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항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15조원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수색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오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탑승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78
  • 여의도 칼부림 피의자 현장검증 일부 생략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흉기를 휘둘러 전 직장 동료와 길 가던 시민 등 4명을 다치게 했던 김모(30)씨가 현장검증 과정에서 끝내 오열해 일부 현장검증이 생략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칼부림’ 사건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현장검증은 김씨가 전 직장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옆 흡연장소에서 퇴근하던 피해자들을 기다리던 상황부터 시작됐다. 일요일 오전이라 범행 당시보다 근처를 오가는 인파는 적었지만 주변 상가 직원 등 시민들이 현장검증 과정을 지켜봤다. 김씨는 흡연장소에서 1차 범행 장소인 P제과점 앞까지 피해자들을 100여m 따라가 뒤에서 흉기로 찌르는 장면을 재연했다. 전 직장동료였던 피해자 김모(32)씨가 흉기에 찔린 뒤 의자를 들고 저항한 지점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상황을 재연하면서 모형 흉기를 쥔 김씨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다시 제과점 앞으로 돌아와 피해자 조모(31·여)씨를 향해 한 차례 더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나면서 행인 2명을 찌르는 상황을 재연하는 데 이르자 김씨는 울부짖듯 오열하면서 걸음을 떼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경찰은 김씨의 상태를 고려해 김씨가 흡연장소 근처 화단에서 경찰과 대치했던 상황에 대한 재연은 생략하고 현장검증을 마쳤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탠덤 사이클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탠덤 사이클

    “내 눈을 당신께 드립니다.” 시속 40∼50㎞로 달리는 사이클 경주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그런데 시각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탠덤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도 사이클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탠덤은 원래 두 필의 말이 앞뒤로 늘어서 끄는 마차를 가리키는데 사이클에선 2인승 자전거를 뜻한다.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입된 정식 트랙 종목이다. 앞좌석에는 파일럿이라고 불리는 비장애인 선수가 앉고, 뒷좌석에 시각장애인 선수가 탄다. 파일럿의 역할은 사이클의 방향 조절, 즉 시각장애인 선수의 ‘눈’ 역할을 한다. 탠덤은 두 선수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두 선수의 몸이 사이클이 달리는 방향 및 각도와 일치하지 않으면 속도가 떨어지거나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된다. 고도의 집중력과 균형 감각이 필요한 만큼 선수들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장기간 합숙 훈련으로 호흡을 맞춘다. 탠덤은 남녀 5㎞와 20㎞ 도로 경기로 치러지며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다. 사이클 길이는 2.5m, 너비는 75㎝를 넘겨선 안 된다. 경기 시간을 다투는 타임 트라이얼용 자전거는 공기 저항을 줄이는 장치를 달아선 안 된다. 차량이나 오토바이 뒤에서 달리는 등 바람의 저항을 받지 않고 주행하면 실격 처리된다. 런던패럴림픽 사이클에 2명의 선수를 내보내는 한국은 탠덤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시작장애인 자전거타기대회에서 탠덤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등 차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토토가 탠덤을 주제로 한 ‘세상은 누군가와 함께 가는 길’ 공익광고를 내보내 주목받기도 했다. 한편 김정임(46·여)은 핸드사이클에서, 진용식(34)은 트랙과 도로에서 각각 메달을 노린다. 2012 말레이시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김정임과 진용식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범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주민 “그놈 당장 사형시켜라”

    범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주민 “그놈 당장 사형시켜라”

    24일 오전 10시, 서울 중곡동 좁은 골목길로 호송차가 들어왔다. 지난 20일 이 동네 주부 이모(37)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피의자 서모(42)씨가 타고 있었다. 서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내리자 순식간에 골목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모자랑 마스크 벗어라.”, “당장 사형시켜라.”고 소리를 질렀다. 침착하겠다던 다짐과 달리 피해자의 시동생 박모(37)씨는 “X새끼야, 너 내 얼굴 똑바로 기억해.”라고 소리쳤다. 언니 이모씨는 닿지 못할 발길질을 하며 울분을 삭였다. 경찰통제선도, 포토라인도 들썩였다. ●범인 차에서 내리자 골목길 ‘아수라장’ 서씨는 이날 범행 전 과정을 재연했다. 범인은 당시 입었던 파란색 반소매 셔츠와 검정색 바지 그대로였지만 이씨는 ‘피해자’라는 A4용지가 붙은 회색 마네킹으로만 존재했다. 서씨는 마네킹을 든 형사가 큰길 쪽으로 걸어가는 사이 집으로 숨어들었다. 경찰 질문에 조용히 답할 뿐 야유와 욕설 속에서도 시선은 바닥에 고정돼 있었다. 유모(52·여)씨는 “(범인이) 키도 작고 왜소해서 더 화난다. 그 상냥한 사람이 저런 놈이 휘두르는 칼에 얼마나 놀랐을까.”라고 혀를 찼다. 최모(65)씨는 “교도소에서 먹는 쌀밥도 아깝다. 가장 잔혹하고 아프게 죽여야 한다.”고 화를 냈다. ●주민들 “왜 40분간 아무도 신고안했나” 쑥덕 집안에서의 범행 장면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현장검증이 40분 가까이 길어지자 지켜보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졌다. “이 긴 시간이 하루보다, 1년보다 길었겠다.”, “40분 동안 소리 지르고 저항했다던데 왜 아무도 신고를 안 했느냐.”며 말을 주고받았다. 인근 세탁소 주인 임모(50)씨는 “구김살 없이 웃는 얼굴이었고 항상 애들 손을 잡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슈퍼마켓 주인 한모(43)씨는 “평소 아이들을 배웅한 뒤 우리 가게에서 수다를 떨기도 했다. 비가 안 왔으면 그날도 그랬을 수 있는데….”라고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조용히 눈물만 쏟았다. 동생 이모(33)씨는 “내가 새달 1일 결혼을 하는데 일주일 전에 누나랑 통화하면서 결혼준비 문제로 티격태격했다. 마지막 통화인줄도 모르고 너무 서운하게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시동생 박씨는 “범인이 교도소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했다더라. 감방에서 웃으며 밥 먹고 TV 보고 하겠지.”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피해자의 남편 박모(39)씨는 자녀를 돌보느라 현장에 오지 않았고, 울다 지친 피해자 부모는 인근 슈퍼마켓 앞에 앉아 초점 잃은 눈을 하고 있었다. ●울다 지친 피해자 부모 슈퍼 앞에서 넋 나간듯 오전 10시 45분쯤, 현관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문을 열고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잡고 서씨가 칼로 목을 찌르는 모습이었다. 튼튼한 철제 현관문이 다시 열리더니 회색 마네킹이 문턱 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그게 끝이었다. 집 밖으로 나온 서씨는 발끝만 바라본 채 “죄송합니다.”라고 서너 번 속삭였다. 취재진이 “다른 말 좀 해보라.”고 하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종일관 침착함을 보이던 피해자의 언니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서씨를 때리려 했지만 경찰 제지선은 너무나 견고했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묵비권을 행사하던 서씨가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모든 행동을 재연했다. 진술내용과 크게 다른 점이 없으며 27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주말 영화]

