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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남자의 축구가 뜬다

    세 남자의 축구가 뜬다

    한국축구의 운명을 가를 쿠웨이트전(29일)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면 2014 브라질월드컵은커녕 최종예선 무대도 밟지 못한다. 최강희 신임 감독의 러브콜을 기다리는 세 ‘전북맨’을 전지훈련 중인 브라질에서 만났다. 대표팀과의 인연도, 각오도 남다른 이동국(33), 김상식(36), 김정우(30)세 사나이의 얘기를 들어봤다. “무조건 이겨” 닥공본색 동국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믿는 구석은 최 감독이다. 둘의 인연은 각별하다. 성남에서 바닥을 찍은 이동국은 전북에서 최 감독과 3년새 두 차례 통합우승을 합작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부상을 당했을 때도 한결같은 신뢰를 보냈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중심이었다. 중동 쪽의 손짓을 물리치고 전북과 재계약한 것도 최 감독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런 최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다. “분명 대표팀 안 가신다고 했는데….”라고 서운한 척했지만, 사실 은사의 ‘이직’은 그에게도 기회다. 이동국은 “3년 동안 감독님 밑에서 배웠으니까 아무래도 전보다는 편할 것 같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신 만큼 보답하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눈을 빛냈다. 강한 확신도 있다. 이동국은 “같은 선수를 가지고 다른 팀을 만들 수 있는 지도자가 최 감독님이다. 분명 다른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수의 자질을 최대한 끌어 내는 특별한 ‘매력’이 있단다. “프로에 온 선수라면 어느 정도 실력이 있고, 인정받으며 볼을 찬 선수들이다. 감독님은 압박하지 않으면서 확실히 동기부여를 한다.” 그에게도 어려운 대표팀 상황은 충격이다.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 축구가 후퇴하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최종예선도 아닌 3차 예선에서 이러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쿠웨이트전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경기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겠고,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5년만이야” 회춘노장 상식최 감독은 “경험 많고 노련한 베테랑을 ‘원포인트릴리프’로 부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식사마’ 김상식을 가리킨 말이었다. 18일쯤 발표될 명단 한 자리를 예약한 셈. 김상식은 전북의 ‘믿을맨’. 최고참의 카리스마와 악착같은 근성, 영리한 플레이까지 ‘닥공’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탄탄한 중심을 잡았다. 나이가 무색하게 체력도 좋아 회춘했다는 말을 듣는다.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최 감독이 숨은 주인공으로 꼽은 터. 그는 독일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58경기(2골)에 나선 베테랑이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음주파문에 휘말려 자격정지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번에 소집되면 5년 만의 복귀다. 김상식은 “이 나이에 대표팀에 뽑힌다면 정말 멋진 일이다. 밑져야 본전 아닌가.”라고 웃었다. “태극마크에 큰 미련은 없지만,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상상만 해도 좋다.” ‘깡’도 대단하다. 김상식은 “한국축구의 운명이 걸린 경기라 부담이 크다.”면서도 “긴장되는 경기가 더 재밌다. 그런 경기를 못 해본 선수도 많은데 해본다는 것 자체가 짜릿하다.”고 했다. 최강희호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최근 대표팀에 가는 선수들을 보면 마지못해 끌려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최 감독님이 지휘하시면 분위기가 많이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자존심 회복” 일개미 뼈정우 김정우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일개미’로 주가를 올렸다. 주전 미드필더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참 부지런히도 뛰어다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축구인들은 입을 모아 김정우를 칭찬했다. 첫 원정 16강 진출의 일등 공신으로 인정받았지만,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는 철저히 ‘찬밥’이었다. 2010년 9월 이란전에는 교체 투입됐다가 21분을 뛰고 다시 교체 아웃되는 수모를 당했다.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직후라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그의 축구인생에 교체를 두 번 당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이후 태극마크는 ‘남의 떡’이 됐다. 김정우는 “몸이 워낙 안 좋아서 감독님을 탓할 수가 없었다. 상처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창피하고 조금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이제는 “그 사건 이후에 더 열심히 했다. 차라리 잘된 것 같다.”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만큼 몸 상태도 올라왔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했다. 지난해 상주에서는 골잡이로 변신해 ‘뼈트라이커’란 별명도 얻었다. 리그 23경기에서 15골을 터뜨려 숨겨진 공격 본능을 뽐냈다. 지난 연말에는 연봉 대박을 터뜨리며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대표팀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최 감독은 사석에서 “어차피 중앙 미드필더는 김정우-기성용(셀틱) 조합”이라고 했다. 그래서 쿠웨이트전이 중요하다. 실추된 자존심을 곧추세울 절호의 기회. 김정우는 “내가 뛰고 이겼으면 좋겠다. 감독님이 맡으시고 첫 경기인 만큼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글 사진 이투(브라질)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열여섯 ‘스틱소녀’ 박종아 박예은

