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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환그룹-최종환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환그룹-최종환 명예회장家

    올해로 건설 외길 60주년을 맞는 삼환기업은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1세대 건설기업이다. 대림산업·삼환기업·삼부토건 3개사만 명맥을 잇고 있지만 창업주가 살아 있는 곳은 삼환뿐이다. 대부분의 건설기업은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전후에 부도가 나 좌초됐다. 삼환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린다.70∼80년대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빌딩을 지은 주인공이자 중동에 처음 진출해 중동 붐을 일으킨 기업이지만, 최근엔 80년대에 비해 해외 수주액이 급감하는 등 예전보다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침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환갑’의 값진 전통을 이어간다는 데 이견이 없다. 삼환은 올해 창업 60년을 맞아 국내외로 외형을 확장, 건설 명가로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창업 60년 맞아 제2의 르네상스 꿈꾸는 삼환 삼환기업은 올해를 제2 해외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공항 확장공사 입찰에서 최저가를 써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협의 중이다. 건축비가 지난해 삼환기업 해외 매출(600억원)의 4배 규모인 2500억원이다. 해외유전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 100억원대 수익을 올린 마리브 유전 투자에 이어, 지분투자(4.9%)로 참여한 베트남 가스전 개발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을 낸다. 이밖에 지분투자(1.6%)를 한 예멘 마리브 LNG 개발사업도 오는 2009년부터 수익을 낼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3조원대 규모의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참여, 건설기업 전통 명맥을 잇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창립자인 최종환(82) 삼환그룹 명예회장은 1924년 12월29일 최상림씨와 김림자씨의 5남2녀 중 4남으로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종로의 종(鍾)자에 돌림자인 환(煥)자를 붙여 지은 이름이다. 양반이 광화문 중심에서 사대문 밖으로 쫓겨나 사는 것을 몰락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사대부 출신인 그의 집안은 가세가 기울면서 광화문 중심에서 다동으로, 이어 효자동, 종로4·5가 등으로 밀려났고 그는 종로 4가에서 태어났다.‘종환’이란 이름에는 사대문 안은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도의 뜻이 담겨 있다는 회고다. 훗날(1980년) 창덕궁이 내려다 보이는 종로구 운니동에 20층 규모의 삼환사옥을 세운 것을 두고 그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제 점령기에 초등학교(어의보통학교·현 효제초등학교)를 다닌 그는 글재주가 뛰어나 졸업할 때까지 각종 작문 대회에서 1등을 휩쓸었지만 학업에 뜻을 두진 못했다. 열 살이 되던 해에 궁핍한 살림에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일찌감치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형들과의 연관이 깊다. 큰 형인 고 명환씨와 둘째 형인 고 영환씨가 졸업 이후 수도·난방공사 자재를 생산·시공하는 스기야마 제작소에 들어갔는 데 회사에서 쓰다 남은 자투리 파이프를 집에 가져와 가공, 다시 납품하는 식으로 돈을 벌면서 1933년 경동기계제작소를 설립했다. 그는 어의보통학교에 이어 2년제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뒤 18세가 되던 1940년 형들의 회사인 경동에 합류했다. ●약관의 나이에 창업…미군 공사로 국내 기반 삼환은 설립 이후 60년대 초반까지 줄곧 주한미군에서 수주한 공사에 전념했다.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국 공병대에서 크고 작은 공사를 발주했는데 토목·수도·난방 등 업종별로 공사를 따로 주지 않고 한 업체에 모든 공사를 맡기는 식이었다. 그는 경동기계제작소안에 공사부를 설립해 영업부장으로 뛰며 미군 공사를 수주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하청업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물 한 살이던 1946년 3월15일 오늘의 삼환그룹 효시인 삼환기업공사를 설립했다. 큰 형과 둘째 형, 그리고 최 명예회장 삼형제가 합심해 만든 회사란 뜻에서 지은 이름이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나 최고경영자는 최 명예회장이다. 회사 설립후 8개월 동안 이룬 공사실적만 총 26건 130만원이다. 당시 공무원 월급이 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1948년 가을 을지로 2가 119번지 53호를 매입해 신사옥도 마련했다. 1949년에 착공한 강원도 영월 등 7개 광산지역의 미국인 광산기술자용 주택공사는 당시 업계의 부러움을 산 초대형 공사였다.1950년 6·25로 공사는 중단됐고 건물은 불에 타버렸지만 이 공사는 훗날 새옹지마격으로 그에게 전쟁 이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됐다. 서울 수복후 미군 공사 관계자는 그를 반도호텔(현 롯데호텔)로 불러내 큰 궤짝 하나를 내놓았는데 그 속에는 당시 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불에 타버려 흔적조차 사라진 건물의 공사비를 뒤늦게 받은 것이다. 주식회사로 전환한 것은 전란 이후 1952년 9월의 일이다. 서울 수복후 전후 복구공사에 힙입어 사세를 키워나가던 중 삼환은 당시 주주 10명이 총 주식 2만주를 발행하면서 주식회사가 됐다. 그 중 최 회장이 1만주, 둘째 형 영환씨가 5000주, 큰 형 명환씨가 500주를 가졌다. ●국내 ‘중동 붐’ 조성…횃불신화로 국제 명성 쌓아 1961년 ‘5·16’은 새 전기를 가져왔다.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관급공사가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신문에 종종 입찰공고가 나는 일이 생겼고 삼환은 국내 주요 공사를 맡는 ‘건설 명가’로 부상하기 시작했다.5·16 이후 삼환이 따낸 최초의 관급 공사는 1962년 발주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이다. 이어 경부·호남·영동·남해·동해고속도로 등 각종 토목 공사에 참여했고, 국립극장, 삼일빌딩, 조선·프라자·신라 호텔, 지금은 사라진 남산외인아파트, 여의도 전경련 회관, 국립묘지 현충탑, 포항제철(현 포스코) 공장 등을 지으며 주택·오피스빌딩·토목·플랜트 등 각 분야에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삼환은 국내사업에 만족하지 않았다. 해외진출 가능성을 계속 탐색하던 최 명예회장은 1963년 월남 사이공(호찌민)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첫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정국 혼란으로 4개월 만에 철수했지만 이후 196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국 업체 최초로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1973년 국내 업계 최초로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삼환은 사우디에서 네번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다섯번째 카이바∼알울라고속도로(175㎞) 입찰에서 24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따내며 국내 중동 진출 1호 기업이 됐다. 완공 때까지 3년간 자재 공급난, 종교 문제 등 시행 착오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어 사우디 최대 규모인 제다시(市) 전체를 뜯어고치는 미화사업을 맡으면서 행운을 잡았다. 미화공사를 메카순례기간 전까지 끝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횃불을 켜놓고 야간공사를 강행하던 것을 파이잘 국왕이 보고 감동을 받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삼환은 6000만달러 규모의 대형 공사를 수의계약하게 됐고 ‘횃불신화’라는 말을 남기며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 진출 붐을 조성하는 등 명성을 널리 알리는 개가를 올렸다. ●해외 프론티어의 꿈…정체된 90년대 80년대 들어서는 해외시장에 더 집중했다.1978년 미수교국이던 예맨에 진출했고 이를 계기로 1984년 북예맨 마리브 유전개발에 참여하면서 원유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요르단, 파푸아 뉴기니아, 알래스카, 방글라데시, 사할린 등 시장을 개척했다. 국내 기술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국제 모임에 적극 참여,1982년 아시아 서태평양 건설연합회인 아이포카(IFAWPCA) 5대 회장에 추대됐고 재임시절 세계건설인대회도 제창했다.1990년대 들어서는 회사 일 보다 민간 외교에 시간을 쏟았다.1992년 한·소 경제협력회 2대 회장으로 선임됐고 재차 연임됐다. 러시아의 정치·경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성과를 이루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아 있다. 이런 탓에 90년대 들어 삼환의 해외 실적은 급감했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삼환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1982년 당시 5억 8834만 8000달러(한화 6000억원)였지만 10년 후인 1992년에는 10분의1 수준인 624만 4000달러에 그쳤다. 국내 건설 업계의 주요 테마인 아파트 실적도 많지 않다.90년대 후반부터 업계가 경쟁적으로 환상을 담은 아파트 브랜드와 광고에 집중하며 수주전에 열을 올릴 때에도 삼환은 아파트 광고를 하지 않았다. 최 명예회장은 오히려 당시 시류에 대해 자서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를 통해 “안쓰럽다.”는 평을 내놓았을 뿐이다. 한 때 9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현재 6개로 정리됐다. 키친아트로 유명한 양식기 제조업체 경동산업(60년)과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우성식품(69년)은 모두 1990년대 말 정리됐다. 태양관광(관광·77년)은 삼환엔지니어링(기술용역·76년)에 통합돼 삼환기술개발이 됐지만 설계 업무는 거의 하지 않고 관광업도 계열사 직원 출장을 위한 발권 업무 정도만 한다. 이밖에 우성개발(67년), 삼환까뮤(78년), 삼환종합기계(79년), 신민상호신용금고(78년), 회현상사(78년) 등은 명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건설 명가로서의 국내 입지와 안정적인 매출은 줄곧 유지하고 있다. 건설 계열사를 가진 한화그룹의 1000억원대 대한생명 리모델링 공사를 지난해 수주했고,2007년 준공되는 건축비 595억원 규모의 팬택계열 서울 상암동 R&D센터도 짓고 있다. 삼환기업은 2005년 기준 매출 6612억원, 당기순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종합 수주액은 1조 5000억원 규모다. 삼환그릅 기준 2005년 매출은 1조 1000억원, 당기순익은 650억원이다. ●교사 부인과 1남1녀의 단촐한 가정 1947년 봄. 삼환기업공사의 30대 청년 사장으로 뛰면서 당시 숙명여학교 교사이던 고 채광영 여사와 2년여 열애 끝에 1949년 4월 결혼했다. 최 명예회장은 부인을 만났을 당시 “‘아!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퍼뜩 들어 프러포즈를 했다.”고 언론을 통해 회고한 바 있다. 부인 채씨는 그를 홀로 남겨둔 채 1999년 노환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부인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가업을 승계한 외아들 최용권(56) 회장은 동갑내기로 고 한정대 전 대한페인트잉크(DPI) 회장의 3녀인 봉주(56)씨와 1974년 결혼해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 보스턴대를 나온 용권씨는 미 유학중 같은 유학생 신분이던 봉주씨를 만나 결혼했다.1975년 삼환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입사해 8년 만인 1982년 32세 나이에 삼환기업 사장에 취임했다. 이어 삼환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1996년 9월 회장으로 등극,2세 경영 체제를 굳혔다. 선친인 최종환 명예회장은 ‘바늘로 찌를 구멍’은 있어 보였던 데 비해 최용권 회장은 ‘찌를 구멍’조차 없는 사람이란 평이 임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최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최용권 회장의 장녀 영윤(31)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며느리가 됐다. 이 회장의 3남 해창(35)씨와 1999년 3월 결혼하면서 국내 두 전통 건설기업은 사돈관계를 맺게 된 것. 대림의 창업주인 고 이재준 선대 회장과 최 명예회장은 건설 1세대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창씨는 현재 대림산업 계열사인 종합물류회사 대림H&L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 2년여 교제끝에 결혼했다. 다른 손녀·손자들은 아직 모두 학생이다. 장손주 최제욱(29)씨는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고, 최지연(26)씨는 세계 최고의 미술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RSID에서 공부 중이다. 막내 최동욱(22)씨도 콜롬비아대에서 학부 과정을 밟고 있다. ●형제들과의 인연…삼환에 친인척 1명도 남아 있지 않아 삼환은 인척들의 경영 참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친·인척이 맡았던 경동산업과 우성식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그리고 지금은 친·인척 중 단 한 명도 삼환에 적을 두는 이가 없다. 맏형 고 최명환씨는 6·25 당시 자신이 설립한 삼환기업의 모체인 경동기계가 잿더미로 변하자 동생 최 회장과 함께 삼환기업공사를 설립한 뒤 주주와 이사로 활동했다. 그의 아들인 동국대 출신의 용근(67)씨는 계열사인 우성식품 이사, 삼환기업 사장 등을 맡다가 1996년 삼환까뮤 사장직을 끝으로 삼환을 떠났다. 둘째 형인 고 최영환씨는 국내 최초 강관회사인 한국강관의 3인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삼환을 떠났는데 한국강관의 부회장까지 맡은 바 있다. 이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의 차녀 계자(64)씨는 18대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권숙일씨와 결혼했다. 장남 용재(56)씨는 1993년 삼환의 계열사로 지금은 사라진 키친아트 등 양식기를 제조했던 경동산업의 사장을 맡은 바 있다. 차남 용진(53)씨는 ㈜유창 사장으로 삼환과는 무관한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형 고 최경환씨는 1958년 삼환의 관계사로 설립된 양식기 제조업체인 경동산업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이 회사가 정리되기 직전인 1999년까지 재직했다. 그의 아들 최용철(60)씨도 이 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경동산업은 인건비 상승과 경쟁 심화로 자금난을 겪다 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0년 다시 법정관리 퇴출 명령을 받으면서 정리됐다. 그의 장녀 최형인(57)씨는 한양대 인문과학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 최경환씨의 사위이자 최형인씨의 남편이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어온 이윤우(60) 삼성전자 기술총괄부회장이다. 막내 동생인 최정환(73)씨는 삼환이 코카콜라 부산·경남지역 판매권을 가진 우성식품을 1969년 창립하면서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연간 매출 1300억원대로 한 때 부산지역 대표 식품회사로 명성이 높았지만 방만경영과 과다 부채를 이유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최정환씨는 형인 최 명예회장으로부터 1997년 4월 경질됐다. 이 회사는 1997년 코카콜라 부문을 매각한 뒤 같은해 말 부도처리됐다. 최정환 전 회장은 서울대 상대, 산업은행을 거쳐 1968년 삼환에 입사했다. 이 회사 사장을 지낸 최정환 회장의 장남 최용석(47)씨는 회사가 문을 닫은 뒤 새천년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활동하는 등 한 때 정치에 뜻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리하고 지성산업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장녀 영혜(45)씨는 건설부 장관, 상공부 장관을 지낸 고 장예준씨의 차남 동욱(48)씨와 결혼했다. jhj@seoul.co.kr ■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형님-아우’ “아, 이리도 황망히 가셨습니까? 아직도 회장님이 하셔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데 무얼 그리 급히 가셨습니까? 여든 여섯의 춘추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의 영원한 등불로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기도했는데 이리 가시니 이별의 안타까움과 아픔이 너무도 시리게 느껴집니다. 정주영 회장님.” 최종환 명예회장은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타계한 직후 당시 서울신문을 통해 이같은 조사를 남긴 바 있다. 두 사람은 생시에 형님-동생으로 서로를 부르며 경쟁보다는 조언을 구하고, 돕고 의지하는 형님과 아우로서의 정이 돈독했다. 그는 건설 1세대 중에서도 특히 고 정 명예회장, 고 이재준 대림산업 명예회장, 그리고 조정구 삼부토건 명예회장을 존경하면서도 가깝게 지낸 인물로 꼽았다. 자서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에서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해 “타고난 능력과 자질 이외에 뛰어난 판단력과 결단력, 저돌적인 돌파력에 감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평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최 명예회장에게 부회장을 역임토록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최 명예회장에게 처음 소개시켜준 사람도 고 정 명예회장이라고 덧붙였다. 고 조정구 삼부토건 회장에 대해서는 “나는 상대방의 잘못이 보이면 즉석에서 쏘아대는 성격이지만 그 분은 어떤 경우에도 참고 있다가 나중에 조용한 목소리로 상대방이 스스로 깨닫도록 설명해 주는 등 깊은 인내의 미덕을 갖춘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 조 회장이 건설협회 회장을 맡을 때 최 명예회장은 이사로 그를 도왔다. 최 명예회장은 이들과 함께 황무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서 건설업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 남은 건설 1세대로 원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지내고 있으며, 건강이 예전같지 않다. 수십년간 매일 30분씩 해온 ‘대나무 밟기’를 건강 비결로 소개했던 그였지만 요즘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1996년 아들에게 모든 경영을 물려주고도 일주일에 최소한 사흘은 회사에 나왔지만 올들어선 일주일에 병원가는 날 하루 정도만 오전에 회사에 들른다. 평상시처럼 직원들과 지하 구내 식당을 찾는 등 검소한 모습은 그대로라는 평이다. ■ ’60년전통’ 삼환을 만든 사람들 삼환이 60년 건설 명가의 전통을 지켜올 수 있었던 데에는 전문경영인들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최종환 명예회장이 꼽는 최고의 CEO는 경성공업학교(현 경기공고) 출신의 고 이창호 사장이다. 부사장직으로 순직한 뒤 사장으로 추서됐고, 최 명예회장으로부터 ‘고락을 함께한 벗’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 명예회장은 지난 1977년 회사장으로 치러진 고 이 사장의 영결식 조사에서 “지금 내 오른팔이 떨어져 피가 흐르고 여며드는 것만 같은 아픔이 밀어 닥치는군요. 그러나 당신의 유지를 받들어 나는 기어코 우리 삼환을 세계 속의 삼환으로 만들고야 말겠습니다.”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격무로 일관하다 신병을 갖게 되어 휴양을 하다가도 중동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투철한 사명감은 지금도 귀감이 되고 있다. 그가 사망한 이듬해에는 ‘회사를 위해 노력한 사원에게는 응분의 보상이 꼭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연금제도와 사원주택단지조성사업이 시작되기도 했다. 전동진(74) 사장도 삼환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CEO중 한 사람이다.1975년 월남이 패망할 당시 월남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하청업자 공사대금 지불 등 잔무 처리를 위해 남아 있다 8개월간 공산 치하에 억류된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된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68년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삼환기업 중기부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1996년까지 삼환기업·삼환엔지니어링·삼환까뮤 등 계열사 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지금은 삼환의 육영재단인 우성문화재단에서 이사로 재직중이다. 행정고시 출신의 최석원(75) 고문은 내무부 치안본부장, 노동청장, 부산시장, 건설부 차관 등을 역임한 뒤 삼환의 해외사업이 꽃을 피우던 1982년 사장대우 상임고문으로 영입됐다. 지금도 우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노년까지 삼환과의 인연을 지키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中-이란 ‘에너지 협정’ 맺는다

