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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軍, 무르시 축출… 쿠데타 논란에 민심 분열

    이집트 軍, 무르시 축출… 쿠데타 논란에 민심 분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집권 1년 만에 반정부 시위와 군부 개입으로 결국 권좌에서 축출됐다. 군부는 조기에 대선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쿠데타 논란과 함께 민심도 분열돼 정국은 혼란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3일 오후(현지시간) 국영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엘시시 장관은 “무르시가 이집트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아랍의 봄’으로 퇴진한 뒤 지난해 6월 대선을 통해 권력을 잡은 무르시 대통령도 정책 실정과 민심 이반으로 실각하는 운명을 맞았다. 이집트 군부는 현행 헌법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 아들리 알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을 차기 대선 때까지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만수르 소장은 4일 취임식에서 “무르시 사임을 촉구한 대규모 시위로 영예로운 혁명의 길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르시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의 반발이 거세 정치적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르시는 축출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선출된 대통령이다. 군의 로드맵 발표는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무르시는 측근들과 함께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병영 건물에 억류됐다가 국방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의 정치적 세력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저항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무르시 취임 1주년인 지난달 30일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여 온 수십만명은 이날 발표 후 축포를 쏘며 환호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집트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군부는 조속히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군이 이른 시일 안에 투명한 절차를 거쳐 민주적으로 선출된 민간 정부에 전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축제 분위기 속… ‘이집트 군부독재’ 악몽 솔솔

    축제 분위기 속… ‘이집트 군부독재’ 악몽 솔솔

    이집트 역사상 최초의 민주 선거를 통해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와 군부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자 이집트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주변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축포를 쏘고 “신은 위대하다” “국민들이 마침내 무르시 정권을 타도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그간 무르시 정권에 대한 염증이 극에 달했던 시위대는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의 사진을 들고 자동차의 경적을 울리면서 새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카이로 나스르시티와 카이로대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있었던 친무르시 세력은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무르시의 중추 세력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의 조치를 “명백한 쿠데타”라고 비난하면서 군부에 대한 저항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무슬림형제단의 게하드 엘 하다드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세가 바뀔 때까지 거리에서 우리의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평화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저항의 수단으로 폭력을 쓰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집트의 소요 사태와 관련해 주요 국가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독주하던 무르시가 물러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복잡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를 쿠데타라고 규정하면 무르시 대통령 편에 선 것처럼 보이거나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정국 안정을 위해 군부가 조속히 민간에 권력을 이양할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입장을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군이 개입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도 쿠데타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6월 이집트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무르시의 축출 소식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것은 이른바 정치적 이슬람주의의 몰락”이라면서 “정치적 목적 또는 특정 분파의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자들은 몰락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IBS 결국 대전 엑스포공원으로… ‘충청 과학벨트’ 빈껍데기 되나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로 꼽혀 왔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건립지가 대전엑스포과학공원으로 변경됐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학벨트 수정안’에 합의하는 업무협약을 전격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협약은 대전시가 제시한 4가지 수용 조건을, 먼저 기초과학연구원 입주 방안을 내놓은 미래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4가지 원칙은 ▲343만 2000㎡의 과학벨트 거점지구 면적 축소 불가 ▲기초과학연구원이 입주하려 했었던 과학벨트 거점지구 내 52만 8000㎡ 전액 국비 매입 ▲엑스포공원에 사이언스센터(19만 8000㎡) 등 창조경제 핵심 시설 건립 ▲시가 건의한 ‘대덕특구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 방안’의 국가정책 반영이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일부(26만㎡)를 기초과학연구원에 20년간 무상 임대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정부정책에 대덕특구의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미래부와 함께 관련 기관 전문가들로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데도 합의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정부와 창조경제 협력 사업을 벌이는 것은 대전시가 처음이다. 다만 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내 사이언스센터 건립과 관련해 당초 1000억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센터 규모가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해 내년에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500억원만 반영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이와 별도로 대덕특구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을 위해 정주 인프라 구축 및 벤처·창업 기업 지원 펀드를 조성한다. 최 장관은 협약식에서 “대덕특구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최적지”라며 “오늘 합의된 사항을 조속히 이행해 과학벨트 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은 물론 창조경제 전진 기지 대덕특구를 국가의 신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염 시장은 “지난 20년간 돌파구를 찾지 못한 과학공원이 창조경제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대전 지역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상민, 노영민 의원은 이날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협약은 과학벨트를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부와 대전시는 과학벨트 수정안 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충남·세종연대는 성명을 내고 “충청권과 사전 논의 없이 거점지구 부지 매입비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정부와 엑스포과학공원 롯데테마파크 유치 실패를 만회하려는 대전시의 밀실 야합”이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법원, 삼청교육대서 정권 비난 생존자 민주화 운동으로 첫 인정

