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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매, 여 ‘점빵’ 어디 갔는교?

    할매, 여 ‘점빵’ 어디 갔는교?

    1960~1980년대 동네 골목길에는 어디나 구멍가게인 ‘점방’이 있었다. 점방은 과자와 사탕,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소주·콩나물·설탕·라면·비누 등 모든 생활용품의 보고다. 아침 일찍 부모님 심부름으로 두부를 사러 가고, 아이들은 용돈을 받으면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러 서로 내기하듯 뛰어가는 만물상회다. 어른들에겐 퇴근길에 집으로 들어가기 전 이웃 동네 사람들과 막걸리 몇 잔에 그날의 피로를 푸는 활력의 장소였다. 동네 점방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를 넘어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소중한 휴식 장소였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전국에 아파트촌이 들어서고 골목 곳곳에 편의점이 자리잡으면서 점방은 하나둘씩 우리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도심뿐 아니라 농촌에서도 우리의 희로애락이 담긴 점방이 없어졌다. 어릴 적 소중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련한 추억이 깃든 구멍가게는 세월과 함께 잊혀져 가는 옛 단어가 돼 버렸다. 전국에 몇 개 남지 않은 점방을 돌아봤다. 동네에서 이른 새벽 제일 먼저 불이 켜지고 늦은 밤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곳이 구멍가게였다. 하루 일과를 마친 마을 주민들은 저녁 어스름이 깔리는 무렵이면 구멍가게의 탁자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막걸리잔을 놓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점빵’ ‘연쇄점’ ‘○○상회’… 추억 속으로 라디오나 TV, 전화가 없고 신문도 귀했던 그때 그 시절 마을마다 바깥세상 소식을 가장 빨리 들을 수 있는 장소 또한 동네 구멍가게였다. 시골뿐 아니라 도시 지역에서도 마을마다 생필품 공급과 토론의 공간이었던 구멍가게는 사회 변화에 따라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점빵’, ‘연쇄점’, ‘○○상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구멍가게들은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이 돼 버렸다. 인구 감소로 농촌 마을 빈집이 갈수록 늘어나고, 대형유통매장이 시골 마을까지 진출해 구멍가게가 버티며 생존할 수 있는 틈새는 아예 없어졌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촌 마을에도 승용차를 가진 집이 많아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인근 도시나 가까운 대형유통매장에서 저렴하고 손쉽게 살 수 있게 됐다. 구멍가게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24시간 ‘편의점’이 생활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 영세 상점은 더 설 자리가 없어졌다. 마을의 쉼터이자 뉴스센터 역할을 하던 구멍가게 앞 평상도 사라진 지 오래다. 농촌이나 구도심 경우에는 학생 등 젊은층이 거의 없고, 나이 든 어른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돌아가신 경우가 많아 동네 점방은 존재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그나마 아주 드물게 남아 있는 구멍가게조차 지키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70~80대 고령층이어서 머지않아 문을 닫게 될 처지다. 실제로 인구 29만여명으로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 3대 인구 도시인 전남 순천시에서도 점방이나 동네 슈퍼가 사라졌다. 겨우 동네 가게라는 조그마한 간판만 붙어 있는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지난 6일 오후 3시쯤 시내와 3㎞ 정도 떨어져 있는 옥천동의 한 상점. 혼자 누워 있던 김모(85)씨는 “50년 정도 했는데 지금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막걸리 한잔하러 가끔 오는 경우 말고는 손님이 없다”면서 “이제는 팔 물건도 갖다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이라고는 담배를 사러 오거나 막걸리·맥주 한 잔씩 마시러 우연히 들르는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 가게 안에는 라면 8개, 부탄가스 20여개, 소주, 맥주, 홈키파 5개 등이 휑하니 놓여 있었다. 