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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기관 개혁안] 국민 위한 검·경·국정원으로… 상호 견제·권력남용 통제

    [권력기관 개혁안] 국민 위한 검·경·국정원으로… 상호 견제·권력남용 통제

    “민주화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의 편의에 따라 국민 반대편에 서 왔다. 이들 권력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국정 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조국 청와대 민정수석)31년 전인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 끝에 숨진 14일, 청와대는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군사독재 시절 최고권력자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됐던 이들 기관은 민주화 이후 환골탈태를 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농단 특검 및 검찰 수사와 재판,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 등에서 보듯 국가시스템의 붕괴가 진행됐다. 그 증거가 ‘탄핵’이다. 권력기관이 부패한 권력층과 자신들의 불합리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힘을 남용한 탓이다. 때문에 개혁안은 권력기관이 오로지 국민을 위해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혁을 추진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한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제도개혁에 의한 권력기관과 정치의 단절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며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7개월여 만에 내놓은 개혁안의 방향은 크게 3가지다.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청산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에 따라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 ▲상호견제와 균형에 따른 권력남용 통제 등이다. 적폐에 대한 단절과 청산은 검·경이 핵심이다. 국정원은 일찌감치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해 과거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조사하고 수사 의뢰를 끝냈다. 경찰은 민간조사단이 꾸려지는 대로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사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진상조사 대상을 검토하고 조사단을 구성한다.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전환이 개혁안의 배경에 해당한다면 ‘상호견제와 균형 원칙’은 세부방안이다.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이기도 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은 경찰 안보수사처 신설, 경찰 비대화를 막기 위한 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골자에 해당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수처는 검사·판사, 고위직 경찰 범죄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있고, 공수처 소속 검사나 수사관의 범죄는 검·경이 모두 수사할 수 있다”면서 “기관별로 자신의 범죄를 수사할 수 없게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70%를 웃도는 시점에서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혁드라이브를 거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실패와 관련, 문 대통령은 “당시 사법개혁위원회 같은 기구에 맡겨서 객관적으로 제도개혁을 했어야 햇는데, 검·경 자율 조정으로 맡겨놨다”면서 “결국 접근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반성한다”고 지난해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밝혔다. 물론, 개혁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공회전’만 하다 끝난다.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야권 반발이 무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율이 50%, 대통령 지지도가 70% 선인데 공수처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은 80%를 넘는다”면서 “여야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조국 민정수석 “검찰만? 경찰 수사권도 법에 명시해야”

    조국 민정수석 “검찰만? 경찰 수사권도 법에 명시해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기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구악적인 행태를 바로잡겠다며 개혁안을 14일 발표한 가운데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조 수석의 옛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로부터 경찰의 수사권을 법적으로 보장(독립)해줘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는 현실로 대폭 반영되게 됐다.14일 JTBC 등에 따르면 조 수석은 서울대 교수였던 2009년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보고서(‘검사의 수사지휘권에 관한 연구’)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서 조 수석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의미하는 헌법 제12조 등에서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라는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수사기관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서열을 고착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조 수석의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이 다른 주요 국가와 달리 경찰 수사를 지휘하게 된 것은 1948년 미군정 검찰청법에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피해가 컸던 경찰의 인권 침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제는 법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조 수석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조 수석은 “경찰의 수사권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1년 일부 법안에 반영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경찰의 ‘수사구조 개혁팀’ 연구 용역으로 쓰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수석이 발표한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에는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청산, 촛불 시민혁명의 정신에 따른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과 함께 “상호 견제와 균형에 따라 권력남용 통제”가 들어 있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힘을 빼되 경찰의 수사권을 독립해 강화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개혁방안에는 우선 경찰이 가칭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인다. 자치경찰제 도입과 함께 수사경찰, 행정경찰 분리 등을 분리해 경찰 권한의 분리 분산과 함께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의 견제통제장치를 통해 경찰 비대화 우려를 불식하고 수사의 객관성 확보 및 경찰의 청렴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반경찰은 국가 경비사안을, 사법경찰은 수사의 1차적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 수사 이관, 직접수사 축소,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기로 했다. 대공수사권 역시 경찰의 일부인 대공수사처로 이관한다. 검찰은 지금까지 직접 수사권을 가지지만 예전처럼 경찰이 처리한 수사 전반을 강하게 제어, 통제하는게 아닌 2차적 수사를 주로 정리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청와대는 “검찰은 기소 독점과 직접수사권한, 경찰 수사지휘권, 형 집행권 등 방대한 권한을 보유하지만 집중된 거대권한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정치권력의 이해나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검찰권을 악용해 왔다”고 개혁 이유를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국 민정수석 “박종철 고문치사, 검경·안기부 합심해 진실 은폐”

