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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 남녀 차이 아닌 능력 시대”

    “검사 남녀 차이 아닌 능력 시대”

    여성의 검찰 진출이 드물었던 1996년 임관한 노정연(55·사법연수원 25기) 신임 부산고검장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지녔다. 노승행 전 광주지검장을 아버지로, 조성욱 전 대전고검장을 남편으로 둔 그는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초 부녀 검사장’·‘최초 부부 검사장’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 22일 인사에선 검찰 73년 역사상 첫 여성 고검장에 오르는 기록을 추가했다. 노 고검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초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만 감사하기도 하다. 여성 검사 중 제가 가장 선배여서 후배들이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노 고검장이 일을 시작한 26년 전 검찰은 남성 위주의 조직이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전국에 여검사가 10여명밖에 없었다. 여성이 검사가 된다는 인식이 별로 없던 것”이라며 “주변에서 검사 한다니까 말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이어 “여성 검사 스스로도 한계를 정해 놓았던 부분이 있었다. 위축돼 있었다고나 할까”라면서 “여성 검사 숫자가 적었기에 남자의 중간 정도만 해도 잘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선배들도 여성을 밤새워 일하는 부서로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던 그런 시대”라면서 “일 못한다 소리 안 듣고 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여성 검사가 늘어나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전체 검사 중 여성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노 고검장은 “이제 후배들을 남자·여자로 나눠서 보지 않고 다 똑같은 검사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니깐 상한을 낮추고 남자라고 상한을 높이고 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남녀 차이가 아니라 능력 차이인 시대”라고 했다. ‘유리천장’이 일부 걷혔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검사장 승진 인사 17명 중 여성은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검사 한 명뿐이었다. 이에 대해 노 고검장은 “좀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컨템퍼러리 퀴진’은 동시대에 유행하는 요리법이나 식재료를 활용해 독창적인 메뉴를 내는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단순히 코스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식에 일식 요리법을 접목하거나, 전형적인 양식 메뉴를 한식으로 풀어내는 등 식문화 간 크로스오버로까지 나아간다. 먹는 재미 너머 즐기는 재미가 가득하다. 장마가 시작됐다.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장마 기간에 독창적 메뉴와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멋진 다이닝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최근 핫한 컨템퍼러리 퀴진’이다.고기·해산물 조합에 놀라운 경험 ①이타닉가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조선팰리스 호텔 36층, 좁고 하얀 통로를 따라 가면 금문(金門)이 매력적인 입구의 ‘이타닉 가든’이 등장한다. 에메랄드빛 카펫이 깔린 근사한 내부는 전면 통창을 통해 보이는 천상의 광경에 하늘에 동동 떠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둥근 이끼쟁반에 강원도 정선에서 가져온 자작나무 수액이 시작이다. 은은하고 청량한 자작나무의 특별한 향이 건강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뜻한 유채 세비체를 거치는 세 가지 주전부리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서양식으로는 아뮤즈부쉬로, 특히 블랙 트러플을 올린 주악은 쫀득하고 부드럽다. 은은히 씹히는 작은 주악에 트러플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지며 놀라움을 안긴다. 그 정점은 울릉도 칡소와 전복을 겹겹이 겹쳐 만든 밀푀유로 이어진다. 보통 메인 메뉴는 고명은 화려하게, 메인 재료는 본연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이나 손종원 셰프는 이런 고정관념을 산산히 깨뜨린다. 고기와 해산물의 조합이라니. 고민의 흔적이 치열하게 묻어난다. 마지막 자개장에 나오는 당근 정과, 대추모양 가나슈, 해창막걸리 초콜릿 봉봉 등 디저트는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이타닉가든에 쏟아지는 호평이 이해되는 이유다.풀내음·바다향이 샴페인 꼬드겨 ②임프레션 돌출된 채광창을 마주한 테이블에 앉으면 서울의 바쁜 나날들을 잠시 피해 도산공원 숲속에서 피크닉을 하는 듯 눈과 마음이 맑아진다. 윤태균 셰프는 제철 재료를 충실히 살려내는 기본 중 기본을 지키면서도 의외의 조합으로 포인트를 준다. 아뮤즈부쉬로 등장한 아스파라거스와 캐비어. 완벽하게 조리한 아스파라거스는 이보다 더 부드러울 수 없고 향긋한 풀내음과 캐비어의 옹골찬 바다향은 샴페인을 살살 꼬드겨 불러낸다. 이어 등장하는 가리비는 서머트러플 우산을 쓰고 나온다. 부드러운 크림과 맞닥뜨리는 산딸기는 얼핏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야생의 산딸기 산미가 잘 어우러져 신선한 조화를 이룬다. 참나물과 알배추, 샬럿, 비네그레트로 감싼 킹크랩, 바지락 에멀젼으로 콘소메를 부은 옥돔구이와 비름나물, 표고와 전복, 이베리코하몽을 겹겹이 곁들인 메인까지 재료 박물관이라 해도 될 정도로 제대로 살려낸 원물들은 미식을 가장 본질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제철 식재료로 현대적 요리 꾸려 ③류니끄 산지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요리를 꾸리는 데 중점을 둔 류태환 셰프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전국 각지 식재료를 발굴해 일본과 프랑스 요리에 접목한 ‘하이브리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신사동 시절부터 코스가 길기로 유명했는데 도산공원 쪽 이전 후에도 중심은 변치 않았다. 웰컴 디시부터 기선을 제압한다. 무려 네 가지가 제공되는 아뮤즈부쉬. 테이블을 가득 채운 이색적인 색채와 재료, 조리법의 조화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퍼플 드래곤플라이’. 전남 해남에서 온 자색 배추를 말려 잠자리 날개를, 자색 고구마를 튀겨 꼬리를, 자색 양배추 퓌레로 몸통을 만들었다. 잠자리 눈은 자색 배추 피클로, 몸통 윗부분은 오세트라 캐비어로 한 치 빈틈없이 완벽한 모양새를 뽐낸다. 류 셰프의 주특기인 진짜처럼 만드는 가짜, 흙밭의 ‘돼지감자’는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과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거리가 된다. 튼실한 돼지감자를 부드럽게 구워내고 돼지감자와 채소로 흙을 표현했다. 딜을 작게 잘라 흙속의 풀을 묘사했는데 얼마나 완벽한지, 흙을 모두 걷어내고 감자만 골라 먹을 뻔했다.장류·곡물·채소 국내산만 찾아 써 ④일드 청담 ‘도심 속의 섬’이라는 모티브로 제주도, 울릉도, 신안, 남해 등 전국의 섬에서 얻은 식재료로 맛을 살렸다. 일식을 기본으로 한식을 조화한 코스 요리를 한다. 소금 그리고 장류, 곡물, 채소 등을 모두 국내에서 직접 농사 지은 것만을 찾아 사용하는 데 자부심이 있다. 새우에 쯔유 젤리를 산뜻하게 만들어 올린 첫 요리와 초된 밥에 대게살, 우니를 쌓아올려 생산초잎으로 마무리한, 풀어진 초밥 느낌의 요리는 일식 느낌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바닷장어로 만든 딤섬은 스시의 마지막 피스를 떠올리게 하는데 새우살과 마름 열매, 채소로 만든 소와 만두피 대신 사용한 ‘불맛 솔솔’ 바닷장어는 다진 새우 사이사이에서 나오는 육즙과 장어의 고소한 기름이 어우러져 좋다. 아기자기하게, 색다른 조합으로 쌓아 이어 나가는 각각의 디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식사는 초당옥수수로 만든 달콤한 콩국수. 