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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덥다 더워’…여름된 5월

    [서울포토] ‘덥다 더워’…여름된 5월

    초여름 날씨를 보인 11일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을 하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차를 마시면 흥하리

    [정찬주의 산중일기] 차를 마시면 흥하리

    차는 행복한 치유의 물방울이다 허백련 화백은 ‘차를 많이 마시면 나라가 흥한다’고 했다 다도 전통을 방방곡곡에서 되살려야…어제 차나들이를 다녀왔다. 차나들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없지만 내가 지어서 써 온 말이다. 봄나들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해마다 곡우 무렵에 차나들이를 했는데 올해는 부처님오신날을 택일했으니 많이 늦은 셈이다. 신록과 녹음이 어우러진 산길은 벌써 초여름이 짱짱하게 서성거리는 느낌이었다. 순천 다보원에 이르자 제다는 이미 끝났고 찻방은 조용했다. 주인인 다목(茶目) 유수용 선생과 부인이 나를 맞이했다. 하루 전만 해도 제자들이 작설차를 만드느라고 붐볐다는데 파장이었다.나는 적적한 찻방에 든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아침 햇살이 창을 투과해 들어와 한 자리 차지하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유 선생이 찻물을 붓고 백운산 야생차를 우렸다. 야생차는 300도와 350도 사이에서 짧게 여러 번 덖어야 풋내를 없앨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찻잎을 속까지 익히는데 탄내가 붙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차꾼들은 이 과정을 풋내와 탄내를 잡는다고 하는데, 유 선생은 ‘은근하게 고소하면서도 미세하게 풋내가 나는 맛’이 최고의 차 맛이란다. 32년 경력의 명인이 경험으로 체득한 감각이니 새겨듣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찻물이 좋아야 그윽한 차 맛을 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제 경험입니다만 지리산이나 백운산 계곡물, 또는 오대산 우통수 샘물이 찻물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유 선생이 사용하고 있는 찻물은 백운산 계곡물. 과연 차를 한 잔 마셔 보니 그가 이야기한 대로였다. 입안에 향기롭고 맑은 기운이 은은한 무게로 감돌았다. 잠시 후에는 심신이 개운하게 정화되는 듯했다. 차야말로 행복한 치유의 물방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여름이 잰걸음하는 날의 차나들이였지만 그래도 잘 나섰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그래서 나는 쑥스럽기도 하여 지나가는 봄날에 마시는 차이므로 ‘과춘차’(過春茶)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때마침 내 산방에서 가까운 보성에서는 ‘다향대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왕 차나들이가 늦어졌으니 이삼일 후쯤 축제 현장에 가서 보성차를 음미할 계획이다. 보성차의 역사는 깊다. 조선시대에는 갈평과 웅점에 차를 만들어 진상하는 다소(茶所)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때는 육조의 관원들이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차 마시는 시간인 다시(茶時)와 관청마다 차방인 다시청(茶時廳)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맑은 정신으로 일하자는 취지에서 다시를 두었다고 한다. 이 같은 다시를 복원한다면 추락을 멈추지 않는 나라의 격이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허백련 화백은 ‘차를 많이 마시면 나라가 흥한다’고 했고, 초의선사는 구도의 길을 묻는 젊은 승려들에게 ‘차를 마시면서 어찌 도를 이룰 날이 멀다고 하는가’라고 꾸짖기도 했던 것이다. 여기에서 도는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다. 그러니 차를 마신다는 것은 음다흥국(飮茶興國)의 길이고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 아닐까 싶다. 녹차 관광 수도라고 자랑하는 보성군만이라도 먼저 다도 전통을 되살리는 차원에서 다시회복(茶時回復) 운동을 펼쳐 방방곡곡에 메아리쳤으면 좋겠다. 지난 금요일에는 복산(福山) 윤형관 선생이 내 산방을 찾아온 일이 있다. 윤 선생은 보성 봇재에 있는 자신의 차밭을 차 생산은 물론 힐링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선생의 차밭 이름은 명량다원.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재건하면서 보성 봇재를 넘어갔다고 하여 그렇게 작명한 듯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은 보성 봇재를 넘어가 회령진에서 배설에게 배 12척을 받아 명량대첩에서 대승했던 것이다. 나는 윤 선생에게 두 가지, 즉 차밭에 역사와 예술의 옷을 입히라고 조언했다. 역사는 차밭에 혼을 불어넣을 것이고, 품격을 높여 주는 촉매는 예술일 터. 차밭에 이순신 동상을 세워 애민의 혼을 살려 내고, 다시공원(茶詩公園)을 조성해 옛 선비들의 멋들어진 낭만과 정신을 닮아 보자는 바람에서였다. 윤 선생은 나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 주었고, 그래서 나는 그의 호처럼 복이 산처럼 쌓이기를 바랐다. 물론 복이란 것도 총량이 있어 베푼 만큼 돌아오는 인과이긴 하지만 말이다.
  • 신민아, 여름을 여는 청량한 사랑스러움

    신민아, 여름을 여는 청량한 사랑스러움

    배우 신민아가 사랑스럽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여름 패션을 선보였다. 8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핸드백은 배우 신민아의 감각적인 여름 패션이 담긴 광고 비주얼을 공개했다. 여름 시즌을 앞두고 공개한 제이에스티나 핸드백의 광고 비주얼은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화사하면서도 모던한 공간에서 진행되었으며, 신민아는 기분 좋은 여름날을 떠올리는 과즙미 넘치는 미소와 감각적인 포즈로 스타일리시한 일상을 표현해냈다. 예년보다 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민아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산뜻한 여름 패션 역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신민아는 화이트 레이스 원피스 차림에 옅은 베이지 컬러의 새들백을 크로스로 착용해 싱그러운 미소가 돋보이는 소녀 감성을 연출하는가 하면, 블루 셔츠에 화이트 팬츠를 매치한 캐주얼한 스타일링에는 라이트 핑크 컬러의 미니 체인백을 매치해 로맨틱한 여름 패션을 완성했다. 또한 블라우스에 짙은 블루 와이드 팬츠를 매치한 스타일에는 화이트 스퀘어 토트백을 매치해 당당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여름 커리어우먼 룩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5월 ‘서울숲’/박건승 논설위원

