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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촛불 시민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개헌 논의의 시작을 촉구했다. 전날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모여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신설하자는 데 합의한 뒤로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개헌을 고리로 한 여야 의원들의 ‘제3지대’ 구성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라면서 “격동기에 그런 논의들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이 납득할 만큼 가치와 대의명분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인들만의 이합집산은 소용이 없다”라는 말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개헌은 정략이 아니라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다”면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 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약탈 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국민발의·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개헌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른 개헌 불가론에 대해 “만약 시기가 맞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 나오는 주자들이 개헌 스케줄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면서 “시간을 핑계로 논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 못 한다”고 맞섰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촛불 시민혁명, 국가 대개혁과 개헌으로 완결해야 합니다. 촛불은 시민혁명입니다. 국민이 스스로 들고 일어나 만들어 가고 있는 혁명입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지도부도 선동도 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혁명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혁명의 역사를 지금 새로 쓰고 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는 시대의 정서는 불안과 분노입니다. 우리 국민은 불평등과 불공정, 부정과 부패, 반칙과 특권에 가위 눌려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화문과 전국 도시들의 밤을 수 놓은 200만이 넘는 촛불의 함성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 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이 시대에 대한 분노이고 몰염치한 기득권에 대한 반란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재벌개혁, 정치개혁, 검찰개혁을 포함한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을 대통령 한 사람 끌어내리는 것으로 멈출 수 없습니다. 약탈경제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재벌이 권력과 야합하는 것은 약탈입니다. 재벌이 편법으로 부를 상속받고, 내부거래로 시장의 부를 이전해가는 것은 약탈입니다. 비정규직을 값싼 노동으로 착취하는 것도 약탈입니다. 청년실업을 방치하고, 값싼 일자리에 몰아넣는 것 또한 약탈입니다. 촛불은 약탈경제에 대한 분노입니다. 촛불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입니다. 국민연금이 왜 삼성 재벌의 편법 상속을 도와야 합니까? 권력과 재벌의 부도덕한 거래입니다. 삼성의 편법 상속에 대해서는 특검을 해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촛불은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 불공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우리 사회의 기득권 해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 제 말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도에 하신 말씀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께 있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양심과 지성이 대통령 한 사람만 못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왜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제왕적 권력을 몰아주어야 합니까?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대의제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가권력은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합니다.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되어야 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으로 약탈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합니다. 국민발의, 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 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합니다. 지방분권은 단지 중앙권력을 지방에 이양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움켜쥔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자체 연합 또는 지자체 연방의 수준으로까지 분권화하는 것은 이제 필수 개혁 과제입니다. 주민자치권을 국민기본권으로 해야 합니다.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재정적 자립을 보장하는 조세구조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은 정략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입니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이 그 약속을 파기해왔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 대개혁을 시대적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촛불을 든 우리 국민의 손으로, 광화문과 전국의 밤을 밝힌 촛불의 힘으로 국가 대개혁을 완수해야 합니다. 국가 대개혁의 과제는 개헌이라는 전 국민적 합의로 일단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개헌 논의를 막으려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무원칙한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농단하던 정치세력이 개헌을 통해 촛불 혁명의 불길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개헌과 함께 정권교체까지 완수해 달라는 것이 이 시기 촛불의 간절한 염원입니다.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것이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이미 여러 차례 의지를 밝히신 만큼, 국회에서 조속히 개헌특위가 가동되어 각 분야의 개혁과제에 대한 논의가 속도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 할 국가 대개혁의 과제를 어떻게 헌법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국민대토론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겸손한 마음으로 개헌을 통한 국가 대개혁으로 촛불 시민혁명을 완수하는 데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원순 시장 “이재명 시장, 안희정 지사 조만간 밥 한 끼 하자”

    박원순 시장 “이재명 시장, 안희정 지사 조만간 밥 한 끼 하자”

