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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여성’ 1위는?

    ‘전 세계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여성’ 1위는?

    유명 온라인남성잡지가 전세계 남성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 세계 남성들이 가장 원하는 여성’에서 미국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에스크맨닷컴’(AskMen.com)은 전 세계 240만 명의 온라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제니퍼 로렌스는 1990년생으로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와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2012)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배우다. 에스크맨닷컴의 편집장인 제임스 바실은 “제니퍼 로렌스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훨씬 진정성이 있다. 또 그녀는 지난 3~4년간 어떤 가십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매우 신선한 배우”라고 분석했다. 뒤를 이어 애쉬튼 커쳐의 새 연인인 밀라 쿠니스가 2위를 차지했고, 미국 출신의 모델인 케이트 업톤이 3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제시카 고메즈는 8위에 올라 여전한 매력과 인기를 자랑했으며, ‘완벽미인’으로 꼽히는 셰릴 콜은 16위, 최근 임신 소식을 알린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는 25위를 차지했다. 영화 ‘해리포터’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엠마 왓슨은 29위에, 영화 ‘트랜스포머3’의 여주인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로지 허팅턴 휘틀리는 31위에 올랐다. 다음은 ‘에스크맨닷컴’이 공개한 ‘전 세계 남성들의 원하는 여성 99’ 중 Top10 ▲1위 제니퍼 로렌스 ▲2위 밀라 쿠니스 ▲3위 케이트 업톤 ▲4위 리한나 ▲5위 엠마 스톤 ▲6위 미란다 커 ▲7위 크리스틴 스튜어트 ▲8위 제시카 고메즈 ▲9위 제시카 페어 ▲10위 미셸 제네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영화팬을 설레게 한 1억 2000만 달러(약 1288억원)짜리 프로젝트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들어 낸 래리·앤디 워쇼스키 남매(최근 형 래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라나로 개명. 이하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어떻게 요리할지 궁금했다. 톰 행크스·핼리 베리·짐 스터게스·짐 브로드벤트·벤 위쇼·휴 그랜트 등 눈이 휘둥그레질 법한 캐스팅에 배두나가 주연급인 손미-451역을 맡아 더 관심을 끌었다. 1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나 감독은 “아내가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해 (서울이) 너무 친숙하다. 예전부터 놀러 가자고 했는데 미리 와 보면 영화 속 미래의 서울을 상상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 같아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부터 배두나의 모든 작품을 봤다. 처음부터 손미는 한국 배우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두나를 떠올렸다. 복제인간이지만 인간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동시에 혁명을 이끄는 강인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기적같은 배우”라고 밝혔다. 동생인 앤디도 “배두나는 국보급 배우”라며 거들었다. 배두나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들 이름을 보고 어떻게 내게 왔을까 신기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을 먼저 읽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왠지 잘할 수 있겠더라.”면서 “계약 조건에 캐스팅과 영화 내용에 대한 함구령이 있었다. 일찌감치 캐스팅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배두나의 상대역을 연기한 스터게스는 “영국·스페인 촬영 때는 내가 이곳저곳을 안내했으니 서울에선 두나가 구경시켜 줄 걸로 믿는다. 특히 소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00년 동안 반복된 인연과 운명을 다룬 영화의 얼개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여섯 개의 시공간 속 인물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 연결돼 있다. 1849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상선에 탄 변호사 어윙(스터게스)과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의사 헨리 구스(행크스)가 먼저 나온다. 1936년 영국에는 영화 제목이자 모티브로 쓰이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를 쓴 천재 작곡가 프로비셔(위쇼)와 동성 연인 식스미스(제임스 다아시), 프로비셔의 재능을 탐하는 노회한 작곡가 비비안 에어스(브로드벤트)가 등장한다. 1973년 미국에서는 핵발전소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버린 여기자 루리자 레이(핼리 베리)를 쫓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2012년 런던에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가 갱단에게 쫓기게 된 출판편집자 캐번디시(브로드벤트)가 있다. 2144년의 서울에서는 복제인간 손미(배두나)와 반군장교 장혜주(스터게스)가, 문명이 사라진 2321년의 빅아일랜드에서는 메로(베리)와 자크리(행크스)가 수백 년을 뛰어넘어 운명적으로 만난다. 원작은 여섯 개의 이야기를 병렬적 구성으로 보여 주다 마지막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멈춘 뒤 하나씩 갈등이 해소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워쇼스키 남매와 티크베어는 원작을 분해·재조립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를 쪼갠 뒤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순간을 찾아내 그때마다 장면 전환의 고리로 활용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가 모여 메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모자이크식 구성인 셈. 앤디 감독은 “각색 과정이 게임을 하듯 재밌었다. 주요 인물의 관계를 전생과 후생에 걸쳐 분석했다. 시나리오와 촬영은 물론 편집까지 연결 고리를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하나의 역할만 맡는 것이 아니라 최대 여섯 개의 이야기(톰 행크스·휴고 위빙)에 다른 캐릭터로 등장시킨 대목도 영화를 관통하는 ‘윤회’(輪廻)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인과 연결돼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 “죽음은 하나의 문일 뿐 그 뒤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등의 대사 또한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여섯 개의 이야기에 각각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와 입체적인 캐릭터를 직조한 감독들의 능력은 아카데미 각색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머릿속에 가상의 관계도를 만들어 영화를 보지 않는다면 뒤죽박죽 엉킬 가능성도 있다. 2시간 52분의 상영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북미에서 지난 10월에 개봉, 2647만 달러(약 284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앤디는 “오늘의 미국은 엉망(mess)이다. 그러니까 롬니(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 지지를 얻은 것이다. 미국 관객은 처음 10분 동안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다르다. 영화에 영혼과 철학을 담는다.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트와일라잇’과 박찬욱의 ‘박쥐’가 다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티크베어 또한 “할리우드 영화는 맥도날드 같다. 식당에 가기 전 메뉴를 알고,뭘 먹을지 결정한다. 반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여섯 개의 요리가 나오는 심오한 코스 요리”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한국에서 내년 1월 10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날 잊어. 이 일을 모두 잊어. 네가 본 걸 모두 잊어. 당장 가. 날 떠나.”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며 팬텀은 절규한다. 하지만 팬텀을 본 관객들은 결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인 것이 1986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한 것은 1988년이다. 무려 20여년 전이지만, 이 작품은 지금까지 꾸준히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한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쓰지 않는 파리오페라극장 안. 사방이 천으로 둘러 쳐진 이곳에서 진행되는 경매 장면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오페라극장에 남은 물건들이 하나둘 경매에 나오면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기억 속으로 다가간다. 경매물품 번호 666번이 붙은 거대한 샹들리에가 등장한 순간, 장중한 서곡이 흐르면서 모든 천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무대는 1911년 오페라극장의 전성기로 옮겨 간다. 20만개 유리구슬로 장식한 샹들리에가 극장 위로 올라가는 이 장면은 몇 번을 봐도 가슴이 벅차오르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로 들뜨게 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때문에 숨어 사는 오페라의 유령(팬텀), 그의 사랑을 받는 가수 크리스틴, 그녀의 어릴 적 친구이자 연인 라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삼각관계는 팽팽하지만, 노래와 무대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촛불 사이로 팬텀과 크리스틴이 탄 나룻배가 유유히 흘러가는 장면(1막)은 지하 미궁이지만 로맨틱한 분위기다. 2막을 시작하는 가면무도회 장면은 객석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화려하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오페라 장면은 유쾌하다. “오페라 못지않게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겠다.”고 한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공언처럼, 음악은 한곡 한곡이 이미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서 팬텀 역할을 2000회 이상 한 배우 4명 중 한명인, 미국 브로드웨이의 브래드 리틀은 이미 그 자체가 팬텀이다. 객석 끝까지 꽂아버리는 성량뿐 아니라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임까지 위압적이면서도 우아하다. 극 막바지에 이르러 그가 사랑을 잃고 분노와 절망을 담아 노래할 때는 객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 브래드 리틀만큼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배우는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이 될 듯하다. 어릴 때 발레를 했다는 그는 1막 발레 장면에서 멋진 춤 실력을 보여준 뒤 모두가 기대하는 그 목소리를 뿜어냈다. 1막 중반, 팬텀과 부르는 환상적인 이중창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 그는 팬텀의 “날 위해 노래하라.”는 주문에 이끌러 하이 E음으로 끝을 맺는 부분을 소름 끼치게 소화하면서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목소리뿐 아니라 아름다운 외모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내년 2월 28일까지. 1577-3363.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세계의 가락으로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세계의 가락으로

