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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에 눌린 경제 금리 인하 긴급 처방

    메르스에 눌린 경제 금리 인하 긴급 처방

    한국은행이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빚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진단했다.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가 반면교사가 됐다. 한은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사상 최저였던 기준금리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운 것으로 지난 3월(2.00%→1.75%) 이후 3개월 만의 인하 조치다. 인하 결정에는 금통위원 1명만 반대(동결 주장)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부진과 메르스의 영향으로 성장 전망에 하방(하락)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근 2주간 모니터링한 결과 이대로 가다가는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을까 우려했다”면서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이 확인된 마당에는 빨리 움직이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음달 발표할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지난 4월(3.1%)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2%대 추락을 예고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쌍끌이 경기 부양’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메르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경기 대응)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해 추경 편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세수 펑크분’까지 감안해 15조원 안팎의 추경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했다. 코스피(5.29포인트)와 원·달러 환율(달러당 0.6원)은 찔끔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LTV·DTI 강화 등 가계빚 고삐 죌 조치 병행해야”

    “LTV·DTI 강화 등 가계빚 고삐 죌 조치 병행해야”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내리면서 가계 빚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국채 금리 차이가 ‘역전’ 가능성이 대두될 만큼 좁혀져 자본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조치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해외자본 이탈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과 내수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의 성공 여부는 내수, 즉 소비와 투자 등 실물 경기에서 얼마나 효과가 나타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내수를 좀 더 진작하고 가계부채를 통제할 보완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고, 그로 인한 경기 둔화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추경 편성을 통한 ‘쌍끌이 부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그동안 죽 경기가 안 좋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GDP)이 0.2~0.3%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경을 편성해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의) 반짝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세입 여건이 안 된다”면서 “지난해 재정을 늘려 잡은 것부터 제대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총량으로 접근하지 말고, 금리 인하로 기존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지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규 대출 중심으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쪽의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전 총재는 “(얼마 전 연장 조치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다시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통제 조치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좀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갈 위험도 있다. 우리나라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일 기준 연 2.465%로 미국(2.484%)과의 차이가 0.019% 포인트밖에 안 난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제는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자본 유출입은 금리보다는 환율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의 원화가치를 감안해 보면 금리 인하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진 않을 것”이라며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력이 있을 때 과감하고 신속한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어느 정도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불황형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본 유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장관은 “GDP 대비 흑자 규모가 6~7%로 너무 커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경상수지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바마, 달러 강세가 문제” 보도에… 환율 시장 출렁

    “우리(주요 7개국·G7)는 기존의 환율 안정 노력을 재천명한다.” 독일에서 8일(현지시간) 폐막한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이 문구가 들어가 있다. 통상적으로 담기는 문구라는 해명에도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꼬리를 물었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상황에 대한 G7 정상 간의 이견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차를 두고 개막한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 가치 혼란은 AFP 보도로 촉발됐다. AFP는 익명의 프랑스 관리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7일 회담에서 ‘강한 달러가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강(强)달러를 지목한 전례는 많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관련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기에 외환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AFP 보도 직후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관련 발언이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수요(소비)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G7이 구조개혁과 재정·통화 정책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도 기자회견에서 “익명의 얘기를 믿지 말라”고 말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역시 트위터를 통해 “G7 회의에서 환율 논쟁은 없었다”고 거들었다. 그럼에도 ‘G7 회의에 뭔가 있었다’는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G7 회동 뒤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수입물가가 올라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는 부담”이라며 엔저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자 시장의 의구심은 더 커졌다. 달러 약세장이 나온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미 금리 또 역전되나

    한·미 금리 또 역전되나

    오는 11일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역전 상황이 다시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장기화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제 활력을 유지하는 데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셈법이 복잡해진 셈이다. 이 총재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5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2013년 5월 ‘긴축 발작’(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신흥국 증시가 흔들린 것) 현상에서 경험했듯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의 해외자본이 빠르게 유출되면서 환율 및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성장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려면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통화·재정 정책은 저성장·저물가에 적절히 대응해 경제 활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 단기적 경기 대응만으로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성장잠재력 저하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한국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차이는 0.1% 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미국은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장기 금리가 오르는 반면 한국은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에는 금리 차이가 0.065%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양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엔저에 가격경쟁 휘청… 석유류 對日수출 반토막