    군사정권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가 저항한 행위도 민주화운동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최주영)는 이모(74)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 위원회를 상대로 “보상금 지급신청 기각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인천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던 1980년 8월 이웃과 다퉜다는 이유로 삼청교육대에 입소했다. 그는 군인들의 집단 구타가 시작되자 “전두환 정권과 군 당국의 합작이냐.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저항했다. 이 때문에 더욱 혹독한 고초를 겪었고, 왼쪽 다리에 장애가 생겨 10개월 만에 퇴소했다. 그는 2001년 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민주화운동 때문에 입소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 상이를 입은 경우”라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과거 삼청교육대 안에서 시위를 하다 총에 맞아 사망한 경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된 사례가 있지만 생존한 피해자가 판결을 통해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신군부에 의해 1980년 8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25일까지 6만 755명이 영장 없이 검거돼 3만 9742명이 삼청교육대에 입소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취득세 인하 지방재정 보전 함께 가야

    오늘부터 주택 취득세 감면 혜택이 없어진다. 거래가 뚝 끊기는 이른바 ‘거래 절벽’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때문에 취득세 감면 연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움직임에 일희일비해 땜질식 처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장기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취득세를 항구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금을 낮춰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세제의 큰 틀에서 보면 거래세(취득세)는 완화하고 보유세(재산세)는 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선진국들도 이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취득세를 낮추는 목적이 단지 ‘주택거래 활성화’에 맞춰져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취득세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부동산 침체는 주택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취득세 인하가 곧 주택 경기 살리기라는 인식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심어줄 경우, 내성을 키우는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체 조세 체계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잡는, 큰 틀에서 취득세 인하 문제에 접근하기 바란다.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 세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지자체 살림살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만큼 지자체로서는 취득세 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 보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취득세 인하에 찬성할 수 없다는 안전행정부 입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막연하게 지자체의 세출을 줄이라는 식의 접근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중앙정부의 복지 예산 증가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지자체의 부담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지방세 감소분을 재산세 인상으로 메우는 것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조세 저항 때문이다. 지방재정의 중요성은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의 예에서 보듯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나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복지비 분담 비율, 지방세 비과세·감면 손질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 [이슈 & 이슈] 경북 구미철도 컨테이너 적치장 재개 갈등

    [이슈 & 이슈] 경북 구미철도 컨테이너 적치장 재개 갈등

    경북 칠곡에 있는 구미철도 컨테이너 적치장(CY) 열차 운행 재개 문제를 둘러싸고 칠곡군과 구미시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의 구미철도CY 열차 운행 재개 건의를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칠곡군과 주민들이 “지역 실정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03년 준공된 칠곡 약목면 복성리 경부고속철도 보수기지에 있는 구미철도CY는 2005년 2월부터 열차가 운행되면서 구미지역 50여개 수출기업체들의 컨테이너를 하루평균 260개 처리했다. 하지만 CY는 고속철도 부지를 물류기지로 불법 용도 변경해 운영하는 논란 등으로 몇 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끝에 지난해 5월 전면 폐쇄됐다. 구미철도CY는 칠곡에 있지만 CY 측이 구미지역 물동량을 주로 처리한다 해서 붙인 것이다. 구미상공회의소는 지난 30일 “국토부가 7월부터 구미철도CY 열차 운행을 재개하기로 한 만큼 철도시설관리공단의 국유재산 사용 승인과 시설보수를 마치고 조만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재가동 방침은 지난 5일 대구국가산업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으로부터 지역 수출업체들의 현안이라며 이를 건의하자 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상의 등은 지역 수출 물동량의 운송이 육로에서 철도로 바뀌면서 연간 40억원의 운송비를 절감하게 돼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업체들은 구미철도CY 폐쇄 이후 이와 같은 기능을 갖춘 인근 영남권내륙물류기지(영남물류기지)를 이용하지 않고 육로를 이용, 부산항으로 컨테이너를 운반했다. 영남물류기지가 CY보다 11㎞ 정도 멀어 물류비가 증가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칠곡군과 주민들은 “주민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우석 칠곡군 부군수와 군 관계자들은 최근 국토부를 방문해 “일방적인 CY 재가동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칠곡군 등이 반기를 드는 것은 이곳이 애초 불법시설인 데다 진출입로 개설 미비로 대형 컨테이너의 농로(편도 1차로) 출입에 따른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CY 인근의 교통 장애와 소음, 진동 등으로 인한 주민 생활불편 또한 크다는 것이다. 이 CY는 토지 관리권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간의 복잡한 법적 공방 끝에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컨테이너 야적장 사용이 불법이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철도시설공단은 CY가 실제로는 고속철도 보수기지인 만큼 야적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결국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칠곡군은 CY 재가동에 앞서 국비 등 총 2430억원이 투입돼 건립됐으나 극심한 영업 부진 등으로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는 영남물류기지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화물취급장 7동과 집배송센터 3동의 시설을 갖추고 연간 일반화물 339만t과 컨테이너 33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수 있는 영남물류기지는 개장 2년 반이 지났지만 현재 가동률이 42%에 불과하다. 군은 또 구미철도CY를 재가동하려면 먼저 재난·교통·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한 합법성 확보와 함께 진·출입로 확·포장, 약목보수기지 설치 당시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정부와 구미지역 경제계 등은 구미철도CY가 불법 운영이란 대법원 판결에도 한마디 상의없이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만약 이를 강행할 경우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철도CY가 어렵게 재개되는 만큼 구미의 수출물량이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빠른 시일 내에 구미철도CY가 재가동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면서도 “칠곡군과 CY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실사를 통한 충분한 여론 수렴과 철저한 대책을 마련한 뒤 재가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대기업 최근 5년 순환출자 중 ‘순수 투자’ 0건

