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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샌더스 사퇴에 다우지수 3.44% 상승…“리스크 사라졌다”

    美 샌더스 사퇴에 다우지수 3.44% 상승…“리스크 사라졌다”

    미국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3%대 급등하며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과 함께,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79.71포인트(3.44%) 상승한 23,433.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0.57포인트(3.41%) 오른 2,74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3.64포인트(2.58%) 상승한 8,090.90에 각각 마감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미국 재계에서는 꺼리는 주자로 꼽힌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전격 중도하차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뉴욕증시는 샌더스 의원의 후보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폭을 확대했다. CNBC방송은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샌더스 의원의 파격적인 공약이 일부 현실화할 수 있는 ‘꼬리 위험’(tail risk)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꼬리 위험은 통계적으로 확률은 희박하지만 실현되면 파괴력이 상당한 리스크를 말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추이가 이번 주 이후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그는 미국의 사망자 수가 당초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하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확진자와 사망자를 고려하면 코로나19의 정점을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했던 유가 폭락세가 다소 진정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산유국들이 오는 9일 긴급 화상회의에서 대규모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2%(1.46달러) 급등한 25.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코로나 대응 실패 덮고 전시대통령 노린 트럼프, 말라리아약 ‘정치적 찬양’

    美코로나 대응 실패 덮고 전시대통령 노린 트럼프, 말라리아약 ‘정치적 찬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센 비판 속에도 과학보다 직감을 내세우면서 말라리아 치료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연이어 ‘찬양’하는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신의 초기 오판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치료제를 제시한 전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재선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을 편드는 소수 측근이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공연하게 묵살하면서 코로나 난맥상은 심화되고 있다. ●나바로 국장 “치료 효과, 일화 아닌 과학”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백악관에서 큰소리가 날 정도로 설전이 오갔다. 나바로 국장이 당시 내놓은 말라리아약의 치료 효과에 대한 자료에 파우치 소장이 “입증되지 않은 일화적인 증거”라고 일축하자 나바로 국장이 “일화가 아니라 과학”이라며 폭발했다는 것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나바로 국장은 이에 대해 “이견과 토론이 없었다면 이 행정부가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파우치 소장은 전날 CBS방송에서도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효과가 있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부각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완전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처음 언급하면서다. 이후 보름 동안 진행된 브리핑 중 12일 동안 빼놓지 않고 이 약에 대해 언급했다. 6일엔 “믿을 수 없는 효과가 있다”고 치켜세우며 2900만개를 비축해 놨다고 발표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말라리아약과 아지트로마이신을 섞어 6명의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효과를 봤다는 프랑스 연구진의 논문(3월 20일 발표)이었다. 하지만 약 사재기가 벌어졌고 과학·의료계에서는 비판과 함께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부정맥, 심장마비, 시력 악화 등 부작용 논란 속에 지난달 애리조나주에서 60대 부부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 약을 먹고 사망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이런 대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미 언론들은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봤다. ●美언론 “줄리아니 등 측근, 트럼프 귀 막아” 디애틀랜틱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대통령이 신뢰를 얻는 대신 거짓 자신감과 혼란스러운 메시지로 현혹하며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절박한 국민들에게 주입하는 수법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사태 초기 오판에 대한 비난을 희석시키며 정치적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딱히 백신이 없는 가운데 (말라리아약의) 치료 가능성을 부각하면서 (전염병 대응에 성공한) 전시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소수 측근이 그의 귀를 막고 있다고도 했다. 나바로 국장 외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그중 한 명이다. WP는 “탄핵 폭풍의 한가운데 있던 줄리아니가 이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단축하고자 열망하는 대통령의 ‘개인 과학 조언자’를 자임하고 나섰다”고 꼬집었다.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136만 1538명, 사망자는 7만 6315명이었다. 미국 확진환자는 36만 7659명, 사망자는 1만 943명이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인도, 트럼프가 간절히 원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주겠다는데

    인도, 트럼프가 간절히 원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주겠다는데

     인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비축량을 늘리게 도와달라고 간청도 하고 겁박도 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비슷한 것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의 주장이 있다.  인도 외무부는 7일(이하 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파라세타몰 제제 가운데 “적절한 양”을 나눠주겠다면서 특히 “팬데믹(대유행)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나라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과학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게임 체인저”니 해가며 2900만정을 확보했느니 떠들어대는 것도 이상한 대목이었다. 그는 전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에도 만약 인도가 이틀 전에 공표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보복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놓는 상식 밖의 발언을 했다.  그런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앞서 의료 여건이 열악한 인도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도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상황이었다. 그것도 정부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수출을 “어떤 예외도 없이” 금지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어서 더욱 문제가 됐다. 개인적으로 친하고 얼마 전 국빈 방문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간청한다는 이유만으로 선의를 베풀 수 있다고 밝힌 것이었다.  당연히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인도가 미국을 도울 위치에 있는지, 도대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인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으며 그렇게 비싼 약도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치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구입과 이용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됐다. 인도 정부가 지난 4일 전면 수출 금지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7일 오전 9시 39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4778명, 사망자는 136명이다. 그런데 전면 수출 금지를 결정한 이틀 전만 해도 3666명, 100명 밖에 되지 않았다.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 보건부도 이르면 7일 국내 소비량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 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제조하는 인도는 다른 나라를 도울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인도 제약협회의 아쇼크 쿠마르 마단은 “인도는 글로벌 시장과 내수를 모두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다. 물론 국내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겠지만 우리는 능력이 된다”고 BBC에 장담했다.  그는 아울러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제조할 때 들어가는 API 성분의 수출을 중국이 막고 있다는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마단은 인도가 필요로 하는 API의 70% 정도가 중국에서 수입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해상으로든 공중으로든” 중국에서 계속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에 대해서는 전날 백악관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이나 연방정부 논의 과정에도 여러 차례 이견이 표출됐고 국내에도 어느 정도 소개됐다. 어떤 위중한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었고, 어떤 다른 위중한 환자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거나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까지 관찰됐다는 것이다. 제임스 갤러거 BBC 건강전문 기자는 “실험실 연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일부 도움이 됐다는 일화적인(anecdotal) 증거가 약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환자에게 이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임상 시험 결과가 없다. 이제 중국, 미국, 영국, 스페인에서 진행 중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 일부 성급한 환자들은 스스로 찾아 먹고 끔찍한 변을 당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스러운 주장에 현혹돼 과다 복용해 숨지는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의학 전문 잡지 란셋(Lancet)에 실린 한 논문은 이 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용하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가 트럼프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언급이란 이유로 삭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혈장 치료법, DNA·RNA 백신… 코로나 치료제 사활 건 美·유럽