    에너지를 잡아먹는 공룡인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수백억달러 규모의 석유 및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다음달 맺을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소비 대국인 중국은 광둥성과 푸젠성에 핵발전소를 건설키로 하는 등 에너지 확충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10월 이란의 야다바란 유전 개발에 참여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석유화학총공사(시노펙)는 하루 최고 3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야다바란 유전을 개발하고,25년간 연간 100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이란으로부터 구입키로 했다. 이번 중국과 이란의 에너지 협력은 핵문제를 이유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이란 석유부 관리는 “핵문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경제제재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그 전에 협상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화 개혁위원회의 마카이(馬凱) 주임(장관급)이 다음달초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백근욱 연구위원은 “이란은 미국에 대해 우리도 여전히 에너지가 절실한 중국과 같은 우방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야다바란 유전 개발에는 인도의 국영석유천연가스공사(ONGC)도 2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최근 해외 에너지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협정을 맺었다.이번 이란 유전 개발은 이 협정이 이뤄지기 전에 계약된 것으로 인도 회사는 유전 협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수단, 시리아 등과도 석유 공급 계약을 잇따라 맺었다. 중국 시노펙에 기술적 자문을 하는 서유럽계인 로열 더치 셸도 야다바란 유전 개발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2년 전 맺어진 유전 개발 계약에 따르면 중국 회사의 지분은 51%, 인도 ONGC는 20%다. 나머지 지분은 이란이 갖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세계로 뻗는 한국전력(상)] 전기도 수출… ‘글로벌 한전’ 박차

