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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먹는 주정부가 美디폴트 위기 주범

    돈 먹는 주정부가 美디폴트 위기 주범

    버지니아·메릴랜드·뉴멕시코·미시시피·플로리다주,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여야 간 합의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미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주범’들이다. 주정부 재정이 악화되면서 그 부담의 상당 부분을 연방정부로 떠넘겼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한 ‘1990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50개 주정부 세입액·세출액 분석’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는 이 기간 동안 세출액이 1조 4410억 달러인데 비해 세입액은 8481억 달러에 그쳐 5929억 달러(약 630조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액이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적자액은 버지니아주의 2009년 주내총생산(4097억 달러)을 훨씬 넘는 것이다. 지역경제의 젖줄이던 조선·철강·화학 등 제조업이 한국·중국 등의 도전에 밀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1964년 이후 ‘공화당 텃밭’이던 이 지역이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메릴랜드주는 세입액 1조 308억 달러, 세출액 1조 6041억 달러로 573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애리조나·루이지애나·앨라배마·켄터키·뉴멕시코·미시시피주 등도 20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가속화시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더욱이 푸에르토리코는 세출액 2560억 달러, 세입액은 737억 달러에 불과해 적자비율(291%)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세출액 3166억 달러, 세입액 1157억 달러로 2010억 달러의 적자(261%)를 낸 뉴멕시코주가 차지했다. 웨스트 버지니아·미시시피주 등도 적자비율이 200%를 넘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버지니아·뉴멕시코·메릴랜드주 등은 연방정부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오나 로빈 리스토킨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 정부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이들 주들이 단기적으로는 디폴트를 맞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연방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뉴욕주의 경우 세출액 2조 3645억 달러, 세입액 3조 3208억 달러를 기록해 무려 9562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뉴저지·일리노이·미네소타주 등도 5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 연방정부 재정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델러웨어주의 경우 경제 규모는 작지만 세출액 864억 달러, 세입액 2111억 달러로 2009년 주내총생산 607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1248억 달러(흑자비율 206%)의 흑자를 기록, 미 지방정부의 ‘최고 블루칩’으로 꼽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인천공항 민영화 타당성부터 따져봐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49%를 국민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원론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고, 또 홍 대표에 따르면 청와대도 긍정적이라고 한다. 이 방식은 나름대로 이점도 있기에 검토해볼 만하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상태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민영화를 예정대로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포기한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국민주냐, 아니냐의 지분 매각에 앞서 그 문제부터 방향을 정해야 한다. 홍 대표는 인천공항공사의 민영화 방안으로 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지분 51%는 정부가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자와 후자는 배치된다. 정부가 51% 지분을 보유하면 그건 민영화가 아니다. 지분의 부분 매각에 불과한 것이다. 앞서 홍 대표는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국민주 매각을 주장하더니 느닷없이 인천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현 정부 들어 추진해온 사안이다. 정권 실세와 관련된 외국 기업에 넘기려고 한다는 특혜 의혹이 나돌면서 답보상태다. 홍 대표의 방안은 논의에 새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천공항 확장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특혜설도 잠재울 수 있으며, 국부 유출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매각의 수혜자라는 점 역시 매력적인 요인이다. 반면 국민주 매각은 헐값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실질적인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미흡하다.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과의 형평성 시비도 우려된다. 이런 장단점을 따지는 데 집중하다 보면 원초적인 문제, 즉 민영화 논의가 실종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민영화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6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됐고, 지난해만도 3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런 알짜배기 국유기업을 민영화할 필요가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민영화는 경영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지만, 파업 등 예상치 못한 사태도 초래할 수 있다. 총체적인 분석을 통해 향후 좌표를 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점에 최우선 잣대를 둬야 한다.
  • 7월 수출·무역흑자 사상최대

    7월 수출·무역흑자 사상최대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500억 달러, 흑자가 70억 달러를 각각 돌파하면서 수출과 무역흑자 모두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줄고 수입은 크게 늘면서 대(對) EU 월간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1일 지식경제부의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3% 증가한 514억 46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금까지 월간 최대치였던 지난 4월 기록(486억 달러)을 갈아치웠다. 수입은 24.8% 늘어난 442억 2300만 달러로, 72억 23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경부는 “원화 강세, EU·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인에도 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수출은 신흥 개발도상국의 성장세에 따라 개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제품(72.5%), 석유화학제품(41.3%), 석유제품(89.2%) 등이 견인했고, 선박(42.6%), 자동차(23.9%), 자동차부품(38.5%) 등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4.9%, 20.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ASEAN) 회원국 등 개도국(34.5%) 수출 증가율이 미국 등 선진국(4.9%)보다 높았다. 지난달 FTA가 발효된 대 EU 수출은 8.7% 감소한 반면, 수입은 44.9% 증가해 5억 5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 수입이 204% 늘고, 항공기 부품(2359%) 수입도 폭증했지만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을 품목별로 보면 국내 가격이 급등했던 돼지고기 수입이 396.4%나 증가했고, 자동차도 129.8% 늘어나는 등 소비재 수입이 급증했다. 원자재는 가격 상승과 도입 물량 확대로 철강(129.3%), 원유(67.6%), 가스(45.5%) 등의 수입액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임금수지 상반기 3억弗 적자 사상최대