    혈장 치료법, DNA·RNA 백신… 코로나 치료제 사활 건 美·유럽

    대유행 중인 코로나19는 언제쯤 어떻게 사라질까. 지구촌의 관심사다. 지난 연말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5개월째이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이다. 지난 5일 현재 거의 모든 나라에서 발생한 확진환자는 127만 7566명이고, 사망자는 6만 9375명이다. 계절성 발병 특징을 가진 코로나19는 당장은 잠잠해져도 가을이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코로나19 대응에 고군분투하는 인류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달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 국민의 60~70% 감염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서 보듯 ‘집단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이다. 집단 면역은 한 집단에서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력을 갖게 되면 집단 전체가 그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집단 면역을 갖는 과정에서 많이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쉽지 않다. 실제로 집단 면역 전략을 택했던 스웨덴 정부도 사망자가 급증하자 이동 제한과 생활 규제 같은 정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가 지난 4일 보도했다. 집단 면역 전략으로 느슨한 방역 조치를 취한 스웨덴에서 사망자가 지난달 10일 처음 발생한 뒤 불과 25일 만인 5일까지 401명으로 급증하자 전문가들은 조치 강화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또 한 가지 선택은 상당수 국가가 취하는 도시 봉쇄와 같은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음식점과 같은 자영업은 물론이고 공장 가동 중단 등에서 비롯된 대규모 실업이 우려된다. 국가비상사태 선언으로 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의료진을 노래와 춤으로 격려하는 ‘발코니 연대’가 사라지고, 대신에 주민들이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코로나19만큼이나 두려운 것이 경제적 곤란, 즉 배고픔이다. 자가 격리가 길어지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빈곤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한시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다.결국 인류가 기댈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공사적 자원을 총동원,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약 부문에서 명성을 날린 기업 50여개가 경쟁에 가세했다. 새로운 치료약이나 백신 개발에는 평소 같으면 오랜 임상시험과 엄격한 승인 절차 등으로 최소 수년이 걸리겠지만 지금은 지구촌이 비상사태이니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가장 희망적인 치료법은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된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뽑은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이들에게서 추출한 혈장과 고도면역 글로불린 등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관찰하는 실험이 시행되고 있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3일 밝혔다. 회복된 이들의 혈장 등에는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항체가 형성되고, 단백질 등에 면역 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FDA는 코로나19 환자의 혈액 관련 치료법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내놓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혈장 치료법은 1890년부터 도입됐고, 1918년 스페인독감 팬데믹에서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 메이요 클리닉이 FDA와의 공조로 혈액 기증자 및 환자 상태, 1회 투여량 등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건강한 기증자의 혈액을 뽑은 뒤 이를 기계에 돌려 혈장을 추출하고 남은 혈액은 다시 기증자에게 수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0분이다. 기증자 한 명에게서 뽑은 혈장은 환자 3~4명에게 사용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세인트조지프병원에서는 지난 1일 환자에게 이런 혈장을 투여했다. 이 병원의 혈액학자인 티모시 변 박사는 “환자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효과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도 이런 혈장 투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혈장 치료법이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과 함께 희귀한 반응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첨단 기술이 동원된다. 백신 개발에 나선 바이오 기업 상당수가 DNA 또는 RNA 방식을 쓰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바이오기업인 모데나는 63일 만에 백신을 개발, 지난달 16일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성인 남성 45명의 혈관에 주입하는 인체 실험을 진행했다. 이 회사는 이르면 12~18개월이 지나면 백신 물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세계적인 실험실 기록”이라며 어떤 백신 실험도 이보다 빠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팀인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후보를 단 3시간의 작업 끝에 개발했다고 밝힌 것으로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달 지원자 3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재미 한인 과학자인 조지프 킴은 지난달 2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에 참석해 이런 일정을 공유했다. 독일의 큐어백은 지난달 17일 EU로부터 8000만 유로(약 1067억원)를 지원받아 DNA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 역시 5000만 유로(약 667억원)를 지원하는 등 국가적으로 백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이처럼 빨라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등의 다음 단계에서 지체될 수 있다. DNA나 RNA 방식의 백신은 과거 주로 약화된 형태의 바이러스를 인체에 투입해 면역을 형성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DNA나 RNA 방식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염기 서열 일부를 인공적으로 복제해 인체에 주입, 인체가 면역을 형성하게 하는 방법이다. 자연상태의 균에서 채취한 것이 아니어서 더 순수하고, 생산 비용이나 저장 비용이 줄어드는 등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백신 개발은 21세기에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컴퓨터 성능이 좋아지면서 병원체의 염기코드를 빠르고 저렴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라고는 하지만 인간을 위해서는 한 번도 사용 허가가 난 적이 없다. 실험실 밖은 미지의 영역인 셈이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나 백신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여서 인간 실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다. 그래도 비상 시국이니 기댈 곳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다. 백신 연구소는 어떻게 생겼을까. 실험실은 밀폐된 상태이지만 백신 개발 대상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실험실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치명적이다. 웨스트나일균과 폐결핵균을 연구하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바이오벤처 DIO신백스를 방문했던 가디언 기자는 시설이 원자력 시설에 버금간다고 했다. 실험실로 들어가는 복도의 벽과 모서리 연결 부위, 복도와 천장은 2중으로 봉인됐다. 벽에 붙어 있는 강철판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원자력 산업에 사용되는 종류다. 생물안전성 보안 규제 등급에서 최고 바로 아래인 ‘봉쇄 수준 3’인 실험실 문이 열리면 공기는 강제적으로 실험실 안으로 유입된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재단에서 만능 독감 백신 연구비로 200만 달러를 지원받은 이 회사의 조너선 헤니 대표는 회사 연구실에 침실을 별도로 마련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9·11 같은 비극적 순간”…미국 확진 32만명·사망 9천명 넘어

