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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서 가장 여행하기 위험한 나라는?…2017년판 세계지도

    세계서 가장 여행하기 위험한 나라는?…2017년판 세계지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사람이나 비즈니스맨들이 꼭 유념해야 할 여행위험지도가 공개됐다. 최근 세계 160여개 국가에 서비스망을 갖춘 안전지원 전문기업인 인터내셔널 SOS와 세계적인 경영위험관리 컨설팅 업체인 콘트롤 리스크가 2017년판 여행위험지도(The Travel Risk Map)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 지도는 여행 혹은 사업 목적지의 위험도를 알려주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전쟁, 테러, 의료 등 안전과 관련된 모든 것이 종합돼 평가된다. 이 지도에서 우리나라는 안전한 등급(low)으로 평가받았다. 이 등급은 범죄율이 매우 낮고 인종차별이나 민간 소요사태 등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만약 테러가 일어나더라도 이를 억제할 능력을 갖춘 국가다. 우리와 같은 등급을 가진 나라로는 일본과 중국, 서유럽국가, 미국과 캐나다 등이다. 우리나라보다 더한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국가로는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이 꼽혔다. 이 지도에서 눈여겨 볼 나라는 여행객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극도의 여행 위험 국가다. 정부 통제와 법과 원칙이 전역에 미치지 않고 항시 무장단체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나라로는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리비야, 소말리아 등등이 해당됐다. 이밖에 북한은 러시아 등 동유럽국가, 아프리카 일부, 브라질 등과 함께 중간단계 위험국으로 평가받았다.   인터내셔널 SOS 측은 "올해는 테러 뿐 아니라 지카 바이러스 등으로 여행객의 72%가 지난해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평가했다"면서 "중동 난민이 대량 유입된 유럽 역시 과거보다 위험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동맹보다 실익 챙기는 트럼프… ‘마초 4강’에 둘러싸인 대한민국

    中 견제 위해 러와 손잡을 수도 동북아 충돌 개입 여부 변수로 국방력·무역 놓고 중국과 갈등 ‘고립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동북아의 역학 관계는 재조정에 들어가는 등 불안정성이 커지게 됐다. 강한 미국을 주창한 트럼프,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를 강화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정을 안정시키며 국회에서 개헌선까지 확보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성기 러시아 제국주의 향수를 자극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모두 경제와 군사를 바탕으로 한 첫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들이 강하게 부딪힐수록 한국 외교는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의 주장을 볼 때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도 재조정을 거치며 요동칠 전망이다. 그의 주장인 ‘트럼프주의’는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 보호무역, 반세계화, 국제적 개입 축소 등을 골자로 한다. 그의 대외 정책의 출발점은 힘에 기반한 현실주의다. 그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한 미국 건설”을 외쳐 왔다. 가치, 규범, 제도, 심지어 동맹까지도 언제든지 휴지통으로 집어던질 기세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란 가치에 기반한 동맹은 위기에 처했다. 그의 두 번째 입장은 “‘세계 경찰 역할’을 이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국제 평화란 명분을 위해 미국이 예산을 쓰며 국력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는 아시아인이 지키라”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독트린과 일부 맥을 같이한다. 이는 미국이 세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기본 축이 됐던 동맹 관계를 평가절하하면서 일방주의로 가겠다는 것으로 동맹 관계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업가답게 이해타산을 우선시하며 모든 것은 흥정과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그의 태도는 동북아 동맹 관계를 흔들고 불안정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과 동북아 군비경쟁을 재촉할 가능성도 높다. 동맹을 축으로 했던 ‘미국에 의한 국제 평화’인 ‘팍스아메리카’의 종말도 예상된다. 아·태 및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는 그동안 안정의 핵심 수단이던 미·일 및 한·미 동맹이 어떤 형태로 재조정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역 안정과 중국 견제와 관련, 일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 센카쿠열도 등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일본에 대해 미국이 중·일 충돌 상황에서 어디까지 개입하고 힘이 돼 줄 것인지 등도 변수다. 동북아에서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처이며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설정이지만 트럼프는 힘에 기반한 양자 협상에 치우쳐 있다. 한편 그는 중국을 ‘일자리 도둑’, ‘환율 조작국’이라면서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강도 높은 무역전쟁이 예상되는 점이다. 또 그는 병력 증강 등 국방력 강화와 남중국해 해역의 미군 주둔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중국해 패권 장악을 핵심 국가이익으로 보는 중국과의 갈등 격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에 유화정책을 취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동맹의 신뢰 상실 및 갈등 확대로 인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내적 붕괴 과정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영역과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크다. 경제적·전략적으로 대중 견제 약화 등의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크림반도 합병부터 시리아·중동 문제까지 미국과 각을 세워 온 온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호의적으로 대해 왔다. 대러시아 관계 회복의 기대가 높은 상태로 러시아 중시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누가 이기든… 美정치 ‘추악한 민낯’에 만신창이”

    동맹에 대한 수호의지 의심받고 평화적 정권교체 우려까지 제기 오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69)이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 중 누가 승리하든 간에 미국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대선과정에서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과 함께 클린턴 재단의 부패 의혹 등이 불거졌다. 트럼프는 선거조작과 성희롱, 대선불복 등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과연 대선 후보로 적합하느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서의 미국의 이미지는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신문은 이런 이유로 8년 전 흑인인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인종차별의 역사와 상처를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던 미국이 이번에는 추악한 정치의 이면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전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을 놓고 국제사회의 비판과 공격을 받은 적은 많다. 이라크 전쟁 이후 이런 양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미국 정치 시스템 자체가 비웃음과 조롱거리가 된 경우는 드물다. 신문은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나 해외직접투자 순위 상위권에서 미국이 밀려났지만 여전히 오바마 행정부 이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국가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대선으로 ‘미국’이라는 브랜드가 입은 타격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조차 어렵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다른 나라의 논쟁을 중재하는 데 익숙했던 미국 외교관조차 선거조작설이 사실인지를 묻는 다른 나라 외교관의 질문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 차관을 역임했던 니컬러스 번스는 “다른 나라 선거에 미국이 감시단을 보내 모니터를 하던 그런 역할을 더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즉 미국은 다르다는 인식을 더는 하지 않는 현상이 만연한다는 것이다. 레바논 일간지 안나하르의 워싱턴 주재 특파원인 히삼 멜헴은 “중동에서 반미정서가 가장 고조됐을때도 미국을 높게 보고 미국에 유학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상당수가 미국을 발전과 계몽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유럽이사회 대외관계부문 책임자인 제러미 샤피로는 “EU는 자신들이 극우세력 때문에 시달리지만 미국이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안정된 기반이 되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의 이미지가 추락하게 된 근본 원인은 내부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신문은 한때 확고부동한 사실로 여겨졌던 ‘미국의 위대함’이 지금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데다 동맹에 대한 수호 의지가 의심받고 최초로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질지 우려가 나오는 것들이 이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패션 홍보사를 운영하는 루스 번스타인은 “미국이라는 브랜드는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고 이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선거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예멘 공습·경제개혁 지휘 ‘넘버2’… 사우디 왕좌 직행 호시탐탐

