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OECD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청주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32
  • UN “변희수 강제 전역은 인권법 위반”...차별금지법 재조명

    UN “변희수 강제 전역은 인권법 위반”...차별금지법 재조명

    인권위, 2006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21대 국회서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발의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하사와 관련해 유엔(UN)이 우리 정부에 “성 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내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UN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해 왔으나, 정치권은 기독교 단체 등의 반대를 의식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차별금지법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처음 정부에 제정을 권고했다. 이후 17·18·19대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지난 6월 제정안을 발의했으며, 인권위는 ‘평등법’(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시안을 내고 입법 준비에 들어갔다. 기존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연령차별금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등에서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행법은 특정 분야와 대상에 한정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사회 전반에 평등 원칙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성별·장애·병력·나이·인종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해 차별을 금지하도록 한 장 의원의 법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불린다.포괄적 차별금지법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UN이 2011년 이로 인한 인권 침해 문제에 초점을 둔 결의안을 채택한 뒤 여러 국제인권기구에서 이를 보호해야 할 차별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도 “성적 지향 언급을 뺀 차별금지법 제정은 있을 수 없다”며 “성적 지향은 인권위법에도 들어있고 차별의 대표적인 항목이기 때문에 이를 빼고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선 이를 두고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가운데 이 법이 없는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다. 기독교 단체의 입김이 워낙 강한 탓에 정치권에서는 법안의 취지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논의 자체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미애 “차별금지법은 현 시점에서 있어야 하는 법안”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처음으로 장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이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야당 의원 질문에 “다수 국가들이 이런 법을 갖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은 추세적으로 또 현재 시점에서 있을 수 있는, 또 있어야 하는 법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를 두고 추 장관이 찬성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여당에서는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도 몇몇 조항을 가지고 굉장히 전화가 걸려 온다”면서 “그 예민한 조항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취지가 아닌 걸로 아는데, 장관님께서 뒷 부분은 말씀을 안하시는 것 같다”면서 재차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수차례 입법을 권고한 만큼 민주당에서도 법안에 공감대를 가진 의원들이 있긴 하지만, 이를 드러내는 데는 극도로 조심스러워 한다. 변호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법률적으로 문제되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기독교 단체의 반대가 워낙 강해 개별 의원이 이름을 올리기도, 당 차원에서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고령자 운전 제한 ‘조건부 면허’ 나올까

    경찰이 2023년까지 만 65세 이상 고령 교통사고 사망자를 지난해(1523명)의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단체와 논의하기로 했다. 고령자는 야간시간이나 고속도로에선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청은 2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사무처장 박진경) 및 국회교통안전포럼(대표 윤관석 국회의원, 정무위원장), 손해보험협회(회장 김용덕)와 공동으로 24일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계획 관련 온라인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운전면허 소지자 3265만명 중 65세 이상 운전자는 333만여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5년에는 47%, 2040년에는 무려 76%에 달할 전망이다.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경찰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6.8%보다 훨씬 높은 42.2% 수준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경찰 등 유관단체와 함께 고령운전자 안전대책 협의회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해 왔다. 특히 경찰청은 고령자에게 조건부로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고령 운전자에게 운전 능력에 따라 야간 및 고속도로 운전금지, 최고속도 제한, 첨단 안전장치 부착 등 조건을 부여해 운전을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현재 영국, 일본, 호주 등이 실시하고 있다. 또 경찰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운전 적합성 평가와 관련해 위험 지각 능력 테스트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치매안심센터를 활용해 고령 운전자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할 계획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작년 자살률 더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가뜩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를 도맡아 하는 마당에 지난해 자살률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3799명으로 전년보다 0.9%(129명) 증가했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은 26.9명으로 역시 0.9% 상승했다. 정부는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블루’(우울) 현상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심리상담과 휴식·치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자살 추이를 보면 3월(-16.1%)과 4월(-10.9%)에 줄었다가 10월(9.0%)과 12월(19.7%)에 늘었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지난해 전국 6개 시도의 자살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특히 20대 여성 자살 사망자가 지난해 10∼12월 43.7명으로 1∼9월 25명보다 급증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을 모방하려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일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연예계와 협력해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가장 혹독했던 ‘코로나 통금’…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 31% 급감

    가장 혹독했던 ‘코로나 통금’…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 31% 급감

    수도권 소상공인들은 지난 2~3월 코로나 1차 확산 때보다 8~9월 2차 확산 때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영업제한 조치인 ‘코로나 통금’이 단행되면서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1년 전보다 31% 이상 급감했다. 한국은행은 22일 코로나 1차 확산기인 2월 2주차~3월 3주차와 2차 확산기인 8월 1주차~9월 1주차의 소비 형태를 분석한 ‘최근 소비 동향 점검과 향후 리스크(위험) 요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 2차 확산 기간에 한국신용데이터가 도소매, 음식·숙박 등 소상공인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1차 확산 때보다 밤 9시까지 영업제한 조치가 취해진 2차 확산 때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 나오기 시작한 8월 둘째 주부터 하락하던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9월 첫째 주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0%까지 곤두박질쳤다. 1차 때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던 2월 넷째 주 -25.2%를 훌쩍 뛰어넘었다. 1차 때 최대 -28.9%(1월 넷째 주), 2차 때 최대 -24.9%(9월 첫째 주)를 기록한 전국 소상공인 매출과 비교하면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이후 이달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액이 1차 때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전체 자영업자 중 41%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된 데다 학원, 음식점, 체육시설 중심으로 영업제한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숙박·음식·스포츠·여가·교육 등 대면 서비스가 위축되면서 전체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면 서비스는 대외 활동 제한이 가장 큰 제약 요인인 데다 필수 지출이 아닌 ‘재량적 지출’ 성격이 강해 다른 서비스보다 소비 심리나 소득 불확실성 등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은은 소비 감소가 경기(성장세) 위축을 주도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대비 12.3%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감소폭인 4.2%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감염병 발생으로 이동 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민간 소비가 급속히 둔화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면서 “앞으로 경제 전망에 민간 소비 전망이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총리 “방역이 곧 경제…거리두기 2단계 유지 필요”