손님이 없어 경로당에서 놀다 방금 들어왔다는 김씨는 “혼자 살면서 집 지킬 겸 앉아 있다”며 “애들이 장사 그만하라고 하는데 문 닫으면 할 게 뭐가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하루에 한 명도 안 올 때도 많다”면서 “노느니 100원이라도 벌려고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번 앉아 있어 보면 손님이 아예 없다는 걸 느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도심에서 5㎞ 거리에 있는 상사면의 광주슈퍼 김모(81)씨 사정도 마찬가지. 60살부터 시어머니랑 같이 장사하다가 지금은 혼자 하고 있단다. 마트와 편의점이 생겨 동네 사람들조차 오지 않고 주변 편의점을 간다고 했다. 간혹 담배를 사러 오거나 여름에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사러 오는 게 전부라고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치매 온다고 장사를 계속하라고도 하고, 말동무할 겸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진작 닫아야 했는데 계속하고 있어 창피하기도 해서 올해 안에는 그만두려고 물건을 안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마을을 몇 시간 돌아다니다 어렵게 찾아낸 시골 마을 구멍가게들에서 “요즘 매출이 어떠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한결같이 “온종일 가게는 지키고 있지만,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다”고 했다.●“수입 쥐꼬리… 물건 다 빠지면 그만둬야지”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리 삼거리 도로가에서 11년째 구멍가게(삼거리슈퍼)를 하는 박모(55)씨는 “담배나 갑자기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동네 단골 주민들을 보고 가게를 계속하고 있지만, 수입은 쥐꼬리보다 못하다”며 “주변 가까이에 하나둘씩 늘어난 편의점이 4곳이나 된다”고 말했다. 박씨 구멍가게에서 100m쯤 떨어진 마을 입구 도로가에는 유리로 된 출입문에 ‘슈퍼’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적혀 있는 구멍가게를 겸한 허름한 주택 하나가 오래전에 문을 닫은 듯 빈 건물로 방치돼 있었다. 강주리 삼거리슈퍼에서 승용차로 한참을 달리다 법수면 백산리 백산보건진료소가 있는 백산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두 개의 구멍가게를 만났다. 두 가게는 50m쯤 떨어져 있었다. 한 슈퍼는 80대 노부부가 젊은 시절부터 시작해 50년 넘게 지키고 있는 구멍가게다. 주인 서모씨는 “주변 마을 주민들이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 노인인 데다 필요한 물건은 가까운 대형유통매장에서 구입한다”면서 “음료수나 생수, 과자를 찾는 사람은 하루 몇 명에 그친다”고 구멍가게의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서씨는 “나이 많은 우리 부부가 죽으면 이 구멍가게도 우리와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근 길가에 있는 또 다른 구멍가게도 80대와 70대 노부부가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좁은 가게 안 상품 진열대에는 여러 종류의 담배와 과자, 간단한 음료, 면장갑 등이 진열돼 있었다. 가게 주인 장모(77)씨는 “옛날에는 밤마다 동네 주민들이 술잔을 놓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런 모습은 오래전에 사라졌다”며 “수익도 거의 없어 벌써 그만둬야 했지만 하던 일이라 계속 문을 연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창원 강원식 기자 choijp@seoul.co.kr
  •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런던 시장은 지난 3월 모든 사회 필수인력에게 시장가보다 싸게 주택을 구입·임대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부모와 함께 사는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런던 시장은 지난 3월 모든 사회 필수인력에게 시장가보다 싸게 주택을 구입·임대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강형욱·설채현이 본 ‘양주 견주 사건’ 핵심[이슈픽]