    [글로벌 인사이트] 예멘 공습·경제개혁 지휘 ‘넘버2’… 사우디 왕좌 직행 호시탐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이자 현 국왕의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이프(57) 왕세자가 올해 초 알제리로 휴가를 떠난 뒤 연락이 끊어지는 소동이 발생했다. 빈 나이프 왕세자는 매년 이곳으로 사냥 휴가를 떠났지만 올해는 양상이 달랐다는 것이 사우디 왕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내무장관으로 대테러리즘 정책을 총괄하는 빈 나이프 왕세자는 본국의 정부 관리는 물론이고 그동안 친분을 쌓았던 미국의 안보 관계자들과도 연락을 피했다. 반면 빈 나이프 왕세자의 사촌동생이자 현 국왕의 일곱째 아들로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31) 부왕세자는 최근 예멘 공습을 주도하고 경제 개혁을 총괄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빈 나이프 왕세자가 휴가를 떠날 시점에 빈 살만 부왕세자는 빈 나이프 왕세자와 상의 없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이슬람 국가들 간의 동맹을 주도하면서 빈 나이프 왕세자의 고유 권한을 침범하기까지 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각종 경제 및 사회 개혁을 추진하면서 변화를 바라는 젊은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 이에 빈 살만 부왕세자가 권력 분점과 형제 상속이라는 사우디 왕실의 전통을 깨고 빈 나이프 왕세자를 추월해 왕위로 직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80) 사우디 국왕은 지난해 4월 즉위한 지 3개월 만에 이복동생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를 왕세자위에서 물러나게 하고 조카 무함마드 빈 나이프를 그 자리에 앉혔다.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 이후 살만을 포함한 6명의 국왕이 모두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살만 국왕의 왕세자 교체는 형제 상속의 전통을 깬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당시 조야는 초대 국왕의 손자 세대에서 처음 왕세자가 된 빈 나이프가 사우디 왕실과 정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그의 왕세자 즉위를 환영했다. 아울러 빈 나이프 왕세자가 사우디 내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 그의 슬하에는 딸 1명만 있어 그가 후계자를 선정할 때 부정(父情)보다는 능력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점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들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살만 국왕의 부정은 생각하지 못했다. 살만 국왕은 빈 나이프를 왕세자로 세우면서 동시에 그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을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부왕세자로 삼았다. 살만 국왕은 이후 왕세자의 조정을 국왕의 조정과 합쳐 빈 나이프 왕세자의 발을 묶은 뒤, 빈 살만 부왕세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빈 살만 왕위 계승 땐 중동 패권 추구” 빈 살만 부왕세자가 아버지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력하게 추진한 정책 중 하나는 예멘 공습이다. 예멘의 시아파 후티족 반군이 지난해 9월 수도 사나에 진입하고 지난 1월 대통령궁을 장악해 수니파 정부를 무너트리자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지난해 3월 예멘에 공습을 시작했다. 문제는 국방장관을 겸임하는 빈 살만이 주요 외교 안보 기관을 맡고 있는 왕자들과 상의 없이 공습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인 무타입 빈 압둘아지즈 국가방위군 장관은 국가방위군이 예멘에 첫 공습을 단행할 때까지 공습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통보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외국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부왕세자의 예멘 공습은 민족주의를 앞세우는 그의 강경한 대외 노선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가 중동 지역의 현안을 결정하고 이 지역에서 라이벌인 이란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아울러 사우디의 오랜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 시리아 내전에서 실패했으며 이란과 관계 개선을 이룬 것은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독자적인 목소리도 냈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의 앤드루 보웬 연구원은 “예멘 공습 이후 사우디가 독립적이고 집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사우디 내에서 민족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면서 “빈 살만 부왕세자가 그동안 부각되지 않은 사우디의 민족적 정체성을 강화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빈 살만 부왕세자가 훗날 외교 안보 정책을 전담하거나 왕위를 계승할 경우 사우디가 중동에서 패권을 추구하며 서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예멘 내전이 장기화되고 사우디의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 피해자가 속출하자 공습을 주도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습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예멘에서는 1만명이 목숨을 잃고 300만명이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아울러 예멘 국경에서 반군과 맞서고 있는 사우디군의 전사자도 500명에 이르며, 비공식적으로는 3000명에 달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지난 8일 사우디 주도의 동맹군은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반군 인사의 부친상 장례식장을 오인 폭격해 단일 공습으로는 최대 규모의 피해인 140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국제인도법 위반”이라며 한목소리로 비난했으며, 일부 인권단체와 미국 의원들은 미국이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웬 연구원은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이 길어져 사우디군의 피해가 급증할 경우 빈 살만 부왕세자의 대중적 지지는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빈 살만, 국영 석유기업 지분 매각 추진 빈 살만 부왕세자가 예멘 공습과 더불어 전면에 나서서 주도하고 있는 정책은 경제 개혁이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지난 4월 저유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탈(脫)석유와 민영화를 골자로 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정부 재정수입의 7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2014년에 비해 반 토막 난 유가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하는 1000억 달러(약 113조원)의 재정적자를 지고 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우리는 석유에 중독돼 있어 위험하다”며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의 민간부문 기여도를 현행 40%에서 2030년까지 6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비롯해 의료, 교육 부문을 민영화함으로써 정부 수입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올해와 내년 중에 아람코의 지분 5%를 매각하는 기업공개를 단행해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대금 2조~2조 5000억 달러(약 2278조~2838조원)로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빈 살만 부왕세자가 평소 신자유주의 개혁의 기수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존경한다고 밝힌 점을 고려했을 때 그의 친(親)시장정책과 민영화 개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실 소유 언론들, 연일 빈 살만 띄우기 사우디 왕실 사람들은 빈 살만 부왕세자의 부상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일부는 부왕세자가 추상적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 정책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비전의 왕자’라고 조소한다. 하지만 빈 살만 부왕세자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왕실 내부에서만 조용히 떠돌 뿐 왕실 담장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 왕실 소유의 신문들은 연일 빈 살만 부왕세자의 긍정적인 모습을 헤드라인으로 다루고 있으며, 사우디 정부는 언론인들을 매수하거나 협박해 빈 살만 부왕세자에 대해 침묵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빈 살만 부왕세자가 현재의 강력한 권력을 유지하며 궁극적으로 사촌형을 제치고 왕위를 계승할지는 부왕의 재위 기간에 달렸다고 NYT는 지적했다. 올해 80세인 살만 국왕이 일찍 서거할 경우 빈 나이프 왕세자가 왕위에 올라 자신의 삼촌이 그랬던 것처럼 빈 살만을 왕세자위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살만 국왕이 오래 재위할수록 빈 살만 부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어 빈 나이프가 왕이 되더라도 빈 살만을 내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빈 나이프 왕세자가 무기력하게 자신의 사촌동생에게 왕위를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빈 나이프 왕세자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과 함께 알카에다 격퇴를 주도하면서 미국 정·관계와 사우디 국민으로부터 명망을 쌓았다. 미국 외교 안보 정책결정자들은 중동의 대테러 정책과 관련해 항상 빈 나이프 왕세자에게 의지했으며, 사우디 국민들은 아직까지 빈 나이프 왕세자를 ‘왕국의 수호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빈 살만 부왕세자의 탈석유 경제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낼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차기 국왕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헝거게임’ 된 모술 탈환전…승리자는 페북?

    ‘헝거게임’ 된 모술 탈환전…승리자는 페북?

