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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종 프로파일링 반쪽 금지

    미국 퍼거슨·뉴욕에서 발생한 백인 경관의 흑인 과잉 대응 사망 사건이 대배심 불기소 결정으로 이어진 뒤 미 전역에서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 법무부가 연방 수사·사법당국에 대해 피부색이나 인종 등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인 ‘인종 프로파일링’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퍼거슨·뉴욕 사태를 야기한 지방 경찰당국에는 적용되지 않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연방 법집행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인종, 국적 등을 토대로 프로파일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공개했다. 지침은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법무부 산하 수사기관이나 연방기관과 함께 공동수사본부 또는 전담팀을 꾸리는 주 및 지방 수사기관에는 적용되지만 지역 경찰당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용의자가 테러 등 안보 위협과 직결돼 있다는 구체적 정보가 있으면 인종 등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됐다. 국토안보부 등 국경 경비나 공항 승객 검사 담당 연방 기관도 면제된다. 한편 이날 워싱턴DC에 모인 시위대는 백악관 인근 도로를 점령했으며, 뉴욕에서는 미국을 방문 중인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관람한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네츠팀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팀 시합이 열린 경기장 인근에 시위대가 모여 ‘다이 인’(die in) 시위를 벌였다. 양측 농구팀 소속 흑인 선수들은 뉴욕에서 백인 경관에 목졸려 숨진 흑인이 외친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인종차별 항의에 동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인 절반 “오바마 집권 후 인종갈등 악화”

    미국 퍼거슨·뉴욕의 대배심 불기소 결정 이후 미 전역에서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인의 절반은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인종 갈등이 오히려 악화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폴리틱스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한 뒤 미국 내 인종 간 관계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인종 갈등이 악화됐다고 답한 응답자는 인종별로 흑인은 45%, 백인은 56%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또 최근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퍼거슨·뉴욕 사건의 대배심 결정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격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을 불기소 처분한 데는 52%가 찬성했지만 뉴욕에서 흑인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에 대한 불기소 결정은 60%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 특히 백인은 퍼거슨 대배심 결정에 대해 64%가 지지를 표했으나 뉴욕 대배심 결정에는 32%만 동의했다. 흑인은 두 사건 모두의 대배심 결정에 90% 이상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 케이블 채널 ‘베트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건 이후 불거진 흑백 갈등에 대해 “이 문제는 하룻밤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 역사에 깊이 뿌리 박힌 문제”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사건을 우리 모두의 고통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뉴욕·워싱턴DC 등에서 수십명이 바닥에 드러누워 항의하는 ‘다이 인’(die in)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CNN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등 일부 지역에서 전날 폭력 사태가 벌어져 상점 약탈 등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 대배심의 백인 경관 불기소 결정에 대해 “사법 절차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그는 “이번 불기소 결정으로 인종차별 역사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눌 때가 됐다”며 “유색인종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들에게 경찰을 조심하라고 가르쳐 온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흑인 셜레인 매크레이와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인권’ 안보리 의제 확실시… “10개국, 상정 촉구”

    ‘北인권’ 안보리 의제 확실시… “10개국, 상정 촉구”

    한국과 미국, 호주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속 10개 이사국이 북한인권 상황을 안보리 의제로 상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냈다고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인권 문제가 안보리 의제로 처음 상정될 전망이지만 결의안 채택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킹 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포럼 기조연설에서 10개국의 서한 발송 사실을 공개한 뒤 “이달 말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사국들이 제안한 의제에 대해 다른 이사국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인권 문제가 안보리 의제로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안보리에는 북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문제만 의제로 올라 있어 북한인권 문제가 상정될 경우 안보리의 정식 의제로는 처음 포함되는 것이다. 이번 서한은 호주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 특사는 “오는 18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라며 “이어 이달 말쯤 안보리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초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에 반응을 보여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 문제가 안보리 의제로 상정되더라도 결의안 채택으로 이어지려면 만장일치 또는 표결을 통해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10개국이 의제 상정을 촉구했으나 안보리가 이달 내에 열리지 않거나 협의가 길어져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이사국들의 교체로 찬성하는 국가가 9개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백인경찰 또 흑인 사살… 美 전역으로 시위 확산