부드럽게 익힌 문어와 싱그러운 캐비어를 깔아 한식, 일식, 양식을 한데 어우른다. 푸드칼럼니스트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박인환의 시에서 드러나는 모더니즘적 요소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의 표현대로 그를 ‘이상 문학의 현대성의 가장 중요한 계승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인 이상은 박인환이 아직 소년이던 1937년에 폐병으로 죽어 두 사람이 살아 만난 적은 없지만, 문학의 후배인 박인환은 그에게 애정과 동질감을 느꼈다. 박인환에게 이상은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죽은 아폴론’이었다. 3월 17일 그 아폴론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써서 한국일보에 발표하고, 박인환은 제주(祭酒)이자 ‘망각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사흘 동안 내리 마시고 또 마셨다. 마지막 날에 박인환이 먹은 음식이라곤 화가 김훈이 사준 짜장면 한 그릇이 전부였고, 불운하게도 빈속에 억병을 쏟아붓기에 그는 타고난 두주불사가 아니었다.‘인간은 소모품, 끝까지 정신을 섭렵해야지.’ 아폴론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祭儀)의 첫날, 박인환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이진섭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메모에 적혔던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다. 시인답다. ●영화 보다 들켜 중학교 퇴학당한 소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이 보통학교 4학년 때 사업차 상경한 아버지를 따라와 산 곳이 원서동 134-8번지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계동을 지나 창덕궁 담을 끼고 돌아 골목을 걸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종로, 덕수궁은 시청과 서대문에 가까워 친숙한 데 비해 창덕궁은 창경궁과 함께 도심에서 비켜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란한 금박을 입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다른 곳보다 드물게 보인다. 한식집 용수산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를 파는 한옥 양식당 소공헌 옆으로 좁은 골목길 하나가 나타난다. 번지수에 해당하는 도로명 주소 창덕궁길 47-4가 어린 박인환이 살던 곳인데, 없다. 창덕궁길 47-2와 47-3, 47-7과 47-8은 있는데 그사이의 번지수 자리에는 주차장과 창고와 공터뿐이다. 표지 하나 없는 창고 위 공터가 집터이리라 짐작하면서 허공을 사진 찍노라니 마음이 헛헛하다. 세월이 가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이곳에서 경기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박인환은 시와 영화에 매료됐다. 소년 박인환의 책상 서랍에는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상력과 열망은 학교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별관 자리에 있던 부민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경기중학교를 퇴학당했고,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중퇴했다. ●한때 서점 열어 문인들 밥값 책임져 일제강점기의 메이지마치에서 해방 후 이름을 되찾은 명동으로 돌아온 박인환은 종로3가 2번지(지금의 낙원동 입구)에 서점을 열었다. 아버지한테서 3만원을 얻고 이모에게서 2만원을 빌려 차린 ‘마리서사’(茉莉書舍)였다. 서점에서 파는 책의 대부분은 박인환이 갖고 있던 외국문학 서적이었고, 자기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박인환은 문인들에게 밥을 샀다. 장사는 애초에 망조였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붙인 ‘마리서사’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박인환은 그곳에서 손님으로 왔던 이정숙과 만나 결혼을 했다. 170㎝의 늘씬한 키에 진명여고를 다닐 때 농구부에서 포워드 포지션을 담당했던 여성잡지 기자 이정숙, 그녀는 박인환 시의 첫 독자였고 장안의 영화 개봉작을 함께 섭렵하는 단짝이었다. 명동 거리에 나타나면 ‘한 쌍의 학(鶴)과 같다’고 문우들의 찬탄을 받던 그들은 1948년 화창한 봄날에 덕수궁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낭만적인 연애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동화를 쓰고 싶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공터로 남은 원서동 134-8번지를 등지고 안국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잇닿은 교보빌딩으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또 다른 박인환의 집터와 표석이 있다.‘박인환 집터: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이 1948년부터 1956년까지 거주하며 창작을 하던 장소이다. 1955년 첫 시집인 ‘박인환선시집’을 냈으며 ‘목마와 숙녀’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남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다.’ 세종로 135번지, 지금의 교보빌딩 주차장 자리는 박인환의 아내 이정숙의 친정이었다. 원서동 시댁에서 밤마다 친정이 그리워 우는 아내를 위해 박인환은 처가살이를 했다. 애지중지 귀동녀로 자란 이정숙은 가난한 시인의 아내로 살기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했지만 밥벌이는 팍팍하고 현실은 고단했다. 6·25전쟁이 발발해 대구로 피란을 갔던 박인환은 생활고 때문에 종군기자로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광화문 집터 곁 벤치에 염상섭 동상 주차장은 거닐기에 좋지 않은 장소다. 연신 들고나는 차들이 혼을 뺀다. 잠시 다리쉼을 할 곳을 찾다가 문득 교보문고 입구의 벤치가 생각났다. 그 벤치 한편에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염상섭의 동상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염상섭의 호는 횡보(橫步), 늘 술에 취해 걸음걸이가 횡보하는지라 횡보였다. 이봉구의 소설 대목마따나, 술의 중량(重量)과 싸우는 것을 인생의 중량과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작가라는 작자들은 그리도 원수진 듯 술을 퍼먹는다. 박인환도 결국 술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9세였던 박인환의 맏아들 박세형은 67세가 되어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와 토를 하시니 제가 등을 쳐 드렸습니다. 입에서 활명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안 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뛰어가셨어요. 그때 밤 9시가 넘고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이미 아버진 눈을 감으셨어요.” 1956년 3월 20일 오후 9시, 박인환은 세상을 떠났다. 3월 17일부터 평소 그리도 좋아했던 죽은 아폴론, 이상(李箱)의 기일을 맞아 사흘간 폭음한 끝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실제 죽은 날은 3월 17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었다. 잔혹한 착각, 명백한 자멸이었다.박인환이 떠난 자리에서 멀지 않은 염상섭 벤치에는 동상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한 술꾼이 잠들어 있다.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의 무구한 꿀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세월이 가도, 술병에서 떨어진 별같이 뜨거운 그들의 이름만은 종내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 지자체들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 불붙었다