    “9·11 같은 비극적 순간”…미국 확진 32만명·사망 9천명 넘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면서 ‘향후 1~2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미국 확진자가 32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5일 오후 2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32만 5185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9180명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확진자의 약 25%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미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1주일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면서 “진주만과 9·11 (같은 비극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2001년 9·11 테러에 비유한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심각한 한주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한 주내 또는 그보다 좀 더 후에 (확산세) 곡선이 평탄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뉴욕주는 확진자가 전날보다 8327명 늘어난 12만 203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594명이 증가한 4159명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뉴저지주는 확진자가 전날보다 3482명이 늘어난 3만 750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917명을 기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통화한 파우치 소장 연일 힘든 나날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통화한 파우치 소장 연일 힘든 나날

     미국의 공중보건을 사실상 진두 지휘하는 앤서니 파우치(79)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79) 소장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밖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어폰을 꽂은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로이터 통신 조슈아 로버츠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이었다. 그에게는 연일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브리핑 도중 CNN 기자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답변하려고 나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이 서 있던 위치로 한 걸음 다가서며 “그는 그 질문에 15번은 대답했다”며 파우치 소장이 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파우치 소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 논평이 가능할 정도로 명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발언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고, 자신의 말을 맹신하고 복용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훌륭한”, “강력한” 치료제라고 부르며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복용할 것을 추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고 미국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난 의사가 아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시간이 없다”, “잃을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을 반복하며 검증도 되지 않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CNN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으로 사용하든, 혼합해 사용하든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메스꺼움, 설사, 구토,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고,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약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 보건 전문가들조차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한 것을 두고 “자신과 생각이 다를 때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 증거를 왜곡하고 노골적으로 반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뻔뻔한 의지를 보여주는 두드러진 사례”라고 비판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날 파우치 소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관련 회의 도중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잇달아 설전을 벌였으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 도중 미국의 신규 감염자 발생 추이가 곧 편평해지길 바라고 있지만 올해 안에 완전히 박멸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인즉 내년 독감 유행철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정은경 질병통제본부 본부장, 잉글랜드의 부(副) 최고 의료책임자인 제니 해리스, 케냐의 무타히 카그웨 보건장관과 함께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전문가 식견을 활용하고 침착하게 국민들을 설득해 신뢰를 얻은 진정한 영웅으로 지난 4일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선정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은경 극찬한 WSJ “솔직하고 침착한 진짜 영웅”

    정은경 극찬한 WSJ “솔직하고 침착한 진짜 영웅”