    “우리가 원하는 건 뭐? 정의!” “언제 원한다고? 지금!”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 에릭 가너(43)를 체포하다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해 4일(현지시간) 저녁 뉴욕시청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이같이 외쳤다. 시위 이틀째를 맞아 4000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뉴욕 중심가 곳곳에서 죽은 듯 땅바닥에 드러눕는 ‘다이인’(die in) 시위를 벌이거나 경찰의 폭력으로 희생된 흑인 피해자들의 이름이 쓰인 관을 들고 항의행진을 벌였다. 시위는 5일 새벽까지 이어졌으나 물리적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AFP통신은 “시위가 놀라울 만큼 평화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틀간 뉴욕 경찰에 의해 최소 83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평화롭지만 워싱턴DC, 시카고, 보스턴, 피츠버그, 볼티모어 등 다른 동부 지역으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알 샤프턴 목사를 비롯한 흑인 인권운동가 20여명은 오는 13일 워싱턴DC에서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국민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혀 퍼거슨 사태에 이어 대규모 흑백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경찰을 재교육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도 이날 시위 확산과 관련해 “이 나라의 누군가가 법에 따라 공정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는 건 대통령으로서의 내 의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력 차기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매사추세츠 여성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사실상 미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불균형하도록 허용한 것”이라면서 “이런 비극이 우리가 다시 하나가 돼 균형을 찾는 기회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애리조나에서도 백인 경찰이 비무장 30대 흑인 남성을 사살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마약상 루메인 브리즈본(34)은 체포 과정에서 총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받아 복부에 2발을 맞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오바마 “이번엔 다를 것” 보디캠 5만대 추가보급

    오바마 “이번엔 다를 것” 보디캠 5만대 추가보급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번엔 확실히 달라지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1일 오후 5시(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 회의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찰의 10대 흑인 청년 총격 사살 사건에 대한 대배심의 경찰 불기소 결정으로 전국적 소요사태가 벌어진 이후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책회의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각 지역 주지사와 민권운동가, 경찰, 지역·종교 지도자 등 40여명을 불러 그들의 입장과 의견을 들은 뒤 4가지 구체적 방안을 밝히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세 번에 걸쳐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밝힌 대책은 ▲경찰 신뢰 회복 태스크포스(TF) 구성 ▲경찰 무장 개선 행정명령 발동 ▲‘보디캠’ 5만개 추가 보급·훈련 강화 예산 확보 ▲전국 차원의 연쇄 대책회의 개최 등 4가지다. TF는 90일간 활동한 뒤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찰 등 법 집행 관계자들과 지역사회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하게 된다. 찰스 램지 필라델피아 경찰국장과 법무차관보를 지낸 로리 로빈스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팀을 이끈다. 경찰 무장 개선은 퍼거슨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시위 진압 경찰의 ‘군(軍) 수준 중무장’ 논란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남아도는 소형 화기·트럭 등 군 장비를 경찰에 공급하는 국방부의 ‘1033 프로그램’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지역 경찰의 ‘중무장 문화’를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경찰을 중무장하는 문화를 조성하지 않을 방안을 어떻게 확실히 구축할지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혀 1033 프로그램에 대한 축소 또는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경찰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인 보디캠 5만대를 추가로 보급하고 교육·기술 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의회에 예산 2억 6300만 달러(약 2921억원) 를 요청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회의 뒤 애틀랜타 한 흑인 교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퍼거슨 사태에 대한 법무부 차원의 별도 조사 현황 등을 설명하면서 인종차별적인 프로파일링(피부색이나 인종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기법)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책회의 전후로 퍼거슨을 비롯, 워싱턴DC·뉴욕·시카고 등 전역에서 퍼거슨 사태 동조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퍼거슨 인근 세인트루이스 미식축구(NFL)팀 소속 흑인 선수 5명이 퍼거슨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양손을 들고 입장한 것에 대해 세인트루이스 경찰이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선수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영화가 현실로…獨 ‘범죄 예보 시스템’ 도입 논란

    영화가 현실로…獨 ‘범죄 예보 시스템’ 도입 논란

    2054년 미국 워싱턴DC. 예방수사국 소속 경찰들이 살인 '예정' 혐의로 한 남자를 구속한다. 바로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장면이다. 이처럼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나 그려지던 미래의 상상이 점점 현실이 되는 것 같다. 최근 독일 남부 바바리아주 경찰이 일어날 범죄를 예측해 사건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독일의 한 IT 회사가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이름도 사전 범죄 관측 시스템(Pre-Crime Observation System)의 약자인 '프리콥스'(Precobs)다. 이 프로그램은 영화에서 처럼 과거 범죄의 시간, 장소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가 발생할 만한 장소를 사전에 알려준다. 이같은 범죄 예보를 통해 시민의 안전과 경제적인 경찰 임무가 가능하다는 것이 시스템의 도입 취지. 회사 측 관계자는 "바바리아주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테스트 결과도 긍정적" 이라면서 "현재 베를린 경찰이 이 테스트 보고서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식적으로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이에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독일 인권단체들은 "현재는 익명의 데이터로 범죄를 예측한다고 하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결국 개인정보를 활용하게 될 것" 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범죄 예측 시스템이 독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국가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이같은 시스템을 시범 도입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미국 LA경찰은 독일과 유사한 범죄 예보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범 운영한 바 있으며 실제 범죄가 25% 감소했다는 결과를 내논 바 있다. 또한 지난 10월 영국 런던 경찰청 역시 범죄 히스토리와 SNS 기록 등을 분석해 범죄 가능성이 높은 특정 인물을 미리 선별하는 시스템을 20주간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영국의 개인정보 보호단체인 빅 브라더 와치 측은 "자료가 되는 범죄 데이터에는 날짜와 장소, 범인 이름 같은 기본 범죄 기록 뿐 아니라 범인의 행동과 SNS 게시물의 언행까지 다양한 정보가 담기게 된다" 면서 "이로인해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잠재적인 범죄 유발자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계의 창] 여대생 20% 피해… “교수가 甲이라” “학교명예 누 될라” 쉬쉬

