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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국내] 정부 무능·정쟁에 더 아팠던 ‘세월호 참사’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돼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특히 이 사고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희생돼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게다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실책,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숨은 실세 국정 개입 논란’ 연말 정국 강타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로 거론돼 온 정윤회씨가 청와대의 ‘실세 3인방’ 등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다.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등 관련자 간 진실 공방으로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헌재 “통합진보당 北체제 추종” 첫 정당해산 비례대표 부정경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통합진보당이 창당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의 압도적인 인용으로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헌재 결정에 의한 정당해산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헌재는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박탈도 결정했다. 조현아 ‘땅콩회항’ 항공법 위반 등 일파만파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인천행 KE086 항공기를 탑승구로 회항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대한항공과 공모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조사관을 체포했다. 일 년 내내 가혹행위·총기사고 해명한 軍 지난 4월 경기 연천의 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선임병 4명으로부터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올 한 해는 군대 내 폭력과 총기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6월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도 임모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동료 장병 5명이 숨졌다. 그 다음 달에도 2명의 A급 관심병사가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해 군의 장병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무원연금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 시끌 대규모 적자의 누적으로 재정 부담을 키우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9월 당·정협의회에서 본격화됐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 제시됐지만 공무원노조는 ‘공적연금 후퇴’와 ‘밀실논의’라며 반발했다. 여야는 최근 개혁안을 마련할 대타협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정년 연장 등 공무원의 사기진작책도 거론되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변별력 없고 또 출제 오류·… 최악의 수능 2015학년도 수능은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다. 변별력 조절 실패에다 출제 오류까지 겹쳤다. 생명과학Ⅱ와 영어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됐다. 복수 문항, 복수 정답은 수능 도입 21년 만에 처음이다. 전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도 법원 판결로 전원 정답 처리됐다. 여론이 들끓자 교육 당국은 결국 수능 개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에서도 ‘낮은 곳’으로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한국 역사상 세 번째이며,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25년 만이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서울 광화문광장) 등을 집전했고 세월호 유족,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을 만나며 ‘낮은 곳’을 챙기는 모습에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연초 나라 뒤흔든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 올 1월 새해 벽두부터 1억여건의 카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KB국민·롯데·NH농협 등 카드 3사에서 200여만명의 고객 정보를 빼돌리면서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사회지도층 인사와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모든 국민의 정보가 털렸다. 관련자들이 구속됐지만 집단소송이 이어지면서 법정 공방은 ‘진행형’이다.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 청와대 ‘답답’ 인사 세월호 참사 이후 지명된 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됐지만 과다 수임료와 전관예우 논란 등으로 낙마했다. 이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지명됐지만 역사의식 논란으로 역시 물러났다. 결국 정 총리가 사의 표명 60일 만에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됐다. [국제]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신냉전’ 암운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축출하고 서방으로 등을 돌리면서 크림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다. 친러시아계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고, 러시아는 신속하게 조약 체결과 의회 비준 절차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주변으로 군사력이 증강 배치되고,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에 착수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 말레이시아機 3월엔 실종·7월엔 피격 올 한 해 말레이시아항공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던 여객기가 실종됐다.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타고 있었으나 단 한 명의 시신도 발견되지 않은 채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났다. 7월에는 승객 298명을 태우고 네덜란드를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다. 전 세계 에볼라 공포… 7500여명 사망 지난 3월 이후 기니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져 7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12월 기니에서 첫 사망자가 보고된 뒤 해를 넘기며 인접국은 물론 미국, 스페인 등 다른 국가로 퍼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에볼라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슬람 급진 세력 IS, 잇단 외국인 참수 알카에다의 이라크지부(AQI)였던 이슬람국가(IS)가 수니파 이슬람교도를 규합해 순식간에 세계를 위협하는 급진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조직은 지난 6월 신정일치 국가인 IS 설립을 선언한 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이들은 서방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미국 언론인 제임스 폴리를 시작으로 5명의 외국인 참수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베 ‘집단자위권’ 강행·장기집권 체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은 지난 7월 동맹국 등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인 ‘집단자위권’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로써 1945년 패전 이후 견지해 온 ‘전수 방위’ 원칙을 저버리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했다. 이어 중의원 해산 뒤 총선 승리라는 정치적 도박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제3차 내각을 출범시켜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백인경찰 흑인 사살… 美 인종갈등 몸살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한 10대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백인 경관과 7월 미국 뉴욕의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이 잇따라 대배심에서 불기소 판결을 받으며 미국 내 인종 갈등이 폭발했다. 항의 시위와 소요, 약탈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20일에는 20대 흑인 남성이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 2명을 살해하는 등 사회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홍콩, 주권 반환 후 최대 反中 ‘우산혁명’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8월 말 의결한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이 불씨가 됐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을 제한하자 홍콩 시민들은 지난 9월 28일부터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며 도심 점거 시위에 돌입했다. 우산으로 경찰에 맞서 ‘우산혁명’으로 불린 시위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75일간 지속되면서 200여명이 체포되고 500여명이 부상했다. 세계 시선 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부결 307년 만의 스코틀랜드 독립과 영국 연방 해체라는 격변 가능성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으나 지난 9월 반대 55.4%, 찬성 44.7%로 부결됐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독립보다는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 계속 남는 길을 택했다. 스코틀랜드는 조세권과 예산권 등 자치권 확대라는 전리품을 챙겼고, 스페인 카탈루냐주 등 다른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자극하는 불씨가 됐다. 유가 급락과 더불어 디플레이션 공포 미국의 셰일 개발 붐에 따른 산유량 급증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맞물려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1월 산유량을 동결하며 하락세는 탄력을 받았다. OPEC과 미국의 대결 양상 속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반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90개국 가운데 4분의1 이상이 1%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보이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美·쿠바 국교 정상화 ‘53년 냉전’ 청산 미국과 쿠바가 53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지난 17일 선언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공산화를 선언한 뒤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해 2년 후인 1961년 양국의 국교가 중단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역사적 선언으로 미국은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 ‘유정용 강관 반덤핑 과세’ 美 WTO에 제소

