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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간 수출액 5128억 달러...5.4% 감소, 무역수지는 12년 연속 흑자

    연간 수출액 5128억 달러...5.4% 감소, 무역수지는 12년 연속 흑자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4% 감소한 5128억 5000만 달러, 수입은 7.2% 감소한 4672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입 통계를 1일 발표했다.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코로나 19에 따른 주요 수출국의 소비 감소와 물동량 감소, 무역보호조치에도 연간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 4년 연속 5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전년 대비 17.3% 증가한 456억 2000만 달러로 1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연 수출은 감소했으나 4분기 수출과(+4.2%) 하반기 수출이(+0.4%) 각각 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3분기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주요 국가 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누계로 우리나라는 수출 증감률 면에서 10대 수출 가운데 중국, 홍콩, 네덜란드에 이어 4번째로 양호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컴퓨터·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의 주력 품목이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액은 991억 8000만 달러로 5.6% 증가해 2018년(1267억 달러)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컴퓨터 수출액도 전년 대비 57.2% 증가해 1999년 이후 연간 증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는 11년 연속 증가했고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처음으로 10대 품목에 진입했다. 이차전지도 75억 1000만 달러를 기록, 5년 연속 증가, 5년 연속 연간 최고액을 경신했다.  시스템반도체, 진단키트,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새로운 성장수출품목 역시 연간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국제유가가 33.6%나 떨어졌음에도 수출 품목의 고도화로 수출단가는 2년 만에 0.6% 증가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늘어나 수출 저변 확대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연 수출은 감소했지만 4분기 수출과 하반기 수출이 각각 2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3분기 이후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장면들/정서린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장면들/정서린 산업부 차장

    “올 한 해는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송년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이 말은 올해를 힘겹게 난 우리 모두의 기분이기도 했다. 특히 산업계도 ‘위기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유례없는 급전직하를 시시각각 통과해야 했다. 지난봄 한 기업인은 문득 “출입하는 기업 가운데 사정이 좋은 곳이 있느냐”고 물어 왔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세에 따른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국의 봉쇄 조치로 주요 수출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고 현지 유통망들도 폐쇄되며 긴장감이 극도로 치받쳤을 때였다. 당시만 해도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발(發) 희비는 하반기 들어 더 극명하게 갈리며 답을 내줬다. 세밑에도 백신 상용화 논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불안이 증폭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내년 경영계획의 초안도 짜지 못했고 경영계획을 세운 기업도 60%는 투자나 채용을 올해보다 축소할 거란 조사 결과(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있다.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거란 우려도 팽배하다. 하지만 올해 주요 기업들은 위기에 내몰리는 대신 여러 희망의 장면들을 빚어내며 미래를 향한 도약을 기대하게 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버텨냈던 국내 대표 기업들은 특유의 ‘위기 극복 DNA’로 반도체, 배터리, 가전 등 주력 산업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각 기업만의 ‘승부수’도 돋보였다. 최근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기존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기술력에 더해 미래차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대를 예고했다. 현대자동차도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첫 대형 인수합병 대상으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낙점하며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 3000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그룹의 1·2세 경영인들이 퇴장한 가운데 전면으로 나선 3·4세 총수들 간의 전례 없는 협력과 위기 공동 대응 움직임도 산업계 미래를 밝히는 소식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과 연달아 첫 단독 회동을 가지며 미래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4대 그룹 회장 간 회동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인류가 맞닥뜨린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받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졌다. ‘ESG 경영’으로의 변화 노력이 대표적이다. 과오를 끊어내고 쇄신에 나서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권 불법 승계, 삼성의 무노조 경영 등을 사과하고 4세 경영은 없을 것임을, 무노조 경영은 폐기할 것임을 약속해 이행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에 이번처럼 설렘보다 두려움이, 반가움보다 피로감이 앞선 적은 없었다. 하지만 위기 속 파편처럼 흩뜨려진 이 장면들이 10년, 20년 뒤 잉태할 변화에 믿음을 실어 보고 싶다. 감염병으로 휘청였던 2020년에 ‘반전’의 씨앗이 심어졌다고 말이다. rin@seoul.co.kr
  • 르노삼성 XM3 첫 유럽 수출

    르노삼성 XM3 첫 유럽 수출

    르노삼성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M3가 지난 25일 경남 마산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에 선적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XM3 750대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 처음 수출한다고 28일 밝혔다. XM3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9개월 만에 누적 판매 3만 1936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코로나로 車공장 셧다운 충격… 제네시스 흥행 돌풍에 깜짝