    지자체들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 불붙었다

    전국 지자체들이 방역조치 해제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한국공항공사 등과 공동으로 아시아·유럽·북미 국가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팸투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달부터 중화권, 말레이시아, 터키, 캐나다 등 국내외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해 부산 관광을 홍보하고 있다. 우선 시는 24일 입국하는 하노이와 방콕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국 환영 퍼포먼스를 개최한다. 이어 25일에는 싱가포르 팸투어단 15명을 맞는 환대 행사를 연다. 팸투어단은 해동용궁사와 뮤지엄1, 송도 해상케이블카, 롯데아울렛 등 부산 지역 주요 관광지를 4박 5일 동안 돌아볼 예정이다. 이어 일본여행업협회 규슈지부 임원단 12명이 오는 30일 부산을 방문해 송도 해상케이블카와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등을 체험한다. 베트남 팸투어단 47명도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광안대교와 오륙도 스카이워크 등 부산의 야경을 즐길 예정이다. 대구시는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와 공동으로 지난 16일 관광·항공 연계 민관 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여기에 맞춰 23일 대구공항과 방콕을 잇는 티웨이항공의 대구~방콕 정기노선도 취항했다. 오는 27일에는 태국 팸투어단이 대구를 찾는다. 전남도는 ‘2022~2023 전남 방문의 해’를 맞아 지난 14일 목포 유달유원지에서 선포식을 하고 ‘전남 관광 1억명·해외 관광객 300만명’ 목표에 시동을 걸었다. 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문화자원 관광상품’, ‘EDM 페스티벌’, ‘캠핑 박람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사증(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제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의료웰니스 전세기 관광 상품을 통해 몽골 관광객 150여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곶자왈과 허브동산 등 추천 웰니스 관광지 등을 방문한다. 몽골 관광객은 이번 전세기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꼭 이루겠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꼭 이루겠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전북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미래 먹거리를 구축하는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김관영 전북지사 당선인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생 중심, 현장 중심, 실행 중심의 도정을 펼쳐 전북을 희망이 있고 살 만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국 광역단체장 가운데 최고 득표율로 최연소 도지사에 당선된 그는 젊은 도지사답게 ‘역동적으로 일하는 전북도정’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전북을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공하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당선인은 “나는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자”라면서 “이념과 여야, 체면에 얽매이지 않고 도정 전반에서 실용과 실익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김 당선인은 높은 장벽으로 막혀 있던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협치와 소통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민선 8기 전북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을 초청해 ‘전북도정 혁신’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김 당선인은 한발 더 나아가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인사를 3급 정책협력관으로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를 위해 세일즈 도지사가 되겠다”면서 “전국의 대기업을 설득하고, 매력적인 미래 프로젝트를 창출하며, 규제를 혁신하는 삼박자 전략으로 전북 경제의 활로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유치를 통해 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돼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복지와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생명 산업, 탄소산업, 새만금 등 전북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대기업을 유치하고 성장의 모멘텀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도지사 직속 기업 유치 추진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도지사가 솔선수범해 역동적인 행정 조직, 행정 서비스 문화를 꼭 만들고 싶다며 공무원의 인식 변화를 주문했다. 인사 원칙도 ‘민생중심’, ‘실력중심’을 강조했다. 승진과 영전은 출신이나 지역, 성별을 떠나 실력을 우선으로 평가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사명감을 중심으로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김 당선인은 “새만금을 싱가포르의 센토사섬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처럼 개발해 전북을 성공적인 지역개발 모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발이 더딘 새만금에 대해선 투자유인을 촉진하기 위해 테마파크 유치를 제시했다. 디즈니랜드 같은 유명 테마파크를 유치해 외국인이 몰려오는 새만금으로 미래를 디자인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선 8기 화두인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는 인수위에서 최적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강원과 제주는 이미 특별자치도가 돼 전북만 ‘3특 전략’에서 빠진 상황”이라며 “대통령과 중앙정부,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했다. 아울러 세 번이나 실패한 전주·완주 통합도 전북도 차원에서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인정한 ‘협상의 달인’이라며 유능한 경제도지사로서 도·시·군 간 갈등을 조율하고 역동적인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북은 이대로 정체하느냐, 산업생태계 대전환에 성공해 동반 성장을 이뤄 내느냐의 분수령에 서 있다”면서 “혁신하고 도전하는 도정, 속도감 있게 실행하며 결실을 거두는 도정을 만들어 가겠다”고 거듭 밝혔다.
  • “한은·삼성 공장 꼭 강원에… 올림픽 유치했는데 기업·공기관 못할까”[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한은·삼성 공장 꼭 강원에… 올림픽 유치했는데 기업·공기관 못할까”[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강원도민들 앞에서는 ‘순한맛’이지만 밖에 나가서 예산을 따오고 투자를 유치하는 일에는 ‘매운맛’이 되겠습니다.” 김진태 강원지사 당선인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 그렇게 과격한 사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민과 약자들의 민생을 괴롭히는 각종 불공정과 부조리에 대해서는 ‘매운맛’으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재선 국회의원에서 도백(道伯)으로 돌아온 김 당선인 앞에 새로 붙은 수식어는 ‘순한맛’이다.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야인으로 지낸 2년간 강성 이미지를 빼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저격수’, ‘척결자’ 등의 연관검색어도 사라졌다. 그는 “도민들이 저를 지켜 주셨고, 도민들이 저를 구해 주셨다”며 “도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직 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당선인이 다음달 취임하면 12년 만에 도정이 교체되는 것이어서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만큼 그가 안고 있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김 당선인은 “저를 뽑은 도민도, 다른 후보를 뽑은 도민도, 투표하지 않은 도민도 모두 같은 ‘하나 된 강원도’다. 통합과 포용의 자세로 ‘하나 된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대대적인 조직 정비도 예고했다. 그는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방만한 위원회 조직을 대폭 감축하겠다. 회의를 연 1회 이하로 개최한 위원회를 포함해서 일 안 하고 실적이 부진한 위원회부터 폐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당선인은 4곳으로 나뉜 경제 부서의 통폐합도 검토하고 있다. 대표 공약인 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 삼성 반도체공장 원주 유치, 도청 제2청사 영동권 신설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인은 “우선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한국은행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제2청사 건설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김 당선인은 “올림픽도 유치했는데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유치 못 하겠냐”며 “강원이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창조적인 시도 없이는 강원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대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의 영예를 안는 김 당선인은 강원특별자치도의 내실화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강원특별자치도를 설계하며 중점을 둘 분야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도 규제 개혁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와 공장 설치도 못 하게 만드는 규제에 관한 판단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는 ‘규제프리 강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재선 의원 출신으로 8년간 다진 ‘여의도 인맥’이 두터운 데다 강원특별자치도를 다루는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장관과 서울대 법대 83학번, 사법연수원 18기 동기 사이로 인연이 깊어 정관계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기대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강원도 1호 공약인 만큼 정부여당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 확신한다”며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의 강원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를 둬 규제 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겠고,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의 내용도 강원특별자치도법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 ‘8번째 이혼’ 후 혼자사는 유퉁 근황

