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항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모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침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조 2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74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인삼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인삼

    우리나라 춘향전에 비견되는 일본 최고의 국민 문학 ‘충신장’(忠臣藏)에는 ‘인삼 먹고 목맨다’는 말이 있다. ‘죽 쒀서 개 준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의미다. 충신장에는 고려 인삼이 천하의 명약으로 등장하는데, 다 죽어 가던 사람이 빚을 내어 고려 인삼을 먹고 기사회생하지만 그 가격이 엄청나서 빚을 갚지 못하고 목매어 자살한다는 내용에서 유래했다. 일본인 스스로도 ‘죽절삼’(일본삼)을 약용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려 인삼의 가치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고려인삼·中 전칠삼·북미 화기삼 3종만 상품화 우리나라가 기원인 인삼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인삼속 식물은 1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재배되는 인삼종은 고려 인삼과 중국의 전칠삼, 북미 화기삼 등 3종에 불과하다. 일본의 죽절삼은 쓴맛만 강할 뿐 약효가 없어서 재배되지 않고 있다. 지구상에서 인삼속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곳은 동아시아와 북미 등 두 곳뿐이다. 고려 인삼은 한국과 중국의 동북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러시아 연해주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된다. 16세기 고려 인삼의 품귀에 따라 대체품으로 쓰이기 시작한 중국의 전칠삼은 삼칠삼, 주자삼 등 7~8종의 변종이 있을 만큼 다양하다. 주로 중국 윈난성, 후베이성, 쓰촨성과 히말라야 산맥 일대의 네팔, 티베트, 인도 일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자생한다. 화기삼은 1895년 야생 화기삼 종자를 토대로 인공 재배에 성공하면서 미국의 위스콘신주와 버지니아주 등 16개 주와 캐나다의 온타리오주 등 8개 주에서 재배되고 있다. 인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 전한의 원제(기원전 48~33년) 때 사유가 쓴 ‘급취장’(急就章)에 삼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이에 따라 인삼이 선사시대부터 민간요법의 형태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인삼은 삼국시대부터 이미 왕실에서 공납으로 받아 왔고, 중국의 위(魏)와 수(隋), 당(唐)나라와의 외교 활동이나 교역에 사용된 귀한 물품이었다. 일본이 조선에 요청한 교역품목에 인삼은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동의보감’의 4000여개 처방 중에서 650여개 처방에 인삼을 사용한 기록과 함께 ‘오장의 양기를 보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동양에서 2000년 넘게 명성을 유지해 온 인삼은 17세기 후반부터 서양에 알려졌다. 고려 인삼이 서양에 소개된 최초의 기록은 1637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쿠커르바커르 무역관장이 본국에 보내는 ‘정세 보고서’였다. 16세기 이전의 기록은 인삼을 모두 중국의 귀한 약재로만 소개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약재로 인삼이 서양에 처음 전파됐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인삼을 귀히 여겨 사람들이 아시아 각국에서 인삼을 구해 바쳤다는 기록도 있다. 프랑스 선교사인 자르투와 라피토가 캐나다 북미삼을 발견했고, 미국 북미삼의 경우 네덜란드 상인들이 174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톤브리지에서 야생삼을 발견했다. 지금은 캐나다가 인삼 생산과 수출에서 세계 1위 국가로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 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으로 만병통치약을 뜻한다. 고려 인삼의 다양한 효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고려 인삼의 효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흔히 인삼의 주요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사포닌’이라는 물질은 단일 물질이 아닌 여러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들로 이뤄져 있다. 최근에는 각각의 진세노사이드마다 다른 효능이 밝혀지고 있다. 고려 인삼의 폴리아세틸렌 성분과 진세노사이드 Rh2는 종양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Rg1, Re, Rb2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외부 자극에 저항할 수 있는 호르몬 생산을 증가시키고, 혈중 젖산 농도를 감소시켜 피로를 풀어 주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준다. 또 아데노신과 진세노사이드 Rb1, Rb2, Re 성분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떨어뜨리고 혈전 형성을 억제해 혈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는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진세노사이드는 학습과 기억력에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과 신경 세포수를 증가시키고 뇌신경도 보호해 준다. 이외에 간장 보호와 항암 작용, 당뇨 개선, 빈혈 회복, 성기능 개선에도 좋다. ●천연신약개발 원천… 신산업 소재로 각광 특히 최근에는 인삼이 신종인플루엔자에 저항력이 있고 방사능에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켜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인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삼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만 이용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기능성 산업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인삼 고유의 향기 물질로 독특한 향을 내는 ‘파나센’(Panacene)은 인체 보온과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등의 효능이 있어 아로마 테라피, 피부관리 용품 등에 신산업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진세노사이드의 노화 방지, 피부 재생 기능성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얼굴 팩, 샴푸, 기초 화장품 등)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 과학과 만나 천연 신약 개발의 원천이자 다양한 산업 소재로 가치를 확장해 나갈 전망이다. 김장욱 농촌진흥청 인삼과 농업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kr
  • [사설] 靑 쇄신 필요성 입증한 김무성 대표 ‘음해 메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K, Y의 실체를 놓고 정가가 떠들썩하다. 청와대 한 행정관이 비선 문건 파동의 배후로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느니, 안 했느니 하는 진실 게임과 함께 파문이 번지면서다. 가뜩이나 개헌이나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 등을 놓고 나돌던 당청 간 갈등설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발설 당사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이러니 청와대 참모진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에 몸담았던 인사가 저지른 이른바 ‘정윤회 문건’ 작성·유출 사건에 이어 청와대의 인적 쇄신의 당위성을 하나 더 보탠 셈이다. 이번 사건은 김 대표가 누군가로부터 제보받은 메모가 사진기자에게 찍힌 게 발단이 됐다. ‘문건 파동 배후는 K, Y’라는 메모를 둘러싼 논란은 여권의 몇몇 인사들이 가진 술자리 대화에서 비롯됐다. 발설자로 알려진 청와대 음종환 행정관은 와전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전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분명히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하는 말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공교롭게도 문건 파동의 배후 당사자로 지목된 김 대표나 유 의원이 모두 친박 핵심과는 멀어진 인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메모의 내용은 물론 이를 둘러싼 진실 게임 자체가 당청 혹은 친박·비박 간 물밑 갈등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까닭에 김 대표 수첩의 메모를 둘러싼 논란을 한낱 가십기사로 치부하고 넘길 일은 아니다. 가스 측정기가 없던 시절 탄광 속에서는 새장 속 한 마리의 카나리아로 유독 가스의 존재 여부를 판단했다고 한다. 당청, 특히 청와대는 이번에 불거진 저열한 수준의 구설수를 탄광 막장의 카나리아 울음소리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냥 덮어 두면 더 큰 권력게임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엄중히 대응하란 얘기다.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여당의 대표를 음해하려 했다면 그것도 문제이지만,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청이 삐걱거리고 있는 사실 그 자체를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비선 의혹 문건 수습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처럼 사실과는 다른 찌라시였다 하더라도 이를 작성한 주체가 민정수석실의 박관천 경정이었다면 청와대의 쇄신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지금이 어느 때인가. 범여권의 입장에선 공공부문과 금융·노동·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개혁에 속도를 내고 결실을 맺어야 할 집권 3년차가 아닌가. 친박이든 비박이든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해도 기득권의 저항으로 벽에 부딪힌, 이른바 4대 개혁이란 난제의 실마리라도 풀까 말까 하는 판이다. 범여권의 심기일전이 절실한 시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관련, 12일 신년 회견에서 특보단 구성 계획을 밝혔다. 이르면 다음달 중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일부 수석을 교체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번 수첩 메모 파동을 보더라도 청와대발 국정 난맥상의 원인은 조직의 문제이기 이전에 거기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문제로 귀결될 듯싶다. 당장엔 국정을 어지럽히는, 권력 주변의 촉새들부터 솎아 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왕 인사 쇄신을 하려면 차제에 전면적 개편으로 당청이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기를 당부한다.
  • 공공장소 음주·주류 판매 금지 재추진