    ●킬러들의 수다(EBS 일요일 밤 11시) 상연, 정우, 재영, 하연은 전문 킬러들이다. 팀의 리더이자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인 상연, 폭약 전문가인 정우, 사격에는 불사신인 재영, 컴퓨터에 능통한 막내 하연. 15분 만에 007영화 한 편을 찍을 만큼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그들에게 의뢰인들은 갖가지 사연을 갖고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여인과 등창이 썩어나가는 영감을 보다 못한 할머니, 때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사람들까지. 킬러들은 의뢰인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처리해 주며 계약서를 쓰고 학생할인도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킬러로서의 존재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사건 의뢰가 들어온다. 그렇게 킬러들은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긴급작전을 펼치게 되는데…. 한편 범인을 알 수 없는 사건사고가 서울 시내에서 발생하면서 검찰에는 초비상이 걸린다. 이 사건을 맡게 된 조 검사는 사건의 배후에 킬러들이 있음을 감지한다. 조 검사는 킬러들에게 더욱 위협을 가하며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독립 영화관 - 저스트 프렌즈(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소심한 성격의 백수 재욱은 여자 친구인 세미에게 느닷없이 이별 통보를 받는다. 결혼과 미래를 생각해야 할 나이인 세미에게 재욱은 부담스럽고 자격 미달이었던 것이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재욱은 방황을 하기 시작하고, 이런 재욱을 곁에서 지켜보던 룸메이트 준호는 재욱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는 쉽게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준호의 자취방에 얹혀살며 여전히 백수로 지낸다. 한편 카드회사의 비정규직 직원인 재욱의 친구 준호는 4살 연상의 정규직 직원 혜정과 연애 중이다. 직업적, 성격적, 관념적 그리고 나이 차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싸우는 이들은 결국 결정적인 말 한마디로 헤어지게 된다. 한편 재욱은 공짜로 얻은 공연 티켓을 들고 홍대클럽에 갔다가 우연히 인디보컬 은지를 만나게 된다. ●울트라 바이올렛(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21세기의 인류는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며 신세계를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그 중심에는 과학자이자 권력가인 덱서스란 인물이 존재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덱서스는 HGV라는 의문의 바이러스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그 바이러스를 통해 인간의 종을 변질시켜 엄청난 초인군단을 창조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퍼져 돌연변이들을 발생시키고 만다. 일명 흡혈족이라 불리는 돌연변이들은 강한 힘과 엄청난 전투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덱서스는 인간세상의 평화를 주장하며 돌연변이들을 색출해 멸종시키는 데 주력한다. 그러자 돌연변이들 또한 너바라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조직을 이뤄 덱서스에게 저항한다.
  • [열린세상] 무상복지의 전제조건/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상복지의 전제조건/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올 대선에서 가장 대표적인 정책대결 이슈는 아마도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과 같은 무상복지가 될 것이다. 앞으로 계층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온 국민의 축복을 받으며 무상복지를 도입하는 방법은 없을까? 무상급식을 예로 들어 알아보자. 소득 수준에 차이가 있는 가, 나, 다씨 3명으로 구성된 가상의 국가가 있다. 비교적 소득이 높은 가씨는 세금과 급식비를 낸다. 나씨는 세금은 안 내나 급식비는 자기가 부담한다. 저소득층인 다씨는 급식비를 내지 않고 정부 지원을 받는다. 물론 세금도 안 낸다. 무상급식 도입 이전에 가, 나씨는 급식비로 각자 1원을 학교에 냈다. 가씨는 급식비 외에 1원의 세금을 내고 정부는 그 1원으로 다씨에게 급식을 제공하였다. 정부가 3명에게 무상급식을 도입하려고 한다. 매일 3원이 필요한데 세금 총액이 가씨가 낸 1원에 불과해 2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세 가지 재원 마련 방법이 있다. 첫째, 만약 증세가 어려울 때는 다른 지출, 예컨대 도로 건설 지출을 2원 줄여야 한다. 이는 다씨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다씨에게 어차피 급식은 무상이었으므로 교통흐름이 빨라지는 혜택만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가, 나씨는 과거에 급식비로 내던 1원을 안 내고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게 된다. 즉, 증세 없이 무상급식을 도입하는 것은 가, 나, 다씨가 같이 누릴 도로 건설 혜택을 포기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가, 나씨의 급식비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셈이다. 이처럼 증세 없이 무상복지를 시행하면 저소득층에게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가져온다. 저소득층의 자존심은 살릴 수 있으나 실리상 손해를 끼친다. 둘째, 가씨만 세금 3원을 부담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가씨는 무상급식으로 불만이 생긴다. 과거에는 세금 1원, 급식비 1원을 합해 총 2원을 부담했는데 무상급식 도입 후 세금 3원을 내기 때문이다. 급식비 부담이 필요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1원 손해이다. 반면 나씨는 최대 수혜자이다. 과거 급식비를 자체 부담했는데 이제는 무상으로 즐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금은 여전히 안 내면서 말이다. 따라서 이 방식으로 무상급식을 하면 가씨가 나씨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실적으론 가씨 그룹도 소득차이에 따라 분열하게 될 것이다. 상대적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계층을 도와주는 것이므로 인정할 수 있는 방식이나 계층 갈등이 격화되는 아쉬움이 있다. 무상복지는 한 계층이 다른 계층에 보내는 시혜가 아니라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제도가 되는 것이 좋다. 이런 점에서 무상복지는 전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에 적합하지 일부 계층만 향유하는 분야에는 부적절하다. 셋째로 가씨는 2원, 나씨는 1원을 세금으로 내게 해도 3원을 만들 수 있다. 이러면 무상급식을 도입해도 가, 나씨의 생활은 달라지지 않는다. 과거 두 사람이 학교에 내던 급식비 1원을 이제는 세금으로 낸다는 차이만 있다. 이렇게 되면 가, 나, 다씨 모두 무상급식으로 달라지는 점은 없으면서 다씨의 심리적 혜택만 남게 되니 무상급식은 온 국민의 축복을 받게 된다. 이론적으론 각자가 지금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부담만큼 세금을 더 내게 되면 무상복지를 저항 없이 도입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론 같은 1원이라도 급식비가 아니라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조세저항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 않던 나씨의 반발이 더 클 것이다. 해법은 가씨가 2.5원 정도 내면서 처음 세금을 내기 시작하는 나씨의 세금 부담을 0.5원 정도로 줄여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무상복지를 하려면 증세를 해야 한다. 증세 없이 무상복지를 도입하면 오히려 저소득층이 불리해진다. 증세를 한다면 그 부담은 대체로 고소득자가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근로소득자의 12%가 소득세 총액의 85%를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자의 40%가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무상복지를 하려면 세금을 내지 않던 나씨 계층이 조금이라도 세금을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온 국민의 축복 속에 무상복지를 도입할 수 있다. 무상복지를 도입하기 위한 전제는 증세와 면세자 축소이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5)경북 영양 지훈길·두들마을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5)경북 영양 지훈길·두들마을길

