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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논쟁] 상고법원 신설

    [이슈&논쟁] 상고법원 신설

    대법원이 상고법원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 올라오는 사건의 일부를 심리하는 법원을 별도로 둬 대법원의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법원이 한 해에 처리하는 사건은 3만 6000여건에 달한다. 대법관 1인당 연간 3000여건을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커 심사숙고해야 하는 사건도 제대로 검토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법원은 이르면 올해 말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입법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상고법원 도입으로 하급심이 오히려 부실해진다거나 사실상 4심제가 돼 재판의 효율성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상고법원이 고위 법관을 늘리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에게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본다. [贊]이상원 변호사 “대법 부담 나눠 충실한 심리 가능…재판받을 권리 위해 빨리 설치를” 뉴스에 나오는 많은 판결에 매일 국민 관심이 집중되고, 판결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통상임금이나 성전환자 호적정정 판결 등은 사건 당사자뿐 아니라 다수 국민의 삶을 바꿔 놓았다. 대법원 사건 중에는 이렇게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도 있지만 재판받는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사회적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당사자에겐 대법원 재판이 인생의 방향추를 바꿔 놓을 만큼 중요하고 절실하다. 그런데 법원에 오는 사건이 늘어나며 3심까지 오는 사건도 많아져 대법원은 연간 3만 6000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사회나 개인의 운명을 바꿀지 모르는 사건들이 시간에 쫓겨 처리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런 연유로 대법원 재판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소송 당사자인 국민의 불안과 불만은 커져만 간다. 사법제도가 정비된 선진국은 늘어나는 사건 수에 대응해 3심 재판을 제한하고 있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한해 3심 재판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2심에서 끝내도록 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됐으나 10년 만에 폐지됐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라고 해도 지금 다시 꺼내 드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사건 수에 따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안은 어떤가. 대법관을 늘리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건과 당사자에게 중요한 사건 전부를 제대로 재판할 수 있다는 발상은 신화이고 오만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세계 각국이 채택하지 않았을 리 없다. 대법관이 30~40명 이상이면 전원이 모여 충실한 재판을 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해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명 또는 4명씩 재판부를 구성해 재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10개 가까이 되는 재판부 사이에서 통일된 결론만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법원에서 모순된 판결이 나온다면 그 혼란으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또한 사건 수가 늘어나면 이에 따라 대법관도 50명, 100명으로 증원해야 할 터인데 한 나라 최고법원의 구성을 단순히 사건 수에 맞춰 계속 변동하도록 하는 방안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민주화와 효율화는 권력과 기능의 분립으로 이뤄야 한다. 사법 역시 다르지 않다. 수많은 대법원 사건을 나눠 맡을 별도 법원을 설립한다는 것이 최근 논의되는 상고법원안이다. 사건을 나눈다는 것은 권력과 기능을 나누는 것이다. 이로써 사회에 파급력 있는 사건은 대법관 전원의 토론으로 깊이 있게 재판하고, 당사자에게 중요한 사건은 상고법원이 충실하게 검토해 재판할 수 있다. 특히 대법원이 모든 사건을 심사해 어디에서 심판해야 하는지 결정하도록 한다면 어느 사건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각 사건의 중요성과 특성에 맞게 재판을 하게 된다. 재판받을 권리란 당사자가 원한다면 사건기록이 대법관 책상에까지 올라가도록 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관에게 공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일 것이다. 상고법원 도입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급심이 강화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제안은 그때까지 대법원 재판을 받는 국민이 겪게 될 불안과 불만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사건이 많아져 대법관이 검토할 때를 기다리면서 캐비닛에서 잠자는 기록이 늘어나고 있고 그 기간도 길어지는 것을 국민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 대법관이 시간에 쫓겨 제대로 검토도 못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다. 이제 하루라도 빨리 상고제도를 개선해 제대로 된 재판을 받고자 하는 국민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때다. [反]이재화 변호사 “국민 최종 판단 위임 안 받아 위헌…다양한 대법관 구성·증원이 해법”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대법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우선 상고법원 설치 법안 발의 형식에 있어서 문제가 많다. 대법원은 사법기관이다. 사법기관은 입법이 필요하면 정식으로 입법기관인 국회에 입법청원을 하면 된다. 그런데 대법원은 스스로 ‘상고법원 설치 입법안’을 만들었음에도 자신의 명의로 입법청원을 하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입법발의한 것처럼 포장하는 ‘꼼수 입법 발의’를 시도하고 있다. 선거 사무를 관장하고 선거 범죄 사건의 판결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국회의원들에게 입법안에 대해 서명을 받는 것은 사법부 직무의 독립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직무를 이용하여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 도입 방안은 내용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가 많다. 첫째, 상고법원을 설치하는 것은 위헌이다. 헌법은 최종심인 상고심 법원을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 설치안은 법률로 ‘대법원이 아닌 최종심’을 만들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헌법 제101조 제2항에 위반된다. 또 헌법은 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국민 주권의 원리를 반영하여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임명하는 데 있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제104조 제1, 2항). 그런데 상고법원 설치안에 따르면 상고법원 판사는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주권자인 국민에게서 최종 판단권을 위임받지 않아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상고법원이 국민의 분쟁을 최종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국민 주권 원리에 정면으로 반한다. 둘째, 국민인 소송 당사자들은 상고법원의 판결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에 상고법원 판결에 대해 특별 상고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4심제로 가게 될 수밖에 없다. 분쟁을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된다. 궁극적으로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상고법원 설치안은 대법관의 사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거꾸로’ 가는 법안인 셈이다. 셋째, 최종심인 상고심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반영하고 사회 구성원이 공감하는 가치 기준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대법원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그 주된 원인은 대법관 구성의 획일화에 있다. 상고법원이 만들어지면 95%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게 되는 상고법원 판사는 법관 일색으로 채워질 것이 분명하다. 현재에도 대법관은 특정대학 출신 50대 남성 엘리트 법관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고심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라’는 사회적 명령에 역행하는 것이다. 상고 허가제가 폐지된 1991년 이후 20여년 동안 약 3배 정도로 상고 사건수가 늘어났다. 상고 사건에 대해 충실한 심리를 하고, 중요 사건에 관하여 법령 해석을 통일하고 정책 법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법관 구성을 통한 대법관 증대안’이 그 해법이다. 대법관 수를 현재의 3배로 늘리고, 그 구성을 다양화하면 대법관 한 명이 처리해야 할 사건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고, 우리 사회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한 사회적 가치 기준을 마련하는 정책 법원 기능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법원은 대법관을 늘리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왜 무리하게 상고법원을 설치해 상고법원 판사 숫자를 늘리려고 하는 것일까? ‘대법관이 늘어나면 대법관의 가치가 추락한다’는 권위주의적 발상 때문은 아닐까? 최고 법원으로서의 권위는 ‘숫자의 희소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가치 기준을 정립해 나갈 때 생겨나는 것이다.
  • 대법 “YTN 기자 3명 해고 정당”… 허망하게 찍힌 6년 싸움 마침표

