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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양적완화 축소 우려… 코스피 2000 붕괴

    코스피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2000선 밑으로 떨어지며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째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는 8일 전날보다 19.17포인트(0.96%) 내린 1984.87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23거래일 만이다. 1990선에도 못 미치기는 올 9월 9일(1974.67) 이후 처음이다. 미국 상무부가 7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경제성장률(2.8%)을 발표한 것이 코스피 2000선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악재가 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고 이는 한국 주식 매도로 이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97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00%, 타이완 자취안지수는 0.65% 각각 하락 마감했다. 향후 증시 전망은 엇갈린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반등은 있어도 추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단기매매 중심의 외국인은 순매수 기조에서 벗어났지만 경기회복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에 우호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원 오른 달러당 106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경제 만성질환 힐링법/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경제 만성질환 힐링법/오승호 논설위원

    전직 경제장관급인 한 인사는 사석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정말 큰 문제”라면서 “우리나라는 급성 질환은 치료를 잘하는데, 만성 질환 치료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잘 극복해 해외에서 찬사를 받았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블랙 스완을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힘을 모아 이겨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최근 런던에서 개최된 ‘열린 정부 파트너십’에서 “아시아의 4번째 경제강국인 한국은 말 그대로 등불과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운 것도 경제 위기를 잘 치유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출이나 경상수지, 물가, 재정건전성 등 주요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우리 경제는 무엇이 큰 문제라는 것일까. 사실 경제지표도 사정을 알면 마냥 박수 칠 일만은 아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일본을 앞지를 전망이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입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오히려 환율 복병이 생겨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으면 과다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올해는 5%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 외환 당국의 개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모르긴 해도 경상수지 흑자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넘치는 달러화를 소화할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지금의 경제 위기를 만성 질환에 비유하는 이유는 저성장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건설관련 내수 침체의 부작용이 적잖다. 내년에 3%대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결코 좋은 성적이라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갓 넘은 시기에 3%대의 성장은 조로(早老)라고 지적한다. 적어도 4%대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임원 출신인 지인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서비스산업으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저성장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방책도 보이지 않는다. 잠재성장률 하락이나 고령화, 내수 침체 등을 들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높지만 무심한 듯 보인다. 한 대기업 오너는 사석에서 “몇 년 안에 광고물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돈이 되지 않는 곳인데도 외형을 키우기 위해 투자한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대 의대 대니얼 오프리 교수는 지난 2011년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 뉴욕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게 최고의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수술이나 약물을 남용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 경제도 비슷하다. 성장을 고려해 설혹 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효과는 미지수다. 기업들은 돈이 넘치는 상황에서는 이자율이 투자에 변수는 되지 못한다. 적절한 치료법은 소통과 타협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정부는 기업인들을 불러 투자를 종용하지만, 이들은 돌아서면 다그치기만 한다고 투덜댄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한 시각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통상임금 문제도 기업 투자와 직간접적으로 상관있는 현안이다. 정부나 노사정위원회는 기업이나 정치권을 설득하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제도 강화와 관련해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증세부터 꺼내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들의 의견이 어떤지를 묻는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포함해 산적한 현안을 제때 해결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해결책이라고 본다. osh@seoul.co.kr
  • “9개區 이미 적자… 국비부담 늘려야”

    “9개區 이미 적자… 국비부담 늘려야”

