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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청년정책, 시끄러울수록 좋다/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청년정책, 시끄러울수록 좋다/박홍기 논설위원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 위해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쓰인 ‘청춘예찬’의 한 대목이다. 청춘의 본질은 꿈과 이상, 그리고 열정이다. 젊고 성장잠재력을 가진 이, 바로 청년이다. 87년 전이나 요즘이나 청년은 시대의 동력이다. 한데 청년이 힘들다. 최근 ‘청년’이 정부서울청사와 서울시청 외벽에 걸렸다. 정부 현수막에는 ‘일자리, 청년의 내일을 위한 가장 큰 복지입니다’, 시에는 ‘청년의 삶까지 직권 취소할 수 없습니다. 청년은 우리 가족의 미래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큼지막하다. 서울 한복판에 ‘청년’이 나붙긴 처음이다. 정부의 문구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총론이라면 서울시의 문구는 항변적 성격이 짙은 각론이다. 따로따로 보면 뭔가 싶어도 이어 보면 엇박자 아래 힘겨루기 중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정부청사와 서울시청의 공간적 거리는 걸어서 고작 10분가량이다. 그러나 정책적 거리는 소통과 이해, 양보가 없어 좀처럼 좁힐 수 없는 까닭에 멀고도 멀다. ‘직권취소’라는 행정용어가 잘 대변하고 있다. 서울의 청년도 대한민국의 젊은이다. 청년들은 몰랐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기 주문 아래 열심히 잘하면 당당하게 사회의 구성원이 될 줄 알았다. 누군가의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처럼 고통조차 통과의례쯤으로 여겼다.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 문제를 탓하기보다 계발이 덜 된 능력을 탓하며 감내했다. 한 번의 기회라도 잡을 수 있을까 싶어 지원서를, 자기소개서를 쓰고 또 쓴다. 연락이 없다. 15세에서 29세까지인 청년실업률이 올 들어 10%를 오르내리고 있다. 청년 실업이 120만명을 훌쩍 넘었다. 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상승폭이 두 번째로 높다. 파산 위기를 맞은 그리스 다음이다. 청년 희망이 사그라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가 올 초 청년배당을 실행에 옮겼다. 기본소득이라는 낯선 개념에 다들 솔깃했다. 청년배당의 대상은 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이다. 재산·소득·직업 유무와 관계없다. 애초 분기별로 네 차례에 걸쳐 25만원 상품권을 제공하려다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절반인 12만 5000원을 상품권으로 주고 있다. 상품권은 성남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11월 미취업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현금을 지급하는 청년수당사업을 내놨다. 생활 형편 때문에 취업 준비조차 쉽지 않은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통해 취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지난 7월 2831명을 선정해 청년수당 50만원씩을 건넸다. 보건복지부가 곧장 제동을 걸었다. 정부와의 협의·조정 결과를 따르도록 못박은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을 들어 직권취소했다. 서울시는 대법원에 제소하며 맞붙었다. 사실상 청년수당 사업은 끝났다. 이번엔 정부가 청년들에게 현금 지원 방안을 들고나왔다. 취업상담·직업훈련·취업알선 순으로 진행되는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에서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월 20만원씩 3개월 동안 실비를 대주겠다는 것이다. 사업에 등록된 2만 4000명가량이 대상이다. 지자체에서의 현금은 불가하지만 정부는 법적 문제 없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청년들은 할 말이 없다. 잠자코 있는데 정부가, 지자체가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다만 청년 정책은 시끄러울수록 좋다. 지금껏 조용한 게 오히려 탈이었다. 성남시와 서울시처럼 차라리 정부와 대거리하는 게 낫다. 경기도도 청년구직지원금제로 합류할 태세다. 다양한 시도에서 새로운 결과가 나올 개연성이 높다. 획일적인 접근으로는 급변하는 직업의 세계조차 따라가기 쉽지 않다. 청년들의 유인력도 약하다. 정부로서야 주도권을 쥐고 지역 간 차별 없는 정책을 펴고 싶겠지만 청년 실업에 관한 한 지자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의·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청년 실업을 놓고 나타나는 진영 논리와 정치적 해석은 위기의 회피나 다름없다. 청년의 문제는 청년에 국한된 게 아니다. 청년들이 거선의 기관처럼 힘을 가질 때 사회도, 경제도 한층 활력을 찾을 것이다. 청년들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 모두의 숙제다.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인구안정처/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구안정처/서동철 논설위원

    크리스티안 문지우 감독의 영화 ‘4개월, 3주…그리고 2일’은 차우셰스쿠 독재 치하의 1987년 루마니아가 배경이다. 낙태가 철저하게 금지된 상황에서 원치 않게 임신한 여대생이 ‘세쿠리타트’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불법 시술자와 접촉하는 모습을 그렸다. 루마니아 출신 문지우 감독은 이 영화로 2007년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해 칸영화제는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인연도 우리에게는 있다. 당시 루마니아는 강압적으로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편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베이비붐’에 루마니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1962년 출산율 2.1명이 붕괴되면서 강력한 인구 증가 정책에 나선다. 유럽에서 가장 낙후했던 만큼 노동 인구를 늘리는 데 사활을 걸었던 듯하다. 1967년 대통령격인 국가평의회 의장에 오르며 권력을 장악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인구 감소의 원인을 피임과 낙태에서 찾았다. 이후 루마니아의 인구 정책은 ‘출산 장려’를 넘어 ‘출산 강요’에 가까웠다. 피임과 낙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었다.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으면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도 했다. 공포 영화에 가까운 ‘4개월, 3주…그리고 2일’은 이런 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다. 피임을 막는 데 보안군과 비밀 경찰로 이루어진 ‘세쿠리타트’가 나선 루마니아의 상황은 오늘날의 시각으로는 분명 희극적이다. 하지만 한 국가의 미래를 기획하는 세력에게는 인구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도 이 영화는 알려 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36위였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국가의 미래도 밝지 않다는 뜻이다. 저출산·고령화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가운데 하나다. 저출산은 단순히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 인구는 줄어드는데 고령화로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저출산 대책을 전담하는 ‘1억총활약 담당 장관’이라는 정부 조직을 신설했다. 합계출산율을 현재의 1.4명 수준에서 1.8명으로 올려 50년이 지난 뒤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이 엊그제 “저출산 문제를 총괄하는 ‘인구안정처’를 국무총리실에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국회 저출산·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선 “청와대에 인구수석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감할 수도 있고,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선도할 인적 역량 강화 급선무”