    6년을 끌어 온 YTN 해직 기자 사태가 큰 생채기만 남긴 채 법적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7일 YTN 노조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씨의 사장 내정에 반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고 출근 저지 투쟁 등을 벌였다는 이유로 2008년 10월 해직된 뒤 2243일 만에 나온 확정 판결이다. 항소심 선고로부터도 3년 7개월이 지났다. 재판부는 “징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방송의 중립성 등 공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담겨 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기자에 대한 해고는 과도한 것으로 무효라고 본 원심을 확정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한 정직 6개월의 징계 처분을 정당하다고 본 원심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1심은 언론이라는 특수성에 주목하며 회사 측의 해고가 재량권 남용이라고 봤다. 공정 보도 원칙이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반대 내지 항의했다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사측 입장으로 기울었다. 공정 보도를 위해서였더라도 의견 표명, 주의 촉구, 견제 행위 등 허용 범위를 넘어 노조의 고유 목적이나 활동과는 무관하게 경영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간섭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도, 가담 정도에 따라 3명의 해고는 정당하고 3명은 과하다고 판결했다. YTN 노조 위원장이었던 노 기자는 대법원 선고 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 사건은 단 한 명의 부당 징계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배석규 현 사장, 현재 YTN 경영진, 그리고 대통합 운운하며 우리를 기만한 박근혜 정부까지 그들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자신의 아들보다 두 살 위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고 출산까지 하게 한 40대 유부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사랑해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시민들의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18)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B(45)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B씨는 2011년 8월 아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던 A양을 만났다. 당시 15세로 큰 키에 예쁘장한 외모를 지닌 A양에게 끌린 B씨는 “연예인 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접근했다. 며칠 뒤에는 자신의 차에서 성관계를 맺었고,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다. B씨는 이듬해 3월 A양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별을 통보했지만 A양이 자살을 시도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리자 가출을 권유해 자신의 집에서 살게 했다. 얼마 뒤 B씨는 사기 및 공갈 사건으로 구속됐고, A양과 가족은 2012년 9월 출산 직후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A양이 출산 전까지 거의 매일 면회를 오거나 ‘사랑한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성관계에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부모 나이와 비슷한 남성을 만난 지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하게 돼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마찬가지 판단을 한 뒤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접견 횟수나 대화 내용, 편지 내용은 물론 편지에 형광펜을 사용해 하트 표시 등 각종 기호를 그리고 스티커로 꾸민 점 등으로 미뤄 A양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봤다.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B씨는 무죄가 됐다. 현행법은 만 13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맺은 성인은 처벌할 수 있지만 13세 이상부터는 대가성이 확인되거나 위계·위력에 의한 게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위계’(거짓, 속임수) 부분을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공소사실에 따라 위력 여부는 판단했지만 위계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양의 변호를 맡은 백성문 변호사는 “B씨가 연예인을 시켜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면 혐의 입증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 개정 의견도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만 13세에 이성적, 합리적 판단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현행법은 청소년의 다른 권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13세가 넘으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허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PSMC, 해고 근로자 42명 3년 만에 복직 결정