    조국 민정수석 “박종철 고문치사, 검경·안기부 합심해 진실 은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언급하며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을 천명했다. 조 수석은 “권력기관에 의해 22살 청년 박종철이 죽임을 당했고 검찰과 경찰,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옛 국정원)가 합심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그간 국민의 반대편에 있었던 권력기관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발표했다.조 수석은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방안을 직접 브리핑했다. 조 수석은 “민주화 시대가 열린 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 편의에 따라 국민의 반대편에 서 왔고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국정농단 사태도 없었을 것”이라며 ”촛불 시민혁명에 따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박종철 열사 31주기이기도 하다. 조 수석은 1987년 서울대 대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연세대 정문에서 최루탄을 맞고 숨졌던 이한열 열사를 공식 언급하며 검경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과거 폭력적 행태를 질타했다. 조 수석은 ”31년 전 오늘 22살 청년 박종철이 물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며 “당시 박종철은 영장 없이 불법체포돼 대공분실로 끌려가 선배 소재지를 대라는 것과 함께 물고문을 받고 숨졌다“고 말했다. 특히 조 수석은 ”검·경·안기부가 합심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영화 ‘1987’처럼 최환 검사 개인은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검찰 전체는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어 ”그해 7월에는 경찰 최루탄을 맞고 이한열 열사가 끝내 사망했다”며 “많은 국민이 ‘1987’을 보면서 시대 참상에 참담한 마음을 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1987년 당시 서울대 법대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으며 이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조 수석은 ”2015년 백남기 농민이 목숨을 잃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원인에는 검·경 권력기관의 잘못이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겨냥했다. 조 수석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의 정신 따라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거듭나야 한다”며 “이런 정신 아래 문재인 정부는 권력기관을 재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그동안 개개 권력기관 개혁방안이 발표됐지만 전체 설명이 부족했기에 권력기구 재편 전반에 대해 국민에 설명한다고 밝힌 뒤 “권력구조 개편 모습은 청와대가 새롭게 창안해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정치권·시민사회의 오랜 논의를 거쳐 대통령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서 제시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개혁위원회,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등이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개혁안을 내놨고 이를 대폭 수용해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조 수석은 개혁안을 위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조 수석은 “국회가 동의해야 권력기관 개혁이 이뤄진다”며 “최근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존중하고 경청하겠다”고 말한 뒤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으로, 이 시간이 국회 결단으로 대한민국 기틀을 바로잡을 때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조 수석은 “개혁방안을 이뤄낼 근본적인 힘은 국민에 있다”며 “국민 관심이 있어야 국가 권력기관이 생명과 인권을 유린하는 등 퇴행적 행태를 안 한다”며 여론에도 호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법정에서, 또 거리에서 국내 인권, 환경, 복지 분야의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원로 인권변호사 최병모(69) 법무법인 양재 대표가 요즘 ‘정치제도’를 강의하고 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강의 자료를 만들어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의 PPT 자료를 들춰 보니 1987년 체제의 한계, ‘차악 선택’의 수단이 된 소선구제의 병폐, 사회 다양성 구축에 초점을 맞춘 각국 제도에 대한 고민이 빼곡했다.“결국 제도입니다. 제도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규정합니다. 1987년에서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다양한 사상이 각축을 벌이고 건전한 경쟁이 펼쳐지는 합리적인 정치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는 공안 정국에 맞서 정의실천법조인회(198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1988년) 창립에 참여해 인권운동을 하고, 환경운동연합 전신인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를 창립(1986년)하고, 민변 회장을 맡아(2002년) 권력 하수인 노릇에 중독된 검찰·법조의 개혁을 외치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을 맡아(2007년) 국가의 후견적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정치제도가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비례대표제로 전환할 것을 주창하는 ‘비례민주주의연대’(대표 하승수·최태욱)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정치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헌 움직임이 가시화된 올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나. -지난겨울 광화문, 서울시청 앞에서 안국동, 종로까지 참 많이 걸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 정권의 부활 시도였는데 시민이 꺾었다. 촛불집회는 혁명이었다. 길게는 4·19 혁명, 5·18 광주, 6·10 항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역사적 경로였다고 본다. 이제 촛불혁명을 완결하는 게 우리 사회의 목표가 돼야 한다. →촛불에 담긴 개헌의 의미는.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1987년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선제만 도입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전의 소선거구 1위 대표제(하나의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 1명을 선출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영국, 미국, 일본, 멕시코, 한국 등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특징은 양당제 국가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에 따르면 ‘소선거구제에서는 유권자가 사표 방지 심리에 지배되는 결과 양당제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양당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결과를 가져오고 따라서 투표율도 낮다. 역으로 비례대표제는 견고한 다당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의회는 서서히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개혁될 것이다. →20대 총선과 국정 농단 사태, 19대 대선을 거치며 원내 정당이 5개인 다당제가 되지 않았나. -지금의 상태는 정상적인 다당제가 구현된 것이 아니라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양당제가 파열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게 옳다. 우리나라 정치엔 또 지역 구도가 강하게 작용하니 어떤 지역의 맹주가 나타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는 일이 되풀이된다. 역대 대통령마다 당선을 전후해 새 당을 만들었다. 그런 ‘팬덤정치’에서는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겠다는 전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상이 제시되고 경쟁하는 체제가 이뤄져야 다당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선 7~10% 지지를 받는 녹색당이 598석의 의석 중 40~60여석을 얻는다. 녹색당이 연합정부(연정) 구성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원전 폐기를 요구하자 이 정책이 실제 추진됐다. 후쿠시마 사태를 경험하고도 핵 마피아 세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보수정당 의원들의 무기력으로 핵 폐기 정책을 채택하지 못한 일본과 차이가 얼마나 큰가. 우리도 의석을 400석으로 늘리고 150석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하여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의석을 배분하더라도 의회가 개혁되면 현재의 예산으로 충분할 것이다. →국정 농단을 거치며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 목소리가 높은데.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새누리당)이 개헌선까지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4당 체제가 됐다. 그리고 선거 이튿날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기소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다. 2011년에 이미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임신부가 죽었고 피해자가 수백 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소환도 안 하던 검찰이 왜 그랬을까. 그것이 바로 의회가 국정의 지배권을 가졌을 때의 차이다. 최순실 사태가 폭로될 수 있었던 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지만,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의회의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언젠가는 제2의 박근혜가 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해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중심주의 국가로 가야만 민주주의가 도약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서울시 조작간첩 사건 등에서 검찰이 증거조작 사실이 폭로됐는데도 무리하게 공소 유지를 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는데. -검찰이 결정권자가 아니라 의회를 장악한 정권의 하수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력과 같은 배후세력도 사과를 못 하는 게 ‘잘못했다’고 하면 지지세력 30%마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 지지세력 30%를 확보한 채 나머지 40%의 부동층을 두고 양대 정당이 싸우는 체제에서는 끝없이 대립해 국민을 분열시키려고 하고, 자기 세력에 불리한 진실은 은폐하려 한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담합해 서로 부정을 눈감아 준다. →시혜적 복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초기에 독일의 비스마르크나 박정희 정권 같은 보수정권이 서민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복지제도를 도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선별적, 시혜적 복지에 그칠 뿐이다. 그것은 사람을 소득수준에 따라 구별 짓고, 복지 급여를 받으려면 정부의 재산·소득·가족관계 조사를 감수해야 하며, 그 결과 수급받는 쪽은 차별당하고 위축돼 사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회안전망, 국가의 후견적 역할에 충실한 보편주의 복지만이 복지를 통해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경우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납세자의 당연한 권리가 된다. →1987년 체제의 한계를 지적했는데. -1987년에 우리가 전두환 독재 정권의 항복을 받아 내고 나자 시민들은 모두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다음날부터는 생업으로 복귀했다. ‘너희들이 잘해 봐’ 하며 당시 독재 정권의 아성이던 민정당과 무기력한 야당 등 기성 정치인들에게 다시 헌법 개정을 맡겼으니 다른 안이 나올 수 없었다. 또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겨우 되찾은) 우리는 의회 구성에 소선거구제가 아닌 다양한 선거제도가 있다는 사실이나 그 정치적인 함의를 잘 알지 못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민주주의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987년과 다르게 청년들이 지금 처한 현실 때문에 힘들어하고 희망 없음에 또 힘들어하는데. -그래도 항상 청년들이 현실을 바꾸는 데 앞장서 오지 않았나.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개혁을 주도하면 좋겠다. 선거개혁으로 원내 정당이 6~7개쯤 된다면 결국 좌파에서 중도우파까지 의석의 70%는 중산층 이하의 지지에 기반을 두게 될 것인데, 그러면 당연히 청년을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이다. 인구절벽이 눈앞에 와 있고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1.2 수준인데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 왜 안 될까.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처럼 보수층이 자기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음모 때문에 부실한 보육복지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보육, 의료 등의 영역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공공성이 우선돼야 함에도 그렇다. →올해 정치제도 변화는 실현될 수 있을까.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대희년’(모든 것을 제자리로 회복하는 해)이 되기를 기대한다. 1987년 6월에 못 했던 것을 할 때가 됐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한 이명박·박근혜 사태에 책임이 있는 보수 정치권력 중에 왜 반성하는 이가 없을까 신기할 지경이다. 그것을 제압할 수 있는 힘 역시 국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신해철, 택시운전사 그리고 1987… 80년대에 바침