    면적은 서울의 1.3배이지만, 인구는 1만 8000명. 경북 영양은 중부고속도로 입구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더 가야 닿을 수 있는 두메산골이다. 흔한 4차선 도로나 신호등조차 이곳에선 사치다. 하지만 영양은 오일도·조지훈·이문열 등 내로라하는 대가들을 연거푸 배출한 넉넉한 ‘문향’(文鄕)이다. 옛 이름 고은(古隱)처럼 수백 년 된 고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밤이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내리는 별 무리에 없던 감수성도 살포시 샘솟는 곳. 권오승 영양군 부군수는 “영양의 이런 특이점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문인을 배출하게 한 원인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조지훈의 주실마을과 이문열의 두들마을을 찾았다. 지난 9일 정오 영양 북단 일월면에 있는 주실마을. 노()신사가 발길을 멈추고 울컥, “선생님….” 외마디만 던지고 눈물을 훔쳤다. “고려대에서 문학을 가르친 조동탁(호 지훈) 선생의 흔적을 찾아 1960년대 학번 제자들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양희 조지훈문학관 해설사가 말했다. 어디 제자들뿐이랴. 조지훈을 기억하고 그와 같은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이들에게 이 마을을 다녀간다는 건, 곧 성지순례다. 문학을 좋아하건 그렇지 않건,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승무)’ 한 구절쯤은 읊는다. 시인의 생전 모습과 그가 남긴 작품에 흠뻑 취해 걷는 길. 1017m 지훈길엔 시인이 나고 자란 고택(호은종택·壺隱宗宅)과 문학 공원의 20여개의 시비가 길 따라 놓여 있다. 호은종택은 겹겹이 쌓아올린 담에 口자 모양이다. 폐쇄적인 가옥 형태다. 이에 대해 김민자 문화해설사는 “당시 경상도 양반가는 자신을 꽁꽁 감춰 남을 배려하고 체통을 지켰다.”면서 “삼불차(三不借·빌리지 않는 세 가지)는 조선중기 환란을 피해 주실마을에 온 한양 조씨의 가훈”이라고 말했다. 재(財)불차·문(文)불차·인(人)불차로 재물·문장·양자를 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백 년을 이어져 온 이 원칙 때문에 주실마을 조씨를 ‘칼 같은 남인(南人)’이라 하여 검남(劍南)이라 불렀다. 퇴계학풍을 계승한 남인은 지금으로 치면 수백 년간 정권을 잡은 적이 없는 ‘만년야당’이라고 할 수 있다. 호은종택 뒤로는 시인이 17세까지 지냈던 ‘방우산장’(放牛山莊)이 있다. 시인은 이곳과 서울 성북동 자택은 물론 자신이 기거했던 곳은 모두 방우산장이라고 불렀다. 위치가 산도 아닐뿐더러 소를 키우지도 않아 이런 이름을 지은 까닭이 궁금하다. 그는 1953년 신천지에 기고한 ‘방우산장기’에 “설핏한 저녁 햇살 아래 내가 올라타고 풀피리를 희롱할 한 마리 소만 있으면 그 소가 지금 어디에 가 있든지 내가 아랑곳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월산 전설이 조지훈의 ‘석문’ 소재 그 옆 지훈 문학관. 시인의 손때 묻은 자필 원고와 담배파이프·안경·모자 등 소품들이 눈에 띈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닥아서다(낙화의 한 부분)”. 생전에 여동생과 함께 육성으로 녹음한 시낭송도 들을 수 있다. 이 시는 창작 의도와 상관없이 한 정치인에 의해 더 널리 알려졌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003년 구속될 때 자신의 심경을 이 시를 인용해 표현했다. 문인에게 고향이란 창작 소재이기도 하다. 일월산을 배경으로 전승되고 있는 황씨부인당 전설은 첫날밤도 치르지 않고 떠나버린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한 규수의 안타까운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바로 조지훈의 ‘석문’(石門)의 모티브다. 이문열의 대표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에도 영양에서 영덕으로 넘어가는 창수령이 등장한다. 영양군 남단 석보면 두들마을은 이문열이 나고 자란 곳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1787m 두들마을길은 석천서당·석계고택·유우당 등 ‘문화재투성이’다. 작가가 집필하고 후학양성을 위해 지은 한옥집 광산문우(匡山文宇) 담 아래에는 백일홍이 심어져 있다. 그의 문중인 재령이씨 사람들이 대대로 좋아하는 꽃이다. “내가 이만큼 글을 쓰는 것도 고향을 잘 만났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고향사랑이 묻어난다. 이르면 올해 말 이문열이 이곳으로 영구이주할 것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지금도 잘 보존되고 있는 재령이씨의 두들마을 전통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음식디미방이다. 조선조 대학자 석계 이시명의 정부인 장계향이 380여년 전 지은 동아시아 최초의 조리서다. 종부 조귀분(63)씨가 이 조리서에 담긴 146가지 음식을 재현했다. 꿩·해삼·전복은 물론 곰바닥까지 이용해 화려하다. 특이한 점은 조리법의 51가지가 술 빚는 법이라는 점이다. 이 중 감향주(甘香酒)는 걸쭉해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술이다. 찹쌀·멥쌀·누룩·물 등 4가지 재료로만 만드는데, 도수는 13~14도 정도로 적포도주와 비슷하다. 박승길 군 전통음식육성담당은 “당시 재령이씨 문중을 찾아온 손님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그들에게 정성껏 술상을 차려 대접하는 것이 아녀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문향’에 술이 발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지훈도 소문난 애주가였다. 1958년 ‘신태양’에 기고한 ‘삼도주’(三道酒)라는 글에서 그는 “술의 진미를 완미(玩味·음식을 잘 씹어서 맛봄)하는 심경이면 탁주·소주·약주 할 것 없이 가위 도주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재령이씨 음식디미방 술 빚는 법이 30% 장계향은 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가부장사회인 조선시대, 시문에 뛰어났던 그가 아녀자로서 자식 양육과 집안일에 충실했던 것이 ‘강요’가 아닌 ‘선택’이었다는 것을 일생을 짚어가며 설명한다. 이 때문에 1997년 연재 당시 ‘반페미니즘 소설’로 낙인 찍혀 공격을 받았다. 작가 자신도 인정하듯 “페미니즘에 저항할 논리는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선입견 없이 읽어 보면 거기서 비판되고 있는 것은 저속하게 이해되고 천박하게 추구되는 페미니즘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논쟁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고집스러움은 1960년 4월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큰일을 위해 죽음을 공부하라.”고 한 조지훈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대학교수였던 시인은 학생들에게 “내가 죽음을 공부하라는 것은 군중 속에 휩싸여서 군중과 함께 여러 사람에 싸여서 죽는 공부가 아니라 혼자서라도 죽을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는 “(4월 혁명이) 무질서화되고 소인배들의 명리로 전락할 기미가 보이자 강경한 어조로 그들을 깨우쳤던 것”이라면서 “선생의 위치에서 떳떳이 설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훈의 이와 같은 꾸짖음은 더욱 빛났다.”고 평가했다. 겹겹이 쌓아올린 경상도 양반가 담벼락 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대가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 순 없다. 하지만 껍질이 두꺼워 고춧가루가 많이 나오는 영양고추처럼 이곳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유난히 실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글 사진 영양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16회는 대전시 대덕구 동춘당로를 소개합니다.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① 자살까지… 성폭력에 울고 있다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① 자살까지… 성폭력에 울고 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 이모(23)씨가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을 당하고도 고용 불안에 속앓이를 하는 비정규직 여성이 부지기수다. 정부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짓밟힌 인권 실태와 대책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등록금 때문에 하소연도 못 해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빵집에서 일하던 대학생 윤모(23·여)씨는 제빵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제빵사는 윤씨와 둘만 있을 때를 노려 윤씨에게 신체를 밀착한 뒤 “뽀뽀는 해 봤느냐. 안 해 봤으면 나랑 한번 해 보자.”며 노골적으로 성추행했다.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 없었던 윤씨는 제빵사를 마주치면 무시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그러자 제빵사는 적반하장으로 “윤씨가 일을 게을리하니 내보내자.”며 윤씨를 모함했고 사장도 이를 받아들여 윤씨를 해고했다. 하지만 1년 뒤 제빵사는 결국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성추행하다 적발돼 해고됐다. 아르바이트생의 인권이 벼랑 끝까지 몰렸다. 특히 여성은 성폭력과 성추행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손님부터 고용주까지 지위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에게 근무 시간 외 만남을 요구하거나 근무 중 성희롱과 성폭력을 일삼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성희롱 상담 264건 가운데 아르바이트직(시간제·계약직)의 상담 건수는 175건(66.3%)으로 전체 상담 건수의 절반이 넘었다. 이 가운데 사장 및 상사에 의한 성희롱 비율이 87.8%로 가장 높았다. 김민호 충남 비정규직 지원센터 상임대표는 “업주의 성희롱 발언과 신체 접촉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상담 신청도 한달에 한건 정도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사례도 피해자가 고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올봄 서울의 한 유학업체에서 청소와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했던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양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치가 떨린다고 했다. 