    공공장소 음주·주류 판매 금지 재추진

    정부가 주세(酒稅)를 올리는 대신 해수욕장과 공원, 대학 등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담뱃세에 이어 주세에까지 손을 뻗치면 조세 저항 부담이 크지만 음주 규제 등 비가격 정책은 상대적으로 수용성이 높아 큰 부담 없이 주세 인상에 버금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및 주류 판매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상반기에 다시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2012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한 차례 입법예고했으나 개정안에 같이 포함됐던 담뱃갑 경고 문구, 그림 확대 등을 놓고 국회뿐만 아니라 부처 간에도 이견이 심해 논의가 중단됐다. 이번에는 담뱃갑 경고 그림 의무화 법안을 분리해 추진하는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복지부는 기대하고 있다. 2012년 당시 국회에 제출된 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와 청소년수련시설(유스호스텔 제외), 의료기관(장례식장, 일반음식점 제외)의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은 해수욕장, 공원 등 대중이 이용하는 특정 장소를 조례를 통해 음주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DMB, IPTV, 인터넷도 주류 광고 규제 대상 매체에 포함하고 대중교통 수단(버스, 지하철, 철도)과 택시, 여객선, 항공기, 공항 등을 통한 주류 광고, 옥외광고판을 이용한 주류 광고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2년에 냈던 개정안을 기본으로 국회에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유사 법안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관련 규정을 손질해 제출할 예정”이라며 “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시 과태료는 10만원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보건당국이 주세 인상 대신 차선책으로 꺼내 든 카드이기는 하지만 법 통과 이후에도 정착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실제로 2012년 강릉시가 경포대해수욕장을 음주규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시민 반발이 심해 다음해 음주를 허용했고, 부산시도 해운대해수욕장 음주 규제를 추진하다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당시 해운대구청이 피서객 5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서객 1명이 지출하는 평균 휴가비 21만 3000원 가운데 식음료비와 유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3.6%(9만 3000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고, 단속 요원도 구마다 1~2명에 불과해 특히 휴가철 해수욕장 음주를 규제하려면 전 직원을 동원해야 할 상황”이라며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자체가 조례를 정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얼굴에 방귀’ 당하자 철제의자로 폭행…여고생 체포

