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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번엔 질병관리본부를 해체할 건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어제까지 30명으로 늘어났다. 격리된 사람만 1300명이 훌쩍 넘는다. 전국에서 500개가 넘는 학교와 유치원이 휴업에 들어갔다.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던 방역 당국의 전망도 거짓말로 확인됐다. 정부의 방역 체계는 무너졌다. 환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지역사회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될지 여부도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국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가뜩이나 바닥인 경기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 관광객들은 앞다퉈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도 줄고 음식점 예약 취소가 폭주하는 등 소비는 더 꽁꽁 얼어붙었다. ‘메르스 오염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신인도도 추락했다. ‘국가비상사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조만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대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게 무능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뒤늦게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했다.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2주일 만이다. 전형적인 ‘뒷북대응’이다.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 창궐한 만큼 처음부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겼어야 할 일이다.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만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총리 대행에게만 맡겨 둬서 될 일이 아니었다. 비상시에는 비상한 대응을 하는 게 정상이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국회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만 보인 것도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메르스 사태를 가볍게 봤다면 보고가 잘못됐거나 아니면 국정 현안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는 할 말이 있어도 메르스가 해결된 뒤 해야 한다. 오늘부터는 정쟁 유발 발언을 그만하자”고 했겠나. 최근 ‘메르스 사태’는 1년 전 세월호 사고 때의 판박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엄청난 화를 불러왔다는 게 같다. 이후 대응도 닮아 있다. 컨트롤타워도 없고 매뉴얼도 있으나 마나다. 정부 부처마다 저마다 우왕좌왕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똑같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 조직을 만들고, 시스템을 고친다고 난리를 쳤지만 말뿐이었다. 이번엔 어떤 대책을 내놓을 건가.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해양경찰청을 없앴듯이 이젠 질병관리본부를 해체할 건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지만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도 그에 못지않게 국민들을 불행하게 한다.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지만 후속 대응에서는 더이상 우왕좌왕해서는 안 된다. 모든 부처가 역량을 다 합쳐 메르스가 지역사회로까지 더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2003년 사스가 창궐할 때 “전쟁하듯 사스를 막았다”던 고건 전 총리의 각오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지 않으려면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입증해야 한다.
  • [씨줄날줄] 사스(SARS)의 교훈/오일만 논설위원

    13년 전인 2003년 2월 베이징 특파원 시절에 중국 광저우에서 목격한 일이다. 길거리마다 사람들이 뭔가 불안한 기색으로 식초를 뿌리거나 태우는 행동이 자주 눈에 띄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지금 큰 감기가 돌고 있다. 식초가 특효약이란 소문을 듣고 따라 하는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이 말한 큰 감기는 후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밝혀졌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실체를 몰라 ‘괴질’로 불렸다. 이 괴질은 불과 한 달 후에 수도 베이징으로 옮겨 와 최악의 상황으로 변했다. 보건 당국이 사실을 축소, 은폐하면서 초기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주요 이유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시점에도 중국 당국은 “베이징은 안전하며 사스는 곧 억제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진실은 밝혀지는 법. 사스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외국인들과 그 가족들의 베이징 ‘탈출 러시’가 이어졌고 중국 당국은 수도를 봉쇄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사람들이 모이는 극장이나 백화점, 목욕탕은 물론 술집도 모두 폐쇄됐다. 베이징은 활기를 잃은 채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막 출범한 4세대 지도부,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는 정권 자체의 위기를 맞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영웅 장옌융(蔣彦永)이 등장한다. 인민해방군 301병원에 의사로 재직 중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사망자를 목격한 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중국 당국의 사스 은폐 사실을 폭로했다. 중국 당국이 비밀주의를 버리고 ‘사스와의 공개 전쟁’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의사 장옌융의 의지를 실현한 인물은 왕치산 현 상무위원이다. 중국 지도부는 당시 금융위기를 처리해 ‘소방대장’으로 불린 왕치산 하이난성 당서기를 그해 4월 22일 베이징시 시장대리로 전격 임명한다. 그는 취임 직후 전체 회의를 소집한 뒤 “1은 1이고 2는 2다. 누구도 거짓 정보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엄명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매일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낱낱이 공개했다. 3개월 후인 6월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베이징 지역에 내린 ‘사스 경보’를 취소했다. 사스와의 전쟁에서 최종 승리가 확인된 순간이다. 전체 사망자(775명)의 84%(648명)를 차지했던 중국은 경제적 손실만 2100억 위안(약 37조원)에 달할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야말로 국가적 재난이었다. ‘중동판 사스’로 불리는 메르스 사태에 직면해 우리 보건 당국은 사스 초기 중국 관료들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미숙한 초기 대응 등 후진적 방역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고위험 의심 환자를 ‘사스 트라우마’가 심한 중국으로 출국시켜 국제적 ‘민폐국’이란 오명도 뒤집어썼다. 2009년 신종플루 창궐 당시 질타를 받았던 방역 시스템에 다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반성없는, 안일한 대응이 빚은 전형적 인재(人災)로 보는 이유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메르스 ‘3차 감염’과의 1주일 전쟁

    메르스 ‘3차 감염’과의 1주일 전쟁

    무려 12명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집중 발생한 수도권의 한 병원과 메르스가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한 강원도 춘천의 병원 응급실이 잠정 폐쇄됐다. 보건복지부는 수도권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자가(自家) 격리한 채 제로베이스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현재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5명으로, 80%가 이 병원에서 발생했다. 최초 환자가 두 번째로 들렀던 병원이다. 춘천의 한 응급실에서는 이날 메르스가 강하게 의심되는 A(48·여)씨를 오후 2시 30분쯤 진료한 의료진이 격리 조치됐고 오후 5시부터는 응급실도 임시 폐쇄됐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씨의 정밀검사 결과는 1일 오전 3시쯤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군에서도 메르스 환자인 어머니를 만났다는 A일병이 자진 신고를 해 왔지만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따라 국군의무사에서 오후 10시 20분 해당 부대원들에 대한 격리 해제 조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메르스 밀접접촉자 129명(잠정) 가운데 50세 이상이면서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어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선별해 두 군데의 별도 시설에 격리할 방침이다. 시설 격리 규모는 전체 밀접접촉자 중에 35%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는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와 감염 관련 7개 학회는 이날 더이상의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민관합동대책반을 구성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1주일이 메르스의 확산이냐 진정이냐의 기로”라며 “3차 감염을 통한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장관이 주재한 보건의약단체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무능을 꼬집는 날 선 질타가 쏟아졌다. 한 단체 관계자는 “신종플루 때처럼 각 의료기관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신속히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검사 시간을 지연시킨 것이야말로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복지부는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가 잘되는 쪽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서 “변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현대사회 움직이는 불안의 양면

