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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日 수산물 수입 WTO 패소, 국민 불안 해소를

    한국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패소했다. 판정의 골자는 한국 정부의 첫 수입금지 조치가 정당했지만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수입금지를 유지한 것은 WTO협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2015년 5월 한국을 WTO에 제소한 지 2년 9개월 만의 공식 결정이다. 이번 조치는 국민의 수산물 식탁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크다. 물론 이번 패소로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곧바로 한국 식탁에 오르는 건 아니다. WTO 규정상 상소 절차는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 끝내야 하고, 그 이후 이행기간이 15개월까지 주어진다. 이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에 수산물 수입 재개 여부가 최종 결론 날 것이다. 정부도 즉각 상소한다고 한다. 그러나 항소에서도 패소하면 우리 정부는 일본에 보상금을 지불하고, WTO가 결정하는 이행 기간 안에 수입금지 조치를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우리 수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물릴 수도 있다. 정부가 그동안 일본의 제소에 제대로 대응했는지부터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1심 판정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사실상 패소를 시인했다. 미리 판정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패소 결정이 공식적으로 날 때까지 뭘 했는지 궁금하다. 만에 하나 해양수산부나 식약처 등 관련부처의 직무유기 의혹이 있다면 철저히 밝혀 문책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상소심에서도 패소할 공산이 크다고 자포자기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같은 해 후쿠시마 인근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한 뒤 2013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했다. 처음에는 상당히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외국처럼 수입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마지못해 수입금지 조치를 확대했다. 중국·대만·싱가포르·홍콩·마카오·러시아 등 6개국은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 수입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4~2016년 3년간 일본에서 들여온 수입식품 30건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정부 자료가 있는 만큼 수입·유통단계 안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 中美로 넓힌 경제영토…5개국과 아시아 첫 FTA

    中美로 넓힌 경제영토…5개국과 아시아 첫 FTA

    우리나라가 중미 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우리 기업들의 중미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중미 5개국과 한·중미 FT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2015년 6월 협상 시작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FTA는 국회 비준 동의 이후 한·중미 상호 간 국내 절차가 완료되면 발효된다. 산업부는 올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중미 5개국은 전체 품목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합성수지 등에 더해 화장품과 의약품, 알로에 음료, 섬유 등이 포함돼 중소기업의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미 FTA 발효 시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0.02% 증가, 소비자 후생 6억 9000만 달러 개선, 일자리 2534개 창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제조업에서 발효 이후 15년간 5억 8000만 달러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2조 5700억원의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더 싸게 살 수 있다. 커피와 원당에 붙는 관세는 바로 사라지고 바나나(5년)와 파인애플·망고(7년) 등은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쌀과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농산물은 FTA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소고기(16~19년)와 돼지고기(10~16년) 등 민감 품목의 관세 철폐 기간을 길게 잡아 농민 피해를 최소화했다. 서비스 시장은 세계무역기구(WTO)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고, 체계적인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도입과 투자 기업의 자유로운 송금 보장 등으로 투자자 보호도 강화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안에서 잘나가는 차 밖에서도 잘나가네

    안에서 잘나가는 차 밖에서도 잘나가네

    이름만 다를 뿐 해외에서도 잘나가는 쌍둥이 차들이 있다. 예를 들면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와 ‘QM6’는 해외에서 각각 ‘탈리스만’과 ‘콜레오스’로 불린다. 기아차 ‘K5’와 ‘카니발’은 미국에서 각각 ‘옵티마’와 ‘세도나’로, 현대차 ‘아반떼’와 ‘그랜저’는 미국에서 각각 ‘엘란트라’와 ‘아제라’로 불린다. 국가별로 모델명을 달리하는 이유는 그 지역의 문화와 언어적 특성 그리고 시장 상황에 맞춘 현지화 전략 때문이다.흥미로운 점은 ‘안에서 잘나가는 차는 밖에서도 잘나간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국내 시장 수준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뜻이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 입맛을 충족한 차들은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으며 승승장구 중이다.●르노삼성 SM6(탈리스만) 나홀로 43% 성장 SM6의 유럽 모델 탈리스만은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총 4만 4062대가 판매됐다. 출시 이듬해인 2016년 3만 7325대보다 3년차인 해에 오히려 18% 늘어났다. 유럽 중형차 시장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6% 뒷걸음질친 상황에서 탈리스만 홀로 43% 판매가 급등했다. 치열한 시장에 첫 진입한 신차가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방증이다. 탈리스만은 출시 전부터 유럽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2015년 1월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2015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에 선정됐고 같은 해 11월 덴마크에선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첨단 장비로 운전 편의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올해의 비즈니스 카’에 뽑혔다. 이는 덴마크 운수사업자 조합이 뽑은 프랑스 브랜드 최초의 차로 기록됐다.국내에서 판매 중인 쌍둥이 모델 SM6는 지난 1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평가에서 ‘2017 올해의 차’와 ‘올해의 디자인’ 상을 받아 탁월한 디자인과 우수성을 입증했다. 탈리스만은 지난해부터 칸 영화제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해외 판매 물량의 대부분은 프랑스에서 생산된다. 중동 지역 등 한국에서 가까운 지역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수출한다. 지난해 총 9000여대가 수출됐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탈리스만은 르노삼성자동차가 개발을 주도한 모델로, 내부 연구진이 국내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과 높은 수준의 안목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다관왕 ’ 기아 K5(옵티마), 캠리 등 경쟁차 제쳐 기아차 K5는 미국에서 옵티마란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미국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은 지난여름 옵티마를 스포티지와 함께 ‘2017년 10대 최다수상 차’로 선정했다. 옵티마는 2만 5000달러 이하 10대 베스트 세단, 베스트 패밀리 세단 부문에 뽑혔다.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4만 달러 이하 베스트 하이브리드차에 선정됐다. 앞서 지난해 3월엔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하는 ‘2017 체급별 베스트 카’(중형 세단 부문)로 뽑혔다. 주행 성능과 신뢰성, 고객 만족도 등에서 우수한 평가와 함께 총 85점을 받아 혼다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 등 경쟁 상대를 앞섰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적극적으로 참고한다.●현대 아반떼(엘란트라) 4년 새 100만대 판매 성장 국내 준중형 세단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는 미국에서 엘란트라로 불린다.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엘란트라가 미국 시장 진출 26년 만에 누적판매 3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3년 200만대 돌파 이후 4년 만의 폭풍 성장인 셈이다. 엘란트라는 미국에서 1991년부터 아반떼의 전신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생산은 2010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2018년형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경고 장치 등 다양한 첨단 안전장치들이 대거 탑재돼 편의성이 강화됐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300만대 돌파는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현대차 중 최초의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군산 산업특별지역 지정 검토