    ‘얼굴에 방귀’ 당하자 철제의자로 폭행…여고생 체포

    미국의 한 여고생이 같은 학교의 한 남학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발단은 얼굴에 뀐 방귀 때문이었다.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있는 사우스리치몬드 고교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조쿠아샤 로사도(17)가 자신의 얼굴에 방귀를 뀐 같은 반 남학생(15)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로사도는 경찰 조사 당시 “얼굴에 방귀를 뀌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반 소년이 로사도의 얼굴 앞에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대고 방귀를 뿜는 장난을 쳤다. 그 순간 화가 난 로사도가 가까이 있던 철제 의자를 집어 들어 소년의 머리를 내리쳤고 이어 주먹으로 소년의 얼굴을 10회 이상에 걸쳐 때렸다고 전해졌다. 무저항 상태에서 갑자기 두들겨 맞은 소년은 머리에서 피가 나 8바늘을 꿰맬 정도로 크게 다치고 말았다. 장난의 대가로는 너무 큰 것이다. 로사도는 이 학교의 장애인 교실에 재적하고 있었다. 평소 이런 종류의 괴롭힘을 일상적으로 받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로사도는 관계자에게 “그의 모욕적인 행위를 정말 싫어했다”고만 언급한 바 있다. 소년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이 심각한 만큼 로사도는 폭행 혐의로 형사 고소될 전망이다. 사진=구글맵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술/문소영 논설위원

    삐쩍 마른 몸으로 농촌에서 날품팔이하던 서른 살의 총각 ‘아Q’가 일감이 똑 떨어져 생계를 걱정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자오 나리 집에서 일하는 청상과부를 희롱한 탓이었다. 하지만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술이 ‘웬수’다. 어느 날 저녁 술을 마신 뒤 아Q는 길에서 마주친 젊은 비구니를 골려 주려고 폭언과 함께 비구니의 매끈매끈한 볼을 손가락으로 꼬집었다. 그런데 아뿔싸! 아Q는 그 촉감을 잊지 못해 여자 생각을 떨쳐 내지 못했고 청상과부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은 단편소설 ‘아Q정전’에서 아Q라는 인물을 통해 신해혁명 전후 1910년대 중국의 봉건적 사고와, 모욕을 받아도 저항하지 않고 자만하는 ‘정신 승리법’을 비판했다. 그런 거시적인 안목으로 읽기보다 술을 마신 뒤 아Q가 알딸딸한 취기에 저지르는 소란과 바보짓에 혀를 끌끌 찼다. 가수 바비킴이 기내 난동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은 게 지난 주말의 화제였다. 술에 취해 여자 승무원의 팔과 허리를 잡는 등 성희롱도 했단다. 한국은 술김에 일어난 성추행·성폭행, 일반폭행, 폭언 등에 너그러웠는데 그런 시절은 사라지고 있다. 술을 끊어야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파리 인질극 진압… 테러범 모두 사살

    파리 인질극 진압… 테러범 모두 사살

     9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12㎞ 떨어진 다마르탱에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의 용의자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가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파리 동부 포르트 데 뱅셍 지역 코셔 식료품점에서도 괴한이 인질극을 벌였다. 코셔는 유대교 율법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유대인 밀집지역에 위치해있다. 최소 5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고 2명 이상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쿠아치 형제의 석방을 요구했다.  경찰은 현지시각 오후 5시 20분쯤 양쪽에서 동시에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쿠아치 형제는 사살되고 인질들은 별탈 없이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식료품점에서도 진압경찰이 밀어닥쳐 인질범을 사살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4명의 인질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또 다른 4명은 부상으로 생명이 위독하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앞서 쿠아치 형제는 지난 7일 테러 사건을 벌인 뒤 곧장 북부 지역으로 도주하다 경찰에 포위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아치 형제는 따라붙는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이며 도주했으나 포위망이 좁혀 오자 인질을 붙잡고 저항했다. 주민과 학생은 대피했고 곳곳에 저격수가 배치됐다. 진압작전에 대비해 의료진도 도착했다. 쿠아치 형제는 협상에 나선 경찰에게 “순교자로서 죽길 원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료품점 인질범은 전날 파리 남부 몽루주에서 발생한 여자 경찰 사살 사건의 범인과 동일 인물로 여겨진다. 경찰은 여경 살해사건 용의자로 아메디 쿨리발리(32)와 하야트 부메딘(26)을 수배했다. 이들이 전날 여경을 살해하고 이날 인질극까지 벌인 것은 쿨리발리가 셰리프와 급진 이슬람단체 ‘뷔트쇼몽 네트워크’에서 10여년 이상 알고 지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순교하겠다며 테러범들 끝까지 저항… 파리의 ‘핏빛 금요일’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순교하겠다며 테러범들 끝까지 저항… 파리의 ‘핏빛 금요일’