    국내 외국인 근로자가 임금을 해외로 송금한 액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1~6월 급료 및 임금 수지가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6월 외국인 급료 및 임금지급액은 1억 220만 달러인 반면, 우리 국민이 외국 현지 기업 등에서 일하고 받은 임금 및 급료를 국내로 송금한 금액은 5570만 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6월 임금 수입에서 임금 지급을 뺀 급료 및 임금 수지는 465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6월 임금 수지 적자 규모는 2억 9440만 달러로, 상반기 기준만 놓고 보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임금 수지는 통계가 집계된 1980년 1월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하다 2008년 6월부터 적자가 나타났다. 2009년 한 해 동안 5300만 달러의 적자가 났고,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4억 7660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임금 수지가 적자추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6월 현재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 수는 등록 외국인과 단기체류 외국인을 포함해 총 139만 2167명으로 1년 전보다 15.2% 늘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홍준표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추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일 “인천공항공사부터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대표는 주말인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 자리에서, 국민주 공모 방식의 인천공항공사 민영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매각이 잘되면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 등의 국민주 매각에 대한 반대 여론도 누그러들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대표적인 ‘알짜 공기업’이다. 지난해에만 32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고, 해마다 20% 가까운 영업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 수익을, 주식을 팔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2008년 6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인천공항공사 지분 49%를 매각하기로 확정했으나 매각 방식과 매입 주체 등을 놓고 논란만 거듭돼 왔다. 홍 대표는 “인천공항공사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서민정책 차원으로 특혜 매각 시비를 차단할 수 있고 국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전체 지분의 49%를 포항제철(현 포스코)처럼 블록세일(대량 매매)해 국민에게 돌려줘도 정부가 51%를 가지면 공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혀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 실장이) ‘국민주’가 아니라 ‘국민(국내) 매각’으로 이해하고 대화한 것”이라면서도 “관계 기관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여의도 당사로 홍 대표를 방문,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공모 방식 민영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김한영 항공정책실장도 “국민주 매각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매각 방식을 놓고 재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다만 일반 시장에 상장할 것이냐, 포스코나 한전처럼 저소득층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일부 도입하느냐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과 정면 배치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의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국민주 매각 제안은 이런 매각 목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오상도·윤설영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전시성 국제행사 결국 국민만 부담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낭비벽이 호화 청사에서 국제 행사로 번지고 있다. 감사원은 엊그제 10억원 이상의 국비가 지원된 28개 국제 행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사업비는 1조원 넘게 들어갔으나 수입은 1918억원 남짓이었다고 밝혔다. 지자체는 국제 행사가 ‘돈 먹는 하마’가 되는 것을 눈가림하기 위해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부풀렸다. 전남도는 5000여억원이 드는 포뮬러 원(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 경주장 건설 비용을 3000억원으로 축소했고, 인천시는 세계도시축전기념관 건립비 170억원을 제외해 흑자로 둔갑시켰다. 감사원은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면 F1 대회는 4855억원의 운영 손실이 예상되며, 도시축전은 100억원의 적자였다고 덧붙였다. 국제 행사는 자치단체장의 치적 홍보용으로 이용되면서 점차 늘고 있다. 국제 행사를 통해 지자체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화·국제화에 눈뜨는 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실익 없는 전시성 국제 행사가 지자체 살림살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국고를 축낸다는 점이다. 전남도는 F1 대회에 900억원의 국비 지원을 이끌어 냈지만 지방재정자립도가 14.8%에 불과할 정도로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다. 특히 2016년까지 대회 유치권을 따낸 전남도는 대회를 중도에 포기할 경우 경기 개최권료, TV 중계권료 등 모두 400여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니 이만저만 속 쓰린 일이 아니다. 인천시도 도시축전에 11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지만 각종 문어발식 개발 사업으로 이미 빚이 4조원에 이를 만큼 재정 상태가 넉넉지 않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동반 부실을 가져오는 전시성 국제 행사는 강력히 규제돼야 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국제 행사는 타당성 검토, 승인 심사, 투·융자 심사, 성과평가보고서 제출 등 나름대로 엄격한 절차가 있으나 대부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는 자치단체장이 사유서만 제출하면 서면 의결하는 등 심사를 허술하게 했고, 사후 성과평가보고서도 국제행사심사위원회에 상정하지 않는 등 부실하게 운영해 왔다고 한다. 관련 규정과 절차를 꼼꼼히 지켜 예산 낭비를 막아 줄 것을 당부한다.
  • 전남 F1 돈먹는 하마?

    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포뮬러원(F1) 자동차경주대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재정파탄’이 우려된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도가 F1 사업타당성 검토 때 수익을 지나치게 부풀려 적자사업을 흑자로 왜곡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29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국제행사 유치 및 예산집행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남도가 당초 예정대로 2016년까지 7년간 F1 대회를 치를 경우 재정부담액이 1조 1169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2000억원만 부담하면 될 것”이라던 전남도의 입장과 6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감사원은 도가 민간사업자의 재원조달 능력을 검증하지도 않은 채 경주장을 건설하는 등 무리하게 F1대회를 추진한 탓에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개최권료와 개최권료 납입보증, 부지확보 등으로 2063억원만 부담하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 추가공사비와 지방채 이자, 시공사 주식매수부담금, PF대출금 이자 등의 각종 부대 비용을 떠안게 됐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전체 운영손실액은 485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전체 도 지방재정 악화까지도 우려된다. F1대회 입장료 1695억원과 일반대회 수익금 892억원 등 총매출액은 4245억원에 그친 반면 개최권료와 TV중계권료, 인건비 등 매출원가는 6268억원에 달해 2023억원의 적자 발생이 예상된다. 여기에 마케팅 등 일반관리비 2130억원과 금융비용 702억원도 추가 부담해야 할 판이다. 연도별로 적자규모를 풀어보면, 지난해 첫 대회 962억원을 비롯해 올해 723억원, 2012년 673억원, 2013년 585억원, 2014년 606억원, 2015년 635억원, 2016년 671억원 등이다. 감사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행정안전부에 전남지사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전남도에는 관련 공무원 징계와 고비용 구조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산 병원, 인프라·교통망으로 ‘승부’