    현대사회 움직이는 불안의 양면

    불안들/레나타 살레츨 지음/박광호 옮김/후마니타스/294쪽/1만 6000원 ‘불안’은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단어이자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는 레나타 살레츨은 정신분석학적 통찰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변화와 이로 인한 불안한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의 저작 ‘불안들’은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을 빌려 생생한 사례들과 함께 불안의 정체와 그 책임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한다. 전쟁, 노동, 사랑, 모성, 권위 등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불안의 논리를 탐구하는 책의 핵심은 불안이 반드시 ‘없애야 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참전 군인들은 전후에 우울증에 빠지고 때로 불안발작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이런 외상후증후군들은 자살을 유발하기도 한다. 살레츨은 군인들의 불안을 다루는 군 정신의학의 조치과 전후에 군인들에게 나타난 실제 외상후증후군 사례를 통해 주체가 불안을 느끼게 되는 메커니즘과 사회가 이를 다루는 방식을 분석한다. 제4차 중동전에 참전했던 이스라엘 병사 아미는 자신을 전쟁 영화 속에서 군인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관광이나 영화 촬영을 나왔다고 상상하며 불안을 극복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환상은 시체들이 뒤엉킨 현실을 마주한 후 붕괴되고 극심한 신경쇠약을 촉발했다. 이처럼 주체는 자신에게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 즉 환상을 만들어 불안을 막는다. 군 정신의학에서는 살인을 사냥으로 제시하는 등 인위적으로 환상을 만들어 냄으로써 전투를 독려하는 방법을 써 왔으며, 불안을 경감하거나 기억을 지우는 약을 개발 중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불안은 불편한 느낌이지만 단순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불안에는 주체를 준비상태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고, 따라서 주체가 자신의 환상을 산산조각 냄으로써 신경쇠약이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만한 사건을 마주하는 경우 무기력해지거나 놀라는 정도를 줄여 줄 수 있다”고 피력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삶의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이고, 주체의 자유의지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삶에서 향락을 추구하는 데는 제한이 없다고 사람들을 부추긴다. 그러나 이런 선택의 풍요는 새로운 불안, 죄책감, 부족감을 야기한다. 하이퍼 자본주의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미디어는 이런 불안심리를 확대 재생산한다. 사랑과 불안에 대한 저자의 접근도 흥미롭다. 라캉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없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사랑은 늘 얼마간의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양육은 특히 불안을 일으킨다. 편집증적 양육으로 불리는 오늘날의 문화에서 ‘어머니’는 상징적 역할에 끊임없이 불안을 느끼고 제대로 아이를 키우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불안을 없애고 스스로를 호감 가는 페르소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과 싸우며 명상을 하거나 자기계발서를 보고, 멘토나 구루를 찾아간다. 보다 빠른 해결책으로 항우울제에 의존하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불안을 없애거나 적어도 통제해야 하는 무엇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사회가 정신병화되지 않았다는 징후”라며 “불안은 사람들을 마비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 매개가 되는 바로 그 조건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공적개발원조는 의료한류 발전의 지렛대/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공적개발원조는 의료한류 발전의 지렛대/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한류’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국 드라마, 케이팝이지만 한류의 원조는 태권도와 의료다. 1960년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우리 선배들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금의 공적개발원조(ODA)에 해당하는 정부 파견 의사들을 세계 도처에 보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환자 유치와 해외병원 진출을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2조 1000억원, 일자리는 3만 8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먹거리가 없었던 궁핍 시절에도 미래세대의 먹거리를 위해 한류의 씨앗을 뿌리고 가꾼 선배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무상급식 등을 두고 좌충우돌하는 요즘 정치 세태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5월 초 서울대 의과대학 주관으로 의료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은 실크로드 중앙에 있는 인구 1800만명의 자원부국으로 1937년에 강제 이주된 한민족 후손 12만명이 당당히 생활하는 뜻깊은 곳이다. 2013년에만 3000여명이 한국에 의료관광을 왔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00%가 넘는 의료 한류의 중심이다. 우리 일행은 협의과정에서 한국 의료에 대한 현지의 신뢰와 후의를 실감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의료 한류가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 현지에 진출한 많은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으로 실리(實利)를 잃었던 경험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든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높은 중개수수료와 덤핑 환자 유치가 우려된다. 의료 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업무가 분산돼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집행·진흥 기관들마저도 소규모로 분산돼 있다 보니 현장에서의 정책 협조 및 추진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의료 한류도 진화가 필요하다. 의료 시스템 수출을 통한 수익창출은 환자 유치보다 5배 이상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환자 유치 단계를 넘어 병원건설, 병원운영, 의료기술, 의료장비, 의료 정보기술(IT), 의약품, 의료인력 양성 등을 패키지화하는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기대 성과를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현지 의료체계, 의료시장, 의료제도, 의료인력, 문화 등 모든 것이 현지 특성에 맞는 개별화가 필요하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꾸준히 신뢰를 쌓아야만 한다. 한국의 의료 수준이 높다고 자신해도 세계적인 브랜드 네임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 민간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추진이 쉽지 않다. 베트남, 미얀마,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우리의 ODA와 의료 한류를 전략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ODA는 2조 3682억원으로 지난 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8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재원이 분산돼 있고 의료부문의 비중이 낮아 의료 한류 추진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 일본의 ODA 물량 공세를 감안하면 의료부문에 대한 ODA 비중 확대와 함께 우리나라의 비교우위 부분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하다. 우리의 강점인 인적자원을 매개로 한 패키지화가 중요하다. 의료기관 건립 시에는 일정 기간 반드시 운영하고 현지 의료·관리 인력을 양성해 의료시설의 활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한국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시켜야 한다. 대단위 프로젝트는 유무상 원조를 연계해 국산 구매에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집단 진출해 있는 지역은 현지 근로자 및 가족들을 위한 의료시설을 건립하고 운영비는 현지 기업, 현지 정부, 한국 정부가 분담하는 윈·윈 모델을 강구해 봄직하다. 세계 각국은 고령화, 의료기술 발달, 소득 증가로 급증이 예상되는 글로벌 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의료기술, 저렴한 의료수가, 세계 최고의 IT 등 의료·바이오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 화학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다면 앞으로는 의료 한류로 대표되는 의학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먹거리의 기반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 ‘화약고’ 예멘 일촉즉발… 제2 중동전쟁 확전하나

    ‘세계 최대의 화약고’로 떠오른 예멘을 둘러싸고 중동 국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수도 사나를 장악한 이슬람 시아파 후티 반군과 남부 아덴항을 근거로 저항 중인 수니파 친정부 민병대의 내전에 시아파 국가인 이란, 수니파 왕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이 개입하면서 대리전이 확산 중이다. 복잡하게 얽힌 이슬람 종파 간 세력 다툼의 또 다른 변수는 동부 사막지대를 할거하며 예멘을 삼분한 수니파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다. 수니파 친미정권 수립을 원하는 미국, 34년간 권좌를 지키다 2012년 ‘아랍의 봄’ 때 쫓겨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제2의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7일 밤(현지시간) 사우디 전투기들의 공습 재개로 전운이 팽배한 예멘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사우디군은 인도적 구호물자 전달을 위해 지난 12일 이후 닷새간 설정된 휴전이 끝나자마자 남부 아덴항 인근과 수도 사나에 폭탄을 퍼부었다. “휴전을 연장해 달라”는 유엔 측 호소는 공염불에 불과했다. 공습 재개 이후 예멘 앞바다에선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구호선 샤헤드호가 예멘에 전달할 구호품과 의료진을 싣고 아덴만에 진입하면서 미 군함들은 해상 봉쇄에 나섰다. 구호를 명분 삼아 이란이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설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유엔을 통해 간접 지원할 것을 요구했으나 구호선은 조만간 예멘 후데이다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샤헤드호의 향방에 따라 물리적 충돌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종전에 대한 기대도 무산됐다.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한 예멘의 정파 간 대화에 후티 반군은 불참했다. 반군은 축출된 수니파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재옹립하려는 아랍국들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대신 시아파인 살레 전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의회 다수당 국민의회당(GPC)이 모습을 내비쳤다. 살레는 1990년 통일 전 북예멘 시절까지 합하면 무려 34년간 나라를 통치하다 쫓겨났다. 최근 후티 반군과 정략적으로 손잡고 사우디에 양다리를 걸친 것으로 서방 언론들은 보고 있다. 자신을 추종하는 5000여명의 경찰과 10만명의 군 병력을 동원해 장남 아흐메드를 대통령에 옹립하려는 게 복안이다. 한편 미군은 이날도 알카에다 예멘지부를 무인기를 이용해 잇따라 정밀 타격하면서 화약고를 달구고 있다. 알카에다의 준동과 미군의 충돌이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AP의 분석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대의 고통 장르의 소통

