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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경상적자 47억弗 사상최대

    8월 경상적자 47억弗 사상최대

    8월 경상수지 적자가 4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의 적자를 기록했다.1996년 8월 35억 9000만달러 적자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상품수지가 28억달러의 큰 폭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수출둔화로 12년만에 최고치 이에 따라 1∼8월까지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125억 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7억 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8억 1000만달러)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6월에 18억 2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으나 7월에 25억 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경상수지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전달의 2억 2000만달러 흑자에서 28억 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16.2%로 수입증가율 37.6%보다 큰 폭으로 축소된 탓이다. 서비스수지는 특허권 사용료 등 기타 서비스수지의 적자가 늘었으나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운수수지 흑자가 늘면서 적자 규모가 전달의 24억 6000만달러에서 20억달러로 감소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8월 중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은 영업일수 감소와 선박인도 조정, 유가 하락분이 원유 도입단가에 반영되는 시차, 자동차업계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 등 불규칙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4분기에는 자동차 수출차질분이 이월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유가하락분이 반영되면서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수지는 53억 3000만달러의 유입초과가 나타났지만, 유입의 내용이 건전하지 못하다. ●금융기관 외화차입 67억달러 세부적으로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7억 5000만달러 순유출됐고, 증권투자수지는 5억 7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유입초과는 기타투자수지에 잡힌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으로 67억 4000만달러다. 즉 외채가 그만큼 늘어났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월街 쇼크서 中企지키기’ 8조3천억 투입

    정부와 한나라당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건전한 중소기업이 부도가 나지는 일이 없도록 8조 3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통화파생상품 ‘키코’로 인해 유망한 중소기업이 흑자도산하는 사례가 없도록 4조원 규모내에서 특례 보조금 형식으로 만기연장·출자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늘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당정협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중소기업 지원대책에 대해 “8조3000억원의 신규 자금지원과 함께 보증 규모를 현재 계획보다 4조원 더 늘릴 계획”이라며 “이 같은 작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이 갖추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코로 인한 중소기업의 도산 위험에 대해 “기본적으로 키코는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맺은 계약이어서 기업들이 만기연장·출자지원 등의 지원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힌 뒤“키코 손실의 형태는 너무 다양해 일괄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만큼 키코 대책반을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접수해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와 함께 당정이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 규모도 늘리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그는 “영세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에는 지역신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영세자영업자의 보증 규모를 1조원에서 1조 5000억원으로 늘리고,한도를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려 소상공인도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미분양 아파트 대책과 관련,“지난 두 번의 대책이 현장에서 잘 적용인 안된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내 건설 대책반을 마련해 새로운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 외환보유 기준은 국제권고 기준을 상회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몇몇 은행은 외환유동성을 확보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임 정책위의장은 “따라서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이 경색되지 않도록 충분히 외화를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했으며,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상황별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했다.”고 보고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Best CEO 열전] (6)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

    [Best CEO 열전] (6)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에 반하는 일에는 털끝만치도 타협할 줄 모르는 합리적 카리스마가 넘치는 최고경영자(CEO)”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박 부회장은 국내 제2민항인 아시아나항공 출범 2년 뒤인 1990년 아시아나에 ‘탑승’했다. 영업담당 임원으로 시작, 글로벌항공사 CEO에 오른 항공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화학·건설·항공부문으로 구성된 그룹 주력사업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언변이 뛰어난 CEO로도 잘 알려졌다. 그와 말문을 트면 서너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최근 집무실에서 시작한 인터뷰도 점심식사, 교육장까지 동행하면서 4시간동안 이어졌다. ●영업으로 다진 항공 전문 CEO 세간에서 궁금해하는 것부터 물었다. 오너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박 부회장은 “난 (전남)영광 촌놈이다. 선대 회장이나 지금 회장과는 친인척 관계나 학연이 전혀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1969년 ㈜금호에 입사해 아프리카·중동·미국·홍콩 등 해외무역 영업 현장을 주로 누볐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10년 이상 영업 최일선을 챙겼다. 직장생활의 절반은 해외영업 현장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룹에서 ‘최고의 영업통’으로 통한다. 월급쟁이로서 성공한 장수 CEO의 비결을 묻자,“성공 CEO로 평가받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윗사람이 시키는 일, 조직이 나에게 부여한 일 하기에 바빴을 뿐”이라고 말한다.‘시키는 일만 해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반문에,“자신에게 주어진 ‘듀티(duty·의무)’를 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며 “조직에서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것이 샐러리맨으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로는 2003년 세계 최대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사 가입을 꼽았다.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짧은 기간에 국제선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글로벌 항공사로 비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항공편을 자주 이용해봤지만 서비스나 안전성에서 실력을 견줄 만한 항공사는 두세 곳에 불과하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외환위기 구조조정 없이 지나 신생 항공사여서 힘들었던 시련도 많았다. 설립 초기 경쟁 항공사의 견제, 외환위기, 미국 9·11테러, 최근의 고유가 파동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때마다 박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했다. 박 부회장은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는 글로벌 항공사로 진입하기 위해 순항(順航)비행 고도에 막 올라설 단계였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했더라면 글로벌 항공 비행을 접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회고했다.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박삼구 사장(현 그룹 회장)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고통을 함께 나눈 8000여명 임직원과 변치않고 사랑해준 고객이 오늘날 아시아나항공 발전 원동력이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환위기 때 겪은 혹독한 시련은 이후 웬만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약(藥)이 됐다. 최근 4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항공사에 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이란 상은 휩쓸었다. 외환위기를 거울삼아 항공유와 외화에 대해 헤지(Hedge·위험회피)를 해뒀던 것이 최근 고유가·고환율 위기를 견뎌낸 버팀목이 됐다. 그의 경영 수완은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조종사 파업 때 더욱 빛났다. 여행객이 밀리는 7∼8월 두달 동안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장기간 조종사 파업이 발생했다. 회사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국민 일상생활과 국가 경제에도 불편과 피해를 줬다. 무엇보다 항공안전을 책임질 조종사와 항공사간 앙금이 쌓이는 것이 걱정됐다. 조기해결을 위해 타협을 시도하라는 안팎의 압력도 거세졌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복리후생·근무여건 개선 등은 사측이 부담을 지더라도 타협할 수 있지만 인사·경영참여 등 경영권 본질을 침해하는 요구는 받아줄 수 없다.”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그의 합리적인 설득 끝에 조종사들은 조종간을 다시 잡았다. 재계는 당시 박 부회장의 합리적인 카리스마가 노조를 감동시켰다고 평가했다. 노사관계에 대한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인재가 재산, 사원 교육 신봉자 그는 강의하는 CEO로 통한다. 신입사원부터 임원 교육까지 빼놓지 않는다. 특히 열정을 퍼붓는 강의는 항공 부문 모든 직급 3년차 대상 특강이다. 지금까지 85차례,4000여명이 그의 강의를 들었다. 인터뷰 당일 실시한 강의는 경력직으로 들어온 승무원을 대상으로 했다. 주제는 ‘인생의 변곡점(Turnning Point)’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은 직원들에게 딱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그는 “젊은이들은 전문화되고 다양한 재능은 있지만 용기·불굴의 의지는 부족한 것 같다.”며 “변치 않는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충고했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치솟는 환율에 대기업등 심리적 공황