    한국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 정부가 신청한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종묘제례·종묘제례악, 판소리 등 현재 15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날 36건의 안건 중 27번째로 심사된 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아리랑 노래군’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2011년 5월 중국이 국가 무형문화목록에 집어넣은 ‘조선족 아리랑’을 포함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 8월 ‘정선아리랑’을 단독으로 등재신청을 했다가, 올해 6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중국의 역사왜곡인 ‘동북공정’ 등으로 예민해진 한국은 중국의 노골적인 ‘아리랑 중국문화재 만들기’를 저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재청은 ‘아리랑 노래군’ 전체에 대해 수정 제안서를 제출한 이유를 두고 “발생 지역과 시대에 제한을 두지 않아 북한과 해외 아리랑도 포괄하려는 목적이었다.”면서 “지역별로 독특한 가락과 노랫말이 존재한다는 점과 처한 환경이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지어 부를 수 있다는 점,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된다는 점 등에서 ‘아리랑’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한민족을 상징하는 대표 가락이다. 지위의 높낮이도 없다. 고종황제도 사랑했고,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10~20대 여성들이 설움을 다독이느라 흥얼거리는 노래였다. 흔히 ‘아리랑’ 하면 강원도 ‘정선아리랑’과 전라도의 ‘진도아리랑’, 경상도의 ‘밀양아리랑’ 등 ‘전통 3대 아리랑’을 손꼽지만, ‘아리랑 노래군’은 한반도에만 60여 종, 모두 4000여 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경복궁 중건때 부역꾼의 노랫말 아리랑의 기원은 언제일까. 대표적인 학설은 19세기 말 흥선대원군(1820~1898) 섭정시대에 경복궁을 중건할 무렵 전국에서 부역꾼이 아내나 연인과 떨어져 있음을 한탄하며 부른 노랫말 ‘나는 님과 이별하네(아이랑·我離娘)’가 변해 아리랑이 됐다는 설명이다. 시대를 더 올라가 신라 건국 시조 박혁거세(기원전 69~기원후 4)의 비 ‘알영’의 덕을 찬미하기 위해 지은 시가 등이 ‘아리랑’이라는 말로 변했다는 ‘알영설’을 비롯해 여진어에서 고향을 뜻하는 말 ‘아린’에서 유래했다는 설,인도의 신(神) 이름 ‘아리람 쓰리람’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이동복 국립국악원장은 “아리랑의 기원 설화가 이렇게 많은 것은 아리랑이 역사 속에서 한민족의 애환을 잘 담은 노래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리랑은 조선후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때로 비창이나, 노동요, 저항가요, 흥겨운 응원가로 변화했다. 한반도를 넘어선 ‘연변아리랑’, 천연두 예방 주사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종두아리랑’, 문명퇴치 교육을 위한 ‘한글아리랑’, 1900년대 의병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부르던 ‘독립군아리랑’이나 뗏목꾼들이 힘든 노동을 잊기 위해 부른 ‘뗏목아리랑’ 등이 그것이다. ●시대따라 노동요·응원가 등 변화 일제 강점기에 나운규가 만든 무성영화 ’아리랑‘(1926년)은 일본에 저항하는 정신으로 전국에 아리랑 붐을 일으켰다. 1960년대에 아리랑은 민주화 운동에 쓰인 항쟁가로 변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응원가가 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각 지역의 아리랑 전승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겠다.”라며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까지 아리랑 국내외 정기공연에 27억원, 지자체 아리랑 축제 지원에 20억원 등 총 336억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위원회가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한 직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직접 불러 등재 확정에 화답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아중 “베드신… 당당하게 찍었죠 남자들 성적 판타지 다 알게 됐어요”

    김아중 “베드신… 당당하게 찍었죠 남자들 성적 판타지 다 알게 됐어요”

    올겨울 모처럼 화끈한 ‘19금’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다. 잘못 걸린 전화로 연결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섹시 코미디로 풀어낸 ‘나의 PS 파트너’(6일 개봉)다. 영화 제목의 PS는 폰섹스의 줄임말로 서로 얼굴을 모른 채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던 두 남녀가 마음을 열고 진짜 사랑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여주인공 윤정 역을 맡은 김아중(30)을 만나 영화 얘기를 나눴다. →‘미녀는 괴로워’(2006)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간 드라마와는 달리 다소 도발적인 소재의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그동안 제 나이 또래의 평범한 여성 역할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주로 연예인(KBS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법의관(SBS 드라마 ‘싸인’)처럼 전문직을 맡아서 그런지 이 역할에 더 끌렸다. 섹시 코드가 있기는 하지만 폰섹스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라서 영화적으로 어떻게 풀릴까 하는 궁금함도 있었다.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장면도 있고, 베드신 등 과감한 연기도 있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야한 장면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없었다. 개인적으로 할리우드 여배우 카메론 디아즈를 좋아하는데, 그녀가 자주 출연한 섹시 코드의 로맨틱 코미디가 천박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하고 멋있게 보여 좋았다. 대본 리딩에 들어갔을 때는 솔직히 부끄러움과 창피함도 있었지만 주인공 윤정은 나 개인보다 변성현(32) 감독의 로망이나 이상형이 많이 입혀진 부분이 더 컸다.(웃음) →감독이 불과 두 살 많은 또래인데 촬영할 때 호흡은 어땠나. -감독과 1대1 리딩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조금 민망했지만 똑같은 질문이라도 부끄러움을 갖고 하면 더 어색해질 것 같아서 오히려 감독의 성적 취향 같은 부분을 툭 터놓고 솔직하게 물어봤다. 대사 중에 남자들이 나누는 음담 패설이 있는데 너무 노골적인 부분이 있어서 감독에게 재확인하고 실망한 적도 있다. 그 부분은 솔직히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다(웃음). 내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뿐만 아니라 남자들을 긴장시킬 수 있는 노련한 연기를 주문했다. →5년 동안 사귄 남자 친구 승준(강경준)이 청혼하기만 기다리는 윤정의 신세가 애처롭다. 엉뚱한 남자인 현승(지성)에게 야릇한 전화를 한 것도 자신에게 무심한 연인을 자극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결혼에 조급한 윤정의 입장이 이해가 됐나. -그동안 결혼은 조금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이 역할 때문에 친구들에게 일부러 물어보면서 나도 결혼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도 결혼이지만 연애를 하고 있는데 솔로일 때보다 더 외로워지거나 사랑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외롭지 않겠는가. 나도 연애를 하면서 내가 남자 친구를 더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느꼈던 외로움이 되살아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영화처럼 얼굴을 모른 채 전화로 비밀스럽게 속마음을 터놓는 상대를 꿈꿔 본 적이 있나. -연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 경우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연애할 때 속으로는 애태워도 남자가 마음이 떠났다 싶으면 놔주고 혼자 우는 소심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이가 든 분들은 영화 속 윤정과 현승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더 좋아하시더라. →조건은 좋지만 애인을 두고 바람피우는 ‘나쁜 남자’ 승준과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찌질한 순정파 현승 중 한 명을 고르라면. -굳이 선택을 하라면 현승 쪽이다. ‘나쁜 남자’들이 무섭고, 다치고 싶지 않다. 주변에 ‘나쁜 남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 남자들이 자주 나오는 TV드라마 탓인가(웃음).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남자들의 위험한 세계에 여자들이 위태롭게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배경이나 조건보다는 나와 잘 통하고 위로가 되고 늘 내 곁에 있어 줄 것 같은 편안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내 이상형은 마음이 넓은 남자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적인 면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점은. -윤정이 평범한 인물이지만 뚜렷한 설정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변주를 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승준과 연기할 때는 애정 결핍에 자격지심을 갖고 있지만 외로워하는 정서를 표현했고, 현승과 만났을 때는 편한 친구 같지만 도발할 수 있는 면을 보여 주고자 했다. 영화가 남성적인 시각에서 보여지지만 윤정이 지금보다 더 주체적으로 그려지기를 원했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과 의견 조율을 꽤 오래 했다. 적어도 내 남자에게 얼마나 상처받고 외로운지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용기를 표현하려고 했다.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 이후 드라마 흥행이 주춤했는데 슬럼프에 빠진 적은 없나. 각종 루머에 휩싸일 때 여배우로서 힘들었던 적은 . -영화가 워낙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드라마가 아주 대박의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나올 만큼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여자이기도 한데 유독 여배우로서 받을 수 있는 오해들을 많이 받은 것 같아 속상하다. 데뷔한 지 오래됐지만 그런 소문에는 아직도 덤덤해지지가 않는다.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 어떤 연기자로 평가받고 싶나. -그 전에는 제 부족한 면을 들킬까봐 완벽해지려고 연연했었는데 30대인 저를 보러와 주는 관객들에게 연기적으로 실망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영화관 문을 나설 때 무언가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비보이들 “한순간에 정치 희생양” 반발