    시대의 고통 장르의 소통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은혼식을 기념해 처음 창설된 이래 베니스비엔날레는 항상 그 시대 예술의 최전방에 있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개막식과 함께 6개월 대장정에 돌입한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도 예외일 수 없다. 예술이 정치·사회·경제적 이슈를 다루는 게 시대적 요구라는 것은 이번 전시의 주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2년 독일 카셀도큐멘터,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매번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주제를 던졌던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올해 제시한 주제는 ‘모든 세계의 미래’다. 본전시에 초청받은 53개국 136명의 작가와 국가관 전시에 참여한 89개 나라의 커미셔너 작가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총감독이 던진 주제에 다양하게 응답했다. 산업사회에서 후기 산업사회로 넘어가면서 생긴 문제들, 개인의 소외, 환경 재난과 인종 갈등, 전쟁, 이민자 문제를 다룬 작품이 유독 많다. ●전쟁·인종갈등·환경·이민자… 묵직한 응답 이번 비엔날레에서 영예의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을 받은 아르메니아관 전시는 100년 전 있었던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상기하며 오늘날의 평화를 갈구하는 뜻이 담겼다. 리비아, 시리아, 미국, 영국, 터키 등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외국에 흩어져 사는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여했다. 아르세날레 전시장 입구의 긴 통로에는 가나 출신의 이브라힘 마하마가 포대와 로프를 기워 만든 설치작품 ‘아웃오브바운즈’가 배치돼 있다. 석탄과 코코아 무역에 쓰였던 낡은 포대는 아프리카 내부의 공급과 수요 문제를 다룬다. 벽에는 미국 작가 브루스 나우먼이 ‘죽음’, ‘욕망’, ‘증오’라고 쓴 네온작품을 선보였다. 그 옆방에는 대포, 총기류, 탄피, 사슬톱이 늘어서 있다. 6년 만에 본전시에 초대된 한국 작가 3명의 작품도 하나같이 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상·연극과의 결합… 퍼포먼스의 진화 미디어 아트 중 영상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상이 빠지면 작품이 안 될 정도다. 특이한 점은 미술과 영화의 경계가 다소 모호해지면서 임흥순의 ‘위로공단’처럼 영상 작품의 길이가 길어지고, 다분히 영화적이고 서사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상물과 다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이 혼합돼 오감을 자극하는 하이브리드 예술의 급부상도 눈에 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그동안 ‘변방의 실험적인 장르’로 치부되던 퍼포먼스의 대약진을 꼽을 수 있다. 올해 공식 참가 작품 중 50개가 퍼포먼스를 포함하고 있다. 형식도 예술가 한 사람의 행위예술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퍼포먼스 실험이 진행 중이다. 주제관에는 아예 이런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는 무대까지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아이작 줄리언의 ‘자본론’ 낭독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퍼포먼스의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본전시에 초대된 김아영은 중동에 근로자로 파견됐던 아버지와의 인터뷰 기록과 국제유가 추이를 통해 에너지원인 석유와 이를 둘러싼 국제외교 등을 다룬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3’를 보이스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였다. 김아영이 대본을 쓰고 김희라 작곡가의 곡을 붙인 뒤 현지에서 섭외한 7명의 성악가가 지휘에 맞춰 소리를 낸다. 이용우 심사위원은 “올해는 유난히 퍼포먼스가 많이 등장했다”며 “미술이란 이런 것이라는 개념은 이제 사라지고 다양한 장르가 함께 호흡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하이브리드 예술로 현대미술이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국전 참전용사 아들, 美 합참의장 되다