    지정땐 금융ㆍ세제ㆍ고용 지원 미국 정부 및 기업의 잇단 무역 압박 조치에 정부가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9일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에 관세를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안으로 최종 결정된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공개했다. 산업부는 보고서에 담긴 3가지 권고안 중 우리나라 등 12개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53%의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국가는 2017년 수준으로 수출을 제한하는 안의 채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 차관보는 이와 관련, “전체 대미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강관 업체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21조의 ‘안보 예외’ 조항에 위배되는지가 WTO 제소의 핵심 쟁점이라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적 조치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또 미국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아웃리치(접촉) 활동을 펼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관련해 이 지역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이하 산업특별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군산 지역에 대해 “산업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특별지역 제도는 지난해 6월 도입됐다. 군산이 지정되면 첫 사례가 된다. 산업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 세제, 고용 등의 지원 대책이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고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 살고 있다.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인 가격을 통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만 때로는 시장의 실패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에서 시장의 실패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선진국인 영국에서 2012년 당뇨병, 간질 치료제 등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내 의약품 가격이 낮다 보니 내수 물량의 상당 부분이 다른 유럽 국가로 수출돼 정작 자국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급기야 영국 하원은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 수출 금지를 추진하기까지 했다. 이런 현상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외 수입에 100% 의존하던 결핵 치료제 ‘카나마이신’ 원료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해당 원료를 사용한 주사제 생산이 국내에서 중단됐다. 900여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하루 한 번 투여받는 카나마이신 주사제를 구하지 못해 8개월 동안 대체 항생제 주사제를 매일 3차례나 맞아야 하는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의 시장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고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의료 제품의 공공성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삼아 3가지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신종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장기능만으로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결핵 치료제, 기초 수액제 등 211개 품목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의료계, 제약업계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해당 목록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또 필수 의약품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대체 의약품을 신속히 수입할 수 있는 ‘특례수입제도’를 운영하고 자급 기반이 필요한 의약품은 국내 제조시설을 활용한 위탁 제조가 가능하도록 해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일례로 카나마이신 주사제는 프랑스에서 특례 수입하고 국내 제약사에 위탁 생산해 제품 공급이 빠르게 안정됐다. 둘째, 소아마비백신 등과 같이 국내 수급이 불안정하거나 시장에서 출시되지 않은 백신 자급화도 추진 중이다. 백신은 국민 건강 주권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의약품 중 하나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 우리나라는 국내 개발 백신으로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물량이 부족했던 터라 국내 백신이 없었다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백신 개발 수준은 높지만 자급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컨설팅을 제공하고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소아 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처럼 국내 대체 의료기기가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 허가 절차를 면제해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품 생산, 허가·심사 등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치매 치료제 및 진단기기 제품화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개발 단계별 특성에 맞는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심성구지 수부중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不遠矣)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 간절히 구하고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필요한 의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안전관리를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건강한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든다. 2018년 무술년 새해, 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 정부 “WTO에 美 ‘반덤핑 조사 기법 ’ 제소”

    세탁기도 합의 실패 땐 제소 방침 정부가 미국이 반덤핑 조사에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때 적용하는 기법인 ‘불리한 가용 정보’(AFA·Adverse Facts Available)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정부는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철강과 변압기에 미국이 AFA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보고 WTO 분쟁해결절차(DSU)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FA는 미국이 반덤핑·상계관세를 조사할 때 조사 대상 기업이 제출한 자료가 아닌 제소자의 주장 등 불리한 정보만을 사용해 고율의 관세를 산정하는 기법이다. 미국은 2015년 8월 관세법 개정 이후 한국산 철강과 변압기 등에 대해 AFA를 적용했다. 2016년 5월 도금강판 반덤핑 최종 판정을 시작으로 총 8건의 조사에 AFA를 적용해 9.49~60.81%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고위급 면담, WTO 반덤핑위원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AFA의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양자 협의 요청 서한을 미국에 전달하고 WTO 사무국에도 통보할 예정이다. 양자 협의는 WTO 분쟁해결절차의 첫 단계다. 정부는 양자 협의에서 AFA를 통해 부과된 반덤핑·상계관세 조치를 조속히 시정·철폐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양자 협의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WTO에 분쟁해결패널 설치를 요청해 본격적인 분쟁해결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WTO 협정에 따르면 양자 협의를 요청받은 피소국은 협의 요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 협의를 진행하고 60일 이내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정부는 또 미국이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적용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련해 미국과 양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합의에 실패할 경우 다음달 WTO에 제소할 예정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의 발언이 아니다. 미국의 거센 통상 압박에 맞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치열하게 뛰고 있는 20대 사무관의 말이다. # 수시로 해외출장… 美 수입규제 대응에 분주 주인공인 이우진(29) 산업부 철강화학과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과의 철강 통상 관련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 규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알려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응하고 있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규제 여부 결정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1월 철강화학과에 왔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기와 겹친다”면서 “그때부터 철강 분야 수입 규제가 많이 발동돼 업계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미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고 미국 내에서 수입 규제를 놓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떠나는 일도 잦다고 한다. # 협상은 양보 없는 논리공방… 기싸움이 중요 행정고시 56회 국제통상직에 합격해 2014년 산업부에 들어온 이 사무관은 통상협력총괄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정상품과를 거쳤다. FTA협정상품과에서는 한·중미 FTA 협상단의 일원으로 첫 협상부터 서명까지 챙겼다. 상품별 관세를 얼마나 깎을지를 정하는 FTA 핵심 업무인 상품양허를 맡았다. 이 사무관은 FTA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논리 싸움을 펼치는 자리여서 상대와의 기싸움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상대국 협상단을 적어도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나고 늦은 시간까지 협상하기 때문에 적이면서도 같이 고생한다는 점에서 동지애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해외출장이 잦다 보니 위험한 돌발 상황도 종종 겪고 있다. 2016년 한·중미 FTA 협상차 에콰도르로 가는 길에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불시착했다. 이 사무관은 “비행기가 파나마에 내렸는데 난민처럼 조식 쿠폰을 받아 밥을 먹기도 했다”며 웃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협상 중 지진이 나서 상대국 협상단과 함께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 철강업 ‘금녀의 벽 ’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 철강업계가 ‘금녀(禁女)의 벽’이 높아 업무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에 참석했는데 통역을 제외하면 양국 정부·업계 관계자 중 유일한 여자였다”면서 “처음에는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할 때 다들 남자이고 저보다 나이도 많아서 어떻게 대할지 고민스러웠지만 차차 적응되더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사무관은 “협상 전 철저한 준비로 우리가 싸울 총알을 제대로 마련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아부다비서 고열 앓던 그때 한국 의사 없었다면…