    “4차 산업혁명 선도할 인적 역량 강화 급선무”

    국민대통합위원회가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성장 시대의 상생 방안을 논하는 ‘화합과 상생 포럼’을 개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이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 원장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그나마 아직 우리 사회는 사회적 이동성이나 빈부 격차에 있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상위 1%로의 소득 편중 심화와 재정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인해 사회 안정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어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많은 노동시간 등으로 인해 우리의 인적 역량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고 선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우리의 저성장 극복을 위협하는 요소로 고령화와 정부 과잉 의존, ‘신뢰 적자’, 정치권의 포퓰리즘 등 대의정치 부작용, 반시장규제 확산 등을 꼽은 뒤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자기책임을 앞세운 민간 주도의 혁신과 시장 친화형 규제 완화, 전향적 이민정책, 평생학습 시스템 강화 등을 주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차전경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차전경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지역 자살자의 유형과 자살 원인 등을 분석하고 그 특성에 맞춰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이 이르면 올해부터 시행된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의 원인·형태·규모가 지역마다 다른데 중앙 정부가 이를 뭉뚱그려 천편일률적으로 지원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낮추지 못한다”며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 주민의 자살 유형을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공모를 거쳐 서울 관악구, 강원 원주시, 충남 아산시를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지난주 이 지자체 담당자들과 첫 회의를 가졌다. 조만간 3개 지역 자살자 특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 전국 자살률에 대한 일반적인 통계는 여러 차례 발표됐으나 지역별 자살자 특성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연구는 처음이다. 차 과장은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는 20~30대 여성의 자살률이 높고 아타치구는 중고령 무직자의 자살률이 높습니다. 같은 도쿄라도 지역마다 자살자의 특성이 제각각입니다. 일본은 2010년부터 자살자의 특성을 지자체별로 분석해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 등 도심 지역 자살자와 강원도 등 농촌·산간 지역 자살자가 처한 환경과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서로 다릅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지역별 문제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제대로 처방하자는 취지에서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올해와 내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시범사업에 참여할 지자체를 공모한 결과 20여개 지역이 신청했고 그중 서울 관악구를 포함해 3개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연구 용역과 지역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을 설계하는 전 과정을 복지부가 지원합니다. 시범사업이 끝나면 내년에 전국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국 245개뿐인 정신건강증진센터도 내년에 더 늘립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오지 않고 우울한 분들은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손쉽게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과 질환 진료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20~30대는 대체로 자기감정에 솔직하지만 40~50대는 마음이 괴로워도 직장 동료, 가족, 친구에게 털어놓지 못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정신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힘들어하는 친구와 동료에게 엽서를 보내는 ‘괜찮니’ 캠페인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강대를 비롯한 3개 대학에 ‘괜찮니’ 엽서를 쓰는 부스와 우체통을 마련했고,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2015년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3.4%가 자살 전 경고 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0%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이 평소 ‘힘들다, 죽고 싶다’라고 하는 건 ‘살고 싶다’는 외침과 같습니다. 진심을 담아 건넨 한 장의 엽서가 동료, 친구, 가족의 메마른 마음을 적실 수 있습니다. 자살을 막고자 번개탄 구매를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생활용품인 번개탄 구매를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먼저 가족과 친구, 회사와 지역에서부터 서로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등 OECD 5개국 청년실업률 상승했다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 등 5개국이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이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OECD가 29일 발표한 통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전년 9.0%에 비해 0.2%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OECD 평균 청년실업률(11.6%)보다는 낮다. 하지만 한국의 지난해 청년실업자 수는 39만 7000여명으로 2014년보다 1만 3000여명 늘어났다. 청년실업자 수가 41만 2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4년 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을 국가별로 보면 그리스가 41.3%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36.7%), 이탈리아(29.9%), 포르투갈(22.8%), 프랑스 (18.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5.3%로 가장 낮았고 독일(6.5%), 아이슬란드(7.0%), 스위스(7.1%), 멕시코(7.7%), 노르웨이(8.2%), 오스트리아(8.4%), 미국(9.1%) 등도 한국보다 낮은 편에 속했다. 청년 실업률이 전년도보다 상승한 OECD 회원국은 핀란드(1.8% 포인트), 노르웨이(1.5% 포인트), 터키(0.5% 포인트), 네덜란드(0.3% 포인트) 등 5개 나라다. 나머지 29개 회원국은 청년 실업률이 2014년과 비슷하거나 하락했다. OECD 국가 전체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2014년 대비 1.0% 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국가는 아일랜드(-3.9% 포인트), 슬로바키아(-3.7% 포인트), 그리스(-3.7% 포인트), 스페인(-3.0% 포인트) 등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미국(-1.5% 포인트), 영국(-1.2% 포인트), 독일(-0.4% 포인트), 일본(-0.4% 포인트) 등의 지난해 청년실업률도 전년보다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급등했던 유럽의 경제 상황은 나아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세계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고용 여건이 악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세계 최하위권 남녀평등 격차지수 부끄럽다