    신해철, 택시운전사 그리고 1987… 80년대에 바침

    “박 대통령께서는 총탄을 맞으신 직후 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에 의해서 급거 군서울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병원에 도착하시기 직전에 운명하신 것으로 원장의 진단이 내려졌습니다.”2014년 10월 의료사고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신해철씨가 1996년 내놓은 노래 ‘70년대에 바침’은 박정희 전 대통령 피격 사망 소식을 전하는 당시 정부 발표 내용으로 시작된다. ● 한발의 총성으로 막 내린 1970년대,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 서울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가수 심수봉과 여대생 등을 불러 술자리를 즐기던 중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고 숨을 거뒀다. 김재규는 이후 법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나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저격한 것이다”라고 외쳤다.당시 11살이던 신해철은 훗날 노래를 통해 이렇게 회상했다.“한발의 총성으로 그가 사라져간 그날 이후로 70년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지. 수많은 사연과 할 말은 남긴 채. 남겨진 사람들은 수많은 가슴마다에 하나씩 꿈을 꾸었지. 숨겨왔던 오랜 꿈을.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신씨의 회상처럼 박정희 군사정권의 몰락으로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화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이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친애하는 민주정의당 동지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각계 귀빈 여러분. 새역사, 새시대, 새정치를 개척해 나가자는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부름을 받고 나는 오늘 심심한 사유와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끼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 정당의 총재라는 위치, 그리고 대통령 후보자라는 위치가 얼마나...”국민들은 민주화를 꿈꿨지만 그 결과는 신군부 전두환 정권 등장이었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켜 군부를 장악한 전두환은 자신이 대통령에 오르기 위해 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시작했다. 그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를 발동하고, 이튿날인 18일 민주화운동이 들끓었던 광주에 계엄군과 공수특전여단을 투입해 국민을 향한 잔혹한 학살까지 자행했다. ● 전두환과 1980년 5월 광주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보다는 영화를 통해 국민에게 널리 알려졌다. 1987년 단편 ‘칸트씨의 발표회’를 시작으로 이후 ‘꽃잎’ ‘박하사탕’ ‘화려한 휴가’ ‘26년’ 등 영화인들은 저마다의 관점과 방식으로 정권의 폭압성과 민중의 저항을 그렸다. 영화 관객, 더 넓게는 국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영화는 단연 2017년 8월 개봉한 ‘택시운전사’가 꼽힌다.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큰돈을 벌기 위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1980년 5월 광주로 향했다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국가의 폭압과 학살을 목격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극장에서만 누적 관객 1218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국내 개봉 영화 관객수 9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광주 5·18’이라는 시대적 배경 외에도 상당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 소속 일본 도쿄 특파원이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는 1980년 5월 19일 오전 ‘계엄령이 내려진 광주에서 시민과 계엄군 충돌’이라는 짤막한 내용의 일본 언론보도를 보고 당일 오후 서울로 향했다.서울에 도착한 힌츠페터는 이튿날인 20일 오전 자신이 묵었던 호텔의 택시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영화 속 ‘만섭’은 이후 실존인물 김사복으로 확인됐다. 김사복씨의 도움으로 광주 현지 취재에 성공한 힌츠페터 기자는 이를 바탕으로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광주의 참혹한 진실을 세계에 고발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진실은 한국에만 알려지지 않았고, 당시 한국에서는 국가의 감시를 피해 대학가와 성당 등에서만 힌츠페터의 다큐멘터리가 비밀스럽게 상영됐다. 부산에서는 1987년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이 영상이 상영됐는데,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다. ● ‘탁’ 치니 ‘억’하고 죽어야만 했던 1987년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도 떠오른 영화 ‘1987’ 속 대사다. 이 영화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부터 이한열 열사 사망까지 실제 1987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았다. 1987년 1월 13일 밤 12시 무렵.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은 하숙집에서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들에게 연행됐다. 당시 민주화운동으로 수배 중이던 박종철의 선배 박종운을 잡기 위해서였다.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간 박종철은 경찰의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에도 선배 박종운에 대해 진술하지 않고 저항하다 의식을 잃었고 14일 오전 11시 45분쯤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경찰은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나 중앙일보 기자가 검찰을 통해 ‘서울대생 사망 사건’의 단서를 포착했고, 15일 ‘경찰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16일 강민창 당시 치안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냉수를 몇 컵 마신 후 심문을 시작했고, 박종철군의 친구 소재를 묻던 중 책상을 ‘탁’ 치니 갑자기 ‘억’ 소리를 지르면서 쓰러져 중앙대 부속 병원으로 옮겼으나 12시경 사망했다”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사망 당일 밤 고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박종철의 시신을 화장하려 했으나 이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최환 검사는 부검을 지시하며 ‘사체보존명령’을 내렸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최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딱 보는 순간 ‘이건 고문이다’는 직감이 왔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김승훈 신부는 그해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7주기 추모미사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전모를 폭로했다. 치안본부 5차장 박처원 등 대공간부 3명이 이 사건을 축소·조작했고, 고문 가담 경관은 2명이 아닌 5명이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서 ‘고문 살인 규탄 및 전두환 정권 퇴진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부산에서는 노무현·문재인 당시 변호사가 이끄는 부산 국본(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이 6월 항쟁을 이끌었고, 서울에서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광장과 거리로 뛰쳐나왔다.6월 9일 서울 연세대에서는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던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한 학생이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이던 이한열이다. 이한열은 한 달 가까이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숨을 거뒀다. 당시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진 이한열이 부축당한 채 피 흘리는 사진은 뉴욕타임스 1면에 실리며 전두환 정권의 폭압성을 세계에 고발했다.전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군부정권은 결국 6월 29일 백기를 들었다.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이날 국민이 요구한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6·29 선언에 따라 1987년 12월 16일 직선제 대선이 이뤄지면서 길었던 군사정권 시대가 저물고 민주화가 오는 듯 했으나, 당시 대선에서 민주화 세력의 두 거목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각각 출마하며 여당 후보인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36.6%라는 역대 대선 최저 득표율로 당선됐다. ‘실질적 민주화’ 역시 5년 뒤로 유예됐다.● 다시 나라다운 나라를 말하다 대한민국은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형식적·실질적 민주 국가로 거듭났으나 이후 경제성장과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명박 정부, 과거 박정희 향수와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에 힘입어 탄생한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의 근간까지 훼손됐다. 결국 헌법까지 유린하며 국정을 흔들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뒤 구속됐고, 국민들은 ‘촛불혁명’을 통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2018년 국민들은 다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 모두 지난 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렇게 쉽지는 않았지.”신해철씨는 노래에서 1970년대를 ‘옳고 틀림을 말할 수 없었던 시대’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48년이 지난 대한민국의 대답은 무엇일까. 70~80년대 독재권력과 맞서 싸웠던, 이제는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된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은 이렇다.“6월 항쟁, 또 그 앞에 아주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의 시기에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독재권력 이게 힘들었지만 못지않게 부모님들이나 주변 친지들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 그런 말이었다.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느냐’ 그렇게들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다. 이 영화(1987)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노회찬 “적폐청산 기한 정하지 말고 단죄해야”

