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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호 공약 4당 4색… ‘그 나물에 그 밥’ 벗어났다

    새누리 ‘U턴 경제특구’ 설치 제조업 강화 높은 점수… 특혜 논란 더민주 ‘하위 70% 노인 연금’ 고령화 적절 대안… 조세 저항 우려 국민의당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미래 먹거리 제시… 이행 방법 부족 정의당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알기 쉬운 목표… 재원 마련 어려워 4·13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이 전면에 내세운 ‘1호 공약’이 당별로 차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총선에서 각 당의 공약이 ‘그 나물에 그 밥’식으로 유사했던 데서 벗어난 것으로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주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31일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각 당의 20대 총선 ‘1호 공약’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U턴 경제특구’ 설치 공약은 제조업 강화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요 산업단지에 U턴 특구를 설치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정착을 유도할 경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다만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특구 조성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로 U턴할지 불확실하며 기업이 선호하는 산단 내 토지가 제한적인 점도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소득 하위 70% 노인 기초연금 30만원 균등 지급’ 공약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재정·복지·조세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6조 4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세 저항도 우려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까지 지급 대상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국민의당의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육성’ 공약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공정경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중소기업 경영환경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 없다. 단순 규제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해 재원 문제는 빠져 있다. 중소기업 육성 등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바꿔 신성장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정의당의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공약은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최저임금 1만원 등 알기 쉬운 목표치를 제시했다. 정책 체감 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고임금법과 최저임금법 등 입법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등 다양한 이해가 충돌할 우려가 크다. 정부와 기업의 지출 확대를 전제로 한 만큼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진핑 언론 통제’ 반기 든 中기자들

    인터넷엔 또 퇴진 요구 공개 서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언론 통제와 검열 정책에 반기를 드는 중국 기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에서 발행되는 진보 성향의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의 간판 기자이자 문화면 편집자인 위사오레이(余少?)는 지난 29일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당신들의 성(姓)을 따를 수 없다”고 적힌 사직서를 올렸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2월 인민일보, 신화통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방문해 “언론매체는 공산당의 성을 따라야 한다”고 지시한 것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 신문에서 16년 동안 일한 위사오레이는 웨이보를 통해 “더이상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 이 봄에 나는 당신들과 끝장을 내겠다. 나이가 드니 계속 무릎을 꿇고 있지 못하겠다. 이젠 자세를 바꿔 보려 한다”고 밝혔다. 텅쉰재경의 해직 기자 장자룽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문화 담당 기자가 공개 사직서를 내며 저항할 정도로 중국 언론은 당의 선전기계가 됐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권력의 냄새나 맡는 언론인 가운데 보기 드문 기개를 가진 기자”라고 위사오레이를 칭찬했다. 그의 사직서와 댓글은 웨이보에서 곧바로 삭제됐다. 남방도시보는 지난달 시 주석의 언론사 방문을 보도하며 엉뚱한 사진을 올려 당국의 언론 통제에 ‘간접 항의’했다. 고의 제작사고로 간부들이 모두 중징계를 받았다. 남방도시보의 자매지인 남방주말 기자들은 2014년 신년 사설이 당국에 의해 삭제되자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달 초 신화통신의 전직 기자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인터넷을 통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언론 통제와 비리를 고발하는 공개서한을 관련 기관에 보냈다. 유명 파워블로거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관영 매체의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 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무계신문’(無界新聞)에 시 주석 퇴진 요구 서한이 실린 데 이어 이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에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게시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당신 체형에 가장 적합한 운동은 바로 이것!

    당신 체형에 가장 적합한 운동은 바로 이것!

    당신은 자신의 체형에 가장 알맞는 운동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영국 축구 최초의 여성 물리치료사로 유명한 바넷FC 소속 새미 마고가 의학블로그 ‘더 히포크래틱 포스트’에 당신이 자신의 체형에 알맞는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왜 가장 유익한지를 설명했다. ■ 당신이 원래 마르고 체중도 가볍다면? 외배엽형 당신이 뼈 자체가 가볍고 지방을 덜 가진 외배엽형이라면, 자신이 의외로 지구력을 요구하는 장거리 스포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스포츠에는 마라톤이나 철인3종경기 등이 있는 데 이때 발생하는 반복적인 부하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체력을 요구한다. 달리기를 할 때 자기 체중의 12~15배에 달하는 부하가 걸리는 데 더 가벼운 골격일수록 관절에 걸리는 전반적인 부하가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배엽형인 사람은 운동 전에 충분한 열량을 섭취해야 하는 데 천천히 소화되는 탄수화물이 가장 좋다. 이는 마르고 가벼운 골격을 가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람들보다 기초대사율이 몇 배나 더 빨라서 일반인보다 빠르게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외배엽형은 몸무게를 늘리거나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을 종종 경험한다. 따라서 이들은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양의 영양소를 섭취해야만 한다. 외배엽형은 부피가 큰 큰육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작은 관절을 갖고 있으므로 종종 관절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럭비와 같은 접촉 스포츠는 관철 손상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운동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점차적이고 점진적인 운동은 관절 주변의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데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 더 몸무게가 나가고 지방이 많다면? 내배엽형 지방이 쉽게 쌓이지만 자연적으로 더 강한 체격을 가진 내배엽형이라면, 유도, 레슬링, 혹은 럭비, 아이스하키 같이 힘과 체중을 요구하는 대인 접촉형 스포츠를 더 잘할 수 있다. 이들은 지방이 쉽게 쌓일 수 있지만 더 폭발적인 일회성 운동에 필요한 근육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들에게 높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부하는 시간이 짧아 쉽지만, 더 큰 덩치와 몸무게 때문에 오래 지속하면 피로가 쉽게 누적될 수 있다. 또 관절과, 근육, 힘줄, 그리고 인대는 더 튼튼해 무거운 부하를 처리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관절에 걸린 너무 큰 부하는 노년 생활에 골관절염과 같은 손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배협형이 나이가 들어 체력 수준이 떨어지면 근육은 지방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심장 질환과 제2형 당뇨병과 같은 건강 문제가 더 쉽게 발생할 수도 있다. ■ 체지방이 낮고 근육이 더 많다면? 중배엽형 이들은 이상적인 선수로 100m 달리기나 단거리 자전거, 권투, 레슬링과 같이 힘과 체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에 적합하다. 이들은 체지방이 거의 없지만 근육이 많은 편이어서 규칙적으로 훈련에 전념할 수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해 어떤 스포츠도 잘할 수 있다. 중배엽형은 심장강화 및 저항력 훈련에 잘 맞으며 지구력뿐만 아니라 부하를 다루는 다재다능하고 융통성있는 체형을 갖고 있다. 사진=ⓒ포토리아(맨위부터 순서대로), SBS, mmafrenzy.com,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경호병은 왜 황제를 죽였을까?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경호병은 왜 황제를 죽였을까?