    엔저에 가격경쟁 휘청… 석유류 對日수출 반토막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일본 수출이 끝 간 데 없이 추락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대일 수출액의 50%를 차지하는 상위 10대 품목 중 7대 품목의 수출이 반 토막이 나거나 급감했다. 석유제품, 철강판,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이 휘청이면서 한·일 수교 50주년인 올해 일본은 지난달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에서 홍콩·베트남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서울신문이 3일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최근 5년간 대일 수출 품목별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 1~4월 수출액(87억 6332만 달러) 상위 10대 품목 중 7개 품목에서 수출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일 수출액 1위인 석유제품은 국제 유가 하락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수출 단가가 급락, 수출액 11억 5488만 달러(약 1조 2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1%나 폭락했다.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이 3월부터 개보수에 들어간 것도 수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수출하는 철강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8% 수출이 감소했다. SK종합화학, LG화학 등이 수출하는 합성수지(-22.7%), 정밀화학원료(-18.2%),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의 플라스틱제품(-16.2%)도 모두 수출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7.7%), 현대자동차 등의 자동차부품(-6.9%)도 일제히 수출이 줄었다. 대일 수출은 올 들어 매달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월 대일 수출액은 111억 달러(누계)로 평균 18.4%나 감소했다. 대일 수출은 2011년 397억 달러로 전년보다 40.8%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9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322억 달러로 4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대일 수출액 상위 5개 품목 중 석유제품(-23.5%), 무선통신기기(-16%), 반도체(-15.9%) 등 4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오면서 미국 등으로 수출선을 바꾸는 대일 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2011년 1576원(100엔 기준)까지 올랐던 원·엔 환율은 3년째 하락세를 보인 끝에 지난달 890원으로 43.5%나 떨어졌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 절반이 엔화로 결제를 하는데 엔화 가치가 절반이나 깎이다 보니 제품을 팔수록 채산성이 악화돼 지난해 말부터 수출 거래처를 바꾸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엔 환율이 890원 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1.32원 내린 891.97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2월 28일 880.7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890원 붕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가 더 강세를 띤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수주 덕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가 큰 편이고 시장이 예민한 상황에서 원·엔 환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반갑잖은 불황형 흑자 행진

    반갑잖은 불황형 흑자 행진

    경상수지가 사상 최장인 38개월째 흑자인데 반갑기는커녕 우울하다. 줄어든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인 데다 미 달러화가 쌓이면서 원화 강세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 물량 증가율마저 일본에 역전당했다. 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4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경상흑자는 81억 4000만 달러다. 전달(104억 3000만 달러)보다는 22억 9000만 달러(22%) 줄었지만 2012년 3월부터 38개월째 흑자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 흑자 기간과 맞먹는다. 4월에도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상품수지 흑자가 3월 112억 5000만 달러에서 125억 6000만 달러로 커졌다. 이는 월간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은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일본의 올 1분기 수출 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증가율(2.8%)을 앞선다. 수출물량지수는 수출금액지수를 해당 기간의 수출물가지수로 나눈 수치다. 따라서 국제유가 하락과 같은 수출단가 변화 효과를 제외한 실물교역량의 변동 추이를 분석하는 데 쓰인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이 일본에 역전당한 것은 올 1분기 들어서다. 4월에도 일본(1.8%)이 우리나라(1.1%)를 따라잡았다. 엔저 여파로 원·엔 환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2년 6월만 해도 100엔당 1500원대였던 환율은 2일 89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3년 새 엔화 대비 원화 값이 40%나 오른 것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5월 수출 10.9% 급감… 6년 만에 최악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5개월 연속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9%를 기록한 지난달 수출액 감소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치다. 세계 교역 둔화 속 환율 상승 등 대외적인 악재가 주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수출 감소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23만 9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지난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로 각각 줄어들다가 지난달 올 최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철강(-19.2%), 석유화학(-22.8%), 선박(-33.4%), 가전(-34.7%), 석유제품(-40.0%) 등의 수출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단, 컴퓨터(22.3%), 반도체(4.8%), 무선통신기기(26.6%) 등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홍콩과 베트남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출액이 감소했다. 중국은 3.3%가 줄어 4개월, 미국은 7.1%가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유럽연합(EU·-9.0%), 일본(-13.2%), 아세안(-16.7%), 중남미(-2.7%)도 줄었다. 수입액도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다. 원자재 단가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지갑 닫은 G2·엔저 공습·저유가의 늪… 위기의 ‘메이드 인 코리아’

    지갑 닫은 G2·엔저 공습·저유가의 늪… 위기의 ‘메이드 인 코리아’