    최근 한국비보이연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 성명을 발표하자 다수의 비보이가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실체도 없을뿐더러 일방적인 정치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아는 팀이름 하나라도 대봐라” 한국비보이연맹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류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박 후보야말로 한국 비보이의 세계화를 촉진할 후보라는 데 공감대가 이뤄져 지지 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 단체 이모 홍보팀장 등 8명이 참석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비보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국내외 유수의 비보잉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거뒀다는 리버스크루의 서덕우(33) 단장은 “연맹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공감대를 이룬 적이 없다.”면서 “연맹 측에 속한 비보이 팀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아무런 답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비보이의 말을 빌린 반발도 나왔다. 비보이 사이트를 운영 중인 정현희(26)씨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도 단순히 공연인 줄 알고 갔다.”면서 “비보이들이 한순간 정치 희생양이 돼 버린 것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식을 열고 이성복 전 한국연예스포츠 신문 부회장을 초대 총재로 추대했다는 이 단체는 온라인 카페 회원 수가 45명이다. 때문에 지지 선언 당시 밝힌 ‘전국 16개 지회, 5000여명 회원’은 근거가 없다. ●‘5000여명 회원’ 실체는 45명뿐 이 대표의 경력도 논란이다. 이 총재는 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근혜봉사단’의 중앙본부장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 총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인생을 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보이들의 반발 기류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나한테 물어보지 마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글·사진 최승표 기자 ●Italy Parma파르마 베르디와 토스카니니를 낳은 음악도시 프랑스에서 혹은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할 때, 여행객이 관문도시로 선택하는 곳은 십중팔구 북부의 밀라노다.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다면 토리노 정도일 것이다. 허나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파르마Parma까지 내려왔다. 친퀘테레Cinque Terre로 가기 전 가까운 거점이 필요했고, 소문난 파르마의 미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소담스런 분위기의 중심가에는 예술사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파르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를 기리기 위한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그 맞은편에는 음악을 지독히 사랑한 루이즈가 건립한 왕립극장이 한데 몰려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음악도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작곡가 베르디, 지휘자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 많은 것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파르마를 예술도시라 이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파르마 돔성당에서 찾을 수 있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최초 건립된 성당의 외관은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포개진 모습이었다. 성당 내부는 단촐한 외관과는 상반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레스코 벽화 중에는 성경의 내용과 무관한 그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당시 화가들이 자신을 후원하던 재력가들의 얼굴을 곳곳에 새겨 준 것이다. 파르마 미술의 혁명가라 불리는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가 돔 천장에 그린 승천하는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보다 뛰어난 묘사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성당 한켠에 자리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묘사한 조각품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두 개의 예술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숨을 거둔 예수, 십자가 곁에서 예수를 지키는 천사, 예수의 옷을 받아든 로마 군인, 심지어 스승을 잃은 제자들까지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심각한 국면을 묘사한 것 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러운 묘사라고 느껴졌다. 이는 1178년, 당시 성도들과 이교도의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련미를 극대화한 고딕 회화의 특징적 묘사라고 한다. 파르마의 중심가, 필로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햄과 치즈, 파르마의 자존심이자 신앙 인구 17만명의 소도시 파르마는 낙농업, 식품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파르마산 치즈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와 햄 ‘프로슈토Prosciutto’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파르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평야지대와 목초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 비옥한 땅이 치즈와 햄 맛의 비결이라 한다. 밀라노의 고르곤졸라, 나폴리의 모짜렐라, 시칠리아의 리코타 등 이탈리아 지역별로 명성 있는 치즈는 가공 방식뿐 아니라 그 지역의 토질과 물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최근 파르마산 치즈로 둔갑한 ‘아르헨티나산 치즈’가 많은데 파르마 사람들만은 ‘짝퉁의 맛’을 정확히 변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르마 사람들의 치즈에 대한 애착은 깊고도 유별나다. 파르마에서는 프로슈토 햄 생산을 위해 돼지에게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장’과 밤을 먹인다고 한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뒷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여져 9개월부터 최대 24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햄으로 만들어낸다. 치즈를 먹은 돼지의 살이어서일까? 파르마산 치즈와 햄에서는 닮은 향기와 맛이 난다. 파르마에서의 저녁 식탁에서는 치즈와 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은 레스토랑. 애피타이저는 송로버섯Truffle이 곁들여진 으깬감자 수프, 메인 요리로는 볼로니즈 파스타를 주문해 치즈를 듬뿍 얹어 먹었다. 파스타도 좋았지만 내가 가진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의 송로버섯은 흡사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내 미각과 신경을 몽롱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놓아 주지 않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16세기 파르마 지역을 통치하던 파르네제가家에서 만든 건물로 나폴레옹 전쟁, 2차 대전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복원돼 지금은 공연장, 고고학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 파르마 전통 치즈로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시킨 것으로 다소 딱딱한 촉감에 누린내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뒷맛을 낸다. 와인과 함께 즐기거나 파스타나 샐러드에 가루로 뿌려 먹는다. ●Italy Cinque Terre친퀘테레 보물이 되어 버린 오색빛깔 바다마을 프랑스의 론알프스와 이탈리아의 파르마까지 주로 소도시를 다니며, 감춰진 진주같은 풍경들을 보았고,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까지 맛보았으니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웬만큼 해소된 상태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지 친퀘테레Cinque Terre로 향하는 길, 여행의 피로가 쌓여 가면서 부푼 기대감도 사그라든 상태였다. 이런 심드렁한 태도는 리구리아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순간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 리구리아주에 속해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 잡기가 어려운 탓에 밀라노, 피렌체, 파르마, 피사 등의 주변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많이 찾는다. 파르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친퀘테레로 가기 위한 관문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에 닿았다. 친퀘테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부터 북쪽의 몬테로소Monterosso까지,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소담스러운 마을의 풍경과 리구리아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 하루 만에 13.5km의 해안길을 걷기란 다소 버거운 일.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2~3개의 마을을 구경하고 해안선을 따라 보트크루즈를 타기로 결정했다. 처음 도착한 마을 마나롤라Manarola의 풍경은 제주도와 흡사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쪽빛바다도 그렇지만 마을 안쪽, 그러니까 낮은 돌담벽이 엉성하게 줄지어 있고 농부들이 밭을 갈며 일상을 사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유네스코는 친퀘테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각별히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계단식 다랑이논 같은 포도농장을 개척하고, 올리브나무를 길러낸 주민들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 맛은 이탈리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가파른 산비탈에서 농부들이 허리를 로프로 묶고 한 송이 한 송이 따낸 포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친퀘테레 하이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하다는 ‘사랑의 길Via dell’ Amore’로 향했다.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두 마을을 잇는 1km 남짓한 해안절벽길은 여느 로맨틱한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이 채워 놓은 자물쇠와 이름을 새겨 놓은 흔적들로 도배돼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여인의 향기> OST를 연주하자 주위의 연인들은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행복에 겨워했다. 리오마조레에서 몬테로소까지는 기차로 이동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린 몬테로소의 풍경은 다른 4개 마을과는 전혀 달랐다. 백사장 해변에는 원색의 파라솔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마을 안쪽 레스토랑과 카페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휴양지였다. 한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파스타를 먹어 왔지만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맛이었다. 홍합, 오징어 등 해산물로 우려낸 파스타 소스가 개운한 맛을 낸 덕이었다. 몬테로소에서 라스페치아로 가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보트는 5개 마을 항구에 차례로 정박하며 관광객을 싣고 내렸다. 두 개의 마을, 베르나차Vernazza와 코르니글리아Corniglia는 항구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먼발치서 바라본 두 마을은 나머지 3개 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였다. 허나 나중에야 알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에서도 관광객이 덜 북적이면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기에는 베르나차와 코르니글리아가 좋다는 사실을. 보트는 친퀘테레를 지나 라스페치아로 가기 전, 마지막 항구인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에 잠시 정박했다. 해가 수평선 근처로 내려오면서 더 따뜻해진 볕을 쬐며 바닷가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한탄하며 잠시라도 이방인의 때깔을 벗고 싶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다. 지중해와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결별할 생각에 밀물 같은 아쉬움이 살포시 밀려와 발목을 적셨다. 1 ‘사랑의 길’에서 흔적을 남기는 연인 2 친퀘테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항구 풍경 3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 4 마나롤라Manarola 마을, 한 카페에서 작렬하는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travie info 친퀘테레 카드 친퀘테레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한 마을 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카드로는 하이킹코스 외에도 마을 내 대중교통, 지역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주중 5유로, 주말은 12유로이며, 날짜와 연령대, 단체 규모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마을을 연결하는 친퀘테레 기차카드도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10유로. 카드는 각 마을의 관광안내센터나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cinqueterre.com ▶Travel to France & Italy 유럽 기차여행, 실속 있게 준비하는 법 이번 여행은 이동의 90%를 기차에 의존했다. 유럽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친퀘테레를 여행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다양한 기차를 이용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가는 이들이 늘면서 실속 있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국가와 도시, 체제 일수를 확정했다면 가장 적합한 철도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철도 상품과 주요 열차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유럽 철도 예약은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으며, 레일유럽 웹사이트(www.raileurope.c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프랑스패스 프랑스를 3일 이상 여행한다면 프랑스패스를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프랑스패스 소지자는 파리와 런던을 연결하는 유로스타Eurostar,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과 연결되는 탈리스Thalys 등의 초고속 열차와 야간열차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지방 관광열차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파리 세느강 크루즈, 국립 박물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패스 소지자라 할지라도 TGV, 탈리스 등은 반드시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여러 나라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레일 셀렉트패스 인접한 3~5개국 이상을 선택적으로 여행한다면 유레일 셀렉트패스Select Pass가 적합하다. 물론 2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리저널패스Regional Pass도 있지만 모든 나라들이 조합돼 있는 것은 아니기에 셀렉트패스가 편리할 수도 있다. 가령 유레일 2개국 패스 중에는 스위스-이탈리아패스가 없기에 셀렉트패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한편 2013년부터 프랑스가 셀렉트패스에서 제외되고, 터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여정에 이용한 기차들 ·탈리스Thalys 브뤼셀에서 파리까지 1시간 25분 만에 연결하며, 하루에 30편으로 운행 간격이 촘촘하다. 1등석을 이용할 경우, 와인을 포함한 음료와 디저트류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쾰른 등의 도시로도 연결된다. 각종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GV 국내선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는 독일 방향으로 가는 동부선과 스위스쪽으로 가는 TGV리리아, 국내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며, 2층에는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라운지 바가 있다.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ER 한국의 새마을열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안시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서 이용한 기차는 관광열차가 아님에도 천장 일부가 유리로 돼 있어 이동 중 알프스 산맥을 관람하기 좋았다. 패스 소지자는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Trenitalia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스페치아La Spezia에서 밀라노Milan로 돌아가는 길에 이용했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 1 브뤼셀과 파리를 연결하는 탈리스 열차. 1등석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된다 2 샤모니 몽블랑으로 가는 길, 커다란 유리창 너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SHOPPING OUTLET 유럽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쇼핑 시크아울렛 유럽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쇼핑이다. 이번 여행에는 유럽 내 9개 도시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시크아울렛Chic Outlet 중 벨기에 브뤼셀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메켈렌 빌리지Maasmechelen Village와 이탈리아 밀라노, 파르마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를 방문했다. 아울렛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9곳의 빌리지(시크아울렛은 ‘아울렛’보다는 ‘빌리지’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면세 혜택을 제공하며(총 구매 금액의 약 10%를 출국시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도심부에서 아울렛까지 리무진버스인 쇼핑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쇼핑익스프레스 할인권,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VIP 쿠폰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각 빌리지는 지역색을 반영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이 놀이방은 모든 빌리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빌리지도 있어 쇼핑뿐 아니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스메켈렌 빌리지에서는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다이아몬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피덴자에서는 파르마의 수준 높은 요리와 함께 디저트로 젤라또까지 즐길 수 있었다. 유럽 아울렛까지 갔는데 명품 백이나 수트 한 벌쯤 사지 않았냐고?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본 기자는 명품 취향이(단지 취향의 문제일까?) 아닌 탓에 생생한 쇼핑 리스트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단,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국내 소비자가의 3분의 2 수준에 득템한 것은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www.chicoutletshopping.com/ko 1 이탈리아 밀라노와 파르마, 볼로냐 등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 시크아울렛의 각 빌리지에서는 수준 높은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그 밖의 시크아울렛 빌리지 런던 비스터 빌리지 영국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옥스포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크아울렛 쇼핑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빌리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막스마라, 던힐, 페라가모 등 약 100여 개의 명품 부티크 숍들이 있다. 더블린 킬데어 빌리지 가장 최근에 들어선 빌리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있고 고급스런 패션 및 가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더블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 파리 라 발레 빌리지 프랑스 패션계의 중심지인 파리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35분 거리이며, 파리 디즈니랜드 리조트 옆에 위치해 있다. 약 90여 개의 명품 브랜드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다.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코스타 브라바Coasta Brava 해변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스페인의 파루트스Farutx와 로에베Loewe 등의 제품을 한국의 절반가에 구입할 수 있다.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 빌리지 마드리드 중심에서 외곽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미로Antonio Miro, 안드레 사르다Andre´s Sarda, 로에베Loewe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베르트하임 빌리지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 로맨틱가도Romantic Road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그너Bogner, 발리Bally, 라코스테Lacoste 등의 실용적인 패션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뮌헨 잉골슈타트 빌리지 독일 바이에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뮌헨에서 5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저먼 스트렌세German Strenesse, 아이그너Aigner, 엠씨엠MCM 등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별통보에 불륜 상대 살해 농약 먹인 후 동반자살 위장