김양의 고용주였던 사장이 상습적으로 김양을 성추행한 것이다. 김양은 “지시를 내릴 때마다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허벅지를 만졌다. 또 ‘너 아직도 남자 경험이 없어?’, ‘애인 해주면 시급을 두배로 올려 줄게’ 등의 말을 서슴없이 꺼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서 “돈 받기 전이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방에서 서울의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한 손모(21·여)씨는 지난해 용돈을 마련하려고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니저 김모(28)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김씨는 “일 끝나고 술이나 한잔하러 가자.”며 강요해 손씨를 데리고 나간 뒤 억지로 성관계를 가지려다 손씨의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했다. 손씨는 다음 날 사장에게 항의했지만 김씨는 “사귀는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데 괜히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오히려 손씨의 잘못으로 몰아갔다. 김씨를 경찰에 고발하려던 손씨는 이후 김씨가 잘못을 인정하자 고발은 하지 않았지만 트라우마가 생겨 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폭력 가해자가 아르바이트생의 평균 연령이 정규직에 비해 낮다는 점, 언제든지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신고할 곳이 없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형근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고용주가 강자이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횡포를 부리기 쉽다.”면서 “부당한 처우가 있어도 저항하거나 공론화시키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폭력 피해자인데도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로사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간사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의 적발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성폭력 관련 법을 엄격히 적용해 아르바이트생들이 고용주의 부당한 요구를 당당히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서울 명희진·배경헌·이범수기자 mhj46@seoul.co.kr
  • 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 시도하다 살해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이 또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인까지 저질렀다. 정부는 전자발찌 기능 강화책을 내놓았으나 성범죄 방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광진경찰서는 성폭행을 시도하다 저항하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서모(42·전과 12범)씨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씨는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중곡동의 다세대주택에 들어가 이모(37)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하려다 저항이 거세자 목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성폭행을 마음먹고 면목동 집을 나섰다. 새벽에 두 시간가량 야한 사진을 봤고 소주도 한 병 마신 상태였다. 집에 있던 과도와 청색 마스크, 청테이프를 챙겼다. 길거리에서 대상자를 물색하던 중 4살, 5살 자녀를 유치원 차량에 바래다주는 이씨가 눈에 띄었다. 50m 정도의 거리를 배웅하느라 문을 열어놓은 이씨의 집으로 몰래 들어간 서씨는 이씨가 돌아오자 머리, 얼굴, 옆구리 등을 주먹으로 20여 차례 때리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몸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서씨는 현관으로 달아나던 이씨의 목을 두 차례 찔렀다. 부부싸움으로 오인한 아래층 이웃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땐 이미 일이 벌어진 뒤였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목 부위 혈관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서씨는 왼쪽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발찌를 훼손하거나 보호관찰소의 감응범위에서 이탈하는 등 착용규칙을 어겼을 경우 보호관찰소에 경보가 울리지만 집 근처에서 범행한 서씨의 이동경로에는 특이점이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강간, 강도상해 등 전과 12범인 서씨는 10대 후반 소년원 생활을 시작으로 16년간 교도소 생활을 했다. 2004년 4월에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10일 만기출소했다. 전자발찌는 그때 찼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도입(2010년)되기 전에 저지른 일이라 ‘성범죄자 알림e’에서는 제외됐다. 서울보호관찰소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최근까지 약 10개월 동안 출석면담과 방문면담 등 총 52회의 면담을 통해 서씨를 지도했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18일에도 서씨는 여의도동 공사현장에서 보호관찰관과 만났지만 담당자는 별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행동제약은 없었지만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발찌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이렇게 살 바에야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민주주의/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민주주의/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구촌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지도를 관찰하면 쉽게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개별 국가의 국가부채와 민주주의 수준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민주주의 지수가 9.38인 스웨덴과 노르웨이(9.43)처럼 민주주의의 질적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며 그리스(6.0), 이탈리아(6.26), 스페인(7.24)과 같이 민주주의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은 부채가 높게 나타난다. 개별국가의 지방정부 부채 지도를 살펴보면, 지역 민주주의 수준과 지방정부 부채 비율 사이에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탈리아를 예로 들면 밀라노, 피렌체와 같은 북부 지방은 시민사회가 잘 발전돼 있어 참여 민주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속한 밀라노, 피렌체 도시정부의 부채는 대단히 적은 편이다. 반면에 시칠리아에 위치한 플레모, 메시나 등의 도시는 사회자본이 부족하고 정치참여가 잘 조직되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이들 도시정부의 부채율은 대단히 높다. 빚 장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남부 지방정부들이 유럽연합(EU)의 긴축조치들을 받아들이면서 실업률이 폭증하고, 연금과 의료보조비가 대폭 삭감되고, 기본 서비스인 수돗물 공급과 대중교통 등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역 뉴스는 희망을 잃은 주민들의 자살소식으로 메워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부채규모는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성남시와 인천시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지방정부 재정이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경우는 조세저항이 심해서 세금징수가 어려웠고,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사기 위해 복지예산을 마구잡이로 늘렸다. 즉, 정치 포퓰리즘이 작금의 지방 재정위기를 낳았다. 한국의 경우에는 지방부채의 원인이 다르게 나타났다. 현재 지방부채는 대부분 자치 단체장들의 과도한 성과주의와 이로 인한 대형사업 투자들 때문이다. 즉 경기장, 지하철, 예술의전당, 도로 확장, 어린이공원, 체육공원, 동물원 등과 같은 시설물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지방부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들 대형 토목 건설 사업에 대한 투자 타당성과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은 존재하는가? 그렇지 못하다. 지방정부가 수주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놓고 자치단체장과 지역 건설사들의 정치적 공모는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 대전 지하철 사업을 보면 지역 건설사들은 값이 싼 경량전철보다 중형전철을 선호하고, 건설비가 적게 드는 노면 전차보다 건설비가 많이 드는 ‘고가 시스템’이나 ‘지하 시스템’을 선호한다. 공사비 규모를 크게 만들면 중앙정부의 매칭 예산 규모가 커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다수의 지역 건설사들이 나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시민사회가 있어 정치적 균형을 만들지 않는 한 자치단체장의 선택은 불 보듯 뻔하다. 올바른 지역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비판적 시민이 필요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공익이 무엇인가를 숙의하고 지방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시민사회 없이 지방정부 부채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Rock, ‘차르’에 물 먹이고 ‘자유’에 불 붙이다