    우리나라의 남녀 간 격차지수가 세계 최하위권이라고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발표하는 젠더 격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체 145개국 중 115위에 그쳤다. 이 지수는 경제 참여 기회, 교육적 성취,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등의 분야에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계량화한 것이다. 세계 경제대국 10위대에 머무는 우리의 위상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여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남녀 간 불합리한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97위에서 2008년 108위로 처음으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지금도 최하위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미국보다 여성 대통령을 먼저 배출한 나라에서 어쩌다 이런 양성 간 불평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도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외형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사시·외시·행시 등에서 여성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공직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실력으로라면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여성들의 얘기일 뿐 전체 여성들의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비슷한 일을 해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 대비 64%에 불과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5.6%로 남성의 77.6%에 못 미친다. 공직(5%)이든 기업(11%)이든 고위직 여성들의 숫자는 손꼽을 정도다.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양성 평등이 실현돼야 하는 이유는 여성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양성 평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등이 이뤄지면 출산율이 높아지는 등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그 과실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들, 기업들도 혜택을 나눠 갖게 된다. 성 평등이 이뤄진 국가의 국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없애는 문제는 기업과 국가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뿌리 깊은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남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자살하는 동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유서까지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고래가 뭍으로 밀려와 죽음을 맞는 스트랜딩(Stranding)을 일종의 자살 행위로 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론일 뿐이다. 자살에도 이기적인 자살과 이타적인 자살이 있지만 어떤 자살이든 행동에 옮기는 그 순간에는 심리적으로 비정상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자살이 실패로 돌아간 뒤 왜 살려 주었느냐고 항변하다가도 결국에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이러한 예만 봐도 자살하는 사람의 의지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연간 100만명 정도가 자살을 한다.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숫자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능가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연간 13만명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0만명당 약 7.8명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무려 12년 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인구 10만명당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에는 28.5명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평균치의 두 배 이상이다. 자살률은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건강하냐 건강하지 못하느냐의 문제이고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자살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다.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자살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검찰 소환을 앞두고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가신으로 불린 그의 자살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과 달리 자살을 통해 지키려고 했던 게 있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이 부회장 외에도 멀리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가까이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등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전통적으로 죽음을 통해 자신의 분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혹시 이들도 이러한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럴 만한 명분은 찾을 수가 없다. 자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살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는 9월 10일은 WHO가 정한 세계자살방지의 날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계속 주변에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혹시 우리 주변에 자살의 신호를 보내는 사람은 없는지 세심한 관심을 가져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119 절주’… 저녁 약속 사라지는 공직사회

    ‘119 절주’… 저녁 약속 사라지는 공직사회

    청렴한 사회 기대 속 혼란·불안 국민들 “3만원 접대도 충분” 환영 법망 피한 ‘꼼수 공화국’ 우려도 ‘술은 1가지 종류로, 1차에 한해, 오후 9시까지만’을 뜻하는 ‘119 절주(節酒)’가 공무원 사회 음주의 일반적인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종청사에서건, 서울청사에서건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연히 청탁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인사부서 또는 감사부서와의 내부 저녁 자리도 거의 사라졌다. 세종청사의 국장급 간부는 “많은 사람들이 저녁 약속을 잡지 않거나 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있으며, 우리 같은 간부들 사이에서는 부하 직원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공무원 사회의 이런 변화는 한 달 후면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규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는 9월 28일 발효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13년 이 법을 입안한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접대와 향응에 대한 사회의 기본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뇌물과 청탁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공무원 등 이 법을 직접적으로 적용받는 대상뿐 아니라 우리 사회 시스템 전체를 변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영란법을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의 지배적인 정서는 ‘혼란’과 ‘불안’이다. 깨끗한 공직사회와 건전한 여가생활 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은 “외국인을 초청하면 우리가 식사비를 내야 하는데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오·만찬 격식이 떨어지면 자칫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국가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만나지 않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마음만 먹으면 영수증을 이중으로 발급받는 등 규정을 회피할 방법은 많다”며 “앞으로 변형된 형태의 불법과 편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무원들과 달리 일반 국민들은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김영란법에서 식사 접대 한도를 3만원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 “한 끼에 3만원이면 뭘 먹어도 충분한데 공무원들이 향응 불감증에 빠져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5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27위를 했다.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부패와 반칙으로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들은 김영란법을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여기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소설가 한강이 지난 5월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몇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던 한국 소설이 수십만 부가 팔리면서 독서붐을 일으켰다. 그전에 발표됐던 한강의 다른 작품도 다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 상 수상을 계기로 모처럼 책 읽는 문화가 다시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1년간 13세 이상 국민 중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56.2%였다. 10명 중 4명꼴은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13세 이상 1인당 연간 평균 독서 권수는 9.3권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의 연평균 독서율인 76.5%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 속한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는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1인당 독서량이 최저인데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만 되면 전 국민이 한국 작가의 수상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꼬집었다. 책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읽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지식의 보고이고, 독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책을 읽는 모습보다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서는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책을 두고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출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책을 구해 읽을 수 있도록 주변에 도서관 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야 한다. 강릉 하면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경포대 해변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강릉은 예전부터 문향(文鄕))으로 유명하다. 멀리 율곡 이이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 허균과 허난설헌 등의 고향이다. 근현대 들어서는 서영은, 윤후명, 김형경 등의 문인들도 강릉 출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강릉은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아 도심은 물론 읍, 면, 동 단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금 99개로 늘었다. 전통의 향기를 풍기는 옛 기와집이나 시장통, 오래된 마을의 뒷골목에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게 했다. 다음달 9~11일 강릉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다. 전국의 출판 및 독서 관련 단체 150여곳이 참여해 책 읽는 도시 선포식, 북 콘서트, 노벨문학상 작가전 등이 펼쳐진다. 또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평생학습어울림한마당, 전국문학심포지엄, 평생학습의 밤 등 독서 애호가들의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강릉의 자랑인 경포 해안에서 벌어지는 문학 기행은 초가을 솔향 가득한 해변에서 펼쳐지는 인문학의 향연이다. 독서는 개인에게는 인성과 실력을 살찌우는 역할을 하지만 크게 보면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물론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결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책 읽기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선거연령 18세이상” 하향의견 국회 제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연령을 현행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25일 국회에 제출한다. 또 후보 등록을 마친 후에는 후보자 사퇴를 금지하도록 했다. 선관위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 선거권 연령 하한이 19세”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147개국이 이미 선거 연령을 18세로 하고 있다”고 개정 의견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선거 연령이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되면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 수가 4200만명(20대 총선 기준)에서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선관위는 내다보고 있다. 개정 의견은 선거일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선거운동 정보를 게시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렇게 되면 선거일에 트위터 등 SNS에 엄지손가락이나 V 등의 기호를 표시한 인증샷 게시도 가능해진다. 또 당 대표의 사당화 방지와 회계의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구·시·군당 설치를 허용하도록 했다. 정당후원제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정당 활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선관위 개정 의견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를 통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추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해남 ‘아기 울음’ 4년째 1위 비결? 통 큰 지원 덕 !

