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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로 간 영적 스승 람 다스, 잡스가 존경했던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로 간 영적 스승 람 다스, 잡스가 존경했던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미국 사이키델릭 운동의 선도자이며 영적 스승인 람 다스가 하와이 자택에서 여든여덟 삶을 평온하게 마쳤다고 영국 BBC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본명이 리처드 앨퍼트인 고인은 1931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은 철도회사 사장이었다. 1952년 터프트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57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모를 썼다. 이듬해부터 하버드 대학 강단에 섰는데 스스로 나중에 고백하길, 고가구로 가득한 아파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굴리고, 세스나 경비행기를 갖고 있어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즐길 정도로 여유로운 시절을 보냈다. 하버드에서 동료 교수 티모시 리리와 친해졌는데 리리는 1960년대 ‘주파수를 새로 맞춰, 더불어 즐기며, 모든 낡은 것들을 그만 두라’(turn on, tune in, drop out)는 모토를 유행시켜 저항문화의 상징처럼 떠오른 인물이었다. 둘은 대마 성분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밝혀내는 실험을 시작하다 1963년 대학에서 쫓겨났다. 1968년 기분 전환용 LSD는 미국에서 불법이 됐는데 이 성분이 위험한 심리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다른 연구 결과에 터잡은 것이었다. 그래서 다스가 선택한 대안이 인도였다. 구루(영적 스승) 님 카롤리 바바, 흔히 마하라지지 밑에 들어가 공부했다. 다스는 스승에게 고농도 LSD를 건넸는데 스승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해서 그는 높은 경지의 도를 깨달으면 약물 따위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믿게 됐다. 마하라지지는 힌두 말로 ‘신의 종’을 뜻하는 이름을 지어줬고 힌두 교리와 명상, 요가 등을 전수해줬다. 다스는 1968년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마하라지지의 청을 받아들여 흰 예복을 입고 수염을 기르고 맨발인 채였다. 미국 전역을 돌며 영적인 힘을 강연하고 힌두교와 불교, 수피즘(이슬람 종파 가운데 명상을 강조하는 일파)의 교리와 유머를 뒤섞는 강연으로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티모시 리리와 함께 하버드 대학에서 LSD를 연구한 뒤 인도로 건너가 영적 세계를 탐구했다.1971년 쓴 첫 번째 책 ‘Be Here Now’가 200만권 이상 팔리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그의 책이 인생을 바꿨다고 찬사를 보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80년대 들어 고인은 스스로를 구루로 보이게 하려 했다. 수염을 밀고 예복을 벗었다. 하지만 힌두식 이름을 버리지 않았다. 또 젊을 적 LSD를 찬미했던 일을 후회하기도 했다. 양성애자임을 공개했다가 1990년대 들어선 동성애로 기울었다. 스탠퍼드 시절 같은 학교 여학생과 짧은 밀회 끝에 낳은 아들 피터 레이처드가 있음을 2009년에야 알기도 했다. 수십개의 나라에 안과 치료와 시술, 안경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세바 재단을 공동 창립했다. 올해 그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아무도 안되기’(Becoming Nobody)가 개봉됐다. 1997년 쓰러져 몸의 오른쪽 기능이 마비되고 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그는 2004년 감염 증세 때문에 세상을 등질 뻔했으나 회복해 하와이로 돌아와 말년을 지냈다.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는데 내년 대선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마리안느 윌리엄슨, 제작자 저드 아파토, 작가 빌 코베트 등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엄마는요?” 공습 현장서 구조된 시리아 9살 아이의 첫 마디 (영상)

    “엄마는요?” 공습 현장서 구조된 시리아 9살 아이의 첫 마디 (영상)

    지난 17일(현지 시간)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 주에 공습과 폭격을 퍼부었다. 반군 측 민간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정부군의 연이은 두 차례 폭격으로 이들리브주에서 6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 CNN은 이날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 ‘하얀 헬멧’ 구조대 덕분에 목숨을 구한 소녀의 사연을 전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이 소녀는 올해 9살인 이슬람 하브라로, 폭격 이후 구조활동에 나선 ‘하얀 헬멧’ 구조대원에게 발견돼 곧바로 구조됐다. 발견 당시 하브라의 몸은 철골에 끼어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소녀의 작은 몸이 다치지 않고 잔해를 빠져나올 수 있도록 철골 구조물과 떨어진 벽 들을 서둘러 치웠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대를 발견한 9살 소녀의 첫 마디는 “엄마는 어디있어요?” 였다. 목소리에 울음이 가득했고, 구조대원은 “(엄마는) 저쪽에 있어. 울지마 아가”라며 아이를 안심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브라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CNN과 인터뷰 한 ‘하얀 헬멧’ 구조대에 따르면 하브라의 어머니는 전투기가 두 차례 공습을 퍼붓자 집이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세상을 떠났다. 당시 9살 소녀를 구조했던 구조대원은 “구조작업 내내 부상자와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어린 소녀에게 어머니가 이미 죽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소녀의 어머니는 우리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까진 살아있었다. 우리는 잔해에 깔린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공습 이후부터는 더 이상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습을 받은 이들립 지역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에 맞서는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 지역을 장악하자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이를 명분으로 지난 4월 공격을 재개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4월 이후 시리아 북서부에서 민간인 1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유엔은 이 기간 4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프라하의 도살자’ 궤적으로 읽는 2차세계대전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프라하의 도살자’ 궤적으로 읽는 2차세계대전