    “정치적 계산된 선출직 지도자보다 활약… 머리 손질 중단, 인터뷰 전부 거절” 강조 美·英·케냐 보건 수장들 활약상도 소개 “작은 시골병원 출신으로 부드러운 어조의 말수 적은 50대가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에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일관된 솔직함, 정보를 바탕으로 한 분석, 그리고 침착함은 (대중에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리더십 전문가인 샘 워커는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연재칼럼에서 정은경(55)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카리스마 있고 정치적으로 계산적인 선출직 지도자보다 전문 관료가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며 정 본부장을 비롯해 잉글랜드의 부(副)최고의료책임자인 제니 해리스(61), 케냐의 무타히 카그웨(62) 보건장관,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80)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등의 활약을 소개했다. 특히 칼럼의 대부분을 정 본부장에게 할애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 본부장은 시골 보건소로 향했고, 이후 보건복지부에 특채로 들어와 20여년 만에 국내 공중보건의 관리자가 된 자타공인 공공의료 전문가다. 워커는 “지난 1월 20일 첫 브리핑 때 입었던 깔끔한 모직 재킷을 벗고 대신 허름한 의료용 재킷을 입었고, 머리 손질도 중단했다”며 오로지 사태해결에만 매달린 정 본부장의 모습을 이같이 묘사했다. 아울러 지난달 25일 일일브리핑에서 하루 수면시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 본부장이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답한 상황도 강조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내 요청을 포함해)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며 “그의 ‘빅토리 랩’(경주 후 우승자가 트랙을 한 바퀴 더 도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 극복 후 전면에 나서서 치적 자랑에 열 올리는 정치인과의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7월 취임한 해리스는 총책임자가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면서 일일브리핑을 맡고 있으며, 명확하고 공감하는 대화법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케냐의 카그웨 보건장관은 ‘현실을 직시하라’고 국민들에게 외치면서 방역을 이끌고 있다. 사업가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너무 평범하고 감정이 없다던 특질이 보건수장으로서의 장점이었다고 워커는 평가했다. 미국의 파우치 박사 역시 낙관론을 펼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실인식을 심어 준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을 때 10만~20만명이 사망할 거라는 다소 충격적이었던 그의 관측은 부활절(4월 12일)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조기 해제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WSJ “정은경 질본 본부장, 코로나19 위기 영웅” 호평

    WSJ “정은경 질본 본부장, 코로나19 위기 영웅” 호평

    “정은경, 솔직한 언급·정보 근거 분석·침착함에 대중 본능적 신뢰” WSJ, 美파우치·英 해리스 등 전문 보건관료 중 가장 비중 있게 정은경 소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전문성을 갖춘 보건 관료들이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며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한국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4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코로나19 사태’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지도자보다는 전문성으로 무장한 핵심 당국자에게 국민들의 믿음이 가게 된다는 것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샘 워커는 이날 WSJ 연재칼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재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카리스마 있고 자존심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계산적인 선출직 지도자보다는 전문 관료가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워커는 한국의 정은경 본부장과 잉글랜드의 부최고의료책임자인 제니 해리스, 케냐의 무타히 카그웨 보건장관,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등을 주요 인물로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다. 워커는 특히 정은경 본부장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상당 지면을 할애했다.워커는 “정 본부장의 일관되고 솔직한 언급, 정보에 근거한 분석, 인내심 있는 침착함은 대중에게 강력하다”면서 “고조된 위기 국면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정 본부장을 신뢰하게 된다. 그의 말을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호평했다. 워커는 “정 본부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고 소셜미디어를 피하며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한다”면서 “그의 ‘빅토리 랩’(우승자가 경주 후 트랙을 한 바퀴 더 도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마치 정치인들처럼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워커는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도 얼마나 유명인사인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리핑 도중 수면 시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정 본부장이 “1시간보다는 더 잔다”라고 답변했다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사령관’ 보호령 신변 위협에 경호 강화

    ‘코로나 사령관’ 보호령 신변 위협에 경호 강화

    트럼프 잘못된 견해에 정면반박해 인기 극우파 “국가 흔드는 세력” 음모론 제기미국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위기를 경고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한 경호가 강화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정국에서 ‘최고사령관’이나 다름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의 인기가 올라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파우치 소장에 대한 개인 경호는 전날 미 연방보안청의 권고에 따라 제공되기 시작됐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휴교령, 자택격리 등을 적극적으로 주창한 인사로 꼽힌다. 79세에도 하루 4~5시간만 자며 사태 해결에 매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를 이뤘다. 특히 “4월 12일 부활절까지 미국인들의 생활을 정상화하겠다”던 트럼프가 계획을 포기한 것도 그의 설득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며 국민들 사이에서 그의 전문적 식견과 대처에 관한 호평이 자자하다. 백악관 브리핑이나 인터뷰 등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견해를 수정하거나 정면 반박하는 그의 강단 있는 행동에 팬덤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파우치 소장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보수 우파 진영에서는 그가 정부 뒤에 숨어 국가를 흔드는 세력이라는 의미인 ‘딥 스테이트’(Deep State)의 일원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극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비난도 거세다. 지난달 2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를 비판하며 ‘딥 스테이트’라는 용어를 쓰자 뒤에 있던 파우치 소장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때부터 파우치 소장을 비판하는 글이 더욱 급증했다. 더불어 파우치 소장의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일이 반복됐고, 최근에는 사인을 요구하는 척하며 그와 접촉하려는 사례도 있어 경호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WP는 “파우치 소장이 일부 우익 논객과 블로거들의 공개적인 표적이 됐으며,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를 촉구하는 이들은 그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 간 불화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존경한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의 경호 강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경호가 필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CNN “마스크 착용한 아시아가 ‘정답’…한국, 마스크로 코로나 위험 감소”