    치솟는 환율에 대기업등 심리적 공황

    “하반기 은행 신용공여를 위한 마지노 환율을 1250원으로 정하면서도 당시 ‘환율이 1200원이면 위기 아니냐.’고 했었는데 급기야 1200원을 뚫었네요.” 29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에 1200원을 돌파한 것을 본 수출 대기업 직원의 탄식이다. 이날 외환시장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민간·국책연구소 할 것 없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연말쯤에서나 1200원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완전히 어긋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의회가 부시 정부가 제출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거에 무너뜨려 당혹감은 더 컸다. 외환 전문가들조차 “상승폭으로 볼 때 원인을 도대체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왜 1200원까지 급등했나 폭등을 촉발한 것은 외환시장이 개장하기도 전에 나온 수출보험공사의 5억달러 매수 물량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분에 대한 역송금이 가세했다. 환율이 폭등 조짐을 보이자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달러 매수에 뛰어들었다. 근본적으로는 8월 경상수지 적자와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수출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환율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30일 발표될 8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망이 커졌다.”면서 “여기에 세계 경기 악화에 따라 수출이 저조할 것이라는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가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며 시장 참가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도 환율상승을 부추겼다. 배 위원은 “정부가 단기 스와프 시장에 100억달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외환 시장참여자뿐 아니라 중소기업 경영자나 해외송금 수요자 등 일반인들까지 ‘진짜로 국내에 달러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 역시 오름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468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언제 다시 주식 순매도도 전환될지는 알 수 없다.24일까지 28조원(약 290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달러 기근 현상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내 외환시장이 완전히 개방돼 있지만 우리나라 통화가 신흥시장 통화로 분류되면서 선진국 통화와 다르게 취급되는 것과 외환시장의 규모가 아직 적다는 것 등도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문석 LG연구원 상무는 “원·달러 상승은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물가상승 압력만 빼면 나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달러 기근이 심각해지면서 키코(KIKO) 판매 손실이 국내 은행으로 전가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원화 유동성도 나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영팀 차장은 “정부의 스와프시장 참여로 최근 은행들의 달러 자금 사정이 다소 개선됐다.”면서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면 국내 외환시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1997년 12월 외환위기 때 환율이 급등한 현상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로 충분하기 때문에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공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오름세 자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조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절하 자체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러 유동성 더 공급해야 할까 관건은 속도다. 환율의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인 정부나 한국은행의 개입이 불가피한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배 위원은 “이미 정부가 스와프시장에 100억달러 개입을 밝혀 놓은 상황이고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외환보유액의 증감을 더 자세히 살펴야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외환보유액을 늘리거나 최소한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강하게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외환보유액이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 방패막이가 된다고는 하지만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는 자칫하다가 투기세력의 ‘먹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원화 유동성도 ‘꽁꽁’

    달러 유동성에 이어 원화 유동성 경색도 심각하다. 26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19%포인트 폭등한 7.85%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1년 5월2일 7.87% 이후 7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8%포인트 오른 6.04%였다.‘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고채를 팔았던 것이 이제 회사채로 옮겨 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신용위기로 국내 회사 및 금융기관 등에서 발행한 회사채·은행채 등에 대해 불안해하는 심리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때문에 일부 금융기관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에서 우량 중소기업을 흑자도산으로 몰아 넣고 있는 환위험회피 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피해를 보는 금융기관들이 나타날 것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한 금융회사 직원은 “통계로 아직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부도맞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 중소 조선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스와프시장 개입도 원화 유동성을 말리고 있다.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파는 만큼 원화를 사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스와프 시장에서 100억달러을 매도할 경우, 원화 11조 5000억원 정도의 통화가 정부로 흡수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달러 가뭄, 뒷북치지 말고 선제 대응을