    한국전 참전용사 아들, 美 합참의장 되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이 미국의 차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후임으로 조지프 던퍼드(59) 해병사령관을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던퍼드 장군은 군에서 존경받는 장교 중 한 명이자 강인한 보스턴(고향) 사람의 본보기”라고 소개한 뒤 “그는 한국전쟁 참전 해병이자 은퇴한 보스턴 경찰관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랐고, 지난 40년간 군 복무를 하면서 스스로 두드러지는 업적을 남겼다”고 밝혔다. 던퍼드 지명자는 합참의장직을 고사했으나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의 강력 추천으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해병대 장교로 임관한 던퍼드 지명자는 아프가니스탄 총사령관 등을 거친 전형적인 야전통으로, 지난해 10월 해병사령관을 맡았다.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1사단 5연대장으로 활동하면서 용맹을 떨쳐 ‘싸움닭 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바마 정부는 외교·군사 전략으로 아시아를 중시하는 ‘리밸런싱’ 정책을 내걸지만 아프간과 중동에서의 지휘관 경험이 풍부한 그를 기용했다. 그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9월 합참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던퍼드 지명자는 군인 가족에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1차대전에, 삼촌 4명은 2차대전에 각각 참전했다. 그에게 강인함을 물려준 아버지는 한국전쟁에 해군으로 참전한 뒤 보스턴에서 경찰로 활동하다 은퇴했다. 이라크, 아프간 등 현장을 뛰면서도 학업에 매진해 조지타운대, 터프츠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세계 군사력 순위 1위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주저없이 ‘미국’을 꼽을 겁니다. 한 해에 자국 국방 분야에 쏟아붓는 돈이 올해 기준 577조원에 달하고, 우주 개발과 관련한 예산까지 합하면 1000조원을 넘어 우스갯소리로 ‘천조국’(千兆國)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요. 병력과 첨단 장비, 구식 무기의 차이까지 감안하면 결과를 쉽게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세계 언론에서 공신력이 있다고 보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를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GFP는 2003년부터 매년 100여개의 지표를 이용해 군사력 순위를 발표합니다. 언론과 군사 매니아들은 연초부터 GFP 순위 변화에 주목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과연 일본과 독일, 이스라엘 등 군사강국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요.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GFP에서 자체적으로 추산한 것으로, 각 국가 군용 장비의 수는 실제 보유 숫자와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또 GFP는 핵무기를 전력에서 제외했습니다. ●미국,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 군사력 먼저 미국과 우리나라의 비교입니다. GFP에 따르면 미국은 인적 자원으로 인구 3억 2000만명, 정규군 140만명, 예비군 110만명이 있습니다. 항공기는 헬기 6196대, 공격용 헬기 920대, 폭격기 등 거점 공격기 2797대, 공중전을 주로 담당하는 전투기 2207대, 수송기 5366대로 총 1만 3892대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F-22, F-35 등 첨단 무기가 포함돼 있어 공군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의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지상전 무기로는 전차 8848대, 장갑차 4만 1062대에다 로켓을 무서운 속도로 쏘는 다연장 로켓포가 1331대입니다. 여기에 항공모함 20척, 잠수함 72척, 호위함 10척, 구축함 62척 등 473척의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합니다. 물론 항공모함을 제외하더라도 전략 핵잠수함, 이지스함을 가장 많이 보유해 전세계 분쟁지역에 즉각적인 화력지원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4900만명, 정규군 62만명, 예비군 290만명으로 인구 대비 병력 수는 막강한 수준입니다. 또 헬기 668대, 공격용 헬기 77대, 거점 공격기 399대, 전투기 399대, 수송기 342대 등 14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차 2381대, 장갑차 2660대, 다연장 로켓포 214대로 지상전 장비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함정은 총 166척으로 잠수함 13척, 호위함 11척, 구축함 12척 등이 있습니다. 항공기 중에는 F-4, F-5 등 노후 기종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F-35 도입을 앞두고 있고 차기 전투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기대가 됩니다. GFP는 한국을 군사력 순위 7위에 올려놨습니다. ●일본, 공군·해상 전력 특화…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나라 중 하나로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뒤 만든 평화헌법 때문에 ‘자위대’(自衛隊)라는 애매한 이름의 군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24만 7173명의 정규군과 5만 7900명의 예비군은 다소 초라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24만여명(한국 16만여명)이 모두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어 유사시 100만명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밖에 741대의 헬기와 122대의 공격용 헬기, 각각 289대의 거점 공격기와 전투기를 보유해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전차는 678대로 다소 적지만 장갑차는 2850대로 더 많습니다. 일본 전력의 핵심은 공군과 더불어 해상 전력인데요. 특히 2013년 취역한 경항공모함인 ‘이즈모’가 최근 실전 배치됐죠. 이외에도 ‘효가’, ‘이세’ 등 항공모항급 호위함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잠수함 16대, 이지스함을 포함한 구축함 43대, 최신 조기경보기 13대를 보유해 해군 전력은 사실상 우리를 앞섭니다. 병력 열세로 GFP 군사력 순위는 9위이지만, 이미 5세대 전투기 시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한 해 우리보다 많은 45조원의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GFP 군사력 순위 11위인 이스라엘입니다. 인구는 782만명으로 우리나라의 6분의 1 수준이지만 정규군이 16만명이나 됩니다. 예비군은 63만명입니다. 또 항공전력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열세이지만 전차 수는 4170대로 세계 최상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장갑차는 1만대나 됩니다. 남녀 모두 군 생활을 해야 하는 전국민 징병제 국가로, 육군에 특화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해군 전력은 전무하지만, 지상전은 실전 경험이 있는 장병이 다수인데다 국방예산이 우리의 절반인 18조원에 달합니다. 1~4차 중동전과 다양한 전차전 경험을 바탕으로 대전차로켓을 방어하는 ‘반응장갑’(전차의 갑옷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술과 각종 기갑장비 생산 기술,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무기 수출 강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북한이 ‘군사강국’이라는 명성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북한은 36위입니다.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요. 거점 공격기 516대, 전투기 458대 등 항공전력 940대에 전차 4200대, 장갑차 4100대로 재래식 무기 숫자로만 보면 우리나라를 압도합니다. 정규군 69만명, 예비군 450만명으로 인적 자원도 어마어마하죠. 함정도 잠수함만 70척에 달합니다. 하지만 한 해 국방예산이 8조원에 불과하고, 전쟁 필수품인 각종 유류와 탄약 등 군수 지원 능력이 열악하죠. 심지어 최신 전투기라고 해봤자 1985년 도입한 초기 4세대 전투기 Mig-29로, 우리의 공군전력과 비교하면 열세라는 것이 대체적인 군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그나마 항공유와 훈련 부족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조차 장난감 전투기로 모의 훈련을 보여주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죠. 전차도 2.5세대로 분류되는 재래식 T-72, 2세대인 T-62 전차를 주력 전차로 보유하고 있어 물량만 많을 뿐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 등을 갖춘 우리 3세대 전차 K-1(K-1A1) 전차와 정면 승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1991년 이라크전에서 K-1 전차의 모태인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전차에 T-72 전차 대부분이 녹아내리다시피한 사실만 돌이켜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죠.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를 볼까요. 독일은 8위입니다. 정규군 18만명, 예비군 14만 5000명입니다. 장갑차가 5869대로 많을 뿐 전차는 408대, 거점 공격기 192대, 전투기 105대, 잠수함 4대 등으로 숫자로만 보면 다소 미흡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독일은 2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우수한 기갑장비 핵심기술(엔진·주포·장갑 등)을 갖게 됐고, 항공기는 대부분 최신 항공기이며 공중급유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무기 수출국이기도 하죠. 통일 이후 같은 패전국인 일본과는 반대로 군비를 크게 축소했지만, 여전히 우리보다 많은 한 해 42조원을 예산으로 씁니다. 프랑스도 정규군과 예비군이 각각 20만명이지만 독일과 마찬가지로 4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군사 강국입니다. 특히 항공모함 4척, 핵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함 10척, 호위함 21척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생산한 ‘라팔’ 등 첨단 항공기를 운용해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6위에 랭크됐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국가는 역시 중국입니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정규군 230만명, 예비군 230만명에 전투기와 거점공격기를 합해 2000대가 넘습니다. 전차는 9150대, 다연장 로켓포 1770대로 육군 전력도 놀라운 수준입니다. 노후 장비를 감안하더라도 미국과 더불어 지상전 최강자로 불릴만 합니다. 2012년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취역했고, 자체 개발한 5세대 전투기 ‘젠-20’을 군에 배치하는 등 최신 무기도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늘려가고 있는데요. 한 해 국방예산이 155조원에 달합니다. 반대로 여전히 군사강국이지만 국가 부도 위기를 겨우 넘긴 러시아는 이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전차 1만 5000대, 잠수함 55대, 전투기와 거점 공격기 2000대를 보유해 군사력은 미국에 뒤지지 않지만 한 해 예산이 64조원으로 중국에도 못 미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IS·내전·가난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 된 지중해

    IS·내전·가난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 된 지중해

    ‘간단없는 내전과 지독한 가난’을 피해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갈구하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우고 가던 선박이 19일(현지시간) 뒤집히는 바람에 지중해에서 670여명이 수장(水葬)됐다. 이날 사고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아프리카 난민선이 지난 12일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여명이 목숨을 잃은 지 불과 1주일도 안 돼 일어났다. 올 들어 3월까지 지중해를 무사히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온 이주민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들 난민 사망자는 10배가 넘는 최소 500명에 이른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지중해가 ‘죽음의 바다’로 표변한 셈이다. ●伊 해군 난민 구조 중단도 비극 커진 원인 지중해가 이처럼 ‘비극의 바다’로 돌변한 것은 전쟁과 빈곤에 시달리는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국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탈출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2010~2011년 ‘재스민 혁명’이 정치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아노미 상태’에 빠지면서 촉발된 중동 지역 내전과 아프리카 국가의 만성적인 빈곤이 최대의 적으로 지목된다. 이들 ‘보트 난민’의 절반가량은 시리아인들로 추정된다. 시리아의 경우 4년 넘게 내전이 진행되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등장하면서 많은 시민이 중동 지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있다. 레바논과 이라크, 터키 등 인접국의 난민촌이 포화상태에 있고 생활 여건도 열악해 유럽으로의 망명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와 국경을 맞댄 아프리카의 말리, 수단,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등의 국적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리비아 내부의 혼란이 커지면서 리비아인의 밀입국 시도가 급증했다. 여기에다 이탈리아 해군의 난민 구조작전 ‘마레 노스트룸’이 밀입국을 부추긴다는 일부 국가의 반대 속에 지난해 11월 중단되면서 해상 비극에 대처할 역량도 부족해진 상황이다. 특히 이들 난민은 유럽 밀입국의 관문으로 주로 리비아를 이용한다. 리비아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 대륙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까닭이다. ‘난민의 허브’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최남단의 섬 람페두사는 리비아 해안도시와 불과 220㎞ 정도 떨어져 있다. 난민들의 이탈리아행 밀항은 수도 트리폴리, 미스라타 등 리비아 해안도시 4곳에서 주로 이뤄진다. 리비아에서 출발해 바닷길로 18시간 항해를 하면 이탈리아 본토에 상륙할 수 있다. 하지만 낡고 작은 어선에 초과 승선하는 탓에 난민선은 전복 사고가 빈발한다. 카를로타 사미 유엔 최고난민위원회(UNHCR) 대변인은 “인류의 비극이 진행 중”이라며 “몇 척의 이탈리안 해안경비대로는 부족하다. 수천명을 구할 유럽 차원의 믿을 만한 작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伊대통령 만난 교황 “국제사회 적극 개입을” 난민들이 통상적으로 날씨가 따뜻하고 조류가 완만한 여름철에 밀입국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이미 두 차례나 대형 사고가 발생한 올해 이들의 조난 사고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엔은 올여름에는 지중해에서 새로운 ‘인류의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OM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700여명)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입국한 난민은 28만명으로 추산됐다. 플라비오 디 지아코모 IOM 대변인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긴급 상황이며 작전상으로도 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공조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바티칸을 방문한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유럽과 국제사회가 난민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도 “난민의 91%가 출발하는 리비아의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삼양그룹] ‘만인의 양식’ 식품서 바이오까지… 글로벌 100년 기업 꿈꾼다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삼양그룹] ‘만인의 양식’ 식품서 바이오까지… 글로벌 100년 기업 꿈꾼다

