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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톡톡]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

    [현장 톡톡]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

    “1000만 정도?” 영화 ‘포화속으로’가 얼마나 흥행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배우 권상우의 답이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지금까지 개봉했던 영화 가운데 가장 떨리는 제작 보고회입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10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개최된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 현장. 권상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권상우는 영화에서 학도병 구갑조 역할을 맡았다. “천안함 침몰 때 희생자들의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분들 가족들이 남긴 말을 보면서 눈물이 났죠.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그런 거겠죠. 우리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이재한 감독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 감독은영화에서 ‘사실’과 ‘허구’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얼개가 사실에 기반했지만 캐릭터는 극에 맞게 새롭게 창조됐기 때문이다. 영화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학생 신분으로 전쟁터 한복판에 뛰어들어 전쟁의 운명을 바꿨지만 지금은 아무도 기억을 못하는 71명 학도병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다. “한국전쟁은 20세기 최고의 비극 중 하나죠. 이념보다 전쟁에 내몰린 인간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권상우와 이 감독 외에도 영화의 주역인 김승우, 차승원,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이 함께했다. 김승우는 “권상우가 교복 입어서 안 된 영화가 없었어요. 권상우의 에너지를 믿습니다.”라고 칭찬을 한다. “30대에 학도병 연기라니…. 원래 나이가 많아서 캐스팅 안될 뻔했어요.”라고 청중의 웃음을 자아낸 권상우는 “극중에서는 탑이 학도병 중대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역할입니다. 정말 잘했어요.”라고 탑을 치켜세운다. 계속되는 탑 칭찬. 아무래도 본업이 배우가 아닌지라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까닭이다. 김승우는 “탑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해도 좋아요. 누가 보더라도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습니다.”라고 극찬했고 차승원도 “탑은 20대 때 제가 갖길 원했던 얼굴을 가진 배우입니다.”라고 했다. 탑은 부끄러운 듯 말을 이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껏 한번도 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새달 17일 개봉.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국 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 3D를 말하다

    한국 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 3D를 말하다

    그가 한국에 왔다. 첫 내한이다. 영화 ‘아바타’로 3차원(3D) 열풍을 불러 왔던 제임스 캐머런(56) 감독이다. 그는 1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상상력과 기술, 신(新) 르네상스를 맞다’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 뒤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고 삼성전자의 3D TV 개발기지인 삼성디지털시티를 방문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였다. 3D 산업에 대한 그의 핵심 생각을 풀어 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아바타’ 한 편으로 전 세계에서 28억달러(약 3조 1659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린 캐머런 감독. 하지만 출발은 쉽지 않았다. 극장주들에게 “3D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다. 3D 상영관이 많아야 3D 영화를 제작할 수 있지만 극장주들은 3D 영화가 많아야 3D 상영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캐머런은 “그야말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싸움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단 도전했고,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해냈다. 하지만 아직 2% 부족하다. 3D 상영관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아바타가 한창 흥행 수익을 올리고 있을 당시 또 하나의 3D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개봉되자 3D 상영관 대부분이 그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캐머런은 “3D 극장이 더 많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후반부의 아바타는 반토막 수익이었다.”고 농반진반 말했다. “3년내 ‘아바타2’ 나온다.” 그래도 걱정은 일단 접었다. 아바타로 시작된 3D 열풍으로 인해 올해에만 30편의 3D 영화가 나올 것으로 보여 그만큼 3D 상영관 수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런 상승곡선 덕분에 캐머런은 3년 안에 3D 스크린 비중이 20%, 8년이면 50% 정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바타2’를 구상 중인 캐머런은 이제는 더 이상 3D 상영관 부족 문제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바타2는 판도라 행성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나비족들이 바다에 적응하는 모습이 뼈대다. 제작기간은 3년을 잡고 있다. “나도 납을 금으로 바꾸고 싶다.” 캐머런은 최근 일반영상(2D)을 3D로 전환하려는 흐름에 대해 무척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런 기술은 존재해선 안 된다.”고까지 말했다. 2D와 3D는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3D를 의식하지 않고 촬영하면 3D 특유의 섬세함이 퇴색된다는 것이다. 캐머런은 2D를 3D로 전환,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타이탄’을 겨냥해 “나도 납을 금으로 바꾸고 싶다. 하지만 이건 불가능하다.”며 독설을 내뱉었다. 처음부터 3D로 촬영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현실. 하지만 꼼꼼히 따져 보면 더 경제적이라고 했다. 3D 전환 기술로 3D 효과를 재현하려면 엄청난 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대충 전환하면 ‘싸게 먹히지만’ 제대로 하면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납을 금으로 바꾸는 비용이 금값보다 더 드는 셈. 캐머런은 반문했다. “지금 영화감독들에게 ‘일단 흑백 영화로 찍은 뒤 칼라 영화로 전환시키자.’고 말하면 누가 영화를 찍겠나.” 다만, 관객이 원하면 고전 영화의 3D 전환은 충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도 자신의 대표작 ‘타이타닉’을 3D로 전환하고 있다. 소요비용만 1200만달러다. “3D영화 TV로 틀면 3일만에 동나.” 3D TV 이야기도 꺼냈다. 과연 3D TV 시장이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캐머런은 “3D TV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데 손을 들었다. 그는 “3D는 모든 형태의 콘텐츠에 가치를 더한다. 심지어 지루한 콘텐츠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 5년 안에 3D 안경 없이도 TV 시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만 콘텐츠 부족을 우려했다. 캐머런은 “지금까지의 3D 영화를 TV로 튼다면 3일치 분량밖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콘텐츠가 나오지 않으면 3D TV 보급은 더디 갈 것이라는 얘기다. “품질은 철학이다.” 더 핵심은 콘텐츠의 ‘질’. 기술적 문제부터 손볼 게 많다고 캐머런은 말한다. 3D 안경을 쓰면 화면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데 화면을 최대한 밝게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3D 콘텐츠가 눈을 피로하게 하고 두통을 야기한다면 3D시장의 목을 조를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제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나도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품질은 “철학의 문제”라고도 했다. “기술 혁신과 인간의 창의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게 캐머런 주장의 핵심이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카지노는 미래 성장 동력”