    [피플 인 스포츠] 열여섯 ‘스틱소녀’ 박종아 박예은

    스틱과 퍽이 맞부딪히는 소리, 거친 숨소리와 고함이 링크를 가득 채운다. 오히려 열기 탓에 빙판 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하는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빙상장을 30일 찾았다. 김영오(40) 대표팀 감독이 두 선수를 손짓해 부른다. 헬멧을 벗으니 일자 앞머리에 여드름이 오종종 나있는 소녀들의 얼굴이 보인다. 16세 동갑내기 유망주 박종아·박예은(강릉 경포여중)이다. ●리틀 하이원서 체계적으로 훈련받아 대학이나 실업팀은커녕 클럽 등에 등록된 선수가 120명에 불과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둘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다른 종목 은퇴 선수, 동호인으로 급조한 것이 대표팀의 시작. 그러나 강릉 출신인 둘은 하이원스포츠가 꿈나무 육성을 위해 만든 클럽 리틀 하이원(옛 하슬라)에서 체계적 훈련을 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6년 뒤 절정의 기량을 발휘할 나이가 된다. 2010년 밴쿠버대회부터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어진 올림픽 본선에 자력으로 나설지가 둘의 어깨에 달려 있는 셈.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아이돌 그룹에 빠져 있을 나이지만 둘은 모두 아이스하키에 미쳐 있다. 아이스하키의 가장 큰 매력은 박진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종아는 “밖에서 스트레스 받았던 것도 경기장 안에서 다 풀 수 있다.”고 말한다. 박예은은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지만 아이스하키를 포기할 수 없다. 박종아는 8살, 박예은은 9살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러 갔는데 인원이 다 차서 아이스하키를 택했어요. 장비 입는 게 싫어서 많이 울었는데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엄마가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보라고 해서 여기까지 왔어요.”(박종아) “두 살 위 오빠랑 취미로 배웠는데 아이스하키만큼은 오빠를 이기고 싶어서 열심히 하다보니 재미있어졌어요.”(박예은) ●새달 15~20일 중국서 A매치 데뷔 기대 선수층이 빈약하다 보니 어릴 적에 태극마크를 단다. 막내 박세림은 2000년생으로 초등학교 6학년. 박종아는 2010년, 박예은은 지난 달 국가대표가 됐다. 다음 달 15~20일 중국 치치하얼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챌린지컵에 주전으로 나서면 둘의 A매치 데뷔 무대가 된다. 3월 10~16일에는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2-B그룹 경기가 열린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등록된 37개국 중 랭킹 28위인 대표팀은 1승보다 상대와의 골득실 차를 줄이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김 감독은 “둘 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박종아는 남자 못지 않은 스케이팅 실력이, 박예은은 골대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선후배에 폐 끼치지 않고 제몫을 다하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입을 모은 둘은 헤어질 무렵에야 야무진 답을 내놓았다.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가 열심히 해서 여자 아이스하키 강국으로 만들고 싶어요.”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킹스컵국제축구대회] “오늘밤 덴마크는 없다”…올림픽팀 2차전 격돌

    [킹스컵국제축구대회] “오늘밤 덴마크는 없다”…올림픽팀 2차전 격돌

    ‘북유럽의 힘과 스피드를 넘어라.’ 지난 15일 킹스컵국제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홈팀 태국을 3-1로 제압한 올림픽대표팀이 이번엔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와 마주한다. 덴마크는 최근 A매치 5연승을 이어가며 유럽선수권(EURO) 2012 본선에 오른 강호. 유로 2012를 대비해 주전을 대부분 빼고 ‘2군급’으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2009년부터 킹스컵을 2연패했던 전력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명보호로선 덴마크전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올림픽 최종예선 원정 두 경기를 앞두고 ‘힘의 축구’를 미리 경험할 좋은 기회다. 태국과의 경기가 실전감각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면 덴마크전 목표는 업그레이드된 조직력과 기량으로 체력과 힘을 앞세워 거칠게 압박하는 중동축구에의 적응력을 높이는 데 있다. 홍 감독은 17일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경기장에서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덴마크에 대해 “조직력이 좋고 좁은 공간에서의 짧은 패스가 뛰어나다. 세트피스도 좋다.”고 평가하면서 “덴마크가 위협적인 만큼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또 “덴마크는 우리보다 경험이 많지만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좋은 경기를 하겠다.”면서 “강한 상대와 대결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태국에 왔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조직력을 다듬기 위해선 선발 구성에 대한 실험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 태국전에서는 최전방 원톱에 김동섭(광주FC)을 두고, 김태환(FC서울)과 조영철(오미야)을 좌우 날개로 썼다. 처진 스트라이커로는 김민우(사간토스)를 배치했다. 2점 차 승리였지만 내용은 썩 입맛에 맞지 않았다. 좌우공격은 차단되기 일쑤였고, 상대의 찔러주는 패스 하나에 중앙수비가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적절한 교체카드가 없었더라면 결과는 모를 일이었다. 현재 대표팀 선수는 25명. 교체할 수 있는 선수는 6명까지다. 홍명보호는 1차전 선수들을 모두 쉬게 해도 2차전 선발 명단을 짤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껍다. 홍 감독은 “체력을 더 비축한 새로운 선수들이 덴마크전에 나설 것”이라며 태국과의 1차전에 나선 선수들의 대부분이 교체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미드필더 윤일록(경남)과 김보경(오사카) 등이 덴마크전에서는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드필더 윤빛가람(성남),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도 부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빠뜨릴 수 없는 사실 하나. 이번 대회의 참가 목적은 새달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두고 25명 선수들의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대회 우승과 10경기 연속 무패 기록은 덤으로 생각해야 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덴마크 축구팬, 경기 중 심판 때린 죄로 ‘3억 7000만원’

    덴마크 축구팬, 경기 중 심판 때린 죄로 ‘3억 7000만원’

    덴마크의 축구 열성팬이 경기중 심판을 때린 죄로 자국 축구협회에 무려 25만 1447유로(약 3억 7000만원)를 물어주게 생겼다. 코펜하겐 최고 법원은 10일(현지시간) “유로 예선 경기 중 심판을 폭행한 로니 노에르빅(33)은 덴마크 축구협회에 25만 1447유로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노에르빅은 지난 2007년 6월 유로2008 예선 덴마크와 스웨덴의 경기중 경기장에 난입해 심판을 폭행했다. 당시 노에르빅은 3대 3으로 치열하게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독일 심판이 덴마크 수비수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자 이에 격분해 경기장에 뛰어들어 심판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 사고로 덴마크는 0대 3 몰수패를 당했으며 UEFA로 부터 두차례나 A매치를 열지 못한다는 중징계를 받았다. 덴마크 축구협회는 이에 노에르빅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다. 지난 2009년 열린 재판에서 코펜하겐 법원은 “노에르빅은 축구협회에 12만 1015유로를 지불하라.”고 판결했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한 노에르빅은 그러나 돈을 두배나 더 물어줄 처지가 됐다. 덴마크 축구협회 사무총장 한센은 “이 남자의 행동은 덴마크 축구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행동이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며 “이 사건으로 덴마크 축구는 전세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덴마크 축구협회는 그러나 배상금을 줄이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으며 노에르빅은 페이스북을 열어 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닥공 신화’ A매치서도 이어갈까