    ​ 역사상 가장 '변태적인' 황제, 칼리굴라 ​세계사의 폭군 열전에 네로와 함께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인 칼리굴라. 일반에게는 칼리굴라의 엽기적인 변태 행각을 그린 영화 '칼리굴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펜트하우스'가 제작에 참여하고, 몇 차례 감독이 바뀌는 곡절을 겪은 끝에 완성된 '칼리굴라'는 극도의 포르노성으로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아예 등급을 받지 않고 전세극장을 얻어 상영했다는 이 문제의 영화를 보고 나면, 과연 저 끔찍한 변태 행각이 인간성의 한 단면인가 회의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세계사 속에서도 문제적 인물로 꼽히는 이 칼리굴라를 한번 톺아보기로 하자. ​ ​먼저 칼리굴라는 본명이 아니라 별명이다. 그의 본명은 가이우스 카이사르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게르마니쿠스가 사령관으로 있는 라인 방면 군단 병영에서 자란 연유로 작은 군화를 신고 다녔는데, 이 귀여운 아이가 병사들의 마스코트가 되어 '작은 군화'란 뜻인 칼리굴라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라인 방면의 게르마니아 군단은 로마군에서도 최강을 자랑하는 정예 병력으로 게르마니쿠스를 절대적으로 신임하는 부대였다. 황실의 일문이었던 그의 가족사는 비참했다. 2대 황제인 티베리우스의 양자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황제 후보였던 아버지는 젊어서 병사하고, 어머니와 두 형은 할마버지인 티베리우스에 의해 국가반역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당했다. 하지만 얄궂게도 가족을 파탄낸 그 티베리우스에 의해 칼리굴라는 3대 황제로 등극했다. 음울하고 늙은 황제가 죽고, 24살의 젊고 잘생긴 젊은이가 황제로 등극하자 로마 시민과 원로원은 환호했다. 칼리굴라만큼 절대적인 인기를 엎고 제위에 오른 황제는 일찍이 없었다. 하지만, 칼리굴라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참혹했다. 시민들의 인기에 민감했던 칼리굴라는 치세 초기에 세금을 축소하고 검투사 시합과 전차경주 대회를 부활하는 등,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들을 시행하여 시민들은 물론, 원로원과 군대에 이르기까지 인기가 높았다. 또한 나름대로 선정을 편다는 평가도 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파탄나고 말았다. 원인은 뜻밖에 찾아온 병이었다. 즉위한 지 7개월 만에 고열로 쓰러진 뒤 심하게 앓은 다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데, 그 뒤부터 정신의 균형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병의 후유증으로 정신에 이상이 생겼던 것이다. 그 후유증은 제국 전체에 재앙을 가져다주었다.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없게 된 칼리굴라는 미친듯이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검투사 시합을 과격하고 참혹한 내용으로 바꾸는 한편, 화려한 만찬과 도박을 일삼았으며, 돈을 마구 뿌려대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차를 끌어온 인부에게 거액을 안겨주는 등 국고를 탕진해 재정을 파탄시켰다. ​국고가 비자 칼리굴라는 세목을 하나 신설했다. 땔감에 세금을 붙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무덤이 되었다. 로마의 위정자들은 세정에 극히 신중했다. 세목을 늘이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바로 민중의 반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중 반란은 군대로도 막기 힘들다. 군이 바로 민중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칼리굴라는 또 누이들과 근친상간을 하고 자신과 누이 드루실라를 신격화시킨 데 이어, 신들과 같은 복장을 하는 등의 기행을 일삼았다. ​칼리굴라의 악행 목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의 아내를 침실로 끌어들이고 그 일을 자랑삼아 떠들어대는가 하면, 궁 안에 매음굴을 지었으며, 사자와 싸움 붙일 죄수들이 다 죽어버리자, 근위병에게 명령해 경기장 맨 앞의 5줄에서 구경하던 관중들을 끌어내어 사자밥으로 던졌다는 얘기도 전한다. 또한 "나를 두려워하기만 한다면 날 증오해도 상관없다"라면서 공포 정치로 귀족들을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칼리굴라에 대한 끔찍한 악행 기록의 상당 부분이 100년 뒤의 사람인 수에토니우스의 <황제열전> 에서 나왔음을 고려하면 헛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2세기 즈음에 떠돌아다니던 루머들을 모아서 기술한 게 많았기 때문이다. 시중 루머란 흔히 그렇듯이 과장되거나 왜곡, 창작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 어쨌든 칼리굴라의 이 같은 실정은 즉위 초의 뜨거웠던 인기를 재처럼 차갑게 식게 하기에 충분했다. 민심이 썰물처럼 칼리굴라를 떠났다. 민심이 떠나면 반드시 반정의 칼날이 등 뒤로 다가오는 법이다. 역사를 보면 폭군과 독재자들의 말로가 대략 그랬다. 민심 이반이 무서운 것은 그 때문이다. 칼리굴라의 경호 체계는 완벽했다. 최정예병인 근위대가 그를 둘러싸고, 근위대 장교들은 모두 충성도 높은 게르마니아 군단에서 차출된 병력이었다. 그러나 칼리굴라는 자기에게 누구보다 충성스럽다고 믿었던 그 게르마니아 장교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민심이 떠나면 반정의 칼날이...​ 운명의 순간을 재연해보면 이렇다. 서기 41년 1월 24일, 황궁이 있는 팔라티노 언덕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고, 오전에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한 칼리굴라는 점심을 먹기 위해 황궁으로 통하는 지하도를 빠져나가려 할 때 근위장교 사비누스가 칼리굴라에게 그날의 암호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때 칼리굴라는 웃으며 "유피테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뒤에서 경호하고 있던 근위대 대대장 카시우스 카이레아가 "그래? 그렇다고 해주지."라고 외치며 고개를 돌린 칼리굴라의 턱을 그대로 칼로 내리쳤다. 칼리굴라가 비틀거리자 다음 순간 사비누스의 칼날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칼리굴라는 바닥에 쓰러져 게르만 근위병들을 큰 소리로 부르며 "나는 아직 살아 있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카이레아의 "다시 내리쳐!" 하는 명령에 부하 병사들은 저항하는 칼리굴라에게 30여 차례 칼질을 해대 숨통을 끊어버렸다. 이때 황제의 가마꾼들이 장대를 들고 칼리굴라를 지키기 위해 저항했고, 칼리굴라의 외침을 들은 게르만 근위병들이 달려왔을 때는 황제는 물론, 그의 네번째 아내인 카이소니아와 한살박이 딸 드루실라도 죽어 있었다. 암살자들이 드루실라를 유모에게서 빼앗아 지하도 벽에 내동대이친 것이다. 카리굴라의 일족은 이렇게 지상에서 사라졌고, 그의 통치는 3년 10개월 만에 참혹하게 막을 내렸다. 칼리굴라의 나이 29살 때였다. ​​사건의 추이를 따라가보면, 카이레아는 부하들에게 명령해 게르마니쿠스의 동생이자 칼리굴라의 숙부인 클라우디우스를 찾아오게 한 다음, 그를 데리고 근위대 병영으로 가서 병사들에게 '임페라토르!'라는 환호를 받게 했다. 원로원은 이를 추인할 수밖에 없었고, 새 황제가 된 클라우디우스는 자신을 황제로 만들어준 카이레아에게 황제 살해죄로 자결을 명령했다. 카이레아는 한마디 변명도 없이 명령을 받아들여 자결했고, 사비누스도 얼마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머지 관련 병사들의 죄는 불문에 부치는 선에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여기서 세계사의 미스터리 하나가 탄생했다. 황제가 암살당했는데, 그 암살 동기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왜 암살자들은 황제를 죽었을까? 원로원이 개입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돈으로 매수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그들이 자결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을 보면 설득력이 없다. 두 사람은 이력을 살펴보면 그 해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50대의 카이레아와 사비누스는 전장에서 뼈가 굵은 군인이었다. 삶과 죽음이 난무하는 싸움터에서 평생을 보낸 사내들이란 뜻이다. 더욱이 카이레아는 칼리굴라가 2살 때 병사폭동으로 게르마니쿠스 가족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을 때, 감연히 칼을 빼들고 폭도로 변한 병사들 앞을 가로막고 나서 그 가족을 지켜낸 내력이 있었다. 그때 그는 백인대장이었다. 그의 생애는 게르마니쿠스 가족과 동행했다. 칼리굴라의 근위대 대대장으로 온 것도 그 흐름이었다. 그는 평생 결혼도 하지 않았다. 생김새도 단아하고 목소리도 가늘어서 칼리굴라는 동성애자라고 놀리며 ​'프리아포스(Priapus;남성 생식력의 신 또는 남경), 베누스(비너스)라는 멸칭으로 부르곤 했다. 물론 아버지 같은 친근감으로 응석부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사자는 멸시감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 황제를 죽이는 대역죄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 밑바닥에는 자기가 평생 목숨 걸고 지켜온 로마와, 가족처럼 여기던 칼리굴라가 망가져가는 모습을 더이상 지켜볼 수가 없어 결행한 것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래 로마인은 가족 문제는 가족이 해결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그리고 황제에게는 무엇보다 유능하고 덕망이 두터워야 한다는 덕목을 요구했다. 그것이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장교에게 도덕성이 심히 의심스러운 질문을 한 황제가 있었다. 장교는 농민 출신으로 병영에서 30명의 역사급 병사들을 레슬링으로 차례대로 꺾었던 역대급의 한 장사였다. 젊은 황제가 그 장사에게 한 여자들과 30번 계속 그 짓을 할 수 있겠냐고 묻자, 장사는 순간 입을 다물고 물러나와서는 그 황제가 살아 있을 동안 다시는 로마에 발걸음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 황제는 얼마 후 암살당했고, 농민 출신의 그 장사는 다시 군문에 들어와 요직을 거치면서 나중에는 군단의 추대를 받아 황제가 되었다. 막시미누스 트라쿠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황제 암살은 로마 권력투쟁사의 한 특징이다. 위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황제들은 언제라도 제거되었다. 칼리굴라의 암살은 그 테이프를 끊은 것이었다. 어쨌든 두 군인은 새 황제의 자결 명령을 받자 한 마디 변명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쩌면 군인으로서 싸움터에서 죽지 못한 자신들의 운명을 잠시 한탄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거사는 칼리굴라의 재앙을 조국에서 걷어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사설] 헛 공약 남발 말고 바른 정책으로 경쟁하라

