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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집단이익에 매몰되면 나라 미래는 어둡다

    당정청이 한목소리를 내며 공무원연금 개혁 작업에 속도를 붙이자 공무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엊그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무원들의 연금개혁 반대 집회에는 9만 5000여명(경찰 추산)의 공무원과 교원들이 참석해 “이해 당사자를 배제하고 밀실에서 강행하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1960년 처음 만들어진 공무원연금은 퇴직자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1993년 이후 20여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2조 5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는 예산으로 보전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정부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1995년, 2000년, 2009년 세 차례에 걸쳐 공무원연금제도를 고쳤지만 공무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개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용두사미식 ‘찔끔 개혁’에 그치고 말았다. 집단 반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더 내고 덜 받는 본질적인 개혁을 도외시한 까닭이다. 이번에야말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또다시 후회하지 않을 개혁다운 개혁을 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 비해 공무원의 보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공무원직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다. 공채 경쟁률이 수백 대 1이 넘는 것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직의 매력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개혁은 국가 차원에서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자는 시도다. 이익을 침해받는 데 가만히 있을 사람들은 없겠지만 국민 여론을 거슬러 집단 반발하는 모습은 이미 세 차례 겪은 저항과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사사건건 다투던 진보와 보수 공무원 단체들이 연금 개혁에는 한 배를 타는 것을 집단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고 대꾸할 말이나 있는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진보, 보수를 따질 이유도 없다. 개혁이라면 더 앞장서야 할 진보단체들이 노조에 동조하고 개혁 저항세력에 동참해 집단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발목을 잡을 게 아니라 여당과 협심해 개혁 작업을 진척시키는 게 마땅하다. 야당도 참여정부 시절 연금 개혁에 나선 적이 있으니 당위성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여든, 야든 공무원들의 표를 의식해 눈치를 보고 주춤거린다면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돌이킬 수 없는 우(愚)를 범하게 될 것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만큼 중차대한 시점이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투쟁본부 측은 개혁안 논의 과정에 공무원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들이 개혁 논의에 참여한다면 국민과 정부가 요구하고 바라는 강도 높은 개혁은 불가능할 것임은 당연지사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시간에 쫓겨 개혁안이 졸속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하후상박을 좀 더 강화하고 공무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안은 없는지 지혜를 짜내야 한다. 당장 지금은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의 후손들이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희생에 고마워할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지금 배불리 먹고 자식 세대에 너무 큰 부담을 물려주어서 그들이 힘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겠는가.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 텅 빈 종이위 ‘감성 터치’… 펜 대신 ‘붓’으로 말하다