    코로나로 車공장 셧다운 충격… 제네시스 흥행 돌풍에 깜짝

    전기차 시대 앞두고 잇단 화재 미스터리벤츠, 소프트웨어 이용해 배출가스 조작새 주인 못 찾은 쌍용차 또 회생절차 신청올해 자동차 업계도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변수로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해외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내수 시장이 굳건히 버텨 주면서 나름대로 선방했다. 미래차의 핵심이 될 친환경차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의 진입을 앞두고 ‘화재’ 이슈로 막판 성장통을 겪었다. 올해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5대 뉴스를 선정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이슈는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이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영업망이 무너지면서 해외 모든 공장이 한 달 동안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외국계인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쌍용차의 해외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주저앉기도 했다. 또 중국 내 봉쇄령으로 자동차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를 국내로 들여오지 못해 국내 공장까지 2~3주가량 셧다운을 피하지 못했다. 해외 판매는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 현대차의 1~11월 누적 실적은 전년 대비 20.9%, 기아차는 9.6% 급감했다. 전기차 화재는 사회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2018년 5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발생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 14건 가운데 절반인 7건이 올해 집중됐다. 정부와 현대차, 배터리 공급사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오리무중이다. 대대적인 리콜 조치 이후에도 차량 충전에 문제가 계속되자 차주들은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코나 일렉트릭 단종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차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X 충돌·화재 사고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가장 시선을 끈 흥행 모델은 단연 ‘제네시스’다. 올해 1월 출시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은 3만대, 3월 출시된 완전변경 G80은 5만대를 돌파했다. 프리미엄 수입차 단일 모델이 국내에서 연 1만대를 판매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놀라운 규모다. G80은 현대차 쏘나타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내년 초부터 판매되는 GV70도 최근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대를 훌쩍 넘으며 대박을 예고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배출가스 조작이 가장 충격적인 이슈였다. 환경부는 벤츠 경유차 12종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였다며 벤츠 측에 7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때문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벤츠의 지난 11월까지 실적은 지난해보다 3.4% 줄었다. 반면 2위 BMW는 전년 대비 34.8% 성장하며 벤츠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 온 쌍용차는 대주주 마힌드라앤마힌드라까지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고립무원’ 상황에 놓였다. 새 주인 찾기가 난항에 빠지고 국내외 금융사에서 빌린 수천억원의 차입금을 갚지 못하게 된 쌍용차는 결국 법원에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에 따른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무역제재의 효과가 반감되는 등 중국은 오히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다. 중국이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 제재 수단의 하나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자 전력부족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밤에 가로등이 꺼졌으며, 승강기의 운행 중단으로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들이 20~30층을 걸어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과 중부 후난(湖南)성, 동남부 장시(江西省)성은 ‘질서 있게 전력을 사용하라’는 통지문을 잇따라 내려 보냈다. 저장성은 오는 31일까지 ▲ 외부 기온 3도 이하 난방기구 사용 ▲ 3층 이하 승강기 가동 금지 ▲ 사무실 전등 절약 ▲ 학교와 행정기관은 최소한의 난방기구 가동 등의 내용을 고지했다. 이에 따라 저장성 이우(義烏)시와 진화(金華)시는 공공장소에서는 외부 기온이 5도를 넘어가면 난방을 끄고, 조명은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내놨다.특히 전력난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던 중국의 공장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달 들어 저장성·후난성에 전력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세계 각지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주문을 받은 이들 지역 공장들이 물건을 제때 만들어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세계 최대의 도매시장’으로 불리는 이우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화학섬유와 옷감, 인쇄, 염색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상품의 제조 주문이 쇄도했는데, 전력제한령이 내려지자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납기를 맞출 수 있겠느냐는 확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공장 관계자는 “공장을 사흘 가동하고 하루 멈춘다거나 하루 일하고 나흘간 멈춘다”며 “모든 생산라인이 붕괴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이우의 공장들은 앞다워 디젤발전기를 구매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디젤발전기 가격도 100㎾용이 평소 6000위안(약 101만 4000원)에서 8000위안으로 급등했다. 이우시 중심가 쇼핑센터는 6개층 전체의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췄으며, 영업 마감시간도 밤 10시 30분에서 9시 30분으로 한시간 앞당겼다. 이우시 고급호텔도 지난 12일 전력소비를 20% 감축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저장성의 12월 평균 기온은 3도 정도로 이 시기 난방기구 가동률이 크게 오른다. 중국 정부는 11월 전력 사용량이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송전 시설이 고장나고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다른 지역의 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일부 지역의 대형 빌딩과 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 가동이 멈춰 시민들이 20~30층을 걸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후난성은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를 전력 사용제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후난성 창사(長沙)시 당국은 아예 오븐과 라디에이터 등의 가전제품 사용까지 금지했다. 기온이 3도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난방 온도는 20도를 넘기면 안된다는 지침도 내려졌다. 한 주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카카오톡)에 “난방기기가 꺼져버린 사무실에서 덜덜 떨며 일하고 있는데, 이제 승강기도 못 탄다. 승강기가 멈춰 오늘 아침에 죽을 뻔 했다”고 적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0년에 이게 무슨 일이냐”라는 비판 글이 쏟아냈다.중국 전력부족의 주요 원인은 중국이 지난달 6일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첫 세 주 동안 96% 급감했다. 중국 석탄 수입의 57%가 호주산인 만큼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전력부족 현상이 전국으로 번질 전망이다. 창사시전력공급기업(CPSC) 대변인은 “후난성의 석탄 공급량이 매우 부족하고, 전체적인 전력 공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이는 기록적인 추위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에너지 생산 능력의 감소 때문이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중국은 앞서 호주의 코로나19 책임론 제기,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 배제 등에 대해 호주산 상품수입 제한으로 보복하고 있다. 호주산 석탄, 랍스터, 면화 등의 수입을 제한하고 보리와 와인에 대해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등을 부과했다. 중국의 호주산 수입제한 조치에도 산업에 필수적인 철광석 수입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질 좋은 호주산을 대체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호주산 철광석 610억 달러(약 67조원)어치를 수입했다. 전체 수입량의 6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매트 카나반 호주 상원의원은 중국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철광석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중국의 조치에 피해를 본 다른 산업 분야의 손실을 상쇄해주자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이 역풍을 맞고 있다. 12월 들어 철광석 가격은 한때 올 초보다 2배 가량 오른 1t당 167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 폭등은 중국 쪽의 잇따른 대호주 무역제재의 효과도 떨어뜨리는 모양새다. 철광석 가격 폭등세가 석탄을 비롯해 포도주·목재·육류 등 호주산 상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제재로 인한 타격이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도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광석은 지난해 호주 대중국 수출(약 1530억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했다. 