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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失業 이렇게 풀자] (1-2)전문가 제언

    *전문가 제언. ◆허재준(許裁準)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시장은 잔인한 형태로 보복을 가한다.사회유기체의 필연적인 자기 정화작용인지도 모른다.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받은 금융기관들이나 경영정상화 명령을받은 기업들은 해고대상자 선정을 위해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어야한다.공공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이같은 여파는 곧장 협력업체들에까지 미친다. 이처럼 인력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층이 거리를방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실업자 양산창구는 고용창출 및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는 건설업이었다.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구조조정이모색되는 금융기관과는 달리 건설업의 경우 구조조정 비전은 여전히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자리도 창출하고 구조조정도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묘안은 없을까. 우리나라의 공공서비스 부문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25%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영국은 1980년대 이래 꾸준히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공공부문의 일하는 방식만 조정했을 뿐 공공서비스 부문의 인력은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렸다.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구조조정에 따른 지원대책이 겉돌지 않으려면 정책기관의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려면 ▲건설업 종사자의 기능수준을 제고하고 ▲고용관계를 투명하게 하며 ▲거래행위를 철저히 감독하되 ▲세정을 개혁하는 등 공공서비스 강화가 필수적이다.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충은 여성과 새로 인력시장에 진출하는 대학졸업자에게도 바람직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이를테면 학교,도서관,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확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구조조정을 계기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의 양을 확대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태기(金兌基) 단국대(노동경제학) 교수 = 정부는 실업문제에 대해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종합적인 실업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은 물론,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정부가 내놓은 실업대책은 기존의 대책을조금 보완하거나 예산을 늘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이러한 대책으로는 국민들의신뢰를 얻을 수 없다.본질적인 대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그동안의 실업대책을 냉정하게 반성하고,경제의 실상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업문제를 강조하고,각종 선심성 실업대책을 백화점식으로 내놓았다.그러다가 환율 등 국제 경제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호황을 누리고 경제지표가 좋아지자 실업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급격히 식어갔다.“IMF 체제에서 졸업했다”고 공언하며 실업 대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자만하기도 했다. 과거 경험에서 보듯 우리나라 경제는 실업에 대단히 취약하다.대우자동차 부도사태나 현대건설의 위기에서 드러났듯이 원청기업이 무너지면 하청기업의 집단적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또 대부분의 기업은 사업구조가 부실한데도 고비용·저효율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같은 취약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실업대란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제2의 실업 대란을 극복하려면 첫째,정부는 실업문제를 사건·사고 다루듯 해서는 안된다.실업문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경제현상이다. 경제원리에서 벗어난 실업대책은 실효성도 없다.소리만 요란했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둘째,정부는 어려운 경제현실과 함께 실업 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점을 노사는 물론,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낙관적이거나 부풀리기식으로 경제 전망을 하거나, 몇달만에 문제를해결하겠다는 식의 조급한 약속은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정부·민간연구소 전망. “내년 2월쯤에는 실업자 수가 110만명을 넘어서면서 실업 대란이우려된다.정부가 재정으로 보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민간연구원) “대책없이 당했던 IMF 외환위기때와는 다르다.사회안전망을 갖추고있어 실업으로 인한 대혼란은 없을 것이다”(노동부 관계자)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들이 예측하는 실업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정부의 실업예측] 재경부는 12월 실업자 수가 90만명으로 늘고,실업률은 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9월 실업자 수 80만4,000명보다 9만6,000명 늘어난 수치다. 노동부는 내년 연평균 실업자는 83만명(실업률3.8%)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노동부 관계자는 “동아건설 등 부실기업의 직원 10%가 실직한다고 보고,최대한 비관적으로 예측한 것”이라면서 “내년 2월 96만명으로 피크에 이른 뒤 실업자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기관에서 본 전망] 노동연구원은 최근 자료를 통해 내년 2월 실업률은 4.7%,실업자는 10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그러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그때쯤 실업자가 110만명(4.9%)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1·3’기업퇴출 조치와 공공부문 구조조정,은행권 퇴출,현대건설·쌍용양회 등 부실기업의 처리와 관련해 7만5,000명,경기침체로 9만5,000명,신규졸업자의 미취업,건설·농림부문에서 13만명 등 모두 30만명의 실업자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한달에 10만명씩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국민들의 체감은 더욱 심각] IMF사태때와 달리 기업들의 여력이 없는 상태라 명예퇴직금도 제대로 못받고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IMF때 저축을 깨고,앞다퉈 보험을 해지하며 근근이 살아왔던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IMF때 실업과의 차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대우경제연구소 신후식(申厚植) 연구원은 “정부가 실업의 충격을 보전할재정적인 여유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IMF사태때는 노동계가많이 양보했지만,이번에는 험악한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崔淑姬) 수석연구원은 “내년 2월 실업률은 5%를 넘겠지만,IMF때처럼 6∼8%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실업률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뚜렷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경수(崔慶洙) 연구위원은 “97년 말은 콜금리가 30%까지 올라가면서 건전한 기업도 연쇄부도가 났지만,지금은자생력없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업이란 점이 다르다”면서 “오히려 인력감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자금시장의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제20회 농어촌청소년 대상발표/ 본상

    * 농업 宋海東씨. ■93년 군제대후 영농에 정착,가평의 특산물인 포도 과수원 조성으로소득증대에 노력해왔다.98년에는 포도착즙기 설치,천연포도즙 생산가공 판매로 부가가치를 올리고,인근 농가에까지 파급해 소득향상에기여했다.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법으로 저공해 농산물을 생산해오고 있다.가평군 특수사업으로 민족문화계승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농업 韓在順씨. ■91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4-H회 총무를 맡으면서 참깨 과제포 600평을 운영하고 공동자금 200만원을 조성했다.96년 집중호우가 일어났을때는 4-H회원 50여명으로 특별구호반을 편성,10ha의 농경지를 복구하고 수재물품 200점을 전달했다. 내고장 가꾸기사업의 일환으로 꽃길 2㎞를 조성하기도 했다. * 농업 愼在明씨. ■93년부터 4-H면회장,도총무,도감사를 맡아 면 연합회 사무실에서 학생회원 공부방을 운영하고,학교 4-H지원을 위한 국화를 가꿔왔다. 무연고 묘 벌초 작업용 기계 5대 구입을 지원하고,야영교육용 텐트20조를 구입해 군연합회에 기증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복숭아 2,000그루를 심어 진안군 도화원 조성사업에 기여했다. * 농업 金原坤씨. ■한우,개,멧돼지 사육 및 참외·밤·벼 재배로 1억3,35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97년 2,000평,98년 2,200평,99년 3,000평,올해 1,200평 등 휴경답경작을 왕성하게 펼쳐왔다.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매월 방문하는 등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 농업 劉允吾씨. ■비닐하우스 시설을 이용한 고랭지배추 육묘 상업화를 시도,고소득을올렸다. 자가톱밥 시설을 갖추고 지력증진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우수농산물생산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5년주기 객토 실시와 토양유기물 함량 향상을 위하여 매년 300평당 2t의 우드칩을 전면살포하고 있다.농업신기술 도입 등으로 농가간 농업기술 격차해소에 주력해왔다. * 농업 盧載相씨. ■청풍명월 주말농장 기반조성 사업을 대행하여 농협 청년부 공동기금을 조성했다.휴경논을 이용한 유기농업 시범포운영으로 친환경농업을보급했다.농협청년부 기금으로 관내 초등학교에 매년 40만원씩을 기탁,결식아동을 지원했다. 수박 작목반을 결성하여 품질좋은 우수 농산물을 생산해 농가소득을높이고,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농업 裵權世씨. ■92년 영지버섯을 장흥군에 최초로 도입,고소득 작목으로 정착시켰다. 이후 영지버섯 작목반을 만들어 규모화 영농 및 조직력을 강화했다. 향유 원료의 100% 국산화 추진으로 외화 절약에 일익을 담당했다. 전남 농협 벤처농업인 연구클럽 감사를 지내는 등 ‘벤처농업 연구클럽’을 조직,연구하는 농업인상을 정립했다. *농업 韓盛弼씨. ■국내 최초로 새송이버섯 동굴 시험재배에 성공,새로운 소득자원으로농업인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안전하고 품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실천해왔다. 지역의 농업경영인과 함께 휴경지 3,000평을 경작하여 경영인 공동기금으로 적립하는 등 식량생산 증대에 노력해왔다. 청년부 공동소득사업을 높이고,지역개발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수산 金鎭萬씨. ■96년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되어 3,000만원의 지원자금 등으로 현대화된 어선을 구입,소득증대에 힘썼다.어입인후계자가 되기전 소득이 1,850만원에서,99년에는 무려 8,500만원으로 늘었다.94년부터 청년회장을 맡아오면서 매년 마을과 항포구에 쌓여있는 각종 쓰레기 제거지도로 50t을 수거처리하는 한편 마을 하수도 정비 등 해양오염 방지 등에 노력했다. *수산 許吉浩씨. ■대학졸업후 다른 취업의 기회도,어촌생활에 반대하는 부모님의 만류도 뿌리치고 고향 앞바다를 가꾸겠다는 일념으로 어촌에 정착했다. 80년 후반부터 침체에 빠진 피조개양식사업을 어장 환경개선과 적정시설 준수로 생산성을 크게 늘렸다. 97년 ha당 2,200만원이던 수익이 98년에는 2,300만원,99년에는 3,500만원으로 늘었다. *수산 趙薰基씨. ■당초 굴양식을 하던 것을 지역 특성에 맞는 전복 육상양식으로 바꿔고소득을 올렸다. 고소득 품종 양식으로 98년 1,800㎏이던 생산량이 99년에는 3,000㎏으로 늘어났다.순수익도 98년 1억100만원에서 99년에는 1억8,000만원으로 증대됐다.지역의 청년들을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도록 기술을전수하고 숙식을 제공,어촌에 정착할수있는 기반확보에 기여했다. *수산 金長石씨. ■집안의 가장,청년회 총무,마을의 반장 등을 겸하면서 낮에는 조업하고,밤에는 야간에 학교를 다니는 성실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다. 또한 다른 어업인들에게도 정보를 제공,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마을의 치안 및 환경정화,불법어업 근절 등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 [외언내언] 젊은층 자살