    ‘8번째 이혼’ 후 혼자사는 유퉁 근황

    배우 유퉁이 근황을 공개했다. 23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유퉁이 출연해 일상을 전했다. 이날 유퉁은 밀양 산골에 위치한 집을 공개했다. 유퉁은 “400년 된 전통 한옥이다. 여기서 잠을 잔다”라며 한 달 전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방 한 켠에는 8번째 부인이 남기고 간 칭기즈칸 자수가 걸려 있었다. 8번째 이혼 후 유퉁은 3년 째 홀로 살고 있었다. 부쩍 살이 빠진 유퉁은 “안 그래도 ‘유퉁 씨 많이 닮았네요’ 소리를 많이 듣는다”라며 “당뇨만 30년 넘고 당뇨 합병증이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치아도 며칠 전 치과에서 뺐다. 당뇨 합병증으로 자꾸 다리가 아프다. 이게 다 약이다”라며 수북하게 쌓인 약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유퉁은 한때 요식업 CEO로 성공했던 경험을 살려 막창집으로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유퉁은 “제주까지 치면 (국밥집 프랜차이즈를) 47개 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도와줬는데 돈도 안 주고 사람도 안 보이고, 내가 준 돈이 들얻오지 않고 묶여 있는 것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사활을 걸던 막창집까지 문을 닫자 그는 집도 없이 떠돌게 됐다. 유튱의 작업실에는 딸 미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유퉁은 “어디를 가더라도 1순위로 먼저 챙기는 게 미미 사진이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미미 사진을 걸어놓는 그 순간 그 공간은 낯설지 않고 편안해진다”며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퉁과 33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했던 8번째 아내는 이혼 후 딸 미미를 데리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딸 미미를 못 본 지 3년이 넘었다. 유퉁은 언젠가 딸을 만나면 줄 드레스와 옷을 제작진에게 보여줬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못 본 지 3년이 됐다”고 말했다. “사랑했던 분들은 다들 예뻤고 착했다. 내가 잘못해서 헤어진 것” 그는 8번의 결혼과 이혼을 한 것에 대해 “나하고 살았던, 사랑했던 분들은 다들 예뻤고 착했다. 내가 잘못해서 다 헤어진 거다”고 말했다. 삶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생각했기에 미미 엄마와 8번째 결혼을 한 유퉁은 결국 또 이혼했다. 유퉁은 전처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퉁은 “미미 엄마가 특별했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 중에 사랑의 무게로 본다면 가장 무겁다. 가장 크고”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 ‘한 달살이’ 제주지검장?…장기말처럼 바뀐 검사장 인사

    ‘한 달살이’ 제주지검장?…장기말처럼 바뀐 검사장 인사

    지난 22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 정기인사로 일부 간부가 부임 한 달 만에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 지역의 수사와 검찰행정을 담당하는 검사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박종근 제주지검장은 22일 인사에서 부산지검장으로 새로 임명됐다. 앞서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다 지난달 18일 있었던 일부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제주로 발령난 지 한 달 만에 다시 인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법무부 예규인 ‘검사 전보 및 보직관리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검사는 1년, 일반 평검사는 2년의 필수 보직 기간을 원칙적으로 채워야 한다. 다만 검사장급은 이에 해당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검사장이 한 달 만에 자리를 옮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와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도 한 달 만에 다시 인사가 났다. 하지만 이들은 전 정권 성향으로 분류돼 명백한 좌천성 인사를 받은 경우라 박 지검장과는 사정이 다르다. 검찰 안팎에서는 잇따른 ‘윤석열 사단 챙겨주기’와 ‘물갈이 인사’ 과정에서 자리를 만들다보니 불가피하게 일어난 일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지검장은 22일 “오늘 아침에 법무부에서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인사 이유에 대해 사전 설명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제주지검에 부임하면서 “지역 실정에 맞는 섬세하고 정성 어린 법 집행을 하겠다”며 “제주4·3에 대해 관심 갖고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희생자의 아픈 상처를 적정한 방법으로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후임인 이근수 지검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제주지검에서는 지검장이 교체되며 한 달 만에 업무보고 등이 다시 이뤄질 예정이다. 일부 업무에도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우 변호사는 “전임이 특별히 비위 등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면 이례적인 인사”라며 “인사권자가 사려 깊게 인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인터뷰]사상 첫 女고검장 “성별은 무의미, 능력이 중요한 시대”

    [인터뷰]사상 첫 女고검장 “성별은 무의미, 능력이 중요한 시대”