    [해외에서 온 편지] 아부다비서 고열 앓던 그때 한국 의사 없었다면…

    #겪어 보니 보건의료 협력 중요성 새상 느껴지난달 4일 아랍에미리트(UAE)로 발령받아 아부다비에 오자마자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 고열과 콧물, 기침이 동반돼 간호사를 따라가 엑스레이,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고 의사로부터 해열제를 처방받았다. 그 후 현지에 진출한 한국인 의사로부터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 해열제가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과다처방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고열의 원인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이 나라 의료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보니 보건의료 협력과 관련해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지난해 3월 UAE 부통령 겸 국무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세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는 내각회의에서 ‘UAE 100주년 2071’ 비전을 발표했다. 2071년은 UAE 건국 100주년에 해당한다. 그는 정부 재원 다양화를 통한 석유 의존도 완화와 함께 보건의료를 포함한 분야별 전문기술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에 맞춰 아부다비는 ‘지속가능성 주간’ 행사로, 두바이는 ‘아랍헬스’ 행사로 각각 올해를 시작했다.# ‘아랍헬스’ 10년 이상 참가…의료한류 기여 아랍헬스는 지난해 기준 68개국이 전시에 참여하고 10만명이 방문한 의료기기, 제약분야 최대 행사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일간 행사가 열렸다. 올해 방문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대통령 모친상으로 인한 애도기간이 겹쳤고, 600디르함(약 18만원)의 입장료를 새로 도입했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전시 참가업체가 100여개 이상 늘어나는 등 성황을 이뤘다. 10년 이상 참여하고 있는 한국 의료기기업체와 제약업체, UAE 환자 치료 경험이 있는 의료기관들은 이번에 현지 관료들과 함께 그간의 협력 경과와 미래과제를 논의했다. 이같은 교류가 이어지면 국가간 협력은 물론 우리 의료기기 및 제약업체들 수출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분야 기술력을 중동에 확산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3500명 방한…한국의료 인지도 높아져 한국은 중동에서 UAE와 첫 보건의료 협력을 시작했다. 2011년 아부다비보건청과의 첫 환자송출 협력 개시 이후 2016년 한 해에만 3500명에 이르는 UAE 환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 주요 진료 분야는 암, 장기이식 등 중증질환을 포함한 내과가 가장 많았고 피부과, 성형외과가 그 뒤를 이었다. 치료 목적으로 방한하는 사례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의료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고난도 수술이 가능한 높은 수준의 의술과 현지 환자를 배려한 인프라가 큰 도움이 됐다. #건보·질병관리 등 양국 정책 교류 박차 UAE 외에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4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소속 전문의 대상 의료인 연수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컨설턴트급 국내 우수 의료인들로부터 연수를 받고 귀국한 전문의들을 통해 신규 연수생 방문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 단위 건강보험, 질병관리 등 보다 심도 깊은 정책협력의 계기를 마련했다.본인 신체를 보이는 것은 이슬람 문화에서 충분한 신뢰가 있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다. 제약, 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전반에 걸친 협력 관계가 양국 간 형제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새해 첫 달 수출 ‘산뜻한 출발’

    새해 첫 달 수출 ‘산뜻한 출발’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수출 실적이 새해 첫 달에도 전년 같은 달 대비 20% 이상 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492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늘었다고 1일 발표했다. 역대 1월 수출 실적 중 최대치다. 산업부는 “선진국·개도국의 동반 성장세, 제조업 경기 호조, 유가 상승 및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으로 1월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9개의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도체(53.4%)와 일반기계(27.8%), 석유화학(18.4%), 컴퓨터(38.6%) 등은 역대 1월 수출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부품(-6.5%)과 디스플레이(-7.6%), 가전(-8.8%), 무선통신기기(-9.7%) 등의 수출은 줄었다. 최대 시장인 중국(133억 9000만 달러) 수출이 24.5%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반도체와 컴퓨터, 일반기계 수출이 크게 늘었다. 중국 수출은 아세안(83억 2000만 달러), 인도(12억 2000만 달러) 등과 함께 역대 1월 최대치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월 감소세(-7.7%)에서 증가세(4.8%)로 돌아섰다. 베트남(53.1%)에 대한 수출도 24개월 연속 증가세다. 1월 수입은 454억 9000만 달러로 20.9% 늘었다. 무역수지는 37억 2000만 달러 흑자로 7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산업부는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환율 변동성 확대, 선박 수출 감소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천구는 어떤곳…첫 국가산업단지 구로공단, 최첨단 ‘G밸리’로 탈바꿈