    노회찬 “적폐청산 기한 정하지 말고 단죄해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정치보복’ 논란과 함께 마무리를 해야할 시점이라는 일부 의견들에 대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2일 “적폐는 중대한 범죄여서 봐줄 수 없고 계속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전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을 기한을 정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진행하라는 얘기다.노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진주에서 ‘촛불이 꿈꾸는 정치’란 제목의 정치 콘서트를 열고 “적폐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국가 권력을 이용해 국민에게 해를 끼치고 손실을 준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지만 적폐청산은 그들이 저지른 범죄여서 봐 줄 수 없고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원내대표는 ”1년 전 촛불광장에서 국민이 요구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 속 불공정과 불평등을 고쳐나가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생존 대통령 5명이 한데 모여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도와 달라고 하는 모습을 봤다고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생존 대통령 4명 가운데 2명은 (감옥에) 갔다 왔으며 1명은 (감옥에)가 있고 1명은 (감옥에) 갈지 모른다“라며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재정분권의 의의와 핵심/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재정분권의 의의와 핵심/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로 ‘지방재정의 자립 기반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을 위해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 장기적으로 6대4 수준까지 개선한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에 덧붙여 지방재정의 자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이전재원 조정 및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와 고향 사랑 기부제도 도입 및 주민참여 예산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세원 배분이다.최근 이런 재정분권 방향에 대해 부처 간 합의가 어려워 범정부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성해 최대한 협치를 이뤄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재정분권 방향을 7대3, 6대4로 제시하는 것은 너무 억지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재정분권 방향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수치로 제시한 것은 지나치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간 경험을 통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참여정부 때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했고, 이명박 정부는 아예 지방세 비중의 장기 비전이라며 2012년 말 30%, 2020년 40% 등을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지방소비세 인상을 통해 지방세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국정 목표를 밝혔으나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 정부는 과거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이 재정분권의 본질이냐는 것이다. 중앙도 재원이 부족해 국가 채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방에 넘겨줄 돈은 없고, 지방으로 사무와 기능이 이양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재원 이양이 타당한 것 아니냐는 주장은 매우 타당해 보인다. 매우 논리적인 듯 보이는 이 주장에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내재해 있다. 첫째, 추가 사무 이양 없는 세원 이양은 불가라는 주장은 지금의 중앙·지방 간 사무 배분이 매우 적절하고 타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지난 20여년간 지방의 총세입이 9배 증가한 반면 보조금은 24배 증가했다. 결국 지방은 그동안 자치를 한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의 엄청난 보조 사업을 추진하기에 급급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방의 숨통을 터 주어 자율과 자립을 보장해 주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지방의 살림이 나아져야 한다. 둘째, 세목을 결정한 것은 중앙이다. 따라서 국민은 국세와 지방세를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징수 주체 구분은 중앙과 지방 중 누가 국민과 주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행정을 제공하느냐를 가지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앙이 지방보다 더 잘해 왔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재작년 광화문 촛불 시위가 이를 입증해 준다. 더군다나 미래 사회는 과거 중앙집권적인 체제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4차 산업혁명과 인구절벽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지방의 대처가 요구된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이다. 따라서 중앙은 국가가 해야 할 국방과 외교, 사법 등에 집중해야 하고, 지방은 다양한 주민의 삶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앞으로 지방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 유산인 중앙 주도형, 거점 개발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는 것이 문제다. 셋째, 현재 국세와 지방세는 8대2이지만, 재정지출은 지방교육재정을 포함하면 4대6이다. 결국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이 재정분권의 본질이다. 세금의 40%를 단순히 중앙이 걷어 지방에 넘겨주면서 구구한 조건을 다는, 결국 갑질하는 부분을 과감히 지방으로 넘겨야 한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전 재원의 비중이 지방 세입의 40%에 달하며, 이에 대해 매칭비가 평균 3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 정부는 이런 재정분권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여 다소 거칠지만 ‘신의 한 수’를 두었다. 앞으로 재정분권 완수를 위한 바람직한 행마(行馬)를 기대해 본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누군가 한 말이 아니다. 정책이념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 박재완이 2010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며 한 말이다.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국리민복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지난 9년여 보수 정권이 걸어온 오른쪽 루트를 버리고 왼쪽 루트를 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정이 나아갈 길은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그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를 찾았다.-탄핵 이후의 정국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촛불 정국은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고 창의와 다양성을 창달하는 실체적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편향과 쏠림이 걱정스럽다. 정론(正論)이 힘을 잃고, 중론(衆論)이 활개를 치면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분열상은 극심했다.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랑을 거친 상황에서 국민 갈등을 보듬는 통합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현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얘기다. 적폐 청산만 해도 국민 통합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적폐는 사실 안전 불감증과 허례허식, 교통질서 위반 등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놓고 과거 정부에 대한 전면 부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여민(與民)정치’에만 치중할 뿐 ‘위민(爲民)정치’는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여와 대표성을 중시하고 중론을 좇는 여민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리민복의 실체적 관점에서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민정치다. 소통에 치중하는 여민과 책임을 강조하는 위민이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를 수 있다. 민의를 받드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민의에 매달리는 국정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각 정부 부처가 시민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기구들을 만들고, 이들 기구가 사실상 부처를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어떤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한 외교부 태스크포스(TF)만 해도 어떤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권한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관계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일본의 만행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양국의 지난번 합의가 성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참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은 백마디 말보다 앞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바꾸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일본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위민정치를 보완할 대안은 뭔가. “교육이나 에너지 문제처럼 나라의 내일과 직결된 정책들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정책을 주관하듯 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에너지위원회 같은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정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10년 이상이나 아예 종신직으로 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나라의 내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소통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인 건 분명하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민이 없으면 국정은 아예 되질 않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잇따른 선거 승리로 자만했던 것이 결국 불통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점은 현 정부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이럴수록 더 겸손하고 반대 진영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젊은층에서 보수는 배척당하는 상황이다. 보수 정파의 쇠락을 넘어 보수우파의 이념 자체가 지지를 잃어 가는 것 아닌가. “젊은층이 보수를 배격하는 경향은 취업과 결혼, 보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그 책임을 보수우파 기득권 세력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득권층은 보수우파의 이웃 말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의사, 변호사 등을 기득권층이라고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나 우버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등도 사실 기득권층이다. 어쨌든 우파의 분발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우파의 본질적 가치, 즉 자율과 창의, 다양성, 가족,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행복을 증진할 정책들을 개발해 내는 게 첫번째 소명이다. 나아가 개인보다 집단, 자율보다 규제, 다양성보다 획일성, 인간 존엄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시대 역행의 흐름을 제어하고 막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당장은 좌파가 내세우는 여러 정책들이 솔깃해 보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혁 등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우파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지만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다면 정계은퇴든, 총선 불출마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몇 명은 나왔어야 했다. 그런 게 없으니 국민들 마음이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보수우파 진영도 이제 40~50대가 전면에 서서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용기가 없거나 허물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소시민으로 자족하려는 생각들, 쥐꼬리만 한 걸 지키려는 마음이 복합돼 ‘비겁한 보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우파 진영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고 우파의 새로운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나.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글로벌화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시대가 됐다. 지금은 민간이 정부보다 더 많이 알고 훨씬 책임 있게 행동한다. 그런 만큼 경제 패러다임도 민간 부문에 더 힘을 싣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여전히 정부 주도로 경제를 끌고 가려 한다. 그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민간이 새 질서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 -현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노동 문제다. 지금의 노동제도는 제조업, 공장, 남성, 전일제 정규직을 중심에 둔 초기산업화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 실리콘밸리엔 근로시간도, 정규직도 없다. 업무공간과 업무시간이 다양화됐다. 고부가가치 경제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다. 노조 쪽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조가 요구해 온 것들을 국정 5개년 기본계획에 거의 다 담았다. 노조와의 이런 약속들을 다 이행하면 총고용이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활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기업들도 다 걱정하는 일들이다.” jade@seoul.co.kr ■박재완 前 장관은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풍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출범 4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모가 교체됐다. 그러나 박재완 정무수석은 오히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정부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을 거쳐 2011년 6월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뒤로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했다.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골간을 이뤘다. 실용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 인사로, 멘토라 할 박세일 전 서울대 교수(지난해 1월 작고)에 이어 2014년부터 우파 진영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63세,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성균관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가상화폐, 영유아 영어 금지’ 등 정부 ‘일방통행’에 민주당 ‘제동’

