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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 에너지시장 전방위 공략

    中 세계 에너지시장 전방위 공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향후 중국의 주요 투자대상 국가와 인수·합병(M&A) 대상 분야가 선정됐다. 중국 국무원은 세계 32개국을 대상으로 투자 및 M&A 분야를 적시한 ‘대외투자국별 산업지도목록3’를 발표했다고 1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특히 쿠웨이트·카타르·오만·모로코·리비아·니제르·노르웨이·에콰도르·볼리비아 등 에너지 투자 집중 대상국이 적시됐다. 중국이 사실상 2007년을 전방위적인 에너지 자원 집중 공략의 해로 선언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북유럽, 남미까지 그야말로 전 세계를 망라했다. ‘대외투자국별 산업지도목록’은 외국기업 인수를 비롯한 해외투자를 실질적으로 정부가 지휘하고 관리·주도하기 위해 마련됐다.2004년 7월,2005년 1월에 각각 첫번째, 두번째 목록이 발표됐으며 지난해에는 목록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목록1’에는 한국이 포함돼 자동차·화공 원료·통신·전자산업이 공략 대상이었다. 이를 전후해 쌍용자동차 인수, 하이얼(海)의 한국 진출 등이 본격화됐다. 목록에 들어가면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과 외국 전문기관과 제휴를 주선하면서 M&A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기업에 추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자국 기업을 전적으로 지원한다. 예컨대 금리를 인상하면서도 국외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이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왔다. 또 M&A 리스크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보장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목록에 선정된 국가의 특정 분야는 중국 또는 중국 기업의 집중적인 사냥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동시에 석유·천연가스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해당국가와 특정 분야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및 각국 기업들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목록 선정은 상무부·외교부·국가발전개혁위 등이 협의, 공동으로 제정한 뒤 당 중앙과 국무원이 추인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목록은 건축재료 확보에 상당한 목표를 두고 있는 가운데 금속제품, 통신설비, 전자, 기계 제조, 가전제품 및 전자,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목재가공, 정밀기기, 식품가공, 방직·복장, 목재가공 등이 그 대상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목록에 대해 “석유 기업이 한층 깊숙이 아프리카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프리카 진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jj@seoul.co.kr
  • [월드이슈] 프랑스 겨울축제 ‘니스 카니발’ 현장을 가다