    지난 5년간 이뤄진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20건을 분석한 결과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부실계열사 지원이나 편법 상속·증여, 재벌총수의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해 순환 출자가 악용됐다. 순환 출자를 금지하면 신규 사업 등에 지장을 준다는 재계의 논리가 허구란 사실이 여기에서 증명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격탄을 날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신규 순환 출자 형성 원인’ 자료에 따르면 2008~2012년 이뤄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의 신규 순환 출자 20건 중 신규사업, 기업인수 등 순수한 투자 목적은 한 건도 없었다. 전체의 80%인 16건은 새로운 자금 투입이 전혀 없이 기존 지분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주주 구성과 지분 비율만 바꾼 구주(舊株) 취득 방식의 출자였다. 나머지 4건(20%)만 신주(新株) 취득 방식의 유상증자였다. 사유별로는 부실해진 기존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순환 출자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편법 상속·증여 3건, 상법상 규제 회피 2건, 지배력 강화 2건 등이었다. 전체의 75%인 15건에서 법률상 허점을 악용한 편법이 동원됐다. 특히 편법 상속·증여는 대기업 총수가 자기 주식을 결손이 난 법인에 무상으로 제공한 다음 2~3세가 이 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이 주로 동원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2세에게 직접 주식을 줬을 때 내야 하는 증여세 납부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일종의 탈세”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새로운 자료를 공개하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신규 순환 출자 금지에 대한 재계의 저항이 거세기 때문이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포럼 강연에서 “신규 순환 출자 금지로 기업 인수가 곤란해지고 투자가 위축된다는 재계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당신의 책]

    엄마 에필로그(심재명 지음, 마음산책 펴냄) 온몸이 굳어가는 루게릭병을 앓던 엄마를 떠나보낸 딸이 7년이 지나서야 마음속에 담아뒀던 엄마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래야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슬픔이 옅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접속’부터 ‘건축학 개론’에 이르기까지 한국 흥행영화의 계보를 쓴 제작자 심재명이 엄마 얘기로 첫 책을 냈다. 나이 오십에 문득 지금 내 나이의 엄마를 생각하는 첫 대목부터 60년 넘은 엄마의 숟가락을 유품으로 간직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떠나보낸 뒤에야 깨닫게 되는 엄마의 한없는 사랑과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상실감이 가슴절절하게 다가온다. 176쪽. 1만 1500원. 티베트 비밀역사(박근형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우리나라 학자가 쓴 첫 티베트 통사다. 티베트와 우리는 역사적으로 별 연관이 없다고 여기기 쉽지만 고려시대 몽골을 통해 건너온 티베트 불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묘사된 티베트와 청나라의 모습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쓰촨(四川)대학에서 티베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개국 신화부터 반중 독립운동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티베트 역사를 폭넓게 서술한다.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중국 통치에 저항하는 승려들의 잇단 분신 등 외신으로 전해지는 단편적 정보 이면에 놓인 티베트의 유구한 역사를 통해 그들의 강렬한 독립 열망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살펴본다. 564쪽. 2만 9000원. 중국화하는 일본(요나하 준 지음, 최종길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 눈길을 끄는 제목만큼 독창적인, 또는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일본의 소장파 학자이자 아이치현립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동일본)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일본 사회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진단하면서 그 원인으로 당나라 때까지는 중국을 의식적으로 모방하려 한 일본이 송나라 때부터는 중국의 것을 별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중국은 송나라 때 이미 기술적으로나 사상적 측면에서 서양의 근세 수준에 도달했으며 현재 중국의 부상 역시 이른바 “세계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1000년 전에 글로벌 스탠더드인 중국화의 기회를 놓쳐버렸다면서 이제라도 중국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일본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10쪽. 1만 4800원. 사물의 역습(에드워드 테너 지음, 장희재 옮김, 오늘의 책 펴냄) 인공 젖꼭지는 턱을 사용하지 않고 입으로만 빨아도 우유가 나오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렇게 인공 젖꼭지 수유 습관에 젖은 유아는 본능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지 않으려 해서 정작 모유 수유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전장에서 부상을 막는 군사 도구로 사용됐던 헬멧은 광부, 건설 노동자, 소방관 등의 안전을 지키는 도구일 뿐 아니라 영유아의 질식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뒤통수가 눌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유아 헬멧의 특이한 형태로 발전했다. 국립미국사박물관의 수석연구원인 저자는 이 외에 운동화, 안락의자, 건반, 안경 등 인류가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에 얽힌 숨겨진 기발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408쪽. 1만 6500원.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비과세·감면 폐지 서민부담 안 되게