    텅 빈 종이위 ‘감성 터치’… 펜 대신 ‘붓’으로 말하다

    “서울대 다니던 시절, 시화전을 열면서 ‘지하’라는 필명을 썼죠. 그런데 나중에 성명학자가 ‘거의 매일 감옥에 드나들겠군” 하더군요.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니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영일(英一)이란 본명을 직접 그림에 사용합니다.” 시인 김지하(73)는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저항의 상징이었다. 청년들은 그의 글귀를 읽으며 절대 권력에 반하는 자유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언젠부터인가 그는 세상을 겉돌고 있다. 말투는 한층 어눌해졌고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호통을 치기 일쑤다. “농성하는 노조원들의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스스럼없이 불평할 만큼 예전 ‘민주투사’ 이미지를 벗은 지도 오래다. 매섭고 날카로운 작가의 옛 필체를 떠올리는 이라면 낙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신 작가는 요즘 텅 빈 종이 위에 평생의 발자취를 드리우며 그림에 몰두하고 있다. 장모인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별세한 2008년 이후 부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 대표와 함께 강원 원주에 눌러 앉았다. 조금 여유를 되찾은 뒤로는 원주를 중심으로 철원·영월, 충북 제천·충주, 경기 여주·이천까지 전국을 돌며 수묵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이렇게 그린 산수화가 벌써 수백점. 자연의 울림과 나름의 감수성을 조화시킨 그림 100여점을 꼽아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생애 첫 산수화전을 연다. 전시에는 ‘김지하의 빈산’이란 제목이 따라붙었다. 실체에 몰입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작가의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활짝 핀 모란과 매화, 난이 엿보인다. 금세라도 나뭇가지에 앉은 새들이 후드득 날아갈 만큼 생생하다. 또 눈보라 속에 피어나는 한매(寒梅)는 작가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어머니는 참 독한 여자였어요. 어려서 그림에 워낙 관심이 많았던 터였는데, 환쟁이가 되면 배고프다며 불과 네댓살짜리 아들의 두 손을 꽁꽁 묶어 놓았을 정도죠. 그래도 발가락에 숯을 끼우고 회벽에 꽃과 새를 그렸어요.” 늦게나마 화가가 된 이유도 독특하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서울대 미학과는 문리대가 아닌 미술대 소속이었죠. 동·서양화는 물론 사군자, 데생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다는 선배의 꼬드김에 넘어가 입학했어요. 결국 세월이 지나 그림 그리기 소원을 푼 것이죠.” 다시 붓을 든 것은 1980년대 출옥 후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조선시대 선비들의 놀이일 따름이었다”고 낮춰 보던 난초 그리기에 맛을 들였다. 이후 경치 좋은 시골로 내려간 뒤로는 주변 산수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남 목포가 고향이라 바다를 무척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바다의 시작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설명이 따랐다. 이번 전시에선 진분홍빛이 감도는 모란꽃 그림도 접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작가의 외가 뒤뜰에 피었던 꽃으로 그 옅은 붉은색을 늘상 동경해 왔다고 한다. 그림마다 시인은 ‘모심’이란 낙관을 찍었다. 모시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뜻이다. 작가는 “그림을 팔아서 우리 집사람에게 새 차 한 대 사주려 한다”며 웃었다. 그저 핑계일까. 그토록 희망했던 그림으로 여생을 메우고 싶다는, 완곡한 표현은 아닐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1) ‘프레드폴’로 범죄 예측하는 샌타크루즈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1) ‘프레드폴’로 범죄 예측하는 샌타크루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의 한적한 주택가. 순찰을 하던 샌타크루즈경찰국(SCPD)의 존 부시 경사는 빈집을 응시하며 주변을 서성이는 20대 백인 여성을 발견했다. 볼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동공은 풀려 있어 누가 봐도 약물복용 흔적이 역력했다. 부시 경사는 동료를 무전으로 호출한 뒤 여성에게 다가갔다. 낌새를 느낀 여성은 달아나려 했다. 부시 경사는 신분증 제시를 거부한 여성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 주머니를 수색했다. 여성은 “지금 당장 내 몸에서 손 떼. 이거 놔”라며 거세게 저항했다. 그 순간 마약을 담은 통이 떨어졌다. 부시 경사는 여성의 주머니에서 ‘파라페르날리아’(코카인, 헤로인, 마리화나 등을 주사하는 도구)를 발견했다. 그는 “약물 복용죄로 출소한 지 얼마 안돼 보호관찰 대상인데, 지금도 약에 취해 빈집털이를 하려고 했다”며 “‘레드박스’를 순찰하면 이렇게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날의 범죄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152.4㎡(약 46평) 구역 15개를 붉은색 사각형으로 지도에 표시한 레드박스는 샌타크루즈 경찰의 강력한 ‘무기’다. 지난 7월 9일 기자와 동행한 부시 경사는 “범죄 예측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프레드폴’은 10시간마다 자동으로 새로운 레드박스를 업데이트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순찰 장소는 자동차 절도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시내 중심가다. 그는 “쇼핑센터나 술집이 즐비한 도심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해안길도 범죄율이 높다”고 말했다. 샌타크루즈는 인구 6만여명의 소도시이지만 뛰어난 해안 절경을 보기 위한 관광객이 몰려 여름철 유동인구는 12만명을 웃돈다. 자연스럽게 여름이면 범죄도 증가하지만 경찰 인력은 94명에 불과해 프레드폴 도입 이전에는 격무에 시달려 왔다. 그는 “레드박스를 경찰이 자주 순찰하면서 잠재적인 범죄 가능성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며 “일선 경찰이 처리해야 할 업무량은 (프레드폴을 도입한) 2011년 7월 이후 확연히 줄었다”고 했다. 실제 범죄 발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SCPD 연간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09~2011년 3년간 범죄 건수는 219건, 290건, 32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프레드폴을 도입한 이후 2012년 294건, 지난해 253건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스티브 클라크 SCPD 부국장은 “프레드폴을 도입한 처음 6개월(2011년 7월~12월) 동안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절도는 11%, 강도는 27%, 폭행은 9% 감소했다”며 “2012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범죄가 줄었다”고 말했다. 물론 ‘레드박스’를 순찰한다고 해서 항상 범죄 현장을 목격하는 것은 아니다. 프레드폴을 활용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 풋힐 경찰서의 스티브 고메즈(44) 경사는 “프레드폴을 사용하면서 범죄발생률을 예측, 순찰 업무에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허탕을 치는 날도 많다”며 “다만 프레드폴 도입 전까지 경찰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순찰하기 때문에 방범효과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앞서 7월 7일 오후 그와 함께 24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 풋힐 지역의 레드박스 20곳 중 세 곳을 함께 돌아봤다. 레드박스로 설정된 면적은 풋힐 전체지역의 0.5%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체 범죄의 6~8%가 레드박스에서 발생할 만큼 적중률이 높다.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대형쇼핑 체인 중 하나인 ‘엘 수페르’. 히스패닉계 거주 비율이 높은 풋힐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슈퍼마켓 중 하나다. 고메즈 경사는 “주차장이 워낙 넓어서 차량 털이, 자동차 절도가 많고, 마켓 내부에서 식료품을 훔치는 절도 발생이 잦다”며 “제복을 입은 경찰이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PL’이라는 이름의 레드박스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차 앞좌석에 장착된 컴퓨터에 장소, 시간 등을 입력했다. 약 20분이 흐르자 고메즈는 다시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레드박스 한 곳당 순찰을 해야 하는 정해진 시간은 없다”며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다가도 인근에서 중대 범죄가 발생하면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허허벌판 공터였다. 고메즈는 “프레드폴은 레드박스가 상점인지, 집인지 구분하지 않고, 단지 주소만 나타낸다”며 “그럴 땐 과거에 그곳에서 어떤 범죄가 있었는지 범죄 기록을 살펴보고 가면 발생할 만한 범죄가 무엇일지 예측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다음 찾아간 곳은 5층짜리 아파트 단지. 겉보기엔 한가로웠다. 그러나 고메즈 경사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계단, 복도 사이사이 절도범들이 숨어 있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특히 야간에 이런 주거단지를 샅샅이 본다”고 했다. LAPD에서 프레드폴을 도입할 당시 유색인종과 빈민층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며 반대 여론도 높았다. 경찰이 집 주변을 순찰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주민들도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프레드폴의 범죄 발생률 감소 효과는 뚜렷했다. 최근 3년 동안 풋힐 지역의 경찰인력은 20% 감소했지만 범죄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자동차 절도, 빈집 털이, 차량 털이 등 세 가지 범죄 건수는 2011년 1~6월 1359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980건으로 감소했다. 레드박스에서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우범자들을 선제적으로 통제한 덕분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LAPD 풋힐 경찰서장 션 맬리노스키(50)는 “지금까지 우리 경찰서에서는 예측 범죄 대상을 전체 범죄 건수에서 65%를 차지하는 자동차 절도, 빈집 털이, 차량 털이 등에 한정했다”며 “앞으로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강력범죄로 분류하는 ‘파트1’에 해당하는 강도, 강간, 폭행, 살인 등도 예측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프레드폴을 통해 강력 범죄를 예측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초 존 디아즈 시애틀경찰국(SPD) 국장은 총기사고 예방을 위해 프레드폴을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총기 범죄 예측에 나선 도시는 시애틀이 처음이다. 1년이 지난 지금 SPD 경찰들은 “총기 범죄는 자동차 절도, 빈집 털이, 차량 털이 등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발생 건수가 워낙 적어서 예측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조지 몰러(33) 샌타클래라대 수학과 교수는 “프레드폴에 사용한 지진, 여진 예측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예측할 수 있지만, 정확도를 높이려면 범죄 빅데이터가 많을수록 좋다”며 “현재 총기 범죄나 강도, 강간, 폭행, 살인 등 강력 범죄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은 계속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샌타크루즈·로스앤젤레스·시애틀(미국)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유없이 우울하고 피곤하다면 자율신경 체크를