    정부가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 천연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관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대해 9.9~15.8%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매긴 미국을 덤핑마진 계산 방법 등이 WTO 협정 위배 가능성이 있다며 WTO 분쟁해결 절차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8월 현대하이스코·넥스틸·세아제강 등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해 12.8%라는 고율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최종 확정했다. 미 상무부는 우리나라 유정용 강관의 98%가 자국에 수출된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해 최종 판정 때 다국적 기업의 높은 이윤율을 반영해 고율의 덤핑률을 산정했다. 이에 반발해 우리 기업들은 미국 법원에 제소한 상태이며 정부에도 WTO 제소를 요청해 왔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 간 의견 수렴을 거쳐 WTO 분쟁해결 양해에 따른 양자협의 서한을 이날 주제네바 대표부를 통해 미국에 전달하고 WTO 사무국에 통보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분쟁해결의 첫 단계인 양자협의에서 미국이 반덤핑 조치를 조속히 철폐하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재판 절차인 패널 설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정용 강관 89만 4000t을 미국에 수출했으며 8억 1700만 달러 수출액 가운데 연간 1억 달러를 덤핑관세로 납부해야 한다. 수출 경쟁국인 인도는 2~9.9%, 대만 0~2.5%, 사우디아라비아 2.3%, 우크라이나 6.7% 등의 관세를 물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우리는 왜 원자력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가

    우리는 왜 원자력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가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김경민 지음/새로운사람들/270쪽/1만 8000원 대한민국 원자력 에너지 역사가 이 책 한 권에 다 들어 있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펴낸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는 원자력 옹호론자의 원자력 안전에 관한 집요한 추적이다. 20년 연구, 17년 집필의 결과물이다. 그의 글은 책상머리에 앉아 쓴 것이 아니다. ‘원자력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지구를 몇 바퀴 돌고도 남을 만큼 지구상 원자력 시설과 현장을 찾아다녔다. 한국과 세계의 원자력 변천사에 존재를 알릴 만한 곳은 다 다녔다. 대표적 현장으로 꼽은 곳만 30곳이 넘는다. 원심분리기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재처리시설 내부까지 직접 눈으로 목격한 몇 안 되는 한국사람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원자력 에너지 왜 중요한가, 원자력 에너지의 수출, 안전이 가장 우선이다, 사용 후 핵연료와 지역 상생, 북한 핵에 대한 우려와 대응 등 5개 장으로 나눠 지난 17년 동안 언론에 기고한 칼럼 등을 정리한 글이다. 그는 지난 5월 ‘원자력과 사회소통상’을 받았다. 자연과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원자력학회가 인문학자에게 준 첫 상이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단독] 美, 쌀 관세율 급제동 “513% 지나치게 높아”

    정부가 내년부터 쌀 관세화를 목표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시한 513%의 관세율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김덕호 농림부 국제협력국장 등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이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쌀 관세화와 관련해 처음으로 미국과 비공개 협의를 가졌다. 지난 9월 정부가 WTO 사무국에 쌀 관세율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양허표를 제출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뤄진 협의다. 정부가 WTO에 통보한 관세율은 10월부터 회원국 간 회의를 거쳐 검증 절차를 밟는데 미국이 처음으로 선택된 것이다. 정부가 미국과 가장 먼저 협의를 갖는 것은 미국이 정부가 정한 관세율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태국, 호주 등과 더불어 한국에 쌀을 많이 수출하는 4대 수출국 중 하나이다. WTO 회원국은 수정양허표를 회람한 뒤 올해 말까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WTO는 이의제기국의 모든 이의가 철회될 때까지 양자협의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가 마련한 513%의 관세율이 지나치게 높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산정 근거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농업계에서는 한국의 쌀 관세율은 100~200%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하기 전에 이번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히기 위한 자리”라면서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며 추가 논의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15년 만에 계열사 26개 성장… 해외 사업으로 재도약 몸부림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15년 만에 계열사 26개 성장… 해외 사업으로 재도약 몸부림

    정몽규(52)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부친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다.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이자 그의 애칭이 된 포니(PONY)를 개발하고 1976년 수출에 나선 정 명예회장은 한국 자동차 신화의 주인공이다. 강원 통천에서 1928년 태어나 보성고,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1967년 미국 포드사와의 합작을 이끌어 내며 현대자동차의 초대 사장에 취임한 뒤 32년 동안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써 나갔다. 그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정 회장은 1996년 당시 34살의 세계 최연소 나이로 완성차업체(현대자동차)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에 올인했던 부자는 1999년 현대차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큰형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자인 아들 정몽구 현대차 회장(현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자동차 기업을 넘겨 주기 위해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통보했다. 형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정 명예회장은 한마디 반박도 하지않고 아들 정몽규 회장과 함께 낯선 건설 분야인 현대산업개발로 넘어왔다. 1999년 4월 취임한 정 회장은 건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지만 본사와 150곳의 현장을 일일이 발로 뛰며 실태 파악에 나섰다. 70% 이상인 주택사업을 50%선으로 낮추는 대신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했다. 단순 시공 수준이 아닌 어려운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활로를 모색하며 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계 ‘톱5’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지난해 정 회장에게 두 번째 위기가 닥쳤다.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국내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25년 만에 적자를 냈다. 시공 능력 순위는 2008년 5위에서 지난해 9위, 올해 13위로 결국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국도시개발은 198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전국에 현대아파트를 주도적으로 건설했으며 민간부문 주택건설실적 1위 기업이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위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국내 주택·건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음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짜지 못한 정 회장의 경영적 판단 착오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정 회장이 주택·건설 사업에 대한 혜안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른 건설사들은 국내 경기가 좋을 때에도 위기 상황에 대비해 해외 사업을 개척하고 수주하는 등 적극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SOC 등을 위주로 내수 시장에 머무르며 해외사업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 전략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임직원들이 정 회장의 고집을 꺾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적자 이유에 대해 장기간 착공되지 않아 분양가가 떨어지는 지역의 손실을 털어내고자 선제적으로 분양을 진행해 재무제표상 손실이 많이 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준비 단계의 부실 털기라는 얘기다. 실제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잇단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부동산 건설 경기가 살아나 올해 대구 월배, 울산 약사 등의 아파트가 초기에 매진되는 등 미분양 아파트가 상당수 해소됐다. 하지만 경기 수원아이파크시티처럼 무리하게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 건들은 아직 미분양 상태여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사실은 정 회장이 올 들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23년 만에 해외사업을 재개하며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추진된 볼리비아 ‘바네가스 교량 건설사업’과 인도 ‘RNA 메트로폴리스 아파트 신축 공사’를 통해 공사 대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해외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우량자산 재투자와 신규사업용지 매입 등을 통해 지난해 1479억원 규모의 연간 영업손실을 3분기 기준 149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바꿔 놓은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의 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2004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는 정 회장의 첫 작품이다. 외환위기 여파 속에 최고급 아파트에 대한 반대와 우려를 뚫은 역발상이란 평가를 받았다. 정 회장은 2001년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며 현대그룹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을 그룹으로 발전시켰다. 1999년 취임 당시 2개에 불과하던 계열사는 현재 26개로 늘어났다. 이 중 주력 계열사는 10개 규모다. 건설 및 유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앤콘스와 아이서비스, 아이콘트롤스, 현대PCE 등과 더불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회사인 현대EP, 유통 분야의 현대아이파크몰,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아이파크, 종합음악회사인 영창뮤직, 자산운용회사인 HDC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며 독자적으로 그룹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취임 첫해인 1999년 2조 1115억원이던 그룹 전체 매출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4조 2169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사이언스紙 편집장 “노벨상이 중요한 게 아냐…한국 변화 인상적”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사이언스紙 편집장 “노벨상이 중요한 게 아냐…한국 변화 인상적”