    [세계의 창] 여대생 20% 피해… “교수가 甲이라” “학교명예 누 될라” 쉬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도 집단강간 등 심각한 성폭력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남학생 사교클럽 기숙사 등에서 벌어지는 성폭행 사건들은 학교 측이 쉬쉬하면서 덮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캠퍼스 성폭력을 막겠다며 각종 제도를 도입했지만 성폭력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경악하게 하는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은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7)를 상대로 10여명이 넘는 여성들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이다. 이들은 코스비가 자신들을 초대한 뒤 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대학 캠퍼스도, 연예계도 성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현실을 짚어 봤다. “교수가 자꾸 불러서 사무실로 가면 손을 만지거나 밖에 나가자고 해서 몇 번이나 뿌리쳤어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유수 대학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이 대학의 유명한 판사 출신 남자 교수를 만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린다. 아시아계인 A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캠퍼스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성폭력 현실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교수가 ‘갑’이라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아시아계 여성만 골라 괴롭힌다는 얘기가 있다”며 “더 심해지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도 하지만 증거를 잡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나만 손해를 볼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잡지 롤링스톤은 최근 미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립대(UVA) 남학생 사교클럽 기숙사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집단강간 사건을 폭로했다. 롤링스톤이 인터뷰한 여학생은 “2012년 신입생 때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남학생 7명에게 끌려가 3시간 동안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주변 친구들과 학교 측에 알렸지만 평판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롤링스톤에 따르면 이 대학에서 지난해 벌어진 성폭행 사건은 38건이었지만 일부만 교내 위원회에 회부됐거나 고소 절차를 밟았다. 워싱턴포스트(WP)도 UVA에 다닌 다른 여학생 인터뷰를 통해 이 학교에 ‘성폭행 문화’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지적했다. 이 여학생은 “남학생 기숙사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가해자와 2년 이상 억지로 같이 다녀야 했다”며 “학교 측은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학교 명성에 누가 될까 봐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UVA 측은 보도가 잇따르자 뒤늦게 사교클럽 활동을 내년 1월 9일까지 중단시키고 경찰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학 한 학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없었다”며 피해자들을 탓했다. 지난 2월 명문 예일대의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서도 여대생 2명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학교가 다시 성폭행 악몽에 시달렸다. 예일대는 2011년 성폭행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정부 조사를 받은 뒤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처벌 기준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지난달 여학생 6명 중 1명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각 대학의 성폭력 범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워싱턴DC 갤로뎃대가 2012년 기준 학생 1000명당 11.3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1990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각 대학에 성폭력 등 범죄 통계를 제출하도록 하는데, 최근 들어 성폭력 사건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6월 교육부 보고서를 인용해 당국에 보고된 캠퍼스 성폭력 사건 수가 2011년 현재 3330건으로 10년 전보다 50%나 늘었다고 전했다. 성폭력 사건 수 상위에 오른 대학들은 “성폭력 신고 제도를 개선해 건수도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을 당한 것을 숨기지 않고 적극 신고하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발표된 백악관 산하 여성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여대생 5명 중 1명이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대학 등 당국에 보고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폭행의 대부분은 주변 아는 사람들에 의해 파티 등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남학생 7%는 강간 또는 강간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 학생들이 몰려오는 미 유수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캠퍼스 성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관계 부처 공무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백악관은 “여대생만큼 강간 등 성폭행 위험에 노출된 미국인은 없다”며 피해자들이 캠퍼스 내 만연한 성폭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교육부는 지난 5월 성폭력 사건에 부적절하게 대응해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55개 대학 명단을 전격 공개하며 성폭력 근절 의지를 밝혔다. 명단에는 최고 명문 하버드대를 비롯해 프린스턴대·다트머스대·미시간대·오하이오주립대·펜실베이니아주립대·시카고대·보스턴대 등이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연예인들을 동참시켜 캠퍼스 성폭력 예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캠페인을 시작해 대학 200여곳을 참여시켰으나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대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성폭력을 방치하고 쉬쉬하는 대학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학내 경찰 순시 및 성폭력 신고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성폭력 건수 및 예방·대응 노력에 따라 대학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인 상점 3곳 전소·200만 달러 피해… 추수감사절 맞아 시위 진정세