    사건기자때 자살기사를 쓰면서 무척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경찰이나 가족이 말하는 대로 ‘공부압박감’‘생활고(苦)’‘실연’을 그대로 인용하긴 한다.그러나 입시 중압감에 눌리고 생활에 찌들리며 애인에 채인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흔히 드는 자살이유가 어쩐지 피상적으로 보인다.다수가 고통과 상처를 안고서도 질기게 사는데 스스로 목숨끊는 사람의 마음속은 얼마나 절박했을까.같은 요인에 더 충격받는 내적 심리공황에 심증이 간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껭은 ‘자살론’에서 자살유형을 세가지로 구분했다.▲사회적 통합이 약화돼 과도한 개인화를 보일 경우 나타나는 ‘이기적 자살’▲이와 반대로 사회적 통합이 높은 곳,예컨대고대사회나 군대집단 등의 지나친 사회적 기대와 의무가 원인인 ‘애타적(愛他的)자살’▲경제적 파산과 이혼 등으로 삶의 기준을 상실할때 발생하는 ‘아노미(anomy:無규제상태)자살’등이다. 실제 자살원인은 더 복잡하다.62세때 사냥총으로 자살한 소설가 헤밍웨이는 알코올 중독자였지만 외로움이 자살의 주요 이유로 지적됐다.22세 청년노동자 전태일은 열악한 근로조건에 항의해 분신자살했다.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팔레스타인의 자살 특공대는 ‘죽음이 신(神)과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에서 행동한다. 자살과 타살의 경계가 애매한 죽음도 적지 않다.귀양간 신하가 사약과 교수형 가운데 ‘스스로 선택’해 약을 마시고 죽는 ‘강요 자살’이 있다.가장이 일가족과 함께 죽는 동반자살은 타살에 가깝다.독재정권하의 수많은 ‘의문의 자살’은 위장 자살 의혹을 받고 있다. 늙음과 질병의 고통이나 외로움때문에 주위에서 도와줘 죽게 하는 안락사는 ‘반(半)자살,반 타살’로 불린다. 지난 9년간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64.3%나 급증했다고 한다.사망률로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수준의 반갑지 않은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특히 10,20,30대 젊은 층의 자살이 자동차 사고 다음으로 가장 높은 사망원인으로 꼽힌 것은 충격적이다.사회적으로 자살특공대도 필요없고 분신자살할 만한 사회문제도 사라진 현재 신체 건강한 많은젊은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버린다는 것은문제다.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행동에서는 쉽게 자살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고한다. 글과 그림 색깔에서 죽음 냄새가 나며 무덤과 죽음암시 표시도있다. 공부,왕따,가정불화,취업난,외모비관과 실연 등 어느 원인이든사회와 가정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으로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사회 병리’차원에서 자살을 다루고 정책도 세워야 할 것같다. △이상일 논설위원bruce@
  • [‘6.15’ 이후의 북한] (3)북한 대학생들

    9월3일.평양에서 맞는 두 번째 일요일이었다.며칠전부터 안내선생들을 졸라오던 대로 대동강 유보도(강변공원)에 나가 소풍나온 시민들을 만나보기로 했다.오전 9시30분 대동강변에 우뚝 서 있는 높이 170m의 주체탑에 올랐다.주체탑 일대는 널찍한 강변공원으로 꾸며져있어 휴일이면 많은 시민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놀러 나온다.주체탑에서 내려다본 대동강에는 양쪽으로 높이 150m의 분수가 치솟고 있었고 보트와 오리배들이 가득 떠다니고 있었다.맞은편의 김일성광장에서는 당창건 55돌 기념 카드섹션 연습이 한창이었다.총지휘자의 목소리가 주체탑 위까지 들려왔다.“다음은 ‘자력 갱생!’ 오자 내지 말아야 겠습니다…”. 어디선가 육중한 종소리가 들려왔다.10시 종이라 했다.카드섹션 연습이 끝나고 시민들은 흩어지기 시작했다.유보도로 내려와 강변을 걷는데 통기타 소리가 들려왔다.남녀 대학생들이 여기저기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다가갔다.처음 말을 붙이자 다소 낯설어 하는 표정들이었으나 안내선생들이 기자 일행을“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취재하러 온 남조선 기자들”이라고 소개하자 이내 얼굴이 환해졌다.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4학년 학생들인데 전날밤 당 창건 55돌 횃불행진 야간훈련을 성공리에 마친 기념으로 놀러나왔다고 했다. “정치경제학부에는 어떤 과들이 있습니까?” “정치경제학과,계획경제학과,경제조정학과,재정금융학과,무역경제학과 등 5개 학과가 있고 학생수는 1,000명쯤 됩니다.” 가만 보니 유난히 붙어앉은 남녀 학생이 있었다.남학생에게 물었다. “옆에 앉은 친구와는 특별한 관계입니까?” 폭소가 터졌다.남학생은 얼른 대답했다.“기자선생님이 아주 예리하게 보셨습니다”.그러나 옆의 여학생은 “아닙니다”하면서 연신 손을 내저었다.순간 남학생이 여학생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소리쳤다.“넌 내것이야!” 모두들 웃어대다가 한 남학생이 말했다.“난 없습니다.통일되면 남쪽 처녀에게 장가가겠습니다”.그는 정치경제학과 4학년 한명철(25)이라고 했다. “말나온 김에 하나 물어봅시다.북에서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 마실물도 떠다준다는데 사실입니까?” 다시 웃음보가 터졌다.남학생들이 말했다.“그런 거야 여동무들이직접 말해야지 뭐.” 기자옆에 앉은 한 여학생이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답했다. “우리는 평범한 일 같은데 선생님이 새삼 물으시니 뭐라고 답해야할지…남동무들이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교실청소 깨끗이 해놓으니까수고했다고 물 떠다주는 건데….” “그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위해 하는 일을 한 번 대보세요.” 한 남학생이 호기있게 입을 열었다.“우리 학급에 여자가 6명 되는데 3·8부녀절 때는 꽃다발도 갖다주고 식당 조직도 하고….” 다른 학생들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댔다. “왜 웃어요?” “저 동무 말하는 거 좀 보라요.아니 부녀절에 처녀들한테 뭘 준다구?” 웃음소리에 인근에 있던 다른 학생들도 구경왔다.김형직사범대학과김책공과대학 학생들이었다.대동강 위를 떠다니던 유람선이 선착장에들어왔다. 모두들 유람선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비용은 1원이었다.이번에는 학생들의 질문공세에 기자가 답변하는 입장이 되었다.경제학부 학생들이어서인지대학등록금,대졸초임,집세,취업문제 등 남한의 경제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남한 대학생들이 ‘북녘산하답사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자 “남녘 학우들이 언제쯤 평양에 오는가”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6·15 공동선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명철 학생이답했다.“이번 6월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양에 오신 것도 반갑지만 북과 남의 두 수뇌분들이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을 채택하신 데 대해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우리 청년학생들도 북남공동선언을 이행하는데 모든 것을 다 바칠 결심으로 있습니다”. 그는 “남의 청년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잊지 않았다. 점심은 염치불구하고 학생들이 저마다 싸온 도시락을 얻어 먹기로했다.김밥,물이 많은 열무김치,계란말이,오리불고기,타조고기,도라지무침,고사리무침,삶은 달걀 등 오랜만에 먹는 가정식 음식들이었다. 타조고기가 이색적이었다.평양에 타조목장이 있는데 타조 한 마리는120㎏,알도 1∼2㎏이나 나가 하나면 한 가족이 먹는다고 했다. 점심이 끝나자 오락회가 벌어졌다.‘콩깍지놀이’였다.양손으로 무릎 치고 손뼉 치고 세 번째 박자에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콩’‘깍’‘지’를 돌아가며 외치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려 박자나 가사가 틀리면 걸리는 놀이였다.세 학교 학생이 섞여서 놀다보니 학교마다 특색이 있었다.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은 말이 기본이라,걸려도 말 한마디 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김형직사범대학 학생들은 재기발랄하고 재주가 다양했다.김책공대 학생들은 총명해 보이는 얼굴들이지만다소 순발력이 떨어져 맡아놓고 걸리는 축이었다.그들이 걸려들 때마다 김형직사대 학생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러댔다. “어서어서 나오세요! 안 나오면 졸장부!”.여학생들이 집단으로 나와 “여성은 꽃이라네,나라의 꽃이라네…”라는 노래를 합창하자 남학생들이 슬그머니 나와 백코러스를 넣었다.“할머니는 떼놓고,할머니는 떼놓고…” 한바탕 춤판을 벌인 후 유람선이 선착장에 닿았다.헤어질 시간이었다.학생들은 저마다 술병을 들고 이별주를 권하고 공책을 꺼내 말 한마디 남겨 달라고 했다.배에서 내려 오랫동안 악수를 나누었건만 학생들은 승용차까지 따라와 눈물을 글썽였다.“통일되는 날 꼭 만납시다”를 거듭 외치는 깨끗한 얼굴들을 뒤로 하고 떠나면서 기자는 서울의 얼굴들을 떠올렸다.한번 만났다 하면 1차,2차,3차,4차를 거듭하면서 새벽녘까지 헤어지지 못하고 몰려다니곤 하는 그들.정 많고 흥많은 면에서도 남과 북은 지독하게도 닮아 있었다. 신준영기자 현지르포 junyoung@
  • 16대 국회의원 뽑던날/ 화제의 386세대