    [세계로 뻗는 한국전력(상)] 전기도 수출… ‘글로벌 한전’ 박차

    한국전력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 등 전력설비는 물론, 송·배전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전력 산업도 수출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16일 노무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세부에서 20만㎾급 석탄화력발전소 기공식을 갖는다. 세계적인 에너지그룹으로 발돋움하는 한전의 해외진출 노력을 살펴본다. ●전력산업, 수출대열에 합류 한전은 지난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건설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전은 현재 필리핀에서 말라야·일리한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발전용량은 185만㎾로 필리핀내 제2의 민간 발전사업자이자 순이익 기준 10대 기업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전력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10%나 되는 중국에서도 한전은 현재 3개의 발전소를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지난 10월부터 간쑤성(甘肅省)에 4만 9000㎾급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허난성(河南省) 우즈(武陟)에 10만㎾급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허난성에 60만㎾급 2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합의서를 성 정부와 체결했으며,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보조네가라에서 건설·운영사업을 추진중인 75만㎾급 가스복합발전소의 경우 전력판매 대가로 LNG를 받는 구상무역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선민 한전 해외사업총괄팀장은 “한전이 사용하는 LNG와 유연탄 등 발전용 연료는 지난해 기준 7조 4506억원”이라며 “발전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여서 발전연료의 안정적, 경제적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전은 또 올해 말 공개입찰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250만㎾급 복합화력발전 및 담수설비 건설·운영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밖에 나이지리아와 레바논에서도 각각 225만㎾급,90만㎾급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현재 해외에서 운영중인 발전설비 규모는 185만㎾로 오는 2010년까지 500만㎾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2015년에는 국내 발전설비의 6분의1 수준인 1000만㎾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강화는 도약을 위한 발판 한전은 해외에서 발전설비 건설 외에 송·변전 기술 등 다양한 용역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미국에서 발전소 진단 용역사업을 수주할 만큼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리비아에서 170만달러 규모의 송·배전 기술용역사업을 수행 중이며, 지난 6월에는 764만달러 규모의 배전분야 용역사업도 신규로 수주했다. 한전은 이처럼 리비아를 비롯, 미얀마·캄보디아·이란·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용역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전이 해외사업을 통해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수입은 8500억원 정도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오는 2015년까지 해외사업 부문 매출을 전체의 4% 수준인 7억 5000만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우선 중국과 동남아에 역량을 집중한 뒤 지난 5월과 9월에 각각 협력협정을 체결한 브라질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지역, 중동 및 동구권 등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허경수 한전 해외사업전략실장은 “지난 80년대까지 연평균 10%나 됐던 전력수요 증가율이 최근 5∼6%대로 낮아졌고, 앞으로는 2∼3%대에서 정체될 것”이라면서 “여기에 전력시장 개방압력 등이 갈수록 높아져 세계적인 에너지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과 사업 다각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해외서 더 인정받는 ‘우량기업’ 한국전력은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우선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직원 1인당 노동생산성은 한전의 경우 1만 5799㎿H이다. 이는 미국(9879㎿H)이나 일본(6281㎿H), 프랑스(4315㎿H) 등 주요 선진국보다 1.5∼3.5배 이상 높다. 또 송배전 손실률은 4.5%에 불과해 일본(5.3%), 프랑스(6.8%), 미국(7.0%)보다 우수하다. 전기의 품질을 결정하는 정전시간의 경우 한전은 가구당 연간 19분으로 일본의 18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프랑스(50분)와 미국(122분)보다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전기요금은 당 평균 74.58원으로 한전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말 환율 기준 일본의 전기요금은 당 165.88원으로 우리나라의 2.2배다. 영국은 90.08원, 미국은 79.02원 등이다. 다만 전압별로 요금을 책정하는 외국과 달리 한전은 용도별로 요금을 차등 부과하기 때문에 가정용은 비싼 반면, 산업용은 저렴하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5월에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전의 장기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단계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국가 신용등급(A3)을 뛰어넘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과 한전의 신용등급을 모두 A­로 평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국가 신용등급이 양호하고, 해외사업 기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소주세율 인상 의결…세수 5조 부족 ‘후폭풍’

    소주세율 인상 의결…세수 5조 부족 ‘후폭풍’