    삼양그룹은 ‘100년 기업’을 불과 9년 앞둔 전통의 식품·화학·의약바이오 소재 기업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큐원설탕’(옛 삼양설탕)으로 더욱 친숙하지만 삼양은 국내 주요 식품·화학·의약바이오 등 대기업에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어 기업 간 거래(B2B) 분야의 강자로 유명하다. 올해로 출범 91주년을 맞는 삼양그룹은 신소재 고부가가치사업 분야를 강화하며 향후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고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는 1924년 삼양의 모태인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의 기업형 농장으로 간척사업도 병행했다. 사업이 날로 확대되던 1931년 ‘만인의 양식’이란 의미로 ‘물 수’(水) 대신 ‘기를 양’(養)을 넣어 상호를 삼양사(三養社)로 바꿨다. 1939년 만주에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법인인 남만방적도 건설했다. 1945년 해방으로 만주방적사업은 철수했고, 농지개혁으로 농장과 사업장을 잃었다. 김 창업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내 최대 민영 염전을 개척해 새 출발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6·25전쟁 이후인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을 준공한 뒤 이듬해 삼양사를 본격 출범시켰다. 당시 수익성이 더 컸던 해리염전(현 삼양염업사)은 장남 상준, 차남 상협, 넷째 상돈에게 물려줬다. 자신이 직접 경영한 삼양사는 3남과 5남이 이어 가도록 했다. 3남은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5남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이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와세다대 출신으로 34세의 나이에 삼양사 사장으로 입사해 창업주를 도와 삼양사를 함께 키워 갔다. 1950년대 창업주가 제당사업을 할 때 창업주인 부친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식품 회사의 틀을 함께 일궜다. 동생인 5남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과 함께 부친을 도와 1960년대 화학섬유산업, 1980년대 석유화학산업, 1990년대 의약바이오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사세를 키워 나갔다. 1996년 김상하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2010년 세상을 떠났다.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의 준공으로 시작된 식품사업은 1984년 선일포도당을 인수한 뒤 오늘날 그룹의 주력 중 하나인 삼양제넥스로 커졌다. 1988년엔 제분사업, 2004년엔 가공유지사업 등을 아우르는 식품소재 기업으로 발전해 국내 음료, 제과, 면 등 식품 완제품 업체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있을 때 부회장(1983~1993년)으로 활동하며 재계를 이끌기도 했다. 지금은 장남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김상하 회장은 1988년부터 12년간 최장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삼양그룹은 2011년 말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주력이던 삼양사는 삼양홀딩스와 삼양사, 삼양바이오팜 등 3개 회사로 분할했다. 지주회사 격인 삼양홀딩스는 투자, 무역, 임대사업 등을 맡고 있는데 오너 대주주들이 삼양홀딩스 주식을 보유하는 식으로 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식품 등을 담당하는 그룹의 주력 기업인 삼양사는 지난 3년간 이어진 사업 부문 재편을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산업의 경기 하락으로 그룹의 또 다른 축인 화학 쪽이 저조해 그룹 전체 매출이 2011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페트병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테레프탈산(TPA) 등을 만드는 삼남석유화학은 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화학 쪽 신소재사업을 담당하는 삼양이노켐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삼양그룹은 선대가 그랬듯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연구·개발(R&D) 혁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공격적인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옥수수를 이용해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인 생활 속 플라스틱 재료로 어린이용 장난감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미래형 경량화 자동차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개발 중이다. 바이오사업 분야에서는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수술용 봉합사가 세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부진했던 석유화학 분야는 수출선을 기존 중국에서 유럽, 중동 등으로 다변화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상반기에는 판교 R&D센터가 문을 연다. 분산돼 있는 기존 R&D 부문을 한곳으로 모아 R&D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양의 3세대 리더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2015년은 삼양이 미래 성장 기반을 준비하는 또 다른 전환점이다.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 고부가가치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도약을 다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중동 10개국, 예멘 반군에 공습… 국제전 비화

    중동 10개국, 예멘 반군에 공습… 국제전 비화

    예멘의 내전이 결국 인근 중동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국제전으로 번졌다. 아델 알 주베이르 주미 사우디아라비아대사는 26일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걸프 지역 10개국 연합군이 예멘의 반군 세력 후티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연합군의 일원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지역 국가들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후티의 적대 행위에 맞서 예멘 정부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군은 10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공항과 알둘라이미 공군기지 등을 집중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 정도면 예멘 영공을 거의 장악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주베이르 대사는 이어 “공습 이외의 추가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15만명의 지상군이 예멘 작전 투입을 앞두고 사우디에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와 파키스탄은 군함을 파견한 데 이어 지상군 참전도 결정했다. 미국도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버나뎃 미헌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다만 군사행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는 병참과 정보, 합동작전 지원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공식 요청에 대한 응답 형식을 빌렸다. 앞서 하디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합법적 독립정권의 보호를 규정한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군사적 조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예멘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후티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계속 남쪽으로 떠밀려 가던 하디 대통령의 행적은 아직 비밀에 부쳐져 있다. AP통신은 하디 대통령이 해상을 통해 예멘을 빠져나간 뒤 공습이 시작됐다고 전했고 CNN은 사우디로 피신한 것 같다고 보도했으나 사우디 측은 해외 도피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후티 측은 연합군의 공격에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은 무함마드 알부카이티 후티 중앙정치위원장이 “이번 침공은 더 큰 전쟁으로 번져 나가게 될 것이며 우리는 이번 침공 결정을 후회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상전에 대해서도 “큰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국제전이 던질 충격파다. 예멘은 사우디를 비롯해 걸프 지역 국가들의 원유를 내보내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전략 요충지다. 공습 소식에 바로 유가 급등 우려가 나올 정도다. 게다가 사우디 등 연합군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후티를 배후에서 조종한다고 보고 있다. 후티는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예멘에서 시아파의 부흥을 외치는 청년 종교 운동에서 시작된 단체다. 이란은 후티 지원설을 부인하지만 하디 대통령을 이미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후티와 항공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정도로 후티에 아주 우호적이다. “이번 전쟁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만일 이란이 연합국의 후티 공습을 좌시하지 않을 경우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위험해진다. 마르지에 아프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예멘 공습은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위기를 확산하는 조처”라며 “예멘에서 벌어지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우디 왕자의 급이 다른 ‘방산비리 레전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우디 왕자의 급이 다른 ‘방산비리 레전드’