    Rock, ‘차르’에 물 먹이고 ‘자유’에 불 붙이다

    ‘푸틴을 비난한 죄’로 러시아의 여성 5인조 록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들에게 징역2년형이 선고됐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50여년 만에 서구에서 러시아로 옮겨간 록의 저항정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암흑시대인 중세에서 해방의 시대인 근대로 넘어간 계기는 ‘교회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러셀은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 대해 ‘유럽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교회가 국가에 굴복해 버렸다.’며 이처럼 교회 등 견제 세력이 없었기 때문에 ‘차르’가 무제한의 전제 군주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근대 발전사에서 유럽에는 있었지만 러시아에는 없었던 견제장치로 ‘교회’를 꼽은 것이다. 러시아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2월. 러시아 정교회는 3선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60) 총리에 대해 ‘그가 12년간 러시아를 통치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적’이라고 찬사했다. 러시아 인구의 70%가 정교도로서 사실상 국교와 다름없는 정교회의 지지를 얻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당선 확인 도장을 받은 셈이었다. 키릴 대주교는 이전에도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혼돈의 상태였으나 신과 현명한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며 노골적으로 푸틴을 지지했다. 이때, 이 같은 러시아의 뿌리 깊은 악습인 ‘정교 유착’을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은 한 무리의 여성들이 나타났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은 정규 앨범 하나 내지 못한 무명 그룹이었지만 살아 있는 권력(푸틴)과 자본에 무릎 꿇은 교회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의 칼을 빼든 공로로 일약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록밴드로 거듭났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21일,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은 복면을 한 채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의 정교회 사원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고 노래했다. 이그재미너 닷컴은 이들의 노래가 ‘성모에게 페미니스트가 되도록 간청하는 기도’라고 해석했다. 또 가사 중 ‘제길, 제길, 망할 신이여’라는 부분은 ‘정교회가 하나님 대신 푸틴을 믿는 현실을 암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소한 도발을 넘어 러시아 기득권층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게릴라 콘서트는 교회 경비원의 제지로 1분 만에 무산됐지만, 동영상이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마돈나와 스팅,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인 톱 가수들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반(反)푸틴 시위대가 세계 각지에서 집회를 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대중음악 비평가인 랜들 로버츠는 러시아 5인조 복면 록밴드의 등장을 ‘1970년대 실업으로 좌절한 영국 청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저항의 힘을 불어넣어 준 섹스피스톨스의 재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1976년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섹스피스톨스는 당시 실업 등 벼랑 끝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시기에 혜성처럼 나타나 자본주의, 국가관 등의 기존 가치관에 돌을 던졌다. 이들은 특히 템스강에서 퀸엘리자베스 호를 타고 영국 국가인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부르며 여왕과 영국의 위선을 마음껏 조롱하고, 의사당 앞에서 광란의 공연을 펼쳤다. 이는 펑크록의 대표적인 저항 사례로 평가된다. 푸시 라이엇에 대한 유죄 선고는 펑크록의 정신이 세계 어디서나 언제든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펑크록이 독재정부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사태를 ‘푸시 라이엇 현상’으로 명명한 뒤 “세계의 관심이 러시아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어젠다를 더욱 응집시키면서 결국 러시아를 완전한 자유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을 계기로 러시아 중산층이 그동안 자신들을 대표하지 않았던 푸틴 정권을 향해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더 많이 뛰쳐나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신장신경 차단술, 난치성 고혈압에 효능