    [월드이슈] 프랑스 겨울축제 ‘니스 카니발’ 현장을 가다

    |니스 이종수특파원|‘고엽’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는 “축제는 계속된다….”고 노래했다. 그의 시처럼 지구촌은 1년 내내 축제가 거의 끊이지 않는다. 봄·여름·가을에는 연극, 영화, 마임, 길거리 연극제, 현대·고전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된 축제와 페스티벌이 방문객을 유혹한다. 겨울이 되어도 ‘인류의 열정’은 끝나지 않는다. 유럽·남미 등 곳곳에서 카니발로 흥분을 이어가면서 대중들은 늘 ‘일상의 전복’을 꿈꾼다. 중세시대에 시작돼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니스 카니발(2월16일∼3월5일) 현장을 가봤다. 프랑스 남쪽 니스의 쪽빛 바다가 카니발 열기로 뜨겁다. 브라질의 리우, 이탈리아의 베니스 카니발 등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불리는 니스 카니발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막됐다.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근대적 형태의 카니발로는 123회를 맞은 니스 카니발은 올해의 왕(인물)으로 ‘럭비복장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선정했다. ●‘올해의 왕´ 자크시라크 대통령 선정 개막 첫날. 저녁 8시부터 관람객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7시30분부터 개막식인 ‘왕의 도착’을 위해 교통이 통제된 상태다. 9시가 되자 해안가에 만든 관람석은 벌써 꽉 찼다. 축제에 참여한 네 그룹의 학생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관객들 앞에서 흥을 돋운다. 이들이 신명난 음악 속에 군무를 펼치자 관람객 어깨도 들썩거렸다. 9시30분이 되자 거대한 시라크 대통령 인형을 태운 마차가 움직였다.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서 환호성이 터진다.17일 동안 도시를 ‘흥분의 난장(亂場)’으로 만들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그 앞에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은 선무단 1000여명이 열정적 춤을 추며 행진했다. 흥을 못이긴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반대편 거리의 방문객들도 신명난 모습이다. 여기저기서 봄브(실 모양의 고체 스프레이)와 콩페티(종이꽃가루)가 날린다. 순간을 담으려는 듯 플래시도 쉼없이 터진다. 아이 둘을 데리고 영국에서 왔다는 주부 빅토리아는 “영국 카니발보다 더 재미있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흥분의 30분이 지났다.‘열기의 밤’이 저물고 있다. 그러나 열정을 식히지 못한 부부나 연인들은 거리에서 춤을 추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즐기고 있다. 니스시 공무원이라는 스코르시파 부인은 “일상생활에 눌린 흥을 발산하는 잔치”라며 “개막식이 짧은 게 늘 아쉽다.”고 말한다. 이어 “알롱 당세(춤을 춥시다).”라며 남편 손을 끌고 춤을 이어갔다. ●벨기에·덴마크 거리극단도 참여 지난 27일. 카니발의 백미인 ‘꽃 전투’가 펼쳐지는 산책로 ‘프롬나드 데 장글레’가 꽃밭으로 변했다. 화훼장식가 20명이 자기가 만든 ‘꽃수레’를 다듬느라 여념이 없다. 수레에는 화사하게 분장한 1인 혹은 2인의 모델들이 다양한 국적의 옷을 입고 있다. 오후 2시30분이 되자 열기가 고조된다. 아를에서 온 8명의 기마대가 꽃마차 행렬의 길을 열어준다. 체코 군악대, 벨기에 마법사단 등도 따라온다. 그 뒤를 브라질·아프리카·아시아 복장을 한 무희들이 민속춤을 추면서 열기를 고조시킨다. 마침내 관객들의 환성 속에 20대의 마차가 움직였다. 관람석을 지나면서 이들은 미모사꽃 등을 던진다. 두번째 거리를 돌 때는 수레에 장식된 모든 꽃을 던진다. 관객들도 내려와 꽃받기에 여념이 없다. 역사학자이자 카니발 조직위원인 안 시드로(50)는 “이 지역 전통 행사 가운데 하나인 ‘꽃 전투’를 재현한 것인데, 요즘엔 그냥 관객에게 던지기만 한다.”며 “세계에서 유일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밤 9시가 되자 15만개의 전구가 메세나 광장을 밝혔다. 카니발의 하이라이트인 ‘빛의 행렬’이 시작된 것. 조직위가 선정한 20명의 인물을 닮은 거대한 인형을 태운 수레 20대가 관객들 앞을 지나갔다. 올해 왕인 시라크 대통령의 마스크를 비롯, 집권당 대선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을 풍자한 대형 인형도 보인다. 그 앞을 덴마크·벨기에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거리극단과 뮤지컬단이 재주를 뽐낸다. 광장을 한바퀴 돈 이들은 관객 속으로 들어와 함께 어울렸다.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고 무대가 따로 없는 순간이다. 대형 인형 퍼레이드와 전시회, 길거리 퍼포먼스와 공연 등이 재연되면서 잔치는 5일까지 계속된다. vielee@seoul.co.kr ■ 세계의 겨울 축제 어떤게 있나 |니스 이종수특파원|일상생활과 단절하려는 인간의 ‘끼’는 겨울에도 쉬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카니발 등 크고 작은 축제가 펼쳐진다. 부활절 40일 전인 사순절 금욕기간 전에 고기를 먹어치우며 지배층을 조롱하고 억눌린 욕망을 분출하는 풍습에서 비롯한 카니발은 원래 종교적 색채가 강했으나 이후 점차 세속화됐다. 대표적인 것은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화려한 의상의 무용수와 휘황찬란한 퍼레이드, 흥겨운 삼바 음악과 춤이 특징이다. 주로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에 4일 동안 열리는데 새벽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축제를 벌인다. 브라질 국민들은 리우 카니발을 즐기기 위해 1년을 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축제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이탈리아의 베니스 카니발도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일명 ‘가면축제’로 불릴 만큼 다양한 모양의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인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또 산마르코 광장을 비롯, 거리와 골목마다 무도회와 뮤지컬, 연극, 춤 등이 펼쳐진다. 이밖에 프랑스의 샤랑트, 벨기에 뱅슈 등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카니발이 이어진다. 카니발은 아니지만 2월의 대표적 축제로 프랑스 남부 망통의 레몬 축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또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2월 말부터 8일 동안 열리는 ‘꽃송이 세기 축제’와 1월 말∼2월 초에 열리는 ‘카니발 드 퀘벡’도 이색적인 잔치다. 아시아의 겨울 축제로는 지난 24일 시작한 ‘타이완 등불축제’,3월에 시작하는 인도의 ‘구디 파드마 축제’ 등이 있다. vielee@seoul.co.kr ■ 베르나르 모렐 조직위원장 인터뷰 “말하고 싶은 것 풍자… 자유정신 구현” |니스 이종수특파원|“현대는 자유의 시대입니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풍자하고 싶은 것을 풍자할 수 있죠. 여기에 니스 카니발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니스 카니발의 베르나르 모렐(60) 조직위원장.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정신없이 분주한 그를 27일 니스 관광사무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올해 니스 카니발의 인물인 ‘스크럼을 짠 거대한 왕’에 대해 “프랑스의 올해 주요 행사는 세계 럭비대회와 대통령 선거다. 공통점이 있다. 승리를 위해 전력투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이벤트를 아우르는 게 올해 니스 카니발의 주제라고 말했다. 특히 시라크 대통령 인형에 대해 “그의 인형을 잘 봐라. 웃고 있지 않으냐.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좋은 게 좋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그의 근거없는 낙관주의를 꼬집은 것이다. 카니발을 찾은 사람들은 저 모습을 보고 원없이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니스 카니발,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과는 다른 니스 카니발만의 독창성을 물어보았다.“베니스는 전통적이고 연륜이 오래됐다. 우리보다 유명하고 세련됐다. 리우 카니발은 열정적인 게 특징이다. 반면 니스 카니발은 비판과 미학정신이 결합됐다. 그래서 해마다 주제를 정할 때 고심한다. 또 모든 프로그램이 거리와 광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준비기간을 물었더니 “1년 내내”라고 말한다. 이어 “카니발이 끝나자마자 내년 준비에 돌입한다.”며 “거의 세 달은 겨울잠을 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조직 정비, 다음해 주제선정 등 정신없이 바쁘다.”고 했다. 이어 “올해도 프랑스와 외국의 유명한 만평가들이 60점의 작품을 보내왔다.”며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낸다. 이 가운데 20작품을 선정해 대형 인형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시라크 대통령은 물론 니콜라 사르코지, 세골렌 루아얄 등 유력 대선 후보들도 포함됐다. 이들의 대형 마스크를 태운 마차가 조명 속에 행렬하는 프로그램이 니스 카니발의 백미 가운데 하나다. 니스 카니발의 예산은 500만유로(약 60억원). 입장권 등 자체 수입 200만유로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니스시가 주로 지원하고 소액의 후원금이 보태진다. vielee@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부족한 재원, 갈수록 줄어드는 학교와 학생수….’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강원도 체육이지만 강원도교육청 체육담당 장학사들과 일선 체육교사, 지도자들의 열의는 다른 지역을 앞선다. 지금까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도내 학교는 몇몇 중소도시를 제외하고는 벽오지에 산재해 있어 체계적인 체육 활동과는 거리가 있다. 또 적은 인구만큼이나 선수층도 얇고 체육분야에 지원되는 재정은 타 도시의 2분의1에도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우수선수 조기 발굴을 위해 해마다 12월에 소년체전 평가전을 거쳐 선수를 선발한 뒤 이듬해 4월초까지 동계훈련을 시켜 기초유망주들을 길러내면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선발된 선수들에게는 월 50만원씩 연간 10억원의 훈련비가 지원되고 있다.5년 전부터 실시한 이같은 평가전으로 강원체육이 중상위권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수영·육상·체조 등 기초종목을 바탕으로 사격·역도·레슬링·복싱 등 전략종목을 육성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영에서 거두는 성적은 대단하다. 소년체전에서 해마다 3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국가대표인 자유형의 정애현(남춘천여중3), 배영의 주니어 상비군인 서희(홍천여중3)선수 등이 든든한 기둥으로 꼽힌다. 이들은 군단위에 하나뿐이고 그나마 정식 풀장의 절반인 25m 레인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 훈련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적을 내고 있다. 홍천초교·홍천여중 수영부는 학부모들과 지도자들이 수영교실을 운영하면서 만든 이익금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시설이 전무한 다이빙에서도 메달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청 소속으로 국가대표선수인 권경민(26)·조관훈(24)의 싱크로다이빙은 지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고 소년체전 금메달 리스트인 윤승은(봉의초교6)도 꿈나무다. 매트 위의 다이빙 훈련이 기적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강원체고의 수구팀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값진 우승을 얻었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기본종목으로 채택해 육성하기 시작한 육상종목도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소년체전 등 전국단위 대회 성적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높이뛰기, 경보, 투포환, 중장거리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소년체전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딴 김태학(동해 광희중2), 경보에서 금메달을 딴 원샛별(원주 상지여중3), 투포환 전국기록보유자 신보미(강원체육중2·여)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적이 좋았던 800,1500,3000m 중장거리 종목의 경우 올 들어 기록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 흠이다. 체조는 예년에는 국가대표선수까지 배출했지만 학교규모가 작아지면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기초종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는 역도·태권도·사격·레슬링 등 비인기종목을 전략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격은 강릉 사천중학교 여자부 권총사격팀이 4,5년 전부터 전국을 재패해오고 있다. 지도자의 열정과 과학적인 훈련방식이 먹혀든 결과이다. 사천중학교 사격부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록이 워낙 좋아 모두 국가대표 후보로 올라 있다.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권총)인 진종오 선수도 강원도 춘천 출신이다. 세계적인 선수인 장미란을 배출한 역도종목도 원주·홍천을 중심으로 걸출한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고 있다. 장 선수 외에 사재혁(홍천)선수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레슬링은 함상진(강원중2) 선수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노경섭 장학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이 체육분야 전문 지도자들이 불모지 강원도체육을 이끌고 있다.”면서 “행정당국의 꿈나무 체육에 대한 좀더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릉 사천중학교 사격부 “장비도 시설도 열악하지만 사격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시골 중학교 여학생들이 전국 권총부문 사격대회를 휩쓸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사천중학교 사격부원 8명이 주인공. 사천중학교는 지난 2003년 전국대회에서 2차례 우승하면서 혜성같이 나타나 소년체전 등 해마다 6∼7회의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다. 사실상 권총부문 전국대회를 평정한 셈이다. 사천중 여자 사격팀이 이처럼 전국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것은 1998년 이 학교에 부임한 오병옥(44)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과학적인 지도방법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사격을 해왔던 오 교사는 우선 들쭉날쭉한 실탄의 무게를 갖고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한발 한발의 무게를 달아 연습을 하게 했다. 실탄 한개의 무게가 5.1∼5.5g으로 보통 0.1∼0.2g의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000분의1까지 잴 수 있는 저울을 이용해 똑같은 실탄만을 사용하게 했다. 권총 한발을 쐈을 때 배출되는 공기의 양을 일정하게 하게 했다. 실탄의 속도를 내게 하는 탄속도 항상 일정하게 할 것을 주문한다. 오 교사는 열악한 훈련비도 아낄 겸 이같은 과학적인 훈련을 위해 권총 수리까지 직접 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무조건 몰아치며 훈련시키는 방법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동원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훈련을 거친 윤보배(강원체고1·여), 최승희(사천중3·여), 김선아(사천중3·여), 최대한(사천중1)이 국가대표 후보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연소 국대대표선수인 셈이다. 이들 가운데 최대한 선수는 청일점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시골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 오 교사는 선수들을 아예 자신의 집에서 합숙시키고 손수 밥까지 해 먹이고 있다. 시골학교의 어려운 재정 형편을 이겨보려는 궁여지책이다. 훈련도 수업시간은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방과후에 실시하면서 학과공부도 충실히 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사활동과 노래수화발표대회도 갖는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오 교사는 “이번 봄학기부터 정선으로 발령을 받아 사천중을 떠나야 한다.”면서 “그래도 주말마다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맥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매트서 다이빙 연습해도 팀워크로 ‘수영 강원’ 빛내” “선수층은 얇지만 수영종목만큼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수영 강원’의 명성을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을 통해 떨치고 있는 중심에는 강원도수영연맹 이택원(42) 전무가 있다. 이 전무는 2004년,2005년 전국체전에서 금 14∼15개를 따내며 준우승을 이끌고 지난해에는 3위를 기록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소년체전에서도 2005년 금메달 3개를 비롯한 11개의 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도 금 3개 등 18개의 메달을 따는 데 산파역할을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처럼 강원도 수영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우선 지도자들의 열의를 꼽을 수 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수영 지도자들이 박봉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향토사랑 하나만으로 지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다른 광역도시보다 재정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다이빙종목은 시설이 아예 없어 매트 위에서 연습하다 경기를 앞두고 겨우 서울 등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있지만 팀워크 하나만큼은 으뜸”이라고 말했다. 수영장 시설도 춘천 단 한 곳에만 50m 레인이 있는 등 열악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이 그나마 수영종목 등 전략종목 지원에 앞장서고 있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강원도 대표선수들은 해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도 교육감기 수영대회’를 거쳐 1차로 24∼25명을 선발, 한겨울 동안 집중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이 전무는 “11월쯤 동계훈련에 돌입해 이듬해 5월 소년체전 때까지 유일하게 50m 레인이 있는 춘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함께 기량을 키우며 경쟁하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가전업계 ‘스포츠 마케팅’ 선두 경쟁