    이유없이 우울하고 피곤하다면 자율신경 체크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주부 신모(61)씨는 얼마 전 주변 사람과 크게 다투고 나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생겨 입원까지 했다.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조금만 무리해도 극심한 피로가 와 밖에 나가는 게 두렵고, 초가을에도 발토시를 껴야 할 정도로 손발이 찬 증상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수면제를 먹었는데도 좀처럼 잠들지 못해 거실을 서성이다 갑자기 과호흡 증상이 발행해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했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데도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든데 주변 사람들은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만 말했다. 신씨는 자신을 꾀병환자로 치부하는 것 같아 억울하고 주변인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신씨의 증상은 만성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사람이 겪는 증상이다. 꼭 우울증이 있는 게 아니더라도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심하게 지속돼 신체리듬이 흐트러지면 마음의 병이 몸으로 나타난다. 의사들은 이런 현상을 통칭해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신체질환’이나 ‘정신질환’으로 구분 짓기 어려운 일종의 ‘심신증’(心身症)이다. 스트레스가 그다지 심하지 않을 때는 몸 상태가 조금 안 좋더라도 자가 치유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만성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축적되면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이 깨지면서 온갖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자율신경을 구성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조화를 이루지 않아 신체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활발하게 움직일 때 심장박동과 혈압을 높여 신체 기능을 촉진한다. 반대로 부교감 신경은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몸을 안정시킨다. 예를 들어 화를 내거나 갑자기 놀라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극도로 흥분, 호흡이 가빠지면서 정신활동과 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동시에 부교감 신경의 활동은 억제돼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어려워진다. 위기 상황이 끝나면 이 두 가지 신경은 다시 균형을 이뤄 몸을 평온한 상태로 만든다. 하지만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순조롭게 작동하던 자율신경의 리듬이 깨지면 교감신경이 끊임없이 긴장상태에 놓여 불안감과 긴장, 흥분이 지속되거나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모두 억제돼 우울해지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자율신경은 몸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어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다른 신체기관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씨의 경우 머리 무거움, 나른함, 현기증, 귀울림(이명), 만성위염과 식욕부진, 눈의 피로, 손발 차가움과 가슴 답답함, 불면증 등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을 갖고 있다. 검사를 해도 증상이 잡히지 않으니 의사도 판별하기 어렵다. 우울증처럼 자율신경실조증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가득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지인 교수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겁이 많아 자주 불안감을 느끼고 화를 자주 억누르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화를 폭발시키는 다혈질 사람에게서도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신경실조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문제가 건강염려증이다.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자신은 굉장히 힘들다 보니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본인의 문제를 호소하고 이해받으려고 한다. 차라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명확한 신체증상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안심한다. 모순된 이야기지만 환자로서는 검사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말보다 어디에 이런 이상이 생겼다는 말이 듣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심한 사람들은 병에 집착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재검사를 요구하고, 의사가 신체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말해줘도 신체 이상에 대한 염려와 집착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를 받으면 비슷한 약품을 끊임없이 복용하게 돼 약물 부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세창 교수는 “여러 진료과와 병원을 찾아다니며 갖가지 검사를 반복하느라 환자는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어느 병원에서도 병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한다는 실망과 낙담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병원으로부터 건강염려증 진단까지 받은 사람은 지난해 4144명에 불과하지만, 정신적 질환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의 가벼운 건강염려증은 일반인의 1~5%가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병원을 찾는 전체 환자의 15%가 건강염려증으로 진단된 경우도 있었다. 마음에서 비롯된 몸의 이상신호를 치유하려면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울증이 배후에 숨어 있는 경우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해 질환을 치료해야만 신체 증상이 사라진다. 강지인 교수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가 치매를 유발한다고 믿어 스스로 약을 조절하는 환자가 많은데, 약을 끊어 다시 안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커져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오히려 기억력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을 복용해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 잦아들어야 강한 불안감에 끙끙 앓는 성격도 변화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원인이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타민B1이 많이 든 메밀이나 현미, 콩류 등을 자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를 예방하고 스트레스 저항력을 키워주는 비타민C도 꼭 챙겨 먹어야 할 영양소다. 비타민C 섭취량이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부신피질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견디는 저항력도 약해진다. 칼슘은 흥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몸에 칼슘이 충분히 저장돼 있으면 스트레스를 대하는 방식도 훨씬 유연해진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청, 공무원연금 개혁 밀어붙인다

    당·청, 공무원연금 개혁 밀어붙인다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전·현직,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공무원 사회로부터 조직적이고 강력한 저항과 반발에 부딪히며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올해 안에 밀어붙인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50여개 공무원 단체가 참여하는 투쟁 협의체인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현직 공무원 12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공무원, 교원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개혁안에 강력 반발했다. 이와 관련,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후속 정부들과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엄청난 부담을 지우게 된다”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해 온 공무원들도 제2의 국가봉사라는 마음으로 국가재정 부담을 덜어 주고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시대적 소명에 부응해 달라”고 요청하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정부의 한 주요 관계자도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연금 문제는 일차적으로는 국민의 뜻을 물어 진행할 일이며 이미 많은 국민이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개혁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 전원의 당론 발의로 개정안을 제출한 만큼 관련 일정을 추진하되 공무원 사회와 최대한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공무원 단체와의 직접 대면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종 수당 현실화 등 공무원 사기 진작안을 이르면 12월 초 제출할 방침이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개혁의 십자가를 우리가 짊어지느냐, 후손들이 짊어지느냐 하는 절박한 선택의 문제”라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대립과 갈등으로 풀 수 없으며 100만여 공무원과의 동행으로 풀어야 한다. 정부는 ‘공무원들과의 동행’을 이끌어 내기 위해 즉각 행동 단계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12월까지 공무원의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당장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2016년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 개혁의 분수령은 공투본이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는 3일이 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양동작전 與… “金 대표 당장 공무원 만나 억울함 들을 것”