    ”한국 과학교육 국제화·다양성 아쉬워” 리처드 스톤(Richard Stone) 미국 사이언스紙 국제뉴스 편집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과학계 저널리스트인 동시에 ‘아시아 전문가’, ‘한국 전문가’로 통한다. 그만큼 아시아와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그가 내년 6월 서울에서 열리는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세계과학기자대회가 동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동아시아 첫 대회 개최국이 됐다. 내년 대회 프로그램 구성을 논의하는 핵심기구인 자문위원회 회의는 12~14일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12일 오후 경기 과천 미래창조과학부 인사와 만남을 가진 뒤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 도착한 스톤 위원장은 촉박한 일정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과학기관장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그는 환한 미소를 띄며 ‘한국 기초과학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스톤 위원장은 “세계과학기자대회는 한국의 과학계를 홍보할 수 있는 장”이라면서 “여러 이슈를 공유하면서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각 대륙에 한국의 과학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 세계과학기자대회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하나. 이번 주말에는 특별히 내년에 열리는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심포지엄 프로그램을 선정하기 위해 왔다. 제안서를 많이 받았는데 어떤 것이 가장 흥미로운지 우선 순위를 정하고 과학기자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많이 가질 지 논의하려고 한다. 이번 세계과학기자대회는 사실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것이다. 중요한 대회이고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 뜻깊다고 생각한다. 과학 기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구성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어떤 주제나 이슈에 중점을 두고 있나. 각 트랙별로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특별히 이런 데이터로 어떤 좋은 스토리를 쓸 수 있는 지 들여다 보고 있다. 아시아에서 저널리스트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한국은 잘 개방된 민주주의 저널리즘 사회이지만 상황이 다른 나라도 있다. 한국을 모범 삼아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안 바이러스 헌터’(asian virus hunter)와 관련된 과학 분야 트랙도 있다. 아시아에만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는 어떤 것이 있는 지 과학자 패널들이 논의한다. 중국, 인도, 일본 같은 나라의 공조 프로그램도 있고 북한의 과학 커뮤니티를 어떻게 외부와 연계시킬 수 있을 지도 토론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마지막 토론에 관심이 많다. →이번 대회 캐치 프레이즈는 ‘익스팬딩 아워 호라이즌’(Expanding Our Horizons: 시야를 넓히다)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 대회의 한국 개최는 매우 뜻 깊다고 생각된다. 이 캐치프레이즈를 구체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회 조직위에서 정한 캐치프레이즈라서 아마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조직위원장님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웃음). 과학기자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널리즘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인쇄물은 줄어들고 점점 열악한 상황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자들도 자신을 재창조시켜야 한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하고 스스로 뉴스를 마케팅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학기자들이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지, 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영역을 개척하고 과학자와 대중을 잘 연결시켜 줄 수 있을 지 돕는 것이 이번 대회의 역할이다. →세계과학기자대회가 갖는 일반적인 의미는 무엇이며, 이 대회가 지금의 한국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과학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열정’이 없으면 맡기 힘든 분야다. 경력 면에서도 그리 매력적인 분야는 아니다. 그래서 열정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다음 세대 기자들에게 열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생겨나 많은 베테랑 기자들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이것을 통해 현장에서 더 나은 스토리로 보도할 수 있게 되고 일반 대중에게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의 과학계를 홍보하는 장이기도 하다. 세계의 많은 과학기자들이 연구시설이나 컨퍼런스 워크샵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그런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해외에서 많은 기자들이 와서 일반 대중에게 과학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지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무엇으로 유명한 지 과학기자들에게 물어보면 삼성·엘지·현대라는 얘기 밖에 안한다. 한국의 북동부 지역에서 ‘암흑물질’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런 뛰어난 연구시설이나 기초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 지에 대해서도 세계 과학기자들이 많이 배워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도 중이온가속기를 개발하고 있어 과학계 전반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기초연구가 많이 홍보됐으면 좋겠다. 삼성 같은 회사도 TV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연구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기초 연구 쪽과도 연계를 할 수 있는 지 여부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기초·응용과학을 연구하고 있는데 제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홍보할 수 있으면 좋겠고 우리가 그런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내년 대회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과학 및 기술적 성과와 과학저널리즘에 대한 서구의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위원장의 견해는 무엇인가. 당연히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본다. 나는 2004년부터 한국과 북한 과학자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여러 연구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동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해가 증진되고 여러가지 이슈를 공유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에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즉각적인 효과를 본다기 보다는 씨앗을 심어주고 확실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기업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는 기대보다 높지 않아 보인다. 왜 그렇다고 보며,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내가 보기엔 우리 탓도 있는데 홍보를 잘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좀더 의중을 잘 전달한다면 앞으로 투자가 더 많아질 것이다. 사실 기업 경영 환경은 점점 더 제한적으로 변하고 어려움이 많겠지만 한국의 과학을 세계로 잘 알릴 수 있다고 하면 투자가 뒤따를 것이다. 한 회사가 시작하면 더 많은 회사가 후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강조해왔는데 창조경제라는 것이 신기술을 통한 변화 아닌가. 기자들은 변화를 좋아한다. 한국의 변화를 어필할 수 있으면 기자들도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권위적인 정부 구조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모했고, 제조나 수출 위주의 빠른 경제 성장 이후에 완전히 방식이 바뀐 신소재 개발과 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전환기에 있다. 이런 부분을 기자들이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위원장은 비교적 한국을 잘 아는 인사로 불린다. 위원장의 관점에서 한국 과학의 문제와 가능성을 짚어줄 수 있나. 한국을 정말 잘 아는 사람이라고 거창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웃음). 한가지 말씀드리면 몇 년 전에는 정말 한국 과학이 위기상황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국제 커뮤니티에서 입지를 재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더 이상 소외된 나라가 아니다. 과학 인재가 있고 투자도 하고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 중국도 한국처럼 과학분야에서 언제 노벨상을 타냐 목매 달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노벨상이 아니다. 한국은 위대한 발견을 위한 환경 조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 큰 변화이고 위대한 변화인 것 같다.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말 대단한 변화인 것이다. 과학계에서 봤을 때 몇년이 지나서 보면 그때가 전환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사실 한국은 내가 봤을 때 특정 연구 분야는 위대한 업적을 만들었지만 또 어떤 부분은 그렇지가 못해서 일관성이 없다. 일본이나 중국, 한국 모두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다. 굳이 유럽이나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자면 이런 나라는 해외 학생들이 많다. 멜팅팟(Melting Pot· 인종의 융광로)이라고 하지 않나. 놀라운 아이디어는 다양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국제적으로 학생을 유치하는데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나는 코넬대에서 생물물리학을 전공했는데 나만 미국인이었고 다른 학생들은 전부 유럽이나 대만, 한국, 중국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한국은 이제 점점 그런 부분에서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외부의 학생들이 오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어떤 수준을 뛰어넘기를 바란다면 한국의 고등교육을 국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처 이전으로 세종시 성장동력 찾아…세계 명품도시 만들 것”