     야권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반문(반문재인)연합’을 놓고 벌인 설전에 대해 “다름이 아닌 같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시민혁명의 완수를 위한 밀알이 됩시다’라는 제목으로 “이 시장과 안 지사 간에 주고받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걱정보다는 ‘우리’는 건강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두 분 이야기가 다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같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이 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지사, 김부겸 의원의 우산으로 제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결국, 다 합쳐서 공동체 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들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팀플레이 해야 한다”면서 “서로 인정하고 역할 분담해야 하고 MVP가 누가 될지 즉 최종승자가 누가 될지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면서 사실상 연대를 제안했다.  이어 이 시장은 “문재인 형님도 친하죠”라면서도 “친하긴 한데 거기는 1등이잖아요”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자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유감”이라고 글을 남기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이며 오로지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이라며 연대를 거부했다. 또 안 지사는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이재명이 한 우산, 한팀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우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시장 측은 “안 지사가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문 전 대표도 당연히 팀 승리를 위해 함께 하는 당의 일등후보로 우리 모두 분발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이 시장과 안 지사의 설전에 대해 “‘탄핵완수’와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통해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촛불의 대의 앞에서 우리들의 작은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먼저 봤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를 씌우는 우산이 아닌 국민의 눈비를 막아주는 우산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시장, 안 지사 조만간 서로 얼굴 보면서 밥 한 끼 하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野, 집권한 듯 행동하다간 분열만 조장할 것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야권의 행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야권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국가 대청소’와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을 들고나오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치 야당이 정권을 다 잡은 듯 행세하는 것이 과연 민심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낸 것은 야당이 아니라 촛불 민심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마치 자신들의 공인 양 이제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서로 ‘전리품’을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모습이다.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까지 몇 달은 걸릴 것이다.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황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무정부 아노미 상태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황 대행이 법무장관 시절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파동’에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키운 책임이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헌법적 테두리 내에서 정치와 행정이 이뤄져야 하기에 황 대행이 국정을 이끌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야당 지도자들은 이 나라가 마치 무법천지인 양 행동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역사 교과서 등 박근혜표 정책의 집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많은 국민이 역사 교과서에 반대한다고 그간 정부의 모든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문 전 대표는 비리·부패 공범자 청산 및 재산몰수, 재벌개혁 등 6대 사회 개혁 과제까지 제시했다. 개혁안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초법적인 비상대권을 위임받은 듯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국정 혼란 수습에 나서야 할 제1야당의 사령탑인 추 대표 역시 “대통령 권한이 중지된 이상 집권당이 존재할 수 없기에 여당과의 당정 협의는 불가하다”고 큰소리쳤다. 안철수 의원도 “검찰, 재벌, 관료 등 부패 기득권 세력을 찾아내 응징하겠다”고 했다. 하나같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한다. 지금 야권의 대선 주자들을 보면 혼란의 정국을 어떻게 하면 연착륙시킬 것인지보다는 촛불에 기대어 대권에만 가까이 가려는 사욕만 보인다. 지금 국민은 누가 대통령감인지, 어느 당이 집권 여당의 자격이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국민이 이뤄 낸 시민혁명을 엉뚱하게 갈등과 분열의 정치로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 [사설] 與, 친박 퇴진 없이는 보수가치 대변 못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 낸 한 달 보름여간의 ‘촛불 대장정’에서 국민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함께 새누리당의 해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집권 세력인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무한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국민은 박 대통령에게 이미 정치적 사망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서 심판받은 친박계는 자숙·자중하기는커녕 오히려 똘똘 뭉쳐 국민에게 맞서고 있다. 친박계 의원 40여명은 그제 밤 긴급 심야 회동에서 “해당 행위를 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과는 당을 함께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 친박계는 또 참여 의원이 최대 60~70명에 이르는 ‘혁신과 통합 모임’을 결성해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에 맞설 방침이라고 한다. 비박계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어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을 거명하며 ‘인간 이하 처신’, ‘후안무치’ 등의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아직도 친박계의 눈에는 80% 넘는 탄핵 찬성 민심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지난 수년간 정파 이익만을 좇았던 친박계가 ‘혁신’과 ‘통합’이라는 단어를 꺼내 든 것도 우습지만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건 데 대해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들이 물러나면 보수 전체가 죽는다고 생각한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패권을 쥐고 흔들면서 같은 보수세력 사이의 편 가르기에 앞장섰던 이들이 친박계라는 사실을 국민은 똑똑히 알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도 친박계 핵심들이 ‘진박 감별’ 운운하며 공천 과정에서 전횡을 휘두르는 등 국민의 기대와 어긋난 행태를 벌였기 때문이다. 보수가 작금의 위기를 맞은 것은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가 좌우의 양 날개로 날듯이 국가와 사회는 보수와 진보, 양대 가치가 공존하면서 이를 대변하는 두 세력 간의 이성적·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수의 궤멸은 우리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고, 그런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보수는 위기를 극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패권주의에 집착하는 친박계는 결코 배려와 포용의 보수 가치를 대변할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어제 이정현 대표와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서청원·최경환·홍문종·조원진·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8명을 거명하며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탄핵 책임을 지고 어제 사의를 표명한 정진석 원내대표의 말마따나 보수정치의 본령은 책임지는 자세다. 그런데도 당권을 쥐고 있는 친박계는 탄핵심판 기각을 기대하고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민은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동시 퇴진, 동시 탄핵을 명령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최근 외신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암을 앓고 있는 영국의 14세 소녀가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던 대로 미래의 치료를 기약하며 냉동인간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100명 이상이 영국의 소녀처럼 미래를 기다리며 냉동 상태로 보관돼 있다고 한다. 생물은 생명현상을 나타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생명현상은 물질대사와 번식 활동을 포함한다. 동물은 물질대사를 위해 숨 쉬고 소화하고 심장이 뛰며 배설을 한다. 그렇다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냉동인간은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살아 있지 않은 걸까? 박테리아는 가히 적응의 달인이라 할 정도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필수적인 영양물질이 부족하게 되면 이런 박테리아도 살기 어려워진다. 일부 박테리아는 이런 상황에서 특수한 구조인 내생포자를 형성해 ‘죽은’ 상태를 만든다. 마치 냉동인간 같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생포자는 세포 내 모든 구조는 없어진 상태에서 염색체만 여러 겹의 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로, 웬만한 환경 조건에 노출돼도 이겨낼 수 있다. 심지어 끓는 물에서도 살아날 수 있을 정도다. 박테리아는 이 상태로 수백 년을 견딜 수 있다. 그러다가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물을 흡수해 대사를 시작하면서 생명 현상을 나타낸다. 또 박테리아는 죽은 상태로 공기의 흐름을 타고 최상층 대기에서 며칠에서 몇 주일까지 머무를 수 있다. 고공 정찰 비행기나 고(高)고도에 띄운 열기구를 통해 채집하거나 아시아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착한 아메리카 대륙의 높은 산에서 얻은 공기 시료에서 이러한 박테리아들이 흔히 발견된다. 죽어 있던 박테리아는 채집돼 낮은 고도로 내려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명의 특징을 나타낸다. 꽃은 수정이 일어나는 속씨식물의 기관이다. 수정된 세포는 나중에 식물이 되는 배를 형성하는데 이 배와 영양물질을 공급할 배젖을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면 종자가 형성된다. 종자는 형성되는 과정에서 물의 함량이 종자 무게의 5~15%로 감소하는데 이 정도면 어떤 생명현상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종자의 ‘휴면’ 상태는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는 데에 유리하다.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적절한 환경 조건이 만족될 때까지 종자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한 야자수 종자는 2000년을 견딘 후 발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편형동물들을 밀폐된 통에 넣고 낮은 농도의 산소에 노출시킨 후 이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들 편형동물은 서서히 움직임이 줄어들다 완전히 멈췄는데 이때는 물리적인 자극을 주더라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산소의 농도를 증가시켰더니 이 동물들은 소생해 ‘휴면’ 상태에서 깨어났다. 200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생쥐가 낮은 농도의 황화수소 기체를 마시게 한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이 기체를 마신 생쥐는 활동이 느려졌고 호흡과 심장박동도 감소했다. 또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체온조절능력이 사라진 것으로 추론했다. 이후 이 기체를 제거하자 생쥐의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황화수소 기체를 마신 뒤 생쥐는 ‘활동 유예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죽은’, ‘휴면’, ‘활동 유예상태’ 등의 단어로 표현된 생물들의 상태는 생물이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생물은 항상 살아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요즘 들어 민주주의도 생물과 비슷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로 살아 움직이며 생명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주권자 국민들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무한한 생명력을 제공하는 원동력 아닌가 하는 생각에 깊은 외경심이 든다.
  • 촛불 행진 177㎞ … 서울 둘레길보다 더 걸었다