    독일 베를린 무연고 묘지에 묻힌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묘가 파헤쳐졌다고 한다. 하이드리히는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를 창설하고, 유대인 학살 최종 시나리오인 ‘최종 해결 방안’을 입안한 인물이다. ‘프라하의 도살자’, ‘피에 젖은 사형집행인’으로 불린 잔혹한 인물이었다. 그는 1942년 체코 레지스탕스에 의해 암살됐다. 나치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암살단원 고향 마을 리디체를 완전히 파괴했다. 프랑스 작가 로랑 비네의 ‘HHhH’는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이다. 제목 ‘HHhH’는 ‘Himmlers Hirn heißt Heydrich’의 약자로, ‘힘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는 뜻이다. 작가는 역사 기록을 꼼꼼히 찾아내 인물들을 재구성하면서 자신의 취재와 집필 과정을 작품에 녹여 내는 등 역사소설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 줬다. 나치 치하 체코의 암울한 현실과 이해득실을 따져 움직이는 사람들의 음침한 내면을 보여 주며 적나라한 인간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1942년 5월 27일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보헤미아모라비아 보호령 총독인 하이드리히가 테러를 당한다. 어렵사리 의식은 회복했지만 감염 때문에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둔다. 나치는 즉각 계엄령을 선포하고 암살범 색출에 나선다. 이내 체코 레지스탕스를 대부분 진압한다. ‘유인원 작전’으로 명명된 이 작전은 체코 망명정부가 잠입시킨 공수부대원 요제프 가브치크와 얀 쿠비시가 단행했다. 그들 역시 한 교회 지하실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체코 레지스탕스 대원들의 행적과 내면을 따라가던 작가는 한편으로 하이드리히의 생애와 주변 인물, 즉 히틀러와 힘러, 괴링, 아이히만 등과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들춰낸다. 암살의 진상과 하이드리히 주변 이야기가 중구난방 교차하는 게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집요하게 찾아낸 기록에 따른 내용으로 당대의 역사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발로 뛰며 찾아낸 기록을 있는 그대로 기술해 당시 유럽 정세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의 막전막후 이야기를 제법 큰 흐름 속에서 읽어 낼 수도 있다. ‘HHhH’를 그저 흔한 팩션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하이드리히의 묘가 헤집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HHhH’를 다시 꺼내 읽으며 연합군이 극우집단 나치 숭배를 막기 위해 묘지 표식을 지우도록 한 조치를 생각한다. 생각은 이어진다. 친일부역자들은 왜 여전히 그리고 버젓이 국립묘지 혹은 노른자 땅에 묻혀 있는가.
  • “병력 줄어도 첨단전력 최강으로… 역대급 예산 쏟아 개혁 완료할 것”

    “병력 줄어도 첨단전력 최강으로… 역대급 예산 쏟아 개혁 완료할 것”