    사측의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3년 넘게 생존 투쟁을 벌였던 피에스엠씨(PSMC, 구 풍산마이크로텍) 해고자들에게 복직결정이 내려졌다. PSMC는 2011년 정리해고 이후 희망 퇴직한 근로자를 제외한 42명에 대해 다음 달 2일 자로 전원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해고 근로자들은 1년 안에 해고기간 받지 못했던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다음달 2일부터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안전보건 및 기술 등 업무 적응 훈련을 받은 뒤 현업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반도체 칩을 플라스틱 등으로 포장하는 데 사용되는 금속기판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11년 상반기에만 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자 11월 노조간부를 비롯한 현장 근로자 58명을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했다. 당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신청 심판을 제기했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 해고 구제신청에 나선 해고자 52명 전원을 부당 해고라고 판정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52명 중 30명의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한 해고자 52명 중 4명은 소송에 참가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월 24일 열린 항소심에서 48명의 노동자들이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현재 이 사건은 사측의 상고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파업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처음 58명이던 해고자 가운데 일부는 희망퇴직을 신청해 지금은 42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날 해고 근로자들에게 복직 결정을 내린 PSMC 관계자는 “아직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남았기 때문에 복직 결정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영섭 PSMC 노조 지회장은 “사측의 복직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해고된 노조원이 전원 복직될 수 있도록 사측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檢 “박지원, 저축은행 회장에게 뇌물받을 시간 충분했다”

    檢 “박지원, 저축은행 회장에게 뇌물받을 시간 충분했다”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지원(7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항소심 재판의 현장 검증에서 저축은행 회장이 박 의원 측에 돈을 전달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검찰 측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강영수) 주관 하에 21일 전남 목포에서 실시된 현장 검증은 임석(52)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박 의원 측에 금품이 전달되는 것이 시간상 불가능하다고 1심 재판부가 판단한 것에 검찰이 이의를 제기해 이뤄지게 됐다. 이날 현장 검증은 시간 측정에 집중됐다. 2008년 3월 임 전 회장이 박 의원 측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목포 상동의 S호텔까지 목포톨게이트에서 출발해 걸린 시간, 임 전 회장이 차에서 내려 100~300m 정도 이동해 돈을 전달하는 데 걸린 시간, 임 전 회장 차량이 다시 이동해 대불산단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카드 결제까지 걸린 시간 등을 측정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그 결과 임 전 회장이 차에서 내려 직접 도보로 이동해 S호텔 인근에서 박 의원 측에게 돈을 주는 데 걸린 시간은 4분 8초로 나타났다. 톨게이트에서 S호텔까지의 이동 시간은 12분 22초로 나타났고, 다시 주유소로 이동해 기름을 넣고 카드결제를 하는 데까지는 10분 48초가 걸렸다. 모두 23분 10초가 걸렸다. 결국 톨게이트에서 주유소까지 가는데 최소 23분 10초가 걸린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는 재판부가 1심에서 포털사이트 지도 검색으로 측정한 28분보다 다소 줄어든 시간이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임 전 회장이 박 의원 측에 돈을 전달할 시간이 있었다고 2심에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박 의원 변호인 측은 임 전 회장이 기억하는 장소가 정확하지 않고, 돈을 전달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도 오차가 있다고 주장했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유산 소송·구속·투병… 삼성 장손家 비운 딛고 재기 몸부림