    정부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 기간 세금을 면제해 주거나 깎아 주는 비과세·감면제도를 수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 135조원을 증세 없이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제도 개편의 윤곽이 어제 조세연구원이 실시한 공청회에서 드러남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납세자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옥석을 잘 가려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조세 감면 규모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30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국세 수입액의 13~14%를 차지한다. 정부는 올해 3조 4000억원을 포함해 오는 2017년까지 5년 동안 비과세·감면 정비로 18조원의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원칙에 비춰 볼 때 비과세·감면 혜택 정비는 올바른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손질을 하되, 제도 도입의 취지와 상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초 목적을 달성했거나 세제 혜택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부문부터 우선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조세 감면제도는 중산·서민층의 세 부담을 줄이고,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까닭에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지난해 29조 7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된 비과세·감면액의 59.4%는 서민이나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농림수산 분야 비과세 및 감면 세액은 5조 20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복지 재원을 마련한다면서 서민층에게 주고 있는 혜택을 줄인다고 하면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소득이 많을수록 혜택이 크게 설계된 소득공제 제도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소득자들의 조세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높은 세 부담을 지게 하는 조세의 역진성은 바로잡아야 한다. 근로소득 공제 혜택을 줄이는 과정에서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도 손질로 대기업의 부담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고용 및 투자, 성장동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 내년부터 비과세·감면 대폭 축소… 사실상 ‘부자 증세’ 나선다

    내년부터 비과세·감면 대폭 축소… 사실상 ‘부자 증세’ 나선다

    이르면 내년부터 고소득자나 고액 자산가들은 생계형 저축 등 금융소득에 대해 비과세 및 세금 감면을 받기 어렵게 된다. 보험료·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의 특별공제와 자녀양육비·다자녀공제 등의 인적 공제는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된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6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본원에서 ‘과세 형평 제고를 위한 2013년 비과세·감면제도 정비에 대한 제언’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획재정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안을 확정, 오는 8월 확정할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대폭 반영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를 통해 향후 5년간 18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이날 226개 비과세·감면제도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5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한 결과 ‘아주 미흡’ 10개를 비롯해 ‘미흡’ 34개 등 원칙적으로 폐지 대상 등급이 19.5%에 달했다. ‘보통’은 104개(46.0%)로 나타났다. 40건(17.7%)은 해당 부처에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평가등급이 없었다. 연구원은 ‘아주 미흡’과 ‘미흡’ 등급을 받은 비과세·감면제도를 폐지하면 2017년까지 7조 3459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5년간 비과세·감면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재원(17조 9919억원)의 40.7%에 이르는 금액이다. 여기에 ‘보통’이나 ‘미제출’ 제도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축소되거나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등급 제도의 연간 세금 감면 규모는 17조 5740억원에 이른다. 연구원은 ▲일몰 맞은 비과세·감면 원칙 폐지 및 필요 시 재설계 ▲제도 신설이나 기존 제도 확대 최대한 억제 ▲세출 예산과의 연계 강화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제도 정비의 초점은 부유층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에 맞춰졌다. 세율 조정이지만 사실상의 ‘부자 증세’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고액 금융 자산가에 대한 저축 지원이나 고액 근로자의 소득공제 축소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제 혜택이 큰 보험료·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의 특별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꿔 고액 근로자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으며 정부는 이를 큰 틀에서 수용할 방침이다. 김학수 조세연 연구위원은 “사실상의 증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원 배분 효율성,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조세 정상화 과정”이라면서 “비과세·감면에는 각종 이해당사자가 얽혀 있어 개편안에 대해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과세 제도 아래에서 새로운 경제활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이 제도가 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2013 상반기 히트상품] 종근당 ‘이튼큐’

    [2013 상반기 히트상품] 종근당 ‘이튼큐’