    내연남을 개 목줄로 졸라 살해한 뒤 동반 자살로 꾸민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일 헤어지자는 애인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박모(42·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45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잠든 내연남 김모(49)씨의 양손과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은 뒤 개 목줄로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김씨 입에 농약(제초제)을 부었고 자신도 머금었다가 뱉은 뒤 모텔 카운터에 “119를 불러 달라.”고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는 유서도 준비했다. 박씨는 17년 전 같은 직장에 다니던 유부남 김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최근까지 사귀었다. 지난 8월 김씨가 실직한 뒤에는 아예 함께 살며 대출까지 받아 태국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김씨가 집에 전화를 하거나 딸과 통화하는 걸 보고 심한 질투심을 느껴 갈등이 커졌다. 결국 김씨가 가정으로 돌아가려 하자 범행 결심을 굳힌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전날 박씨가 농약, 개 목줄, 청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무속인의 영혼이 김씨 몸에 들어가 ‘그 사람을 죽이고 너도 약을 먹고 와라’고 애원해 죽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씨는 정신질환 전력이 없으며 최근까지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0일~12월 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각종 댄스 선수권대회를 석권한 무용수 20여명이 살사, 탱고, 룸바 등 춤과 이야기의 향연을 펼친다. 베르사체·돌체앤가바나·모스키노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의상 300여벌이 더해져 화려함이 배가된다. 3만~15만원. 1544-1555. ●뮤지컬 콘서트 드림인(Dream人) 20일~12월 2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등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컬 음악으로 꾸몄다. 뮤지컬 배우의 연기와 작품 설명을 곁들이는 해설이 있는 공연이다. 1만원. (02)796-7831~2. 국악·클래식 ●서원숙 가야금 독주회 20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서원숙 단국대 교수가 가야금 산조의 명인 중고제 심상건의 음악을 재현한다. 정악적 변풍에 주법이 까다로워 음반으로만 전해지는 심상건 음악을 다양하게 만날 기회. 서한범 단국대 국악과 명예교수가 해설하고, 이건석(대금) 단국대 교수와 단국대 현악합주단이 협연한다. 무료. (031)8005-3926. ●소프라노 손순남 독창회 23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포니정홀.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피츠버그 오페라단에서 활약하고 국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손순남이 ‘오래된 나의 노래들’이라는 주제로 독창회를 연다. 나운영의 ‘가려나’, 김성태의 ‘동심초’, 조르다니의 ‘나의 다정한 연인’, 글룩의 ‘오 감미로운 나의 사랑’등 노래를 선사한다. 3만원. (02)2051-0734. 미술·전시 ●정제화 ‘일탈·회귀’전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4층 특별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그래도 현실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인생의 현실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작가가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택한 소재는 연꽃. 연꽃이 있는 연못이 속세이며 극락이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낙원이라는 메시지다. (02)736-1020. ●‘클래스 올덴버그 & 코셰 반 브루겐 작품’전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 청계천변에 위치한 소라 모양의 거대한 공공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두 작가의 협업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3m가 넘는 대작 2점을 따로 전시해 뒀다. (02)515-9496.
  • 안성희의 전설적 장구춤 영상 발굴