    서울 지방의회 의원들은 자치구 재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박근혜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영 관악구의원 등 정의당 소속 지방의원단은 7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개 자치구의 2012회계연도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9곳에서 재정 결손(마이너스 결산)이 발생했다”며 “과거 1~2곳에서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결산이 있었지만 이처럼 대거 발생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 예산 편성은 빚을 내 어찌어찌 하더라도 2015년엔 사실상 부도 상황에 몰리는 자치구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세입은 줄고 세출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지방 재정이 위기를 맞은 1차적인 이유로 2008년 이후 가속화된 부자 감세 정책과 그로 인한 재정 축소를 꼽았다. 또 중앙정부가 최근 무상 보육 및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하며 보편적 복지 비용에 대한 국가 부담을 지방정부로 전가해 재정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오진아 마포구의원은 “무상 보육, 기초노령연금, 지방선거 비용 등 경직성 비용이 크게 늘어 대부분 자치구가 내년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예산 편성을 위해 정말 필요한 비용도 강제적으로 줄이고 있어 그 피해가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재현 송파구의원도 “지방자치, 재정분권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호 구로구의원은 “지방의회 정례회에서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 공동 행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방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지방소비세 전환율을 8%에서 11%로 상향조정하고, 국가 보조 사업에 대한 지자체 매칭 분담 비율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8대2에서 6대4로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보편적 복지 사업의 경우 전액 국비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에 대해서도 “그나마 자치구 숨통을 트일 수 있게 하려면 조정교부금 규모를 결정하는 보통세 비율을 22%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국 18기 3중전회 내일 개막] 토지·호구제 개혁 민생안정에 초점

    시진핑(習近平) 체제 10년의 개혁 방안이 공개될 18기 3중전회에서는 개혁·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조치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다만 실질적인 정치 개혁이 어려운 만큼 자유화와 시장화를 이끌 경제·사회보장 개혁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민생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토지제와 호구(戶口·호적)제 개혁이다. 지속가능 경제성장을 위해 내수를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신형 도시화가 필요한 만큼 이번 개혁안에는 농민들의 도시 이주를 제한해 왔던 토지제와 호구제가 포함된다. 토지개혁 부문에서는 농민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촌 경작지의 이용권을 도시에서처럼 매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할지 여부가 쟁점이다. 호구제 개혁은 대도시에서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농민공들에 한해 각종 교육 등 사회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호구 현실화 방안이 장기 과제로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유기업 등 독점산업 개혁도 초점이 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그동안 입만 열면 개혁 심화를 위해선 기득권의 이해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연구센터는 최근 18기 3중전회에 제출한 ‘383 개혁방안 보고서’에서 철도 건설 투자에 외자·기업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석유 및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제한 완화, 정부의 석유제품 가격 결정에 대한 개입 축소, 전력 시장에 경쟁 도입, 전화·인터넷·라디오 산업의 상호 진입 개방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금리 자유화, 환율 시장화, 위안화 변동폭 확대 등의 금융개혁에도 박차를 가한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자본시장 완전개방이 적어도 오는 2017년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치개혁은 일당독재를 중심으로 하는 현 체제를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반부패와 권력 감시를 위한 감찰 강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당장 지방 기율검사위원회가 자신이 소속된 단위(현·시·성)로부터 독립되거나 중앙의 지시를 받을 것이란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지방정부가 순순히 권한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경제지표 희소식에 ‘환율 방어’ 딜레마