    비무장 10대 흑인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대배심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지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계속됐으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폭력 사태는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 전역에서 시위대 400여명이 체포됐고 인권단체 등이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진눈깨비가 내린 퍼거슨은 물론 폭설과 폭풍우가 닥친 워싱턴DC·뉴욕·보스턴 등지에서 항의 집회와 함께 윌슨 경관에 대한 모의재판이 열리는 등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런던에서도 5000여명이 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손 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퍼거슨에서는 약탈·방화 등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날까지 소요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 관계자와 주민들이 함께 청소에 나서는 등 복구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퍼거슨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흑인 여성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영업을 못하게 된 상황이 알려지자 하루 만에 성금 15만 달러(약 1억 6500만원)가 모여 빵집 문을 다시 열었다. 퍼거슨 내 한인 상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한인회 등에 따르면 한인 상점 20여개 중 3곳이 전소됐고 10여곳이 약탈·방화로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 뷰티숍을 운영하는 이수룡 한인연합회장은 “추수감사절이 대목인데 상황이 심각하다. 불에 타 없어진 가게 한 곳의 피해액만도 70만 달러로 추정된다”며 “전체 뷰티숍 회원 가게의 피해액은 최소 2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브라운의 아버지는 CNN 인터뷰에서 윌슨 경관을 “살인자”라고 부르며 “그가 (ABC 인터뷰에서) 한 얘기는 사실이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고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는 논평을 내고 “대배심 앞에서 대런 윌슨과 다른 증인들을 왜 대질 심문하지 않았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퍼거슨 소요 사태 “과자를 훔쳐라” 약탈 미국 곳곳에서 발생

    퍼거슨 소요 사태 “과자를 훔쳐라” 약탈 미국 곳곳에서 발생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소요 사태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에도 계속됐다. 특히 퍼거슨 시는 물론이고 수도 워싱턴DC와 경제 중심지 뉴욕, 그리고 서부 최북단 시애틀 시에서부터 남부 최남단 마이애미 시에 이르기까지 인권 활동가를 중심으로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날 동시 다발로 열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시위 격화 가능성에 대비해 퍼거슨 시에 주 방위군 수백 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에 투입된 전체 병력은 22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대중의 눈을 피해 잠행을 거듭하던 윌슨 경관은 이날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브라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백인이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행동은 인종차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정당방위 차원이었음을 주장했다. 시위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퍼거슨 시 주요 거리를 따라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퍼거슨 시내 일대를 행진하며 대배심의 부당한 결정에 항의했다.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에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시위가 격화될 경우 자정을 전후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퍼거슨 시에 진을 친 시위대 중 약 300명은 앞서 이날 오전과 오후 거리행진을 벌이며 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 진입해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날 오후 늦게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공개된 뒤 약탈과 방화로 아수라장이 된 퍼거슨 시의 참상은 이날 오전이 돼서야 속속 드러났다. CNN 방송과 AP 통신 등 미 언론은 전날 불기소 결정에 흥분한 시위대의 방화로 퍼거슨 시내 건물 최소 12채가 전소했다고 보도했다. 가게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일부 군중 탓에 전 재산을 날렸다는 주류 판매점과 미용 용품 관련 상점 주인이 속출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미주리 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밤사이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퍼거슨 시와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다친 1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1명은 총상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피해를 본 상점 주인들은 자제를 호소했으며 닉슨 주지사는 “(일부 시위대의) 범죄 행위가 퍼거슨 시에 테러를 저질렀다”며 질서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 추가 투입을 명령했다. 주 방위군은 퍼거슨 시의 주요 건물을 방어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퍼거슨 시 이외에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은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도 기소되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퍼거슨만의 이슈도 아니고 워싱턴DC만의 이슈도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에서도 이틀째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뉴욕에서는 지난 7월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에 에릭 가너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아케이 걸리가 숨지는 등 두 건의 흑인 사망 사건이 있은 탓인지 다른 지역보다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였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1천여 명의 시위대는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아메리카의 홀로코스트는 계속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을 쏘지 마라’(Don’t shoot), ‘정의 없이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맨해튼 중심의 타임스 스퀘어까지 행진했다. 이 시위대와 별개로 인근에서 집회를 연 500여 명도 항의 구호를 외친 뒤 거리행진을 했다. 전날 약 1000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도심에서도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날 퍼거슨 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40명을 체포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뉴어크 등 다른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불기소 처분으로 한숨을 돌린 윌슨 경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을 사망에 이르게 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흑인이건 백인이건 간에 경찰로서 똑같이 배운 대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몸싸움을 벌이던 브라운을 제지하고자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했다는 주장을 강조한 것이다. 윌슨의 변호인은 성명을 내고 윌슨과 그의 가족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건네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운의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초부터 대배심의 조사는 공정하지 못했다”며 부당한 결과를 이끈 대배심과 조사에 참여한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벤저민 크럼프는 “법과대학 1학년생도 그것보다 더 잘 조사했을 것이다, 대배심 조사 자체를 기소해야 한다”면서 “백인이면서 경찰과 인연이 깊은 매컬러크 검사 대신 특별검사를 임명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1라운드에서 졌을 뿐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미국 사회 전체의 이슈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네티즌들은 “퍼거슨 소요 사태, 무섭다”, “퍼거슨 소요 사태, 대단하네”, “퍼거슨 소요 사태, 약탈을 그냥 해버리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흑인 사살 백인 경관 불기소…美는 지금 전쟁터