    “카지노는 미래 성장 동력”

    │싱가포르 홍성규특파원│마리나 베이 샌즈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 싱가포르의 미래 관광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하지만 한 해 수천만명을 겨냥한 ‘알짜배기’ 흥행요소는 화려한 호텔이나 쇼핑몰, 대규모 MICE 시설이 아닌 카지노다. 싱가포르는 카지노를 겸비한 MICE로 이웃 마카오와 함께 아시아 카지노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두 리조트에 천문학적 돈을 투자한 샌즈 그룹과 겐팅 그룹은 모두 카지노를 주력으로 하는 레저업체들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메인 호텔의 지하로 연결되는 카지노는 총 4개층에 600여개의 테이블 게임과 1500여대의 슬롯머신을 보유하고 24시간 숨돌릴 틈 없이 성업 중이다. 1,2층은 일반 객장이고 3,4층은 VIP 객장이다. 40m 높이의 천장에 매달린 6.4m길이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샹들리에는 세계 최대 규모다. 13만 2000개의 크리스털이 장식된 샹들리에는 무게만도 7.1t에 이른다. 샌즈 그룹이 얼마나 카지노에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2월14일 정식 오픈한 센토사 리조트 카지노는 엄격한 ‘도덕국가’인 싱가포르가 처음 승인한 카지노다. 15가지 테이블 게임과 슬롯머신, 화려한 인테리어로 화교권 부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명분보다 실리를 좇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 침체로 타격을 입은 싱가포르는 돈이 되는 산업이 절실했다. 림 홍키앙 싱가포르 무역·산업장관은 “2개 카지노가 본격 가동되면 관광수입 증대와 고용창출을 통해 최대 1%포인트의 국내총생산(GDP) 상승효과(약 25억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수입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기대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싱가포르는 카지노를 앞세운 MICE 산업을 점차 확대해 2015년 17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을 작정이다. 싱가포르는 외화벌이 목적에 맞게 외국인에게는 카지노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다만, 내국인에게는 100 싱가포르 달러(약 8만 2000원)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한정치산 제도와 같이 도박 중독자에 대한 출입금지 조치와 치료예방 조치를 두고 있다. 밸 추아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홍보담당 매니저는 “마리나 베이 샌즈 전체 면적 가운데 카지노는 3%에 불과하지만 리조트 전체 매출 중 최대 80%까지 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지노 수입의 70% 이상이 고액 베팅을 즐기는 VIP룸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 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 김도곤 홍보팀장은 “우리나라 자치단체들이 재정수입 확대를 위해 테마파크나 카지노 개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보다는 싱가포르 복합리조트처럼 MICE 산업과 연계한 컨셉트로 접근하는게 보다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cool@seoul.co.kr
  • 한국영화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한국영화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EBS의 ‘시네마 천국’이 800회를 맞았다. 시네마 천국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놓치기 아쉬운 영화를 선정, 깊이 있게 분석해 영화 마니아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고전이나 숨겨진 명작, 개봉관이 적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한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 14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되는 800회 특집에서는 ‘한국 영화의 힘!’을 주제로 한국 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양한 관점에서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방송은 이를 위해 영화를 공부하는 영화학도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한국 영화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영화학도들은 최고의 한국 영화로 ‘올드보이’(박찬욱) ‘살인의 추억’(봉준호) ‘괴물’(봉준호) ‘마더’(봉준호) ‘추격자’(나홍진)를, 가장 닮고 싶은 감독으로는 봉준호·박찬욱·장진·이창동·이준익 감독을 차례로 꼽았다. 방송에서는 최고의 영화로 꼽힌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과 가장 닮고 싶은 감독으로 꼽힌 봉준호 감독을 만나 그들의 영화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국 영화의 과거를 추억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특히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 한 ‘하녀’의 고(故) 김기영 감독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본다. 지명혁 국민대 교수와 함께 ‘하녀’를 비롯해 ‘화녀’ ‘충녀’ ‘육식동물’ 등 김 감독의 작품을 집중 분석한다. 또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의 장훈 감독,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등 눈에 띄는 신인 감독과, 지난해 독립 영화계를 달군 ‘똥파리’ ‘낮술’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의 미래를 내다본다. 1994년 3월 시작된 ‘시네마 천국’은 방송 800차례 동안 12명의 제작 PD와 이충직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배우 방은진·조용원·문소리·추상미, 가수 김창완, 영화감독 여균동·이해영, 모델 장윤주 등 18명의 MC가 이끌어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자체 영화제작지원 효용성 논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영화 제작 및 지원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의회가 혈세 낭비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옹기문화엑스포와 옹기축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만리향’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울주군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를 통해 집행부에서 상정한 영화 ‘만리향’ 제작 지원비 1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울주군은 앞서 세계옹기문화엑스포 개최 장소인 외고산 옹기마을과 웅촌면 학성 이씨 고택, 가지산, 간절곶 해맞이공원 등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만리향’ 제작비 15억원 가운데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집행부가 영화 ‘만리향’ 지원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를 검증하지도 않은채 예산만 상정했다.”면서 “일부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모든 영화에 예산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최근 지자체가 앞다퉈 영화 관련, 예산을 지원하거나 세트장을 건립하는 등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통해 아까운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산대학교 주유신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영화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 영화 산업을 지원하면서 도시 마케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기독교 다큐멘터리 ‘회복’ 모나코영화제 그랑프리

    기독교 다큐멘터리 ‘회복’이 12일 제5회 모나코국제영화제(Monaco Charity Film Festival) 다큐멘터리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이 영화 배급사 스폰지이엔티가 밝혔다. 김종철 감독의 ‘회복’은 대다수가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에서 기독교를 믿는 신자들의 고난과 희망을 담은 영화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14일 단관 개봉으로 시작해 64개까지 늘렸고, 현재까지 1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7) 장흥 제암산 철쭉평원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7) 장흥 제암산 철쭉평원