    경제지표 희소식에 ‘환율 방어’ 딜레마

    역대 최초의 경상수지 흑자규모 일본 추월, 월간 수출액 사상 첫 500억 달러 돌파,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치 기록 행진. 요즘 들어 우리 경제에 밝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줄곧 바닥을 기던 경기가 상승세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각종 지표에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긍정적인 수치로 반영되는 모양새다. 정부 안에서 올 4분기에 당초 목표치인 경제성장률 3.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오히려 노심초사 애태우며 바라보는 곳이 있다. 외환당국이다. 한국 경제의 선방을 ‘실제보다 낮게 형성돼 있는 원화 가치 때문’으로 규정하고, 원·달러 환율을 더 낮춰야 한다고 언급하기 시작한 미국 때문이다. 주요 강대국의 견제만 받고 실물경제의 회복은 이루지 못할 경우 정부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환보유고 최고치 경신 등을 주의깊게 보면서 원화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좋은 지표들을 최대한 숨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10월 외환보유액이 9월보다 63억 달러 늘어난 3432억 3000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치다. 앞서 1일에는 지난달 수출이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에는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20개월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인 미국은 그동안 독일, 일본, 중국 등에 대해 자국 통화의 저평가를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환율 정책을 경쟁적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논의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말 ‘국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를 환율 인하가 필요한 국가에 포함했다. IMF도 지난달 21일부터 10일간 가진 연례협의에서 기재부에 경상수지 흑자가 20개월이나 지속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져서 환율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아직은 국제사회의 화살을 맞을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관심은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원·달러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미세조정에 나설 것인지 여부다. 이미 지난달 24일 한국은행과 정부는 5년 만에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의 첫 일본 추월과 같이 실속은 별로 없이 지표상의 착시 효과만 키우는 요인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흑자폭 축소가 산업 경쟁력의 쇠락에도 원인이 있지만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로 엔화 가치가 지난해 말 이후 40%가량 떨어져 달러 환산액을 잠식한 데에도 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즉, 달러 환산액 수치상으로 일본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경제 상황을 볼 때 원·달러 환율이 내년 초 1000원까지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잡을 필요는 없지만 급락의 속도를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특히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의 지속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경상흑자 일본 첫 추월 박수치긴 이르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액이 일본을 처음 앞지를 것이라는 소식은 격세지감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본의 경상흑자액은 약 1594억 달러로 우리나라(32억 달러)의 무려 50배였다.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일본의 경제규모는 우리나라의 6배다. 그런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하니 기록적인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손뼉을 치기에는 걱정스러운 대목이 많다. 실력에 의한 역전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요인에 기댄 측면이 짙기 때문이다. 올 1~8월 우리나라의 경상흑자는 422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은 415억 3000만 달러다. 우리나라가 약 7억 달러 많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으로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30억 달러가량 앞지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두 나라의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80년 이후 첫 역전이다. 한때 2000억 달러가 넘었던 일본의 경상흑자액이 거의 4분의1 토막 난 것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탓이 크다. 원전이 멈춰서면서 대체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것이다. 소니 등 주력 수출군이었던 전기전자업체가 급격히 쇠락하고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지난해 말 이후 40%가량 떨어진 것도 경상수지의 달러 환산액을 갉아먹었다. 거꾸로 우리나라는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달러 환산액이 늘었다. 작년 2월부터 올 9월까지 20개월 연속 경상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지만 수출이 많이 늘어서라기보다는 경기 부진으로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하다. 한마디로 경상 흑자의 일본 추월은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상대의 부진과 요행이 겹쳐 빚어낸 반짝 승리인 셈이다. 최근 우리의 수출이 살아나는 기미이기는 하지만 엔화 약세가 다시 가속화하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올해 선박수주량은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다시 내줄 공산이 높다. 세계 5위(생산 기준)까지 치고 올라간 자동차는 좀체 한 단계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휴대전화도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그 이후의 성장동력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니 조만간 재역전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큰 의미도 없는 ‘역전’ 기록에 취하지 말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 당장은 선진국의 돈 풀기 파티가 끝나면 곧바로 닥쳐올 것이라는 환율전쟁의 경고에 바짝 귀를 기울이고 대비해야 한다.
  • 한국 올 경상수지 흑자 사상 처음 日 추월할 듯

    한국 올 경상수지 흑자 사상 처음 日 추월할 듯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이 수출 대국 일본을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전자업체의 부진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로 인한 ‘엔저’(엔화 약세)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및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3일 한국은행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올 1~8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총 422억 2000만 달러(44조 7532억원·환율 1060원 기준), 일본은 415억 3000만 달러(44조 218억원)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6억 9000만 달러(7314억원) 많았다. 한국이 일본보다 많은 경상흑자를 낸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0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연말까지의 경상흑자를 한국은행은 630억 달러, 일본총합연구소는 601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2008년 일본의 경상흑자는 우리나라의 50배였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전자기업의 몰락, 장기간 지속되는 저성장 등으로 일본의 흑자 폭은 2010년 2039억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04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40%가량 떨어지면서 경상흑자의 달러 환산액도 크게 줄었다. 일본은 2년 이내에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본원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씩 늘리기로 한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자동차 등 수출 효자 품목들의 선전으로 2010년 293억 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31억 4000만 달러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급증했다. 올 9월까지 20개월 연속 경상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월간 단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엔저 효과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 경쟁력을 높여 나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재벌그룹들 ‘부진의 늪’ 허덕