    정총리 “방역이 곧 경제…거리두기 2단계 유지 필요”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추석연휴 특별방역기간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현재의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수도권 밖에서는 하루 평균 20명 내외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보다 상황이 낫지만, 새로운 집단감염과 함께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 8월13일 이후 38일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내려왔지만, 최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고 진단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효과를 감안할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일일 확진자를 두자릿 수로 확실히 낮춰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된 상태에서 명절을 맞이해야 하겠다”라며 “국민들께서도 이 점을 유념해 주시고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총리는 “최근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포브스와 포린 폴리시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호평하면서 K-방역이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하락폭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코로나19를 다른 나라들보다 잘 막아냈던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을 잘한 나라가 성장률 급락도 막는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는 ‘방역이 곧 경제다’라는 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라며 “거리두기 장기화로 많은 국민들께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4차 추경이 국회에서 확정되는 대로 필요한 곳에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총리는 “적지 않은 국민들께서 추석에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며, 이미 주요 관광지의 숙박시설은 예약이 많이 들어왔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라며 “이동자제를 당부드린 취지에 맞게 관광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밀집지역도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국민들의 비대면 여가활동을 돕기 위해 문화콘텐츠 온라인 무료 개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라며 “이번 추석은 ‘가족과 함께 하는 명절’이기보다는 ‘가족을 위하는 명절’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 달 만에… OECD, 올 한국 성장률 0.2%P 내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만에 -0.8%에서 -1.0%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을 반영한 것이지만 OECD 회원국 가운데는 여전히 최상위권이다. OECD는 1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은 코로나19의 효과적인 방역과 재정지출 등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1.0%, 내년은 3.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민간소비 위축 폭은 주요국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1.0%는 지난달 11일 OECD가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전망한 -0.8%보다 0.2% 포인트 낮춘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OECD는 “향후 재정지출은 청년, 비정규직 근로자, 저소득층, 중소기업 등 취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성급한 재정 긴축은 내년도 성장세를 제약할 위험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방역 조치 완화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세계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의 -6.0%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지난 6월(-2.6%)보다 4.4% 포인트 올렸다.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은 -3.8%, -5.8%로 전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로나19시대 국민 위한 ‘의료개혁’ 시급하다/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19시대 국민 위한 ‘의료개혁’ 시급하다/김미경 정책뉴스부장

    친한 친구가 7개월째 암투병 중이다. 항암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갈 때마다 열이 난다는 이유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머무르는 요양병원에 문병을 가려고 해도 코로나19 때문에 ‘면회 사절’이다. 항암으로 힘든 친구에게 코로나19는 더 큰 부담이다. 이 와중에 접한 의사 파업 소식은 친구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전공의 등의 집단휴진에 따른 업무 공백으로 특히 중환자들이 불안해했다. 친구는 요양병원 룸메이트와 “코로나19로 난리인 상황에서 의사 파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4대 의료정책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이다. 이들 중 의사계와 정부, 정치권이 특히 더 대립하는 것은 앞의 두 가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사 수 부족을 절감하게 됐고 공공병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코로나19 초기 대구·경북 등 지방의 의료 인프라가 얼마나 열악한지도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의사 수와 지역별 의사 수 격차의 심각성이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다. 그럼에도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의 의사들은 여러 이유를 대며 이 같은 정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인구 감소율 등을 고려할 때 의사 수는 충분하다”,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지역의사제는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한다”, “지역의사제 의무복무 10년 후에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 등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보다 의사 수가 훨씬 많은 독일 의회가 의대 정원을 50% 늘리겠다고 하자 의료계가 환영한 것과 대조된다. 의사 파업을 보도하면서 알게 된 것은 개원의 중심의 의협과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중심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의대생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이 서로 동상이몽하면서 의사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이다.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총파업 총대를 멨던 의협이 당정과 코로나19 안정화 때까지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합의를 도출했음에도 대전협과 의대협은 집단휴진과 의사 국가고시 거부를 이어 가며 엇박자를 보였다. 파업에 따른 의사 공백 우려에 이어 공보의 등 내년 의료인력 부족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의협과 미봉책 합의로 급한 불만 끈 정부도 잘한 것은 없다. 의사계의 반발이 예견됐음에도 별다른 공론화 과정 없이 4대 정책을 던진 뒤 파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양보만 거듭한 보건복지부는 4대 의료정책 추진을 통한 의료개혁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앞으로 의정 협의체를 구성해도 누가 총대를 메고, 의사계를 설득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 의료개혁을 추진할 것인가.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부가 공공의료 강화를 내세웠지만 내년 예산안에 공공병원 건립 예산이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할 만한 공공병원이 생기지 않는데 의사를 늘려 봤자 어디서 일할 것인가. 그래서 다들 ‘돈 많이 버는’ 피부과나 성형외과로 몰리는 것은 아닌가. 이제라도 정부와 의사계는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오직 국민을 위한 진정한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국회도 손놓지 말고 공공의대 설립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처럼 해마다 전염병이 창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K방역만으로 국민을 지킬 수 없다. K방역이 쌓은 공든 탑을 의료개혁이 뒷받침해야 한다. 그 핵심은 공공의사·의료기관 확충이다. chaplin7@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뭣이 더 중헌디