    5월 서울 뚝섬 ‘서울숲’의 이른 아침은 또 다른 얼굴이다. 백화만발(百花滿發) 만화방창(萬化方暢)은 가고 신록의 푸른 향기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상큼하다. 싱그럽다. 그지없이 한가롭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고 했던가. 나무에 달린 꽃이라고는 ‘영원한 사랑’이 꽃말이란 이팝나무 정도. 손 꼭 붙잡고 그 밑을 한가로이 거니는 노부부의 뒷모습은 세월이 담긴 묵직함 때문이어서인지 더 아름답다. 새들의 지저귐에 숲이 깨어나니 호수도 깨어난다. 호숫가에 앉아 아침 식사거리를 탐색하는 백로. 어른 팔뚝보다 더 큰 잉어의 요동침에 놀라 사냥은커녕 연신 꽁무니를 내빼는 모습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어느 부지런한 청년이 숲속 오래된 노천 피아노에서 뿜어내는 경쾌한 곡조는 꽃사슴과 들고양이의 초여름 아침 나른함을 깨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반갑다. 간밤 산책 나온 견공들이 잔디밭 여기저기에 남긴 ‘달갑잖은 선물’을 빼고는. 하지만 그들이 무슨 죄이겠는가. 은근슬쩍 목줄 끈 풀어 준 양심 버린 쥔장들이 문제지.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식욕과 성욕에 대한 허균의 시각

    [백승종의 역사 산책] 식욕과 성욕에 대한 허균의 시각

    허균은 17세기를 대표하는 개성 만점의 문인이었다. 1611년 초여름 그는 후세에 길이 남을 또 한 권의 문제작을 저술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고 했다. 푸줏간 앞을 지나며 입맛을 다신다는 뜻이다. 당시 그는 전라도 함열에 유배 중이었다. 그보다 한 해 전 허균은 과거 시험관으로서 여러 선비를 합격시켰다. 그 가운데 자신의 조카와 사위도 포함된 것이 문제였다. 여론이 이를 문제 삼자 광해군은 허균을 먼 시골로 쫓아냈다.갑자기 불우한 처지에 놓인 허균은 자신을 달래기 위해 진수성찬을 떠올렸다. 그는 태생부터 남다른 장안의 귀공자였다. 조선 8도의 맛난 음식을 빠짐없이 섭렵한 터였다. 귀양살이의 고초가 남다르게 느껴질 것은 당연했다. 그는 밥상 앞에서의 괴로움을 참기 어려웠다. “밥상에 오르는 것은 상한 생선과 감자, 들미나리 따위였다. 그것마저도 끼니마다 먹지 못했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밤을 지새울 때면 지난날 내가 산해진미를 싫도록 먹던 때가 절로 생각났다. 침을 삼키며 음식을 그리워했지만 어찌하랴. 하늘나라에 있다는 서왕모의 복숭아처럼 까마득하기만 했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각지의 산해진미를 한 권의 책에 기록했다. 그러고는 가끔 꺼내 보며 허기를 달랬다. 허균은 기억력도 비상해 ‘도문대작’에는 117종이나 되는 음식이 등장한다. 떡만 해도 11종이요, 어패류는 40종이나 됐다. 책자에는 특산지는 물론 요리법, 음식의 생김과 맛까지 일일이 적혀 있다. 또 각 음식의 역사적 기원까지 꼼꼼히 밝혀 놓았다. ‘도문대작’은 일종의 식생활백과사전이었다. 거기 등장하는 음식과 식재료 중에는 현대인의 식탁에서 사라진 것도 많다. 한 탁월한 선비의 고난이 전통 한국 음식의 실상을 알려 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승화됐다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런데 이 책의 또 다른 진가가 있다. 허균은 성리학의 인간 본성론에 일격을 가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도 볼 수 있다. 그의 말을 들어 보자. “식욕과 성욕은 사람의 본성이다. 더구나 식욕은 생명에 관계되는 것이라. 선현들이 음식물 바치는 이를 천하게 여겼다지만, 그것은 음식만 욕심내고 사익만 추구하는 행위를 비판한 것이다.”(‘도문대작인’) 알다시피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인간의 욕망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겼다. 허균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는 양명학 좌파와 마찬가지로 식욕과 성욕을 존중했다. 요약하면 이런 식의 주장이었다. ‘식욕과 성욕은 하늘이 주신 것이다. 유교의 성인들은 욕망을 극복 대상으로 여겼지만, 그것은 하늘의 뜻이 아니다. 나는 성인들이 지어낸 가르침에 맹종할 이유를 모르겠다.’ 성리학자들은 허균의 발칙한 주장에 발끈했다. 그러나 그들로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라서 침묵으로 응수했다. 그러다가 근세의 성리학자 전우(田愚)가 오랜 침묵을 깨고 허균을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 “(허균의 주장과 달리) 예의에 관한 성인의 가르침은 본래 하늘의 이치에서 나온 것이다.”(간재선생문집, 전편 12권) 전우는 조선의 정통 성리학자들을 대변했다. 공자, 맹자, 주자는 하늘의 뜻을 대신해 인간들에게 예의를 가르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욕과 성욕을 긍정하는 허균은 어떤 인간인가. 허균은 남녀의 도리를 모르는 서양 오랑캐와도 같고, 명나라의 이단자 이탁오와도 같은 악인이었다. 허균처럼 생각이 시류를 벗어나 한 걸음 앞서 나가는 것은 과연 축복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 이른 더위, 선풍기 신바람

    이른 더위, 선풍기 신바람

    때이른 초여름 날씨를 보인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가전 코너에 다양한 모양의 선풍기가 진열돼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근로자의날 미세먼지 ‘나쁨’…낮에는 초여름 더위

    근로자의날 미세먼지 ‘나쁨’…낮에는 초여름 더위

    ‘근로자의 날’이자 월요일인 1일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겠다. 중국 북동지역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을 전망이다.서울 등 중부와 영남지방에는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당분간 대기가 매우 건조해 화재를 조심하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낮 최고기온은 18∼30도로 전날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을 것으로 에상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으나 밤에는 복사냉각에 따라 기온이 내려가는 등 일교차가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충청권·전북 ‘나쁨’, 그 밖의 모든 권역 ‘보통’ 수준일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예보했다. 다만 강원영서·광주·영남권에서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 오존 농도는 전국 모든 권역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오존 농도가 ‘나쁨’일 경우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때 이른 피서중’

    ‘때 이른 피서중’

    30일 초여름 날씨에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휴일을 보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팔로 떠나는 황금연휴… 최고 30도 초여름 더위