    해남 ‘아기 울음’ 4년째 1위 비결? 통 큰 지원 덕 !

    전폭적인 출산 지원 정책을 펴 온 전남 해남군이 4년 연속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남의 합계출산율은 2.46명으로 최하위인 서울 종로구(0.81명)의 3배가 넘고, 전국 평균(1.24명)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체 인구 7만 5600여명인 해남군의 지난해 출생아는 839명으로 하루 평균 2명 이상의 아기가 태어났다. ●작년 전국 출생아 수 3년만에 증가세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 84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0.7%)이 증가했다. 출생아 수 증가율은 2013년(-9.9%)과 2014년(-0.2%) 연속 뒷걸음질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전년도의 출생아 수가 평년보다 워낙 적었던 탓이 크다.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014년 1.21명에서 지난해 1.24명으로 약간 늘어났지만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출생률은 3년 연속 8.6명에 머물렀다. 합계 출산율 1.24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3번째다. ●다태아 3.7% 역대 최고치 경신 하지만 출생아 가운데 쌍둥이 이상의 다태아 구성비는 3.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다태아는 지난해보다 986명 늘어난 1만 6166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는 의학적 지원을 받는 30대 중후반의 고령 산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다태아 산모의 평균 연령은 33.3세로 단태아 산모보다 1.1세가 많았고, 30대 후반 산모 중 다태아 출산율은 5.0%를 기록했다. 10년 전 출산율 1.42명에 불과했던 해남에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게 된 이유는 파격적이면서도 장기적이고 입체적인 출산정책 덕분이다. 해남은 2008년 전국 최초로 주민복지과, 보건소, 행정지원과 업무를 통합해 ‘출산정책팀’을 신설했고, 원스톱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다른 지자체가 한 해 3억~4억원을 배정하는 출산장려금의 총액도 10배 정도인 40억원으로 파격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신생아가 출생하면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 72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는다. 셋째 이상부터는 5년 납·10년 보장의 신생아 건강 보험도 가입해준다. 10년이 경과하면 환급해 자녀 교육비로 되돌려준다.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들어 대도시보다 20% 정도 저렴한 154만원에 2주일을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셋째 이상과 장애인, 다문화가정은 여기서 70%를 깎아준다. 난임부부에게 의료비 실비 지원은 기본이고, 출생신고를 하면 소고기와 미역, 내의 등으로 구성된 ‘산모 아기사랑 택배’를 집으로 보내준다. 향교와 연계해 작명가가 신생아의 이름을 무료로 지어주고, 지역 신문에 아기 사진과 부모의 바람을 실어준다. 한반도의 ‘땅끝’, 해남에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이유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늦깎이 엄마’ 30대 후반 출산율 역대 최고치 기록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늦게 낳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30대 후반 여성의 출산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수준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 평균 출산연령 32.2세…산모 4명 중 1명은 35세 이상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확정)’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 8400명으로 1년 전(43만 5400명)보다 3천명(0.7%) 증가했다. 2013년(-9.9%), 2014년(-0.2%) 뒷걸음질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기저효과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출생아 수는 2010∼2012년까지만 해도 47만∼48만명대였다가 2013년 이후 43만명대로 푹 꺼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출생률은 8.6명이었다. 조출생률은 2013년 역대 최저인 8.6명으로 내려가고서 2014년, 2015년까지 3년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0.03명(2.8%) 늘었다. OECD 34개 회원국의 2014년 합계출산율과 비교하면 한국은 포르투갈(1.23명) 덕분에 최하위를 겨우 면하고 33위다. OECD 평균은 1.68명이다. 고령 산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해당 연령별 조출생률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이 116.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 63.1명, 30대 후반 48.3명 순이었다. 3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은 늘고 20대 이하에선 감소했다. 35∼39세 출산율은 48.3명, 30∼34세 출산율은 116.7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1명(11.8%), 2.9명(2.5%) 증가했다. 매년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35∼39세 출산율은 이번에도 전년 기록인 43.2명을 뛰어넘었다. 반면 20∼24세 출산율은 12.5명, 25∼29세는 63.1명으로 0.6명(4.6%), 0.3명(0.5%)씩 감소했다. 20대 초반과 20대 후반 모두 출산율이 사상 최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0.2세 상승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20년 전만 해도 27.9세였지만 이후 매년 최고치를 찍으며 4.3세 늘어났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3.9%로 집계돼 2.3%포인트(p)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을 늦게 하면서 산모 연령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결혼하고서 아이 없이 부부만 생활하는 기간도 길어졌다.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0.04년 늘어난 1.83년이었다. 아이를 1∼2명만 낳는 경향도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중 첫째아는 22만8600명으로 1.4% 증가했다. 둘째 아이는 16만6100명으로 0.5%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셋째아 이상은 4만2500명으로 2.9% 감소했다. 출생아 중 첫째아의 구성비 역시 52.3%로 0.4%p 증가했지만 둘째아의 구성비는 38.0%, 셋째아 이상의 구성비는 9.7%로 각각 0.1%p, 0.4%p 감소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 성비는 105.3명으로 2013∼2014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셋째아 이상에서도 출생 성비는 105.6명으로 나타나 정상 성비 수준을 유지했다. 쌍둥이 등 다태아는 1만6166명으로 986명 증가했다. 20년 전인 1995년(9422명)과 비교하면 2.8배 늘어난 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형간염 집단간염에 15년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올해 유독 많은 이유는?