    CJ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월로2길 1층 로비에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좌상이 벽면 부조로 조각돼 있다. 또 CJ그룹 식품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건물의 1층 로비에도 그의 흉상 홀로그램이 있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계열 분리됐더라도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라는 그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장손가의 비운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가(家) 장자의 재산 상속 소송으로 껄끄러워진 집안 관계를 비롯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유전병까지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비운이 그렇다. 삼성가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과거부터 이어져 온 삼성가와의 크고 작은 갈등은 세간의 관심을 끌곤 했다.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냈던 재산상속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자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뒤 야인이 됐다. 잊혀졌던 이맹희 전 회장이 2012년 2월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의 누나이자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79·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씨 등과 함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차명재산인 4조 849억원 상당의 주식과 배당금을 돌려 달라”며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식 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법원에서 이맹희 전 회장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넘어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쪽에서는 재벌가 유산 소송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이맹희 전 회장은 1·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사건은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 이맹희 전 회장 측은 “재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상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폐암으로 일본에서 투병 중이다. 아들 이재현 회장은 건강 문제와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대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총수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도 공백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다. 그의 건강 상태는 구속되면서부터 공개된 바 있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부인인 김희재(54)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수술 후 면역거부반응과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말초신경과 근육이 점차 소실되는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 암병동에 입원 중이며 오는 21일 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고심 재판부에 연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룹의 미래는 이 회장과 부인 김희재씨 사이에서 낳은 1남 1녀에 달려 있다. 자녀들의 나이도 어리고 이 회장도 경영자로서 젊기에 후계구도를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예사롭지 않아 자녀들은 향후 승계를 위해 현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대부분의 직급을 거쳤던 것처럼 자녀들도 사원부터 시작해 현장 중심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딸 이경후(29)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딴 뒤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으로 입사했다. 사업팀은 각 계열사의 사업전략 수립 및 관리, 신사업 기획 등을 추진하는 부서다. 이씨는 사업 전반에 대해 익힌 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했다. 남편인 정종환(34)씨는 이씨가 미국 유학 중에 만났고 같은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해 뉴욕에 있는 씨티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CJ그룹의 해외법인인 CJ아메리카에서 근무 중이다. 아들 이선호(24)씨는 누나와 같은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뒤 지난해 7월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인턴을 하며 오래전부터 그룹 일을 배워 왔다. 현재 CJ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 소속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원심을 파기한다.” 권순일 대법관이 주문을 짧게 읽어 내려가자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호 법정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바깥보다 더 차갑게 식어 버렸다. 지난 2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 이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품었던 희망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해고 노동자들은 법정을 나선 뒤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삼삼오오 모여 결과를 기다리던 동료들과 가족들은 “졌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이들을 도왔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수녀들도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김득중(44)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정리해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재판부가 사측 손을 들어줘 안타깝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이 노동자들에게 대못을 박았지만 반드시 일터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쌍용차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판결에 노동계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이번 판결은 대량 해고가 노동자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충격과 갈등, 비용과 희생을 외면하고 사측의 경영권만을 앞세운 판단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4월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맞서 77일간 경기 평택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으로 2000일 넘게 지난한 싸움을 이어 왔다. 2012년 4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세상을 뜬 동료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단식을 했는가 하면 같은 해 11월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116일간 고공 농성을 하며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렸다. 하지만 분향소는 철거됐고, 고공 농성을 통해 줄기차게 요구했던 국정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고 노동자들은 끝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앞으로도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11월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와 경찰 측에 46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파업 참여를 이유로 징계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점거 농성 당시 발생한 원인 미상의 공장 화재를 이유로 메리츠화재보험이 110억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광주지검 “세월호 선장 살인 혐의 입증 부족 동의 못해”

    광주지검은 13일 이준석(68) 세월호 선장의 살인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과 관련,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승무원들에 대한 수사와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며 “유사 사례가 없는 수사와 재판인 만큼 멀리 보고 구체적 증거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판단의 문제를 놓고 입증이 부족했다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선장이 승객 퇴선 지시를 한 것으로 재판부가 판단했지만 언제 했는지는 판결문에도 없고 객관적 위치에 있는 일부 사무부 직원들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알려진 퇴선 유도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런 정황으로 미뤄 승무원들이 책임을 피하려고 선장이 퇴선 지시를 한 것처럼 입을 맞춘 것으로 의심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동료 승무원이 크게 다친 것을 보고도 그냥 탈출한 기관장의 살인죄만 인정된 것과 관련, 그는 “동료 승무원이 다친 것을 보고 나오면 살인이고, 다친 승객을 안 보고 나오면 살인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유감을 표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총평한 뒤 “사실관계, 법리판단, 양형 등을 항소심에서 다투고 최선을 다해 공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1심 재판에서 공소 유지를 맡은 검사 5명이 광주고검에서 직무대리 형태로 항소심 재판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1등 항해사 강모씨 등 6명의 승무원은 이날 오전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광주지법에 제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긴박했다, 노력했다, 적정했다… 쟁점마다 사측 입장 인정

    긴박했다, 노력했다, 적정했다… 쟁점마다 사측 입장 인정

    2009년 사측의 대량 정리해고 통보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사태’는 대법원이 경영자 입장에 힘을 실어 주며 해고 노동자의 패소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파기환송심이 남아 있어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쟁점에서 대법원이 모두 사측 주장을 받아들인 만큼 이번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상 적법했는지 여부였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해고를 단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근로기준법 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해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앞서 항소심은 해고 당시 쌍용차 위기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인원을 감축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쌍용차가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다는 사측 주장을 인정했다.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차량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었는데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개발 투자 및 신차 개발도 소홀히 해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세제 혜택도 줄어들고 경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회사가 지속적, 구조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정리해고 단행이 ‘경영상 불가피한 조치’라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또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잉여 인력은 몇 명인지 등은 합리성이 상당 부분 인정되는 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영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노사 대타협으로 상당수가 무급휴직으로 전환되면서 인원 감축 규모가 줄었으나 이는 노사 공멸의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앞서 사측이 제시한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의 해고 회피 노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항소심과는 달리 ‘충분했다’고 인정했다. 정리해고에 앞서 실시한 부분 휴업이나 임금동결, 순환 휴직, 사내 협력업체 인원 축소, 희망퇴직 등을 사측의 ‘적극적인 조치’로 본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사측이 정리해고 근거로 삼았으나 노동자들은 해고 무효 근거로 주장해 온 ‘2008 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무 건전성 위기에 대한 전망이 과장된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적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안진회계법인은 2008년 11월 쌍용차 감사에서 장부상 자산과 실제 회수 가능한 돈의 차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라 사측은 당기순손실을 1861억원에서 7110억원으로 늘려 재무제표를 작성했고, 삼정KPMG는 이를 토대로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검토보고서를 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은 안진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경영 위기를 부풀려 기획 부도를 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항소심은 “쌍용차는 2009년 초 자금 부족 상황이 2013년까지 이어져 신차를 개발·판매하지 못할 것으로 가정하면서도 신차 투입에 따른 옛 차종의 단종 시기 등을 그대로 반영했다”며 노동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미래 추정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며 “쌍용차의 매출 수량 추정이 합리적, 객관적 가정을 기초로 했다면 다소 보수적이라고 해도 인정해야 한다”고 다른 판단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5년 버틴 복직의 꿈, 끝내… 아빠는 운다