    흑인 사살 백인 경관 불기소…美는 지금 전쟁터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사태’를 촉발한 백인 경관에 대해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24일(현지시간)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퍼거슨을 비롯한 미 전역에서 이 결정에 반발하는 흑인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흑백 갈등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은 지난 8월 9일 퍼거슨시에서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대런 윌슨(28) 경관에 대해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브라운과 윌슨 경관이 순찰차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한 경찰 측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브라운의 부모는 “크게 실망했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퍼거슨시에서는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차의 창문을 부수고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방화와 약탈도 이어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80여명을 체포했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시위가 격렬했던) 8월에 겪은 최악의 밤보다 훨씬 나쁘다”고 말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주방위군에 퍼거슨시 방어를 지시했으며 시교육청은 휴교령을 내렸다. 시위는 밤새 전국으로 번졌다. 워싱턴DC의 시위대는 백악관 앞으로 집결해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시위대가 베이에어리어의 고속도로를 점거했으며,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서도 시민들이 도로를 막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성명을 내어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미국인들이 크게 실망하고 심지어 분노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퍼거슨 소요 사태 “워싱턴DC·뉴욕·시애틀·마이애미 대규모 시위” 왜?

    퍼거슨 소요 사태 “워싱턴DC·뉴욕·시애틀·마이애미 대규모 시위” 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소요 사태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에도 계속됐다. 특히 퍼거슨 시는 물론이고 수도 워싱턴DC와 경제 중심지 뉴욕, 그리고 서부 최북단 시애틀 시에서부터 남부 최남단 마이애미 시에 이르기까지 인권 활동가를 중심으로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날 동시 다발로 열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시위 격화 가능성에 대비해 퍼거슨 시에 주 방위군 수백 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에 투입된 전체 병력은 22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대중의 눈을 피해 잠행을 거듭하던 윌슨 경관은 이날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브라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백인이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행동은 인종차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정당방위 차원이었음을 주장했다. 시위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퍼거슨 시 주요 거리를 따라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퍼거슨 시내 일대를 행진하며 대배심의 부당한 결정에 항의했다.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에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시위가 격화될 경우 자정을 전후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퍼거슨 시에 진을 친 시위대 중 약 300명은 앞서 이날 오전과 오후 거리행진을 벌이며 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 진입해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날 오후 늦게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공개된 뒤 약탈과 방화로 아수라장이 된 퍼거슨 시의 참상은 이날 오전이 돼서야 속속 드러났다. CNN 방송과 AP 통신 등 미 언론은 전날 불기소 결정에 흥분한 시위대의 방화로 퍼거슨 시내 건물 최소 12채가 전소했다고 보도했다. 가게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일부 군중 탓에 전 재산을 날렸다는 주류 판매점과 미용 용품 관련 상점 주인이 속출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미주리 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밤사이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퍼거슨 시와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다친 1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1명은 총상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피해를 본 상점 주인들은 자제를 호소했으며 닉슨 주지사는 “(일부 시위대의) 범죄 행위가 퍼거슨 시에 테러를 저질렀다”며 질서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 추가 투입을 명령했다. 주 방위군은 퍼거슨 시의 주요 건물을 방어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퍼거슨 시 이외에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은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도 기소되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퍼거슨만의 이슈도 아니고 워싱턴DC만의 이슈도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에서도 이틀째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뉴욕에서는 지난 7월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에 에릭 가너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아케이 걸리가 숨지는 등 두 건의 흑인 사망 사건이 있은 탓인지 다른 지역보다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였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1000여 명의 시위대는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아메리카의 홀로코스트는 계속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을 쏘지 마라’(Don’t shoot), ‘정의 없이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맨해튼 중심의 타임스 스퀘어까지 행진했다. 이 시위대와 별개로 인근에서 집회를 연 500여 명도 항의 구호를 외친 뒤 거리행진을 했다. 전날 약 1000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도심에서도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날 퍼거슨 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40명을 체포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뉴어크 등 다른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불기소 처분으로 한숨을 돌린 윌슨 경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을 사망에 이르게 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흑인이건 백인이건 간에 경찰로서 똑같이 배운 대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몸싸움을 벌이던 브라운을 제지하고자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했다는 주장을 강조한 것이다. 윌슨의 변호인은 성명을 내고 윌슨과 그의 가족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건네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운의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초부터 대배심의 조사는 공정하지 못했다”며 부당한 결과를 이끈 대배심과 조사에 참여한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벤저민 크럼프는 “법과대학 1학년생도 그것보다 더 잘 조사했을 것이다, 대배심 조사 자체를 기소해야 한다”면서 “백인이면서 경찰과 인연이 깊은 매컬러크 검사 대신 특별검사를 임명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1라운드에서 졌을 뿐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미국 사회 전체의 이슈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네티즌들은 “퍼거슨 소요 사태, 정말 대단하네”, “퍼거슨 소요 사태, 무섭다”, “퍼거슨 소요 사태, 이러다 더 큰 일 터지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美상원의원 “비용·中반발 고려해도 한반도에 사드 포기 못해”