    C형간염 집단간염에 15년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올해 유독 많은 이유는?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발생이 잇따르는 한편 병원에서는 C형간염 집단 발생이 발생한 가운데 15년만에 국내에서 콜레라 환자까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작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는 올해 다시 나오진 않았지만, 유독 많은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KCDC)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산 동구의 한 여고를 비롯해 경북 봉화의 중·고등학교, 서울 은평구의 중·고등학교 5곳에서 학생들이 무더기로 식중독에 걸렸다. 매년 2학기가 시작하는 시기에 종종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곤 했지만, 22일 하루만 무려 8곳의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신고가 들어왔다. 22일 공개된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의 경우 당장 현재 진행 중인 감염 상황은 아니지만, 수년 전 환자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 또 작년 연말 이후 벌써 3번째 동네의원에서의 C형간염 집단감염 사례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 의원에서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진료받은 환자들이 무더기로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이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12년과 2013년 이 의원을 찾은 환자의 항체양성률(전체 검사자 중 항체 양성자의 비율로, C형간염에 현재 감염됐거나 과거에 감염된 사람의 비율)은 각각 17.7%와 13.2%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0.6%)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검사 대상인 2011~2012년 이 의원 방문자는 모두 1만1천306명이나 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2001년 이후 15년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는 광주광역시에서 나왔다. 광주 거주자로 경남 남해안을 여행하면서 어패류를 섭취한 50대 남성이 환자다. 콜레라가 흔히 발생하는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위생상황이 나쁘지 않은 만큼 환자 발생이 유행으로 이어질 우려는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마지막 유행 시기인 2001년에도 상하수도 위생 상태가 나쁘진 않았지만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유행이 발생해 162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처럼 최근 잇따라 발발한 감염병 외에도 올해는 유독 여러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영유아들을 괴롭히는 감염병인 수족구 환자수는 6월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6주째인(6월 19~25일)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천명당 51.5명으로, 방역당국이 감시체계를 가동한 2009년 이후 작년까지 최고치였던 35.5명(2014년 5월 11~17일)을 크게 웃돌았다. 환자수가 많이 줄어 8월 7~13일 기준 의사환자 분율은 1천명당 20.0명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최근 4년간 2014년을 제외하고는 그해의 연간 최고치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A형간염 환자수도 올해 유독 많다. 올해 상반기 환자수는 작년(1천2명)보다 2.9배나 많은 2천915명이었다. 작년 연간 환자수 1천804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대로 가다간 큰 유행이 있었던 2011년(환자수 5천521명)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형간염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환자수가 2012년 1천197명, 2013년 867명, 2014년 1천307명 등을 기록해 큰 유행은 없었다. 이밖에도 진드기가 매개가 되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환자수도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환자수는 전년(270명)의 280%에 해당하는 760건이나 됐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폭염이 끝나고 가을이 되면서 유행이 더 커질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90%는 9∼11월에 집중적으로 나온다. 결핵 집단 감염은 또다른 위협이다. 이미 한국은 2015년 기준으로 결핵 신환자율(10만명당 신규 환자수)이 63.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이후만 이대 목동병원과 고대 안산병원의 소아·아동 관련 병동 종사자가 잇따라 결핵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당초 올해 여름 지카바이러스나 메르스 방역에 역량을 모아왔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국내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고 메르스 환자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지카바이러스 환자는 모두 10명으로 동남아나 남미를 여행하고 온 사례다. 방역당국은 리우올림픽이 폐막한 만큼 브라질 방문자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림픽에 파견된 선수단, 지원 인력, 응원단, 기자단 중 검사에 동의한 836명에 대해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해 매개 모기를 통해 국내에 지카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는 다행히 메르스 환자의 유입 사례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에서 병원 내 감염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17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59명이 숨졌다. KCDC는 중동 지역 병원에서 2차 감염이 대거 발생하면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CDC 관계자는 “올해 감염병 유행이 유독 많은 이유를 한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감염병 중 세균이나 벌레에 의한 것은 계속되는 무더위가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 것이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손씻기와 음식 익혀먹기 같은 개인 수칙을 지키고 감염병 발생시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세·보안 우선” vs “지도쇄국 우려” 팽팽

    “과세·보안 우선” vs “지도쇄국 우려” 팽팽

    “데이터로 이익… 책임 부과해야” 안보 위협 문제로 정부도 고심 “국내 IT산업 혁신 가로막아” 美도 통상문제 차원서 압박 구글이 신청한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결론이 24일 내려진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날 측량성과 국회반출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데이터 반출로 인한 안보 위협 논란으로 시작해 구글의 조세 회피 의혹까지 불거지며 여론의 반감이 크지만, 규제를 완화해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2일 구글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학계의 입장을 종합해 보면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는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으로 옮겨붙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관심사는 지도 데이터 반출을 통한 사업 확대에 있다고 분석한다. 구글에 ‘최적의 테스트베드’인 우리나라의 지도 데이터를 반출해 자사의 솔루션과 결합, 자율주행과 증강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구글의 최신 기술을 시험함은 물론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지도 반출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그에 합당한 책임은 부과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구글은 국내에 고정사업장(서버)을 두지 않아 납세 의무에서 벗어나고, 국내법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반면 지도 반출을 막고 있는 조치가 국내 IT 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지도 쇄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구글의 공격적인 지도 서비스 확대가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위치기반산업에 구글의 독점을 가져올지, 경쟁을 통한 혁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 개별 국가 간의 기싸움은 세계 각지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수년 전부터 구글을 압박해 온 영국은 올해 초 구글로부터 1억 3000만 파운드(약 1880억원)의 세금을 받아 냈다. 프랑스도 최근 구글로부터 16억 유로를 추징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독점에 대한 압박도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최근 러시아도 구글의 앱 선탑재를 반독점으로 규정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구글에 대한 과세와 감시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구글 등 우리나라에 법인을 두지 않은 글로벌 기업의 국내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내용을 담은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한회사로 등록돼 외부 감사와 공시 의무에서 비껴났던 다국적기업의 국내 법인에 대해서도 감사와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22일 발표한 ‘구글세 논란에 대한 검토와 제언’ 정책 보고서를 통해 “법인세법 등 국내 규정을 개정함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 방지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GDP 11.2%가 의료비로… 허리 휘는 日