    5년 버틴 복직의 꿈, 끝내… 아빠는 운다

    44년 전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을 외치며 서울 평화시장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던 날, 법원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소망과 눈물을 끝내 외면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자살과 질환 등으로 동료 25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어 가며 5년 넘게 법정 투쟁을 벌여 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회사 복귀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 노모(41)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국제 금융위기 및 경기 불황에다 경쟁력 약화, 주력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제 혜택 축소, 정유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의 구조적 위기가 계속됐다”면서 “해고를 단행할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측이 제시한 인원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원심과는 달리 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해고 회피 노력도 다했고, 정리해고를 위해 경영상 위기를 과장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2008년 판매 부진과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이듬해 4월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경기 평택공장 등을 점거하고 파업에 돌입했으나 같은 해 6월 1666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980명은 정리해고됐다. 극한 대립을 이어 가던 노사는 두 달 뒤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은 무급휴직, 353명은 희망퇴직, 3명은 영업직으로의 전환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정리해고된 165명 중 153명은 2010년 11월 사측을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냈다. 2012년 1월 1심은 회사 측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 2월 항소심은 반대로 “해고는 무효”라며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진 예측 못한 과학자, 유죄? 무죄?…이탈리아 ‘시끌’

    지진 예측 못한 과학자, 유죄? 무죄?…이탈리아 ‘시끌’

    대규모 지진을 제때 예측하지 못해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항소심에서 승리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이탈리아 사회 각계에서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발생한 강도 6.3의 지진으로 총 309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탈리아 법원이 과학자 6명에게 각각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과학자 6명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저명한 지진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라퀼라 지역에 닥친 지진의 위험을 간과한 것에 대한 대가로 과실치사 혐의를 받아 조사를 받고 있었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전, 과학자들은 이미 해당 지역 인근에서 미진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조사했지만, 큰 위험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위험경보를 생략했다. 그러나 불과 며찰 뒤인 4월 6일 새벽 3시 32분경, 이 지역은 강도 6.3의 대규모 지진의 공습을 받았고, 수 천 명의 사람들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2012년 열린 첫 재판에서 법정에 선 과학자 7명 중 6명은 900만 유로의 벌금형 및 6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지진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었다. 하지만 유죄를 선고받은 과학자들은 모두 항소를 결심했고,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열린 고등법원 재판에서 이들은 1차 재판 결과를 뒤집고 무죄를 인정받았다. 이들의 법정 승리 뒤에는 이들의 무죄 석방을 지지하는 과학자 5000여 명의 서명운동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명한 과학전문매체인 ‘네이처’는 과학자들의 징역형 판결에 “왜곡된 결과”라면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이에 과학자들의 처벌을 원했던 지진피해가족대표단은 법원은 판결이 정의롭지 못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법원 판결이 나온 뒤 일부 피해가족들은 법원 앞에서 “부끄러운줄 알아라”를 외치며 법원과 과학자들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한 남성은 “신의 신성한 법이 우리를 모두 내려다보고 있다. 정의는 반드시 이룩될 것”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현지법에 따라 1개월의 항소 기간을 거친 뒤, 이 기간동안 항소심이 열리지 않을 경우 무죄 판결로 끝나게 된다. 사진= ⓒ AFPBBNews=News1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실형은 마땅” vs “정당한 폭행” 법조계 뜨거운 갑론을박