    안성희의 전설적 장구춤 영상 발굴

    월북 무용수 최승희(1911~1969)의 딸인 안성희(왼쪽)의 장구춤과 평양기생 출신 가수 왕수복(오른쪽·1917~2003)의 ‘아리랑’ 독창 등 1950년대 북한 공연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영상자료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과 러시아의 연해주, 사할린 등에 퍼져 있는 무형유산 현항을 조사한 결과를 16일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독립국가연합(CIS) 고려인 공동체 무형유산 전승실태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공개했다. ●안, 어머니에게 춤 배워 러 유학… 67년이후 행불 알마티 오페라 극장 공연실황 영상은 임상영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연구센터장이 지난 2007년 카자흐스탄 국립영상물기록보존소에서 발굴했는데 모두 9분 분량이다. 이 중 4분 정도가 구소련 시기 북한 공연예술단의 중앙아시아 순회 공연물로 추정되는데, 그동안 단편적으로 소개된 ‘장구춤의 달인’ 안성희와 일제 강점기 조선을 신민요로 사로잡은 왕수복의 공연, 장검무의 나숙희 공연 모습이다. 이번 영상물은 북한에서 주체철학이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전인 1950∼1960년대 북한 공연예술의 모습을 알 수 있어 문화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승희와 안막 사이에서 태어난 안성희는 어머니에게 춤을 배운 뒤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발레무용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귀국했다. 1967년 최승희가 돌연 숙청되자 안성희는 오빠(또는 남동생)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껏 행방이 묘연하다. ●왕, 이효석의 연인… 2년 사귀며 임종 지켜 이번 자료에는 북한 민속성악을 발전시킨 왕수복의 아리랑 단독 공연 실황도 흥미거리다. 왕수복은 12살에 평양 기생학교에 입학해 졸업 후에 레코드 대중가수로 진출했다. ‘유행가의 여왕’으로 불린 왕수복은 신민요 가수이자 이탈리아 성악을 전공해 메조소프라노로도 활동했다. 1935년 잡지 ‘삼천리’가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선우일선, 이난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왕수복의 연애사도 화려했다. 소설가 이효석의 연인으로 2년 사귀며 그의 임종을 지켰고, 1947년 시인 노천명의 약혼자였던 김광진 보성전문학교 교수와 결혼했다. 김광진과 함께 월북한 왕수복은 1959년 북한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고 현재 애국 열사릉에 묻혀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어느 날 그에게 정결한 여신이 다가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정결한 여신이여. 이 신성한, 이 신성한 태고의 나무들, 우리에게 향하소서,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아~ 구름에 끼지 않고 안개에 가려지지 않은 아~ 지상에 평화를 뿌리소서, 당신이 천국을 만드소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의 일부 대목이다.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고 할 정도였다. 비록 마리아 칼라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불멸의 디바 소프라노의 전설로 남아 있다. 1998년의 일이다. 겨우 12살 나이에 공개방송 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가 ‘마법의 성’과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를 불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클래식 오버 앨범(클래식, 뮤지컬, 팝 등)을 내는 등 한국 음악계의 ‘신동’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컸다. 아버지는 장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를, 어머니는 외교관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남자가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부모의 고집 또한 셌다. 할 수 없이 신동은 음악을 접기로 했다. 방황이 시작됐다. 그렇게 3~4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리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이여’라는 영혼의 소리를 듣게 됐다. 단박에 매료됐다. 이때부터 성악가로 방향을 틀었으며 ‘정결한 여신이여’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후 신동은 예원학교, 줄리아드 예비학교(영재교육) 입학은 물론 하는 공연마다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27)씨. 벌써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된다. 국내 데뷔는 15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을 한다. 대관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모든 아티스트를 통틀어 조수미, 조용필, 조영남 이후 네 번째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1988년 개관 이후 역대 최연소인 27살의 나이로 가지는 공연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부는 ‘클래식 스타일’로 이탈리아·독일·한국의 가곡들로 꾸며진다. 2부는 ‘팝페라 스타일’로 뮤지컬·팝·재즈·가요 등의 장르를 넘나든다. 그의 대표곡들뿐만 아니라 팝페라 히트곡, 드라마 OST 주제가 등도 함께 꾸며져 깊어 가는 가을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6인조 댄서팀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염곡동에 있는 ‘아트원문화재단’에서 임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앞두고 머리 손질과 간단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약간 긴 머리에 깨끗한 동안(童顔)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슨 얘기부터 꺼낼까 생각하다 최근 그가 일본에 다녀왔다는 것이 떠올라 먼저 일본 공연이 어땠는지 물었다. “도쿄 시나가와 큐리안 대극장 무대였습니다. 일본에서 데뷔한 것도 10년이 됩니다. 그래서 제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독창회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특히 요즘 한·일 관계가 조금 경색돼 있잖아요. 120분 넘게 공연을 가졌는데 앙코르 곡으로는 우리의 가곡 ‘임진강’을 불렀습니다. 이때 두루마기 한복을 입었습니다. 일부에서 한복 입는 것을 만류했지만 당당히 한복 차림으로 다시 무대에 섰지요. 공연이 끝나고 일본 기자들이 ‘역시 임형주의 음악은 위대하다’는 찬사를 보냈고 일부 팬은 ‘한복을 입은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국내 팬들은 주로 30~40대인데 반해 일본에서는 50~60대까지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웃는다. 특히 국내 팬클럽 회원 30여명이 자비를 들여 가며 비행기 타고 원정을 와 너무 고마웠단다. 일본에서는 ‘형주 오우지(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다음에는 ‘아트원문화재단’이 궁금해졌다. 그는 달변 수준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지체 없이 답이 줄줄 나온다.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재단입니다. 국내 데뷔 10년, 세계 데뷔 5년을 맞이하면서 어머니께서 ‘그동안 네가 번 돈을 다 모아 놨으니 어디에 쓰고 싶으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얼른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했지요. 재능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 공부를 못 하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비록 20대이지만 좋은 일 하는 데는 나이가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서울시에 100억원을 기부채납해서 이 위치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지요.” 현재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4기째 17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개인 레슨비도 재단에서 대납한다. 아트원 홀, 갤러리 등을 두어 다양한 예술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재단 산하에 유치부를 두어 어린이교육사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사재를 털어 운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고 귀띔한다. 유치부 어린이들에게는 7세까지 재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어린이 얘기가 나오자 얼른 그의 어린 시절로 화제를 돌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에는 미술대회와 웅변대회에 자주 나갔는데 특히 미술인 경우 대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에는 방과후 특활반이라는 것이 있었죠. 동요 부르기반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저에게 ‘너는 참 잘 부른다. 장차 성악가로 대성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때 전국 동요대회에 나가 1등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셈이지요.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가수 신승훈이나 조성모씨 같은 발라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저녁 자리였는데 즉석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감탄한 그 관계자는 임씨에게 “너는 프로로 데뷔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당장 계약하자고 제의를 했다. 그래서 그의 첫 앨범이 나오게 됐고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개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음악을 중단했다가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바로 성악을 두 달가량 공부하고 예원학교에 입학했으며 매번 실기 1등을 차지하면서 수석 졸업을 하게 된다. 이때 청소년 음악대회에 나가 웬만한 상은 거의 휩쓸 정도로 진가를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생각에 시야를 세상 밖으로 넓혔다. 영재들만 가르친다는 줄리아드 예비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이때에도 부모의 반대가 있어 임씨는 잠시 미국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그날 이후 미국에서 승부를 걸기 전까지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을 속인 셈이지요. 곰팡이가 나는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면서 인터넷 등 수소문 끝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메조 소프라노인 웬디 호프먼의 집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때마침 그의 남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수석 반주자를 만나게 됐고 여러 번 설득 끝에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웬디 호프먼은 ‘내가 너를 기꺼이 받아줄 테니 집으로 자주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통 성악보다는 팝페라 뮤지션의 대가가 되라고 했습니다. 이후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 타고난 노래 솜씨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 때 보기 드물게 심사위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다음 해 열릴 오페라 주역까지 제의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과장이 곱고 맑은 높은 소리는 훌륭하지만 파바로티나 도밍고 같은 큰 성량을 내기 위해선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오페라의 본고장인 피렌체 음악원에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웅장하고 육감적인 바로크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이 무렵 그는 한국에 잠시 들러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최연소 애국가 독창자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2003년 6월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하게 되면서 세계 무대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대중가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음악 외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느냐고 하자 “어릴 적에는 화가나 뉴스 앵커,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보는 신문이 10여 종류가 되며 꼭 소리 내어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신문을 보면 논리정연해지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단다. 지난해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상’(신문협회)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여자 친구에 대해 묻자 “없어요. 이상형은 강수연, 이영애, 심은하 같은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공연 때 단골 앙코르 곡은 무반주 ‘어메이징 그레이스’이며, “조수미 선배는 롤모델이고 나중에 마리아 칼라스 같은 불멸의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해맑게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27세 임형주는 누구 독집앨범만 12장… 한국인 최초·최연소 ‘유엔 평화메달’ 수상도 1986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했으며 뉴욕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성악과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펠리체 음악원을 졸업(학사)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슈베르트 음대 성악과 ‘초청학생’으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8년 국내 무대에 데뷔했고 2003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데뷔 독창회(세계 남성 성악가 중 최연소)를 시작으로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볼과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파리 살 가보, 네델란드 콘서트 헤보, 잘츠부르크 미라벨궁전, 빈 콘체르트 하우스, 일본 국제포럼, 타이완 국부기념관 등에서 공연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역대 최연소로 애국가를 선창했다. 베를린교향악단 및 빈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닉, 체코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주요 음반으로는 40만장이 팔린 1집 ‘샐리 가든’을 비롯해 2집 ‘실버 레인’, 3집 ‘미스티 문’, 4집 ‘더 로터스’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해 최근까지 총 12장의 독집 앨범을 내놓았다. 2003 미국 USO협회 ‘명예 기여훈장’ (역대 최연소), 2005 일본 NHK ‘홍백가합전’ 트로피(한국 클래식 음악가 중 최초), 2010 유엔본부 ‘유엔 평화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유엔 평화메달은 한국인 최초이며 역대 전 세계 수상자 중 최연소다.
  • ‘한국 현대연극 산증인’ 원로 배우 장민호 하늘무대로