    반팔로 떠나는 황금연휴… 최고 30도 초여름 더위

    이번 주말부터 최장 11일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연휴엔 비교적 맑은 하늘에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내내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며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편”이라고 예보했다. 다만 기압골의 영향으로 다음달 4일 오후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어린이날(5일)에는 경상남북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또 29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3~13도, 낮 최고기온은 18~26도로 관측했다. 30일은 지역별로 낮 최고기온이 대구 30도, 포항 29도, 강릉 28도, 춘천·광주 27도, 서울·제주 26도, 부산 22도 등으로 올라 때 이른 더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초여름 날씨는 부처님오신날인 3일에도 찾아온다. 3일엔 청주 28도를 비롯해 서울·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주요도시의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오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연휴가 시작되는 29일 낮부터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지만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29일엔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전라도와 제주도 지역에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나쁨’ 단계를 보인다고 예보했다. 30일엔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한때 나쁨’ 단계가 예상된다. 또 연휴 기간에도 간간이 중국발 오염물질의 유입과 국내 대기 정체로 인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구부러진 길이 좋아

    [고진하의 시골살이] 구부러진 길이 좋아

    낡고 오래된 한옥에서 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흙과 돌과 나무로 지어진 한옥은 틈틈이 수리해 주어야 제 모양을 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잘것없는 넝마살림이지만 집수리는 크게 걱정이 없다. 흙과 돌과 나무는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노동은 내 몸으로 때우면 되기 때문이다. 식구들의 거처인 본채는 솔가하고 나서 꾸준히 수리를 해 제법 새뜻해졌다.이제 대문과 이어진 사랑채가 사람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사랑채 바깥벽이 화방벽(火防壁)으로 돼 있는데 여기저기 손상된 곳이 많아 수리를 미룰 수 없다. 내가 사는 시골에서도 화방벽이 있는 집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화방벽을 무슨 문화재라도 되는 것처럼 소중히 여긴다. 화방벽은 건물 안에 불이 났을 때 그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불에 잘 견디는 재료로 만든 벽을 말한다. 그러니까 볏짚으로 지붕을 이었던 시절에 화재를 막기 위해 벽 바깥에 돌과 흙을 이용해 쌓은 벽이다.며칠 전 나는 진흙을 모래와 짚과 섞어 개어 놓고, 돌과 돌 사이의 흙이 허물어져 손상된 틈을 메우기 시작했다. 혼자 하는 작업은 더뎠다. 시절은 봄인데 거의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라 금세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경로당 회장이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다 흙범벅이 된 나를 보고 말했다. “고 선상, 그렇게 사서 고생하지 말고 이젠 시멘트를 개어 발라 버리시구려!” 내가 대꾸했다. “회장님, 저는 이 화방벽이 좋아 잘 보존해 보려고요.” 얼굴 생김이 초강초강한 경로당 회장은 내 대꾸가 맘에 안 들었던지 그냥 혀를 끌끌 차더니 부르릉 스쿠터를 몰고 가버리신다. 시골 노인들도 옛것에 대한 애착이 없다. 편리와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자본의 힘에 굴복한 탓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살아온 구부러진 삶의 방식을 견디지 못한다. 구부러진 길은 직선으로 펴야 하고, 집도 반듯하고 빠른 시간에 뚝딱뚝딱 지어야 한다. 속도전이 몸에 배어 이제 시골 사람들도 곡선보다는 직선을 선호한다. 10여 년 가까이 한옥 살이를 하면서 터득한 건축 철학이 있다면, 서둘러 짓는 집은 결코 좋은 집이 아니라는 것이다. 산세나 지세를 존중해 자연스레 닦인 길을 좋아하는 나는 ‘구부러진 길’이라는 시를 쓴 적이 있다. “구부러진 길이 좋아/캄캄한 밤에는/뿔 달린/도깨비들도 더러 나타나니까./구부러진 길이 좋아/후미진 길 모롱이에 숨어/돈을 빼앗고/시를 선물하는/예쁜 도둑들도 더러 출몰하니까/구부러진 길이 좋아/저, 저승길은/되도록/천천히 천천히 가야 하니까.” 한나절 동안 진흙으로 화방벽을 수리했지만 절반밖에 하지 못했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수리된 화방벽을 바라보니 흐뭇하다.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마무리를 해야지. 성질 급한 아내가 보았으면 오늘 끝마치지 또 내일로 미루느냐고 퉁아리를 하겠지만, 딱히 서두를 생각이 없다. 겨우내 육체노동을 안 하다가 몸을 쓰니 몹시 피곤했기 때문이다. 집수리도 그렇고 농사일도 무리하면 지속적으로 할 수 없다. 나름 터득한 지혜다. 나는 수돗가에서 대충 몸을 씻고 점심 먹을 준비를 한다. 풍물시장 다녀온다고 출타한 아내는 오늘도 늦을 모양이다. 나는 대문 앞의 텃밭으로 향한다. 작은 바구니를 들고 점심 때 해먹을 국거리 풀을 뜯는다. 명아주로 끓인 된장국이 먹고 싶은데, 명아주는 아직 너무 어리다. 나는 냉이와 꽃다지, 개망초, 민들레, 달래 등을 뜯어다 된장국을 끓인다. 나는 잡초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생각한다. 내가 씨 뿌려 기르지 않은, 하늘이 기르는 잡초는 때가 있다.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늘날 이 첨단 문명의 미덕으로 사람들은 ‘느림’을 운위하지만, 느림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철에 따라 나는 식물을 먹기만 해도 느림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구부러진 길을 좋아하는 내가 명아주가 자랄 때를 느긋한 맘으로 기다리듯이.
  • 씨엔블루 6월 단독콘서트, 1년 7개월 만에 국내 팬 만난다

    씨엔블루 6월 단독콘서트, 1년 7개월 만에 국내 팬 만난다

    밴드 씨엔블루(정용화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가 6월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씨엔블루는 오는 6월 3~4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2017 CNBLUE LIVE [BETWEEN US] IN SEOUL(이하 비트윈 어스)’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2015년 10월 아시아 투어 ‘COME TOGETHER(컴 투게더)’ 서울 공연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열리는 국내 단독 콘서트다. 씨엔블루는 이번 공연에서 지난 3월 발매한 일곱 번째 미니 앨범 7℃N(7도씨엔)‘의 타이틀곡 ’헷갈리게‘를 포함해 다채로운 장르의 수록곡 라이브 무대를 공개한다. 오랜 시간 국내 공연을 기다린 팬들에게 폭발적인 라이브를 선물하며 초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예정이다. 씨엔블루는 최근 미니 앨범 ’7℃N‘ 발매와 동시에 9개국 아이튠즈 앨범차트 및 중국 주요 음악사이트 1위를 휩쓸며 한국의 대표 팝록 밴드로서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대선 맞물린 미세먼지… “中과 환경외교 강화해야”