    재벌그룹들 ‘부진의 늪’ 허덕

    국내 주요 재벌그룹들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지난해 20대 그룹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는 2004년 이후 9년 만에 국내 10만대 이상 판매된 자동차 히트모델도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글로벌 경쟁력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3일 한국거래소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20대 재벌그룹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총 1076조원, 영업이익 합계는 총 61조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6%로 1000원어치를 팔아 56원을 남긴 셈이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63원보다 10.3% 감소한 수치다. 매출 1000원당 영업이익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4원, 2010년에는 78원으로 개선됐다가 2011년 63원, 지난해는 5년 중 가장 낮은 56원으로까지 떨어졌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현대차, 롯데, 부영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그룹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2008년 매출 1000원당 영업이익 62원에서 지난해에는 104원으로 상승해 조사 대상 중 수익성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현대차는 63원에서 77원으로, 롯데는 51원에서 57원으로, 부영은 180원에서 255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OCI는 2008년 매출 1000원당 영업이익 155원에서 지난해 14원으로 91.0% 급감했다. 두산은 77원에서 26원으로, 현대중공업은 112원에서 34원으로 하락했다. STX와 현대그룹은 본전도 못 챙겼다. 지난해 STX는 매출 1000원당 24원, 현대그룹은 43원의 적자를 냈다. 주요 그룹의 수익성 악화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9년 만에 ‘10만대 히트모델’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총 7만 8035대가 판매돼 올해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눈앞에 둔 현대차 아반떼는 연말까지 9만 5000여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삼성 등 수익성이 좋은 일부 그룹 역시 내부적으로는 특정 부문의 호조가 전체 그룹 성적을 끌어올리는 ‘착시 현상’이 있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도 전자, 그중에서도 휴대전화·반도체 외에 나머지 분야는 실적이 미미한 편”이라며 “전반적인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의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경기 침체 같은 외부 환경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지만 삼성 휴대전화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경우는 타격을 덜 받는 것”이라며 “반면 내수 비중이 크거나 해외 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잡지 못한 경우는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세계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 기업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中 3중전회 9일부터 4일동안 개최… 무슨 내용 담길까

    [위클리 포커스] 中 3중전회 9일부터 4일동안 개최… 무슨 내용 담길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일부터 3박4일간 열리는 18기 3중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종합적인 개혁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개혁·개방 심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3일 관영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1세기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중국의 개방 대문이 닫히거나 개혁·개방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9일 시작되는 3중전회에서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개혁을 심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발전할수록 개혁·개방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3중전회를 앞두고 개혁·개방을 강조한 것은 시진핑 체제 10년의 개혁 청사진이 그려질 이번 3중전회를 통해 상당수 개혁 심화 방안이 나올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규제 완화, 정부 개입 축소, 민간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원 배분이나 가격 결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들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중국 최고 싱크탱크인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주임의 지도 아래 만든 ‘383개혁방안 보고서’에서 토지 처분권 개선, 금융 체계 혁신(금리와 환율의 시장화), 세제 개혁, (철도·석유·전력 등 국유기업의) 독점산업 완화, 대외 개방 등의 분야를 중점 개혁 분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금융 체계 혁신의 경우 시장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금리와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고 위안화의 자유 태환(교환)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시 주석도 앞서 “중국은 금리와 환율에 대한 개혁을 심화해 점진적으로 위안화 자유 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3중전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국유기업과 토지 개혁 범위를 꼽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의 경우 민간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대출 금리 등 특권 제한도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토지는 소유권을 농민에게 넘기는 등 완전 시장화는 불가능하지만 지방 정부에 의해 소유권이 임의로 개발업자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소유권 관리 및 용도 통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정치개혁의 경우 서구식 입헌정치나 다당제 등의 도입은 기대할 수 없어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평이 대체적이다. 대신 당내 민주화 강화, 정부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위한 정부개혁 조치는 일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한우농가의 한숨/문소영 논설위원