    ‘가상화폐, 영유아 영어 금지’ 등 정부 ‘일방통행’에 민주당 ‘제동’

    정부가 아동수당과 가상화폐, 영유아 영어 학습 금지 등 일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불만을 나타냈다.당정 간 긴밀한 협의 없이 민심이나 국회 운영 등에 영향을 줄 정책들이 갑자기 발표되자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집권 여당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상위 10%를 뺀 90%만 주기로 한 여야의 합의를 번복하고 ‘전 가구 지급’이라는 원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동수당을 보편적 복지로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90%만 하는 것으로 합의됐으면 합의를 지키는 것이 맞다. 그런데도 정부가 바꿔서 하겠다고 하면 국회에서 앞으로는 더 합의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제기됐다. 박영선 의원은 트위터에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거래소 폐쇄로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고, 4차 산업 혁명시대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술 발달에 문제가 있으며, 앞으로 암호화폐 유통과 시장을 인위적으로 막기가 불가능한 점 등의 부작용이 파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의락 의원도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전체회의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하더라도 사업에 치명적이지 않게 감독해야지, 완전히 재개할 수 없을 정도로 규제하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교육부가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 수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은 지난 9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정책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액 영어 사교육은 내버려두고 유치원 영어 교육만 금지한다는 것은 촛불혁명의 정신이 공정에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 섣부른 생각”이라면서 “지난 대선 모 후보가 유치원 학부모를 화나게 해서 지지율이 꺾인 것을 보지 않았느냐.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범계 “고민 끝에 대전시장 불출마…국회에 남아 적폐청산”

    박범계 “고민 끝에 대전시장 불출마…국회에 남아 적폐청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대전시장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에 남아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과제 실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민을 끝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전 시민분들께 보은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국회에서 저를 선량으로 만들어준 유권자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 그것이 대전 시민들의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엎드려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전시장 후보군에서 높은 지지도를 받았고 이에 출마 여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저도 인간인지라 여론에 흔들리고 새로운 도전에 응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촛불 국민의 적폐청산에 대한 여망 위에 탄생한 정부다. 조사와 수사는 중단이 없었으나 제도와 시스템의 개선은 아직도 먼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촛불은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혀준다. 동시에 촛불은 불의를 불사르는 불쏘시개이기도 하다”며 “촛불 국민의 가장 큰 열망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CNN, 문 대통령 집중 조명…“한국의 선샤인맨”

    CNN, 문 대통령 집중 조명…“한국의 선샤인맨”

    미국 CNN방송이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대표단 파견 등 남북 합의에 대해 ‘서로를 위협하는 호전적 북미 사이에서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라고 9일(현지시간) 평가했다.CNN은 이날 ‘한국의 션샤인맨(Sunshine Man) : 문재인, 북한 위기를 풀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문 대통령을 집중 조명했다. 문 대통령에 새로운 별명을 붙여준 셈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에게 ‘이니’ ‘달님’ ‘문프’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매체는 “남북 간 평화적 관계를 구축한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의 CNN 인터뷰 발언을 언급하며 “이번 주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여와 남북 간 군사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 지난 수년간의 남북관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해빙기를 맞으면서 문 대통령은 자신이 말해온 방향으로 중대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워싱턴과 평양의 카운터파트너들이 핵 파괴를 내세우며 서로를 위협하는 사이 지속해서 대화와 화해를 제기해온 문 대통령의 중요한 업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문 대통령은 갈수록 호전적이고 중무장한 북한과, 때때로 마찬가지로 예측불가능한 워싱턴 사이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선 후보 때보다 강경한 노선을 취하기도 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그 예로 들기도 했다. 다만 CNN은 김형아 호주국립대 교수의 지난해 CNN 인터뷰 발언을 재인용하면서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이기기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다”며 “미국의 압박이 정말로 심해지면 미국이 원하는 것 외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별로 없다”고 했다. 또 매체는 문 대통령의 살아온 이력을 소개하며 14장의 문 대통령 인생 사진도 함께 실었다. 피난민의 아들, 유신반대 및 투옥, 특전사 복무, 인권변호사 활동, ‘평생 동지’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2012년 대선 도전 실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에서 ‘촛불 혁명’에 힘입은 당선 등이 그것이다. CNN은 “국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주로 적폐청산과 고용 증가, 재벌 개혁 등에 따른 것이나 여당이 절반에 못 미치는 40%의 의석을 갖고 있어 중도성향 야당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이 70%대의 국정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올해 지방선거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화합 새 시대… 도지사 출마로 경기도 새 천년 열겠다”