    금융기관들의 외화 자금난이 경제에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국내 은행들은 달러화가 모자라 하루짜리 달러 차입인 ‘오버 나이트’로 거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수출환어음 매입을 대폭 줄이는가 하면, 외화 대출 회수도 본격화해 기업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어제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다음 달까지 10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외화 자금난의 심각성을 인식한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달러 가뭄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7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 금융안이 통과되더라도 외화 자금 조달의 병목 현상과 기업들의 단기 자금 경색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를 빠져나간 해외 자금이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고, 환율 불안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달러 조달난의 장기화에 대비, 금융 시스템의 위험 요인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종합적인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경상 수지를 개선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은행들도 정부나 한국은행의 지원만 기다리지 말고 자구 노력을 다 할 것을 촉구한다. 외화 자금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는 외화 자산을 줄이거나 더 늘어나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을 권고한다. 은행들은 또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흑자 도산 위기에 몰리지 않도록 기업의 손실 부분만큼은 대출을 해주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경제 원리로 보면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이익을 보기 위해 거래를 한 이상 기업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기업이 무너지면 키코 거래 수수료 수입만 올린 은행들도 부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미국發 금융위기] 외화유동성 경색 이유·전망

    [미국發 금융위기] 외화유동성 경색 이유·전망

    미국발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고갈되고 있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67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급기야 외환당국에서 외평채 100억달러를 스와프시장에 공급하기로 했지만 결국 이날도 환율은 상승했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은 많고, 공급하는 주체는 주춤거리기 때문에 유동성의 수혈도 상승을 막을 수 없었다. 다만 달러 유동성의 경색 정도를 보여주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선물 환율과 현물 환율의 차이)가 26일 마이너스 1원 50전으로 전날 마이너스 5원 50전에서 큰 폭으로 상승해 경색이 완화되는 조짐을 나타낸 것은 다행이다. 숨통이 다소 트인 것이다. 통상 스와프포인트는 이자 등 미래 기대수익률을 반영해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아 그 차이가 2∼3원이 돼야 한다. ●‘악재’만 반영하는 원·달러 환율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은 달러의 약세를 초래했다. 달러 약세=원화 강세여야 맞다. 그러나 원화는 계속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보여왔다. 달러 약세의 원화가치 상승 압력보다 유가 상승의 원화가치 하락 압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말 경상수지 누적적자가 78억달러이고, 자본수지 누적적자는 110억 1000만달러에 이른다.7월 말 은행의 1년 미만 단기외채(차입)도 144억 2000만달러다. 달러가 말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애널리스트는 “원화는 신흥시장 통화로 분류돼 글로벌 신용경색이 나타나면 가치가 하락하는 속성이 있고 한국경제의 기초체력도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절하폭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구제금융 통과돼야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멈추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신용위기가 진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부터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는 미국 주택가격의 하락이 멈춰야 하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둘째,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돼야 한다.4·4분기에 경상수지가 개선된다는 전망이지만 충분한 수준의 흑자로 전환되지 않으면 환율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에도 경상수지는 적자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셋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순매도가 멈춰야 한다. 올 초부터 26일 현재까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순매도 규모는 28조 5908억달러.5월 9219억원 순매수를 제외하고 8개월 내내 팔고 있다. 비중도 29.52%로 연간 최저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주식 매도를 줄이는 것은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그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스와프 시장 외환 스와프(Swap)란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 기간 후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현물환과 선물환을 서로 반대방향으로 동시에 매매한다. 선물환율과 현물환율 차이가 스와프포인트인데,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아 그 차이가 2∼3원이 된다.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란 것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달러를 긴급히 조달하겠다는 의미다.
  • 중기중앙회 “키코 중도해지 허용해야”

    중소기업중앙회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중도해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정부 및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키코에 가입한 다수의 건전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도산을 맞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으로 집단적인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키코에 가입했다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102개사의 부도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환율이 달러당 1200원까지 오르면 중소기업의 68.6%가 부도위험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또 이들 기업과 수·위탁관계에 있는 기업도 8978개사나 돼 이들도 위기에 놓이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중기중앙회는 ‘키코’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으로 중도해지와 함께 긴급 구제금융을 투입, 거래대금을 무담보 장기대출로 전환하고 한시적으로 외화대출을 허용해줄 것도 요구했다. ‘환 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의 정석현 위원장은 “키코가 보약인 줄 알고 먹었는데 독약이었다.”면서 “은행은 키코 손실을 대출로 전환한 뒤 불량 채무로 바꿔 대출상환을 촉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 영남지역 중소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은 “키코 상환금을 내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이로 인해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은행이 대출을 회수한다고 했을 때 이에 대처할 수단이 없다.”고 우려했다. 경기 안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안모씨도 “은행의 권유로 키코에 가입했다가 내용을 알고 해지하려 했지만 해지도 안 돼 결국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키코는 통화관련 파생상품의 하나로 환율이 일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약 구간보다 환율이 떨어지면 계약이 종료되고, 올라가면 현재 환율보다 낮은 가격에 2∼3배의 달러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손실을 입는다. 환율 상승폭이 클수록 피해액도 늘어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후판값 또 인상… 속타는 조선업계

    동국제강이 후판(厚板) 값을 또 인상하자, 조선업체들이 “해도 너무한다.”며 ‘상생’을 주문하고 나섰다. 조선업과 철강사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업체들은 동국제강이 29일 주문분부터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15만원 인상하기로 한 것과 관련,“올 들어서 벌써 네번째 인상”이라고 비난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t당 72만 5000원이던 조선용 후판을 올해 들어 82만원(2월)→101만원(4월)→126만원(6월)→141만원(9월)으로 꾸준히 인상했다.1년여 만에 100% 정도 올린 셈이다.t당 92만원인 포스코 후판보다는 무려 49만원이 비싸다. 조선업계는 슬래브(철강반제품)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압박이 인상 이유라는 동국제강의 주장에 대해 “과도하게 올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브라질 슬래브 값 때문에 동국제강이 심각한 경영상의 타격을 받는지는 영업실적을 보면 안다.”며 “말은 어렵다고 하지만 흑자가 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동국제강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동안 급신장했다.2006년 8.3%였던 영업이익률은 2007년 10.3%로 높아졌다. 특히 올 상반기의 영업이익률은 16.5%로 껑충 뛰었다. 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조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업의 상승 추세가 올해부터 꺾이는데 반해 후판 생산량은 국내외 제철소들의 설비 증설로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늘어난다.”면서 “결국 철강사 입장에서 보면 올해가 돈을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후판이 부족하지만 3∼4년만 지나면 남아돈다는 해석이다. 연산 200만t 규모의 포스코 광양 후판공장은 2010년 완공된다. 각각 1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과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도 내년 말 이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수출보험 100조원 돌파