    [커버스토리] “실형은 마땅” vs “정당한 폭행” 법조계 뜨거운 갑론을박

    정당방위 인정 범위와 관련, 폭행 혐의 여부를 판단하는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은 물론 유무죄를 판단하는 법원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나온다. 이른바 ‘도둑 뇌사’ 사건의 경우 “뇌사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폭행이어서 실형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어떠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도둑을 제지하기 위한 정당한 폭행”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법을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오가는 만큼 고질적인 정당방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둑 뇌사 사건을 놓고 보면 “무죄판결이 나왔어야 한다”는 일반 여론과 달리 법관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실형도 가능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제압당해 도망치거나 저항할 수 없었던 도둑을 빨래건조대와 허리띠 등으로 수차례 때린 것은 과잉 방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위법성 있다” vs “실형 너무해”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야심한 시간에 도둑을 맞닥뜨린 피고인이 너무 놀라기도 하고, 흉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위력을 행사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손과 발로 때려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도 추가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형사재판부를 이끌고 있는 한 부장판사는 “정당방위라고 해서 상대방을 아무렇게나 폭행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당한 침해가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해지는 위력은 위법성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도둑의 증언이 없는 상태에서도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 사건의 폭행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방증”이라면서 “무죄가 선고됐다면 앞으론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무조건 과도한 폭행을 가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범행 직후 곧바로 경찰이 달려와 현장을 정리할 수 있는 정도의 치안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권리인 국민들의 자유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새벽 3시 어머니와 누나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한 도둑에게 맞서 가정을 지키려고 싸운 것인데 실형 선고는 너무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한 정당방위 잣대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조계 내부의 의견은 엇갈린다. 법무법인 정도의 이한본 변호사는 “사건 발생과 재판 과정을 보면 경찰과 검찰에서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은 행위들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국 등과 달리) 우리 법체계에서 정당방위는 한마디로 사문화돼 있다고 봐도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 정당방위 인정 기준 확대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도둑과 맞닥뜨리면 누구라도 경찰에 신고해 도둑을 붙잡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도둑이 얌전하게 있지 않을뿐더러 기회를 봐서 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려 할지 모르니 이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도록 정당방위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너무 좁게 정당방위를 해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경찰도 최근 정당방위 인정 기준을 좀 더 확대했다. 8개항의 ‘폭력 사건 정당방위 처리 지침’ 가운데 ‘맞은 사람이 전치 3주 이상을 진단받으면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기준을 ‘장기간 상당한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았을 것’으로 완화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너무 경직된 사건 처리를 피하기 위해 지난 4월 정당방위 인정 기준을 넓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한 판사는 “미국은 각종 범죄에서 총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총기 소유가 제한적인 일본은 정당방위에 대한 인정 범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절도범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무작정 총으로 쏜다면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게 분명하다”면서 “정당방위라는 것은 역사·사회적 상황에 따라 인정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당방위는 원래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폭넓게 확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재판 통해 국민 중론 반영돼야” 정당방위 논란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세한의 고정욱 변호사는 “정당방위가 필요한 상당성의 범위를 좀 더 넓히는 쪽으로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런 성격의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상식이 법원 판단에 적극 반영됐다면 이런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법조계에서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로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라는 말이 있다. 법 집행에 앞서 국민 관심과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판단과 법률적 판단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말이기도 하다. 법치의 관점에서는 법의 잣대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야 하겠지만 국민들의 정서적 판단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법조계의 경구로도 볼 수 있다. 재벌 총수나 힘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관대한 판결로 국민정서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판관들이 거센 여론 역풍에 휘말린 사례도 부지기수다. 정당방위와 관련된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한 각종 사건의 재판에서 ‘정당방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둑 뇌사’ 사건을 계기로 상당수 국민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당방위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영미권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형법 제21조에 규정돼 있다. 형법 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처벌하지 않고 ▲방위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고 ▲행위가 ‘야간 및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문제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고 법관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상당한 이유’와 ‘정황’ 등은 너무 주관적이어서 법관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법원이 정당방위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면서 “과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가해 남성을 크게 다치게 했고 이를 이유로 피해 여성이 되레 가해자로 형사처벌을 받은 판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방위 범위 확대 목소리는 여성계 쪽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남편의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리던 여성이 남편을 숨지게 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가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가 1991년부터 2012년까지 매 맞는 아내의 남편 살해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각급 법원은 해당 여성들에게 ▲상당한 폭행을 당하는 시점에서 한 행동이 아니고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행위가 방위 수준을 넘었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살인죄를 확정해 평균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2012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정숙현(가명)씨는 함께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아들의 적극적인 증언에도 불구하고 살인죄가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다. 정씨는 가정폭력 탓에 이혼한 아버지와 함께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새어머니에게 학대받으며 성장했다. 결혼에 이르는 과정도 불행했다. 연애 시절 다정했던 남편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성’을 드러냈고, 헤어지려 하자 협박을 일삼더니 급기야 성폭행으로 유린하기까지 했다. 임신을 해 마지못해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술에 찌든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남편의 손찌검은 아들에게도 이어졌다. 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린 정씨는 결국 아들을 때리러 가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을 접수한 뒤 ‘정당방위 사건지원팀’을 구성해 변론을 도왔지만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 대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씨의 아들은 재판 과정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냐”며 눈물로 어머니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지만 1심은 징역 5년을, 항소심은 1년 감형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신상희 가정폭력상담소장은 “가정폭력은 오랜 기간 폭력의 피해자로 견뎌 온 여성들이 한순간 가해자로 바뀌게 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법원은 피해의 과정과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법리에 매몰돼 판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당방위 관련 사건은 논란 속에 결과가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한낮에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침입자를 흉기로 세 차례 찌른 집주인 김모(56)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김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오해한 이웃 남성이 열려 있는 현관으로 들어와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김씨는 잠자던 자신의 머리를 수차례 밟으며 폭행을 해 이를 피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공격, 보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해 9월 논란이 된 ‘누나 성폭행 막은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 사건에서는 수사 단계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최모(34)씨는 문이 잠기지 않은 여성 A(28)씨의 오피스텔로 따라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 놀란 A씨가 소리를 지르며 완강히 저항하는 사이 남동생이 귀가했다.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은 달아나려던 최씨를 순식간에 제압했다. 남동생에게 맞아 기절한 최씨는 응급실로 실려갔다. 사건 당시 남동생이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수사 당국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론] 수능 피해자 구제 서두르라/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시론] 수능 피해자 구제 서두르라/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에게 구제의 길이 열렸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해 수험생들이 낸 소송에서 오류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향후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당 수험생들은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구제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피해 수험생들을 구제하려면 교육부가 기존의 수능 등급을 취소하고 다시 등급을 매겨야 한다. 그리고 대학이 전형을 다시 실시하여 정원외로 추가합격을 시켜야 한다. 현실적으로 구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대학이 자율성을 내세워 호응을 하지 않으면 허사다. 결국 피해 수험생들이 구제를 받으려면 대학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소송을 걸어도 해당 문항 때문에 합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승소가 쉽지 않다. 이미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은 지 거의 1년이다. 그리고 다음달 13일에는 2015학년도 수능이 실시된다. 수험생들로서는 더 이상 수능출제 오류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기도 어렵다. 문제의 발단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유럽연합(EU)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를 정답으로 정한 것이었다. 