    1965년 국내 최초로 건설된 국가산업단지인 가산동 일대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품고 있다. 산업화 시대 수출전진기지였던 이곳은 67개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면서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 집적지로 탈바꿈했다. 6300여개 업체가 입주한 최첨단 융복합산업밸리다. 업종별 비중을 살펴보면 정보통신(IT), 소프트웨어(SW) 등 지식기반산업 53%, 전기전자 24%, 기계 6%, 섬유의복 6%, 기타 제조 9% 등이다.
  • 美 또…韓 기계부품·섬유 ‘관세 폭탄’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세이프가드 문제 제기 한·미 통상당국이 31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날 미 상무부가 한국 제품에 최대 45%의 관세 폭탄을 매기면서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 조치를 놓고 양국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을 시작, 오후 4시 40분에 첫날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틀간 진행되는 협상에는 유명희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나섰다. 원활한 논의를 위해 주요 사안별로 3~4개 분과위원회를 운영했다. 유 수석대표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현안으로 제기했냐는 질문에 “오늘도 얘기했고 내일도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협상 직후 우리 협상단을 찾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금은 평가하기 너무 이르다”면서 “쉽지 않은 협상이고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비먼 대표보는 협상 전망이나 한국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양국은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 제기한 관심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미측은 이번에도 대한(對韓) 무역적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 최대 민감 품목인 농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 및 관세 즉시 철폐를 요구했을 가능성도 높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미측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발동한 세이프가드 등 수입 규제 남용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가드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미측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측의 통상 압박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의 무역규제 개선 요구를 강력하게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원추 롤러 베어링(자동차·농기계 등의 부품)에 덤핑 조사를 거쳐 최대 45%의 관세를 매기기로 예비판정을 했다. 우리 기업 중 베어링아트코퍼레이션에 45.53%, 셰플러코리아코퍼레이션에 21.23%, 나머지 기업에 33.42%씩이다. 대미 수출 규모는 2016년 기준 6000만 달러(약 644억원)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29일 한국과 대만에서 수입되는 저(低)융점 폴리에스테르단섬유에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리기도 했다.산업부는 미 상무부 관계자들이 2월 말 국내 실사를 오면 업체들과 함께 덤핑관세 철폐 등을 요구하며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 53조 1500억원, 영업이익 24조 3000억원 등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경영성과를 공유하기로 하고 반도체 임직원과 회사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약 150억원의 상생 협력금을 조성했다. 또한 지금껏 가장 많은 규모인 약 500억원의 인센티브를 협력사에 지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상반기 총 138개 협력사에 201억 7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이로써 반도체 부문 협력사와의 경영성과 공유 규모는 총 650억원에 이른다.삼성전자는 전 협력사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협력사 발전이 곧 삼성전자 경쟁력 향상’이란 철학으로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펼치는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보면 크게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자금 운용 돕는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먼저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2005년부터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대금 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설·추석 등의 명절 때는 구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자금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첫째 ‘상생펀드’를 운영한다.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고 있다. 둘째 ‘물대지원펀드’를 조성·운영한다. 물대지원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셋째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생보증 프로그램은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은행의 별도 심사나 담보 없이 금리 우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이 제도를 통해 2016년 15개사에 총 112억원을 지원했다. 해외 진출 또는 수출용 자재 납품 중소기업이 수출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입은행 연계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2016년 동안 42개사가 2243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넷째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에 2013년 1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은 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개발 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연구·개발 과제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개사에 105억원의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다섯째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대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상생결제시스템을 2015년 도입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에, 그리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 연계 시스템’을 활용해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조기에 납품대금을 현금화하는 프로그램이다.●역량 키우는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두 번째인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은 사원 교육, 인재 채용 등 인적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째 ‘협력사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을 활용해 ▲신입사원 입문 및 간부·임원 승격 과정과 같은 계층별 교육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수준별 전문직무교육 ▲글로벌 및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과정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759개의 1·2차 협력사 임직원 총 1만 3089명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둘째 ‘삼성 협력사 인재 채용 지원’을 한다.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청년일자리센터는 청년 구직자 취업과 협력사 우수인력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우수 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우수인력 확보와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기존 전자, 중공업, 건설 업종 중심에서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서비스 업종 계열사까지 확대해 총 12개 계열사, 197개 1·2차 협력사에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를 줬다. 또한 협력사 신규 채용 인력에는 삼성 신입사원 교육에 준한 신입 입문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지원해 협력사 신입 인력이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경쟁력 높이는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세 번째인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째로 ‘협력사 혁신활동 컨설팅’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해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 8대 분야로 확대해 총 146개의 1·2차 협력사에 컨설팅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 범위를 넓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국내 협력사의 지원도 강화했다. 둘째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2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의 상생컨설턴트 외에도 외부 컨설턴트를 현장에 파견해 경영 관리, 제조현장 개선, 생산기술 등 협력사 경영활동의 전반적인 혁신을 돕고 있다. 셋째 ‘성과공유제’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원가절감, 품질·생산성 향상, 신기술 개발 등의 공동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자금, 인력 등을 지원하며 개발 성공 시에는 현금 보상, 물량 확대, 특허공유 등의 형태로 그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넷째 ‘특허 공유제’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보유 특허 총 2만 7000여건을 개방하고,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에 개방 특허를 게시했다. 특허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삼성전자의 특허 전문가와 계약 조건 등 협의를 거쳐 특허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사내 특허 전문가를 파견해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 분야에 대한 특허 매칭, 특허 출원 지원,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다섯째 ‘스마트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미거래 중소기업의 제조현장을 ICT와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중소·중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공장운영 시스템 등 4대 분야에 대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In&Out] 공공기관 지정분류 개선해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In&Out] 공공기관 지정분류 개선해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부 조직은 아니지만 정부가 지분, 예산, 기관장 임명으로 지배하는 기관을 통칭 정부산하기관이라 한다. 600개 정도 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중 현재 330개를 공공기관으로 지정, 통합관리하고 있다. 타 부처의 산하기관을 기재부가 관리하는 이유는 무얼까. 산하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정책사안은 주무 부처가 맡고 경영관리는 기재부가 수행하게 된다. 주무 부처와 산하기관의 결탁을 견제하고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반면 주무 부처와 산하기관의 자율성은 훼손된다. 주무 부처와 기재부 간 이견 발생은 당연하다. 지정분류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공공기관 지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액의 50%를 초과하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30% 수준이라도 경쟁 없이 3년 연속 정부 지원이 지속된다면 공공기관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이렇게 편입되는 기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해 최소한의 관리만 해야 한다. 둘째, 공공기관 지정의 예외를 더 명확히 해야 한다. 요건을 갖췄어도 KBS나 EBS처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안 되는 산하기관이 규정돼 있다. 독립성 유지를 지정 예외조건으로 명시하길 권한다. 한국은행도 이에 해당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도 독립성이 잣대이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산하기관인 금감원이 한 몸이라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여 기재부의 견제를 강화하는 게 낫다. 하지만 금감원이 정부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면 공공기관 지정은 옳지 않다. 현 시점에선 금감원이 금융위에서 독립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한은 수준의 독립성을 얻게 되면 공공기관 범주 밖에 놓는 것이 마땅하다. 셋째, 지정의 예외는 줄여야 한다. 법은 구성원 간 상호부조·영업질서유지를 위해 설립된 기관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말라고 한다. 농협중앙회나 재향군인회가 그 예이다. 자율운영이 그 취지이나 재정지원 등 공공기관 요건에 해당한다면 그 취지는 인정하기 어렵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은 이미 공공기관으로 편입되어 있다. 관련 예외 규정을 삭제하길 권한다. 넷째, 기타공공기관 분류기준도 명확해야 한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엔 기재부의 영향력이 더 큰 반면, 기타공공기관엔 주무 부처가 더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기타공공기관의 분류기준이 모호하여 기재부와 주무 부처의 힘 겨루기에 따라 분류가 결정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직원 수가 50인 이하면 기타공공기관이지만 50인을 초과한 경우엔 기준이 모호하다. 현재 기타공공기관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재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참에 50인을 초과하는 다른 기타공공기관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여 지정 변경을 검토하길 바란다. 다섯째,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미션을 명확히 구분해 줄 필요가 있다. 공기업은 하나의 ‘기업’이므로 공익성과 효율성의 조화가 중요하다. 적자는 공익성을 훼손한다. 다음 세대의 주머니를 털기 때문이다. 반면 준정부기관은 효율성보다는 사회적 가치 등 설립목적 달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기업군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로 구분하자. 현재의 시장형-준시장형 분류는 별의미가 없다. 공기업이 증시에 상장되면 투자자 감시를 받게 되어 투명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한전, 가스공사 등 상장 공기업에 대해서는 정원·조직에서 대폭적인 자율성을 부여해도 좋겠다. (기타)공공기관에 대한 지정·분류기준을 더 명확하게 재정비하자. 기타공공기관과 상장공기업에는 자율성을 확대하고 비상장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대해서는 차별관리를 강화하자. 유형분류란 결국 차별적 관리를 위한 것이다.
  • 현대重, 5억弗 세계 첫 ASLNG 설계 수주