    [대선이슈 집중분석] 대선 맞물린 미세먼지… “中과 환경외교 강화해야”

    문재인 “한·중·일 환경협약 체결” 안철수 “한 국가만으로 해결 못해” 유승민 “저탄소·저위험 대책 마련” 심상정 “원전 등 기후정의세 도입”대선 주자들이 미세먼지 해법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도 ‘생활밀착형 공약’이 대세를 이룬 셈이다. 역대 대선 환경 공약들의 초점이 수질개선, 원전폐쇄, 4대강 공사 등 거시적 수준에 맞춰진 데 비해 이색적인 현상이다. 미세먼지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킨 일등 공신은 ‘계절’이다. 5·9 조기 대선의 선거 캠페인 가동 기간인 봄부터 초여름은 연중 미세먼지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계절이다. 환경부는 “대체로 미세먼지 오염도는 8, 9월에 낮고 11월부터 2월쯤까지 상승한다. 이어 3~5월 황사철까지 심각한 오염을 몸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은 특히 올해 들어 전국에 발효된 지역별 미세먼지 특보 횟수가 129회로 지난해보다 84% 증가했다고 29일 집계했다. 지난해 이맘때 환경부는 경유차와 생선구이를 잇따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내몬 뒤 관련 규제를 논의했다. 선거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다루는 올해는 이처럼 지난해보다 진일보한 문제 해결 방식을 기대하는 여론이 많다. 미세먼지가 대선 쟁점으로 부각되기까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시민에게 정책제안 문자메시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4만명 넘게 정책제안을 주셨는데 그중 2000여명이 미세먼지 대책을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어린이를 위한 미세먼지 기준 마련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 ▲(국내 오염물질의 30~50%를 차지하는)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한·중·일 환경협약 체결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등을 약속하며 관련 이슈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미세먼지는 한 국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환경외교를 강조하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의 미세먼지 관련 공약엔 ▲미세먼지 기준·경보 강화 ▲석탄화력발전을 청정발전으로 대체 ▲국민건강피해 대책 마련 ▲한·중 협력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종훈 전 의원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공약을 마련 중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중국과의 환경외교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유 후보는 “기존의 원전은 원자력 때문에 불안하고, 석탄은 미세먼지 때문에 불안한 구조를 저탄소·저위험 구조로 가져가야 한다”며 에너지 정책 재편의 큰 틀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3년 안에 모든 원전을 폐쇄하는 내용의 ‘탈핵 2040 정책’의 부수정책으로 미세먼지 해법을 거론했다. 심 대표는 원자력·화력발전 등 오염 에너지 과세를 강화하는 ‘기후정의세’ 도입을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과세 대상을 나라 밖으로 설정했다. 김 의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강화하겠다”며 중국 상품의 국내 통관 시 환경부담을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4월엔 때늦은 추위 5월엔 때이른 더위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날이 갈수록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가장 무더운 한 해로 기록됐다. 이런 더위는 해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한반도 역시 지난해처럼 더위가 빨리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4~6월) 기상 전망’을 발표하고 이 기간 평균기온은 평년(16.9도)보다 높은 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10년(2007~2016년)의 4~6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4도 높은 17.3도를 기록했는데 이런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4월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고 평년(12.2도)보다 다소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층의 찬 공기 때문에 때늦은 꽃샘추위를 보일 때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또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때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5월은 맑지만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2014년 이후 매년 5월 중하순에 때 이른 폭염이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5월 평균기온은 18.6도로 기상청이 기상관측망을 구축한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되기도 했다. 올해 역시 따뜻한 남서류의 유입과 일사로 인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초여름인 6월 역시 평년(21.2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는 한편 후반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잦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4~6월 중부지방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강수량을 보이겠지만 남부지방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봄의 전령 하면 흔히 개나리를 꼽는다. 노랑물을 뒤집어쓴 개나리가 얼른 피고, 진달래와 벚꽃이 그 뒤를 따라오는 풍경이 3~4월이다. 복잡하고 티석티석한 심상(心狀)에 큰 숨 들어가도록 길을 터 주는 ‘봄의 3총사’. 우리는 누구한테 끌렸을까. 수년 전 에버랜드가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봄꽃으로 벚꽃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45%나 됐다. 우리의 한과 정서를 대변하는 개나리(27%)가 뒤를 이었고, 진달래(7%)는 튤립(8%)에 이어 네 번째였다. 사랑이 차고 넘치니 온통 축제다. 제주왕벚꽃축제, 진해군항제를 타고 화개장터, 팔공산, 청풍호, 김제, 에버랜드, 여의도로 올라온다.봄만 되면 왜색(倭色) 짙은 벚꽃에 그토록 꽂힐까. 각자의 삶이 다르듯 꽃말 아닌 꽃의 의미 또한 다중적이지 않나 싶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도 어떤 이에게는 솟구치는 슬픔이듯이…. ‘누가 꽃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나도 알 수 없다”고 했다는 꽃의 시인 김춘수의 세계를 시가 뭔지도, 그 시인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아주 쪼금은 알 것 같다고 한다면 안 될까. 바람이 불면 눈 날리듯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3~4월도 흰 듯, 볼그스레한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겹벚나무, 양벚나무, 수양벚나무 사이를 거닐 것이다. 언제쯤? 기상정보 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3월 21일 제주 서귀포를 시작으로 서울은 4월 6일쯤 꽃망울을 터트린다. 활짝 피는 시기는 제주도 3월 28일, 남부지방 4월 2~7일, 중부지방 4월 9~16일이다. 장미. 3년 전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을 물었다.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위는 화려한 자태와 향기를 자랑하는 장미(30%)였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11%)가 뒤를 이었고 벚꽃이 베스트 10에도 끼지 못했다니 아이러니하다. 벚꽃이 한순간에 만개했다가 비·바람 맞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쪽이라면 장미는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도도하고 요염한 자태를 버리지 않는다. 익히 아는 것처럼 노란 장미, 백장미도 있지만 장미 하면 붉은 장미가 으뜸이다. 열렬한 사랑, 욕망, 절정의 꽃말이 내포하듯 장미의 속성은 극단이다. 유혹하는 장미는 치명적인 대가를 요구한다고나 할까.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때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벚꽃대선’은 물 건너갔다. 대신 ‘장미대선’(薔薇大選) 가능성은 열려 있다.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된다면 몰라도 인용된다면 늦어도 5월 중순에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5월의 장미. 화려하지만 독한 가시가 숨어 있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