    페북 라이브로 나흘간 50만 시청 일각 “전쟁을 게임화하나” 비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의 분수령이 될 이라크 모술 탈환 작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이번 성과를 최대한 유리하게 포장하려는 연합군의 ‘미디어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번 전투 최고의 승자는 페이스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이번 모술 탈환전을 ‘페이스북 라이브’ 등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면서 “미국 주도 연합군이 군사적 의미뿐 아니라 서사적·정치적 의미의 전쟁을 함께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국영 방송 ‘알이라키야’의 취재진을 앞세워 정부군의 활약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2년 전 모술에서 대패했던 기억을 지우고 이라크 정부군이 이번 작전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쿠르드자치정부 민병대는 이라크 국기 대신 자치정부 깃발을 달고 자신들이 보유한 방송사를 통해 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 전공을 인정받아 이라크 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자치권을 얻어내거나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다. 연합군의 일원인 시아파 민병대도 홍보 조직을 따로 두고 트위터와 유튜브,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특히 모술을 탈출한 민간인을 보살피는 장면을 강조해 과거 자신들이 IS와 전투를 벌이면서 수니파 민간인을 죽이거나 학대했던 부정적 이미지를 씻으려 애쓰고 있다. 전황을 생중계하면 적에게 아군의 동태를 모두 보여주게 돼 전쟁 부담이 커진다. 그럼에도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현장을 보여주는 건 ‘IS와의 여론전에서 이겨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라크 주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이라크 정부가 주축이 된 연합군을 지지하지 않는다. IS가 적은 병력으로도 이라크 내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잡고 있다. 연합군이 내보내는 동영상 대부분에 영어 자막이 없는 것도 시청 대상을 중동 지역 주민에 두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고 CNN은 분석했다. 연합군의 영상을 제공받아 전 세계 주요 방송사들도 모술 탈환전을 생중계하고 있다. 영국 지상파 방송 ‘채널4’의 경우 지난 17일 작전 개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50만명 이상이 생중계를 지켜봤다. 일각에서는 살육전을 TV로 생중계하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며 전쟁을 게임화하는 현실을 비난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북한 최대의 국경일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던 지난 10일, 북한 전역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각 지역 당 조직 별로 별도의 경축 행사를 가졌지만, 평양은 문자 그대로 침묵을 유지했다. 예년 같았으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이 당과 군, 내각의 주요 인사들을 대동하고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거나 불과 이틀 전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것처럼 장거리 미사일을 ‘당 창건 기념일의 축포’로 발사했겠지만 당 창건 기념일 당일은 물론 닷새가 넘게 지난 오늘까지도 북한은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다. 지난 달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의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협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갑자기 침묵한 배경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난 일주일 간 북한의 거친 입을 침묵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었다. 평양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 10월 1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우리 해군과 함께 한반도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은 동북아시아를 관할 구역으로 하는 제7함대 소속이다. 이 함대에는 11만톤에 육박하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호를 중심으로 2척의 타이콘데로가급(Ticonderoga class) 이지스 순양함과 7척의 알레이버크급(Arleigh Burke class) 이지스 구축함, 1척의 지휘함 등 10여 척의 강력한 군함들이 포진해 있다. 핵심 전력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 니미츠급(Nimitz class) 10척 가운데 9번째로 건조되어 지난 2003년에 취역한 신형 항공모함이다. 지난해 조지 워싱턴(USS George Washington)호를 대신해 제7함대에 배치되었으며,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서태평양 전역을 작전 구역으로 삼고 있다. 이 항공모함은 잘 알려진 대로 슈퍼 캐리어(Super Carrier), 즉 초대형 항공모함이다. 길이가 332미터, 폭이 76m를 넘고 만재배수량은 11만 4천톤에 육박하는데, 비행갑판의 면적만 축구장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덩치가 덩치이니만큼 그 수용 능력도 엄청나다. 이 항공모함에는 최대 90대의 각종 항공기는 물론 이 배와 항공기들을 움직이기 위해 최대 6000명에 달하는 승조원들이 탑승하는데, 이들이 수 개월간 바다 위에 떠서 작전하고 생활하기 위한 모든 편의시설과 병원 등 의료시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이 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함재기에서 나온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에는 일본 아츠키 기지에 주둔 중인 제5항공모함비행단이 배속되어 있다. 이 비행단은 80여 대의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E-2C 호크아이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A-18G 전자전 공격기와 MH-60R/S 해상작전헬기 등 100여 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비행단 소속 항공기들이 로널드 레이건호에 탑재되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호와 같은 초대형 항공모함 1척에는 통상 2~3개 비행대대 40~60대 정도의 전투기가 탑재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전투기 전력의 공격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F/A-18E/F 슈퍼 호넷은 최대 8톤 이상의 각종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데, GPS로 유도되는 정밀 유도폭탄은 물론 사거리 370km 이상의 JASSM과 같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B61과 같은 핵폭탄도 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통제기는 반경 560km 내의 모든 북한 항공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이 감시할 수 있고,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강력한 재밍 능력으로 북한의 주요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히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F-15나 F-16과 같은 4세대 전투기를 대상으로 144대 0의 교전비를 가지고 있다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A 랩터(Raptor)를 상대로 전자전을 걸어 무력화시킨 뒤 가상으로 격추시켰던 기록도 가지고 있는 가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의 공격 능력은 전투기가 전부가 아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수중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다량의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7~8척으로 구성되는 이지스함에는 각 함정당 20~30여 발의 토마호크가 탑재되어 있고, 항모 전단 하나에 1~2척이 따라 붙는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12발 정도의 토마호크가 탑재된다. 여기에 인근에 오하이오급(Ohio class) 잠수함을 개조한 순항 미사일 원잠(SSGN)이 1척이라도 있다면 154발의 토마호크가 추가된다. 즉, 항공모함 타격 전단 하나가 완전히 편성되면 이 전단 하나에서 동시에 날릴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400발이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이용해 북한을 공습하고자 결심한다면 가장 먼저 EA-18G 전자전 공격기가 나서 북한의 방공망과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와 통신기기를 먹통으로 만든 뒤 호위전단과 잠수함에서 발사된 400발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동시에 평양 상공을 뒤덮을 것이다. 뒤이어 나타난 40~60대 이상의 슈퍼 호넷 전투기가 김정은의 집무실과 관저, 노동당 청사, 북한군 지휘통신시설에 수백 톤의 정밀유도폭탄을 퍼부으며 평양 중심지를 초토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이처럼 가공할 공격 능력을 갖는 초대형 항공모함을 10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보다 더 성능이 개선된 신형 항공모함 1척을 더 진수시켰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이들 항공모함은 중동이나 지중해에 2~3척이 항상 묶여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2016년 10월 초 현재 한반도 인근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과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USS Dwight D. Eisenhower), 본토에서 수리 공사 중인 시어도어 루즈벨트(USS Theodore Roosevelt)를 제외한 7척이 본토에서 대기 중이며, 이 가운데 니미츠(USS Nimitz)와 존 C. 스테니스(USS John C. Stennis)는 미국 서부 해안에 머물고 있어 10일 내에 한반도 인근에 긴급 전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 이는 북한이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했다면 앞서 소개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과 같은 능력을 갖는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이 추가로 한반도 인근에 출동해 평양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北 미사일 다 막아낼 신의 방패도 함께 출동 이번에 한반도로 출동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 전단이 정말 무서운 것은 고성능 전투기와 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한 가공할 공격 능력과 더불어 북한이 그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막아낼 수 있는 무적에 가까운 방패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함께 제5항공모함 타격전단을 구성하는 수상전투함들은 1척이 순양함이고 6척이 구축함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번에 레이건 항모와 함께 전단을 구성해 들어온 전투함 대부분이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즉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형인 챈슬러스빌함(USS Chancellorsvill)은 지난해 제7함대에 합류한 이지스 순양함으로 미 해군 순양함 가운데 최초로 최신형 전투체계인 이지스 베이스라인 9.0(Aegis Baseline 9.0) 업그레이드를 받은 전투함이다. 이 순양함은 동시에 20여 개의 공중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400km의 사정거리를 갖는 SM-6 함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또한 SM-3 미사일을 이용해 거리 700km, 고도 500km 범위 내에서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과 같은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나머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역시 비슷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한반도를 찾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USS Barry), 커티스윌버(USS Curtis Wilbur), 존 S. 맥케인(USS John S. McCAIN), 스테뎀(USS Stethem), 맥캠벨(USS McCampbell), 피츠제럴드(USS Fitzgerald) 가운데 맥캠벨을 제외한 5척이 이지스 BMD 시스템을 탑재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50km 범위 내의 20여 개 공중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전단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목적으로 서해에 진입하면 북한은 서해 상공이나 자국 영공에 그 어떤 항공기나 미사일도 띄울 수 없다. 북한 공군기는 기지에서 이륙하는 족족 100km 이상 먼 거리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격추될 것이며,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이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북한 영공에서 파괴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연합훈련에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항공모함과 무적에 가까운 방어력을 자랑하는 호위전단이 동원되었음은 물론 이와 더불어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 네이비 씰(Navy SEAL)도 투입됐다. 이번 훈련 기간 중 네이비 씰은 우리 해군특수전전단(UDT/SEAL)과 함께 모종의 훈련을 함께 실시했는데, 일각에서는 최근 한미 양국 정부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참수작전과 관련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실전이 아닌 상황에서 6~7척의 구축함을 하나의 항공모함 전단에 편성하고 여기에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특정 국가에 파견하는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또한 하나의 전단에 소속된 대부분의 전투함이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 역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미국이 5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강력한 군사적 카드를 꺼내들었고 기세등등하던 북한은 미국의 무력시위가 시작되자 급속도로 움츠러들었다. 이처럼 이번 사례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있어 강력한 군사력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의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 했다.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적이 나를 도발할 경우 언제든지 전쟁을 불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만 군사적 도발이라는 적의 정치적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평화는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가져야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이 던져준 그 교훈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곱씹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항구가 쓴 역사’ 근대사의 시작 인천항 월미도