    현대중공업이 세계에서 처음 건조되는 연안형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인 ‘ASLNG’(At-Shore LNG) 설계 일감을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캐나다 스틸헤드LNG사로부터 ASLNG 2기의 선체 부분에 대한 기본설계와 건조 계약을 따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5억 달러로, 기본설계가 끝나면 계약 금액을 최종 확정해 건조에 들어가게 된다. ASLNG는 연근해상에 정박해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온 천연가스를 액체로 바꿔 LNG를 생산, 수출할 수 있는 설비다. 선체 부분에 최대 28만㎥의 LNG를 저장할 수 있다. 2024년부터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서부 연안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국내 조선 3사는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순위에서 1~3위를 싹쓸이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의 ‘세계 조선소 모니터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1∼3위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울산), 삼성중공업이 각각 차지했다. 수주잔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남은 일감이 많다는 뜻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미 통상전쟁 2R… FTA협상 테이블에 ‘세이프가드’ 올린다

    우리 기업 수입규제 애로사항 전달 美 “농산물 관세 즉시 철폐” 가능성 한·미 통상 당국이 오는 31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LG전자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전격 결정한 뒤 첫 대면이다. 한·미 통상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국익 극대화를 위한 양국의 공방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2차 한·미 FTA 개정협상이 3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정부는 미 정부가 세이프가드 발동 등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서는 상황에서 이번 2차 협상을 통해 우리 수출기업들의 수입 규제에 대한 애로 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우리 협상팀은 지금까지 한·미 FTA 개정 사안과 미국이 통상압박을 가하는 세탁기·태양광 등 개별 품목에 대한 불만을 구분해 왔다. 하지만 개별 품목에 대한 무역 구제 차원에서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미국 측을 압박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그동안 1차 협상에서 제기된 사항과 관련, 통상추진위원회 실무회의 등 관계부처 협의와 업계 및 전문가 간담회 등을 열고 대책을 마련했다. 산업부는 “2차 협상에서는 미국 측이 제기했던 관심 분야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우리 측 관심 분야별 구체적인 입장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열렸던 1차 협상이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한 ‘탐색전’이었다면 이번 협상부터는 양국이 본격적인 ‘힘 겨루기’에 나선다는 의미가 크다. 1차 협상에서 우리 측은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히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와 무역구제 등을 관심 분야로 제기했다. 미측에서는 자동차에 이어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의 최대 민감 사안인 농산물 추가 개방 또는 관세 즉시 철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문승욱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가 냉장고 등 다른 가전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 모니터링 및 대응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른 산업 피해와 관련,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들의 미국 공장 조기 가동 및 정상화와 함께 동남아·동유럽·중동 등 수출시장 다변화, 공공수요 등 내수시장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세탁기 수출 차질로 부품 협력사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대기업과 함께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北 원유공업성 ‘표적 제재’… “생명줄 원유 끊겠다” 강력 의지