     “조용하던 파리와 인근 지역이 모두 전쟁터로 변했다.” “프랑스가 악몽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AFP통신과 CNN의 탄식이다.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7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이 9일에는 동시다발 인질극으로 변했고, 용의자들이 모두 사살당하면서 끝났다. 테러 사건 용의자 사이드 쿠아치(34), 셰리프 쿠아치(32) 형제는 파리 인근 다마르탱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오후에는 파리 동부 식료품점에서도 인질극이 벌어졌다. 양쪽의 인질범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 경찰은 해당 지역을 모두 폐쇄하고 헬기, 저격수 등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 파리 내외는 숨죽인 채 급히 오가는 중무장한 병력들로 가득 찼다. AFP통신은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가 셰리프와 친분이 깊고, 2010년에는 탈옥사건으로 함께 조사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쿨리발리는 쿠아치 형제의 탈출을 돕기 위해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쿠아치 형제의 행적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보당국은 사이드가 2011년 예멘으로 건너가 알카에다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 같아 수년간 감시해 왔다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을 알카에다 분파 가운데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지목했다. 2011년 드론 공격으로 이들 대장 안와르 아울라끼를 사살했다.  이슬람국가(IS)와의 연계 가능성도 있다. 동생 셰리프는 10년 전 경찰 단속으로 무너진 파리 인근 급진 이슬람단체 ‘뷔트쇼몽 네트워크’에서 ‘아부 이산’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핵심 인물이었다. 이 네트워크의 지도자급 인물인 부바키 알하킴은 2013년 튀니지로 가서 세속주의 정치인을 암살하는 데 관여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 행동을 이어 갔다. 사이언스포 극단주의 연구원 장피에르 필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하킴이 IS와 연계된 인물이기 때문에 쿠아치 형제의 테러도 IS와 연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루는 “이런 정황 때문에 알카에다건 IS건 간에 이번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아치 형제의 이런 행적 때문에 미국과 프랑스는 진작부터 이들을 추적, 관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금지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문제는 왜 이 관찰이 느슨해졌느냐다. 인디펜던트는 “프랑스 당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관련된 젊은 무슬림에 집중하다 이들 형제를 놓친 것 같다”고 보도했다. 10~20대 청년에게 집중하다 보니 30대로 접어든 이들을 “한때 과격분자였던 인물”로 과소평가했다는 얘기다. 에릭 데니스 프랑스정보연구센터 연구원은 “언제까지나 모든 사람들을 다 지켜볼 수는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각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드루 파커 영국 국내정보국(M15) 국장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유럽 출신 지하드(성전) 전사들을 고용해 대규모 인명 살상 사태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면서 “가까스로 막고 있지만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대테러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프랑스는 11일 파리에서 반테러회의를 연다. 유럽연합(EU)도 19일에 외무장관, 28일에는 내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몇 주 안에 새로운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그간 위축됐던 정보기관에 크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거론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젊은 작가 세상을 묻고 노교수 인생을 답하다

    젊은 작가 세상을 묻고 노교수 인생을 답하다

    가장 사소한 구원/라종일·김현진 지음/알마/256쪽/1만 3800원 잘 안 팔리는 몇 권의 책을 내고 여태껏 진로를 고민하는 30대 초반의 비정규직 노동자 에세이작가 김현진은 묻는다. ‘어떻게 하면 눈에 불을 켠 무서운 사람들을 우습게 볼 수 있을까요?’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쳐 대학교수, 정치인, 행정가, 외교관에 대학 총장까지 지낸 70대의 노교수 라종일은 답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에 관한 질문은 매우 엄중한 것입니다. 이것을 결국 우리들의 정치적 능력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장 사소한 구원’은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지난 1년간 주고받은 32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질문에는 청춘을 둘러싼 거대한 담론은 없다. 반대로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김씨의 질문들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삶의 편린들이 담겼다. 때를 맞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하며 남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결혼을 하라고 말하는 사회에 대해 김씨는 “저항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며 우리 사회에 ‘곁길’이 너무 적다고 주장한다. 라 교수는 이에 무작정 ‘잘될 거야’라는 식의 위로를 하지는 않는다. 대신 “사람은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불행하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도, 적어도 에덴의 낙원 이후에 세상이 자기에게 친절하리라는 기대를 하면 안 된다”고 자신의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를 건넨다. 두 사람의 인연은 몇 년 전 김씨의 책 ‘그래도 언니는 간다’를 두고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서평을 본 라 교수가 김씨에게 연락하면서부터 우연히 시작됐다. 김씨는 라 교수와 편지 왕래를 통해 큰 힘을 얻게 됐다고 고백한다. “편지 왕래를 시작할 때의 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로 마음이 너덜너덜하고 분노로 꽉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추하고 슬픈 이야기들을 선생님께 토하듯 털어놓으면서 마음의 깊이 베인 자리에 차츰 딱지가 생기고 아무는 것이 보였습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표현의 자유/문소영 논설위원