    하후상박식의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여당 당론 발의 직후부터 거센 저항의 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정부 여당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국가재정 및 기금 적자 심화, 미래세대 부담 가중’을 시정할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공무원 사회에 ‘고통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온 양면 전략으로 100만 공무원·교직원을 달랠 묘안 찾기에 나섰지만 해법은 한계가 있어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투본의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대회 이튿날인 2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재정 부담 등 개혁의 불가피성, 공무원의 동참을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484조원의 연금충당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 1인당 94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대변인들이 연달아 브리핑에 나섰다. 박대출 대변인은 “공무원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면서도 “그분들의 분노와 서운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애국심을 발휘해서 연금 개혁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도 “공무원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 낮은 보수로 생활하며 연금으로 보상을 받아 왔지만 현행 체계를 유지할 경우 2080년까지 1300조원에 이르는 연금부채충당액을 국민과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 혜택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많은 서민 고통을 생각해 달라”고 거들었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서도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당정은 한편으로 공무원 사회를 달랠 방책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무성 대표가 당장 이번 주라도 공무원 노조 대표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면서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억울한 측면이 있을 테니 최대한 들어보고 사기 진작책으로 반영해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기 진작 방안을 위해 전 직급·직군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라면서 “연금이 깎이는 데 대한 반대급부는 결국 재직 중 수당을 올려주는 방식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방식 및 개혁안 내용을 놓고 불만 기류가 표출되는 등 이상 징후가 적지 않다. 개혁안이 연내 국회 통과되더라도 후폭풍이 여권에 두고두고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비록 내년엔 선거가 없지만 2016년 총선까지 파문이 미칠 수 있을뿐더러 정치후원금 기탁거부 운동 등 여당 의원들이 직접 불똥을 맞을 기미도 현실화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개혁안에 직접 참여한 의원들 말고는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공무원 출신 의원은 “당 개혁안도 2080년 기준 재정절감 효과가 현재 대비 17.5%에 불과하다”면서 “‘폭탄 늦추기’에 불과한 것을 대대적 반발을 무릅쓰고 꼭 지금 해야 되는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야당은 개혁 원칙론엔 공감하고 있지만 워낙 후폭풍이 거센 탓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혁할 건 해야 한다”며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무원 12만명이 시위를 하는 상황에서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일 수는 없는 문제”라고 조심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저항 위해 예술 벼린 지식인 벤야민 사유의 흐름 좇는 여행

    저항 위해 예술 벼린 지식인 벤야민 사유의 흐름 좇는 여행

    가면들의 병기창/문광훈 지음/한길사/1104쪽/3만 5000원 발터 벤야민(1892~1940)은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지식인 가운데 오늘날까지 여러 학문 분야에서 의미심장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상가다. 베를린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벤야민은 나치를 피해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막다른 길목에 처하자 스페인의 국경 마을 포르부의 한 모텔방에서 모르핀을 삼키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일생의 대부분을 읽고 쓰기에 몰두했던 그는 문학과 비평, 매체학과 미학, 철학과 정치이론, 도시분석과 자본주의 비판, 문화학, 신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걸쳐 풍부한 논의를 담은 탁월한 글을 남겼다. 학자도, 번역가도, 신학자도, 시인도, 철학자도 그 무엇도 아니었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고독한 지식인의 비극적인 삶과 사유 방식은 많은 후대 지식인들의 지적인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하는 주제였다. 독문학자 문광훈 충북대 교수는 6년간의 사색과 모색 끝에 발터 벤야민에 대한 본격 연구서 ‘가면들의 병기창’을 내놓았다. 벤야민이 남긴 네 권의 저서와 500편이 넘는 논문과 논설, 서평, 소책자, 정치적 선전문구, 플래카드, 포스터 등을 모두 찾아 읽으며 이 ‘잡다한 무더기’ 속에서 그의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를 짚었다. 그리고 벤야민의 사유와 통찰 중에서 어떤 것이 오늘날의 관점에서 여전히 유효한지를 검토했다. 단순한 독해를 넘어 오늘의 상황, 즉 한국의 문학적·문화적 지형에 맞는 새로운 벤야민론을 재구성해 보기 위한 시도다. 저자는 “벤야민의 저작이 주는 충격은 다채롭고, 그 논의에는 이견의 여지가 많으며, 그 사유법은 복잡하면서도 급진적이다. 그것은 매우 인화성이 높은 취급 주의 저작물”이라며 글을 시작한다. 이런 특성은 벤야민의 독특한 사유 방법에서 나온다. 벤야민의 사유는 예술과 비평, 작품과 매체, 원전과 번역, 정치와 희망, 법과 정의, 역사와 구원, 전통과 아방가르드, 폭력과 화해처럼 이율배반적 축 사이에서 움직이되 낯선 것들의 상호대립적 길항작용에서 나오는 생산적 에너지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더 진실하고 더 선하며 더 아름다운 것”으로 향해 나간다. 저자는 “그가 고민한 문제는 세속적인가 아니면 신성한 것인가, 역사인가 아니면 신인가와 같은 양자택일적 선택이 아니라 세속적인 현실에서의 구원가능성이었다”고 설명한다. 벤야민은 미리 주어진 신념이나 가치를 무조건 따르지 않고 지속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여러 원칙과 명제를 서로 떼어내 다시 잇고 다시 와해시킨다. 따라서 그의 텍스트는 복잡한 구조나 다양한 주제의식, 이질적인 입장들 간의 균형 속에서 자기 관점을 드러낸다. 저자는 “벤야민의 사유방법은 해체구성의 변증법이고, 그 내용은 좀 더 공정한 세계, 즉 억압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이며 그 목표는 행복일 것”이라며 “(벤야민이 그랬듯이) 문화적으로 축적된 모든 것은 오늘의 관점에서 부단히 검증되어야 하고, 이 검증 속에서 늘 새롭게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은 벤야민의 문제의식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표현으로 벤야민 사후 10년 만에 출간된 ‘베를린의 어린시절’에 실린 글에서 따왔다. 가면은 예술에 대한 비유다. 벤야민의 사유공간은 세상과 대결하기 위해 예술이라는 무기를 벼린 곳이고, 그의 글들은 예술의 저항적 가능성을 탐색한 병기창인 셈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미국서 고춧가루로 강도 제압한 남성 화제