    난치성으로 분류되는 치료저항성 고혈압에 신장신경 차단술이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양수·김병극 교수팀은 올 4월부터 신장신경 차단술로 치료한 난치성 고혈압환자 9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혈압이 평균 23/10㎜Hg나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고혈압은 심장과 혈관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가해 뇌졸중이나 심부전·신부전·관상동맥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국내에 100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고혈압은 치료를 통한 적정혈압(최소한 140/90㎜Hg 이하) 유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낮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치료저항성(난치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난치성 고혈압은 보통 3∼4종의 약물을 고용량으로 투여해도 적정 혈압을 유지하기 어렵고, 고혈압 상태가 지속되면서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2∼4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난치성 고혈압 환자가 전체 고혈압 환자의 16.5%에 이른다. 신장신경 차단술은 이런 난치성 고혈압 환자의 사타구니로 고주파 발생장치가 연결된 카테터를 삽입, 신장동맥에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혈관 외벽에 분포된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장양수·김병극 교수팀은 올 4∼8월에 이 병원 심장혈관병원에서 신장신경 절제술로 치료한 15명의 난치성 고혈압 환자 중 9명을 1개월간 추적관찰한 결과 시술 전과 비교해 평균 혈압이 166/97㎜Hg에서 143/87㎜Hg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진 평균 혈압은 수축기 23㎜Hg, 이완기 10㎜Hg였다. 의료진은 “한 남성 환자(70)의 경우 당뇨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에다 난치성 고혈압으로 5종의 약을 복용했지만 평균 혈압 166㎜Hg, 최고 혈압이 217㎜Hg에 달했다.”면서 “이 환자는 신장신경 차단술 시술 후 안정적으로 117㎜Hg대의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극 교수는 “환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치료효과가 빨라 난치성 고혈압을 극복할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美, 위키리크스 마녀사냥 중단하라” 어산지, 두달만에 모습 공개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1)가 미국 정부를 겨냥해 위키리크스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19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1층 발코니에 나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6월 영국 정부의 스웨덴 강제 송환을 피해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지 두 달 만이다. 그는 “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올바른 행동을 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미국은 비밀 외교 전문을 공개한 위키리크스에 대한 마녀 사냥을 끝내라.”고 밝혔다. 어산지는 이어 위키리크스에 국무부 외교전문을 넘겨준 미 일병 브래들리 매닝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망명을 허가한 에콰도르 정부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 자신의 망명 결정을 지지한 남미 국가들에 대해서도 “용감한 나라들이 정의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징역형을 받은 러시아 펑크밴드 푸시 라이엇을 들어 “자유를 탄압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는 단결되고 단호한 저항도 있음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10분에 걸쳐 준비해온 성명을 모두 낭독한 어산지는 자신을 기다려준 지지자들을 향해 양쪽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대사관에 들어가 어산지를 직접 체포하겠다는 뜻을 에콰도르 대사관에 전달했다. 이에 에콰도르 정부는 “영국의 위협은 국제법을 무시한 어리석은 행동”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곧이어 남미국가연합(UNASUR)의 긴급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면서 영국과 남미 간의 외교 갈등이 불거졌다. 한편 크리스틴 흐라픈손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발표에 앞서 “스웨덴 정부가 어산지를 미국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그동안 자신이 스웨덴으로 추방되면 재판 없이 신병이 미국으로 넘겨져 간첩 혐의로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앞서 어산지는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해 12월 런던에서 체포된 뒤 스웨덴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보석허가를 받아 지난 6월 19일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을 신청했다. 2007년 개설된 위키리크스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군사기밀 9만건을 포함해 수십만건의 비밀정보를 유출해 세계 외교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바그너 다시 보니 순수예술의 거장

    독일 철학자 니체는 책 ‘바그너의 경우’에서 음악가 바그너를 두고 “바그너가 도대체 인간이란 말인가. 그는 오히려 질병이 아닌가. 그는 음악을 병들게 했다.”면서 독설을 쏴댔다. 20대 청년 니체가 50대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와의 첫 만남 이후 “그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탁월하고 신성한 존재”라 추앙했던 것을 생각하면 니체의 변심은 엄청난 반전이다. 명확하지 않은 신의 존재와 가치판단의 혼동을 겪으며 급기야 “신은 죽었다.”고 한 니체에게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등 신화적 요소가 가득 담긴 오페라를 내놓는 바그너가 체질에 맞았을 리 없다. 새로운 독일의 시대정신을 만들려는 이상에 젖은 니체에게 바그너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반유대주의 사상은 실망스러운 행보였다. 니체는 “내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향해 바그너는 한 발짝씩 내려가고 있다. 반유대주의까지도.”(‘니체 대 바그너’ 중)라면서 바그너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후 새롭게 바그너를 숭배한 인물, 히틀러가 등장했다. 바그너가 반유대주의자였던 배경도 작용했겠지만, 민중들이 열렬히 신봉하는 바그너의 음악은 히틀러가 지향하는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데 더없이 적절했다. 히틀러가 가두행진을 할 때 경건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을 틀어 히틀러가 순례자이며 선지자라고 믿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철학자와 예술가 사이에서 바그너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위대한 거장이거나 파시즘의 화신인 것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이 베트남 해안마을을 폭격할 때 울려 퍼지는 ‘발퀴레의 기행’과 같은 파괴적인 제국주의적 음악이거나, 결혼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결혼행진곡’처럼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바그너의 음악 성향과도 비슷하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 철학계를 이끄는 알랭 바디우가 내놓은 ‘바그너는 위험한가’(Five Lessons on Wagner, 슬라보예 지젝 발문, 김성호 옮김, 북인더갭 펴냄)는 새로운 바그너를 꺼내든다. 바그너에게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바그너는 동일성의 원리에 빠진 전형적 음악가이고, 음악적 통일성과 총체성을 강제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인식이다. 하지만 바디우는 바그너의 작품 속에서 총체성에 저항하는 표지, 완벽한 결말의 회피, 다수의 해석 가능성을 여는 경향 등이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또 바그너를 순수예술의 종말이라고 표현하지만, 오히려 총체성에서 분리된 순수예술로서 바그너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바디우는 키치와 할리우드식 스펙터클이 지배하는 시대에 맞서 니체, 하이데거, 아도르노, 라쿠라바르트에 이르는 서구 사상의 이론을 살피면서 바그너 상(象)을 재정립한다.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에서 바그너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좋다. 1만 6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위치추적 기능강화 와이파이 전자발찌