명백한 출제 오류였음에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채점을 끝냈다. 수험생들이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자 1심은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출제가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적절한 답을 선택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취지이다. 고법의 판결은 달랐다. 진실을 중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하지만 피해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득이 없다. 그렇다고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여야 하나. 해당 문항에서 오답 처리된 수험생이 1만 8000명에 이른다. 결코 그럴 수는 없다. 이는 엄연한 수험생 삶의 파괴이고 용납하기 어려운 사회불의이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선 출제위원들이 낸 문제를 검토위원들이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문항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묵살했다고 한다. 또 출제 오류가 문제로 제기되었을 때 이를 깨끗이 인정하고 복수정답을 인정해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게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외면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법정싸움으로 비화시켜 수험생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다. 더욱이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수임료를 수험생들이 낸 비용에서 지불했다. 사법부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상식과 다른 논리로 진실은폐와 무사안일의 편에 선 1심 판결이 진정한 법의 정신인가 의문이 든다. 더욱이 항소심 판결이 다시 나올 때까지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앞으로 언제 확정판결이 나올지 모른다. 장기간의 재판절차가 한시가 급한 수험생들에게 좌절을 안기고 있다. 지금이라도 평가원과 교육부는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대학들과 협의하여 피해 수험생들의 구제를 서둘러야 한다. 대학들과 협의가 여의치 않으면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모든 피해자들을 구제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사고의 처리가 아니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고 사회불의를 바로잡는 생존권과 기본가치의 문제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문제를 다시 법정으로 가져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당국이 수험생들과 다시 법정싸움을 벌이면 이는 수험생들을 시간 끌기로 쓰러뜨리고 불의를 정당화하려는 반사회적 행위밖에 안 된다. 차제에 수능 출제와 관리에 완벽을 기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불가피하게 오류가 발생할 때 이를 즉시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당장 다음달 13일에 치러지는 2015학년도 수능 시험부터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수능 제도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제 하나 오류로 수많은 수험생들의 당락이 바뀌는 수능은 분명 문제가 있다. 대학의 자율과 책임의 확대, 입시 간소화 등 대입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요구된다.
  •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벌금 500만원”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벌금 500만원”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벌금 500만원”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9·여)씨의 특혜성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치의 박모(55)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허위 진단서 발급을 공모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남편 류원기(67) 영남제분 회장도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30일 박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피고인들이 허위 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재판부는 박 교수가 2건의 허위 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1건에 대해서만 허위성을 인정했다. 진단한 병명 등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쓴 부분이 허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진단서에 추상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형 집행 정지가 필요한지를 가늠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형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판단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 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약 78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죄로 이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연좌제 금지를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바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잘못이 있다”며 “공탁금을 기탁하고 피해 변제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 2002년 당시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되는 여대생 하모씨(당시 22세)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07∼2013년 형 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결정을 수차례 받았다. 류 회장과 박 교수는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받아내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류 회장은 15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피고인들은 구치소에 수감된 채 2심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네티즌들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이게 무슨 일이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좀 이해가 안되는데?”,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 황당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부살해 사모님’ 남편·주치의 2심서 감형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으로 수감된 윤길자(69·여)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씨의 주치의 박병우(55) 연세대 의대 교수와 허위 진단서 발급을 공모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윤씨 남편 류원기(67) 영남제분 회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돼 실형을 면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30일 박 교수에게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각각 징역 8월과 징역 2년이 선고됐던 두 사람은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재판부는 “형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된 78억원 규모 횡령·배임죄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여부 재판부 판단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여부 재판부 판단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여부 재판부 판단은?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9·여)씨의 특혜성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치의 박모(55)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허위 진단서 발급을 공모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남편 류원기(67) 영남제분 회장도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30일 박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피고인들이 허위 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재판부는 박 교수가 2건의 허위 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1건에 대해서만 허위성을 인정했다. 진단한 병명 등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쓴 부분이 허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진단서에 추상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형 집행 정지가 필요한지를 가늠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형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판단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 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약 78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죄로 이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연좌제 금지를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바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잘못이 있다”며 “공탁금을 기탁하고 피해 변제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 2002년 당시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되는 여대생 하모씨(당시 22세)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07∼2013년 형 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결정을 수차례 받았다. 류 회장과 박 교수는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받아내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류 회장은 15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피고인들은 구치소에 수감된 채 2심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네티즌들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진단서 부분 재판부 판단이 감형이라니”,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오늘 재판 결과는 전부 좀 우울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1건만 허위성 인정”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1건만 허위성 인정”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허위 진단서 1건만 허위성 인정” 도대체 왜?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9·여)씨의 특혜성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치의 박모(55)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허위 진단서 발급을 공모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남편 류원기(67) 영남제분 회장도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30일 박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피고인들이 허위 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재판부는 박 교수가 2건의 허위 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1건에 대해서만 허위성을 인정했다. 진단한 병명 등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쓴 부분이 허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진단서에 추상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형 집행 정지가 필요한지를 가늠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형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판단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 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약 78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죄로 이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연좌제 금지를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바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잘못이 있다”며 “공탁금을 기탁하고 피해 변제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 2002년 당시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되는 여대생 하모씨(당시 22세)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07∼2013년 형 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결정을 수차례 받았다. 류 회장과 박 교수는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받아내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류 회장은 15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피고인들은 구치소에 수감된 채 2심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네티즌들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정말 황당하네”,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법은 이렇게 판단이 되는 건가”, “여대생 청부살해 주치의 감형,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대생 청부살해’ 윤길자 형 집행정지 허위진단서 발급 의사 감형…남편 영남제분 회장 집유