    고기가 흔하지 않았던 1960~70년대에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잔칫날이나 제사, 집안어른들의 생신 등 특별한 기념일에나 먹었다. 귀빠진 날에 먹었던 미역국의 소고기가 10번에 7~8번 정도는 질겨서 어린 치아로는 더 이상 씹지 못하고 꿀꺽 넘기고 했던 기억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경운기나 트랙터 등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 특히 소는 농사를 짓는 도구였던 터라 귀하게 취급했다. 그래서 소를 도축하면 소머리, 혀, 양(위장), 대창, 막창, 꼬리, 우족, 소가죽 등 모든 부산물을 알뜰하게 소비했다. 서울대 국사학과 송기호 교수가 쓴 ‘우리 역사 읽기’ 시리즈를 보면 살생을 금한 불교국가였던 고려를 지나 조선시대가 되면 관에서 소고기를 금지시켰을 만큼 소고기를 즐긴 것으로 되어 있다. 메이지유신 이후에야 소고기를 소비하기 시작한 일본에 비해 조선 사람들의 키가 더 컸던 이유를 여기서 찾기도 한다. 구제역 파동으로 비싼 사료 먹여 키운 소를 살처분해야 했던 한우농가들이 한우가격 하락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2008년 이래 환율상승으로 사료값 등 생산비는 올라갔지만,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육우소비 증가를 겨냥해 한우농가도 늘어났지만, 한우고기 가격은 비싸고 그 탓에 가격이 싼 수입소고기 등을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우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더 큰 요인이 있다. 사골이나 우족, 소꼬리와 같은 소 한 마리의 53%를 차지하는 이른바 부산물 부위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들 부위는 최근 3년 사이에 가격이 폭락했다. 특히 사골의 경락가격은 kg당 3317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6%나 떨어졌다. 올 초 대기업에서 부산물을 수입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소비자들은 소 한 마리를 잡으면 7%에 불과한 등심과 안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나 국거리용만을 찾는다. 여기에 가격 전가가 일어난다. 예전 시골집에서는 가마솥에 우족이나 사골을 온종일 고아 뽀얗게 우러난 국물을 가족들에게 내면 환영받았다. 보신용으로 최고였다. 신김치나 깍두기만 있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 살이가 보편화하면서 곰국 등을 여러 시간 펄펄 끓이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곰국과 같은 국물요리가 다이어트에 나쁘고,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부산물 소비에는 장애다. 어제(11월 1일)는 ‘한우의 날’이었다. 대형마트 등의 한우 할인행사에 손님들이 몰렸다고 한다. 소비자와 한우농가가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한우 2차 가공산업이 더욱 발달하길 바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1개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지만 이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출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균형성장이라기보다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제품 등 일부 분야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수출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수출 500억 달러라는 화려한 성적표의 1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가 세계 140여개국으로 팔려 나갔고, LG전자의 G2도 전 세계 130여개 통신사에 출시됐다. 여기에 월간 10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가진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의 휴대전화용 부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역시 임단협과 연관된 파업으로 감소했던 현대·기아차의 물량공급이 정상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지역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10월 지역별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미국에서 39.9%, 유럽연합(EU) 28.2%, 동남아 18.4% 등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철강 제품의 10월 수출은 중국 유통재고 증가 및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탓에 수출단가 하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부진과 각 국가의 수입규제 등도 철강 제품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기계 역시 동남아와 유럽, 미국 등의 수요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중동지역 수요 위축으로 수출이 줄었다. 제품별 수출은 수출 대상 국가의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이보다 심각한 것은 수출이 일부 제품군에 집중된 데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출액 상위 10개 기업이 한국 총수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볼 때 한국 경제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지난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10대 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컸다”며 “상위 10대 기업으로의 이익쏠림 현상은 이들 기업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문제를 파생한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진다면 IT제품과 자동차뿐만 아니라 중소 수출품목 등 우리나라 대다수 품목의 수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출구전략과 채무한도 협상, 환율하락 등으로 우리 수출여건을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원화 가치의 상승)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간에 환율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자 우리 정부는 “우리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맞섰다. 상황에 따라 환율전쟁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보인다.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정책을 공격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원화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2~8% 저평가됐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하며 외환시장 개입 이후에는 내용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은 미 재무부의 일관된 요구사항이었지만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 입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1일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는 것이고 우리의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환율이 일방적으로 쏠림현상이 있으면 경제 충격이 크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4.3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지난 24일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공동명의의 구두 개입을 통해 “정부와 한은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본다”면서 “당국은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4)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날 미국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창립 20주년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환율전쟁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많은 자본이 미국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 가면서 신흥국들이 영향(자본 유출)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흥국에 투자됐던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신흥국은 달러화가 줄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고 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양적완화 불확실성에 아시아 증시 동반하락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세에 코스피가 2030선으로 주저앉았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29~3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 이후 양적완화 축소 시행 시작 시기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31일 전 거래일보다 29.49포인트(1.43%) 내린 2030.09를 기록했다. 이날 8.62포인트(0.42%) 내린 하락세로 출발해 결국 2030선에 턱걸이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23일부터 시작된 순매수 행진을 접고 4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관도 매도세에 가세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전날보다 174.41포인트(1.20%) 떨어진 1만 4327.9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8.85포인트(0.87%) 떨어진 2141.61에 각각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060.7원에 장을 마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환율 마지노선 1050원… 외환당국 총력