    ‘항구가 쓴 역사’ 근대사의 시작 인천항 월미도

    자월도 여정의 날머리인 인천항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월미도가 지척이고, 맛집들이 몰려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 근대화의 흔적이 오롯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 등도 멀지 않다. 월미도는 1980년대 이후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곳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바다와 접해 있어 추억을 곱씹으려는 ‘옛 청춘’과 ‘현재진행형 청춘’들이 고루 즐겨 찾는다. 2001년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면서 좀더 화려해지고 세련돼졌다. 대관람차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여기저기서 쏘아올린 폭죽은 검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인다. ●인천상륙작전 최초로 전개된 월미도 월미도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최초로 전개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지금의 월미도(그린비치)와 북성동(레드비치), 용현동(블루비치) 등 3개 지점을 중심으로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데, 이 가운데 ‘그린비치’가 제1단계 작전지였다. 이어 1950년 9월 15일 연합군이 그린비치를 통해 상륙에 성공했고, 약 2주 뒤인 28일 서울 수복에 이어 전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그간 월미도엔 적잖은 변화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월미산 개방이 반갑다. 한국전쟁 이후 약 50년간 미군부대가 주둔한 탓에 출입이 통제되다 2001년 일반에 문을 열었다. 월미산 일대는 월미공원으로 조성됐다. 산을 에둘러 둘레길도 조성됐다. 2009년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 베스트 20’에 선정된 길이다. 둘레길 곳곳엔 ‘평화의 나무’가 서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에 떨어졌던 수천 발의 포탄과 총탄을 견딘 나무들이다. 둘레길 들머리의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와 240여년을 살아온 ‘평화의 어머니 나무’ 등 모두 일곱 그루다. 월미산 정상 못 미친 곳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25m 높이의 철골구조 위에 유리를 덧씌운 형태다. 전망대 맨 위층에 서면 인천항, 인천공항, 송도국제도시, 인천대교 등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관조명이 불을 밝히는 밤엔 전망대 자체가 볼거리 노릇을 한다. 월미달빛마루 카페에선 파노라마 전망과 함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중구 쪽에도 인천상륙작전 관련 볼거리들이 몇 곳 있다. 자유공원엔 맥아더 장군을 기리는 동상이 있다. 자유공원은 1888년에 조성된 서구식 근대공원이다. 광복 직후 만국공원으로 불리다기 1957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세워지며 자유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월미도 입구부터 동상에 이르는 길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맥아더 길’로 명명됐다. ●차이나타운·일본 조계지의 공존 인천역 맞은편은 차이나타운이다. 초입에 세워진 패루(중국식 전통 대문)를 지나면 화려한 색감의 중국풍 건물이 이어진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1884년 이 일대가 청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겼다. 예전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공화춘, 중화루 등 거의가 중국 음식점이다. 여기에 토산품, 의상, 제과 등을 파는 가게들이 드문드문 혼재돼 있다. 음식점 밀집 지역에서 화교학교 쪽으로 올라가면 길이 150m에 달하는 ‘삼국지 벽화’가 벽면에 펼쳐져 있다. 삼국지의 명장면을 해설과 함께 총 160장면의 그림으로 표현해 놨다. 화교학교를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계 경계석이 나온다. 이 조계 경계석을 경계로 왼쪽은 청나라, 오른쪽은 일본 조계지였다. 조계지는 개항도시에 있던 외국인 거주지로,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경계석에서 일본 조계지 쪽으로 들어서면 일본풍의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온다. 이른바 ‘개항장 거리’다. 옛 ‘일본제1은행’, ‘일본18은행’, ‘일본58은행’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 중 일본제1은행은 인천 개항박물관으로 변신했고, 일본18은행 건물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재개관했다. 개항장 거리 가운데 있는 중구청 건물은 옛 일본영사관 자리다. 홍예문(인천유형문화재 49호)은 인천 중앙동 등에 밀집된 일본인 거주 지역을 만석동까지 늘리기 위해 일본 공병대가 뚫었다. 인천의 구도심 항구 지역과 동인천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홍예문 아래는 차 두 대가 겨우 지날 만큼 좁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수고를 피하려는 사람들도 종종 이용한다. 문 위에 서면 인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홍예문을 넘어서면 오른쪽으로 삼치거리, 동화마을 등이 이어진다. 이 밖에 서양식과 일본식을 섞어 화강암으로 만든 인천우체국(현재 인천 중동우체국), 1897년 고딕 양식으로 건축됐다가 1937년 외곽을 벽돌로 쌓아 변형한 답동성당 등도 개항장 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인천개항장 밤마실 축제 등 열려 서울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인천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차이나타운이다.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이면 붐비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편리할 수 있다. 인천시에서 주최하는 인천 개항장 밤마실 축제가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의 여러 문화재를 밤에 즐길 수 있는 행사다. 100년 전 창고를 예술촌으로 단장한 인천아트플랫폼, 옛 일본 58은행 등의 개장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늦춰진다. 특히 14, 15일엔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영하는 기법)를 활용한 영상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수은등 모양의 가로등 켜진 옛길을 천천히 걷기만 해도 그윽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지난달 17일 시리아 영내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2발의 로켓이 발사되었다. 과거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122㎜급 사제로켓으로 추정되는 이 두 발의 로켓은 발사 직후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함과 동시에 요격됐고,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의도로 발사된 것이 아니라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전투 중 이스라엘 쪽으로 잘못 발사된 것으로 결론짓고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을 단신 처리했고, 이스라엘 국민들 역시 별다른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만큼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이나 미사일 공격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민 그 누구도 이러한 공격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향해 어떤 로켓이나 미사일이 발사되더라도 100%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하늘의 강철 지붕 이스라엘은 건국 당시부터 주변 아랍국들을 상대로 힘겨운 생존 전쟁을 벌였던 나라다. 국토 면적이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큰 정도에 불과하지만,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고, 다양한 형태로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당시 최대 적국이었던 이집트가 소련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지원 받은 MIM-23 호크(HAWK) 미사일을 개조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AB-10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매우 짧고 명중률 역시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 미사일이 배치된 후 벌어진 제4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은 이집트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AB-10은 사정거리 부족으로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된 것이 애로우(Arrow) 시리즈였다. 1970년대 소요가 제기되어 1982년 개념 연구를 거쳐 1988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 애로우 미사일은 실전배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술 축적을 위한 목적이 강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부터 시작된 애로우1 미사일 시험평가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전 배치용 미사일인 애로우2를 개발해 1998년부터 이스라엘 공군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애로우2 미사일은 최대 140km의 사정거리와 60km 수준의 요격 고도를 가지고 있어 패트리어트와 사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요격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도 운용하고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150kg에 달하는 대형 탄두를 이용해 대량의 파편으로 표적을 요격하는 방식인데, 이미 실물 스커드 미사일과 모의 표적에 대한 다수의 요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 명중률과 신뢰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2 미사일의 단계적 개량과 꾸준한 요격 테스트를 통해 애로우2의 성능과 신뢰성을 향상시켰지만, 국토 전역을 보다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 중첩된 다층 방공망 개념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요격 무기들을 하나씩 개발해 내기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5~60km 고도에서는 애로우2 미사일이 요격을 수행하고, 여기서 저지하지 못한 미사일은 15km 고도 이내에서 패트리어트 PAC-2와 PAC-3를 이용해 요격한다. 이러한 방공망을 뚫고 들어온 탄도탄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된 소형 로켓, 박격포 등은 아이언 돔이 처리한다. 이러한 중첩 요격 시스템이 완성된 이후 이스라엘은 주변국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단 1명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고, 이제 이스라엘 국민들은 로켓 공격 경보가 울리면 대피호로 피하는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불꽃놀이 같은 요격 장면을 구경하는 여유까지 갖게 되었다. 현재 이러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시스템을 더욱 개량해서 국토 전역에 대한 다층 방공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소형 로켓이나 박격포, 단거리 미사일 등은 거리 70km, 고도 10km 범위 내에서 아이언 돔이 요격하고, 15~20km 고도 범위에서는 패트리어트 PAC-3가, 15~60km 고도 범위에서는 애로우 2 개량형이 요격을 수행하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되 거리 250km, 고도 50km 범위 내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최신형 요격 시스템인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과 최대 거리 400km, 고도 100km 이상 외기권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애로우3 미사일이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들 요격 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해 운용한다. 그린파인 레이더와 같은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레이더는 물론 패트리어트용 레이더와 아이언돔용 레이더 등 모든 탐지 자산과 모든 요격 미사일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이스라엘 전역에 설치된 다양한 레이더가 탐지한 모든 표적 정보가 하나의 스크린에 표시되고, 모든 요격부대들은 하나의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전 상황을 공유하면서 실시간 협력 교전을 수행한다. 가령 A부대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이 빗나가더라도 B부대나 C부대가 곧바로 백업에 나서 2차, 3차 요격 시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아이언돔과 데이비드 슬링, 애로우 시리즈와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는 1개 포대가 동시에 10~14개 안팎의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서로 중첩되도록 빽빽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소형 로켓부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그 어떤 유형의 미사일이 수십 발 이상씩 날아오더라도 대부분 요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미국의 감시·요격 자산과도 연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이스라엘의 MD 시스템은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의 MD 위성은 물론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심지어 F-35 전투기의 감시 센서(EO-DAS)와도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작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2~5단계 다층 방어체계가 6~7단계까지 확장됨을 의미하며 그 어떠한 미사일도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자 그대로 이스라엘 하늘 전체를 둘러싼 강철 지붕(Iron dome)이 완성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스라엘이 이처럼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을 둘러싼 안보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주변은 모두 적국이거나 적국이 아니더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들뿐이다. 서쪽의 지중해를 제외한 모든 국경 지역에서 사흘에 한번 꼴로 각종 로켓과 포탄이 날아온다. 최근 5년간 이스라엘은 이러한 로켓과 포탄을 상대로 700회 이상 교전했고, 아이언돔을 이용해서만 1500여 발을 요격했을 정도다. 문제는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위협이 이러한 단거리 로켓이나 박격포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군(IDF·Israel Defense Forces) 총사령부 전략기획부장 님로드 셰퍼(Nimrod Sheffer) 소장은 지난 9월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란 핵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이란은 이미 샤하브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개발을 마쳤을 것으로 확신하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셰퍼 소장은 이러한 위협에 대해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 대응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샐틈없는 다층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고, 둘째는 철저한 응징보복 전략을 취해 적이 감히 이스라엘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응징보복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정보기관을 이용한 암살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으로 평가받는 모사드(MOSSAD) 산하에 일명 ‘키돈(Kidon)으로 불리는 전문 암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수십여 명 수준으로 알려진 이들은 창설 이후 현재까지 과거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나치 전범들에 대한 추적·암살 임무부터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암살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배후 조종한 하마스 간부 알 마부(Al Mabhouh)를 백주대낮에 두바이 소재 호텔에서 암살했고, 이란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란의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이란의 핵심 핵물리학자 4명을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구약성경 출애굽기 때부터 신에게 받은 가르침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따라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대상은 그 누구든 지구 끝까지 찾아내어 제거하며, 작전 성공률 역시 대단히 높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테러리스트나 적성국에게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요인암살과 더불어 이스라엘 응징보복 전략의 양대 축은 과감하고도 강력한 군사작전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또는 자국민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그럴 조짐이 보이는 대상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군사력을 사용한다. 지난 1981년 이스라엘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라크가 핵개발을 위해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투기를 동원해 이 원자로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2007년에는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원자로 건설에 나서자 이 역시 전투기를 동원해 건설현장 일대를 초토화시킨 바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행했던 가장 처절했던 응징보복 작전은 지난 2006년의 레바논 침공 작전이었다.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군사조치에 나섰다. 전투기와 포병을 동원해 주요 거점에 맹렬한 폭격을 가했고, 대규모 기계화 부대를 투입해 헤즈볼라 거점의 건물 하나하나를 쓸어버렸다. 당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헤즈볼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데, 궁지에 몰린 헤즈볼라는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워 저항을 계속했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소탕을 명분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공격해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은 핵심우방인 미국과 영국조차도 유감을 표시할 만큼 처절했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 강경파였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Sayyid Hassan Nasrallah)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을 알았다면 이스라엘 병사들을 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발을 후회했는데, 그만큼 이스라엘의 응징 보복 작전은 단호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졌다. 이 전쟁 이후 10여 년간 헤즈볼라는 지도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죽음을 각오하고 개별적으로 이탈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일부 조직원만 있었을 뿐 단 한 차례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규모를 갖춘 도발을 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안보전략은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완벽한 방패를 갖추고, 적이 나를 공격할 경우 처절하게 보복할 수 있는 강력한 창을 갖춤은 물론 이들 창과 방패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적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전략이라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북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스라엘의 안보 전략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이일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봉쇄와 제재만으로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이 적게 들고 생산적이며, 적절한 조건 아래서 북한과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타운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갈루치 전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싱크탱크 등 재야에서 대북 협상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타결 주역이기도 한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와 통일준비위원회가 공동개최한 토론회에서 “지난 25년 간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대북 제재를 강화하거나 중국을 압박하거나 선제공격을 하는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봉쇄하고 제재를 가할 수록 상황은 악화됐다”며 “북한은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고급 와인’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늘려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추진하는 등 양과 질에서 모두 악화되고 있는 만큼 한·미 정부가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 협상 조건으로 “한·미가 억지력을 갖춘 상황에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핵동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후 북한의 궁극적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한 당근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유보,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제시하며 “한·미 간 어떤 당근을 테이블 위에 내놓을 것인지 긴밀히 상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평화협정 채결을 위한 협상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5자, 3자, 양자 등 회담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이 주요 플레이어가 돼야 하며, 정치적 해결과 함께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어 “지난 70여년 간 미국의 핵억지 정책이 작동했지만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게 본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이 핵을 개발해 시리아 등 중동과 테러리스트 등에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큰 우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준위 민간위원인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 전문가들과 면담하면서 북한과 일정 부분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미국이 기대치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 뒤 “북한이 모라토리엄(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을 선언하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인문과학, 자연과학, 정치,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을 선별해 주는 노벨상은 각계 전문가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영예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거대한 만큼 세계 열강의 입김과 국제적으로 얽힌 이해관계의 그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항상 따른다.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노벨상 수상 사례를 알아봤다. 1. 버락 오바마 - 노벨 평화상(2009)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양한 외교적 성과와 국제 화합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 결정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당혹케 했는데 오바마가 평화상 후보에 오른 시점이 고작 임기 12일째였기 때문이다. 노벨 위원회는 오바마가 국제 협력 분야에서 ‘추후 기울일 노력’을 사전에 응원하는 차원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해명했으나 정치적 의도가 존재한다는 국제적 의혹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2. 코델 헐 - 노벨 평화상(1945) 1945년, 미국 정치인 코델 헐은 UN 설립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수상 6년 전 발생한 ‘S.S. 세인트루이스 사태’에서 보여준 헐의 행적이 그의 평화상 수상 자격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S.S. 세인트루이스 사태’는 헐이 미국 루즈벨트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내던 1939년 나치로부터 도망친 유대인 난민 950명이 미국에 망명을 시도했던 사건이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난민들을 수용하려 했으나 헐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남부 민주당원들과 합세해 차기 선거의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같은 해 7월 4일 루즈벨트는 난민 수송선 입항을 거부했으며, 유럽으로 회항한 이들 난민의 4분의 1 이상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됐다. 3. 야세르 아라파트 - 노벨 평화상(1994) 지난 1994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의장은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과 함께 오슬로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벨 위원회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오슬로협정이 “중동에서의 화합을 향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반대 세력은 그가 “장기간 폭력을 조장해 온 몰염치한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며 비난했고 심사위원 코레 크리스티안센은 그의 수상에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4. 존 포브스 내시 - 노벨 경제학상(1994)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잘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 또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벨상 수상자다. 1994년 내시는 당시로부터 40여 년 전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생이었던 시절 이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게임이론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인정받았음에도 그가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 그리고 더 나아가 반유대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수상 적합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해당 논란은 노벨 운영위원회의 제도 개편으로까지 이어져 원래 무기한이었던 위원회 멤버들의 임기가 3년으로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5. 알렉산더 플레밍 - 노벨 의학상(1945)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최초 발견자’의 명예를 알렉산더 플레밍이 오롯이 가져도 좋은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로 인해 1945년에 플레밍이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반대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반대론자들은 1870년대에도 페니실린의 원천인 푸른곰팡이 ‘페니킬리움 노타툼’이 항균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었다는 점을 들어 그의 공로를 저평가했으며 심지어 플레밍 본인조차 페니실린 발견이 완전한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고 시인했던 바 있다. 그러나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추출, 생산했던 최초의 인물이며 해당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무수한 사람을 구해낸 시초가 됐던 만큼 그의 노벨상 수상은 정당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6. 하랄트 추어 하우젠 - 노벨 생리의학상(2008) 독일 의학자 하랄트 추어 하우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두 종류의 HPV 백신 제품에 대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위원회 멤버 중 두 명의 인사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하우젠의 노벨상 수상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불거졌다. 이 의심은 결국 노벨기구 전반에 대한 비리 의혹의 발단이 돼 스웨덴 경찰의 조사로 이어졌고, 반부패 수사팀은 위원회에 대한 고소를 고려했으나 끝내 고소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7. 헨리 키신저 - 노벨 평화상(1973) 독일 출신의 미국 정치학자 겸 정치인 헨리 키신저는 북베트남 정치인 레둑토와 함께 ‘1968년 베트남 화평교섭을 위한 파리회담’에서 성공적 교섭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 그러나 미 정부 국무장관을 지내며 비인도적 해외 정치공작과 전쟁행위를 주도했던 키신저의 평화상 수상은 곧 전 세계의 반발과 조롱, 그리고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키신저는 베트남전 당시 선전포고 없이 중립국이었던 캄보디아와 라오스 국경에 대해 대규모 폭격작전을 강행해 확전을 촉발한 인물이다. 베트남군 보급로인 ‘호치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법과 교전수칙을 어겨가며 미국 내에서도 극비리에 이루어진 이 폭격은 캄보디아 및 라오스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켰으며 이후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정권 수립 및 킬링필드 학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키신저는 또한 남미 국가들의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등 정부가 각자 정보기관을 동원해 자행했던 대대적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은 노조, 좌익인사, 성직자, 학생, 지식인 등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밀리에 진행돼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소 6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키신저의 수상에 반대한 두 명의 노르웨이 노벨 위원은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치풍자 코미디언 톰 레러는 “헨리 키신저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시점에서 정치풍자는 한물간 것이 돼버렸다”고 촌평하며 풍자극보다도 모순적인 현실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테러유발 트럼프” “멍청이 클린턴”