    수출보험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 유창무 한국수출보험공사(수보) 신임 사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수보 출범 16년만에 수출보험 실적이 100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출범 첫 해인 1992년 1조 8000억원이었던 지원실적(수출기업이 수출보험에 가입한 총 금액)은 지난달 말 96조 1000억원을 기록한 뒤 이달 100조원을 돌파했다. 유 사장은 “미국 금융위기로 대외거래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수출보험의 필요성이 커지는 동시에 보험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키코(환헤지상품)에 가입했다가 흑자 부도 위험에 처한 기업에는 수보가 보증을 서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시 5대공기업 3400명 감원

    서울시 5대공기업 3400명 감원

    서울시는 23일 산하 5개 공기업의 정원의 17.3%(3406명)를 2010년까지 감축해 연간 18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공기업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시설관리공단, 농수산물공사,SH공사 등이다. 특히 1∼4호선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직원 5명 중 1명의 퇴사 또는 분사를 통해 연간 1308억원의 적자를 1191억원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서울메트로는 1만 284명 중 20.3%인 2088명을 줄이기로 했다. 도시철도와 시설관리공단은 각 총원 6920명의 15.8%(1093명),1471명의 11%(100명)를 감축할 계획이다. 농수산물공사와 SH공사도 304명의 15%(45명)와 708명의 11.3%(80명)를 줄인다. 이를 통해 서울메트로의 경우 2088명을 줄여 연간 1059억원의 예산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영상태를 그래로 두면 지난해 12월 기준 2조 1967억원에 이르는 누적 부채(운영부채 1조 5709억원)가 2010년에는 1조 5857억원(운영부채 1조 57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서울메트로측은 예상했다. 서울메트로는 현재 철로 1㎞당 76.2명이 근무함에 따라 경영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시철도는 45.5명,9호선은 20.3명, 대전지하철은 54명, 대구 38.3명, 부산 37.6명, 도쿄 51.1명이다. 또 승무분야 근무자는 대체근무수당을 받기 위해 순번제로 병가를 사용하면서 5년(2003∼07년)간 연평균 병가 일수는 16.6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지출 148억원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의 경영 잘못과 감수해야 할 지하철의 공익성 등 제반 문제점을 모두 조합원의 인원 감축 등으로만 풀려고 한다.”면서 “26일 오전 4시 파업은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은 “운행 시간이나 노선 감축,2인 승무제의 폐지 등 별도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도 비조합원 등을 동원한 정상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수습되나] “투자위축 막자”… MB 금융챙기기

    청와대가 ‘미국발 금융쇼크’와 관련, 국내외 투자 위축을 우려해 범정부 차원의 진화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토요일인 20일 경제관련 장관 및 청와대 수석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을 겸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상황 점검과 함께 대응책을 직접 챙겼다. 회의는 4시간 정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내외 금융상황이 안정되고 있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은 자금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일시적 자금난으로 흑자도산을 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기관들이 개별 기업의 상황을 일일 점검하고 현장을 챙기는 등 철저히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청와대가 경제사령탑을 한꺼번에 소집해 점검한 배경에는 정부의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확인해줌으로써 국내외 투자자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경제상황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미국발 금융쇼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경제부처와 청와대, 한국은행 등이 통합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투자에 신중해짐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 특히 금융기관 매각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매각 대금으로 경기부양을 하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외환은행 인수협상 결렬과 관련해 “정부가 신속한 결정을 하지 못해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 것도 지나치게 신중하다가는 적기를 놓칠 수도 있음을 다시한번 지적한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환은행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HSBC에 대한 인수적격성 심사가 일찍 결정됐더라면 협상이 결렬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공기업 민영화, 대우조선 매각 등 외국인 투자의 참여가 기대되는 사례를 앞두고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차원의 당부”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직자들은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 자기 책임 아래 결정을 내린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공격적인 투자를 유도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상황에 앞질러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회에 제출된 금산분리완화법안 등 규제개혁 법안들이 신속히 처리되도록 당정간 협조하고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신속히 행동으로 옮겨라.”라고 주문했다. 한편 회의에서 강만수 장관은 “신재윤 국제금융차관보와 미국의 로리, 일본의 시노하라, 중국의 리용 등 4개국 재무차관보 간에 수시로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방안을 협의하는 ‘핫라인’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며 “관련국 금융당국간에 긴밀한 공조체제가 갖춰져 있다.”고 보고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HAPPY KOREA] 정부보조금 한푼도 안받아요