    선거는 공약(公約)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임기 동안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내놓고 유권자들은 그중에서 가장 진실된 정당과 후보자들을 골라 투표함으로써 나라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종 선거에서 진정성 있는 공약은 보이지 않고, 말 그대로 표를 얻기 위한 거짓 약속인 공약(空約)만 난무하니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서는 여야가 제발 제대로 된 정책 공약을 내걸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만 할 것이다.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여전히 기대 이하 수준이다. ‘야당심판’(새누리당), ‘경제심판’(더불어민주당), ‘양당심판’(국민의당) 등 살벌한 이분법적 전투성 구호, 재탕·삼탕의 무성의 공약,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공약 등 유권자들을 우습게 여기는 헛 공약들이 한둘이 아니다. 유권자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표 찍어 주는 기계쯤으로 인식하지 않고서야 이런 황당 공약을 내놓을 리 없다. 여야의 대표 공약들을 살펴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먼저 새누리당이 10대 공약으로 내세운 ‘U턴 경제특구 설치’는 2012년부터 실행되고 있는 정책으로 성과도 거의 없다. 더민주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30만원 균등지급, 0~5세 무상보육, 공공임대주택 240만 가구 공급 등 눈과 귀가 확 트이는 복지 공약을 또 쏟아 냈다. 조세개혁을 통해 천문학적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에 따른 조세저항 극복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 공약은 충청권 표를 노린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난이 일자 사실상 없던 일로 얼버무렸다. 국민의당의 ‘국회의원 국민 파면제’나 정의당의 ‘평균 월급 300만원’ 공약도 실현 가능성보다는 ‘아니면 말고’ 식 선언형 공약과 다름없다. 집권을 꿈꾸는 공당의 정책 공약과는 거리가 멀다. 개별 후보들의 지역 공약 또한 허무하기 그지없다. 대구 지역의 모 후보는 선거 때마다 단골 헛 공약에 그쳤던 KTX 지하화 공약을 또 내걸었고, 충청 지역의 한 후보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동서내륙철도를 끌어오겠다는 거창한 비전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 없는 헛 공약의 남발은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정치혐오를 부채질해 결과적으로 제 발등을 찍을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선거가 끝나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허황된 인기영합 공약 대신 지역의 위기를 타개할 현실적 대안을 내놓고 평가받으려는 후보는 눈을 씻고 찾기 힘든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 총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여야 모두 진흙탕 공천에서 겨우 빠져나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게 총선을 맞고 있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19대 국회에 대한 심판 성격도 짙다. 게다가 2%대에 고착된 저성장의 먹구름 속에 온갖 사회적 모순까지 축적되고 있다. 공천 분탕질도 모자라 헛 공약 남발로 유권자들을 욕되게 할 때가 아니다. 그렇잖아도 유권자들은 억지로 선거판에 끌려 들어가는 듯한 고약한 심정이다. 여야는 엄혹한 안팎의 위기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진정성 있는 정책 공약으로 경쟁해 유권자의 올바른 심판을 받길 바란다.
  • 스트레스 받아도 우울증 막는 유전자 발견

    스트레스 받아도 우울증 막는 유전자 발견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게 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일본 야마구치대 와타나베 요시후미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특정한 유전자를 뇌에서 활성화시킨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장기간 스트레스를 줘도 실험 쥐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저널’(Journal 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3월23일자)에 발표했다. ‘SIRT1’으로 명명된 이 유전자는 노화 세포의 사멸을 억제해 장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탈아세틸화효소 ‘시르투인’을 만들어내는 장수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의 말초 백혈구에 있는 SIRT1 유전자의 발현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다른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에 관한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한 연구에서도 SIRT1 유전자는 우울증과 강력한 연관성이 있는 것이 시사됐다. 하지만 SIRT1의 발현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과 스트레스 유발성 우울증의 인과관계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이 다른 연구용 검은 생쥐(C57BL/6, 이하 B6)와 알비노 생쥐(BALB/c, 이하 BALB)에 만성 스트레스를 6주 간 부여하고 우울 및 불안 행동을 측정하는 사교성 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알비노 쥐는 상대 쥐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등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검은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두 쥐의 뇌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에 약한 알비노 쥐의 해마에서 SIRT1 양이 감소했다. 반면 스트레스에 강한 검은 쥐의 해마에서는 SIRT1 양이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비노 쥐의 해마에 ‘야생형’(wt·돌연변이형에 대해 정상형을 의미)의 SIRT1과 활성을 저해하는 ‘우성 음성’(Dominant negative)형의 SIRT1을 각각 과잉 발현시켰다. 그 결과, 우성 음성형 SIRT1을 과다 발현시킨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관찰됐으나 야생형 SIRT1을 과다 발현시킨 알비노 쥐는 만성 스트레스를 받은 뒤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사라졌다. 또한 SIRT1 억제제와 활성화제를 알비노 쥐의 해마에 각각 투여한 뒤 행동을 평가한 결과 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증가했지만, 활성화제를 투여한 쥐에 만성 스트레스를 준 경우는 대조군에서 인정된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사라졌다. 이 결과에 따라 SIRT1의 기능을 높이는 약물이 스트레스 저항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앞으로 SIRT1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항우울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무성 ‘마지막 한 수’에 친박 ‘외통수’… 金 정치생명 걸었다