한해 12억t 가량의 철광석을 소비하는 중국은 이 가운데 10억t 정도 호주산을 수입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기간에 철광석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더군다나 중국의 대호주 제재 조치가 철광석 가격 폭등에 더욱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의 보복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호주 철광석 수출업체 리오틴토, 또다른 호주 철강회사 BHP와 잇따라 화상회의를 갖고 최근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시드니모닝 헤럴드는 “호주 수출업체와 대화를 시도한 것 자체가 중국 쪽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란 점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리오틴토는 앞으로 2년 간 중국 최대 국유 철강회사인 바오우강(寶武鋼)그룹과 함께 저탄소 제강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철강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행하기 위해 리오틴토-바오우강-칭화대 간 체결한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SCMP는 리오틴토의 투자 발표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세바스티안 자크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바오우강과의 기후 파트너십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고, 천더룽(陳德榮) 바오우강 총경리는 중국의 철강업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우선시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총편)은 호주산 석탄 수입제한으로 중국에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후 총편은 전반적으로 석탄을 충분히 자급하고 있고 호주산 석탄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하다면서 그러한 루머는 “외국 세력 등에 의한 악의적인 날조”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2020년 환경 분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기후변화의 고통을 체감한 뒤 ‘탄소중립’의 이정표를 세우며 마감하게 됐다. 미세먼지로 대표되던 환경 현안에 재활용과 이상기후·감염병 등이 봇물처럼 터지며 변화의 계기가 됐지만 선도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며 개선이 시급한 ‘과도기’ 상황을 맞게 됐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하류지역 홍수 피해는 부실한 재난 대응을 넘어 정책의 전면 수정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하천 관리를 포함한 물관리 일원화가 실현됐다. 겨울철 공포의 대상이던 초미세먼지는 2015년 공식 관측을 시작한 후 처음 농도가 낮아져 관리 실효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됐다. 다만 적수와 유충 발생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경제 상황 등 외부 영향이 큰 자원 재활용, 2년 8개월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야생동물 감염병은 더 많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코로나19 직격탄… 재활용 대책 ‘소용돌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침이 심했던 환경 분야는 자원순환대책이다. 저유가와 경기 침체로 재활용품 가격이 하락했고, 코로나19로 1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 폐지에서 시작된 수급 불안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재활용품 수거 거부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 수거에 집중하며 성과를 내는가 싶던 재활용 정책은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위생 문제와 맞닥뜨리며 한계를 드러냈다. 환경부의 올해 1~8월 조사에서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은 2만 54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9729t) 대비 4.2%, 재활용품은 5424t으로 지난해(4867t)와 비교해 11.4% 각각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증가 등으로 1회용품 배출량도 15~2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팔 곳이 없으니 재고가 쌓이고 수거를 기피하면서 자원순환체계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환경부는 재생 원료의 국내 활용을 높이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지난 6월 폐플라스틱 4개 품목(PET·PE·PP·PS)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제지·폐지업계에는 수입을 20% 줄이도록 했다. 공공비축으로 업계의 재고 부담을 줄이는 한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활용한 선별장 지원으로 재생원료의 품질 제고를 추진하는 등 비상 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성과도 있었다. 생활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포장폐기물 감축을 위한 ‘재포장’ 금지가 논란 끝에 내년 1월 시행된다. 연간 폐비닐 발생량(34만 1000t)의 8.0%인 2만 7000여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페트병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무색’으로 단일화하고, 표시도 분리가 수월하도록 개선한 재활용법이 개정돼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이다. 투명 페트를 활용해 의류 등으로 재활용하는 ‘고급화’ 가능성도 확인돼 전국 공동주택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재활용은 쉽게 쓰고 편하게 배출·수거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9월 발표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 추진 계획은 방향성과 달리 실행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2030년(수도권은 2026년)부터 매립장에 직매립을 금지하고 중간 처리를 거쳐 소각재 등만 매립할 계획이지만 기피시설인 소각장 등의 확충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조기 해결이 시급하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가격연동제와 재생원료 공공비축 등 순환자원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도 “택배 포장재와 배달음식 용기, 아이스팩 등 ‘비대면 시대’ 증가한 자원에 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산불과 홍수, 산사태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공포를 체감한 해로 기록됐다. 무더위가 예고된 올해 여름은 최장기간 장마(54일), 최대 강우량(780㎜), 가장 늦게 끝난(8월 16일) 해로 역대급 물폭탄이 한반도에 쏟아졌다. 213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8월 8일에는 건국 이후 처음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이 발령됐다.●기후변화 체감… 체질 개선 시급 집중호우로 댐 방류량이 늘면서 하류지역에서는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용담댐·합천댐·섬진강댐 방류로 피해 지역이 5개도, 16개 시군에 달했고 피해액이 공공분야 2166억원을 포함해 240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진국 재해로 인식되던 홍수 대비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현재의 댐 운영 규정과 방식으로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도 갖게 됐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상·하류 전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졌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당시 “우리나라 국가 하천은 100∼200년, 지방 하천은 30∼80년에 한 번 오는 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됐는데 이번 강우는 500년 규모”라며 “설계 기준이 적정한지 검토한 후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하천관리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통합 물관리체제가 완성됐다. 그동안 물관리는 환경부, 하천 정비와 복구는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맡아 홍수 등 재난 대비나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 등이 어렵다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김지연 환경부 물정책총괄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지만 동시에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통합물관리의 첫 시작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립 등 물관리 일원화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초미세먼지 개선 정부는 에너지 주공급원을 화석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경제구조를 저탄소화하는 ‘탄소중립’(넷제로)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린뉴딜보다 상위의 광범위한 대책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정책 등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인식한 위급함이 담겨 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을 동일하게 해 순배출 ‘0’(zero)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200만t에 달하지만 흡수량은 1790만t에 불과하다. 석탄발전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이 수출액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는 고무적이다. 제1차(2019년 12월~2020년 3월 31일) 계절관리제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는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27% 감소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고농도가 발생한 날은 단 1일로 최근 3년 평균(13일)보다 현저히 줄었다. 평균 농도는 18㎍/㎥로 3년 평균(23㎍/㎥) 대비 22% 감소했다. 친환경 미래차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해 전기차는 10만대, 수소전기차는 1만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 계획을 밝혔다. 미래차 확산을 위해서는 전기차는 충전속도, 수소차는 수도권 등 접근성이 좋은 도심권 설치가 관건이다. 유승광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중국 탓이 아닌 미래차 보급 확대 등 자구 노력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천신만고 끝에 임단협 타결한 한국지엠 ‘정상화 시동’