    시인이 신촌에 시집서점을 낸다. 이 솔깃한 한 문장에 주소 하나 받아 들고 이대 거리를 찾았던 지난해 초여름이 생각납니다. 기사로는 흥미로웠지만 솔직히 고백해야겠습니다. 가는 길 내내 반신반의하며 걸었다는 것을요. 채 단장을 마치지 않은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에 들어서니 신촌 기차역이 건너다 보였습니다. 한때 대형 쇼핑몰이었던 건물은 폐가처럼 서서 활기 잃은 상권을 말해 주고 있었고요.서점 주인장 유희경 시인을 만나 제일 먼저 꺼낸 단어는 부사였습니다. ‘어쩌다가….’ 갖가지 책에 굿즈를 부려 놓아도 안 팔리는데 시집서점이라니요. 시인도 구태여 묻지 않아도 안다는 듯 멋쩍게 웃었습니다. 동료 시인들은 “편이 되어 주겠다”고 환영했다지만 시인은 냉정한 판단이 서 있었습니다. “시인들이 좋다고 하니 용기는 많이 얻었는데 시인들이란 돈 셈을 못 하니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이더라”며 웃던 그는 “안 망할 순 없을 것 같고 2년 정도 갈 것 같다”고 내다봤죠. 이제 막 움트는 서점의 생존 기간을 고작 2년으로 잡는 시인의 말에 멈칫했습니다. 그게 책과 서점이 당면한 현실이니 괜한 희망의 말은 보태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왠지 믿는 구석도 생겼고요. “시를 사는 공간이 아닌 시를 얻어 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나만 알고 있고 숨겨 놓고 싶은 보석 같은 시집을 큐레이팅해 놓겠다”는 그의 바람과 열의가 ‘지지 않겠다’는 말로도 들렸거든요. 최근 한 소설가와 인터뷰를 하다 서점의 새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품 낭독회 장소가 위트앤시니컬 2호점(합정점)이라고요. 생존 기간 2년을 바라본 서점이 2호점을 낸다니, 9개월 전 서점에서 바라보던 막막한 풍경이 겹치며 반가운 마음이 솟았습니다. “잘되나 보다”고 넘겨짚으니 유희경 시인은 “‘잘돼서’가 아니라 ‘잘되기 위해서’ 내는 2호점”이라고 했습니다. 수익을 따져 보자면 보잘것없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달 평균 1200~1300권의 시집이 팔려 나가고 한 달에 2~3회 여는 문인들의 낭독회 티켓은 대부분 ‘완판’을 기록합니다. 지난 17일 2호 서점에서 처음 열린 유희경 시인의 시집 낭독회는 손님들도 직접 시를 읽어야 하는 ‘미션’을 떠안았는데요. 35명 정원에 50명 넘는 자원자가 몰려 사연으로 참가자를 골라내야 했다고요. 주인도 장담 못하던 서점의 순항을 가능하게 한 건 무엇일까요. 서점을 찾은 독자들, 문인들의 반응을 들어 보니 모아지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내 기분과 상황에 맞게 시인이 직접 시집을 추천해 준다면, 서점에서 우연히 익숙한 문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시인과 함께 시를 낭독하며 ‘나만의 시’를 추억으로 가져 본다면, 맥주 한잔을 마시며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써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위트앤시니컬에서 문학과 독자가 교감하는 여러 풍경입니다. 문학을 만나며 나를 돌아보고 ‘나만의 서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랄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누군가는 “보물찾기 하듯 발견의 재미가 있는 공간”이라고도 하더군요. 일상에 매몰된 내가 보일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를요. rin@seoul.co.kr
  • [자치광장] 자치분권 개헌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이해식 강동구청장

    [자치광장] 자치분권 개헌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이해식 강동구청장

    30년 만에 헌법 개정을 위한 국회 개헌특위가 닻을 올렸다. ‘87년 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새 헌법을 갖게 되려나 보다. 부디 권력구조 개편에만 몰두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자치권 확대와 관련해 변죽만 울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개헌특위는 4개 소위 중 지방분권과 재정을 다루는 소위원회를 두기로 해 일단은 마음이 놓이지만, 안을 마련한다는 것과 그것이 실현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해 온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안’을 보라. 그동안 자치·분권과 관련해 논의된 거의 모든 내용을 망라해 정리하고 있다. 경찰자치, 교육자치, 대도시 특례제도, 지방재정권한 확충 등 매우 포괄적이고 긍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안은 어떻게 되었나. 2014년 말과 2015년 초에 걸쳐 극심한 반발을 샀다. 독소조항 탓이다. 대표적으로 특별시, 광역시의 자치구·군을 폐지하고 서울을 제외한 자치구·군의 장을 관선으로 임명하자고 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와 ‘전국 시군구 의장협의회’가 들고 일어났다. 유력 정치인과 정당도 당시 ‘종합계획안’에 반대했다. 지금은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지방자치권의 확대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초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지방재정개편 문제를 보자.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비교적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원, 성남 등 6개 도시의 ‘법인분 지방소득세’ 반을 뺏어서 지방에 고루 나눠 주고 교부금 산정 방식도 정부에서 개입해 지자체 간 형평성을 기하겠다는 조치 말이다. 사실 ‘법인분 지방소득세의 공동세화’는 야당에서도 이미 제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그들 입맛에 맞지 않는 정책을 구사하는 일부 단체장의 정치적 성과를 억압하려 했다. 정치적 의도 탓에 공동세화의 긍정적 요인조차 공중분해됐다. 빈약한 자치권을 보완·확대하려는 노력 없이 지자체만을 희생양으로 삼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사회보장 정책을 중앙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삼는 일도 시대착오적이다. 이 정부 출범 초기에 약속했던 지방소비세율 인상도 없던 일이 됐다. 자치권 확대에 관한 한 이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수가 없는 이유다. 지난해 4월 총선으로 의회 권력이 바뀐 후, 그리고 ‘촛불민심’에 힘입어 누리과정 예산이 처음으로 편성됐다. 즉 자치권 확대와 자치분권 정신을 바로 세우려면 개헌과 함께, 새 헌법을 지킬 의지와 실천력을 가진 새 정부를 먼저 세워야 한다.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연어가 되는 여정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연어가 되는 여정

