 그렇게 밥 좋아하는 양반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할아버지 밥 떠먹여 주면서 그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 그리고 하루 있다가 그렇게 됐어.” 지긋지긋한 가난은 대물림을 받았다. 그나마 젊을 때는 몸뚱이가 재산이었다. 머슴 일부터 남의 농사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 다들 가난한 때라는 위안을 하며 평생 농사일을 했지만 살림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때는 희망도 있었다. 한 해 농사를 지으면 쌀 7가마니 정도가 나오는 작은 땅도 생겼다. 하지만 그런 꿈도 잠시. 몇 년 전 아들의 빚을 갚느라 전답을 모두 날렸다. 할아버지는 몇 년간 ‘그 땅은 쳐다보기도 싫다’며 애먼 산을 돌아 빙 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 고단한 삶 속에서 3남매를 키워 출가시킨 것만도 대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년의 삶은 더 곤궁했다. 몇십만원이 전부인 통장 잔고는 늘 한 달을 못 버텼다. 할아버지가 팔순이 넘으면서 바깥 일은 거의 할머니의 몫이었다. 남의 밭에 일을 나가거나 공공근로를 해서 버는 돈은 20만~30만원 정도, 노령연금 등을 합쳐도 손에 쥐는 돈은 늘 50만~60만원(⑤)을 넘지 않았다. 땅 빌리는 데 드는 돈에 전기요금, 난방비, 약값, 식비, 부조금 등을 내면 남는 돈이라곤 몇만원 정도였다. “한 2년 전에 아저씨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내가 아파서 드러누우면 스스로 죽어야지, 남한테 피해가 가기 전에… 치료비(⑥) 때문에 산 사람도 못 살게 할 순 없잖아’라고…. 그때는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타박했는데 그때부터 그런 생각을 좀 했었나 봐.” 어려서부터 가난한 삶이었지만 할아버지는 점잖고 다정한 남편이었다. 시골 투전판에 낀다든지 바람을 피우는 일도, 그 흔한 주사 한번 부리는 일이 없었다. 덕분에 살아생전 집안에서는 큰소리 한번 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는 유품을 확인하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수십년을 써 다 낡고 눅눅해진 남편의 지갑 속에 3만원이 찰싹 들러붙어 좀체 나올 줄을 몰랐다. 시어머니가 읽었던 성경책 등에선 몇 년을 모았는지조차 종잡을 수 없는 꼬깃꼬깃한 지폐 109만원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뒤늦게 발견한 할아버지의 쌈짓돈은 농협에 빌린 200만원을 스스로 갚아 보려는 마음인 듯했다. 가난한 부모는 3남매(ⓒ) 중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못 배우고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 남들처럼 좋은 것 못 먹이고 부족하게 가르친 것이 항상 미안했다. “생활비 대주는 애들은 없지만, 명절 때는 와요. 자기들 애들 키우고 밥 먹고 살려면 부모까지 챙길 여유가 있나. 자기 쓸 돈도 없을 거야.” 할머니는 못내 후회되는 것이 있다고 했다. “죽으려고 했나. 하도 이불을 걷어차서 3~4개월 전부터 이불을 따로따로 덮었거든. 근데 언젠가 ‘임자, 내 곁에 와서 자’(ⓓ) 이러는 거야. 그래서 ‘더운데 뭘 같이 자’라며 홱 돌아서서 잤지. 그리고는 사흘 뒤에 그렇게 됐어. 그런데 우리 아저씨 돌아가시고 3일장도 못 치렀어. 며칠 지나지도 않아 공공근로 시작했지. 눈물도 안 말랐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니 그래도 나가야지. 일 안 하면 돈 못 받잖우.” [주검2] “아버지는 평생 가난했어요. 그렇지만 한번도 열심히 일하시지 않은 적은 없었죠.” 이명자(44·여·가명)씨는 아버지 이영재(가명)씨의 정확한 기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매번 외워 보려 하지만 좀처럼 기억에 남지 않는다. 부친의 죽음은 그만큼 잊고 싶은 사건이었다. 아버지는 일흔일곱 되던 2011년 3월(⑦) 고향인 전남 XX군 시골집에서 숨졌다. 사인은 병사(病死). 하지만 가족들은 아버지가 스스로 곡기를 끊어 사망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자살이라고 여긴다. 마흔살 때 한번 자살하려고 했던 전력이 있었고 사촌형(ⓔ)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가족사에 아픔도 겪었던 아버지였다. 딸 이씨는 “아버지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그렇게 돌아가시면 남은 자식들이 평생 손가락질 당한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병사로 위장하려고 굶는 방법을 택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씨가 남긴 전 재산은 현금 200만원. 갚지 못한 농협 대출금 수백만원을 생각하면 실제 유산은 빚밖에 없다. 가난은 촌로의 게으름 탓이었을까. 하지만 딸 이씨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늘 부지런한 소작농(⑧)’이었다. 거둬들인 농작물의 절반은 땅주인에게 주고 남은 것의 절반은 자녀 5명에게 골고루 나눠 줬다. 그리고 남은 곡식을 팔아 푼돈을 벌었고 알뜰히 모았다. 선천성 난치병을 앓던 막내아들(ⓕ)이 있었기에 ‘아이가 먹고살 돈은 남기고 가야 한다’는 부채 의식에 더 악착같이 일했고, 또 모았다. 