    5월이 오면 빼먹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산 좋고 바다 맑은 전남 장흥의 제암산(帝岩山, 778.5m)이다. 5월의 시작과 함께 축포처럼 피는 철쭉이 반갑고, 산행 후 수문항에서 키조개 안주에 술 한 잔 기울이는 맛도 즐겁다. 제암산은 옆 고을 보성 일림산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으로 유명하다. 일림산이 부드럽다면, 제암산은 웅장하다. 5월에 제암산을 찾는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1㎞가량 환상적인 철쭉밭이 펼쳐지는 곰재산 능선이다. 여기에 임금바위라 불리는 帝(제)자 형상의 정상 암봉을 넣어 코스를 잡으면 제암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거의 둘러볼 수 있겠다. 산행 코스는 금산리 신기 마을을 들머리로 간재에서 철쭉평원을 거쳐 임금바위까지 올랐다가 곰재로 내려오는 길이다. 특히 간재~곰재의 철쭉평원은 초등학생도 깔깔거리며 소풍 가는 순하고 좋은 길이다. 철쭉의 개화 시기는 작년에는 5월5일쯤 만개했지만, 올해는 꽃샘추위로 일주일가량 늦어져 5월12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행 들머리는 장흥 시내에서 10여분 떨어진 금산리 신기 마을. 버스 종점에서 500m쯤 걸으면 장흥 공설 공원묘지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비포장 임도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10분쯤 휘파람을 불며 걷다 보면 갈림길. 왼쪽으로 곰재로 가는 산길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하산하게 된다. 다시 임도를 따르면 기다렸다는 듯 약수터가 나온다. 여기서 목을 축이면서 물통을 가득 채운다. 약수터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간재 방향으로 들어선다. 이제 길은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가다가 은근슬쩍 간재에 올라붙는다. 간재는 사자산(666m)과 제암산 사이의 고갯마루다. 간재에서 왼쪽이 곰재산 능선인데, 소나무 사이로 듬성듬성 보이는 철쭉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곰재산을 넘어 곰재까지 1㎞ 구간에 50여년생 철쭉나무가 10여만그루 자생한다. 철쭉은 산철쭉과 철쭉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보는 빨갛고 흰 꽃이 산철쭉이고, 나무가 크게 자라며 연분홍색 큰 꽃을 피우는 것이 철쭉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 종류 모두 그냥 철쭉이라고 부른다. 제암산의 꽃은 산철쭉으로 흰 꽃이 없고 오직 붉은색만 있어 더욱 화려하다. 철쭉은 기다림의 미덕을 간직한 꽃이다. 봄이 왔다고 성급하게 피지도 않고, 진달래가 피고 지기를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철쭉밭 사이로 뻗은 완만한 오르막을 따르면 점점 철쭉이 많아지고 빛깔도 한층 붉어진다. 길은 평지에 가까워지면서 곰재산 정상 일대는 철쭉의 물결로 일렁거린다. 철쭉평원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매년 철쭉제가 열린다. 곰재산을 넘어서면 철쭉은 더욱 많아지고, 그 뒤로 제암산 정상의 임금바위가 우뚝하다. 능선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10m 높이의 암봉이 보인다. 사람들은 뭐가 바쁜지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이곳에 올라 보자. 능선에서 얼마 높지 않지만, 철쭉평원 일대와 그 너머로 보성의 들녘이 어울린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널찍한 암반에 앉아 쉬기도 좋다. 암봉에서 내려와 좀더 걸으면 곰재에 닿으면서 철쭉 군락지는 끝이 난다. 이제는 제암산 정상인 임금바위에 오를 차례다. 곰재에서 가파른 숲길을 20분쯤 오르면 형제바위 삼거리다. 삼거리 앞에서 넓은 초원 뒤로 웅장하게 버티고 선 임금바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형제바위 삼거리에서 둔덕을 넘어 억새밭을 지나면 드디어 임금바위 앞이다. 임금바위는 거대한 바위절벽으로,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그 앞에서 만족하는 것이 좋겠다. 천천히 바위벽을 살펴보면 잡고 디딜 만한 턱이 눈에 띈다. 그곳을 잡아 조심조심 올라서면 드넓은 너럭바위가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동쪽의 풍요로운 웅치 들판은 호남정맥 산줄기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남쪽 장흥 들판은 남해 너른 바다를 품고 있다. 하산은 다시 곰재까지 내려와 공원묘지로 향하는 것이 좋다. 형제바위 삼거리에서도 공원묘지로 내려올 수 있지만, 급경사 길이라 좋지 않다. 곰재로 내려오면 철쭉평원이 오후 햇살을 받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글 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 산길 가이드 신기 마을 공원묘지를 들머리로 간재~곰재산 철쭉평원~곰재~임금바위 정상~곰재~공원묘지 원점회귀 코스는 약 9㎞, 5시간쯤 걸린다. 곰재에서 임금바위까지가 좀 힘들고, 나머지 구간은 쉽다. 가족 산행이거나 체력이 떨어졌으면 곰재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 ■ 가는길&맛집 서울에서 장흥행 버스는 센트럴터미널에서 08:50, 15:40, 16:50에 있다. 광주에서 장흥행은 05:35~21:05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있다. 장흥에서 신기 마을 가는 버스는 공용터미널에서 1일 6회(07:20, 09:00, 10:50, 13:30, 16:00, 18:35) 운행한다. 신기에서 장흥행 막차는 18:50. 장흥교통 061-863-0636. 철쭉이 만개할 때는 수문항에서 키조개가 절정이다. 바다하우스(061-862-1021), 정남진회타운(061-862-6700) 등에서 키조개 구이·무침·탕 등을 먹을 수 있다.
  • 뮤지컬계는 지금 아이돌 열풍­…티켓 파워! 반짝 흥행?

    뮤지컬계는 지금 아이돌 열풍­…티켓 파워! 반짝 흥행?