    미국 뉴욕, 뉴저지주(州) 폭발사건과 미네소타주 흉기 난동사건을 계기로 테러 및 안보 해법이 미 대선 핵심 이슈로 떠오르자 민주·공화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서로에 대한 책임론을 주장하며 첨예하게 맞섰다. 오는 26일 열리는 첫 TV토론에서도 둘은 이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수많은 발언들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말이 그들의 행동을 단순 테러가 아닌 이슬람 전체를 위한 전쟁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S는 트럼프가 온라인에서 쏟아내는 발언을 인용해 더 많은 전사가 종교 갈등에 투신하게 만드는 모집 창구로 활용한다”면서 “내가 그간 이슬람교 전체를 공격하지 말고 나쁜 녀석들(테러리스트)만 제거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주장해 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무슬림 입국 금지와 중동 난민수용 반대 등 트럼프의 핵심 공약들이 결과적으로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도 이에 질세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난민 정책을 겨냥해 “우리는 (시리아 난민) 수천, 수만명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무수한 사람들이 이 나라로 쏟아지고 있는데 그들(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도자들은 단순히 나약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클린턴이 많은 경찰과 군인을 포함해 ‘나를 지지하는 시민들 절반은 개탄스러운 집단’이라며 비판했는데 그녀가 과연 급진 이슬람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위터에 “우리가 입국을 허가한 이들 가운데 일부가 미국을 파괴하려는 테러리스트로 판명 났다. 어떻게 그들이 우리 이민 시스템을 통과했겠느냐”고 올렸고, 별도 성명을 통해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보여준 실책을 감추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마다하지 않고 말하고 누구라도 서슴지 않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닮아 가는 막말 전쟁