    내가 사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수령이 수백 년 넘는 거목들을 품은 울창한 원시림과 그 가운데를 관통해 맑은 개천이 흐르는 주립공원이 하나 있다. 매년 11월쯤이면 어김없이 대자연의 신비가 담긴 현상이 이곳에서 일어난다. 바다에 나갔던 연어들이 돌아온다. 어른 팔뚝만 한 수천 마리의 연어들이 태어난 곳을 찾아와 등지느러미가 드러나는 얕은 물에서 몸을 뒤척이면서 알을 낳고는 죽어 간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연어들의 시체에서 풍기는 비릿한 냄새와 죽은 연어들을 먹으려고 간간이 긴 날개를 펄럭이며 주변 나무들의 가지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흰머리 독수리들의 모습이 섞여서 보기 드문 장관을 이룬다. 이듬해 봄, 알에서 치어들이 깨어난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를 보낸다고 할까. 연어는 태어난 그곳에서 한두 해 살고는 과감하게 바다로 간다. 작은 개천에서 태어나 더 큰 세상이자 이질적인 환경인 바다에 가서 성장과 성숙을 완성하고, 민물과 짠물 양쪽에 다 살 수 있는 놀라운 적응력을 갖추게 되는 존재들. 큰 세상에서 해야 할 일들을 마친 후에는 자신들이 태어난 곳에 돌아와 다음 세대가 다시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시켜 주고는 삶을 마감하는 자기 희생적인 연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가 무엇인지 말이 아니라 몸소 행동으로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다. 우리는 세계인이 되는 것을 동경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세계인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연어의 치어처럼 하나의 작은 개울을 조국으로 삼는 민물의 존재로서 태어난다. 그중의 어떤 이들은 고향의 익숙한 환경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가는 선택을 한다. 거기서 다양한 인종들을 조화롭게 묶고 자발적으로 따라오게 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선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배우고 익힌다. 세계인 혹은 글로벌 리더란 이런 능력을 배우고 습득한 존재들이다. 연초에 대만의 가오슝에 왔다. 날씨는 초여름이다. 캐나다에서 떠날 때는 겨울이었다. 비행기에서 한숨 자고 깨 보니 그사이 다른 세계에 와 있었다. 서양에서 동양으로, 겨울에서 여름으로. 이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당연한 현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신기한 느낌이 들며 동요의 가사처럼 우리는 ‘작고 작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임을 새삼 느낀다. 문득 영화 ‘쿵푸팬더’에 나온 대사가 생각난다.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어쩌다 보니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캐나다에서 대학교수를 하면서 대만에 와서 칼럼을 쓰게 됐다. 마침 주제가 글로벌 리더이니 이 또한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이겠지 싶다. 대만에 온 이유는 강의 때문이다. 장래 글로벌 리더들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특화된 경영대학원 수업이다. 글로벌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능력으로 우리가 가르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다양성 경영 능력이다. 자신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이끌어서 공동의 목표를 성취시킬 수 있는 리더로서의 능력이다. 둘째는 갑자기 환경이 바뀐 외국에서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문화(異文化) 적응력이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열 나라에서 온 서른두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영어를 배우고자 외국행을 택하는 한국 학생은 많으나 막상 글로벌 리더로서 훈련을 받으러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아직도 우리에게 글로벌 능력은 영어를 배우는 정도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무지함보다 위험한 것이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듯 세계화를 부정하는 것보다 위험한 것은 잘못된 세계화를 세계화로 믿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꿈꾸는 자들의 몫이라고 한다. 연초에 바람이 있다면 우리나라도 이제는 건강한 꿈들이 자라나는 터로 가꾸었으면 한다. 사소한 우물 안 다툼은 사그라지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일에 일조할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 궁극적으로는 그런 젊은이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고 싶어 하는 큰 바다와 같은 나라를 만드는 일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2017년에는 우리 모두 연어가 되는 여정을 떠나 보자.
  • [이경형 칼럼] ‘촛불’ 너머 국가 진운을 생각한다

    [이경형 칼럼] ‘촛불’ 너머 국가 진운을 생각한다

    세밑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전초전에 돌입했다. 정국은 새누리당 비주류가 탈당, 개혁보수신당을 선언함으로써 4당 체제로 전환됐다. 이 체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당 간 연합을 통해 이합집산할 가능성이 크고 대선 결과에 따라 ‘헤쳐 모여’ 식으로 재편될 수 있는 탓이다. 다음달 중순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행동 반경에 따라 일부 정파 간의 연대가 가시화할 수 있다. 개헌의 시기나 내용을 연결고리로 하여 대선 전초전의 전선이 구축될 수 있다. 특검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계속되는 탄핵 정국과 개헌·대선 정국이 맞물려 돌아가는 형국이다. 정치권은 이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 방향과 행태는 대선 게임의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에 치우쳐 있다. 앞으로 나라를 어디로, 어떻게 끌고 나가겠다는 비전 제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선 주자들은 출사표의 깃발을 흔들고 있지만, 그 속에 선명한 메시지가 없다. 지난 2개월여 지속돼 온 촛불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국민적 신뢰를 잃은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뛰어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양극화 현상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상명령을 담고 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동체 건설을 희구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 산업화시대에 적용했던 박정희식 국가 경영 모델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이다. 촛불의 시대정신은 기득권에 대한 거부다. 특히 기득권 정치, 기성 제도를 혁신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권력 작동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포함된다. 개헌을 통해서라도 권력 구조를 재건축해야 한다. 시민들은 기득권 정치를 거부하지만, 결코 정치 냉소주의에 머물지 않는다. 정치권이 자기 개혁, 스스로 개조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거대한 저항의 쓰나미를 몰고 올 역량을 갖고 있다. 새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권의 역사적 소명은 막중할 수밖에 없다. 차기 정권은 평화적인 촛불 함성이 쟁취한 명예혁명의 의제들을 소화하고 구체화할 사명이 있다. 우리가 걸어온 산업화, 민주화 이후에 추구할 국가 건설의 지향점을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선진화를 내걸었지만 이를 구체화한 국가 모델을 상정하지 못했다. 북유럽이나 독일 등 여러 선진국들의 경험을 살 수는 있어도 우리에게 맞는 옷을 짓지는 못했다. 이제는 그 옷을 스스로 재단해야 한다. 양극화의 처방으로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제시되고 있는 공정 성장, 포용 성장, 동반 성장 등의 개념을 경제정책에 구체화하는 데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재벌과 권력이 야합할 수 있는 고리도 끊어야 한다. 1960년 4·19혁명 후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단명으로 끝나 실패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5·16 군사 쿠데타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장면 정권이 당시 민중이 요구한 시대적 의제를 소화하여 국정의 동력으로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1년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서 이집트 등으로 확산된 ‘아랍의 봄’이 내전의 혼란과 반동 쿠데타로 무위가 됐다. 혁명의 거대한 기운을 다음 정권이 역사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역사는 오히려 후퇴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진운도 어떤 리더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은 과거 김영삼, 김대중과 같은 정치 거목도 없거니와 설사 있다 해도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정치문화는 낡은 옷이 돼 버렸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소통과 토론을 통해 합일점을 찾아가는 거버넌스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박근혜의 실체를 모르고 허상을 보면서 기표를 했던 내 손가락을 원망한들 어찌할 수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트럼프 등장 이후 대단히 유동적인 상황에 있다. 개혁의 이름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세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라도 4년 전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감별하는 눈을 지금부터라도 키워야 한다. khlee@seoul.co.kr
  • [新국토기행] 지리산 비경 섬진강 풍경 … 구례의 절경