    GDP 11.2%가 의료비로… 허리 휘는 日

    일본 정부가 확 부풀어오른 보건·의료비 부담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최근 공개된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사 결과, 일본의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건의료·개호 비용의 비율이 55조 9354억엔(약 624조 6500억원)으로 GDP 대비 11.2%로 미국, 스위스에 이어 3위로 나온 탓이다. GDP 대비 8.1%로 세계 17위였던 2005년에 비해 10년 새 14위나 뛰어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성장 속도를 넘어선 보건의료·개호비 팽창”이라며 “저비용에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후생노동성의 안이함 등을 지적했다. 스웨덴, 프랑스 등 ‘복지국가’보다 보건·의료비 부담이 더 높은 것에도 주목했다. 고령화, 개호 비용을 의료비에 반영한 새 OECD 기준과 지속되는 저성장으로 인한 GDP의 상대적 저하 등이 보건·의료비 부담의 급상승에는 주원인이었다. 우선 10년 새 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나 늘었다.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바뀌며 의료비와 간병 비용이 확 늘어났다. 지나친 과잉 진료와 고가 투약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환자 1인의 진료회수는 12.9회로 전 세계 1위 과잉 진료국인 한국(14.6회)에 이어 2위였다. 1인당 제약비는 752달러(약 7만 5000엔)였다. 치매·가정돌봄 등 노인 돌봄 비용이 의료비에 새롭게 산정돼 6조엔을 증가시켜 GDP비율 1% 포인트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은 의료비에 개호 비용을 포함시켜 왔지만 일본은 이를 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프랑스(1%)에도 못 미치는 0.6%로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의료비 비율의 상대적 증가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여서 고민도 더 커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가 75세 이상 되는 9년 후인 2025년에는 순수 의료비(개호비 제외) 부담은 현재 39조 5000엔에서 54조엔으로 1.4배가 더 늘 전망이다. 닛케이는 “2015~2025년 경제성장률을 2%(현재 0.6%)로 아베 정부의 목표대로 높게 잡는다고 해도 그 사이 GDP 비율보다 보건·의료비 부담이 2% 포인트가 더 높아져 개인 및 기업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나영돈 고용부 정책관에게 들어본 ‘일·가정 양립 대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나영돈 고용부 정책관에게 들어본 ‘일·가정 양립 대책’

    지난해 국내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보다 347시간이나 많았다. 멕시코(2246시간) 다음으로 두 번째로 길다. 장시간 근로는 노동생산성을 약화시키고 근로자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연근무제와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나영돈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을 만나 정부의 일·가정 양립 대책에 대해 들었다. 유연근로를 확산시켜 장시간 근로를 줄이면 일·가정 양립을 이끌고 장시간 근로로 인한 여성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고용률을 높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사내 눈치법’ 때문에 국내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22.0%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근로자가 자유로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만 하더라도 도입률이 유럽은 66.0%, 미국은 81.0%에 이르지만 우리는 12.7%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이달부터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파격적인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남성 육아휴직자는 3353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2.5% 증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4만 5217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입니다. 유연근무제의 경우 신청 승인기업에 한해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30만원을 지원하고, 남성 육아휴직은 ‘아빠의 달’ 제도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달은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할 때 두 번째 사용자에게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올해는 지원 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렸습니다. 일반적인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최대 100만원)입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가정 양립과 모성보호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중으로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현재 고용부는 유연근무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금을 현재보다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 건수가 ‘0’인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은 사유와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미흡하면 정기근로감독 사업장으로 우선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모성보호 대책은 특히 ‘임신 순번제’ 같은 악습이 남아 있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모성보호 우수의료기관 33곳은 육아휴직 후 업무 복귀율이 80.6%였지만 부진기관 21곳은 39.5%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6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임신·출산 정보를 활용해 모성보호와 관련된 법 위반 의심 사업장 500곳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법 위반 정도가 심각하거나 사회적 계도가 필요한 30곳은 기획감독해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또 전국 47개 지방고용노동청에 꾸려진 ‘일·가정 양립 민간협의체’를 통해 모성보호 제도 홍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과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정부는 연가 사유 묻지 않기,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 자제 등의 내용을 담은 민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근로문화를 뜯어고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저소득자 결핵 위험 1.3배 높아… 열악한 환경 개선 필요”

    “저소득자 결핵 위험 1.3배 높아… 열악한 환경 개선 필요”