    “남북화합 새 시대… 도지사 출마로 경기도 새 천년 열겠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기 1주일 전쯤 이미 북한의 참가를 기정사실로 예견한 인물이 있다.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다. 양 시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내가 북측 인사와 여러 대화를 하면서 느낀 바로는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만 해도 양 시장의 발언에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결국 그의 말이 족집게처럼 정확히 들어맞으면서 새삼 양 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10일 경기도의 새 천년을 열겠다며 도지사 출마 의지를 밝힌 양 시장에게 긴급 인터뷰를 요청했다→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어떻게 예견했나. -지난해 12월 18일 중국 쿤밍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북측 문웅 단장 일행을 접촉했을 때 그들의 태도를 보고 평창올림픽 참가 선언이 임박했음을 직감했다. 우선 북측에서 대표단이 5명이나 온 것 자체가 체육교류에 대한 방향 설정을 이미 한 것으로 봤다. 북측이 우리의 체육교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것도 긍정적 신호였다. 분위기가 그만큼 좋았기에 당시 최 지사는 북측의 참가를 전제로 북한 선수단의 신변안전 문제까지 제안했다. →어제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는데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남북 대표단 면면을 보면 양측이 중대한 정세 변화의 기회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자체가 예전과 크게 달랐다는 점에서 큰 결실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평화로운 평창올림픽은 물론 개성공단과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관계 전반에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 쿤밍에서 문 단장 등 북측 관계자들에게 KTX광명역의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 육성과 광명~개성 평화철도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개성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더니 “장벽을 허물자는 것이군요”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더라. 북측에서 조만간 회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획기적인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킨 뒤 경제를 살리려고 할 것이다. 체육교류와 관광, 개성공단 재개 문제 등이 핵심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보나. -북한이 핵과 관련해 일정한 목적을 이뤘다고 판단한다면 이젠 과감하게 남북 관계 개선으로 나오지 않을까. 북한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 정상이 결단만 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신년사를 보면 예전보다 많이 다르지 않나.→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광명시와 양 시장은 뭘 할 것인가. -광명시민들로 북한 선수 응원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응원단은 2018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대북 제재 국면인 만큼 민간차원에서 북한 대표팀과 응원단을 잘 대우할 필요가 있다. →출범 8개월을 맞은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100점 만점에 110점을 주고 싶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집권했음에도 외교, 사회, 경제, 대북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10년간 쌓여온 적폐들을 빠르게 청산해 가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자 시절 비리 적발 전문기자였던 경험으로 말하자면 권력자들이 ‘나쁜 짓 하면 언젠가는 감옥에 간다’는 교훈을 직접 확인시켜 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 가는 대한민국과 양기대가 꿈꾸는 경기도는 똑같다고 말할 수 있다. 적폐를 해소하고 풍요로우면서 균형 있는 경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경기도의 문재인’이 되고 싶다. →야당에서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하는데. -적폐 중에 부정부패나 권력남용 같은 사례들이 있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고 간다면 곪아 터진다. 적폐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가야 다음 단계로 전진할 수 있다. 다만 적폐청산의 큰 틀이 마무리된 후 대통령과 현 정부가 야당과 화해하고 협력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방한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함께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는데 무슨 사연이 있었나. -광명동굴에 2015년 8월 시민성금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일제 수탈과 치욕의 현장이 광명동굴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계신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찾아 뵀다. 이후 해마다 동굴 입장료 수입의 1%를 광주 나눔의 집에 기부해 왔다. 지금 위안부 할머니들은 양기대를 아들이라고 부른다.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해 9월 자서전 출판기념회차 방한했을 때 함께 나눔의 집을 방문하게 된 계기다. →광명시장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가 있다면. -40년 폐광이었던 광명동굴 개발은 광명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기억이다. 광명동굴은 문재인 정부가 필요로 하는 도시재생과 일자리 창출, 혁신 성장, 도농상생의 대표적 모델이라고 자부한다. 언론과 시의회, 심지어 공무원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성공했다. 2015년 4월 유료화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유료 관광객이 무려 357만명을 넘었다. 초기 투자비와 인건비를 제외하고 세외수입 80억원을 포함해 200억원대 수입을 올렸다. 일자리도 512개를 창출했다. 이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일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취임 첫해에 인계받았던 부채 230억원을 모두 상환한 것도 보람이다. 다른 도시처럼 연기금 해지나 부동산 매각이 아니라 광명동굴과 KTX광명역세권 개발 등 열심히 일해서 재정 수입을 늘렸다. 빚을 갚고 남은 돈은 시민들의 복지와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명실상부한 자족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앞으로 이런 성과를 경기도에 나비효과처럼 확산시킬 요량이다. →지난 연말부터 북콘서트 등 경기도지사 출마 행보가 거침없다. 왜 경기지사가 되고 싶은가. -그동안 경기도를 비롯한 광역단체장은 중앙 정치인의 전유물이었다. 지방분권 시대를 앞두고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치인들이 광역과 국회, 중앙행정으로 진출하는 정치 풍토가 필요하다. 양기대의 경기도지사 도전은 한 정치인의 정치적 성장을 뛰어넘어 한국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난 8년간 광명시장을 하면서 전문가로서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았다고 자평한다. 광명동굴과 유라시아대륙철도처럼 새로운 비전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지사가 되면 무슨 일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은가. -도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게 교통 문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민이 많다. 도지사가 되면 버스준공영제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 청년일자리도 중요하다. 청년수당 같은 미봉책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이 용기를 갖고 창업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갖게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경기도 31개 시·군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잘 살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양기대 광명시장은 누구 펜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1988년 동아일보 기자가 됐다. 권력형 비리 사건 취재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한국기자상 2차례, 이달의 기자상을 7차례나 받으며 ‘특종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다. 2004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사회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남북분단이라는 질곡의 역사를 바로잡는 데 밀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열린우리당 수석부대변인과 민주당 광명을 지역위원장, 당 대표 언론특보 등을 역임했다. 2010년 수도권 베드타운에 불과했던 광명시를 환골탈태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지방선거에 뛰어들어 광명시장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했다. 폐광산을 개발해 잠들어 있던 도시를 깨우고 세계적인 동굴 테마파크인 광명동굴을 만들어낸 성공 스토리를 운명으로 여긴다. 1962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으며 전주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 [文대통령 신년회견] ‘국민’ 64번·‘삶’ 21번… ‘적폐청산’은 2번 그쳐