    종근당 ‘이튼큐’는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단일성분 제제로 치주인대의 재생을 도와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고 치조골을 재건시켜 잇몸 속 기초를 튼튼하게 해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장기 복용을 해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생약성분 제품으로 잇몸 속 염증 반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임플란트와 브리지 등의 치과 시술 전에 이 제품을 복용하면 허물어진 치주인대와 치조골을 재건시켜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틀니 착용 시에는 틀니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도움을 준다.
  • 어머니 협박해 유언장 고친 美명문가 상속자 판결 3년만에…89세 나이로 ‘감옥행’

    유언장을 바꿔 유산을 상속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국의 부호 애스터 가문의 상속자 앤서니 마셜(89)이 유죄 판결을 받은 지 3년 반 만에 수감됐다. 미 뉴욕 맨해튼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앤서니의 재심과 수형면제 요구를 기각하고 보석 상태에 있었던 앤서니에 대한 수감을 명령했다. 노모인 브룩 애스터를 핍박하고 유언장을 바꾼 혐의로 가족 간 소송 끝에 2009년 단기 1년, 장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는 고령으로 인해 수감 생활을 할 수 없고, 재판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며 사법적 저항을 계속해 왔다. 이 재판은 뉴욕 사교계의 명사인 애스터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둔 유일한 아들인 앤서니로부터 핍박을 당하고, 유언장마저 바뀐 사실이 앤서니의 아들 필립의 폭로로 화제가 됐다. 이 같은 학대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검찰은 앤서니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애스터의 심신 미약 상태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가자 난민촌 청년 ‘아랍판 슈스케’ 우승