    *민주당 서울 성동구 임종석당선자. 서울 성동구 유권자들은 패기와 진보의 기치를 내건 ‘386’세대의 선두주자 임종석(任鍾晳·34·민주당)후보를 택했다. 관록과 보수,탄탄한 조직력으로 이 지역에서만 5선에 도전한 이세기(李世基)현 의원이 80년대 후반의 운동권 스타 ‘임길동’의 신출 귀몰에 무릎을 꿇었다. 당선이 굳어진 13일 밤 11시20분.임 후보가 각 동의 선거사무원들을 격려하고 행당동 무학빌딩 4층 지구당 사무실에 들어서자 50여명의 당직자와 자원봉사자들은 일제히 ‘임종석,임길동’을 외쳤다. “성원에 감사합니다.34만명의 성동주민과 약속한 대로 개혁을 선도하는 성동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최연소 당선자인 임 후보는 떨리는 목소리로 당선 소감을 이어 갔다. 그는 “핵심 공약인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소환제와 환경오염 피해에따른 시민 집단소송제를 반드시 입법화하겠다”고 힘줘 말했다.재벌과 금융기관의 개혁,금융소득 종합과세 부활 등 경제개혁도 거듭 약속했다. 임 당선자는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2,020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와 철저한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꼽았다.선거운동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상대후보가 ‘어리다.빨갱이다’라고 비방해도 철저히 개혁적인 공약으로 대응했다”면서 “깨끗한 선거운동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은 것 같다”고 입을모았다. 지난 86년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에 입학한 임 당선자는 88년 이 대학 총학생회장에 뽑혔다.이어 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의장에 맡아 임수경씨를 전대협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보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 당선자는 89년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돼 93년 5월까지 3년6개월간 감옥살이를 했다.94년 청년정보문화센터를 창립했고,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추진위원,푸른정치 2000 대표,민주당 당무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한나라당 서울 양천갑 원희룡당선자. “당리당략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최고로 여기는 정치를 펴겠습니다.” 서울 양천갑에서 민주당 박범진(朴範珍) 후보를 누른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36)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14일 0시25분쯤 들뜬 목소리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주제일고 출신의 원 당선자는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82년 서울대 수석 입학.제34회 사법시험 수석’ 등 1등을 놓친 적이 없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정치에 처음 발을 내딛은 ‘신인’인데다 인지도가 낮아 선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원 당전자의 전략은 오직 하나였다.‘깨끗하고 참신한 인물론’을 무기로내세웠다.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하루 3만보 이상씩 걸어두 발에 물집까지 생길 정도로 구석구석을 훑으며 한 표를 호소했다.시간이흐를 수록 ‘젊고 참신한 전문가’ 이미지는 기존 정치에 신물을 느낀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았다. 원 당선자는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들과 쌍방향 토론을 의정 활동의도구로 삼을 계획이다.국민과 자주 대화하는 것만이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반영할 수 있다고 여기기때문이다. 그는 “민주주의 원칙인 다수결 원칙을 존중하지만 당리당략을 단호하게 거부,소수의견을 고집하며 국민의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당선자는 서울대에 수석으로 합격,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2학년때부터 시위에 적극 가담해 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이후 공단에 위장취업하는 등 노동운동에도 뛰어들어 경찰의 수배도 받았었다.87년 6월 항쟁 이후 제도권에 눈을 돌린 원 당선자는 사법시험에 합격,서울지검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8월 변호사 개업을 했다.원 당선자는 “큰 성원을 보내준 유권자들과 공천파동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유권자와의 약속대로 최선을 다해의정활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한·일 월드컵개최도시 협의회 창설

    한·일 자치단체간 자매결연이 확대되고 양국간 문화·경제·스포츠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민간 교류협력이 추진된다. 또 ‘한·일 시도지사회의’,‘한·일 해협연안 시도지사회의’,‘월드컵개최도시협의회’ 등 권역별 자치단체간 협의체가 창설,운영된다. 행정자치부와 일본의 자치성은 3일 이같은 내용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한·일 지방행정 교류협력 확대추진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양국간 지방공무원의 상호교류 인원 및 연수 기간을 확대,지역개발사업 정보와 경험의 교환을 통해 지방행정의 발전을 도모키로 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외국의 청년을 초청,교육시키고 취업도 알선해 주는 ‘JET프로그램’에 현재 50명선인 한국 청년의 초청인원을 대폭 확대해 양국간우호를 증진토록 했다. 한·일 양국은 이밖에 지역개발 관련 지도자와 관계 공무원들의 상호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양국은 또 자매결연 확대를 위해 양국 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국제행사 및 지역축제 등의 홍보도 함께 해 시너지효과를 얻도록 했다. 특히 자매결연의 파급효과 확산을 위해 자치단체내의 다양한 민간단체간 결연을 추진하고 자치단체별로 ‘자원봉사 인력은행’을 설치,운영키로 했다. 이에따라 현재 한국의 60개 자치단체와 일본의 69개 자치단체가 맺고 있는자매결연 도시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행자부는 이외에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전국의 문화유적지와 주요 관광지의 화장실·관광표지판 정비 등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사업도 전개할 방침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98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시 양국 정상간21세기 한·일 파트너십 구축 선언에 따라 이 계획이 마련됐다”면서 “자치단체간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과 진정한 이웃으로서의 우의를 다지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새세기를 새롭게 비전’한국21’](12)’고급문화의 위기’

    (12)'고급문화의 위기'어떻게 극복할까 한 원로 연극인은 “6·25 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것이 하나 있다”고 한탄한다.전쟁 직후 피난지 부산에선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고 한다.“연극공연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한국연극의 앞날은 밝다”고들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상황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50년대 젊은이들이 장년·중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동안 70년대에도,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젊은이들이 있어 한국연극의 앞날은 밝다”는 말은되풀이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지금도 연극공연장에서 나이든 관객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문학도 마찬가지다.한 때의 문학청년·소녀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우리 대학은 엄청난 숫자의 문학전공자를 배출했다.과거엔 대학 전공의 절반가까이가인문계였고,그 인문계의 절반 이상은 어문학이었다.지금도 어문학 전공자는적지않은 숫자가 배출된다.공연예술이나 미술 영화 등을 포함하면 예술전공자의 숫자는 훨씬 불어난다. 그럼에도 고급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들 한다.시나 소설은 이른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몇몇을 제외하면,정부가 예산으로 생계비를 보조해야 할 정도로 책이 팔리지 않는다.글을 실어줄 지면은 늘었다지만, 원고료를 제대로주는 문예지는 많지 않다.공연예술 역시 공연장은 언제나 초대권 관람객으로 채워지거나,빈자리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애호가는 고사하고, 예술의공급자이자 수요자가 되어야 할 그 많은 전공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외형으로만 보면 우리 사회는 누구든 쉽게 고급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고급문화의 대중화’가 이미 이루어져 있어야 정상이다.그러나 현실은 고급문화대중화가 아니라 ‘고급문화의 특권화’나 ‘고급문화의 대중문화화’라는양극단으로만 치닫는다. 특권화의 길을 걷는 대표적인 분야는 음악과 무용·미술.서민들이라면 ‘돈없으면 자식들에게 가르치지 말라’는 충고를 듣는 대표적 분야이기도 하다. 이른바 고급문화의 전통이 굳건한 서구사회에서 연주자나 무용수·화가의 신분은 그리 높지 않았다.그러나 ‘고급문화’라는 수식어를 달고 수입되면서한국의 연주자나 무용가·화가는 경제적 상류사회의 전유물이 됐다. 도쿄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우에다 유조는 한국의 미술계를 진단하며 “왜예술대학이 예술인만 길러내느냐”고 반문한다.해외의 예술대학처럼,예를 들어 미술대학이라면 큐레이터와 미술관 운영,미술조명 등의 전문가를 함께 길러 내야 미술분야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매우 타당하지만,한국적 현실에선 어려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선진국이라면 회화나 조각 전공같은 창작 분야든,미술조명 같은 창작지원 분야든 사회적인 지위와 수입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그러나 한국에서 미술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고,잘해도 수입이 한정된미술조명을 택할 이유가 없다.여기엔 선진국보다도 그림값이 비싼 우리 미술시장의 왜곡된 구조도 한몫을 한다. ‘대중문화화’의 길을 걷는 대표적인 고급문화는 문학과 연극이다. 전체적으로는 침체되어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활기를 띤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대중문화적 속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문학작품과 연극공연의 일부가 잘 팔려나간다 해도 그것은 대중성 때문이 아니라, ‘예술성’이라는 후광을 업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 시인 김정란은 “대중은 그 작품이 문화적 허영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에 읽는 것이지,그 작품을 대중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실제로 “나는 대중문학을 한다”고 공언한 베스트셀러 작가는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고급문학으로 포장된 대중문학이 문학의 존재기반을 뒤흔든다는 것이다. 연극도 마찬가지.벗기는 연극이 관객을 모으는 까닭은 ‘포르노’이기 때문이 아니라 연극이라는 ‘예술’로 포장했기 때문이다.실제로 벗기는 연극을시도하여 재미를 본 한 제작자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더욱 선정적인작품을 계속 무대에 올린다.논란이 가열될수록 손님은 더 들고, 비교적 순수한 연극인이라도 사법처리라는 ‘법’과 맞서는 이유가 장삿속인줄 뻔히 알면서도 벗기는 ‘예술’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문학평론가 이태동은 문화를 “신이 불완전하게 만든 세계를 인간의 교육과훈련,그리고 사회적 경험을 통하여 완성시키는,인간적인 영역과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이른바 고급문화가 중요한 것은 이처럼 대중문화라면 아예 수행하지 못하거나,아니면 조금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적인영역과 가치를 확대하는’핵심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한국사회가 왜 고급문화를 ‘정상화’하고,나아가 부추겨야 하는지는 이 말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서동철 이순녀기자 dcsuh@. *우리의 전통음악 활성화를. 한 국문학 교수는 몇년전 인도방송이 만들어 해외에 내보낸 프로그램을 TV에서 본 때의 경험을 잊지못한다.20분 남짓한 프로그램은 인도의 전통악기인 시타르로 전통음악의 한 형태인 ‘라가’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 교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지붕도 없는 공회당에 모인 사람들의 남루하고 지친 모습이 안쓰러웠다.그러나 연주가 시작되고,음악이 절정을 향해가면서 그들의 표정은 희열로 변해갔다. 라가가 잘 차려입고 멀리 떨어진 특별한 장소로 가야만 즐길 수 있는 예술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그렇다해도 한국같으면 해외에 보내는프로그램에 남루한 사람들만 모아 찍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배웠을 것 같지도 않아보이는 사람들이 서양 고전음악의수준을 뛰어넘는다는 라가를 이해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엔 나레이션도 없었다. 보는 사람이 라가를 함께 즐기고,몰입하는 청중과 호흡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한낱 가난한 인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화면에 다름아니다.그것이 고급문화의 힘이고,고급문화로 단련된 사람들의 자존심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한국의 전통음악 문화는 어떨까.물론 라가가 인도음악에서 가장 인기있는일부분인만큼 전체 음악문화의 양상이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날 한국의 전통음악은 라가만큼 생명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사물놀이다.농악을 새로운 연주형태로 만들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는 점에서 뚜렷한 성공사례일 것이다.그러나 사물놀이가 환호를 이끌어내는 동안 정악과 아악이 침체의 길을 가고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200년전 사람이라고 해서,그들이 작곡한 음악을 옛날음악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그럼에도 정악과 아악은 시대에 뒤진 옛날음악취급을 받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음악학자들은 걱정한다.가치를 몰라서그렇게 보는 것이지,알면 그렇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사물놀이가 우리 민족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정악은 우리의 세련된 문화와 높은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정악을 외면하면 한국 음악문화의 절반을 잃어버리는 정도를 넘어 음악적으로는 우리가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보여줄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순녀기자 coral@. *문화 지원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현재 한국에는 31개 공공 교향악단과 20여 민간 교향악단이 활동한다.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사람들은 숫자만 보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유럽이나 미국은 갈수록 젊은층이 고전음악을 외면하고 있어서 교향악단이 쇠퇴기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크로스 오버’가 유행하는 이유도,‘문화의 다양화’등으로 포장하여 갖가지 애드벌룬을 띄워 놓았지만 고전음악 종사자들이 살아남기 위한고육지책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고전음악의 르네상스가 도래한 것일까.그러나 우리 교향악단 단원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순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단원들은 대부분 조기 음악교육을 받았다.상당수는 나름대로 ‘영재’소리를 들었다. 음악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으면 2,000만∼3,000만원짜리 악기를 사고, 한달에 200만∼300만원을 내 유명교수나 교향악단 단원에게 레슨을 받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유학을 다녀오는 것이 순서.그러다 학업을 마치고 교향악단단원이 되면 한달에 60만∼70만원을 받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이름있는 교향악단에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민간 교향악단이라면 사정은 더욱 어렵다.많은 민간단체들은 월급보다는 수당으로 ‘수고비’를 주는 형편이기 때문이다.연습이나 연주회를 늘리려고 해도 레슨을 해야하는 단원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다. 반면 몇몇 교향악단은 동구권 출신 연주자를 쓴다.그들은 수천만원 짜리 악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수백만원 짜리 레슨을 받지도 않았다.대부분 평범한가정에서 태어나 예술가라기보다는 직업인이 되기 위해 음악을 배웠다. 봉급은 한국인단원에 비해 많지 않지만 고향에서 받던 액수보다는 많다.현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내국인 단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연주횟수가 많아져도불평하지 않는다. 연주가 많아지면 연습이 많아지고,당연히 실력도 늘어난다.음악인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이처럼 연주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국인 단원들은 레슨비가 주수입원인 몇몇 유명 교향악단 소속이 아니라면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 ‘홀로서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음악인의 경제적 종속은 음악계의 경제적 종속으로 이어졌다.이제 우리 음악계는정부든,기업이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굴러가지 못하는 상황이다.그러니 음악계 자체가 스스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가 되지 못하고,경제·사회적 상황에 좌우되는 종속변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지원 정책은 문화예술이 종속변수가 되기를 오히려 강요하는듯 하다.문인에게 주는 창작지원금 사업에서 보듯,창작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벌이게 만들었다. 이제는 배고픈 이들에게 밥값을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처방을 내려해당 장르의 구조를 바꾸어 가는 방식으로 고급문화 지원정책의 패러다임을바꿔야 한다. 서동철기자
  • 고학력 실직자 1만명 취업훈련