    촛불 행진 177㎞ … 서울 둘레길보다 더 걸었다

    지난 10월 29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2만여명(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서면서 시작된 촛불집회는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끌어 낸 다음날인 10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뜨겁게 타올랐다. 범국민적 사회운동으로 자리매김한 촛불집회 7주 동안의 기록을 숫자로 정리했다. 749만명 지난 7주간 주최 측(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기준으로 전국에서 약 749만개의 촛불(경찰 추산 151만 8500명)이 타올랐다. 서울에는 583만명이 모였다. 지난 3일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232만명(경찰 추산 43만명)이 모여 헌정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명 집회가 거듭될수록 평화집회 기조는 점점 분명해졌다. 1차 집회(10월 29일) 1명, 2차 집회(11월 5일) 2명, 3차 촛불집회(11월 12일) 23명 등 총 26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4차부터 7차까지는 단 한 명도 경찰에 연행되지 않았고 공식적인 부상자도 없었다. 한편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 배치한 경력은 총 13만 1800명(1520개 중대)이었다. 177.56㎞ 7차례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행진한 거리는 총 177.56㎞였다. 서울을 둘러싼 ‘서울 둘레길’(157㎞)보다 20.56㎞가 길다. 1차 집회 때 청계광장에서 광화문까지 1.3㎞에 불과했던 행진 거리는 5차 촛불집회(11월 26일) 때 처음으로 청와대 200m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이 허용되면서 거리가 점차 늘었다. 서울광장에서 세종대로를 거쳐 경복궁 왼쪽으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경복궁 오른쪽인 삼청동길 등 총 13개 코스, 총 51.6㎞까지 확대됐다. 9억 246만 9486원 퇴진행동에 따르면 촛불집회를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은 총 9억 246만 9486억원이었다. 이 중 6억 6836만 8276원(74.1%)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모금됐고 나머지는 계좌 후원이었다. 퇴진행동은 “지금까지 5억 3484만 4655원을 무대 및 음향·조명시설 설치, 양초·손팻말·현수막 등 행사진행물품 구입, 광화문광장 장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210개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가장 불편했던 것은 화장실이었다. 인근의 개방화장실을 알려 주는 ‘촛불의 길’이라는 스마트폰 앱이 나올 정도였다. 서울신문사 화장실을 포함해 당초 49개였던 개방화장실은 서울시 등의 노력으로 5차 촛불집회부터 210곳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11개의 이동식화장실도 설치했고, 경찰도 이동식화장실을 개방했다. ∞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집회라는 점에서 퇴진행동 측은 기부물품, 자유발언자 수 등은 추정할 수 없다. 손팻말과 전단지도 주최 측에서 배부하는 것보다 시민들이 직접 인쇄해 들고 나온 것이 더 많았다. 마찬가지로 예술가들이 배포한 경찰차벽 꽃스티커는 총 17만 1000장이었지만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온 스티커도 헤아리기 어렵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현장 블로그] 촛불에 권력의 탈을 씌우지 마라

    “촛불에 권력의 탈을 씌우지 마세요.” 12일 정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와글’이 촛불 민심을 대변할 시민 대표단을 꾸리자고 ‘온라인 시민의회’ 사이트에 제안하자 대부분의 시민은 ‘촛불의 정치 세력화’를 우려하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진순 와글 대표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시민의 위대한 힘을 제도화해야 한다.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 선출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민대표 후보 중에 선정된 인사들로 시민의회 대표단을 구성하자는 거였죠. 그러나 시민들은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인기투표식 대표 선출로 대표성이 확보될 수 없다”, “국회의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정치 커뮤니티도 지천으로 널렸는데 시민의회가 왜 필요한가”라고 되물었습니다. 결국 지난 10일 와글은 “미숙한 운영으로 걱정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게재하고 제안을 거둬들였습니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 열린 지난 10일 촛불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무엇보다 ‘권력의 탈을 쓴 촛불’ 혹은 ‘누군가에 의해 주도되는 촛불’을 경계했습니다. 한 시민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촛불집회를 이용해 대선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아예 안 하는 게 좋다. 시민단체들도 시민들의 순수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그간 폭넓은 공감을 얻은 촛불집회가 영속성을 갖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언뜻 기존의 사회 논리로 보면 집회가 큰 공감과 영속성을 동시에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별한 세력의 리더십이 집회를 이끌면 시민의 공감이 줄어들고, 리더십이 없으면 집회가 한순간에 흩어질 수 있죠. 그런데 시민들은 이런 이분법적인 기존 논리를 거부합니다. 직장인 김윤성(32)씨는 “헌법재판소가 잘못하면 헌재 앞으로, 특검이 잘못하면 특검 사무실 앞으로 촛불을 들고 나가면 된다”고 했습니다. 가장 무서운 감시자 역할을 통해 사회가 정직하게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순수한 촛불집회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고, 사라진 듯하지만 언제나 모일 수 있는 영속성을 부여한 거죠. 물론 이런 생각은 온라인과 SNS가 있어 가능할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로운 모습을 ‘시민정치’라고 불렀습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어떻게 시민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749만명이 참석한 촛불집회로 올바른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시민의 말, 권력자들은 새겨들어야겠습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野, 촛불 민심 보고 착각 땐 역풍…여·야·정 힘 합쳐야”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野, 촛불 민심 보고 착각 땐 역풍…여·야·정 힘 합쳐야”