    여성의 검찰 진출이 드물었던 1996년 임관한 노정연(55·사법연수원 25기) 신임 부산고검장은 ‘최초’ 수식어를 여럿 지녔다. 노승행 전 광주지검장을 아버지로, 조성욱 전 대전고검장을 남편으로 둔 그는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초 부녀 검사장’·‘최초 부부 검사장’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 22일 인사에선 검찰 73년 역사상 첫 여성 고검장에 오르는 기록을 추가했다. 노 고검장은 23일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최초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만 감사하기도 하다. 여성 검사 중 제가 가장 선배여서 후배들이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조심스럽고 책임도 막중하다.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노 고검장이 일을 시작한 26년 전 검찰은 남성 위주 조직이었다. 그는 “당시만해도 전국에 여검사가 10여명 정도밖에 없었다. 여성이 검사가 된다는 인식이 별로 없던 것”이라며 “주변에서 검사한다니까 말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여성 검사 스스로도 한계를 정해놓았던 부분이 있었다. 위축돼 있었다고나 할까”라면서 “여성 검사 숫자가 적었기에 남자의 중간 정도만 해도 잘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또 “선배들도 여성을 밤새워 일하는 부서로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던 그런 시대”라면서 “그럼에도 일 못한다 소리 안 듣고 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여성 검사가 늘어나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신규 임용 중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고 전체 검사 중 여성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노 고검장은 “이제 후배들을 남자·여자로 나눠서 보지 않고 다 똑같은 검사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니깐 상한을 낮추고 남자라고 상한을 높이고 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남녀 차이가 아니라 능력 차이인 시대”라고 말했다.‘유리천장’이 일부 걷혔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검사장 승진 인사 17명 중 여성은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검사 한 명뿐이었다. 이에 대해 노 고검장은 “좀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검찰청 내 여성이 일하기 편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고검장은 “검찰청 내 어린이집이 많이 만들어지는 등 여검사뿐 아니라 여성 수사관·실무관이 일하기 편한 환경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고검장은 제가 처음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배출되지 않을까”라고 기대 섞인 전망도 전했다.
  • 렌즈구름 낀 하늘은 맑은데… 천둥 번개 동반 국지성 호우주의보

    렌즈구름 낀 하늘은 맑은데… 천둥 번개 동반 국지성 호우주의보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방기상청은 23일 저녁부터 24일까지 한라산 남쪽지역과 산지를 중심으로 강풍과 함께 폭우가 내리겠다며 안전사고에 철저하게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24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국지성 호우로 저지대와 해안도로 등의 침수가 우려된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올해 첫 장마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상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긴밀한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상황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근무체계를 조기 가동하고 인명·재산 피해예방 및 도민불편 최소화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도는 계곡 하천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므로 야영 등 캠핑 이용자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한라산 둘레길, 오름, 올레길 출입을 자제해주길 당부하고 관광객과 낚시객들은 해안가 및 방파제 접근을 자제하고 해안가 저지대 및 하천 주변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고 말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23일 저녁부터 시간당 순간풍속 7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24일까지 불겠다”며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 결항 및 지연 운항, 해상의 선박 운항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에 운항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주 하늘에 뜬 비행선 모양 초대형 ‘렌즈구름’

    제주 하늘에 뜬 비행선 모양 초대형 ‘렌즈구름’

    23일 오후 제주시 하늘에 바람이 강한 날씨에 형성되는 비행선 모양의 ‘렌즈구름’이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렌즈구름은 습한 공기가 한라산에 형성될 때 강한 바람이 더해지면 소용돌이 형태로 나타난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8분 제주(북부·제주지방기상청)의 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3.4도를 기록했다. 밤부터는 제주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 은갈치·오메기떡·한라산소주… 제주상품, 세계시장 사로잡는다

    은갈치·오메기떡·한라산소주… 제주상품, 세계시장 사로잡는다

    삼다톳김, 돼지감자차, 감저빵, 은갈치, 오메기떡, 보석귤, 청귤초, 한라산소주…. 제주산 수산물·가공식품 등이 미국, 베트남, 대만시장에 진출해 10만달러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미국, 베트남, 대만 등에서 제주상품 홍보 및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면 판촉행사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남체인마트 플러톤점(9000평 규모)에서 오는 26일까지 제주기업 6개사 27개 제품의 홍보·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옥돔부터 제주 무말랭이까지 다양한 식품들을 선보인다. 7월에는 대만 현지 유통매장(몽시대 타이난점, 충효점)과 베트남 호치민 스카이마트에서 제주기업 8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갈치·고등어살 등 수산물과 한라봉차, 딱새우라면 등 43개 가공제품의 판매와 홍보 활동을 펼친다. 이번 행사로 10만 달러 이상의 판매액 달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판촉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협약을 맺은 현지 유통판매사를 통해 제주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판촉행사는 코로나19 완화 및 해외 온라인몰(역직구) 이용 증가 등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주상품 글로벌 커머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제주상품 글로벌 커머스 지원사업은 해외 유통체계를 갖춘 유통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제주상품을 해외 유명 온라인몰에 입점시키고, 해외 현지 대형 유통매장 오프라인 판촉행사 등을 열어 제주상품 판로를 확대하는 수출시장 개척 사업이다. 도와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해외 유통 네트워크를 소유한 10개의 유통사와 협업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도는 유통사와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등 대면 판촉활동이 어려울 때는 해외 온라인몰을 활용하고, 대면 판촉이 가능해지면 현지 유통 매장에서 판촉활동을 추진하는 등 현지 상황 맞춤형 수출 지원을 하고 있다.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 수출 실적으로 293만 800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1900만 달러에 달했다. 오는 11월까지 네덜란드, 싱가포르, 일본, 중국, 말레시이사 등 13개국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해 해외 현지 유통매장에서 지속적으로 제주상품 판매를 해나갈 예정이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해외 유통구조를 가진 유통사와의 긴밀하게 협업하며 국가별로 특화된 온라인 플랫폼, 해외 대형 유통매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등 제주상품 수출판로 확대를 위한 해외상황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마이큐♥김나영 제주살이…아빠 노릇 포착

    마이큐♥김나영 제주살이…아빠 노릇 포착

    화가 겸 가수 마이큐가 김나영 두 아들과 행복한 순간을 공유했다. 마이큐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초코송이들과!”라는 글과 함께 근황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마이큐가 김나영의 두 아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업고 무등을 태우는 등 진짜 아빠 다운 포스가 마이큐에게 흘러넘쳐 눈길을 끈다. 김나영은 슬하에 두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 출연하며 아들들과의 일상을 공유했고, 마이큐와 공개 연애를 시작했다.
  • 치유농업 대세인데… 도시원예농업전문가 ‘마스터가드너’에 도전해볼까요