    결핵의 또 다른 이름은 ‘가난의 질병’이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수많은 인구가 유럽을 휩쓴 결핵에 감염돼 손쓸 방도 없이 죽어간 것도 따지고 보면 열악한 노동환경과 가난이 원인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결핵 발병 1위란 불명예를 안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병하지만 균에 감염된다고 모두가 결핵 환자가 되는 건 아니다. 통상 잠복 결핵자 10명 가운데 면역력과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1명이 결핵 환자가 되고 나머지 9명은 평생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균이 결핵 발병의 필수요건이라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불충분한 영양상태 등이 충분조건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결핵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이후 압축적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1960~1970년대 열악한 노동환경,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빈곤 악화의 길을 걸어왔다. 6·25전쟁 때 급증한 결핵균이 번식할 ‘자양분’이 충분했다. 지금은 ‘못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안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결핵 환자의 각종 통계 수치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한 폐결핵 발생률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인 건강보험료 납부액 하위 40% 군의 폐결핵 발생 위험이 평균치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결핵전파의 역학적 특성과 확산모형 분석’ 보고서를 봐도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결핵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향이 높다. 일을 해야 먹고사는 데 결핵 치료를 시작하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서다. 간호사들은 최근 대형병원 신생아실·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잇단 결핵 감염 사태에 대해 “15분 만에 후다닥 밥을 먹어야 할 정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병을 일으킨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적 성장을 이뤄 OECD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지만, 결핵 발병의 사회적 원인은 아직도 진행형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핵 관리와 예방과 함께 저소득층이 처한 어떤 환경이 발병을 증가시키는지, 결핵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노동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결핵 발병이 잦은 집단 시설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핵 환자가 저소득층, 노인 등 취약계층에 집중된데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크다 보니 때론 환자의 인권이 무시되기도 한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유행했을 때는 보건당국이 격리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공공병원이 입원해 있던 수십 명의 결핵 환자들에게 대책 없이 퇴원을 권유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이 대다수였던 공공병원 결핵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의료비가 비싼 지방 소재 국립대병원으로 옮겨갈 것을 강요받자 치료를 포기하거나 전원하지 않고 퇴원하기도 했다. 결핵 관리 역시 ‘환자 친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부터 정부는 전염성이 강한 다제내성 결핵(슈퍼박테리아) 환자를 강제 입원시켜 격리 치료하고 있다. 환자가 시·도지사의 입원 명령을 거부하면 경찰력까지 동원한다. 전염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국가가 경찰력까지 동원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사회와 강제격리하는 것은 지나친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적잖다. 결핵은 2주만 약을 먹어도 전염력이 사라지는 병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인권침해 논란이 있어도 강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국가에도 결핵 환자 격리치료 제도가 있지만, 대다수 국가는 격리치료 명령권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법원이 행사한다. 결핵 치료를 받은 결핵 환자의 이의제기권도 보장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결핵예방법에조차 환자의 권리가 명시돼 있지 않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발간한 ‘제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 수립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 결핵 정책은 결핵 환자의 인권 보장보다는 이들이 지닌 결핵 관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며 “결핵 환자를 인격적 주체로 대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결핵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핵에 대한 편견이 깊다 보니 최근에는 감염력이 전혀 없는 잠복 결핵자에게까지 ‘예비 감염원’이란 낙인이 찍히고 있다. 최근 강화된 잠복 결핵 집중관리 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올해 ‘결핵 안심국가’ 계획을 발표하며 고등학교 1학년생과 40세를 대상으로 잠복 결핵감염 검사를 의무화했다. 예비 감염원을 찾아내 확산 이전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고등학교 1학년생과 40세는 결핵 고위험군이 아니란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발간한 결핵진료지침에조차 “잠복 결핵검사는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력이 있거나 면역저하 환자 등 결핵 발병 위험이 큰 때에만 시행한다”며 “병원에 입원하거나 입학 혹은 단체생활 전에 감염자를 찾기 위한 집단적 선별검사로 잠복 결핵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고교 1학년, 40세 대상 잠복 결핵검진은 질병관리본부의 결핵진료지침에 어긋난다. 결핵진료지침은 권고 이유에 대해 “효과 측면에서 그 가치가 떨어지고, 위양성 결과에 의한 치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양성’이란 잠복 결핵자가 아닌데 잠복 결핵 판정을 받는 것을 말한다. 잠복 결핵자가 아닌데도 예방적 치료를 위해 결핵약을 먹다 보면 간 독성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잠복 결핵자에게 일단 약부터 먹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결핵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해 발병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판단하고 접근해야지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배제하고 낙인찍을 질환이 아니다”며 “통제만 할 게 아니라 병실 환경 개선, 환자 보호 등 환자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결핵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기획재정부(하)·2차관 산하

    [2016 공직열전] 기획재정부(하)·2차관 산하

    가계경제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살림도 ‘수입’과 ‘지출’을 통해 돌아간다. 수입은 ‘세금’으로, 지출은 ‘예산’으로 대표된다. 그래서 기획재정부 2차관 산하의 예산실은 1차관 산하의 세제실과 함께 나라 곳간의 양대 축을 구성한다. 국가재산·공공기관 등의 관리를 맡는 국고·재정 파트도 2차관이 담당한다. [예산실 5국] ●예산총괄 국민이 낸 세금을 필요한 곳에 배분하고 집행기준 등을 정하는 ‘예산실의 꽃’이다. 구윤철(51·32회) 심의관은 정책, 예산, 대외경제, 인사를 두루 섭렵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 자기소개란에 ‘한국경제, 해외에 답이 있다’고 쓸 정도로 외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이 많다. 직원들에게 인상 한 번 안 쓰는 온화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한 과장급 간부는 “윗분에게 같이 불려가 심한 질책을 받았는데, 그 방 문을 나서면서 구 심의관이 ‘나 때문에 너까지 깨졌다’고 해 외려 내가 몸둘 바를 몰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재부 내에서 ‘닮고 싶은 상사’로 뽑혔다. 아이디어가 많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정책 결정을 내리지만, 디테일에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사회·경제 분야 안일환(55·32회) 사회예산심의관은 함께 일하기 편한 상사라는 평을 듣는다. 사무관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오면 과장과 국장이 곧바로 ‘빨간펜’을 집어들고 수정 사항을 지시하는 게 기재부의 일반적인 업무 체계다. 안 심의관은 처음부터 보고서의 방향과 개요를 세심하게 잡아 준다. 한 후배는 “밑그림을 그려 주니 보고서 작성도 한결 수월하다”고 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를 보좌하며 대변인을 지냈다. 건장한 체격에 비해 주량이 약하다는 게 출입기자들의 전언이다. 조규홍(49·32회) 경제예산심의관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주요 경제부처의 예산 편성을 총괄해 왔다. 박재완 전 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는데, 대학 재학 중 행시에 합격해 ‘소년 급제’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에서 모두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는데 일 처리가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을 듣는다. 한 후배는 “서울깍쟁이 같은 외모와 달리 꽤 의리파”라고 전했다. 과거 함께 일했던 부하직원들을 가끔씩 불러내 밥을 사는 등 살뜰히 챙긴다고 한다. ●복지·행정 분야 안도걸(51·33회) 복지예산심의관의 별명은 ‘마당발’이다. 특히 야당 의원들과 소통이 잘돼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형국에서 예산심의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산실 주무 서기관인 예산총괄계장을 거쳤다. 두 차례 청와대 근무를 했다. 박영각(56)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은 7급 출신들의 롤모델이다. 예산실에서 20년 만에 탄생한 ‘비고시’ 국장이다. 웬만한 고시 출신보다 승진 속도가 빨랐다. 저돌적인 추진력이 윗선의 신임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심의관 부임 직전 요직으로 가는 길목으로 통하는 인사과장을 지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보직이라 인사과장을 거친 다음 외부 파견을 나가 머리를 식히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박 심의관은 예산실에 자원했을 정도로 열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직원은 “칼 같은 업무 스타일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고 했다. [국고·재정 4국] ●국고국 국고국장은 350조원이 넘는 자금과 1000조원 규모의 국유재산, 정부 출자 36개 공공기관 등 국가 자산을 총괄 관리하는 국고지기의 업무를 담당한다. 예산·재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위성백(56·32회) 국장은 꼼꼼하고 성실하며 푸근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미국 중남미개발은행(IDB)에서 근무해 몇 안 되는 중남미 경제통으로 꼽힌다. ●재정기획·재정관리국 문성유(52·33회) 재정기획국장은 선이 굵은 스타일이다. 입이 무겁고 말이 없는 편이다. 예산총괄과장을 비롯해 예산실 7개 과장을 두루 섭렵하면서 매번 깔끔한 일처리로 탁월한 예산안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국방예산과장 시절 군인들이 ‘문 과장의 기를 술로 죽여 보자’며 수시로 대작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나가떨어졌다는 ‘전설’이 지금도 회자된다. 조용만(54·30회) 재정관리국장은 소신 있는 일 처리가 특징이다. 윗선의 지시라 하더라도 사무관, 과장들이 무리하다고 판단하면 후배들의 검토를 믿고 윗선에 직언을 하는 편이다. ‘큰형님’처럼 직원들을 보듬고 자잘한 질책은 삼가는 덕장이다. 우병렬(48·35회) 재정성과심의관은 기재부 국장급 간부 중 최연소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민간 법률회사와 재외공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공공정책국 321개 공공기관을 통솔하는 공공정책국장은 정기준(51·32회) 국장이 맡고 있다. 2005년 당시 과학기술부에서 인사교류로 기재부에 넘어왔다가 뿌리를 내린 케이스다. 에너지, 환경, 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주도하고 120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경제공사를 지내는 등 국제 감각을 갖춘 예산·재정관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취미로 독서와 바둑을 즐긴다. 이승철(53·32회) 공공혁신기획관은 공직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한 관료로 꼽힌다. 1995년 재정경제원 인력기술과 사무관 시절, 전동차가 낙성대역에 진입하는 순간 빈혈 증세로 선로에 떨어진 남자 승객을 구조해 언론에 화제가 됐다. 후배들에게 자기 계발을 강조하며 책 선물을 자주 한다. [비서실·복권위] 최상대(51·34회) 부총리비서실장(정책기획관)은 노동환경·복지예산과장을 거쳐 예산총괄 및 정책과장을 지낸 정통 예산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맺은 인연이 비서실장으로 이어졌다. 유 부총리의 생각을 가장 잘 읽는 사람으로 통한다.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워 ‘닮고 싶은 상사’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다. 송준상(51·33회)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은 정책통이다. 업무 맥락을 잘 짚고 일 처리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상하 간의 소통을 중시하고 성품이 부드러워 존경받는 상사라는 전언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개월 동안 109회 전화 자살소동 50대 정신병원 신세