    최근 ‘한국호’가 수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경기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미국은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도 1분기 GDP 증가율(7.0%)이 최근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경기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7.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중 수출액도 3.3%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세계 교역도 동맥경화를 겪는 모습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국가들의 평균 수출은 10.2%, 수입은 12.5%가 줄어 전체 교역량 역시 11.4%나 감소했다. 경쟁국인 세계 수출 톱10(한국은 7위) 국가의 1분기 수출도 중국(4.9% 증가)을 제외하면 모두 크게 뒷걸음쳤다. 2위와 3위인 미국과 독일도 각각 -5.1%, -13.4%를 기록했다. 엔저의 덕을 톡톡히 본다는 4위 일본도 역시 -6.0%를 기록했다. 점점 강도를 더해 가는 일본의 엔저 공세도 고민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2013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지금까지 30%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철강 등 국내 산업이 이미 타격을 입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올해 안에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 경기 침체와 환율 악재, 저유가로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석유제품이 고전 중이란 점도 수출 부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부가 최근 수출입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정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이후 신차 출시, 조업일수 증가, 세계경제 회복, 석유화학업계 시설 보수 종료 등의 요인으로 수출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수출 부문에서 정부가 지원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이 11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증가세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1~3월 중 가계신용(가계대출+신용카드 할부구매 등 판매신용)잔액은 1099조 3000억원이다. 이 중 가계대출이 1040조 4000억원, 판매 신용이 59조원이다. 지난해 4분기(1087조 7000억원)보다 11조 6000억원(1.1%) 늘었다.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12조 8000억원 늘어난 반면 판매신용은 1조 2000억원 줄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28조 8000억원)와 비교하면 전체 증가 폭은 크게 둔화됐다. 예금은행과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주춤한 반면 보험·카드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커졌다. 하지만 올 3월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시장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증가세 둔화’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4분기의 최대 증가폭은 그해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전날보다 36.00포인트(1.68%)나 떨어진 2107.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9.47포인트(1.34%) 내린 699.19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5원 오른 1105.5원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의 여파로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엔당 3.76원 내린 899.51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 900원선이 다시 무너졌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속절없이 떨어진 엔화… 8년 만에 123엔대로 급락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는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은 연일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시세가 7년 11개월 만에 최저인 1달러당 123엔대까지 하락하면서 조만간 125엔대가 무너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주가 2만 시대를 이어가며 닛케이평균주가가 8일 연속 상승, 장중 2만 465.95를 기록하는 등 1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화의 경우 오랫동안 박스권을 형성하던 달러·엔 환율이 122엔대를 상향 돌파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세력이 엔을 팔고 대거 달러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12년 반 만에 최저치인 124.4엔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조만간 125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돌고 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금리 차에 따른 미 국채 매입 확대 등으로 달러·엔 환율이 1달러당 117~130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는) 급격한 변동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활황을 맞은 주식 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동안 줄곧 제기해온 ‘위안화 저평가’를 돌연 부정하고 나섰다.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IMF는 지난 26일 “위안화가 더이상 평가절하돼 있지 않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IMF와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IMF의 데이비드 립턴 부총재는 베이징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정기 검토를 마무리한 뒤 “지난 몇 년 동안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위안화 가치의 상승으로 환율이 적절한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2005년 제한적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뒤부터 지금까지 달러화 대비 25% 상승했다. 중국은 위안화의 SDR 편입을 강력히 추진해 왔는데 IMF의 입장 선회는 이를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립턴 부총재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시간문제”라고 말해 가능성을 높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금리 인상 기정사실… 문제는 속도다