    환율 마지노선 1050원… 외환당국 총력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가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면서 불황의 늪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져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30일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최근 환율 쏠림이 일방적이라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 축소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중국 경제가 반등에 실패할 경우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반대 방향으로 급선회할 수 있어 환율 변동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24일 “원화가치 상승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숫자(환율)를 보면서 개입하겠지만 무작정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첫 고비는 달러당 1050원이다. 당국의 단기 방어선이자,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올 연말까지는 1050원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1050원선이 무너지면 1000원선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000원 아래로 내려가면 대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시장에서는 선물환 포지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으로 이뤄진 ‘3종 세트’가 강화되거나 토빈세 도입 논의가 재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최근 유입된 외국 자본에 대해 ‘핫머니’(단기성 투기자본)인지를 유심히 보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지 않게 하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쏠림을 완화하거나 변동폭을 줄일 수는 있지만 원화 강세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9개월 연속 흑자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내년 초로 연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가 올해 연말까지 달러당 1050원, 내년 달러당 1000원을 향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가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하고 극단적인 경우까지 고려해 한국형 토빈세 논의를 띄워놓는 것 자체가 투기 세력에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정부와 국회의 속 다른 ‘이구동성’/장은석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정부와 국회의 속 다른 ‘이구동성’/장은석 경제부 기자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내 그대들을 살려야겠소.”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이 되겠다면, 그것이 그대가 꿈꾸는 왕이라면, 그 꿈을 내가 이뤄드리리다.” 지난해 9월 개봉해 우리 영화 중 7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 ‘광해’에 나오는 대사다. 임진왜란 이후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 정치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진 광해군 재위 기간(1608~1623년)에 가짜로 왕위에 오른 광대 하선(배우 이병헌)과 새로운 조선을 꿈꾸던 도승지 허균(배우 류승룡)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펼치고자 뜻을 모으는 장면으로,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로 꼽힌다. 그때로부터 400년이 흐른 2013년의 대한민국. 지금도 국민의 살림살이는 어렵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라앉았던 경제사정은 쉬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2.0% 등 잠재성장률에 훨씬 못 미치는 저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은 2.7%에 불과하다. 정부 전망의 특성상 예측이라기보다는 목표치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투자 활성화 대책, 8·28 부동산 대책, 고용률 70% 로드맵 등 박근혜 정부 들어 봇물 터지듯 쏟아진 경제 활성화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집행돼야 이 수준에 간신히 턱걸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국회 모두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바탕으로 가진 능력을 모은다기보다는 성장 목표 달성 실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쁜 모습이다. 정치권은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이 담긴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여당까지 나서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 수장으로서의 컨트롤타워 능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정부는 연일 국회에 경제 활성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지난 23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입법 조치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해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이 무려 102건에 이른다”며 국회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우리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3.3%의 성장을 보이며 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가 불황의 늪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국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 축소, 환율 변동 등 대외 불안요소가 여전하다. 경제 회복에 탄력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의 빠른 집행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는 바른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는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 하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당정은 이미 지난 8월 발표했던 세제 개편안으로 ‘중산층 증세’라는 큰 홍역을 치렀지만 발 빠르게 수정안을 내놓으며 국민의 조세저항을 최소화한 경험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진심이 하나로 모여야 할 시점이다. esjang@seoul.co.kr
  • 임대주택 부정입주 뿌리 뽑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7일 임대주택 거주자의 실제 거주와 임차권의 양도·전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정입주 실태조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실사 강화 방안은 임차인이 사망한 가구에 누군가가 무단거주하거나 임대주택에 입주하지 않고 전대하는 사례가 발생,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비슷한 사례는 최근 개봉영화 ‘숨바꼭질’을 통해 소개된 바도 있다. LH는 방문조사를 통해 기본적인 내용만 조사해 왔으나, 앞으로는 가구 방문을 실시하기 전에 정부 전산정보, 입주자관리 자료 등을 활용해 먼저 서류조사를 하고 의심 가구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방문 조사하기로 했다. 고의적으로 방문 조사를 기피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3회 이상 불응 때 표준임대차계약서 위반을 근거로 계약해지 조항을 원칙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또 LH의 실태조사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주택의 출입·조사 또는 질문을 방해·기피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부정입주로 확인된 가구는 즉시 계약해지 후 퇴거해야 하며 주택 명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부정입주 신고센터’를 활성화하고 일반인의 신고를 적극 유도해 불법거주자를 근절할 방침이다. 부정입주 신고는 LH 홈페이지나 콜센터(전화 1600-1004번)로 하면 된다. 아울러 LH는 불법전대 예방 홍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불법전대금지 안내문을 각 가구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배포한다. LH 관계자는 “부정입주자에 대해서 퇴거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면 자격을 갖춘 대기자가 즉시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거주 순환율 제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中 싱크탱크 “농민들에 토지소유권을”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개혁 청사진이 제시될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11월 초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대회에서 논의될 구체적인 개혁안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에 의해 27일 공개됐다고 공산당신문망이 보도했다. 공산당신문망은 “국무원발전연구센터가 ‘383 개혁방안 보고서’를 3중전회 측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383이란 ▲시장·정부·기업 등 3대 부문을 종합 개혁하기 위해 ▲토지, 금융, 세재, 국가자본, 공무원, 기초산업, 대학, 대외개방 등 8개 분야를 중점 개혁하여 ▲시장·정부·기업 등 3대 부문의 개혁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시너지를 내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보고서는 8개 분야 가운데 토지와 관련, 농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농민들의 토지소유권도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에 대해선 공무원이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고 퇴임하면 그에 상응하는 거액의 연금으로 보답한다는 내용의 연금제를 제안했다. 금융 부문은 금융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장에 의한 환율 형성과 위안화 자본 항목의 태환화 등 시장경제를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책임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통하는 류허(劉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겸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으로 알려졌다. 한편 위정성(兪正聲)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은 앞서 지난 26일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난닝(南寧)시에서 열린 양안(兩岸·중국과 타이완) 경제·무역·문화 포럼에서 3중전회에서 유례 없는 경제·사회분야 개혁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시보 인터넷망이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환율 장중 올 최저치 하락… 외환당국 개입