    이슬람 풍자 만평을 싣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무장한 괴한 3명이 난입해 표적이 된 유명 만평가를 골라 살해한 사건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뒤 ‘표현의 자유’의 허용 범위를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파리에서 3만명이 모여 “두려워 말자”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했고, 리옹 시민들은 8일 “내가 샤를리다”라는 문구와 펜을 들고 밤샘 추모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그 수준에 익숙하지 않다면 아주 자극적이다. 참수된 이민자의 목을 든 경찰이나 콘돔을 낀 교황, 수녀의 몸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 아동성애자인 신부 등이 만평에 등장한다. 그 때문에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 잡지를 “저항과 선동, 성역 파괴와 무례, 폭로와 포르노 사이에서 외줄을 탄 주간지”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슬람교에서는 우상 숭배를 우려해 선지자인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샤를리 에브도는 2011년 ‘빨간 광대 코’를 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를 그렸다. 또 60쪽이 넘는 분량으로 ‘무함마드 생애’라는 특집 만화를 내기도 했다. 자극적인 만평을 본 뒤 ‘표현의 자유의 적정선은 어디인가’를 고심하는 한국인이 늘었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이지만 아무리 예술가라도 대통령을 조롱하면 탐탁지 않아 한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파문이 있었다. 또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로 표현했다고 검찰이 예술가를 기소한 적도 있다. “미국 시민권을 얻는 사람들에게 자랑이 있다면 정부와 선거 후보로 나온 정치인들을 마음껏 비난할 수 있는 자유”라는 글로 저서 ‘공공커뮤니케이션법’을 시작하는 켄트 미들턴과 윌리엄 리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8일 사설에서 이번 테러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규정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영화사 소니가 상영관 테러 위협에 영화 ‘인터뷰’의 상영을 포기했다가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자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상영을 강행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 생각할 거리가 있다. 탈북자들은 겨울철 북풍으로 북한 쪽으로는 날아가지 않는 대북 전단 살포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고 정부도 옹호한다. 대북 전단 살포가 원인이 돼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총격을 당한 경기도 연천 주민이 탈북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더 옹호해야 하는가는 숙고할 과제다.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적용해 비판받는다. 한편 “당신의 주장은 북한의 선전선동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올까 두려워 자기검열에 바쁜 한국 사회에서 샤를리 에브도의 성역 파괴와 무례의 외줄 타기 식 표현의 자유는 부럽기도 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생명의 窓] 청년에게 꿈을 주는 나라/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청년에게 꿈을 주는 나라/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기 참 다행이라꼬.” 지금 한창 절찬리에 상영 중인 윤제균 감독 작 ‘국제시장’ 주인공의 독백이다. 우리 부모 세대는 그렇게 한세월을 살았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독일의 탄광도, 월남의 밀림과 총탄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필자에게 그때 그 시절의 청년에게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긴 했지만 도전하면 인생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가난하긴 했어도 나름 꿈에 도전해 볼 수 있던 시절로 읽혔다. 지금의 청년은 어떤가. 청춘을 바쳐 볼 확실한 탄광은 있는가. 총탄이 빗발치지만 돌아오면 집이나 가게라도 장만할 만한 그런 월남이 있는가. 역설적이게도 나라가 잘살게 되면서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국제시장’에서 보여 주는 그런 기회를 잡을 곳은 이제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런 점에서만 보자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제시장’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잘살지만, 청년에겐 더 암담한 시절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나라에는 청년만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청년은 나라의 기둥이다. 생명체에게 자손 번식이 가장 중요한 활동인 것처럼, 그래서 건강하고 왕성한 청년기의 활력이 전체 생명개체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청년의 활력은 나라를 지탱하는 핵심이 된다. 청년에게 생명력이 요동치지 않고, 청년이 느끼기에 미래가 암울하다면, 나라의 미래가 희망적일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우리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라고 말한다. 대기업이나 공무원에만 목매지 말고 벤처 창업에도 뛰어들고 소규모 기업이라도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청년들이 꿈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꿈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약해 빠진 것 때문은 더더구나 아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가 느끼기에는 다만 도전할 이유가 없어서다. 제도적 규제가 많아 성공의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데다 성공한다고 해도 얻는 건 크지 않다. 그런데 만에 하나 실패할 경우는 인생 전체가 회복 불능의 나락에 빠질 위험마저 있는데 그 위험한 길을 간다고? 그럼 해결책은 없는가?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에서 세금만 없애 주어도 기술창업벤처는 청년들의 유망한 일자리가 될 것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기대한다면 캐나다 워털루대학에서 이미 보여 준 대로 대학에서 개발한 고급 기술을 개발자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기술 기반 창업기업의 상장에 대한 제도도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사실 청년에게 꿈을 주고 도전을 장려할 방안은 지천에 널렸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국정 운영 책임자들만 모르는지 그런 방안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대한항공 ‘땅콩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부의 축적과 대물림이 상식적이지 않으면 저항에 직면한다. 청년들이 도전의 결과로서 축적한 부는 이런 시비를 없애고, 오히려 자라나는 더 어린 세대들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된다. 롤모델이 있어야 그런 롤모델을 꿈꾸는 새로운 롤모델이 나올 수 있다. 새해가 밝았다. 세계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동시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희망은 청년에게 있다. 청년들의 도전이 혁신을 만들고 그 혁신이 나라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모쪼록 새해부터라도 정부는 청년에게 꿈을 주는 나라 만들기에 더욱 힘써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
  •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무함마드 누드·콘돔 낀 교황…풍자와 선동 사이 외줄타기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무함마드 누드·콘돔 낀 교황…풍자와 선동 사이 외줄타기

    1970년 11월 9일 프랑스의 영웅이었던 샤를 드골 대통령이 사망했다. 주간지 하라키리는 ‘콜롱베의 비극적인 무도회:사망자 1명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의 죽음을 전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몇 주 전 드골이 살던 콜롱베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사건에 빗대 ‘조롱’한 것이다. 당국은 하라키리를 폐간시켰다. 프랑스 역사상 마지막 언론 검열이었다. 그러나 기자들은 즉각 새로운 매체를 창간했다. 그 매체가 바로 이번 테러로 10명의 직원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이다. BBC는 7일(현지시간) “저항과 선동, 성역 파괴와 무례, 폭로와 포르노 사이에서 외줄을 탄 주간지”라고 샤를리 에브도를 평가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온갖 추문을 캐내 앙시앵레짐(구체제) 타도의 전기를 마련한 프랑스 언론의 DNA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극단으로 몰아붙인 ‘문제적 언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매주 커버를 장식하는 만평이었다. 이번에 숨진 샤를리 에브도 직원 10명 가운데 5명이 유명 만화가이다. 이들은 2011년 ‘아랍의 봄’ 기념 특별호 표지에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모습과 함께 ‘웃다가 죽지 않으면 태형 100대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말풍선을 그린 만평을 실었다가 방화를 당하기도 했다. 무슬림은 무함마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자체를 모욕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들은 2012년에도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12월 소니 해킹 사건과 관련해 ‘퍼니 김정은’이라는 트위터 만평에서 김정은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 밖에 참수된 이민자의 목을 든 경찰, 콘돔을 낀 교황 등 그들의 만평은 늘 논쟁적이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LA 한인 여성만 노린 강도의 범행영상 공개 ‘참혹’