    美 금리 인상 기정사실… 문제는 속도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자 금융시장의 관심은 인상 속도로 옮겨 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금리 인상 시기인 2004~2006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를 할 때마다 금리를 0.25% 포인트씩 숨가쁘게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번에는 점진적인 인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26일 미 연준에 따르면 연준은 2004년 6월 연방기금 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1년 만에 0.25% 포인트 올렸다. 이후 16번 회의를 거쳐 0.25% 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2006년 6월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5.25%가 됐다. 2년 만에 4.00% 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후 1년 3개월 뒤인 2007년 9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돼 2008년 12월부터 0~0.25%인 지금의 제로금리 상황이 됐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면 11년 만의 인상이 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 분야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옐런 의장이 지난주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자금 흐름을 잘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데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등 단기간에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로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좀 더 예민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간담회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업보다 부실가계의 구조조정이 더 어렵다”며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에 미칠 위험을 우려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가계 부문이 가장 취약할 수 있음을 환기시킨 대목이다. 이 총재도 이런 인식에 동조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오는 9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이 언급한 ‘올해 적당한 시점’에 대해 논란이 일겠지만 그 시점은 아마도 9월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앞서 옐런 의장이 “통화정책 강화를 늦춘다면 경제를 과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과거처럼 연준이 매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연준은 일년에 8번 회의를 하는데 매번 금리를 올리면 일년 동안 2.00% 포인트 오르게 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연준이 9월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2016년 말에야 2.00%가 될 것”이라며 “점진적인 속도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첫 번째 인상 시점보다 첫 번째 인상과 두 번째 인상 사이의 시차”라며 “2004년보다는 (인상) 주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띤 반면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오른 달러당 1101.0원을 기록했다. 두 달여 만의 1100원대 진입이다. 다음번 FOMC는 다음달 16~17일 열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석가탄신일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화장품과 가전제품 매장마다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편과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렀다는 최인영(39·여)씨는 “중국 백화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에 나섰던 직장인 오모(51)씨는 “경기가 안 좋다는데 고속도로에 차가 넘쳐 나고 유흥지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경기가 정말 안 좋은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25일 신용카드 매출, 자동차 판매량, 대형 가전제품 매출 등 생활 속 경기 지표들을 분석해 봤다. 일부 지표는 4월을 기점으로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5.3% 급증했다. 증가율 규모로는 2012년 9월(15.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4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1만대로 올라서며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밀어내기 판매 때문에 올 1~2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면서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대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특정 회사의 파격적인 무이자 할인 판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지표 호전을 끌어내고 있는 원동력은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2만 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급증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로 2012년 6만 8000건까지 떨어졌던 4월 주택 거래량은 3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부동산 중개업, 부동산 서비스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가 늘면서 내구재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대형 가전제품(냉장고·TV·세탁기·에어컨 등)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이사하면서 냉장고와 소파 등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액 역시 지난 3월 5.7%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1.5% 증가했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세도 같은 기간(-6.5%→ -0.2%) 크게 둔화됐다. 코스피도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12월 말 1915.59였던 지수는 올 들어 2100선을 넘어섰다. 이달 22일 종가는 2146.10이다. 자산시장 호전은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 실물 지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며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올 1~4월 수출 실적은 17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 달러)보다 4.4% 줄었다. 감소 폭도 더 커지는 양상이다.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1%로 전달(-4.5%)의 거의 두 배다. 엔저 여파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탓 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지 환율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교역량 둔화 등을 걱정했다. 노동시장 등 4대 구조개혁도 지지부진하다. 4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4월 수치로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돈이 많이 풀리면서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개선되고 백화점 매출도 늘었지만 실물경제로 경기회복이 퍼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업 투자와 매출 증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은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가격 떨어졌을 때 미리 사두자”… 달러에 유동자금 몰린다