    성범죄자에 대한 위치 추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와이파이 방식을 추가한 ‘5세대 전자발찌’가 개발된다. 법무부는 성폭력 범죄자의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에 와이파이 방식을 추가해 GPS위성신호가 닿지 않는 지하 등으로 착용자가 진입할 때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와이파이 방식을 추가하면 측정 위치 값의 신뢰도가 높아져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전자발찌는 현재보다 훨씬 부드럽고 절단 저항력을 높인 ‘강화 스테인리스’를 사용해 훼손율을 줄일 계획이다. 법무부는 새로운 전자발찌를 개발하는 한편 경찰과의 공동 출동 등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9월부터 야간 외출 금지, 특정인에 대한 접근 금지 등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보가 접수될 때도 경찰과 함께 즉시 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전자발찌를 훼손할 경우에만 보호관찰관이 경찰과 함께 출동했다. 법무부는 또 성폭력 사범에 대해서는 월 4~5회 지도감독을 하고 현재 7개 보호감찰소에서 시행 중인 성폭력 사범 전담직원 지정관리제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헤즈볼라 테마파크’엔 롤러코스터 대신 탱크

    ‘헤즈볼라 테마파크’엔 롤러코스터 대신 탱크

    중동 지역의 최대 테러조직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세운 군사테마파크에는 롤러코스터와 바이킹과 같은 놀이기구 대신 가상의 전투 현장이 재현되어 있다. 헤즈볼라가 이 테마파크를 개장한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전투의식과 순교 정신을 세뇌하기 위해서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종의 ‘저항 관광’(resistance tourism)이다. 2010년 5월 헤즈볼라가 수백만 파운드를 들여 레바논의 군사 요충지역인 믈리타에 개장한 이곳은 헤즈볼라의 역사를 담은 7분짜리 영상물을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박물관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져 온 각종 무기가 전시되어 있으며 벽에는 이스라엘의 군장비와 위성으로 포착한 이스라엘 표적 지역의 사진 등이 걸려 있다. 또 방문객들은 옥외에 설치되어 있는 모형의 전투 현장을 둘러보며 부숴진 이스라엘의 탱크를 볼 수 있고 최근까지 사용한 참호 안에 들어가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직접 사용했던 기관총을 직접 잡아볼 수도 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 거점을 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무력화하기 위해 침공을 감행하자 이에 대해 저항하기 위해 탄생된 조직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결의안을 위반하고 무기를 계속해서 구입하고 있으며 병력을 이스라엘과의 국경인 레바논 남부로 이동, 배치했다고 비난해 왔다. 이스라엘의 주장에 따르면 이란과 시리아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4만여기의 로켓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레바논 남부에 ‘로켓 마을’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佛 북부 빈민 청년층 방화시위

    프랑스가 최근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빈곤층 젊은이들의 소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북부 아미앵시에서 경찰의 검문 강화에 반발한 청년 100여명과 경찰 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청년들은 건물과 차량에 불을 지르며 거세게 저항했고, 경찰은 헬기까지 동원해 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6명과 민간인 3명이 부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14일 아미앵 사태를 언급하며,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헌병대와 경찰 지원 예산을 늘리는 등 치안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아미앵을 찾은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도 “경찰을 향한 공격과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30명에 불과했던 아미앵 경찰의 야간 순찰조를 250명까지 대폭 늘리고 물대포도 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미앵 사태를 ‘범죄문제’로 치부하는 올랑드 정부의 인식과 달리 이번 사태가 실업문제나 차별 등 뿌리 깊은 사회적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아미앵 시장인 질 디마일리는 “법치가 무너진 도시 일부 지역의 누적된 사회적 갈등이 분출된 것”이라며 최근 수개월간 중앙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오랜 역사와 교육의 도시로 알려진 아미앵의 8월 현재 실업률은 45%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이달 초 도시 빈민층이 모여 사는 아미앵 북부 지역을 전국 15개 우범 지역의 하나로 선정한 후 검문검색을 강화해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골프소식] 여주 360도 골프장 연말 최강자전

    여주 360도 골프장 연말 최강자전 국내 처음으로 ‘그린피는 내가 결정한다’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경기 여주 360도 골프장이 연말 클럽 최강자전을 연다. 달마다 상위 스코어를 낸 내장객 15명(남성 10명, 여성 5명)을 선정한 뒤 오는 12월 최강자전을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해외투어 등 상품도 푸짐하다. 종전 주중 오전에만 실시하던 이벤트는 이달 말까지 하루 전체로 확대된다. (031)880-3612. 코브라-푸마골프 ‘페라리 콜렉션’ 출시 코브라-푸마골프가 ‘페라리 골프 콜렉션’을 출시했다. 드라이버와 골프화, 의류, 캐디백 등 모든 제품을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페라리의 엔지니어들과 합작해 탄생시켰다. 특히 20개 한정 판매되는 드라이버는 F1 머신에 적용된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을 접목시켜 공기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립 전체를 가죽으로 수제작하는 등 소장 가치도 높였다. (070)7018-0880.
  • [서울광장] 런던 올림픽 베스트 5/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런던 올림픽 베스트 5/이도운 논설위원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천만의 말씀. 그건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스포츠는,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글로벌 이벤트는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런던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경기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 그들의 승리와 패배, 환호와 좌절 속에는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양궁 여자단체전 7연패. 우리나라가 일궈낸 가장 ‘위대한’ 올림픽 기록이다. 중국의 여포가 150보 밖에 세운 방천화극의 작은 가지를 맞히고, 유럽의 윌리엄 텔은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꿰뚫었다지만, 이성계는 말을 타고 달리는 적장의 투구 끈을 화살 한 방으로 끊어냈다고 한다. 고구려 벽화에도 또렷하게 새겨진 한국인의 ‘활잡이 DNA’를 누가 당할 수 있겠는가. 여자양궁팀의 성취는 그런 역사적 맥락도 뛰어넘을 것 같다. 미국의 남자육상 400m 계주팀은 1920년 안트베르펜 대회부터 1956년 멜버른 대회까지 8연패했다. 그러나 이미 완성된 기록이다. 우리 여자양궁팀의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 올림픽에서 8연패에 도전하고, 그 이후에도 더 많은 역사를 써나갈 수 있다. 조선과 반도체, 한류 등 세계 최고의 자리를 다투고 있는 다른 분야에서도 여자양궁의 장기적인 성공 비결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남자체조의 양학선. 그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키가 작고 가진 것 없는 남자는 ‘된장녀’들의 관점에서 ‘루저’일 뿐이다. 그러나 양학선은 실망하는 대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 인생을 걸고 도전했다. 다른 사람이 만든 기술을 뛰어넘어 스스로 창조한 기술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선해 보이는 얼굴과 행동에서는 착하게 살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그의 나이 이제 스물. 청년들이여, 세상은 여전히 넓고 할 일은 많다. 축구 대표팀의 동메달. 우리 국민이 총력을 다해 성원하고 지원했지만 아직 톱 클래스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축구다. 모든 경기를 이겨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번씩은, 여러 가지 이유로, 모든 것을 걸고 이겨주길 바라는 경기가 있다. 일본과의 3, 4위전이 그랬다. 바로 그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축구는 앞으로도 계속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던 야구처럼. 세계 리듬체조계의 요정으로 떠오른 손연재. 피겨와 리듬체조는 오랫동안 한국인에게는 동화 속의 세상이었을 뿐이다. 금발에 푸른 눈의 공주님들이 노니는 별세계였다. 그런 세상에 겁 없이 뛰어들어 스스로 주인공이 된 인물이 김연아와 손연재다. 두 사람으로 인해 한국 여성들도 동화 속 공주가 되는 꿈을 꾸고, 이룰 수 있게 됐다. 남자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테니스와 승마 같은 종목이 그런 세상에 해당할 것이다. 한국 남성들, 여성의 수준을 맞춰 가려면 분발해야 한다. 피스트에 앉아 울고 있는 펜싱선수 신아람. 국제사회에 ‘정의’란 것이 있을까. 그렇다. 그것은 힘, 다시 말해 국력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선수들은 적지 않은 경기에서 크고 작은 판정의 불이익을 당해왔고, 이번 올림픽에서 그런 현상이 유난히 두드러졌다. 우리가 힘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그리고 스포츠 면에서도 그런 잘못된 관행을 거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일시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걸 패턴화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신아람의 ‘저항’은 그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올림픽 성적과 관련한 정치권의 ‘아전인수’ 식 해석이나 ‘숟가락 얹기’ 행태가 거의 없었다. 정치인들도 이미 깨달았을 것이다. 그들이 상대하는 국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dawn@seoul.co.kr
  • 30일만의 화성여행… 달에 무인 건축시스템