    부산 병원, 인프라·교통망으로 ‘승부’

    “더 이상 암 수술 받으러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거꾸로 고속철도(KTX)를 타고 어서 부산 병원으로 오십시오.” 부산에 사는 이모(49)씨는 얼마 전 부산 기장군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았다. 2기 진단을 받은 그는 당초 서울의 유명 병원에서 수술받을 계획이었으나 부산 병원이 첨단 장비를 갖추고 로봇을 이용해 폐암 수술을 하는 전문센터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KTX 개통 등 교통환경이 나아지면서 지방 환자들의 서울행 【서울신문 7월 15일 자 9면〉 이 줄을 잇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KTX를 역으로 이용해 서울과 수도권 등 다른 지역 환자 유치에 나섰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서울 병원 수준의 첨단 시설과 장비, 실력파 의료진을 갖춰야 한다. ●수도권 등 외부환자 비율 23.3% 26일 부산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2009년 부산 지역 총진료 인원은 456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울산, 경남 등 인근 도시와 수도권 등지에서 온 외부 환자 수(진료 인원)는 106만 2000명으로 전체 환자 수의 23.3%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 등 외지로 빠져나간 역외 유출 환자는 63만 9000명(14%)으로 ‘역외 유출’보다 부산의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가 훨씬 많았다. 또 유입 환자들은 진료비로 5974억원을 사용했으며, 외부 유출 환자들은 3579억원을 지출해 239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서울로 환자들이 대거 몰리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부산에서만큼은 이제 남의 얘기다. 현재 부산에는 부산대학병원 등 기존의 대형병원에 이어 양산부산대병원(2008년 10월), 동남권 원자력의학원(2010년 7월), 인제대 해운대백병원(2010년 3월)이 개원했다. 올 3월에는 해운대 지역에 한방 전문인 자생한방병원이 문을 열어 환자를 맞고 있다. 내년 6월에는 동아대병원에 심· 뇌혈관 질환 전문센터, 2013년에는 부산대병원에 외상전문센터 등이 각각 문을 열 예정이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호평 지난해 7월 개원한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꾸준히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초기 월 3000명이었던 내원객이 지난 3월부터는 75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진료 수입도 월평균 11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의학원 인근에 건립될 ‘꿈의 암 치료기’인 중입자 가속기 센터가 2016년부터 본격 가동되면 외부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이 병원뿐 아니라 부산 지역 의료산업 전체 규모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학원 관계자는 “지역 환자 역외 유출 방지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큰 도움 지난 3월 문을 연 해운대백병원도 개원 초기 하루 내원객이 1500여명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2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병원은 로봇 수술 장비와 사이버나이프 등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중증외상센터와 장기이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간 이식과 절개 없이 심장을 수술하는 최소 침습 분야에 뛰어난 양산부산대병원의 외래 환자 수는 개원 초 하루 540명에서 최근 2600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김기천 보건위생과장은 “의료 서비스 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돼 향후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한 산업”이라면서 “지역 병원들의 협진 체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인 의료 서비스 산업의 파급 효과를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LG전자 2분기 영업익 25% 늘어 1582억

    LG전자 2분기 영업익 25% 늘어 1582억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4조 3851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 순이익 108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주력 제품인 ‘시네마 3D TV’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스마트폰 분야의 적자폭을 크게 줄여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14조 4097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보다 매출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3% 늘어났다. 올해 1분기(매출 13조 1599억원, 영업이익 1308억원)와 비교해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20.9% 각각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2분기부터 경영 실적이 급속도로 나빠져 3분기(-1852억원), 4분기(-2457억원)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구본준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나서면서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는 흑자 규모를 더욱 늘렸다. LG전자의 이번 실적은 당초 시장의 전망치(영업이익 3000억원 안팎)보다는 낮지만,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의 불황을 감안한 예상치(1000억원 안팎)보다는 높아 향후 실적 개선 전망을 밝게 했다. 사업본부별로는 TV 등을 판매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이 매출 5조 4199억원, 영업이익 90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평판 TV 판매가 2분기 사상 최대인 680만대를 기록하며 선전했고,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시네마 3D TV’ 판매가 늘어 1.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홈어플라이언스(HA) 부문은 매출 2조 8846억원, 영업이익 507억원의 실적을 거둬 분기 사상 최고 매출을 거뒀다.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 부문은 매출 1조 8764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 회생의 척도로 관심을 모으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은 매출 3조 2459억원, 영업적자 53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D램 메모리 가격 사상 최저가 경신에도 삼성·하이닉스 웃는 까닭은…