    올해 세수(稅收) 부족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정부가 소주 세율 이외에 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율의 인상마저 검토하는 등 ‘세수 부족 후폭풍’이 우려된다. 정부는 특히 내년에도 세수가 6조∼7조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저출산 대책 등 각종 재정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각종 세율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서민층에 부담을 주는 소주 세율 인상 등에 강력히 반대, 국회 법안처리 과정에서 당정 갈등이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세청이 세수확충 방안으로 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성과에 비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재정경제부가 상정한 주세법 개정안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소주와 위스키에 대한 세율을 현행 72%에서 90%로 인상, 소주 출고가격을 100∼200원 높이는 방안과 액화천연가스(LNG) 세율을 ㎏당 40원에서 60원으로 올리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등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환율과 법인세율의 인하만으로 올해 4조 6000억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중 경기회복이 더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세수 부족액은 5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국회측에 설명했다. 지난해 세수 부족액은 4조 300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세수입 진도율은 46.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4%보다 1%포인트 떨어진다. 국세청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소주세율 인상과 함께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2%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일몰’ 조항이 적용되고 있는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도 계속해 줄여 나갈 방침이다. 다만 법인세의 경우 수출 경쟁국을 감안,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한진 조씨가(家)의 2세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 3년.4형제의 ‘홀로서기’가 정착된 가운데 이제는 선친이 다져놓은 반석에서 세계 일류 수송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3년간 2세들의 경영 성적표는 ‘기업은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가꾸어 나간다는 것’임을 증명해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한다. ●조중훈 회장의 자식 교육 고 조 회장은 자식들에게 인성에서는 검소와 성실을,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식들을 엄격하게 교육 시켰지만, 때론 애틋한 부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선진 지식을 습득하도록 조기 유학을 보내 자식들에게 전문가의 길을 걷도록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때입니다. 부친은 틈틈이 자신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저에게 보내 격려를 했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부친의 자식 사랑을 확인하면서 큰 힘을 얻은 거죠. 그리고 저도 1주일에 한번씩 아버지께 편지를 썼죠. 부친은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 되어라.’,‘현재의 조건에서 행복을 찾아라.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를 가르치곤 했었습니다.”(조양호 회장) 조양호 회장과 부친과의 일화 한 토막. 조 회장이 유럽여행을 떠날 때 부친은 궁색하지 않도록 3000달러를 경비로 줬다. 조 회장이 여행을 끝내고 홍콩에서 부친을 만났을 때, 그는 부친이 건네준 돈의 절반인 1500달러을 돌려드렸다. 그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다니며 1∼2달러짜리 값싼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이후 부친은 조 회장의 검소한 생활과 관리 능력을 신뢰하게 되었단다. 말은 안 했지만 장남의 됨됨이와 장차 그룹의 후계자로서 자질을 테스트했던 것이다. ●4형제의 소그룹 독립경영 “4형제 모두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선친(고 조중훈 회장)께서는 자식들의 전공과 성격 등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를 맡기신 것 같습니다. 항공은 그룹의 주력 업종이고, 전문 기술의 이해가 필요한 만큼 공대 출신인 제가 맡게 됐고, 둘째(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데다 성격도 걸걸해서 건설·중공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죠. 또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해운쪽은 사교적인 셋째가 적성에 맞을 것으로 보셨고, 막내는 금융분야 공부를 죽 해왔으니 그룹의 금융을 책임지도록 하셨습니다. 선친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이같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자식들을 관련 계열사에서 꾸준히 트레이닝을 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4형제가 각각 항공과 중공업, 해운, 금융을 맡게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2002년 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4형제간 ‘독립 경영’을 정착시켰다. 그룹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교통 정리’한 데다 확실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독립경영이 선결돼야 한다는 4형제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3년 후 한진 주요 계열사의 ‘성적표’는 독립경영의 성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세계적인 항공사 독일 루프트한자의 19년 아성을 깨고, 화물수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던 지난해 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한진해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동양화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은 올해 창립 60돌을 맞아 계열사간 지분 정리를 마무리짓고, 확실한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됐으며, 금융(동양화재)은 지난 3월 계열 분리를 끝냈다. 4형제의 독립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계열사간 의존 관계도 시나브로 엷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주보험 거래처를 조정호 회장이 수장인 동양화재에서 다른 대형 보험사로 옮겼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끄는 한일레저는 한일 컨트리클럽내에 있던 대한항공 광고판을 철수시켰다. 또 금융계열사인 한불종합금융은 사무실을 서울 중구 해운센터에서 인근 파이낸스센터로 옮겼다. ●항공 전문가 조양호 회장 “회장님의 ‘러브레터’ 받았습니까.”,“이번주에는 두번이나 받았습니다.”대한항공 임원 사이에 오가는 아침 대화 가운데 하나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조 회장께서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 업무를 주로 온라인으로 처리하는데, 좀 부족하거나 따로 지시할 내용이 있으면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요. 임원들은 이를 회장님의 ‘러브레터’라고 부릅니다. 조 회장께서 워낙 전문가이다 보니 내용이 아플 때가 많죠.”이어 “모언론사 기자가 국내 그룹 회장들의 인터넷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밤에 질문서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조 회장은 본인 메일을 확인한 뒤,‘이런 질문은 홍보실에 문의하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에요. 그 기자가 회장들로부터 되받은 유일한 메일이었고,30분만에 답장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늦은 밤에도 노트북을 열어 회사 현황을 파악하고, 결재도 한다. 의문 나는 사항은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질문을 한다. 직원들도 이제는 회장이 밤중에 결재한 서류를 보아도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조 회장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사다.2000년 출범한 세계적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결성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가 미국 델타항공의 레오뮬린 회장과 의기 투합해 결성키로 한 ‘스카이팀’은 당시 참여항공사 문제로 난관에 부딪쳤다. 조 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에어프랑스와 알리탈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집요하게 설득, 결국 ‘스카이팀’에 참여토록 했다. 그가 일궈놓은 스카이팀은 이제 국제 항공동맹체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또 30년간 대한한공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경영인이다. 영업·정비·전산·자재·인사·총무 등 항공사 경영에 필수적인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전문경영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되, 경영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경영인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항공사 경영은 제조업과 달라 전문적인 경영 능력없이 권위만을 앞세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한 업종입니다. 저는 조종사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훈련도 받았습니다.” 조 회장이 2003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임직원에게 던진 첫 일성은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기업’이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항공 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 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하대 공대를 거쳐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다. ●선 굵은 조남호 회장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4형제 가운데 가장 선이 굵은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따진다. 경영진이 일일히 챙기다 보면 실무 책임자의 활동 폭이 좁아지고, 책임감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995년 인천 영종도의 남측방조제 건설 에피소드는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한진은 당시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남측방조제를 맡았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빨라 물막이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또 북측방조제 공사는 경험많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맡은 터라 서로 자존심을 걸고 공기단축에 매달렸다. 이 때 조 회장(당시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를 직접 방문,“현장을 말아 먹든 말든 모든 권한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을 믿으니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꼭 해내리라 믿는다.”며 전권을 위임했다. 그 결과 여러 개의 바위로 5t이상의 돌망태를 만들어 쌓아나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공사를 조속히 끝냈다. 더구나 경쟁사의 북측방조제 완공보다 간발의 차이로 일찍 끝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공식 날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조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와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경복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해외 근무경험은 풍부하다. 선친에게도 필요하면 바른 말을 했고, 부하 직원을 포용하는 스타일이다. 조 회장은 1971년 입사, 네덜란드와 중동, 동남아 등에서 근무하며 해외 건설사업의 개척자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통’ 조수호 회장 조수호(51) 회장은 해운업계의 ‘국제통’으로 통한다.1991년 우리나라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상임이사국 가입을 위해 발벗고 나설 때, 정부가 그를 로비스트(?)로 낙점할 정도였다.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세계 곳곳에 지인들을 심어 놓은 조 회장이 적격 인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각국 대표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협력을 요청, 결국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으며,93년에는 IMO이사국 연임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는 딸만 둘이다. 딸들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대놓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조 회장은 해운업계의 ‘페미니스트’로 불린다. 여성은 배에 태우지 않는다는 해운업계의 금기를 깨고, 한진해운은 1995년 국내 최초로 12명의 여성 해기사(항해사, 기관사)를 선발했다. 또 1997년에는 여성주재원을 파견했으며,2000년에는 최초의 여성 일등항해사를 배출했다. 특히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조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10년만인 94년 사장으로 취임했으며,2003년 7월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20년간 해운업 ‘한 우물’만 판 전문경영인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150여척의 선박과 전세계 53개의 항로를 운영,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선사다. 지난해 매출액 6조 2000억원, 순이익 645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그룹 시동 건 조정호 회장 98년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의 재무구조는 최악이었다.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은 411억원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를 반전시킨 주인공이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이다. 당시 조 회장은 푸르덴셜증권 자회사인 PAMA(푸르덴셜에셋매니즈먼트아시아)로부터 510억원의 외자 유치에 성공한 뒤,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듬해에 순이익 753억원, 자기자본 2156억원으로 불려놓았다. 외자 유치에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PAMA 코리아 대표인 김한 사장의 도움이 컸다. 이 인연으로 김 사장은 2003년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스카우트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증권과 PAMA를 결혼시킨 중매쟁이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발동이 걸리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지난해 ‘우수영업직원 격려행사’에 참석했던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만든 ‘드라큐라주(포도주 폭탄주)’를 돌리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또 무대에 나가 자신의 18번곡을 멋지게 부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최근 PAMA의 메리츠증권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금융그룹’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동양화재를 정점으로 메리츠증권과 기존 한불종합금융을 아우르는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조 회장은 남가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스위스 IMD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다. ●조씨가 3세는 ‘공부중’ 조씨가 3세들은 이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들이 많다. 유독 중매 결혼이 많았던 조씨가에서 3세 결혼은 어떻게 될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얘기다. “부모가 하라고 해서 요즘 젊은 애들이 그대로 따릅니까. 중매든, 연애든 사람만 좋으면 저는 반대할 생각 없습니다. 시대도 옛날하고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조 회장과 이명희(56)씨는 장녀 현아(31)씨와 장남 원태(29)씨, 차녀 현민(22)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현아씨는 99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한항공의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을 맡고 있다. 활달한 성격에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며, 항공업무 전반에 대해 해박하다는 평이다. 원태씨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미국 남가주대 MBA(경영학 석사)를 밟기 위해 출국했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앞서 능력을 더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능력과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영에 참여시키지는 않겠다.”면서 “전문가적인 자질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경영학과 출신인 조 차장은 합리적 사고에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막내 현민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 결혼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김영혜(54)씨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원국(29)씨와 장녀 민희(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2세들은 현재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43)씨가 롯데가 출신으로 일본에 적지 않은 일가 친척이 있기 때문이다. 장녀 유경(19)씨와 차녀 유홍(17)씨 등이 있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구명진(41)씨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효재(16)양은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원기(13)군은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 막내 효리(4)양이 있다. ●한진그룹의 대표 CEO 이종희(63) 대한항공 총괄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CEO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뚝뚝하기보다 사근사근할 정도다. 그러나 78년 항공사에서 가장 바쁜 자리인 영업스케줄 과장 시절에는 5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정도로 독종 기질이 다분하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 공채 1기 출신으로 정비·자재·기획·영업 등을 두루 거쳤다. 겉보기에는 소탈한 전문경영인으로 보이지만 업무만큼은 빈틈이 없다는 평이다. 매달 책 3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파이기도 하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단국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김정웅(63)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은 실무형 리더로 1993년부터 국가 최대의 국책사업인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소장과 총괄본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인하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홍순익(59)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사장은 국내 조선 1번지에서 출발한 한진중공업을 세계 조선기술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홍 사장은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70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수석 엔지니어와 동종 대형업체의 조선소장, 미국선급협회(ABS) 부사장을 역임했으며,2001년 다시 조선 현장에 복귀한 정통 조선맨이다. 박정원(60) 한진해운 사장의 집무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직원들 중 누구라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올라오라는 뜻에서다. 그는 평사원 출신 CEO로서 포용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의 생각을 직접 듣기 위해 평사원 및 특정 부서와 호프타임을 자주 갖는다. 서울 출신으로 중동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김한(51)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와 감각을 갖춘 CEO다.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 MBA 출신이다. golders@seoul.co.kr ■ 조씨 부자의 ‘사진 사랑’ 항공사의 수장으로서 숱한 해외 여행 때문일까. 고 조중훈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취미는 똑같이 사진 촬영이다. 솜씨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프로급이다. 일만큼이나 취미도 극성스러운 것이 부자간 닮은 꼴이다. 고 조 전 회장은 공식 업무에서 벗어나면 카메라를 메고 낯선 땅 이곳저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국의 풍물과 사람사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1985년 ‘이집트 고대문화 사진 전시회’에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 작품이 수만 점에 달해 한때는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고 조 회장은 사진 취미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유별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자주 해외에 나가는 사업 특성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여기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많은 감동과 경이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장남인 조 회장의 사진 실력도 이미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해외 출장에서 찍은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4년째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취미 활동을 비즈니스로도 활용하는 조 회장이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부친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조 회장은 부친을 따라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진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해외 출장 때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를 분신처럼 꼭 챙긴다. 그리고 노트북에 작품을 담아 놓은 뒤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지인들에게 직접 메일로 보내준다. 그가 사진 촬영에 이렇게 빠지는 데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의지대로 잘 표현할 수 있고, 간직할 수 있다는 점과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넓은 세상을 작은 렌즈에 담아 낸다는 점을 꼽았다. 그도 부친만큼이나 취미에 열성적이다. 평소 국내외 사진 전문잡지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은 스크랩을 해뒀다가, 작품 활동에 참고한다. 또 사진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진한 부분을 곧잘 묻기도 한다. 바쁜 해외 출장 중에도 차량으로 이동하다 차창 밖의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워 촬영을 할 정도다. 조 회장은 “해외에 예정된 행사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일찍 출발해 사진을 찍기 위해 도시 주변을 돌아다닌다.”면서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어제 연락이 왔는데, 대한항공이 지난해 항공화물 수송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이번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에 대한항공이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소문 KAL빌딩에서 만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당시에는 아직 공식 발표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대한항공 창사 36년만에 세계 항공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부심은 도드라져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세계 항공화물 수송 분야에서 톱이 되기까지 우여곡절과 애환도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을 시작한 것은 민영화 2년 후인 1971년 4월. 서울∼일본 도쿄∼미국 LA를 잇는 태평양 노선에 화물기를 처음으로 취항하게 된 것. 한·미 항공협정을 개정할 정도로 어렵게 노선을 취득했지만 막상 실어나를 화물이 없는 상황이 터졌다. 시도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는 심정에서 당시 대미 수출품의 대부분이 가발인 점을 착안, 직원들에게 가발 수출업체를 찾아 나서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러나 가발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히 수출조합을 방문해 주소를 얻고, 복덕방에서 위치를 알아냈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다. 이제 막 출발한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던 것. 결국 애국심에 호소하며 설득전까지 치러가며 겨우 승낙을 받았다. 또 당시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이용하던 조선호텔 프런트를 찾아 숙박부를 뒤져가며, 접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고생끝에 대한항공의 첫 화물기는 휴항없이 태평양을 건너게 됐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변천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사와 맥을 같이 한다.1970년대 초반에는 가발과 스웨터 등이 화물의 주종을 이뤘으며,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는 모피류와 전자제품,1990년대에는 전자제품과 의류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LCD 등 고가의 IT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휴대전화만을 위한 전세기가 인도에 운항한 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또 별난 특수화물을 수송한 경험도 많다.1983년 11월에는 B747화물기로 서울대공원에 수용될 동물 418마리(54t)를 미국 댈러스에서 서울까지 수송,‘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핵연료와 탱크, 헬리콥터 등 다른 항공사들이 좀처럼 수송할 수 없는 특수화물을 실어나른 경험도 쌓았다.94년에는 89마리의 미국산 말을 제주로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경주마들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무역전시장(COEX)내에 개장된 아쿠아리움(대형수족관)에 전시될 상어 35마리 등 희귀 어류들을 호주로부터 운송한 적도 있다. 또 운송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어 72마리를 성공적으로 수송하기도 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③대우해양조선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③대우해양조선