    30일만의 화성여행… 달에 무인 건축시스템

    ‘지구에서 화성으로의 우주여행이 18개월에서 30일로 줄어든다.’ ‘자동화 건축 프로젝트로 인간의 달 정착을 앞당긴다.’ 인간의 우주 개발 역사를 바꿔놓을 ‘포스트 큐리오시티’ 프로젝트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이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혁신개념연구소(NIAC)가 제안한 28개 차기 프로젝트 가운데 후대에 영감을 불어넣을 10가지 도전들을 1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43년 전 달에 처음 발을 디뎠던 인간은 이제 달 정착을 꿈꾸고 있다. 지금껏 달 거주를 가로막은 장벽 가운데 하나는 달에서 공사를 진행할 근로자들을 고용해 보내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었다. 시멘트 등 공사 자재를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수도 없고 무중력 상태라는 점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베록 코시네비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자동화 공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타임은 전했다. 광활한 우주 여행 기간을 줄여줄 획기적인 로켓 개발도 진행 중이다. 액화 수소, 액화 산소를 추진제로 한 기존 로켓의 추진력을 대폭 높여줄 대안으로 NASA는 ‘자기 관성 핵융합’(NIF) 방식의 로켓에 주목하고 있다. 자기·관성 현상을 이용해 핵 융합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존 슬라우 NASA 연구원은 이를 위해 자기화된 플라스마를 어떻게 가열하고 압축할지 연구 중이다. 이 같은 로켓이 현실화되면 화성으로 이동하는 기간은 18개월에서 1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인들의 건강을 지켜줄 신개념 우주복도 주목받고 있다. 우주인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근육 위축과 뼈 손실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종아리는 근육 조직의 20%까지 잃을 수 있다. ‘V2 수트’로 불리는 새 우주복은 신체 각 부위마다 중력 효과를 내는 점성이 있는 저항 기능을 추가해 우주인들의 근육 손실을 막아준다. 화성 탐사에 이어 태양계에서 가장 잔혹한 행성인 금성 탐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태양계 두 번째 행성인 금성은 표면온도가 섭씨 450도까지 치솟는 데다 대기층은 ‘황산 구름’으로 채워져 있어 물체가 닿기도 전에 녹아버린다. 이 때문에 고열과 부식성 가스를 견딜 탐사 로봇의 개발이 절실하다. NASA 글렌 연구소 소속 제프리 랜디스 박사가 극도의 열에서도 기능할 수 있는 부품의 성분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탐험도 우주인들의 숙제다. 지구 3배 규모인 유로파의 바다는 수천m의 얼음층에 덮여 있다. 버지니아테크대학 연구진들은 해빙 탐사선을 띄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열의 어뢰로 얼음층을 뚫은 뒤 자유롭게 바닷속에서 유영할 수 있는 글라이더를 내보내 탐사 결과를 지구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구 궤도를 뒤덮고 있는 6000t 규모의 우주 쓰레기 처치 방법도 고민거리다. 레이시언 BBN 테크놀로지는 최근 지구 대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우주 쓰레기를 태우고 지구 궤도에서 떨어뜨리는 방안을 고안 중이다. 소행성 채굴 로봇도 주목받고 있다. 소행성 가운데서도 M형 소행성은 수십억 달러어치의 철과 니켈, 백금속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후쿠시마 방사능 영향 ‘돌연변이 나비’ 발견 충격

    후쿠시마 방사능 영향 ‘돌연변이 나비’ 발견 충격

    지난해 원전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방사능의 영향으로 보이는 돌연변이 나비가 대거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일본 과학자들은 현지에서 채집한 나비들에게서 다리와 더듬이, 날개 모양이 특이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 저널(Scientific Reports journal)에 발표했다. 현지 과학자들이 발견한 돌연변이 나비는 남방부전나비(pale grass blue)로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두달 후 일본 내 10개 지역에서 채집한 것이다. 특히 6개월 후 후쿠시마 지역에서 다시 채집한 나비의 경우 돌연변이 비율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이끈 류큐대학교 조지 오타키 교수는 “나비는 일반적으로 방사능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면서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면서 놀라워했다. 이들 연구진이 발견한 이 돌연변이 남방부전나비의 특징은 날개가 더 작고 눈이 불규칙으로 발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키 교수는 “돌연변이가 발생한 이유는 단지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 때문 만이 아니다.” 면서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어미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쿠시마 지역에 남아있는 방사능이 여전히 종(種)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