    “가격 떨어졌을 때 미리 사두자”… 달러에 유동자금 몰린다

    최근 시중 유동자금이 달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 만큼 “달러가 쌀 때 미리 사 두자”는 분위기가 작용해서다. 실제 지난 4월 국내 달러화 예금 잔액은 415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400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 중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39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5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의 증가폭이 3억 달러에 육박한다. 과거 달러화 예금이 주를 이루던 투자 방식도 채권·펀드·보험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환차익+α(이자수익)’를 노려서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24일 “최근 국내 주가 상승을 외국인이 주도했던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나면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 변동에 대비한 보험 차원에서 달러 투자가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황세영 한국씨티은행 강남CPC센터장은 “환율은 (변동성이 커) 예측하기가 도박만큼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며 “위험 분산을 위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 수준에서만 달러에 투자하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가장 일반적인 달러 투자 방법은 달러화 예금(수시입출금통장)이다. 금리는 연 0.5% 안팎으로 ‘무의미’한 수준이지만 환율 등락에 따라 발빠른 대처(투자·환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달러화 예금을 선택하는 이유다. 은행에 원화를 예금하면 매입 시점 환율을 적용해 달러화로 표시된다. 달러 가격이 매입 시점보다 올라가면, 즉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예금 상품의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다만 환전수수료와 이자소득세(15.4%)는 내야 한다. 김현식 국민은행 강남스타PB 팀장은 “자녀가 유학 중이거나 해외여행 계획이 있어 단기간에 달러를 써야 한다면 달러 예금이 적합하다”며 “한꺼번에 달러를 사는 것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나눠서 넣는 것이 투자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환차익에 더해 실질적인 이자소득까지 안겨 주는 투자 상품들도 있다. 다만 달러화 예금보다 투자 위험 부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투자 위험도는 달러 보험이 가장 낮고 이어 역외펀드,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순이다. 역외펀드와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는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달러 투자 방법이다. 달러 보험은 10년 이상 보유하면 거둔 이익에 대해 비과세라 꾸준히 인기를 끌어 왔다. 역외펀드는 해외에 설정돼 있어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펀드다. 환헤지가 없는 펀드 상품을 고를 경우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 경우엔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달러화 예금과 달리 환차익으로 발생한 펀드 수익에도 세금(15.4%)이 부과된다. 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 특성상 세계 경기 침체나 대외 변수에 따른 손실 위험이 있다. 달러RP는 약정된 만기가 되면 확정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3개월 기준 금리는 0.5~0.7%가 일반적이다. 금리와 더불어 환매 시점에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달러RP의 투자가치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이영아 기업은행 PB 과장은 “환율 투자의 기본은 환율 변동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치고 빠지기’ 전략”이라며 “(달러RP는) 달러 외화예금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주지만 약정 기간 동안엔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없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최근엔 일부 금융사에서 달러ELS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국내에 첫선을 보인 달러ELS는 최대 목표수익률이 연 4%이다. 최소 가입 금액은 1000달러로 일반 투자자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 위험이 높다. ‘녹인’(Knock-in) 설정 조건에 따라 원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상품 가입 당시 환율을 100이라고 치자. 3년 계약 기간 동안 단 한번이라도 환율이 60~65(녹인 설정 조건마다 다름) 아래로 떨어지면 환차익은커녕 원금도 건질 수 없다. 황 센터장은 “달러ELS는 달러를 많이 가진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이라면서도 “환율 급등락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이 높고 만기가 보통 3년 장기라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광장] ‘선상 카지노’ 허용, 국민 합의가 우선이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상 카지노’ 허용, 국민 합의가 우선이다/김성수 논설위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연수하던 2007년 여름 한국에서 지인이 찾아왔다. 카지노를 꼭 가보고 싶다고 졸랐다. 근처 소도시에 있는 인디언 카지노를 지도에서 어렵게 찾아 함께 갔다. 그는 ‘블랙잭’(카드 숫자의 합이 21에 가까우면 이기는 게임)을 했다. 근데 한눈에 봐도 영 어설펐다. ‘생초짜’ 티가 역력했다. 아니나 다를까. 2000달러(당시 환율로 약 200만원)를 다 털리고 테이블에서 일어서는 데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 하겠다는 걸 억지로 말렸던 기억이 있다. 카지노는 도박산업 중에서도 중독성이 가장 강하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한다. 개인은 물론 가정도 파탄이 난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만 사회적인 부작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양날의 검이다. 카지노 정책은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볼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권마다 성과에 눈이 멀어 카지노를 건드려 한 건을 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6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여론의 뭇매를 받고 나중에 말을 바꿨지만 정 장관은 몇 달 뒤 경질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내년쯤 출범하는 한국 국적 크루즈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설치하겠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날 카지노 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은 전혀 추진하는 바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문체부와는 실무 협의조차 없었다. 부처끼리의 의견 조율도 안 된 설익은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 전 장관이나 유 장관 둘 다 정치인 출신이라는 것도 공교롭다. 우리나라에 있는 카지노는 모두 17개다. 이 중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유일한 카지노다. 나머지 16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000억원이다.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을 전부 합쳐 놓은 것과 맞먹는다. 내국인의 힘이다. 그러니 내국인이 드나들 수 있는 카지노가 국적 크루즈에 생긴다면 매출이 얼마나 될지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일자리도 새로 생기고 관광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선상 카지노가 설령 ‘화수분’이 된다고 해도 부작용은 작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세수 증대 등 수익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박 중독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 수익보다 몇 배나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선상 카지노는 크루즈가 운항할 때만 운영하고, 베팅 금액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런 조치가 효과가 없다는 건 경험으로 다 알고 있다. 일단 물꼬가 트이면 파급효과는 더 커진다. 선상 크루즈의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게 되면 육상 카지노까지 이어지는 게 수순이다. 인천과 제주에서 추진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내국인 출입 허용’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2, 제3의 강원랜드’가 곳곳에 생길 수 있다. 빗장은 처음 풀기가 어려울 뿐이지 일단 한번 열면 그 다음부터는 막을 재간이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도박천국’이다.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마음만 먹으면 매일 도박에 빠질 수 있는 곳이 널려 있다. 국가가 인정한 7개 사행산업 매출만 연간 20조원이다. 사설 스포츠토토 등 불법도박 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 여기다 굳이 선상 카지노까지 더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굳이 하겠다면 국민의 합의를 얻는 게 우선이다. 지금처럼 무턱대고 밀어붙여서만 될 일이 아니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입장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를 2010년 완공해 톡톡한 수익을 올린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얘기하지만 그들은 10년 넘게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카지노로 생길 과실에만 눈이 어두워 후대에 두고두고 해를 미칠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창조경제가 내국민에게 카지노 빗장을 활짝 열어젖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sskim@seoul.co.kr
  • 글로벌 투자은행? 글로벌 사기은행!