    김무성 ‘마지막 한 수’에 친박 ‘외통수’… 金 정치생명 걸었다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 내내 첨예했던 친박근혜계와 김무성 대표 간 갈등이 막판 ‘옥새 파동’으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탈당한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 등 5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공천에 대해 24일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김 대표가 후보 등록일인 25일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은 지역구 5곳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김 대표의 ‘공천 쿠데타’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갑, 동을, 달성 등 지역구 5곳에 대한 공천을 보류하는 초강수를 뒀다. 공천 과정 내내 충돌했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대표로서 맞설 수 있는 최후의 카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심야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등 이번 공천 과정에서 11명의 이탈자가 발생한 것도 김 대표가 의결이 보류된 지역에 대한 ‘무공천’ 결정을 내리는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구 수성을 공천에서 탈락한 주호영 의원이 당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공천 효력 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 역시 김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에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당의 공천관리위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자기 계보만 공천을 챙기고 유승민 의원 등 다른 비박근혜계의 공천 탈락에 대해서는 제대로 맞서지 못해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대선가도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비박계를 결집시켜야 하는 김 대표로서는 회심의 일격으로 그동안의 실점을 만회하려 했다는 관측도 곁들여진다. 김 대표의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하는 친박계와의 결별 선언으로도 비쳐진다. 당 내부에서도 “친박계와 비박계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당을 위해 선거 불출마도 결행했고, 당의 단합을 위해 개인 수모도 감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친박계와 충돌할 때마다 꼬리를 내렸던 김 대표가 이번만큼은 참지 않겠다는 결기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대로 무공천이 확정될 경우 공천을 받은 친박계 후보는 아예 출마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된다. 자연히 무소속으로 출마한 비박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 대표의 무공천 방침이 이 위원장의 ‘친박계 전략공천’에 맞선 ‘비박계 역전략공천’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대표가 후보 등록 시작과 함께 당적을 변경할 수 없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무공천 방침을 밝힌 것도 절묘한 ‘외통수’가 됐다. 친박계 후보들은 현재 탈당 기회마저 원천 봉쇄돼버렸다. 일단 친박계로서는 정공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할 수 있는 공식 회의는 의장인 당 대표만이 소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최고위원회의를 무너뜨리는 시나리오 역시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기 위한 전국위원회를 개최하려면 최소 3일 이전에 공고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25일까지인 후보 등록일을 경과할 수밖에 없다. 친박계가 긴급히 당적이 없는 새 인물을 영입해 무소속으로 출마시키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계 후보들이 대부분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향한 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천관리위의 결정을 김 대표 독단으로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친박계의 반발이 격화될 경우 분당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대패할 경우 김 대표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대권가도에서도 비박계의 인심을 얻을 수는 있지만 자칫 친박계의 역공에 밀릴 경우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열 2위 리커창 입지 위축… 시진핑-왕치산 체제로 변화”

    “‘포스트 시진핑’을 겨냥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권력 투쟁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전초전이었다.” 내년 가을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 간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전했다. 내년 당대회가 향후 권력 구조를 형성하는 주요 계기인 까닭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폐막한 연례 정기국회인 전인대에서 드러난 권력 분위기를 전하면서 지도부 인사를 둘러싼 권력투쟁 격화를 전망했다. 신문은 현재 지도부는 ‘시진핑·리커창 체제’라기보다는 ‘시·왕치산 체제’란 점을 부각시켰다. 사정을 주도하는 서열 6위 왕치산 기율검사위 서기가 2인자처럼 활보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집단 지도체제인 중국은 당 서열 1, 2위인 국가주석과 총리가 역할과 권력을 분담·분점하면서 ‘투 톱 체제’로 국가를 운영해 온 관례에 미뤄볼 때 이는 이례적이다. 경제 정책과 내정 실무를 총괄하는 리 총리는 시 주석과 불화속에서 위축됐다.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 총리 연설에 시 주석은 언짢은 표정으로 박수도 치지 않았고, 왕 서기는 자리를 아예 비웠다. 반면 시 주석이 전인대 위원장(국회의장)으로 당 서열 3위인 장더장이나 왕치산과는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거나, 귀엣말을 하는 모습이 여러 번 공개됐다. 시 주석과 가까운 장더장과 지방 지도자들은 시 주석을 염두에 둔 “핵심 의식”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당 서열 4위인 정협 주석 위정성은 정협 폐막식 축사에서 ‘핵심’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책임”을 말하면서 시 주석의 책임을 강조했다. 올해 68세인 위정성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공직 생활이어서 눈치를 볼 대상이 없다. 시 주석은 요직에 가까운 당원들을 앉히고, 당 규칙도 바꾸면서 친정 체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한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족들이 많이 거세됐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큰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나 ‘중국주식회사’의 등기이사격인 류위산·장가오리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향배도 변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지하철 불량배 목 졸라 기절시킨 시민 영웅 화제

    지하철 불량배 목 졸라 기절시킨 시민 영웅 화제

    술에 취해 승객을 위협하는 불량배를 한 용감한 시민이 제압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NBC등 미국 매체들은 로스엔젤리스(LA) 지하철 객실 내부를 찍은 한 편의 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에는 25세의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다른 지하철 승객을 거칠게 위협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상의를 벗은 상태인 이 가해자 남성은 똑바로 걷지 못하고 폭력적인 언행을 하는 등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이 명백히 눈에 들어온다. 그는 자전거를 탄 승객을 한 차례 위협하더니, 이후 다른 객실로 순순히 옮겨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행동에 분노한 다른 승객이 그에게 “이상한 놈”(weirdo)이라고 소리치자 즉시 “나를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돌아와 또다시 위협적 행동을 취한다.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아드리안 카즈마레크가 상황에 개입한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어느 사이엔가 가해자 남성의 뒤에 나타난 그는 우람한 근육질 팔로 가해자의 목을 졸라 순식간에 맥없이 쓰러지게 만든다. 이어 카즈마레크는 쓰러진 가해자의 가슴을 밟아 못 일어나게 하면서 “계속 누워 있어라”고 경고한다. 사태를 관망하던 다른 승객들의 반가운 표정과 함께 영상은 끝을 맺는다. 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카즈마레크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승객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취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나는 나 자신과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그가 총이나 칼을 지녔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조심스러웠던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사태는 곧 신체적 폭력으로 번질 것 같았고, 문제의 남성은 사람들을 밀어대기 시작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이었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 철도 경찰이 현장이 도착했지만 가해자는 격렬히 저항했고, 결국 카즈마레크가 직접 경찰의 수갑을 빌려 남성에게 채우며 체포과정을 끝까지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불법 약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영상=ⓒ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기업 구조조정사 산증인’ 박상배 전 산업銀 부총재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기업 구조조정사 산증인’ 박상배 전 산업銀 부총재