    미국서 고춧가루로 강도 제압한 남성 화제

    고춧가루를 뿌려 강도를 제압한 남성이 화제라고 영국 일간 미러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미국 메사추세츠주(州) 스톤햄 소재의 한 편의점에 강도가 들어와 총으로 점원을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하지만 점원이 강도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는 기지를 발휘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 사건은 피의자 브렛 오스굿(25)과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40대 남성 일행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 후 발생했다. 이들 일행은 상점에서 2달러짜리 즉석 복권을 구입했다. 그런 뒤 점원에게 다시 환불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에 점원이 현금지급기를 여는 순간, 총기를 꺼내들어 강도로 돌변하는 수법을 썼다. 그러나 상점의 점원이 손님이 강도로 돌변한 순간, 강도를 향해 고춧가루를 뿌리는 기지를 발휘한다. 예상과 달리 강하게 저항하는 점원과 몸싸움을 하게 된 강도는 이게 아니다 싶었는지 가게 밖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점원이 그들 뒤를 끝까지 쫓아가서 그들이 타고 달아나는 차량 번호판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힌 것이다. 경찰은 점원이 제공한 번호판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고 사건 다음날 20대 남성을 잡았다. 하지만 함께 강도행각을 벌였던 40대 용의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점원이 용감한 행동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총을 소지한 강도에게 맞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점원이 심각한 부상 없이 무사한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유튜브, VideoForYou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꿈의 신소재’ 그래핀 제어 기술 개발

    ‘꿈의 신소재’ 그래핀 제어 기술 개발

    한국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 반도체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황찬용 표준과학연구원 나노측정센터 책임연구원은 “레벤테 타파쵸 헝가리 학술원 연구원과 공동으로 상온에서 제어할 수 있는 ‘그래핀 나노리본’ 제작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게재됐다. 얇은 탄소 원자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반도체 재료로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잘 휘어질 뿐 아니라 단단하다. 그래핀을 처음 만들어 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정도로 획기적인 물질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전기저항이 없는 특성 때문에 전류 제어가 어려워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반도체로 활용하기 위해 작은 크기로 잘라 ‘나노리본’을 만들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바늘을 이용해 그래핀에 전압을 가하는 방식으로 나노리본의 테두리를 원하는 대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그래핀을 작게 만들어 반도체 제품의 소형화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울산 입양아 학대 엄마 ‘치사 혐의’ 영장 신청

    울산지방경찰청은 2세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어머니 K(46)씨에 대해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5일 저녁 생후 25개월 된 A양을 플라스틱 자로 엉덩이와 다리 등을 수차례 때리는 등 학대해 이튿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7일 부검을 통해 뇌출혈의 하나인 ‘외상성 경막하 출혈’이 A양의 직접적 사인이라는 부검의의 소견을 받았다. 외부 충격으로 머리뼈 속에 있는 경막 아래에 출혈이 발생해 A양이 숨졌다는 것이다. 부검을 위해 A양의 머리카락을 깎자 겉으로 보이지 않던 상처가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상처와 뇌출혈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K씨를 상대로 A양의 머리를 때렸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K씨는 머리를 때린 적이 없다고 완강히 주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머리 상처가 폭행이나 학대에 의해 생겼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유아의 경우 머리를 심하게 흔들어도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A양이 학대에 저항하고 K씨가 완력으로 제압하는 과정 등 다양한 상황에서 뇌출혈이 일어났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국감 후 만취 해경 총경 귀가 돕던 경찰관 폭행

    해양경찰청 고위 간부가 국정감사를 마치고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했다가 입건됐다. 인천연수경찰서는 28일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른 해경 박모(46) 총경을 공무집해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 총경은 지난 25일 오전 1시 5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벤치에서 출동한 송도국제도시지구대 경찰관 이모(34) 경장의 허벅지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장은 이날 “아파트 앞 벤치에서 취객이 잠을 잔다”는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 박 총경을 발견했다. 이 경장이 “날이 추우니 집에 가서 주무시라”며 박 총경을 흔들어 깨우며 부축하는 과정에서 박 총경이 욕설을 하면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총경이 연행에 심하게 저항하면서 경찰관 4명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해경도 박 총경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해경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며 “경찰에서 사건 내용을 통보하면 박 총경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인공지능 로봇/문소영 논설위원

    “인공지능으로 악마를 부르게 될 것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경고해 화제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라는 그는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 연설에서 “인류의 가장 큰 실존적 위협을 꼽는다면 아마 인공지능일 것”이라며 “능력자가 악마를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트위터에서도 “스웨덴 철학자 닉 보스트롬의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읽어보라”면서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간이 디지털 초지능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는 대목에서는 거대한 기계 사회를 위해 인간은 그저 생체발전소에 불과했던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가 퍼뜩 생각난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활동을 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신이 창조하여 인간이 존재한다’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깬,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와 같은 인간 중심적 이성주의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게 된 시대다. 컴퓨터와 게임기,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무한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상상하며 자란 세대들로서 이런 경고가 시답지 않을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귀찮고 힘든 노동은 모두 로봇에 떠맡기고, 인간은 낚시나 가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하는 유희의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로봇 하녀·시종을 두고 사는 풍요로운 인간사회 말이다. 그러나 기계가 인공지능을 갖게 될 때 처할 인류의 위험을 경고한 영상도 적지 않다. B급 액션 SF영화라고 여겨진 ‘터미네이터’ 시리즈나, 미국 SF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그렇다. 인공지능은 전쟁과 환경오염 등 지구 파괴의 주범으로 탐욕스러운 인류를 지목하고 제거하려고 애쓴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유통기간 4년에 불과한 인간형 로봇들이 폐기되지 않으려고 사냥꾼과 사투를 벌인다. 그 처절한 저항에 대체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인공지능의 차세대 로봇에는 영혼과 마음이 담기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다룬 영화 ‘her(그녀)’도 인간적인 요소를 묻고 있다. 과학기술이 늘 인간과 사회에 유리하다고 믿었으나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다이너마이트나 핵무기가 그러했다. 인공지능도 편익뿐 아니라 위험요소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물론 인공지능 로봇이 아닌 인간의 두뇌 수준으로 분석·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말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참수의혹 쿠르드 女전사, 아직 살아있다