    강형욱·설채현이 본 ‘양주 견주 사건’ 핵심[이슈픽]

    양주시는 5일 최근 논란이 된 ‘개들 앞에 불려가 고개숙인 80대 할머니…’라는 최초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냈다. 양주시가 밝힌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았다. 시와 노인담당기관이 80대 노인을 공원으로 데려가 개들 앞에서 견주에게 사과하게 했다. → (x) 견주와 언쟁이 있다고 알려진 80대 노인은 견주를 만나 사과한 사실이 없다. 벤치에 ‘끌려나가’ 사과했어야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문을 냈다. 시는 견주 남편으로부터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노인이 폭언 등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고, 담당부서가 사실관계 파악 및 원만한 해결을 위해 위탁기관에 민원 내용을 전달했을 뿐, 사과를 권고하지 않았으며, 해당 노인은 견주를 만나지도, 사과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양주시는 “자극적인 제목과 잘못된 내용으로 보도한 기자에게 정정요청을 한 상태이며, 정정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입장문에는 해당 노인을 대신해 조장 노인이 사과했다는 사실은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확인결과 조장 할머니가 견주를 만나 사과한 사실이 있었다.“요청” vs “폭언” 공원 내 민원 접수 “개를 벤치에 앉히지 말라”는 것이 80대 환경지킴이와 견주의 언쟁 주제였다. 그 과정에서 80대 여성은 “요청을 했다”고, 견주는 “욕설과 폭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견주는 이전에도 같은 이유로 언쟁이 있었기에 ‘개를 벤치에 앉히지 말라는 법’이 정말 있는지 주민센터와 시청 등에 전화를 걸었다. 공원 내 민원접수에 대해 시와 환경지킴이 조장은 견주를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고, 견주 역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여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벤치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80대 노인의 주장도, 입마개를 해야 하는 견종도 아니고 배설물도 잘 치우며 목줄을 하고 산책을 했는데 벤치에 앉았다며 심한 말을 듣는 것을 민원했을 뿐이라는 견주의 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펫티켓을 지적한 할머니가 끌려나가 개 앞에서 사과를 했다’는 사실과 다른 표현으로 2차 기사가 퍼지면서 한쪽의 심각한 갑질 사건으로 부각됐다. 강형욱 “괜히 기사 캡처해서 불편 줬나” 최초 기사를 캡처해 “할머님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던 동물훈련사 강형욱은 다시 글을 올려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올렸다. 양주시 입장문과 억울함을 호소한 견주의 글도 함께 올렸다. 강형욱은 “하루 동안 많은 댓글과 메시지를 받았다. 괜히 기사를 캡처해서 사람들에게 ‘불편을 줬나?’라는 생각도 했다”라며 “기사는 반려견을 데리고 온 견주를 무례한 사람으로, 환경지킴이 할머니를 일방적으로 갑질을 당한 피해자로 더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강형욱은 “보호자님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고, 환경지킴이 할머님도 안타까웠다”면서 “반려견과 산책하다보면 별의별 사람들의 타박을 받고 위협을 받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보다 느리게 걷는 레오랑 산책을 하다가도 왜 입마개 안하고 다니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벤치에 개를 앉힌 견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강형욱은 본인의 SNS 사진에도 반려견을 벤치에 올리고 찍은 사진이 다수 있다는 지적에도 답했다. 강형욱은 “촬영이나 방송 핑계로 반려견을 의자에 앉히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설채현 “요청 아닌 비하… 사실관계 중요” 수의사이자 동물훈련사인 설채현 역시 자극적인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설채현은 “언론은 역시 사실보다는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걸까요”라며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일반 사람들도 화가 날만한, 요청이 아닌 비하의 말이었기에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설채현은 “만약 할머님이 ‘개를 의자에 올리지 말아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는데 견주가 사과를 요청했다면 분명 견주의 잘못”이라며 “욕설에 대한 사과요구가 왜 이런 쪽으로 흘러가는 지 모르겠다. 조회수는 달성했으니 사실관계는 필요없는 건지”라고 지적했다. ‘입마개 요청이 죄?’라는 기사 제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설채현은 “법적으로 입마개를 해야하는 하는 종은 정해져있다. 물론, 법이 아니더라도 위험하다 생각하면 입마개를 하라고 권유한다”면서 “하지만 안 해도 되는 걸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하라고 무턱대고 단속하고 압박하는 건 정도에 따라 죄가 될 수도 있고, 어이없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설채현은 일부 잘못된 보호자들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들에는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받고 욕을 먹어야 함이 옳다고 강조했다. 설채현은 “개로 인한 사건사고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받고 욕을 먹어야지, 모든 보호자와 강아지들이 죄인처럼 욕먹을 필요는 없다. 제발 모든 개를 범죄자 취급하지 말아달라. 몇몇 사람들 잘못때문에 잘못이 없는 사람까지 모두가 눈총받는 분위기는 왜 조성된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 양주 견주 갑질 사건 진실 공방 논란