    [HAPPY KOREA] 정부보조금 한푼도 안받아요

    “정부보조금은 안 받습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나 기업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인 정부보조금을 외면하는 작고 강한 마을기업이 있다. 바로 일본 교토부 단고반도 오미야초(町) 쓰네요시 마을에 위치한 ‘쓰네요시 촌영(村營)백화점’이다. 백화점은 1997년 농업 진흥과 주민 편리를 위해 주민들의 출자회사 형태로 만들어졌다. 일본의 농협 합병 방침에 따라 폐지된 농협지소 일부를 제공받아 주민 35명이 자본금 350만엔을 마련한 것. 처음에는 도매로 떼어온 물건을 파는 게 전부였지만, 차츰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자연농산물을 판매하는 장터 역할로 바뀌었다. 독거노인에 대한 상품배달, 제사준비·우편발송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양한 유기농산물 직접 생산·판매 오키 미치카즈(61) 백화점 사장은 “고령화·공동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먹을 거리를 안심하고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매장에는 호박·당근·감자 등 다양한 농산물이 진열돼 있다. 야마구치 시타(82·여)는 “편하고 소중한 곳”이라면서 “나이 많은 사람들은 멀리 갈 수 없어 이곳이 없어지면 생필품을 사는데 힘이 많이 들 것”이라며 만족해 했다. 현재 백화점은 주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과 운영비를 제외하면 남는 수익이 별로 없다. 개점 당시 매출액은 3800만엔(4억 1800억원)이었으나, 지금은 2300만엔으로 감소했다. 때문에 지난해 적자가 났을 때는 문을 닫으라는 요구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백화점을 지켜냈다. 이미 주민들에게 백화점은 물건을 단순히 사고파는 기업이 아니라, 마을의 ‘연락망’이자 문제를 해결하는 ‘홍반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 키워 따라서 주민들은 백화점 재정이 열악해도 지역산업의 자립에 도움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보조금을 거부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기부금도 받지 않는다.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오키 사장 역시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 오키 사장은 “주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자율성을 잃지 않으려면 외부의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해져서는 곤란하다.”면서 “자체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과 자립심을 키우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쓰네요시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요동치는 세계금융-한국시장의 앞날] (상) 꺾이는 투자은행 대세론

    올 2월까지 미국에는 세계적 투자은행(IB) 5개가 있었다. 부동의 1위 골드만삭스를 필두로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이었다.IB는 세계 금융을 선도했고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추종했다. 투자를 해서 손쉽게 이익을 얻는 IB는 여수신을 통해 이윤을 남기는 전통적 금융기관인 상업은행(CB)을 앞서간 미래적 금융기관의 모델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은 이런 IB들에 굴욕을 안겨 주었다. 지난 3월 5위인 베어스턴스는 상업은행인 JP모건에 인수됐고,6개월 뒤 4위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했다.3위 메릴린치는 같은 날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합병됐다.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남은 ‘빅2’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역시 와코비아나 HSBC 등 상업은행과의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형 IB’의 모델로 삼고자 했던 IB들이 모두 몰락한 것이다. 미국의 금융산업이 상업은행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금융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바뀌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따라서 한국형 IB 육성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내년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에 따른 각종 규제완화 및 헤지펀드·사모펀드·정크펀드 육성화는 준비되지 않은 국내 금융산업을 위기에 몰아 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형 IB의 탄생이라는 산업은행 민영화 및 한국개발펀드(KDF)에 대한 우려도 높다. 국회 및 정치권에서도 “산업은행 민영화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9일 “이번 대형 IB의 몰락이 한국 금융시장에 주는 교훈은 IB가 허상이라는 것”이라면서 “마침 자통법이 시행되기 전에 미국 IB가 상업은행들에 인수·합병되면서 금융시장이 ‘유럽식 은행 모델’로 돌아가는 모습을 잘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도달 가능한 IB 모델’로 점찍어온 호주의 매쿼리 그룹의 주가가 연초와 비교해 60% 이상 하락하며 금융 위기에 노출되고 있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자통법 시행으로 IB가 중심이 돼 금융시장이 재편되고,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경우 현재 수준의 감독 능력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위험회피 파생상품인 ‘키코(KIKO)’ 거래로 중소기업들이 흑자도산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대표적인 부실화된 감독으로 지적된다. JP모건의 임지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수축기에는 IB들이 몰락하고, 경기 확장기에는 IB들이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역사가 80년대 이래 지속돼 왔다.”면서 “금융산업을 안정적으로 꾸려 가기 위해서는 IB의 공격성을 제어하고, 높은 레버리지(신용창출)를 완충할 수 있는 상업은행과의 결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경제가 10년 호황을 뒤로하고 수축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IB의 퇴출과 상업은행의 부상은 너무 당연하다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에 대해 “자통법에서는 미국식 순수 IB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미국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상업은행+IB의 결합한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창출 규모도 리먼이나 메릴린치처럼 자기자본의 30∼40배가 아닌 3∼4배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자통법 내에 건전성 강화는 물론 투자자 보호,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사후감독 강화 등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자통법 자체의 문제보다는 규제를 풀게 되면 금융기관들이 ‘뛰어가기’ 시작할 텐데 금융감독 당국이 과연 사후적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관리감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창출 규모가 3∼4배로 적다고 해도 빚이 결국 자기자본의 3∼4배인데 미국 IB보다 10분의 1이니까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신용파생상품의 성격이 규제와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감독이 뒤쫓아가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환율 급등은 경제 기초체력 약화 탓