    야권 원로들의 주문 임채정 “정국 안정에 힘써야” 유인태 “야당이 마음 비워야” 문희상 “野 오만한 모습 안 돼” 김원기 “국민의 뜻만 받들라” 야권 원로들은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후 정국 수습을 위해 자신의 ‘친정’인 야권을 향해 겸손한 자세로 협치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민심이 야권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착각했다가는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정국이 최소한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경제나 안보 문제 등 우리 국내 상황이 매우 위중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여·야·정이 힘을 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 전 의장은 “대통령과 함께 내각도 탄핵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낮은 자세로 국정을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야권도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유인태 전 의원도 “이번에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의 뜻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되길 바라는 것이고 그것이 분노로 표출된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뜻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것인가는 여야가 협치를 통해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이번 탄핵정국은 촛불이 만들어준 상황인데 야당이 전리품에만 너무 욕심을 내다 보면 화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야당이 마음을 비우고 우리 사회에서 무엇부터 고쳐야 할 것인지 서로 지혜를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선의 민주당 문희상 의원도 “야권이 정권을 잡은 양 오만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그러면 오히려 역풍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겸허하고 겸손한 자세로 촛불 민심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수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정권교체까지는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사회적 갈등에 놓인 이슈들에 대해서 무리하지 않게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들도 임명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사실상 탄핵을 받은 것이지만 야당이 인사나 임명 자체에만 매달린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통과는 우리 사회를 역사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가는 세력이 퇴장하도록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면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자세로 가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野 “뒤집어” 與 “지켜라”…박근혜표 정책 놓고 충돌

    野 “뒤집어” 與 “지켜라”…박근혜표 정책 놓고 충돌

    野 “朴 탄핵은 정책도 탄핵” 국정교과서·사드 등 중단 요구 與 “국정 혼란 최소화해야” 시동 건 정책들 계속 추진 의사이달 임시국회 ‘협치의 場’ 촉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이 탄핵까지 이르게 된 민심의 거센 비판에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여러 정책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 같은 방침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1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협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야당은 특히 국정교과서, 한·일 위안부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여론의 비판과 논란을 불렀던 정책들을 이번 기회에 수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심 이반으로 인한 국정 혼란을 막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문제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소야대 상황을 충분히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9일 탄핵안 가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교과서와 위안부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11일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것은 이 정부가 추진해 왔던 정책도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박근혜표 정책 재검토가 촛불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 추진은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드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외교적 현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 정부에서 보다 신중하게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국정교과서를 폐기하고 사드 배치 문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다음 정부에서 국민의 총의를 모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모든 걸 법적 절차로 논의해 봐야 되고 그러려면 내년 5월 전 배치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운용 방향도 문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코앞에 있는 데다 매년 연말이면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하는 게 관례였는데 현재 아무런 논의가 없는 게 문제”라고 경제 현안 등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탄핵 정국 이후 국정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야당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일단 시동을 건 정책들은 계획대로 원만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원 대변인은 “국회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수습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여야는 협치를 넘어 합치의 자세로 정부와 함께 국정을 다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만큼 야당의 요구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지는 유동적이다. 특히 국정교과서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어 야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정진석 원내대표도 지난달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직후 “새누리당은 정부와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원점에서부터 다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재인 “박근혜 대통령, 헌재 판결 기다리지 말고 퇴진해야”…촛불집회 주역들과 대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2일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릴 게 아니라 빨리 퇴진해야 된다”고 재차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 카페꼼마에서 열린 ‘열린 토크 들어라 광장의 소리’에 참석해 “탄핵은 국가가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반면 사임은 스스로 사과하며 책임지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국회에서 탄핵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는데 그것만으로도 우리 국민이 큰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촛불 민심은 그게 다가 아니지 않느냐. 박 대통령이 헌재 판결을 기다리지만 말고 스스로 물러나라는 게 촛불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하셨고, 노무현 대통령은 깨어 있는 시민이 되라고 했는데 촛불 국민 하나하나가 행동하는 양심이고 깨어 있는 시민”이라면서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우리 사회를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나라로 만들었던 구체제, 구악, 오래된 적폐들을 이번 기회에 다 청산하고 그 청산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게 촛불의 요구”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7차례의 촛불집회 동안 ‘주인공은 국민’이라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킨 ‘촛불집회의 숨은 주역들’을 만나 광장의 여론을 듣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주역들로 이날 자리에는 촛불집회에서 수화통역 봉사를 해온 박미애씨, 촛불집회 안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대학생 김건준씨, 경찰차벽을 꽃으로 덮은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씨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서울신문이 지난 9일 보도한 ‘촛불집회 더 환하게 밝힌 숨은 공신들’의 주인공들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4대강 찬양 교수 이대에서 망언 강연···“아시아인들 툭하면 울고 시위”

    4대강 찬양 교수 이대에서 망언 강연···“아시아인들 툭하면 울고 시위”