    CNN “마스크 착용한 아시아가 ‘정답’…한국, 마스크로 코로나 위험 감소”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면 좀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던 미국과 유럽인들이 마스크 착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찌감치 시작한 한국 등 아시아 사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CNN은 현지시간으로 1일 “마스크 착용에 대해 아시아가 옳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CNN은 “코로나19 사태 초반부터 홍콩과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 정부는 증상의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만 보고 있던 일부 서방 언론은 실제로 전염병을 저지하는 아시아 국가의 마스크 쓰기 권고를 ‘강박’으로 치부해다”고 전했다. 이어 “타이완과 한국, 중국 본토 등은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쓸 것을 권장했고, 이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았던 국가들에 비해 전염병이 급속도로 퍼지는 것을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덧붙였다. CNN은 캘리포니아대학 미생물 전문가인 애드리안 버치 박사가 “집에서 직접 만든 수제 헝겊 마스크라 할지라도 올바르게 착용하고 손으로 만지지만 않는다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와 노출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며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와 관련한 증상이 없다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으며, 마스크는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과 간병인을 보호하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DC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여러 다른 공중 보건기관 및 전문가들을 앞세워 마스크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보호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며, 의료인과 환자의 보호자에게 필요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결국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1일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환자 4명 중 1명이 ‘무증상 감염자’ 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마스크 권고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존의 입장을 뒤집어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확산 억제와 관련해 마스크 착용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스카프도 매우 좋을 것”이라며 스카트 대용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었던 미국 당국 역시 ‘착용 권고’ 쪽으로 궤도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내부에서는 여전이 이견이 존재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TF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마스크 사용에 대한 권고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매우 진지한 고려가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문가들 “18개월내 코로나 백신 개발, 터무니없이 낙관적”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1~1년 반이 걸릴 것”이라는 지난달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이 정설처럼 굳어지면서 백신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18개월로 잡아도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다. 로타바이러스 백신 공동 개발자인 폴 오핏 박사는 3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파우치 박사의 발언이 터무니없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본인도 지금은 당시 발언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박사의 아래에 있는 NIAID 전염병 전문가 에밀리 에벨딩 박사도 “18개월은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짧은 기간”이라며 일반적인 백신 개발 기간은 8~10년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개발한 뒤 반복 실험과 장기간 관찰로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는데, 18개월에 이 과정을 마치는 건 불가능하고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개발된 백신은 동물실험 뒤 3단계 인체 실험을 거쳐야 한다. 각 단계에서 적어도 1년 동안은 실험 대상자들의 면역 반응을 관찰하며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신 검증에 실패해 오히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례도 많다. 1960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실험이 잘못돼 수많은 유아들이 오히려 더 심한 증상을 겪었고, 2명이 사망했다. 1976년 미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무시하고 신종 돼지독감 백신 상용화를 서둘러 450만명이나 접종했는데, 독감이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주사를 맞은 사람 중 450명이 희귀질환을 일으켰다. 2017년 필리핀에서는 어린이 100만명에게 뎅기열 백신을 긴급 접종하던 중 10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WHO가 백신을 가장 빨리 사전 승인한 것은 착수 5년 만에 사전 승인된 에볼라 백신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20만명 코로나 사망 경고에… 트럼프 “거리두기 4월까지 연장”

    美 20만명 코로나 사망 경고에… 트럼프 “거리두기 4월까지 연장”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미국에서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사망자가 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경고가 나왔다. ‘부활절 정상화’를 장담했던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달까지 연장하기로 한발 물러선 가운데 영국과 이탈리아도 봉쇄 유지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망자가) 10만명에서 20만명 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백만명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참여하는 파우치 소장은 미국 최고 전염병 전문가로, 트럼프 면전에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소신파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상상할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고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4월 12일인 부활절까지 경제활동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보건전문가들의 우려와 반발에 부딪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연장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6월 1일까지 잘 회복되는 경로에 있을 것”이라며 “더 잘할수록 이 모든 악몽은 더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폭넓고 신중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 8882명이 늘어 모두 14만 2460명이다. 사망자는 이날 264명이 늘어 모두 2484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도 봉쇄정책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국가보건비상사태 선언은 7월 31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프란치스코 보치아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스페인 역시 29일까지인 국가비상사태 기간을 부활절인 4월 12일까지로 연장, 봉쇄를 이어 간다. 영국도 지난 23일 3주를 기한으로 발동한 이동제한령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부 부책임자는 영국인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봉쇄 조치가 6개월 이상 연장될 수 있다고 시사하며 “봉쇄 조치가 너무 빨리 해제되면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부활절 정상화’ 장담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

    ‘부활절 정상화’ 장담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

    30일 지침 기간만료 하루 전 발표“2주 내 치명률 정점 이를 것”6월 1일쯤 회복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초 경제를 조기 정상화 궤도에 올리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4월 12일 부활절까지는 미국의 경제활동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만료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2주 이내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4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6월 1일까지 잘 회복되는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파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번 트럼프 결정에 대해 “폭넓고 신중한 결정”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10명 이상 모임 회피, 불필요한 여행 자제 등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15일간 적용하겠다고 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근 들어서는 국민 건강과 경제를 동시에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미국인들이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부활절까지는 경제활동 등 생활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와 주지사들로부터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침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20만명은 죽는다는데 트럼프는 해리 부부 경호비용 걱정