    D램 메모리 가격 사상 최저가 경신에도 삼성·하이닉스 웃는 까닭은…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0.8달러 선마저 무너졌지만, 메모리 반도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DDR3 1기가비트(Gb) 제품의 이달 하순 고정거래가격은 0.7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저치였던 7월 상순의 0.84달러에 견줘 10.7%나 폭락했고, 이 제품이 출시된 2009년 이후 최저 가격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5월 말 이후 2개월째 산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D램 가격과 낸드 플래시 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한 업계 모두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2분기에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을 거둔 곳은 삼성전자(2조 1000억원 추정)와 하이닉스(4468억원) 두 곳에 불과하며, 마이크론은 지난 3~5월(회계연도 기준 3분기) 당기순이익이 7500만 달러(약 78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적자 전환 단계에 도달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투자를 늘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연구·개발(R&D)성과 공유 투자 협약식에 기자들에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높여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평창 올림픽 관건은 지역발전 소프트웨어/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열린세상] 평창 올림픽 관건은 지역발전 소프트웨어/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평창 올림픽 유치성공의 낭보가 들린 지 3주가 지나간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해 적지 않은 담론이 있었다. 쾌거를 달성한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 자부심, 그리고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달뜬 전망이 담론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마냥 샴페인 무드에 젖어 있어도 될까. 기우(杞憂)인지 몰라도 걱정이 많다. ‘성공적인 글로벌 이벤트 개최’라는 절체절명의 사명도 동시에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 유치는 끝이 아니고 또 하나의 시작이다. 하계 올림픽과 달리, 동계 올림픽은 설원과 자연 속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지역발전으로 승화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래서 머리가 더 무겁다. 지역발전의 관점에서 동계 올림픽 성적표를 보자.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국가나 지역발전에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는 1998년 릴레함메르를 제외하고는 손에 꼽기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즉 ‘방법론’에 대한 진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여기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다. 동계 올림픽은 지역발전의 파급효과가 큰 이벤트다. 평창 올림픽은 개최지뿐 아니라 강원도의 지역발전과 재정, 국토발전이나 국가재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2018년 2월까지 추진해야 할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지역개발의 방향과 내용을 어떻게 ‘틀’로 짜느냐가 중요하다. 교통망이나 경기장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20조원이 넘는 돈은 지역발전의 ‘성과’가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선, 올림픽 ‘유치 모드’에서 올림픽 관련 ‘지역개발 모드’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 알펜시아와 강릉의 압축적 컨셉트는 올림픽 유치에는 유리하나, 지역발전의 파급에서는 불리하다. 모드전환의 핵심은 인프라 투자와 지역발전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다. “지역 경쟁방식으로 진행되는 올림픽 유치가 낭비적인 투자를 유발하기 쉽다.”는 지역정책 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경구(警句)가 기우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향에서 실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합리적인 시설투자와 시설의 이용, 추진체계, 재원대책, 특별법 제정 등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평창 올림픽의 성패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창출’과 흑자를 위한 ‘시설 운영’에 달려 있을 것이다. 매력 형성의 으뜸은 단연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이다. 강원의 발전 테마인 관광과 연계한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대관령 음악제, 평창 의야지 마을, 강릉 경포대, 모래시계 촬영지, 빼어난 경관 등 문화, 환경 자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올림픽 개최지의 핵(核)으로 꼬치구이처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서울과 제주가 마지노선인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다. 거주자의 매력 창출을 위해서는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과감한 세제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변화하는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수요 충족, 강원의 향상된 접근성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올림픽 이후 남게 되는 시설 운영에 대한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을 치른 세계의 다수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국제이벤트 개최시설의 유지관리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시설을 설치하고, 올림픽 이후의 시설운영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 13개 경기장에 민간의 이름을 달아 주는 ‘공설민영’(公設民營) 방식을 통해 민간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활용하여 수익창출과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지자체나 국가의 재정부담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은 그동안 비어 있던 국토 동측의 성장거점이 되는 형국이다. 평창 올림픽은 강원도뿐 아니라 또 하나의 국가 성장동력이 되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아이디어와 지혜의 결집은 빠를수록 좋다.
  • “흑자 年400억 감소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유리한 협상”

    “흑자 年400억 감소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유리한 협상”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의 경제적 이익은 원협정과 비교해 발효 후 15년 동안 연간 최대 459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한·미 FTA 추가협상 영향 분석’ 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정부는 내년 1월 1일 발효를 가정했을 경우 2016년까지 자동차 부문의 대미 흑자는 원협정 보다 연간 약 573억원(53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돼지고기의 국내 생산 감소액은 연간 70억원 줄고, 의약품의 매출 손실액은 연간 44억~97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원협정 대비 발생 이익이 연간 406억~459억원 감소하게 된다. ●“비준 지연 땐 年15조 손실” 재정부는 “추가협상은 자동차 등 대기업의 이익 감소를 감수하면서 취약한 축산농가와 제약산업의 이익을 보호했다.”면서 “추가 협상을 반영하더라도 자동차 수출은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무역수지 흑자도 연간 4억 8800만 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황문연 재정부 무역지원단장은 “경제적 영향력에 있어서 여전히 우리가 유리한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또 재정부는 한·미 FTA 비준 지연시 연간 15조원의 기회 비용이 발생한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정치를 인용하면서 “추가협상의 경제적 효과 감소액은 한미 FTA 비준이 지연돼 발생하는 국가적 기회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 연구는 추가 협상에 포함된 분야 가운데 계량화가 가능한 ▲자동차(전기차·화물차 제외) ▲돼지고기 ▲의약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황 단장은 “3개 부문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할 때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양국 모두 발효 4년 뒤 관세를 없애기로 함에 따라 대미 수출 증가액은 연간 6억 4100만 달러에서 5억 59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액은 연간 7300만 달러에서 7100만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돼지고기·의약품 손실액 줄어 돼지고기는 2014년까지 균등 철폐키로 한 데서 시기를 2년 연장함에 따라 연간 생산 감소액이 1001억원에서 931억원으로 감소, 국내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게 된다. 의약품은 ‘허가-특허 연계 제도’ 이행을 3년간 유예키로 하면서 발효일을 내년 1월 1일로 현가화한 기대 매출손실액은 특허분쟁 발생 빈도가 높은 품목만을 따지면 연간 490억원,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할 경우 연간 107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디스플레이업계 침체 터널의 끝은…