    이화여대에서 초청강사로 일일 특강을 진행한 한 대학교수가 ‘촛불 민심’을 향해 “아시아인들은 툭하면 울고 시위한다”랄지 “걸핏하면 시위하는 인간들이 문제다”라는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찬성론자로 유명하다. 망언의 장본인은 박재광(사진) 위스콘신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다. 12일 <한겨레>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 8일 낮 3시 30분쯤 이화여대 교양수업인 ‘미래 환경의 이해’ 초청강사로 일일 특강을 했다. 이 수업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한 대표적인 학자였던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에코과학부 대학원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 특강에서 촛불시위에 대한 비판적 발언과 젊은 세대를 폄하하는 발언, 인종차별적·여성비하적인 발언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박 교수는 “걸핏하면 시위하는 인간들이 문제다. 아시아인들은 감성적이다. 툭하면 울고 툭하면 시위한다”고 촛불시위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비하를 섞어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교수는 또 5·16 군사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고 언급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남한은 정통성이 없고 북한이 정통성이 있다고 교육한다”고 주장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박 교수는 젊은 세대에 대한 비하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나 때는 한 달에 두세 번 집에 가며 일했다. 이런 사람들이 나라를 일으켰다”면서 “지금이 얼마나 풍요로운 세대인데 투정 부리는 여러분이 얼마나 한심한지 아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또 “물, 커피 사 마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미국 대학생들은 텀블러 들고 다닌다”, “돈 모아서 명품 사지 말고 샌드위치 도시락을 싸서 다녀라” 등 한국의 젊은이들은 사치스럽다는 식으로 비난했다. 설상가상으로 박 교수는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남편을 등쳐먹고 살고 싶지 않으면 미국에 가서 살아라. 미국은 능력을 펼칠 수 있지만 한국은 (남편을) 등쳐먹고 살 곳이다”, “남편에게 얹혀 살고 싶은 사람 손들어봐라”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뱉어냈다. 학생들은 질문을 하거나 반박하려 했지만 박 교수는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분노한 학생들은 수업 말미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그러자 박재광 교수를 초청한 박석순 교수가 나서서 “한국 대학생들은 시간을 어기는 것을 싫어한다”며 수업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이화여대 학생들은 박재광·박석순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재학생 안모씨는 “11일 기준 577명이 서명했으며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녹취록 등을 모으고 있으며, 서명과 함께 학생처에 전달하고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희정 “이재명 유감,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反文연대 사실상 거절

    안희정 “이재명 유감,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反文연대 사실상 거절

      야권의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대선주자들 가운데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언에 “유감”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안 지사는 12일 페이스북에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는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재보는 상업적 거래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이재명이 한 우산, 한 팀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우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페이스북 글은 이 시장이 반문(반문재인)연합을 제안한 듯한 발언을 하자 이에 대한 거절의 의미로 작성됐다. 이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지사, 김 의원의 우산으로 제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결국 다 합쳐서 공동체 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들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팀플레이 해야 한다”면서 “서로 인정하고 역할 분담해야 하고 MVP가 누가 될지 즉 최종승자가 누가 될지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면서 사실상 연대를 제안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형님도 친하죠”라면서도 “친하긴 한데 거기는 1등이잖아요”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대의와 명분이 바로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라면서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이며 오로지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경험과 소신을 살려서 통합의 리더십과 시대교체에 대한 제 소신과 비전으로 우리 당의 후보자 되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아무리 보아도 이 일은 제가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안 지사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김부겸,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모든 예비 후보들 역시 자랑스러운 저의 동지들”이라면서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열심히 경쟁하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큰 정치, 새 정치를 하자. 그것이 촛불민심”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 시장 측은 “안 지사가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문 전 대표도 당연히 팀 승리를 위해 함께 하는 당의 일등후보로 우리 모두 분발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분당선’ 타는 새누리, 친박 vs 비박 ‘막말혈전’