    제도 등을 새롭게 뜯어고친다는 의미의 한자어 개혁(改革)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중국 포털 바이두(百度)에 물어봤다. 네이버 지식백과 같은 바이두백과에 따르면 개혁의 출처는 23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07년 전국시대 조나라 때의 일이다. 중국 대륙 서북부에 위치했던 조나라는 연·제·진·위나라와 국경을 맞댔고, 동호 등 유목민족의 침탈도 빈번했다. 6대 제후 무령왕은 즉위하자마자 강병책 ‘호복기사’(胡服騎射·유목민족 복장으로 말을 탄 채 활을 쏜다)를 명령했다. 소매가 헐렁한 상의와 치마같이 치렁치렁한 바지 등 전투에 부적합했던 기존 중원 선진국의 전투복을 벗어 버리고 대신 날렵한 유목민족 전투복으로 바꿔 입도록 한 것이다. 병사들이 혼자서 말을 타고, 활까지 쏠 수 있게 됐으니 전투력이 급상승했음은 물론이다. 조나라는 연전연승하며 주변국을 잇따라 제압할 수 있었다. 유목민 옷의 소재가 대개 동물 모피나 가죽이어서 이때부터 개혁이라는 말이 쓰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국방 분야가 개혁이라는 단어와 역사적으로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국방개혁’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연유도 그래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강력하게 국방개혁을 추진해 왔다. 참여정부 당시에 추진했던 미완의 국방개혁을 이번 정부에서 완성하겠다는 의미에서 ‘국방개혁2.0’으로 명명했다. 그 지향점은 2300여년 전 중국 조나라의 호복개혁과 마찬가지로 ‘이기는 군대’,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다. 불확실해진 안보 상황과 병역 자원의 급감 등 안팎의 거센 ‘도전’에 따라 개혁은 피해 갈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하지만 2300여년 전에도 그랬듯이 개혁에는 저항도 따르기 마련이다.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있어야만 불만과 저항을 잠재울 수 있다. ‘송영무 장관-서주석 차관’ 체제에서 시작된 국방개혁은 이제 ‘정경두 장관-박재민 차관’ 체제가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군 출신이 아닌 ‘순수 문민’ 국방 관료인 박 차관을 만나 국방개혁의 이정표와 성적표를 짚어 봤다. -국방개혁2.0 계획대로라면 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병력 규모는 현재의 57만여명에서 50만명으로 줄어든다. 내년 6월 입대자부터는 복무 기간도 육군 기준 1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조금 과장해서 입대 후 눈 몇 번 깜빡이면 전역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투력 감소 우려를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역자산 감소로 병력 축소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오히려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방인력 구조로 개편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지상전력지수는 크게 향상되고, 지상무기체계지수도 30% 증가한다. 워게임을 통해서도 충분한 방어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검증됐다.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 30만명이 이라크군 100만명을 완전히 괴멸시켰다.”-과거 정부에서도 모두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의 가장 큰 차별성은 무엇인가. “병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 개편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현 정부 내 개혁을 완료하겠다는 각오하에 강력한 실행력을 갖췄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여야 합의로 ‘국방개혁법’을 제정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국방개혁 기조를 유지했으나 예산 배정 등의 문제로 추진 속도 등은 상당히 더뎠다. 현 정부는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국방예산 증가율을 크게 높여 개혁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는데 올해 대비 7.4% 증가한 규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연평균 국방예산 증가율이 3~6%에 그쳤고,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증가율 5%를 넘은 해가 없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270조 7000억원의 국방비를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7.5%씩으로 이 가운데 94조원은 첨단무기 도입 및 개발 등 방위력 개선비에 사용한다. -첨단 전력 확보 계획은.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응전력으로 정찰위성 및 중·고고도 무인정찰기 등을 전력화하고, 전략표적 타격 능력 보강을 위해 예정대로 F35A 스텔스전투기 도입 및 현무, 정전탄, 전자기펄스탄 개발에 나서는 한편 미사일방어체계 강화를 위해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등을 개발해 전력화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연계한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구비와 관련해서는 육군이 워리어플랫폼과 드론봇 등을 전력화하고, 해군은 이지스구축함, 다목적 대형수송함 등을 획득할 계획이다. 공군은 한국형전투기사업(KFX) 등을 통해 전력을 증강한다. 우리 군은 전방위 안보 위협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하다. 전작권 전환과 병력 감축에 따른 전투력 보강을 위해 첨단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갈 계획이다.” -‘전방위 안보 위협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한 군’이라는 것은 결국 전작권 전환을 의미하는데 한미 양국 간에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합의가 있다. 현재 전환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준비-검증-전환 3단계로 봤을 때 지금은 검증 단계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4성 장군이 부사령관을 맡는 형식의 미래연합사 지휘 구조에 양국이 지난해 합의했고, 올해는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 검증 평가와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평가를 했다. 내년에는 다음 검증평가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한다. 앞으로 한미 양국은 한반도 안보 환경을 면밀히 고려하면서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가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등 전환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되면 공동의 결정을 통해 전작권을 전환하게 된다(박 차관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군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특별하게 강조했던 3축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 구축 관련 내용이 국방부 자료에서 사라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북한은 또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데 3축체계 구축 방침은 완전히 폐기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3축체계를 보다 포괄적인 ‘핵·WMD 대응체계’로 발전시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리 군은 우선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비한 강력한 억제 및 대응능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다. 2020년부터 5년간의 국방중기계획에 관련 예산 34조원을 편성하는 등 보다 폭넓은 감시 능력과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방위비 분담금 갈등 등 한미동맹 이완 요소가 적지 않다. 국방개혁2.0은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고 미군이 확장억제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했는데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어떻게 되나. “한미는 매년 열리는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위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공약을 다짐해 왔고,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주한미군 감축을 제한하고 있다. 분담금 문제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양국이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70여년간 이어 온 굳건한 한미동맹은 안보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여권에서 연기를 폴폴 흘리는 모병제와 관련해 박 차관은 “국민적 공감대도 부족하고, 국방개혁 과제에 아예 들어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국방개혁2.0의 성적표와 관련해서는 “몇 점이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현 정부 임기 내에 개혁 과제가 완료될 수 있도록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육군부대 축소 계획에 따라 강원도 접경 지역 주민들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자체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17일 강원도 접경 지역 5개 군과 상생발전협약을 맺었다. stinger@seoul.co.kr
  • 민주화 열망 홍콩, 서민의 분노 중남미… 그들의 ‘봄’ 언제 올까

    민주화 열망 홍콩, 서민의 분노 중남미… 그들의 ‘봄’ 언제 올까

    홍콩, 송환법 폐기했지만 강경 진압 오랜 경제난·사회적 불평등에 폭발베네수엘라·칠레 등 반정부 시위전 세계적으로 올해는 ‘저항의 해’였다. 홍콩과 프랑스, 이탈리아, 중남미 다수 국가에서 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의 함성이 거리를 덮었다. 홍콩에선 지난 6월부터 주말 시위가 일상이 됐다. 정부가 반중 운동가를 중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추진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같은 달 16일 홍콩 전체 인구(750만명)의 30%에 달하는 200만명(주최 측 추산)이 거리로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여파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을 폐기했고, 여당은 지난달 24일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에서 몰락했다. 2014년 우산혁명으로 떠오른 조슈아 웡은 이제 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베네수엘라와 칠레,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에서도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이 무능한 정부를 질타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권 교체도 이뤄졌다. 중남미에서 몇 십년간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연쇄 시위를 두고 일부에선 2010년 말 중동·북아프리카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에 빗대 ‘라틴의 봄’으로 부른다. 오랜 경제난에 지친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수년째 이어졌다. 올해 1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마두로를 두고 찬반 시위가 격해지면서 10여명이 숨졌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시는 지하철 요금을 인상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사회 불평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지금까지 20여명이 숨졌다. 칠레 정부는 지난달 개최하려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14년 가까이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는 선거 부정 반대 시위가 퍼지자 지난달 대통령에서 물러나 아르헨티나로 망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먹성 좋은 암세포 이제는 굶겨서 없애버린다