    [단독] 美상원의원 “비용·中반발 고려해도 한반도에 사드 포기 못해”

    지난 4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서 내년 1월 새 의회가 꾸려지면 공화당이 상당수 정책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핵심 정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적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로, 특히 미사일방어(MD) 확충을 위한 예산 및 연구·개발 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켈리 에이욧(공화당·뉴햄프셔)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미국 MD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한 뒤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MD 강화 정책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에이욧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됐던 의원으로, 뉴햄프셔주 법무장관을 거쳐 2010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에이욧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사드 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야욕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막기 위해 사드는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드는 돈이 많이 들고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기자의 지적에 “필요한 것이라면 돈이 좀 들더라도 도입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다른 부수적 요인을 고려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부수적 요인’은 중국의 반발 등 주변국의 반응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은 이를 뛰어넘는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에이욧 의원은 한·미·일 3국의 MD 협력에 대해선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을 막는 것은 미국 혼자 할 수 없다”며 “특히 우방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그런 면에서 동맹국인 한국·일본과의 MD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일 공동 MD 대응은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야욕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전문지 디펜스뉴스는 이날 일본 도쿄발 기사에서 일본 정부가 사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펜스뉴스는 “일본 국방부가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스탠더드(SM)3형 미사일과 패트리엇(PAC)3형에 덧붙여 3층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사드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키스톤XL 송유관 무산’ 한숨 돌린

    ‘키스톤XL 송유관 무산’ 한숨 돌린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 텍사스주 멕시코만 사이 2700㎞를 송유관으로 연결해 캐나다산 원유를 나르는 키스톤XL 사업이 미국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법안이 단 1표 차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 상원은 메리 랜드루(민주·루이지애나) 의원과 존 호븐(공화·노스다코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을 토론 종결 투표에 부쳤으나 찬성 59표, 반대 41표로 가결 정족수(60표)에 못 미쳐 부결 처리했다. 상원은 법안 심의·표결에 앞서 토론 종결 투표를 실시하는데 6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다. 공화당 의원 45명 전원이 찬성했고 민주당 의원도 14명이나 동참했지만 1표가 모자라 실패한 것이다. 이 법안은 공화당이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자립도 제고 등을 명분으로 적극 추진해 온 핵심 정책 과제다. 그러나 오바마(얼굴) 대통령과 민주당 상당수가 환경오염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면서 6년 가까이 의회에 계류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 온 터라 이번 결과로 당분간 정치적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아시아 순방 중에도 “키스톤XL 법안에 대한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환경 영향 평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 과정을 억지로 단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내년 새 회기가 시작되면 이 법안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투표 직후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또 방해했다”며 “내년 새 회기가 시작하자마자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성 김 前대사 공공외교로 ‘워싱턴 신고식’

    성 김 前대사 공공외교로 ‘워싱턴 신고식’

    “당신 부인 말을 잘 들으라는 얘기가 있지요. 제가 여기 온 것은 제 아내가 이화여대를 나왔기 때문입니다.” 순간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주한 미국대사 임기를 마치고 최근 미국으로 돌아와 국무부 동아태국에서 한국·일본 업무를 맡은 성 김 부차관보의 워싱턴DC 공식 데뷔는 17일(현지시간) 한·미 공공외교 관련 행사에서 이뤄졌다. 우드로윌슨센터와 이화여대 공공외교센터가 공동 주최한 ‘한·미 공공외교 포럼’에 참석한 김 부차관보는 축사를 통해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간 협력 강화를 역설했다. 부차관보뿐만 아니라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맡은 그가 3년 만에 돌아온 워싱턴DC 데뷔 무대에서 전통적 외교안보가 아닌, ‘소프트파워’를 골자로 하는 공공외교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계인 김 부차관보는 주한 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인의 마음을 사는 공공외교에도 공을 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차관보는 지난해 한국 대학 최초로 공공외교센터를 개설한 이화여대와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한·미 공공외교 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하며 “현재 한·미 양국이 서로에게 지닌 선호도는 가장 높은 수준이고, 국제 현안에 대한 양국 간 협력 역시 가장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자신이 한국에서 대사로 근무하는 동안 “여러 대학들을 방문해 학생들과 교류하는 일을 즐기고 좋아했다”며 그런 활동을 비롯한 미국의 공공외교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한·미 관계 발전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남북한 통일땐 獨보다 빨리 성공… 15년내 안정 찾을 것”

    “남북한 통일땐 獨보다 빨리 성공… 15년내 안정 찾을 것”