    “기아차가 그렇게 갑작스레 무너질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을 못 했습니다. 나중에 열어 보니 안 쓰러지는 게 이상할 정도로 곪아 있었죠. 무기력한 경영진, 노조의 극심한 저항,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힘들긴 했지만 그때 기아차를 현대가 아닌 다른 곳에 매각했더라면 지금쯤 우리 자동차산업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97년 기아자동차 몰락은 대규모 인력 감축과 금융 부실로 이어지면서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 당시 특수관리부장으로 기아차 매각을 이끌었던 박상배(71) 전 산업은행 부총재는 20일 “아쉬운 점이 많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느새 일흔을 넘겼지만 그를 빼놓고 국내 구조조정 역사를 말하기는 어렵다. 기아차, 대우차, 현대상선 등 굵직한 기업 수술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경험·정보 부족… 인수자 놓쳐 후회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는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후 대우, 삼성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줄줄이 외국계 회사로 넘어가며 현대차의 독점 체제를 굳히는 결과를 낳았다. 박 전 부총재는 “지금 돌이켜보면 삼성이 인수를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국내 자동차산업이 현대와 삼성 양대 축으로 형성돼 국제 경쟁력도 얻고 훨씬 발전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물론 반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아차 이전엔 그렇게 큰 구조조정이 없었던 데다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제대로 된 격론조차 없이 괜찮은 인수자들을 다 놓쳐 버린 것 같아 후회된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기아차 인수 후보자는 현대차, 대우, 삼성, 포드(미국) 네 곳이었다. 삼성이 가장 유력했으나 삼성이 인수를 하면 대량 해고가 있을 거라고 여긴 노동조합의 반대가 극심했다. 정부도 내심 삼성보다 포드가 들어오면 국내에 미군 부대 1개 사단이 주둔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거라는 계산을 했다. 박 전 부총재는 “이 과정에서 삼성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인수를 포기했고 그동안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현대가 마지막 입찰에서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채권銀 보신·노사 불화 구조조정의 적 포드도 뛰어난 기술력과 자동차 시험장을 갖고 있던 기아차 인수에 관심이 컸다. 입찰가도 가장 높이 써내 유력했지만 예기치 못한 데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기아차 매각에는 트럭이나 버스 등을 주로 생산하던 아시아차도 동시 매각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박 전 부총재는 “아시아차를 끼워 팔려는 우리 생각과 달리 승합차와 승용차를 구분해서 보던 미국(포드)에서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서 “분리 매각도 고려했어야 하는데 그런 배경 지식이 없었던 데다 아시아차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그렇게 할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후 현대차는 마지막 실사에서 기아차 직원들의 제보로 불량 재고 등 추가 부실을 문제 삼으며 헐값 인수에 성공한다. 200건에 이르는 구조조정을 맡았던 박 전 부총재는 최근 구조조정이 다시 국가적 화두로 대두된 데 대해 착잡해했다. 그러면서 “예나 지금이나 워크아웃을 진행할 때 협약 외 채권자들의 이기적인 채권 회수, 채권은행의 보신주의, 경영진과 노조 간 협력 부족이 구조조정의 최대 적”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난파된 배를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노동자의 협력과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결단력”이라면서 “노조의 횡포에 대해 정면 대결하면서도 솔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CEO를 선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채권기관에 대해서도 추후 이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면책 약속과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론] 위기의 브라질, 체질 개선 나서야/김원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시론] 위기의 브라질, 체질 개선 나서야/김원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브라질이 정치·경제난에 빠졌다. 국영 석유회사 부패 스캔들로 시작된 정치 위기는 1980년대 민주화 시위보다 규모가 더 큰 반정부 시위를 불렀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연립정부 붕괴 위기,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의 탄핵 위기로 치닫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2주 사이 3명의 법무장관을 교체하는가 하면 룰라 전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 부분적 법적 보호를 받을 장관직을 제의하는 등 정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과거 디폴트가 선언됐던 1990년의 ?4.3% 이래 최악인 ?3.8%의 성장률을 지난해 기록했고, 올해는 ?4.5%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4년까지 6%대를 유지하던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10.67%를 기록해 13년 만에 최고치였다.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하고 싶지만 물가 자극을 우려해 지난해 7월 이래 기준금리를 14.25%로 동결시킨 상태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들은 모두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강등했고, 이 중 피치사는 브라질 기업의 53%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림으로써 대량 실업 사태를 예고한 셈이다. 한때 신흥시장 대표 주자로 각광받던 브라질 경제, 그리고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이 이처럼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그동안 브라질 경제와 다수 국민은 왜 행복했는가를 되물으면 찾기 쉽다. 브라질 경제는 2006~2010년 연평균 4.5%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제 규모 세계 6위까지 올랐다가 2011~2014년 연평균 2.1%로 둔화되며 다시 7위로 내려앉았다. 룰라의 임기(2003~2010년) 8년은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 시기와 일치했다. 브라질은 항공기를 수출하는 공업 강국이기도 하지만 농축산물 및 석유·광물 등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철광석 및 대두 수출 대상국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풍부해진 국가 재원을 활용해 노동자당(PT) 출신답게 빈부격차 축소를 위한 초등교육 보편화 등 사회정책들을 쏟아 냈고 후임 호세프 대통령도 같은 정책 노선을 이어 갔다. 덕분에 2003~2013년 브라질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2600만명이 가난에서 탈출했다. 같은 기간 소득불균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60 수준에서 0.54까지 떨어졌다. 브라질 전체 인구의 소득이 연평균 3.5% 증가하는 동안 인구 중 하위 소득자 40%의 소득은 그보다 두 배 가까운 6.1%로 빠르게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근년 들어 원자재 가격은 곤두박질쳐 왔고, 세계 경기 불황으로 브라질의 수출공업 부문도 활기를 잃었다. 국가재정은 긴축으로 전환됐고, 삶의 질 개선은 2013년 이래 이뤄지지 않았다. 오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건은 2013년 6월의 국민적 저항 운동이다. 당시 정부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조치를 취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났다. 때마침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최를 앞둔 시점이어서 스포츠 행사 준비에 재원을 쏟기보다 복지 및 교육투자, 공공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과 부패척결 구호가 설득력을 얻은 것이었다.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일어난 대규모 거리 시위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호세프가 탄핵당할까.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사례는 1992년 있긴 하지만,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나 야권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은 탄핵이 과연 자신에게 이로울지 따져 봐야 한다. 이들은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 추후 정권 재창출에 확신을 갖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강약을 조절해 각자 연정 탈퇴, 탄핵 추진 또는 연정 참여 축소, 스캔들 장기 활용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라질이 당장 디폴트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전히 외환 보유고는 3600억 달러에 달하고 금융 부문이 취약하지도 않다. 또한 경상적자를 메울 외국인 투자도 일시 보류는 될지언정 구매력 높은 인구 2억의 브라질 시장에 언제든 쇄도하곤 한다. 다만 브라질이 더이상 원자재 가격이나 경기 변동에 취약하지 않고 견실한 성장을 보장받으려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오늘의 브라질 경제는 지난 호황기 10년 동안 소비 진작에 주력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 수수료·독립법인·책임 주체… 도입 앞둔 IFA 고민