    천신만고 끝에 임단협 타결한 한국지엠 ‘정상화 시동’

    한국지엠 노사가 5개월 만에 임금·단체협상을 매듭지었다. 해를 넘기지 않고 타결에 성공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경영 정상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는 조합원 7304명이 참여한 2차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54.1%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5일 약 4개월간의 교섭 끝에 첫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지난 1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이 45.1%에 그쳐 부결됐다. 첫 번째 잠정 합의안에는 사측이 조합원 1인당 일시금·성과급 300만원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특별 격려금 100만원 등 400만원을 지급하고,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첫 잠정합의안 부결 후 담화문을 내고 “노사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지속적인 생산 손실과 불확실성으로 수출시장에서 고객의 신뢰와 믿음을 점점 잃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노사가 더 이상의 손실과 갈등 없이 올해 임금 단체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사는 지난 10일 두 번째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고 17∼18일 이틀에 걸쳐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두 번째 합의안에는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고 임직원의 차량 구매 시 할인율을 높인다는 내용 등 노조의 요구가 더 반영됐다. 코로나19 격려금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비롯해 기존 합의안에 들어 있던 내용은 대부분 유지됐다. 내년 1분기에 절반을 지급하기로 했던 코로나19 특별 격려금은 임단협 합의 후 즉시 일괄 지급하고, 조립라인 수당 인상 시기도 내년 3월 1일에서 임단협 합의 직후로 앞당기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22일 임단협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총 26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협상안에 대한 견해차를 보였고 노조는 총 15일간 부분 파업도 벌였다. 한국지엠은 이날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사측은 조합원 투표 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노사 간 임단협을 연내에 최종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의 쟁의로 2만 5000여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해 수출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소한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총 생산 손실은 상반기 6만대를 더해 8만 5000여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국지엠 전체 판매량의 20%에 해당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11월 자동차 생산량은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45.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까지 4주 연속 부분 파업을 한 기아자동차 노조는 오는 21일 사측과 한 차례 더 교섭을 벌인 뒤 투쟁 지침을 정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8월 첫 상견례 이후 15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총 14일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른 생산 손실은 약 4만 5000대로 추산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테슬라 잡기 위해 벌떼 공격에 나선 중국 전기차 업체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테슬라 잡기 위해 벌떼 공격에 나선 중국 전기차 업체들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미국의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벌떼 공격’에 나섰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국내시장에서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아직 테슬라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판매량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 ‘삼총사’ 가운데 한 곳인 웨이라이(蔚來·Nio)의 11월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291대에 이른다.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판매량은 3만 6721대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1%나 폭증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4만 5000대, 내년엔 1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 점쳐진다. 웨이라이는 연간 전기차 생산 능력을 12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웨이라이는 이를 위해 안후이(安徽)성 성도인 허페이(合肥) 소재 합작 회사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2배 가량 늘려 허페이 공장에서 주력 전기차인 ‘ES6’와 ‘ES8’ 모델을 한 시간당 30대씩 생산하고 있다. 웨이라이는 지난 3분기에 1만 2206대를 판매하면서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한 6억 6700만 달러(약 7270억 3000만원)에 이른다. 빅터 구 웨이라이 총경리는 “주문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생산량을 점차 늘리게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삼총사 가운데 두번째 격인 샤오펑(小鵬·Xpeng)의 11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4224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부터 11월 말까지 샤오펑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나 증가한 2만 1341대에 이른다. 특히 스포츠 세단인 ‘P7’의 돌풍이 거세다. 이 전기차는 지난 6월 3만 5000달러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1만 1371대가 팔렸다. 샤오펑도 광둥(廣東)성 자오칭(肇慶)시에 있는 전기차 생산라인의 연간 생산량을 15만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샤오펑의 3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증가하며 매출도 4배나 늘었다.막내 격인 리샹(理想·LiAuto)의 단일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리샹원(ONE)을 출시 중이다. 리샹원은 올해 초부터 10월 말까지 2만 1852대가 팔렸다. 출시 6개월만에 누적판매 1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지난 8월 기준 누적판매량 1만 5629대를 기록했다. 2015년 설립된 리샹은 앞으로 4개 모델의 SUV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페이 팡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약 3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며, 2025년에는 44만 5000대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장에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다. 중국과 미국의 합작사인 상치퉁융우링(上汽通用五菱·SGMW)의 소형 전기차인 ‘홍광(宏光) 미니EV’의 깜짝 선전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7월 출시된 홍광 미니 전기차는 8월 이후 중국 시장에서 단숨에 테슬라 모델3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며 ‘인민의 전기차’로 등극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현지 합작법인 ‘상치퉁융우링)’은 초소형 전기차이다보니 주행거리에 제한이 있고 최고 속도가 시속 96㎞에 불과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판매가격이 테슬라 모델3 가격보다 10배 가량 저렴한 4400달러에 불과해서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1330만원)에 비해 절반 안되는 가격이다. 유럽 자동차시장 전문가인 닐 윈튼은 “훙광 미니EV가 유럽에서 출시될 경우 중유럽과 동유럽의 저소득 국가에서는 다른 서방 업체들의 전기차에 비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의 테슬라 역시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3의 11월 판매량은 2만 1604대에 이른다. 전달 1만 2143대보다 78%나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월간 최대 판매 기록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2.7%까지 끌어올렸다. 테슬라는 10월 초 모델3의 가격은 24만 9900만 위안(약 4275만원)으로 기존 가격보다 8% 낮췄다. 가격인하 이후 차량 주문이 크게 늘었고 가격 인하 효과가 11월 판매에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생산 능력 강화는 최소한 중국 시장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절대강자인 미국의 테슬라를 추격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테슬라간 경쟁체제 구축은 중국이 확고한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테슬라 역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테슬라의 세계시장 진출 거점인 상하이 공장은 올해 10월까지 15만대 가량의 ‘모델3’를 생산했다. 지난 10월에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 3가 유럽으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내년부터 상하이 공장에서 신형인 ‘모델 Y’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샤오펑의 전기차가 노르웨이에 이미 상륙했다. 중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콰이커지(快科技)에 따르면 ‘샤오펑 G3i’ 전기차 첫 수출 물량은 이달 7일 노르웨이 현지에 도착했다. 샤오펑은 앞서 올해 9월 24일 100대의 SUV 샤오펑G3i 모델을 실은 자동차 전용선이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항구에서 출발해 노르웨이로 향해 유럽 시장 첫 수출길에 올랐다. 샤오펑은 지난 6월 노르웨이 총판 NEDC와 520㎞ 항속 모델 G3i를 35만 8000크로네(약 4394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판매가는 중국내 판매가격 16만 2800위안에 비해 10만 위안가량 비싼 가격이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채용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판매되는 신차 중 76%가 친환경차다.샤오펑은 노르웨이에 판매하는 모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현지 법규와 표준에 맞춰 개조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자동 주차 보조 기능 등은 그대로 적용하고 초음파 레이더와 고화질 카메라, 밀리파레이더를 비롯한 20개 센서를 적용한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통해 자동 주차기술을 적용했다. 자체 샤오펑 엑스마트(Xmart) 운용체제(OS)도 영어로 바꿔 영어 음성인식을 지원하게 했다. 여기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유가를 매기는 노르웨이 현지 상황에 대비해 연비를줄일 수 있는 조치도 취했다. 노르웨이 시장엔 테슬라의 모델3, 중국 최대 전기차어 업체인 비야디(BYD) 등이 진출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신생 전기차 다크호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벌떼 공격에 나선’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사인 시트론 리서치는 지난 달 “지금 웨이라이를 사는 것은 유망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스크린에 뜬 3개의 글자를 보고 사는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테슬라의 중국 모델인 ‘모델 Y’의 가격 인하가 웨이라이의 경쟁력을 저하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전기차 모델만 만드는 웨이라이와 샤오펑, 리샹 같은 스타트업부터 기존 가솔린차 라인업에 전기차를 추가하는 지리(吉利)자동차 같은 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기차 제조사 중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에 대해 테슬라만큼 전문성을 갖춘 곳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계 블로그] 위상 달라진 게임업계… 콘텐츠대상 ‘줄수상’