    국제적 규모의 대규모 종교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예멘 사태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투기 100대와 15만 명 이상의 지상군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사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국이자 풍부한 오일 머니로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의 무기를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중동의 부국(富國)이다. 특히 왕족들 가운데 소위 말하는 ‘군사 마니아’가 많아 좋다는 무기는 국적 불문하고 도입하기로 유명하다. 미국제 M60A1과 프랑스제 AMX-30 전차를 쓰다가 걸프전 이후 미국제 M1 전차가 좋다는 평가가 나오자 곧바로 M1A1과 M1A2 전차를 구매했고, 프랑스제 라파예트급 스텔스 호위함이 멋지다고 여기에 오리지널보다 더 강력한 옵션을 장착해서 들여오기도 했다. 전투기는 미국제 F-15부터 유럽제 유로파이터와 토네이도까지 좋다는 전투기는 닥치는 대로 사들였고, 최근에는 중국제 전투기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워낙 손이 큰 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쯤 되면 세계 각국의 방산업체들이 사우디를 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만도 하지만 사우디는 국제무기시장에서 ‘글로벌 호갱’ 취급을 받고 있다. -같은 무기 다른 가격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전투기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공군에서 소요를 제기하면 합동참모본부에서 이를 검토하고 국방부 승인을 거쳐 방위사업청이 입찰공고를 낸다. 여러 나라의 전투기 제조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입찰 가격을 써내면 방위사업청은 몇 달에 걸쳐 전투기의 성능과 제안서에 나온 절충교역 조건,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종을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여러 조건 가운데 가격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전투기를 파려는 업체들은 가급적 마진을 줄이고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 내야 한다. 경쟁 입찰을 거친 무기 도입 방식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반화되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제왕정 국가이다. 국왕이 군 최고통수권자이며, 국방장관과 각 군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는 모두 왕족이 독식한다.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한다’는 북한의 구호처럼 국왕이나 왕족이 어떤 무기를 사야겠다고 결심했으면 그것으로 의사결정과정은 끝이다. 지난 2011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미국으로부터 무려 60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294억 달러는 F-15SA 전투기 84대를 신규 구매하고 70대의 F-15S 전투기를 개량하는 비용이었고, 나머지 300억 달러는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70대와 UH-60M 블랙호크 헬기 72대, AH-6 리틀버드 헬기 36대 등 180여 대의 헬기를 구입하는 비용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 가격은 정상적인 가격이었을까?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한 F-15SA 전투기 신규생산 기체 가격은 비슷한 시기 같은 기종을 도입한 우리나라나 싱가포르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대당 1억 3천만 달러 정도에 형성되어 있었다. 기존의 전투기 72대를 개량하는 사업 역시 레이더와 전자장비, 엔진을 모두 뜯어내고 새로 교체한다 하더라도 대당 1억 달러를 넘을 수가 없다. 84대 신규 기체 도입에 72대 개량이라면 아무리 많이 잡아봐야 200억 달러 정도면 충분하지만 사우디는 294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94억 달러는 어디 갔을까? 최근 최신형 아파치인 AH-64E를 도입한 우리나라는 대당 약 5,100만 달러 수준에 36대를 도입했다. 예비 엔진과 롱보우 레이더, 무장을 얼마나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풀옵션에 향후 수십 년치 예비 부품까지 도입하더라도 대당 8,000만 달러는 넘는 경우는 없었다. UH-60M 헬기도 최근 대만이 ‘중국 변수’라는 문제 때문에 5,500만 달러라는 바가지를 쓰기는 했지만 대당 1,800~2,500만 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소형 헬기인 AH-6i는 대당 1,300만 달러 같은 계열인 훈련용 MD530 헬기는 1,000만 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에 이들 헬기 도입 비용은 향후 수십 년치 수리부속 등 풀옵션 가격으로 산정하더라도 150억 달러를 넘을 수가 없다. 사우디가 헬기 구입에 300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니 나머지 150억 달러는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일까? -권력과 돈으로 비리도 덮는 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무기를 도입할 때는 거의 매번 거액의 리베이트 이야기가 오고갔고, 그들이 도입하는 무기의 가격은 비슷한 시기 다른 나라의 동일 무기 구입 가격보다 언제나 비쌌다. 하지만 지난 수십여 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군의 무기 도입 사업 비리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없었다. 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무기도입 사업은 언제나 왕실이 개입했고, 전제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히 왕실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이러한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은 재무부를 통해 집행되는 정식 예산이 아니라 석유 판매 대금으로 조성되는 특별 회계 예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회계 감사가 없어 얼마나 많은 돈이 어디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석유 판매대금을 이용한 정부 회계 외 거래는 일명 ‘야마마 사업(Al-Yamama Project)'라 불리는데, 이 야마마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챙긴 인물이 있었다. 20년 넘게 주미대사를 지내며 ’아랍의 키신저‘라 불렸던 반다르 빈 술탄(Bandar bin Sultan) 왕자였다. 반다르 왕자는 1985년 당시 영국 최대의 무기업체인 BAE와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로서는 최신형이었던 토네이도(Tornado) 전투기 72대와 호크(Hawk) 훈련기 30대 등 항공기 100여 대 등을 무려 43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구매하는 사업이었다. 반다르 왕자는 이 사업을 중개해주는 대가로 BAE로부터 천문학적인 리베이트를 받았다. BAE는 3개월에 한 번씩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 명의로 된 2개의 계좌에 3,000만 파운드를 송금했고, 이러한 분할 송금은 약 10여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BAE가 반다르 왕자에게 지급한 리베이트는 약 1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1조 7,000억 원 규모였다. 리베이트가 송금된 계좌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 명의였지만 반다르 왕자는 이 계좌를 개인 개좌로 이용했고, 리베이트로 받은 돈 일부로 에어버스 A340 전용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었다.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 : Serious Fraud Office)이 관련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2004년부터 조사에 착수한 것이었다. 중대비리조사청은 약 2년여 간의 조사에서 BAE와 반다르 왕자 사이의 검은 거래에 대한 증거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반다르 왕자와 사우디 왕실의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를 뒤지기 시작했다. 영국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비리를 캐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즉각 영국정부에 항의하면서 “수사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현재 협상 중인 유로파이터 전투기 구매 협상을 취소하고 프랑스 전투기를 구매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결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2006년 12월 법무장관을 불러 수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고, 수사팀은 해체됐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중단시킨 정부의 결정에 격분한 검사와 수사관들이 그동안 수집했던 자료들을 런던의 한 식당 앞 쓰레기통에 던져 놓고 이 사실을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지에 제보한 것이었다. 이 자료들은 문서 32,000페이지, 녹음테이프 81개 등 방대한 양이었다. BAE와 반다르 왕자의 지저분한 거래는 대서특필되었고, 사우디 왕실은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 찍혀 전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왕실의 명예가 실추됐다”면서 가디언지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들을 내놓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디언지 뿐만 아니라 BBC 방송까지 반다르 왕자의 비리를 다룬 특집 보도를 연달아 터트리면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야당인 보수당은 외압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2008년 4월 영국 고등법원은 “중대비리조사청이 유럽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BAE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를 중단한 것은 불법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든 사법권 행사를 방해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익이냐 정의냐 문제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이 법정공방은 당시 진행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이 법정 공방 덕분에 B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극도로 몸을 사렸고, 이 때문에 사우디 공군은 창설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제값주고’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한 유로파이터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약 1억 달러였다. 사우디 공군은 도입계약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번 거래에서 단 한 푼의 뇌물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물론 해당 거래는 깨끗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기종을 구매했던 다른 나라보다 더 싸게 구입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우디 왕실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도입에서 생긴 ‘손실’을 다른 곳에서 챙길 수 있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72대를 구매한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을 또 시작한 것이었다. 이 전투기 도입 사업이 앞서 언급했던 300억 달러 규모의 F-15SA 도입 사업이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은 F-15 계열 193대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72대, 토네이도 ADV 24대 등 3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려 84대나 되는 F-15SA를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이 72대의 최신형 전투기를 구매한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아 구매선을 바꿔 정상 가격의 2배 이상의 돈을 주고 전투기를 구매한다는 것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는 격’이다. 소신과 패기로 뭉쳤던 영국 중대비리조사청 검사들이 정치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초대형 방산비리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것처럼 미국에도 이번 사우디의 ‘이상한 무기 거래’를 파헤칠 검사들이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하디·후티·알카에다… 예멘 ‘삼각 내전’ 조짐