    가전업계 ‘스포츠 마케팅’ 선두 경쟁

    세계 가전업계가 연초부터 스포츠 마케팅으로 열기를 내뿜고 있다. 지구촌 63억명의 시선을 잡는 스포츠를 통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올림픽을 비롯해 축구·미식축구·골프·크리켓 등 다양한 경기와 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는 스포츠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삼성, NFL 후원으로 TV판매 ‘대박´ 삼성전자는 미국 국민으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미식축구(NFL)를 지난 2005년부터 공식 후원하고 있다. 디지털 TV와 홈시어터 등에 NFL과 슈퍼볼 로고를 쓸 수 있다. 미국 내 NFL 시청자는 8610만명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이같은 스포츠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해 TV부문 판매대수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또 창단 102년째인 영국의 축구 명문구단 첼시를 2005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2010년까지 후원한다. 이에 힘입어 2004년 135억달러이던 삼성전자 영국법인의 매출액이 지난해 170억달러로 26% 신장했다. 삼성 휴대전화 선호도도 2점(100점 만점)에서 39점으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의 최고 파트너로 참가했다. 대회기간 중 공항·차량 등에 대규모 광고전을 펼쳤다. 최고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LCD TV의 판매가 대회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고 카타르 최대 전자 유통회사인 ‘테크노블루’가 잠정 집계했다. 삼성은 내년에 열릴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후원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전무는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무선통신기기 분야 파트너로 참여해 13억 중국인을 매료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코파아메리카´ 5억弗 광고효과 LG전자는 중남미 최고의 축구 대회인 코파아메리카를 후원한다. 전자·통신분야 공식 스폰서인 LG전자는 대회 엠블럼을 마케팅에 사용하고, 경기장 곳곳에 광고판을 설치할 수 있다. 변경훈 LG전자 중남미지역 대표 부사장은 “파급효과가 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 등 12개국이 20여일간 경기를 치른다. LG전자는 2004년 페루대회를 후원한 이후 중남미 매출액이 40%가량 늘었다. 국가별 브랜드 인지도가 평균 8%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독일 월드컵대회에서 주최국 독일 국가대표팀을 후원한 결과 브랜드 인지도는 10%, 독일 법인 매출은 20%가량 올랐다. LG전자는 이밖에 영연방 국가의 국민스포츠로 사랑받는 크리켓 월드컵대회를, 미국프로골프(PGA) 스킨스게임을, 북유럽 국가의 국기인 아이스하키 게임 등을 후원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소니는 세계축구연맹(FIFA)을, 도시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개팀을, 중국의 하이얼은 미국프로농구(NBA)를 후원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순박한 네팔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요”

    “순박한 네팔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요”

    “쓸모없는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네팔에서 1년 동안 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때묻지 않은 사람들과 보낸 1년이 ‘비행 청소년(?)’의 삶을 바꿔놓았다. 지난달 31일 국제청소년연합(IYF) 해외봉사단 일원으로 네팔에서 1년 동안 머물다 귀국한 최상훈(25)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대학 1학년 때까지 울산 모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경찰에 적발된 적은 없지만 “싸움이 벌어졌다는 전화만 오면 뛰어나갈 정도였어요.”라고 할 만큼 밤거리에서 시간을 보냈다.2001년말 군입대를 하면서 가까스로 손을 씻었지만 여전히 인생의 나침반은 흔들렸다.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했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졸업 후 파트타임으로 소일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제청소년연합 해외봉사단의 팸플릿을 본 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막연한 호기심과 기대로 설명회장을 찾았던 그는 꽉 막힌 인생의 탈출구로 네팔행을 선택했다. 다른 두 명의 봉사단원과 함께 네팔의 소도시 틸슐리를 처음 찾았을 땐 어떻게 1년을 머물지 막막했다. 전기가 안 들어올 뿐더러 군불을 때 난방을 하는 등 60∼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나마스테(안녕하세요).”란 한마디밖에 할 줄 모르던 그였지만 순박한 네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시나브로 말이 늘었고, 웃음을 되찾았다. 폭력조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마음 편한 적이 없던 그가 비로소 안식을 발견한 셈. 틸슐리에서 지역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네팔 국가대표 태권도팀 훈련을 돕게 됐다. 대표팀을 맡고 있던 한국인 권혁중 감독의 통역을 겸해 품세나 겨루기 자세를 취하는 도우미로 나선 것. 네팔은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3㎏급에서 마니타 사이 선수가 동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달 말 예정된 귀국발표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봉사단으로 활동했던 사람들과 함께 1년간 느꼈던 그 나라의 문화를 알리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댄스 공연 등으로 풀어내는 형식이다. 그는 “(경찰행정학과를 나오긴 했지만)경찰이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난 공부랑 담을 쌓고 살았기 때문에 못 할 것 같다.”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네팔에 다시 한 번 가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힘세진’ 푸틴 거침없는 행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경제 회복의 자신감과 에너지 외교가 배경에 깔려 있다. 원전과 방위산업, 에너지협력을 앞세운 영향력 회복 노력이 두드러진다.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통해 부쩍 높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과시했다.6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하면서 교역확대 등 중동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에너지 협력, 방위산업 및 원전 수출 확대 등에서 한발 진전을 거뒀다고 13일 AP 등이 전했다. 푸틴은 지난달 25,26일 인도를 국빈 방문해 원전 및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 미국의 ‘인도 접근’을 견제했다. 지난달 19일엔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지며 유럽에서의 발언권을 다졌다. 유럽 정상들에게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약속하며 영향력을 높였고 중동 에너지 생산국들과는 카르텔 형성 등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제시하며 서방국가들에 힘을 과시했다. 지난 10일 “미국이 국제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성토했던 푸틴은 11일 러시아 정상으로선 처음 중동의 ‘미국 거점’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에 핵에너지 개발협력을 제안한데 이어 카타르엔 천연가스 개발 등 에너지산업과 관련한 경협강화 외교를 폈다. 푸틴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천연가스 생산국가들의 공급량 조절은 가격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러시아는 이 계획에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한 카르텔을 준비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생산국 카르텔을 구성해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카타르는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4.3%를 차지, 세번째로 천연가스 생산량이 많다.1위는 점유율 26.6%의 러시아이고, 다음은 이란(14.9%)이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와 에너지 부문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 세 국가가 천연가스 생산량을 조절한다면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55% 이상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동 및 유럽에서 옛 영향력을 찾으려는 러시아의 이같은 노력은 되살아나는 군수산업의 시장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CSM)는 12일 러시아는 과거 냉전 해체로 무너진 군수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가격이 오르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진 러시아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로 늘렸고, 올 국방비는 지난해보다 23%나 늘어난 324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또 “지난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1890억달러 규모의 군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러시아가 무기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비용혁신으로 중동시장 공략하는 김갑렬 GS건설 사장