    치유농업 대세인데… 도시원예농업전문가 ‘마스터가드너’에 도전해볼까요

    정원관리사를 넘어 도시원예농업 전문가로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마스터가드너(Master Gardener)’에 도전해볼까요.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는 ‘마스터가드너’ 육성으로 도시농업을 확산하고 도시민의 치유활동을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마스터가드너는 농업을 기반으로 생산적인 여가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다. 최근 치유농업이 각광받으면서 마스터가드너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 1973년부터 시작돼 10만 여명 회원이 활동하는 마스터가드너는 국내에선 2011년 처음 제주에서 도입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가 도시농업을 육성하고 지역사회 봉사와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마스터가드너 양성 교육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가드닝(정원관리) 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을 쌓고 현장 경험을 키워나간다. 현재 한국마스터가드너협회 제주지회 회원은 50여명(정회원 36명)에 이른다. 수료 조건은 8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고 자원봉사활동 최소 50시간 이상해야 한국 마스터 가드너 인증서를 발급한다. 수료 후에도 매년 최소 10시간의 보수 교육을 받아야만 인정된다. 5년동안 유지하면 그린 마스터 가드너에 이어 10년째 로즈 마스터가드너, 15년째 골드 마스터가드너, 20년째 되면 노블 마스터가드너 자격이 주어진다. 제주농업기술센터는 마스터가드너 회원을 대상으로 도시농업전문가 역량강화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은 이달부터 9월까지 월 1회, 총 4회 과정으로 치유농업 식물가꾸기와 재배기술 활용법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22일 시작된 첫 교육에서는 ▲마스터가드너 회원 자격과 규정 ▲국화과 치유식물 ‘스토캐시아’ 재배이론과 식재실습 등이 진행됐다. 김승호 한국마스터가드너 제주지회장은 “제주4·3평화공원 본관 앞에 마스터가드너 정원을 만들어 꽃을 식재해 원혼들을 위로하고 방문객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멈췄던 양로원, 요양원 등을 다시 찾아 꽃밭을 가꾸고 실내정원을 만들어주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원예 봉사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서울 청계천·강남, 강원 원주·강릉서도 자율주행차 운행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남과 청계천, 강원도 강릉 등 7곳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확정·고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범운행지구는 2020년 5월 시행된 자율주행자동차법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서울 상암, 제주 등 7개 지구가 지정됐고, 이번 신규 지정으로 전국 10개 시·도 14개 지구로 늘어났다. 새로 지정된 곳은 교통혼잡 지역(서울 강남·청계천), 여행 수요가 많은 관광도시(강릉·순천·군산), 대중교통여건이 열악한 신도시(시흥·원주) 등이다. 자율주행 민간기업은 해당 지구에서 자율차로 여객·화물을 유상 운송할 수 있다. 자동차 안전기준 면제 등 규제 특례를 받아 사업목적에 적합한 다양한 자율주행 실증 서비스도 가능하다. 기존 7개 지구 가운데 세종과 대구 등 6개 지구에서 7개 기업이 한정 운수 면허를 받아 실증서비스를 일반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경기 판교에서는 하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서울 상암지구 등에서도 서비스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전국 어디서나 자율주행 실증이 가능하도록 ‘네거티브’(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 운영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돼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법·제도적 규제 개선, 자율주행 인프라 고도화 등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전국 17개 시·도별로 1곳 이상의 시범운행지구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 “세계인 몰려들 운탄고도1330… 인근 마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세계인 몰려들 운탄고도1330… 인근 마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카지노 위주였던 폐광 관광 20년운탄고도 통해 한 단계 도약 기회과거 산업화 동맥이 힐링길 변신 잉카 트레일처럼 숙박·식당 연결내국인 지정면세점 설치 등 제안광부들이 석탄을 나르던 운탄고도1330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안식과 위안을 주는 길로 변신했다. 강원 폐광지역인 태백, 삼척, 영월, 정선 어디에나 있는 운탄고도1330은 석탄을 나르던 높은 길이란 뜻으로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길이란 의미도 있다.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뀌는 강원도의 경제 발전을 위한 포럼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폐광지역 새로운 도약을 위한 운탄고도1330 관광 활성화 포럼’에는 지역 및 관광 전문가들이 모여 운탄고도1330을 해외 폐광지역인 독일의 졸페라인, 대만의 진과스처럼 세계적 관광지로 알리는 방법을 모색했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포럼 개회사를 통해 “운탄고도1330은 제주 올레길이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인들의 발길을 불러모을 문화관광자원”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축사를 대독한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폐광지역은 다방면의 노력을 했지만 인구 감소와 상권 위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폐광지역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지역으로 과거 대한민국의 돈이 대부분 나왔던 곳”이라며 “직접 가 보면 폐광지역 일대만큼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2045년까지 연장되는 데 앞장섰던 이철규 국회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산업화에 이바지한 폐광지역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대체산업 육성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운탄고도에서 석탄이 운반되는 것을 보고 자랐다는 유상범 국회의원은 “폐광지역 재생을 위한 돈이 허투루 많이 쓰였는데 운탄고도1330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림 규제가 많다는 말씀을 듣고 있는데 산림청은 ‘규제부처’만이 아니다”라며 “보전과 이용의 조화란 국제적 기준에 맞춰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강옥희 강원도관광재단 대표는 산악관광 활성화 전략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잉카 트레일과 같은 해외 사례를 들면서 운탄고도와 인근 마을의 인력과 숙박시설, 식당을 연결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호 한국방송통신대 관광학과 교수는 “운탄고도 방문객을 대상으로 지역이 제공할 수 있는 동반안내, 장비대여, 짐 딜리버리, 도시락 배달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운탄고도1330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방안을 고민한 전문가의 조언과 산림 당국의 지원 약속도 이어졌다. 이형석 행정안전부 지역균형발전과장은 “운탄고도1330의 매력을 발견해서 알리는 것은 폐광지역인 영월, 정선, 태백, 삼척 4개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강원도 전체가 협력해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권도헌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개발과장은 “운탄고도1330 트레킹 구간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행위 제한이 있다”면서 “강원도, 산림청, 폐광지역 4개 지자체가 업무협약을 맺은 것처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용객 편의시설 설치 등에 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은 “숲길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숲길에서 사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숲길이 될 수 있도록 산림청이 노력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탄고도1330을 폐광지역 주민들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나왔다. 유영심 강원연구원 균형발전연구실 부연구원은 “운탄고도1330은 종주형으로 제주의 올레길과는 차이가 있어 타깃층이 전문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별로 마을과의 연결로를 구축하고 축제를 통해 주민 참여 및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엄광열 영월산업진흥원장은 지역 특성에 맞는 이야기 개발, 4개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과 특성화된 모델 개발, 상처받은 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해 공동사업 발굴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폐광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내국인 지정면세점 설치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엄 원장은 이어 “과거 산업화의 동맥이었던 운탄고도1330이 ‘국민 힐링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 국제 콩쿠르 빛낸 ‘영광의 얼굴’ 국내 팬들 만난다