    [재계 블로그] 위상 달라진 게임업계… 콘텐츠대상 ‘줄수상’

    지난 8일 열린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은 달라진 게임업계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매년 이맘때쯤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서 한 해 동안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이 모이는 시상식인데 올해는 수상자 명단에 ‘게임인(人)’들의 이름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희망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이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고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와 스마일게이트의 이(e)스포츠 계열사인 WCG의 서태건 대표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까지 합치면 올해 게임인들은 총 네 개의 수상을 합작했다. 2009년에 시작된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보통 게임인들의 수상이 1~2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특히나 권 이사장은 이번에 게임 업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훈장은 1~5등급으로 나뉘는데 권 이사장이 받은 보관문화훈장은 3등급에 해당한다.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8년 수훈한 게 5등급에 해당하는 화관문화훈장이었는데 이것보다 높은 급수를 받은 것이다. 권 이사장은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 인기 게임을 연달아 내놔 전 세계 80개국에서 이용자 6억 7000만명을 확보했고, 누적 사용료(로열티) 수출액 3조 5000억원을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권 이사장은 “이번 훈장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다”라면서 “열정을 바쳐 게임을 만들어 온 대한민국 게임인들에게 주어지는 응원이라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태까지 게임은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을 빼앗는 ‘유해한 콘텐츠’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는데 이제는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서 가치를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액은 69억 8183만 달러(약 8조원)로 ‘한류효자’인 드라마나 케이팝을 제치고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67.2%를 차지했다. 한국외대 교수인 박성희 국제이스포츠학회 편집위원은 “게임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산업 전망도 밝아 앞으로 훨씬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제주항공, 기안기금 2호 지원…321억 투입

    제주항공, 기안기금 2호 지원…321억 투입

    정부가 제주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321억원을 투입한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2호 지원 대상이자 저비용항공사(LCC) 중 첫 지원 대상이다. 산업은행은 10일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운용심의회는 지난 10월부터 제주항공의 기안기금 투입을 두고 논의해왔다.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은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약 2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파악했다. 정부는 제주항공에 운영자금 대출로 257억원, 영구전환사채(CB) 인수로 6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지원 외에도 수은과 산은 등 채권단에서 1400억원, 신용보증기금의 유동화 회사보증(P-CBO)으로 300억원을 지원받는다. 기안기금 지원을 받으면 제주항공은 앞으로 6개월간 근로자 수를 최소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 자사주 매입도 금지된다. 연봉 2억원 이상 임직원은 지원 기간 보수가 동결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달 혁신제품, 우수조달물품으로 첫 지정