    수수료·독립법인·책임 주체… 도입 앞둔 IFA 고민

    소비자에 수수료 받자니 거부감 금융사 내 조직은 GA와 유사 수익 못내면 책임 놓고 분쟁 우려 금융 당국이 ‘국민 재산 늘리기’란 야심 찬 포부 아래 준비 중인 ‘독립투자자문사’(IFA) 도입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FA는 특정 금융사에 속하지 않고 금융소비자에게 상품을 추천해 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개인자산관리계좌(ISA) 출시로 투자 자문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밀어붙인 제도다. 자산 관리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당국의 기대이지만 수수료 부과부터 금융사 독립 여부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금융 당국은 일단 판부터 깔고 차차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에 IFA 도입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사의 입김을 배제한 채 ‘성적’에 근거해 소비자에게 ‘착하고 좋은’ 금융상품을 권하려면 IFA가 꼭 필요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중립적인 조언자 역할을 기대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국내 금융사의 서비스가 여전히 판매 일변도에 머물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여러 전자제품을 모아 파는 하이마트가 성공했듯이 IFA도 초기 2~3년만 잘 버티면 충분히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자면 몇 가지 걸림돌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수수료’를 누구에게 받을 것인지가 문제다. 수수료는 상품 추천 대가인 셈인데 그 돈을 금융사에서 받으면 ‘추천 독립성’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다고 소비자에게 받자니 국내 금융 풍토상 아직 거부감이 강하다. 어디까지 돈을 받을지도 애매하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크(PB)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은행이나 증권 창구에서 상품을 추천해 줄 때도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어디까지가 유료 수수료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무료 영역인지, 유료 영역이면 그 부담은 누구에게 지울 것인지 등 고민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수수료 부담 주체를 둘러싸고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궁극적으로는 이용 주체인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현실론도 적지 않다. 황 실장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돈을 내고 그에 맞는 합당한 양질의 조언을 구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투자 관련 조언은 공짜라는 인식이 이미 굳어져 있어 소비자 저항이 클 것”이라면서 “일단은 금융사 부담으로 출발했다가 점진적으로 소비자에게 넘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IFA를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인정할지, 아니면 금융사 내 조직으로 둘지도 변수다. 금융사 안에 둘 경우 특정 회사 상품만 파는 ‘자사형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과 별 차이가 없어 당국이 기대하는 효과를 유도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독립법인을 허용하자니 초창기 몇 년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 적자 부담이 따른다. 인건비, 전산시스템 구축 등 초기 투자비용도 부담스럽다. IFA가 추천해 준 상품을 샀다가 투자자가 ‘쪽박’을 찼을 경우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분쟁이 생길 수 있다. IFA가 특정 금융사와의 ‘검은 거래’를 통해 해당 회사 상품을 밀어줄 공산도 있다. 이런 불공정거래를 막으려면 위법행위가 적발됐을 때 등록 취소 등 페널티(불이익)를 강하게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진우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펀드매니저의 실적이 공개되듯 IFA 성과를 비교 공시하고 어떤 회사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지 통계치를 공표하면 어느 정도 유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쇠사슬에 꼬리 묶인 듀공…끔찍한 학대현장 충격

    쇠사슬에 꼬리 묶인 듀공…끔찍한 학대현장 충격

    큰 몸집에 귀여운 외모가 특징인 바다 포유류 듀공이 인간으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받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13일 인도네시아 말루쿠우타라 주의 한 섬을 찾은 스쿠버 다이버들은 바다 속을 헤엄치다가 쇠사슬에 꼬리가 묶인 어미 듀공을 발견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다이버들이 공개한 사진과 비디오에 따르면, 크기가 상당한 쇠사슬에 묶인 어미 듀공은 이미 몸이 축 늘어지고 파도의 움직임에 저항하지 못하는 듯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며, 듀공 주위로는 임시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창살이 둘러져 있었다. 쇠사슬에 묶인 꼬리 부분은 부상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어미 듀공 곁에는 새끼도 있었는데, 다행히 새끼는 쇠사슬에 묶여있지는 않았으나 역시 임시 우리 안에 갇혀 있었다. 현지에서 이 같은 상황을 직접 목격한 다이버 데런 림(Delon Lim)이 미국 동물매체 도도(The DoDo)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현지 주민 및 어부들은 듀공 2마리를 임시 우리에 가둬놓은 뒤, 이를 보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에게 듀공을 보여주는 대가로 관람료를 받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데런 림은 “해당 지역 어부들이 우리에게 듀공을 직접 보고 싶거나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면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면서 “듀공들이 얼마나 가둬져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수 주 동안 감금과 학대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미 듀공의 꼬리에 난 상처의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우리 다이버들은 충격적인 학대 모습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이버들은 현장에서 곧장 해당 듀공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고, 동시에 듀공 2마리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가 조사에 나서면서 다음날인 14일, 듀공들이 자유를 되찾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한편 듀공은 무리로 관찰되는 경우가 많으며, 해초류만 먹이로 삼기 때문에 서식지가 제한돼 있다. 듀공은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으며, 듀공을 포획하거나 이것으로 만든 제품의 무역은 금지돼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르헨 해경, 불법조업 중국어선 격침…한국은?

    아르헨 해경, 불법조업 중국어선 격침…한국은?

    지구 반대편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단속 당국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아르헨티나 해경대가 격침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격침 후 어선의 선장을 포함해 선원을 전원 구조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루옌위안위010(Lu Yan Yuan Yu 010)이라는 배이름을 가진 문제의 중국 어선은 지난 13일 밤 아르헨티나 추붓주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5km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다가 적발됐다.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현지법에 따라 조업중단 명령을 내렸지만 어선은 소등하고 공해로 도주를 시도했다. 추격에 나선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공포를 쏘면서 영어와 스페인어로 중국 어선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중국 어선은 응답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해경대가 도주하는 어선의 앞뒤로 공포를 쐈다"면서 "발포 전 해경대와 해군이 긴급대응반을 가동, 발포와 나포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해경대가 격침 결정을 내린 건 중국 어선이 단속반의 승선을 거부하고 충돌을 시도하는 등 강력히 저항하면서다. 관계자는 "중국 어선이 해경대를 따돌리기 위해 여러 번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면서 "급기야 해경대 선박를 들이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해경대는 어선을 추격하면서 국방부와 사법부에 상황을 급박한 보고했다. 아르헨티나 국방부와 사법부는 공권력에 대한 저항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격침 명령을 내렸다. 국방부의 명령을 받은 해경대는 곧바로 중국 어선을 공격, 격침했다. 해경대 관계자는 "해경대뿐 아니라 (불법 조업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선원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며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격침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체포된 선원들이 16일 푸에르노 마드린 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아르헨티나 현지법에 따라 전원 사법처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아르헨티나 해경대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덫에 걸린 퓨마 구하는 레인저들

    덫에 걸린 퓨마 구하는 레인저들

    덫에 걸린 퓨마의 모습이 미국 유타 주(州)에서 포착됐다. 유타의 한 야산. 커다란 나무 옆에 야생 퓨마가 덫에 걸린 채 발목이 잡혀 있다. 레인저가 퓨마 발목에 걸린 덫을 풀기 위해 올가미를 사용해 퓨마를 제압 중이다. 사람의 접근에 몹시 흥분한 퓨마가 온 힘을 다해 저항한다. 또 한 명의 남성이 레인저를 도와 퓨마의 뒷발을 못 움직이게 잡는다. 힘 빠진 퓨마가 얌전하게 누워 있자 레인저는 퓨마가 더 이상 흥분하지 않게끔 담요를 그의 얼굴에 덮는다. 레인저는 안전하게 덫을 퓨마 발에서 제거한 다음 올가미를 느슨하게 하고 퓨마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다. 잠시 뒤, 자리에서 일어난 퓨마가 쏜살처럼 숲을 향해 도망친다. 퓨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파타고니아까지 널리 분포하며 일반적으로 광야지대에 서식한다. 성체 몸무게는 35~100kg, 몸길이 3m로 고양이류 중 재규어 다음으로 큰 동물이다.(참고: 다음 백과사전) 사진·영상= MrCordoniz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물고기 순식간에 삼키는 앨리게이터 포착 ☞ 과자 먹던 수면 위 갈매기, 결국 문어에게…
  • 현대삼호重 건조 3척, 영국 해운전문지 ‘최우수 선박 ’에 선정