    비용혁신으로 중동시장 공략하는 김갑렬 GS건설 사장

    “첫째도 경영혁신, 둘째도 경영혁신입니다. 경영혁신만이 치열한 경쟁속에서 진정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기 때문입니다.” 김갑렬(58) GS건설 사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구조 강화를 위해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올해 경영 방침을 ‘비용혁신(Cost Innovation)’으로 잡았다.“지난해부터 원가절감 노력을 한 결과 영업이익률을 23%로 끌어올렸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올리는 ‘가치 경영’ 기조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는 비용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건설사업 총괄관리시스템(TPMS)’의 현장 정착을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업계 대부분이 원가와 공사 일정을 신경쓰는 수준을 넘는다. 품질·안전·기술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경영기법이다. “격변하는 경쟁 환경과 예상못한 위험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요. 결국 비용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신(新)인재 육성체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독자적인 교육과정인 ‘건설 아카데미’를 세웠다. 강사는 주로 사내 전문가들이다. 건설 아카데미는 직급·직군별 필수적인 업무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경영자를 기르는 과정도 있다. “차세대 경영 후보자들은 어학은 물론 경영능력 등의 기능을 연마하게 됩니다.” GS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9조 1300억원 수주에 5조 7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수주와 매출 목표는 각각 10조 4400억원과 6조 5000억원이다. “국내 건설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사업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요.”그 결과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GS건설은 이란·터키·카타르·오만·태국·이집트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인 셈이다.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현재의 11%에서 15%까지 높일 작정입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수주한 오만의 석유화학 공사를 유난히 강조했다.GS건설이 해외에서 수주한 것 중 사상 최대 규모이다. 오만 북쪽 무스카트 북서쪽 230㎞ 지역인 소하르 산업단지에 있다.12억 1000만달러 공사로 2009년 8월까지 계속된다. 연간 벤젠 20만t, 화학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 80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급이다. 김 사장은 “이번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GS건설이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에서 인지도와 입지를 한층 다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GS건설은 올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경기 의왕 포일주공(2540가구), 수원 권선(1754가구) 등 5500여가구를 착공할 예정이다. 인천 운북 복합레저단지, 인천대 이전사업, 광명 역세권 개발 등 대규모 사업 추진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 프로필 ●경남 사천 출생(58세)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일본 와세다대 비즈니스 스쿨(1992년) ●LG화학 입사(1974년) ●LG그룹 회장실 재무팀 이사(1990년) ●LG그룹 회장실 전무(1997년) ●LG건설 대표이사 사장(2002년·2005년 3월 LG건설은 GS건설로 이름이 바뀜) ●부인 권정혜씨와의 사이에서 1남 1녀 ●취미는 테니스(실력이 수준급이란 평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시각] 문화의 일상, 그리고… /박선화 문화부장

    서울 한복판에 터잡아 일터를 드나든 지 스무성상을 넘겼다. 그러께부터인가, 아침이면 두가지 사물을 감상하는 버릇이 생겼다. 지하도를 올라서면 사철 제 모습을 달리하는 은행나무, 그 가지위를 오가는 참새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다. 튀튀한 은행나무 거북등 줄기 속으로 겨우내 숨죽여 흐르는 생명의 소리를 찾아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은행은 스무해 이전에도 거기 있었고, 휴가로 텅비운 도심을 풍성한 잎으로 장식하곤 했다. 다만 세월의 더께를 입어 튼살이 생겼을 뿐이다. 도심서 참새를 찾기란 쉽지 않다. 모이가 줄고 대기가 메스꺼워질수록 개체수가 주는 데야 수긍하련만, 이들은 어쩐 일인지 도심을 떠나지 못하고 길가에 흩어진 쌀알을 줍기에 바쁘다. 동화속 나무상자로 꾸민 듯, 뉴질랜드 퀸즈타운 호숫가에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참새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그 은행나무 옆에는 천만원에 달하는 소나무들이 흉물스러운 철장막 안에 주인을 잃은 채 갇혀 있다. 다행히 참새는 철장막이 쳐져도 은행과 소나무 사이에서 힘껏 홰를 치곤 한다. 요즘엔 가끔 횡단보도 위에서 무교동 터줏대감의 존재로 재잘거리고 있다. 범부에게 문화의 일상이란 어떨까. 그것은 은행나무와 참새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만지지 않아도 꿋꿋하고, 장막을 쳐도 자유로이 넘나드는 문화마당은 넓고 깊기만 하다. 다만 바쁘다거나 귀찮다거나 하며 동참하지 않은 이방인의 핑계일 뿐이다. 그들은 다가가기 이전에도 자리를 지켰고, 알아주지 않아도 투정하지 않으며, 찾아주는 이들의 손길이 고마워 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문화예술의 존재가 다양해지고, 마음을 열면 누구나 손에 쥘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응당 나무와 새의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자기분화가 이뤄지고, 그것에 힘을 보태는 노력이 얹어지고, 어여삐 찾는 발걸음이 있어 문화생활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그래도 일정 세대에겐 여전히 낯선 게 문화의 일상이다. 이른바 주린 배를 채우는 게 전부였던 어린 시절에야 골목길이 문화터전이었고, 까까머리 시절엔 관급성 영화나 대회에 참가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나마 운동부서가 있거나 수학여행 정도가 즐길 수 있는 문화풍토의 전부였으니. 스무살 넘어선 박제된 정치현실 앞에서 문화적 씨름 정도에 그쳤으니, 사회에선들 좀처럼 문화다운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을까. 하지만 이젠 범부도 문화예술의 수혜자에서 비켜설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구석 곳곳까지 발품을 파는 문화예술가들의 정성을 외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웰빙이다 하여, 물질적 풍요가 채우지 못하는 허전함을 달래주려는 그들의 발길이 고맙기 그지없다. 정명훈 같은 세계적 음악가를 사는 동네에서도 볼 수 있으니 지방자치제가 좀더 뿌리를 내리면 어떨까 싶다. 단지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 그들이 그러려니 하다간, 그것을 원하는 이들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것임에 틀임없다. 하여 서울시청사에 전문공연장을 만들면 그것이 문화수도의 상징이 안 되겠는가. 상품을 파는 이들도 달라졌다. 맞춤이니, 특화니, 차별화에서 더 나아가 크로스오버·컨버전스로 시민 품에 안기겠다고 저마다 유혹하니 마냥 손사래 치는 것도 결례일 것 같다. 얽히고설킨 국내 현실의 답답함에서, 그나마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문화그릇에 담아 시민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게 또 있을까. 어느 집단 행동양태를 문화로 보면 일상은 문화생활의 연속이랄수 있다. 일상 주변을 둘러보면 그 문화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제 좋은 것 하나씩 맛보면 된다. 문화의 다양성도 내 것이 아니면 차별성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여유를 일상에서 찾아 보자. 박선화 문화부장 pshnoq@seoul.co.kr
  • 조선업계 연초부터 수주 ‘대박’

    조선업계가 해외에서 잇단 낭보를 터뜨렸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5일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씩을 각각 수주했다. 두산중공업도 이날 파키스탄에서 처음으로 발전소 수주를 따냈다. 삼성과 대우조선은 카타르 국영 해운회사인 QGTC사와 각각 11억 5000만달러,12억 2000만달러어치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말부터 진행된 카타르 가스 프로젝트 장기 공급계약이 마무리됐다. 두산중공업은 파키스탄의 전력업체 파우지 파운데이션사와 1억 5000만달러를 받고 175만㎿급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해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우리나라 업체가 파키스탄 화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하기는 처음이다.2009년 4월 준공 예정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故 김형칠 선수 애마 ‘밴디’ 결국 불구의 몸으로