    ‘한국 현대연극 산증인’ 원로 배우 장민호 하늘무대로

    한국 연극계의 큰 별, 원로배우 장민호씨가 2일 새벽 1시 45분 별세했다. 88세. 1924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그는 1947년 조선배우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성극 ‘모세’에 출연하면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50년 이해랑 선생이 극예술협회를 모태로 재건한 국립극장 전속극단 신협에 입단한 뒤 60년 동안 23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극계의 살아 있는 전설’, ‘한국 현대 연극사의 산증인’으로서 자리했다. ●‘현역 최고령’ 폐기흉 재발로 스러져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에서 성우로 활동하기도 한 고인은 1960년대 한국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광복 20년’에 10년 동안 생방송으로 출연했고 1966년에는 한국성우협회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1967년 1월 국립극단 단장으로 취임한 뒤 1980년에 다시 단장을 맡으면서 국립극단 사상 최장수(15년) 단장으로 기록돼 있다. 고인은 모든 예술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영화 ‘백치 아다다’(1956), ‘잃어버린 청춘’(1957) 등에 출연했고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를 제작했다. TV탤런트로도 활동했으며 2004년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2007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인 ‘천년학’에도 출연했다. 60여년을 공연예술계에 몸담은 고인은 대한민국 예술상, 국민훈장 목련장, 동랑연극상, 호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은 자체 공연장을 백성희장민호극장으로 이름 지었다. 연극계의 오랜 단짝인 두 노배우, 장민호와 백성희(88)에게 헌정하는 의미였다. 두 배우는 개관 기념 공연인 ‘3월의 눈’ 무대에 함께 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연극이 끝난 뒤 10년 전 앓았던 폐기흉이 재발하면서 ‘현역 최고령 배우’ 장민호는 결국 스러졌다. ●“마지막 무대 커튼콜 때 힘 있는 눈빛 못잊어” 연극 ‘3월의 눈‘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연극배우 박혜진(54)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별세)소식을 듣고 가슴이 떨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고인에 대한 기억을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그는 “마지막 무대 커튼콜에서 그 힘 있는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건강을 잃어 가면서 몸과 마음이 늘어지는 게 아니라, 그조차 깃털처럼 가벼운 발걸음과 호흡으로 승화시켰다.”고 떠올렸다.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인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장지는 경기 성남 메모리얼파크. (02)3010-20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내 작품 박경리 소설과 공통점 많아”

    “내 작품 박경리 소설과 공통점 많아”

    “문화적 수준이 높을수록 살기 좋은 사회인데, 한국에 와서 친절하고 문화적인 한국인들을 만나 기쁘다.” 제2회 박경리상을 수상한 러시아 현대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69)는 25일 서울 정동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수상 소식 듣고 ‘김약국집 딸들’ 읽어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유전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지하 출판물’(유전학, 성경, 외국 문학에 대한 필사본)을 읽다가 적발돼 해고됐다. 그 후 9년을 직업 없이 살다가 마흔에 뒤늦게 작가로 데뷔했다. 그를 러시아 현대문학 대표 주자의 지위에 올려놓은 것은 1993년 펴낸 중편소설 ‘소네치카’다. 입양된 딸과 남편이 연인이 된 사실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여인의 삶을 그린 이 책은 프랑스에서 그해 가장 우수한 책으로 선정됐다. 그의 작품은 34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널리 읽히고, 러시아의 부커상, 프랑스의 메디치상, 이탈리아 주세페 아체르비상 등을 받았다. 박경리상 수상 전에 국내 출판이 계약된 ‘소네치카’(비채 펴냄)는 이번 방한에 맞춰 출간됐다. 수상 소식을 듣고 박경리의 ‘김약국집 딸들’을 읽었다는 울리츠카야는 “‘소네치카’와 박경리, 그리고 박경리의 소설에서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미망인이고, 딸 하나를 데리고 살며, 그녀의 집이 항상 북적인 것은 ‘소네치카’와 비슷하다.”고 했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인들이 공통된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살든 사랑·고통·이별·죽음 등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나는 인간의 영혼·감정 깊이 다뤄 톨스토이를 좋아하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생물학을 포기하고 작가가 됐을 때도 ‘인간의 내면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간혹 사회적 문제, 이념의 문제에 천착하는 작가들이 있지만, 나는 인간 영혼의 문제, 감정에 집중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이 책을 안 읽는데, 책 읽는 것을 처음부터 금지하면 열광하며 읽을 것”이라고 유쾌한 농담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작 뮤지컬 봇물… 연말이 즐겁다

    대작 뮤지컬 봇물… 연말이 즐겁다

    연말 뮤지컬 판을 놓고 보면 ‘대전’(大戰)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볼만한 뮤지컬 대작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독자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특징별로 나눠 소개한다. 다 볼 수 있으면 행운이요, 하나만 봐도 뿌듯하고 행복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통상적으로 세계 4대 뮤지컬로 ‘캣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을 꼽는다. 작품성과 규모, 인지도, 관객 호응도, 영향력 등을 두루 살폈을 때 세계적이라고 할 만해서 이렇게 분류한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연말에는 그중 두 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레미제라블’은 27년 만에 처음 한국어 라이선스로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나폴레옹 제국 시대부터 프랑스왕 샤를 10세가 몰락할 때까지 저항과 혁명, 인간애를 그렸다. 1985년 영국 런던 바비칸 극장에 올린 뒤 43개국 300개 도시에서 4만 3000여회 공연했다. 토니상과 그래미상, 올리비에상 등 세계 주요 뮤지컬상을 70개 이상 탄 명작이다. 한국 공연에서는 철저히 실력으로 선발된 배우들이 열연한다. 7개월간 10차례에 걸친 오디션에서 정성화가 주인공 장발장에 낙점됐고, 코제트에는 추가 오디션으로 이지수를 발탁했다. 장발장을 추격하는 형사 자베르는 문종원, 코제트의 어머니 판틴은 조정은이 맡았다. 무대·조명·음향 등은 오리지널 제작팀이 내한해 직접 맡는다. 공연은 11월 3일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시작한다. 대구 개명아트센터, 부산 센텀시티 소향아트센터, 서울 블루스퀘어까지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1544-1555.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2월 7일부터 두 달 동안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1868~1927)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파리 오페라극장 유령 행세를 하는 팬텀과 그가 사랑하는 가수 크리스틴, 크리스틴의 연인 라울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1988년 1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지난 2월 마제스틱 극장에서 1만회를 찍었다. 최근 뮤지컬과 연극을 포함해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한 작품으로 ‘월드 기네스북 2013년 에디션’에 등재됐다. 전 세계에서 1억 3000만명 이상이 찾은 이 작품은 내년 25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한국 뮤지컬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브래드 리틀이 7년 만에 내한해 팬텀을 연기한다. 리틀은 2000회 이상 팬텀을 열연해 ‘영원한 팬텀’으로 남았다. 1577-3363. 감성을 자극하는 가을과 남자의 눈물 한 방울이 만나면, 여심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눈물 콧물 쏙 빼놓을 두 순정남의 이야기가 관객을 찾는다. ●‘맨 오브’ 웃음 속 삶의 진정한 의미 되새겨 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의 이야기가 눈물샘을 자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루돌프는 개혁과 자유를 갈망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황실 별장 마이어링에서 연인 마리 폰 베체라와 동반자살했다. 유명한 ‘마이어링 사건’이다. ‘황태자 루돌프’는 이 사건을 토대로 수많은 뮤지컬 히트곡을 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뮤지컬 ‘엘리자벳’을 제작한 오스트리아 빈극장협회(VBW)가 함께 제작한 첫 번째 뮤지컬이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비극을 다루지만 재미있는 장면도 많은 매우 달콤쌉싸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안재욱과 임태경·박은태가 루돌프 역에 캐스팅됐다. 11월 10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02)6391-6333. ‘폭풍눈물’의 원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25일부터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를 눈물바다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는 원작곡가인 정민선이 새로운 곡을 추가하고, 이성준 음악감독이 실내악 중심의 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해 강렬함을 더했다. 작품의 백미는 ‘꽃미남’ 베르테르들이다. 말이 필요 없는 미남 뮤지컬 스타 김다현, ‘풍월주’와 ‘형제는 용감했다’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한 김재범과 성두섭, 신예 전동석이 베르테르로 무대에 선다. 롯데는 김지우와 김아선이, 알베르트는 홍경수와 이상현이 맡았다. 1544-1555. 창작 뮤지컬 ‘영웅’은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됐다. 지난해에는 뮤지컬의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대한독립군을 결성한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 그리고 독립을 향한 청년의 사명감을 비장감 넘치게 그려내 국내외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다소 묵직한 소재와 주제, 160분이라는 긴 시간에도 완성도는 높다는 평가다. 올해는 새로운 배우들로 새 단장해 극적 구성을 끌어올렸다. 안중근 역에 배우 김수용과 임현수가 더블캐스팅됐고, 명성황후의 마지막 상궁 설희 역에는 홍기주와 리사, 독립군 우덕순 역에는 황만익 등이 열연한다. 독립군과 일본군의 전투를 다룬 군무가 인상적이다.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1544-1555. 스스로 영웅이라 착각하는 중년 남성의 좌충우돌 소동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펼쳐진다. 소동 속에서 웃음이 아닌 삶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알론조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자신이 기사라고 믿는다. 여관을 성으로,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하지만 곁의 사람들은 결국 그의 진심에 감동받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류정한, 서범석, 홍광호, 이혜경, 조정은, 이훈진, 이창용 등 최고의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시어터. 6만~13만원. 1588-5212. ●‘아이다’는 “오페라의 상업적 아류” 편견 깨 거장 엘턴 존이 완성한 뮤지컬 ‘아이다’는 올겨울 앙코르 무대를 갖는다.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디즈니의 대표작이다. 그동안 뮤지컬이 오페라의 상업적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편견에 기분 좋게 일격을 가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뮤지컬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쏘냐와 차세대 뮤지컬 디바로 떠오른 차지연이 번갈아 아이다로 무대에 오른다. 김준현과 최수형(라다메스 장군), 정선아와 안시하(암네리스 공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음향이 최고 수준이라는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12월 2일부터 5개월간 이어진다. 1544-1555. 베스트셀러 소설에서 흥행 영화로 거듭난 ‘완득이’도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뮤지컬 ‘완득이’는 폭넓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뮤지컬의 특성을 살려 퍼포먼스 중심으로 극적 구성이 변했다. 완득이가 기도하는 대목에선 원작에 없던 하느님까지 등장한다. 영화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투입해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3년 동안 준비한 뮤지컬답게 극적 완성도도 높다. 뮤지컬 배우 한지상과 정원영에게 과감히 주연을 맡겼다. 12월 16일부터 내년 3월 2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02)2250-59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대 ‘줄담배 성폭력’ 페미니즘으로 불똥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에서의 남자 친구 흡연을 ‘성폭력’으로 규정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대 내 학생단체들이 지난 23일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나섰지만 학내외 분위기는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 구성원뿐만 아니라 네티즌들까지 이번 사건을 두고 “과도한 페미니즘이 일으킨 사회문제”라면서 이 사건에 대한 판단 및 성폭력의 범주에 대한 논란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연인 관계에 있던 이모(21·여)와 정모(21)씨가 결별하면서 벌어진 일을 두고 이씨가 정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정씨가 이씨에게 “헤어지자.”며 만난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담배를 피워 대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사실상 성폭행을 당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에 서울대 학생행진 등 3개 단체는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에서의 줄담배는 성폭력”이라는 이씨의 말을 받아들여 전 남자 친구 정씨와 이를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말한 사회대 학생회장 유모(22·여)를 성폭력 가해자로 규정했다. 유씨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의 딸이다. 유씨는 성폭력 시비에서 남성 측에 우호적인 판단을 했다는 이유로 이씨와 진보적 성향의 여학생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이런 비난 끝에 유씨는 지난 17일 사회대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줄담배 성폭행 논란은 유씨가 사퇴문에 “성폭력 2차 가해자로 몰리고, 이를 사과하는 과정에서 겪게 된 우울증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히면서 다시 제기됐다. 24일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왜 사건의 당사자인 이씨는 직접 사과를 하지 않고 단체 등의 뒤로 숨느냐.”라는 의견부터 “이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종용하는 일도 우습다. 이 일을 학생 사회 전체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재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식의 글들이 눈에 띄었다. 이씨에 대한 신상이 공개됐다가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해 게시물이 지워지기도 했다. 이에 유씨는 “그녀와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밉지만 관계 당사자들의 신상 정보를 알려고 하지 마시고 알더라도 다른 이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면서 “비난 국면이 접어들고 이 문제에 대해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대부분의 여성단체들도 이 문제에 대한 가치 판단을 유보했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소통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분위기인데 성폭행이냐, 아니냐를 따져 성폭행인 경우에만 심각하게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본질을 흐렸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감정이 밑바닥까지 곤두박질 전부터 간절히 해보고 싶었죠”