    ‘닥공 신화’ A매치서도 이어갈까

    돌고 돌았지만 결국 ‘봉동 이장’ 최강희(52) 전북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 감독을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K리그를 평정한 최 감독은 축구협회 수뇌부의 삼고초려 끝에 어렵사리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임기는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경우 본선까지 보장되고, 연봉은 조광래 전 감독과 비슷한 수준이 될 예정이다. 최 감독은 내년 2월 29일 열리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전부터 지휘봉을 잡는다. 최 감독은 최근까지도 “난 전북을 지켜야 한다.”며 확고한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끈질기게 설득했다. 최 감독은 대표팀과 클럽팀 등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들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력·인품·축구계 라인까지 OK K리그 통합우승 2번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실력도 검증됐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와 축구계에 바른말을 하는 소신 있는 지도자로 인기도 높다. 위기에 빠진 태극호를 구할 적임자라는 게 대세였다. 축구협회로서는 이미 조 전 감독을 해임하면서 정치성에 큰 타격을 입은 터라 ‘정몽준 라인’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나 김호곤 울산 감독을 데려오기는 부담스러웠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대표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최 감독을 택했다. 첫 번째 기술위원회부터 최 감독을 최우선 협상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대안’인 외국인 감독과 연봉을 포함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지만 결국 최 감독이 세 차례 만남 끝에 지난 19일 감독직을 승낙하면서 2주간의 숨 가쁜 사령탑 선임 작업이 마무리됐다. 최 감독의 이력은 축구협회가 탐내기에 충분했다. 1995년 수원의 트레이너와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이후 2002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한 뒤에는 ‘별 볼일 없던’ 팀을 명문으로 발돋움시켰고, 닥공이라는 화끈한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 감독은 9월 224경기 만에 100승을 쌓아 고(故) 차경복 전 성남 감독과 함께 최단 기간 100승을 거두며 명장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선수들에 대한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게 최 감독의 축구 색깔이다. ●별볼일 없던 전북 명문으로 키운 명장 선수 생활도 훌륭했다. 1984년 현대호랑이축구단에 입단해 1992년까지 뛰며 10골 22도움(205경기)을 기록했다. 28세인 198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듬해 서울올림픽과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했다. 1986년 프로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최 감독은 축구인이 꿈꾸는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미래를 약속한 전북을 떠나기 때문이다. 봉동 이장이라는 별명처럼 최 감독은 전북의 마스코트였다. 이동국이 엄청난 오퍼를 뿌리치고 전북과 재계약한 것도 최 감독과의 신뢰가 바탕이었다. 갑작스럽게 선장을 잃은 전북은 이흥실 코치 등을 후임 감독 후보군에 놓고 고심을 시작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기술위는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신념 가져라”

    “기술위는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신념 가져라”

    축구대표팀 조광래 전 감독의 아쉬움은 단 하나였다. ‘선진축구’를 향해 달리는 귀중한 걸음 단계에서 갑자기 중도하차한 것. 조 전 감독은 “좋은 기술위원들과 함께 토의하고 싶었다.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질타도 받고, 날카로운 지적도 받으며 실컷 토론해 보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내 축구인생에 후회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광래 축구’를 마무리할 기회조차 빼앗겨 버린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조 전 감독은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앰버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갑작스러운 경질 통보에 황망하다고 했고, 대표팀을 맡았던 동안 실망시켜 죄송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본질은 역시 ‘축구’였다. 절차도, 순서도 없이 하루아침에 ‘야인’이 된 분노나 아쉬움이 아니었다. 조 전 감독은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조 전 감독은 “기술위원회는 감독 선임과 해임에만 관여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축구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곳이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이나 외부 영향력 있는 집단의 입김과 별개로 자율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축구선진화를 이끌어야 할 기술위원회가 대표팀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도 꼬집었다. 조 전 감독은 “기술위원회에 세밀한 분석을 요청했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술위원회에서 나오는 분석은 실망스러웠다.”고 일갈했다. A매치나 국제대회를 마친 뒤 구체적인 분석을 요청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분석을 받아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조 전 감독은 “한국축구가 강해지려면 기술 파트가 강해져야 한다. 외압이나 2선의 힘 있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강한 신념을 가져 달라.”고 충고했다. 인간적인 배신감도 내비쳤다. 조 전 감독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사전에 토의하고 수정할 용감한 정신이 있는데, 축구협회와 미팅을 한 적이 없다. 전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경질을 귀띔한 적도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차기 감독과는 사전에 서로 얘기하고 보완해 건강한 대표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박태하 수석코치는 “팀은 과도기가 있다. 그 과정을 인내하지 못하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 어렵지만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정원 코치는 “벤치선수들이 (뛰지 못해) 자존심 상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로 불거진 것 같다. 불협화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가마 코치는 “아시안컵 때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한 싸움에서 진 것뿐이지 전쟁터에서 진 게 아닌데 (경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전 감독은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 앞으로도 용기 내서 ‘단디’하겠다.”고 애써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1년 6개월 동안 고독하게 달려온 조 전 감독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시상식도 휩쓴 ‘닥공 열풍’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에도 ‘닥공’(닥치고 공격) 열풍이 몰아쳤다. 화끈한 공격 축구로 통합 챔피언에 오른 전북이 단체·개인상을 휩쓸었다. 최우수선수상(MVP), 감독상, 올해의 베스트팀 등 무려 트로피 10개를 쓸어 담았다. 이동국이 MVP·도움상·베스트11·팬타스틱상까지 4개로 트로피 수집에 앞장섰고, 최강희 감독이 2009년에 이어 감독상을 수상했다. 무시무시한 공격력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구멍(?)으로 여겨졌던 수비에서 박원재·조성환·최철순이 베스트11(DF)에 뽑히며 설움을 씻었다. 챔프전 일등공신 에닝요도 베스트11(MF)을 꿰찼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은 전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자화자찬으로 통합 챔피언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신인상은 광주의 이승기 몫이었다. 기자단 투표 115표 중 57표를 획득해 고무열(포항·48표)과 윤일록(경남FC·10표)을 제치고 최고 루키의 영예를 안았다. 이승기는 신생팀 광주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8골 2어시스트(27경기)로 농익은 몸놀림을 뽐냈다. 위클리베스트11과 맨오브더매치(MOM)에 각각 여섯 번씩 선정될 정도로 팀 공헌도가 높았다. 177㎝로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기술이 좋고 날카로운 슈팅까지 장착했다. 신인급으로 이뤄진 광주가 11위로 선전(?)한 것도 이승기의 역할이 컸다. K리그의 인상적인 활약을 발판으로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승기는 “항상 가수 이승기에 가려 있었다. 앞으로 더 발전해 축구선수 이승기가 더 유명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EPL 전술 리뷰] 믿고 쓰는 수비형 윙어 박지성