    “부처 이전으로 세종시 성장동력 찾아…세계 명품도시 만들 것”

    “형편없는 도시를 만든다는 지적도 따갑게 들었고 도시를 폄하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서서히 도시 모습이 살아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세계적인 도시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을 만나 행복도시의 비전과 과제를 들어봤다. →3단계 중앙부처 이전이 시작됐다. 처음부터 마지막 이전까지 지켜본 소감은. -행복도시가 모름지기 대한민국 행정 중심으로 우뚝 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설 과정에서 정치적인 논란도 많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도 있다. 부처 이전이 끝나면서 기반시설도 갖췄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행정기관 이전 이후 도시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전 초기에는 문제도 많았다. -중앙부처 이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생겨 2년간 공백이 있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공사를 하다 보니 미처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채 이전이 이뤄져 부작용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 이전한 부처의 공무원들과 가족들이 고생했다. 하지만 새로운 도시 축이 보이기 시작했다. 청사 주변 1생활권뿐만 아니라 첫마을 주변 2생활권도 주거·행정·상업 기능이 어우러진 생활권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연구기관 이전도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책연구기관 이전은 지방행정관서 이전과 함께 4생활권의 아이콘이다. 아울러 인근에 대학 이전이 계획돼 있고 산학클러스트가 조성된다. 기업과 연계한 연구 기능이 활발해지고 행복도시의 강남권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도시 가치 상승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는데. -기존 공공택지 방식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공공택지라도 분양되는 순간 사유재산이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나 미관은 무시되고 최대 용적률을 뽑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진다. 도시 전체의 그림을 먼저 그리고 개발을 유도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공동주택단지 특화설계 이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화설계는 4~5개 필지를 묶어 하나의 단지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특화설계를 도입하자마자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미분양이 발생해 분양시장의 무덤으로 변할 위기에서 2-2구역 특화설계 아파트가 나오자 수십 대,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 나왔다. 특화설계는 디자인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 품질 전체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는 곧 도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민들은 긍지를 갖게 되며 건설산업도 한 단계 발전하고 도시 가치도 상승하는 윈윈 전략이다. →특화설계를 확대하고 있지 않나. -단독주택도 바둑판처럼 나눠 분양하고 나면 끝이었다. 땅주인은 제멋대로 짓고 용적률만 최대로 뽑아 짓다 보니 지저분했다. 우리라고 왜 유럽식 단지, 지중해식 단지를 만들지 못하나. 그래서 단독택지도 특화설계 공모를 통해 공급한 것이다. 시범도입했는데 비정형화된, 다양한 형태의 주택단지 개발 성공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방축천변 상가용지 공급도 화제가 됐다. →명실상부한 명품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세종시도 서울시처럼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거대 도시권을 형성할 수 있다. ‘도시경쟁력=국가경쟁력’이다. 수도권의 기능을 뺏어 온다거나 특정 지역에만 투자한다는 근시안적 비판을 할 때가 아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되도록 국가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고 국민들이 적극 지지해 줘야 한다. 이제는 특색 있는 도시를 만들어 모든 국민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세계에 수출까지 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다. 세종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말레이시아도 반한 韓 물처리 능력

    말레이시아도 반한 韓 물처리 능력

    경기도의 수(水) 처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한국형 하수처리 설비를 처음으로 수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10일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GSBC)에 따르면 도내 수처리 기업과 생활용품·전기전자·산업용품 생산 중소기업이 지난 2~3일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수상품전시회(G-FAIR)에서 정부 및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구매를 이끌어 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까지 쿠알라룸푸르시를 가로지르는 클랑강과 곰백강 수질개선을 위해 오염원 유입 차단과 하수처리장 건설 등 총 5조원 규모의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 프랑스, 일본 등 많은 해외 물처리 전문기업들이 사업 수주를 위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에 도내 E사가 개발한 분리막(MBR) 기술이 채택돼 160억원 규모의 하수처리장 설비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 빗물 재이용 및 중수설비 제조기업인 H사는 관련 사업을 계획 중인 쿠알라룸푸르시로부터 사업 참여 요청을 받았으며 J사도 20년 이상 된 아파트 등의 노후 상수관 개선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60여개의 도내 중소기업들이 말레이시아 1235개사 바이어와 9750만 달러의 상담 실적을 올리는 등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계열 도중소기업지원센터 수출지원팀장은 “국내외에서 개최하는 G-FAIR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6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통상사무소를 통해 현지 시장 환경을 철저히 파악하고 검증된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맺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중공업] ‘거북선’ 지폐·5만분의1 지도 들고 첫 수주 → 차관 → 조선소 건설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중공업] ‘거북선’ 지폐·5만분의1 지도 들고 첫 수주 → 차관 → 조선소 건설