    먹성 좋은 암세포 이제는 굶겨서 없애버린다

    우리 몸 속 세포는 새로 생기는 것도 있지만 수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그런데 체내 세포조절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없어져야 하는 세포가 계속 살아 남게 된다. 이렇게 죽어야할 운명인 세포들이 모여 엉키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암이다. 과학기술이 끊임없이 발달하고 있지만 암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정확히 밝혀내지는 못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양한 암 생성 경로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암세포를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번에는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보급로를 끊어 없애버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세대 약학과, 연세대 의대 내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립암센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암세포가 영양분으로 삼는 글루타민을 ‘세포 공장’ 미토콘드리아로 전달하는 물질과 경로를 찾아내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20일자에 발표했다. 암세포는 아미노산 중 글루타민을 식량으로 삼는다. 글루타민은 혈액에 가장 많은 아미노산으로 포도당과 함께 암세포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글루타민이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어떻게 들어가는지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세포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는 경로만 차단하는 것은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나 식량공장을 막아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에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구팀은 ‘SLC1A5’라는 유전자에서 만들어진 변이체가 미토콘드리아 아미노산 수송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SLC1A5는 세포막까지 글루타민을 수송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직접 세포공장까지 이동시키는 운반수단이라는 것을 보인 것이다. 또 이 유전자는 저산소 환경에서 특히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동물실험을 통해 해당 유전자가 활발히 활동을 하면 암세포의 에너지 호흡과 포도당 사용이 증가해 암세포가 커지고 쉽게 전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이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항암제 저항성까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 발현과 변이를 억제한 뒤 관찰한 결과 암 발생과 전이, 확대가 억제되는 것이 관찰됐다. 한정민 연세대 약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들은 암세포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측면에 주목해 왔는데 저항성이 생기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이번 연구는 암세포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 자체에 주목해 공략하는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나는 테러범, 비행기 폭파하겠다” 난동에 팔 걷어붙인 승객들

    “나는 테러범, 비행기 폭파하겠다” 난동에 팔 걷어붙인 승객들

    터키 정부가 2016년 쿠데타의 배후로 미국에 망명 중인 이슬람 지도자 펫훌라흐 귈렌(78)을 지목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귈렌의 추종자가 비행기 폭파 위협을 가해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예니 사파크 등 터키 언론은 18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키프로스 에르칸 국제공항으로 향하려던 여객기 안에서 테러조직 페토(FETO, ‘펫훌라흐 귈렌 테러 조직’의 약칭)의 일원임을 자처한 여성이 난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선글라스와 니캅으로 온몸을 가린 여성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위협적으로 흔들며 테러를 예고했다. 귈렌의 사진을 든 여성은 “나는 ‘페토’ 회원이다. 이 비행기를 폭파할 것”이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갑작스러운 테러 예고에 놀라 잠시 머뭇거리던 승객들은 곧 여성을 에워쌌다. 이 과정에서 여성과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여객기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승객들이 여성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하면서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소동은 일단락됐다. 공항 보안팀은 폭탄 5개를 가지고 있다는 여성의 주장에 따라 여객기 내부를 수색했지만 그 어떤 테러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한편 테러범이 소속을 자처한 ‘페토’는 이슬람 지도자 귈렌의 추종자 조직을 일컫는 말이다. 2016년 발생한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이 귈렌 추종자들을 ‘펫훌라흐 귈렌 테러 조직’으로 낙인 찍으면서 이른바 ‘페토’라 불리게 됐다. 당시 터키 군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틈을 이용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과 보스포루스 대교, 앙카라 국제공항, 국영방송사 등을 장악하며 군사 정변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민의 저항과 에르도안 대통령 복귀로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2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황교안 “내년 총선 문재인 선거될 것…‘선거중립내각’ 구성하라”

    황교안 “내년 총선 문재인 선거될 것…‘선거중립내각’ 구성하라”

    黃, 2017년 대선 ‘드루킹 여론 조작’ 언급 “총선서 문재인 정권 뭘 할 지 불 보듯 뻔해”“선거 주무 행자부 장관, 당으로 돌려보내라”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내년 4·15 총선과 관련, “내년 총선은 ‘문재인의,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선거 중립 내각을 구성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농성장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여론조작 의혹과 작년 울산시장 선거부정 의혹을 거론, “과거가 현재의 거울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이 과연 무엇을 할지 불 보듯 뻔하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황 대표는 “청와대와 내각은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운동본부가 되고, 민주당은 선거운동 출장소가 될 것”이라면서 “민의와 민주주의는 자취도 없이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 정당의 선거무대는 이미 절대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면서 “선거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채워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황 대표는 민주당 의원인 진영 행안부 장관을 즉각 당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선거 주무장관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미 민주당 의원”이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가 상임위원으로 강행 임명돼 중립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 이미 범국민적인 저항과 불공정의 시비가 있었던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부터 지역의 자치단체까지 공정선거를 책임져야 할 거의 모든 국가기관을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 장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시스템으로 공정선거는 말뿐이다. 부정선거가 눈앞에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지금 보이는 관권선거, 부정선거의 조짐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가”라면서 “선거와 관련된 모든 부서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을 당으로 돌려보내라. 공정하고 중립적 선거를 보장할 수 있는 인사들로 바른 선거 내각을 구성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한편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과 관련,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분명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면서 “아들 세습공천을 위해 그랬다는 의혹을 받는 문희상 국회의장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대화의 바탕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소위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예산부수법안과 민생 법안을 처리하자고 한다”며 이렇게 전제조건을 제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중국이 위구르 관련 발언으로 중국 팬들의 분노를 산 메수트 외질(31 아스널)을 내년 출시하는 축구 솔루션 게임의 캐릭터에서 빼기로 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에 앞서 이슬람 기도를 올려 눈길을 끈 외질은 ‘프로 이볼루션 사커(PES) 2020’의 캐릭터에서 빠지게 됐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외질은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면서 중국의 부당한 처리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의 침묵을 강하게 비파?ㅆ다. PES의 중국 버전을 출시하는 넷이즈(NetEase)는 성명을 내 “독일 선수 외질은 소셜미디어에다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선언을 게시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팬들의 감정을 상처냈으며 사랑과 평화를 갈구하는 스포츠의 정신을 침해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며 기존 세 가지 타이틀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아스널 구단은 “정치와 거리를 둔다”며 터키 혈통의 외질이 개인적 의견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중국 외교부는 그가 “가짜 뉴스에 속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지금도 중국이 수백만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이 재판 없이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수용소에 감금돼 종교 전향 교육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관되게 과격한 극단주의 종파가 저지르는 폭력과 맞서기 위해 “직업 교육”을 시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영국 무슬림위원회의 하룬 칸 사무총장은 외질의 행동은 “엄청 칭찬할 만한” 하다며 그와 거리를 두려는 아스널 구단의 결정은 “개탄할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공식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CCP)의 선전 매체들은 외질과 아스널의 경기를 시즌 내내 검열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CCP는 위구르족과 그 밖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자행한 총체적인 인권 침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헌소 제기된 부동산 정책, 실수요자 피해는 없어야