    [EPL 전술 리뷰] 믿고 쓰는 수비형 윙어 박지성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웨일즈 클럽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산소탱크’ 박지성(30)은 이번에도 A매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90분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맨유는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 시티와의 ‘2011/20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 퍼거슨 감독은 가동할 수 있는 최고의 멤버를 선발로 내보냈다. 데 헤아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필 존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며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와 포백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A매치 기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라이언 긱스, 박지성, 마이클 캐릭이 포진했다. 공격 조합은 치차리토와 웨인 루니가 호흡을 맞췄다. 치차리토가 좀 더 높은 위치에 배치됐고 루니는 늘 그랬듯이 미드필더 지역까지 자주 내려오며 공수에 걸쳐 폭넓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반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애슐리 영은 벤치에 대기했다. A매치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날 퍼거슨 감독은 스완지의 발 빠른 측면 윙어를 견제하기 위해 수비력이 좋은 박지성과 스피드와 민첩성이 뛰어난 존스를 각각 왼쪽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에 배치했다. 실제로 스완지의 측면 공격은 매우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에브라의 경우 수차례 네이턴 다이어에게 돌파를 허용했다. 스완지 원정에서 박지성의 역할이 중요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날 박지성은 최대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썼다. 에브라가 오버래핑으로 전진할 땐 빈 공간을 메웠고 긱스가 좌측으로 이동할 땐 중앙으로 이동했다. 박지성이 있었기에 이날 맨유의 무실점도 가능했다. 박지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전 미팅에서 양쪽 사이드 미드필드 선수들이 빠르다는 것을 인지하라고 주문을 받았다. 그 부분에서 충분한 대비를 했고 전체적으로 크게 찬스를 주지 않았다. 골을 내주지 않고 승리한 것에 대해서 만족하게 생각한다”며 코치진의 특별 지시가 있었음을 밝혔다. 이는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박지성에서 팀에서 가장 많은 7개의 태클을 시도했고 이 중 5개를 성공했다. 가로채기도 3개나 된다. 반면 박지성 뒤에서 수비를 하던 에브라는 5개의 태클 중 1개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참고로 나니는 제로다. 박지성의 패스 성공률도 눈에 띈다. 57개중 54개를 성공했다. 무려 95%다. 박지성보다 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캐릭(96%) 밖에 없다. 물론 질적인 부분에선 그리 좋은 패스는 아니었다. 전방보다는 후방 혹은 횡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했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한편,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에게 무난한 평점을 내렸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을 보여줬다.”며 평점 6점을 줬고 ‘스카이스포츠’ 역시 같은 6점을 부여했다. 최고 평점이 7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평가는 아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박지성, 골 대신 수비로 풀타임

    약 2주간의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끝난 뒤 유럽파들이 일제히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맏형’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한 아우들이 없었다. 박지성은 20일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 활약하며 맨유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와 골이나 도움은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홈 이점을 안고 거세게 몰아친 스완지시티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최악의 컨디션으로 월드컵 예선 중동 2연전을 치르고 영국으로 돌아간 선덜랜드의 지동원도 풀럼과 홈경기 후반 28분에 교체 투입됐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부지런히 뛰기는 했지만 날카로운 움직임이나 위력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매끄럽지 못한 볼터치를 보이는 등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팀은 득점 없이 비겼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하노버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원래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온 구자철은 단 한 번의 슈팅도 날려 보지 못했고, 후반 11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중동 2연전 뒤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지만, 프리키커로 나서는 등 팀 승리에 공헌했다. 볼프스부르크는 4-1 대승을 거뒀다. 장염 증세로 고생했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의 기성용도 인버네스와의 원정경기에 후반 9분 교체 투입돼 40분 가까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실전에 나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셀틱이 2-0으로 이겼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박주영(아스널)은 노리치시티 원정경기 교체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EPL 이슈] ‘충전 완료’ 박지성, A매치 효과 볼까?

    [EPL 이슈] ‘충전 완료’ 박지성, A매치 효과 볼까?

    A매치 기간은 클럽 감독들이 가장 싫어하는 시간 중 하나다. 팀의 귀중한 선수들이 부상을 입은 채 복귀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의 로셀 회장이 “우리가 월급을 주는 선수들을 협회가 아무 조건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불공평한 구조”라며 선수들의 잦은 A매치 차출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나 한국처럼 유럽에서 장시간 비행으로 이동해야 하는 선수들의 경우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더 높으며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前 캡틴 ‘산소탱크’ 박지성이 지난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 것도 그러한 어려움 때문이었다. 또한 선더랜드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18일(현지시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동원은 지구 반 바퀴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어떤 선수라도 이러한 상황에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아마도 지동원은 풀럼전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A매치 기간은 프리미어리그 3인방(부상 중인 이청용은 제외)의 주말 리그 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은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승격팀 스완지 시티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A매치 기간이 끝난 뒤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표팀 은퇴로 인한 A매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경쟁자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도 박지성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나니의 경우 보스니아와 유로 2012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장거리 비행을 소화했고 애슐리 영은 이제 갓 부상에서 돌아왔다. 전술적 혹은 경기 당일의 갑작스런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박지성의 출격이 유력하다. ‘아스날맨’ 박주영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로빈 반 페르시가 건재하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동의를 받고 일찌감치 팀으로 불러들이는 등 반 페르시는 아스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부상을 제외하고 그의 선발 출전을 막을 변수는 없다. 박주영의 출격 조건은 세 가지다. 1) 아스날이 이른 시간 큰 점수 차로 리드를 하거나 2) 원톱이 아닌 윙포워드로 교체 출전하는 것 3) 그리고 마지막은 반 페르시가 경기 도중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완벽한 출전의 조건은 아니다. ‘베이비지’ 지동원은 앞서 언급했듯이 홈에서 열리는 풀럼전에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스 감독이 직접 휴식을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더랜드는 경쟁자인 코너 위컴이 부상으로 빠지며 공격수가 부족한 상태다. 홈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동원을 벤치 대기에 대기시킬 수도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유로 전술 리뷰] 잉글랜드, 실리 축구를 택하다