    조달 혁신제품, 우수조달물품으로 첫 지정

    혁신제품 중 시범 구매사업을 통해 사업성을 인정받은 제품이 우수조달물품(우수제품)으로 첫 지정됐다.조달청은 8일 지난해 선정한 혁신제품 중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을 금속3D 프린터와 유선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서 사용가능한 무선와이파이 공유기인 TVWS 게이트웨이 등 4개 제품을 우수제품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혁신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 기회 제공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춘 첫번째 성과다. 이들 제품은 혁신시제품 테스트 결과 성공 판정을 받은 제품을 대상으로 심사특례를 적용해 선정했다. 특히 TVWS 게이트웨이는 혁신시제품 선정 이후 6개월간 수요기관인 충북 제천시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성능 평가 만점을 받아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통신비 절감 효과를 통해 혁신제품과 우수제품 심사를 통과해 공공조달시장 진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추락방지 기능을 강화한 안전사다리, CCTV 조사로봇 시스템 등이 우수제품에 선정됐다. 우수제품 지정기간은 2023년 12월까지 3년간이며 수출·고용 등 요건을 갖추면 최대 3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우수제품은 특허·신제품(NEP)·신기술(NET)·혁신제품 등을 대상으로 기술·품질 평가를 거쳐 지정한다. 지난 11월 기준 1256개 제품이 지정돼 있고 지난해 연간 구매액이 3조 2000억원에 달했다. 우수제품은 국가계약법령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등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혁신시제품 테스트 결과를 통해 우수제품으로 지정한 것은 처음으로 혁신기업이 조달시장에 진입해 성장,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칠곡 낙금 화훼단지 올해 첫 백합 일본 수출…내년 1월 중순까지 20만 본

    칠곡 낙금 화훼단지 올해 첫 백합 일본 수출…내년 1월 중순까지 20만 본

    경북 칠곡군은 낙금화훼단지에서 생산한 백합을 올해 들어 처음 수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날 2만 본 선적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중순까지 20만 본을 일본으로 수출한다. 일본 경기 불황으로 수출가격은 작년보다 200∼300원 낮은 본당 1200원으로 결정했다. 이번에 수출하는 백합은 8개 농가가 백합 구근 20만구를 구매해 재배한 것이다.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금남리 낙동강 변에 있는 낙금화훼단지는 2001년 화훼수출단지로 지정됐다. 25개 농가가 시설하우스 12ha에 백합,아이리스,국화 등을 재배해 해마다 10억여원 화훼 생산액을 올려왔다. 칠곡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백합 수출가격이 내려갔다”며 “앞으로도 화훼 수출품목을 육성하는 등 수출 농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수출만 믿는다’…한은 올 성장률 -1.1%, 종전보다 0.2%P 상향

    ‘수출만 믿는다’…한은 올 성장률 -1.1%, 종전보다 0.2%P 상향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1.1%로 상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반등하고,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기준금리는 현행 0.50%로 동결했다. 한은은 26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지난 8월 -1.3%에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8월 2.8%에서 3.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은 코로나19 재확산이 겨울 동안 지속되고, 내년 중후반 이후 코로나19가 점차 진정되면서 경제 활동 제약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겨울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속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소비에 많은 영향을 줄 텐데, 연초와 8월 코로나19 재확산과 비교해 보면 연초보다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8월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린 배경은 수출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 충격이 있긴 있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9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로 전환한 데 이어 10월엔 일평균 수출까지 전년 동월 대비 5.6% 늘며 9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달 20일까지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9%로 예상치를 뛰어넘은 점 등도 작용했다. 이 총재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고, 현재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본다”며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등 IT가 강점인데, 현재 수출이 IT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크지만, 이를 넘어설 만큼 수출이 생각보다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 상황을 보면 수출이 상당히 회복됐고, 소비도 회복되는 추세”라며 “이를 토대로 성장률을 기존보다 소폭 높였다”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0.1%포인트 정도만 돼도 한은의 올해 기존 전망치(-1.3%)는 달성되는 상황”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4분기 성장률이 0% 이상은 나오겠다고 판단해 한은이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만큼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전면 봉쇄로 수출길이 다시 막힐 수도 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이 진정한 의미의 회복세”라며 “코로나19가 당분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경기 흐름은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년 상반기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잡히면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돼 우리나라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면 내년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해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0.2%)을 경고했고,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3개월 만에 성장률을 -1.3%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1분기 -1.3%, 2분기 -3.2% 연속 역성장을 했던 성장률이 3분기 1.9%로 치솟자 한은은 올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이 예상처럼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이 된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1953년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편제한 이후 1980년(-1.6%), 1998년(-5.1%) 두 번뿐이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文, 올해 첫 연차휴가… 개각 시기·폭 결단할까

    文, 올해 첫 연차휴가… 개각 시기·폭 결단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올 들어 처음 연차휴가를 사용했다. 지난 12~15일 아세안 관련 정상외교에 이어 20∼2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최근 잇따른 비대면 다자외교 강행군에 따른 조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총 22일의 연차휴가를 쓸 수 있지만, 코로나19와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하느라 하루도 쓰지 않았다. 지난 5월 연가를 쓰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가려고 했지만,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취소했다. 여름휴가도 기록적인 수해가 겹쳐 쓰지 못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응으로 휴가를 취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모처럼 숨 돌릴 짬이 생긴 만큼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개각 시기와 폭에 대한 구상도 다듬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할 예정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취소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원력 있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틀째 세션에서 “2050 탄소중립(넷제로)은 산업과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담대한 도전이며 국제적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 가능한 과제로, 한국은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2050 넷제로’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다시 한번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2030 국가결정기여(국가감축목표·NDC)를 갱신해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 이후 국가발전전략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축이 ‘그린 뉴딜’임을 설명한 뒤 “저탄소 기반 경제산업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코로나와 기후 위기를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로 바꾸도록 그린 뉴딜 성과를 적극 공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탄소 사회 이행은 개도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선진국들이 기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주일대사에 일본통 ‘비문’ 강창일… 한일관계 복원 시동