    디스플레이업계 침체 터널의 끝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실적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흑자 전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분기보다 적자 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두 회사 모두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1일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2분기 매출 6조 471억원, 영업손실 483억원, 당기순이익 21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3870억원)와 올해 1분기(2392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1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지만, “2분기면 완연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던 회사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쳤다.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차원(3D) 입체영상 TV 및 스마트폰, 태블릿PC용 패널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선전했지만,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재고 정책을 유지하는 데다 LCD 가격 회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역시 LCD사업부에서 1000억~2000억원가량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23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달 초 LCD사업부를 담당하던 장원기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필사적인 노력에도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20개월간 하향곡선을 그렸던 LCD 패널 가격이 5월 초 반짝 상승한 이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후반기 LCD 패널 가격은 전반기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주력 제품인 40~42인치 고해상도(HD) TV용 LCD 패널 가격은 5월 237달러를 기록한 뒤로 두 달째 같은 값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TV용 패널은 320달러에서 315달러로 5달러(2%), 46인치 HD TV용은 319달러에서 314달러로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북미와 서유럽에서의 TV 판매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겹쳐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사는 3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LCD제조센터장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제조센터장인 박동건 부사장을, LCD개발실장에 시스템LSI개발실장인 이윤태 전무를 내정하는 등 쇄신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당초 5조원대 중반으로 책정했던 투자규모를 4조원대 중반으로 1조원가량 줄였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5)베트남 규제 뚫은 기업은행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5)베트남 규제 뚫은 기업은행