    노동부는 9일 고학력 청년실직자를 지식근로자로 양성하기 위해 정보화시대에 맞는 취업유망분야를 선정,이달 말부터 1만800명을 대상으로 2∼6개월간취업훈련을 시키기로 했다. 노동부는 이를 위해 동명정보대, LG소프트스쿨, 비트컴퓨터등 152개 훈련기관에 게임프로듀서, 네트워크전문가, 웹프로그래머 등 234개 취업유망분야의훈련과정을 개설했다. 훈련 신청대상자는 대졸 미취업자를 포함, 고용보험 미적용 실직자 등이며훈련기간에 월 3만∼18만원의 훈련수당이 지급된다. 자세한 내용은 노동부 홈페이지(www.work.go.kr)의 직업훈련 소식란을 참고하거나 지방노동관서 고용안정센터(1588-1919)로 문의하면 된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일자리 200만개 창출

    정부는 대기업들이 채용제도를 수시채용제도로 바꾸고 계약제를 확대하도록 유도해 대졸 미취업자 등 청년실업자를 줄여나가기로 했다.장애인 공무원이 1만명이 될 때까지 공무원 공개채용비율을 현행 2%에서 5%로 높이고 여성창업보육센터,노인전문인력은행을 설립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대책을 적극 펴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20일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분야의 집중 육성과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용 확대를 양대축으로 오는 2003년까지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실업률 3%대의 완전고용을 실현하기 위한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60만∼65만개,2001년 50만개,2002,2003년 각 45만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이중 70만개를 지식기반제조업과 지식기반서비스업종에서 창출한다는 목표 아래 지식기반 신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또 섬유 등 기존의 제조업분야도 부가가치화와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통해 1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기타 서비스업 분야 등에서 115만∼120만개의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졸업시기에 집중되는 대기업 정시채용제도를 수시채용제도로 바꾸고 계약제를 확대해 나이제한 등에 걸려 장기간 취업하지 못한 사람도 취업이가능해지도록 유도키로 했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99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전달에 비해 6만9,000명이 증가한 104만명으로 한달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실업률도 0.4%포인트가 상승한 4.8%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실업자가 늘어난 것은 겨울철을 맞아 농촌과 건설업계의 일용근로자들 수가 줄고 방학으로 일자리를 찾아나선 대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일자리창출’ 주요 내용

    정부는 20일 실업자수를 줄이고 계층간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03년까지 고부가가치 산업 등에서 일자리 200만개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양성체계를 마련하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대책의 실효성을점검하기 위한 통계인프라도 구축키로 했다. ◆취약계층 고용확대 대졸 미취업자 등 고학력 청년실업자에 대한 공공인턴제를 확대한다.올해 4만2,000명을 고용,정규직 전환을 지원한다.훈련비를 대출해주는 ‘능력개발대부제’를 도입하고 산업수요에 맞춘 ‘맞춤훈련’을올해에 30개 직종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서울 등 7개 도시에 설치,창업절차·업종별 창업기법등을 교육한다.현재의 ‘노인취업알선센터’를 노인전문인력은행으로 확대개편하며 장애인 공무원수가 1만명이 될 때까지 장애인 공무원 공개채용비율을 현재의 2%에서 5%로 상향조정키로 했다.공공근로사업에 1조1,000억원을 투입,건설일용직·신규졸업자 등 15만3,000명을 흡수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분야 항공우주 정밀광학 반도체 신소재 등 지식기반 제조업은2003년까지 연평균 8.7%의 성장을 지속,약 25만명의 신규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또 영상·음반,정보통신서비스,인터넷,경영컨설팅 등 지식기반서비스업은 연 12%대의 고성장으로 2003년까지 45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섬유 등 기존 제조업도 고부가가치화 및 부품소재산업의 육성 등을 통해 15만개의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주요 산업별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마련하기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용키로 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기고] 軍복무에 대한 국가적 예우

    지난해 12월23일 헌법재판소가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장병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이후가산점 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군필자에 대한 가산점 제도는 학업과 취업 준비에 한창 열중해야 할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군 복무를 수행하는 동안 불가피하게 받는 불이익을 국가적차원에서 보상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헌법 제 39조 2항에 명시된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지난 61년부터 시행돼왔다. 이 제도는 전역 장병인 남녀 모두에게 적용돼 왔으며 다소 유형은 다르지만 미국과 대만 등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분단되어 있고 남북한의 병력 185만여명이 대치하고 있는 안보위험지대다.국가를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적령기에 이른 심신이 건전한 청년들을 소집하여 국방의 임무를 전담시키고 있다. 장병들은 입대 후 전역 때까지 최소한 26개월 이상을 열악한 복무환경에도불구하고 부여된 임무 완수에 전념한다.복무기간 동안 생업과 학업이 일체중단될 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는 남녀의 성차별 관점이나 군에입대하지 못한 소수의 젊은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제도라는 단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안보의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장병들의 사기고양 측면과 이들에 대한 국가적 보상,나아가 국가안보를 위한 국민들의 참여의식과 병역의무 수행의 중요성 인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장기간의 군 복무가 전역 장병들의 취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가산점 제도 위헌판결 이후 실시된 지방공무원 시험에서 전역 장병 대다수가불합격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가산점 폐지 결정은 민주주의 원리에서 강조되고 있는 실질적 평등의 개념과 위배될 뿐만 아니라 현역 장병들에게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하며 군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상실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궁극적으로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또한 국방부의 병무비리 척결노력 및 병역실명제 실시 등 일련의 개혁조치로 성숙돼 가던 병역의무 이행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일거에 붕괴될 수도 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같은 자식이라도 글공부를 하는 아들에게는 따뜻한 밥상을 받게하고 무술을 연마하는 아들에게는 마당을 쓸게 했다.무(武)를 천시하고 안보를 등한시했다. 결과는 어떠했는가.4,300여년의 역사 동안 930여차례의 외침을 받았다.특히 지난 100년간 청일전쟁,러일전쟁,한일합방,태평양전쟁,6·25전쟁 등 국가와 민족의 존망이 걸린 다섯번의 큰 전쟁을 겪었거나 직·간접적으로 그 전쟁의 중심에 위치해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이같은 민족수난의 교훈을 되돌아보더라도 장병들의 복무의욕과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군필자에 대한 국가적 보상은 마땅히 배려돼야 한다. 강준권 국방부 정훈공보관
  • [사설] 군복무 보상돼야