    참수의혹 쿠르드 女전사, 아직 살아있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20대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이 아직 살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됐다는 소문이 팽배했던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 리하나(28세, 가명)가 아직 살아있다는 주변 친구들의 인터뷰 내용을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가락 V사인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며 시리아 내 IS저항세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28세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 ‘리하나’는 최근 IS에 의해 참수됐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IS 무장대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리하나와 비슷한 얼굴의 참수된 여성 시신을 들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참수된 여성은 리하나가 아니며 아직 그녀는 무사할 가능성이 높다. 익명으로 진행된 리하나의 친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데일리메일은 리하나가 아직 생존 중이라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다. 먼저 리하나와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한 남성의 증언에 따르면, 리하나는 지난 주 공습이 진행 중이던 시리아 북부 코바니를 탈출해 현재 터키 남부로 망명했다. 이 남성은 터키 국경까지 리하나와 함께 동행 했는데 이후에는 연락이 끊겼다며 현재 그녀가 터키 남부 샨리우르파 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데일리메일은 또 다른 리하나의 여성 친구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역시 익명으로 진행된 해당 인터뷰에서 이 여성은 “사진 속 참수된 여성은 리하나가 아니다. 그녀는 아직 무사하다”며 “하지만 그녀에 대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 모두가 그녀에 대해 말하고 그녀를 이용하는데 만 급급하다”고 전했다. 이 익명 여성은 참수된 여성이 리하나는 아니지만 같은 쿠르드 민병대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일에 싸여져 있는 리하나의 신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도 입수됐다. 쿠르드 민병대원으로 활동하던 리하나를 실제 만나봤다고 주장하는 스웨덴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칼 드롯에 따르면 리하나는 시리아 할라브 주(州)에 위치한 제2 도시 알레포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뒤, 고향인 코바니가 IS에 의해 위험에 처하자 자원입대했다. 단, 그녀는 실제 전투를 수행할 만큼 실전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예비군으로 활동했을 것이라는 점이 드롯의 주장이다. 본래 리하나는 손가락 V사인 사진과 함께 “그녀는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IS테러리스트를 살해했다”라는 소문으로 시리아 IS저항세력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드롯 또한 “최근 온라인에 게재된 참수 여성은 리하나와 닮긴 했지만 피부색, 헤어스타일 모두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명·소속·실제 전투참여 여부 등을 비롯한 리하나의 정확한 신상정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트위터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관가 포커스] “승진 원한다면 의전관실로 가라” 총리 문고리 권력, 비서들의 약진