    지난해 12월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형칠 선수의 애마 ‘밴디버그 블랙(애칭 밴디)’이 결국 불구가 됐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승마연맹(FEI) 사고진상조사위원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원오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2일 “밴디가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밴디는 현재 카타르승마협회장 소유의 마장에 머물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세계10대 글로벌 건설사 꿈’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우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올해에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수익성 높은 공사 수주에 집중하겠습니다.” 이종수(57) 현대건설 사장은 1일 “지난해 카타르의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GTL)’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회사로서 명성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 업체에서는 현대건설이 처음 수주했다. GTL은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경유·휘발유·나프타·메탄올과 같은 액체 상태의 석유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위험성이 매우 높아 고난도의 공정으로 불린다. 그동안 일본과 유럽의 몇몇 업체만이 이분야 공사를 독점해 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카타르 셸 GTL사(社)가 발주한 ‘펄 GTL’ 공사를 수주했다. 하루 14만 배럴의 GTL과 13만 8000배럴의 천연 휘발유(NGL)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공사 계약금은 13억달러(12조 2350억원 상당)에 이른다. 공사는 2010년 9월까지 50개월 동안 진행된다. 천연가스는 과거 중동에서 채산성이 없다며 버렸던 가스이다. 최근에 석유 대체 에너지이자 청정 에너지로 부쩍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GTL 공사 발주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수주에 유리한 노하우를 축적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어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30억달러 이상의 해외공사를 따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란·카타르를 비롯해 카자흐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산유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개발 계획이 승인된 충남 태안의 기업도시 사업도 꽤 강조했다. 이곳은 442만 4000평으로,2020년까지 8조 3000억원이 투입된다. 그는 “자연을 주제로 한 생태공원 등이 마련돼 아이들에게 생생한 자연체험장이 될 것”이라고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태안 기업도시에는 3만 6000여평 규모의 청소년 문화·체육시설과 가족을 위한 숙박 및 테마파크가 들어선다.6개의 골프장(108홀)과 함께 컨벤션센터·호텔·선착장·요트 계류장 등이 조성된다. 이 사장은 “연간 관광객 780만명이 찾을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 9월 시작한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가 짧은 기간에 인지도·선호도에서 아주 높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자평(自評)이다. 현대건설의 로고는 그동안 초록색과 황금색 삼각형을 두 개 겹친 모양이었다. 다소 정적인 느낌을 줬다. 그는 이와 관련,“힐스테이트의 적포도주 엠블럼은 세련된 곡선미를 강조해 고품격 주거공간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60돌을 맞은 현대건설은 우리나라의 건설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1965년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중동·동남아·미주 등 47개국에서 우리의 대표 건설회사로 자리매김을 했다. 그동안 647건의 공사를 따냈고, 수주 금액만도 520억달러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올해 ‘미래를 위한 도전과 성장’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매출 목표는 지난해 5조 685억원보다 8%가량 신장한 5조 5005억원으로 잡았다. 수주 목표는 9조 8417억원. 여기서 해외부문은 지난해보다 10억달러가 증가한 33억 2500만달러이다.“세계 10대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해로 만들겠다.” 이 사장의 이 말에 옛 명성을 꼭 되찾겠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서울 출생(57세) ●서울고·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1978년 5월) ●이사 승진(1999년 1월) ●경영지원본부장(전무·2004년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현대건설 여자배구단 구단주(2006년 3월) ●부인 박미경씨와 2남 ●취미는 등산과 독서(‘배려’는 신입사원의 필독서로 지정)
  •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우리나라 남해안의 섬은 그 빼어난 풍광으로 무척 아름답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연결되는 섬마다 사연도 많아 일년내내 찾아도 그 느낌이 각각 다르다. 특히 화가의 눈에 비쳐진 남해 섬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가는 곳마다 캔버스의 그림처럼 예술작품으로 다가오며 미적 카타르시스를 빚어낸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한려수도와 경남 남해의 섬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번 주는 첫회로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에서 1박, 남해도 서쪽 해안선을 따라 ‘다랭이 마을’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두번째는 남해도에서 ‘창선도’를 거쳐 2006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뽑힌 길을 따라 늑도 대교, 창선교, 삼천포 대교를 지나 삼천포 항을 거쳐 통영으로 간다. 마지막에는 통영에서 거제교를 지나 장승포 남쪽 해안선을 따라 ‘해금강’으로 가는 아름다운 해변 길을 느껴볼 예정이다. 글·그림 화가 남궁문 artistdiary@hanmail.net 섬이 커서였을까. 남해도는 산도 높아 보였고 그만큼 길도 험했다. 그러기에 여기저기 계단식 논들 역시 눈에 많이 띄었다. 길은 산과 언덕을 따라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그럴 때마다 마을이 하나씩 등장했다. 처음엔 이리저리 둘러 보며 관심을 가졌지만, 내리막길에선 마주치는 바람 때문에 추위에 진저리를 쳐야 했다. 이제 길은 바다 쪽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해도 맑아서 겨울바다는 계속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언덕 길 몇 굽이를 돌다 보니 시야도 서서히 터지기 시작했다. #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의 비탈마을 섬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하늘은 왜 이다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하기만 한가. 사실,1년을 살아도 오늘 같이 이렇게 맑은 날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나이 50줄에 접어들면서야 깨닫게 된 일이다. 날씨가 이렇게 티 없이 깨끗하다는 건, 그만큼 내가 운이 좋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점점 바다는 넓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 깨끗한 바다, 수평선, 맑은 하늘.. 자전거로 달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은 행복하지 않을까. 여기는 남녘이라 바람도 온화해서, 마을마다 이른 봄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따사로와 보이기도 했다. 굳이 서둘러 갈 일도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은(오르막이라 자전거를 끌면서 걷고 있었기에), 그리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니 최대한 즐기면서 천천히 가도 될 것이다. 그렇게 또 한 굽이를 도는데, 아, 거기가 바로 내가 오고 싶었던 ‘다랭이 마을’이었다. 산 중턱에 옹기종기 마을이 형성되어, 척박한 주변 환경의 농지는 다 계단식(다랭이) 논인데다 그 앞에는 너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아늑한 마을.45도 비탈에 108층이나 되는 계단식 논은 마치 신이 빚은 모습이었다. 옛 사람들은 이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으려고 저렇게 계단식인 다랭이 논을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리곤 또 저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왔으리라. 그런 이 지역의 특수성을 간직한 채, 그동안 오랜 세월을 조용하고 이름 없이 견뎌왔을 한 가난한 어촌 마을.‘다랭이 마을’이란 이름 속엔, 그런 모든 속뜻도 다 포함돼 있을 듯 싶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런 곳을 와 보고 싶다는 꿈을 꾸곤 했었다. 한 나그네가 되어,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 이런 평화로운 언덕길이 있는 마을을 그저 지나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정말, 천혜의 조건이었다. 어쩌면, 비밀의 요새 같기도 한, 그러면서도 어쩐지 신비스럽기까지 한 마을의 모습은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여름이거나 가을 같은 경우엔 다랭이 논의 색깔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보니, 최근에 지었을 법한(아니면 개축을 했을 법한) 새로운 사각의 콘크리트 집들도 몇 채 눈에 띄었다. 게다가 이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을 이상한 형태의 집들도 건설되고 있었다. 아, 그 건 ‘불협화음’이었고, 크나큰 아쉬움이었다. 이미 저 마을도 저런 현대식 집이거나 마을 뒤 도로 쪽의 이런저런 관광시설 등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난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저렇게 현대화 바람이 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체념만 하기엔 이 아름다운 자연조건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랭이 마을은 다랭이 마을일 때에만 그 가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들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가난하게만 살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의 추억 초가집이었을 때 와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그렇게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이렇게 따스한 날에는 저런 어떤 한 집의 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동치미에 따끈한 고구마를 먹어도 좋으리라. 그래 나는 어제 밤에도 고구마를 먹었었지. 바로 이 섬, 남해도로 들어오다가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에 얽힌 기분 좋은 꿈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미 어둠이 내렸고, 남해대교를 건넌 뒤 조금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는데,‘배 직판’이란 등이 켜진 간판이 보였다. 그런 일이 있으려고 그랬을까. 내 마음은 그 곳으로 끌리고 있었다. 시원한 뱃물이 입 속 가득 담기는 환상에 젖어,‘저기 가서 배를 두어 개 깎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끌었다. 그 가게는 컨테이너 박스로 되어 있었는데, 안에 여자가 있어 보였다. # 넉넉한 인심에 배부른 길손 “아주머니! 저, 배 좀 먹고 갈 수 있을까요?”하고 불렀더니,“예, 들어 오세요.”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나오는 사람은 어린 티가 나는 여학생이었다. 좀 의아했지만 나는 “내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중이라, 배를 사러 온 건 아니고. 지금 너무나 목이 타서 들른 것이니 배 한 두개만 깎아 먹고 가도 될까요?” 하고 물으니,“그러세요.”하면서도, 그 여학생은 유심히 나를 살피는 기색이었다.“그럼, 조금 기다리세요.” 하더니, 배를 가져 오려는지 그 뒤에 있던 집 쪽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곧 이어 그리 크지 않으면서 볼품도 없는 배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여행을 다니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것이었다. “그러게나 말이오.” 하면서 나는 그 배를 받아 깎으려는데,“아니라예. 제가 깎아 드리께예.” 하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배를 직접 깎기 시작했다. 그 것도 괜찮은 방법 같았다. 어차피 내 장갑을 꼈던 손이야 하루 종일 여행에 절은 땀내가 배어 있을 테니까. 학생은 고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방학을 맞아 집에 와서 부모님을 돕고 있는 대학생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이렇게 추운데 여행 다니시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하고 다시 물었다. “힘이야 들지요.. 이렇게 목도 타고.” 그러는 사이에 그 학생이 배를 다 깎은 것 같아 빼앗듯이 받아, 입을 크게 벌려 통째로 베어 먹으려는데,“아저씨, 안돼예! 그렇게 드시면, 입천장 다쳐예.” 하는 핀잔(?)을 들었다. 이어 그 학생은 무슨 생각이었는지,“배 드시면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더니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학생이 시킨 대로 잘게 자른 배를 포크로 찍어 먹으며, 갈증을 풀고 있었다. 못 생긴 배였음에도 보기보다 물도 많았고 또 시원했다. 그리고 퍽 달았다. 잠시후 그 학생의 손에는 고구마 몇 개가 올려진 쟁반이 들려 있었던 것이다.“좋아하실는지 잘 모르겠는데예. 시장하실 텐데, 이 것 드세예.” 한다. 무척 오랜만에 보는 껍질이 멀건 하얀 물고구마였다. 나는 허기진 배에, 체면이고 염치고 접어두고는 그 고구마 세 개와 배 두 개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해치워 버렸다. 이런 모습을 본 여학생은 “더 갖다 드리까예? 저는 안 좋아하시까봐 쪼금만 가져 왔는데예.”라고 말한다.“아니, 아니.”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 거면 충분해요. 남해읍에 도착하면 또 저녁을 먹어야 하니까.”라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학생, 이 거 얼마면 되까?” 하고 물으니,“아녜예, 돈 안 받으려고 했어예. 그래서 배도 못난 걸로 갖고 왔는데예.”라고 한다. 의외였다. 어쩌면 나에겐 딸 같을 수도 있는 어린 여학생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을 한다. “그래도 받아야 돼.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도 생각해야지.” 거의 반강제로 돈을 손에 쥐어 주었다. 그 따뜻한 마음으로만 보면, 정말 돈을 더 주고 싶기도 했다. 하긴 가난한 내가 돈을 준다면 그 아이에게 대체 얼마를 더 준단 말인가. 설사 그렇다 해도 그 건, 그 순수한 마음에 어울리지 않을, 어른의 ‘허세(?)’일 수도 있고, 하찮은 돈으로 마음을 사려는 행위일 것이었다. # 가로등없는 어두운 도로위에 별만 총총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가요. 고마워요, 학생!” “근데예. 아저씨! 여기는 교통사고가 자주 나는 위험한 곳이니, 조심해서 가셔야 돼예.” “그래요?” “예, 저 앞에는 1년에도 몇 차례씩 사고가 나는 지점이니 조심하세요.” 그 마음도 무척 예뻤다.‘너는 왜 이리 예쁜 짓만 하고 있는 거냐.’ 나는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론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학생.” “가실 때는 저 쪽, 도로 끝 오른 쪽으로 바짝 붙여서 가세예. 아저씨, 여행 잘 하시고예, 안녕히 가세요.” “그래요. 고마워요. 고구마는 너무 맛있었어요.” 깜깜한 도로로 나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언뜻 뒤를 돌아 보니 아직도 그 학생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전깃불 아래에서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고맙구나. 웃음 띤 그 얼굴이, 그리고 니 마음씨가 너무나 예쁘구나.’ 아까 배를 먹으며 방 안에 있던 시계를 보니, 일곱시가 안 되었던데 읍엔 여덟시 무렵에 도착되겠지. 나는 14~15㎞ 남았던 남해읍까지, 일단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도로를 자전거로 달려야 했다. 남녘이라 그런지, 초저녁부터 하늘엔 오리온 별자리가 총총했다. 주위가 어두워 별은 더 빛나 보였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제는 땀도 식어 슬슬 추워올 것도 같은데, 마음은 푸근하기만 했다. ‘아, 하늘에 뜬 저 별들도 아름답다지만, 그 여학생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다음호 계속> ●주변 들러볼 곳 남해 호구산 군립공원, 한려해상 국립공원, 금산 보리암, 남해 상주해수욕장, 미조포구, 독일인 마을
  • “故 김형칠 선수 두 자녀 대학졸업까지 학비제공”