하지만 그 노력은 전 재산 1800만원을 친척에게 사기당해 모두 잃고 막내는 20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지면서 허사가 됐다. 아버지 이씨의 황혼녘에 남은 것이라고는 ‘자식을 앞세웠다’는 허망함, 그리고 가난뿐이었다. 노인성 우울증(⑨)이 찾아왔고 76세 되던 해에는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늙은 부정(父情)은 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 아비마저 기대기에는 딸들의 삶이 이미 퍽퍽했다. 빈곤의 대물림(ⓖ)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아내와 사는 고향집에서 외롭게 앓았다. 뒤늦게 아버지의 투병 사실을 알아챈 딸은 지역 대학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갔지만 의사는 “어차피 돌아가실 분(ⓗ)인데 뭐하러 데려왔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음식과 물을 전혀 먹지 않았다. 어머니의 애타는 부탁과 만류에도 곡기를 끊었고 굶은 지 15일 만에 숨을 거뒀다. 빈곤한 노년은 늘 벼랑 끝에 서 있지만 내색할 수 없다. 가족들은 늙은 부모의 자살을 갑작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인은 오히려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드물며, 모든 연령대 중 자살을 가장 치밀하게 준비하는 세대”라고 말한다. 심리부검에 응했던 딸 이씨도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먹먹하게 말했다. “유품 중 아버지 수첩이 있었는데 가족 생일과 제사만 적혀 있었어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가을걷이(ⓘ)를 해 보내주실 만큼 가족만 위하다가 즐기지도 못하고 사셨는데 도대체 왜….”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2시간 30분마다 한명씩…주범은 ‘빈곤’ 공범은 ‘질병’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2시간 30분마다 한명씩…주범은 ‘빈곤’ 공범은 ‘질병’

    가난한 노인에게 한국은 버티기 힘든 나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이를 방증한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사후(死後)에 취재원이 돼 준 노인들은 그들이 자살에 이르게 된 경로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빈곤+α’.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이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31일까지 보건복지부의 중앙심리부검센터와 직접 진행한 총 7건의 노인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와 부산시·충청남도 등으로부터 받은 자살 유가족 심리면담 자료 98건 등을 분석해 얻은 노인 자살의 공식이다. 다수의 노인이 빈곤의 늪에 빠진 현실에서 불행히도 ‘α’는 다양하다. 지병 또는 갑작스러운 질병, 심리적 고립감, 가족과의 불화, 폭력과 학대 등이 이미 벼랑에 선 노인들의 등을 떠민다. 한국 사회에서는 노년층도 경쟁에서 이길 힘을 잃으면 떠나줘야 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각자도생’의 냉엄한 사회에서 끝내 버티지 못한 한국 노인들은 2시간 30분마다 1명씩(2014년 기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가난에 허덕이다 끝내 잘못된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노인들의 사연을 통계와 사례로 살펴봤다. 우리 사회의 노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주범은 ‘빈곤’이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노인(65세 이상)의 10.9%가 60세 이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0.4%)을 가장 많이 꼽았고 ▲건강 24.4% ▲외로움 13.3% ▲부부·자녀·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 11.5% ▲배우자·친구 등의 사망 5.4% 순이었다. 특히 잘사는 노인보다 못사는 노인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더 자주 했다. 소득 하위 20%(연 소득 754만원 이하) 가구의 노인 중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이 16.5%인 데 반해 소득 상위 20%(연 소득 3426만원 초과) 가구의 노인은 절반인 8.3%에 그쳤다. 현대사에서 경기침체가 자살률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를 봐도 노인 자살과 빈곤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인 자살률이 크게 늘었다”며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 등 원인 상황이 불거지고 2~5년 뒤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구 10만명당 노인 자살률은 1997년 30.3명이었지만 외환위기(1997~98년)로 경제 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나서 3년 뒤인 2001년 42.0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카드대란(2003년)의 여파 등이 겹치며 노인 자살률은 급증세를 보였고 2005년에는 80.3명에 달했다. 