    원·달러 환율이 24일 장중 1054.3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하자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섰다. 당국의 개입 이후 환율은 상승세로 반전, 1060원대에 마감됐다. 시장에서는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유상대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공동명의의 구두개입을 통해 “정부와 한은은 최근 달러·원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시장 내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은 “당국은 이러한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이를 완화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 개입 이외에도 10억 달러 이상의 실제 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와 함께 공기업의 불필요한 해외 차입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국내에서 외화 조달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공기업의 환위험 관리 차원에서 외환 포지션 상황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2원 오른 달러당 1056.0원에 개장했지만 하락세로 반전, 지난 1월 15일 장중에 기록한 연저점인 달러당 1054.5원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당국의 개입 직후 오름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5.2원 오른 달러당 10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연 저점에서 당국의 개입 의지를 확인했지만 당국의 개입이 하락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어도 환율 하락의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中 긴축 우려에 코스피 급락… 환율 9개월 만에 최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23일 중국의 자금시장 긴축 우려 등으로 대부분 하락했다. 반면 원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20.37포인트(0.99%) 내린 2035.75로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6.69포인트(0.33%) 오른 2062.81로 개장했으나 낮 12시를 전후해 하락장세로 반전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짙어진 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보다 287.20포인트(1.95%) 하락한 1만 4426.05로 마감했다.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전일보다 24.65포인트(0.29%) 낮은 8393.62로 거래를 끝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껏 주가를 띄웠던 동력은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양적완화 유지와 중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두 가지 기대감이었는데, 중국이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도 함께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0원 내린 달러당 1055.8원에 마감됐다. 연저점(1월 15일 1054.5원)에 바짝 다가서며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국의 미곡지표 부진으로 양적완화 축소가 연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225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39일째 ‘바이코리아’ 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연속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 8월 23일 이후 39일간 평균(3336억원)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게 줄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가 환차익과 주가 상승 등 크게 두 가지”라면서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외환 당국의 개입을 의식해 보통 환율 1060원대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 말부터 이미 외국인들이 15% 정도의 큰 평가이익을 실현했기 때문에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높다는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일 수 있다”면서 “정부가 단기간 자본 유출입을 막는 조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美 훈풍에 외국인 35일 연속 순매수 신기록