    한스 울리히 자이트 전 주한 독일대사는 17일(현지시간)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기만 한다면 북한을 대상으로 남한 대기업 등의 대규모 기술·인프라 투자가 이뤄져 통일 독일보다 훨씬 빨리 통일을 성공시킬 것”이라며 “독일은 25년 걸린 반면 통일된 한반도는 15~20년 안에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이트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 역사와 정치, 정책’ 세미나에서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독일 통일 경험을 나눈 뒤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나타냈다. 역사·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9~2012년 주한 대사를 거쳐 독일 외교부 감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이트 전 대사는 “남북한이 굉장히 이질적이라고 하지만 같은 핏줄에 언어·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며 “평양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남북 간 긴장 해소 및 양 국민들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도 젊은이들에게 김치를 나눠 주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이트 전 대사는 이어 “한국만큼 글로벌한 나라도 없다. 누구나 삼성과 현대, LG, SK 등을 알고 있다”며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이들 대기업이 북한에 투자할 것이고 이는 한반도 통일의 안정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연합(EU)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훗날 통일 한국에도 적용될 것이고, 이는 북한에도 이로울 것”이라며 “EU, 특히 독일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현경대, 한미평화통일포럼 기조연설

    현경대, 한미평화통일포럼 기조연설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민주평통 주최로 열린 ‘2014 한·미 평화통일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주민의 인권 회복은 북한에 민주정부가 들어서도록 이끌어 궁극적으로 통일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북한 인권 개선은 통일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4) 범죄예측 정말 가능할까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4) 범죄예측 정말 가능할까

    “오늘 오전 8시 4분 일어날 살인 사건의 ‘예정 범인’으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2054년 미국 워싱턴DC를 배경으로 범죄 예측의 미래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는 미 경찰 예방수사국 우발범행수사반 대원들이 아내의 불륜 현장을 지켜보던 남편을 예정 살인 혐의로 검거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남성이 아내와 내연남을 죽일 것이라는 예지자 3명의 예언이 근거였다. 존 앤더슨 팀장(톰 크루즈 분)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남성을 주저없이 결박할 수 있었던 건 예측 적중률이 ‘100%’라는 믿음 덕이다. 영화 같은 얘기지만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정밀한 범죄 예측 결과를 근거로 ‘예정 범인’을 체포하는 날이 머지않은 미래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범죄·뇌인지 과학자들은 “사람의 선택에 100%란 없다.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때 너무 많은 변수가 개입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완벽한 범죄 예측이 과연 가능해질까.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뇌인지과학, 생체정보기술 등을 토대로 사람의 범죄 의도를 미리 읽을 가능성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 2008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신경과학자 존 딜런 헤인스 박사가 뇌 스캔을 통해 ‘인간의 뇌는 자신이 의식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다고 인식하기 최소 10초 전 이미 그 행동을 하기 위해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뒤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헤인스 박사는 실험참가자에게 어떤 선택을 하도록 한 뒤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뇌를 스캐닝한 뒤 활성화 정도를 분석해 인간 행동에는 자유의지 외에 천성과 경험 등에서 비롯된 직관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지 의식적으로 결정한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뇌 스캐닝 기술이 보다 발전하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자와 테러리스트 등의 뇌를 읽어 범죄 의도를 알아내 사전에 막는 고도화된 범죄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인스 박사는 “이런 기술은 향후 수년 내 사용될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이와 관련한 윤리적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에서 의사 결정 등을 맡는 전두(前頭) 대상피질의 활동이 둔할수록 강력 범행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물론 현재까지는 범죄 의지를 완벽히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이 다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을 보면 ‘규범을 위반하는 가치관’과 ‘범죄 의향’이 합쳐져 범죄 행동으로 나타난다”면서 “하지만 가치관과 범죄 의향을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여러 변수가 범행을 가로막거나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완벽히 예측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예컨대 고급 주택가의 대부호 저택을 털려고 마음먹은 ‘예정 범인’도 막상 범행 장소에 폐쇄회로(CC)TV와 경비원, 경비견 등을 보고는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훈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범죄예측 논의는 뇌 활성화 상태 등 생물학적 요인을 근거로 이뤄지는데 사회학적 요인에 의한 범죄는 정확히 분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경기 부천에서 주차 시비 끝에 이웃집 자매를 칼로 찔러 죽인 사건처럼 상당수 살인 범죄는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특정 지역의 범죄 발생 가능성 등 집단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은 신뢰성이 높지만 개인 단위의 분석은 정확도를 높이기 어렵다”면서 “개인의 범행 예측에는 변수가 너무 많이 개입된다”고 말했다. 다만 제한된 장소에서 확실한 범죄 의도를 가진 사람을 정밀히 가려내는 일은 가능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예컨대 테러를 마음먹고 주요 인사가 초대된 축구장 등 대규모 행사장에 들어서는 사람을 포착하는 일은 정보통신기술(ICT) 및 영상 기술, 뇌인지과학 등을 접목하면 어느 정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석 서울지방경찰청 행동과학팀장은 “CCTV 기술이 발전하면 뇌활동 영향으로 일어나는 사람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해 범행 의지를 가려내는 바이브라 이미지 시스템 등과 연동시켜 범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케네스 배 석방 때 北에 사과 안해”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를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에 사과했다는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CNN에 출연해 클래퍼 국장의 사과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런 보도는 부정확한 것”이라고 밝힌 뒤 “클래퍼 국장은 억류 미국인들을 데리고 나오는 임무를 맡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라는 내용이 담긴 짧은 서한만 북측에 전달하고 미국인들을 데리고 나왔다. 