    국제 콩쿠르 빛낸 ‘영광의 얼굴’ 국내 팬들 만난다

    최근 세계적 권위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 연주자들이 올해 하반기 잇달아 국내 무대에 올라 팬들의 응원에 화답한다.우선 18세의 나이로 북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오는 8월 10일과 20일, 10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서 연주를 펼친다. 첫 공연은 소속사 목프로덕션 15주년 기념 공연 ‘바흐 플러스’로 같은 소속사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무대다. 임윤찬은 바흐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하며, 그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이효주와 함께 바흐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들려준다. 임윤찬은 열흘 뒤 ‘클래식 레볼루션 2022 멘델스존&코른골트’ 축제에 참가해 김선욱의 지휘로 KBS 교향악단과 함께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마지막 공연에서는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선보인다.세계 3대 콩쿠르의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도 공연기획사 SBU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콩쿠르 위너스 투어’로 9월 한국을 찾는다. 15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16일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 17일 철원 PLZ(DMZ) 페스티벌, 1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중국 출신 이바이 첸과 잇따라 듀오 리사이틀을 여는 것. 연주곡은 멘델스존 첼로 소나타, 브리튼 첼로 소나타 등이다. 최하영은 또 같은 달 14일 부산문화회관,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1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를 갖는 등 8일간 7회 공연의 강행군을 펼친다.지난달 제12회 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오는 11월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부산시립교향악단 창단 60주년 기념 순회 연주회 무대에서 협연한다.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 한은 “내년 빚 못 갚는 자영업자 늘어 저축銀 부실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듯”

    한은 “내년 빚 못 갚는 자영업자 늘어 저축銀 부실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듯”

    금리 인상 가속·손실보전금 폐지상환부담 커져 대출 부실화 늘 듯채무 재조정 등 출구 마련해 줘야치솟는 물가와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 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 주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 3월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줄곧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대외·실물경제·가계·기업 등과 관련한 지표를 종합한 금융불안지수는 3월 8.9를 기록한 뒤 4월(10.4)과 5월(13.0)까지 오름세를 이어 가고 있다. 금융불안지수가 8 이상이면 주의 단계, 22 이상이면 위기 단계로 분류한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위기 단계를 넘어섰던 금융불안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 안정 위험이 커지는 만큼 각 경제주체가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이 내년부터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3월 말 기준 960조 700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40.3% 증가했다. 한은 분석 결과 대출금리가 해마다 0.5% 포인트씩 오르고 금융지원과 손실보전금이 없어지면 자영업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올해 38.5%에서 내년 46.0%로 높아진다. 벌어들인 수익에서 내야 할 원리금의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한은은 “자영업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 특히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도 커진다”며 “상환 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 채무 재조정, 폐업 지원, 사업 전환 유도 프로그램 등으로 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득 감소, 대출 증가, 금리 인상이라는 경제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보유자의 DSR은 10.4% 포인트, 미보유자의 DSR은 4.4%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관련 대출이 있으면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빚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비 축소, 자산 매도, 추가 차입 등을 통해서도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이후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예상손실이 2020~2021년 평균과 비교해 1.6배 수준으로 추산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예상 손실이 현실화하면 국내 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 포인트 하락한다”며 “대손충당금 최저적립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정선·태백·영월 등 경계 맞댄 ‘만항재’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해발 1330m끝없는 굽잇길 주변엔 ‘야생화 카펫’ 광부 아내들의 사연 담긴 ‘도롱이못’ 영화 ‘엽기적인 그녀’ 속 명품소나무 고갯마루 옆 고랭지 배추밭도 장관 ‘막장’이란 단어를 신문에 쓸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행여 실수로 게재했다간 당장 탄광 지역 주민, 노동자들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그들은 누군가의 일터이자 엄숙한 삶의 현장을 어떻게 그런 경멸스런 단어로 폄훼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그게 불과 십수 년 전이다. 요즘은 달라졌다. ‘막장’이란 단어는 이제 누구나 거리낌 없이 쓰는 보통명사가 된 듯하다. 한편으로는 항의조차 포기할 만큼, 쇠락을 거듭하는 탄광 지역 사람들을 보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강원도가 스러져 가는 탄광 문화를 보전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설 모양이다. 탄광 역사가 새겨진 지역을 정비해 관광명소로 꾸미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운탄고도1330’이다. 강원 영월부터 삼척까지, 탄광 문화의 자취가 남은 고산 지역을 잇는 걷기길이다. 오는 9월 개통을 앞두고 정선의 일부 구간을 돌아봤다.광부는 두 겹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지상의 하늘과 막장의 하늘을 이고 산다는 의미다. 탄광촌의 고된 인생살이를 웅변하는 말이다. ‘운탄고도’는 이 같은 광부들의 땀과 눈물이 맺혀 있는 길이다. 한자 이름을 풀면 ‘석탄(炭)을 나르던(運) 높은(高) 길(道)’이다. 영월에서 정선과 태백을 거쳐 삼척까지, 흔적만 남은 옛길을 걷기 좋은 길로 정비해 잇고 있다. ‘1330’은 운탄고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만항재의 해발고도를 의미한다. ‘운탄고도1330’은 모두 9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전체 거리는 173㎞ 남짓. 이번 여정에선 4길 예미역~꽃꺾이재(28.8㎞)와 5길 꽃꺾이재~함백산소공원(15.7㎞) 구간 일부를 걸었다. 5길의 들머리는 만항재(함백산소공원)다. 정선과 태백, 영월 등이 경계를 맞댄 고개다.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운탄고도1330’의 원래 루트대로라면 만항재는 5길의 종착지다. 한데 꽃꺾이재에서 출발하면 줄곧 오르막을 오르는 모양새다. 반면 만항재에서 출발하면 대체로 내리막길이다. 간간이 오르막도 있지만 원래 루트보다는 훨씬 적다. 4길도 마찬가지다. 예미역에서 꽃꺾이재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다고 해도, 다운힐보다는 힘들 수밖에 없다. 꼭 정해진 루트대로 걸어야 하는 게 아니면 상황에 따라 들머리와 날머리를 바꿔 보는 것도 좋겠다. 만항재는 ‘탐화 여행의 고전’ 같은 곳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들꽃들이 피고 진다. 요즘은 매발톱, 범꼬리 등의 들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고개 주변에 ‘야생화 산책로’, ‘하늘숲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길은 길게 이어진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굽이를 구불구불 돌아간다. 이 굽이 돌면 끝날까 싶지만, 곧바로 다른 굽이가 기다리고 있다. 간혹 이 구간 끝자락의 도롱이못을 겨냥해 걷다가 지쳐 되돌아오는 도보꾼도 있다. 구간 중간중간에 ‘정화시설’, ‘1177갱’ 등 쉴 공간도 있다. ‘정화시설’은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오염 물질들을 걸러내는 곳이다. 칙칙한 빛깔의 정화시설 옆엔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강원의 산자락을 눈에 담을 수 있다.‘1177갱’은 운탄고도에서 가장 높은 곳(1177m)에 있었다는 탄광을 재현한 공간이다. 쉼터 주변에 석탄을 나르던 화차, 갱도, 광부 조형물 등을 조성했다.길 끝자락에서 도롱이못을 만난다. 5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곳이다. 지름은 80m 정도. 연못의 첫인상은 1970년대 양희은이 노래한 ‘작은 연못’ 속 가사와 흡사하다. 딱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이다. 한데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태와 달리 연못에 담긴 이야기는 애처롭다.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말이 있다. 예전 광부의 아내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당시 광산 사고로 남편을 잃으면 사망 보상금으로 30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 ‘3000만원’은 광부의 아내들에게 시리고 섬뜩한 단어가 됐다.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란 말도 있다. 광부들은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했다. 보통 갑, 을, 병으로 나눴는데, 병반은 밤 12시부터 이튿날 아침 8시까지 근무했다. 남편이 밤에 출근하면 몰래 시내로 놀러 나가는 아내도 있었다고 한다. 드물게는 춤바람이 나거나 샛서방을 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아내를 보며 이웃들은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라며 수군댔다. 아마 대부분의 아내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가슴 졸이며 무사귀환을 기다렸거나, 기껏해야 동네 구멍가게에 모여 소주잔 기울이며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나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남편을 탄광으로 보낸 뒤 도롱이못에 올라 도롱뇽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도롱뇽을 보며 남편 또한 무사할 것이라 믿고는 가슴 한쪽을 쓸어내리곤 했다는 것이다. 도롱이못이란 이름도 도롱뇽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처럼 아내들의 사랑과 기원이 응결된 곳이 도롱이못이다. 사실 ‘현실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도롱이못에 얽힌 사연이 마냥 환상적이지만은 않다. 오래전에 자연적으로 형성됐다기보다 갱도 함몰 등 안타까운 사고로 갑작스레 생성됐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탄광촌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어 매일 올라가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거리다. 실제로 광부의 아내들에게 기복의 장소로 활용됐다면 주기적으로, 예컨대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와 무사안녕을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지극정성으로 매일같이 찾아오는 아내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아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성립할 수 있다. 희박한 가능성이긴 해도, 어쩐지 누군가는 그랬을 것이라 믿고 싶다. 도롱이못에서 2㎞쯤 내려가면 꽃꺾이재(960m)다. 5길의 날머리로 삼은 곳이다. 한자 이름은 화절령(花折嶺)이다. 산골 아낙들이 무시로 피어난 야생화를 꺾으며 넘었다는 고개다. 4길은 꽃꺾이재에서 새비재(850m)를 넘어 예미역까지 간다. 오른쪽은 기세 좋게 솟은 두위봉, 왼쪽은 태백준령을 이룬 산의 바다다. 발아래로 깎아지른 벼랑의 높이가 어지간한 산 하나쯤은 잠길 정도로 깊다. 이 길의 미덕은 줄곧 순한 내리막을 걷는다는 것이다. 들머리 일부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거의 내리막이거나 평지다. 전체 길이는 약 29㎞, 얼추 팔십리다. 제주 서귀포 ‘칠십리길’보다 길지만 거리가 주는 위압감만큼 품이 들지는 않는다. 이번 여정에선 새비재까지만 돌아봤다. 들머리에서 약 17㎞ 거리다. 고갯마루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이 압권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소나무, 타임캡슐 공원,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솔숲 등의 볼거리가 있다.
  • 檢지휘부 ‘친문’ 밀어내고 ‘친윤’ 채웠다… 새달 적폐수사 속도낼 듯