    현대삼호重 건조 3척, 영국 해운전문지 ‘최우수 선박 ’에 선정

    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 건조 기술이 세계적인 해운 전문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자사에서 건조한 선박 3척이 영국 네이벌아키텍트로부터 올해의 최우수선박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네이벌아키텍트는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1만 8800TEU 컨테이너선과 1만 5000TEU 컨테이너선, 17만 4000㎥급 LNG선 등 3척의 선박을 올해의 최우수선박에 선정한다”며 “지금까지 건조한 선박 중 에너지와 환경, 안전 측면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중동 UASC사가 발주한 1만 8800TEU 컨테이너선 ‘바잔호’와 1만 5000TEU 컨테이너선 ‘알 무라바호’는 폐열회수장치와 선내 전력관리시스템, 운항 중 선체손상감시시스템 등 첨단장비를 장착했다. 특히 바잔호는 길이가 400m에 달하는 현재 세계 가장 큰 선박으로 중유와 함께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그리스 마란가스가 발주한 17만 4000㎥ LNG선인 ‘아킬레스호’는 길이 290m, 폭 46.4m, 깊이 26.4m로 멤브레인형이다. 선박 프로펠러에 하이핀이라 불리는 바람개비 형태의 장치를 부착했다. 선미는 프로펠러와 방향타를 2개씩 갖춘 쌍축으로 제작했다. 대신 프로펠러 날개 개수를 5개에서 3개로 줄이고 방향타는 바닷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체와 약간 뒤틀리게 부착하도록 설계했다. 화물창도 단열재를 개선해 수송 중 기화하는 가스 비율을 0.1%에서 0.085%로 줄였다. 이러한 기술 적용으로 연료 효율이 기존 LNG선보다 5%가량 개선됐다. 회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환경이지만 역설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선주들이 선호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삼호중공업은 지금까지 총 21척의 선박이 최우수선박에 선정됐다. 컨테이너 운반선이 10척으로 가장 많고 원유운반선 7척, 자동차운반선 2척, LNG 운반선과 벌커가 각각 1척이다. 영암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수요 에세이] 세상의 흐름과 동행하는 행정/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세상의 흐름과 동행하는 행정/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영하의 날씨인데 눈여겨보면 양지바른 곳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엔 물이 잔뜩 오르고 있다. 우리의 생각엔 늘 세상의 흐름과 많은 격차가 있다. 대개는 관성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인간인지라 계절의 변화를 한참 뒤에서 따라가게 마련이다. 개념적으로는 3월이 되면 봄이 곧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은 아직도 저만치 뒷전에 머무르게 된다. 이번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이세돌이 패배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수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인간이 자존심으로 지켜온 거의 마지막 부분까지 기계에 내준 것 같아 상실감이 컸다. 그래서 모두가 넋을 잃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것은 인간의 승리이다. 사실 과학기술의 발전이란 기계를 만들어 인간의 한계를 넓혀온 것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육체적 한계를 한없이 확장해 왔는데, 이제는 정신적 한계도 한없이 확장해 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준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뿐이다. 바로 그것이 무서운 패배이다. 이번에 이세돌 측은 다섯 번 모두 승리할 것이라 장담했었다. 일반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였다. 컴퓨터는 아직 창의적인 생각과 폭넓은 전략이 필요한 바둑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자신했었다. 그래서 싱겁게 결과를 예측하고, 게임룰이나 대전료를 허술하게 계약했다. 누가 알았을까 하지만 이런 결과를 예측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다. 우선 구글 측은 내심 자신감이 컸었고, 런던의 도박사들도 알파고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 관련 전문가들이 이세돌의 패배를 점쳤다. 급기야 대전 전날에야 알파고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은 이세돌이 한 번쯤 질 것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도 선입견, 편견, 아집, 우월적 지위로 세상의 흐름에 역으로 버티는 추세여서 암담하다. 조선 말 단발령에 반발하여 죽음으로 저항한 선비들의 무지를 말하면서도 더 심각한 대들보를 우리 눈에 담고 있다. 과학기술이 저렇게 앞서가는데 설마설마하며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스 사태 등에서 포퓰리즘의 폐해를 분명히 보면서도 과도한 복지를 외친다. 시장에서는 경쟁이 근본인데 이를 꽁꽁 묶어 규제하고 평등을 노래한다. 선거제도와 국회제도가 우리 정치를 옥죄는 데도 기득권에 함몰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원리를 무시하고 세상의 흐름을 무시하는 것이 대세다. 행정에 있어서도 이런 사례가 많다. 과거 산아제한 정책을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는 1960년에 합계출산율이 6.0이어서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히 시작하였다. 정책의 효과가 커서 급격히 출산율이 감소하여 1983년에 현행 인구가 유지되는데 필요하다는 2.1이 되었다. 1990년에는 선진국 수준인 1.6으로 낮아졌는데, 당시 선진국들은 비상이 걸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계속해서 1996년까지 인구감소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출산장려 정책은 2002년 출산율이 1.17이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20년이다. 이런 결과 ‘인구절벽’이니 ‘100년 후 전체인구 1000만명’이니 하는 우려 아닌 절규가 나오게 되었다. 이제는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국가의 재앙이 되었다. 누구의 책임인가. 정부의 책임이고 우리 공무원들의 책임이다. 알파고가 서울에 온 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적당히 주먹구구식으로 생각하고 감성적으로 대응하는 우리에게, 냉혹한 현실을 인식하고 힘들더라도 근본과 원리에 충실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경고…. 이제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참혹한 국난을 겪었으면서도 이를 반성하지 못하고 300년을 허송한 전철을 밟아서야 되겠는가. 일본 사람들은 표류한 서양 사람의 총 한 자루에 놀라고, 어느 날 나타난 한 척의 흑선에 천지개벽을 느꼈기에 동양의 대표 국가가 되었다. 봄은 늘 조용히 온다. 그러나 모두에게 같이 오는 것이 아니라, 그 봄을 깨닫는 사람에게 먼저 온다.
  • 상담 하러 온 여성들과 성관계한 유명 심리상담사 “사랑했다”

    상담 하러 온 여성들과 성관계한 유명 심리상담사 “사랑했다”

    정신분석가로 유명한 심리상담사가 자신의 상담소를 찾은 여성들과 성관계를 하고 이를 촬영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혐의로 피소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준강간·감금 등의 혐의로 심리상담사 A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서울의 한 정신분석클리닉(상담소) 대표로 있는 A씨는 지난 2012~2013년 자신의 상담소를 찾은 여성 B씨와 C씨와 각각 성관계를 하고 이를 다른 여성들에게 보여주며 성관계를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고소장에서 “상담 과정에서 털어놓은 정신적 취약점과 심리 특성을 활용해 A씨가 성관계를 사실상 강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와 동거를 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심리적인 ‘감금’ 상태였다고 변호인을 통해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씨는 경찰에서 “성관계는 서로 사랑한 상태에서 맺은 것으로 강제성이 없었고, 동영상도 합의하에 촬영한 것”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동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하다가 지금은 유포하지 않는 조건으로 촬영하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진술하는 등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상담사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이 심리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고 성관계를 맺었는지 등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핫뉴스] 조양호 회장“조종사가 힘들다? 개가 웃어요”댓글 논란 ▶[핫뉴스] 이세돌·장그래·최택 그리고 알파Go!…“우린 모두 미생”
  •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당신은 뭘 쓸 건가요?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당신은 뭘 쓸 건가요?