    닮아 가는 막말 전쟁

    클린턴 “트럼프 지지자 절반은 인종·성 차별… 개탄할만한 집단” 트럼프 “클린턴 총으로 사람 쏴도 기소 안 될 듯” 이메일 사건 비난 미국 대선을 60일가량 앞두고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비난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이 인종·성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여 논란을 자초했고, 트럼프도 클린턴을 향해 “총으로 사람을 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욕적 언사를 쏟아냈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두 후보의 초조함이 대선 후보로서의 품격마저 무너뜨린 것 같아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저녁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은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면서 “이들은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 혐오 성향을 띤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차별주의 성향을 부추겼다”면서 “그(트럼프)는 공격성과 증오심이 가득한 비열한 수사들을 트윗하고 리트윗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은 트럼프의 뒤에 선 절반의 사람들이 ‘구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미국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클린턴의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캠프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 “열망과 희망을 주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수백만의 미국인을 모욕했다”고 썼다.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다”며 “클린턴의 저급한 의견은 가장 강력한 어조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일자 클린턴은 다음날 성명을 내고 “어젯밤 지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얘기한 것인데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절반’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후회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질세라 트럼프도 9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유세에서 사법당국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을 불기소한 것을 비판하며 “총으로 사람을 쏜다 해도 기소되지 않을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기소를 피하는 것, 그것이 바로 클린턴의 유일하고 훌륭한 업적”이라면서 “클린턴은 철통 보호를 받고 있다. 그가 지금 이곳에 들어와 2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으로 누군가의 가슴 한복판을 쏜다고 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언급에 지지자들은 클린턴을 ‘감옥에 가둬라’(lock her up)라고 외쳤고, 이에 트럼프는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할 것이다. 바로 11월 8일(대선일)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중동지역 정세 혼란을 거론하며 “(국무장관으로서) 클린턴은 오로지 죽음과 파괴만 초래했을 뿐”이라면서 “그는 매우 호전적이고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닮아 가는 막말 전쟁

    닮아 가는 막말 전쟁

    클린턴 “트럼프 지지자 절반은 인종·성 차별… 개탄할만한 집단” 트럼프 “클린턴 총으로 사람 쏴도 기소 안될 듯” 이메일 사건 비난 미국 대선을 60일가량 앞두고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후보의 비난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이 인종·성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여 논란을 자초했고, 트럼프도 클린턴을 향해 “총으로 사람을 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욕적 언사를 쏟아냈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두 후보의 초조함이 대선 후보로서의 품격마저 무너뜨린 것 같아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저녁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은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면서 “이들은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 혐오 성향을 띤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차별주의 성향을 부추겼다”면서 “그(트럼프)는 공격성과 증오심이 가득한 비열한 수사들을 트윗하고 리트윗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은 트럼프의 뒤에 선 절반의 사람들이 ‘구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미국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클린턴의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캠프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 “열망과 희망을 주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수백만의 미국인을 모욕했다”고 썼다.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다”며 “클린턴의 저급한 의견은 가장 강력한 어조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일자 클린턴은 다음날 성명을 내고 “어젯밤 지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얘기한 것인데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절반’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후회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질세라 트럼프도 9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유세에서 사법당국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을 불기소한 것을 비판하며 “총으로 사람을 쏜다 해도 기소되지 않을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기소를 피하는 것, 그것이 바로 클린턴의 유일하고 훌륭한 업적”이라면서 “클린턴은 철통 보호를 받고 있다. 그가 지금 이곳에 들어와 2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으로 누군가의 가슴 한복판을 쏜다고 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언급에 지지자들은 클린턴을 ‘감옥에 가둬라’(lock her up)라고 외쳤고, 이에 트럼프는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할 것이다. 바로 11월 8일(대선일)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중동지역 정세 혼란을 거론하며 “(국무장관으로서) 클린턴은 오로지 죽음과 파괴만 초래했을 뿐”이라면서 “그는 매우 호전적이고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 세계 테러 공포의 대상 IS, 국가의 조건 갖추다

    전 세계 테러 공포의 대상 IS, 국가의 조건 갖추다

    IS의 전쟁/사미 무바예드 지음/전경훈 옮김/산처럼/400쪽/1만 8000원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서부터 올해 7월 방글라데시 다카의 카페 인질극, 프랑스 니스의 트럭 돌진 테러까지, 시리아레반트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자살 테러를 벌이며 전 세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새 책 ‘IS의 전쟁’은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려는 책이다. IS의 태동 배경과 설립 과정, 정체성 등을 꼼꼼하게 짚은 뒤 IS의 미래까지 점쳐 보고 있다. 이슬람주의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이슬람의 샤리아(계율)에 따라 운영되며 칼리프(종교 지도자)가 통치하는 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 같은 국가가 실재했다. 632년 예언자 무함마드 사망 직후 수년 동안 이어졌다. IS는 이를 현재에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점령지 주민 등 IS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인물들을 인터뷰해 IS의 내부 사정을 실제에 가깝게 묘사하고 있다. IS에는 자발적으로 합류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전투 경험이 거의 없어 대부분 통역이나 위생병으로 지하드에 발을 들인다. 인종차별도 심해 지역별로 받는 대우가 다르다. 서구 출신들은 전투에 나가지 않고, 대신 최전선에 수단, 나이지리아 등 ‘여타 외국인’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운다. 이를 맨 뒤에서 조종하는 것은 물론 시리아 지하디스트다. 그런데 왜 미국과 서방은 압도적인 화력과 병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IS를 궤멸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종종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안에 풍요로운 영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IS가 테러리즘 아래 갖고 있던 무언가를 적어도 중동 지역의 일부 사람들이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결론은 IS의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이제 IS를 해체하고 붕괴시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저자의 표현처럼 “공포만이 공기 중에 퍼져 나갈 뿐 IS가 왜 확장되고 어떻게 확장을 막을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단언했던 바다. 연합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의 IS를 궤멸시킨다 해도 또 다른 단체가 리비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다른 조직들에서 IS를 부활시킬 게 분명하다. 최근 IS는 서방 연합군에게 점령지를 빼앗기고 내부 암살설이 불거지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군대와 정부 조직에 석유라는 탄탄한 재정수입원까지 국가의 조건을 두루 갖춘 점을 감안하면 궤멸은커녕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게 될 수도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6일 한국과 대결하는 시리아 “축구의 질긴 생명력 증명”