    檢지휘부 ‘친문’ 밀어내고 ‘친윤’ 채웠다… 새달 적폐수사 속도낼 듯

    서울동부지검장에 특수통 임관혁‘공안통’ 송강 중용하며 균형 고려총장 공석에 ‘식물총장’ 논란 일 듯친문 검사,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중간간부·평검사는 내주쯤 단행법무부가 22일 발표한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급) 인사는 지난달 첫 고위급 인사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사단’의 약진과 ‘친문·반윤 간부’의 좌천이 두드러졌다. 다음달 초 부임하는 고검검사급 및 평검사 인사까지 마무리되면 전 정권을 겨냥한 검찰의 ‘적폐 수사’와 함께 사정국면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인사에서는 검찰 요직에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 대거 발탁됐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 임명된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는 윤 대통령 라인으로 꼽히는 ‘특수통’ 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다스’(DAS) 수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한 이력이 있다.전 정권 인사를 겨냥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동부지검장에도 특수통으로 꼽히는 임관혁 광주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보복 수사라는 반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외풍을 의식하지 않고 수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꿰찼던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와 고경순 춘천지검장,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 최성필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된 ‘윤석열 사단 챙겨주기’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선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사람은 문제가 있거나 사건이 걸려 있어도 승진한 것 아니냐”며 “반면 현 정부에 밉보인 인사들은 나가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는 검찰 내 특수통과 공안통 사이 균형을 고려한 흔적도 감지된다. ‘실세’로 꼽히는 대검 기조부장에 새로 지명된 송강 차장검사와 함께 서울북부지검장으로 낙점된 정영학 울산지검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도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힌다.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지명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도 공안·기획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특수통 편중’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탕평 인사 문제는 검찰 구성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검찰이 제대로 일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며 탕평 인사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첫 여성 고검장이자 부산고검장으로 임명된 노정연 창원지검장, 30기 중 처음 검사장이 된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검사 등 여성 발탁도 눈에 띄지만 전체 검찰 간부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날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짐에 따라 신임 총장이 취임하더라도 직접 인사를 할 수 있는 검사장급 자리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식물 총장’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여전히 총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은 상태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직무대리와 과거 어느 때보다 실질적으로 협의해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고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최대한 존중해서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는 다음주쯤 단행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7월 초 진용이 완전히 갖춰지면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2월 1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6·1 지방선거 사범 수사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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