    [이종수의 헌법 너머] 뭣이 더 중헌디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정부와 여당이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리려는 데에 반대하는 많은 전공의들이 집단휴업하고, 의대 학생들은 의사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전공의들이 이번처럼 정부가 아니라 자신을 고용하고 있는 병원 당국을 상대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집단휴업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다. 이참에 변호사 숫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구당 의사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으로 터무니없이 적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그러자 의사협회는 국토 면적 대비 의사수라는 생뚱맞은 통계를 들이댄다. 그렇다면 의사가 돌보는 대상이 환자가 아니라 땅이라는 말인가? 특히나 의료취약지역인 농어촌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의대를 설립하자는 데에 왜 이리도 반대하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의사협회가 내세우는 반대 논리는 의사의 질적 수준 하락이다. 고등학교 때의 학업 성적이 전교 1등이 아닌 10등이 의과대학에 진학하면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기나? 한마디로 직역이기주의와 지극히 엘리트주의적인 특권의식의 발로다. 과거에 사법시험 선발 인원을 1000명으로 늘리던 당시에 변협 일각의 대응이 꼭 이랬었다. 의사가 되려는 꿈을 가슴에 품고서 공부에 매진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도대체 부끄럽지가 않나. 여측이심(如厠二心), 즉 “뒷간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는 속담이 딱 제격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1972년에 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선고했던 ‘대학입학정원제한(Numerus-clausus) 판결’이 머릿속에서 겹친다. 1960년대 중반까지 당시 서독에서는 고등학생이 아비투어(Abitur)라고 하는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과하기만 하면 성적과는 무관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 어디든지 지원하고서 입학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전후 베이비붐세대의 대학진학률이 급증하면서부터 일부 학과들에서 실험기자재의 부족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진행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수용 능력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로써 이들 학과에 입학정원 제한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맨 먼저 입학정원 제한이 적용됐던 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원하는 의대 입학이 성적 미달로 불허되자 이에 불복하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에는 이 사건이 독일연방헌재에서 헌법소원 사건으로 다루어졌다. 독일연방헌재는 국가 재정에 여력이 있는 한 가급적 대학의 수용 능력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하면서 입학정원 제한이 적용되는 해당 학과들에서 기존하는 수용 능력의 소진(消盡)을 전제로 해서만 학생에게 헌법상 보장되는 직업교육장(대학)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학정원 제한 규정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의료체계에서 공적 보험이 강화되면서 독일 의료계에서도 그간 여러 논란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이른바 의사 1인당 ‘환자진료총량제’가 도입되고 있다. 어느 독일 언론은 이렇게 표현한다. “지난 80년대까지는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것이 상류층 진입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그저 안정적인 중산층 합류에 그친다.” 실제로 독일의 동네병원에서는 간호사 없이 의사 아내가 직접 수납 창구에서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로 직업이 없는 의사 아내의 입장에서는 이로써 남편 병원에서 월급을 받고 나중에 연금까지 챙길 수 있는 일이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합리적인 선택일 거라고 짐작된다. 독일 유학 시절에 하얀 수염이 멋있는 털보 할아버지 의사가 우리 아이들의 소아과 주치의였다. 그는 기다리는 다른 환자는 늘 아랑곳없이 진료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먼저 준비해 둔 마술쇼를 펼친다. 그러니 아이들이 병원에 가는 걸 싫어하는 법이 없다. 한번은 병원을 다녀왔는데, 조금 있다가 이 의사분이 우리 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영문인즉슨 조금 전에 아이의 예방접종을 하면서 주사 하나를 빼먹었다 한다. 기어코 주사 한 방을 직접 놓고서야 자전거를 몰고서 홀가분한 표정으로 되돌아간다. 귀국하고서 이 노의사의 부재가 때로 아쉬웠다. 그래서 전공의들과 의대 학생들에게 되묻는다. “뭣이 더 중헌디?”
  • [열린세상] 서울대 10개를 전국에 만들자/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서울대 10개를 전국에 만들자/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함께 서울대 이전론 또는 폐지론이 불거졌다.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서울대 이전이나 폐지가 아니라 서울대를 대대적으로 늘려야 한다. 선진국 중 한국만이 유일하게 교육지옥이다. 왜 그런가? 대학체제는 크게 유럽식의 평준화 모델, 미국식의 다원화 모델, 그리고 한국식의 독점화 모델이 있다. 대학체제는 도로와 같은데 SKY 중심 지위 권력의 독점이 심각한 병목현상을 초래한다. 이것은 사회학이 아니라 물리학이다. 유럽 고등학생들은 어떤 도로(대학)로 가도 상관없고, 미국 고등학생들은 다양한 도로(100여개의 명문대학)로 갈 수 있고, 한국 고등학생들은 아주 좁은 도로(SKY 대학)로 가야 한다. 한국 대학체제처럼 피라미드식 독점화 모델에서 유럽식의 평준화 모델로 바로 전환하기는 불가능하다. 대신 미국식의 다원화 모델로 전환한 다음 평준화 모델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는 서울대 이상 수준의 대학이 60개 정도 있고, 연고대 이상 수준의 대학이 100여개 있다. 미국 인구가 한국 인구의 6배 정도이기 때문에 한국에는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10개 필요하다. 미국 고등학생들이 한국 고등학생들처럼 대입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미국에 서울대 수준 이상의 대학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즉 대입 병목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입시 고통을 겪는 학생은 한국 고3이 유일하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전국의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정책 방안이다. 서울 중심의 공간병목, SKY 중심의 대학병목, 상대평가로 인한 시험병목, 사교육비에 의존한 계급병목이 모두 합쳐져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의 대학체제를 가지고 있다. 공평하지도 않고 지극히 비효율적이며 경쟁력도 없다.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은 서울대 학위의 ‘양적완화’ 정책이다. 전국에 서울대를 만드는 것은 국토균형발전, 대학의 질적 향상과 공공성 확보, 4차 산업혁명의 전진 기지 건설, 대입 문제 해결, 사교육비의 대대적 완화,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의 다중적인 효과를 지닌 신의 한 수다. 행정수도 이전의 이득은 주로 충청도가 가져가기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찬성보다 많다.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전국 모든 지역이 이득을 본다. 문제는 서울대 10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 국립대 9개를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는 방법과 거점 국립대를 포함해 지역에 있는 다른 국립대와 사립대를 대상으로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서울대 수준으로 키워 나가는 방법이 있다. 후자가 더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경남의 거점 국립대는 경상대인데 경상대를 한국대-경남 또는 서울대-경남으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경남의 대학 중에서 경상대만 이익을 독점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경상대와 창원대를 포함하고 경남의 다른 국립대와 사립대 2~3개를 선정해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거치면 예산도 적게 들어가고 많은 대학들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거점 국립대를 포함해 전국 40~50여개의 대학이 구조조정을 통해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된다. 이렇게 된다면 수험생의 30~40% 내외를 수용하기 때문에 입시지옥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비용은 약 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교육비 40조원(공식 20조원+비공식 20조원)에 비해 지극히 적은 액수이며 현재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한국의 대입은 서울대를 향한 1차선 도로 위에서의 광적인 투쟁이며, 미국의 대입은 100차선 도로 중 선택을 해서 가는 한결 여유로운 여행이다. 미국 대학이 왜 세계 최고의 탁월성을 자랑하는가? 대학사회학의 권위자 버턴 클락의 지적대로 미국에 탁월한 대학들이 전국에 널려 있고 각 대학이 자신의 미션과 전문 분야에 따라 탁월한 역량을 꽃피우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전국에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다.
  • 질병관리청 차장에 나성웅 질본 긴급상황센터장