    베트남은 그동안 해외에서 진출한 금융사들에 ‘기회의 땅’이었다. 다른 동남아권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20~30대 젊은층이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국내 은행들에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1992년 한국과 수교 이후 은행들의 베트남 진출은 최근까지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베트남 금융 당국의 각종 규제 강화로 금융시장은 이제 녹록지 않은 상황이 됐다.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변질된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영업확대 전략으로 금융위기 정면 돌파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찌민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기업은행 호찌민 지점은 2008년 3월에 개설했다. 한국인은 지점장을 포함해 4명이지만 현지 직원은 19명이다. 현지 직원 가운데 6명은 지점을 개설할 당시부터 함께했다고 한다. 기업은행 호찌민 지점은 국내 주요 은행들에 비해 후발 주자라는 약점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불과 7개월여 만인 2008년 10월 흑자로 전환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하나둘씩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호찌민 지점은 오히려 우량기업 유치에 열을 올렸다. 결국 그해 당기순이익은 76만 달러를 기록했고, 꾸준히 영업이익을 늘린 결과 지난해 말에는 당기순이익이 799만 달러를 찍었다. 박봉철 호찌민 지점장은 “2008년 말 금융위기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우량기업인데도 금융지원을 못 받는 경우 심사를 엄격히 해 적극적으로 유치전략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금융당국의 규제 심화가 복병 그러나 의외의 복병은 따로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빨리 회복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영업환경은 180도 변했다. 베트남 금융 당국이 금융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 베트남에는 5대 국영은행과 30개의 현지 은행이 있고, 외국계 은행도 58개나 진출해 있다. 외국계 은행 지점들의 자본금은 1500만원씩인데, 실제로 1000만~1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잘나가는 외국계 은행들에 대해 불만을 품은 현지 은행들은 외국계 은행의 자본금 대비 수익률이 높다며 금융 당국에 로비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베트남 금융 당국은 자국 은행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국계 은행에 대한 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예금의 80% 범위에서 대출을 취급하도록 하는 예대 비율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 올해 1월부터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동일인당 여신 한도를 본점 자본금의 15%에서 지점 자본금의 15%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베트남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의 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말 여신 잔액 대비 20%로 제한토록 했다. 추가로 비제조업(부동산 등)에 대한 대출은 연말까지 16%로 줄여야 한다. 곽인식 부지점장은 “대출로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현지 은행들의 반발도 무릅쓰고 여신 제한을 할 정도로 베트남은 물가를 잡기 위한 당국의 정책 의지가 무척 높다.”고 설명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 규제 강화뿐 아니라 시장에서 나눠 먹을 파이가 줄어든다는 것도 문제다. 예전에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던 베트남 금융시장은 이제 ‘레드오션’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곳으로 진출하는 금융기관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기업은행 호찌민 지점은 공격적인 영업 전략과 함께 아이디어로 승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우선 규제 강화에 맞서 지점 자본금을 타 은행보다 더 높인다는 복안이다. 박 지점장은 “우리는 금융 당국에 확실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타 은행보다 많은 금액을 증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11일부터는 한국계 은행으로는 최초로 원화 경상 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원화 경상 거래는 외환거래 시 결제 대금을 원화로 지급·영수하는 거래로 중소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베트남 동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 한국에서 원화로 환전할 경우 발생하는 환전수수료, 이중환전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또 올해 하반기 내로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신용보증기금이 발행하는 ‘신용보증서’를 활용해 금융지원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2013년까지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연계해 베트남 남·북부의 주요 경제거점을 아우르는 현지 영업망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호찌민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뉴미디어와 신문 미래] 일본 뉴미디어 현황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언론사가 뉴미디어 체제를 갖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일본은 기존의 제작방식을 고수하며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2008년 기준 30개 회원국의 유료 일간지 발행 부수를 조사한 결과 일본은 5100만부로 미국(4900만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내에서는 아직 기존의 종이 신문의 위력이 워낙 커 ‘통합뉴스룸’ 같은 체제는 남의 나라 얘기로 치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0만부를 발행하는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해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도쿄신문, 산케이신문 등 6개 종합·경제일간지로 이뤄진 과점체제가 워낙 공고하다. 신문사들의 인터넷서비스도 최근에야 활성화되고 있지만 MSN과 제휴관계를 맺은 산케이신문만이 흑자를 기록할 뿐 나머지 신문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 서비스의 경우도 지난해부터 시작했지만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매달 3800엔과 4000엔에 스마트폰으로 뉴스 지면을 제공하고 있는데 아직 가입자 수가 5만여명에 불과하다. 요미우리와 마이니치, 산케이신문은 무료로 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가입자가 그다지 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방송사의 경우에도 NHK를 제외한 민영 지방방송사들의 동영상서비스(VOD)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디어전력연구소 천명재 연구원은 “익명성을 중요시하는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에 인터넷이나 웹 서비스의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짙다.”며 “종이신문 시장에서 세계 제일의 일본이 온라인 언론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등에 크게 뒤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토종 SNS인 믹시(mixi)다. 이용률이 32.1%로 20%대인 페이스북을 능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 실명이나 사진 공개 등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 특유의 인터넷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평창이 제2의 나가노 안 되려면/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평창이 제2의 나가노 안 되려면/이종락 도쿄 특파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평창’을 외쳐 온 국민에게 감격을 안겨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지난 14일 도쿄에서 만났다. 로게 위원장은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창설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차에 이날 도쿄 외국인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외국인 기자들 틈바구니에서 평창에 대한 질문이 혹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맨 먼저 손을 들어 질문자로 나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한 공동개최 가능성과 평창의 압도적인 승리 요인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평소에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로게 위원장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평창이 세번이나 도전한 것은 끈기와 인내를 보여준 것이다.”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매우 잘된 선택이다.” “한국은 이제 스포츠 리더 국가가 됐다.”며 한국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으로 선정된 뒤로 기자는 로게 위원장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로부터 수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 요즘의 일본 열도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경기 침체, 정치권의 혼돈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다. 침체 무드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활력이 넘친다며 많은 일본인들이 부러워한다. 이런 찬사와 감동이 이어지는 ‘칭찬 릴레이’에 살다 보니 지난 열흘 동안 무척 행복했지만 이제는 슬슬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대다수의 도시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98년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나가노현이 당장 평창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일본 본토 중앙부 산악지대에 있는 나가노현의 주도인 나가노시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인구 36만명의 중소 도시로 인구 4만 5000명의 평창보다 훨씬 큰 도시다. 그런데도 나가노현은 올림픽 이후에 무려 110억 달러(약 11조 6325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나가노시가 부담해야 할 채무도 1926억엔(약 2조 5712억원)에 이른다. 시민들도 1인당 53만엔의 빚을 짊어져야 했다. 점프 경기가 열린 ‘하쿠바무라’라는 마을은 가구당 채무가 360만엔이나 됐다. 세입의 20% 정도를 채무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가노현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 평창의 재정사정도 별반 나을 바 없다. 평창군의 채무액은 632억원으로 심각한 수준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재정 자립도가 20%도 안 돼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하위권이다. 평창군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군 소유 재산과 군유림 임목 매각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은 어떻게 해야 흑자 올림픽을 치러낼 수 있을까. 평창만의 올림픽이 아닌, 인근 시·군과 철저히 연계해 치러야 한다. 실제로 평창은 선거지역구 등이 ‘영·평·정’이라고 불리는 영월·평창·정선군과 한 묶음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평창과 다른 군은 가리왕산 같은 험준한 산들로 막혀 있어 사실상 별개로 생활해 왔다. 평창은 앞으로도 선수단과 취재진 등을 위해 46개 숙박시설에 2만 5542실을 지어야 한다. 여기에다 올림픽과 관련한 외국인 관광객은 평년보다 약 39만명이 더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속철도 등 교통망의 확충으로 접근성이 좋아진다 해도 올림픽 이후에 용평리조트, 알펜시아 리조트, 새로 건설되는 선수촌과 미디어 빌리지의 전 객실을 관광객으로 모두 채운다는 목표는 실현성이 없어 보인다. 이런 숙박시설과 대형병원, 레저시설을 인근의 정선이나 영월, 태백시 등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나눠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두가 공생하는 방법이 흑자 올림픽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jr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평창올림픽 적자라도 ‘계산된 적자’라야/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평창올림픽 적자라도 ‘계산된 적자’라야/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K팝 유럽을 정복하다.’ “K팝요? 서구 사회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지요. 지속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한국의 평창과 독일의 뮌헨, 프랑스의 안시가 치열하게 경합하던 지난달 말 유럽을 다녀왔다. 그 며칠 전에는 소녀시대 등 K팝 스타들의 파리 공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파리에서 한 교민을 만났다. 그는 K팝이 유럽의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고, 이 음악에 열광하는 유러피안이 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유럽생활 20년 동안 요즘처럼 한국이 알려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가 유학을 왔던 1980년대만 해도 유럽에서 한국 하면 한국전쟁과 길거리 데모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남북한을 제대로 구분하지도 못했단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한국을 인식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2002년 월드컵이라고 설명했다. 존재조차 미미하던 한국이라는 나라가 월드컵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하고 4강에 오르자 유럽인들은 한국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만명의 인파가 도심에 모여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은 유럽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물론 경제적으로 삼성이나 현대, LG가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이 브랜드가 한국기업인지 아니면 일본 기업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단다. 하지만 개별 기업이 아닌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제대로 알린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였다고 그 나름의 분석을 곁들였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의 K팝 열풍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해석했다. 워낙 다양성이 특징인 사회이다 보니 새로운 음악이나 조류가 들어오면 수천명에서 수만명의 마니아는 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감흥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이제는 비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경제적 효과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동계올림픽의 생산 유발 효과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술 더 떠서 올림픽 관련 직접 투자 및 소비 지출 등 직접적인 효과 21조원을 포함해 간접적인 효과까지 감안하면 무려 65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자 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름 올림픽에 비해 겨울 올림픽은 비인기 종목이 많고, 또 시설 활용도도 낮다는 점에서 일면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9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일본의 나가노는 올림픽 이후 100억 달러가 넘는 빚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과 경합해 동계올림픽을 따냈던 밴쿠버도 적자 올림픽을 면치 못했다. 물론 흑자 도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나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겨울 올림픽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도 단순한 장부상의 흑자일 뿐 실제 수지타산을 맞춰 보면 적자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평창은 흑자를 낼 수 있을까. 역시 비관적인 분석이 많다. 인구 5만명이 채 안 되는 지역에서 유치한 겨울 올림픽에 수십조원을 투자해 이를 뽑을 수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꼭 흑자여야만 할까? 수치상으로 너무 흑자에 얽매이다가 올림픽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적자를 낼 수 있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제고 등 무형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적자를 내더라도 좀 더 치밀하게 계산된 적자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거나 실제 개최는 차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투자도 피해야 한다. 평창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2018년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은 우리 국민 모두의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sunggone@seoul.co.kr
  • “다용도 경기장 건설… 흑자올림픽 만들 것”