    [단독] 양주 견주 갑질 사건 진실 공방 논란

    80대 노인이 공원 환경지킴이를 하다 견주의 갑질에 사과를 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여론은 분노했다. ‘개들 앞에 불려가 고개숙인 80대 할머니…’라는 기사 제목은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포털사이트에는 수천 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동물훈련사 강형욱도 “할머님 죄송하다”며 공개적으로 글을 올렸고, 순식간에 무개념 견주로 찍힌 50대 부부는 엄청난 비난과 신변의 위협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기사 내용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양주시에 따르면 80대 노인은 공원 벤치로 불려나간 적도, 견주를 만나 사과한 사실도 없었다. 노인의 욕설과 폭언으로 민원이 접수됐고 위탁기관에 그 내용이 전달됐을 뿐 사과를 권고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양주시는 “자극적인 제목과 잘못된 내용으로 보도한 기자에게 정정요청을 한 상태이며, 정정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추가 취재결과 견주와 말다툼했던 노인이 아니라 조장을 맡은 노인이 대신 사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견주는 ‘잘못된 기사로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견주의 남편은 “전후사정도 담기지 않고, 노인 분이나 시청 직원, 견주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듣지 않고 기사가 나갔다. 기자분한테 정중한 사과를 받았지만 정정된다해도 마녀사냥이 절정에 이르렀고, 이미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지역카페에 글을 남겼다. 시바견과 아키다견을 키우고 있는 50대 부부는 자식을 다 키우고 늦게나마 반려견과 함께하며 남들에게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남의 반려견이 치우지 않고 간 배설물까지 치우면서 산책을 했다. 남편이 출근한 사이 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50대 여성은 비를 피하려고 벤치에 앉아있다가 느닷없이 욕설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시는 민원 내용을 보조기관에 전달했다. 견주는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개숙여 인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조기관 조장 노인도 “같은 동네 사는 사람들끼리 좋게 지내면 좋다”면서 헤어졌다고 전해진다. 한편 지역주민은 “그 부부는 항상 리드줄을 짧게 잡고 다니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책을 했다. 늘 배변봉투를 들고 다니며 치우고 엉덩이까지 다 닦아주시는 분들이다. 편파적으로 쓰인 기사만 보고 마녀사냥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일본개 키운다며 모욕하고 신상털이하고 안쓰럽다. 제발 어느 한쪽 이야기만 듣고 무작정 상대방 비난하지 말아달라. 억울한 피해자일 수 있고 언젠가 그 억울한 피해자가 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양주시 입장문을 선명한 사진으로 교체하고, 후속 보도 기사를 본문에 첨부하였습니다. 제목은 내용이 정확하게 담길 수 있게 수정하였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건설현장 50대 남성 참변… 연이틀 목숨 앗아간 지게차

    건설현장 50대 남성 참변… 연이틀 목숨 앗아간 지게차

    끊이지 않는 산재… 끝나지 않는 비극 3일 경기 평택의 건설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인 2일에도 서울 신촌역 인근 공사 현장에서 후진하는 지게차에 80대 여성이 치여 숨지는 등 연일 전국 산업 현장에서 각종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경기 평택의 고덕 삼성산업단지 건설 현장에서 삼성물산 협력업체 소속 작업자 A(50대)씨가 이동 중이던 지게차 바퀴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차 바퀴에 사람이 깔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현장에서 A씨를 구조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A씨는 공사를 주관한 삼성물산 협력사(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현장 정리 및 교통통제 요원으로 투입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지게차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우측 바퀴에 가려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경찰은 건설 현장의 공용 도로를 달리던 지게차가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 청소 담당인 A씨가 도로에 있던 이유가 무엇인지 등 사고 이유와 원인을 지게차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현재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관계 당국의 사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백신 접종 후 확진” 국내 ‘돌파감염’ 5명 확인... 모두 화이자 접종

    “백신 접종 후 확진” 국내 ‘돌파감염’ 5명 확인... 모두 화이자 접종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모두 접종한 이후 확진되는,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가 5명 추가로 발생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돌파감염 사례는 총 9명으로 집계됐다. ‘돌파감염’이란, 백신을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횟수대로 모두 접종하고 14일이 경과한 뒤 확진된 사례를 뜻한다. 당국이 추후 역학조사를 통해 2차 접종 이후 14일 미만인 시점에 감염원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하면 사례 분류를 변경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0시 기준 4명에서 열흘새 5명이 늘어났는데, 이는 접종 완료자 214만3385명(5월 31일 기준) 대비 0.0004% 수준이다. 접종 완료자 가운데 면역형성 기간인 14일이 지난 사람(103만9559명) 중에서는 10만명당 0.87명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접종 완료자 10만명당 10.2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돌파감염 사례 9명은 모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현재 이들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앞서 확인된 4명은 변이 감염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돌파감염 사례 5명은 모두 70∼80대이고 여성이 3명, 남성이 2명이다. 앞서 나온 4명은 50대가 2명이고 20대와 30대가 1명씩이었다. 방대본은 “어떤 백신을 접종받더라도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충분한 환기 등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돌파감염의 국내 발생률은 외국에 비해서는 낮은 상황으로 매우 드물게 확인되고 있다”며 “입증된 예방접종의 효과를 고려할 때 예방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혼 후 재산 문제로 다툼”...아내 살해한 80대 남성