    정부의 12·16 부동산 종합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그제 “정부가 전날 내놓은 부동산 종합대책 중 일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재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금전을 대출하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 행사 권리(헌법 제23조)에 해당하는 데, 이를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제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법조인들도 15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대해 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기회균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그제 추가로 발표한 ‘2020년 부동산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심하다. 당장 내년부터 9억원 이상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까지 상향 적용할 경우 1주택자들의 보유세가 최대 50%까지 인상될 수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은 시장이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그동안 부동산 거래에서 횡행했던 우회·편법 대출 등을 모두 차단했다.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 빠진 듯하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웬만한 중산층은 집을 살 수도 갈아탈 수도 없게 됐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자라 할 수 있는 1주택자도 공시가격이 9억원 이상이면 내년부터 세금 부담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9억원 초과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강화하고 15억원 이상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통상 최소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조차 없이 다음날 곧바로 시행돼 부동산 시장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제는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도 금지하는 추가 조치가 나왔다. 갭투자 등의 편법적인 활용을 우려한 것이지만, 대출규제로 돈줄만 죄면 부동산 시장에서 자칫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는 합헌 결정을 받았지만, 토지초과이득세와 택지소유상한제 등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았다.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6개월 이내에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위헌 소지와 함께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항들은 재점검돼야 한다. 투기수요를 잡으려다 거래절벽 등으로 실수요자에게 불편과 손해를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고율의 과세로 만회하려 한다는 오해와 함께 조세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게임하듯 디지털차 디자인… 1㎜ 오차까지 감지한다

    게임하듯 디지털차 디자인… 1㎜ 오차까지 감지한다

    정의선 150억 투입… 세계 최대 규모 기기 쓰자 ‘넵튠’ 부품 정교하게 재현 실제와 가까운 주행 모습에 ‘움찔’도고글이 달린 헬멧을 쓰자 텅 빈 공간에 갑자기 크고 매끈한 트럭이 나타났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 수소트럭 ‘넵튠’이었다. 현대차 직원이 기기를 조작하자 기자와 넵튠이 서 있는 공간은 설원으로, 노을이 지는 평야로, 프랑스 파리의 도심으로 시시각각 변했다. 컴퓨터 게임 화면을 보는 듯한 약간의 이질감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손에 닿을 듯 생생했다. 지난 17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150억원을 들여 경기 화성의 남양기술연구소 안에 만든 세계 최대 VR 디자인 품평장을 방문했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직접 디자인을 점검한다는 품평장은 세 개의 대형 스크린 외에는 별것이 없는 회색 공간이었다. 그 많은 돈을 다 어디다 썼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실망감을 감추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백팩을 멘 채 고글이 달린 헬멧을 썼다. 고글 속 화면에 넵튠과 경쟁사의 트럭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직원이 “넵튠이 기자 여러분 쪽으로 달려갈 겁니다. 놀라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래 봤자 진짜가 아닌데 놀랄 일이 있겠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기자를 향해 돌진하는 트럭에 순간 움찔했다. 넵튠 주위를 돌아보면서 구석구석 살폈다. VR은 바퀴의 휠, 헤드라이트 부품까지 실제처럼 정교하게 재현했다. 운전석, 후방석 등 트럭 내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VR 덕분에 실제 자동차 모형을 만들지 않고도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 볼 수 있으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정과 보완이 자유롭다는 현대차의 설명을 납득할 수 있었다. 이토록 실제에 가까운 체험은 품평장 곳곳에 설치한 동작 감지 센서 덕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품평장에는 총 36개의 동작 감지 센서가 있다. 이 센서가 VR 장치 착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 단위로 감지해 최대한 실제와 가까운 디자인 품평을 가능하게 한다. 디자인뿐 아니라 설계에도 VR을 적용한다. 방대한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를 만들어 VR로 구현한다. 연구원들은 이 가상의 차를 운행하면서 엔진의 움직임, 부품의 작동을 점검한다. 덕분에 극한 환경에서 차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연료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기의 저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VR 품평을 적용한다. 디자인, 설계를 넘어 생산과 조립에도 VR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VR을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하면 신차 개발 기간을 20% 단축하고 비용은 15%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2인조 러시안 강도 여객기 이륙직전 검거