클래퍼 국장이 한 임무는 바로 그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NN은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억류자들을 풀어 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키 대변인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 때문에 미국인들을 석방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약 국제사회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했다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인권 관련 프로그램을 바꿨을 것”이라며 “두 사안(인권 압박과 억류자 석방) 간 직접적 연관성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이 방북하는 과정에서 비행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임무가 하루 이상 지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5일로 예정됐던 뉴욕 공개 연설을 취소하고 4일 오전 2시쯤 워싱턴DC를 떠나 북한에 6일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급유를 위한 중간 기착지인 하와이에서 비행기가 고장 났고 이로 인해 괌을 거쳐 7일 저녁 평양에 도착해 다음날 억류자들을 데리고 귀국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임기 마지막 국면에서 정보기관의 최고수장을 평양에 파견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와 각오는 앞으로 미국이 취하는 행동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며 “최고영도자(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진지한 대화의 새로운 기점으로 삼으려 한다면 조선(북) 측은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내용이 도대체 뭐길래?”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내용이 도대체 뭐길래?”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내용이 도대체 뭐길래?” 북한이 억류 미국인 2명을 전격 석방한 것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다고 미국 고위 정부 당국자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클래퍼 국장이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김 제1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동행 취재하는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일행이 탄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이 이날 새벽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 공군기지를 이륙하기에 앞서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북한 당국의 미국인 석방과 관련한 배경 설명을 했다. 이 관계자는 “클래퍼 국장은 미국인들의 석방을 얻어내려는 ‘단일 목적’(sole purpose)으로 방북했으며 ‘외교적 돌파구’(diplomatic opening) 마련을 위한 어떤 다른 목적도 없었다”고 전제했다. 백악관이 이번 임무를 위해 클래퍼 국장을 선택한 것도 한반도 문제에 배경지식이 있는데다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외교관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방북은 외교의 영역 밖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짧고 명료한’ 내용의 서한을 가져갔으며 편지에 클래퍼 국장이 억류 미국인들의 귀환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 특사’(personal envoy)라는 점이 명시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몇 주 전 미국 측에 억류자들의 석방 가능성을 내비쳤을 때 고위 당국자의 방북을 요청했다”며 “클래퍼 국장은 거의 하루를 북한에 머물렀으나 김정은을 만나지 않았으며 다른 북한 고위 관리들과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클래퍼 국장이 북한 당국에 추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이 다른 어떤 문제를 구체적으로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미국인 석방 이외의 다른 현안을 꺼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이 미국인 석방을 위한 ‘유일한 기회’(unique opportunity)였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미국 정부가 클래퍼 국장이 출발하기 전 한국과 일본 측에 석방 사실을 설명했다고 덧붙였으나 언제 어디를 출발하기 전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새벽 중국으로 출발하는 전용기에 오르면서 북한의 억류자 석방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CNN 방송에 클래퍼 국장이 방북할 당시 자신이 억류 미국인들과 함께 귀국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몇 달간의 조정 과정에 중국이 협조했다고도 소개했다. CNN은 또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부는 성명에서 김 제1위원장이 석방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두 사람은 범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며 복역 기간 성실히 임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관리들은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 씨 등 억류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지급한 대가는 없다고 밝혔다. 평양을 방문했던 클래퍼 국장은 배 씨와 밀러 씨 등 석방된 미국인 2명과 함께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9시께 워싱턴주 매코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네티즌들은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무슨 내용이지’, “오바마 김정은에 친서 전달, 억류 미국인 정말 다행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 어린이전문병원 건립 사실상 백지화

    경기도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재정난으로 500억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손꼽히는 병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12년부터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당시 보건복지부가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 지원을 위해 부산·강원 등 지방 5곳을 권역별로 1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자 ‘수도권 역차별’이라며 도 자체적으로 어린이 전문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워싱턴DC에 있는 미국아동국립의료센터가 모델이었다. 도는 2011년 11월 김문수 지사가 투자유치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아동국립의료센터와 ‘세계 아동의 의료복지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아동의료센터 브랜드를 활용하고 인적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아동전문병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후 2012년 1월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속도를 냈다. 용역 결과 경기 남부에 광역어린이병원 1곳, 북부에 거점 어린이병원 1곳을 설립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010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찾은 환자의 22.5%, 퇴원환자의 25.9%가 경기 지역 환자라고 지적하며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도는 이를 토대로 이르면 2016년에 어린이병원을 개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재정난이 발목을 잡았다. 150∼250병상 규모의 광역어린이병원 건립 비용은 400억∼500억원에 달한다. 도가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어린이병원이 있는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공무원 수당 절감 등의 방법까지 쓰며 재정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린이병원 건립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도 재정이 넉넉지 못한 데다 국내 대형 병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해 사업을 접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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