    20만명은 죽는다는데 트럼프는 해리 부부 경호비용 걱정

    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지난주 캐나다를 떠나 메건의 고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둥지를 틀었다. 마클은 이곳에서 자랐으며 지금도 어머니 도리아 라글런드가 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부부가 코로나19 환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것도 놀라운데 코로나19 대처 진두지휘에 열심이어야 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가하게 해리 부부의 경호에 세금을 쓸 수 없다는 트윗이나 올리고 있는 것도 놀랍긴 매한가지다. 두 사람은 두 나라 국경이 폐쇄되기 전 전용기로 LA에 도착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자신이 “여왕과 영국을 존경하며 훌륭한 친구”이긴 하지만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고 느낌표까지 넣어 강조했다. 지나치다. 진작에 부부는 이날 성명을 내 미국 정부에 경호 비용을 대라고 요청할 생각이 없으며 개인적으로 경호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클 왕자비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트윗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초 영국 국빈 방문에 앞서 마클 왕자비가 “(그렇게) 형편없는지(nasty) 몰랐다”고 반격했다가 논란이 일자 “그가 ‘형편없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가 내게 (한 말이) 형편없었다‘고 한 것이다. 내 생각에 그는 매우 훌륭하다(she’s very nice)”며 해리 왕자에 대해서도 “아주 멋진 친구”라고 칭찬했던 일이 있다. 두 사람의 왕실 지위는 31일로 끝나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이상 여왕을 대신할 의무가 없어졌다. 하지만 일년 뒤에 재조정될 여지는 있다고 BBC는 전했다. 부부는 아들 아치와 함께 지난해 성탄 휴가를 6주 동안 밴쿠버 섬에서 보낸 뒤 캐나다 서해안에 올해 대부분을 머물러 왔다. 지난달 캐나다 정부는 “변화된 지위에 어울리게” 이들 가족에게 경호로 안전함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따르려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감염자는 30일 오전 7시 5분(한국시간) 현재 13만 9675명이며 2400명 가까이가 숨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계속 환자가 늘어나 5565명이 감염됐고, 1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는 미국에서도 가장 강력한 주민 통제 수준인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제공하는 일 외에는 일절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명령을 발동했다. 해리의 아버지 찰스 왕세자도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몸상태는 양호하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의 준수 시한을 다음달 30일까지로 연장해 얼마 전 자신이 밝혔던 부활절(4월 12일) 이전 기업 활동 재개를 사실상 포기했다. 앞서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에서 의료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CNN 인터뷰를 통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으로 보건대 (미국에서) 10만명에서 20만명은 숨질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고 밝힌 뒤 재빨리 “(그런 전망을) 간직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그만큼 움직이는 타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보건부의 의료 부책임자인 제니 해리스는 이날 정부 브리핑 도중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려면 앞으로 6개월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역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중국 보고도 코로나 교훈 못 얻은 美…“2분기 경제 25% 역성장”

    중국 보고도 코로나 교훈 못 얻은 美…“2분기 경제 25% 역성장”

    미국이 26일(현지시간)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올라선 것은 중국의 상황을 봤음에도 초기 대응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월 21일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감염자가 8만명을 넘겼다. 환자가 단기간에 폭증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말 재선 유세에서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지난달 말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미국 내 독감 사망자가 수만명에 이른다”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태도를 바꿔 백악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총력 대응 체제로 전환했지만 초기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었다. 보건 당국의 검사 역량이 떨어진 것도 조기 진압 실패에 한몫했다. 장비가 부족해 검사를 제때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NYT는 이달 초까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하루 검사 능력이 400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 당국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병원을 찾아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검사 대상과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한 탓이 크다. 사태 초기 코로나19 검사비가 많게는 3000달러(약 360만원)에 달하다보니 비싼 검사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전염병 검진비는 보험의 보장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독감이나 다른 질병으로 잘못 진단된 사망자, 검사를 받지 않은 사망자 등이 있을 수 있다며 “많은 사망자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자가 발표되는 통계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미 전역에 걸쳐 지역사회에서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CNN방송도 현 상황에 대해 “암울한 이정표”라며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에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17일에는 환자 수가 5월 1일쯤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5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기자회견에서 뉴욕을 “탄광 안의 카나리아”라며 “우리는 당신의 미래“라고 경고했다고 상기시켰다. 과거 광부들은 일산화탄소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카나리아를 탄광에 들여보내 위험을 미리 알아챘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2분기 미국 경제가 25%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미국의 2분기 성장률전망치를 종전 -14%에서 -25%로, 1분기 성장률은 종전 -4%에서 -1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불과 1주일여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JP모건은 “외출 자제 명령이 확산되면서 경제활동 위축 범위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일부 소득 손실을 부분적으로 상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1위… 8만명 넘어 中·이탈리아 추월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1위… 8만명 넘어 中·이탈리아 추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8만 1000명을 넘어서면서 중국과 이탈리아를 추월해 미국이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수를 집계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 2404명으로 늘어나 그동안 1위였던 중국(8만 1782명)과 2위인 이탈리아(8만 589명)를 한번에 앞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 자체 집계 결과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8만 1321명으로 중국과 이탈리아 등 다른 모든 나라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도 1000명을 넘었다고 이 신문은 집계했다.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22일 3만명, 23일 4만명, 24일 5만명, 25일 6만명 등 연일 1만명씩 늘다가 이날은 더 가파르게 증가하며 8만명 선을 넘어섰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는 단연 뉴욕주다. 뉴욕주에서는 하룻밤 새 코로나19 환자가 약 7000명 증가하며 3만 7258명이 됐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00명 증가한 385명으로 늘었다.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도 하루 새 465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캘리포니아주 전체 감염자가 3006명으로 올라갔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7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총 환자 수가 2538명으로 상승했다. 인디애나주도 전날보다 환자가 170명 늘며 총 645명으로 환자가 증가했다. WP “최악 아직 안 오지 않았다”검사 대폭 확대…지역감염 확산이처럼 최근 며칠 새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검사 키트가 보급되며 검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는 이미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 부분 진전돼 있었음에도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이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NYT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삼키는 와중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점, 광범위한 검사를 제공하지 못해 위기의 규모에 눈 멀게 된 점 등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일부 요인으로 지목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에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 보건국장 그랜트 콜팩스 박사도 전날 “이 모든 노력(사회적 거리 두기 등)들에도 불구하고 지금 뉴욕에서 전개되는 것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우리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미 전역에 걸쳐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 ‘부양책 기대감’에 다우 6.38% 폭등 마감다우, 3거래일간 20% 이상 올라…1931년 이후 최대폭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의 실업자 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대규모 부양책 효과에 대한 기대로 대폭 올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 이상 오르는 등 최근 3거래일간 20% 이상 폭등했다. 지난 1931년 이후 최대 폭이다. 2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51.62포인트(6.38%) 폭등한 2만 2552.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4.51포인트(6.24%) 급등한 2630.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13.24포인트(5.60%) 오른 7797.54에 장을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지수가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른 것은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해 해당한다면서, 역사상 가장 빨리 약세장이 끝나게 됐다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국 코로나19 환자 세계 1위, 곳곳에서 의료장비 대란