    현역 군필자의 공무원 채용시험 가산점(加算點)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여성과 장애인,현역미필자에게 취업기회를 가로막는 불평등 조항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타당하다.그러나 헌재 결정은 군필자에게 가산점을주는 현행 제대군인지원법 조항이 국민의 취업 기회균등 권리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 된다는 의미이지 국민의 의무인 군복무로 인한 불이익 보상까지 부당하다는 결정은 아니다. 헌재 결정은 당장 가산제를 적용해 채용시험을 마치고 발표만 남겨둔 지방공무원·초등교사 등의 선발시험을 수정해야 하고 군복무를 마친 시험준비생들에게 혼란을 주는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더욱이 남녀 불평등조항이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여성계와 장애인단체등이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데 비해남성들이 반발하는등 자칫 우리 사회의 성대결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는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민개병제(皆兵制)가 불가피하며 남성이면 누구나 조국이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병역의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그렇다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청년기에 개인 장래보다 국민의 의무를 충실히 마친 사람이 불이익을 당해서도 안된다. 군복무로 인한 취업과 경력의 불이익이 있다면 병역기피 풍조가 만연돼 국가 안위까지 위협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및 직업선택권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나 성실한 군복무자가 불이익을 당해서도 안된다는 판단이다.헌법(제 39조 2항)도 ‘누구든지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는 가산점제도가 폐지되더라도 군복무기간 경력이 일반 직장에서도 철저히 반영토록 하는 보상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국가보훈처가 헌재 결정에 대한 항의와 반발이 거세지자 군복무기간 경력인정과 호봉 산정 등 종합적인 제대군인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한것은 그나마다행한 일이다.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군복무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않도록 하는 확실한 조치를 기대한다.여하한 경우도 성실한 군복무자가 병역의무로 인해 역차별을 당하는경우가 있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국민개병제가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각별한 조치도 요구된다. 최근 우리사회를 시끄럽게 한 병역비리는 부끄러운 풍조가 아닐 수 없다.입대 기피풍조는 나라 안위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나만이 편하게 지내려는이기주의,개인주의에서 비롯된다.‘우리 공동체는 내가 지킨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 [20세기 문명기행] (9) 성의 평등화

    남성에게 예속된,남성과 관련해서만 설명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인식돼온 여성,그 여성들이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주요집단으로 떠올랐다.불과 한세대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최근에는 21세기를 ‘여성의 시대’‘양성평등 사회’라며 여성들을 부추긴다.남성 우월주의를 감추려는 ‘교묘한 거짓말’로 볼 수도 있지만,새로운세기에는 여성이 실제로 각 분야에서 조연 아닌 주역을 차지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표현이다. 20세기 초 여성운동의 목표는 투표권 획득이었다.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투표권을 행사해 정치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 것을 여권신장의 지름길로 여겼다.70년대에 이르러 회교권을 제외한 100여국에서 여성이 선거권을 얻었으나,문제는 그것이 경제적·사회적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성취업 기회는 꾸준히 증가했으나 비서·점원 같은 하급 서비스직과 단순사무직종에 머물렀고 임금은 남성의 절반에 불과했다.이 무렵 진보세력인 학생운동이나 민권운동내에서도 성차별과 성역할 분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여성운동 제2기는 60년대 들어 시작된다.여성운동가들은 기득권의 동등한 배분을 주장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가치체계 모두를 문제 삼았다.기존의 남성중심의 운동에서 분리하여 독자적인 여성조직 결성을 선언했고 그 결과 미국 여성운동의 어머니라 불리는 베티 프리던의 주도로 66년 전국여성기구(NOW)가 탄생했다. 지역이나 국가별로 이뤄지던 여성문제는 70년대 중반 국제무대에 등장했다.75년 유엔이 향후 10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선포하면서부터였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75년 6월 멕시코에서 첫 세계여성대회가 열렸다.전세계여성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여성문제를 논의한 최초의 자리였다. 대회에서 채택한 행동강령은 강제성을 갖지 못했지만 이행여부를 유엔에 보고해야 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법 제정근거가 됐다.게다가 세계적인 규모에서 여성지위 향상 노력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국제연대를 통한 여성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제3세계 국가들은 여성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선진국과의 차이를발견하고 제3세계 여성만의 국제적인 조직을 결성하기도 했다.이후 여성대회는 85년 나이로비,95년 북경 대회로 이어지면서 여성의 단결과 결집력을 국제사회에서 과시하였다. 한국도 85년 나이로비 행동강령에 맞춰 남녀고용평등법을 제정하고 불평등한 가족법을 개정했다.또 북경여성대회 이후 여성발전기본법,가정폭력특별법,남녀차별금지법,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등 법적인 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2000년 6월에는 뉴욕에서 북경대회 행동강령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대회가 열린다.그리고 미국의 최대 여성단체인 NOW도 내년 가을 120국 1,633 단체가참여하는 ‘2000년 세계여성행진’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21세기 벽두부터 국제연대를 통한 여성운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여성해방운동은 20세기 가장 성공한 시민운동으로 평가된다.투표권조차 없던 20세기 초와 비교하면 교육·법·경제적인 측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의식면에서는 여전히 불평등이 남아 있으며 서구와 제3세계 여성간의 차이,엘리트 여성과 대중 여성간의 격차 또한 해결해야 할과제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한국의 여성운동사 한국여성들이 주체적 의식을 갖고 여성권리를 주장한 것은 19세기 말부터이지만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이 이뤄진 것은 1970년대 들어서다. 일제강점기의 여성운동은 초기에 민족주의 성격이 담긴 구국운동으로,말기에는 사회주의운동으로 표출되었다.해방 초기 여성조직은 관변단체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면서 급격한 산업화·도시화와 권위주의적 독재체제가강화하면서 민주사회를 건설하려는 지식인 여성들과 여성노동자들에 의해 여성운동은 조금씩 새 면모를 갖추어 갔다. 가정법률상담소,YWCA,한국여성유권자연맹,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은 가족법개정운동과 기생관광 반대운동을 벌였고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노동자에게 특수한 조건들을 반영하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 시기 축적된 투쟁력을 바탕으로 80년대이후 여성운동은 운동이념,조직,실천에서 한단계 발전을 이루었다.83년 젊은 지식인 여성을중심으로 새 이념을 가진 여성평우회,여성의 전화,민주화운동청년연합 여성부 등의 단체가 조직되었다. 87년에는 21가지 여성단체가 모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결성되었고 이후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한국여성민우회가 설립되었으며,전국적으로 지역여성단체가속속 등장했다. 그러면서 여성운동 참여계층이 다양해지고 영역도 통일·공해추방·교육·탁아·학술·문화·종교운동으로 확대됐다. 여성단체들은 여성문제 해결이라는 고유의 과제말고도 사회변혁운동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여성의 정치세력화 문제가 중요하게 인식되어여성 정치참여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90년대 여성운동의 관심은 권위주의 정권의 타도에서 가부장제·법·관행·의식 등의 개혁으로 변화했다. 89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시작으로 가족법 개정,성폭력 특별법,여성발전기본법,가정폭력방지법,99년 남녀차별금지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법적인 측면에서 불평등이 점차 줄어들었다. 80년대 이후 시작된 여성문화 운동도 매우 활발해졌으며 사랑과 성,연애,결혼,가족에 관한 기존 담론을 비판하고 페미니즘 문화를 세우려는 노력들이시작되었다. 90년대 후반 여성운동은 의식변화에 중점을 뒀다.틀에 박힌 양식이 아니라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주제로 방향이 바뀌면서 운동주체들도 화가,작가,영화평론가,행위예술가 등 다양해졌다.이들은 집단이 아니라 소그룹 또는 개인별로 여성운동을 펼친다.크게 뭉쳐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일을 하는 형태로 의식이 바뀌고 있다. [강선임기자]
  • 외국인 근로자 ‘의료공제조합’ 발족

    국내에 취업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의료공제조합이 생긴다.조합이생기면 회원으로 가입한 외국인근로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비를 50∼70% 감면받게 된다.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와 대한가정의학회 개원의협의회,청년한의사협회,기독청년의사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는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회의실에서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조합’ 발족식을 갖는다고 17일 밝혔다. 외국인 산업연수생은 물론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도 치료비 감면혜택을 받는다.협의회는 지난 6월부터 의료공제조합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현재 1,000여명이 가입했다.월회비는 5,000원이다. 협의회는 조합운영을 위해 지난 2월 사회복지재단 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받은 사업비 5,000만원을 포함,6,000만여원의 기금을 마련했다.외국인근로자들이 치료비 절감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인하병원,차병원,인천사랑병원등 종합병원 10여곳을 비롯해 120여곳에 이른다. 협의회는 협력 병원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오는 2001년 3월까지 전국의 30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1차진료기관인 개인병원(의원)은 치료비의 70%,종합병원은 50%를 각각 깎아준다.CT(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첨단 의료기기를 이용한 검사에도 감면혜택이 주어진다. 의료공제조합 준비위원장인 최의팔(崔宜八·52·목사)서울 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은 “코리안 드림을 좇아 한국에 온 외국인노동자에게 한국은 ‘인권 탄압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제는 불법체류자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최소한의 의료혜택을 베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합 설립에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양혜우(梁慧宇·33·여)사무국장은 “지난 3년 동안 외국인노동자의 집 상담소에 접수된 외국인노동자 사망자는 40여명에 이른다”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연락처 (02)745-8220. 전영우기자 ywchun@
  • ‘구조적 실업률’ 고착화 우려