    질병관리청 차장에 나성웅 질본 긴급상황센터장

    감염병 대응 ‘콘트롤 타워’로 12일 공식 출범하는 질병관리청 차장에 나성웅(57) 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이 11일 임명됐다. 나 차장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보건정책관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3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건강정책과장·건강정책국장을 역임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사회정책본부장을 지냈다. 올해 8월 복지부에서 질병관리본부로 자리를 옮겨 긴급상황센터장으로 일해 왔다. 나 차장은 정은경 초대 청장(현 질병관리본부장)과 함께 질병관리청 조직을 이끌며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감염병 정책 수립과 집행, 연구개발(R&D)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현재 본부 형태의 조직을 청으로 정비하는 과정에서 복지부 인사들도 합류했다. 배경택 복지부 건강정책과장, 임숙영 인구정책총괄과장, 양동교 노인정책과장이 질병관리청의 국장급 보직인 기획조정관, 감염병위기대응국장, 의료안전예방국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코로나·역대급 장마’ 8월 취업자 27.4만명 급감…IMF 이래 최악

    ‘코로나·역대급 장마’ 8월 취업자 27.4만명 급감…IMF 이래 최악

    코로나19 고용 위기로 인해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7만여명 급감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같은 달 기준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통계청이 9일 펴낸 ‘2020년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만4000명 줄었다. 이로써 취업자 수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썼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8월(8개월 연속)에 맞먹는 감소 행진이다. 역대급 장마와 집중호우까지, 우리 노동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이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8월은 전체 모양새는 7월과 비슷하다. 취업자 감소는 6개월 연속이지만, 그 내용은 지난달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둔화된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은 8월 조사기간이 15일까지여서 큰 영향이 없었다”며 “재확산 직전까지가 조사기간이었다”고 설명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4%로 전년동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9%로, 전년동월 대비 1.1%포인트 떨어졌다. 실업자는 86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3.1%를 나타내며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 취업자 감소폭이 16만9000명을 기록하며 7월(-22.5만명)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도소매업은 감소폭이 17만6000명으로, 전달(-12.7만명)보다 늘었다. 지난해 8월 노동시장 상황이 좋았음에도 전달과 유사한 수준의 취업자 감소를 쓴 것은 대부분 정부 일자리 사업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공공행정업 취업자 증가폭은 전달 1.1만명 수준에서 5만5000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를 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정일자리 사업 일부가 실시된 영향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794만9000명으로 26만7000명 줄었으며, 비경제활동인구는 1686만4000명으로 53만4000명 늘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문 닫는 자영업자들, 직업훈련 등 고용대책 필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어제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올해 7월 자영업자는 554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 7000명 줄었다. 지난해 7월에는 자영업자가 전년 같은 달보다 2만 6000명이 감소해 1년 만에 4.9배로 커진 것이다. 수치만 보더라도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 장기화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자영업 자체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든 것이다. 한국의 자영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25% 안팎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경기침체로 인한 조기 퇴직과 취업난 등으로 생계형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영세 자영업은 대기업 명퇴자나 산업구조 속에서 경쟁에 밀려난 사람들이 하는 탓에 이른바 생계형이 대부분이다. 영업난에 시달리다 폐업을 하면 곧장 한계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야 자영업자를 구조하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려면 자영업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비대면 시대에 맞게 생활 패턴이 급변하면 자영업의 생태계도 바뀔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일시적인 재난지원금 지급이 단비가 되겠지만 이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1% 역성장하고, 내년 성장률도 3.5% 역성장을 예고했다. 자영업자들로서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폐업 점포가 쓰나미처럼 급증할 것에 대비해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고려해 구조조정된 자영업자에 대한 재기 과정을 도와야 한다. 직업훈련과 일자리 마련 등을 추진하고 고용기금 등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불공정한 임대료도 개선해야 한다. 자영업의 체계적 창업과 경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주먹구구식 창업이 실패로 이어지면 자영업의 위기를 가속화한다. 자영업의 총체적 구조조정을 시장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 낙관하던 KDI도 “올 -1.1% 성장… 취업자 15만명 줄 듯”

    낙관하던 KDI도 “올 -1.1% 성장… 취업자 15만명 줄 듯”

    올 성장률 전망 4개월 만에 1.3%P 낮춰“V자 회복 없다” 내년 전망 0.4%P 하향취업자 감소폭,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민간소비 감소·미중 갈등 심화 리스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대폭 낮췄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시 소강 상태였던 지난 5월엔 0.2%로 전망했는데, 4개월 만에 1.3% 포인트나 떨어뜨렸다. 낙관적인 시각을 가졌던 KDI마저 비관적으로 돌아서면서 올해 플러스 성장 전망을 유지하는 기관은 사실상 정부만 남았다. 특히 KDI는 올해 취업자 수가 15만명이나 감소하고,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KDI는 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1.1% 뒷걸음질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보통 5월과 11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9월에 수정 전망을 냈다. 상반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 5월 발표한 전망치를 수정할 게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망을 통해 KDI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IMF·-2.1%)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차 확산 기준 -2.0%), 한국은행(-1.3%), LG경제연구원(-1.0%), 현대경제연구원(-0.5%) 등 국내외 대다수 기관이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 영향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만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0.1%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도 김용범 1차관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전망(3.9%)보다 0.4% 포인트 낮은 3.5%로 떨어뜨렸다. 올해 성장률을 낮췄으니 내년엔 기저효과가 발생하는데도 하향 조정했다. 그만큼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1.1%)와 내년(3.5%)을 합쳐 2년간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잠재성장률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V자 회복’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DI가 우려하는 대목은 소비다.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4.6% 감소하고, 내년엔 2.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걸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5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본격화된 2009년(-8만 7000명) 이후 11년 만에 연간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당시보다 감소폭이 두 배에 달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백호·흑룡띠’ 반짝 증가… 교사당 초등생 늘어 16.5명