    한국-카타르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방한한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제 1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지난해 아시안게임 승마경기 중 말에서 떨어져 숨진 고(故) 김형칠 선수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자녀들에 대한 학비 제공을 약속했다. 하마드 부총리는 31일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에서 김 선수의 부인 소원미(42)씨 등 유가족을 만나 “카타르 국민 전체를 대표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김 선수의 두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그리고 더 원하면 박사학위를 딸 때까지 모든 학비를 카타르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대우건설 첫 CEO 박창규 사장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은 29일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위축경영, 사업포기 등이 예상되지만 대우건설은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업 기회 확대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넘어간 뒤 첫 대우건설 최고경영자(CEO)가 된 박 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분양가 규제로 기존 시공 사업이 위축될 것에 대비해 자체 사업을 위한 택지매입을 강화하고 공공·민간 공동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면서 “대우건설은 가격 경쟁력이 강한 만큼 분양가 규제 이후에도 수주나 시공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주택부문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공급실적 1위,4년 연속 매출 1위,2년 연속 수주 1위 등 업계 선두를 달려왔다. 대우건설의 올해 주택 공급 예정물량은 지난해(1만 1112가구)보다 50% 정도 늘어난 1만 6700여가구다.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어서 사업을 조정하지 않고 당초 계획에 따라 주택공급을 진행할 방침이다. 올해에는 수주는 10조원 이상, 매출은 6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사업비 1조 3000억원 규모의 신고리 원전 3·4기 사업과 1조원이 넘는 충남 가로림만 및 전북 새만금 조력발전소 등 대형 공공사업 수주에도 전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다만 분양가 규제에 따라 국내 건설시장이 한정되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보다 큰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건설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나이지리아, 카타르, 리비아 등 기존 거점 지역을 위주로 수익성 위주의 영업활동을 펼쳐 올해에는 수주 17억 3000만달러, 매출 12억 7000만달러 달성을 통해 해외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20%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만큼 금호건설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의 수주액은 지난해 기준 총 128억달러(약 12조원)로 둘을 합치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건설사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1위를 차지한 것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 내에 세계 10대 건설사로 도약할 자신이 있다.”면서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은 영업부문에선 경쟁하고 기술과 노하우 측면에서 협력하는 등 상부상조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건설의 이연구 사장과는 동갑내기로 현장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다. 지금도 주 2회 이상 만나 의견을 나눌 정도로 우의가 돈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호는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석유화학분야에 경험이 많고 대우는 해외 네트워크나 기술적인 면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이끄는 힘이 강하다.”면서 “이를 합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박창규 사장 프로필 ●58세 ●충남 공주 출신 ●경복고·인하대 토목공학과 졸업 ●대우건설 입사(1977년 1월) ●외주구매본부장·전무(1999년 1월) ●토목사업본부장 부사장(2003년 4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2006년 12월) ●부인 김양숙씨와 사이에 2남 ●취미는 등산 및 문화공연관람, 골프 핸디캡 20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쓰레기통 조물주로 변신한 ‘반쪽이’ 최정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쓰레기통 조물주로 변신한 ‘반쪽이’ 최정현씨