    LA 한인 여성만 노린 강도의 범행영상 공개 ‘참혹’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한인 여성을 상대로 한 강도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방송인 KTLA 방송 등은 LA경찰국(LAPD)이 지난해 11월 9일 한인타운 아파트 건물에서 강도에게 폭행을 당하는 한국 여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아파트 현관에서 우편물을 찾은 한국인 여성이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잠시 뒤 그 뒤로 회색 후드티와 반바지 차림의 남미계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여성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는 여성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가방을 빼앗으려 한다. 이에 여성이 강하게 저항하자 주먹질과 발길질을 일삼는다. 결국 남성은 여성의 가방을 강탈해 달아난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한인타운에서 이 영상 속 범인에게 당한 한국인 여성만도 벌써 4명째. 범인은 같은 달 23일에도 또 다른 아파트에서 같은 수법으로 한인 여성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어 12월 23일과 30일에도 한인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는 등 강도질을 벌였다. 경찰은 홀로 귀가하는 한인 여성들이 범행 대상이 됐다면서 추가 범행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170cm 키에 20세에서 30세 사이의 남미계 남성인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사진·영상=LAPD, lapdonline lapdonline/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를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별다른 저항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3년간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004년 5월께 서초구 서초동의 이 아파트를 근저당 없이 구매했지만,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간을 닮은 神들의 고향, 제주

    인간을 닮은 神들의 고향, 제주

    제주는 신(神)들의 섬이다. 흔히 1만 8000여 신들이 있는 신들의 고향으로 통한다. 한데 제주의 신은 보통의 신, 종교적 신과는 좀 다르다. 세상의 질서를 정립하는 지배자이자 통치자, 절대자의 신이 아니다. 영웅적인 활동을 펼치는 신도 있지만 천상에서 쫓겨나거나 주변부로 밀려난, 그래서 질투와 시기,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신들이다. 신들은 인간들의 삶과 얽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제주는 숱한 이야기의 섬이 될 수밖에 없는 지역적 운명을 띠고 있다. 신들의 삶은 바다로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처지와 얽히며 더욱 극적인 이야기가 되고 설화가 되었다. 12세기 초 탐라국은 스러졌지만, 그곳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보태지며 더욱 풍성해졌다. 그리스 신화가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의 원형이 넘쳐나는 공간이 됐다. 제주 출신 소설가이자 인문학술계간지 ‘본질과현상’ 발행인인 현길언(75) 전 한양대 교수의 사유가 돌고 돌아 다시 이곳에 머물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 전 교수는 “석사학위 논문도, 전국학술대회에서 처음 발표한 주제도 모두 제주 설화였다”면서 “다시 제주 설화로 돌아가게 된 것은, 아마 처음과 나중의 만남을 세계관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처지에서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주 설화와 주변부 사람들의 생존양식’(태학사)을 펴냈다. 제목 그대로 제주의 설화를 통해 절해고도 제주 사람들의 사유 방식을 고찰한 연구서다. 또한 ‘본질과현상’ 기획팀은 제주 설화 40여편을 현대언어, 표준어로 바꿔 풀어낸 ‘섬에 사는 거인의 꿈’도 함께 펴냈다. 제주의 신들은 제주 사람들의 욕망과 좌절, 또 다른 희망의 모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설화 속 제주는 본디 왕이 나는 땅이었다. 중국의 진시황이 제주의 미녀를 데려다 후궁으로 삼았더니 커다란 알 다섯 개를 낳았고, 거기에서 나온 아이 500명은 날마다 장군놀이, 왕놀이를 한다. 제주의 왕 기운, 장군 기운을 끊기 위해 풍수사 고종달을 제주에 보내 인물이 날 만한 곳을 다니며 단맥(斷脈)시킨다. 대표적 설화 중 하나인 ‘고종달형 설화’다. 이는 역사 속 척박한 유배지로 각인된 지역에 대한 설화 속 합리화이자 인재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지역적 환기다. 풍수에 대한 신앙적 믿음과 별개로 자연환경 및 운명에 대한 극복 및 저항의 움직임을 설화에 투영시키기도 했다.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아기장수’와 관련된 설화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변주되면서 전해져 왔다. 지배 이데올로기인 왕권에 역모를 꾀해 집안과 지역에 액운을 끼칠까 염려돼 부모가 스스로 아이를 죽였다는 단출한 이야기에서부터, 실제로 삼별초 항쟁을 최후까지 이끈 김통정, 조선 말 제주 민란을 주도한 관노 이재수 등 실존인물이 등장한 설화까지 아기장수에 대한 제주 사람들의 염원이 반영된다. 이런 제주 설화의 특수성은 육지 설화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결국 주변부 문화, 즉 제주 문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구전된 설화는 집단창작의 전형이다. 향유자가 곧 유통자이고, 창작자가 된다. 제주에 현기영, 현길언, 고원정, 김수열, 고명철 등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가 유독 넘치는 이유도 달리 있는 게 아니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로봇 느낌을 사람이 고스란히…‘햅틱스 실험’ 개시