    “이번 주총은 저에게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주당 7%에 해당하는 현금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지금까지 노력한 것도 부족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해 4월 협력업체와 전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다. 정 사장이 2003년부터 보낸 편지는 지금까지 18만통에 달한다. 회사가 처한 상황과 경영환경, 비전, 협조 등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지금의 대우조선은 이렇게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이 손잡고 다시 일으켜 세운 기업이다. ●수주전 ‘물먹기’는 다반사 1999년 8월에 붙은 ‘워크아웃 꼬리표’는 대우조선을 두고두고 괴롭혔다. 경쟁사들은 대우조선의 재무구조를 공격하기 일쑤였고, 이는 선박 수주전에서 ‘물 먹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2000년 세계조선 경기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차입금은 1조 1913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부채비율은 416%나 됐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쓰러졌어도 대우조선의 기술 경쟁력은 살아 있었다. 또 임직원들은 임금을 반납·삭감하고, 노조는 분규를 자제했다. 해외 인맥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떠났던 선주들이 돌아오고, 일감도 쌓여가기 시작했다. 특히 대우조선의 LNG선 건조 기술력은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척당 1000만∼2000만달러의 원가 삭감 기술력은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기까지 했다.2001년 10척의 LNG 수주에서 지난해는 20척의 LNG선을 수주, 이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조선 명가’ 재건 LNG선의 성공은 다른 종류의 선박 수주로 이어졌다.2001년 34억달러어치의 선박과 플랜트를 수주했으며, 올 들어서도 30억달러 상당의 선박과 플랜트를 따냈다. 수주잔량도 올 상반기 현재 137척 143억달러에 달해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LNG선과 초대형 유조선, 부유식 해양플랜트 등 모두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매출과 순이익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워크아웃에 있었던 2000년에는 매출 7815억원, 순이익 516억원에 불과했지만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한 2001년에는 매출 3조 156억원, 순이익 2924억원을 올렸다. 또 지난해는 매출 4조 7601억원, 순이익 241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 ‘빅3’ 가운데 최고의 경영 실적이었다. 차입금 비율도 2000년 191%에서 2002년 44%, 지난해는 33%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2015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채권단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우조선 매각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덩치(시가총액 3조 8000억원·14일 종가 기준)가 워낙 큰 데다 방산부문이 포함돼 있어 인수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일지 ▲1999년 8월 워크아웃 기업 지정 ▲2000년 10월 대우조선해양·대우종기(현 두산인프라코어) 분리 ▲2001년 2월 증권거래소 상장 ▲2001년 8월 워크아웃 조기 졸업 ▲2002년 6월 자본잠식 탈피 ▲2003년 6월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2004년 5월 중장기 비전 발표(2015년 매출 20조원 달성)
  • ‘서민 기름’ 등유, LNG보다 비싸다

    ‘저소득층이 더 비싼 연료를 쓴다.’ 최근 사무직 근로자의 사기를 떨어뜨린 통계청 자료가 하나 나왔다. 의사나 변호사, 상인 등 자영업자들의 평균 세부담액이 사무직 근로자의 2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결과가 해마다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세금 상식’이 통용되지 않은 분야가 또 하나 있다. 등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세금이다. ●도시서민·농어촌 주민만 불이익 ‘서민 기름’인 등유에 부과되는 세금은 특소세(154원)와 교육세(23.1원), 판매부과금(23원), 부가세(74.91원) 등을 포함해 ℓ당 총 275.01원(지난 4월 기준)이다. 특히 등유에 붙은 특별소비세는 2000년 7월 60원에서 지난해 7월 154원으로 무려 157%나 급등했다. 또 내년 7월부터 등유 세금은 ℓ당 60원가량 오른 335원을 내도록 예고돼 있다. 반면 등유 대체재인 LNG의 세금은 특소세(40원) 등을 포함해 ㎏당 50원 안팎이다. 이를 열량 기준으로 따지면 등유에 부과되는 세금은 LNG의 6.7배 수준이며, 내년 7월부터는 8.4배에 달한다. 소비자 가격도 등유가 LNG(열량 기준)의 2.1배 가량 비싸다. 또 이를 소비하는 사용자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상대적 불균형은 더욱 심각하다. 등유 소비의 주체는 도시가스 배관을 갖추지 못한 도시 서민과 농어촌 주민 등 이른바 저소득층이다. 반면 LNG의 소비 주체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도시 중산층 이상이다. 실제로 겨울철 난방비로 지출되는 금액을 살펴보면 등유를 쓰는 저소득층은 월 평균 22만원을 내는 반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도시 중산층 가구는 월 13만원 정도를 지출한다. 여기에 월 평균 농가 소득(224만원·2003년 기준)과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가구 소득(294만원)을 비교하면 저소득층이 피부로 느끼는 등유의 세금 강도는 훨씬 세다. 등유세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석유제품의 특성상 등유의 수급 불균형은 전체 석유제품 수급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도 부작용을 가져온다. 고광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등유 소비계층은 경제적 약자인 농어촌 및 지방 소도시민으로 도시가스 사용자보다 난방비 부담이 무겁다.”면서 “정부가 등유 세금을 내려 난방비 부담을 덜고, 등유 소비를 늘려 유종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등유(ℓ당 873.3원)가 경유(ℓ당 1036원)로 전용될 것을 우려, 경유 세금 인상과 연동해 등유세를 계속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등유 세금 가운데 특소세는 현재 154원에서 오는 7월부터 178원, 내년 7월부터는 201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등유세 급등 등으로 소비량 급감 등유 소비량은 LNG의 사용 증가와 등유세 급등으로 7년새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등유 소비량은 하루 11만 7000배럴로 1997년(23만 3000배럴)보다 49.3% 줄었다. 또 전체 석유제품 가운데 등유의 소비 비중은 5.7%로 97년(10.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는 지난 1·4분기에도 이어져 등유 소비량은 총 1827만 5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었다. ●선진국에서는 등유의 국내 소비자가격(ℓ당 873.3원)은 일본(580원·지난 4월11일 기준·환율 100엔당 935원 기준)보다 50%가량 비싸다. 일본은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에는 높은 세금을 물리고 있지만, 서민용 등유에는 소비세(28.8원)만 부과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난방용 연료(등유)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거나 수송용 유류(경유 등)와 연동해 가격을 조정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우려하는 등유의 경유 전용 문제는 세금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전용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② 박달영 가스안전公 사장 / 인터뷰