    [유로 전술 리뷰] 잉글랜드, 실리 축구를 택하다

    유로 2012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A매치 기간 동안 두 차례 평가전 통해 팀 전력을 정비하는 시간을 갖았다. 그들이 택한 상대는 ‘월드컵 챔피언’ 스페인과 ‘천적’ 스웨덴이었다. 당초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애슐리 영이 빠지며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깬 잉글랜드의 깔끔한 연승이었다. 비록 두 경기 모두 잉글랜드의 홈 구장인 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지만 이것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본래 잉글랜드는 홈에서 그리 강한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년 전 이맘 때 쯤 잉글랜드는 홈에서 프랑스에 1-2로 패한 경험이 있다. 어쨌든 잉글랜드는 세계 챔피언과 43년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을 모두 꺾었다. 단순히 잉글랜드가 승리를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잉글랜드의 축구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라는 자존심 때문인지 전술적으로 그리 유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통적인 4-4-2 포메이션을 고집했고 최적보다는 최고의 조합을 찾으려 애썼다. 램파드와 제라드를 둘러싼 딜레마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스페인, 스웨덴과의 두 차례 평가전은 잉글랜드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잉글랜드는 스페인을 상대로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포백 바로 앞에 토트넘의 미드필더 스콧 파커를 홀딩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수비수인 맨유의 필 존스를 중원에 투입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스웨덴전도 비슷했다. 파커와 존스가 가레스 배리와 잭 로드웰로 바뀌었을 뿐 4-1-4-1(혹은 4-2-3-1)의 시스템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이를 두고 스페인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베스트11에 수비수 밖에 없었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지만 유로 2012 본선을 앞둔 카펠로 감독에겐 강팀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지 시험할 수 있었던 좋은 무대였다. 유로 대회는 월드컵과 달리 그 어느 팀도 조별예선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본선 진출 팀들의 전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흔히 ‘죽음의 조’라 불리는 그룹에 해당되면 매 경기 결승전을 치르는 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카펠로 감독은 그러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리 축구 말이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의 충격도 어느 정도 카펠로 감독에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 잉글랜드는 16강에서 숙적 독일에 1-4로 완패했다. 오심 논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카펠로의 전술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실제로 잉글랜드의 4-4-2는 홀딩의 부재로 인해 수비적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는 4골을 내준 가장 큰 이유였다. 최근 카펠로 감독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처럼 할 수 없다면 패스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스페인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보다는 잉글랜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카펠로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분명 잉글랜드가 보여준 경기력은 재미있는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수비에 중점을 뒀고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잉글랜드가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홀딩 미드필더의 추가는 잉글랜드 축구를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영국 방송 ‘BBC’ 인터넷판의 ‘축구 전술 블로그’ 섹션의 칼럼도 잉글랜드의 수비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순 없지만 일년 전 프랑스와의 평가전과 최근 스페인전에서 잉글랜드가 시도한 태클의 성공률과 분포도를 제시하며 카펠로 감독이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내리고 박스 근처에서의 압박 강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의 수비가 예전과 비교해 한층 안정됐다는 증거는 유로 2012 지역 예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잉글랜드는 참가 팀 중 두 번째 적은 유효슈팅을 허용한 팀이었다. 1위는 13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한 스페인이고, 잉글랜드는 16개였다. 단순히 강팀을 상대로 수비적인 자세를 취할 때가 아닌, 보편적인 팀을 상대할 때도 수비적으로 견고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펠로는 유럽에서 실리적인 축구로 매우 유명한 감독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배경이기도 하다. 다가올 유로 2012 본선에서 잉글랜드는 루니 없이 조별예선을 치러야 한다. 최근 수비적인 잉글랜드의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그리고 내년 2월 또 다른 강팀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은 진정한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유로2012] ‘히딩크 매직’ 터키에선 없었다

    ‘히딩크 매직’은 없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 축구대표팀이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터키는 16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스타디온 막시미르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와 0-0으로 비겼다.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0-3으로 대패했던 터키는 결국 1무1패로 탈락, 내년 폴란드-우크라이나에서 치러지는 유로 2012 본선에 초대받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2006 독일월드컵에서 호주를 16강에 올려놨고, 유로 2008에서는 러시아를 준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첼시의 임시 감독 때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위, FA컵 결승 진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행 등 굵직한 성과를 일궜다. 하지만 터키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급격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경기 내용에서 기복을 보였다. ‘매직’의 원동력이었던 압박 축구는 터키와 맞지 않았다. 사생활 문제로 터키 언론과 신경전도 벌였다. 잊을 만하면 첼시(잉글랜드), 함부르크(독일) 등 빅리그 명문 클럽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유로 2012 예선에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PO 티켓을 따냈지만 거기까지였다. 사임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터키축구협회는 본선 진출 실패가 확정된 뒤 내년 여름까지인 히딩크 감독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쌍방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 역시 경기 후 “터키와 함께한 마지막 경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며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아약스(네덜란드), FC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 등 클럽팀은 물론 많은 국가가 ‘야인이 된’ 히딩크 감독 모시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터키를 꺾은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포르투갈, 체코, 아일랜드가 유로 2012에 합류해 총 16개국의 본선 진출국이 확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였던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는 대니얼 마스토로비치의 헤딩골로 43년 만에 스웨덴에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미로슬라프 클로제(1골 2도움)를 앞세워 네덜란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우루과이는 이탈리아를 1-0으로,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스리톱 체인지…조광래호 ‘주전 메우기’ 특급작전