    전남 완도 한 상점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뒤 출국하려던 러시아인 2명이 이륙 직전 항공기 안에서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18일 특수강도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인 A(33)씨와 B(29)씨를 긴급체포해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인계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완도 한 상점에서 현금 200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 공항경찰대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전남경찰청으로부터 A씨 일당이 항공편으로 출국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조 수사 요청을 받았다. 사안의 긴급성을 파악한 공항경찰대에는 비상이 걸렸고, 공항경찰대는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를 신속하게 긴급 회항 시킨 뒤 A씨 등을 체포했다. 공항경찰대가 항공기에 올라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이 탄 항공기는 공조 수사 요청 접수 10분 뒤인 오후 1시 30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륙할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위탁 수하물이 없었고 다른 승객들이 항공기 출발 지연을 양해해주셔서 신속하게 상황을 종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특수강도’ 러시아인 2명, 김해공항 활주로 이동하던 비행기서 체포

    ‘특수강도’ 러시아인 2명, 김해공항 활주로 이동하던 비행기서 체포

    이륙 10분 전 공조 요청받고 회항용의자들, 별다른 저항없이 체포돼 현금 수백만원을 훔쳐 본국으로 달아나려던 러시아인 2명이 김해공항 활주로를 이동하던 비행기 안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전남경찰청에서 김해공항경찰대로 긴급 공조수사 요청이 들어왔다. 전남청에서 수사 중이던 특수강도 용의자 러시아인 2명이 김해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항공편을 추적했고 오후 1시 30분에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특정했다. 당시 해당 비행기는 예정시간에 맞춰 이륙하기 위해 계류장에서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었다. 경찰은 부산지방항공청에 급히 연락해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기가 회항하도록 조치한 뒤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후 비행기 좌석에 앉아 이륙을 기다리고 있던 러시아인 A(33)씨와 B(29)씨를 이날 오후 1시 55분쯤 긴급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A씨 등은 별다른 저항 없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하루 전인 17일 오후 7시 30분쯤 전남 완도군 C(65)씨 집에 침입해 C씨를 감금하고 현금 200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몸이 묶여 거동할 수 없었던 C씨는 다음 날 아침 집에 찾아온 이웃의 도움으로 경찰에 피해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A씨 등의 도주 경로와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 협조를 받아 인적 사항을 확인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자진 출국 사전 신고제를 이용해 출국 준비를 한 뒤 한국을 떠나기 직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항경찰대 관계자는 “이륙하기 10분 전에 급히 공조 요청을 받았지만 다행히 회항시킬 수 있었다”면서 “기내 승객이 많았기 때문에 용의자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비행기 출입문 밖으로 데리고 나와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또 “(용의자들은) 절차에 따라 순순히 체포에 응했고 혐의를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공항경찰대는 A씨와 B씨의 신병을 전남청으로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위탁 수하물이 없었고 다른 승객들이 항공기 출발 지연을 양해해주셔서 신속하게 상황을 종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의선의 ‘150억원짜리 혁신’ VR 디자인… 손에 닿을 듯 생생

    정의선의 ‘150억원짜리 혁신’ VR 디자인… 손에 닿을 듯 생생

    고글이 달린 헬멧을 쓰자 텅 빈 공간에 갑자기 크고 매끈한 트럭이 나타났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 수소트럭 ‘넵튠’이었다. 현대차 직원이 기기를 조작하자 기자와 넵튠이 서 있는 공간은 설원으로, 노을이 지는 평야로, 프랑스 파리의 도심으로 시시각각 변했다. 컴퓨터 게임 화면을 보는 듯한 약간의 이질감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손에 닿을 듯 생생했다. 지난 17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150억원을 들여 경기 화성의 남양기술연구소 안에 만든 세계 최대 VR 디자인 품평장을 방문했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직접 디자인을 점검한다는 품평장은 세 개의 대형 스크린 외에는 별것이 없는 회색 공간이었다. 그 많은 돈을 다 어디다 썼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실망감을 감추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백팩을 멘 채 고글이 달린 헬멧을 썼다. 고글 속 화면에 넵튠과 경쟁사의 트럭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직원이 “넵튠이 기자 여러분 쪽으로 달려갈 겁니다. 놀라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래 봤자 진짜가 아닌데 놀랄 일이 있겠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기자를 향해 돌진하는 트럭에 순간 움찔했다. 넵튠 주위를 돌아보면서 구석구석 살폈다. VR은 바퀴의 휠, 헤드라이트 부품까지 실제처럼 정교하게 재현했다. 운전석, 후방석 등 트럭 내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VR 덕분에 실제 자동차 모형을 만들지 않고도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 볼 수 있으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정과 보완이 자유롭다는 현대차의 설명을 납득할 수 있었다. 이토록 실제에 가까운 체험은 품평장 곳곳에 설치한 동작 감지 센서 덕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품평장에는 총 36개의 동작 감지 센서가 있다. 이 센서가 VR 장치 착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 단위로 감지해 최대한 실제와 가까운 디자인 품평을 가능하게 한다. 디자인뿐 아니라 설계에도 VR을 적용한다. 방대한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를 만들어 VR로 구현한다. 연구원들은 이 가상의 차를 운행하면서 엔진의 움직임, 부품의 작동을 점검한다. 덕분에 극한 환경에서 차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연료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기의 저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VR 품평을 적용한다. 디자인, 설계를 넘어 생산과 조립에도 VR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VR을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하면 신차 개발 기간을 20% 단축하고 비용은 15%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용실 침입 40대 강도 구속