    [혁신 공기업탐방] ② 박달영 가스안전公 사장 / 인터뷰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올해 안에 27만여 기관·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가스사용이나 공급과 관련된 모든 민원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오는 2008년까지는 도시가스나 LP가스를 사용하는 1800만가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기로 했다. 박달영 사장은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스안전공사가 검사·검증기관으로서 갖고 있던 완장(腕章)문화를 벗어내고 국민에게 고품격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24억여원의 예산을 확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의 가스배관에 무료로 안전밸브를 설치해 주기로 한 것도 이같은 고객만족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고객만족, 인사·조직혁신, 가스사고 감소방안 등에 대해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고객만족 경영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특별한 배경이 있나. -공기업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인사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객의 불편을 없애 주는 것도 혁신이다. 가스안전공사의 고객은 일정 규모 이상의 가스제조업자나 가스공급자다. 가정에서 가스를 사용하는 시민들은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고객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의 범위를 1800만가구의 일반고객으로 확대했다. 고객을 고객으로 인정하고, 고객이 아닌 시민들의 불편을 없애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고객만족에 대한 혁신 사례를 말해 달라. -가정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자. 이럴 경우 대다수의 시민들은 어디에 전화를 해야 할지 잘 모른다. 보일러에 문제가 있는지, 도시가스 배관에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가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어떤 시민이 가스안전공사에 전화를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가스안전공사는 자신의 고객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 도시가스업체의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또 도시가스업체는 해당 시민이 살고 있는 지역 사무실을 연결해 준다. 지역 사무실 직원은 시민의 설명을 듣고난 뒤 보일러에 문제가 있으니 보일러 제조업체에 전화를 걸라고 한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해당 시민의 심정은 어떻겠나. 이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가스안전공사와 전국 32개 도시가스업체 사이에 소비자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민원편의를 위한 전국단일 대표전화인 ‘1544-4500(사고제로)’도 도입했다. 가스안전공사 홈페이지를 이용해 ‘고객불편 절반으로 줄이기’ 운동도 추진하고 있다. 꾸준히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한 결과가 어떤지 궁금하다. -지난해 국내 고객만족(CS) 분야에서 최고 권위와 전통을 지닌 ‘대한민국 고객만족경영대상’ 고객서비스 혁신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 12월 기획예산처가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해 조사한 16개 공기업에 대한 고객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예산처가 실시한 ‘75개 정부산하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상위등급으로 선정됐다. 조직과 인사부문에서도 혁신사례가 눈에 띈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비상임이사 제도를 도입, 올해 처음으로 외부전문가 2명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외부인의 경영참여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유능한 외부인사의 전문능력 활용으로 경영 효율성에도 도움이 된다. 또 진정한 의미의 열린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직원들만으로 구성된 ‘청년이사회’를 도입했다. 청년이사회는 밑으로부터의 혁신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경영참여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의 공정성을 위해 주요부서 부장에 대해 사내 직위공모제를 실시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한데 공사의 활동은 어떤가. -최근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서 제3의 경영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도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전개하기 위해 본사와 지역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해온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사회공헌활동 통합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가스사고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망사고의 상당부분은 보일러 가스배관이 부실한 데서 비롯된다. 보일러 가스배관은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주부 관리요원이 보일러 배관시설에 새집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조치를 취했다. 어이없는 사망사고를 예방한 것이다. 이처럼 전국 800여명에 달하는 가스 검사원들을 철저히 교육시키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가스사용량은 매년 늘고 있지만 철저한 가스안전관리로 사고는 매년 감소세다.1995년 531건이던 가스사고가 지난해에는 110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망 5명 이상인 대형사고(1급 사고)도 2년 동안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공사는 지난해 가스사고 예방을 위하여 LP가스안전공급계약제 체결, 부적합시설 및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스시설 개선, 안전기기 보급확대, 취약시기 특별점검, 대국민 홍보강화 등 가스안전관리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노사관계를 설명해 달라. -노조는 분명 경영의 파트너다. 그러나 노조가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다만 중요한 경영사항은 사전에 노조와 논의한다. 노조도 경영과 인사는 경영진의 몫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시행과 주 40시간근무제 도입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필요했다. 현 노조 집행부가 합리적이어서 지난해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임금협약을 타결했다. ■ 공기업중 고객만족도 최우수등급 한국가스안전공사가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잇따라 최우수 등급을 받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공사측은 각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원인을 전직원이 1박2일 일정으로 삼성 서비스아카데미를 수료했기 때문으로 꼽는다. 서비스교육을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과감히 전직원을 교육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직원으로 교육이 확대된 것은 지난해 3월 박달영 사장 등 임직원 60명을 대상으로 한 시범 서비스교육 과정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불친절한지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범 서비스교육에 참가한 한 간부의 회상이다.“박 사장 등 60명의 교육생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본사 및 지사에 전화를 걸어 직원들의 친절도를 시험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막상 전화를 해보니 전화를 안 받는 부서도 있었고, 몇 마디 설명하다가 퉁명스럽게 끝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사장이 듣고 있는데 우리 부서 직원의 태도가 불친절하니까 정말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박 사장은 60명만을 한정해서 하려던 친절교육을 전직원 1075명으로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고객만족도를 높이려면 전직원의 의식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예산이 문제였다. 전직원을 교육하기에는 당초 책정된 1000만원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박 사장은 다른 예산 2억원을 전용해서라도 전직원을 교육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박 사장이 어느 정도 고객만족에 집착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스안전공사 상급기관인 산업자원부 감사팀은 예산을 전용한 것은 문제가 있지만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분명 성과가 있었던 만큼 이를 지적사항으로 분류할지, 모범사례로 권장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안전공사는 올해 천안교육원에서 또다시 서비스교육을 할 방침이다. 전직원 중 기업이나 기관을 직접 상대하는 600여명이 대상이다. 천안교육원에 서비스교육팀도 별도로 조직했다. 한 직원은 “서비스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사내에 퍼져 있어 고객만족도 부문에서 최고등급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스산업의 산증인 박달영사장 박달영 사장은 가스산업에서 한우물만 판 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는 지난 1982년 한국가스공사가 창립되기 3년 전인 1979년부터 회사설립 작업을 주도했다. 대우엔지니어링 LNG사업부에 근무하면서 가스공사 설립 준비위원회에 참여, 공사 창립에 대한 기획을 도맡았던 것이다. 가스공사 창립 멤버인 셈이다. 박 사장은 “가스공사 창립 당시 사번을 서열에 따라 부여해 내 사번은 17번이었다.”면서 “그러나 입사를 기준으로 하면 1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가스인’으로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사장은 가스공사에서 연구개발원장·사업계획처장·생산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3년 8월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한국에너지공학회 회장을 겸임하는 등 여전히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스공사에서는 국내 가스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기여했지만, 가스안전공사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가스 소비자들의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서울(56) ▲서울고·서울대 공업화학 ▲영국 샐퍼드대 석사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생산본부장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해외자본은 우리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의 빛이었다. 실제로 물밀듯 들어온 해외자본은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토종기업에 대한 경영권 위협, 상식을 뛰어넘는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같은 변칙적인 자본회수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지금, 해외자본을 곱게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을 점령하다시피한 외국자본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심층진단한다. “공사(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이 차라리 나았던 것 같다. 자사주 매입, 신규투자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터무니없는 고배당,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완전소각 요구 등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말을 안 들으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하니 참….”(KT&G 관계자)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간섭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재벌이건 개별기업이건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에 나선다.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던 올 3월 주총보다 내년 3월 주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외국인 지분율이 44%였지만 내년에는 60%가 넘을 전망. 반면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은 불과 17%선에 그친다.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이 이달 29일로,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상황역전은 불가능하다.SK㈜ 관계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갈 경우 그룹 해체가 불가피해 군소 계열사는 물론 SK텔레콤 같은 우량회사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 이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가 지분을 30.56%로 늘리면서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골라LNG를 비롯한 북유럽계 지분이 최근 15%를 넘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 지분을 14.61%로 확대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캐피털측은 ‘단순 투자’라고 하지만 ‘제2의 소버린’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우량기업들은 어디건 홍역을 치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 본사 미국 이전 등을 외국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외국인들은 국내 알짜기업의 주식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13.7%에 불과했던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1%로 5배에 육박한다. 포스코도 21%에서 69%가 됐고, 현대차는 24%에서 56%, 삼성전자는 24%에서 55%로 외국인지분이 과반이 됐다.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은 43.2%로 헝가리(72.6%)와 핀란드(55.7%) 멕시코(46.4%)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미국(10.3%), 독일(15.0%), 일본(17.7%)은 물론 타이완(23.1%)보다도 높다. 외국인들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국내기업들이 쓸 수 있는 방어책은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 확보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실탄’ 확보를 위해 현금보유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593.9%로 지난해 말(505.4%)보다 88.5%포인트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1년 말 8조 2000억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은 올 상반기 19조원을 넘어 2년 6개월 만에 배 이상이 됐다.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에 그만큼 돈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에 자사주를 1조 9700억원어치 사들이고 중간 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순이익(6조 2719억원)의 43.6%. 뒤집어 말하면 미래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잠식됐다는 뜻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빼가기 실태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지난 1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불과 1주일 만인 8일 삼성물산 보통주 5%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인수합병 협박’ 이후 사흘간 삼성물산 우선주는 43%나 뛰어 헤르메스는 3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인터내셔널펀드가 대주주(25.68%)인 서울증권은 2001년 액면가(2500원)의 60%인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총 배당액은 801억원으로 소로스는 276억원을 고스란히 챙겼다. 하지만 그해 서울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 불과했다.2002년에는 주당 140원 배당을 해 소로스가 20억원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은 지난 9월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서울 여의도 사옥을 947억원에 팔았다. 영국계 자본 BIH펀드에 인수된 브릿지증권은 지난 6월 전체 주식의 67.63%를 주당 1000원에 유상감자해 자본금을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자본금 중 1350억원이 BIH에 돌아갔다. 앞서 1999년 5월 주당 60%의 고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BIH는 브릿지증권의 여의도와 을지로 사옥도 매각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홍콩 소재 외국계 투자회사인 파마펀드가 대주주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700원씩 총 235억원을 배당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고작 113억원밖에 안 됐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들여온 것은 선진 경영기법이나 자산관리 노하우가 아닌 변칙적인 자산 빼돌리기 수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산 40조원의 국내 4위 재벌 SK를 흔들게 되기까지 들인 돈은 고작 1768억원. 지난해 3∼4월 이 돈으로 SK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14.99%를 사들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외부공격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보여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투자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후 서서히 완화되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외환보유고가 39억달러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육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풀려나갔다.98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고, 외국인의 금융기관 소유와 적대적 인수·합병(M&A)도 허용됐다. 2001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차입, 증여성 송금 등 외국인의 대외자본거래가 전면 자유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의 외자유치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貸出)자본’에서 주식을 넘겨주는 ‘주주자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과도한 개방이 국제 금융자본의 구미에만 맞춰져 안전장치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이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 ‘미국 월가(街)의 스탠더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 보호에 관대한 유럽은 물론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상장회사의 8.3%가 차등의결권제도를 두고 있다.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대주주인 포드 가문은 단 7%의 지분으로 40%에 상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은 법 위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거 들어온 미국계 컨설팅사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많다. 굴지의 외국계 컨설팅사에 있었던 현직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미국 컨설팅사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은 월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이 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찬근(인천대 교수)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외컨설팅사와 언론의 지적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그들도 국제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해상테러說 말라카 ‘긴장’

    해상테러說 말라카 ‘긴장’