    “당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면 뭐라고 적겠습니까?” 이런 질문을 미국의 한 온라인 매체가 젊은 사람들에게 한 뒤 그에 따른 답변을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공개된 영상에서 한 소년은 “튼튼하게 자라서 빨리 뛸 수 있길 바란다. 난 작고 약하니까”라고 말했고, 한 여성은 “이것은 댄스 슈즈다. 좀 더 춤추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행복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한 학생은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하길 바란다.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 사람은 미래의 자신이 굉장한 부자가 돼 있길 희망했고 또 다른 사람은 미래의 자신이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길 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젊은이가 미래로 보내는 편지에는 옷장을 더 잘 정리하고 있길 바라는 것부터 학교 불량아들에게 저항하고 있는 것까지 다양했다. 이렇듯 모든 편지는 저마다의 우선순위로 채워져 있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또 이 매체는 미래의 이들이 과거의 자신에게 어떻게 답할지가 궁금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생의 선배인 노인들에게 이들 메시지에 대한 회신을 부탁했다. 그러자 인생 선배들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 할머니는 “사랑.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 한 할아버지는 “사랑하라. 당신도 언젠가 나이가 든다. 당신은 아직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할아버지는 “행복하라. 누군가와 함께하라. 그녀를 보면 자신의 인생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영상 끝무렵에는 “우리는 당신이 미래를 계획하느라 바쁘다는 것을 안다”면서 “단 사랑을 포기하지는 마라”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조금 낯간지러운 메세지긴 하지만,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람일수록 생각을 하게 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영상을 공개한 매체는 뉴욕에 있는 기술 기반의 디지털 미디어 회사로,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쳐가 공동 설립자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에이플러스/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음새 하나가 0.001초 승부 가른다… 과학 입는 ‘평창 슈트’

    이음새 하나가 0.001초 승부 가른다… 과학 입는 ‘평창 슈트’

    지난 8일 네덜란드 마크네스에 있는 독일·네덜란드 합작 군사 연구시설(DNW)에는 난데없이 마네킹 하나가 등장했다. 키 185㎝에 몸무게 85㎏의 체격을 지닌 네덜란드의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0)와 똑같은 몸 형태를 지닌 마네킹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복을 입은 채 전력 질주를 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가로·세로 2.5m, 높이 3m의 실험실 한가운데 ‘크라머의 분신’을 세워 놓고 시속 15~18㎞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이어 은색 막대기처럼 생긴 호스를 이용해 실험실 안쪽으로 인공 연기를 집어넣자 마네킹은 온몸으로 바람과 연기를 상대했다. 군사시설에서 이뤄지기엔 생뚱맞아 보이는 이 실험은 네덜란드의 운동복 제작 회사인 스포츠컨펙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평창 슈트’ 개발 작업의 일환이다. ●공기저항 측정하는 ‘윈드터널 테스트’ 이날 실험은 네덜란드와 한국 선수들이 입을 ‘평창 슈트’의 공기 저항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윈드터널’이라고 불리는 실험실에서 테스트가 시작되면 마네킹 곳곳에 뚫려 있는 작은 구멍으로 연기와 바람이 들어가게 된다. 구멍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압력 변화를 마네킹 발 밑에 있는 ‘밸런스 센서’가 감지해 슈트에 가해지는 공기 저항을 측정하게 된다. 여러 벌의 경기복에 대한 실험이 끝나면 결과는 위층에 있는 연구실 기계 화면에 곧바로 수치화돼 표시된다.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은 경기복별 저항을 비교 분석해 옷의 재질이나 패턴(신체 부위별 옷감 조각)을 개선하고 있다. ‘윈드터널 테스트’는 본래 비행기나 선박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빙상 경기복에 대한 연구에도 ‘윈드 터널’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확인돼 스포츠컨펙스는 9년 전인 2007년부터 이곳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 10~12벌가량의 경기복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하며, 날을 잡아 실험을 할 때마다 3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굳이 크라머르를 본뜬 마네킹으로 실험을 진행한 것은 그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전역에 있는 5곳의 ‘윈드 터널’ 중 이곳 군사시설을 택한 이유는 높은 보안성과 탁월한 기술력 때문이다. 민간인이 이곳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출입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출입 직전에는 신분증을 제시해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근무 중인 연구원들은 ‘윈드 터널’을 오랜 기간 다루고 있어 기술이 뛰어나며, 기밀을 함부로 발설하지 않도록 훈련돼 있다. 베르트 판데르 툭(48) 스포츠컨펙스 대표는 “실험 가격이 싸진 않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다”며 “연구진의 기술력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동양인 마른 체형… 치수부터 다시 재” ‘윈드터널 테스트’를 마무리지어 ‘평창 슈트’의 단점이 개선되면 크게 5단계(디자인 설계→디자인 인쇄→옷감 절개→로고 프린트→재봉)를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갖출 계획이다. 첫 단계는 ‘평창 슈트’의 디자인 설계다. 이때 주의할 점은 경기복의 패턴을 이어 붙였을 때 선수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마르셀 라딕스(30) 스포츠컨펙스 디자인 팀장은 “패턴을 자칫 잘못 이으면 오히려 선수의 경기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테스트를 한 뒤에 붙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팀의 경기복은 색깔이 예뻐서 네덜란드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다만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좀 더 마른 편이어서 한국 선수도 처음에는 신체 수치를 일일이 다 재야만 했다”고 말했다. 경기복의 디자인이 끝나면 이것을 대형 프린트로 인쇄한다. 그리고 옷감을 밑에 깐 뒤 그 위에 프린트물을 올려놓고, 인쇄된 경기복 모양을 따라 대형 글라이더로 도려낸다. 깨끗하게 잘린 유니폼은 바로 특수 열처리 기계로 옮겨 선수를 후원하는 단체들의 로고를 입힌다. 마지막으로 각 패턴을 재봉틀을 이용해 한땀 한땀 이어 붙이면 경기복이 완성된다. 한 벌 제작하는 데 보통 2시간 정도가 걸린다. 경기복이 완성돼도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대회에 나가기 전 막상 선수가 경기복을 입어 보니 이전에 비해 근육량이 늘었거나 살이 쪄서 옷이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를 대비해 매 시즌의 월드컵 첫 대회나 올림픽 경기와 같은 큰 시합에는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이 경기복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를 준비해 현장에서 대기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경기복이 잘 안 맞았을 경우에는 즉석에서 바로 수정을 할 계획이다. ●“유니폼이 선수들 성적 80% 좌우한다” 경기복 하나를 만드는 데 이렇게까지 요란하게 굴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0.001초로 메달의 색깔이 갈리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슈트가 가지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미국 빙속 대표팀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경기복 문제로 막심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당시 미국팀은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첨단 기술을 도입해 만든 슈트인 ‘마하39’를 입고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선수들은 불편함을 연달아 호소했고, 결국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반면 스포츠컨펙스가 만든 옷을 입고 출전했던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빙속에 걸려 있던 36개 메달 중 23개(금8·은7·동8)를 싹쓸이했다. 베르트 판데르 툭 대표는 “유니폼은 선수들 성적의 80% 정도를 좌우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치 때보다 공기저항 8~10% 줄일 것” 스포츠컨펙스와 제휴를 맺어 한국 선수들에게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경기복을 공급 중인 스포츠 의류기업 휠라의 한 관계자는 “경기복의 무게는 330g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와 똑같이 할 예정이지만, ‘평창 슈트’는 소치 때의 경기복보다 공기 저항을 8~10%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컨펙스는 내년 말쯤 ‘평창 슈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대표팀 선수들은 스포츠컨펙스로부터 지급받은 유니폼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진 뒤 곧바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 나선다. ‘과학을 몸에 입은’ 양국 대표팀이 2년 뒤 어떤 놀라운 성적을 거둘지 벌써 기대가 된다. 글 사진 마크네스(네덜란드)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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