    미용실에 침입해 강제로 금품을 빼앗으려 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미용실에서 미용사를 흉기로 위협, 폭행한 뒤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강도상해)로 A(41)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3시 50분쯤 군산시 한 미용실에 들어가 미용사 B(27·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손과 발로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용실에 손님으로 들어가 이발하고 나서 계산하는 척하다가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요구했으나 B씨가 강력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에게 얼굴 등을 폭행당해 상처를 입었다. 이를 우연히 목격한 상인이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황급히 도주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이 미용실의 회원으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 주거지 주변에서 그를 검거했다. A씨는 ‘돈이 필요해서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日 미투 운동 상징…선배 기자에 성폭행 당한 여기자 승소

    日 미투 운동 상징…선배 기자에 성폭행 당한 여기자 승소

    선배 기자에게 성폭행 피해를 본 사실을 책으로 펴내며 일본 ‘미투’ 운동에 불을 지핀 전직 TBS 기자 이토 시오리(30)가 민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18일 오전 도쿄 지방법원은 이토가 전직 TBS 워싱턴 지국장 야마구치 노리유키(53)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이토는 2017년 5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저서 ‘블랙박스’ 관련 기자회견에서 2015년 4월 4일 야마구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2015년 당시 로이터 통신 인턴기자로 일하던 그녀는 “야마구치가 진로 상담을 빌미로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이미 호텔 방이었고 그가 내 위에 있었다”라고 밝혔다.이토는 피해 직후 경찰에 신고했으나 형사 사건으로 다루기에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수사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남성 경찰관이 입회한 가운데, 인형을 가지고 성폭행 장면을 재연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경찰이 2015년 이미 야마구치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으나, 같은 해 6월 나리타 공항 체포 작전 당시 상부의 지시로 체포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BBC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아베 신조 총리와 개인 연락처를 공유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큰 파문이 일었다. 석 달 후 형사 소송을 다시 진행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기각되자, 이토는 대신 민사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서 이토는 1100만엔(약 1억 1715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야마구치는 “합의된 성관계”라며 혐의를 부인하며 오히려 이토에게 1억3000만 엔(약 13억 8421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맞불을 놨다.일본 ‘미투’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이토의 소송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법원은 이토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야마구치가 이토에게 330만 엔(약 3514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판결 후 법정을 나선 이토는 “좋은 결과를 전할 수 있어 기쁘다. 감사하다. 길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승소'라는 단어가 적힌 팻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의 단 4%만이 신고를 진행한다. 성폭행 당시 폭력이나 협박이 있었는지와 피해자가 저항할 능력이 없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등 수사 절차상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토에 대한 이번 판결은 성폭력 피해를 보고도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일본 여성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용실서 이발 후 계산하는 척 흉기 들이댄 40대 구속

    미용실서 이발 후 계산하는 척 흉기 들이댄 40대 구속

    미용실에서 이발한 뒤 계산하는 척 흉기 강도로 돌변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미용실에서 미용사를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뒤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강도상해)로 A(41)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는 지난 13일 군산의 한 미용실에 들어가 미용사 B(27·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손과 발로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돈이 필요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용실에 손님으로 들어가 이발하고 나서 계산하는 척하다가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요구했으나 B씨가 강력하게 저항했다. 저항하는 과정에서 B씨는 A씨에게 얼굴 등을 폭행당해 상처를 입었다. 사건을 우연히 목격한 상인이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황급히 도주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이 미용실의 회원으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하고 주거지 주변에서 그를 검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물화, 시대를 담다

    인물화, 시대를 담다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 첫 서양화 기법의 누드화 ‘해질녘’ 등 시대정신 구현한 작가 51명 작품 담아 근현대미술 100년 작가·사회 변화 표현평양 능라도를 배경으로 나신의 두 여인이 등을 돌리고 선 채 목욕을 하고 있다. 저 멀리 대동강 위로 불그스름한 노을빛이 어른거린다. 목욕하는 여인을 주제로 한 유럽 후기 인상주의의 전형적인 누드화를 닮은 이 그림은 1916년 도쿄미술대학 유학생 김관호(1890~1959)가 졸업작품으로 제작해 그해 ‘제10회 문부성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차지한 ‘해질녘’이다. 그러나 한국인이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최초의 누드화를 당시 조선인들은 볼 수 없었다. 김관호의 특선 소식을 대서특필한 ‘매일신보’는 ‘여인의 벌거벗은 그림인고로 게재치 못한다’며 사진을 싣지 않았다. 내년 개관 50주년을 맞는 갤러리현대가 191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미술 100년을 인물화로 돌아보는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전시의 첫 작품으로 ‘해질녘’을 선정한 취지도 이 그림을 통해 근대미술 태동기에 화가의 달라진 인식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관호를 비롯해 도쿄미술대학 졸업생인 고희동, 이종우, 오지호, 김용준의 1920~30년대 자화상이 나란히 소개된 점도 의미가 있다. ‘해질녘’과 자화상 5점은 현재 도쿄예술대학(도쿄미술대학 후신)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했다. 미술평론가 유홍준·최열, 미술사학자 목수현·조은정,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전시에는 파란만장한 근현대사 흐름 속에서 당대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화면에 담아낸 화가 51명의 작품 71점이 선보인다. 미술사적으로 귀중할 뿐 아니라 평소 만나기 어려운 희귀한 고전 명작들이다. 본관에서 열리는 1부 전시는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제작된 근대미술의 대표적 인물화가 장식한다. 1930년대에는 조선의 향토색이 드러나는 인물화가 많이 그려졌다. 조선미술전람회를 관장하는 일본 심사위원들이 식민지로서 조선의 특색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오지호의 ‘아내의 상’(1936), 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1934) 등이 인물의 형태와 의상, 배경 등에서 향토색이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1940년대에는 이쾌대의 ‘군상 Ⅲ’(1948)에서 보듯 해방의 기쁨과 좌우 이데올로기 갈등 속에서도 희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신관으로 이어지는 2부 전시에선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해방 이후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건너온 한국인의 내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인물화가 선보인다. 전쟁의 폐허에서 아이를 업은 단발머리 소녀를 그린 박수근의 ‘길가에서’(1954)와 소달구지에 가족을 싣고 남쪽 나라로 향하는 가장의 모습을 담은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1954)은 생사를 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 가는 인간의 본성을 옹골차게 담아냈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 화가의 자화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옆모습을 그린 천경자의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 폐교에서 발견한 칠판에 김치를 담그는 여성을 그린 김명희의 ‘김치 담그는 날’(2000) 등은 화가의 내밀한 감정을 투사한 자화상이자 시대의 초상으로 읽힌다.전시 마지막은 1980년대 이후 민중미술이 주목한 새로운 유형의 인물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이종구 ‘활목할머니’, 오윤 ‘비천’, 박생광 ‘여인과 민속’, 임옥상 ‘보리밭’, 신학철 ‘지게꾼’ 등을 통해 불의와 억압에 저항하는 능동적이고 강인한 인물상과 격변의 시대를 묵묵히 통과해 온 평범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자문위원인 유홍준 평론가는 “근현대 미술의 성장과 발자취를 이처럼 요약적으로 보여 주는 전시는 없었다”면서 “이번 인물화전이 근현대사를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는 18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중년에 과체중 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 25% ↑”