    글로벌 투자은행(IB) 6곳이 담합해 외환 시장을 교란시킨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와 뉴욕 및 영국 금융감독당국 등에 56억 달러(약 6조원)의 벌금을 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조작과 외환시장 조작 등의 혐의로 글로벌 IB들이 낸 벌금이 21조원에 달하게 됐다. 하루 5조 3000억 달러가 유통되는 외환시장의 시세에 영향을 미친 범죄로, 미국과 영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 역시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담합한 은행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UBS, JP모건체이스 등 6곳이다. 가장 높은 벌금을 물게 된 은행은 바클레이즈로 지난해 순익의 6.44%에 달하는 23억 달러(약 2조 6000억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RBS 등은 외환시장 조작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를 면제받는 대신 미 법무부에 5억 5000만 달러, 9억 2500만 달러, 3억 9500만 달러씩 벌금을 내게 됐다. UBS는 환율 조작 혐의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3억 4200만 달러를 물게 됐다. 미 법무부는 “은행들이 2007년 1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스스로 카르텔(담합)이라고 칭하며 온라인 채팅을 통해 환율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딜러들이 서로 등을 긁어주는 방식으로 모의했다”면서 “뻔뻔한 공모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번 조치를 포함해 지금까지 외환시장 조작 혐의와 관련해 글로벌 은행에 부과된 벌금은 약 100억 달러, 금리조작 혐의 벌금은 약 9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러시아연방 통계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GDP가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러시아 경제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완만한 경기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4일 경제 위기로 급감한 보유 외환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1억~2억 달러(약 1088억~2177억원)의 외환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다시 늘리기로 한 것은 서방의 제재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러시아 정부가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최소 900억 달러를 시장에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 바닥을 확인한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었던 루블화 가치도 반등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제 유가 폭락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경제제재와 유가 폭락에 따른 충격의 골이 워낙 깊다 보니 올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에서 촉발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GDP의 25%, 수출의 67%를 각각 차지하는 러시아의 돈줄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올 3월 43달러까지 자유 낙하하는 바람에 러시아 경제는 치명상을 입었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7월까지 달러당 35루블을 밑돌던 루블화 가치는 올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달러 채무가 많은 러시아 국유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됐다. 러시아 정부는 달러를 풀고 금리를 인상(연 10.5→17%)하는 등 루블화 가치 방어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처럼 벼랑에 몰렸던 러시아 경제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우크라이나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데 힘입어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꾸준한 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세계 기준 유가인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린다. 지난 3월 43달러까지 밀렸던 유가가 두 달도 안 돼 40% 가까이 폭등했다. 조지프 다이언 모스크바 소재 BCS 파이낸셜 마켓 책임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루블화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면서 “러시아 재정 수입의 60%가 석유나 석유 관련 산업에서 나오는 만큼 이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루블화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던 루블화 환율은 18일 49달러를 기록하며 루블화 가치가 올 들어 30% 이상 올랐다. 러시아 증시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해 말 790.71에서 18일 1075.47까지 35% 이상 수직 상승했다. 덕분에 경기침체 속에서도 루블화 가치 폭락세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연 17%까지 올려야 했던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히려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4%에서 12.5%로 인하했다. 프레드리크 위데 소시에테제네럴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내 영업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금리가 떨어지고 루블화가 오르면서 정상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러시아 경제의 전망이 순탄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3%에 가까운 높은 금리와 17%에 이르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내수침체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루블화 가치 상승이 석유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으로 발생해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을 -3.8%로 내다봤다. 2016년에도 마이너스 성장(-1.1%)을 전망했다. 폴 맥나마라 미 GAM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경기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8)] ㅜ.ㅜ 친구 옆에 두고 ‘톡’ 습관처럼 터치… ^.^ 은퇴 후 스마트기기 강의 인생2막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8)] ㅜ.ㅜ 친구 옆에 두고 ‘톡’ 습관처럼 터치… ^.^ 은퇴 후 스마트기기 강의 인생2막