    [관가 포커스] “승진 원한다면 의전관실로 가라” 총리 문고리 권력, 비서들의 약진

    총리실 비서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최근 총리 의전실의 의전관(국장), 일정행정관(과장), 수행비서(사무관)가 잇따라 한 단계씩 올라서면서 “승진을 원하면 의전관실로 가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28일 총리실에 따르면 의전관실 정충구 과장이 국장 자리인 민정실 시민사회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과장은 의전실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의전맨으로 의전실 업무를 꿰뚫고 있지만 민정실은 낯선 영역이다. 시민사회비서관은 시민단체 및 비정부기구(NGO) 등 시민사회와 정부를 이어 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자리여서 ‘의전맨’의 영전은 이례적이다. 이 자리는 그동안 ‘외부 전문가’ 몫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시민사회 전문가 측과 여당에서 서로 사람을 보내려고 다투다가 인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총리 의전관으로 있던 이련주 전 국장이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자리를 꿰차면서 먼저 1급 실장 자리에 안착했다. 의전관은 총리의 공식, 비공식 행사와 움직임을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일정과 면담을 관리한다. 의전관을 거쳐야 총리를 만날 수 있어 ‘총리의 문고리 권력’이라 불린다. 행시 32기인 이 신임 실장의 성실성과 깔끔한 일 처리에는 이견이 없지만 경제 분야 업무에 경험이 적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경제조정실은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된 주파수 신규 분배와 회수 및 재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전파심의위원회 등도 관리하는 등 재정 금융부터 산업통상, 농림국토해양 등 방대한 경제 업무를 조정한다. 앞서 지난 8월 29일에는 황일용 수행비서가 다른 공채 동기들에 비해 3년 가까이 일찍 승진했다. 다른 승진자들이 사무관 8년차인 데 비해 황 비서는 5년차였다. 당시 “교육 점수 부족으로 승진을 위해 점수를 꿰맞췄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들은 모두 총리실 에이스로 꼽히지만 승진을 놓고 말들이 없지 않다. 경험 적은 낯선 분야에 실장, 국장을 배치한 데 대한 저항과 부정적인 시각도 있고 이 신임 실장의 개인사가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빛도 안 나고, 생색도 나지 않는 총리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부처 조정 업무를 누가 열심히 하겠느냐는 반발도 뜨겁다. “총리실 임명권자들이 누누이 강조해 온 발탁 인사가 이거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앞으로는 일을 보고 일하지 않고, 사람(임명권자)을 보고 일하겠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비서들의 약진이 꼭 총리실만의 일은 아니다. 어느 조직이나 비서실은 인사권자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까닭에 승진과 영전의 고지에 보다 쉽게, 빨리 오르는 일이 적지 않다. 맞춰 나가기 어려운 까다로운 인사권자를 그림자처럼 수행한 공일 수도 있고, ‘주군’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호흡해 온 부하에 대한 자연스러운 배려가 아니냐는 반론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사가 생색나지 않는 일을 묵묵히 하는 조직 문화와 그렇게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비서들만의 약진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많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공무원 연금개혁, 당리당략 따질 생각 말라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어제 공개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정부안을 기초로 삼았지만 내용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고액 수령자의 연금을 더 많이 깎는 ‘하후상박’(下厚上薄)과 함께 지급 시기도 연차적으로 늦춰 2031년부터는 국민연금과 같은 65세로 정한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적자 보전액이 2080년까지 정부안보다 100조원이 더 줄어든다고 한다. 당론을 수렴한 뒤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가 발의하는 결기도 보였다. 그동안 개혁안의 내용과 시기를 놓고 청와대와 이견을 보였다는 점에서 개혁 취지에 부합한 안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권에서 시도했다가 공무원 조직의 저항에 부닥쳐 없던 일이 됐다.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적자는 산더미같이 불어나 누적적자가 10조원에 이르러 뒷짐을 져서는 안 될 절박한 지경에 이르렀다. 수령자의 고령화로 수령 기간이 늘어나면서 올해만도 2조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향후 5년간 18조 4000억원으로 불어난다. 국가 재정에도 심대한 타격이 우려되는 적자폭이다. 이번 개혁안을 주도한 이한구 의원은 “2022년 이후엔 재정난으로 연금 자체가 없어질지 모른다”며 공무원 조직에 이해를 구했다. 여당의 개혁안이 발표됐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당장 공무원 노조가 반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려던 한국연금학회의 개혁안 토론회가 공무원 노조의 저지로 무산된 바 있다. 오죽했으면 여당 관계자가 “연금 개혁은 호랑이 입을 벌리고 생이빨을 뽑는 것처럼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했겠나. 공무원 노조는 투쟁 일변도로 나설 것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공무원 사회도 연금 적자를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은 비슷할 것이다. 정부는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개혁안에 하후상박의 틀을 도입한 것도 하위직과 젊은 공무원을 배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제 공은 야당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국민의 공감대 형성을 주장하며 늦추다가 뒤늦게 개혁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무원의 표를 의식한 눈치 보기가 아닌가 심히 걱정된다. 선거 때의 표가 부담스럽기는 야당보다 집권 여당이 더한 게 아닐까. 책임을 회피하거나 물타기식 안을 내놓아선 되레 국민의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불어나는 적자를 언제까지 세금으로 메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묵은 현안을 늦추면 2016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관철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어렵게 빼든 연금 개혁의 취지가 결코 훼손돼선 안 된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최종 개혁안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 비둘기 잡아먹는 비정상적 ‘킬러 갈매기’ 충격

    비둘기 잡아먹는 비정상적 ‘킬러 갈매기’ 충격

    영국 런던의 한 공원에 ‘무법자 갈매기’가 활개를 치며 동족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일명 ‘킬러 갈매기’라고도 불리는 이 갈매기는 런던 하이드 공원 호숫가에서 ‘비둘기 사냥’으로 배를 채우고 있다. 공원에서 이를 목격한 시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굶주린 갈매기는 비둘기의 목을 부리로 강하게 움켜쥔 뒤 호숫가로 데려가 ‘익사’ 시킨다. 비둘기는 격하게 저항하지만 ‘킬러 갈매기’의 몸집이 워낙 크고 힘이 강해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시미들은 이 갈매기의 깃털 무늬나 몸집 등을 보아 지난 5년간 비둘기 사냥에 나선 동일한 갈매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비둘기를 잡아먹는 ‘킬러 갈매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한 시민은 “길을 걷다가 ‘드라마틱한 사냥 기술’을 보고 매우 놀랐다”면서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잔인한 장면이었고, 흡사 살인 장면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원에 나간 이틀 연속으로 이 갈매기의 사냥 모습을 봤다. 이틀 모두 비둘기의 가느다란 목을 강하게 입에 문 뒤 물가로 데려가 익사시켰다”면서 “갈매기에게 이는 매우 쉬워보였다. 근육이 매우 발달돼 보였고, 힘이 좋은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조류 전문가들은 ‘문제의 갈매기’가 ‘재갈매기’(Lesser Black-backed Gulls)로 추정되며, 이들 갈매기 사이에서도 이런 사냥이나 행동은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재갈매기는 대부분 작은 물고기나 곤충, 갑각류 등을 먹으며 살아간다”면서 “수 년간 먹이를 잔혹하게 죽이는 기술이 발달해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관찰 결과 이 갈매기는 수컷이며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짝도 있다. 하지만 ‘킬러 갈매기’의 짝은 이런 방식으로 사냥하지 않고 잡은 비둘기를 함께 나눠 먹는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량 아웃도어 신발 닳는 차이 최대 7배

    경량 아웃도어 신발 닳는 차이 최대 7배

    가벼운 등산, 걷기 운동을 할 때 신는 경량 아웃도어화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제품별로 내구성에 큰 차이가 있어 제품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0개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파는 경량 아웃도어화를 대상으로 가격·품질 비교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품별로 내마모성에 최대 7배 이상 차이가 났다고 27일 밝혔다. 겉창이 닳는 정도를 나타내는 내마모성을 비교하기 위해 신발 밑창을 사포로 문질러 다 닳는 횟수를 측정한 결과 노스페이스와 라푸마의 신발이 4300회까지 버티며 가장 튼튼했고, 아이더 제품은 600회로 제일 빨리 닳았다. 아이더 신발은 제품을 샀을 때 밑창과 중창, 중창과 겉가죽이 잘 붙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접착 강도에서 ㎜당 6.3N으로 1위에 올라 가장 낮은 코오롱스포츠 제품보다 2.1배 튼튼했다. 미끄럼에 대한 저항은 건조할 때는 노스페이스와 라푸마, 습할 때는 밀레, 컬럼비아, 아이더, K2, 블랙야크 신발이 우수했다. 걸을 때 발로 전달되는 압력을 나타내는 족저압력은 컬럼비아(1.08㎏f/㎠) 제품이 가장 낮았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IS저항상징 20대 쿠르드 女전사…참수 의혹 증폭