    “이게 거북선이오. 영국보다 300년 앞선 1500년대에 우린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소.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었지만 잠재력은 그대로요.” 거북선이 나온 오백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며 차관을 빌려 거대 조선소를 만든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중공업 창립 일화는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실화다. 1972년 현대가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의 백사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조선공업은 영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고작 1만 7000t급 선박이 최대였고, 연간 건조량도 50만G/T(총톤수)로 세계 시장점유율은 1%에도 못 미쳤다. 경험도, 숙련된 기술자도 전혀 없었다. 조선업을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장 초기 비용조차 없는 회사가 초대형 조선소를 짓겠다고는 덤벼드는 모습 자체가 비웃음거리였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조선소 부지로 점찍어 둔 울산 미포만의 모래사장 사진 한 장과 5만분의1 지도 한 장, 그리고 영국의 스콧리스고 조선소에서 빌린 26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 도면 한 장을 가지고 세계를 돌았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은 26만t급 초대형유조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차관도 빌려올 수 있었다. “수주에 성공했지만 과연 배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의심의 소리가 국내외에서 쏟아졌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가격을 무기로 1974년 6월 조선소가 준공되기 전까지 수주한 초대형유조선 물량만 무려 12척에 달했다. 이렇게 세워진 현대중공업은 1983년 총 210만t(G/T) 상당의 선박을 신규 수주하며 급기야 세계 조선업계 1위에 올라섰다. 전 세계 대형 선박 10대 중 1대는 현대중공업에서 생산되는 셈이었다. 신화는 계속됐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10억 달러 수출탑을 거머쥐었고 1991년에는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라는 오랜 숙원도 실현했다. 2012년 3월 현대중공업은 선박인도 1억GT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과 일본 등의 조선소들이 근접조차 못 한 대기록이다. 현대중공업은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붙였다. 2002년 2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직후인 5월 삼호중공업을 인수했고 이어 2008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도 거머쥐었다. 2009년에는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하며 금융, 에너지 및 자원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듬해인 2010년 8월에는 현대오일뱅크을 인수하며 조선과 중공업그룹을 뛰어넘어 종합·중화학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결코 꺼질 것 같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의 신화는 현재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 들어 이어진 천문학적 영업 손실은 단기적인 실적 부진 탓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 1037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창사 이후 최대 손실이라는 악몽 같은 기록은 3분기에 다시 2조원 가까운 적자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실적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진행한 저가 수주가 주된 원인이다.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견제로 선박 수주가 어려워지자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해양플랜트 사업 등 비조선 분야에 주력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현금이 부족해 보유 자산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문제까지 발생했다. 19년째 무파업을 이어 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겪자 결국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고강도 개혁으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먼저 지난 10월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중 31%인 81명을 감축했다. 회사의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고육지책이다. 회사의 일등공신으로 여겨지던 임원들도 대거 짐을 싸야 했다. 조직 통폐합과 축소 작업도 한창이다. 선박영업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가 출범했다.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아래 부문 단위도 58개에서 45개로 22% 줄였다.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지원 조직은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과 해외 법인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사업 조정도 진행 중이다. 울산 백사장에서 신화를 만든 현대중공업의 자구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희정, 온라인 아동 성학대 피해 방지 국제회의에

    김희정, 온라인 아동 성학대 피해 방지 국제회의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영국 주최로 10, 11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온라인 상의 아동 성학대 피해 방지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미국·네델란드 등 54개국 각료급 참가자와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업체 관계자, 인터폴(INTERPOL) 등 국제기구가 참가한다. 회의 참석 국가·업체·국제기구 등은 온라인 상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학대 동영상이나 이미지 등으로부터 아동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온라인 상의 아동 성적 피해가 국경과 사법권의 경계가 없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이 절실함에 따라 영국 총리가 제안해 이뤄졌다.  영국 초청으로 참석하게 된 여가부는 온라인 상의 아동 성 학대 등 성 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교육·피해자 지원, 성범죄자 신상공개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다.  54개 참가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6개국은 온라인 상의 아동 성 학대 피해 방지를 위한 이행 계획을 발표하고, 54개 참가국 등은 3개 세션별로 토론도 하고 이행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세션은 ‘성학대 피해 아동을 찾아내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주제로 아동 성학대물의 국가 DB를 구축해 인터폴(INTERPOL) 국제 아동 성학대 DB와 공유하며, 이를 적극 활용해 피해자를 찾아내고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두 번째 세션은 ‘인터넷 상의 아동 성 학대물 제거를 위한 국제적 실천계획’으로 인터넷 기업이 해쉬값(hash)으로 음란한 동영상과 이미지 등을 찾아내고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국가적 노력 및 기업, 민간단체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해쉬값은 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암호 같은 수치를 뜻한다.  세 번째 세션은 ‘가해자 색출을 위한 강화된 국제협력’을 주제로 아동 성 학대 콘텐츠의 제작·배포·소지 행위의 불법성 규정, 각 국가별 전문인력 구성과 국제 공조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밖에도 김 장관은 런던의 한글학교 교장 및 교사들을 만나 격려하고,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여성 인권 문제로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 필요성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5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지원 시설 등 영국의 정책 현장을 방문, 우리나라 여성·청소년 정책에도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는 이미 아동음란물 등을 제작하거나 수입·수출, 배포뿐 아니라 소지한 자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규정을 시행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아동 성 학대 방지를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면서 “회의 참여를 통해 아동·청소년 성 보호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향후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日 우주강국의 꿈’ 소행성으로 쏘다

    ‘日 우주강국의 꿈’ 소행성으로 쏘다

    “하야부사 2가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3일 오후 1시 22분.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가 실린 H2A 로켓 26호기가 발사됐다. 일본 언론들은 “태양계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찾는 임무를 띠고 6년간 52억㎞의 여행을 떠난다”며 일제히 주목했다. 한동안 중국과 인도에 밀렸던 일본이 ‘아시아 우주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떨쳐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하야부사 2’의 임무는 물이나 유기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지구와 화성 사이의 소행성 ‘1999JU3’에 가서 암석을 채취해 돌아오는 것이다. 2018년 6~7월쯤 소행성에 도착해 1년 반 정도 실험과 관측을 하고 2020년 말 귀환할 예정이다. 변질되지 않은 소행성 내부의 물질을 채취하기 위해 ‘하야부사 2’는 소행성 상공 100m에서 화약을 폭발시켜 직경 수십㎝의 구리 탄환을 발사, 소행성 표면에 인공 크레이터(운석 분화구)를 만든다. 이를 위해 전신인 ‘하야부사’보다 엔진 출력이 25% 높아지고 두 개의 고성능 평면 안테나가 설치되는 등 기능 면에서 상당히 개량됐다. 2003년 5월 발사된 ‘하야부사’는 2005년 소행성 ‘이토카와’에 도착했으나 고장 때문에 예정보다 3년 늦은 2010년 6월 극적으로 귀환했다. 세계 최초로 소행성 미립자를 지구로 반입하는 데 성공해 관심을 끌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89억엔(약 2700억원)을 들인 ‘하야부사 2’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기술로 수성 탐사선과 유인 달 탐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지난 50여년간 우주 탐사 기술을 축적해 엔진 부품을 미국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다. ‘하야부사 2’를 실은 H2A 로켓은 이번을 포함해 20회 연속 발사에 성공할 정도로 정확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인도가 2008년 달 탐사에 이어 지난 9월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 발사에 성공하고 중국도 지난해 말 달 탐사선 ‘창어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등 공격적으로 우주 탐사에 나서면서 일본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였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우주 강국인 미국과 유럽도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화성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을 4일 오전 7시 5분(현지시간) 발사한다. 민간 개발 로켓 ‘델타 IV’에 실려 발사되며 지상으로부터 3600마일(약 5793.64㎞) 높이에 도달할 예정이다. 유인 우주선용 캡슐로는 1972년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7호’ 이후 42년 만에 가장 멀리 비행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인류 최초로 혜성에 탐사로봇 ‘필레’를 안착시킨 유럽우주국(ESA) 20개 회원국도 2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차세대 우주 발사체 ‘아리안 6호’를 2020년 첫 발사를 목표로 개발하는 데 합의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우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남대문 패션 초대한 백화점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백화점에서 패션쇼를 열고 국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수주 상담을 펼친다. 상생협력의 한 모델로 비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구는 3~4일 오전 11시~오후 6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국내외 바이어 초청 상담회’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남대문시장이 주관하는 첫 바이어 초청전으로 패션 빅3 품목인 아동복, 숙녀복, 액세서리 등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아동복 부문은 마마·부르뎅·크레용·포키 브랜드, 여성복은 대도아케이드·퀸프라자 입점 업체, 또 해외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액세서리 업체가 대거 참가한다. 참가 업체들은 30여개 전시·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국내외 바이어와 일대일 매칭 상담을 벌인다. 특히 패션 아이템을 패션쇼와 접목한 빅3쇼는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패션쇼 형식의 빅3쇼는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0층 문화홀에서 행사 기간 오후 1시와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구와 신세계백화점, 남대문시장이 맺은 전통시장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 국내외 패션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말 그대로 보고, 즐기고, 고르는 바이어 매칭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는 앞서 올해 2월 신세계백화점에서 남대문시장 청년창업인큐베이팅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지원했다. 구는 향후 남대문시장 판로 거점으로 디자인센터를 조성하고 공동 브랜드 개발, 액세서리 전시 및 바이어 상담, 패션 잡화 편집숍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는 국가 경제로 이어진다”며 “이번 초청 상담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남대문시장 제품들이 다양한 루트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몰락한 벤처 성공신화 팬택, 다시 일어설까