    美 훈풍에 외국인 35일 연속 순매수 신기록

    외국인이 35일째 주식을 사들였다. 15년 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 깨졌다. 하지만 기관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는 강보합으로 마감됐다. 미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소식으로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00포인트(0.29%) 오른 2040.61로 장을 마쳤다. 미국 여야가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 관련 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는 소식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2050을 넘어 개장했다. 하지만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기관의 대거 매도로 상승폭이 떨어졌다. 기관은 이날 22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3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권가 격언을 잘 따른 셈”이라면서 “연초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의 학습 효과도 작용했고, 오후 미국 여야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자 오히려 매물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초 미국 정부의 예산·부채 상한을 둘러싼 정치권 대립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8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8월 23일부터 이날까지 35일째로 이 기간 순매수액은 총 12조 1228억원이다. 기존 최장 순매수 기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34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연말까지 계속되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다른 신흥국보다 우수한 우리나라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순매수 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 현재 외국인 순매수의 중심에는 미국계 자금이 있는데, 미국계는 유럽계보다 장기 투자를 한다는 것도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을 점치는 이유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이후 한국 관련 4대 펀드의 한국 시장 비중을 살펴볼 때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3조원에서 15조원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글로벌 펀드에서 한국 비중이 평균 대비 1% 포인트가량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비중을 1% 포인트 올리려면 10조원 내외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10조원 정도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는 동반 상승했다.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전날보다 42.50포인트(0.51%) 오른 8374.68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19.37포인트(0.83%) 상승한 1만 4586.51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날 종가보다 1.8원 내린 달러당 1063.7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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