    스리톱 체인지…조광래호 ‘주전 메우기’ 특급작전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원정 16강의 중심에 섰던 ‘양박쌍용’이 다 없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올해 초 축구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청용(볼턴)은 정강이뼈 골절로 재활 중이다. 기성용(셀틱)은 장염 증세로 합류하지 못했다. ‘캡틴’ 박주영(아스널)마저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 출전이 좌절됐다. 대표팀에서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박주영이 빠지면서 베스트 11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포지션 돌려막기’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근근이 막아왔던 조광래 감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레바논전은 중요한 승부처다. 현재 한국은 3승1무(승점 10)로 레바논(승점 7), 쿠웨이트(승점 5), 아랍에미리트연합(UAE·승점 0)을 제치고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바논을 꺾으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다. 다른 팀이나 쿠웨이트와의 최종전(내년 2월)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다. 레바논과 비기거나 혹시 지더라도 쿠웨이트가 UAE를 이기지 못하면 역시 조 2위를 확보,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낸다. 이래저래 최종예선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하지만 기성용의 공백에 박주영까지 자리를 비우면서 태극호는 완전히 새 판을 짜야할 상황에 놓였다. 가뜩이나 UAE전에서 답답한 흐름으로 질타를 받은 터라 조심스럽기만 하다. 조 감독은 이근호(감바 오사카)-손흥민(함부르크)-서정진(전북) 스리톱을 구상 중이다. 8개월 만의 A매치 득점으로 컨디션이 살아난 이근호를 가운데 세우고 젊고 빠른 서정진과 손흥민이 좌우 날개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전술이다. UAE전에 선발투입 됐지만 지지부진했던 지동원(선덜랜드)은 교체로 대기한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승기(광주)에게 맡기고, 더블 볼란테는 홍정호(제주)-구자철(볼프스뷰르크) 조합을 넣을 계획이다. 이용래(수원)는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겨 수비라인을 받치면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겠다는 계획. 청사진은 그려놨지만 그동안 호흡을 맞췄던 주전들이 대거 빠지고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나서게 돼 부담스럽다. 조 감독은 “박주영이 나오지 못해 공격라인의 변화는 어쩔 수 없다. 측면 공격을 위주로 할 것인지 2선 침투에 중점을 둘 것인지 좀 더 고민해 선수기용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UAE에 짜릿한 승리(2-0)를 거둔 대표팀은 13일 새벽 레바논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4 브라질월드컵] 굿바이 두바이… 월드컵 최종예선 ‘접속’만 남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굿바이 두바이… 월드컵 최종예선 ‘접속’만 남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UAE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3승1무(승점 10)로 질주를 이어간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만 추가해도 최종예선에 자력으로 직행한다. 전반은 답답했다. 최종예선 진출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UAE는 초반부터 역습 위주의 ‘치고 달리는’ 전술로 진격해 왔다. 기성용을 대신해 투입된 홍정호는 수비에서 상대의 2선 침투를 차단하고, 공격흐름을 끊어 내는 등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공격 전환 시 템포조절이 매끄럽지 않았다. 상대가 이미 수비진을 구축한 뒤 공격이 진행되다 보니 번번이 차단됐다. 중원에서 짧은 패스도 잘 연결되지 않았다. 자연스레 UAE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다. 공격진과 수비진의 간격이 점점 벌어졌고, 공격 기회는 무의미한 롱볼 플레이로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특히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은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둔한 모습이었다. 공격 상황에서 겉돌았다. 차두리-서정진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라인이 짧은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려 했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또 수비를 위해 물러난 선수들이 빨리 공격에 가담하지 않다 보니 중앙과 오른쪽을 쉬 뚫지 못했다. UAE의 수비가 필사적이기도 했다. 유효슈팅을 한 개도 날려 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조 감독의 교체전술이 빛을 봤다. 교체 투입된 3명이 모두 골에 관여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지동원 대신 투입된 손흥민은 후반 10분까지 위협적인 장면을 두 번이나 연출하며 주도권을 빼앗아 왔다. 쐐기골 도움까지 기록하며 ‘특급조커’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후반 20분 활동량이 많았던 홍철을 빼고 이승기에게 A매치 데뷔전의 기회를 줬다. 이승기는 체력의 우위를 이용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공수를 부지런히 오갔고, 손흥민과 이승기의 활발한 움직임은 경기의 주도권을 한국 쪽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UAE는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최종 수비라인이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조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로 이근호를 선택했다. 이게 결정타였다. 서정진을 대신해 투입된 이근호는 공수를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뛰며 체력이 떨어진 선발요원들의 둔한 움직임을 보완했고, 결승골까지 넣었다. 후반 43분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 혼전 상황에서 이승기가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이용래에게 공을 연결했고, 이용래의 낮고 빠른 크로스는 반대쪽에서 침투하던 이근호의 오른발을 맞고 비어 있던 골문을 갈랐다. 지친 UAE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넣는 데 한 골로 충분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완승을 자축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랑스리그] ‘정조국 2호골’ 낭시 살렸다

    정조국(27·낭시)이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출전 기회에 비례해 골 감각도 좋아지는 분위기다. 프랑스 프로축구 낭시에서 활약 중인 정조국은 7일 홈구장인 스타드 마르셸 피코에서 열린 2011~12 프랑스 리그1 13라운드 브레스트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살리프 사네 대신 투입된 정조국은 0-0이던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레이날 르매트르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지난달 16일 리옹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3주 만에 골맛을 봤다. 팀의 2-1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지난 시즌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오세르에서 올 시즌 낭시로 임대된 정조국은 이날까지 8경기에 나왔다. 선발 3회에 교체 5회. 경기당 출전시간은 38분여이다. 특히 정조국은 이날 골을 넣은 뒤 도움을 준 르매트르와 하이파이브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한국식 세리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낭시는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올 시즌 2승5무6패(승점 11점)로 순위는 여전히 강등권인 18위다. 낭시가 이처럼 강등권에서 헤매는 이유는 빈곤한 득점력 때문이다. 정조국은 이날 고작 시즌 2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팀 내 멀티득점자는 정조국과 후반 42분 결승골을 넣은 다니엘 니쿨라에(2골) 둘뿐이다. 정조국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낭시는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 오는 21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파리생제르맹과 맞붙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CL 이슈] ‘아스날맨’ 박주영의 시간은 언제쯤 올까?

    [CL 이슈] ‘아스날맨’ 박주영의 시간은 언제쯤 올까?