    몰락한 벤처 성공신화 팬택, 다시 일어설까

    자본금 4000만원에 직원 6명으로 시작해 15년 만에 연매출 3조원, 전 세계 휴대전화 업계 7위에 오른 대한민국 벤처기업의 성공신화인 팬택이 워크아웃에 이은 법정관리라는 위기를 맞았다. 28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KBS 파노라마’는 팬택의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벤처기업에 닥친 위기를 진단한다. 1990년대 벤처 붐을 타고 창업한 정보기술(IT) 기업 중 팬택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팬택 임직원의 70%가 연구원이고, 연구개발비에만 23년간 약 3조원을 투자했으며 1만 4573건의 출원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팬택의 휴대전화는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3년간 28조원의 누적매출 중 14조원은 수출로 달성했다. 팬택은 2007년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첫 번째 위기를 맞았지만 2010년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다시 일어섰다. ‘베가레이서’ 단일 기종을 180만대나 판매하며 국내 스마트폰 판매 2위 기업에 올랐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공룡 기업’들의 최신 기술 각축장으로 변했다. 애플과 삼성의 독주 속에 노키아는 몰락했고, 신생 중국 브랜드들이 우리나라 중저가 휴대전화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자금과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팬택이 자금력 없이 버티기는 힘들었다. 올 초 이동통신 3사에 내려진 영업정지도 큰 타격이었다. 결국 법정관리를 맞이했지만 팬택의 직원들은 다시 팬택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팬택이 화려하게 부활할지, 이대로 주저앉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금융계 ‘4대 천왕’ 물러가니 ‘서금회’가 득세

    금융계 ‘4대 천왕’ 물러가니 ‘서금회’가 득세

    금융권에서 ‘4대 천왕’이 물러나니 ‘서금회’가 득세하고 있다. 금융계 인사를 정권의 전리품인 양 취급하는 정권의 속성이 누적되면서 금융산업은 더욱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증권은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홍성국 리서치센터장 겸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확정했다. 홍 사장 내정자는 새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김기범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넉 달 만이다. 홍 내정자는 대우증권 사장으로는 첫 공채지만 서금회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홍 내정자 측은 “영업을 위해 (서금회에) 두 번 참석했을 뿐”이라며 “서금회와 연결짓는 것은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우리은행은 연임이 유력시되던 이순우 현 행장을 제치고 이광구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이 급부상했다. 역시 서금회다. 서금회는 서강금융인회의 줄임말로 서강대를 졸업한 금융인 모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다. 박 대통령이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탈락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 75학번 7명이 모여서 시작됐다. 당시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 박지우(75학번·외교) 국민은행 부행장이다. 박 부행장은 지난해까지 6년 동안 회장직을 맡았다. 2013년부터 이경로(76·경영) 한화생명 부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인물 중에는 이덕훈(67·수학) 수출입은행장, 정연대(71·수학) 코스콤 사장 등이 대표적인 서금회 멤버다. 이 행장은 서금회의 좌장 격으로 지난 대선 당시 대선 캠프에 직접 참여했다. 서금회 출신은 아니지만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산은지주는 대우증권의 최대주주(43%)다. 서금회는 비(非)금융권 회원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다. 이 점에서 친박계인 서병수(71·경제) 부산시장도 자문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서금회의 파워가 커지면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참석도 늘고 있다. 하부 모임 성격인 서강금융포럼도 2011년 생겼다. 남인(76·경제)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회장이다. 서강금융포럼은 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3대 권역별 대표도 있다. 채우석(76·경제) 우리은행 부행장, 김병헌(76·경영) LIG손해보험 대표, 이정철(76·무역) 하이자산운용 대표가 권역별 대표다. ‘낙하산 인사’가 관행화되면서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올해 80위다. 4대 천왕(이명박 정권 때 잘나갔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은금융 회장)이 임명되기 직전인 2007년에는 27위였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회로부터 위임받은 자금과 수단을 가지고 정책목표를 위해 일하면 다행이지만 사적 조직의 이익을 위해 활동할 경우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티볼리, 쌍용차 4년 만에 첫 신차…소형 SUV 혁신 이끄나