    가자 난민촌 청년 ‘아랍판 슈스케’ 우승

    팔레스타인 난민촌 출신 청년이 아랍의 슈퍼스타가 됐다. 주인공은 중동 인기 가수오디션 프로그램 ‘아랍아이돌’에서 우승을 거머쥔 무함마드 아사프(23)로, 이스라엘의 탄압으로 침체된 조국에 기쁨을 안겼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작된 이번 오디션의 ‘톱10’에 진출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 대학생 아사프가 21일 밤(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최종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프는 “60년 넘게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밝혔다. 아사프는 이날도 이전 경연에서처럼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인 격자무늬 스카프 ‘케피에’를 두르고 마지막 노래를 열창했다. ‘결혼식 축가 가수’였던 아사프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가자지구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폭죽을 터뜨리는 등 밤늦게까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블로거는 트위터에 “아사프가 지난 66년간 웃지 못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고 칭찬했다. 아사프의 한 친구는 “가자지구가 테러와 범죄만 횡횡하는 장소가 아니고 멋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사실을 보여 줬다. 아사프는 팔레스타인의 젊은 세대에게 꿈이 됐다”고 말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아사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서구식 프로그램에 비판적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아사프를 “팔레스타인 문화대사”로 칭송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전국 단위의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터키와 브라질에서 최루탄을 몸으로 견뎌 낸 두 여성이 비폭력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위 당시 전투경찰이 쏜 최루가스를 얼굴에 맞고도 참아내 브라질 시위의 ‘아이콘’이 된 리브 올리베이라(왼쪽 사진)를 소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에 다니는 학생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올리베이라는 “시위 직후 2000헤알(약 105만원)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체포 당시 충격으로 여전히 ‘정신적 고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상파울루의 시내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는 당국의 발표 직후 시작된 이번 시위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자제 요청에도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리베이라는 “우리는 모두 각 나라의 국민이기에 앞서 세계의 시민”이라며 “(월드컵 성공 개최 등을 명분 삼아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 브라질 대통령의 국가주의적 발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든 20~21일 이틀 동안 전국 주요 도시에서 120만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시위 열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동남부 히베이랑프레투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18세 소년이 차에 치여 숨지면서 첫 사망자로 기록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시위 분위기가 격화되자 호세프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여는 한편, 오는 26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취소했다. 앞서 터키 일간 후리예트도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서 경찰의 최루액 분사에도 물러서지 않은 여성이 이스탄불기술대 건축학부 도시지역개발학과의 보조 조사원으로 일하는 제이다 순구르(오른쪽 사진)라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파티복으로 보이는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방독면을 쓴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에도 고개만 돌린 채 저항해 세계적 유명인이 됐다. 순구르는 “난 최루가스 맞은 수많은 시민 중 한명일 뿐 이번 행동의 상징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루액을 맞은 뒤에도 대학 동료와 함께 터키 시위의 발단이 된 게지 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개혁의 성공 조건/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시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개혁의 성공 조건/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약속했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야 대표가 18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도 국회 폭력 예방, 국회의원 겸직 금지, 연로 국회의원에 대한 연금 지급 폐지, 인사청문회 대상 확대 등에 합의했다. 특위가 합의한 사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국회 폭력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 조항이다. 국회의원들이 의사당 내에서 저지른 단 한 번의 폭행으로도 의원 배지가 날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선거의 역사는 정치 쇄신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모두가 정치 개혁에 대해 입에 발린 공약을 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법을 지키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의 약속을 국민들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오죽하면 대한민국 국회는 거짓말만 일삼는 ‘양치기 국회’라는 오명을 갖고 있겠는가. 이번에도 정치 쇄신에 대해 어정쩡한 시늉만 내며 국민을 기만하면 국민 불신이 거세지면서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여야가 합의한 ‘특권 내려놓기’가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국회의원들이 자기 혁신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우선, 정치 쇄신 법안을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국정조사와 분리시켜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여야 대표는 최근 조찬 회동에서 최대 현안인 국정원 국조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여야가 이미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가 종료되는 즉시 국조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즉각적인 국조 이행을 여당에 촉구하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여야 협력관계의 마감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또다시 국정원 국조를 둘러싸고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국회에서 파행이 길어지면 정치 쇄신안은 물 건너 간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시간을 질질 끌면 정치 쇄신안은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정치 쇄신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9월 정기 국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특권 내려 놓기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헌법에는 의원의 자주적·독립적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특권과,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불체포 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특권들을 교묘하게 악용해 정치 불신과 국회 파행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점이다. 대정부 질문에서 면책특권에 기대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막가파식 발언으로 본회의장을 여야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킨 경우가 많았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는 최근 부패 비리나 선거법 위반의 경우에는 ’불체포 특권‘을 제한하고, 의원 체포나 석방 동의안 표결 시에는 공개 투표하도록 했다. 또한 명예훼손 및 부패 관련 발언에 대한 ’면책 특권‘을 제한하여 기준을 위반한 경우에는 윤리특별위원회의 결정으로 본회의에서 징계할 수 있게 했다. 국회 정치개혁 특위가 깊이 유념해볼 만한 사항들이다. 셋째, 국회의원 윤리심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원 윤리 사항을 담당하기 위해 국회의장 산하에 전원 외부 민간인으로 구성되는 의원윤리조사전담기구 설치를 검토해볼 만하다. 그래야만 윤리위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이 사라지고 의원들은 자신의 행동에 무한 책임을 지게 되는 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제 국회의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특권이란 오직 법을 만드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각오로 기존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더 이상 미완의 정치 쇄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초대 대법원장으로 대한민국 법 질서의 기초를 닦은 김병로(1887~1964), 계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활약했던 송진우(1890~1945), 겨레의 얼을 강조한 민족사학자로 광복절·삼일절 노래 가사를 쓴 정인보(1893~1950), 대하소설 ‘임꺽정’을 발표해 일제 강점기 민초들에게 용기를 준 홍명희(1888~1968)의 공통점은 뭘까. 광복 전 도봉 지역에 거주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병로, 송진우, 정인보는 ‘창동의 세 마리 사자’로 불렸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전 재산을 털어 우리 민족문화를 지키려 했던 전형필(1906~1962), 치열한 저항 정신으로 자유와 삶을 노래했던 시인 김수영(1921~1968), 노동자 인권을 위해 몸을 불사른 전태일(1948~1970), 민주화를 위해 한평생을 바쳤던 함석헌(1901~1989), 계훈제(1921~1999), 김근태(1947~2011)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며 도봉에 흔적을 남긴 인물이 무척 많다. 도봉구는 개청 40주년을 맞아 도봉에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대 정신의 고향, 도봉’이라는 주제로 구민회관 1층 갤러리에서 ‘도봉 역사 인물 사료전시회’를 오는 28일까지 연다. 도봉 지역은 조선 시대에는 경기도 양주목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양주군 노해면으로, 광복 이후 1949년부터는 서울 성북구로 이름을 달리하다 1973년 7월 1일 성북구에서 분리되며 비로소 도봉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전시회는 조광조, 송시열, 정의공주 등 조선시대 인물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현대사에 보다 집중한다. 함석헌의 육필원고 및 ‘씨알의 소리’ 창간호, 김수영의 시집, 전태일의 일기장, 김병로의 민법 및 형법 제정 초안, 정인보의 편지와 삼일절·개천절·광복절 노래 가사 원고, ‘임꺽정’을 연재한 신문 자료 등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구는 전시회 첫 날인 지난 18일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의원 등 역사 인물 유가족과 각 기념사업회 관계자 20여명을 초청해 홈커밍데이를 열기도 했다. 구는 역사 인물의 옛 집터를 돌아보는 ‘길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의 역사문화 뿌리를 찾는 다양한 노력이 김수영 문학관·함석헌 기념관 건립, 전형필 고택 공원화, 도봉서원 복원 사업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세대 교감과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하철서 여중생 상습 성추행한 40대 구속