    “감정이 밑바닥까지 곤두박질 전부터 간절히 해보고 싶었죠”

    “너는 잘 모르겠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애달픈 눈빛을 품은 남자 기생이더니(‘풍월주’), 다소 ‘지질’하게 천방지축 날뛴다(‘형제는 용감했다’). 배우가 작품에 따라 연기 변신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연극 ‘날 보러와요’에서 살인 용의자 3명이 모두 이 배우였다는 것을 관객들이 몰랐다면,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할 만하지 않을까.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난 배우 김재범(33)은 인터뷰 내내 ‘차분’과 ‘활달’을 넘나들었다. 갑자기 눈을 아래로 착 내리깔길래 “촬영(연극 ‘유럽블로그’를 위해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를 다녀왔다.) 때문에 피곤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역할에 몰입 중”이라고 농을 던진다. 오는 25일부터 막을 올리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그는 사랑 때문에 행복했다가 그 사랑탓에 절규하는 주인공 베르테르 역할을 맡아 한창 연습 중이다. ●2006년 오디션 탈락 ‘쓴잔’ 베르테르는 그에게 ‘간절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사랑의 희로애락을 모두 발산하는 매력적인 배역이기도 하지만, 2006년 오디션을 봤다가 아쉽게 떨어진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맞았지만,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했다. 얼마 전 진행한 런 스루(전막 연습)에서 그 불안과 맞닥뜨렸다. “몸을 많이 쓰는 동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연습이 끝난 뒤에 만신창이가 됐다. 2막으로 가면서 감정이 거의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데, 감정 소모라는 게 정말 무섭더라. 연습에서도 이런데 배경, 조명, 무대가 완벽하게 갖춰진 공연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연습 끝난 뒤엔 몸이 만신창이 1774년 당시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뒤 소설을 읽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베르테르를 모방해 자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후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까지 나왔으니, 당사자의 감정선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내뿜는다면 오죽하랴 싶다. 과연 그런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일까. “솔직히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빠져들 수가 있을까, 거의 자기를 버릴 정도로’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연습을 할수록 김민정 연출의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됐다고 했다. “영혼이 끌리는, 인간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감정과 사랑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경험을 하지는 못했지만, 작품을 하면서 충분히 가능하겠다 싶었죠.” 많은 관객들이 1막 후반부 ‘돌부리 장면’에서 눈물을 쏟는다. 베르테르가 연인 롯데를 떠나보낸 심적 고통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아픔으로 치환해 절규하는 장면이다. 그는 오히려 그 직전 무덤덤한 척하며 롯데에게 등돌리는 장면이 더 힘겹다고 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돌아서면서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에요. 이미 감정은 끓어올랐는데 무덤덤하게 노래해야 하니까 정말 쉽지 않아요. 그때부터 마지막까지 죽 이성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미쳐버리죠.” ●롯데에게 등돌리는 장면 가장 힘들어 이번 공연에서는 베르테르가 네 명이다. 김다현, 성두섭, 전동석까지 다들 ‘미모’로 한 가닥하는 뮤지컬 배우들이다. 각자의 개성을 물었더니, “김다현은 정말 멋있어요. 남자가 봐도 잘생겼죠. 전동석에게서 남성적인 매력이 넘친다면, 성두섭은 좀 더 뭉클하고 애절한 베르테르라고 할까요. 물론 제 캐스팅을 보셔야죠.” 진지한 설명을 화통한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베르테르가 죽음을 선택하는 건 롯데와 나눈 마지막 키스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느꼈을 그 절망과 환희에 저도 당분간 빠져 있으려고요.”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2000년에 제작한 창작뮤지컬.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12월 16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5만~10만원. 1588-0688.
  • [주말 하이라이트]

    ●드라마 스페셜-친구 중에 범인이 있다(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자택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채령. 경찰은 최초 목격자인 채령의 고등학교 동창들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는 채령의 죽음이 15년 전 사건과 관련돼 있음을 밝혀내고, 살해 동기를 추적한다. 세월이 흘러도 치유되지 않은 이들의 상처는 증오로 변해 서로를 겨누게 되는데….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3년 후 삼재는 소형이삿짐센터 일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낸다. 서울지법 판사로 재직 중인 서영은 일에 회의를 느끼며 변호사 이직 문제를 고민 중이다. 상우와 미경은 같은 병원의 외과 레지던트 2년차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1년 전부터는 연인 사이로까지 발전한 상태다. ●메이퀸(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창희는 일문의 상사로 천지조선에 첫 출근을 한다. 금희는 해주 문제로 달순의 포장마차를 찾고 달순은 해주의 친아빠가 홍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인화는 키스를 한 일로 창희를 쫓아다니며 화를 내지만 오히려 창희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정우를 만나러 온 해주는 15년 전 자신을 납치했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지구 4만㎞의 소원(OBS 토요일 밤 9시 25분) 해안 도시 모론다바에서 생선을 파는 11살 소녀 베르나데티를 만난다. 가난 때문에 고향을 떠나 외삼촌 집에서 생선 파는 일을 하는 베티. 가족을 그리워하며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이에 마술사 조희와 영진이 생선팔이 소녀 베티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모금 공연에 나선다. ●나눔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충북의 한 병원, 밤새 어머니 곁을 지키며 간호하는 준보씨. 올해 21살인 준보씨는 정신지체장애 4급을 받았지만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머니를 위해 기꺼이 손과 발이 되어 드린다. 뇌출혈로 사지가 마비된 어머니를 성실히 챙기는 준보씨. 준보씨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표정을 통한 의사 표현뿐이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35분) 1996년 12월 25일 미국 콜로라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한 가족이 있다. 그런데 다음 날 그들의 아이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편 우주 만물의 움직임과 신비한 영감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들. 그런데 사실 그는 예언의 기초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대한민국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로 세계 3위에 달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한 해 33만 쌍이 결혼하고 11만 쌍이 이혼하고 있다. 이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부부가 싸움을 벌이는 동안 상처를 받는 쪽은 부부가 아닌 그들의 자녀인데….
  • 詩語로 풀어낸 江과 인간의 비극