    “흑자 올림픽으로 만들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5대 전략을 발표했다. 문화부가 밝힌 5대 전략은 ▲흑자 대회 달성과 사후 시설 활용도 제고를 통한 경제올림픽 ▲문화올림픽을 위한 문화 관광 콘텐츠 확보 ▲환경올림픽을 위한 효율적·친환경 인프라 구축 ▲대회 지원 특별법 제정 및 조직위원회 구성 ▲동계올림픽 저변 확대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한 ‘드라이브 더 드림Ⅱ’ 본격 추진 등이다. 이를 위해 문화부는 지원 체제부터 정비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 시한을 2개월 앞당겨 3개월 안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조기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지원법’(가칭)도 서둘러 제정된다. 문화부는 또 대회 후 경기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흑자 대회를 일군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경기 및 훈련 시설, 다목적홀, 전시장, 시민체육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의 활용 계획을 설계 단계부터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아이스하키 1경기장은 대회 종료 후 해체해 원주로 이전, 실업팀 전용구장으로 활용한다. 동계스포츠 특화 상품을 개발해 지역 관광 및 경제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스키 상품은 물론 지역별 관광 상품을 개발해 타이완 등의 기존 시장을 넘어 호주, 북미, 유럽 등의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더불어 문화부는 문화올림픽을 위해 문화 예술·관광·콘텐츠 부서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해마다 해외에서 ‘한국 문화 예술 한마당’도 열기로 했다. 환경올림픽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된다. 문화부는 신축 경기장의 경우 제로 에너지 설계를 통해 세계 3대 친환경 인증인 ‘LEED’를 획득하고, 기존 경기장에는 에너지 절감 리모델링을 실시한다.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 상시 훈련 환경이 조성된다. 멀티트레이닝센터를 건립해 꿈나무 등의 전용 훈련장을 확보하고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스키점프, 아이스하키 등 실업팀의 창단을 지원하고 해외 지도자도 영입한다. 한편 정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한 공동 개최 방안에 대해 “IOC와 약속한 대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잉크 자국도 마르지 않았는데 그런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복지는 현장이다] ‘노인 천국’ 충남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가보니