    하디·후티·알카에다… 예멘 ‘삼각 내전’ 조짐

    수도 사나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500여명의 사상자를 낳은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예멘이 삼각 내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아파 후티 반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친미 수니파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지지하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 간 갈등이 1990년대 남북 내전을 재연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중동부 일부 지역을 장악한 제3세력인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설상가상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 시아파 사원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예멘의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종파 간 유혈 충돌의 위협이 더해진 상황이다. CNN은 무함마드 알바샤 미국 주재 예멘 대사관 대변인의 “예멘 전쟁의 북소리가 명확하고 크게 들린다”는 논평을 인용해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옛 남예멘의 수도인 아덴에 머물고 있는 하디 대통령은 이날 방송연설에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며 후티와 알카에다를 싸잡아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하디 대통령이 “후티가 유엔이 중재하는 국제 협상에 복귀한 뒤 수도 사나와 북부 지역에서 퇴각해야 한다”며 최후통첩했다고 보도했다. 남부 분리주의 민병대인 민중저항위원회(RPC)를 기반으로 한 그는 지난달 유엔이 중재한 정파 간 협상이 결렬된 직후 사나를 빠져나와 임시 수도로 선언한 아덴에 머물고 있다. 남부에선 이미 거리마다 옛 남예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반면 집권세력인 후티 ‘혁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디 대통령을 시아파 사원을 공격한 테러 세력의 배후로 지목했다. 위원회는 “하디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세력과 전쟁을 벌이겠다”며 “예멘의 아들들이 테러 세력과 맞설 수 있도록 단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후티는 하디 대통령 집권 시절 AQAP가 같은 수니파 정권에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뒷거래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란계 시아파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중남부 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놓고 AQAP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AQAP는 하디 정권에 적대적이지 않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하디 정권이 표면적으로 AQAP와 각을 세우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예멘에 남은 마지막 특수부대 병력 100명을 철수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예멘 남부 알후타를 AQAP가 점령하자 인근 알아나드 공군기지에 있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지난 20일 이곳을 떠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예멘의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유엔 대변인실은 후티가 지지자들에게 전쟁을 종용하는 성명을 발표한 직후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불황·혼란에 민주주의 흔들… 근본주의 무슬림 세력 늘어”

    “불황·혼란에 민주주의 흔들… 근본주의 무슬림 세력 늘어”

    18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바르도박물관 총격 테러로 최소 23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겨우 ‘아랍의 봄’이 결실을 맺은 곳에서 발생한, 10여년래 최악의 테러”라고 전했다. 튀니지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아랍의 봄’ 진원지다. 2010년 민중봉기로 23년간 장기 집권한 독재자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를 퇴진시켰다. 튀니지의 국화를 따 ‘재스민 혁명’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후 재스민 혁명은 이집트, 예멘, 알제리, 시리아, 바레인, 요르단,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 주변 아랍국으로 빠르게 번져 나가면서 ‘아랍의 봄’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혁명보다 더 어려운 게 혁명 이후다. 시리아에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퇴진 운동으로 촉발된 내전이 이어지고 있고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한 이집트는 다시 군사정권으로 회귀했다. 리비아, 예멘 등에서도 민병대 간 충돌로 정국이 혼란 상태다. 3년간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튀니지 정도만 지난해 민주헌법 채택과 총선, 대선 과정을 잇달아 치러내면서 그나마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 성공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혼란과 경제적 곤궁 때문에 근본주의의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WP는 “예전 튀니지라 하면 그림 같은 지중해 해변에서 육감적인 비키니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세속화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혼란을 겪으면서 근본주의 세력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독재정권 아래 억눌려 있던 근본주의 무슬림들이 이제는 모스크에서 당당하게 과격한 주장들을 내놓을 자유를 누리게 됐다는 것이다. FT는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가 2012년 세속주의 정치인 2명을 살해하는 등 튀니지 국내에서 지하디스트들과의 분쟁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난 튀니지인들은 3000여명에 이르고 IS에서 활동하다 죽은 이들도 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튀니지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튀니지에 IS 거점을 만들기 위해 리비아에서 건너온 아흐메드 알루이시(48)가 죽은 데 따른 보복 공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공격 배후를 자임하는 단체는 없으나 IS 관련 트위터들은 이번 사태를 칭송하는 글들로 넘쳐난다. FT는 “튀니지의 유일무이한 수입원인 관광산업에 대한 타격을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18일 정오쯤 칼라시니코프소총과 사제폭탄으로 무장한 괴한 2명이 의회 건물 부근에 총격을 가하다 바르도박물관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외국인 관광객 20명 등 최소 23명이 숨지고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국적의 관광객들이다. 바르도박물관은 튀니지 관광의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로 이날 사건 당시에도 100여명의 관광객이 있었다. 하비브 에시드 튀니지 총리는 사살된 두 명의 범인이 ‘야신 라비디’와 ‘하템 카츠나위’라고 공개하면서 “정보당국이 요주의 인물로 봤던 이들이며 이들과 공모한 일당을 추적 중”이라 밝혔다.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튀니지 당국은 곧 이번 사건에 연루된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다음주 정상 운영에 들어간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화학무기까지… IS, 끝없는 전쟁 범죄

    민간인 인간 방패, 무차별 화학전, 고대 유물을 훼손하는 반달리즘….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등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거점을 맹공격 중인 가운데 IS가 점점 더 극단적인 저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 코바니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IS와 전면전을 하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IS가 화학무기인 염소 가스를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고 AP가 14일 보도했다. YPG 측은 “IS가 뿌린 가스통에서 뿜어져 나온 흰색 연기는 분명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사용 금지된 염소 가스였다”면서 “구멍이 뚫린 가스통 20여개를 증거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북부 IS 근거지인 모술에서는 민간인이 IS의 ‘총알받이’로 전락했다. 이라크 정부군 등이 모술로 향하는 관문인 티크리트 탈환에 자신감을 보이자 IS가 다음 타격 대상인 모술을 방어하기 위해 민간인 이주를 통제하고 있다.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는 “IS가 여행사를 폐쇄해 모술 주민들은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없고, 의사가 의약품 구입 여행을 떠날 때도 가족을 볼모로 잡힌 뒤 2주 안에 복귀한다는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타전했다. 이에 더해 AP는 주민의 말을 인용해 “2주 동안 모술을 떠나려면 집 문서나 2만 달러 이상 값어치가 있는 차의 소유증서를 IS에 담보로 맡겨야 한다”고 전했다.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 중 보호받아야 할 민간인을 모술에 머물게 해 공습, 교전의 전면에 세워 ‘인간 방패’로 쓰려는 IS의 악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하반기 모술을 장악했을 때 IS는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을 대원들에게 성노예로 팔기도 했다. 포로 참수, 화형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유포하고 고대 유적지를 잇따라 파괴하는 등 IS의 반인륜적 범죄는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역으로 일부 이라크군이 IS 대원들을 건물에서 떨어뜨리거나 참수시키는 사진과 영상이 유포되는 등 교전 지역에서 ‘반인륜 범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ABC뉴스는 보도했다. 교전이 반복될수록, 수세에 몰릴수록 IS는 더욱 잔인한 전쟁 범죄에 가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퇴 지역마다 IS가 반대편 주민 학살이나 지뢰 대량 매설에 가담하는 점은 전쟁 후유증 양산 우려를 부추겼다. 티크리트 교전을 전후해 IS가 병력을 집중 배치했던 티그리스강 서쪽에 매설된 지뢰는 18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친일파를 ‘이달의 스승’으로 뽑은 정신 나간 교육부