    티볼리, 쌍용차 4년 만에 첫 신차…소형 SUV 혁신 이끄나

    티볼리, 쌍용차 4년 만에 첫 신차…소형 SUV 혁신 이끄나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의 명칭을 ‘티볼리’(Tivoli)로 확정했다. 쌍용차는 그동안 프로젝트명 ‘X-100’으로 개발해온 신차의 명칭을 이같이 확정하고 3차원 이미지(렌더링 이미지)를 25일 공개했다. 티볼리는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 있는 휴양지 이름이자,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테마공원(티볼리 공원)의 이름이기도 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으로,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의 영감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며 “신차가 무한한 영감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차라는 의미에서 차명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차명에 지역 이름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1983년 나온 코란도(Korando)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 ‘한국 땅을 뒤덮는 차(Korean land over)’라는 뜻으로,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담았다. 렉스턴은 왕(REX)이라는 뜻의 라틴어와 품격(Tone)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합친 명칭이며, 체어맨(CHAIRMAN)은 의장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에서 따왔다. 이스타나(ISTANA)는 말레이시아어로 궁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무쏘는 순 우리말인 코뿔소에서 빌렸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볼리는 쌍용차가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차이다. 2011년 2월 코란도C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공개된 티볼리의 3차원 이미지를 보면 외관 디자인은 경쾌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한껏 살렸고, 내부는 넉넉한 수납공간으로 손쉽게 IT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티볼리는 현재 코란도C가 생산되는 라인에서 시험 생산되고 있으며 내년 1월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쌍용차는 국내외 SU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내년 4월부터는 유럽과 중국 시장을 목표로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점유율은 2008년 18.4%에서 올해 상반기에 28.4%로 늘었고, SUV 가운데서도 운전이 편리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SUV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소형 SUV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이나 여성 운전자, 가구 내 두 번째 차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티볼리 출시가 소형 SU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의장 51부 박명호’ 직원명찰 실감 안나요

    [단독] ‘의장 51부 박명호’ 직원명찰 실감 안나요

    “비정규직에 대한 편견과 실직의 아픔을 겪어 봤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의 기쁨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비정규직)에서 10년째 근무하다 꿈에 그리던 정규직으로 24일 첫 출근한 박명호(35·울산 5공장 의장51부)씨는 의욕이 충만했다. 이날 아침 울산 5공장에서 만난 박씨는 정규직으로 출근한 순간을 잊지 않으려는 듯 ‘박명호 의장51부’라고 적힌 명찰을 몇 번이고 다시 만졌다. 박씨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400명은 지난 8월 이뤄진 현대자동차 노사 특별고용합의에 따라 기술직(생산직) 신입사원 모집 시험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박씨는 고향인 강원도를 떠나 2003년 11월 현대차 울산 2공장 투싼 생산공정을 맡았던 사내협력업체에 입사했으나 2011년 2공장의 투싼이 단종되면서 회사가 문을 닫았다. 한순간 일자리를 잃은 그는 동료들과 복귀 투쟁을 벌였지만 모두 허사였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2013년 현대차 수출선적 관련 사내협력업체에 다시 입사한 그는 지난 8월 기술직 모집 시험을 통과해 당당히 정직원이 됐다. 그는 “정직원 이름표를 달고 출근했는데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수출선적부 출신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가 없어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시험을 통과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합격통보 문자를 먼저 보고 얘기해 줬는데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비정규직, 실직자 등 그동안의 아픔과 설움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는데 오히려 더 담담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업무 능력 여부를 떠나 차별받는 사례가 많다”면서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는 결혼할 때도 걸림돌이 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팽배한 비정규직에 대한 편견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라고 해서 단순한 노동을 하거나 집회 등 과격한 투쟁을 벌이는 게 아니라고 했다. 묵묵히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기술자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회사가 정규직으로 전환해준 만큼 더 열심히 일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겠다”면서 “현대자동차가 ‘세계 톱5’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12년부터 사내하도급 문제 해결에 나서 내년 말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4000명(누적 합계)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남태평양까지 손 뻗은 시황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피지를 방문한 데 이어 남태평양 8개 도서국 정상들과도 만나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자국 앞바다인 서태평양에 대한 패권을 굳힌 데 이어 남태평양까지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2일(현지시간) 피지 난디에서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피지의 경제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피지에 총 7000만 위안(약 12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앞서 지난 8월 약속한 8000만 위안을 합하면 중국이 올해 피지에 지원하는 돈은 총 1억 5000만 위안(약 284억원)에 달한다고 BBC 중문망이 전했다. 중국은 수자원과 광물자원의 보고인 남태평양 지역에서 피지를 거점 국가로 삼아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2006년 이후 미국, 호주 등 서구 국가들이 쿠데타를 이유로 피지에 대한 경제 지원을 대폭 줄인 사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피지에 애정 공세를 퍼부어 왔다. 시 주석은 같은 날 태평양 도서 8개국 정상을 상대로도 집단 정상회담을 주재하고 “태평양 도서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증가만 할 뿐 거꾸로 감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남태평양 도서국 등) 발전 수준이 가장 낮은 개발도상국가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97%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 밖에 이들 국가와 농어업·해양자원 및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5년간 이들 국가 20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5000개의 산업연수 일자리도 주기로 했다. 회의에는 피지를 포함해 미크로네시아 연방, 사모아, 파푸아 뉴기니, 바누아투, 쿡 제도, 통가, 니우에 등 8개국 정상이 참여했다. 홍콩 봉황망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중국의 해상 역량을 강화하고 아·태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친미국가 사우디, 왜 중국제 전투기를 살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친미국가 사우디, 왜 중국제 전투기를 살까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친미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부국(富國)으로 만들었던 석유자원 개발 과정에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고, 현재도 사우디와 미국은 정치・외교・경제・안보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는 핵심 우방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세계 2위의 산유국인 사우디를 이용하고 있고, 사우디 역시 불안정한 중동 안보 질서 하에서 미국에 협조하면서 자국의 안보, 엄밀히 따지자면 왕가의 안보를 보장받아 왔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군은 미제 무기의 천국이었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Bin Abdulaziz)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인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Salman bin Abdulaziz Al Saud) 국방장관의 욕심 때문에 최근 들어 유럽 등으로부터 많은 무기를 도입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사우디군의 주력 무기체계들은 대부분 미제이고, 사우디는 매년 미국으로부터 수십조 원 어치의 무기를 사들이는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이다. 그런데 최근 사우디가 국방안보 분야에서 친미(親美)를 버리고 딴 생각을 품고 있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매년 수십조 사들이던 '미제 무기의 천국' 미-사우디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풍문은 현재 에어쇼가 한창인 중국 주하이(珠海)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주하이 에어쇼는 최근 중국이 개발한 각종 최신 무기들이 총출동해 그 성능을 뽐내는 자리이자 막대한 규모의 무기 거래 계약이 체결되고 협상이 진행되는 세계적인 방산(防産) 전시회이다. 이 곳에서 중국-파키스탄 공동개발 전투기인 JF-17 썬더(Thunder)를 홍보하던 칼리드 마흐무드(Kalid Mahmood) 파키스탄 공군준장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꺼낸 것이다. 마흐무드 준장은 “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해외 판매팀을 꾸려 10여개 국가와 JF-17 수출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중동의 일부 국가와 협상이 상당히 진척되었지만, 정치적 문제로 인해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 나라가 JF-17의 첫 해외 고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마흐무드 준장이 이야기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중국에서는 FC-1이라 부르는 JF-17 전투기는 중국 청두항공기공업집단(成都飛機工業集団)에서 MIG-21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이다.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지상 공격을 위한 정밀유도무기 운용이 가능하며, 전체적으로 F-16 초기형 수준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전투기가 가진 최대 강점은 대단히 저렴한 가격이다. JF-17은 초기형이 2500만 달러, 현재 개발 중인 개량형이 3000만 달러 수준으로 F-16 최신형의 1/3 수준이다. 중국은 이보다 더 고성능의 J-10을 개발해 실전배치하고 있어 JF-17을 도입할 계획이 없지만, 파키스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이 도입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 전투기는 염가형 전투기였기 때문에 항상 최고급 사양의 전투기만 사들였던 사우디 공군의 성격과 맞지 않다. 사우디 공군에는 대당 2억~3억 달러짜리 F-15SA 전투기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배치되고 있고, 그 이전에도 미국과 유럽에서 고가의 고성능 전투기만 사들였던 것이 사우디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급’만 추구하는 사우디가 싸구려 보급형 전투기로 눈을 돌린 것이다. 눈만 돌린 것이 아니라 실제 전투기 도입을 위한 행보도 이어갔다. 사우디의 왕자이기도 한 살만 빈 술탄(Salman Bin Sultan) 국방차관이 지난 2월 파키스탄을 방문, JF-17 전투기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PAC(Pakistan Aeronautical Complex) 공장을 시찰하고, 이 자리에서 파키스탄군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JF-17 전투기 개량형 공동개발 등의 의제를 논의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살먼 빈 술탄 차관은 파키스탄과 국방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JF-17 전투기는 물론 전차와 잠수함 관련 기술에 대한 협력방안까지 논의했는데, 사우디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탈미입중(脫美入中)하고 있는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반미 정서 확산... 중국과는 더 가까이 지난 수십 년간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충실한 동맹국이었지만, 이는 사우디 왕가가 종미(從美)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우디 스스로가 미국을 이용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우디는 일반법보다 이슬람법인 샤리아가 더 우선하는 이슬람 국가이며 9.11 테러 이후 체포되거나 사살된 알 카에다 조직원 대부분이 사우디 출신일 정도로 반미 성향이 강한 나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과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풍부한 석유자원을 이라크나 이란 등의 인접국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측면이 강했고, 실제로 사우디는 오일달러로 주머니가 넉넉해진 이후에는 세계 최고의 무기 수입국으로 좋다는 무기들은 가리지 않고 사들이는 등 국방 분야에 대단히 많은 투자를 쏟아 붓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대립하면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미국과 갈등이 심화되었고, 이란 핵 협상과 이라크 IS 대응 문제 등의 현안에서 미국과 이견을 보이면서 사우디 내에서는 이제 미국이 아닌 다른 동맹국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 같은 반미 정서는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왕실과 지배계층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동맹으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 중동서 '고립무원 심화' 미국의 대응은? 사우디는 이미 중국과 물밑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시켜 오고 있었다. 이스라엘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 몰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인 DF-3(東風-3)를 구입해 배치하는가 하면, 중국제 PLZ-45 자주포를 구매하고 인접 쿠웨이트의 구매 계약을 중개까지 해 주었으며, 지난 5월에는 살만 빈 술탄 왕자가 직접 중국을 찾아 ‘중국판 프레데터’라 불리는 잉롱(翼龙) 무인공격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사우디는 중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사우디가 JF-17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경우 표면적으로는 파키스탄과의 협력관계가 강화지만, 이 전투기의 운용을 위한 후속 군수지원은 중국과 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파키스탄을 중개인으로 내세운 사우디-중국 군사협력강화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IS 세력 확산에 따라 이라크를 잃고, 이란과의 후속 핵 협상도 난항을 겪는데다가 파키스탄과 터키조차도 점차 미국과 거리를 벌리고 있어 사우디가 미국에게 등을 돌릴 경우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고립무원(孤立無援)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세계 최대의 원유 공급 지역인 중동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전투기 거래 움직임을 놓고 미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첫 국산전투기 FA50 영공 수호… 우리나라 꿈 이뤄진 역사적인 날”