    [건강을 부탁해] “중년에 과체중 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 25% ↑”

    중년의 나이에 과체중이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25%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 의대 연구진이 만 40~59세 중국인 남녀 8만4366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과체중 이상인 이들 남녀가 5㎏까지 체중이 늘면 사망률은 26% 더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중이 늘어 어떤 이유로든 사망할 확률은 남녀에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10%, 여성은 15%까지 높아졌다. 이밖에도 중년의 나이에 체중이 20㎏ 이상 늘면 비만과 관련한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의 경우 34%, 여성의 경우 45% 더 높았다. 이는 체질량지수(BMI)가 23 아래로 정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체중이 늘면 유방암과 자궁암 위험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연구 교신저자인 웨이 정 박사는 “이 연구는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체중 증가가 노년기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일생 동안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방 과다와 관련한 비만은 디양한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비만이라는 전염병은 지난 20년간 미국과 여러 고소득 국가에서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돼왔다”면서 “지방 과다로 인한 부작용은 호르몬 과잉 생성과 만성 염증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대상이 된 중국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예전에 대다수 사람들은 체중이 적게 나갔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한 경제 발전과 좌식 생활 문화가 확산하면서 중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비만과 비만 관련 질병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이다. 허리둘레의 증가는 중년의 나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신진대사는 나이가 들수록 느려져 이른바 ‘중년층 복부 비만’으로 불리는 신체 구성의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현상을 외면하면 미래에 건강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도 허리둘레의 증가를 질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는지 지금까지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다고 정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가장 포괄적인 분석으로 중년에 체중이 늘면 여러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정 박사는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체중이 상당히 증가해 BMI가 23 이상에 도달한 경우에만 노년기에 다양한 비만 관련 암이 생길 위험과 사망 위험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면서도 “그렇지만 BMI와 무관하게 체중이 늘면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지방간 질환, 뇌졸중, 통풍, 담석이 생길 위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31)이 중국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국 내 중계가 금지되면서 ‘제2의 휴스턴 로키츠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도 홍콩 시위 사태를 옹호하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 독일 국적의 외질은 왜 축구계 퇴출을 각오하고 ‘중국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을까. ●홍콩 지지 역풍 ‘제2 휴스턴 로키츠’ 될판 16일 중국 최대 스포츠지 티탄저우바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데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SNS 게시물보다 외질에게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CCTV는 아스날 경기 생중계를 다른 경기로 대체했다. 앞서 외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은 코란을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폐쇄한다. 이슬람 신학교를 금지하고 이슬람 신학자를 죽인다. 이슬람 형제를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이슬람 여자들을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을 ‘동투르키스탄’으로 지칭하며 이들을 중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이슬람 전사로 묘사했다. 사실상 중국인들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는 표현이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과거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중앙아시아와 만주 지역에 걸쳐 생활했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돌궐은 내부 분열과 중국의 압박 등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지중해 지역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으로 성장했다고 믿는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할 때마다 터키가 성명을 내 강하게 규탄하는 데는 이같은 민족적 동질감이 자리잡고 있다. ●터키 출신 獨서 차별… 인권문제 거론한 듯 외질은 1988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크게 기여해 ‘독일 사회통합의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왕성한 기부 활동 덕분에 미담도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눈앞에 둔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독재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내 가족의 고향 지도자에 대한 예우였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외질은 터키인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독일 국적을 택했다. 이슬람교 신자임에도 스스로를 독일인으로 여기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터키 대통령 기념사진 촬영을 계기로 독일 사회의 뿌리깊은 민족 차별을 경험한 뒤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것 같다. 이제 그는 터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길고 긴 싸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그가 속한 축구팀은 중국 업체의 후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에게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질은 아스날을 끝으로 유럽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이런 불이익을 예상하고도 중국을 비난한 것은 최근 독일에서 느낀 민족적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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