    미국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보름가량 앞둔 24일(현지시간) 북한의 에너지 주관 부처인 원유공업성 등을 겨냥한 독자제재를 발표했고, 중국에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조달 공작원을 추방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대북 제재를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무드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북 압박 정책과 남북 화해 분위기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기업 2곳을 포함하는 등 북한과 밀거래를 이어 오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도운 중국기업 2곳을 포함한 기관 9곳, 개인 16명, 선박 6척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여덟 번째이자 올해 첫 독자 대북제재다. 중국 기업인 베이징청싱무역과 단둥진상무역유한공사 2곳이 이번 제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국 기업은 산업용 화학제품, 중고 컴퓨터 등 수백만 달러어치를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콩이 주소지인 CK인터내셔널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북한의 전자회사인 하나전자합영회사와 해운업체인 화성선박, 구룡선박, 금은산선박, 해양산업무역 등 북한 기업 5곳이 유엔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특히 미국은 북한 정부의 에너지 담당 부처인 원유공업성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조선련봉총무역회사의 중국과 러시아 대표, 노동당 간부, 조선대성은행 관리인 등 북한 출신 관리와 기업인 등 모두 16명이 새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도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당국자 간 고위급 회동에서 북한 공작원을 ‘자금 조달자’라고 부르고, 이들을 추방하는 것이 ‘유엔 대북 제재결의안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이번 제재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도 미국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이어 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한·미 ‘엇박자’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도 포함된 것”이라면서 “올림픽 이후 기대했던 북·미 대화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부산경제진흥원, 재창업 희망의 돛 올린다

    부산경제진흥원, 재창업 희망의 돛 올린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재창업성공캠프가 지역재창업자들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지난 2016년 3월 부경대 용당캠퍼스 내 부산창업지원센터 5층에 부산재창업성공캠프를 개소 운영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이 캠프는 사업에 실패하고서 재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재창업자 또는 재창업 3년 이내인 사람을 대상으로 아이템 심사 등 정해진 절차를 통해 대상자를 선발한다. 선발된 지원 대상자에게는 1년간 창업 사무공간을 무료대여하고, 사업실패 요인분석 등 전문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 등을 해준다. 또 시제품 개발 및 마케팅 등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을 1인당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선발된 45개사의 총매출액은 12억 9600만원에 달했으며, 특허권 등 각종 지식재산권 출원 39건, 신규 고용 25명의 성과도 이뤘다. 장애인을 위한 화재예방 경보 및 대기전력 차단 멀티탭을 개발한 KJ산전의 신식 대표는 지난해 특허 출원과 함께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산업용 LED조명을 생산하는 ㈜엘이디소프트 조상수 대표는 법인설립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의 1인 창조마케팅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올해 6억원 가량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커피 추출용 스마트 제어시스템 및 기구 개발로 해외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는 더치플러스 김석현 대표는 “첫 창업에서 부족했던 마케팅활동에 대한 지원을 받고, 국내수출 전시회 참가나 각종 전문지를 통한 광고를 통해 미국, 아랍, 중국, 동남아 등으로 제품 해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규 컨설턴트는 “재도전 창업가들은 지난 사업에서의 실패 요인이 외부적 요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경제진흥원 창업지원본부는 재창업에 성공한 10명의 성공 사례발표와 함께 지원사업의 추진성과와 애로사항을 나누는 워크숍을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에서 진행한다. 또 오는 31일에는 부산창업카페 2호점(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는 지역의 재창업자와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오후 2시부터 ‘2018년 재창업 지원사업 통합설명회’를 연다. 부산시는 정부의 재창업 지원사업과는 별도로 사업비 2억 5000만원을 지원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삼성·LG전자 “최악 시나리오… 美수출 반 토막 날 것”

    삼성·LG전자 “최악 시나리오… 美수출 반 토막 날 것”

    한국서 만든 세탁기까지 관세 삼성·LG 美수출 연 300만대 전체 60%에 관세 50% 부과 “최악의 시나리오다.” 23일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가전업체들은 “미국 수출 물량이 반 토막 나게 생겼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내심 강구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러나 막상 트럼프 정부가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당초 권고안을 뛰어넘는 수준의 벌칙을 부과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과 LG는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출 물량에 한해 미국이 관세 50%를 매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 20%를 물리기로 했다. 이는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한국 세탁기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세탁기까지 세금을 물리겠다는 얘기다.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태인 만큼 한국산 세탁기는 제외될 줄 알았는데 꼼짝없이 한국산도 20% 관세를 얹어 수출하게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삼성과 LG의 미국 수출 세탁기 물량은 연간 약 300만대다. 금액으로는 2016년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어치다. 전체 수출 물량의 약 60%가 50% 고율관세를 물게 되고, 국내산 제품도 20% 세금을 물어야 하는 셈이다. 삼성은 국내 생산 물량이 없지만 LG는 20만~30만대쯤 된다. 지난해 말 미국 ITC의 경제 모형에 따르면 최초 수입 물량 120만대에도 관세를 적용할 경우 세탁기 수입 물량은 2016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수입 세탁기 가격은 3분의1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50%가 적용되면 현지 통관 기준 900달러인 세탁기는 1350달러로 가격이 뛴다.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 따르면 모델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관세 20% 상승 시 소비자 가격은 최소 10% 이상 오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 결정은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이미 고가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우리 업체에 주도권을 뺏긴 상황인데 ‘가격 후려치기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을 미국 정부가 용인했다”며 답답해했다. 업계에 따르면 북미 세탁기 시장에서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은 우리 업체들이 2007년 이후 점유율 1위(매출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월풀 등 현지 업체들의 주력시장은 500~700달러 중급 및 500달러 미만 저가형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세이프가드는 발효에 2~3주밖에 걸리지 않는 만큼 이르면 다음달 수출 물량부터 곧바로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의 세탁기 공장을 계획보다 각각 빨리 가동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첫 생산을 시작한 삼성전자 현지 공장은 2020년까지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라인 증설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2억 5000만 달러(약 2733억원)를 들인 공장 가동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올 4분기로 앞당길 예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정재원 박사는 “주력 제품 라인업을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중심으로 확대하는 게 대안”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품질로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산업용 드론 국내 첫 수출하는 이희우 케바드론 대표