    “이혼 후 재산 문제로 다툼”...아내 살해한 80대 남성

    이혼한 전처와 재산 다툼을 벌이다 사망하게 한 8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는 A(83)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 50분쯤 서초구 잠원동의 한 빌라 앞 길가에서 전 부인인 70대 여성 B씨와 다툼을 벌이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부부싸움을 하는 것 같다’는 주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B씨는 출혈이 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전 부인 B씨와 이혼 후 별거 중이었으며, 재산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형준 부산시장, 보건소 인력 증원 등 근무여건 개선

    박형준 부산시장, 보건소 인력 증원 등 근무여건 개선

    부산시 보건소 인력이 증원되는 등 근무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8일 부산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선 보건소 인력 보강과 근무 여건 대책을 밝혔다.최근 부산에서는 코로나 19로 격무에 시달리던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일이 발생했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최일선에서 분투하던 간호직 공무원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다시 이런 비극이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보건소 인력 보강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보건소 적정 인력이 1천여명이지만 휴직 등 사유로 현재 930여명이 근무해 70여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그는 따라서 부족 인력에 휴직 가능한 인원까지 고려해 정규직 134명을 조속히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간호직 73명,보건직 37명,의료기술직 24명이다.16개 보건소에 8명씩의 인력이 충원된다.시는 134명을 선발해 10월 말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9월로 한달간 앞당긴다.이를 위해 시는 6월5일 치르는 필기시험 합격자를 9월 1일 결정 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시신규 인력 충원 전 업무 공백에 대비해 간호사 등 의료 인력 96명을 한시 인력으로 채용해 방역 현장에 투입한다.코로나 관련 보조 인력 900여명도 추가 배치한다. 박 시장은 인력 충원과 함께 근무 여건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은 휴직하도록 하고 현장 대응부서와 지원 부서 간 교차근무나 근무교대로 휴식 시간을 보장한다.또 코로나 관련 업무 전 직원에게 3∼5일간의 특별휴가를 차례로 부여해 피로도를 줄인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기 업무가 아닌 일을 떠맡아 심리적,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전체적인 상황을 조사해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14명과 백신 접종 후 9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신규 확진자 중 3명은 감염 원인이 불분명해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지난 24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80대가 숨져 방역 당국이 백신 연관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에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이번이 9번째다. 전날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자는 1차 접종자 5만1천711명,2차 접종자 2천827명 등 5만4천538명이다.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48년 진료봉사’ 의사-월세 살며 ‘전재산 기부’ 80대, LG의인상 수상

    ‘48년 진료봉사’ 의사-월세 살며 ‘전재산 기부’ 80대, LG의인상 수상

    LG복지재단은 48년간 무료 진료 봉사를 한 고영초(68) 건국대 신경외과 교수와 가사도우미 등을 하며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한 노판순(81)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고 교수는 의대 본과 재학 중이던 1973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서울 변두리 쪽방촌 등 의료 취약지역을 찾아 형편이 어려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1977년부터는 진료와 수술 시간을 쪼개 서울 소재 무료 진료소를 매주 2회 이상 번갈아 방문했다. 주로 뇌하수체종양 진단·수술과 같이 어려운 이웃들이 치료받기 쉽지 않은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48년간 1만 5000명 이상을 무료 진료했다. 고 교수는 “어떤 날은 병원에서 몇 시간 힘들게 수술하고 한 시간 넘게 운전해 의료 봉사 현장에 가면 파김치가 되기도 하지만 막상 도착해 봉사자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환자들과 만나면 피곤함이 씻은 듯 사라진다”고 말했다.전북 군산에 거주하는 노씨는 2019년과 지난해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3억 3000만원을, 지난 4월에는 군산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쾌척했다. 그는 지금도 군산의 작은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고 있음에도 가사도우미, 식당일, 목욕탕 운영 등을 통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내놓은 것이다. 노씨는 “평생 외롭고 힘들게 살아서 어려운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픈데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는 몸을 뉠 방 한 칸만 있으면 되니 여생 동안 이들을 더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코로나 예방 주사 감사합니다”…100만원 두고 사라진 남성