    [미국發 금융위기] 환율 급등은 경제 기초체력 약화 탓

    ■원화가치 급속하락 왜 ‘9월 위기설’을 넘긴 한국 금융시장은 이제 위기의 그림자만 어른거려도 출렁댄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나타난 주가 폭락현상은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문제”라고 지적하며 “패닉(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환율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대표적인 금융지표다. 지난 9개월 동안 원화 가치 하락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 금융불안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좋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환율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 올라가면 국제유가 하락분을 상쇄하기 때문에 물가안정도 어렵게 된다. ●선진국 수준으로 버티는 주식시장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많이 팔고 있지만, 신흥시장만 비교하면 한국의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지난해 말 대비 16일 현재 26.9%로, 타이완의 32.3%에 비해 덜 떨어졌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16일 기준으로 연초보다 62.2% 폭락한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이다. 러시아는 -50.6%, 홍콩은 -34.2%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하락률은 견조하다. 금융시장 불안의 진앙지인 미국은 연말 대비 -17.7% 하락했다. 일본도 -24.2%, 영국은 -22.2%다. ●원화가치 작년말 대비 -19% 그러나 환율은 주식에 비해 불안하다. 주요국 중에서 달러 대비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원화는 지난해 말 대비 16일 현재 -19.3%다. 한때 외화위기설이 나돌았던 태국도 우리보다 덜 떨어져 -13.39%에 그쳤다. 호주 달러화 -8.22%, 영국 파운드화 -9.96%, 러시아 루블화 -3.96%, 유럽연합의 유로화 -2.97% 등이다. 일본의 엔화와 중국의 위안화는 달러 대비 각각 4.95%,6.64% 올랐다. 타이완 달러화도 1.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원화의 가치하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원화의 절하 요인들은 사실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허약해진 탓이다. 고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본수지가 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올 상반기에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고, 외국인 주식·채권투자 등 포트폴리오투자(간접투자)도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적자일 때는 자본수지가 흑자가 돼야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4분기(10∼12월)에 나타나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되면 환율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유가하락이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촉발되기 때문에 수출주도형 경제인 한국경제의 경우 원화가치 상승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건보 지역가입자도 보험료 공제 혜택

    내년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도 본인 건강보험료와 노인장기요양보험료에 대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결손법인에 흑자법인을 합병하는 역합병 방식으로 법인세를 회피하는 편법이 사라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8년 세제개편안 추가 내용’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임대소득 및 사업소득을 계산할 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본인의 건강보험료와 노인장기요양보험료만 필요경비로 인정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1인 사업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기업 합병시 부과하는 법인세에 대한 이월결손금 공제제도도 개선된다. 내년부터는 합병법인이 본래 영위하던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미래농촌을 가다-獨 윤데마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미래농촌을 가다-獨 윤데마을

    2048년 한국의 농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젊은이들이 몽땅 도시로 떠나고 개 짖는 소리까지 뜸해진 지금의 쓸쓸한 모습이 40년 뒤에도 이어질까. 가을철이 되면 노소 가리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꽹과리 장단을 즐기던 활기찬 풍경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일까. 여기 독일의 한 작은 농촌마을은 우리에게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며, 농촌도 우리 노력으로 얼마든지 활기차게 바꿀 수 있다.´고 희망을 속삭인다. ■ 유기농법·바이오매스發電으로 새 활로 열어 |괴팅겐(독일) 류지영특파원| 독일 중부 괴팅겐에서 택시로 20분가량 들어가자 2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형적인 독일 농촌마을이 나타났다. 겉보기엔 평범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곳은 독일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는 마을’로 공인한 곳이다.2004년에는 독일 농업부, 환경부 장관이 방문해 ‘독일 농촌의 미래’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저기 보이는 돔 모양의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마을의 상징입니다. 윤데를 제대로 아시려면 저것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괴팅겐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3년 전부터 이 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마을의 운영 원리를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화석에너지 자립으로 지구온난화 예방 “마을 농가에서 사들인 벼·옥수수·해바라기 건초, 가축 분뇨 등을 돔 안에 넣고 발효시키면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CH7/8)가 발생합니다. 이를 발전소로 옮겨 열과 전기를 만드는 것이죠. 지금보다 3배 정도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인구가 더 늘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연간 5000㎿h로 마을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2000㎿h)의 2배가 넘는다.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열은 연간 6000㎿h로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것(4000㎿h)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현재 마을 전체 가구의 75%인 150가구 정도가 마을에서 자체 생산한 열과 전기를 공급받는다. 마을 주민 요헴 하이즈만은 “이곳 난방비는 연간 2200유로(약 350만원) 정도로 일반 에너지를 사용하는 독일내 다른 지역(연평균 3000유로)보다 30%가량 싸다.”면서 “동시에 연간 3300t가량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얻을 수 있어 환경과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자랑했다. 열과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도 이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귀한 자산이다. 메탄가스를 내뿜고 난 건초 더미는 하루 35∼40t씩 농가에 무료로 제공돼 양질의 유기질 비료로 쓰인다. 마을이 농가들에 지불하는 바이오매스 연료비용은 연간 50만유로(8억원)정도. 농가들로서는 그동안 버려지던 건초와 분뇨를 팔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덤으로 양질의 유기질 비료를 얻게 돼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효과도 얻었다. 자연스럽게 농토의 지력(地力)도 회복돼 유기농업의 기틀도 마련됐다. 현재 마을 농민 중 70% 정도가 이미 유기농으로 전환했거나 저농약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명성 덕분에 현재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다른 지역 제품보다 10∼15%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광우병 등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마을이 유기농으로 새 활로를 찾은 셈이다. ●환경과 경제… 도시와 농촌이 공존 “농촌의 변화를 통해 환경·경제·사회적 연대라는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려는 게 이 마을의 목표입니다.‘모든 제품에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논리에서도 조금은 벗어날 수 있으면 하고요. 건초 등 마을에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철학에 기반한 것이죠.” 마을을 전부 둘러본 뒤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윤데의 운영철학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화석연료와 화학비료 구입 비용이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마을의 발전소 수입 대부분이 지역경제에서 순환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운영과 관련된 일자리도 늘고 있다. 저렴한 생활비와 늘어나는 일자리, 마을의 청정 이미지 등에 매력을 느낀 도시인들의 행렬이 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이들을 위한 최신식 주거단지(20여가구)가 조성되기도 했다. 현재 윤데마을은 전력 판매 등으로 연간 120만유로(약 19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료 구입비와 인건비,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금 상환비용 등을 제외해도 연간 10만유로(1억6000만원)가량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시인 비율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지금은 주민의 절반가량이 농업이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농촌은 갈수록 쇠락하는 곳’이란 인식을 깨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마을의 혁신은 ‘진행형’입니다. 환경과 경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마을을 만들자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superryu@seoul.co.kr ■ 학제간 프로젝트로 마을 설립 年 1000여단체에 노하우 전수 |괴팅겐(독일) 류지영특파원| 800여년 역사의 윤데마을이 지금처럼 21세기형 농촌마을로 거듭나게 된 계기는 바로 1998년. 인근 괴팅겐 대학의 경제학, 사회학, 지리학, 환경학 교수 및 전공자들로 구성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학제간 연구 센터(IZNE)’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을 현실로 증명해 보이기로 결심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곧바로 독일내 농촌마을 40여곳의 후보지를 정한 뒤 최종적으로 인근 윤데마을을 적격지로 택했다.120㏊에 달하는 농지와 인근 산지에서 충분한 양의 바이오매스 연료를 얻을 수 있고, 괴팅겐 시와도 가까워 마을경제가 활성화되면 도시민들의 이주도 쉬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 괴팅겐 대학에서 생태마을 조성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750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3년 넘게 설득한 끝에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 설비와 마을 전체를 관통하는 온수 파이프라인 등 초기 시설비용만 총 530만유로(약 87억원)가 필요했다.2001년 협동조합이 결성돼 조합원들의 기금으로 100만유로(16억원)를 마련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각각 130만유로(21억원)와 20만유로(33억원)를 지원받았다. 나머지 280만유로(46억원)는 은행의 저리 융자를 통해 2005년에야 비로소 완공할 수 있었다. 현재 해마다 전 세계에서 1000여팀 이상의 단체가 마을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의 요청에 따라 현재 마을에서는 농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1년 과정의 생태마을 조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윤데마을의 모델이 남미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면서 “농업이 국가적 우선순위에서 밀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의 농민들이 많이 참여해 변화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길섶에서] 청계천의 가을/김인철 논설위원