    산업용 드론 국내 첫 수출하는 이희우 케바드론 대표

    “국산 산업용 드론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거죠. 우리 드론이 외제보다 비행시간이 길고 카메라 해상도도 훨씬 뛰어납니다” 국산 산업용 드론 첫 수출에 성공한 이희우(62) 케바드론 대표는 23일 “산업용 드론 강국인 미국에 우리나라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케바드론은 오는 25~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8 드론쇼 코리아’에서 미국 갤리포니아주 셀렉트론사와 90만불(9억 6000여만원) 어치의 드론 ‘KD-2 맵퍼(Mapper)’ 수출 계약을 체결한다. 올 상반기에 대당 3000여만원 하는 드론 30여대를 수출한다. KD-2 맵퍼는 지도 제작용 드론으로 건축, 토목, 농업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드론은 1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40~50분 비행하는 외제보다 체공시간이 길다. 카메라 해상도도 훨씬 좋다. 4200만(스마트폰 1300만~1600만) 화소로 2000만 수준인 외제의 2배가 넘는다. 이 대표는 “구글지도가 10m 단위로 찍는다면 KD-2 맵퍼는 1㎝ 단위까지 찍을 수 있다”며 “거리에 있는 차량 번호판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스펙트럼 영상이 가능하다. 사진을 찍어 조합하면 입체적인 3D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건축, 토목 등 공사의 진척도를 파악할 수 있고 논 사진으로 쌀 수확량도 예측할 수 있다. 병충해 모니터링에도 좋다. 상대적으로 값도 저렴하다. 그는 “외제는 대당 4000만원쯤 한다”고 귀띔했다. KD-2 맵퍼는 폭 1.8m, 길이 1m에 무게는 2.8㎏이다. 외형은 고급 폼 재질(EPP)로 만들었다. 이 대표는 “대형 드론에 EPP를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재질이 가볍고 탄성이 좋은 데다 물에도 잘 뜬다”고 자랑했다.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전투기조종사로 일하던 이 대표는 공군 전투발전단장(준장)을 끝으로 제대한 뒤 드론 제작에 뛰어들었다. 군 복무 중 미국에서 항공공학 석·박사 학위도 땄다. 이 대표는 “드론 제작 노하우는 군에 있을 때 초음속 훈련기 ‘T-50’을 개발하면서 쌓았다”고 했다. 그는 충남대 산학협력관에 입주했고, 직원 12명과 함께 일한다.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케바드론은 지난해 1월 KD-2 맵퍼 양산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기관이 구매해갔다. 이 대표는 “산업용 드론을 대량 생산하기는 국내 처음”이라며 “취미용 드론은 값싼 중국산이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해 산업용을 선택했다”고 밝혔다.케바드론은 또 이번 드론쇼 때 이스라엘 에어로드롬사와 짐벌(Gimbal) 카메라 공동개발 계약을 맺는다. 움직이는 드론에서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비로 국내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다. 올해 말 개발이 끝나면 카메라 가격을 3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짐벌 카메라는 실시간 영상이 가능해 드론에 장착하면 군대, 경찰, 소방서 등에서 감시정찰용으로 많이 쓸 것”이라며 “국산 산업용 드론에 관심을 커지고 있어 지난해 3억 5000만원이던 매출액이 올해는 2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신화·성서에 단골손님… 식수난도 해결한 酒님