    뮤지컬계의 아이돌 캐스팅이 한창이다. 핑클 출신 옥주현, SES 출신 최성희(바다)는 이미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뮤지컬 배우로 안착했다. 또 뮤지컬 ‘캣츠’에 대성(빅뱅), ‘샤우팅’에 승리(빅뱅), ‘모차르트’에 시아준수(동방신기), ‘올슉업’에 손호영(GOD), ‘금발이 너무해’에 제시카(소녀시대), ‘형제는 용감했다’에 온유(샤이니), ‘태양의 노래’에 태연(소녀시대)이 있다. 그런데 최근 공연계의 아이돌 캐스팅에서 다소 다른 흐름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작품을 정하고 배역에 맞는 아이돌을 찾았다면, 요즘엔 아이돌을 먼저 정한 뒤 거기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다. 공연기획 S사 관계자는 11일 “음반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경우 스타급뿐 아니라 연습생들도 뮤지컬 무대에 올리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연예계 측에서는 무대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이고, 뮤지컬계 측에서는 검증된 신인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윈윈 전략인 셈”이라고 전했다. ●흥행보증수표·훈련된 무대매너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티켓 파워. ‘오빠’, ‘언니’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예매’와 매진사례가 속출하는 것이 공연계 현실이다.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공연시장에서 이 정도 티켓파워를 보여준다면 고마울 따름이라는 게 공연기획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아이돌의 빠른 적응력도 장점이다. 지난해 여성 아이돌을 내세워 짭짤한 재미를 본 한 기획사 관계자는 “워낙 스케줄이 빠듯해 연습도 제때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으로 혹독하게 단련되어서인지 일단 무대에만 서면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연기하고 노래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이돌 자체가 이미 잘 다듬어진 상품이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가창력과 연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뮤지컬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10대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으로서의 효용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주된 뮤지컬 관객층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4만~5만명’으로 추산한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이 관객층을 10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돌 이름값에 끌려서라도 일단 한번 공연을 접하게 되면 뮤지컬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나친 상업화·거액 몸값 알력도 그러나 지나친 상업화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이돌은 자그마한 카메라 앵글에 익숙하다. 그러다보니 개방적인 무대 위에서 극 흐름의 전체를 보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의 얘기다. 배우 간 앙상블을 맞추는 능력도 부족해 결국 공연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뮤지컬 기획사 관계자는 “나쁘게 말해 아이돌은 대개 예쁘게 노래 잘하는 수준에 그친다.”면서 “아이돌로 인한 반짝 흥행에 중독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몸값도 알게 모르게 알력을 야기한다. 다른 관계자는 “뮤지컬계의 스타 배우 출연료는 회당 100만원 안팎이지만, 아이돌 스타들은 기본적으로 300만원을 넘나든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공식적으로 알려진 금액만 그렇다는 전언이다. 남성 아이돌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던 한 공연은 아이돌에게 수억원을 건네고 나니 다른 공연과 수익성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한마디로 출혈경쟁이라는 비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중국풍 현주소는

    지난 1일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중국어 학습 붐을 전했다. 중국어 학습 열기야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전세계 공통의 현상이지만 신문이 주목한 점은 인도네시아라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965년 실패한 공산주의 쿠데타를 중국이 지원했다는 이유로 하지 무하마드 수하르토(1921~2008) 대통령이 1998년 사임할 때까지 30여년간 중국문화와 관련한 모든 표현을 금지했다. 철저한 반(反)중국 정서가 지배했던 국가 가운데 한 곳이다. 이랬던 인도네시아에 지금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과 교류하지 않으면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중국의 저돌적인 반중국 정서 돌파가 결국 인도네시아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중국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80명의 교사를 파견, 중국어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사례는 현재 전세계에서 순풍을 단 ‘중국풍(風)’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중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 같은 현상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자학원 개설은 이미 목표의 절반을 넘어섰다. 따져보면 100% 현지의 요청에 따른 대응이다. 중국은 세계를 겨냥, 중국어를 억지로 배우라고 하지 않았다. 중국 밖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4000만명 이상이다. 10년 안에 15%의 미국 중·고등학생이 중국어를 학습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의 응용언어학자 데이비드 그래돌은 2050년쯤 중국어가 동아시아 무역권의 공용 언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언어만이 아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경극, 공자, 쿵후(功夫), 차(茶) 등 중화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터를 확실히 닦았다. 할리우드가 중화문화 콘텐츠를 담은 영화를 제작,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비록 아바타에 밀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올 초 개봉한 영화 공자(孔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만들어졌다. stinger@seoul.co.kr
  • ‘칸의 남자’ 홍상수 “영화는 직관이다”