    최근 실업률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제 취업사정은 당분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경영행태가 바뀌는 바람에 경기변동에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적 실업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탓이다.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더욱 높이고 여성 등 유휴(遊休)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업의 질(質)악화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최근 노동시장 변화의 특징’이라는 보고서에서“국내 노동시장이 유럽 주요국처럼 구조적으로 실업률이높아져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구조적 실업률이란 경기가 나아지더라로 경제·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쉽사리해결되지 않는 실업을 말한다. 예컨대 첨단기술 개발 등에 따라 기계가 노동인력을 대체하게 되면 그만큼 고용자 수는 줄게 된다.기업이 외형적 확장 대신 효율적 경영을 추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이 대문에 구조적 실업률은만성적(반영구적) 실업이라고도 불린다. 보고서는 이 구조적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취업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외환위기 이전에 2∼3%에 불과하다. 98년 하반기 5%대,올 1·4분기엔 6.6%로 껑충 올랐다. 프랑스(11.4%)나 이탈리아(11.1%)보다는 훨씬 밑돌지만 미국(5.6%)과 일본(3.5%) 수준을 웃돈다. 실제로 연간 10억원의 부가가치(95년가격 기준)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90년 69명에서 98년 50명으로 대폭 줄었다.올 상반기에는 49명으로 추정됐다. ?대책은 한은은 구조적 실업률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는 여성과 청년층의취업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취업하기가 어려웠고,청년기에 기술을 익혀야 실업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은은 “탄력근로시간제 도입으로 여성 등 유휴노동인력을 시간제 근로자로 활용하거나 청년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인 고용증진 전략을 마련,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집중분석 빈부격차](1)’貧富 양극화’를 막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는 중산층 몰락과 빈부(貧富)격차의 확대라는,일찍이 우리경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초유의 상황을 빚어내고 있다.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되면서 생존형 범죄증가로 사회안정마저 크게 해치고 있다.대한매일은 빈부격차의 실태를 집중 조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특집물을 5회에 걸쳐 내보낸다. 회사원 박모씨(28)는 최근 미국 유학중 알게 된 친구 김모씨(28)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집으로 놀러갔다가 수천만원이 넘는 외제 가구들로 치장된 호화스런 실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탈리아제 대리석과 조명시설,독일제 주방기구,수천만원이 넘는 이탈리아제 가구와 소파…. 100평 남짓한 빌라는 온통 고급 외제품으로 가득차 있었다.일제 금도금 수도꼭지와 2,000만원이 넘는 이탈리아 ‘알바트로스사’의 거품 욕조를 보고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주차장에는 가족 수대로 BMW와 벤츠 등 고급 외제차가 3대나 있었다. 김씨는 4,000만원짜리 ‘카르티에’시계를 차고 70만원이 넘는 ‘페레가모’구두를 신으며 200만원이 넘는 ‘아르마니’ 정장을 입고 다닌다는 박씨의 말이다. 직업도 없으면서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에서 하룻밤에 100만∼200만원이넘는 돈을 술값으로 쓰기가 예사고,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한달 사귄 여자에게 승용차와 시계,옷 등 수천만원대의 선물을 주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김씨의 부모는 서울에만 5∼6채의 상가 건물을 소유한 부동산 임대업자로한달 수입이 10억원이 넘는다. 김씨가 살고 있는 청담동에는 탈옥수 신창원(申昌源)이 인질 강도를 저지른 S빌라를 비롯,K,H,C 빌라 등 70∼90평형대의 호화 빌라촌이 곳곳에 있다.대기업 사장,정치인,부동산 임대업자,사채업자 등 부유층이 몰려 산다. 빌라촌 근처에는 고가 외제품 상가가 즐비하다.‘고급옷 로비’ 사건으로알려진 N,L,C,K 등 최고급 의상실을 비롯,G백화점 명품관,H백화점 수입매장,이탈리아 수입가구점,프랑스제 화장품점,보석상 등이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100만원짜리 맞춤 속옷과 ‘페레가모’‘구찌’‘베르사체’ 등 200만∼400만원짜리 값비싼 외제 옷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부유층이 어쩌다 입는 옷이 아니라 평상복이다.2,6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힌 목걸이,600만원짜리 귀걸이,3,000만원짜리 예물시계와 다이아몬드가박힌 100만원짜리 라이터 등도 이들에겐 평범한 장신구다. 또 70만원대 ‘구찌’ 핸드백과 80만원대 ‘에르메스’ 구두,37만원짜리 프랑스제 ‘시슬리’ 스킨로션,48만원짜리 스위스제 ‘라프레리’ 화장품세트도 이들이 좋아하는 고급품이다. 400만∼500만원하는 일제 ‘혼마’나 미제 ‘캘러웨이’ 골프채는 기본이고 요즘에는 금장한 1,000만원대의 맞춤 골프세트가 인기다. 부유층 사람들은 여름 휴가철에는 한번에 수백만원이 드는 해외여행을 떠난다.300만∼400만원대 골프여행이나 낚시여행도 즐긴다. 이 때문에 휴가 절정기인 요즘 미국과 캐나다,유럽 등 장거리 항공권은 이미 동이 났다. 외제사치품 수입액은 골프용품이 지난해보다 3.8배,승용차는 2.6배,화장품과 옷이 1.5배 늘어났다. 부유층은 먹는데도 돈을 ‘펑펑’ 쓴다.강남의 한 일식집에는 한상에 40만∼50만원하는 ‘금가루 정식’이 메뉴로 나와있고 30만∼40만원짜리 와인을 곁들인 특급호텔의 프랑스 요리도 한끼 식사로 팔린다. 부유층들의 결혼 비용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예식은 하객 1인당 식사비가 5만원이 넘는 최고급 호텔에서 치른다.400만∼500만원 하는 최고급 웨딩드레스를 대여해 입고 100만∼500만원짜리 신부미용을 받는다. 또 7만t급 호화유람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일주하는 600만∼700만원짜리 초호화 신혼여행을 즐긴다.순수 혼례 비용으로만 1억원 이상을 예사로 쓴다. 부유층에게 IMF는 안중에도 없다. 조현석기자 hyun68@*전문가 4人이 말하는 '중산층-빈곤층 살리기'방안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이 직장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도록해야 한다.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비용을 늘려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교육시키는 등 실업자 교육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직업안정과 직업창출을 동시에이뤄야 한다. 재교육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국제적으로도 기업의 접대비 지출은 금지하고 있는 반면 실업자 재교육을 위한 투자는 인정하고 있기때문이다. 직업안정과 더불어 교육과 주택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이것들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국가가 나서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교육과 주택정책은 거의 정비돼 있지 않아 결국개인문제로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때문에 외국과 달리 우리 노동자들은 중산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우선 공교육비를 늘려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이는 교육개혁과도 직결된다. 임대주택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임대주택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지만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주택수당을 지급하거나 입주비를 지원하는 등 임대주택 관련제도부터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金尙均 서울대 교수]◆빈곤층에 대해 실태파악조차 돼있지 않다.이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일이시급하다.근로능력 유무를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생계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 실업대책은 실직자 위주로 빈곤층에 대한 배려가 없다.실업대책의 한축은 생계를 해결해 주는 빈곤대책이 돼야 한다. 정부는 고용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해 왔다.그러나 노동시장의유연화가 적정선을 넘어 분배의 불균형을 초래해서는 곤란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미국이 망하면 인종문제가 아니라 분배문제로 인한 갈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분배문제를 방치하면 사회문제가된다. 정부가 직접 고용을 창출하기는 힘들다.자유롭게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공공재 사업은 앞으로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할 지와 그에 따른 노동력 수급전망을 정확하게 분석해내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대학의 정원이라든가,실업자의 재취업교육에 대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兪京濬 KDI 연구위원]◆사람은 생산의 수단이며 동시에 목적이다.때문에 어느 한쪽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다.성장과 분배는 동시적인 것이 돼야 한다. 생산만 강조하면 불평등과 사회불안이 생기고,생산 이상의 분배는 과소비와 사회기강의 해이를 가져온다. 정부가 일일이 근로자의 겨울 잠바까지 챙겨주는,관주도식의 빈곤퇴치(복지)는 곤란하다.정부는 근로자가 제 먹을것을 스스로 찾아먹을 수 있도록 기본권만 보장하면 된다.과복지·과보호로 인한 사회적 비능률은 경계대상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 복지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어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 직업알선을 해주는 직업안정소를 확충하는일이다. 취업가능자를 걸러 낸 다음 공적부조 대상인 극빈자,무의탁자들을 정보화해서 근로동기를 저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복지전달’을 해야 한다.따라서 복지전달시스템은 노동부 직업안정망과 밀접히 연계돼 운용돼야 한다. [金秀坤 경희대 교수]◆외환위기 이후 경쟁원리를 중요시하는 세계 경제체제에서 소득의 양극화와중산층의 몰락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빈부 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정책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선 제도정비를 통해 빈곤층을 보호해야 한다.현재 빈곤층에 대한 지원은재정면에서나 행정면에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특히 장애인과 무의탁 노인등 소외 계층에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대량실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층 실업자들과 첫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용기회 증가 등 경기회복에 따른 효과는 모든 계층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신지식 산업 외에 도시주변 계층을 위한 영세 자영업,민관협력 방식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특히 노동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 개개인의 취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성인교육을 제도적으로 확충하는 것이절실하다.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소득 분배를 개선하기 위해 폭넓은 세제개혁도 이루어져야 한다.특히 부의 세습을 막기 위해 간접세의 비중을 줄이고 봉급자와 자영업자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세정 개선이 필요하다. [박훤구 한국노동硏원장]
  • [세계로 나가자]방학 이용한 국제프로그램/전문가/인턴쉽의 세계