    세계 최대의 원유 해상 수송로인 동남아 말라카해역에서의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해상테러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9·11 공중테러에 이어 걸프만에서 잇따라 해상테러를 자행하자 걸프만과 함께 에너지 ‘실크로드’인 말라카해역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알 카에다의 동남아 진출 가능성> 국·내외 정보기관은 ‘알 카에다’의 동남아 전위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 등 이슬람 테러집단들이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해상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알 카에다 산하 ‘이라크이슬람군 총본부’가 지난 7월 “미국에 전략물자를 운송해주는 회사는 공격 목표”라면서 우리나라 H해운을 비롯한 세계 9개 해운회사에 대한 공격을 공개선언한 이후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우리나라 해양경찰이 지난 11·12일 말레이시아 해양경찰과 실시한 합동훈련에 해상테러 부분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자 말레이시아측이 ‘민감한 사안’이라며 거부한 것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말라카해역 연안국인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3개국은 이미 경비정 17척을 동원해 협력순찰을 실시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섰다. ●왜 말라카해역인가> 말라카해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지역이 지닌 ‘폭발력’ 때문이다. 길이가 800㎞에 달하는 이 해역은 전세계 원유공급선의 50%, 동아시아지역으로 공급되는 원유·LPG·LNG의 90%가 통과한다. 따라서 이곳에서 테러가 발생해 수송로가 봉쇄될 경우 아시아 및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말라카해역 가운데 폭이 가장 좁은 곳은 65㎞인데, 이 가운데 배가 다닐 수 있는 수로는 2.5㎞에 불과하다. 따라서 테러세력이 폭탄을 장착한 소형보트로 유조선을 폭파할 경우 해양오염으로 선박통행이 전면마비되는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10월 아덴만 예멘 앞바다에서 폭탄을 장치한 소형보트가 프랑스 선적 유조선 림버그호와 충돌하는 해상테러가 발생,9만 배럴의 원유가 해상에 유출됐다. 이슬람 테러세력이 폭탄을 적재한 선단(floating bomb)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도 속속 입수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뒤 남은 세력이 동남아 지역으로 대거 잠입했다는 설도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아체(Aceh) 분리독립운동, 필리핀의 모로(Moro) 이슬람해방전선 등은 테러세력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반정부단체들이다. ●해적과의 연계여부도 경계해야> 아울러 테러집단이 말라카해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해적과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지역 지리에 밝고 기습공격을 주무기로 삼는 해적을 하수인삼아 테러를 자행하거나, 자금확보를 위해 테러단체가 직접 상선 등을 대상으로 해적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해경측의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중국 등은 자국 선박이 말라카해협에서 해상강도나 해상테러를 당했을 때 거리상의 문제로 인해 즉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해경이 연안국 해경과 공동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훈련 자체보다는 공조체제를 확립하기 위함이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2002년 3월부터 5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브루나이·필리핀·태국·인도와 말라카해역 등에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해경 국제과 관계자는 “말라카해협은 아시아 경제의 생명선인데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어서 해상테러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선박이 피해를 당했을 경우 연안국의 신속한 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말라카 김학준특파원 kimhj@seoul.co.kr
  • 盧대통령, 北核해결 러 협력 이끌기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취임 이후 주변 4강을 한번씩 방문하는 외교활동을 일단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그런 점에서 최대 의제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강화에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7일 “6자 회담이 진전된다면 대북 에너지 지원과 핵동결·검증·해체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이 분야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북핵 외교와 함께 경제·통상외교 강화도 주목된다. 두 나라는 에너지 협력공동연구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러시아가 추진 중인 동시베리아 통합가스개발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과 사할린 천연가스(LNG)의 국내 도입 방안도 타진될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는 정부간 가스 공급 협정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또 동북아시대 협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이 추진된다.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러시아 우주선에 탑승하는 방안도 협의될 예정이다.노 대통령은 미로노프 상원의장 등 주요 인사와 만나고,한·러 관계 발전에 기여한 러시아 인사들에게 서훈할 예정이다.모스크바 대학에서는 21세기 ‘한·러 관계 발전’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다.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현재 양국간 잠재력을 감안할 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교역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게 제1의 목표”라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카자흐스탄의 국빈방문에 비해 격이 낮은 공식 방문이지만 올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외국 원수가 없다는 점에서 실용외교 차원이라고 정우성 보좌관은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세계 5위의 산유국으로 ‘자원부국’인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자원외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10만여명의 고려인 대표도 격려할 예정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해상테러 대응체계 확실히 세워야

    이라크 무장단체가 한국 업체 1곳을 포함한 세계 9개 해운사에 대해 테러위협을 가해 와 비상이 걸렸다.한국 해운사는 이 단체가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미군 군수물자 수송 선박은 한 척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그러나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에서 보듯,이라크 파병 결정 이후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테러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해운사를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은 예삿일로 볼 수 없다.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동지역을 오가는 한국 선박들은 대부분 원유,LNG,LPG 등 에너지 운반선이라고 한다.이들이 공격받을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해운업계의 타격과 국내 에너지 공급 차질 등 경제 전반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무장단체들의 테러 목적 중 하나가 이라크파병 관련국들의 경제 혼란 야기인 만큼 유조선이라고 해서 경계를 늦출 형편이 안 되는 것이다.동남아시아지역에서 한국 선박들을 괴롭혀온 해적들이 알 카에다 조직과 손을 잡고 해상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미국의 경고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육,해,공 전방위에서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특히 이번 선박테러 위협과 관련,해상테러 대응체계를 확실히 세워야 할 것이다.국가정보원의 테러대응팀과 해양수산부,외교부,국방부 등 국내기관 간의 협력체제를 재정비하고 첨단장비 확보 등 지능화된 테러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해상테러는 발생 이후에는 신속 대응이 어려운 만큼 사전 정보가 중요하다.국제공조체제 강화와 선원교육,24시간 상황실 가동 등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김선일씨 사례처럼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돼서는 안 된다.˝
  • [사설] FTA 미루다 날린 12억불 공사

    지역 및 국가간 협력체제 강화라는 세계무역 흐름에서 소외된 우리나라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한다.멕시코정부가 정부조달시장 입찰자격을 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32개국으로 제한함에 따라 12억 2300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정유시설 공사 입찰에 한국 업체들의 참여가 원천봉쇄됐다는 것이다.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4단계로 추진된 멕시코의 정유단지 현대화 프로젝트를 모두 독점 수주했던 점에 비춰보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게다가 멕시코정부는 앞으로도 FTA 체결국으로 입찰 자격을 제한할 것이라고 하니 북미시장의 교두보를 잃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보다 큰 문제는 FTA 체결 기피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정치권을 비롯한 이익단체들이 ‘우물안 개구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지난 2월 최초로 체결된 칠레와의 FTA조차도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연내 비준이 불투명한 상황이다.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농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농가 보호대책만 요구하고 있다.일본이나 중국,아세안,미국 등 FTA 체결이 시급한 국가들의 경우에도 피해를 보게 되는 부문만 일방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과 일본,동남아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가격경쟁력에 밀려 중국에 급속히 잠식당하고 있다.중국이 머잖아 기술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 우리 상품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된다.게다가 우리는 반도체,CDMA 단말기,자동차,LNG 수송선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출 상품이 극히 제한돼 있다.교역 상대국의 무역 보복에 극히 취약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열악한 교역 환경을 타파하려면 지역간,국가간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수출 기반을 확충하는 길밖에 없다.노무현 대통령은 20·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싱가포르 및 일본과의 FTA 체결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국내에서도 화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기고 /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시급