    직장인 이경진(36·경기 군포시·가명)씨는 매일 10시간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깨어 있는 시간 중 약 3분의2를 할애하는 셈이다. 업무 목적보다 사적인 이유로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길다. 중소기업 영업 사원인 그가 오전 9시 사무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건 스마트폰으로 밤사이 환율 변동을 확인하는 일이다. 주식에 관심이 많은 ‘개미 투자자’여서 환율에 민감하다. 이후 대형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경제·사회·정치 등 각종 뉴스를 20~30분 동안 제목 위주로 훑어본다. 하지만 업무에 집중할 만하면 책상 위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떨린다. 주요 뉴스가 뜰 때마다 알림이 오도록 경제신문 앱을 설정해 놔 40분에 한 번씩 진동이 울린다. 이씨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김에 온라인 자산운용 커뮤니티 5곳에 접속해 회원들이 올린 투자 정보를 읽는다. 업무와 온라인 유람을 병행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이 지나간다. 오후에는 현장에 나가 고객을 만난 뒤 4시쯤 사무실에 복귀해 남은 일을 처리하고 7시쯤 집으로 향한다. 퇴근 뒤에도 이씨의 디지털 여행은 계속된다. 오후 9시 거실에 놓인 PC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고 나서 최근 열중하는 PC 게임 ‘리니지2’와 ‘이카루스’에 접속한다. PC로 게임을 하다가 ‘자동 전투 모드’에 돌입하면 주식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거나 ‘판타지러너스’ 등 스마트폰 게임을 함께 진행한다. 주말에도 생활 패턴이 이어진다. 아내가 “화창한 봄날에 집에만 있지 말고 4~5시간 꽃구경이라도 가자”고 하면 마음속으로는 ‘그 시간이면 게임 진도를 얼마나 뺄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씨 스스로도 디지털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다고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그는 “업무상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아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데 게임만 한 게 없다”면서 “축구는 11명이 모여야 하고 자전거는 값비싼 장비를 사야 하는데 온라인 게임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어디서든 큰돈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 중독’ 증상이 농후한 그는 기자에게 “그래도 나는 진짜 ‘폐인’들과 달리 직장에 정상적으로 다니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중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대학생 김성열(26)씨는 하루 7~8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중독 고위험군’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톡(카톡)·인스타그램 등 SNS를 쓰는 데 4~5시간을 들인다. 서울 강남의 집에서 경기 안산의 학교까지 1시간 30분 이동하는 통학 버스 안에서 정신없이 SNS를 확인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지인들의 게시물을 읽다가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으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뉴스 등을 확인한다. 10분쯤 흐른 뒤 다시 SNS에 접속해 그 사이 지인들이 올린 글을 확인한다. 학교에 와서도 수업이 조금이라도 지루하면 손길과 눈길은 금세 스마트폰으로 향한다. 바로 옆에 앉은 친구와 ‘점심 뭐 먹을래?’ 따위의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다. 귀가해 침대에 누워서도 스마트폰으로 SNS를 뒤적이다 새벽 1시가 돼서야 잠든다. 김씨는 “놓치면 안 되는 일이 있어 SNS를 손에서 놓치 못하는 게 아니라 습관처럼 들여다보는 일이 많다”면서 “친구들도 다 나만큼은 쓴다”고 했다. 대학생 김준호(24)씨도 스마트폰을 사진 촬영과 SNS를 하는 데 많이 쓴다. 김씨는 먹는 매 순간을 찍는다. 유명 맛집을 방문했을 때는 물론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을 때, 친구들과 학교 구내식당에서 밥을 때, 심지어 평범한 집밥을 먹을 때도 찍는다. 김씨는 “또래 친구들이 음식 사진을 워낙 많이 찍어 올리니 나도 버릇처럼 찍는다. ‘나 이런 것 먹는다’라는 과시욕이 반영된 자기표현인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이은정(22·여·가명)씨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을 해본 결과 ‘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으로 판명됐다. SNS를 많이 쓴 탓이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하루 평균 8~10개의 글을 올린다. 카톡 이용은 3시간. 하루에 1000개 가까운 메시지가 이곳에서 오간다. 이씨는 “내게 있는 신경이 100이라면 99가 스마트폰에 늘 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수업이나 친구와의 대화 등 일상생활에 온전히 집중하기 쉽지 않다. 특히 학업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씨는 “도서관에 종일 있는 시험 기간에는 스마트폰을 더 쓴다. 30분 공부하다가 지루하면 SNS를 들여다본다”면서 “스마트폰이 없던 고등학생 때와 비교하면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독하게 마음먹고 공부할 때 스마트폰을 꺼 보려고도 했지만 시계를 본다는 핑계삼아 한번 켜면 한참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돼 소용이 없었다. 반면 디지털을 현명하게 활용해 업무·학습 능력 등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디지털에 끌려다니지 않고 필요한 분야에만 자기주도형으로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배예찬(20·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1)씨는 어려서부터 게임광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달랐던 것은 그의 아버지가 게임을 하지 말라고 꾸지람하는 대신 조언을 건넨 것이다. “게임하는 것도 그렇게 재미있는데 네가 만든 게임에 다른 사람들이 푹 빠진다면 얼마나 짜릿하겠니?”라고 했다는 것. 배씨는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 책을 사 독학하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게임 제작 실적 등을 토대로 중학교 때 영재원에 들어갈 수 있었고 과학고를 거쳐 올해 초 포스텍(포항공대)에 입학했다. 배씨는 “과학고에 다닐 때도 책 대신 아이패드에 참고서를 PDF 파일로 넣어 다니며 IT 기기를 적극 활용했다”고 했다. 정은상(61)씨도 스마트폰을 만나 제2의 인생을 찾은 케이스다. 외국계 은행 등에서 생활하다가 1999년 퇴직한 그는 부동산 사업 등을 벌이다 2009년 처음 스마트폰을 만났다. ‘저 안에 뭔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와 아이폰3를 샀고 큰아들에게 사용법을 물었더니 “아버지, 그것 가지고 뭐하시려고요?”라는 시큰둥한 답이 돌아왔다. 정씨는 “오기가 생겨 이후 6개월 동안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유·무료 강의를 듣고 나니 전문성이 생겼다”면서 “너무 유용한데 내 나이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2013년부터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인생 2모작을 돕고 있다. 그렇게 키워낸 제자가 벌써 165명. 그림에 소질 있는 은퇴한 은행 지점장 출신 장년 남성에게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권해 ‘아이패드 화가’로 데뷔시켰고 또 다른 남성 제자는 금융기관 임원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기기 활용법 강의를 다니기도 한다. 정씨는 “스마트폰에 빠져 지내는 손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노년층이 3개월 정도 스마트폰 교육을 받으면 다들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말한다”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기기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해외 주식·펀드 투자 세금감면 검토