    청계천도 어느 덧 가을이다. 먼저 결초보은(結草報恩)의 풀 수크령이 보행로 가장자리에 길게 늘어서서 하늘하늘 흑자색 털을 나부끼며 가을 햇살에 부서진다. 강아지풀보다 키가 크고, 줄기와 잎이 억센 게 한 움큼씩 잡아 매면 과연 달리는 말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릴 듯 당당하다. 천변 상단에는 가을의 전령 구절초가 하나둘 순백의 꽃망울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알아줄 이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갯버들 사이사이 좀작살나무 열매들이 자주색으로 변해가고, 귀를 쫑긋 세운 닭의장풀이 천연 남색의 강렬한 색상을 뽐낸다. 여뀌도 붉은 색 이삭형 꽃들을 세상 밖으로 내민다. 여름 내 물가를 지키던 부처꽃과 꼬리풀, 옥잠화가 지는 자리에는 벌개미취, 고마리, 흰범의꼬리, 꽃범의꼬리, 금불초, 박주가리 등이 곱고 예쁜 얼굴을 치든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던가. 이제 청계천에 가면 종종걸음을 멈추고 천변에 뿌리내린 풀, 나무들의 이름을 불러보자. 청계천이 통째로 당신의 화원이 될 터이니. 김인철 논설위원
  • [씨줄날줄] 공적자금/우득정 논설위원

    고유가와 더불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시 정부가 미국 양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해 최대 200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국내 2차 모기지 시장의 채권 절반 이상을 보유·보증한 두 회사가 마비되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의 금융시스템이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긴급 구제금융을 일컫는 공적자금은 우리에게도 낯선 용어가 아니다.1997년 외환위기로 우리의 금융기관과 국가의 신용등급이 급락하고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급전을 빌려 쓰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보·진로·대농·기아 등 대기업의 연쇄 부도로 동반 부실 위기에 놓인 금융기관에 대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멀쩡한 기업까지 흑자 부도를 내고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서 국가경제가 붕괴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던 것이다. 남의 돈을 빌려 쓴 대가는 혹독했다.IMF가 권고한 고금리, 긴축정책으로 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1997년 12월24일 1964.80원까지 치솟았다.97년말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연 28.9%,98년 3월말 하루 부도업체 수는 131.2개,98년 6월말 실업자는 148만 5000명이나 됐다.2001년 말까지 전체 금융기관의 28.8%인 596개가 퇴출 또는 합병되고, 금융기관 종사자는 31만 7623명에서 21만 8726명으로 31.3% 감소했다. 특히 은행 임직원은 38.3%나 줄었다. 공적자금 투입은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정부는 80년대 이후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저축대부조합 2878개 중 517개가 채무초과상태에 빠지자 89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1051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일본은 ‘잃어 버린 10년’ 동안 금융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70조엔을, 스웨덴은 90년대 초 부실금융기관 구제에 653억크로네(7조 3000억원)를 투입했다. 공적자금은 결국 국민의 부담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일부 금융기관의 도덕적해이 논란으로 ‘공짜자금’이라는 비아냥도 있으나 ‘적기 투입’이 관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中華’ 과대평가·폄하 넘어 ‘用中 지혜’ 모아야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中華’ 과대평가·폄하 넘어 ‘用中 지혜’ 모아야