    상습적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경찰서,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자살하겠다며 소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1개월 동안 총 109회에 걸쳐 전화 자살소동을 벌인 알콜 중독인 박모(57)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9일 오전 1시쯤 안양 20층 건물 옥상 난간에 올라가 “자살하겠다. 살기 싫다”며 4시간 동안 자살 소동을 벌이다 구조됐다. 또 지난 16일에도 “목을 매고 죽겠다”며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전화를 걸어 출동한 안양지구대 경찰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의 자살 소동이 계속되면 경찰 업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고, 자칫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처벌보다는 병원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해 건강증진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입원조치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가족이 없어 혼자 지내다 보니 술에 빠져 삶을 포기한 상태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자리를 12년째 지키고 있으며, 다음 달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열린세상] 실제 정책 대안으로 떠오른 헬리콥터 머니/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실제 정책 대안으로 떠오른 헬리콥터 머니/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최근 들어 선진국 정책 당국자들이나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헬리콥터 머니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1969년에 헬리콥터 드롭이라는 표현으로 처음 사용한 이후 미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 등이 이론적으로 심화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경기가 부진할 경우 정부의 이전 지출이나 감세만큼의 통화를 중앙은행이 헬리콥터를 타고 국민들에게 뿌려 주면 인플레이션과 생산 수준을 잠재 수준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렇게 늘어난 통화량이 다시 중앙은행으로 회수되지 않고 영원히 유지되며, 정부의 이전지출 증가나 감세 등이 정부 부채 규모의 증가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가 재정지출 재원을 이표금리가 ‘0’인 영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이 채권을 중앙은행이 통화 발행을 통해 매입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헬리콥터 머니가 주목받게 된 배경으로는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도입한 제로금리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한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긍정적이지 못한 평가를 들 수 있다. 즉 이와 같은 정책에도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일본이나 유로 지역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경기의 회복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브렉시트나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세계 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고 경기 회복이나 성장률 제고를 위한 새로운 정책적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최근에 나타난 주목할 만한 변화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재정 정책의 역할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간 재정 정책의 역할이 부진했던 것은 이들 선진국의 높은 정부 부채 규모(OECD 평균 GDP 대비 110% 상회)로 재정적인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비전통적 통화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극적 재정 정책에 따른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을 제거할 수 있는 정책으로서 헬리콥터 머니는 더할 나위 없는 정책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향후 거시 정책은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에서 헬리콥터 머니로 점진적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 정책을 실행하는 첫 번째 국가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고 막대한 정부 부채로 인한 재정적 제약이 큰 일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낮은 인플레이션하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유로 지역이나 영국의 경우에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헬리콥터 머니로의 정책 전환은 한국의 거시경제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은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 위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은의 6월 금리 인하와 올 하반기 약 28조원의 재정 보강은 바람직한 정책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위한 재정건전화법을 입법 예고했다. 특히 재정 수지의 적자가 국내총생산의 3% 이내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재정 준칙은 정부가 보수적인 예산 편성을 하게 하는 법적 근거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보수적 예산 편성이 금융위기 이후의 예산 조기 집행 관행이나 그로 인한 재정절벽에 따른 재정 보강 등의 문제를 유발해 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7년의 예산 규모를 2016년 본예산 대비 3~4% 확대할 것으로 발표했는데, 2016년의 추경을 고려하면 실제 예산 증가는 1%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2017년에도 추경 편성이나 재정 보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조정과 신성장산업 육성 등이 절실한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지출은 현재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규모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늘어나게 될 정부 부채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그 해답은 헬리콥터 머니의 정책적 함의에서 찾을 수 있다. 재정 적자나 정부 부채의 규모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나 정책에 미치는 구속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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