    ‘백호·흑룡띠’ 반짝 증가… 교사당 초등생 늘어 16.5명

    한국 0.1명 증가… OECD 평균 14.6명학급당 20명 넘어 교실 내 거리두기 난항고등 공교육 지출액, OECD 3분의2 수준2018년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실 수업 환경을 나타내는 지표 대부분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다. 고등교육 단계에서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OECD 평균의 3분의2 수준이었다. OECD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OECD 교육지표 2020’을 발표했다. OECD 교육지표는 회원국 38개국과 비회원국 8개국을 대상으로 학생과 교원, 교육재정 등 교육 전반에 관한 사항을 조사해 비교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으로 전년(2017년)보다 0.1명 증가했다. 교장과 교감, 상담·사서·보건교사 등 비교과교사를 제외하고 실제 교과수업을 하는 교사로 한정해 산출한 것이다. 같은 해 OECD 평균은 14.6명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백호띠’(2010년생)와 ‘흑룡띠’(2012년생)의 영향으로 2010~2011년 출생아 수가 반짝 증가해 2018년 초등학생 수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면서 “초등교원 수 증가율(1.3%)이 학생 수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에서 23.1명으로 OECD 평균(21.2명)보다 2명 많았다. 중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6.7명으로 전년 대비 0.7명 줄었지만 여전히 OECD 평균(23.3명)보다 3.4명 많았다. 고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2.2명으로 전년도에 이어 OECD 평균(13.0명)을 하회했다. 교과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는 맞춤형·개별화 수업이 가능한지 등 교실 수업의 질을 좌우하는 지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만 넘어도 교실 안에서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체 교육비에서 정부의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고등교육 분야의 공교육비에서 정부와 민간 투자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정부 투자가 38.1%인 반면 민간 투자는 61.9%에 달했다. 정부 투자가 68.2%를 차지하는 OECD 평균과 정반대다. 초·중등교육 단계 공교육비에서의 정부 투자 비율(87.3%) 또한 OECD 평균(90.1%)보다 낮았다. 전체 공교육비가 개별 학생에게 돌아가는 몫을 산출한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고등교육에서 1만 633달러로 OECD 평균(1만 6327달러)의 65.1%에 그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규제당국이 애플과 구글, 드롭박스에 대해 이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상업적 용도로 이용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7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서비스, 드롭박스의 모두 6건의 불공정 거래 및 부당계약 규정과 관련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탈리아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가 소비자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상업적 용도로 이용할지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드롭박스의 경우 서비스 계약 해지를 위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이번 조사는 유럽연합(EU)이 기술회사들의 약관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에 대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이다. EU의 압박으로 페이스북은 지난해 약관을 바꾸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업체들은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조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37개국과 공동으로 올해 12월까지 디지털세 최종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디지털세는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라고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최종안이 발표돼도 시행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애플에 대한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7월에도 애플과 아마존에 대한 경쟁법 위반 혐의 조사가 시작된 바 있다. 특히 애플은 2018년 구형 아이폰의 고의 성능 조작 관련 항소심에서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1000만 유로(약 136억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 늘어 … OECD 평균보다 북적이는 교실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 늘어 … OECD 평균보다 북적이는 교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 당 학생 수 등 교실 수업 환경을 나타내는 전반적인 지표가 여전히 OECD 평균을 웃돌았다.OECD는 8일 오전 11시(프랑스 시각) ‘OECD 교육지표 2020’를 발표했다. OECD 교육지표는 회원국 38개국과 비회원국 8개국을 대상으로 학생과 교원, 교육재정 등 교육 전반에 관한 사항을 조사해 비교한 자료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으로 전년(2017년)보다 0.1명 증가했다. 교장과 교감, 상담·사서·보건교사 등 비교과교사를 제외하고 실제 교과수업을 하는 교사로 한정해 산출한 것으로, 이들 교사까지 포함해 산출한 ‘교육기본통계’의 교사 1인당 학생 수(14.5명·2018년)보다 많았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백호띠’(2010년생)와 ‘흑룡띠(2012년생)’의 영향으로 2010~2011년 출생아수가 반짝 증가해 2018년 초등학생 수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면서 “같은 해 초등교원 수는 전년 대비 1.3% 늘었지만 학생 수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해 OECD 평균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4.6명으로, 우리나라와 OECD 평균 간 격차는 1년 사이 1.2명에서 1.9명으로 더 커졌다. 같은 해 초등학교 학급 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에서 23.1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같은 기간 동안 OECD 평균은 21.2명에서 21.1명으로 줄었다. 중학교에서 학급당 학생 수는 26.7명으로 전년 대비 0.7명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OECD 평균(23.3명)보다 3.4명 많았다. 