    [발효 음식 이야기] 신화·성서에 단골손님… 식수난도 해결한 酒님

    야사에 따르면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왕이 어느 날 토기 단지에 포도알을 담아 놓고 ‘독’이라고 적은 뒤 이를 잊어버렸다. 시간이 흘러 한 후궁이 왕의 총애를 받지 못하는 것을 비관하다 이 독 단지를 발견했다. 후궁은 독을 마시고 자살하려고 했으나, 이 독은 죽음 대신 즐거움과 활력을 선사했다. 후궁은 뜻밖에 발견한 이 놀라운 음료를 왕에게 바쳤고, 왕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 와인이 인류에게 한 최초의 선물인 셈이다. 잘못 마시면 독이 되지만 적절히 즐기면 인생의 활기와 사랑을 가져다주는 와인의 특성이 고대에 이미 입증됐다고도 할 수 있다.프랑스 와인 관련법에 의하면 와인이란 포도에서 추출한 즙이나 자연 상태의 포도알 속에 함유된 즙이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생산물이다. 최소 8.5%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와인은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술이지만, 복분자주와 같이 유사한 과일을 활용해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도 넓은 범위의 와인 범주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와인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기원전 3000년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발견된 상형문자 석판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와인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수메르의 영웅인 길가메시의 모험담을 담은 이 석판의 내용 중에는 길가메시가 신들이 인간을 벌하기 위해 대홍수를 퍼부었을 때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은 전설적인 인물 우트나피슈팀을 만나는 부분이 나온다. 여기서 우트나피슈팀은 길가메시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신의 술인 포도주와 백포도주를 일꾼들에게 마치 강물이나 되는 것처럼 퍼줬다”고 말한다. 비슷한 시기에 메소포타미아 유역의 그루지야 지역에서는 와인을 담는 용도로 사용된 항아리가 출토됐고,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법이 새겨진 유물이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포도를 발로 밟아 즙을 짜낸 후 커다란 토기 안에 넣고 발효시켰다고 한다. 이때 진흙으로 덮은 뚜껑에 포도밭의 위치와 와인을 만든 사람, 주조 연도 등을 기록했다고 한다. 현대의 와인 분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또 기원전 2000년 바빌론의 함무라비법전에 적힌 와인의 상거래에 대한 언급은 최초의 와인 관련 공식 문서다.●18세기 佛 와인 생산 탓 밀 재배 부족도 와인은 서양의 역사와 문명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스 신화에는 아예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가 등장할 정도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의붓어머니인 헤라의 질투에 아시아와 이집트를 떠돌다가 포도 재배법과 양조법을 배워 와 그리스에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서도 와인에 대한 언급이 있으며,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건강에 이로운 식이요법을 설명하면서 와인을 예로 들었다. 그리스 문화를 계승한 로마제국에 의해 와인 양조법은 로마의 통치를 받던 유럽 전역과 지중해 연안 등으로 널리 퍼졌다. 이것이 현재 유럽의 와인 산업의 시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에는 수질 관리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터라 오염된 물을 마시고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로마제국 군인의 식수로 와인이 사용되기도 했다. 서양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성경에도 와인이라는 단어가 500번 이상 등장하며, 길가메시 서사시의 우트나피슈팀과 비슷하게 대홍수 당시 방주를 만든 노아가 최초의 포도 재배자로 나온다. 로마가 멸망한 뒤에는 중세시대 수도원을 중심으로 와인이 전해졌으며, 종교 예식의 성찬용으로 주로 사용됐다. 1679년 프랑스 오빌러 수도원의 수사인 동 페리뇽은 오늘날의 샴페인을 개발해냈다. 이때부터 와인병의 마개로 코르크가 상용화됐다. 이렇게 수도원에서 전문적으로 와인을 주조하면서 와인 재배 면적이 본격적으로 확장됐다. 특히 프랑스의 와인이 유명했는데, 당시 영국과 네덜란드, 북부 유럽 등으로 수출됐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멕시코 정복자인 에스파냐인 코르테스가 신대륙에 포도를 심으라고 명령하면서 미주지역으로도 와인이 전파됐다. 17세기에는 남아프리카, 18세기에는 호주 등에도 퍼졌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랑스 와인의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주식인 밀의 재배량이 부족해질 지경에 이르자 정부에서는 포도 재배 면적 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발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생물학자 파스퇴르에 의해 발효 과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양조학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진 것도 비슷한 시기다. 유럽의 와인산업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무렵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미국에서 건너온 ‘필록세라’라는 포도나무 뿌리 진드기로 인해 대표적인 와인 생산 국가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포도 재배 지역이 황폐해졌다. 그 대안으로 이 진드기에 대한 저항 능력을 가진 미국산 토착 포도 품종과 접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으며, 지금까지도 프랑스 포도 재배지역의 대부분이 이 접목법을 사용하고 있다. ●1968년 국내 첫 상업적 와인 생산 우리나라에는 중국 원나라 세조가 사위인 고려 충렬왕에게 포도주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구한말 기독교 선교사들이 포도주를 본격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적으로 정식 생산된 최초의 국산 와인은 1968년 한국산토리의 ‘선 리프트와인’, ‘로제와인’, ‘팸 포트와인’이다. 와인은 크게 색깔과 제조 방법에 따라 구분된다. 우선 색깔에 따라서 레드, 화이트, 로제와인으로 분류되는데, 이때 와인의 색을 결정하는 가장 주된 요소는 껍질이다. 보통은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과 같은 화이트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야 화이트와인이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포도 껍질의 ‘안토시아닌’ 성분을 제거한 레드 포도 품종으로도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로제와인은 레드 포도를 활용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포도 껍질과 액이 접촉하는 시간을 짧게 해 색을 연하게 한다. ●레드와인은 껍질째 발효… 침용 거쳐 와인은 통상 7~14일 동안의 알코올 발효과정을 거치는데, 이후 종류에 따라 유산발효 과정(강한 사과산을 부드러운 유산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발효가 끝난 와인 원액은 일정 기간 숙성한 뒤 시장에 출시한다. 화이트와인과 달리 레드와인은 대부분 유산발효 단계를 밟는다. 또 레드와인은 수확한 포도를 껍질째 발효하기 때문에 침용 과정이 필요하다. 즉, 포도를 으깨 발효시킬 때 포도 껍질이나 씨 등 고형 물질이 원액 위에 둥둥 떠오르는데, 보다 풍부한 풍미를 위해서 펌프 등 도구를 사용해 이를 지속적으로 포도 원액에 접촉시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제조방법에 따라서는 탄산가스를 함유한 스파클링와인, 양조과정 중 브랜디 등을 넣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주정강화와인, 탄산가스가 없는 일반적인 스틸와인 등으로 나뉜다. 이후 포도의 품종과 생산지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시 분류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시장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성장했으나, 금융위기의 여파로 연간 와인 수입량이 2008년 2877만ℓ에서 2009년 2300만ℓ로 급감하는 등 일시적인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2010년에 다시 2456만ℓ를 기록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선 뒤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3737만ℓ까지 늘었다. 또 레드 스틸와인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스파클링와인, 주정강화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들이 와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가격이 저렴한 와인이 많이 보급돼 와인의 대중화가 이뤄졌다”면서 “도수가 약한 술을 가볍게 즐기는 쪽으로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곁들일 수 있는 스파클링와인이 급부상하는 등 와인 선택의 폭도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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