    ‘칸의 남자’ 홍상수 “영화는 직관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이 남자. 약간 지저분한 인상이다. 인터뷰 시작부터 담배를 꼬나문다. 익히 소문은 들었다. 인터뷰가 그다지 쉬운 사람은 아니라고. 그래서 덕담으로 말문을 열어봤다. “영화 ‘하하하’ 너무 재밌게 봤어요. 잘 만드셨드라고요.”라고. 지긋한 미소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한다. 그 뒤 흐르는 5초간의 침묵. 이 사람 답변이 단답형이다. 인터뷰가 있었던 서울 신사동 카페의 분위기가 사뭇 싸해진다. ●“나는 칸에 술 마시러 간다.” 이렇게 홍상수(50) 감독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말이 즉흥적이다. 유명인답지 않게 표현이 두서없고 솔직하다. 확실히 인터뷰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인 듯싶다. 아니면 기자를 아예 구워삶을 줄 아는 ‘고단수’거나. ‘하하하’가 프랑스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으니 이번이 6번째 진출이다. 소감을 물었다. 유독 칸에 강한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모르죠. 내가 그 사람들(심사위원) 마음을 어찌 아나요.”란 성의 없는 답변이 돌아온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칸이 다른 영화제와 어떻게 다른지, 칸에 갔을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수상 욕심은 없는지 등등 물고 늘어져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맥이 풀린다. “칸에 진출하면 홍보 효과가 있으니 좋죠. 흥행에 도움이 되고 다음 영화 만들 때 밑천이 생기니까. 그런데 칸이 불러주면 좋은 거지 뭐 특별할 게 있겠어요.” 뭉뚱그려 다시 물었다. 홍 감독에게 칸이 뭐냐고. 그랬더니 ‘술자리’란 의외의 답변이 돌아온다. “내가 잘하는 게 없어요. 그냥 사람 만나서 술먹는 게 좋아요. 칸에 가면 서울에서 봤던 사람들을 우연히 보거든요. 그럼 반가워서 술 한 잔 하고. 그게 좋아요.” ●캐스팅도 100% 느낌으로 칸에 대한 질문은 여기서 마무리짓기로 하고 그의 신작 ‘하하하’ 얘기로 돌아왔다. 왜 제목이 ‘하하하’일까. 영화 홍보 책자에 소개된 것처럼 여름을 의미하는 ‘하’(夏), 탄성소리 ‘하!’, 웃음소리 ‘하’를 합친 말이냐고 묻자 입꼬리를 올린다. “그건 홍보하려고 만든 말이고….” 난감하다. 나름으로 형식적인 질문인데 이마저도 꼬인다. 다행히 이어지는 답변이 흥미로워 안심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허름한 간판을 봤어요. 그런데 조그맣게 ‘하’란 글자가 두 개 보이는 거예요. 글자 하나는 지워져 있었고. 인상 깊더라고요. 그래서 ‘하하하’로 짓기로 했어요.” 즉흥적으로 지은 셈. 역시 홍 감독답다. 그는 영화를 직관적으로 찍기로 유명하다. 체계적으로 준비된 시나리오도 없다. 새로운 환경이 닥치면 이에 맞게 이야기를 만든다. “시나리오를 오래 전에 쓴다고 칩시다. 하지만 현장에 가면 새로 보태고 싶은 게 많아져요. 만일 영화를 찍다 비가 온다면? 비오는 신으로 바꾸면 되죠. ‘하하하’의 우천 장면도 그렇게 탄생된 겁니다.” 배우 캐스팅이라고 다를까. 왜 김상경과 문소리, 유준상을 캐스팅했느냐고 물었더니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답한다. 홍 감독은 캐스팅도 100% 느낌으로 정한다고 했다. 인상을 말로 정리하면 재미 없다고 했다. 그저 직관에 의존한단다. “그냥 이 사람들을 보고 느낌이 왔어요. 그 이상은 없어요.” ●“나는 관객의 자유를 원한다” 단답형 대답이 많다 보니 시간이 남는다. 혹시 몰라 준비해둔 예비(?) 질문까지 차례가 돌아왔다. “그렇게 직관을 사랑하는데 자신의 영화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영화평론가나 기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다소 심오하고 재미없는 질문. 그런데 이게 웬일. 펜을 들더니 갑자기 그림을 그리면서 체계적인 설명을 이어간다. 열정적이고 논리적이다. 예술가 인터뷰에서 갑작스레 교수 인터뷰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종이 위에 삼각형을 그린 홍 감독. 삼각형의 꼭대기에 ‘주제의식’, ‘메시지’, ‘중심 효과’와 같은 난해한 단어를 끼적거린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삼각형 꼭대기의 각도가 달라지죠. 그러면 그 각도에 따라 영화에 사용되는 내러티브(이야기)가 취사선택되는 겁니다.” 그러더니 몇 개의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취사선택이 되면 직관적으로 영화에서 사용할 여러가지 포인트가 생겨요. 여기 다양한 원들이 그 포인트예요.” 여기까지가 홍 감독 이야기의 전제. 사뭇 긴 전제 뒤에 그의 생각이 펼쳐진다. “어느 평론가는 여러 포인트 가운데 두세 가지를 보고 일반화시켜요. 전체적으로 말하려고 했던 내러티브를 간과해 버리면서요. 모든 것을 일반화해선 안 됩니다.” 영화의 일부를 보고 확대해석하고 이게 영화의 모든 것인 양 일반화하는 평론가나 기자의 해석은 강요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로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관객은 이들의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답변은 “관객의 자유”였다. “모든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잖아요. (평론가 등) 다른 사람의 틀을 가지고 보는 게 아니라 본인의 틀로, 솔직하게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어요. 자유롭게….”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유럽 또 ‘화산재 항공대란’ 위기

    지난달 최악의 항공대란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 화산재가 다시 확산, 항공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화산재가 유럽 남부로 퍼지면서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 등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유럽항공관제청(유로컨트롤)은 9일(현지시간)에는 화산재 구름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까지 번질 것으로 관측했다. 때문에 ‘제2의 항공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 구름이 아일랜드 서쪽 상공을 지나 스페인 북부지역을 덮었다. 특히 화산재 구름은 북쪽에서 부는 바람을 타고 커지면서 높이 솟고 있는 추세다. 유로컨트롤은 “화산재 구름이 대륙 횡단 항공기들의 통상 비행 고도인 1만 500m 상공까지 높아져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당국은 이날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을 포함한 북부지역 20개 공항을 폐쇄하고 9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포르투갈도 리스본, 포르투, 파루로 향하는 항공기 137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프랑스의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마르세유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과 개트위크 공항에서도 일부 항공기의 결항 사태가 빚어졌다. 7일 3만 342편에 달했던 유럽의 항공기 운항 편수는 이날 2만 5000편까지 줄었다. 프랑스 언론들은 ‘남부로 화산재가 확산될 경우 12일 개막하는 칸영화제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권상우 “‘포화속으로’, 1000만 관객 기대한다”

    권상우 “‘포화속으로’, 1000만 관객 기대한다”

    배우 권상우가 내달 개봉을 앞둔 전쟁영화 ‘포화 속으로’가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권상우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영화의 흥행 수위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배우들 자체적으로는 1000만 관객을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갑조로 분한 권상우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또다시 교복을 입게 됐다. 그는 “나이가 많아서 이번 영화에는 캐스팅이 안 될 뻔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함께 자리한 김승우는 “권상우의 캐스팅 소식에 걱정을 했다. 이젠 차승원과 비슷한 나이가 아니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지만 분장을 해니까 탑(본명 최승현)보다 어려 보여서 놀랐다. 권상우가 교복 입어서 안 된 영화가 없으니, 이번 작품도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또 권상우는 ‘포화 속으로’에 데뷔 당시의 느낌 그대로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잃을 것이 없던 당시의 생각을 갖고 뛰어들었다.”며 “든든한 선배 차승원, 김승우와 호흡을 맞췄고, 떠오르는 스타 탑도 함께해서 더욱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게다가 주연배우 중 한 명인 탑은 ‘빅뱅’이기도 하니, 어린 연령의 관객들에게도 ‘포화 속으로’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포화 속으로’는 한국전쟁 중 학도병 71명이 수백 명의 북한 정규군에 맞서 전투를 벌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블록버스터 전쟁영화다. 권상우와 차승원, 김승우, 빅뱅 멤버 탑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오는 6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 = 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이언맨2’, 340만 돌파.. 韓·美 극장가 ‘무적자’