    기대를 모았던 프랑스 원정에 박주영의 이름은 없었다. 아스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일 마르세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하는 1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벵거는 5명의 공격수를 선택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공격진에서 박주영은 제외됐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대신 로빈 반 페르시, 시오 월콧, 제르비뉴, 안드레이 아르샤빈, 마루앙 샤막을 선택했다. 반 페르시의 경우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지만 지난 주말 선더랜드전에서 월콧이 풀타임을 소화했기에 내심을 박주영의 출전을 기대했지만 벵거의 선택은 박주영이 아닌 샤막이었다. 마르세유전 제외의 충격이 큰 이유는 2주간의 A매치 기간과 선더랜드전 체력 소모 등 그 어느 때보다 박주영의 출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주영은 최근 대표팀에서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며 벵거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박주영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정말 벵거는 박주영을 니클라스 벤트너의 대체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벵거는 박주영을 벤트너의 대체자라고 밝힌 바 있다. 벤트너는 아스날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고 올 시즌 선더랜드로 임대됐다) 박주영이 아스날에 입단한지도 어느덧 한 달을 넘어 두 번째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완벽한 적응을 했다고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없다. 입단 동기인 미켈 아르테타와 페어 메르데자커가 그 증거다. 아르테타의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수년간 활동했기에 직접적인 비교가 되진 않지만 메르데자커는 다르다. 그는 어느 포지션보다 호흡이 중요한 수비수임에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를 종합해볼 때 박주영이 계속해서 벵거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벵거는 박주영을 애당초 주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아스날에서 스리톱의 두 자리는 사실상 반 페르시와 제르비뉴의 몫이다. 나머지 한 자리 또한 월콧과 아르샤빈이 박주영보다 앞선다. 기존 공격진이 최악의 부진에 빠지거나 최악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벵거 감독의 계획이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 과거 벵거의 성향을 보면 알 수 있다. 벵거 감독은 베스트11에 대단한 변화를 주는 감독이 아니다. 벤트너가 선더랜드로 떠나고 샤막이 이적설에 휩싸인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올 시즌 아스날은 박주영에게 기회를 줄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아르테타와 메르테자커의 경우 마땅한 대체자가 없지만 박주영이 속한 공격진은 그렇지 않다. 매 경기 승점 확보를 해야하는 아스날로선 박주영보단 검증된 공격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기기 위해서 반드시 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르세유전 원정에서 제외된 박주영의 다음 상대는 ‘남자의 팀’ 스토크 시티다. 올 시즌 스토크의 끈끈한 전력을 감안하면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벵거 감독은 분명 홈에서 승점 3점을 노릴 것이다. 앞선 상황이 반복될 경우 박주영의 리그 데뷔전은 또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과연, 벵거의 선택은 무엇일까?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EPL 프리뷰] 붉은 전쟁, 박지성 선발로 나설까?

    [EPL 프리뷰] 붉은 전쟁, 박지성 선발로 나설까?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라이벌이 오는 주말 슈퍼 매치를 갖는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리버풀이다. 단순한 라이벌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경기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는 무패행진과 동시에 1위 자리를 굳힐 계획이며 5위 리버풀 역시 맨유를 잡고 4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 경기치곤 제법 변수가 많은 경기다. 첫째는 약 2주간의 A매치 기간이다. 맨유와 리버풀 모두 대부분의 주전급 선수들이 나라를 위해 휴식 없는 시간을 보냈다. 둘째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다. 맨유는 네마냐 비디치와 톰 클레버리가,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가 첫 선발 출전을 준비 중이다. 양 팀 모두 베스트11의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맨유와 리버풀 모두 이번 경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A매치로 인해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스티브 클락 코치는 “A매치 때문에 경기를 하루 앞둔 날에도 모든 선수들이 합류할 수 없다”며 맨유전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부상도 걱정이다. 맨유의 주전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는 프랑스의 유로 2012 예선 도중 부상을 당해 리버풀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진 않지만 상대가 리버풀인 만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에겐 고민거리다. 당장 에브라를 대체할만한 확실한 교체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산소탱크’ 박지성에게는 이번 리버풀전이 기회다. 지난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한 박지성은 이번 A매치 기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경쟁자인 나니와 애슐리 영이 각각 포르투갈, 잉글랜드 대표로 유로 2012 예선을 치린 것과 달리 오로지 리버풀전을 위한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과거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대표팀 경기에 차출될 경우 곧바로 프리미어리그에 투입하지 않았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와 컨디션 조절이 이유였다. 실제로 박지성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고생을 했고 결국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 리버풀전은 대표팀 은퇴 효과를 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물론 이것이 곧 이번 주말 박지성의 선발 출전을 100% 보장해주진 않는다. 과거 박지성은 맨유의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 시즌 나니와 영은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로 나서며 맨유의 주전 날개로 활약해왔다. 퍼거슨 감독이 빅 경기를 앞두고 베스트11에 변화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나니와 영은 박지성과 달리 유럽에서 A매치를 치렀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을 하지 않았다. 즉,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리버풀전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낮다. 과연, 박지성은 리버풀전에 선발로 나설까? 퍼거슨 감독의 선택이 자못 궁금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서정진 찌르고 박주영 꽂았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서정진 찌르고 박주영 꽂았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때 기성용(셀틱)-이정수(알 사드)는 세트피스만으로 두 골을 뽑았다. 올 초 아시안컵 때는 ‘지구특공대’ 지동원(선덜랜드)-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호흡이 빛났다. 그리고 2011년 가을, 축구대표팀에 새 득점 루트가 떴다. ‘황금날개’ 박주영(아스널)-서정진(전북)이다. 둘은 지난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두 골을 합작한 데 이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도 선제골을 빚어 냈다. 세 골 모두 서정진이 날카롭게 찔러 주고 박주영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이 ‘원샷원킬’의 집중력을 자랑하는 건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서정진의 발견은 싱그럽다. 조광래 감독은 이청용(볼턴)의 부상으로 구멍이 생겨 버린 오른쪽 측면에 여러 선수를 시험했다. 남태희(발랑시엔), 손흥민(함부르크), 이근호(감바오사카) 등을 테스트했지만 확실히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리고 서정진이 조광래호에 승선했다. 대표팀 첫 발탁. 22살 신예는 소속팀 전북에서 그랬듯 겁 없이 측면을 휘저었다. 경기 내내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시즌 전반기까지 피로골절 부상으로 재활하며 겪었던 마음고생을 대표팀에서 다 털어내는 모습이다. 아스널에서 아직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박주영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태극 마크를 달고 4경기 연속골(A매치 3경기)을 넣으며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입지를 탄탄히 했다. 7일 폴란드전이 교체선수 7명을 써 공식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던 게 억울했던지 박주영-서정진 콤비는 ‘실전무대’인 UAE전에서도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종횡무진 측면을 누빈 서정진과 침착하게 해결한 박주영은 2경기 3골을 제조하며 축구대표팀의 새 득점 루트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후반 35분 최효진(상주)과 부딪쳐 왼쪽 관자놀이 부근이 찢어진 박주영은 근처 아주대병원으로 옮겨 7바늘을 꿰맸다. 수원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월드컵 아시지역 예선] 박주영·서정진 날개로 ‘모래바람’ 넘는다