    [文대통령 신년회견] ‘국민’ 64번·‘삶’ 21번… ‘적폐청산’은 2번 그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국민과 정부, 삶, 평화였다. 대통령의 공식 발언문에 자주 보이는 ‘국민’(64번)과 ‘정부’(27번)를 제외하면, 삶(21번)과 평화(16번)를 두드러지게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며 국민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의미에서 신년사의 제목도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로 명명했다. 국민의 삶과 연관된 단어로는 일자리, 지원, 혁신, 경제, 안전, 금융, 노동 등을 자주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문 대통령은 ‘일자리’(14번)란 단어를 평화 다음으로 많이 썼다. ‘사람 중심 경제’란 국정 철학을 실현하고자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 삶의 기반인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국가적 역할도 강조했다. ‘국가’란 단어는 신년사에서 11번 등장한다. 문 대통령은 먼저 ‘촛불혁명’을 언급하고서 “국민들께서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주었다”며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국정운영을 관통한 ‘적폐청산’은 생활 속 적폐, 금융 적폐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만 등장하는 등 언급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신년회견] ‘국민 중심 국정’ 메시지… ‘삶의 질 개선’ 방점

    [文대통령 신년회견] ‘국민 중심 국정’ 메시지… ‘삶의 질 개선’ 방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발표한 신년사의 핵심 메시지는 ‘국민 중심의 국정운영’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걸맞게 삶의 질 개선’으로 요약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 격차 해소 등이 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촛불정신을 수렴한 지방분권형 개헌과 북핵 해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 등 넓은 틀에서 삶의 질 개선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기자회견장에 ‘이니블루’에 흰 글씨로 새긴 ‘내 삶이 달라집니다’라는 단 문장으로 표현됐다.문 대통령은 우선 2016년 겨울 광화문광장을 밝힌 촛불의 힘으로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이제 국가는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다”면서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이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첫 번째 과제로 꼽고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 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적폐’란 단어를 정치 분야가 아닌 경제 분야에서만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채용 비리,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히고,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 적폐를 없애겠다”고 언급했다. 적폐청산의 무게중심을 국민 삶과 직결된 ‘일상 적폐’와 ‘경제 적폐’로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6일 국무위원 초청 만찬에서도 적폐청산을 언급하고 “그 일은 1년, 2년 이렇게 금방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 내내 계속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개헌도 ‘국민’에 방점을 둬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국회가 개헌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가 직접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겠다며 국회에 개헌 압박을 가했다. 외교 안보 분야에선 남북대화를 추진하되 최종적인 목표는 북핵문제 해결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제 임기 중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남북 대화도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선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상균 “사면 기대 안 했다…문재인 정부 탓할 필요 없다”

    한상균 “사면 기대 안 했다…문재인 정부 탓할 필요 없다”

    2015년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한상균 전 위원장은 “사면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조금도 비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정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상균 전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이 손으로 쓴 4장짜리 편지에는 사면에서 제외된 뒤의 심경과 앞으로 노동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이 담겼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사면 관련 뉴스를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사면을) 기대도 하지 않았었고, (정부의) 결정에 대해 조금도 비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노골적인 탄압을 자행하던 박근혜 정권에 맞서 투쟁의 앞자리에 서는 것은 민주노총 위원장의 당연한 책무”라면서 “공포를 확장시켜 노동자 민중의 분노를 잠재우려 했지만, 우리는 무릎 꿇지 않고 싸운 것”이라고 했다.또 “징역을 몇 년 사느냐의 문제는 사치스런 감상일 뿐이었고, 결국 노동자 민중을 짓밟았던 박근혜 정권은 탄핵 구속되었다”면서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만 노동자 민중의 분노는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옥에 있어) 광장의 감동은 느끼지 못 했어도 담장 밖 세상은 경이롭게 느껴진 시간이었다”고 촛불 혁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 순간부터 노동자를 가둔 감옥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닌 거라 생각했다”면서 “물리적으로 담장 안에 있느냐, 동지들 곁에 있느냐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앞서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한상균 전 위원장을 ‘박근혜 정권 탄압의 희생자’로 규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촉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면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한상균 전 위원장을 제외했다. 서민·생계형 사범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탓할 필요도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라 자임하지만, 정권의 정체성은 노동자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 또한 진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분노와 비판은 쉽지만, 가슴에 새기고 보란 듯이 실력을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 존중 세상을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이루지 못 한다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 신년사, ‘국민’ 64번 언급 ‘삶의 질’ 강조…‘평화’ 15번