    [新국토기행] 지리산 비경 섬진강 풍경 … 구례의 절경

    전남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구례군은 전북 남원시와 경남 하동군, 전남 곡성군, 순천시·광양시와 연결된다. 백두대간의 남쪽에서 가장 덩치가 큰 지리산의 아늑한 품에 안겨 있는 구례는 언덕을 넘는 구름이 쉬어 가듯 일상을 잊고 잠시 머물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곳들이 많다. 북동쪽의 지리산과 남쪽의 백운산이 감싸 전형적인 산간 분지를 이루고 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고장으로 지리산의 정기를 느낄 수 있다.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와 천은사, 연곡사 등 천년 고찰이 자리하고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게르마늄 온천수로 유명한 지리산 온천은 관광특구로 개발돼 있으며, 최근 지리산 자락에 야생화 생태공원과 산림휴양타운이 개장돼 휴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지리산 자락과 구례 분지의 평야를 돌아 나가는 섬진강이 있어 구례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섬진강어류생태관이 있고, 곡성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섬진강 자전거길도 유명하다. 구례는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으로 향제줄풍류와 잔수농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산수유꽃축제, 섬진강벚꽃축제, 피아골단풍축제 등 지역 축제도 풍성하다. 순천~완주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대구~광주 고속도로, 전라선 철도 등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 남도 최고의 관광·휴양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매년 봄 산동면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수유꽃으로 유명하다.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 종주 시작점 노고단 지리산(智山)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해발 1916.77m)과 서쪽 끝의 노고단, 서쪽 중앙의 반야봉 등 3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100리에 걸쳐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노고단(1507m) 아래 펼쳐지는 운해의 절경은 지리산 제1경으로 꼽힌다. 노고단은 도교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할미단’이다. 성삼로까지 도로가 나 있어 이곳 주차장에서 내려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의 백미는 종주 산행이다. 그 종주의 출발점인 노고단이 단연 으뜸이다. 반야봉, 천왕봉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히며, 지리산 산신을 모시는 신앙지로 고려시대 나라에서 제사를 올렸던 장소이기도 하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1100~1200m 높이에 있는 광활한 고원처럼 펼쳐진 원추리꽃 전경은 노고단의 비경으로 빼놓을 수 없다. 구름바다와 샛노란 꽃망울이 어우러진 경치는 가히 일품이다. 봄의 철쭉, 여름의 원추리,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화는 노고단의 사계절 아름다움이다. 좀더 여유로운 산행이 가능하다면 지리산 최대 사찰인 화엄사 출발을 추천한다. 구례군에서는 화엄사부터 출발한 지리산 종주 산행을 인증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구례를 한눈에 조망하는 오산 사성암 2014년 명승 제111호로 지정된 사성암은 해발 531m의 오산 정상에 있다. 544년 연기조사가 건립해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곳에서 4명의 높으신 승려인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가 수도했다 해서 사성암이라 불린다. 사성암에 이르면 높이 20m의 암벽에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지어진 약사전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애여래입상이 약사전 건물 내 암벽에 새겨졌으며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산 사성암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구례 전경으로도 유명하다.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넓은 평야, 그 너머 웅장하게 솟은 지리산의 연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야생화 100여종 테마랜드 가족·연인에 인기 최근 구례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산림생태공원은 광의면 온당 마을 일원에 조성된 야생화테마랜드·자생식물원·생태숲·숲속수목가옥과 산동면 탑정리 일원에 있는 산수유 자연휴양림·수목원으로 연결돼 있다. 야생화테마랜드는 24㏊ 면적에 지리산 권역 100여 종류의 야생화가 심어져 있다. 생태숲에는 240여종의 식물 자원이 식재돼 있어 계절별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숲속수목가옥은 야생화테마랜드와 연계된 ‘자연 속의 힐링 하우스’로 숙박이 가능해 가족·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산수유 마을 인근에 위치한 산수유 자연휴양림에서도 숙박이 가능하고 물놀이장과 다목적 운동장이 있어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지리산을 많은 사찰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가 가장 큰 사찰이다. 지리산 산세와 불교문화가 어우러져 천년의 고요함이 배어 있다. 동양 최대 목조건물 각황전과 석등 4사자 3층 석탑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수홍루의 그윽한 정취가 일품인 천은사와 사찰보다 승탑이 더 아름답기로 유명한 연곡사도 구례에 있다. ●‘영원한 사랑’ 꽃말 산수유 축제는 3월 산수유 꽃의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이다. 구례에서는 매년 대한민국에 봄을 알리는 구례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꽃피는 3월이면 봄기운을 느끼려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약 69%를 차지하고 있다. 산수유 농업의 우수성과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구례 산수유는 당초 농가에서 생계 보전 차원에서 심었는데 군락을 이루고 피는 꽃이 아름다워 이제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됐다. 전국 최대 규모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과 구례군이 협력해 조성한 친환경 식품 가공 클러스터가 구례자연드림파크다. 14만㎡의 부지에 827억원이 투자돼 2014년 6월부터 운영 중이다. 현재 아이쿱생협 14개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기준 생산액은 584억원이다. 511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연간 109억원의 근로소득을 창출해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방(공장)을 개방해 각종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관과 식당, 휴센터 등 각종 문화시설을 갖춘 6차 산업 모델로, 연간 11만명이 유료 방문하며, 전국 자치단체 등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편제 판소리 본향 느끼고 온천으로 힐링 구례는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으로 국창 송만갑, 유성준, 박봉래, 박봉술 등 판소리 명창을 배출한 고장이다. 동편제 판소리 전수관이 있어 판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송만갑 생가와 명창 추모비 등이 있다. 매년 10월 동편제판소리축제가 개최된다. 송만갑 판소리·고수 대회가 함께 치러져 명창을 꿈꾸는 많은 국악인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고 있다. 대상에는 대통령상을 준다. 지리산 온천 관광지는 산동면 산수유 마을과 인접해 있다. 게르마늄 온천수로 유명하며 구례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온천관광이 다소 침체됐지만 여전히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다. 지리산둘레길 또는 지리산 산행을 마친 관광객이 피로를 풀기 위해 들르는 필수 코스다. 인근에 산수유 사랑공원, 산수유 문화관, 수락폭포 등 볼거리도 풍부해 1박 2일의 여행 일정에서 숙박지로 인기를 모은다. ■ 이 ‘맛’에 구례에 갑니다 다슬기 수제비 속까지 ‘뜨끈’ 흙염소 구이로 지친 몸 ‘불끈’ ●‘쫀득하군’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 청정하천 섬진강에서 물이끼 등을 먹고 자란 다슬기를 넣고 끓인 수제비다. 하천과 호수 등 물이 깊고 물살이 센 곳의 바위틈에 무리 지어 사는 다슬기는 쫀득쫀득하고 뜨끈한 국물맛이 가슴 속까지 후련하게 할 정도로 일품이다. 다슬기는 체력 회복, 숙취 해소, 간 기능 회복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침, 장, 전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청정하네’ 지리산 산채 비빔밥·정식 심산유곡 지리산 일대에서 채취한 송이와 표고, 고사리, 더덕 등은 그야말로 무공해 식품이다. 이처럼 지리산에서 나는 깨끗하고 신선한 각종 나물과 버섯류로 만든 요리다. 지리산 자락의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갖가지 나물에는 특유의 향과 맛, 효능이 살아 있어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산채정식 한 상에 나오는 20여 가지 반찬 가짓수에 놀라게 된다. ●‘얼큰하다’ 섬진강 매운탕 다슬기와 마찬가지로 섬진강에서 잡아 올린 참게, 쏘가리, 메기, 붕어 등 각종 물고기 매운탕이다. 시래기, 양파 등 신선한 야채와 함께 끓여 내 얼큰하고 개운한 맛을 준다. ●‘경건하게’ 조미료 뺀 사찰음식 천년 고찰이 많은 구례는 사찰음식이 발달했다. 사찰음식은 기본적으로 고기와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홍거)를 사용하지 않는다. 산채, 들채, 나무뿌리, 나무열매, 나무껍질, 해초류, 곡류만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되 음식 조리 방법이 간단해 주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도록 양념을 제한하고 인위적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이다. ●‘담백해요’ 야생 산닭구이 야생에서 키운 산닭은 육질이 쫄깃쫄깃하며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다른 육고기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고, 비타민 B2가 특히 많다. 섬유질이 가늘고 연해 소화 흡수가 잘되는 등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이다. ●‘영양 듬뿍’ 방목 흑염소 구이 지리산에서 방목해 키운 흑염소는 예부터 현대까지 신비의 약용동물로 알려졌다. 임산부, 허약 체질인 사람에게는 보양식으로 애용돼 왔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고 근육 섬유가 연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건강식이다. 맑고 깨끗한 풀과 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 다른 지역에서 키운 흑염소보다 더 맛난다.
  • “이익제공자, 막연한 기대로 공여 땐 제3자 뇌물죄 성립 안 돼”