    로봇 느낌을 사람이 고스란히…‘햅틱스 실험’ 개시

    인류가 곧 로봇을 통해 우주까지 촉감을 확장할 듯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비행사 배리 윌모어 선장이 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촉각학 1단계’(햅틱스-1) 실험을 시행했다. 우주 로봇공학에 있어 중요한 단계가 될 이 실험은 ‘포스 피드백’ 기능이 있는 조종기를 사용해 컴퓨터 게임을 하듯 무중력 상태에 있는 로봇의 ‘힘 반향’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여기서 포스 피드백은 레이싱 게임 등에서 차량의 떨림이나 충격 등을 실제처럼 느끼도록 전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실험의 하드웨어는 유럽우주국(ESA)의 원격로봇 조작 및 촉각학 실험실(Telerobotics and Haptics Laboratory)이 개발했다. 기본적으로, 힘 반향을 전송하는 컨트롤러의 역할은 비디오 게임의 포스 피드백 기능과 거의 같다. 즉, 배리 윌모어 선장이 조작한 컨트롤러는 서보모터(명령에 따라 정확한 위치와 속도를 맞출 수 있는 모터)에 연결돼 있고 이 모터가 각 입력에 대해 저항하고 작업 중 받는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구조이다. 타이핑이나 신발 끈을 묶는 등의 작업을 인간은 손으로 더듬어도 할 수 있다. 이는 손가락이나 손에 전해지는 느낌에 주의해 무의식적으로 ‘포스 피드백’을 하고 있기 때문. 연구팀의 목표는 우주 공간에 있는 로봇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수만 km 떨어진 곳에 있는 로봇을 사용해 매우 복잡한 작업도 사람이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할 수 있게 된다. 사람처럼 활동할 수 있는 정교한 로봇을 우주에 배치하면 활동에 관한 전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우주 비행사가 위험한 우주 유영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어진다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 사진=원격로봇 조작 및 촉각학 실험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물었더니

    서초동 살해 용의자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물었더니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께”란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고,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면 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강씨는 컴퓨터 관련 업체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살고 있던 146㎡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씨는 2004년 5월쯤 근저당 없이 이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생활고 때문이었느냐’는 질문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빚이 많았느냐’, ‘우울증이 있느냐’, ‘도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부인과 두 딸이 자살에 동의했느냐’, ‘피해자들이 저항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명 끈 브란덴부르크문… 독일 反이슬람 시위에 ‘암흑 메시지’

    아름다운 조명으로 주요 도시의 야경을 책임져온 쾰른 대성당, 브란덴부르크문, 라인강의 다리 등 독일을 상징하는 유명 건축물이 5일 밤(현지시간) 암흑에 잠겼다. 이들 건축물이 일제히 불을 끈 까닭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반(反)이슬람 시위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표시하기 위해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독일 정부와 베를린 등 시 당국이 반이슬람 시위대가 집결하는 주요 명소의 조명을 끔으로써 이들의 행동을 용인할 수 없다는 강력한 ‘어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반 이슬람 운동을 주도하는 극우단체 ‘유럽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유럽인들’(페기다)에게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10월 남부도시 드레스덴에서 조직돼 첫 시위에서 고작 수백명만 끌어 모았던 페기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시위에서 1만 7500명까지 동원하며 세를 과시했다. 그즈음 한 여론조사에서 독일 시민의 30%가 독일 사회에서 이슬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페기다에 심정적으로 동조한다고 밝혀 앙겔라 메르켈 정권을 긴장시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페기다는 자신들의 본거지인 드레스덴을 넘어서는 전국 시위를 예고했다. 이날 베를린, 쾰른, 슈투트가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도 사상 최대인 1만 8000명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내 반대 시위대의 역풍을 맞았다. 메르켈 총리는 페기다 시위 직전 “극우 극단주의자들을 향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와 반유대주의는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페기다 시위가 벌어진 곳곳에서 이들에 반대하는 대규모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베를린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각각 5000명이 집결했고, 드레스덴에서도 3000명이 모이는 등 전국적으로 2만명이 반페기다를 위해 뭉쳤다. 건물 소등은 지난해 12월 드레스덴 당국이 페기다 시위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셈프레 오페라 하우스의 불을 끄면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반이슬람 시위에 저항하는 상징적 행위로 자리 잡았다. 드레스덴에서는 이날 시청사를 비롯한 주요 공공건물들도 불을 껐으며,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도 유명한 유리공장의 조명을 밤새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은 트위터를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맞불 시위대들은 “페기다가 있는 곳에 어둠을”이라는 메시지를 퍼뜨리며 자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표시로 건물 소등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위험한 사회, 필요한 건 ‘연대하는 세계화’

    위험한 사회, 필요한 건 ‘연대하는 세계화’