    ‘분당선’ 타는 새누리, 친박 vs 비박 ‘막말혈전’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비박계가 12일 서로를 향해 힐난을 퍼부으며 당을 떠날 것을 종용했다. 주류는 전날 혁신과 통합 연합이라는 모임을 구성했고, 비주류는 비상시국위원회의 공동대표 선출에 돌입하며 서로 딴살림을 차린 상태다. 주류인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비상시국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 및 인적 청산을 요구했는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한마디로 적반하장, 후안무치,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면서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의 일등공신이자 배반, 역린의 주인공이다. 우리 당의 부끄러운 단면이자 적폐로 기록될 것”이라며 두 사람을 조목조목 공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호가호위한 대표적 장본인으로 ‘박 대통령은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고 했고, ‘박 대통령을 선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칭송했던 사람”이라고 했고, “유 의원은 최태민의 의혹을 적극 방어한 사람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 측의 최태민 보고서 유출과 관련한 공세에 대해 ‘용서할 수 없는 추악한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며 두 사람의 과거를 들췄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자기를 부정한 신의도 없는 파렴치한이다. 먹던 밥상을 엎는 인간 이하의 처신을 했다. 패륜을 저지른 사람이 집 대들보까지 뽑아내겠다고 하고 있다”며 “배신과 배반, 역린 정치의 상징인 사람들이 남 탓하면 안 된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가져야 한다. 옷을 바꿔 입는다고 속까지 깨끗해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비주류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어제 친박 의원들이 모여서 혁신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체를 만들었는데,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뒤집어 쓴 채 당을 국민으로부터 당원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박 세력의 모임은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이 모여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이라면서 “새누리당이 국민과 함께 보수의 재건을 이뤄낼 수 있도록 즉각 사퇴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어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얘기한 바 있다. 명단을 발표하겠다”면서 “당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대표,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그리고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 국민의 촛불민심을 우롱한 자 김진태 의원, 이상 8명은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그분들(주류 의원들)이 어제 모여서 그런 것은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 입장에서는 자해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헌재, 탄핵 심리 서둘러 국정과도기 단축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할 헌법재판소는 주말 이틀 동안 박한철 헌재 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재판관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했다. 헌재는 오늘 전체 재판관회의를 열어 향후 심리 절차와 헌법연구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만큼 헌재가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심리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이어 12년 만에 헌정 사상 두 번째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가에 따라 박 대통령의 정치적 진퇴뿐 아니라 대선 일정 등 대한민국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헌재의 결정은 누구도 정치적 배경이나 의도 등을 운운하지 못하도록 명명백백한 사실과 증거에 따른 ‘순도 100%’의 법 논리만으로 풀어가야 한다. 대통령의 임명 등 사사로운 인연이나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헌재의 결정은 논란의 종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헌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심을 잡고 임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박 대통령에 대한 혐의 건수가 과거 노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보다 많은 데다 박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기에 법리 공방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법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 건수 외에 증인이 50여명이나 되면서 심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박 대통령이 검찰 신문 조사를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관련자 전원을 헌재로 불러 진술을 다시 받아 사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검찰이 손도 안 댄 세월호 7시간 의혹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정확한 심리를 이유로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는 비상시국이다. 고강도 심리로 결정을 앞당겨 국정 혼란을 단축해야 한다. 박한철 소장(내년 1월 31일)과 이정미 재판관(내년 3월 13일)의 임기를 고려하면 밤을 새우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번 탄핵 심판의 결론은 형사소송처럼 증거조사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헌법 위반 5가지, 법률 위반 8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통령을 ‘파면’할 충분한 요건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효율적 심리를 위해서는 탄핵 사유를 결정지을 수 있는 명확한 부분을 ‘선택과 집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헌재는 이제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촛불 민심이 외친 대의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를 헌재가 어떻게 법리적으로 받아들일지 온 국민의 눈과 귀가 헌재로 향해 있다.
  • [오늘의 눈] 탄핵 이후의 광장/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탄핵 이후의 광장/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34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지난 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대한민국 만세”,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며 얼싸안았다.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탄핵안 표결을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았다. 시민의 힘으로 정도(正道)를 벗어난 역사의 물줄기를 틀고, 권력은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재확인한 순간이었다. 촛불은 탄핵이 가결된 다음날에도 광화문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탄핵 이후의 촛불은 탄핵 이전의 촛불과는 달랐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만을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의 ‘헬조선’을 만든 낡은 체제와 작별하고 패권적 정치권력과 단절해 지금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만족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민심의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라 더 나은 내일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 더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외침, 상식적이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시민의 요구, 그것이 광장의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 탄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진짜 이유다. 군사독재자의 딸이자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그가 국가원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것은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수구기득권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낡은 체제가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급기야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과 인사에도 사적 권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돈도 권력’이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도 나아지는 게 없는 대한민국 갑남을녀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새벽에 나가 밤늦도록 일하며 자녀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친 부모,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자리인 포획당한 청춘이 이런 사회에 울분을 터뜨리며 거리로 나섰다. 촛불이 에워싼 곳은 청와대였지만, 민심이 겨냥한 곳은 부패한 권력, 권력과 유착한 재벌, 기형화한 체제였다. 정치권이 촛불 광장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국면을 대선용으로만 활용하려 들고, 사회·경제 개혁에 머뭇거린다면 국민의 분노가 이번엔 국회를 향할 것이다. 관료 조직도 마찬가지다. “컨트롤타워가 없어진 마당에 뭘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위기 상황에 관료 조직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이는 관료 조직이 가져야 할 자율성과 정책의 보편성을 외면하고 그간 타성에만 젖어 왔다는 것을 자인하는 일이 된다. 복지부동, 무책임, 무능, 부패, 무사안일로는 이 정국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탄핵 이후 첫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고,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대통령의 7시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의미로 구명조끼 304개가 놓였다. 낡은 체제의 종식은 세월호 진상 규명, 즉 과거 청산에서부터 시작된다. 광장의 촛불이 여기서 잦아든다면 우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잠든 진도 앞 깊은 바다, 인양되지 못한 선체에 영영 갇히게 될 것이다. hjlee@seoul.co.kr
  • 그들만의 정치 심판한 촛불, 평화 낳고 직접민주주의 밝혔다