    정부가 넘치는 달러를 해외투자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월 80억~90억 달러씩 쌓이는 경상 흑자와 환율 문제를 ‘달러 퍼내기’로 풀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해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와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연기금의 해외투자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부총리가 간부회의에서 해외투자 기본 원칙을 언급한 만큼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대책으로는 해외 펀드 투자와 관련된 세제 정비가 꼽힌다. 국내 투자에 비해 복잡하고 세금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증권거래세 0.3%만 내면 되지만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세(22%)와 배당소득세(15.4%)를 물어야 한다. 또 펀드 투자수익에 대해서는 전액 배당소득세(15.4%)가 적용된다. 양도소득과 달리 배당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해외 펀드 투자는 해외 직접투자와 달리 매매차익뿐 아니라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가입한 펀드가 주식 투자로 10만원의 손해를 보고 환차익으로 5만원의 이득을 봤다면 전체적으로는 5만원 손해봤음에도 불구하고 환차익 5만원에 대해 15.4%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반영해 해외 펀드 투자 때 분리 과세 적용 여부와 환차익 과세 형평성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부문의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3월부터 경상수지가 3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장 기록(38개월) 경신을 앞두고 있다. 외환보유액(3699억 달러)은 지난달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이렇듯 국내에 달러가 넘쳐나다보니 원화가치가 강세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아파도 병원 못 간 사람 36% “돈 없어서”

    최근 1년간 아파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 사람 100명 가운데 36명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보건행정학회가 2012년에 나온 5차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해 우리 국민이 병원에 가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전체 연구 대상자 1만 261명 중 1665명(16.2%)은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서 진료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었지만 가지 못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이유로는 36.1%(601명)가 경제적 부담을 들었고, 30.5%(508명)는 시간이 없어서, 나머지 33.4%(556명)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증상이 경미해서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만성질환을 많이 앓고 있을수록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의 ‘2014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만성질환율은 89.2%로 이 중 69.7%가 평균 2.6개의 복합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이 조사에서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노인의 40.4%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독거노인 7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하루에 한 끼 또는 두 끼만 먹는다고 답한 노인의 2.3%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車수출 넉달째 후진… 높아지는 경고음

    車수출 넉달째 후진… 높아지는 경고음

    낮아지는 환율 경쟁력과 해외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국내 자동차 수출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6.0% 감소한 28만 2019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0만대를 넘기며 반등하는 듯했던 자동차 수출 대수가 올 들어 4개월 연속(전년 동월 대비 기준) 하강곡선을 그린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침체와 저유가로 인한 중동시장 수요 축소, 엔화와 유로화 절하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약화가 수출 감소세의 이유”라고 꼽았다. 올(1~4월) 들어 업체별 누적 판매 대수는 현대차 63만 121대, 기아차 56만 7567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각각 5.1%와 6.1% 줄었다. 최근 제네시스와 K5의 수출이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3위 한국GM 역시 같은 기간 14만 9917대를 팔아 8.5% 감소했고, 쌍용차는 1만 6059대 수출에 그쳐 수출량이 7.0%나 줄었다. 올 들어 수출량이 늘어난 곳은 르노삼성이 유일하다. 4월까지 7만 8080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수출량이 87.5% 증가했다. 지난해 말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맡게 된 게 버팀목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감소세가 완성차 업계를 넘어 부품 업계로까지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5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줄어든 부품 수요가 각 부품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라갔던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8위까지 밀려났다. 이날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달러화 환산 시가총액(지난 8일 기준)은 544억 달러(현대차 350억 달러+기아차 194억 달러)로 글로벌 업계 중 8위로 집계됐다. 앞선 자리는 도요타(2358억 달러), 폭스바겐(1193억 달러), 다임러(1028억 달러), BMW(759억 달러), 혼다(631억 달러), 포드(617억 달러), GM(561억 달러) 등이 차지했다. 지난해 초까지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5위였지만, 지난해 9월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긴급히 러시아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의 출국은 루블화 폭락과 러시아 시장 불안에 따른 긴급 시장 점검 차원으로 풀이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로화와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현대·기아차에 부담스런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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