노인 자살률은 이후 잠시 감소세를 보였지만 미국발 금융위기(2008년)의 여파로 2010년에는 역대 최악인 81.9명까지 치솟았다. 자살 문제 전문가들은 “빈곤만으로는 노인 자살을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빈곤에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더해질 때 인간으로서 자존감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노인 자살을 부추기는 첫 번째 공범은 ‘병환’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수사한 60세 이상 자살자 4141명 중 육체적 질병 탓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난 건이 1824명(44.0%)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돈’인 우리 사회에서 노환이 찾아오면 경제적 어려움은 증폭된다. 박 교수는 “노인들은 질병 탓에 겪는 통증보다 경제적 부담과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하는 존재의 고민을 한층 심각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특히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 ‘가장’으로서 더욱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남성 노인들은 건강 악화로 돈을 벌 수 없게 되면 자살하는 사례가 여성보다 더 많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심리적 어려움 등을 겉으로 드러내 해소하기 어렵고 자살 방법도 훨씬 과격해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다”고 말했다. 외로움과 심리적 고립감은 노인을 절벽 아래로 미는 두 번째 공범이다. 가족의 해체가 노인을 가난하게 또 외롭게 만든다. 국내 노인 인구 중 혼자 사는 비율은 2000년 16.0%였으나 이후 증가해 2010년 19.4%, 2015년 20.8%로 치솟았다.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독거노인 비율은 계속 늘어 2020년이면 21.6%에 이른다. 젊었을 때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대신 늙어서는 자녀에 의지해 살던 전통적 가족 복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지금 노인 세대는 늙은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부양받지 못한 첫 번째 세대”라면서 “가족 부양 체계가 이 정도로 해체될 것으로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 심리적으로 대비 없이 노년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향을 홀로 지키며 사는 농촌 노인은 심리적 어려움에 취약하다. 김도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은 “충남의 농촌 지역에서 노인 자살 원인을 조사해 보니 경제적 어려움, 질병 문제에 관계 단절로 인한 고독감이 겹치면서 괴로워하다 자살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충남의 한 농촌 마을에서 3년 전 음독자살한 김신옥(82·여·가명)씨는 ‘가난’과 ‘관계 단절’의 이중고 속에 죽음에 내몰린 사례다. 아들 둘, 딸 둘을 뒀던 김씨는 재산의 대부분을 큰아들에게 증여한 뒤 다른 자녀들과 불화가 생겨 관계가 멀어졌다. 그나마 같은 지역에 살며 의지했던 큰딸마저 병으로 사망했고 이후 둘째아들과 함께 살았지만 아들이 집을 담보로 빚을 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 이웃과 왕래조차 없었던 그는 지역 보건소장에게 “죽고 싶다”고 자주 털어놨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자 결국에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이렇듯 노인에게 자녀는 ‘힘들어도 버티게 하는 존재’여야 하지만 때로는 자살 생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노인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경제력을 잃으면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힘든 자식에게 짐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살하는 일이 많다. 고선규 중앙심리부검센터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노인 중에는 짐이 된다는 생각에 시달리다가 자식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자살하는 일이 다른 나라보다 많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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