    그들만의 정치 심판한 촛불, 평화 낳고 직접민주주의 밝혔다

    탄핵소추안 가결시킨 원동력 평가 대의 민주주의 한계 뛰어넘은 듯 국민 의사 표현할 법적 방법 필요 지난 10월 29일 시작된 촛불집회는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원동력이었다. 총 7차례의 촛불집회가 끝난 시점에서 5명의 전문가에게 촛불집회의 의미를 물었다. 이들은 ‘직접 민주주의의 시작’, ‘정치계급의 붕괴’, ‘비폭력 명예혁명’ 등으로 답했다. 향후 촛불집회는 정치권을 계속 감시하는 기능을 해야 하며 국민소환제 등 미래의 대안을 토론하는 공론의 장이 됐으면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① 촛불은 직접민주주의다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원장은 촛불집회에 대해 국민이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면서 여론을 이끌었고, 그 여론에 의해 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나왔다”며 “자신의 목소리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직접민주주의’를 진하게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은 탄핵안을 가결하는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하거나 각하한다고 해도 실망하거나 무력감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이나 SNS를 통해 직접 민의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② 촛불은 정치계급의 붕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의 정치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거나 또는 주군을 위해서 일하는 악습을 반복했지만 촛불집회에서 국민은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반기를 들었다고 해석했다. 전 교수는 “기존 정치 계급을 빨리 끌어내야 한다는 국민의 생각이 촛불집회를 만들어 냈다”며 “촛불집회는 직접민주주의, 또 대중영합주의와 맞닿아 있다. 촛불집회로 인해 기존의 정치계급은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탄핵안이 가결되고도 7차 촛불집회에 100만명의 시민이 광장에 나온 것을 볼 때 촛불은 휘발되지 않고 지속력을 갖고 있다”며 “시민의 힘으로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공의 힘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③ 촛불은 비폭력 명예혁명이다 안병욱 가톨릭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87년 6월 항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를 억압해 온 권위주의를 이번에 청산했다”며 “촛불의 힘으로 세계 역사에서 유례없는 명예혁명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촛불집회의 가장 큰 원동력은 성숙한 시민의식이었지만 오랜 기간 진행된 공권력의 변화도 동력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공권력의 폭력 진압으로 극히 일부 계층만 집회·시위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김대중 정부 이후 집회·시위 자유가 확산되고 비폭력 집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남녀노소 모든 계층이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6월 항쟁이나 촛불집회나 일차적인 장애물을 제거해 냈다는 결과는 같다”며 “하지만 촛불집회는 앞으로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정치권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 촛불은 민주주의를 복원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시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러 촛불집회에 참가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민주주의를 바로잡으려는 모습으로 발전했다”며 “민주주의 복원에 대한 열망과 외침이 표출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강 교수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정치권에 시민들이 직접 이정표를 제시하며 제도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집회가 이뤄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참여했고, 투쟁적인 과거 집회와 달리 문화 축제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대통령은 헌법과 법을 어겼지만, 시민들은 법을 지키며 촛불집회를 했다”며 “시민들이 도덕적 우위를 점했고,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⑤ 촛불은 국민 주권을 되묻는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촛불집회를 통해 주권자인 국민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기존 혁명과 다른 것은 국민이 주인이었다는 사실”이라며 “주최 측이 분명치도 않고, 누가 주최하든 국민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촛불집회 말고 국민의 의사를 표현할 법적인 방법을 보장해야 한다”며 “일정 수 이상의 주민이 뜻을 모아 지자체장을 소환하고 파면하는 주민소환제를 확장한 국민소환제의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가결돼도 추워도 전국 104만명… 폭죽 터트린 촛불 “탄핵 크리스마스”

    가결돼도 추워도 전국 104만명… 폭죽 터트린 촛불 “탄핵 크리스마스”

    7차 집회까지 총 748만명 참석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지난 10일 전국에서 104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6만 6000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시민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탄핵 크리스마스’ 등의 인사를 건네며 전날 있었던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자축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평일·주말 열리는 모든 촛불집회를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는 60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2만명)이 참여했다. 지난 7차례의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748만명이 참석했다. 두 차례 이상 참여한 경우가 상당수이겠으나 연인원으로 치면 우리나라 인구(5168만 7682명)의 14.5%에 해당한다. 시민들은 오후 4시부터 청와대 앞 100m 앞까지 3개 경로로 ‘청와대 포위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광장에서 6시부터 본집회를 열었다. 오후 6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는 미술가들이 설치한 8.5m 높이의 대형촛불 점등식이 열렸고 오후 7시에는 1분 소등행사가 진행됐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304개의 풍선을 하늘로 띄웠고,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각각 304개의 구명조끼와 촛불도 놓였다. 이효승(40)씨는 “탄핵안이 가결된 것이지 아직 탄핵이 된 건 아니기 때문에 기뻐하긴 이르다”며 “시민들이 너무 일찍 만족하고 흩어지면 정치권에서 또 물타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란(39·여)씨도 “탄핵안이 가결돼 집회 참여하는 시민이 줄어들까 봐 걱정돼서 일부러 나왔다”며 “박 대통령이 정말 물러날 때까지 계속 모이고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오후 7시 50분에는 청와대 200m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본행진을 시작했고 이미 설치된 무대 앞에서 ‘박근혜를 구속하라’, ‘시간끌기 어림없다’,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식 행사가 종료된 밤 9시 30분에는 주최 측이 나누어 준 폭죽을 터뜨리며 전날의 탄핵안 가결을 자축했다. 자정까지 일부 시민들이 집회를 계속했지만 연행자는 없었다. 오후 5시 30분쯤 통의동 교차로까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 소속 30여명이 탄핵안을 가결한 국회를 규탄하는 맞불행진을 하면서 긴장이 커졌지만, 역시 큰 충돌 없이 평화집회 기조가 이어졌다. 집회에 어김없이 등장한 패러디는 오히려 내용이 더 무거워졌다. ‘실업자가 된 박근혜 돕기 사랑의 모금’ 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나선 박성수(42)씨는 “10원 몇 푼이라도 쥐어 보내자는 의미에서 10원짜리 동전만 모금하고 있다”며 “성금을 모아서 청와대에 택배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의 경찰차벽에는 꽃 스티커 대신 풍자 스티커가 붙었다. 경찰 버스 창문에 철장에 갇힌 박 대통령의 그림을 붙이는가 하면, ‘근혜와의 전쟁’, ‘간신’ 등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스티커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나눔 이벤트를 마련해 탄핵안 가결을 반겼다. 사진전문기업인 ‘당신의 사진가’ 소속 사진작가 3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탄핵기념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 주었다. 역사박물관 앞에서 시민들에게 복숭아즙과 여주즙을 나눠 준 농민도 있었고, 한 시민은 솜사탕 기계를 들고 나와 솜사탕을 어린이에게 무료로 주었다. ‘박근혜 하야’의 의미로 박하사탕 1500여개를 반지 모양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준 임좌진(49)씨는 “시민들이 답답할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시원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박하로 골랐다”고 말했다. 지방 곳곳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는 시민 5만여명이 참석한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새로운 나라 우리의 힘으로’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폭 25m·길이 20m)을 전일빌딩 외벽에 걸고, 대형 태극기를 든 채 1시간 동안 금남로 일대를 행진했다. 대구에서도 이날 오후 5시부터 국채보상로에서 7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대회가 열렸다. 전남 여수 거문도 주민들은 조업용 어선 10척에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깃발을 내걸고 해상 퍼레이드를 펼쳤다.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울 강신 기자 xin@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朴 “피눈물 난다는 말 알겠다”… 기각 희망 속 관저서 특검 대비