    6일 한국과 대결하는 시리아 “축구의 질긴 생명력 증명”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6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2차전을 우여곡절 끝에 치르게 된 말레이시아 세렘반을 향해 3일 출국한다. 다 아는 대로 시리아 내전 때문에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이 벌써 몇년째다. 국내 축구팬들은 내전 중인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을 쌓는 것은 물론 다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면 한국 대표팀은 패배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정작 시리아 대표팀이 어떤 상황에서 자국 프로축구 리그에서 기량을 가다듬고 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쩌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영국 BBC는 3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찢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의 프로축구 현황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어 이 가운데 시리아 부분만 옮긴다. 시리아를 찾아 취재하는 등 중동 지역의 축구에 대한 책 ´금요일이 오면(When Friday Comes)´을 집필한 제임스 몽테규는 “분쟁지역에서는 리그 규모를 감내할 만한 정도로 줄여 운영하곤 한다”며 “이집트에서 일어난 일이며, 지금 이 순간 시리아 리그에서도 이렇게 하고 있다. 중동에서 축구는 겨울 운동이다. 유럽보다 훨씬 짧은 시즌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놀랍게도 시리아 리그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진짜 재미있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기관인 군부가 관리하는 알 자이시가 리그를 호령하고 있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축구협회는 2008년 군부의 파워를 등에 업어야 한다고 판단, 젊은 인재들을 알 자이시에 발탁해 리그를 호령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빠지지 않고 출전할 정도가 됐다. 지금은 축구 클럽들을 민영화해 축구를 통해 수익을 올리도록 하는 한편, 입장료 수입과 TV 중계권을 판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몽테규는 “그들은 민간 기업인이 구단들을 매입하도록 허용했지만 현재 구단들의 소유권을 누가 갖는지 알아내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리그가 수도 카불에서만 진행되는 것처럼 시리아 리그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만 진행되는데 몽테규는 다마스쿠스에서 축구 경기를 개최하는 것이 카불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마스쿠스를 연고지로 하는 팀은 알 자이시와 알 와흐다, 그 밖에 혼스,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하사카흐, 콰미슬리, 자블레흐 등을 연고지로 하는 클럽들이 있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라이벌 구단 알 와흐다가 알 쇼르타(경찰 팀)를 꺾고, 알 자이시가 알 카라마에게 지면 알 와흐다가 역전 우승할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알 자이시가 시즌 2연패는 물론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예전에는 중요한 경기가 열리면 5만명이 들어찼지만 요즘에는 수백명 정도만 관전한다. 몽테규는 입장료가 “하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는 여러 세력이 얼기설기 다른 지역을 통치하기 때문에 축구를 한다는 것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험하다. 여러 선수들이 공습 등의 피해를 입었고, 목숨을 잃은 선수도 있다. 심한 부상을 당한 것은 물론“이라면서 “리그 경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은 축구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고 결론내렸다. 시리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5위. 물론 한국(48위)보다 많이 약하지만 북한(95위)과 그리 멀지 않다. 내전으로 수년째 갈갈이 찢긴 나라의 대표팀치곤 대단히 잘 버티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마약과의 전쟁/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열린세상] 마약과의 전쟁/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취임 후 7주 동안 필리핀에서 마약사범 1916명이 사살됐다. 자수 용의자가 70만명에 이르고 전국 경찰관 16만명을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했다. 사실상 정부의 묵인하에 벌어지는 즉결처형에 대해 엄중한 인권침해라는 비난이 있지만 필리핀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약의 특성상 이와 같은 과격한 조치에도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과 3200㎞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마약 소비시장이다. 국경선을 기준으로 양국 간 정상적인 교류 외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불법 이민자와 마약이 끊임없이 넘어가고 북쪽에서는 마약대금과 총기류가 남하한다. 1980년대 후반 콜롬비아 카르텔의 붕괴와 함께 멕시코 카르텔이 미국행 마약 유통 과정을 장악하면서 멕시코는 물론 중미 전역이 마약 문제로 국가비상사태에 놓였다. 콜롬비아에서 6000달러에 거래되는 마약 1㎏이 미국에서는 도매가로 8만 달러에 거래된다고 한다. 현재 미국으로 넘어가는 코카인의 90%가 멕시코를 경유하고 필로폰과 대마초의 최대 공급국도 멕시코다. 이러한 범죄조직의 수익에는 약 50만명이 연관돼 있으며 그 규모도 멕시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4%에 해당하는 약 300억 달러로 추정된다. 멕시코 연간 관광수입을 능가하고 원유수출 총액과 유사한 수준이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상호 대립하며 현재 수십 개의 조직으로 나뉘어 미국으로 넘어가는 멕시코 전역의 유통 경로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중미 거의 모든 나라의 범죄조직과도 연계돼 있다. 2006년 취임한 멕시코 칼데론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경을 동원해 마약조직 소탕에 나섰다. 그러나 2007년부터 8년 동안 멕시코에서 16만명 이상이 피살됐으며 이 중 34~55% 정도가 범죄조직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피살된 규모와 비교된다. 마약조직들은 중화기로 무장하고 경비행기와 심지어 소형 잠수함까지 운영한다. 멕시코 정부의 전면전에도 마약조직과 결탁한 부패한 지방정부와 경찰, 사법 당국과 제도의 미흡한 역량 등으로 마약 문제 해결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미국 정부의 총기류 단속 등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미국에서 마약은 1960년대 젊은층의 반항의 상징처럼 된 적이 있었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후 지난 40여년간 1조 달러를 투입했으며 내년 예산에 310억 달러를 책정했다. 현재 미국에서 각종 마약 사용자는 텍사스주 전체 인구에 해당하는 2700만명에 이르는데 마약 사용자 1인당 1000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액수다. 상당한 논란에도 최근 미국에서는 대마초와 같은 연성 마약의 오락용 사용을 허용하는 추세이며 처벌 위주에서 건강회복과 교화 차원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내 마약 수요가 있는 한 멕시코로부터의 마약 차단은 불가능하며 멕시코와 중미 국가에 대해서는 단기간이 아닌 30년 국가재건계획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약 문제에 관한 한 서방국가와 아시아 중동국가의 입장은 판이하다. 서방국가는 마약의 통제와 처벌을 점차 완화하는 반면 아시아 중동국가들은 처벌 위주의 강경한 입장이다.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이 가능한 32개국 대부분이 아시아 중동국가다. 중국이 마약사범에 대해 극약처방을 내리는 것이 어찌 보면 우리에게 다행인 점도 있다. 중국에서 마약 통제가 느슨해지면 한국이 중국행 마약의 경유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국 내 마약사범은 우려할 정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수년 내 마약청정국가 지위(10만명당 마약사범 20명 이하)의 유지도 위태롭다. 마약은 사회 암적 존재로서 정신건강을 해치고 가정과 사회공동체를 파괴한다. 그러나 필리핀과 같이 극단적인 정책으로 마약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으며, 청소년 시절부터 철저한 교육과 함께 질병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씨줄날줄] ‘집으로 가는 길’/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집으로 가는 길’/강동형 논설위원

    ‘칼리프의 아이들’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집으로 가는 길’…. 시공간이 다른 이들의 공통분모는 ‘소년병’이다. 칼리프의 아이들은 이슬람국가(IS)가 운영하고 있는 소년들로 구성된 부대의 별칭이며,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품질이 으뜸인 아프리카 시에라이온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를 일컫는다.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벌인 10여년간의 내전에서 흘린 피를 빗대 이곳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를 피의 다이아몬드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블러드 다이아몬드도 이를 소재로 한 영화다. 집으로 가는 길은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13살의 나이로 정부군 측 소년병이 돼 마약과 살인·강간 등 온갖 만행을 일삼은 이스마엘 베아의 증언이다. 그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역시 평범한 소년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유니세프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이 소년병들을 대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서 괴물이 된 소년병도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년병들이 마약을 하고 폭행을 해도 직원들은 이들에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정말로 아니야, 이겨 내야 해”라고 말한다. 소년을 총알받이로 내몰고, 세뇌교육을 통해 살인 병기로 만드는 어른들의 탐욕과 위선이 가득한 사회에 책임을 돌린다. 철없는 아이들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우슈비츠에서 경험을 고발한 프리모 레비는 수용소에서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이었다는 것에 절망한다. 어른들이 이럴진대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소년병들의 범죄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일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의 한 예식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50여명이 사망한 사건의 주범이 12~14살의 아이라는 소식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테러범이 소년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년병에 의한 테러 사례는 계속 늘고 있고 범행이 잔혹하다. 이 사건 하루 뒤인 21일에는 이라크에서 폭발물을 허리에 두른 12살의 IS 소년병을 붙잡기도 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테러 실패에 대한 분함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현재 아프리카 소말리아, 중동의 여러 나라,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년병은 약 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소년병은 남의 나랏일이 아니라 우리의 오래된 얘기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과 대화를 나눈 소년병이 화제가 됐다. 그 소년은 6·25전쟁 중에 차출된 2만 9600여명의 소년병 가운데 한 명이다. 전쟁 때 소년병은 2573명이 희생됐고 4000여명이 생존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중 2만 4000여명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징집 연령 미달 등의 이유로 소년병 존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혼은 아직도 집으로 가는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저소득자 결핵 위험 1.3배 높아… 열악한 환경 개선 필요”

    “저소득자 결핵 위험 1.3배 높아… 열악한 환경 개선 필요”