고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3.2명에서 12.2명으로 줄어 전년도에 이어 OECD 평균(13.0명)을 하회했다. 교과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 당 학생 수는 맞춤형·개별화 수업이 가능한지 등 교실 수업의 질을 좌우하는 지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급 당 학생 수가 20명만 넘어도 교실 안에서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다. 이들 지표가 여전히 OECD 평균에서 뒤떨어져있는데도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사의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해 교육계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정부가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재정 규모도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고등교육 분야의 전체 공교육비에서 정부와 민간 투자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정부 투자가 38.1%인 반면 민간 투자는 61.9%에 달했다. 정부 지출이 68.2%를 차지하는 OECD 평균과 정 반대다. 정부 지출은 고등교육 분야에 정부가 투입하는 재정 등을, 민간 지출은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 등을 의미한다. 초중등교육 단계의 교육비에서 정부 투자 비율(87.3%) 또한 OECD 평균(90.1%)보다 낮았다. 정부 지출은 정부가 투입하는 재정 등을, 민간 지출은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과 수업료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초·중·고등교육 단계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5.0%로 OECD 평균(4.9%)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중 정부 재원은 0.6%, 민간 재원은 1.0%를 차지했다. OECD 평균 정부 재원은 1.0%, 민간 재원은 0.4%였다. 국가장학금 등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전 지출되는 비용을 정부 재원으로 환산하면 정부 재원 비율은 0.8%로 높아지지만 OECD 평균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전체 공교육비가 개별 학생에게 돌아가는 몫을 산출한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고등교육에서 1만 633달러로 OECD 평균(1만 6327달러)의 65.1%에 그쳤다. 반면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각각 1만 1702달러, 1만 3579달러로 OECD 평균(9090달러·1만 547달러)을 상회했다. 2019년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2위)을 기록했다. 고등학교 졸업자를 100으로 상정했을 때 우리나라 성인(25~64세)의 교육단계별 상대적 임금은 2018년 기준으로 전문대 졸업자는 111.3%(3.9%p 감소), 대학 졸업자는 138.7%(5.8%p 감소), 대학원 졸업자는 184.9%(3.0%p 감소)로 전년보다 교육단계별 상대적 임금의 격차 폭이 줄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씨줄날줄] 국가재정 관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국가재정 관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정부의 역할과 형태를 두고 ‘작은정부’ 또는 ‘큰정부’로 구분한다. 19세기 초 고전경제학에서 주장했던 ‘작은정부론’은 국가는 최소한의 질서유지 역할만 하고 민간 경제활동에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반면 ‘큰정부론’은 20세기 들어 복지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역할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이론이다. 대공황 시절 재정투자를 대폭 늘린 미국의 ‘뉴딜정책’이 큰정부의 대표적 활동이다. 1980년대 비대해진 정부가 민간 부문을 통제하면서 경제 활력이 저하되는 모순이 발생하자 영국의 대처 총리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다시 ‘작은정부’를 표방했다. 세금을 줄이고 정부의 지출도 줄였다. 정치적인 인기와 국가 경제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둬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았다. 신자유주의의 도입이었다. 한국은 1992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작은정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정부 기구의 통폐합, 공무원 수 감축, 규제완화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성과 대신 외환위기라는 한국 역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줄곧 ‘큰정부’를 지향하는 정책을 쏟아냈다. 공무원 수를 늘리고 재정 지출을 확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59년 만에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추진 중이다. 어려워진 경제 환경을 살리고 곤경에 처한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으나 우려 또한 높다. 세수가 증가하지 않은 경제 침체기에 국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국가부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국가부채를 줄이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 현재 국가채무는 839조 4000억원이나 4차 추경(7조 5000억원)이 끝나면 국가채무는 846조 9000억원으로 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은 43.9%가 된다. 덩달아 국가 관리재정수지(정부 살림살이를 실질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도 나빠져 GDP 대비 적자 비율은 6.2%가 된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4.6%보다 높은 수치다. 경제위기 때 정부가 자금 지원을 제대로 못 하면 사회안전망은 무너지고 국민경제는 파탄 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재정은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돼야 한다. 정부가 이달 중으로 국가재정준칙을 새롭게 마련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 한동안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건전성 지표의 암묵적 기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110%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건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국가의 빚은 가계의 빚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래도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재정준칙은 필요하다.
  • “코로나 재확산發 경기·고용 위축… 실직자 상당수 ‘영구적 실업’ 우려”