    IS저항상징 20대 쿠르드 女전사…참수 의혹 증폭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 시리아 내 IS저항세력의 상징으로 유명했던 20대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이 최근 IS에 의해 참수됐다는 의혹이 증폭이 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는 시리아 내 IS저항세력의 상징과 같았던 28세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이 IS에 의해 참수됐다는 의혹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여성 민병대원의 본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별명은 ‘리하나’며 나이는 28세, 그리고 최근 미 연합군 공습이 가해진 시리아 북부 코바니 내 IS저항 민병대 조직인 ‘여성수비대‘(YPJ) 또는 ’여성방위대(Women’s Defence Unit) 소속이라는 점만 밝혀져 있다. 이 여성이 유명해진 계기는 쿠르드족 저널리스트 파완 두라니가 트위터에 게재했던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수줍은 미소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는 손가락 V사인을 하고 있는 리하나의 사진은 게재 즉시 5000개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며 그녀를 시리아 내 IS저항세력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당시 두라니는 트위터에 “그녀는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IS테러리스트를 살해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그녀가 IS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리하나로 추정되는 여성의 참수된 시신을 들고 있는 IS대원의 사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 여성이 실제 리하나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다. 한편, 시리아 내 IS저항병력 성비를 보면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지금 시리아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레지스탕스 병력의 35%가 여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영국 기반 국제 인권보호 단체인 ‘시리아인 인권 전망대(Syrian Observatory for Human Rights)’의 발표에 따르면, 이달 초 IS는 시리아-터키 국경 지역에서 생포한 쿠르드 민병대원 9명을 참수했다. 이중 3명이 여성 민병대원이었다. 사진=트위터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비세균성 만성 전립선염 효과적인 치료 미국 저널에 소개

    비세균성 만성 전립선염 효과적인 치료 미국 저널에 소개

    전립선염은 1995년 미국 국립 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분류 및 정의에 의해 4군으로 분류되어 정의된다. 제1군은 급성 증상을 동반한 세균 감염(급성 세균성 전립선염), 제2군은 재발성 세균성 전립선감염(만성 세균성 전립선염), 제3군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감염(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 만성 골반통증 증후군), 제4군은 주관적 증상은 없지만 전립선 염증이 우연히 발견된 경우(무증상성 염증성 전립선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은 대개 제3군 비세균성 전립선염을 의미한다. 다른 전립선 질환과 달리 전립선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세균성 전립선염은 대개 대장균이 요도로부터 상행감염(하부기관으로부터 상부기관으로의 감염)을 일으키거나 전립선으로 역류할 때 발생한다. 원인균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주로 대장균, 대변연쇄구균 그람 양성균 등이 주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을 때 내릴 수 있는 진단명이지만 세균 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의 경우 기능성 혹은 해부학적 배뇨장애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외에 신경근 혹은 신경학적 이상, 골반부위 손상, 자가면역질환,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00년대 이후 미국 비뇨기과 학회 연구 논문들을 보면 만성전립선염의 원인을 호르몬의 이상 등으로 인한 면역력 및 저항력 저하를 원인으로 보고 있는 연구가 힘을 얻고 있다. 경희생 한의원 김지만 원장은 이런 해외 최신 연구 지견을 토대로 만성 전립선염 병인 연구를 통해 만성 전립선염의 원인으로, 국내에서 주로 주장되어 온 만성 전립선염의 원인이 세균 감염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의 이상과 전신 호르몬의 축인 HPA-axis의 비정상 작용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만성 전립선염의 흔한 증상인 만성 피로와 소화불량과 관련이 있는 기허 증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면역계의 이상으로 NK-cell과 mast cell이 관여하는 면역 반응이 만성 전립선염의 신경 손상에 관여한다고 보고, 이에 BJGT 처방이 면역계 회복에 효율적으로 작용하여 만성 전립선염의 골반 통증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실제 기존 항생제와 전립선염 치료제인 항생제와 알파 차단제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만성전립선염(비세균성 전립선염) 환자들의 한약 치료 결과를 유의한 임상 자료로 인정받아 미국 의학 저널에 게재하였다. 논문에서는 기허군으로 분류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기허의 체질 한약인 BJGT을 썼을 때, 만성 전립선염의 표준 스코어링인 NIH-CPSI를 가지고 최장 10개월의 투여기간을 가진 끝에, 모든 증상이 사라지거나(83.3%)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졌다(16.7%)는 결론을 얻었다.
  • 비정상회담 서태지, 샘 오취리에 “가나에서는 치마 입지 않냐?”

    비정상회담 서태지, 샘 오취리에 “가나에서는 치마 입지 않냐?”

    비정상회담 서태지 가수 서태지가 “과거 치마 바지 패션을 한 이유는 저항의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서태지는 24일 음악 감상 서비스 카카오 뮤직을 통해 진행된 ‘서태지와 비정상회담’ 토크에서 치마 바지를 입은 것에 대해 “저항의 의미로 입었다”고 말했다. 서태지는 “남자는 치마를 입으면 안된다고 하니까 입었다”며 “가나에서는 치마를 입지 않느냐”며 묻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뮤직 스튜디오 라이브는 샘 오취리, 줄리안이 출연하고 있는 ‘비정상회담’의 포맷을 일부 빌려 진행됐다. 이날 MC는 샘 오취리와 줄리안이 맡았으며 서태지 밴드가 다채로운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지난 20일 발매된 서태지 9집 ‘콰이어트 나이트’는 어른과 아이과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권의 동화책이라는 콘셉트로 구상됐다.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소녀가 세상을 여행하며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와, 그 소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세상의 여러 가지 이야기와 희망을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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