    [복지는 현장이다] ‘노인 천국’ 충남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가보니

    최근 들어 복지가 최대 이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다수지만, 오래전부터 복지에 ‘눈뜬’ 지자체도 적지 않다. 지역민들이 산업단지 조성이 먼저라고 말할 때, 고령화 문제 대처가 우선이라고 주장한 한 시골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 우리, 우리의 부모가 누릴 복지의 실상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 충남 서천군에 사는 고두호(77) 할아버지의 하루 일과는 한글을 배우는 수업으로 시작한다. 한글 수업이 끝나면 동료 노인들과 게이트볼 게임을 하거나 찜질방에서 피로를 풀기도 한다. 고 할아버지는 지난해 7월 사할린에서 고국으로 돌아와 서천에 안착했다. 그는 “함께 귀국한 이들과 쓸쓸한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서천에서 살게 된 것이 노후에 맞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할아버지가 노후를 보내고 있는 이곳은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이다. 지난달 20일 찾은 어메니티 복지마을은 서천역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복지마을 관리자인 김미현 서천군 노인복지 담당 주무관을 만나기로 한 복지관 사무실로 가는 도중 묘목에 물을 주거나 주변을 청소하는 노인들이 보였다. 어메니티 복지마을에는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 15명 외에도 지역민 200여명이 일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700여명의 노인들이 이곳에서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의 운동과 찜질방 이용, 교양활동, 여가활용 등 60여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발료, 점심값, 찜질방 이용료 등은 각각 2000원이고, 다른 서비스는 무료다. 또 140여명의 고령 환자들이 요양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복지마을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아내를 돌보다 서천에 정착한 서울 출신의 고인수(73) 할아버지는 “아내는 떠났지만 서울보다 이곳 생활이 더 편할 것 같아 정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메니티 복지마을은 2003년 계획한 노인종합복지타운이 모태였다. 여기에 장애인복지관과 노인전문요양병원, 노인요양시설 등의 건립이 추가되어 지금의 어메니티 복지마을이 형성됐다. 군유지 6만 6000여㎡(2만평)에 의료·요양·문화·경제활동 등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집적화한 것이다. 도비 20%, 군비 80%로 연간 7억 5000만~10억원의 예산이 지출된다. 2009년 설립한 요양병원은 현재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2008년 개관부터 (재)천주교대전교구유지재단이 매년 2억원을 출자하는 조건 등으로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최정근 재단 사무국장이 파견 근무를 하며 김 주무관과 함께 복지마을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어메니티 복지마을은 지자체의 정책 수요가 ‘개발’에서 ‘복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04년 “노인복지타운을 건설하겠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장항공업단지 건설이 먼저”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반대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군이 2009년 제2기 지역복지계획을 수립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군이 가장 잘한 사업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43%가 어메니티 복지마을을 꼽을 정도였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국립해양생물자연관, 국립생태원 등이 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공무원들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방문하는 등 매주 1회 이상 외부 기관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어메니티 복지마을의 다음 목표는 재가 서비스 확대 등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마을 내 장애인복지관은 서천군 중심가에 커피숍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 사업비 95억원 규모로 노인복지관 옆에 건설 중인 고령자 주택단지가 올해 말 완공되면 외지인 등 107가구가 입주한다. 최 사무국장은 “어르신들의 노후가 지역사회의 일상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천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지자체는 전쟁터 새 단체장 점령군처럼”

    “지자체는 전쟁터 새 단체장 점령군처럼”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직원들은 지방선거 결과에 매우 민감하다. 단체장이 바뀌는 것이 곧 모셔야 될 기관장의 물갈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의사 출신인 김영호(52) 전 청주의료원장은 12일 “지방자치단체가 마치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 권력을 잡은 새 단체장과 그 측근들이 점령군처럼 행세하면서 인사권을 마구 휘두르는 것을 빗댄 말이다. 김 전 원장은 정우택 전 지사 재임 시절인 2006년 10월 공모를 통해 청주의료원장에 임명됐다. 당시 정 전 지사가 밀어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지만 갑자기 공모 과정에서 그가 면접을 포기하는 바람에 어부지리 격으로 의료원장이 됐다고 한다. 그는 정 전 지사에게 좋은 점수를 받아 보기 드물게 연임에 성공, 2012년 10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지만 이달 초에 전격적으로 사표를 던졌다. 은근한 사퇴 압박에 자존심이 몹시 상해서라고 했다. 충북도의 사퇴 압박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 이시종 지사가 취임한 후 5개월이 지나서였다. 김 전 원장은 “당시 정무부지사가 찾아와서는 ‘전임 지사가 임명한 산하기관장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아서 내가 이 지사 소속인 민주당 충북도당한테 혼이 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민주당 쪽에서 의료원장으로 내려보낼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도의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전 원장이 진행 중인 의료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8월에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신임 충북도 측은 막무가내였다. 이 과정에서 도는 ‘감사’를 무기로 김 전 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6월까지 무조건 사표를 쓰라는 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감사관실에서 의료원 경영 상태와 관련된 민감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의료원 직원들이 위축되기도 했다.”면서 “내가 물러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의료원 고유 사업의 발목잡기도 이어졌다. 청주의료원이 추진키로 했던 ‘찾아가는 산부인과 사업’이 갑자기 이 지사 고등학교 동문이 원장으로 있는 충주의료원으로 넘어갔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도내 북부권과 남부권 농촌지역을 순회하며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이 사업은 누가 봐도 충북의 중심에 위치한 청주의료원이 맡는 게 타당한 것이었다고 한다. 김 전 원장을 압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한 셈이다. 김 전 원장의 중도 사퇴에 대해 직원들이 아쉬워할 정도로 김 전 원장은 직원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청주의료원의 경영을 흑자로 돌려놨고, 병실을 두 배로 키우는 등 의료원을 활성화시켰다. 200명이던 직원을 4년만에 500명으로 늘려 청와대 고용전략회의에서 자치단체 산하기관의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전임 지사와 친분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선거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병원 경영상태를 악화시키지도 않았다.”면서 “단순히 전임자 때 임명된 사람이라고 이런 식으로 내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선 4기와 민선 5기 모두 주민들의 뜻에 따라 출범됐는데 정치논리로 이를 구분해 민선 4기를 부정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면서 “제왕적 지방자치는 주민들이 진정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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