    모든 것은 버려진다. 세상에 나와 쓰임새가 끝나면 폐기처분되는 게 자연의 섭리일 터.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그럴진대 사물의 목숨이야 더욱 가혹하게 끊어지고 내동댕이쳐 쓰레기 하치장으로 버려진다. 하지만 아닌 게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말 그대로 볼품없는 고·폐물들에게 생명을 ‘훅’ 하고 불어넣었더니 실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진다. 또한 해학과 웃음까지 깊숙이 내장돼 있어 보는 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신비의 세계에 ‘쏙’ 빠지게 한다. 아마 ‘천지창조’의 미켈란젤로조차 새로운 탄생의 경이(驚異)에 한참 입을 다물지 못할 것 같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내 중심가에서 2㎞ 정도 떨어진 한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의 허름한 작업실.30여평 규모의 실내에는 마치 철공소처럼 산소 용접기 몇대가 보이고 주변에는 폐기처분 직전의 고·폐물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6·25 당시의 전황소식을 전했음직한 고물 라디오가 눈에 들어오더니 바로 옆에 괴상망측한 스피커가 앙증맞게 놓여 있었다. 다 쓰고 버려진 음식점용 큰 세제통 중간에 구 멍을 뚫어 헌 스피커를 끼워 맞춘 모습이었다. 음질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탁자 위의 포스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코브라 뱀이 살아 있는 것처럼 빨간 혀를 날름거렸기 때문이다. 배밑에는 수십마리의 쥐가 달려드는 모습이었다. 자세히 봤더니 다 쓴 컴퓨터 자판기와 마우스를 촘촘이 엮어 만들어낸 ‘네티즌’이라는 작품이었다. 실물은 부산 해운대의 컨벤션센터(BEXCO)에 전시(2월4일까지) 중이라고 작업실 주인은 설명했다. 아울러 2005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6일까지 뉴질랜드에서 열린 ‘일상의 연금술’ 전시에서 세계적 정크아티스트 26명이 참가했는데, 여기에서 가장 주목을 끈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백개의 단추구멍으로 만든 올빼미, 버려진 의자를 이용한 코끼리 모습, 삽과 젓가락으로 엮어진 모기, 철도핀과 스프링으로 탄생시킨 ‘어린왕자의 보아뱀’, 그리고 도끼자루와 자동차 부품을 이용한 ‘맞벌이 부부’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또한 늘렸다 폈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 침대와 의자, 책상과 가구 등으로 변모하는 ‘요술쟁이 쭉쭉이상’도 눈길을 잡았다.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더해 작업실 주인과 마주 앉았다. 최정현(47)씨. 정크아티스트, 즉 ‘고·폐물 예술가’이다. 전에는 만화가로 이름을 날렸다. 대표작은 ‘반쪽이의 육아일기’.15년전에 책으로 발간했는데 지금도 전국 서점에서 팔리고 있다. 이중 일부는 중3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다. 그는 서울대 학보사를 거쳐 1980년대의 운동권 유인물에 그림을 그렸으며 ‘말’지와 한겨레신문 초창기 만평을 그리기도 했다.‘여성신문’에서 자신의 딸을 소재로 ‘육아일기’를 연재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다시 이력을 정리하면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만화가로, 이후 3년 동안은 목공예 예술가로,3년전부터는 고·폐물 예술가로 활동 중이다.‘종이-나무-철기’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예술가의 삶이다. 특히 ‘철기시대’에 선 요즘, 고철이나 산업 폐기물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이미지를 불어넣어 ‘조물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9월 서울 북촌미술관에서 3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생존작가로는 보기 드믈게 입장료 수입만으로 이익을 남길 정도로 많은 관람객(1만 5000여명)이 몰려 ‘조물주’임을 실감케 했다. “여기 있는 것들 중 90%는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온 것입니다. 나머지는 고물상에서 돈을 주고 구입했지요. 용접으로 다리와 날개, 눈과 귀, 코를 만들어주면 다시 살아 움직이지요. 이 얼마나 뿌듯한 일입니까. 만화는 백지상태에서 창조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다 쓴 철은 어떻게든 한때 사용됐던 물건이기에 작품 힌트를 얻기에 좋습니다.” 그가 고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5년전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영국의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새의 부리 등 자연물을 모아 일상생활 도구와 비교해 놓은 모습을 보고 ‘저걸 고물로 바꾸면 여기보다 관람객이 더 많이 오겠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단순 재활용이 아닌 메시지와 생명을 넣은 ‘고물 자연사 박물관’ 아이디어를 떠올렸던 것이다. 귀국한 뒤 딸은 여행기를 책으로 펴냈고 아버지 최씨는 고물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울러 기계제작소에서 용접기술 등을 익혔다. 그의 작업실 주변과 수원 변두리 일대의 단골 고물상만 12군데나 된다. 갈 때마다 되도록 완전 폐기물 위주로 골라 무게당 몇십원씩 값을 더 얹어주기 때문에 고물상 일꾼들에겐 VIP고객이다. 그렇게 고·폐물들을 모아 새 생명을 불어넣기 작업을 하다 보니 3년 만에 3000여점에 이를 정도로 열성을 쏟았다. “버려진 철물에는 그 자체의 이야기가 있어요. 여기에 만화를 집어넣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안 웃고는 못배기는 것 같아요. 또 쓰던 물건을 이용해 이리저리 내용을 맞춰주면 역사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고들 해요.” 뿐만 아니라 종이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고철로 바뀌면서 재기 넘치는 해학으로 부조리를 신랄하게 꼬집어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안겨준다. 최씨는 대구 출신. 어릴 적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고 뭔가 만드는 일에 무척 흥미를 느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각종 ‘제작대회’때마다 상을 휩쓸었다. 고1때에는 동네에서 우연히 초상화 그리는 사람을 알게 돼 잠깐 배우더니 곧바로 돈벌이에 나설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가정방문 온 담임선생한테 적발(?)당한 것이 계기가 돼 학교 미술선생에게 순수미술을 배우게 된다. 이후 서울대 서양화과에 진학한 그는 학보사에서 만평을 그렸다. 이때 운동권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분을 쌓았다. 또한 대학때 교내에서 투신자살하는 스토리의 만화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군 제대후에는 대학 친구들의 권유로 이른바 ‘지하 유인물’ 작업에 참여했다.5공화국 시절인 당시만 해도 검열이 엄격했던 터라 몰래 숨어서 그렸다. 이름도 밝힐 수 없어 대신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계란 반쪽이’의 그림으로 저작을 표시했다. 이어 ‘말’지에서 2년6개월 동안 삽화를 그렸는데 주로 미국 관련 내용이어서 ‘반미 만화작가’로 소문났다. 그러던 1988년 12월 지인의 권유로 ‘여성신문’에서 ‘육아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딸 아이를 낳은 터여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연결됐다. 경상도 출신 남자가 육아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창피했으나 반응이 좋아 계속 그려나가게 됐다. “만화를 그만 두고 철공으로 넘어갈 때 무척 힘들었지요. 남들이 왜 거꾸로 가느냐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잘 결정한 것 같아요. 한국인의 손놀림은 정말 훌륭하잖아요.” 필생의 역작 이야기가 나왔다. “2년후 산업 폐기물로 만들어질 집을 기대해 달라.”며 활짝 웃었다. 고물상이나 쓰레기통을 뒤지며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에 분명 그는 ‘아름다운 조물주’였다. ■ 그가 걸어온 길 ▲1960년 대구 출생 ▲80년 영남고 졸업 ▲84년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85년 20대 ‘힘’ 전(아랍미술관) ▲89년 개인전 ‘그림마당 민’(서울) ▲94년 개인전 반쪽이 만화전(오사카) ▲95년 제1회 평등부부상 수상 (제2정무장관실) km@seoul.co.kr
  • 베어벡 지도력 논란 끝낸다