    교육부가 일제강점기에 친일 행적을 한 인물을 ‘이달의 스승’이라고 선정하는 정신 나간 짓을 했다. 역사정의실천연대에 따르면 교육부가 ‘이달(3월)의 스승’으로 뽑은 최규동(1882~1950)씨는 경성중동학교 교장이던 1942년 6월 일제 관변지인 ‘문교의 조선’에 ‘죽음으로써 군은(君恩·임금의 은혜)에 보답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최씨는 “반도 2400만 민중도 마침내 병역에 복무하는 영예를 짊어지게 되었다. 이 광영에 감읍하여 한 번 죽음으로써 임금의 은혜에 보답해 드리는 결의를 새로이 해야 한다”면서 “군무에 복무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황국신민 교육의 최후의 마무리로 완성된다”고 썼다. 일왕의 은혜를 갚기 위해 죽음으로 보답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표적인 친일 행각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최씨를 ‘민족의 사표, 조선의 페스탈로치’라고 선전했다. 전국 초·중·고교 1만 2000여곳에 최씨에 대한 교육 자료와 포스터를 나눠 주는 한심한 작태를 벌였다. 정부세종청사에도 최씨의 홍보 입간판을 내걸었다. 매일신보에 따르면 최씨는 조선신궁(신사)의 중일전쟁 기원제 발기인, 임전보국단 평의원, 징병제 실시 축하연에도 참가한 것으로 나와 있다. 교육부는 검증을 했지만 최씨의 친일행적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증을 처음부터 엉터리로 했거나 아니면 교육부가 무능하다는 얘기 말고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이달의 스승’ 사업은 지난해 8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한다며 귀감이 될 만한 교육계 인사를 매달 1명씩 선정하기로 한 것이다. 최규동씨는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첫 번째 인물이다. 교육부는 그를 민족운동가로 소개하면서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자제를 교육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우리말 수업을 고수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으니 제 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친일 행각이 드러나자 교육부는 뒤늦게 이달부터 초·중·고교에서 시작한 최씨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중단하고, ‘이달의 스승’ 12명을 전부 재검증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후약방문 격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역사를 오독하게 한 교육부의 잘못이 크다. 사달이 일어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드러난 사람들은 추천위원회에서 영구 제명하는 등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 [단독] 친일작가 가옥에 밀려 미래유산 안 된 반민특위 터

    [단독] 친일작가 가옥에 밀려 미래유산 안 된 반민특위 터

    친일 논란 인물의 가옥이 ‘서울 미래유산’에 포함되는가 하면, 참스승상을 정립하겠다며 시작한 ‘이달의 스승’ 첫 대상자로 친일 인사가 뽑혀 논란이 예상된다.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에서는 “서울시와 교육부의 몰역사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 공개된 서울시미래유산 홈페이지에는 198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의 발원지인 대학로 학림다방과 엘리트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 대오서점 등과 함께 친일 논란이 제기된 시인 노천명·서정주, 교육자 겸 정치인 김성수의 가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구 필운대로의 노천명 가옥은 그가 1949~1957년 거주했던 곳으로 “현재 서촌에 몇개 남지 않은 한옥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뽑혔다. 1969년 지어진 관악구 남부순환로의 서정주 가옥은 현재 ‘서정주 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다. 두 시인은 태평양전쟁과 강제 징병 찬양시를 써,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 포함됐다. 종로구 계동길의 김성수 가옥은 1918~1955년 김성수가 거주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배후지원 및 민족교육, 민족문화의 보급을 위해 노력했던 장소로 보존가치가 있다”는 명목으로 뽑혔다. 하지만 김성수는 조선총독부의 태평양전쟁 동원을 위한 징병 및 학병 지원을 찬양·독려한 점 등이 인정돼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됐다.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1942~1944년 김성수가 전국 일간지에 태평양전쟁 동원을 위한 징병 및 학병을 찬양하며 선전·선동을 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기고한 점 등이 인정된다”며 친일진상규명위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2년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근·현대 유산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 ‘서울미래유산 보존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293건에 이어 지난해 55건 등 모두 350여건의 미래유산을 선정했다. 하지만 친일 논란을 빚은 인물들의 유산은 뽑힌 반면,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유산들은 예비후보에 포함됐다가 최종 선정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기념비, 기념관과 1991년 시위도중 백골단에 맞아 강경대 열사가 숨진 명지대 정문 담장 등이 대표적이다. 1948년 친일파 청산을 위해 제헌국회에서 설치했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본부 표석은 시민단체 추천에도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다. 미래유산 선정에 참여한 서울연구원 민현석 박사는 “친일 행적에 대해 고민하다가 (친일 유산을 빼버리면) 남길 게 없더라”면서 “친일을 했다고 해도 그들의 문학사·정치사적 의미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이달의 스승’은 첫 선정자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부는 지난달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매일 아침 학생들에게 우리말로 훈화한 청렴한 교육자”라며 서울대 총장을 지낸 최규동 조선교육연합회(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전신) 초대 회장을 선정했다. 하지만 역사정의실천연대는 일제시대 관변잡지 ‘문교의 조선’ 1942년 6월호에 드러난 그의 친일 행적을 공개했다. 당시 중동학교 교장이자 수학교사였던 최규동은 ‘죽음으로써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기다리고 바라던 조선동포에 대한 병역법 시행이 확정돼 반도 2400만 민중도 마침내 병역에 복무하는 영예를 짊어지게 되었다”며 “조선동포가 내선일체의 이념에 눈을 뜨고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정성을 피력해 온 결과이자, 폐하(천황)의 중요한 신하라는 자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가 친일 인명사전에도 나오지 않았고, 논설이 일본어로 돼 찾기가 어려웠다”며 “역사 전문기관 등에 재검토를 요청하고 계기 수업 등은 중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은희 역사정의실천연대 사무국장은 “친일 인명사전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친일 행적이 없다고 덮어버린 것은 역사인식이 그만큼 무개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석유 부국의 원전과 창조경제/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이 스마트 원전 수주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 기술로 중소형 원자로 2기를 열사의 땅에 짓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기 불황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가 2조 2000억원 규모의 원전을 수출한다니 ‘제2의 중동붐’을 점화시켰다는 차원에서의 의미도 작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석유 부국 사우디의 행보다. 축적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역발상의 자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우디가 당장 뭐가 아쉬워 원전을 세우려 했겠는가. 어디든 시추공만 뚫으면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마당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원전 건설에 팔을 걷어붙인 데는 더는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절실함이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사우디 정부의 이런 위기 의식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지낸 자키 야마니 전 석유장관은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라며 탈석유시대에 대한 대비를 입에 달고 다녔지 않는가. 물론 우리는 이번에 ‘원전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긴 했다. 지난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 이어 현 정부가 전력 생산과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원전으로 사우디 정부의 조달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모처럼 ‘세일즈 외교’에 개가를 올렸다고 우쭐하고만 있을 때도 아니다. 엊그제 북한이 섬뜩한 대남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남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전쟁이 나면 3일 만에 속전속결할 것이고 원전이 많은 남한은 폐허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다만 이는 짐짓 불안감을 조성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심리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긴 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차치하고 여하한 상황에서라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천재지변이 도화선이었지만, 기술적 허점이 화를 키웠지 않는가. 더 나아가 지금이야말로 언젠가는 올지도 모를 ‘탈원전시대’에도 미리 대비할 때인 듯싶다. 적어도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정부라면 말이다. 물론 현재로선 원전보다 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은 한 번 만들면 30∼60년밖에 쓸 수 없기에 폐로 문제는 이미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의 경우 월성 1호기는 한 차례 수명 연장이 결정됐지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풍랑이 잔잔할 때는 돛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발족 등을 서둘러 원전 해체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그야말로 창조적 발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北 미사일기지 발사체 움직임 포착

    북한이 한·미 연합 ‘키 리졸브’ 군사연습에 반발해 2일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4일에는 “사소한 도발에도 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거듭 위협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단계적으로 추가 도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주일미군기지도 겨냥한 노동·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남조선 괴뢰들이 합동군사연습에 가담한 것은 침략자들과 파멸의 구렁텅이를 파는 미련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군은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에 맞서 서해 해안포 진지의 병력 움직임을 늘리고 내륙 미사일 기지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전개시키는 정황을 포착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 B·C가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면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은 유사시 미국의 한반도 병력 증원에 있어 핵심인 일본 주둔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사거리 3000㎞ 이상으로 괌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으나 아직 이를 시험 발사한 적이 없어 이번에 발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름이 1m가 넘는 노동미사일은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탄두 위협을 과시할 수 있는 1순위 미사일”이라면서 “북한은 미국이 중동에서 ‘이슬람 국가’(IS)를 상대하느라 군사 역량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판단해 노동에 이어 무수단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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