    중국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너무나 가까운 이웃국가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도 이미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중국의 급부상에 대한 과장된 해석, 또는 지나친 폄하를 경계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시리즈를 마치며 중국 전문가인 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와 이문형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 연구위원의 좌담을 마련했다. 좌담은 3일 오후 서울신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정재호 교수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표출되고 있는 중화주의와 민족주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중국의 급부상이 동북아 정치질서에도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외세로부터의 침략에 대한 피해의식이 클수록 민족주의 반동도 크게 나타납니다.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100여년의 굴욕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일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표출되는 민족주의 정서를 시민사회적으로 순화시킬 장치가 없다는 점입니다.‘넷셔널리즘(Netionalism·인터넷과 민족주의의 합성어)’의 영향이 큰 것이지요. 중국 네티즌 2억명의 60%가 18세에서 35세라고 합니다. 특히 바링허우(80後·1980년 이후 출생한 중국의 젊은세대)들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집결되는 민족주의 정서가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해 더 우려됩니다. 중국 정부가 이런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 中경제 올림픽 타고 연착륙 예상 경제분야에서는 어떻습니까?중화경제권,‘차이완(중국+타이완)경제’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문형 위원 중국경제에 대해서는 사실 과대포장된 점이 많습니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00위권에 불과합니다. 규모가 커서 경제대국이지 사실 대외의존적 시장입니다. 수출의 80%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고, 수출 물량의 58%를 외자기업이 담당합니다.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중국경제의 흐름을 보면 서방이 지나치게 ‘경착륙’,‘위기도래’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중국 경제는 올 상반기 10.4% 성장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평균 성장률 9.8%보다 높습니다. 하반기에도 10.2% 성장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11.9% 성장한 것이 비정상이고 오히려 지금 상황이 정상인 것입니다. 물가도 지난 4월을 정점으로 꺾여가고 있습니다. 경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올림픽을 계기로 중산층이 일어나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등의 투자유발 요소가 많기 때문에 경제가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크지요. 경제 분야에서의 민족주의는 ‘구호’로서의 의미만 갖지 않을까 싶네요.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화상’들의 위상이 줄어들고, 홍콩이나 타이완의 역할도 불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본토를 제외한 나머지는 ‘변방’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경제는 소수민족 문제나 민주화 등 정치적 ‘변수’에 더 민감할 듯 한데요. ●정 교수 장애인올림픽이 끝나면 티베트나 신장, 윈난 등 소수민족 지구의 분리독립운동 단체 색출과 함께 정치재교육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분리주의자들 때문에 40명 가까운 중국인들이 목숨을 잃어 중국 정부가 치밀한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2. 동북공정 재점화 가능성 배제 못해 소수민족에 대한 정치재교육이 역사재해석과 같은 새로운 움직임으로 연결되면 잠복돼 있던 동북공정에 또 불을 지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적 민주화와 관련해선 중국이 서구의 정치민주화 모델을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 정부는 중산층을 강화하는 ‘소강사회’ 등 거시적 목표에 치중할 것입니다. 올림픽은 중국이 지금까지 이룬 것을 외부에 알리는 일종의 ‘이벤트’로 보면 됩니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지요. 민주화 등 정치적 행보는 점진적으로, 그대로 흘러갈 것으로 봅니다. 한·중 양국 정상이 벌써 올들어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관계격상 움직임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정치적 관계보다는 경제적 관계가 우선인 듯 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교역확대가 화두가 됐는데요. ●이 위원 양국간 교역액 2000억 달러 달성을 2년 앞당기기로 합의했습니다.3년 전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5년 만에 2000억 달러를 넘기기로 했는데 그걸 2년 당긴다는 것이지요. 통계상으로도 5년간 연평균 7∼11%씩 증가하면 가능했던 것인데 양국 통계가 다르긴 하지만 지금 현재 양국 교역은 연평균 23∼2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현실화시킨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이긴 합니다만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있는 점과 대중 투자가 감소하는 것 등은 그만큼 양국간 기술력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인 만큼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중국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빨리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미, 한·유럽연합(EU), 한·일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쉽게 협상에 임하기 어려운 입장이죠. 업계에서도 신중론이 대세이고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와 관계된 부분에서 중국의 경제구조는 올림픽 이후 세가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교역구조 고도화, 자체브랜드 확대, 세계시장화 등입니다. 우리와 협력 영역은 축소되는 반면 경쟁영역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이지요. 대비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3. ‘혐한론’ 과장됐지만 방치땐 위험 특히 저는 중국내 ‘혐한론’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직 양국간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만 너무 민감하게 이슈화시켜 우리 스스로를 묶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혐한론’의 실체는 어떤가요? ●정 교수 중국내 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왔다는데 조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국 매체가 정부의 검열을 받는다고 했을 때 전혀 근거없는 결과는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도 고구려사 논쟁이나 동북공정 이후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역사논쟁, 영토논쟁 등이 이상하게 포장돼 오해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국민과 국민이 소통하는 것 못지않게 정부, 비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5년후에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국이 갖는 비중과 중국에 우리가 갖는 비중, 다시 말해 상호의존 격차가 점점 더 커지면서 오해의 소지도 커지고 있습니다. 빨리 교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바람직한 한·중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이제 절실히 필요해졌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어떻습니까? ●이 위원 지금까지 한·중간 경제 성적은 A플러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환란 위기를 조기 졸업하는데 중국시장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우리 시장을 통해 경제발전의 효과를 봤습니다. 이처럼 성장과실을 같이 먹는 게 중요합니다. 중국이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제 때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황색등’이 켜지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서 잘 세밀하게 점검해서 중국을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관계 정립이 우선이어야겠지요. 4. 관계격상 의문… ‘내용’부터 채워야 ●정 교수 이번에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는 데 사실 개인적으로 질문이 많습니다.5년 전의 ‘전면적’에서 ‘전략적’으로 접두어가 계속 바뀌는데 지금 하려고 하는 것이 뭔지 와닿지 않습니다. 또 과연 격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중·러 관계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도나 파키스탄 수준입니다. 성격이 이렇다면 내용상으로라도 격상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미간 전략적 가치동맹과 조화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닥친 숙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중수교 16년입니다. 관계가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양국 관계의 실질적인 격상이 이뤄지도록 내용 채우기에 있어서 앞으로 매우 치밀한 판단과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리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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