    ‘베어벡호’의 새해 첫 A매치에 해외파가 모두 나선다. 24일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7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레딩) 이영표(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거 삼총사는 물론,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김동진과 이호(이상 제니트),J-리거 조재진(시미즈)과 김정우(나고야)까지 포함시켰다.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막 입단한 이동국과 수원에 입단해 K-리그로 돌아온 안정환은 제외됐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차두리(마인츠)도 지난해 말 발등을 다쳐 부름을 받지 못했다. 국내파도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던 선수들로 구성됐다. 공격수는 정조국(서울)과 이천수(울산) 염기훈(전북)이 뽑혔고, 미드필더로는 김두현과 김상식(이상 성남) 김남일(수원)이 포함됐다. 수비수도 송종국(수원)과 오범석(포항) 김진규(전남) 등 기존 멤버로 꾸려졌고, 골키퍼도 김영광(울산)과 김용대(성남)가 다시 승선한다. 핌 베어벡 감독이 최강 진용을 꾸린 것은 오는 7월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해외파를 점검하고 조직력을 가다듬을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 도하아시안게임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베어벡 감독의 부담스러운 입장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지도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박주영(서울)과 백지훈(수원) 등이 명단에서 빠진 이유는 올림픽대표팀 요원을 배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림픽대표는 다음달 28일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를 치르는데 그때 점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올핌픽대표로도 선발될 수 있는 김진규는 K-리그의 선수 차출 거부로 무산된 카타르 8개국 대회 명단에도 빠져 있었고, 베어벡 감독이 애초부터 성인대표팀 중앙 수비수로 점검하기 위해 불러들였다는 설명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생활의 재구성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생활의 재구성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그 웃음의 근본적 원인과 웃음이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해석해 내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고 얼마간은 그것에 충실한 거리를 찾아내어 정보를 제공하였다. 웃으면 몸 안에 이로운 호르몬이 생성되어 여러가지 좋은 작용들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억지웃음을 지을 때도 그런 효과는 같아서 여러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인데, 생각해 보라. 행복해서 웃는 것인지, 웃어서 행복해지는지. 웃음이 선사하는 새로운 카타르시스의 경험을 소개한다! 만화책을 넘기는 듯한 속도감과 에피소드,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음을 자아내는 독특한 캐릭터는 이 영화 ‘스윙걸스(Swing Girls,2004년)’를 기억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들이다. 사용법조차 모르던 악기들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결국에는 대중 앞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콘서트 같은 연주를 선보이는 소녀들. 그들이 연주하는 모든 음악들이 100% 실연에 의한 것임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관객이 느끼는 감동은 업그레이드되며, 명랑하고 발랄하기만 했던 소녀들의 도전에 관객들은 감정을 이입하고 마치 자신들의 연주가 성공한 것 같은 쾌감 즉, 영화라는 장르가 선사하는 감동을 뛰어넘어 열광의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상이 지루한 사람들에게 영화는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꿈의 매체로 기능하곤 한다.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를 전면에 표방한 ‘삼거리극장(2006년)’이 그런 부분만으로 놓고 보면 역할에 충실하다. 따분하기 그지없는 나날을 보내던 소녀는 ‘삼거리극장’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짜릿한 시간을 보낸다. 판타스틱한 춤과 노래의 향연이 끊이지 않는 ‘로키호러픽처쇼’의 세계 같은 삼거리극장에서 주인공 소녀 소단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기괴하고도 유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삼거리극장’은 판타지가 슬픔을 치유하는 물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실현해 보인다. 영화에서 다양하게 보여지는 기묘한 판타지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뮤지컬 영화라는 점을 극복한다. 9곡의 뮤지컬 스코어에서는 기괴한 하모니와 관능이, 영화 ‘소머리 인간 미노수’에서는 과거 괴수영화들의 신화적 메타포가 살아 숨쉰다.‘삼거리극장’은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영화인 동시에 한국영화의 역동적인 발전에 가치를 더하는 의미 있는 영화이다. 일상이 주는 피곤한 단상만을 생각하고 살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나 무한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몇 백번을 되뇌어도 바뀌지 않는 이 진실의 고리 속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건 단지 피곤함과 씁쓸함뿐이라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너무 막연하고 과장된 바람만 아니라면 우리의 삶에서도 판타지는 가능하다. 자신의 삶을 새로움으로 치장하고 포장하는 능력은 사실 누구에게나 있다. 순정만화 속의 기괴할 정도로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를 자랑하는 ‘샤방샤방한’ 꽃미남들과 ‘므훗한’ 여인들은 표면적으론 1차원적이지만 어떤 상상의 날개를 펼치느냐에 따라 3차원이 될 수도 있고, 고차원이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일상 또한 마음먹기에 달렸다. 굳은 마음의 다짐이 넘쳐나는 요맘때, 일상을 재구성하는 쏠쏠한 재미를 누려 보는 여유를 가져 보시라. 시나리오 작가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한국축구 대화만이 살길

    한국 축구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카타르 친선대회 출전을 위한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조용한 전쟁을 치른 격이다. 결국 연맹의 대의원회에서도 차출 거부를 승인함으로써 협회는 친선대회 출전 포기를 결정했다. 모든 홍역이 그렇듯이, 혹은 크든 작든 모든 갈등이나 논쟁이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러한 과정과 결정이 어떤 흐름과 영향력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예측하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것으로 ‘액땜’했다고 말 것이 아니고, 이런 논쟁에서 은밀하게 승패의 셈을 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요컨대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소중한 성과는 ‘대화의 중요성’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과거처럼 상명하달이 관철되는 때도 아니고 적절한 예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히 밀어보고 슬쩍 당겨보며 상호간의 힘을 절충하고 타협하는 방식이 통하지도 않는다. 한국축구는 대한축구협회를 중심으로 하되 프로축구연맹 등 각 단위 연맹이 서서히 독립적인 위상과 전망 속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그 외곽으로 축구지도자협의회와 한국축구연구소,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축구 전문 미디어,‘붉은악마’를 비롯한 각 구단의 서포터스 등이 저마다의 동심원을 그리며 다양하게 영향력을 주고받는 형세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바윗장처럼 단단한 원칙과 신념을 지키되 아주 겸손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대화와 타협’을 벌여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발전 단계이며 진화 과정에 있다. 각급 대표팀과 K-리그 두 가지를 뼈대로 삼아 높은 수준의 축구를 모색해야 한다.‘성장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원칙이 흔들리고 대화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대화와 타협을 전제로 하지 않는 원칙은 현실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래도 걱정인 것은 이 기간 역시 한국축구는 성장하고 진화해야 하는데 이것이 협회의 차기 회장, 미래 전망과 맞물리면서 뜻밖의 충돌이나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여의도 정치판의 권력 암투와 같은 양상이 축구계에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기필코 그와 같은 진흙탕 양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을 대전제로 하는 원칙의 실현은 축구계 모두가 연습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사설] 대표팀 구성 못한 한국축구의 현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 구단들의 갈등으로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올림픽대표팀은 이미 대진표까지 공개된 카타르 8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대표팀 훈련 계획에 차질을 빚은 건 물론이고 국내 축구계의 집안싸움으로 국제적인 망신까지 사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월드컵 본선에 6회 연속 참가한 데다 ‘4강 신화’까지 이루어낸 한국 축구의 자화상이라니 참으로 한심하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불러온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축구협회가 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협회가 편의에 따라 무분별하게 프로선수들을 차출해 왔고,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해 축구협회와 K-리그가 대표팀 소집규정을 함께 만든 바 있다. 그런데도 축구협회가 1년도 안 돼 규정을 무시하니 프로구단들이 어찌 흔쾌히 따르겠는가. 지난해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우리는 K-리그를 활성화하는 일이 곧 축구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그것만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제대로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이 프로축구 경기장을 자주 찾아 선수 사기를 드높이고 경기력을 향상시키자고 제안했다. 그 K-리그의 위상은 현재 전세계 75개 리그 가운데 71위에 불과하다. 이제는 대표팀에 올인해 ‘반짝 성적’을 내는 데 연연하기보다는 K-리그의 수준을 높여 궁극적으로 축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축구계가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안팔리는 ‘부시 새 이라크 정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팀이 연초부터 새 이라크 정책을 ‘세일’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고객’에 해당하는 미국과 이라크에서는 새 정책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야프 드 후프 스헤페르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게이츠 장관은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페르시아만에서 작전을 확대하는 것은 이란의 ‘부정적인 행위’를 반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이란과 외교적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시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게이츠 장관은 나토 방문에 이어 곧바로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다. 게이츠 장관은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미군 및 나토군 지휘관들을 만났다. 게이츠 장관의 아프간 방문은 미군이 이라크에 전투병 2만 1500명을 증파하기로 함에 따라 아프간 주둔 미군이 감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나토측의 우려를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미군은 현재 아프간에 2만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아메드 아불 게이트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라이스 장관은 16일에는 쿠웨이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의 외무장관이 모이는 ‘6+2’ 회담에 참석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표시할 예정이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독일을 방문, 중동사태 해결을 위한 유럽 우방국의 지원도 요청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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