    “코로나 예방 주사 감사합니다”…100만원 두고 사라진 남성

    최근 익명으로 한 남성이 경기 안산시청 민원실에 현금 100만원과 쪽지를 남겼다. “코로나 예방 주사를 맞혀준 데 대한 감사 헌금을 합니다” 두고 간 봉투 안에 들어있던 쪽지 글의 내용이다. 27일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쯤 70∼80대로 보이는 남성이 민원 창구로 다가와 직원에게 “이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원실 직원은 복지 담당 부서 직원을 불러 봉투를 받도록 이 남성에게 이름과 주소 등을 물었다. 하지만 남성은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며 봉투만 전달하고 홀연히 민원실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봉투 안에는 감사의 글과 100만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시는 수표를 일단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후원금으로 전달한 뒤 차후 시가 추천하는 저소득 위기가구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의 온기를 전해준 익명의 기부자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부자가 건넨 성금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웃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백신 접종 이틀 후 숨진 어머니, 부작용 조사 대상도 아니라니”

    “백신 접종 이틀 후 숨진 어머니, 부작용 조사 대상도 아니라니”

    화이자 맞은 80대, 숨진 채 발견이상 반응 신고 안 돼유족, 방역행정 비판“사망자 추적 관리 기대실상은 가족이 신고해야” 80대 노인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지 이틀 만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해당 사례는 백신 이상 반응 의심 사례로 방역 당국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방역행정 체계에 허점이 크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울산 울주군보건소와 A(88·여)씨 유족에 따르면 울주군에 사는 A씨는 평소 다니는 노인주간보호센터를 통해 이달 12일 오후 예방접종센터를 방문,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아들들이 전화를 해도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집 근처에 사는 친지가 A씨의 집을 찾았고, 집안을 살펴보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즉시 심폐소생술이 이뤄졌고 119구급대도 출동했지만, 이미 A씨가 숨을 거둔 뒤였다. 사망을 진단한 의사는 A씨가 발견된 당일 오전 5∼7시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족들은 A씨가 이틀 전 백신을 접종한 사실을 병원과 경찰 측에 알렸다. 이후 경찰이 진행한 부검에서 ‘대동맥 파열에 의한 혈심낭’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다만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름에서 한 달가량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고령임에도 평소 건강했던 A씨가 갑작스럽게 숨진 배경에는 백신 부작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했다. 당연한 수순으로 A씨 사망이 백신 이상 반응 의심 사례로 분류, 정부 차원의 조사가 뒤따를 것으로 봤다.그러나 유족들은 A씨가 숨진 지 열흘 이상 경과한 지난 25일, 고인의 사망이 이상 반응 사례로 신고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울주군보건소에 문의하자 “의사가 신고해야 이상 반응 조사 대상 사례로 접수된다. (A씨 사망 관련 내용을) 경찰에 알아보겠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현재 백신 이상 반응 신고는 담당 의사가 질병보건 통합관리시스템에 하거나, 환자나 보호자가 보건소나 인터넷을 통해 직접 할 수 있다. A씨 아들(67)은 “어머니는 관절염 치료와 뇌혈관 개선을 위한 약을 드신 것을 제외하면 혼자서 식사도 잘 챙겨 드실 정도로 건강하셨다”며 “유족 입장에서는 백신 부작용으로 고인이 돌아가셨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 인과성을 규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금 제기하는 문제는 ‘왜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사례가 조사 대상조차 되지 않았냐’는 것”이라면서 “결국 유족의 신고가 없다면 백신과 상관없은 일반 변사 사건이 된다는 말인데, 이런 사망 사례조차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는 점이 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울주군보건소 관계자는 “사망한 사실 만으로 자동으로 이상 반응 신고가 되는 것은 아니며, 부검 결과서에 백신 부작용 관련 정황이 포함된다면 울산시를 통해 질병관리청에 이상 반응 신고를 할 것”이라면서 “부검 결과서에 백신 연관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오더라도 유족이 이상 반응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 아들은 “최소한 백신 접종 후 일정 기간 안에 사망한 사례 정도만이라도 방역 당국이 능동적으로 추적해 부작용 여부를 조사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말로만 ‘안전하니 접종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런 노력을 보일 때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아지고 접종률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처음 본 사이” 80대 할머니 머리에 라이터로 불붙인 40대女