    미국 코로나 영구적 실직자 31~56% 추정국내 노동 이동성 떨어져 장기 실업 클 듯청년층·대면접촉 서비스업·일용직 직격탄전문가 “재택근무 생산성 극대화 등 필요” 최근 완화세를 보이던 국내 경기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발(發) 실업자 상당수가 ‘영구적 실업자’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코로나19의 노동시장 관련 3대 이슈’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고용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고용 충격은 노동시장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자리를 잃은 상당수 근로자가 다시 일자리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지난 4월 실업률은 8.4%로 전월보다 2.9% 포인트 증가했다. 우리나라 6월 실업률도 4.3%로 1999년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한은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이 요원해졌고, 종식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현재 급증한 실직자 수가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발 실직 상태에 대해 근로자 대부분은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영구적인 실업자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노동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자의 31~56%가 영구적일 것으로 추정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노동시장 이동성이 떨어져 장기간 실업 위험성이 상당히 존재할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코로나19로 확산된 재택근무가 근로자 간 소통 부재, 집중력 저하 등에 따라 생산성을 낮출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취업자 수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용 여건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면접촉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청년층(15~29세)에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재택 근무제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부문별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근무체계 도입, 고숙련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제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경기가 후퇴하면서 신규 채용이 쉽지 않은 구조로 바뀌었다”면서 “경기회복뿐 아니라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화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러스트벨트 교외 거주하는 중하층 백인에트럼프, 2016 몰표 기대하며 거친 유세노조 소속으로 통상 민주당 지지했지만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하는 ‘잊혀진 계급’코로나19 트럼프 실정에 실망이 변수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중산층은 정치의 격전장이다. 이들은 주택·세금·교육·방역 등 정책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여기에 ‘인종 변수’가 추가된다. 소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절반씩이어서 학력변수도 중요하다. 한국의 대졸자 비율은 70%지만 미국은 49.4%(2018년·OECD기준)다. 사회계층별로 크게 봐도 소득계층별로 상류·중산·저소득층, 인종별로 백인·유색인, 교육수준별로 대졸·비대졸자로 나뉘니 12개 집단이 존재한다. 복잡한 듯싶지만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일례로 유색인종과 대졸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백인이나 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인 ‘화이트워킹클래스(WWC)’는 예외다. 정치에 소극적이며 조용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는 이 계층은 통상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들은 올해도 양당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WC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이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나 각종 설화 등 트럼프식 정치에 실망해 최소한 대선투표 당일(11월 3일)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 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중공업지대)인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 집중 거주한다. 통상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WWC, 1960년대 닉슨 당선·2004년 부시 재선에 기여 1960년대 존 F 케네디·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이들은 침묵했지만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 (The Hardhat Riot)에 ‘닉슨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공격적 유세도 WWC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또 분열만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지난 1일 폭동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며 흑인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 앞에서 경찰 총격에 쓰러진 커노샤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서 그는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을 열고 있다. 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들먹이며,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WWC들이 별다른 경쟁없이 먹고살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보스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지배한다)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WWC, 2016년 이민자에 일자리 잃고 트럼프에 몰표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에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의존도 감소’로 100만개 일자리를 중국에서 탈환해오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이 된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은 WWC의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에 불리하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WWC, 트럼프 지지층인 부자보다 바이든 지지층인 전문가 집단 싫어해 민주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꼽은 민주주의 위기, 인종차별 근절, 기후변화, 보편적 건강보험, 총기남용의 문제점 등은 WWC에게 매력적인 주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흡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WWC의 실망감이 커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힐은 지난 5일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놓쳤던 교외거주자와 노인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역전은 쉽지 않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그는 경합주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마스크 옹호자로 변신했고, 백신 조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변수는 이슈의 휘발성이다. 올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서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바이든 48.2%, 트럼프 45.2%로 격차는 3%포인트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 49.6%, 트럼프 42.6%로 7%포인트 격차가 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작년 공공기관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80만원 벌었다