    靑수석 오늘부터 黃권한대행에 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지난 9일 오후 7시 3분부터 직무가 중단됨에 따라 ‘타의에 의한’ 관저 칩거에 들어갔다. 이 칩거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최장 180일) 결정 시기에 따라 짧으면 내년 초, 길면 내년 6월 6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제 갑자기 끝날지 모를 ‘연금 생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탄핵 가결 후 첫 휴일인 10~11일 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일에는 TV로 제7차 촛불집회를 지켜봤고 참모들로부터 비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칩거는 ‘휴식형 칩거’는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사건 관련 헌재 탄핵심판은 물론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심리에 들어간 헌재가 오는 16일까지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에게 답변서 제출을 요구했고, 14일 국조특위의 3차 청문회는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여기에 특검의 대면조사 요구를 앞두고 법률적 대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청와대는 11일 검찰의 최종수사 결과 발표에 대응하지 않는 등 특검 조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9일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 가진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탄핵 가결 등의 상황에 대해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고, 눈물을 흘리면서 국무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 직후 가진 수석비서관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비슷한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소식통은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로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 여전하다”면서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돼 임기를 끝까지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2일부터 이틀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청와대 업무 현안 파악에 나선다. 앞서 황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40여분간 보고를 받고 청와대 비서실과 총리실 간 업무 조정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외교, 안보, 경제 등 국정을 수행할 때는 청와대 비서실에서 보좌하고, 행정부처 간 정책 조정 등 기존 총리 업무는 국무조정실에서 보좌한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文 “시민사회 함께하는 사회개혁기구 구성” 安 “국회가 많은 책임감 갖고 국정운영 참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도 여전히 광장에 ‘100만 촛불’이 모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1일 앞다퉈 부패·기득권 청산을 앞세워 ‘민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바짝 추격하는 등 대권 구도가 요동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야권 대선 주자들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에 입장 차를 드러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성명서에서 ‘사회개혁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시민사회도 참여하게 해 광장 의견을 함께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촛불 혁명의 끝은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의 ‘3불’이 청산된 대한민국”이라며 “구악을 청산하고 낡은 관행을 버리는 국가대청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야권에 유리한 탄핵 국면임에도 지지율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턱밑까지 추격한 이 시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야권 유력 주자 중 눈에 띄는 강성 발언을 쏟아냈지만, 외려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가를 좀먹는 암 덩어리들을 송두리째 도려내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막을 수 없다”면서 “검찰, 재벌, 관료 등에서 국민의 재산과 희망을 짓밟아 온 세력들을 모두 찾아내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부총리부터 정해야 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민주당의 뜻을 따르겠다”며 백지위임 입장도 내놨다. 안 전 대표는 경제·외교·안보 등을 다룰 여·야·정 비상협의체를 주장했지만 문 전 대표의 시민사회 참여 요구에는 “국회가 보다 많은 책임감을 갖고 국정 운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손 전 대표는 또 “안 전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비상협의체는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배제한 제3지대 개편과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 10월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갤럽조사 5%→18%) 지지율이 뛰며 탄핵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 시장은 이날도 선명성 경쟁을 주도했다. 이 시장은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대상인 새누리당이 사태 수습에 참여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국민들은 여전히 촛불을 들고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 상황이 성숙됐으니 여·야·정 협의를 통해 국정 안정화를 꾀하자’는 것은 국민들의 생각과 다른 것”이라며 여·야·정 협의체 구성 자체를 반대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양심이 있으면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여·야·정, 갈등 적은 현안부터 ‘3각 협치’ 하라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여·야·정, 갈등 적은 현안부터 ‘3각 협치’ 하라

    정치권 여·야·정 협의체 공감대 오늘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한 대내외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야·정 협의체’가 국정 운영의 신형 엔진이 될지 주목된다. 4·13총선에 따른 여소야대 정국, ‘12·9 탄핵’에 의한 국가 리더십 부재라는 이중고를 뛰어넘으려면 상대 진영에 대한 견제 심리보다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야는 협치 체제 구축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11일 “여·야·정 협의 기구 논의에 열린 자세로 임하며 난국 타개에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여·야·정 협의체 제안은 국정 위기 수습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바람직한 구상”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앞서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정부 정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안 전 대표도 경제 분야의 여·야·정 협의체 또는 국회·정부 협의체 가동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정진석, 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2일에 회동할 예정이다. 12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가 일차적인 논의 안건이지만 적어도 여야가 ‘국정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치 체제 구축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국무총리실 관계자도 “정치권과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책 추진을 위해 고위 당·정·청 회동이나 당·정 협의회가 가동됐다는 점에서 시스템 구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운영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지난 5월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신설에 합의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결국 여·야·정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논란이나 갈등이 큰 의제를 우선적으로 다룬다면 역효과만 키울 수 있다.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큰 이유다. 실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청산과 개혁을 위한 입법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할 ‘사회개혁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사회개혁 과제로는 비리·부패 공범자 청산 및 재산 몰수, 재벌 개혁, 권력기관 개조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일단 인정하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다음 정부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정 운영 기조를 바꿔야 하는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앞으로 야당과의 협의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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