    ‘여대생 청부살해’ 윤길자 형 집행정지 허위진단서 발급 의사 감형…남편 영남제분 회장 집유

    ‘영남제분 회장’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 주범 윤길자(65·여)씨에 대한 특혜성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치의 박병우(55)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을 받았다. 특혜성 형 집행정지에 검찰의 책임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허위진단서 발급을 공모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윤씨의 남편 류원기(67) 영남제분 회장도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30일 박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피고인들이 허위 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재판부는 박 교수가 2건의 허위 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1건에 대해서만 허위성을 인정했다. 진단한 병명 등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됨’이라고 쓴 부분이 허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진단서에 추상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형 집행 정지가 필요한지를 가늠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형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판단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 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76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죄로 이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형사 원칙상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되므로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잘못이 있다”며 “공탁금을 기탁하고 피해 변제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 2002년 당시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되는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씨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07∼2013년 형 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결정을 수차례 받았다. 류 회장과 박 교수는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받아내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류 회장은 15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정 블랙리스트’ 받은 자 있고 건넨 자 없다?

    2012년 10월 제주 여객선터미널에서 목포행 표를 구입하려던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귀를 의심했다. 매표소에 일행 47명의 명단을 추려 내밀었더니 “5명에겐 표를 끊어 주지 말라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해 제주에서 출발해 전국을 돌다 서울에서 집회를 마무리하는 ‘생명평화대행진’을 시작하는 중이었다. 누군가 의도를 갖고 방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도대체 5명이 누구냐”고 따져 묻자 매표소 직원은 명함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종이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김 사무국장을 비롯해 생명평화대행진을 진행하는 주요 인물 5명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항의하자 매표소 직원은 “해경에서 명단을 주고 갔다”고 했다가 잠시 후 말을 바꿨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배를 탈 수 있었지만 일련의 과정들이 석연치 않았다. 김 사무국장은 매표소 직원에게 ‘승선 금지 명단’, 즉 블랙리스트를 건넨 게 해경이거나 사정 당국 요원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서 강정마을을 한 번이라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재입국이 불허되는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예지희)는 김 사무국장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매표소 직원들이 김 사무국장 등의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적힌 메모지를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개인정보법이 규정하는 개인정보임인 점은 명백하다”면서도 “원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메모지를 건넨 주체가 공무원이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김 사무국장은 “정황상 정부기관이 관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다”며 “상고를 해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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