    한국 경제는 지금 선진경제(Developed Economy)로 도약할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뒤 8년이 지났다.그러나 지금까지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1만달의 함정’에 빠져 있다.일본이 지난 81년에 1만달러를 달성하고 6년 뒤인 87년에 2만달러를,5년 뒤인 92년에 3만달러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 최근 국내외의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국내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는 일본의 80년대 고도성장 종료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제조업 수출경쟁력의 하강 조짐도 장기화되고 있다.이 같은 제조업의 침체와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탈출을 방치하면 우리도 일본과 같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전략이 매우 절실한 문제다.지금이 바로 그때다. 미국은 80년대까지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서비스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했다.그러나 93년 이후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선(先)순환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제조업이 경쟁력을 되찾고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산업연구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대(對) 개발도상국 수출변화 추이(90∼99)를 분석한 결과 일반기계,자동차,화학제품 등 주력 기간산업 제품군의 수출비중이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OECD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있어서 주력 기간산업이 여전히 강력한 성장엔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 경제에 있어서도 국내총생산(GDP) 규모나 산업성숙 정도를 볼 때 국내 주력 기간산업의 역할은 10년 뒤에도 변함없이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주력기간 산업의 역동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기술혁신과 산업의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소재의 원천기술 확보와 마케팅 역량 강화 등 질적 성장 추구 ▲주력 기간산업에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등 신기술 접목을 통한 수요창출 및 경쟁력 확보 ▲안정적 노사관계 유지,우수 인력공급 등 기업환경 개선 ▲산업별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정부와 기업의 역량 집중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여기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는 지능형 연료전지(하이브리드)자동차,홈네트워크,인텔리전트SOC,나노섬유,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선,액정디스플레이(LCD),바이오칩 등 총 55개 제품(분야)을 꼽을 수 있다. 국내산업의 연구개발은 상용화에 가까운 개발연구 비중이 약 85%로 높은 반면,응용 및 기초연구의 비중은 각각 13%,2%로 낮은 수준이다.이런 구조로는 기술수명 주기상 후발 개도국의 빠른 추격을 받게 되며,선진국과의 근본적인 격차를 줄일 수 없다고 확신한다.따라서 기술개발 대상을 보다 본원적인 기술개발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부문 주도의 산·학·연 공동연구가 산업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세계 R&D(연구개발) 투자의 1∼3위 국가인 미국,일본,독일은 산업계 중심의 연구를 유도하기 위해 각각 회사 형태,재단법인,협회조직 등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고 벤처기업 확인제도를 민간평가체제로 전환하며,인수합병(M&A) 및 코스닥시장 활성화 등의 중소기업 혁신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지주회사를 활성화하는 등 선진적 회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시장기능 중심의 구조조정 시스템과 법적 퇴출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박중구 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장
  • 日 차세대 리더들이 본 한국 / 불량품 양산하는 ‘괜찮아요病’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일 산업기술협력재단은 지난달 25일 일본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차세대 오피니언 리더’ 20명을 국내로 초청했다.10여일간 산업현장을 돌아본 뒤 4일 출국을 앞둔 일행중 4명으로부터 방한 소감과 한·일 경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참석자는 나리타 요스케 일·한 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이사,도치하라 가쓰히코 일본 상공회의소 지역진흥부 과장,노구치 아키라 일본 동양경제신보사 부편집장,아오키 요시유키 일본 NHK 국제부 기자.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 등 산업현장을 둘러본 소감은. -나리타 요스케 전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이 첨단 접안시설에 들어오는 모습이 대단했다.한국 정부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에너지 정책을 펴는 데 감명받았다.일본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민간 사업자들이 가스를 관리하고 공급한다. 가스 기지가 바다위에 있는 것은 에너지나 핵 관련시설을 기피하는 지역 주민들의 님비(nimby)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핵폐기물 처리장 설치도 논란이다.일본의 사정은 어떤가. -노구치 아키라기자 쓰레기 소각장 설치 사업 등이 주민들의 반발로 미뤄지는 사례가 많다.친환경적이고 무해하다고 설득하는 것이 정부로선 큰 과제다. -도치하라 가쓰히코 과장 일본은 현재 원자력발전소 17기 가운데 15기의 가동이 중단됐다.원전 사고를 운영자측이 은폐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도쿄의 전력 자급률은 6%에 불과하다.사이타마현은 1%도 안 된다.설치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절실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전의 생산지역 주민과 소비지역 주민을 서로 연계해 이해를 공유하는 ‘산(産)·소(消)대화’를 전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일본의 경제 상황과 전망은. -노구치 기자 10년 불황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일본은 과거 70∼80년대에 경험한 부흥만 믿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요즘 일본 경제계에선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한국은 외환위기 때 강력한 금융권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한국인들은 고용감축도 순순히받아들였다. -아오키 요시유키 기자 한국에 와보니 어떤 국회의원이 “한국은 일본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던데 나는 솔직히 일본이 더 걱정이다.일본인 대부분은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정부와 언론이 아무리 위기라고 떠들어도 거품경제 시절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치하라 과장 일본은 지금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부실채권 문제 등으로 고민중이다.지금은 양국이 국경을 초월해서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할 때다. -나리타 전무 그래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눈에 안 보이는 장벽을 허물기 위해선 공통의 선(善),윈·윈(Win-Win)의 장애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FTA 조기체결에 반대하는 한국인들은 FTA로 인해 한·일 무역 역조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나리타 전무 무역 불균형은 죄악이 아니다.누구의 잘못도 아니다.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원이 없고 인력만 있는 나라다.한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다.일본의 중소기업도 경영난에 허덕이고있다.일본과 한국이 공동의 노력으로 중소기업의 업종 분업화에 성공한다면 고급의 국내 수요가 발생,경제회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노구치 기자 무역불균형 문제는 한·일 양국의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동북아 중심으로,세계 경제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과거 한국은 일본의 기술력을 도입해서 수출강국을 이룬 경험이 있다.한국에도 유리하다.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을 위협적으로 느낀다는 의미인가. -나리타 전무 중국 자체가 위협적이라는 말은 아니다.다만 중국이 한국 경제를 앞질러 나가는 것이 일본으로선 부담이라는 말이다.곧 실현될 수도 있는 문제다. 한국 중소기업인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도치하라 과장 최근 일본 중소기업의 폐업률은 4.5%이지만 개업률은 3.1%에 불과하다.사업체가 매월 줄고 있다.중소기업들은 경영 후계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일본은 한국측의 투자를 원한다.일본 중소기업에선 M&A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에선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이에 대한 일본 국민의 정서는 어떤가. -아오키 기자 한국에 와서 똑같은 질문을 무척 많이 받았다.이렇게 말해서 안 됐지만 한국 언론이 너무 민감하게 사안을 다룬 것으로 보인다. -나리타 전무 과거 일본은 최소의 치안유지를 위해 경찰예비대를 만들었고,최소의 것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자위대를 만들었다.이제 먹고 살 정도가 된 만큼 남의 나라가 어려울 때 일본도 도와야 한다는 국제적 요구에 따라 내린 최소한의 조치다. 한국인들이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나리타 전무 국민성 문제인 듯해서 바른 지적인지 모르겠으나 한국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괜찮아요.’라는 말을 지적하고 싶다.일상생활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말씨이지만 경제에선 ‘괜찮아요.’가 불량품만 만든다.일본인들이 한국인을 평가할 때 ‘괜찮아요 정신’이라고 하는 말은 이같은 한국인의 경제관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경제플러스/필리핀 에너지장관 일행 초청

    한국전력은 필리핀 빈센트 페레즈 에너지부 장관 등 일행 5명을 11∼14일 초청,에너지분야 기술협력 및 신규 발전사업 추진회의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필리핀 국영석유회사(PNOC)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페레즈 장관은 인천 액화천연가스(LNG)인수기지 등도 시찰할 예정이다.
  • 국내은행 中영업 상반기 시작

    상반기중 외환·조흥·신한·기업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중국 톈진(天津)·다롄(大連)지역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LG전자와 현대시스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중국 이동통신사업 2차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현대자동차의합작공장도 허가를 받아 연내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중국을 방문중인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3일 베이징에서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장관)과 가진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재정경제부가 밝혔다.재경부 관계자는 “외환은행 등이 인민폐 영업을 하게 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인민폐 조달이 쉬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나라 경제장관은 중소기업·외환·한빛 등 3개 국내은행이 연내 베이징·상하이·칭다오 등에 지점을 설치하고삼성생명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CDMA 사업에서 삼성전자의 참여지역을 확대하고 국내업체가 상하이∼베이징간 고속전철 건설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가스공사가 광둥(廣東)지역 LNG 터미널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정보가전 분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쩡 주임은 지난 4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현대자동차와 베이징기차유한공사의 완성차 합작공장 설립 및 연내 생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
  • CLEAN 3D특집/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안전관리

    1만4,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사장 김징완) 거제조선소에서는 협력업체 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사내외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관리는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 때문에 노동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래형,반복형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 지키기’에 대한교육은 물론 사내외 협력업체를 위한 정기점검 및 교육 등‘CLEAN 3D’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절별 안전관리종합개선 대책을 수립하는 등 신규인력에 대한 교육지원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였다. 안전에 전문 지식을 갖춘 사외 강사를 초빙,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고취했고 무재해 결의대회를 통해 무재해 ‘100일 작전’을 시행했다.안전 사고사례 전시회,근골격계 질환예방스트레칭 실시 등을 시행하여 자사 임직원과 동일하게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신규 또는 경력 사원이 실질적으로 안전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전체험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재래형 반복형의 대표적 사고인 추락·협착재해 근절을 목표로 전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일로매진하고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4년 창립 이래 조선ㆍ해양플랜트와 건설,디지털사업에 회사의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주력사업인 조선은 세계시장점유율 1위인 드릴십을 비롯한 해양유전개발선,LNG선,여객선 등 이미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변신 중이다. 특히 전 사업영역에서 ISO 9001,14001 인증은 물론 안전보건에 관한 국제 인증인 OHSAS 18001을 획득함으로써 품질과환경,안전경영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하고 있다.기존 사업에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고부가,일등화 사업구조로 일찍이 재편하는 등 사업구조를 혁신 중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선박건조능력을 갖춘 거제조선소를 비롯,중국에 선박블럭공장 등 국내외 생산시설과 세계 각지에 15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oilman@
  • ‘동북아 천연가스 개발’ 토론 요약

    ***“천연가스는 원전 대안 에너지원”. 국회 환경경제연구회(회장 李富榮 한나라당 부총재)는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동북아 천연가스파이프라인 개발사업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류지철(柳志喆)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정기철(鄭綺喆) 한국가스공사 자원경제팀장의 주제발표문을 요약한다. ■동북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발사업을 위한 국가간협력방안(정기철). 자국내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 등 특정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그리고 90년대 중반부터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한 중국은 자원보유국인 러시아의 투자요청에 따라 동북아 지역 에너지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해 왔다. 그러나 동북아 국가들은 이르쿠츠크 가스 전 개발사업, 사할린 석유 및 가스전 개발사업, 중국의 West-to-East 가스사업 등 역내 주요 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해 국가별로 상이한 전략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또 동북아 파이프라인 가스사업은 자원생산국과 소비국만 연관된 단순한 LNG 사업과 달리 배관건설에 따른 토지수용,국경통과료,통과국의 환경오염,가스수송 차단에 따른에너지 안보문제 등 복잡한 변수들이 내재돼 다자간 협력이 쉽지 않다. 현재 동북아 에너지 사업중 현실적으로 가장 경제성과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의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주변국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고,동북아 가스시장의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있도록 관련국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그러나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가스의 몽골·북한 통과는 사업의 경제성과 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정확한 검토와분석을 거친 뒤 국제협력의 기본틀을 구축해야 한다. ■동북아지역의 천연가스 장기수요 전망(류지철). 천연가스는 풍부한 매장량과 열병합발전 등 이용기술의발달, 환경요인 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그 역할이 크게증대될 것이다. 특히 동북아지역의 천연가스 개발은 심화되고 있는 역외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개선, 에너지 안보역량 증진에 기여할 것이며,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천연가스 수요가 지난 20년 동안 한국과일본,대만 등의 수요 신장세에 힘입어 3배 이상 증가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향후 10년 동안 그 수요는 2.3배 이상늘어날 것이며,2020년까지 현재 수준의 3.5배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에는 기존 원자력 발전소가 향후 수명이 다해 은퇴했을 때 파이프라인 천연가스가 원자력 발전의 대안으로서 가장 매력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란 평가다. 게다가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경우,천연가스의 발전용 수요 증가 잠재력이 매우 높아 지난 99년 476만9,000t에서 2020년에는 1,284만3,0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때문에 동시베리아 지역에 풍부히 매장된 천연가스를 개발,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중국 등 수요지에 수송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천연가스 수송망이 한반도를 통과하면 북한 에너지 산업구조 개선,남북 통합에너지 시스템 구축,통일비용감축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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