    작년 공공기관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80만원 벌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의 성별 임금 격차는 19.9%로 나타났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80만 1000원을 번다는 뜻이다. 민간 부문을 포함한 지난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1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인 30.1%에 비해서는 낮지만 격차는 여전히 크다. 심지어 격차가 47.9%나 나는 기관도 있었다. 공공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2017년(21.1%) 이후 2018년(20.4%), 2019년(19.9%)까지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여성가족부는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2020년 1분기 정시보고서를 등록한 공공기관의 성별 임금 관련 정보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 일반 정규직이 없었던 1곳을 제외한 공공기관 362곳의 성별임금격차, 성별근속연수격차,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을 산출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임금 격차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양성평등주간 중 하루를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지정하고 같은 날 성별 임금 통계를 공표하도록 한 양성평등기본법 제38조 제3항이 지난 5월 신설되면서 오는 11월 법 시행을 앞두고 이뤄졌다. 여가부는 매년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정부법무공단이 47.9%로 전체 공공기관 중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주)한국건설관리공사(42.4%), 주식회사 에스알(42.3%), 한국전기연구원(40.2%)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보다 더 많은 기관은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등 8곳이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남녀의 근속연수 차이와 상위 직급에서의 여성 비율이 성별임금격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가 작은 15개 기관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근속연수가 길었지만 성별임금격차가 큰 15개 기관의 경우 그 반대 경향을 보였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의 전기택 여성노동연구센터장은 “남녀가 같이 직장에 들어가도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느냐에 따라 임금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근속연수격차를 줄여 여성이 고위직으로 갈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고 그 직급에서 여성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정연 여성노동연구센터는 또 유연근무제와 일·생활균형지원제도가 성별임금격차와 성별근속격차를 개선하는 데 직간접적인 효과가 검증됐다는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최미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는 “성별임금격차는 여성의 경력 단절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채용, 승진, 배치 전반의 성차별이 응집된 결과물”이라면서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 이외에 고용상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법률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동위원회에 고용상 성차별 시정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기관 수가 5개 미만인 산업을 제외할 경우 ‘금융 및 보험업’(27개)의 성별임금격차가 26.0%로 가장 컸다.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33.4%)이 전체 기관 평균(34.3%)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하위 직급에 여성이 다수 분포하는 까닭에 임금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이 64.2%로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4개)의 성별임금격차 역시 20.2%로 전체 평균(19.9%)보다 크게 나타났다. 그 가운데 병원(18개)의 성별임금격차가 21.9%로 큰 편인데 이는 여성은 간호직 등의 비중이 높은 반면 남성은 교수를 포함한 의사직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센터장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인 병원에서 돌봄과 관련한 활동은 여성과 남성이 같이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난다”면서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는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고 임금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별임금격차는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는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153개국의 성별 격차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경제 분야의 성별 격차가 해소되려면 무려 257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임금격차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성별임금격차를 OECD 평균(13.0%)으로 낮추기 위해 2017년에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보의 공개 범위와 공개 방식 등 쟁점이 많아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앙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울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도입하면서 주목받았다. 산하 23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중 2018년 문을 연 서울기술연구원을 제외한 22곳의 성별에 따른 직급·직종·근속연수별 임금 격차 정보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서울시의 발표 자료를 보면 우선 공공기관에도 성별임금격차가 존재하며 그 차이가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서울시에 이어 강원도 등 다른 지방 정부에서도 성별임금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민간 기업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운동의 형태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가부와 서울시가 성별임금격차를 공시한 것은 실상을 확인한 것에 1차적 의미가 있다.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있다’는 것을 정확한 수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성별임금격차 해소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차이를 단순히 공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해외에서는 임금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개선 계획 보고서도 함께 제출하는 곳도 있는데 각 기관이나 기업이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는 조항을 두기도 한다”면서 “임금 공시 제도를 법제화해 제대로 실천한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포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 벌칙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 역시 “고용상 성차별이 명백한 위법 행위이며 성별임금격차는 당연한 현실이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와 여가부 등 정책 당국에서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감독 행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3일 오후 서울신문 젠더연구소, 여정연과 공동으로 ‘성별 임금격차 해소방안’ 토론회를 열고 남녀 간 임금 격차 실태와 향후 정책 과제를 논의한다. 성별임금격차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사례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의 성평등 임금 공시 관련 조례 제정 과정 등 지역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