    詩語로 풀어낸 江과 인간의 비극

    시인 김선우(42)의 세 번째 장편소설 ‘물의 연인들’(민음사 펴냄)을 다 읽고 내려놓을 때의 느낌은 ‘시인이 쓴 소설답다.’는 것이다. 애써 골라 쓴 단어들이며 과거나 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굵은 글씨체로 강조한 문장들은 딱 시인의 감수성 그 자체다. 지루한 대목이 없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아무튼 시인의 냄새가 물씬 난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유경과 7년 전에 사라져 버린 그녀의 연인, 그리고 그녀의 엄마 한지수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물의 연인’은 15살 수린과 17살 해울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김선우가 “2010년에 쓴 초고를 2011년에 절반쯤 덜어 내며 다시 쓰고 2012년에 또다시 절반쯤 덜어 내며 다시 썼다.”고 했는데 아마도 이런 과정에서 물의 연인이 유경과 그녀의 연인에서, 수린·해울로 옮겨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무자비한 남자의 폭력을 고발하는 페미니즘 소설에서 문명의 폭력을 고발하는 생명소설로 넘어갔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공간은 와이강이다. 와이강은 유경이 태어나 자란 곳이고 그녀의 엄마 한지숙과 10대의 한지숙을 취한 뒤 그녀를 평생 괴롭히는 남자의 고향이다. 그 고향에는 세습 무당인 당골네와 그녀의 손녀딸 수린, 와이강에 버려져 죽을 뻔했다가 구조된 뒤 수린과 오누이로 자란 해울이 살고 있다. 또 와이강은 그 근처에서 발견된 뒤 스웨덴에 입양돼 자란 ‘유경의 연인’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유경의 연인 이름은 스스로 책을 읽어 가며 찾아보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사람들의 먹는 물로, 물가에서 멱을 감을 수 있는 놀이터로, 그 주변에 야생 수국이 피어 관광지로도 아름다운 와이강은 생명의 원천이다. 와이강에 기대어 사는 생명은 인간만이 아니다. 버들치·놋쇠·물고기·모래무지·꺽지·퉁가리·쉬리·다슬기 같은 물 것들, 쑥부쟁이·달맞이꽃·달뿌리풀·패랭이꽃 등 땅의 것들, 꼬마물떼새·노랑할미새·원앙새·물총새·비오리 같은 날것들에게도 삶의 원천이 된다. 모두 와이강에서 퍼져나가 연어처럼 와이강으로 모여든다. 수천 년을 무심하고 조화롭게 잘 살아왔던 와이강에 ‘강 생명 살리기’ ‘홍수 예방’이라며 흙탕물을 일으키는 인간들이 나타나면서 변고가 생긴다. 강바닥의 바위가 다이너마이트에 의해 폭파당하고 물고기들이 허연 배를 드러내며 죽어 떠올랐다. 와이강과 와이산을 모시는 당골네는 강바닥을 뒤집으면 후환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 첫 희생자가 손녀 수린이다. 수린은 공사가 시작되자 시름시름 앓기 시작해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 토하고 쓰러지고 발작을 하다가 언제부턴가 피부에서 진물이 나고 딱딱해지는 등 독일의 추상화가 클레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클레는 ‘유경의 연인’이 좋아하는 화가다. 현대의학에서 수린의 병명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라고 진단된다. 17살의 해울은 원인불명으로 하루하루 죽어 가는 여동생을 살리려면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울의 생각은 비상식적인 미신으로 치부된다. 해울의 담임교사인 유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골리앗을 향해 든 다윗의 돌팔매지요. (중략) 신은 다윗의 편을 들었지만 지금의 신은 권력의 편인걸요. 정부에서 하는 일을 어쩌겠어요? 안 그래요?”(177쪽) 유 선생의 이런 발언은 ‘4대강 사업’을 대하던 한국 사람들의 복잡하고 뒤틀린 심사를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꾸준히 반대해 온 김선우가 이 소설을 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강원도 출신으로 시내와 냇가, 강을 보고 자랐을 김선우는 2009년 12월 4대강 사업 예산안이 통과됐을 때부터 많이 아팠고 눈물이 나서 우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도 ‘강변에서 채소를 기르고 심어 자란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동화를 쓰고 사랑을 하면서 그 옆에서 강이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런 삶을 꿈꿨을지도 모르겠다. 유경은 자신의 연인을 유혹해 잠자리를 가진 유 선생에게 일종의 화해 편지를 쓴다. 그 편지 말미의 인사말이 독자들에게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보이는 인연보다 안 보이는 인연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수께끼 같은 인생이고 인연입니다.” 언젠가는 분명 인간을 죽일지도 모를 문명의 무지함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빅 이어’ 새 관찰자의 서사시 100분으론 어림없지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빅 이어’ 새 관찰자의 서사시 100분으론 어림없지

    경쟁적으로 새를 관찰하는 사람이 있다면 믿어지는지? 한 술 더 떠 그런 사람들이 규칙도, 심판도 없는 경기를 1년 내내 펼친다면? 물론 한국은 아니고 미국에서 벌어진 별난 경기에 관한 이야기다. 북미 전체를 범위로 펼쳐지는 새 관찰 경기에 ‘빅 이어’라는 이름이 붙는다. 탐조가 혹은 새 관찰자로 불리는 사람들은 1월 1일이 시작하자마자 새를 찾아 길을 떠나 연중 수백 일을 탐조 활동으로 보낸다. 한 해가 끝나면 그들은 ‘아메리칸 새사냥 협회’에 기록을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빅 이어’는 새에 미친 사람들이 길 위에서 달린 어떤 한 해를 다룬 영화다. ‘빅 이어’는 브래드 해리스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해리스는 이혼의 아픔을 먹는 것으로 달래는 뚱보 아저씨다. 부모는 집에 틀어박혀 고독을 되씹는 아들이 안쓰럽다. 스투 프라이슬러는 자기가 세우고 경영한 회사에서 은퇴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경영진이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그의 바람은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 탐조 기록 보유자인 케니 보스틱은 연인과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로 약속한다. 그런데 빅 이어의 새로운 도전자들이 기록을 경신할까 봐 불안하다. 형편이 다른 세 사람은 새해가 시작하기 전에 동일한 목표를 세운다. 바로 빅 이어 출전이다. 수십 년 동안 기자로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받은 마크 옵마식이 2004년 발표한 동명 원작을 각색했다. 빅 이어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했던 해인 1998년 경기를 바탕으로 원작을 썼다. 호평을 들은 원작의 영화화에 도전한 감독은 데이비드 프랭클. 실화가 배경인 베스트셀러 영화 작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프랭클은 적임자로 보였다.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말리와 나’의 성공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빅 이어’는 능력에 부치는 상대였다. 인물과 배경 연도를 바꾸고, 원작의 방대한 서사시를 압축하고, 이야기를 적잖이 희화한 것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 100분짜리 대중영화 아닌가. 문제는 영화가 인물의 자취를 뒤따르기에 급급해 원작의 풍성하고 우아한 맛을 완전히 놓쳤다는 데 있다. 영화가 끝나면 곳곳을 들쑤시고 다니는 세 인물의 행각과 그들이 관찰한 새의 숫자만 아른거릴 뿐이다. 그들의 광적인 행동에 대한 이해는 어림없으며, 세 인물이 경기 바깥 인물과 맺는 관계는 수박 겉핥기식 소개로 끝난다. 벽지의 풍광이 아름답고 좋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으나 영화를 수렁에서 건지기엔 역부족이다. 영어권에서 새 관찰자는 ‘누군가가 찾아와 주길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노처녀와 퇴역 영국군 대령’을 조롱하는 말이라고 한다. 극중 세 인물의 주변인들은 “새 관찰 기록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상금도 없는 대회에 왜 그렇게 열중하느냐.”고 묻는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새 이름을 줄줄 외우고 소리만 듣고도 이름을 맞히는 사람들은, 특별한 취미에 미친 기괴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그들이 지닌 열정과 광기로의 초대장이 되어야 했을 ‘빅 이어’는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홈비디오로 직행하고 말았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원작소설을 권한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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