    문 대통령 신년사, ‘국민’ 64번 언급 ‘삶의 질’ 강조…‘평화’ 15번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담긴 새해 국정의 중심에는 ‘국민’이 가장 강조되고 ‘삶의 질’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문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는 ‘국민’이라는 단어가 총 64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촛불광장에서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다”면서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국정농단을 자행한 정권을 심판하고 새 정부를 탄생시킨 평범한 국민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강조한 것이다. 새해에는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인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 앞머리에서 “새해에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요구되는 국가의 역할도 여러번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가는 국민에게 응답해야 한다”면서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총 11번 ‘국가’라는 단어를 썼다. ‘국가’보다 더 자주 언급된 단어는 ‘평화’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언급하는 대목의 첫머리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총 15번 ‘평화’라는 단어를 썼다. ‘개헌’도 7번이나 언급하면서 대선후보 시절부터 공약했던 개헌 추진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개헌의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임기 첫해 강조하고 역점을 뒀던 ‘적폐청산’과 관련, 올해 신년사에서는 ‘적폐’라는 단어가 ‘생활 속 적폐’와 ‘금융 적폐’ 등 두 차례만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청산’이라는 표현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새해에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열린세상] 1987, 그후 여성/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1987, 그후 여성/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 ‘1987’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으로 끝나는 이 영화는 오랜 군부 통치 시대를 종식시킨 1987년 봄 한국의 시민들이 겪었던 슬픔과 분노, 그리고 희망의 역사를 재현하고 있다. 배우 강동원씨가 그랬듯 이 영화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는 쉽지 않다. 스무 살 청년들의 피로 써내려 간 민주화 투쟁의 기억과 그날 남은 아들의 옷과 신발을 아직껏 품에 간직한 어머니. 점심시간, 업무시간을 가리지 않고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화이트칼라들.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수호할 책임을 진 국가 권력이 되레 고문과 억압을 일삼는 현실 앞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권력에 저항했던 모습이 이 영화를 다큐가 아닌 다큐로 만들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 이 영화에 대한 ‘다른 생각’을 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성들이 대표적이다. 영화를 본 많은 여성들은 민주화 운동이나 정치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에서 늘 주변적인 존재로 그려져 온 자신들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도 발견하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나 ‘택시운전사’ 같은 영화에서도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집을 지키는 어머니나 아내, 아니면 음식 솜씨 좋은 아주머니 정도로 묘사됐다. ‘1987’에서도 역시 여성은 가겟집 아주머니거나 주요 인물들의 가족으로 등장한다. 다른 인물이 있다면 ‘연희’다. 대학생으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민주화 운동에 끌려들어가지만, 결국 87년 운동을 이어 가는 인물이 그녀다. 영화 속의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가상의 존재이지만 사건의 주요 고비에서 막힌 곳을 뚫어 주고 운동을 이어 주는 ‘연결자’가 그녀다. 민주화 운동의 ‘연결자’ 연희는 그 후 어떻게 살았을까? 87년 이후 한국 여성들은 국가 권력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 왔다. 정치사회의 민주화를 넘어선 생활정치의 주장, 2008년 ‘촛불 소녀’의 등장, 2016년 겨울과 2017년 봄 사이 광화문 거리를 메웠던 수많은 여성들이 그 증거들이다. 국가와 시민사회, 노동시장과 가족이라는 사회의 각 영역에서 여성들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제시하고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 왔다. 동시에 차별받고 무시당하는 여성들 스스로의 조건을 바꾸기 위해 싸워 왔다. ‘남녀고용평등법’, ‘여성발전기본법’, ‘성폭력특별법’, ‘가정폭력특별법’, ‘성매매방지법’ 등 일터와 가족,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고 폭력과 학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2018년 오늘도 여전히 건재한 성별 임금 격차 36%라는 높은 장벽을 깨뜨리고 법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수정과 보완의 노력이 거듭되고 있다. 나아가 이런 실천은 2017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성평등은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구호를 탄생시켰다.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삶이야말로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인식이다. 2018년 광장의 연희는 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 청년 여성들의 목소리는 ‘여성 혐오’와 싸우기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독자에 따라서는 불편할 수도 있는 이 단어가 중요한 이유는 여성들이 지닌 불평등 경험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적합한 단어를 찾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폭력이 우리의 인식 너머, 무의식의 지평에 자리 잡고 있음을 가리킨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여성 또는 여성적인 것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과 평가절하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지속돼 온 문화적 코드다. 이제 2018년의 ‘연희들’은 법과 제도를 넘어 문화와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아니면 거부할지는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다시 영화 ‘1987’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그 선택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온 보통 사람들 편에 서는 것인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때로 생명의 위협까지 무릅써 온 그들에 비하면 여성 혐오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마음을 여는 일은 훨씬 더 쉽지 않은가?
  • [분권광장]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 스스로 역량 키워야/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분권광장]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 스스로 역량 키워야/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지난해, 촛불이 타올랐다. 국정농단에 대한 뜨거운 분노였고, 적폐를 청산하자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고, 국민은 자신감을 키웠다. 지방분권 개헌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방분권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의 지방자치는 어느 만큼 와 있는지 되돌아보았으면 싶다. 앨빈 토플러는 지방분권에 대해 “미래의 정치 질서이지만 적과 동지가 분명하지 않은, 전선이 따로 없는 힘겨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분명 필요하지만 실현되기까지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그 점에서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아직 ‘전쟁 중’이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고 사반세기가 넘었지만 갈 길이 멀다. 지자체의 인사, 조직, 재정권한이 제한되어 있고 재정자립도 역시 열악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많은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다. 지방분권 개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때, 정작 지방자치는 길을 헤매고 있다.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지방자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에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시스템 구축, 지방재정 강화와 책임성 확보, 지방공무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길은 가까이에 있다. 주민, 공무원 등 지방자치 주체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일본에 좋은 예가 있다. 규슈 지방 유후인이라는 마을의 주민들 이야기다. 이곳 주민들은 1970년대 거대한 골프장으로 바뀔 운명에 놓였던 마을을 힘을 모아 지켜 냈다. 이후에도 주민들은 ‘내일의 유후인을 생각하는 모임’을 통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나섰다. 마을 대표 길을 아름답게 만들고, 상가 간판도 예술작품처럼 꾸몄다. 문 닫는 골프장이 늘고 있는 요즘, 유후인은 일본 젊은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마을이다. 한국에도 주민 중심 단체들은 있다. 자치단체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이 직접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장으로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활동 영역이 제한적이다. 행정을 이끈다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돕는 정도이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이런 단체들의 권한을 지금부터 조금씩 늘려 역량을 스스로 키우도록 해야 한다. 나중에 큰 권한을 받았을 때 혼란이 없도록 지금부터 연습하는 것이다. 지방분권으로 지방의 권한과 자율성을 늘리는 만큼 그에 걸맞은 재정능력과 그에 따른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실질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역별 불균형과 재정 편향성에 대한 조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재정과 행정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상세하게 공개해 주민의 정책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방분권이 되면 공무원의 업무와 재량권이 늘어나는 만큼 직무능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바른 공직관을 지닌 유능한 인재를 뽑는 채용 시스템을 만들고 직군과 직렬별로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근무 연차에 따른 맞춤형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주민이 마을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내놓았을 때 공무원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열린 행정이 필요하다. 주민과 행정 사이에 벽을 허무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개헌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을 이끌고 나갈 주체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민과 행정이 꾸준히 역량을 키우면서 지방분권을 방해하는 잘못된 문화들을 뿌리 뽑아 나가야 한다. 바로 그 자리에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싹을 틔울 것이다.
  • 염태영 시장 3선 도전 선언…“더 큰 수원 완성 소명”

    염태영 시장 3선 도전 선언…“더 큰 수원 완성 소명”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이 9일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염 시장은 이날 시청 중회의실에서 신년브리핑을 열어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수원의 도시경쟁력을 통해 한국사회 리모델링의 촉매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저는 오랜 고민 끝에 수원에서 ‘더 큰 수원’을 완성하는 것이 소명이고 과제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분권개헌을 통해 시민의 정부를 완성해야하고, 새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지방분권개헌을 이룰 호기”라며 3선 시장이 돼 지방분권개헌 실현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또 “수원시는 이제 인구 120만명이 아닌 130만명을 눈앞에 둔, 광역지자체보다 더 큰 (기초)지자체가 됐고, 이렇게 커진 ‘수원호’라는 배를 이끌려면 뱃길을 잘 아는 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7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후보군인 이기우 전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도 이날 수원시장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이 전 부지사는 수원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대의 화두는 적폐청산이며, 이 목표를 위해 1700만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바꿨다”면서 “촛불이 중앙정부를 바꿨듯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지방정부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같은 당 염태영 시장이 이끈 수원시에 청산해야 할 적폐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방적폐를 과감하게 도려내고, 희망의 새살을 돋게 해 새로운 수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저는 수원의 지역구 국회의원과 경기도의 부지사를 거치며 중앙정치의 넓은 시야와 행정을 경험했다”면서 “수원시장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과 정치개혁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영규 전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은 염상훈 수원시의회 부의장, 국민의당은 노영관 수원시의원·김재귀 수원갑 지역위원장, 바른정당은 김상민 전 국회의원·이승철 전 경기도의원 등의 출마가 점쳐진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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