    미국 코로나19 환자 세계 1위, 곳곳에서 의료장비 대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을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감염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존스홉킨스 대학이 만든 코로나19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27일 오전 6시 37분(한국시간) 현재 미국의 누적 감염자는 8만 2404명으로 중국(8만 1782명)과 이탈리아(8만 589명)을 모두 앞질렀다. 앞서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 기준 자체 집계 결과 8만 1321명으로 중국과 이탈리아 등 다른 모든 나라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도 1000명을 넘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나온 뒤 3개월이 채 안 돼 175개 국가(또는 지역)에서 52만 6044명이 감염돼 2만 3709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내 최대 확산지가 된 뉴욕시의 한 의사는 병원의 의료 인프라 부족 상황을 두고 “마치 제3세계 국가에서 벌어질 법한 시나리오가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약 2주 전 첫 코로나19 양성 환자를 받은 뒤 지옥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물 밀듯 밀려들 것에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하루 1만명씩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체계가 넘쳐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중증의 환자는 많은데 이들에게 줄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 의사는 “인공호흡기도 없고 침상도 없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이미 이탈리아와 같은 사태가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넘쳐나는 코로나19 환자들 때문에 의사들이 불가피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한하고 누구에게 인공호흡기를 줄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장로회·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의 응급의료 국장 크레이그 스펜서는 “우리가 지금 응급실에서 보는 현실은 처절하다”며 “지난주에는 1∼2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있었는데 어제 근무 때는 내가 본 환자 거의 모두가 코로나19 환자였다”고 말했다. 감염자가 3만명을 넘긴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지사는 연일 병상·장비·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최근 병원들에 병상을 50∼100% 확대하라고 요청했고 뉴욕시에서는 또 응급병원을 새로 짓고 있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번 주 초 추가적인 의료 물자 지원이 없으면 11개 공공 병원들이 이번 주까지만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이미 문 닫은 병원들을 다시 개원해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JB 프리츠커 지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기존 병원들을 거의 전적으로 코로나19 병원으로 전환하고 다른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주 병원들도 평균 9.3일치의 개인보호장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저지·텍사스주 등 일부 주와 미국 국방부는 병원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수술·치료를 연기하도록 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런 세계적 대유행 상황은 세상의 어떤 의료 체계로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며 충분한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아주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사협회(AMA)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모든 재량권을 이용해 마스크·장갑 등 개인보호장비와 코로나19 검사 키트 부족에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주목한 코로나 치료희망 ‘클로로퀸’ 복용 후 사망한 美 남성

    트럼프 주목한 코로나 치료희망 ‘클로로퀸’ 복용 후 사망한 美 남성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희망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청소용 클로로퀸을 복용한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한 60대 부부가 수족관 청소에 사용되는 클로로퀸 첨가제를 복용해 남편이 사망하고 부인이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코로나 대응팀 기자회견에서 ‘게임 체인저’로 주목했던 말라리아 치료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클로로퀸 혼합약 임상시험이 시작된다”라며 “만약 효과가 있다면 게임 체인저(판도를 뒤바꿀 제품), 신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미국 내 클로로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망한 남성의 부인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기자회견 장면을 TV로 지켜봤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비단잉어를 키울 때 비슷한 물질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두려웠던 부부는 예방 차원에서 청소용 클로로퀸을 물에 타 마시기로 했다. 20분 후, 부인은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던 남편은 결국 숨을 거뒀다. 부부가 이송된 배너 헬스 소속 병원 전문가는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제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미국 식품의약처(FDA)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임상시험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통제된 임상시험에서 이루어지지 않아 확실하게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뉴욕주는 24일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시험약 사용을 승인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7만 정, 지스로맥스 1만 정, 클로로퀸 75만 정을 각각 확보했다고 밝혔다. 몇몇 국가도 코로나19 치료에 클로로퀸을 시범 적용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달 코로나19 환자 1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클로로퀸이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하고 바이러스 사멸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꼿꼿함과 경륜 사이’ 파우치 “마이크 앞에서 트럼프 밀쳐낼순 없어”

    ‘꼿꼿함과 경륜 사이’ 파우치 “마이크 앞에서 트럼프 밀쳐낼순 없어”