    ‘아이언맨2’, 340만 돌파.. 韓·美 극장가 ‘무적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아이언맨2’가 국내와 미국의 박스오피스를 나란히 휩쓸고 있다. 10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이언맨2’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주말 3일 동안 전국 67만 6142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 341만 5641명을 기록했다. 지난 8일 개봉 이후 열흘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아이언맨2’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며 35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다. 또한 ‘아이언맨2’는 미국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북미지역 영화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지난 7일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아이언맨2’는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총 1억 336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한편 국내에서 ‘아이언맨2’와 같은 날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신작 사극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주말 3일 동안 25만 521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총 누적관객 107만 5014명을 기록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어 엄정화 주연의 스릴러 영화 ‘베스트셀러’가 같은 기간 9만 7248명(누적관객 99만 2700명)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한국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소재로 한 ‘대한민국 1%’와 김해숙, 박진희 주연의 ‘친정엄마’는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사진 = 영화 ‘아이언맨2’ 포스터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윤다훈 딸’ 서지은, ‘샤이니데이’ 뮤비서 상큼 연기

    ‘윤다훈 딸’ 서지은, ‘샤이니데이’ 뮤비서 상큼 연기

    배우 윤다훈(본명 남광우)의 딸 서지은(24·본명 남하나)가 KBS 2TV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이어 신곡 ‘샤이니데이’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화제를 모은다. 서지은이 출연한 ‘샤이니데이’는 경이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국내 대표 모바일 음악 게임 ‘리듬스타’에 삽입되는 곡. ‘리듬스타’ O.S.T 앨범의 타이틀곡인 ‘샤이니데이’의 뮤직비디오에서 주연을 맡은 서지은은 상큼하고 발랄한 연기를 펼쳐 시선을 모은다. ‘샤이니데이’는 상큼한 보이스와 예쁜 노랫말이 어우러진 미디움 댄스곡이다. 뮤직비디오 속의 서지은은 만화 속 가상의 남자주인공과 하루 동안의 데이트를 통해 예쁜 러브스토리를 펼치는 귀여운 여대생으로 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지은은 ‘샤이니데이’의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연기뿐 아니라 소품 하나까지도 직접 콘셉트를 잡는 등 신인답지 않은 모습으로 촬영 현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서경대학교 연극영화과 06학번으로 재학 중인 서지은은 ‘샤이니데이’는 물론, ‘신데렐라 언니’의 캐스팅 당시에도 아버지 윤다훈의 도움 없이 오디션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윤다훈은 지난해 7월 케이블채널 tvN ‘세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연기자를 꿈꾸는 큰 딸 남하나를 언급하며 “아빠의 도움 없이 혼자 개척해가겠다는 의지가 대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 루트미디어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엠마 왓슨 “내 연기력은 빵점” 깜짝 고백

    엠마 왓슨 “내 연기력은 빵점” 깜짝 고백

    엠마 왓슨이 ‘발연기’? 귀여운 아역배우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 거듭난 엠마 왓슨(20)이 최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내 연기는 빵점”이라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미국 명문 대학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교에 입학한 왓슨은 역사, 고전문학, 연기 수업 등을 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최근 미국 매체인 베니티페어와 한 인터뷰에서 “연극반에서 내가 연기를 가장 못한다.”고 스스로 혹평을 내렸다. 11년 전인 9살 때 영화 ‘해리포터’로 처음 연기에 발을 내딛은 왓슨은 특별한 연기 과외 없이도 깜찍한 헤르미온느 역을 소화해 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기도 하는 등, 연기를 향한 새로운 열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녀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연기와 학업, 평범한 삶 등을 모두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웠다.”며 “이제는 학교에서 해리포터에 전혀 관심이 없는 룸메이트와 공부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엠마 왓슨은 지난 해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와 제니퍼 애니스톤 등을 제치고 2000만 파운드(약 344억원)를 벌어들여 최고의 흥행배우 자리를 지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포화속으로’와 ‘이끼’, 한국영화 흥행선전 이어갈까?

    ‘포화속으로’와 ‘이끼’, 한국영화 흥행선전 이어갈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타이탄’으로 이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를 ‘아이언맨2’가 이어받은 상황에도 올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영화는 개봉작 기준 전국관객점유율 50%를 넘기며 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영화가 총 27편 개봉된 것에 반해 올해는 40편으로 개봉작 수가 13편 늘었고, 관객점유율은 전년 동기간 대비 37.3%에서 50.1%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체 상영작을 기준으로할 겨우 관객점유율은 42.6%로 조금 낮아진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아바타’였으며, 그 뒤를 한국영화 ‘의형제’와 ‘전우치’, ‘하모니’ 등이 이었다. 지난 4월 1일 개봉한 ‘타이탄’이 5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 각각 6, 7위를 차지했다. 4월 한달만 놓고 봤을 땐 ‘베스트셀러’와 ‘반가운 살인자’ 등 중소규모의 한국영화들이 선전했다. ‘베스트셀러’는 ‘타이탄’의 3주 연속 독주를 저지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베스트셀러’는 6일 기준 전국누적 관객 89만명(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해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아이언맨2’가 개봉과 동시에 올해 개봉작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되면서 한국영화의 선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하루 차이로 개봉한 ‘아이언맨2’는 6일 기준 전국관객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세 배를 넘어서고 있다. 6일까지 ‘아이언맨2’의 전국 누적관객은 270만명을 넘어섰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약 82만명. 이번 달 중순 이후부터 리들리 스콧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로빈 후드’와 ‘드래곤 길들이기’, ‘페르시아의 왕자’, ‘A-특공대’ 등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맞설 한국영화들로는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한 ‘포화속으로’와 강우석 감독의 신작 ‘이끼’, 칸 영화제 진출작 ‘하녀’, 김명민의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파괴된 사나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영화 ‘포화속으로’, ‘이끼’ 포스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린이날에도 역시 ‘아이언맨2’..’토이 스토리’는 고전