    주일대사에 일본통 ‘비문’ 강창일… 한일관계 복원 시동

    4선 출신… 한일의원연맹 요직 거쳐姜 소신 발언에 이해찬 ‘X’ 표시 제지日언론 “文대통령 관계개선 의지 반영”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주일대사에 ‘일본통’인 더불어민주당 강창일(68) 전 의원을 내정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대표적 일본통 정치인이자 집권 여당 4선 중진 출신인 강 전 의원을 내정한 것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2년여간 냉각된 한일 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 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 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오현고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객원교수를 지냈다. 제주에서 17대부터 내리 4선을 지낸 그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했고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강 내정자는 여권 인사로는 드물게 일본 자민당 내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특히 스가 체제의 출범을 뒷받침한 자민당의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을 일본에 보낸 데 이어 한일 관계 복원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풀어 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문’(非文)으로 꼽히는 강 내정자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정부가 맞불을 놓던 시절, 현실론을 내세웠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아베 정권은 간교하고 치졸하다. 정치 논리를 경제 문제로 확산시켰다”면서도 “한국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당시 이해찬 대표가 손가락으로 ‘엑스’(X) 표시를 해 강 내정자는 발언을 중단해야 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강 전 의원 내정과 관련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공영 방송 NHK도 징용 소송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환경 만들기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23일 올해 첫 연차휴가 하루 쓴다

    문 대통령 23일 올해 첫 연차휴가 하루 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연차휴가를 떠나 23일 하루를 쉰다. 청와대는 이날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아세안 관련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20∼22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하루 연차휴가를 쓴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할 예정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총 22일의 연차휴가를 쓸 수 있으나 올들어 하루도 쓰지 못했다.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사태 대응 등으로 자리를 비울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5월 1일에 연가를 쓰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내려가고자 했으나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휴가를 취소한 바 있으며, 여름 휴가도 기록적인 폭우 상황이 겹쳐 쓰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고자 휴가를 취소해 이년 연속 여름휴가를 못 간 셈이다. 2017년 5월 10일에 임기를 시작해 취임 첫해 총 14일의 연가가 주어졌던 문 대통령은 그해 말까지 총 8일의 연가를 썼다. 2018년에는 12일을, 지난해에는 총 5일의 연차휴가를 소진했다. 이번 휴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연말 연초의 신임 개각 구상을 가다듬을지 주목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 “해양동물, 낚싯줄·비닐 가장 많이 삼키고 죽어”

    인간이 미안해… “해양동물, 낚싯줄·비닐 가장 많이 삼키고 죽어”

    미국 플로리다주(州)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해양포유류인 매너티 한 마리의 배 속에서는 대량의 비닐봉지가 나왔고, 한 새끼 거북은 집어삼킨 작은 플라스틱 파편이 창자에 구멍을 내 결국 숨졌다. 두 동물의 사례는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해안선을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 해양 동물 1800여 마리의 일부일 뿐이라고 미 비영리 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오세아나의 최신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한 정책이 늘어났는데도 미국의 해양 동물에 누적된 피해를 설명해준다. 관련 연구자들은 이들 해양 동물이 가장 많이 삼킨 물건으로는 낚싯줄과 플라스틱 시트(마감재), 비닐봉지, 풍선 그리고 식품용 포장지가 있고, 동물의 몸에 얽혀 죽게 한 쓰레기로는 포장용 끈과 비닐봉지 그리고 리본 달린 풍선이 가장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오세아나에 따르면, 바다에 유입된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 탓에 조류와 어류 등 900여 종의 해양 동물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중 88%는 미국의 절멸위기종 보호법(Endangered Species Act)에서 이미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거나 멸종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이런 피해 사례를 가능한 한 기록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오세아나는 자신들이 공공 기관들에 요청하기 전까지 자료가 제대로 수집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즉 관찰되지 않거나 기록되지 않은 피해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보고서를 쓴 오세아나의 수석 연구원 킴벌리 워너 박사는 AFP통신에 말했다. 그렇지만 오세아나는 이번 보고서가 비록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삼킨 거북 중 20%는 새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워너 박사는 “새끼 거북들은 껍질을 깨고 나온 직후 바다로 떠나는 첫 여정에서 해변에 즐비한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먹는다”고 설명했다. 즉 이런 플라스틱에 의해 발생한 장폐색으로 먹이 섭취를 막아 결국 죽게 된다는 것.게다가 고리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거북 등의 동물 몸에 얽히는 사고를 일으킨다. 그러면 그 동물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천천히 질식하게 하거나 신체 손상으로 감염을 일으켜 죽게 한다. 때로는 몸에 걸린 쓰레기의 무게 탓에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유형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동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지는 사실 밝혀내기가 어렵다. 해변에 버려진 1회용품부터 매립지에서 밀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출된 쓰레기나 선박에서 버려지는 수출 폐기물까지 생각할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세아나는 해결책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더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무엇보다 사람들이 플라스틱 제품에 관한 의존도와 소비량을 줄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RCEP 서명한 文 “포스트 코로나에 먼저 행동할 것”…‘세계 최대 FTA’ 타결(종합)

    RCEP 서명한 文 “포스트 코로나에 먼저 행동할 것”…‘세계 최대 FTA’ 타결(종합)