    여름방학을 좀더 알차게 보낼 방법은 없을까?대학생들에게 2개월 남짓한 방학기간은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거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그러나 철저한 계획없이 어영부영 보내다 보면 후회의 기간이 되기도 한다.휴학을 하고 1년 정도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떠날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조금만 부지런하면 방학을 이용해 짧지만 굵은 해외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워킹홀리데이를 추진하는 업체들은 방학동안에 해외로 나가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프로그램을 선택할 때는 저렴성,어학실력의 향상,향후 취업 등 자신의 목적에 알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워킹홀리데이협회는 ATCV(호주 환경자원봉사)라는 단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ATCV는 호주 전역에서 환경 및 자연보호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비영리 기구이다.1982년 설립 후 매년 4만 2,000명 정도가 이 활동에 참여한다. 올해부터 한국인들에게도 참여의 길이 열려 영어권 국가의 참가자들과 영어로 생활하며 그들의 선진화된 환경사업을 배울수 있다.나이와 비자에 상관없이 참여가 가능하다.준비기간이 짧아 방학기간을 이용해 참가하기에 적합하다.기본적인 영어회화가 가능해야 한다. ATCV는 기본적으로 6주간 계속된다.그러나 연장이 가능하고 비용을 좀더 들여 3주씩 나눠 ATCV 활동과 어학연수를 병행할 수도 있다.비용의 절반은 호주 정부가 부담한다. 우프(WWOOF)와 오페어(AUPAIR)도 단기간 동안 도전해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뉴질랜드와 호주는 비자가 필요없기 때문에 3개월 정도 일하고 공부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우프는 농장에 체류하며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약간의 용돈을 버는 프로그램이다.보통 한 농장에 2∼3명의 유럽 또는 북미 등에서 온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그들과 폭넓은 교류를 한다.오페어는 여성들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가정집에 머물며 아이들을 돌봐주고 생활하는 것이다.현지 가정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워킹홀리데이사무국은 6월 29일과 7월 6일에 호주,뉴질랜드로 떠날 오페어와 우프 회원을 모집한다.희망자는 3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기간은 7주 정도이며 예산은 100만∼120만원이 소요된다.농장이나 가정과의 연결은 사무국이 대행하지만 자신이 직접 현지에서 찾을 수도 있다. 유학업체인 에이스 코리아는 일본 오이타현의 아스카 일본어학교에서 6주의 일본어 연수와 12일 동안의 현지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여름,겨울방학 동안에 실시한다.체류기간에는 짧은 여행도 포함된다.20명을 모집하며 경비는 150만∼200만원에 달한다.문의 워킹홀리데이협회 02-723-4646,워킹홀리데이사무국 02-723-5700,에이스코리아 02-735-7755이창구기자 window2@- 인턴십의 세계-美 컨설팅·투자관리회사 요즈음 기업 컨설턴트나 펀드 매니저 등이 유망직종으로 꼽히면서 그자격을 갖추기 위해 국내외에서 MBA 등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야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컨설팅회사나 투자관리회사에서의인턴은 업무실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많은 회사들은 전세계의 대학재학생,졸업생 혹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단기간 인턴을 모집하고 있으므로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 아메리칸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션 세계최대 교육 훈련단체.2~4개월,시간당 5달러,개발,시장조사,마케팅,출판,멀티미디어 등.팩스 212-903-8163 A.E.슈왈츠&어소시에이츠 관리훈련전문단체.16주~1년,주당 25달러,시간관리,팀직관리,출판작문,편집홍보,판매영업 등.팩스 617-926-0660:www.aeschwartz.com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그룹 세계최대 스포츠마케팅회사.여름 8주,무급,스포츠마케팅,인력관리,골프교실,정보시스템 등.팩스 216-522-1145 레인메이커 X세대의 삶 연구단체.12주,주당 150달러,데이터베이스 계획 실행,근간서적연구,월회보발간 보조 등.팩스 203-772-0886 스트롬,서스킨드&Co. 헤지펀드 업체.여름 10∼12주,주당 400달러,조사개발,투자조사 등전화 310-917-6600 미상공회의소 8~12주,무급.기획및 마케팅,TV프로제작,무역규제조사,재정분석,상업예술 디자인 등.전화 202-463-5731[국제인턴십사전 발췌]- 전문가 조언-해외취업 희망자의 4가지 준비 해외취업은 장점이 많은 만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다음의 네가지는 해외취업을 준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첫째,장기적으로 계획하라.국내에서도 원하는 직장을 찾는데 3∼6개월이소요되는데 해외취업은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외국기업은 수시채용이므로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자리가 생길 때를 기다려햐 한다.또한이력서 제출,서류심사,1·2차 면접,계약서 서명,비자발급 등 절차를 거치려면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국내 대기업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던 한 청년은 지난해 6월 퇴사후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와 11월에 근로계약을 맺었다.비자발급 등의 절차를 밟는동안 정부에서 지원하는 현지적응을 위한 외국어교육을 착실히 받았다.출국까지 1년의 기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현지 적응력을 키웠다. 둘째,모든 정보 수집방법을 동원하라.국내외신문 및 인터넷,취업박람회 등을 통하여 자신의 이력과 관련 있는 자료는 모두 수집한다.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헤드헌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헤드헌터는 알기 힘든 근로계약서의 이해를 돕거나 구직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구직자를 보호한다.셋째,이력서작성과 면접연습에 투자하라.인터넷의 발달로 이력서를 지구방방곡곡에 띄울 수 있다.그러나 다듬어지지 않아서 곧 휴지통에 버려질 이력서라면 시간낭비일 뿐이다.미국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이력서 쓰는법을 배우지만 우리는 대단히 서툴다.이력서는 본인의 얼굴이다.어느 누가세수도 안한 얼굴로 취업하겠다고 면접에 나가겠는가?면접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대한 많은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도록 하자. 넷째,미비한 부분을 보충하라.취업정보를 수집하다보면 어떤 능력의 소유자가 우대 받는지 알 수 있게 된다.해외취업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외국어다.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고급 언어능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으므로 외국어가부족하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현지에서 인기 있는 전문분야의 교육 및 자격증 취득도 해외취업에 도움이된다.또한 분야에 제한을 두지 말자.전산분야만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것은아니다.회계사도 가능하며 간호사도 괜찮다.단지 전문성이 있으면 수월해진다는 것 뿐이다.
  • 李노동 12개대학 총학생회장과 간담회

    李起浩 노동부장관은 15일 “인턴사원제와 자격증 취득훈련 등에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약 10만명의 고학력 미취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이날 낮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 등 12개 대학총학생회장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학생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정리해고 제도가 구조조정을 단지 인원조정으로만 해결하려는 발상으로 여겨진다”고 우려하고 “이로 인해 신규채용도더 위축되고 있지 않는가”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李장관은 “정리해고는 기업구조조정차원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인원 감축은 기업경쟁력 회복에 더 큰 의미가 있으며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대표들은 “15∼29세 청년실업자 수가 61만명에 이르지만 이들의 권익보호장치가 없다”면서 “실업자 노조결성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李장관은 “실업자들은 교섭의 상대가 없기때문에 노조설립이 현실적으로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李장관은 학생대표들의 취업연령제한제도 폐지 주장에 대해선 “법적으로 금지할 사안이 아니므로 회사 자율에 맡기는 것을원칙으로 하되 보완책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해 보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학생대표들은 또 최소생계비 마련 차원에서 신규실업자를 고용보험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건의했다.李장관은 “신규실업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으므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면서 “정부로선 대신에 실업급여를 늘리는 데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金美京 chaplin7@
  • 제2건국위 총점검­개혁과제 주요 내용