    “첫 국산전투기 FA50 영공 수호… 우리나라 꿈 이뤄진 역사적인 날”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지금 우리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병영문화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진정한 선진 정예 강군으로 발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군 원주기지에서 열린 FA50 전력화 기념식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항공력은 현대전 승패를 좌우하는 국가 방위력의 핵심이자 미래 항공우주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열쇠”라며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강한 항공력의 꿈을 키워왔고 마침내 최초의 국산 전투기 FA50으로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은 우리 기술로 만든 첫 국산 전투기 FA50이 영공방위의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실전에 배치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첨단 항공전자장비와 정밀무기를 갖춘 다목적 전투기인 FA50이 실전에 배치되면 지상·해상군과의 긴밀한 합동작전은 물론 연합작전능력도 향상되고 작전 효율성도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FA50은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기도 하다. FA50 개발로 약 7조 6000억원의 국내산업 파급 효과와 2만 7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2013년도 역대 최대 방산수출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전투기는 첨단과학기술의 집약체로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큰 파급 효과를 유발하는 중요한 촉매제인 만큼 정부는 방위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로 키우면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FA50 전력화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KFX 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더욱 우수한 국산전투기를 개발하고 최첨단 방위기술 개발에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가 끝난 뒤 FA50 출격명령 버튼을 눌러 FA50 2대를 비상 출격시켰으며, 이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에어쇼를 지켜본 뒤 ‘창조국방의 나래’라고 쓴 휘호를 전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개성공단 입주 기업 첫 폐업 절차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경영난으로 사실상 첫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일 “주식회사 아라모드시계가 전날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해산 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관리위를 통해 기업 해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앞으로 채권 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저당권을 설정한 이 업체의 설비 등을 처분하고 북한 근로자에게는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더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폐업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2009년 6월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모피 제조 업체가 철수한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업체가 완전 폐업한 경우는 처음이다. 시계 포장용 케이스와 휴대전화 케이스를 생산하는 아라모드시계는 북한 근로자 100여명을 고용하는 소규모 업체로 그동안 경영난을 겪어왔다. 또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따라 정부로부터 남북경제협력보험금 10억원을 받았지만 반납 기한이 1년이 지난 현재 미납한 상황이다. 이번 폐업으로 경영난을 겪는 개성공단 업체 가운데 추가로 청산하는 곳이 발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영난으로 지난해 받은 경협보험금을 반납하지 않은 업체는 18곳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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