    어린이날에도 역시 ‘아이언맨2’..’토이 스토리’는 고전

    지난 5일 어린이날 스크린을 지배한 것은 ‘아이언맨2’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같은 대작 영화들이었다.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드래곤 길들이기’나 ‘케로로 더 무비5:기적의 사차원섬’ 등도 박스오피스 3, 4위를 차지했지만 역부족. ‘G-포스:기니피그 특공대’나 3D로 다시 태어난 ‘토이 스토리’는 어린이날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고전했다. ’아이언맨2’의 흥행 기세에 찬물을 끼얹을 영화는 없었다. ‘아이언맨2’는 지난 5일 하루동안 전국 62만2244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해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누적관객은 벌써 260만명을 넘어섰다. ‘아이언맨2’보다 4주 먼저 개봉한 ‘타이탄’(약 264만명)을 앞지르는 것은 시간 문제.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는 이준익 감독의 신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차지했다. 이 영화는 어린이날 하루동안 전국 14만850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은 77만5022명. 오는 20일 개봉에 앞서 어린이날 유료시사를 진행한 할리우드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6만명에 약간 못 미치는 관객을 동원해 이날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케로로 중사’의 극장판 ‘케로로 더 무비 5:기적의 사차원섬’이 차지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3D 영화 ‘G-포스:기니피그 특공대’와 ‘토이 스토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신통치 못한 흥행성적을 기록 중이던 ‘G-포스:기니피그 특공대’는 어린이날에도 약 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고, 3D로 다시 태어난 ‘토이 스토리 1,2’도 3천명을 밑도는 성적으로 박스오피스에 진입했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허트 로커, 미국의 우울한 자화상 /이종수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열린세상]허트 로커, 미국의 우울한 자화상 /이종수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최고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를 누르고 압승한 것은 저예산 독립영화 ‘허트 로커’(Hurt Locker)였다. 특히 이 영화를 만든 58세 미모의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전 부인이어서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최근 ‘허트 로커’가 한국에서 개봉됐다. 관심에 비해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최고의 영화라는 의견과 무겁고 재미없는 영화라는 평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전쟁은 마약이다.”라는 전 뉴욕타임스 종군기자 크리스 헤지의 책에서 따온 문구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군 폭발물 처리반(EOD) 소속 제임스 중사, 샌본 하사, 엘드리지 상병이 주인공이다. 극도의 긴장감을 즐기듯 폭탄을 해체하는 제레미 레너(제임스 중사 역)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시종일관 흔들리는 화면은 관객들을 이라크 전쟁의 공포스러운 현장에 깊숙이 몰아넣는다. 제임스가 폭발물로 다가가는 순간, 그 거친 숨소리는 마치 관객이 깊은 물 속에서 자신의 숨소리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영화는 온몸을 파고드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감탄스러울 만큼 영상과 음향 모두 치밀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플래툰’ 같은 대형 전투신도, 멋진 전쟁영웅도, 시원스러운 카타르시스도 없다. 특히 관객의 기대를 결정적으로 배반하는 것은 마지막 장면이다. 지옥같이 고통스러웠던 전쟁터(‘허트 로커’는 이런 장소 혹은 ‘심각한 부상’을 의미하는 미군들의 은어라고 한다)에서 미국의 일상으로 돌아온 제임스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이라크의 공포스럽고 거친 전쟁터보다, 수십 가지 시리얼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는 대형 슈퍼마켓이 그에게는 더 무섭다. 장난감을 보면서 좋아하는 어린 아들에게 제임스는 말한다. “세상에 좋은 것이 많은 시절도 있단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좋은 것이 하나 둘 줄어들지. 그리고 마지막에 좋은 것은 딱 하나 남게 되지.” 제임스가 좋아하는 그 단 하나는 폭발물을 해체하는 순간의 전율이다. 이라크 전쟁터로 다시 돌아가는 제임스의 얼굴에 옅은 안도감이 비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상하고 애매한 엔딩이다. 전쟁의 심각한 상처는 한 인간을 더 이상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명분도 이유도 뚜렷하지 않은 전쟁이 인간을 광기로 몰고 간다는 반전 메시지인가. 전쟁의 고통도, 두려움조차도 한 번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강렬한 마약과 같다는 말인가. 아무튼 우울한 결말이다. 왜 아카데미는 이라크전이라는 인기 없는 소재에 다소 음울한 분위기의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일까. 해답은 바로 영화가 끝나고도 영 뇌리를 떠나지 않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고통과 두려움이다. ‘허트 로커’는 단순한 전쟁 액션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예리하고 깊은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앞에서,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조차 바로 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가야 하는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는 영화적 기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 영화는 전쟁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상처 받은 인간들의 초정밀 초상화에는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의 불안감이 짙게 녹아 있다. 전쟁이 어느 누구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소리 높여 이야기하지 않는다. 피 튀기는 전쟁터를 하나의 비디오 게임처럼 바라보는 우리는 일상 자체가 전쟁만큼이나 끔찍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해줄 뿐이다. 2008년 아카데미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작품상을 수여했다. 미국의 우울하고 불안한 자의식을 드러낸 영화였다. 2010년에는 화려한 블록버스터 대신 전쟁의 어두운 현실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잘 그려낸 ‘허트 로커’를 선택했다. 아카데미의 균형 감각과 안목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우리구 창의왕] 도봉구 의약과 강성심 팀장