    “이익제공자, 막연한 기대로 공여 땐 제3자 뇌물죄 성립 안 돼”

    뇌물 명백한 인식 있어야 적용… 朴대통령 적용 녹록치 않을 듯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 기소)씨 등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병석(64) 전 새누리당 의원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지난 9일 법원이 내린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뇌물을 주고받는 사이에 청탁과 대가에 대한 명백한 공통인식이 존재해야 한다는 게 판결 논지였다. 이 전 의원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남성민)는 지난 9일 선고 공판에서 두 가지 핵심 혐의에 대해 각각 유죄와 무죄를 선고했다. 포스코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측근 이모씨가 운영하는 S사가 4억 4000만원어치 원료납품권을 따내게 한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다. 반면 이 전 의원의 측근 한모씨의 E사가 4억 5000만원어치 청소용역 사업권을 포스코로부터 따낼 수 있도록 한 혐의는 무죄로 봤다. 앞서 포스코 측은 2009년 8월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이 전 의원을 만나 “신제강공장 증측 공사가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법원은 이 전 의원이 포스코 측에 이권을 요구한 시기를 기준으로 부정청탁 여부를 판단했다. 이 전 의원이 포스코 측에 S사에 대한 원료납품권을 요구한 시기는 2009년 가을이었다. 당시는 공사 재개를 위해 이 전 의원이 정부부처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때였다. 하지만 E사에 청소용역 사업권을 달라고 할 때는 2012년 초여름으로 이미 공사가 재개(2011년 1월)된 시점이었다. E사에 대한 판결에서 재판부는 “제3자 뇌물수수죄에서 부정청탁이 묵시적인 형태일 경우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직무집행 대가라는 점을 공무원과 이익제공자가 공통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런 인식이 없이 막연한 기대로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했다면 부정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런 판단은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박 특검은 삼성이 지난해 7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을 대가로 최씨 측에 35억여원(지난해 9월~올 3월)을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때 박 대통령이나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삼성 측에 최씨 일가에 대한 특혜를 요구한 시점이 부정청탁인지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인 셈이다. 특검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입증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울지역 한 부장판사는 “제3자 뇌물죄는 해당 공무원이 직접 수수한 돈이 없다는 점에서 부정청탁을 요건으로 넣어 뇌물죄보다 엄격하게 판단한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의 ‘대가성은 없었다’는 발언이나 지금까지 검찰 수사 내용만 보면 제3자 뇌물죄 적용이 녹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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