    文 “다자주의·자유무역에 기여 확신”靑 “중국 주도 FTA 아냐… 오해일뿐”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 외에도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 활짝 개방국가별 관세철폐율 91.9∼94.5% 달해일본과도 첫 FTA 체결 효과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한·중·일을 포함해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과 관련해 “RCEP은 지역을 넘어 전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 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하는 상생·번영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고 먼저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RCEP이 ‘중국 주도의 FTA’라는 해석에 대해 “오해”라고 반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할 최적 조건”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의제발언을 통해 “코로나의 도전과 보호무역 확산, 다자체제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돼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RCEP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면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시장이 열리고, 중소기업, 스타트업, 발전 단계가 다른 국가들이 함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내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사람과 물자, 기업이 자유롭게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참가국 정상들은 “RCEP은 경제회복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文, ‘불참’ 인도에 “조속한 가입 희망” 문 대통령은 인도가 지난해 RCEP 협상 과정에서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오랜 시간 함께 논의한 인도의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며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포함해 아세안 10개국,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들은 이날 RCEP 정상회의 및 서명식을 개최했으며, RCEP의 의미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RCEP는 한·중·일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이날 서명으로 우리나라도 세계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약 3분의 1을 포괄하는 이 초대형 경제권에 편입됐다. 최근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출범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아세안과 협력 강화로 신남방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과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23억 인구 전세계 30% 시장 열렸다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 시장 개방 “낮은 수준 개방 FTA 업그레이드”“작년 전체 수출액 절반 차지”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RCEP 15개국 인구는 22억 6000만 명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 3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 4000억 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의 메가 FTA의 출범으로 자유주의가 확산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 약화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 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RCEP 수출액은 26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RCEP에서 아세안 10개국은 우리에게 상품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율(79.1∼89.4%)보다 품목별 관세를 추가로 없애 관세 철폐율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 핵심 품목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 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도 추가 시장 개방을 확보했다. 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도 개방해 아세안 국가와 교류·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RCEP 참여국 15개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와 이미 개별 FTA를 체결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이미 체결된 낮은 수준의 FTA를 업그레이드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FTA와 RCEP는 양립이 가능해 품목이 중복될 경우 우리 기업은 수출할 때 유리한 쪽의 관세율을 받아 수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2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첫 협상이 시작된 RCEP는 ‘중국이 주도한 협정’이라고 알려졌지만, 여기에는 이견도 많다. 아이디어 등을 제안하며 초기 협상을 이끈 것은 일본이고, 현재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쥔 것은 10개국이 똘똘 뭉친 ‘아세안’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靑 “中 주도 FTA 아니다” 반박 다만 중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견제할 목적으로, RCEP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RCEP이 중국 주도의 협정인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 주도가 아니며 중국은 참가하는 15개국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 협상을 주도한 것은 아세안으로, 8년간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RCEP과 CPTPP는 대립이나 대결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두 협정 모두 아태지역의 다자무역체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RCEP에 참여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CPTPP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두 협정을 대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미중 대결 관점이 아니고,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 질서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RCEP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타결까지 8년 이상 걸렸다”中, 미국 주도 TPP 견제 목적 참여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RCEP를 중국이 주도했다고 볼 수 없다. 이미 그 전부터 지금까지 8년 이상 논의가 흘러왔고,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심해지니까 중국이 자기가 속한 지역의 동맹체로서 RCEP에 공을 들인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도 “RCEP 시초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이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는 구상이었는데, 당시 초기 논의를 일본이 주도했다”며 “일본과 중국이 서로 상대가 주도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주도한 시기도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강력한 TPP와 비교해 RCEP 개방 수준이 너무 낮아 주목받지 못할 때 중국은 발만 담근 상태에서 협상이 흘러가는 대로 놔뒀다”며 “이후 미국이 빠지면서 TPP가 무너지자 중국이 RCEP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미 주도 TPP 탈퇴한 트럼프, 바이든, 복귀해 한국 참여 요구할 듯 TPP도 RCEP와 마찬가지로 아·태 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경제공동체 구상이다. 2010년쯤부터 미국이 주창한 이 협정의 목표는 해당 지역 국가 간 관세 철폐와 경제 통합인데 미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해 2015년 10월 타결됐다. 하지만 각국의 국내 비준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갓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워 2017년 1월 TPP를 탈퇴했다. 이후 남은 11개 회원국은 미국이 강하게 주장해온 항목들을 동결한 채 협정을 ‘포괄적(Comprehensive)·점진적(Progressive)’ TPP, 즉 CPTPP로 바꿨다. CPTPP에 대한 국내 비준을 11개 나라 가운데 과반인 6개국(일본·싱가포르·호주·캐나다·멕시코·뉴질랜드)이 마치면서, CPTPP는 2018년 10월 공식 발효됐다. 한국은 CPTPP는 물론 TPP 단계에서도 참여한 적이 없다. 향후 바이든 대통령 취임 등과 함께 미국이 CPTPP나 TPP로 복귀하고, 우리나라의 참여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심상치 않은 원화강세, 철저한 사전 대비를

    최근 들어 원화 강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첫 거래일인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3.4원(종가 기준)이었으나 어제는 1115.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한 때 1109.2원에 거래되는 등 한달 사이에 원화값이 50원가량 오른 상태다. 외환시장에서는 1100원대 붕괴를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1000원대는 2018년 상반기 이후 2년 만이다. 원화 강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치명적이다. 지난달 수출은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지난해 10월보다 5.6% 늘어나는 등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이 재봉쇄에 들어가면서 수출 전망이 다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도 우리 기업에게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은 환헤지 등을 통해서 환율 변동의 영향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지만 중소기업들은 유동성 문제 등으로 환율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코로나19로 취약해진 중소기업에 더욱 치명적이다.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미국의 실질금리 마이너스, 바이든 행정부의 예상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 달러화 약세 요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충돌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환율이 수시로 단기 반등을 보이면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아직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은 형식상 외환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각 국이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등을 통해 환율의 향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환율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도 있다.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의 방어막에 대해 다시 점검하기 바란다. ‘미세 조정’이냐 ‘환율 조작’이냐는 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한미 관계에 있어 외교역량과 정책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양측 내년초 회동·북핵해결 협력 대화일각 “美 정제된 발언… 큰 기대 말아야”대중 견제노선 동참 요구할 가능성도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상견례’ 성격의 첫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정상 통화가 이뤄진 데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답을 들은 점은 긍정적이다. 양측은 내년 1월 말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멈춰 선 남북, 북미, 남북미 관계를 추동하려면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군사 옵션을 적극 검토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집요하게 설득해야 했던 점을 떠올리면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물론 통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북핵 언급은 ‘기대’를 덜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정제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아직 정부가 출범한 상태도 아니고 (비핵화 접근법을) 검토 중인 단계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칙적 수준에서 톤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만큼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 참여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바이든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은 물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발을 자제하도록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4년간 한일 갈등을 ‘당사자 문제’라며 방치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동맹주의자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한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에서 강제징용 배상 등 갈등 현안을 풀어 보려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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