    서울 도봉경찰서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여중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이모(42)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씨는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서 여중생 A양의 치마 속에 손을 넣는 등 수십 차례에 걸쳐 A양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A양 등교 시간에 맞춰 지하철역 입구에 기다리고 있다가 A양이 나타나면 뒤따라 탑승한 뒤 승객들로 가득 찬 전동차의 구석으로 데려가 몰래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이 올해부터 친구와 함께 등교하자 접근을 하지 못하게 된 이씨는 지난 13일 A양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이어 이번에는 A양을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고 함께 지하철역에서 내리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한 시민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으로 범행을 시작했는데 A양이 크게 저항하지 않아 계속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은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는 게 걱정됐고, 자신에게도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탓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란 대통령 로하니 당선] “核해결 가능성 vs 역부족” 엇갈린 전망속 서방권 일제히 협력 표명

    [이란 대통령 로하니 당선] “核해결 가능성 vs 역부족” 엇갈린 전망속 서방권 일제히 협력 표명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온건 노선의 하산 로하니(65) 후보가 당선되자 핵개발과 시리아 사태 등에서 사사건건 서방과 대립하는 이란의 강경한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각종 제재로 압박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 맞서 이른바 ‘저항 경제’로 버티며 핵 개발을 강행해 왔다. 세계 주요국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대 현안인 핵 문제 해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반면 이란 내에서 로하니의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EU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핵 문제 해법을 도출하는 데 새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국민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책임 있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검열과 투명성 부족 등의 장애물에도) 이란 국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미래를 만들고자 단호히 행동했다”고 치켜세웠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이란 핵 문제 협의체)을 대표하는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핵 문제의 신속한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이란의 새 지도부와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랍권 일부에서는 이란 내에서 로하니의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란에서는 국가 정책의 최고 결정 권한을 최고지도자(종신직)로 불리는 종교 지도자가 갖는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2인자다. 대통령이 핵 문제 등에 대한 개혁 의지를 드러내더라도 최고지도자가 반감을 가질 경우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리아 반군 지도자인 무함마드 알 후세이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거론하며 “이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은 약하고 허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촉구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당선 발표 다음 날인 16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정책을 정하는 사람은 하메네이지 새로운 대통령이 아니다”라면서 이란의 핵개발을 억제하려는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온건 노선의 로하니 후보가 당선되자 수도 테헤란 도심은 개혁과 자유에 대한 기대감으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만명의 군중은 경찰의 제지에도 늦은 밤까지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다. 로하니를 상징하는 보랏빛 옷차림과 풍선 등도 곳곳에 걸렸다. 시민들은 보수파를 상대로 압승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개혁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자축했다. 이번 선거로 이란에 언론·출판의 자유 등 민주화 분위기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시대] 비목의 계절, 당신을 기억합니다/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비목의 계절, 당신을 기억합니다/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한때 필자가 즐겨 부르던 가곡 ‘비목’은 6·25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치열했던 전쟁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무명용사들의 헌시’가 바로 비목이다. 그 노랫말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산화한 용사들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과 외로움을 공감할 수 있다. 얼마 전 ‘영화로 이해하는 한국과 국제정치’ 강의 시간에 학생들과 ‘고지전’을 감상했다. 6·25전쟁 당시 휴전협상 동안 한 치의 땅도 양보할 수 없었던, 휴전선 일대에서 가장 치열했던 고지쟁탈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막바지 전쟁의 상황을 생생하게 잘 그려냈다. 또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에 세워진 이름 모를 비목”의 의미를 연상케 했다. 전쟁을 체험한 세대와 그러지 못한 세대 간에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과 인식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과거를 기억하는 공동체 의식과 헌신한 이들을 잊지 않고 보훈을 실천하는 것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류 역사상 6·25전쟁과 유사했던 사례는 페르시아 전쟁 당시 아테네 민족의 결사항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아테네는 고작 3만~4만 군사로 50만의 페르시아 대군을 용감하게 물리쳤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여타 도시국가들은 항복했지만, 아테네군은 결연한 전의를 다지고 그것을 공동체적 자부심의 원천으로 승화시켰다. 이들은 정치적 자유와 독립을 위해 항복하지 않았다. “살아서 굴복하기보다는 저항하면서 죽기를 선택했고, 정치적 삶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바탕으로 막대한 페르시아 대군을 막아낼 수 있었다. 남북전쟁의 내전을 극복하고 세계 문명의 중심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국가 부흥도 공동체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 기치를 목숨으로 지키고자 하는 결의와 헌신이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필자는 2006년 미 국무부 초청으로 하와이 미 태평양사령부(PACOM)와 진주만의 푸른 바다 위에 세워진 ‘메모리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 새겨진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보면서 순국선열의 노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에서도 그런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단지 266개의 단어로 구성된 전몰장병을 위한 추모연설을 통해 남북전쟁 당시 목숨 바쳐 싸운 용감한 전사자들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 죽음으로 헌신한 이들을 명예롭게 여겨야 하며, 그 죽음이 헛되지 않게 후손들은 자유를 지켜야함을 당부했다. 실제로 미국에는 웰링턴 국립묘지를 비롯해 많은 묘역이 조성되어 있고, 1944년 제대군인보호법 등을 제정해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상과 보훈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20세기 국제정치를 되돌아보면, 국가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무명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국가발전이 가능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한번 페르시아 전쟁에서 보여준 아테네 무명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 페리클레스의 전몰용사에 대한 추모연설을 되새겨봤으면 한다. 그는 “죽은 자들의 용맹을 기리며 그들의 자식이 성인이 될 때까지 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것”을 강조했다. 이처럼 세계문명을 주도한 국가들은 모두 목숨 바쳐 조국을 지켜낸 전몰용사와 상이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호국보훈의 달 6월과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이런 소중한 정신을 잘 되새겨보고, 이젠 고령이 된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은혜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신고받고도 7시간 뭉갠 경찰… 목격자 112 항의에 부랴부랴 출동