    ◎의식·생활·제도 개혁 ‘방향키’ 잡았다/대형예산사업·주요정책 결정·평가 시민참여 제도화/100만 일자리 창출·인권 살아있는 나라 만들기 주력 ‘제2의 건국’운동의 핵심과제는 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분야별 7대 국정과제다.제2건국위는 이들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과제별 작업단(Task Force)을 구성해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음은 제2건국위가 이달 말 실천계획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24일 밝힌 7대 분야의 21개 기획과제 추진방향 가운데 눈길을 끄는 내용들이다. ●정부혁신 대형예산사업,주요 정책결정 및 평가에 시민참여를 제도화한다. 공공부문의 경쟁을 확대하고 경영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공무원 충원제도와 직급제 개편을 추진한다. ●지역갈등 극복 지역차별금지를 입법화하는 등 차별금지를 제도화한다.지역감정 선동을 처벌하는 입법을 통해 지역감정의 정치적 동원을 억제한다. ●경제살리기(100만 일자리 창출) 주요 업종·분야별로 창업을 촉진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규제완화 및 창업 인센티브를 발굴한다.청년 실업자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고,‘1실험실 1사 창업운동’‘엔젤투자운동’‘코스닥주식 갖기운동’을 전개한다. ●경쟁환경의 조성 영업범위·지역 등과 관련한 경쟁 제한적 인허가제도를 개선한다.공정위의 전문성을 높이고 역할을 강화한다. ●인권국가의 확립 인권법을 제정하고 국민인권위원회를 설치한다.구속수사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고,불법감청을 억제한다. ●세계시민 교육과 문화한국 건설 외국인을 개방적으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증진한다.외국인의 국내투자와 부동산 취득,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외국인이 살고 싶은 한국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과학기술과 미디어산업의 진흥·개혁 과학기술 안보체계를 강화한다.방송등 미디어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노사간 협력과 신뢰구축 노사분쟁에 공정한 법 집행으로 대응한다.종업원지주제를 발전적으로 개선하는 등 근로자 참여제도를 확충한다. ●남북간 화해환경의 조성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북한의 실상 알리기’를 통해 이질감을 해소한다.북한의 국제사회 진출 여건을 조성하고 ‘한민족 네트워크 공동체’를 통한 대북 협력을 촉진한다. ◎각 부처 어떤일 하나/차관 총괄 ‘추진반 구성’ 99개 실천과제 제출/행자부­민간 인사교류 확대/노동부­노동시장의 유연화/재경부­불로소득 과세강화 정부 각 부처의 ‘제2의 건국’운동 참여는 정부부터 자기개혁을 선행하는 것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도개혁을 추진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위원회측은 설명한다.각 부처는 현재 차관을 총괄책임관으로 ‘추진반’을 구성하고,이미 99개 실천과제를 제2건국위에 제출해 놓았다.다음은 부처가 추진할 주요 실천과제들이다. ●입법과정에 국민참여확대 입법예고 매체를 다양화하는 등 예고방식을 개선하고,입법의견은 반영결과를 반드시 통보하고,우수한 입법의견을 낸 국민은 포상하는 제도를 신설한다.(법제처) ●공직사회의 경쟁력 강화 정부와 민간부문의 인사교류를 확대하고,고등고시제도를 바꾼다.(기획위·행자부) ●효율성·투명성을 높이는 재정개혁 총괄경상경비 및 효율성배당제도,산출예산제도 및 분산조달제도,복식부기,발생주의회계제도를 도입한다.(기획위) ●조달기능으로 수출·중소기업 지원 중소기업만 참여하는 구매제도를 확대한다.중소건설업체의 입찰규모를 확대하고 공동계약제도를 확충한다.(조달청) ●노동시장 유연화 추진 퇴직금제도와 근로시간,휴가제도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성과급제를 정착시키는 등 임금제도를 개선한다.(노동부) ●수출입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한 관세행정 지원 서류없는 관세환급 및 수입통관체제를 구축하고,관세자유지역제도를 도입한다.(관세청) ●공평한 세정 강화 음성·불로소득과 변칙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한다.봉급생활자와 사업소득자간 세부담의 형평을 도모한다.(재경부) ●식·의약품의 국제화 식품 및 첨가물,기구 및 용기,의료용구의 기준과 규격을 국제화한다.(식의약청) ●실력이 우선되는 사회조성 학습과정과 평가인정기관의 내실화를 통해 학점은행제를 활성화한다.직업능력인정제의 도입을 추진하고,문화·예술 분야의 문하생 학력인증제를 도입한다.(교육부) ●남북기상협력의 내실화 서울·평양 사이 기상전용 통신회선과 한반도 중·북부 해역에서의 실시간 기상관측망을 구축한다.(기상청) ◎지방조직은/자치단체장 자문에 역점둔다 제2건국위의 지방조직은 중앙조직과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다.시·도와 시·군·구에는 별도의 추진위원회가 구성된다. 그동안 참여가 부진했던 영남지역에서도 95% 이상의 자치단체가 지방위원회의 법적근거가 되는 조례제정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각 시·도청과 시·군·구청은 부단체장을 반장으로 하는 추진반을 이미 구성해 놓은 상태다. 제2건국위측은 또 지방조직이 중앙조직의 계선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중앙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2건국위의 한 관계자는 “부정부패추방이 전국 공통의 과제라면 관광도시는 지역실정에 맞게 관광업체와 관청과의 유착을 막는 것이 최대의 과제일 수 있는 만큼 지방조직은 필요한 것”이라면서 “지방위원회는 대통령의 자문기구가 아니라 각각 당적이 다른 자치단체장의 자문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위원회가 현 정부의 정치조직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제안 어떤것 있나/“광복절 한라에서 백두까지 인간사슬 만들자”/한달새 436건 접수 ‘2002년 8월15일 광복절에 200만명이 남북한을 잇는 인간사슬을 만들어 제주도에서 백두산까지 연결하는 한민족 평화축제를 열자’‘영아 유기를 막기위해 병원에서 출산과 동시에 출생신고 업무를 자동처리하도록 하자’ 제2의 건국 범국민 추진위원회에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국민들의 제2건국 아이디어 일부다. 제2건국위는 국민들이 생활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1월부터 각종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지금까지 모두 436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시민 朴대일씨는 법원 등에서 민원서류를 접수시킬 때,은행처럼 순번표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급행료 등 법원직원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여·야 국회의원 등 사회저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가홍보 CF를 만들어 국민사기를 높이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있었다.짓다가 중단된 아파트 등 대형건물의 건물주,공사책임자를 찾아 정부나 지자체가 공사를 재개토록 해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범죄예방도 도모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아파트 입구에 제2건국 상징이 있는 신문수거대를 제작,폐지도 수집하고 외화절약 및 제2건국 운동을 홍보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덕수궁 안에 있는 세종대왕상을 세종로에 옮겨 ‘세종로’라는 거리이름에 맞게 하고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두면 문무상징의 의미도 높일 수 있다는 제안도 있었다. 제2건국위는 접수된 아이디어를 매달 심사해 위원회에서 처리할지,각 부처에서 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제안자에게는 2,000원짜리 전화카드가 기념품으로 주어지고 내년 초에는 우수제안자를 뽑아 대통령 표창 등을 줄 계획이다. 제안은 전화 (02)720­0209 또는 팩스 (02)3703­2969를 이용하면 된다.E­메일은 j209@reko.go.kr. ◎정치적 논란은/민·관 서로 견제하며 개혁 ‘채찍질’/‘대통령 자문’본업 명확… 추진력 얻어/활동 성격 둘러싼 정치적 공방 주춤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가 그 활동 목표와 성격을 둘러싼 정치공방 속에서도 하루하루 추진력을 얻어가고 있다.제2건국위는 최근 대통령에 대한 ‘자문기구’라고 성격 규정을 명확히 하면서 운신이 보다 자유스러워진 것 같다.또 대통령이 제2의 건국을 정치개혁과 함께 내년도 2대 국정과제로 손꼽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활동에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제2건국위는 2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21개 개혁과제를 확정하고 내년도 중점과제 및 실천 계획을 의결했다.건국위는 우선 활동의 목표에 의식·생활개혁과 함께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제도 개혁도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건국위 관계자는 “자문기구는 아무런 제약없이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어야 제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의식과 생활의 개혁이 구체화되려면 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앞서거나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감사원장 자문기구인 정방지대책위원회도 93년 이후 사회 전 분야의 부패 실태 조사와 개선책 제시는 물론 감사원의 조직 개편 문제까지도 건의해왔다는 것이 건국위측의 설명이다. 제2건국위가 건의할 개혁의 내용을 金대통령이 수용하느냐는 또다른 문제다.그러나 제2건국위는 갖고 있는 역량껏 국정전반의 개혁에 대한 연구와 제안을 하는 것이 자문위로서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건국위가 발표한 개혁과제에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행정조직 개편,공정거래위원회 역할 조정 등 정부혁신 분야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 공무원 충원 제도와 직급제 개편,부처·지역간 인사교류 확대,정부 기관 민영화 등의 핵심 사안을 피해나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2건국위는 또 야당측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李康來 정무수석 등 청와대와 정부 인사의 참여와 지방조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모든 운동에는 중심적인 추진체가 필요하며,제2건국운동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청와대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제2건국위를 민관(民官)합동기구로 추진하는 것은 ‘중이 제 머리 못깎는’ 우리 사회의 풍토와도 연관돼 있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정부가 정부를,민간이 민간을 스스로 개혁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관을 개혁하려면 민의 힘이,민을 개혁하려면 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서로가 견제하면서도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특히 제2건국위가 내년도 개혁과제로 선정한 정부 혁신 과정에는 공무원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따라서 일단 내년에는 민간의 힘을 빌어 정부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 제2건국위 핵심의 복안인 것같다. 물론 앞으로는 제2건국위 기획단장을 민간인으로 임명하거나 민·관 공동단장·부단장제를 도입하는 등 조직개편 문제를 검토해나갈 방침이다. ◎국회통과 법안요지/해외이주 결격사유 완화·알선업 등록제로/청소년 보호범위 확대·유해행위 처벌 강화/지역예비군 대원 거주지 신고의무 없애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과 동의안은 다음과 같다. ●지방세법(개정) 내년 1월부터 비영업용 승용자동차의 등록세율을 채권금액의 3%에서 0.2%로 인하.그외의 자동차에 대해서는 비영업용인 경우 2%에서 0.2%로,영업용인 경우는 1%에서 0.2%로 하향 조정하고 배기량 2000㏄ 초과 비영업용 승용자동차의 자동차세를 ㏄당 220원으로 단일화.1가구 2차량에 대한 취득세·등록세의 중과세제도를 폐지. ●청소년보호법(개정)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보호대상을 18세 미만에서 19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신체적 접촉 또는 은밀한 부분의 노출 등 성적 접촉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청소년에게 구걸을 시키는 행위,혼숙을 하게 하는 행위 등 9개 청소년유해행위를 금지하고 처벌규정을 새로 규정. ●해외이주법(개정) 해외이주의 결격사유를 대폭 완화해 금치산자·한정치산자·정신지체인 및 전염질환자 등을 포함한 일반국민이 보다 자유롭게 해외이주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이주알선업의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수수료 상한선 폐지.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개정)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위탁과 관련해 결제받은 현금 비율 이상으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토록 의무화하고어음으로 결제하는 경우엔 발주자로부터 원사업자가 교부받은 어음의 결제기간을 초과하는 어음을 교부할 수 없도록 규정. ●국군조직법(개정)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하는 해병대에 대한 지휘·감독권한을 지금까지는 육군참모총장이 행사했으나 그 권한의 일부를 해병대사령관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함. ●군인사법(개정) 장관급 장교의 계급정년을 1년 이내의 기간에 한해 각 군별로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영관급 장교는 2년 이내의 기간에 한해 정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함. ●군무원인사법(개정) 3급 이상 군무원과 6급,7급 일반군무원의 정년을 1년씩 단축하고 4급 이하 일반군무원에 대한 정년연장제도를 폐지. ●전자서명법(제정) 공인인증기관이 인증한 전자서명은 법령이 정하는 서명 또는 기명날인으로 봄. ●향토예비군설치법(개정) 향토예비군조직 대상자의 예비군대원 신고제도와 지역예비군대원의 거주지 이동 및 병적사항 변동시 신고의무를 폐지. ●국군포로대우 등에 관한 법(제정) 국방장관은 등록된 포로로서 군인연금법에 의한 퇴역연금을 받을 권리가 없는 자에 대해 억류기간 중의 행적에 따라 등급을 정해 정착금을 지급하도록 함. ●공공차관도입계획에 대한 동의안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가 일본수출입은행으로부터 도입하고자 하는 미화 23억5,000만달러에 대해 정부가 지급 보증. ●공공차관도입계획 변경에 대한 동의안 아시아개발은행 금융부문 프로그램차관 40억달러 중 이미 인출돼 당초 국회동의에 따라 한국산업은행에 전대된 30억달러를 제외하고 향후 인출될 10억달러에 대한 전대차주를 한국산업은행에서 예금보험공사 및 성업공사로 변경. ●1999년도 미국의 수출신용공여(GSM)에 따라 발생하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국가보증동의안 미국 상품신용공사의 수출신용공여프로그램에 의해 발생하는 15억달러 이내의 대외채무에 대해 국가가 지급을 보증. ●기타 통과법안 ▲전파법 ▲낚시어선업법 ▲항만법 ▲방위산업에 관한 특별조치법 ▲한국국방연구원법 ▲전산망보급 확장과 이용촉진에 관한 법 ▲잠업법폐지법안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 ▲한국보건의료산업진흥원법 ▲책임운영기관의 설치 운영에 관한 법 ▲정보통신공사업법 ▲정보화촉진기본법 ▲전자서명법 ▲수산물검사법 ▲연안관리법 ▲공유수면 관리법 ▲종자산업법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외무공무원법 ▲해난심판법 ▲해양개발기본법 ▲선주상호보험조합법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 ▲항로표지법 ▲99년 비료계정의 한국은행 차입원리금 상환에 대한 국가보증동의안 ▲99년도 미국의 수출신용공여(GSM)에 따라 발생하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국가보증동의안.
  • 청소년교류 문호 활짝/여행하며 취업 ‘워킹홀리데이’비자제도 도입

    ◎10년간 1,000명 일 공대 유학… 양국 비용분담 金大中 대통령의 방일을 기점으로 한·일 양국간의 인적 교류가 양적·질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이는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교류확대가 절실하다는 양국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회초년생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우리 현실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워킹홀리데이’ 비자라고 알려진 청소년 취업관광사증제도의 도입.양국 청소년이 1년간 상대국을 여행하면서 여행경비를 보충할 목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이 제도는 우리의 청년실업문제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탈출구로도 요긴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다.양국 외무장관은 8일 이 사증협정에 서명하고 내년 4월 1일부터 양국이 연간 1,000명 범위내에서 이 사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우리 고교 졸업생중 일정인원을 선발,일본의 4년제 공과대학에 유학시키는 제도도 획기적인 인적교류 방안으로 꼽힌다.양국은 오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동안 모두 1,000명을 보낼 계획이다.4년간 학비는 양국 정부가 반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유학생 입장에서는 교육비가 들지 않는다. 유학생 선발은 교육부가 맡게 되는데 수학능력시험과 일본어 검정시험 성적이 선발기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이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韓悳洙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정부는 4년제 공대가 자국 첨단기술의 산지인 만큼 대규모 유학생을 받아들이는데 대해 처음엔 매우 꺼렸다”면서 “이 때문에 대학원이나 전수학교,단기초급대학 쪽으로 방향을 돌리려고 시도했다”고 털어 놓았다.결국 오부치 일본 총리 선까지 올라가서야 정치적인 결단이 내려져 성사됐다고 韓본부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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