    “마이크 앞에 뛰어들어 그를 밀쳐낼 수는 없는 일이다.” 앤서니 파우치(79)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고, 삶의 경륜이 묻어나는 노회함까지 갖췄다고 할 수도 있겠다. 트럼프 대통령에 견줘 작달막한 몸집이지만 의사이자 과학자인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을 마다 않는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권을 뺏지 않는 거의 유일한 존재란 얘기도 듣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브리핑 도중 ‘중국 바이러스’라고 억지를 부리고 중국 당국이 서너달 전에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렸어야 한다고 발언할 때 옆에 서 있는 게 어떠냐고, 사실은 그때 왜 곧바로 사실을 바로잡지 않느냐고 따지는 질문을 받고 “OK, 그는 그렇게 말했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바로잡으면 된다고 마음먹는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나도 안다.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느냐”고 되물은 뒤 ‘적절한 인사들’에게 트럼프 발언의 부정확성에 대해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대해 논의할 때 ‘이 대목에 신중히 하고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 때문에 나 같으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때때로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이슈에 있어 자신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편이라고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은 얘기를 장황하게 떠들어 대자 대통령의 심기를 최대한 살피면서도 광범위한 임상 시험을 거쳐야 여러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노련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파우치 소장은 일일 브리핑 때마다 많은 이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서 있다는 지적에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화상 기자회견을 할 방법이 없냐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백악관을 다룰 때는 때때로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얘기해야 한다. 난 계속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가 아는 한 아직 해고되지 않았다”고 웃어넘기며 “그들(백악관)이 날 침묵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진실을 말하는 내 목소리를 환영한다고 생각한다.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계속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한가운데에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사실에 입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엄청나게 힘든 책무를 떠안고 있다”며 “이제 파우치의 좌절감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WP는 그의 허심탄회한 발언들이 소셜 미디어 등에 퍼지고 있다며 ‘파우치가 해고될 것’이란 일부 트윗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브리핑 도중 워싱턴의 주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할 때 써온 ‘딥 스테이트’란 표현을 쓰자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손동작 때문에 비판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가 ‘선전’해댄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팩트체크

    트럼프가 ‘선전’해댄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팩트체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천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chloroquine)은 과연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나이지리아에서는 트럼프 발언이 알려진 뒤 사재기 열풍까지 벌어졌는데 영국 BBC가 21일(이하 현지시간) 팩트 체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 자리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코로나19 대처 용도에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승인했다”고까지 표현했다.그의 발언은 이랬다. “우리는 더 많은 미국인이 정말 좋은 가능성을 보여준 다른 약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것들을 평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승인된 약이나 국내에서 다른 용도로 승인된 약들을 검토하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즉시 그 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들은 승인 절차를 거쳤다. 그건 승인됐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0일 브리핑 도중 존 로버츠 폭스뉴스 기자로부터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답은 ‘노’다. 존이 말한 것은 의사의 경험담일 뿐이다. (스티브 한 식품의약국) FDA 국장과 대통령께서 어제 말한 대로다. 우리는 미국민이 사용했을 때 어떤 잠재적인 효과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동시에 정말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결정할 정보를 찾으려 한다”면서 “존이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의사들의 경험담일 뿐이다. 통제된 임상 시험에서 행해진 것도 아니므로 그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언을 대놓고 꼬집지는 않았지만 에둘러 잘못된 발언을 바로잡으려 애쓰며 대통령과 자신이 이견을 보였다는 식으로 비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쓱해진 상황을 모면하려는 듯 클로로퀸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거나 이 약에 “열렬한 팬”이 됐다거나 쓸데없는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기자들을 모독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에 겁을 먹고 있는 미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데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보였다.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없고 임상 시험을 마쳐 상용화할 때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제 모두 알고 있고, 그에 따라 다른 질병에 효과가 있었던 치료제 중에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찾는 과정인데 마치 ‘조금만 참고 견디면’ 치료제가 곧 주어지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BBC는 클로로퀸을 가장 오래 되고 널리 알려진 말라리아 치료제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제는 말라리아 숙주들이 내성을 갖춰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사용하는 일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 몇몇 나라는 이 약의 사용을 막는 규제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폭넓게 판매되고 찾는 약이긴 하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05년부터 이 약을 쓰면 안된다고 막았다. 그런데 지난달 중국과 프랑스에서 목숨이 경각에 달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써 봤더니 효과가 있더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이지리아의 약국에는 이 약을 찾는 이들이 몰려 들었다. 이런 판국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거들고 나서자 재고 약품이 바닥나게 된 것이다. 의료계에선 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돕기 위한 대안 치료제의 하나로 떠오른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값싸게 빨리 생산할 수 있는데 말라리아 환자의 열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BBC의 건강 전문 기자 제임스 갤러거도 “클로로퀸은 실험실 연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움이 된다는 의사들의 일상적인 증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약이 실제 환자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는 임상 시험을 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적으로 확증되지 않은 이들의 주장에 근거해 섣불리 이부프로펜 성분을 쓰지 말라고 권고했다가 이틀 만에 철회한 세계보건기구(WHO)는 효율성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중국은 물론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에서 시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대학의 글로벌 헬스 네트워크를 이끄는 투르디 랑 교수는 “어떤 치료법이 이렇게 확산되는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떤 것이 먹히고 어떤 것이 먹히지 모든 증거를 얻을 수 있도록 임상 시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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