    [월드컵 아시지역 예선] 박주영·서정진 날개로 ‘모래바람’ 넘는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중동의 복병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상대로 조 1위 굳히기에 나선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UAE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현재 1승1무(승점 4)로 동률인 2위 쿠웨이트에 다득점으로 앞서 있다. 하지만 다음 달 쉽지 않은 중동 원정 2연전이 기다리고 있기에 홈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한다. 또 가능한 한 많은 점수 차로 이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상 한국은 29위, UAE는 115위다. 역대 전적 9승5무2패. 가장 최근의 맞대결인 2009년 6월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서 박주영(아스널)과 기성용(셀틱)의 연속 득점으로 2-0 완승을 거두며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좋은 추억도 있는 팀이다. 그러나 UAE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올림픽대표팀에 연장 막판 불의의 일격을 날리며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꿈을 좌절시켰다. 또 1, 2차전 연패로 승점 확보가 절실하고, 최근 팀의 공격수 제얍 아와나(바니야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 속에 어느 때보다 승리 의지가 높은 상황이다. 만만하게 보고 긴장을 푼다면 이변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 조 감독은 지난 7일 폴란드전에서 A매치 공인까지 포기하며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전반엔 이동국(전북)을 정점에 포진한 공격 전술을 펼쳤고, 후반에는 다시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전반보다 후반의 공격력이 완성도가 높았다. 미드필드에 기성용의 짝으로 공격 지향적인 윤빛가람(경남FC)을 배치하는 것보다 수비가 좋은 이용래(수원)를 배치하는 것이 중원 장악에 효과적이었다. 수비라인도 이재성(울산)을 앞세운 변형 스리백보다 기존의 포백이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종합하면 지난 1월 아시안컵 이후 지속적으로 사용했던 전술이 더 낫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UAE전에서 지동원(선덜랜드)을 정점에 두고 박주영-서정진(전북)을 좌우 날개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내세울 생각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EPL 이슈] 볼턴의 부진, 이청용의 부재 때문인가?

    [EPL 이슈] 볼턴의 부진, 이청용의 부재 때문인가?

    볼턴 원더러스의 시즌 출발이 불안하기만 하다. 7라운드 현재 1승 6패(승점 3점)로 20위에 올라있다. 단독 꼴찌다. 그러나 영국은 물론 국내 언론들은 볼턴의 추락에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아스날의 추락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볼턴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정말 이청용이 없기 때문일까? 일단 기록적인 면에서 볼턴의 성적은 최악에 가깝다. 득점은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4위 뉴캐슬과 같지만 실점은 21골로 최다실점을 기록 중이다. 공수 밸런스는 무너졌고 요한 엘만더와 다니엘 스터리지가 빠진 공격진은 날카로움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캡틴 케빈 데이비스마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볼턴은 위기에 빠진 상태다. 현재 볼턴의 부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기존 선수들의 이탈이며 둘째는, 이적생과 임대생들의 부진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에 따른 조직력 약화다. 이청용과 스튜어트 홀든의 장기 부상은 볼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만큼 두 선수가 팀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실제로 엘만더를 제외하고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은 두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임대생들의 부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볼턴은 임대를 통해 제법 쏠쏠한 재미를 봤다. 아스날의 잭 윌셔가 볼턴을 거친 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축으로 거듭났고 첼시의 스터리지도 볼턴 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 첼시의 주전 윙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각각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빌려온 유망주 가엘 카쿠타와 데드릭 보야타는 아직까지 볼턴에 큰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이적생들도 마찬가지다. 리버풀에서 건너온 다비드 은곡은 엘만더의 그림자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크리스 이글스 역시 이청용만큼의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볼턴은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함과 동시에 지나치게 어린 선수들을 임대해 오면서 팀 전체의 조직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볼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특유의 끈끈함이 사라지면서 수비가 흔들렸고 이것이 매 경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의 개막전 대승이 아니었다면 1승조차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시즌 초반 지옥의 스케줄도 볼턴의 성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볼턴은 7경기 중 무려 5경기를 빅 클럽과 치렀다. 맨유, 맨시티, 첼시, 리버풀, 아스날이 볼턴이 상대한 팀들이다. 맨유와 맨시티는 1, 2위를 다투고 있고 첼시는 3위다. 리버풀과 아스날 역시 다소 부진하지만 강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 볼턴과 해당 팀들의 결과를 보면 지금의 출발이 무조건 부정적이라고만 판단할 순 없다. 볼턴은 2010/2011시즌에도 앞서 언급한 5팀과의 대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는데 그쳤다. 총 성적은 1승 1무 8패다. 아스날에게 2-1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이고 맨유와 홈에서 2-2로 비긴 것이 유일한 무승부다. 그것을 제외하곤 모두 패했다. 지금의 상황이 지나치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시즌과 달리 너무도 쉽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볼턴은 지난 시즌 대부분 패한 경기에서도 1점 차로 아쉽게 무릎을 꿇은 적이 많았다. 지더라도 쉽게 무너지는 팀은 결코 아니었다. 이청용의 볼턴이 주목받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부진이 강팀과의 경기 때문이었다면 볼턴의 진짜 시즌은 2주간의 A매치 기간이 끝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부터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볼턴은 부상이 재발한 홀든과 내년에나 돌아올 이청용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오언 코일 감독의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볼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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