    “처음 본 사이” 80대 할머니 머리에 라이터로 불붙인 40대女

    경찰, 특수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 처음 본 80대 할머니의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고 주먹을 휘두른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특수폭행 등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구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마주친 80대 여성 B씨의 머리카락을 라이터를 이용해 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놀란 B씨가 항의하자 도망간 A씨는 이후 다시 돌아와 B씨의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피해자 B씨는 머리카락이 그슬린 정도로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알려졌다.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초범이고 동네에 다른 피해를 입힌 사례가 없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신원식 태양연마 회장 10억 통 큰 기부… 한국형 기부자 맞춤기금 10호 가입자

    신원식 태양연마 회장 10억 통 큰 기부… 한국형 기부자 맞춤기금 10호 가입자

    80대 사업가가 거액의 기부금을 사회에 환원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신원식(83) 태양연마 회장이 10억원을 기부했다고 26일 밝혔다. 1961년 고려연마공업사를 창립한 신 회장은 60년 동안 회사를 키워 연마포·연마지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태양연마로 성장시켰다. 10억원을 일시 기부한 그는 한국형 기부자 맞춤기금 10호 가입자이자,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2616번째 회원이 됐다. 한국형 기부자 맞춤기금은 기부자의 의사를 반영해 기금을 관리하고 사업을 구성·운영하는 기금사업이다. 신 회장은 회사 성장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근 기부를 결심하고 기부 기관을 직접 찾기도 했다. 신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나 또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도움을 줘야겠다고 항상 생각해 왔다”면서 “다짐을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는 “기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가정을 돕기 위한 의료비와 생계비,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비로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교정 공무원-성실상] 김승택 광주교도소 교감

    [교정 공무원-성실상] 김승택 광주교도소 교감

    28년간 수용동과 작업장 근무자로 사형수·무기수·관심대상자 등의 수용관리를 담당하며 교정교화에 필요한 신앙서적 2000만원 상당을 지원하는 등 수용자 교정교화에 기여했다. 2005년 백혈병에 걸린 무기수형자 가족과 전 광주교도소 직원에게 헌혈증 14장을 기부했다. 2014년 10월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6차선 도로 한가운데 쓰러져 있던 80대 노인을 도로 밖으로 신속히 옮겨 2차 사고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그를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함께 후송하며 생명을 구조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노인요양병원 목욕봉사 등을 이어 왔고, 명절 불우이웃돕기 활동에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앞장서 왔다.
  • 투명 페트병 재활용·아이스팩 수거 적극적… “택배·배달 쓰레기 감축” SNS 운동도 유행

    투명 페트병 재활용·아이스팩 수거 적극적… “택배·배달 쓰레기 감축” SNS 운동도 유행

    택배, 배달 일회용기 쓰레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지방정부와 주민 사이에서는 음식, 음료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 기준, 통계청의 음식 서비스 거래액을 환산하면 배달 음식 주문량은 하루 270만건에 이르며 플라스틱 일회용기는 최소 하루 830만개가 발생한다고 26일 밝혔다. 폭증한 일회용 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시민이 늘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용기내 챌린지’, ‘용기내 캠페인’ 운동이 유행 중이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천 주머니, 에코백, 다회용기 등에 식자재나 음식을 포장해 오자는 것이다.지방정부도 이런 고민을 함께한다. 서울 관악·은평·강북·마포·종로·광진·강남구 등은 의류업체인 블랙야크와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의류를 만들기로 협약했다. 이들 지방정부는 무색투명 페트병을 주민이 별도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할 예정이다. 투명 페트병 1t을 재활용해 의류 3300벌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서초구 등은 신선식품 배달 시 나오는 아이스팩을 수거해 소상공인에게 제공한다. 유통되는 겔 형태의 아이스팩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 폴리머 1%와 물 99%로 이뤄져 있다. 고흡수성 폴리머는 소각이 어려워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동작구는 15개 동주민센터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다. 서초구는 246개 아파트 단지에 280대를 설치하고 6명의 수거전담인력을 두기도 했다. 도봉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역 마을카페와 마을활력소 등 공익카페 13곳에서 코팅 종이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퇴출했다. 내부가 코팅 처리된 종이컵은 재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송파구는 배달용 다회용기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원구는 배달 음식 문화 확산으로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주민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사진, 영상 공모전을 지난 20일까지 진행했다. 생활 속 일회용품 줄이기 아이디어 실천 또는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 등의 모습을 담도록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물류·운수 59개사, 2030년 무공해차 100% 전환