    [우리구 창의왕] 도봉구 의약과 강성심 팀장

    무심코 버린 오래된 ‘약’으로 인해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 서울 사람들을 괴롭힌다. 2006년 흥행에 성공한 영화 ‘괴물’의 줄거리다. 이처럼 우리가 쓰레기통에 버린 ‘약’이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주범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문제점을 해결한 데에는 강성심(43) 도봉구 의약과 약무팀장의 ‘작지만 큰’ 아이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 ●퀴즈·연극으로 중요성 알려 강 팀장은 2007년 4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제안했다. 또 이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퀴즈, 연극, 홍보물 배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울시의 모든 자치구가 2008년 4월부터 폐의약품 수거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고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강 팀장은 “주말에 집정리하다가 서랍에 굴러다니는 약들을 버리면서 문득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약들을 한 곳에 모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고민을 약무팀원들이 해결해줬다. 바로 약국을 이용하는 것이다. 강 팀장은 도봉강북약사회를 찾아 이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약사회도 흔쾌히 사업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2007년 4월 관내 약국 134곳에 처음으로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했다. 또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홍보사업을 벌였다. 홍보물과 리플릿을 병원과 아파트, 경로당 등 943곳에 배포했다. 경로당과 어린이집 등을 직접 찾아가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3년새 456㎏ 수거 2008년에는 폐의약품 태스크포스(TF)인 ‘의약정보나눔단’을 꾸렸다. 여기에서 약 오·남용과 폐의약품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알리는 짧은 연극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강 팀장은 직원들과 대본을 쓰고 연습을 통해 짧은 연극을 완성했다. 연극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역 어린이집에서 말로 설명할 때는 아이들이 집중을 하지 못했지만 연극으로 쉽게 이해했다. 어린이집뿐 아니라 경로당, 각급 학교 등도 마찬가지였다. 또 연극을 홍보 동영상 CD에 담아 각 학교에 나눠줬다. 이런 노력으로 3년 동안 456㎏의 폐의약품이 수거됐다. 2008년 상반기 서울시 창의우수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찌질 or 악랄’ 배우 정우를 아시나요? (인터뷰)

    ‘찌질 or 악랄’ 배우 정우를 아시나요? (인터뷰)

    ”내 이름은 정우, 본명은 김정국. 어디서 본 듯하다고? 충무로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어언 10년. 주로 맡은 배역은 악랄하거나 불량하거나 혹은 ‘찌질’했다. 지금은 드라마 ‘민들레 가족’에서 마야의 남편이자 하는 일마다 족족 사고를 터뜨리는 김노식을 연기하고 있다. 이제야 알아보겠다고?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에 나온 ‘불량한 놈’이라고 떠올리고 어떤 이들은 드라마에 나온 ‘찌질한 녀석’이라고 기억할 수도 있겠다. 나에 대한 그 어떤 이미지라도 환영한다. 그 앞에 배우란 이름을 붙인다면.” ◆ “비겁하다, 욕하지마~” 정우는 사실 그랬다. 깡패, 건달, 양아치 등 이미지를 떼어놓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 ‘짝패’, ‘숙명’, ‘스패어’에서 그의 모습은 강렬했다. 정우에게는 은은한 샴푸향이 보다는 진한 땀 냄새가, 말끔한 수트 보다 흙 묻은 청바지가 더 잘 어울렸다. 사회 밑바닥을 허우적대는 역할들에 불만은 없을까. “불량하고 어딘가 ‘찌질’하기까지 한 배역을 많이 맡았죠. 늘 선택받는 입장이니 불평할 순 없었어요. 그런 역할이 부끄럽거나 싫지 않냐고요? 아니요. 전혀요. 사실 그런 모습이 제 일부기도 해요.” 올해 서른이 된 정우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요즘 드라마에서 무능해서 처갓집에서 무시당하자 식당 아주머니들이 불쌍하다고 잘해주세요.”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마법이 풀린 피터팬처럼 어른이지만 머릿속에는 짓궂은 상상력이 가득할 것만 같은 순수함이 느껴졌다. ◆ “배우 짱구가 누고?” “낸데?” 짱구, 정우의 또 다른 이름이다. 태어날 때부터 불린 이 유치한 별명은 영화 ‘바람’의 주인공이 됐다. 정우의 진짜 고등학교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부산의 상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불법서클을 동경하면서도 어딘가 어설펐던 짱구의 성장기를 담았다. 아쉽게도 영화는 흥행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평론가들이 꼽은 ‘못 떠서 아쉬운 영화’에 여러 번 등장했고 “진짜 재밌고 골 때린다.”(?)는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고 5개월 만에 다시 뜨겁게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특별 재상영도 했다. “영화 속 에피소드, 등장인물, 대사들까지 거의 다 진짜에요. 장재혁이란 고등학교 친구는 이번에 아예 배우로 출연했죠. 당시 여자친구 때문에 부산 서면시장에서 벌어진 옆 학교와의 패싸움 미수사건도 진짜 짱구가 겪었던 일이에요.” ‘바람’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건 코믹한 에피소드만은 아니다. 아버지를 잃고 짱구가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려고 하는 모습은 평범한 우리의 성장기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추억이 됐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와 친구들을 떠올리면 다시 한번 꼭 돌아가 보고 싶은 시절이에요.” ◆ “2년, 잊혀져도 괜찮습니다” 정우는 얼마 전 눈물 흘릴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 배우는 10년 동안 참 꾸준히 나왔는데 연기력에 비해 참 뜨질 못하는 것 같다.”는 익명의 사람에게 받은 건조한 칭찬이 울컥할 정도로 고마워서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제 조금씩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지만 정우는 2년 간 공백기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우는 그동안 미뤄둔 군입대를 한다. “10년 간 차근차근 쌓아온 것이 무너질 수도 있는데 아쉽지 않냐.”는 말에 “마음 비웠습니다.”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조바심도 나고 걱정도 됐던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 여유를 배웠어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사람이 오히려 차분해 지는 거 같네요. 그나마 알려진 이름이 잊혀질 순 있겠지만 마음을 비웠습니다. 2년 간 공백을 저를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을래요.” ‘바람’이란 영화도 있지만 정우에게는 아직 풀어내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가 많다. 소집해제를 한 뒤 정우는 10년 간 해온 것처럼 조금씩 자신만의 연기를, 그리고 인생을 보여줄 것이다. “2년 뒤에는 짱구보다 더욱 괜찮은 어른이 돼 있겠죠?”라고 담담히 말하는 정우를 지켜볼 이유는 충분한 듯 보였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VJ bowwow@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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