    결핵의 또 다른 이름은 ‘가난의 질병’이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수많은 인구가 유럽을 휩쓴 결핵에 감염돼 손쓸 방도 없이 죽어간 것도 따지고 보면 열악한 노동환경과 가난이 원인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결핵 발병 1위란 불명예를 안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병하지만 균에 감염된다고 모두가 결핵 환자가 되는 건 아니다. 통상 잠복 결핵자 10명 가운데 면역력과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1명이 결핵 환자가 되고 나머지 9명은 평생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균이 결핵 발병의 필수요건이라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불충분한 영양상태 등이 충분조건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결핵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이후 압축적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1960~1970년대 열악한 노동환경,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빈곤 악화의 길을 걸어왔다. 6·25전쟁 때 급증한 결핵균이 번식할 ‘자양분’이 충분했다. 지금은 ‘못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안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결핵 환자의 각종 통계 수치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한 폐결핵 발생률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인 건강보험료 납부액 하위 40% 군의 폐결핵 발생 위험이 평균치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결핵전파의 역학적 특성과 확산모형 분석’ 보고서를 봐도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결핵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향이 높다. 일을 해야 먹고사는 데 결핵 치료를 시작하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서다. 간호사들은 최근 대형병원 신생아실·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잇단 결핵 감염 사태에 대해 “15분 만에 후다닥 밥을 먹어야 할 정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병을 일으킨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적 성장을 이뤄 OECD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지만, 결핵 발병의 사회적 원인은 아직도 진행형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핵 관리와 예방과 함께 저소득층이 처한 어떤 환경이 발병을 증가시키는지, 결핵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노동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결핵 발병이 잦은 집단 시설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핵 환자가 저소득층, 노인 등 취약계층에 집중된데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크다 보니 때론 환자의 인권이 무시되기도 한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유행했을 때는 보건당국이 격리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공공병원이 입원해 있던 수십 명의 결핵 환자들에게 대책 없이 퇴원을 권유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이 대다수였던 공공병원 결핵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의료비가 비싼 지방 소재 국립대병원으로 옮겨갈 것을 강요받자 치료를 포기하거나 전원하지 않고 퇴원하기도 했다. 결핵 관리 역시 ‘환자 친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부터 정부는 전염성이 강한 다제내성 결핵(슈퍼박테리아) 환자를 강제 입원시켜 격리 치료하고 있다. 환자가 시·도지사의 입원 명령을 거부하면 경찰력까지 동원한다. 전염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국가가 경찰력까지 동원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사회와 강제격리하는 것은 지나친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적잖다. 결핵은 2주만 약을 먹어도 전염력이 사라지는 병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인권침해 논란이 있어도 강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국가에도 결핵 환자 격리치료 제도가 있지만, 대다수 국가는 격리치료 명령권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법원이 행사한다. 결핵 치료를 받은 결핵 환자의 이의제기권도 보장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결핵예방법에조차 환자의 권리가 명시돼 있지 않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발간한 ‘제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 수립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 결핵 정책은 결핵 환자의 인권 보장보다는 이들이 지닌 결핵 관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며 “결핵 환자를 인격적 주체로 대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결핵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핵에 대한 편견이 깊다 보니 최근에는 감염력이 전혀 없는 잠복 결핵자에게까지 ‘예비 감염원’이란 낙인이 찍히고 있다. 최근 강화된 잠복 결핵 집중관리 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올해 ‘결핵 안심국가’ 계획을 발표하며 고등학교 1학년생과 40세를 대상으로 잠복 결핵감염 검사를 의무화했다. 예비 감염원을 찾아내 확산 이전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고등학교 1학년생과 40세는 결핵 고위험군이 아니란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발간한 결핵진료지침에조차 “잠복 결핵검사는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력이 있거나 면역저하 환자 등 결핵 발병 위험이 큰 때에만 시행한다”며 “병원에 입원하거나 입학 혹은 단체생활 전에 감염자를 찾기 위한 집단적 선별검사로 잠복 결핵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고교 1학년, 40세 대상 잠복 결핵검진은 질병관리본부의 결핵진료지침에 어긋난다. 결핵진료지침은 권고 이유에 대해 “효과 측면에서 그 가치가 떨어지고, 위양성 결과에 의한 치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양성’이란 잠복 결핵자가 아닌데 잠복 결핵 판정을 받는 것을 말한다. 잠복 결핵자가 아닌데도 예방적 치료를 위해 결핵약을 먹다 보면 간 독성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잠복 결핵자에게 일단 약부터 먹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결핵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해 발병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판단하고 접근해야지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배제하고 낙인찍을 질환이 아니다”며 “통제만 할 게 아니라 병실 환경 개선, 환자 보호 등 환자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결핵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이민신청자 ‘사상 검증’ 하겠다”

    트럼프 “이민신청자 ‘사상 검증’ 하겠다”

    “美가치 공유하는지 ‘특단의 검열’ … 클린턴, IS와 싸우기엔 부족해” 자체 ‘언론 신뢰도 조사’ 나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얼굴)가 이민신청자의 사상 검증과 테러리스트 출신 국가의 이민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반(反)테러 대책’을 내놓았다. 일부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것이어서 또 한번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주립대에서 가진 외교정책 연설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사람들만 미국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오늘날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테스트를 개발할 때가 왔다. 나는 이를 ‘특단의 검열’(extreme vetting)이라고 부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 테러 위험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은 나 하나뿐”이라면서 “과거 냉전 시기에 그랬듯 지금의 미국도 (이슬람 급진세력과) 이념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민 신청자에 대한 사상 검증 절차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미국으로 테러를 ‘수입한’ 이력이 있는 지역을 선정해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면서 “미국 헌법을 불신하거나 편견과 증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오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방식은 미국은 물론 동맹국과 우호국들도 모두 공유해야 하는 것으로 이슬람 급진주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나라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슬람법이 미국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한 것을 볼 때 미국을 적대시하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이슬람 국가들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급진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응 방식을 놓고도 날을 세웠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이 IS를 번성하게 했다”고 공격했고, 클린턴을 향해서도 “IS에 맞서기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태미나가 부족하고 대통령이 되기에도 도덕성이 약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완전히 실패했다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외교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트럼프는 언론이 자신에 대해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자체 ‘언론 신뢰도 조사’를 실시하는 등 미 주류 언론과 전면전에 나섰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그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국인들이 부정직한 언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항목에는 ‘클린턴은 언론으로부터 여전히 무료 입장권을 받고 그녀의 비밀 서버를 통해 기밀정보를 보낸 것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 ‘주류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지금은 클린턴을 위해 똑같은 일을 다시 하고 있다‘ 등이 들어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박옥 질병관리본부 과장에게 들어본 ‘결핵 대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박옥 질병관리본부 과장에게 들어본 ‘결핵 대책’

    대형병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의료인 결핵 감염 사례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결핵 발병국 1위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줬다. 해마다 3만여명의 새로운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2011년에야 민간병원에 결핵 전문 간호사를 배치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야 제1차 결핵관리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결핵 퇴치 예산은 2011년 434억원에서 지난해 369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보건당국은 2020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내년부터 의료인과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일제 잠복결핵검사를 실시해 감염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고등학교 1학년과 40세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에서 결핵이 발병하기 전 단계인 잠복결핵 검사를 무료로 시행한다. 박옥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장은 15일 “잠복결핵검사 대상을 현재 고교 1학년생과 40세에서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후진국형 질병인 결핵이 유행하게 된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박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에 결핵이 유행하게 된 원인은 우선 6·25전쟁으로 결핵환자가 급증한 데다, 1989년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열면서 결핵관리 주체가 보건소에서 민간 병·의원으로 바뀌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보건소는 감염병 환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잡혀 있었는데, 민간 병원은 그렇지 못했지요. 환자가 보건소를 떠나 민간 병·의원으로 몰렸지만, 병·의원은 보건소처럼 철저하게 결핵환자를 추적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결핵약은 2주 복용해야 전염력이 없어지고, 한두 달 복용하면 증상이 없어지며 6개월간 복용하면 결핵균이 사멸합니다. 약을 6개월간 끝까지 복용해야 결핵이 완치되는데, 전담 관리 의료인이 없다 보니 환자가 약 복용을 중단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녀 의료인도 언제부터 약을 복용했는지 알 방도가 없었습니다. 결국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 많은 환자가 ‘보균자’인 잠복결핵 환자로 남았고,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항생제 내성 결핵균’이 발생했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2011년 결핵 환자를 진료하는 주요 민간 병원 121곳에 결핵 전담 간호사를 배치하고 다른 병원은 보건소의 간호사가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200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결핵 신(新)환자가 2013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 결핵 신환자는 20% 포인트 줄었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결핵관리 대책의 핵심은 선제 대응입니다. 결핵환자만 따라다니며 치료할 게 아니라 결핵 발병 위험이 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잠복결핵을 검진해 양성자를 찾아낸 다음 결핵이 발병하기 전에 치료하겠다는 것입니다. 결핵을 퇴치하려면 결핵 발병을 예방하는 잠복결핵감염 관리 정책이 필요합니다. 잠복결핵은 전염성 결핵과 달리 증상이 없고 감염되지 않습니다. 이 가운데 5%가 2년 이내, 나머지 5%가 나중에 결핵으로 발병합니다. 3개월간 약을 복용하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40세를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진을 하는데, 실은 잠복결핵 고위험군은 60대입니다. 60세 이상의 60%, 40대의 20%가 잠복결핵자입니다. 앞으로 잠복결핵 건강검진 대상 연령대를 좀더 넓히려고 합니다. 다만 65세 이상은 간 독성 때문에 잠복결핵이 발견되더라도 치료가 어려워 그 이하 연령대에서 잠복결핵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단 잠복결핵이 발견되면 치료는 무상으로 이뤄집니다. 현재 결핵환자 치료도 무료입니다. 매년 결핵환자 치료에 보험 재정을 포함해 1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사망률과 질병으로 인한 부담 등을 따졌을 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결핵이 더 위험합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감은 크지만, 결핵은 늘 있던 병이다 보니 관심도가 떨어져 그동안 정책적으로도 소홀히 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사전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발병을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 결핵은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도록 병원에서 감염 관리를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료인도 결핵에 좀더 관심을 둬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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