    물류·운수 59개사, 2030년 무공해차 100% 전환

    국내 물류·유통업체 4곳과 버스·택시 운수업체 55곳이 2030년까지 보유차량을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물류·운수업 17개 대표 참여기업, 한국자동차환경협회와 함께 ‘한국형개최했다. 선언식에 참여한 59개 물류·운수업체가 보유한 차량은 8385대며 이 중 무공해차는 5.5%(458대) 수준이다. 물류업체 4곳은 올해 57대를 무공해차로 구매·임차한 뒤 2025년 800여대, 2028년 1800여대, 2030년 2500여대(누적)를 100% 전환한다. 버스·택시 운수업체는 올해 380대, 2025년 2900여대, 2028년 4800여대, 2030년 5900여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버스·택시·화물차 등 상용차는 주행거리가 일반 차량보다 길어 1대를 무공해차로 전환했을 때 나타나는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일반승용차 대비 버스는 16배, 택시와 화물차는 각각 4.5배, 2.5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도심지 등 생활권에서 운행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 물류·운수차량의 무공해차 전환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물류·운수업계의 조속한 전환을 위해 차고지, 물류센터 등 사업장 내 충전시설(인프라) 설치를 지원하고 참여기업에 대해 구매보조금을 우선 배정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환경개선 효과가 높은 상용차 대상 보조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렌트·리스업을 시작으로 제조·금융·물류·운수업종 등 모두 111개 기업이 무공해차 전환100에 참여해 2030년까지 총 129만대 이상이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2030년 무공해차 보급목표(385만대)의 33.5%에 달한다. 한 장관은 “국민의 발인 버스·택시 등의 무공해차 전환은 환경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돼 운송부문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디스커버리 40~80% 배상” 소비자보호 후퇴한 금감원

    “디스커버리 40~80% 배상” 소비자보호 후퇴한 금감원

    분쟁조정위, 기업銀 펀드 손실배상 권고양측서 함께 조정안 수용해야 효력 발생 피해자 “80대 치매노인에 20% 책임 물어‘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적용 안 돼 불만”투자자 피해가 큰 주요 사모펀드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IBK기업은행이 고객에게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해 줘야 한다는 금융감독원의 권고가 나왔다. 전액 배상을 요구해 온 피해자들은 “금감원의 의지가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25일 분쟁조정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린 기업은행 2개 펀드(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사례를 토대로 이런 배상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표 사례를 분쟁조정위에 회부해 배상 비율을 정한 뒤 이를 기준 삼아 동일한 펀드를 산 다른 피해자들의 배상비율 폭도 판매사에 권고한다. 디스커버리펀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했고, 기업은행이 판매했다. 모집한 투자금은 미국 운용사 DLI 등이 운용했는데, 이 업체는 2019년 4월 실제 수익률 등을 허위 보고한 것이 적발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고발당했고 자산이 동결됐다. 이 탓에 국내 투자자들도 총피해원금 2562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저위험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투자 성향을 임의로 작성해 위험도 높은 디스커버리펀드를 팔았다. 개인 고객 A씨는 채권형 저위험 상품(4등급)의 만기가 돌아와 기업은행 지점을 방문했다가 1등급 고위험 상품인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에 가입했다. 은행 직원은 “미국 채권 등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만 설명하고, 손실 가능성 등은 따로 안내하지 않았다. 또 이 직원은 A씨의 투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했다. 분쟁조정위는 기업은행에 A씨 투자 피해액의 6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또 글로벌채권펀드에 가입한 소기업엔 손실액의 64% 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판매 직원은 이 기업의 투자 성향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했는데, 신청자의 자필 기재 사항 일부가 누락된 것을 발견하고 임의로 기재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40∼80%(법인 고객은 30~80%)의 배상 비율을 적용해 고객들과 자율 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분쟁조정위의 배상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양측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여야 효력을 갖는다. 피해 고객들은 이날 금감원 결정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 신장식 변호사는 “가장 많이 배상받아도 80%인데 피해자 중 80대 치매 노인도 있다”면서 “이 고객에게도 자기 책임 20%를 묻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디스커버리펀드가 선순위채권에 투자한다고 해 놓고는 후순위채권을 사들였기 때문에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객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윤석헌 전 금감원장 퇴임 이후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 기조’가 다소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리 자문을 받은 결과 착오 취소를 적용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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