    ‘위험사회’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울리히 베크(1944~2015)가 인식한 가장 위험한 사회는 ‘세계 시민의 연대 없는 세계화’였다. 지난 4일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타계 소식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안타까움과 애도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위험사회론’을 내놓으며 서구 중심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전지구적 차원의 위험성, 즉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원자력 발전, 테러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자본주의가 대항마를 잃어버린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대한의 위험에 대해 학술적,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가 1986년에 내놓은 ‘위험사회’는 출간을 즈음해 공교롭게도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겹치며 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그의 위험사회 개념은 단순히 사회적, 환경적 재난의 경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폭발성에 대한 심각한 지적이었다. 예컨대 기존의 경제적 위험은 계층별로 차별적이었지만 스모그 같은 새로운 위험은 ‘민주적인 형태’로 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나타난다는 얘기다. 결국 필요한 것은 초국가적인 연대다. 베크는 위험의 분배 논리가 기존 부의 분배 논리의 틀을 차용하면서 겹쳐서 기능하고, 결국 노동시장과 복지제도에 대한 의존성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기실 적극적인 세계화론자였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세계화의 현실적 의의를 기본적으로 인정하는 가운데 세계화가 내포하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얘기하는 현실론자였다. 또한 세계화가 다양한 지역적, 국민적 특수성들을 획일화시키고, 기존 정치 기능을 종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하지만 대응하기에 따라 새로운 정치행위를 창출하고 활성화할 수 있음을 짚었다. 그는 그래서 ‘코즈모폴리턴’(세계시민)을 자처했다. 독일 녹색당에 참여해 활발히 활동했다. 베크는 ‘초국민적 국가’(Transnational State)와 ‘전지구적 시민운동론’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제1 근대’를 통해 국민국가가 만들어지고 위험사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면, 앞으로 ‘제2 근대’를 통해 지구사회의 다양성, 다양한 초국민적인 정치 요소들을 담당할 수 있는 단위(당시로서는 예컨대 유럽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또한 국제사면기구인 앰네스티나, 전지구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국경없는의사회 등 비정부기구들의 초국가적인 네트워크에 의한 연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 세계적 위험성의 분산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지구적 신자유주의로 추진되는 지금의 세계화에 대한 비판 또한 매섭다. 베크는 ‘진정한 세계화’는 민족국가를 탈피한 초국민적 국가모델, 초국적 기업을 제어하기 위한 소비의 정치화, 공공노동과 시민노동의 강화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크는 2000년대 들어 개인의 중요성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심화시키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와 함께 쓴 ‘개인화’(Individualization), 그리고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등에서 기존의 위험사회 개념을 확장시켰다. 이는 보수화되거나 개별화된 것으로 치부되는 개개인의 가치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음의 환기다. ‘명백한 적’이 존재할 때는 완전히 발휘할 수 없었던 정치적 상상력을 자유롭게 전개함으로써 기존의 정치적 시각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새로운 정치 형태의 창조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결과적으로 자본주의-복지국가-민주주의 간의 동맹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을 단일한 계급적 요구로 묶어 정치세력화하는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1 근대’ 이후 이념과 체제로서 명시적인 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1차 근대의 종결이 담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인 ‘위험사회적 징후’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광이나 저항 또는, 확산이나 폐쇄와 같은 이분법적인 대응이 아닌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하는 세계화’야말로 베크가 평생에 걸쳐 간절히 바랐던 세계화의 이상적인 모습이며 여전히 유효한 과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과 ‘아편전쟁 트라우마’/구본영 논설고문

    “미국에서 경찰에 대들거나 중국에서 마약을 운반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오랜 외교관 경력으로 해외 사정에 밝은 선배가 한 얘기다. 전자는 오래전 미국 연수 생활 중 실감했다. 시민에게 총기 휴대를 허용하는 미국에선 집회 시 폴리스라인만 넘으면 사고를 막으려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갑을 채울 정도니 말이다. 어제 중국이 한국인 마약사범 1명의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도 집행 후 1주일이 지나서야 우리 정부에 통보해 왔단다. 잊고 있었던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지난달에도 한국인 14명이 마약 밀수 혐의로 중국 공안 당국에 석연치 않게 구속됐다는데…. 재외 국민, 특히 중국에 체류하는 국민과 여행객 보호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중국이 마약사범에 관한 한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는 배경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중국 형법은 1kg 이상의 아편이나 50g 이상의 헤로인·필로폰 등을 제조·판매·운반·밀수할 경우 15년 이상의 징역이나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적용한다. 2010년엔 일본인 4명, 2011년·2013년엔 각각 필리핀인 4명과 1명을 처형했다. 지난해에도 파키스탄인과 일본인 1명씩을 사형시켜 상대국과 외교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09년엔 고든 브라운 당시 영국 총리까지 나서 영국인의 사형집행을 막으려 했으나 허사였다. 마약사범에 대한 중국의 가혹한 처벌이 인권 침해 소지가 농후한 건 물론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긴 했지만, 아직 ‘세계 표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마약사범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라는 아편전쟁과 무관치 않다. 산업혁명 후 영국은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중 아편 수출을 선택했다. 강희·옹정·건륭제 등 3대 황제가 통치한 황금기가 끝나고 쇠퇴기에 접어든 청(淸)의 생활고에 찌들린 백성들을 아편의 잠재적 수요자로 본 것이다. 청 조정은 처음에는 아편 몰수에 나서는 등 완강히 저항했으나, 아편전쟁(1840∼1842)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신병기로 무장한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경제사가들은 아편전쟁 전인 18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3분의1에 육박했다고 추정한다. 그 이전에도 세계 제일의 경제 규모였지만. 아편전쟁 무렵부터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으로 잠자던 중국을 흔들어 깨운 1970년대 후반까지 150여년은 중화(中華)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시기였던 셈이다. 중국의 마약사범 무관용 정책이 이런 ‘아편전쟁 트라우마’와 맞닿아 있기에 쉽게 바뀔 것 같진 않다. 이는 대(對)중 영사업무에 관한 한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이 중요함을 일깨운다. 당장엔 억울한 국민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수습에 주력해야겠지만.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묻자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묻자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께”란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고,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면 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강씨는 컴퓨터 관련 업체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살고 있던 146㎡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씨는 2004년 5월쯤 근저당 없이 이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생활고 때문이었느냐’는 질문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빚이 많았느냐’, ‘우울증이 있느냐’, ‘도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부인과 두 딸이 자살에 동의했느냐’, ‘피해자들이 저항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