    신고받고도 7시간 뭉갠 경찰… 목격자 112 항의에 부랴부랴 출동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난 이대우(46)가 탈주 25일 만인 14일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탈주 뒤 전북 남원과 정읍, 광주,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떠돌며 ‘제2의 신창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출귀몰한 도주 행각을 벌였다. 탈주 당일 그는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앞서 2월 22일 남원시의 한 농가에서 금품 2000여만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조사 중인 오후 2시 52분쯤 그는 수사관과 함께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밖으로 달아났다. 전과 12범인 그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전북과 충남, 제주도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서 무려 150여 차례에 걸쳐 금품 6억 7000만원을 훔쳤다.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혔을 때는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경찰은 그를 ‘위험 인물’로 분류했다. 도주에도 능했다. 정읍을 거쳐 광주에 잠입해 남구 월산동의 한 마트에서 현금 30만원을 인출한 뒤 택시를 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경찰은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며 검거 의지를 불태웠지만 일주일 뒤인 지난달 27일 이대우는 서울까지 잠입했다. 서울 종로 근처에서 교도소 동기를 만나 ‘돈을 빌려 달라’면서 이달 1일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 나타나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했지만, 그는 유유히 빠져나가 지난 10일 경기 수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경찰이 14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재건축 주택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그릇에서 그의 지문을 검출하면서 부산에 잠입한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부산과 인접한 경남 김해·진해 등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진행해 마침내 그를 붙잡았다. 해운대경찰서는 검문하던 정우정(42) 경사가 이대우를 불러 세우자 그가 별다른 저항 없이 수갑을 찼다고 밝혔다. 당시 옷 속 오른쪽 옆구리 쪽에 과도를 감추고 있었지만 꺼내 들지 않았다. 이대우는 경찰 조사에서 부산에 온 이유에 대해 “해운대는 사람이 많아 숨기도 좋고, 머리가 복잡해 생각을 좀 하기 위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가족과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대우 검거 소식에 일단 시민들은 안도했다. 그러나 경찰을 향한 비난은 끊이지 않을 태세다. 특히 부산에서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무려 7시간 가까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오후 6시 40분쯤 김모(51)씨가 자신의 주거지 근처인 부산 동래경찰서 모 파출소에 가 “철거 작업을 한 수영구 민락동의 폐가에서 이대우를 본 것 같다”고 했으나 이 파출소는 상부에 보고하기는커녕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2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9시 3분쯤 부산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에 통보하고 김씨에게 정확한 위치를 물으려 전화하자 김씨는 “신고한 지가 언젠데 이제 전화를 하느냐”며 끊었다. 김씨는 오후 9시 24분쯤 112에 전화해 “이대우 비슷한 사람을 봤다고 아까 신고했는데 경찰이 이제야 전화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지구대가 부산지방경찰청 상황실에 보고한 시간도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였다. 남부경찰서는 14일 오전 1시 15분쯤 폐가 주변을 한 차례 수색하고, 이날 오전 9시 10분쯤 그릇 등에서 지문을 채취해 오전 10시 55분에야 이 지문이 이대우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신고한 지 무려 16시간 이상 지났고 이대우가 현장을 떠난 지 26시간이 지났을 때다. 부산 지역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문제의 파출소와 지구대 등에 대한 자체 감찰에 착수했고 잘못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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